신간 전자책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도서정보 : 나카무로 마키고, 쓰가와 유스케 | 2018-10-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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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근거 없는 썰에 휘둘리고
데이터의 함정에 빠지는 당신에게
잘나가는 주얼리 브랜드의 홍보팀장인 당신. 1년 동안 공들인 끝에 초절정 인기 여배우 섭외에 성공, 매력적인 비주얼의 광고 화보를 완성했다. 이후 전국 지점마다 재고가 동나 주문 예약이 쇄도했고, 이에 고무된 당신은 올해 본부 실적 평가 A를 노리는 본부장 앞에서 틀림없이 이렇게 어필할 것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이건 다 (제가 기획한) 광고 덕분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광고를 내지 않았더라도 매출은 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세상에는 머피의 법칙이나 징크스를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혀 근거 없는 우연의 일치들이 진실로 둔갑하고 또 그것을 누군가에게 오도하거나 그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니컬러스 케이지의 연간 영화 출연 편수가 늘면 수영장 익사자 수도 같이 증가한다’거나,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해적의 수는 감소한다’ 혹은 ‘초콜릿 소비가 많은 나라는 노벨상 수상자도 많다’ 같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사례에서 보여지는 상관관계는 나름 수년간 수집한 정보를 취합한 결과다. 어쩌면 세상에는 알 수 없는 힘이 있고 그로 인해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생긴 것일까? 하지만 이 모두는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통계학자 발터 크래머는 “많은 사람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통계를 들먹인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데이터의 진짜 의미를 간파하지 못하면 세상을 이해할 수 없게 된 아이러니에 빠지게 된 셈이다.
우리가 아는 것은 ‘사실’인가, ‘진실’인가?
보이는 숫자에 절대 속지 마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이 일본 TV에서 방영되면 미국의 주가가 떨어진다는 ‘지브리의 저주.’ 이 법칙은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도 소개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것 역시 우연의 일치가 여러 번 반복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되어버린 ‘거짓 상관’ 즉 두 사실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무런 관계가 아닌 경우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정보에 현혹되어 주식 등 실제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는 사례들이 많다는 것이다. 하물며 개인적 판단을 떠나 이를 근거로 회사가 비용을 집행하거나 정부 정책이 결정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국가가 중요한 정책을 도입하거나 폐지할 때 인과관계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해 나중에야 문제점을 깨닫게 된다면 개인의 투자 규모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을 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두 사실의 관계가 우연의 일치인지 상관관계 또는 인과관계가 있는지 파악하는 ‘인과 추론’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의 두 저자, 세계은행(WB) 출신의 교육경제학자 나카무로 마키코와 UCLA 교수 쓰가와 유스케는 말한다. “돈과 시간을 정확히 인과관계에 근거한 곳에 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즉 데이터 자체가 많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까지 빅데이터 심층 분석 기술을 보유한 49만명의 근로자와 데이터에 능통한 150만명의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한다.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숨겨진 맥락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빅데이터 시대 최소한의 교양,
똑똑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빅데이터로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바꾸었고 이제 데이터 분석의 다양한 기법은 비즈니스와 정책 모델에 적극 활용되며 그 중요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빅데이터가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해내며 판도를 뒤집는 전략으로서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등장한 지 수년이 흘렀어도, 일반인에게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 일본 출간 당시 2017 베스트 경제서 1위 및 아마존 재팬 경제경영 1위를 차지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은 그래서 더 반갑다. 데이터 해석과 인과 추론의 기법을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설명한 이 책은 통계나 프로그래밍을 잘 모르는 비전공자들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되었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직접 참여했던 혹은 유명 석학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과추론의 개념과 실제, 상관관계?인과관계에 대한 이해, 데이터 해석이 잘못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쉽고 적절한 비유와 함께 풀어나간다. 정말 광고가 회사의 매출을 높였다고 해석해도 되는지, 건강 검진을 받으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어도 되는지, 여성 임원을 늘렸다고 해서 기업 가치가 올라갔다고 판단해도 되는지, 어떤 가정하에 연구들이 진행됐고 그 결과는 어땠으며 그리고 이를 수정해 기법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정보 해석 능력 나아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에 커다란 차이가 벌어짐을 역설한다. 감이나 경험치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인과 추론에 의거해 사고하는 접근이 개인에서 사회로 확대되어 국가적인 정책에도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지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진실이라고 믿었던 패턴에 의문을 가지고 데이터가 말해주는 진실의 흐름을 꿰뚫어내 그 해석의 결과를 다시 미래를 위해 쓴다는 것. 이것이 유의미한 데이터가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김풍기 교수와 함께 읽는 오언당음
도서정보 : 김풍기 | 2018-11-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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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형식에서 미래를 꿈꾸게 하는 책, 『당음』
조선 후기 사대부들의 한시 창작 교과서
평설로 되새기는 당시 선집, 한국 문화의 유구한 토대
오늘날 우리는 왜 한시(漢詩)를 읽어야 하는가?
『오언당음(五言唐音)』이라는 책
조선 후기 사대부들의 한시 창작 교과서였던 『오언당음』(넓게는 『당음』)이 김풍기 교수의 새로운 평설로 최근 소개되었다(교유서가 刊, 값 22,000원). 『당음』은 원나라 때 편집된 당시(唐詩) 선집이며 시음, 정음, 유향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오언당음』은 조선의 지식인들이 『당음』의 본론 격인 "정음" 부분을 중심으로 오언절구만을 뽑아서 편집한 책이다. 조선에서 『당음』을 출판한 기록은 왕조실록에 보인다. 당나라 초기부터 후기까지 시대순으로 편집된 이 책은 당시를 기반으로 하는 한시 창작의 교과서처럼 널리 읽혔다. 김풍기 교수는 평소 한시를 번역하면서 느끼는 "미묘한 어긋남"을 이번에 평설(評說)의 방식을 통해 넘어서려 했는데, 이전의 번역에 상당 부분 동의하면서도 한시의 맥락과 내용을 자기 나름으로 풀어 쓰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김 교수는 시 읽기에서 완벽하게 올바른 해석이 어디 있겠느냐고 전제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표현과 감성을 느끼면서 당시를 읽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해석의 여지를 즐기며 음미하다보면 그 시가 더욱 마음에 와닿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시 짓기는 출세의 중요한 수단
조선 선비들은 왜 학동들에게 한시를 가르쳤을까? 한시를 모르면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은 지식인들이 관직으로 진출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였는데, 과거시험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한시 짓는 능력이었다. 한시는 복잡한 규칙을 가진 문학 갈래다. 한자의 특성 중의 하나인 사성(四聲)을 둘로 나누어 평성(平聲)과 측성(仄聲)으로 구분하고, 평측을 맞추어 글자를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짝수 행의 마지막 글자에는 같은 계열의 소리로 운(韻)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구절끼리 대구(對句)를 맞추어서 표현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규칙들이 더 많이 적용된다. 이렇게 어려운 규칙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순식간에 한시를 짓는 능력은 곧 그가 천재에 가까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지금, 한시를 읽는다는 것
한시는 인간의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문학 양식이다. 한자의 특성상 한시는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러나 한시를 읽는다는 것은 "자료 해독"이라는 난제를 수반한다. "더구나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 생기는 미끄러짐, 즉 번역 과정에서 생기는 미묘한 어긋남을 피할 수가 없다."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은 자신의 시대가 구성한 일반적인 문학적 구성을 가지면서도 그러한 패턴을 탈피함으로써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들이다. 익숙하지만 어디선가 그 익숙함을 깨는 듯한 작품이야말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한 한시를 우리는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 한시(漢詩)
문학 작품에서 감동을 느끼는 순간은 범상하게 바라보던 사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낼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 작은 표현 하나에서도 깊은 감동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저자 김풍기 교수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라는 평을 들었던 당나라 시인들의 작품에서 우리는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미지와 상상력을 만나게 된다"면서, 한시 특히 당시를 읽으면서 익숙함과 낯섦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한다.
◆최국보(崔國輔), 연밥 따는 노래〔採蓮曲〕
玉嶼花爭發 어여쁜 섬에는 꽃이 다투어 피어나고
金塘水亂流 멋진 연못에는 물이 어지러이 흐른다.
相逢畏相失 서로 만났다가 서로 잃어버릴까 두려워
竝着采蓮舟 연밥 따는 배를 나란히 묶어두었다.
맑은 날, 연밥을 따러 배를 타고 나온 여인들의 발랄함이 느껴진다. 꽃이 다투어 피어나는 못, 물은 어지러이 흐른다. 자칫 물결에 배가 흘러서 멀리 떨어질까 걱정하는 마음에 서로 배를 이어놓았다.
"옥(玉)", "금(金)"의 화려한 색채 이미지와 "쟁(爭)", "란(亂)"의 시각적 혹은 동적 이미지가 엇갈리면서 이 작품의 분위기를 표현한다. 게다가 다투어 피어나는 수직적 이미지와 어지러이 흘러가는 수평적 이미지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 표현들을 곰곰이 따져보노라면 참 잘 짜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_227∼228쪽에서
*
◆왕애(王涯), 봄을 보내는 노래〔送春詞〕
日日人空老 날마다 사람은 부질없이 늙어가지만
年年春更歸 해마다 봄은 다시 돌아오누나.
相歡在樽酒 서로 기뻐함은 술동이에 있나니
不用惜花飛 꽃잎 날리는 걸 안타까워할 것은 없지.
내 생애를 자연과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아득한 슬픔에 젖어든다. 무한한 우주의 운행에 비하면 우리의 생애는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空"(공, 부질없이)과 "更"(갱, 다시)은 절묘하게 대구를 맞춘 글자다. 그렇기 때문에 "歡"(환, 기쁘다)으로 나아가는 명분이 생긴다. 이태백도 자신의 글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서 "浮生若夢, 爲歡幾何?"라고 했다. 뜬구름 같은 인생은 꿈과 같으니 우리 생에서 기뻐할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좋은 벗이 있고 좋은 술이 있는 좋은 봄날 밤이면 당연히 즐겁고 기쁘게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_349∼350쪽에서
♣ 책 속으로
여행은 유목적(遊牧的) 삶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떠도는 숙명을 지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숙명을 거부하고 한곳에 정착하기를 원한다. 정착하면 다시 떠나기를 원하지만 말이다. 정착을 포기하지 않고 떠나는 마음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항용 선택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늘 돌아옴을 전제로 하여 시작된다.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여행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를 지루하게 만든다. (63쪽)
세상이 어지러우면 지식인은 자신의 입장을 정하기가 참 어렵다. 세상에 뛰어들어 함께 이전투구를 하더라도 변혁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변혁의 어려움을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속세를 벗어나 자신의 순수함을 지키며 은둔할 것인가. 두 입장의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대의 입장들이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고민한다. 정답은 없다. 그저 고민할 뿐이다. (199쪽)
도시에서 살아가는 처지이면서도 어떤 때는 아무도 없는 강가를 달빛 받으며 걷고 있는 듯한 때가 있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332쪽)
그리움이 사무치면 작은 것 하나에도 가슴이 철렁한다. 단풍나무 열매라고 해야 얼마나 크겠으며 그 소리가 들리기나 할까마는, 고요하기 그지없는 밤, 그 작은 소리에 한밤의 애상(哀傷)이 툭 하고 터져나온다. (422쪽)
봄이 와도 여전히 괴로운 심정은 오직 임이 없는 탓이다. 아픈 가슴 부여안고 꿈속에서 임 만나기를 고대하면서, 그렇게 봄날은 간다. (457쪽)
구매가격 : 16,500 원
천사의 사슬
도서정보 : 최제훈 | 2018-11-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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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 『일곱 개의 고양이 눈』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최제훈
5년 만의 신작 장편
통념을 뒤집는 빼어난 상상력과 절묘하고 기발한 구성으로 단숨에 주목받은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에 이어 첫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며 “독자를 이야기의 미궁 속에 빠뜨리는 탁월한 재능”(한국일보문학상 심사평)을 펼쳐온 작가 최제훈이 『나비잠』 이후 5년 만에 신작 장편 『천사의 사슬』로 돌아왔다.
의문의 화재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앞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 사건의 열쇠를 쥔 그가 털어놓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수사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운데, 소설의 안과 밖이 서로 얽혀들며 사건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속도감 넘치는 미스터리, 현실과 환상이 엇갈리는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이 긴장감을 자아내며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최제훈의 신작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될 놀라운 미스터리.
“하긴 그런 얘길 누가 믿겠어요.
거짓말이거나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어느 쪽이 더 나쁠까요?”
소설은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에 관한 짧은 신문 기사에서 시작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 고통에 몸부림친 흔적이 전혀 없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사체. 아무런 단서도 없어 보이던 사건 수사는 그러나 또다른 화재 현장에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된 혼혈 소년 ‘마롤리’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전개를 맞이한다. 스리랑카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이 소년의 이름은 타밀어로 ‘메아리’라는 뜻. 그와 함께 다른 두 명의 희생자의 존재가 드러나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마롤리는 취조실에 앉아 담당 형사 ‘이석’에게 순순히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아버지를 찾아 떠난 여행, 불과 연금술, 최초의 인간과 불멸의 존재에 대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사실인지 망상인지 모를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마롤리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곳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소설의 다른 한편에서, 최제훈의 특기이자 인장이라 할 겹겹의 이야기 장치가 매혹적인 구성의 정교함을 더한다. 불을 소재로 한 범죄소설을 구상하는 소설가, 그가 설계하는 대로 진행되는 소설 속의 이야기. 소설가를 둘러싼 현실의 세부가 소설 속에서 같은 듯 또 다르게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고, 소설가가 현실에서 수집한 소재와 인물들이 그에 의해 상상의 숨결이 더해져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혹은, 작가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불쑥 튀어나온 인물이 저 스스로 이야기 속에서 살아 숨쉬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연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자신이 예정한 필연적인 결말을 향해 이끌어가던 소설가 역시, 어느 시점에서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맞닥뜨린다. 말하자면 소설에는 두 가지 반전이 마련되어 있다. 하나는 소설 쪽에서, 다른 하나는 소설가 쪽에서. 아니, 어쩌면 그것은 사실 하나의 반전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이야기 너머, 꿈틀거리는 또다른 이야기
그 끝에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비밀
긴장감 넘치는 한 편의 추리소설로서 『천사의 사슬』의 서사를 날렵하게 이끌어나가는 최제훈의 솜씨는 그간 그에게 쏟아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과 물 흐르듯 매끄러운 전개가 서사에 속도감을 더하고, 치밀한 조사와 독서에서 비롯되었을 풍부한 디테일과 설정이 구성에 견고함을 부여하며 한순간도 독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소설 곳곳에 흩어져 있던 자그마한 단서들이 낱낱의 기계 부속처럼 절묘하게 맞물려 들어가며 또다른 진실을 만들어내는 반전은 잘 짜인 이야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쾌감이다. 그 끝에서 사건의 내막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듯 보이는) 결말을 맞이하는 경험은 말끔하고 산뜻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쾌감을 배가하는 것이 불과 연금술을 비롯한 흥미로운 모티프와 숱한 신화적 상징들이다. 이는 소설 전반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일 뿐 아니라 치밀하게 안배된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이자 복선, 나아가 종국에는 소설 자체를 다시 쓰이게 하는 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 마롤리의 이야기와 그를 둘러싼 이야기, 그것을 쓰는 소설 속 소설가의 이야기, 서로 다른 층위에서 진행되는 듯 보이던 그 이야기들이 어느새 조금씩 서로의 경계를 침범해 들어갈 때, 그리하여 그 이야기들이 뒤얽혀 마침내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이야기로 태어날 때, 숨겨진 복선처럼 그 모든 상징들이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치였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은 『천사의 사슬』이 품은 또다른 놀라움이다. 마치 대상을 미세하게 어그러지게 비추는 소설 속 거울처럼, 하나의 이야기는 같은 듯 또 다르게 반복되는 다른 이야기로 분열되고, 깨진 유릿조각들을 한데 녹이는 소설 속 도가니처럼, 각각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로 녹아 다시 태어난다. 그렇게 현실과 환상, 진실과 거짓이 서로 몸을 바꾸어 현실도 환상도 아닌, 진실도 거짓도 아닌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그럴 때 이야기는 누구의 것이 되는 것일까. 아니, 이야기는 본래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것일까. 결국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라는 것일까.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끝난 곳에서, 작가는 모든 의문을 뒤로하고 짐짓 짓궂은 농담만을 던질 뿐이다. “괜찮습니다. 그런 얘길 누가 믿겠어요.”(341쪽)
구매가격 : 9,500 원
오늘 같이 있어 (문학동네시인선 109)
도서정보 : 박상수 | 2018-11-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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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메르헨틱, 판타스틱!
하고 싶었는데… 나, 왜, 울어?
문학동네시인선 109번째 시집으로 박상수 시인의 『오늘 같이 있어』를 펴낸다. 2006년 첫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2013년 두번째 시집『숙녀의 기분』 이후 오 년 만에 선보이는 세번째 시집이다. 평론집 『귀족 예절론』『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를 출간하며 현장 비평의 최전선에서 한국 시를 조망하는 연구자-비평가로도 간단없이 활동중인 박상수. 그에게 비평과 시작(詩作)이 별개의 작업은 아닐 것이나, 그의 시 속에서 우리는 한결 더 자유롭고, 과감하고, 풍부한 감정과 목소리로 말하는 시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여일하게 날카롭고, 다정하고, 재미있다!
신작 시집 『오늘 같이 있어』는 “일상과 아름다움의 단짠단짠 레시피”라는 해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짠내 나는 일상의 희극” 그리고 “달콤하고 아름다운 일인극”,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짠내 나는 일상의 희극”으로 말할 수 있을 시편들은 그의 두번째 시집『숙녀의 기분』 속 화자들의 몇 년 후, 열람실과 학생 식당을 전전하던 그녀들이 이제는 사회 초년생이 되어 직장과 회식 자리 등에서 맞닥뜨리는 폭력과 부조리의 세계와 대면한 희비극이다.
“야, 노래 안 부르냐? 왜 이렇게 처졌어?”(「휴일 연장 근무」)라고 소리치는 부장 아저씨, “아, 요즘 애들/ 정말 힘들다”(「이기주의자」)라고 내뱉고는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나가버리는 선배, “니가, 나를, 남자로 만들어”라고 말하는 “정신이 제대로 헐어버”린(「오작동」) 직장 상사, “나 떠나면 가습기랑 지압판 너 다 가져”란 나의 말에 “정말요? 언니♥”(「호러 퀸」) 하고 답장하는 곰살궂고 눈치 없는 후배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향해 한바탕 쏟아내거나 받아칠 수 있었다면 좋으련만, 얼토당토아니하고 가당치도 아니한 상황 속에 놓인 화자들은, 현실에서 유리된 채, 나 자신과도 유리된 채 소극의 무대 위에서 홀로 낙엽처럼 나뒹굴거나 그저 망연하여 혼잣말을 내뱉는다.
둘이서 칠 인분은 먹었나봐, 된장국에 공깃밥까지 먹으려다 그건 못했지 너는 젓가락을 덜덜 떨며 말했다 못살아, 왜 이것밖에 못 먹는 거야……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구나…… 그니까, 먹은 것보다 못 먹은 게 무한이라서 무한 리필인 건가, 나도 같이 울었어
_「무한 리필」 에서
뭐야, 어지러워 내 인격, 좀전까지 뛰어내릴 듯 나 흔들렸지, 사람들 다 퇴근한 사무실, 혼자서 일하다가, 십오층 창문을 내다보다, 신물이 올라왔었지 그냥 사는 거야 평생 이렇게, 소금맛 생강맛 치즈맛 몽땅 섞인 이상한 쓴물이, 흔들린다! 떨어진다!
_「천원숍」 에서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아닐 거야, 뭔가 근사한 것이, 있을 리는 없겠지만 아예 없을 수는 없는 거야”(「모르는 일」) 라고 생각하는 화자들은 “맞춰줄수록 증발되는 영혼”(「송별회」)의 끝을 붙잡다 어느 순간 기면증에 걸리듯, 퓨즈가 나가듯, 환상적이고도 몽환적인 세계로 빨려들어간다.
“장미 정원은 너무 멀어서
오늘 안에는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러니까, “오늘 같이 있어”
“달콤하고 아름다운 일인극”이라 부를 수 있을 시편들은 행갈이 없이, 마침표는 딱 한 번만 쓰이는 한 문단의 산문시 형태를 하고 있다. 대개 현실과는 먼 공간―밤의 궁전, 은하, 검은 프록코트를 입은 전나무가 있는 숲속 혹은 공간을 추측할 수 없는 사물과 계절로만 구성된, 현실의 ‘이곳’과는 최대한 먼 곳에서 나아간 곳에서 펼쳐지는 모놀로그. 『후르츠 캔디 버스』에서 만나보았던 시인 특유의 서정과 멜랑콜리의 연장선상이자 아기자기한 이미지들이 한껏 동원되는 세계이기도 하다. “삶도 사랑도 죽음도 미움도 알지 못한 채, 눈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잃어버린 시간들의 밤」)는 공간이자 현실의 내압과 외압에서 탈주하려 꿈꾸던 “이계”라고 말할 수도 있을 그곳에서, 시인이 나지막이 읊조리는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조금은 슬픈 기분이 되고 말 것이다.
꿈을 꾸듯 꿈을 읊듯 이어지는 독백은 꿈처럼, 곧 끝나버릴 동화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위태로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고, “내겐 아주 중요한 것이 있었는데, 그건 어디 간 걸까.(「왠지 궁금한 기분 1월」)”의 중요한 것, 을 얼핏 발견할 수 있는 시공간이지만, 이는 내 머릿속에서마저 이내 휘발되어 사라질 것만 같은 안타까움을 수반한다. 위트와 웃음이 넘치는 박상수 시 기저에 깔린 멜랑콜리의 기원을 우리는 여기에서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제정신으로 아름답기 힘들다는 것, 가까스로 보이는 아름다움마저 얼핏이거나 너무 짧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짠내 나는 희극과 아름다운 일인극이 서로 다른 장으로 분리되지 않고, 대중없이 교차되며 한 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는 삶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라고.
언뜻 미각은 타인과 객관적으로 공유할 수 없는 독백의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맛을 상상하고 재현할 때만 아름다움의 공통 감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칸트는 이야기했다. 미감(taste)에서만 이기주의가 극복된다는 그의 언급을 바꿔 말하면,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만 함께 아름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박상수 시집에 담긴 ‘먹방’은 원초적 욕망에 대한 관음증적 시선이라기보다는, 나와 너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려는 조심스러운 속삭임에 가깝다. 일상은 외로운 희극에 불과하고 내가 꿈꾸는 아름다운 단막극 역시 금세 흩어질 테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시집에 담긴 “연극 한 편”을 들춰보는 것은 어떨까. “감정을 담은 목소리로, 요즘 어때? 같이 밥 먹을까? 그렇게 말해주는 연극”(「모노 드라마」) 말이다.
_조대한(평론가), 해설 「일상의 단짠단짠 레시피」 에서
끝으로 그가 꾸준히 여성과 소녀라는 페르소나로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이유를 ‘되어-보기’의 차원에서 읽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기득권의 폭력적이고 부조리한 언어 대신, 약자이자 소수자의 목소리로 “반성 없는 세상을 반성하려”(「깊은 반성」)는 실천으로서의 글쓰기. 또한 누군가와 같이 있는 최선으로서의 ‘되기’. 일상의 희극과 아름다운 일인극이 한데 뒤섞이는 『오늘 같이 있어』. 삶이라는 무대 위 시인 박상수가 퍼포머로서 또 연출가로서 부려놓은 눈물나게 근사한 시극을 또 한번 만나볼 시간이다. 이 레몬 머랭 쿠키색 시집을 열어 맛보면 무슨 맛이 날지, 오늘 같이 읽어보자♥
구매가격 : 7,000 원
기는 놈에 나는 놈
도서정보 : 연성흠 | 2018-11-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열흘째 되는 날 들어 방 아래층에 빈방이 하나 생겼는데 그 방에 조선 청년 한 사람이 혼자 들었다.
이 청년은 미국 가서 돈을 모아가지고 온 사람 같아 보이는데, 돈을 물 쓰듯 하는 사람이었다. 호텔에서는 먹을 콩이나 생긴 듯이 기뻐서 후대(厚待)를 하게 되었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2,000 원
2019년 대비 7급 한국사 (단원별 문제집)
도서정보 : 반달문 편 | 2018-11-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1. 이 책의 구성
(1) 2019년 대비 7급 공무원 한국사 과목의 단원별 기출문제집입니다.
(2) 최근 11년간(2008~2018) 총 23회의 시험을 단원별로 재구성하여 상세한 해설을 붙였습니다.
(3) 전자책을 구매하시면 인쇄용 pdf 파일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내용과 구성은 전자책과 동일하며 필요한 부분만 인쇄해서 사용하시면 편리합니다. 받는 방법은 ‘목차-pdf 받기’에 나와 있습니다.
(4) 연도별 기출문제집(단원별 기출문제집과 문제 동일)과 단기완성용 핵심정리가 따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학습방법에 맞춰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2. 지난 책(2018.3월 발행)과 달라진 점
2018년 7급 국가직과 지방직 총 2회분의 기출문제와 해설을 추가했습니다.
3. 이 책의 장점
(1) 이 책은 epub 파일로 제작되어 스마트폰, 태블릿, 일반 PC 등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특히 화면 사이즈에 맞춰 글자 배열이 자동정렬 되기 때문에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2) 통근/통학시간이나 자투리 시간 등 공부하기 애매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주는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한번 활용해 보세요.
(3) 공무원 수험서는 대부분 분량이 방대한데, 이 무거운 책을 들고다니는 수고를 조금 덜어드립니다.
(4) 이미 다른 참고서로 공부하고 있더라도 같이 활용해 보세요. 누구나 강조하는 핵심내용만을 담았기 때문에 병행해서 공부하시면 반복학습의 효과가 있습니다.
구매가격 : 4,300 원
2019년 대비 7급 한국사 (핵심정리)
도서정보 : 반달문 편 | 2018-11-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1. 이 책의 구성
(1) 2019년 대비 7급 공무원 한국사 과목의 핵심정리집입니다.
(2) 시중 기본서의 일반적인 목차에 맞춰 구성하였으므로 수험생들이 익숙하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3) 최근 11년간(2008~2018) 출제된 문제를 분석하여 시험에 꼭 나올 만한 내용만 추려서 정리했습니다.
(4) 기출지문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시험의 적합성을 높였습니다.
(5) 교과서의 모든 단원을 기계적으로 요약한 것이 아니라 출제된 범위는 가급적 상세하게 다루고, 비출제범위는 과감하게 생략하는 형식으로 편집하였습니다. 특히 출제횟수에 따라 글자 색깔을 달리 표시하여 어느 부분이 몇 차례 출제되었는 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6) 전자책을 구매하시면 인쇄용 pdf 파일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내용과 구성은 전자책과 동일하며 필요한 부분만 인쇄해서 사용하시면 편리합니다. 받는 방법은 ‘목차-pdf 받기’에 나와 있습니다.
(7) 공무원 수험용 핵심정리집은 과목별로 9급, 7급, 서울시, 경찰 등 여러 종류가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 책들은 구성이나 내용에 있어 차이는 없지만, 기출지문을 활용하여 내용을 설명하기 때문에 일부 표현이 다르고, 시험별 상이한 출제경향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이 다릅니다.
(8) 이 책에는 문제가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동일한 목차로 구성된 기출문제집이 따로 출간되어 있으므로 문제집만 필요하신 분은 그 책을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2. 지난 책(2018.3월 발행)과 달라진 점
2018년도 시험에 출제된 부분을 본문에 반영하였습니다.
3. 이 책의 장점
(1) 이 책은 epub 파일로 제작되어 스마트폰, 태블릿, 일반 PC 등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특히 화면 사이즈에 맞춰 글자 배열이 자동정렬 되기 때문에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2) 통근/통학시간이나 자투리 시간 등 공부하기 애매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주는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한번 활용해 보세요.
(3) 공무원 수험서는 대부분 분량이 방대한데, 이 무거운 책을 들고다니는 수고를 조금 덜어드립니다.
(4) 이미 다른 참고서로 공부하고 있더라도 같이 활용해 보세요. 누구나 강조하는 핵심내용만을 담았기 때문에 병행해서 공부하시면 반복학습의 효과가 있습니다.
구매가격 : 5,100 원
지구과학 교사들의 아이슬란드 지질답사여행
도서정보 : 박진성, 강옥경, 김해선 외 | 2018-10-29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구과학의 살아있는 박물관인 아이슬란드는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나누어지는 대서양 중앙 해령의 경계에 위치하여 다양한 지질 현상과 살아 있는 지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갈라지는 두 판의 거대한 협곡 사이를 비행하듯 잠영하며 판의 경계를 실감할 수 있는 싱그베들리르의 실프라, 폭발적으로 지하의 물을 몇 분마다 30미터 높이의 공중으로 뿜어 올리는 생기 넘치는 간헐천이 있는 게이시르, 웅장함을 뽐내며 누군가 자로 잰 듯 반듯하게 깎아내린 것 같이 수직으로 발달한 주상절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이다.
또한, 빙하를 산산 조각내고 성층권까지 화산재를 날려 보낼 정도의 격렬한 폭발을 일으켰던 살아 있는 화산과 용암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자연이 수만 년의 시간을 들여 만든 빙하를 바로 눈앞에서 만져 보고 그 위를 걸어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이곳이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태초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이곳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16명의 교사가 아이슬란드 지질여행을 떠났다.
구매가격 : 15,000 원
성공할 수밖에 없는 매매 습관 들이기
도서정보 : 박용삼 | 2018-10-2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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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루는 선물거래는 높은 레버리지로 인해 잠시의 판단착오를 하게 되면 시장은 가혹한 상처를 준다. 처음 시장에 참여하는 거래자가 얼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어떠한 습관을 가져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또한 계속 손실을 당하고 있는 거래자가 있다면 어떤 잘못된 습관이 손실을 불러왔는지를 알아야 하지만 알 수도 없고, 안다고 하더라도 실행까지 하기는 쉽지가 않다.
책을 읽다 보면 알겠지만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똑같아 보이는 차트와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 이유는 거의 모든 거래자들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실을 계속하게 하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아주 작은 습관을 고치고 나서야 그 작은 습관이 얼마나 큰 손실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현재 힘들어하는 거래자가 있다면 수익을 얻는 좋은 습관을 지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구매가격 : 20,000 원
중고생을 위한 한국지질공원 여행
도서정보 : 임충완, 배기훈, 김철홍, 장재호, 이상한 | 2018-10-29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은 비록 작지만 30억 년에 걸쳐 지속된 지질의 역사가 가득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지질공원이라는 명칭 아래, 지질 명소를 지역별로 묶어 관리하고 있다. 그중에서 저자들이 대부분의 명소를 직접 탐방한 후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접근하기 쉽고 경관이 수려한 곳을 선정하여 이 책에 실었다. 또한 어려운 내용을 기술하기보다는 지질 명소의 아름다운 모습에 이끌려 그곳에 방문할 동기를 심어 줄 수 있는 사진과 쉬운 부연 설명들로 이해를 높이도록 하였다. 더욱이 명소들의 형성 원인에 대한 지질학적 배경을 그림과 함께 쉽게 설명함으로써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학생과 자녀를 데리고 명소를 탐방할 경우, 현장 학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을 통해 국내의 많은 지질 명소들이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그리하여 아름다운 여행지를 찾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언제나 자녀와 학생의 교육에 고민이 많은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구매가격 : 10,000 원
미스터 션샤인 소설 2
도서정보 : (주)화앤담픽쳐스 | 2018-10-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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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화제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소설 2권 출간!
조국을 지키고 싶었던 한 여인과
그 여인을 지키고 싶었던 세 남자
그들의 찬란하고 숭고한 사랑과
목숨을 걸어 지키고 싶었던 것에 대한 대서사시
이루어질 수 없는 애달픈 사랑, 한 여인을 둘러싼 세 남자의 간절한 마음, 격변의 개화기에 이름 없이 조국을 지켰던 의병들의 뜨거운 분투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제는 그 이름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김은숙 작가의 신작답게 매회 시청률을 갱신하며 2018년을 대표하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소설 《미스터 션샤인 2》는 일본의 조선 침략이 노골화되는 시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의병들의 투쟁과 점점 더 깊어지는 애신과 유진의 마음, 그들을 바라보는 동매와 희성의 절절함까지. 소설은 어지러운 시대를 뜨겁고 외롭게 살아간 주인공들의 마음을 더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거스를 수 없었던 사랑과 운명을 온몸으로 살아낸 이들이 영상으로 미처 다 전하지 못한 감정을 세세한 문장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시오. 그대 가는 방향으로 내가 걷겠소
내가 살려고 이러는 거요. 안 보면 죽을 듯해서
쫓기는 노비 신세로 도망쳐 나갔던 조선에 미 해군 장교로 돌아온 유진 초이. 망해가는 조국의 모습을 무상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유진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고애신. 그림 같은 애기씨는 조선을 구하는 총구에 자신의 낭만이 있다며 총을 든다.
나라의 명운엔 관심이 없으나 애신이 오래 살기를 바랐던 유진은 어느새 그녀가 걷는 쪽으로 따라 걷는다. 자기 팔에 총을 쏘고 미군 지위까지 버리며 스스로 불꽃 속으로 뛰어든다. 애신이라는 불꽃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조선이라는 불꽃으로.
한편 늘 그녀 뒤를 지키던 낭인 동매와 정혼자 희성 역시 위태로워지는 애신과 그녀의 가문을 위해 칼과 펜을 든다. 애신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머리카락을 베고 자신의 수장마저 배신하는 동매. 애신을 사랑하기에 파혼을 감행하고 뒤에서 조국의 현실을 글로 알리는 희성. 그렇게 세 남자는 한 여인을 자신의 자리에서 사랑한다.
하루아침에 가문을 잃고 자취를 감춰버린 애신. 과연 세 남자는 그녀를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애신은 바라던 대로 조국을 지키고 사랑하는 유진과 나란히 걸을 수 있을까.
■ 책 속에서
“위로는 내가 하려 했는데.”
“이미 했소. 이보다 더 어떻게.”
“이렇게.”
애신이 손을 들어 유진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었다.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유진의 얼굴에 난 상처를 가만히 쓰다듬는 손길이 따뜻했다. 불시에 찾아온 밤손님은 밤보다 더 검은 눈으로 유진을 품고 있었다.
“고귀하고 위대한 자여. 나의 아들아. 네가 어디에 있든 널 위해 기도하마. 기도하지 않는 밤에도 늘 신이 너와 함께하길.”
요셉의 편지가, 기도가 애신을 통해 유진의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겨졌다. 이 밤만은 신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음을 유진은 애신의 손끝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끝내 눈물을 떨구며 유진이 애신의 손을 잡았다.
-<바다보다 더 멀리> 중에서
애신이 유진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이쪽이오. 내 쪽으로 걸으시오.”
“날 쏘려고 했던 여인의 손을 잡으란 말이오?”
“그걸 알고도 내 총구 속으로 들어온 사내의 손을 내가 잡는 거요.”
애신의 검은 눈 안에 유진이 서 있었다. 여인이 손을 내밀지 않았더라도, 여인이 자신의 낭만을 위해, 조국을 위해 유진에게 등 돌렸다고 하더라도 유진은 기꺼이 여인의 뒤에서 여인을 지켜보려 했다. 그쪽으로 걸으려고 했다. 그런데 여인의 손이 제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유진이 애신의 손을 잡아당겼다. 유진의 품 안에 애신이 들어와 안겼다. 빈틈없이 두 사람이 마주 안았다. 마주한 심장 박동에, 숨소리에 둘은 비로소 안도했다.
-<내 쪽으로 걸으시오> 중에서
“내가 이겼소. 내기를 했으니, 소원을 들어주시오.”
“……소원이 무엇이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길 바랐다. 눈을 깜박이는 시간조차 아쉬워졌다. 희성은 담담하려 애쓰며 애신을 향해 분명하게 말했다.
“이제 그만 우리, 분분히 헤어집시다. 이제 그대는 나의, 나는 그대의 정혼자가 아니오. 이것이 내 소원이오.”
애신의 믿음에 대한 희성의 답이었다.
어렵게 말을 잇는 희성을 애신은 그저 보았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뒤섞여 애신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희성이 그런 애신에게 당부했다.
“저 문을 나서면 온갖 수군거림이 그대에게 쏟아질 거요. 부디, 잘 버텨주시오.”
“귀하 역시. 내내 고마웠소. 오늘까지도. 진심이오.”
“믿소. 그대가 한때 내 진심이었으니까.”
희성다운 이별이었다. 희성이 제가 좋아하는 꽃처럼, 달처럼 아름다운 미소로 애신에게 화답했다.
-<진심> 중에서
“내가 잡으면 어쩔 거요.”
진지한 사내의 목소리는 늘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애신은 다시는 꾸지 않기로 한 헛된 희망에 자신이 흔들릴까 걸음을 서둘렀다.
“가봐야 하오. 동지들이 기다려서.”
“나는.”
돌아서려던 애신이 멈췄다. 심장이 아프게 내려앉았다.
“내 기다림은 의미 없는 거요? 아. 내가 서 있을 일이 아니었나. 기다릴 일이 아니었어. 어디든 좋소. 가시오. 그대가 가는 방향으로 내가 걷겠소.”
“나는 당신이 살길 바라는 거요.”
“나도 내가 살려고 이러는 거요! 안 보면 죽겠어서.”
유진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은 애원이었다.
-<슬픈 거짓말> 중에서
“이 지환이 어떻게 누군가의 아내란 표식이 되는 걸까 생각해보았소. 남편 되는 이도 똑같은 반지를 끼고 있겠구나…….”
슬픈 깨달음을 전하는 애신에 유진은 제 품에서 자신의 반지를 꺼내 애신의 손바닥 위에 놓았다.
물끄러미 반지를 보던 애신은 정혼을 깨더라도 유진에게는 갈 수 없을 거라던 사홍의 말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 애신은 촉촉해진 눈으로 손바닥 위의 반지를 집었다. 저를 잡아주던 따스한 유진의 손에 애신은 반지를 끼웠다. 반지가, 애신의 눈물이 가슴 아파 유진의 시선이 멎었다. 애신은 유진의 반지 낀 손을 꼭 잡았다. 유진의 심장이 아프게 뛰었다.
“……사랑하오. 사랑하고 있었소…….”
-<반지> 중에서
“자네도 날 구하러 왔다고. 고맙게도.”
애신이 여러 번 동매를 살렸으므로, 괜찮았다. 동매는 무어라 말을 하지 못한 채 뚫어져라 애신을 보았다. 애신은 그제야 동매의 팔에 흐르고 있는 피를 보았다. 붉은 핏방울이 바닥으로 툭툭 떨어질 만큼 상처가 깊었다. 애신이 얼른 동매의 팔을 붙잡아 소매를 걷어 올렸다. 제 상처를 보며 찌푸리는 애신에 동매가 팔을 빼려고 했다.
“잠시만 있게.”
“됐습니다.”
애신이 동매의 단단한 팔을 잡아당기며 제 셔츠 자락을 확 찢었다. 흰 셔츠 자락이 동매의 붉은 상처를 동여맸다.
“석 달 뒤에 돈을 갚으러 갈 터이니 자네도 직접 받게.”
“……이리 매번 저를 살리시니.”
씁쓸하게 중얼거린 동매가 애신을 잠시 바라보다 뒤돌아섰다.
-<아침 이별> 중에서
구매가격 : 11,760 원
2019년 대비 7급 한국사 (연도별 문제집)
도서정보 : 반달문 편 | 2018-11-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1. 이 책의 구성
(1) 2019년 대비 7급 공무원 한국사 과목의 연도별 기출문제집입니다.
(2) 최근 11년간(2008~2018) 총 23회의 시험을 연도별로 구성하여 상세한 해설을 붙였습니다.
(3) 전자책을 구매하시면 인쇄용 pdf 파일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내용과 구성은 전자책과 동일하며 필요한 부분만 인쇄해서 사용하시면 편리합니다. 받는 방법은 ‘목차-pdf 받기’에 나와 있습니다.
(4) 단원별 기출문제집(연도별 기출문제집과 문제 동일)과 단기완성용 핵심정리가 따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학습방법에 맞춰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2. 지난 책(2018.3월 발행)과 달라진 점
2018년 7급 국가직과 지방직 총 2회분의 기출문제와 해설을 추가했습니다.
3. 이 책의 장점
(1) 이 책은 epub 파일로 제작되어 스마트폰, 태블릿, 일반 PC 등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특히 화면 사이즈에 맞춰 글자 배열이 자동정렬 되기 때문에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2) 통근/통학시간이나 자투리 시간 등 공부하기 애매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주는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한번 활용해 보세요.
(3) 공무원 수험서는 대부분 분량이 방대한데, 이 무거운 책을 들고다니는 수고를 조금 덜어드립니다.
(4) 이미 다른 참고서로 공부하고 있더라도 같이 활용해 보세요. 누구나 강조하는 핵심내용만을 담았기 때문에 병행해서 공부하시면 반복학습의 효과가 있습니다.
구매가격 : 3,500 원
인류 통증 연대기
도서정보 : 최영민, 오승호 | 2018-10-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두 발로 걷기에 생겨난 인류의 통증,
우리는 어떻게 이 통증에서 벗어나야 할까?
회사에서 일을 하니 하루에 여덟 시간 이상은 앉아 있다. 한 번 앉으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여기저기 아프고 시간이 없어 결국 하지 못한다. 걷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도 되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주전부리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문장쯤은 공감할 것이다. 아니 몇 개나 해당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업무에 지쳐서라는 핑계도 있을 테고, 집중력이 좋아서라는 핑계도 있을 것이다. 핑계가 계속되다 보면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통증이 나타나고 만다. 가장 흔한 것은 요통이다. <인류 통증 연대기>는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요통이 왜 생기는지, 그 시작은 무엇인지 거슬러 올라가본다. 또한 어떻게 하면 통증이 생기지 않을지, 이미 통증이 생겼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해보고자 한다. 벗어날 수 없는 통증의 굴레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보자.
현대인의 통증, 요통
그 시작은 인류의 직립이다!
오늘도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하거나 등교를 하고 일하며 공부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상은 말 그대로 일상적이어서 굳이 노력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마찬가지로 똑바로 서 있는 자신의 신체 구조를 경이롭거나 신기해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다른 동물과 비교하거나 관련 서적을 보거나 어디가 불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걸으면서 허리가 불편하다든가 서 있을 때 어깨가 굳고 자세가 좋지 않다든가 앉아 있을 때 허리가 아파 구부정해진다든가 하는 경험이 생기면서 왜 아픈 것일까 고민하게 된다. 우리는 왜 아플까? <인류 통증 연대기>에서는 그 시작을 직립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직립은 손을 자유롭게 해주었지만 불안정한 허리의 통증, 목의 부담, 치질 등 다양한 병을 불러일으켰다. 직립으로 얻게 된 수많은 통증들, 이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른 서기와 바른 걷기,
통증에서 벗어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인류가 어찌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생기는 통증을 생각하면 막막할 수도 있다. 자신의 의지로 바뀔 수 있을까, 인간이 그렇게 생겼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만 들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선 우리 몸을 제대로 알고자 했고 몇 가지 조언을 제안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의 구조를 알아야 통증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있고 통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게 된다. 우리 몸에 대해 알았다면 다음은 바른 자세다. 바르게 서고 바르게 걷는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하고 있지만 어려운 것이 바르게 서고 걷는 것이다. 두 다리에 골고루 힘을 주고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고 바르게 선 다음 몸의 무게를 균일하게 양쪽으로 주면서 걸음을 옮겨보자. 우리는 너무나 불안정한 자세와 걷기에 익숙해져 있기에 생각보다 힘이 들 것이다. 바르게 서기와 걷기는 모든 행동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자세이다. 바른 기본이 우리의 건강과 미래의 통증을 결정할 것이다.
식습관, 운동 습관, 마음을 바꾸어야
통증의 연대기를 끊을 수 있다.
근육이 급격히 줄어드는 사십 대부터 더 요통에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때부터 어떤 식으로 몸을 관리하느냐가 어떤 노년으로 이어지느냐에 대한 열쇠가 된다. 요즘은 학창 시절부터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체력을 키우지 못해서 20대에도 허리 통증이 나타나곤 한다. 그 누구도 통증을 마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통증은 언제든 느껴질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같은 상황이라도 같은 통증이 오지는 않는다. 각자의 몸이 다르고 통증의 역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루기 어렵기도 하다. 비록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통증이지만 최대한 통증을 마주하지 않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의료적인 치료도 있겠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좋은 식습관, 꾸준한 운동, 건강한 마음가짐이다. 두 명의 저자가 알려주는 통증의 연대기를 통해 자신의 몸의 구조를 파악하고 새로운 몸을 만들고자 하는 다짐과 함께 건강하고 아프지 않은 영장류가 되었으면 한다.
구매가격 : 10,500 원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
도서정보 : 강수희, 패트릭 라이든 | 2018-10-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구에서는 원래 즐겁게 사는 거죠!
전 세계 친구들이 응원하고 지지한 자연농 프로젝트
다큐 작업은 지난한 여정이었다. 영상 제작에 있어서 아마추어인 두 사람에게 돈과 기술의 벽은 높았다. 그렇지만 보장된 직장과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나선 두 청년의 활동을 지지하는 친구들이 세계 각국에서 나타났다. 그들은 취재와 통역과 번역, 더 나아가 애니메이션과 음악 작업까지 자청해 도맡아 주었다. 특히 4년 만에 완성된 다큐는 기존의 영화 배급업체나 상업적인 홍보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100여 회 이상 2,000여 명이 넘는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진솔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 상영회를 열었던 두 사람의 선택과 결심이 조그만 결실을 맺은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은 다큐 작업 중에도 자연농을 뿌리 삼아 ‘지구 위에서 사이좋게’ 살아가는 지혜를 꾸준히 나눴다. 일본 야마구치 시와 영국 에든버러 대학 등에서 자연농 전시와 토론회를 열어 각계 각층의 사람들과 만났고 자연물을 이용한 워크숍도 진행했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일본 오사카와 메기지마 섬에서 실시한 ‘세상에서 가장 느린 레스토랑’(몇 달 동안 주민들과 직접 작물을 키우고 그 작물을 재료로 메뉴를 만드는 일일 레스토랑) 프로젝트는 지역민의 큰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자연농 농부들의 삶을 따라 ‘자연과 사람이 가까이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저자들은 또다시 많은 친구들의 응원 속에 일본 오사카에 있는 오랜 집을 고치고 텃밭을 가꾸며 새로운 생태?예술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도시에서 살던 이들이 자연농을 선택한 이유
질문이 아닌 답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 책에 나오는 11명의 자연농 농부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평범한 삶을 살던 이들이다. 하지만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이대로라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더 이상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자각한다. 13년 동안 축산사료업체에서 일한 무라카미 켄지는 창문을 열 수 없는 빌딩에서 수입 사료로 닭을 키우고, 무분별하게 닭의 배설물을 태우는 일을 관리하다 점차 회의를 느껴 회사를 그만둔다. 미술교사였던 가가미야마 에츠코는 큰 아이가 6개월이던 당시 일어난 1986년 체르노빌 사고를 보며,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다 자연농을 선택했다.
왜 이들은 자연농을 선택했을까? 그것은 일반 농사(관행농)와 달리 자연농이 땅을 갈지 않고, 풀이나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으며,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는 농사이기 때문이다. 저술과 ‘지구학교’ 운영으로 국내에 자연농을 알리고 있는 최성현은 농약으로 벌레나 잡초와 싸우는 현대농업의 문제를 지적한다. 과도한 비료와 농약으로 유지되는 괴로운 농사에 지친 농부들이 자연농을 통해 “나와 자연이 다르지 않은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는 체험을 통해 자연농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농은 꼭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만 중요한 이야기일까? 아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는 시골이든 도시든 우주와 자연에 대한 통찰력을 잃는다면 어디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며, 우리가 “도시가 아닌 우주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눈앞의 많은 문제와 불안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지혜를 전한다.
자연농은 무언가 계속 더하고 복잡해지기만 하는 현대 생활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삶의 방식이다. 또한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때와 장소에 맞게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활동이기도 하다. 두 저자를 비롯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답과 삶을 찾아 자연농 논밭으로 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매가격 : 11,900 원
세계 생태마을 네트워크
도서정보 : 코샤 쥬베르트, 레일라 드레거 편저 | 2018-10-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자급자족, 핸드메이드, 반농반X, 제로 웨이스트
위태로운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증명하다
중국에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수거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과 비닐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우리 일상이 사실은 위태로운 기초 위에 있음이 드러난 사례다. 살충제 계란과 라돈 침대, 가습기 살균제와 조류독감과 구제역 등 이제 생태/환경 문제는 대상과 시기를 가리지 않고 느닷없이 우리 앞에 나타나 이 세계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대로 괜찮을까? 여기 몇 십 년 전부터 한발 앞서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고 실천해온 사람들이 있다.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생태마을(Ecovillage)은 사회적 환경과 자연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계획/전통공동체를 가리킨다. 대체로 생태마을 사람들은 자급자족을 위해 노력하며 텃밭 농사를 짓고 자연과 연결되는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기성품에 의지하기보다 손발의 힘을 믿으며 쓰레기를 만들기보다 자원을 순환하려 노력한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이는 생태마을에서의 삶은 일률적이거나 어떤 틀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활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기준은 다양하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다채로운 방식으로 살아간다. 살면서 부딪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때론 길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만족감이 따라온다.
우리 시대의 사랑, 평화, 교육
생태마을을 살아가는 생생한 목소리
생태마을에는 도시형 생태마을을 지향하는 일본의 애즈원 네트워크 같은 곳이 있는가 하면 침체된 농촌을 살리려는 중국 샨성구의 활동도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 속에 프로젝트 사업을 활발히 벌이는 미국 이타카 생태마을의 사례가 있는가 하면, 정부와 게릴라 간의 폭력 사이에서 평화를 선언한 콜롬비아의 산 호세 공동체가 존재한다. 생태마을에서의 삶은 대륙과 국가의 사정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핵심은 결국 마을/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는 것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사례들은 생태마을에서의 사랑과 평화와 교육의 경험을 짧지만 본질적으로 드러낸다.
많은 사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죠. 그 두려움으로 상대에게 집착하다 보면 두 사람의 사랑도 손가락 사이로 사라지는 모래와 같은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다수의 커플은 이별합니다. 그들은 원하던 바와 정반대로 말이죠!
타메라에서 말하는 ‘프리 러브Free love’란 사랑에 책임을 지는 거예요. 상처를 받아 고통스러운 때조차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마음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방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_포루투갈 타메라 생태마을의 베라 클라인하메스(250쪽)
2000년 두 번째 인티파다가 일어났을 때, 저는 간호사로서 부상당한 이스라엘 군인들과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두 치료했어요.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비판받아야 할 것은 시스템 그 자체였습니다.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남편은 저를 버리고 떠났고, 저는 전쟁 중인 예루살렘 한가운데 임신한 몸으로 혼자 남겨졌어요. 그러면서 저는 제 활동이 정치적인 평화만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간의 평화에 대한 것이어야 함을 이해했어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배 속의 아이에게 저는 "또 다른 삶은 분명히 가능할 거야, 내가 그 삶을 찾아볼게"라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제가 가진 비전은 풍족한 지구 행성에 관한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일하면서도, 저의 비전과 내면의 영혼은 그 너머 더 먼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_팔레스타인 하코트리나 농장의 아이다 쉬블리(178쪽)
유아기에 사랑과 보살핌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의 애정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 블랙홀이기 쉽습니다. 이 부분에서 위탁 부모들의 공동체인 키테쉬가 가진 강점이 드러납니다. 아이가 우리 가족(공동체) 안에 들어오면 ‘포기’란 없습니다. 부담을 함께 나누고 기쁨도 마찬가지죠.
저는 교사가 되려고 교육을 받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지 마라. 아이들은 당신의 마음을 가져가 망가뜨린다.” 하지만 여기 키테쉬에서 우리는 공동체의 힘을 모아 아이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쏟아붓습니다.
_러시아 키테쉬 생태마을의 앤드류 에크먼(207쪽)
오래된 미래 속 라다크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라는 삶을 향해 도전하는 세계의 움직임
이 책은 세계 생태마을 네트워크(Global Ecovillage Network, 이하 젠GEN)의 20주년에 맞춰 전 세계 생태마을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생태마을 관련 도서들이 대체로 이론적으로 접근하거나 관찰자 혹은 연구자의 시선을 가졌다면, 이 책은 생태마을을 직접 설립했거나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다양한 실례를 통해 독자들은 생태마을 사람들의 치열한 고민과 단단한 삶의 방식, 반짝이는 아이디어까지 두루 접할 수 있다.
『오래된 미래』 속 '작은 티벳' 라다크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실제로 이 책에는 라다크에서 생태마을 운동을 진행 중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글이 실려 있다. 헬레나는 생태적 건축과 기술을 도입한 ‘라다크 생태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서구식 근대화, 이른바 세계화를 넘어서려는 라다크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라다크가 ‘오래된 미래’라는 박제된 한때가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세계 속에서 변화하는 현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생태마을을 향한 전 세계 사람들의 노력은 어떨 때는 말 그대로 꿈을 따라가는 신나는 모험이며, 재밌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다. 또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는 실존적인 결정이며, 고난을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각 대륙, 국가, 지역에서 저마다의 조건에 따라 그리고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생태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혹은 다른 마을이나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지속가능한 삶, 바라는 삶을 찾아 한걸음 내딛는다.
분명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마을이라는 작은 단위의 노력은 부족하게 보일 것이다. 당면한 환경/생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자각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생태마을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실험장이자 교육장이 되어 지금과는 다른 방향의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생태마을들에게는 지역적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전 세계의 친구들이 있어 더 많은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현명한 선택을 돕는다.
특별한 한국어판을 가능하게 만든
청년 활동가들의 순수한 열정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등록된 자선단체인 젠GEN은 전 세계에 지역 기구를 두고 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참여한 라다크 생태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인도의 오로빌과 미국의 이타카, 호주의 크리스탈 워터스, 영국의 핀드혼 등 세계의 많은 생태마을이 젠GEN에 가입되어 있다. 젠GEN은 여러 생태마을의 경험을 모으고 나누는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 단체이다. 여기에 젠GEN 네트워크를 뿌리로 한 교육 단체인 가이아 에듀케이션은 생태마을 디자인 교육(EDE) 개발을 시작으로 10년 이상 전 세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넥스트젠은 젠GEN의 청년 모임으로서 역시 전 세계에 지역 모임이 있다. 한국 청년들은‘넥스트젠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모여 전 세계 생태마을을 탐방하고 공부하며, 네트워크/교육 활동을 통해 생태적인 삶을 꿈꾼다.
한국어판에는 유럽 사례를 먼저 소개한 원서와 다르게 아시아 사례를 먼저 소개하며, 특별히 원서에 없는 한국, 일본, 중국의 동아시아 생태마을 사례가 추가되어 있다. 넥스트젠 코리아 에듀케이션 청년들은 더 좋은 책을 만들고자 여러 공동체를 직접 취재했고, 국내외 생태마을 활동가들에게 원고와 번역, 감수를 부탁했다. 이 책을 만드는 시간 자체가 청년 활동가들에게는 전 세계 흩어져 살고 있는 이들과 우정, 지혜를 나누는 연대의 시간이 되었다. 이를 통해 한국어판은 원서의 ‘증보판’에 가까워졌다. 이 같은 열정에 감동한 젠GEN 사무국은 이들의 제안을 수락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의 현실을 세계적 활동과 연결시키려는 청년 활동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구매가격 : 15,400 원
달항아리
도서정보 : 강익중 | 2018-09-01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번에는 詩로 그린 우리 세상과 삶의 단면들
미술가 강익중의 시화집 [달항아리] 발간
강익중(1960~)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미술작가다. 1994년 미국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함께 [멀티플/다이얼로그] 전을 열었고,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았다. 2016년 런던 템스강 페스티벌에 메인 작가로 초청돼 실향민들의 그림을 모아 만든 설치작품 [집으로 가는 길]을 템스강 위에 전시했다. 국내에는 2017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전시한 [내가 아는 것], 2013년 전라남도 순천만 국제정원에 설치한 [꿈의 다리], 광화문 복원공사 2년간 가림막으로 설치한 작품 [광화문에 뜬 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 백남준과의 2인전 [멀티플/다이얼로그∞전] 등으로 널리 알려졌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4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가로세로 3인치 캔버스에 알록달록 한글을 새겨 설치하고,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을 모아 다리를 잇고, 순박하고 넉넉한 달항아리를 그리고 빚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
강익중의 詩와 이미지 비빔밥!
강익중 화가가 지난 6월, 순천 국가정원에 설치 작품 ‘현충 정원’을 개막하며 시집 [달항아리]를 펴냈다. “나는 시 같지 않은 시를 쓰려 한다. 그동안 그림 같지 않은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이란 출사표를 던지고, 100편의 시와 이미지를 섞어 그럴듯한 ‘비빔밥’을 한 그릇 내놓았다. 20년 동안 틈틈이 써둔 시와 수필 500편 중 100편을 골라 작가의 작품 사진, 화가가 일상생활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엮었다.
비빔밥은 강익중 화가뿐 아니라 생전의 백남준 선생이 무척 좋아하던 음식이자 개념이다. 비빔밥은 밥과 고추장만 있으면 어떤 재료로든 쉽게 만들 수 있고, 각각의 재료가 살아 있되 어울리며,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이다. 두 작가가 지향하는 연결과 조화, 나아가 경계를 허무는 이미지와 닮아 있다. [달항아리]의 시들 역시 쉽고, 맛있으며, 각각 다른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살아서, 그대로 어울리는 비빔밥 같은 책이다.
화가들은 주로 사람의 앞모습을 그립니다
뒷모습만 그리는 화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카소는 앞과 뒤를 함께 그렸습니다
앞과 뒤가 합쳐져야 한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간에서의 앞과 뒤도 우리가 정해놓은 숫자
과거와 미래도 결국 한 원에서 만납니다
오늘 나는 남과 북이 합쳐져 한 원에서 만나는
둥글고 넉넉한 달항아리를 그립니다
-[달항아리] 전문
표제작 [달항아리]에서 그는 남과 북이 만나는 통일을 그리고 있다. 달항아리는 강익중 화가가 한글만큼이나 천착하는 소재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달항아리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달항아리는 위와 아래를 따로 만들어 이어붙여 굽는다. 굽는 동안 경계는 사라지고, 하나가 된다. 원래는 둘이었지만 불 속을 뚫고 나와 하나로 합쳐진 우리의 모습이다. 너와 나, 남과 북, 나아가 세계를 잇는 이미지를 통해 연결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다. 예술의 소임은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가 좋아하는 비빔밥만큼이나 달항아리 역시 조화와 공존의 상징이다.
‘바른 마음, 많은 노력’ 담긴 작가의 역사, 철학, 그리고 예술관
100편의 시에서 강 화가는 떠나온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환기 선생의 아내 김향안 여사와의 일화나 젊은 시절 미대륙을 횡단하는 버스를 탔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하고, 그가 살고 있는 동네 뉴욕 차이나타운의 일상과 매일매일의 작업, 그리고 예술관 등을 담고 있다.
작가의 철학을 담고(맑아야 보인다 / 조용해야 보인다 / 무심해야 보인다…내 마음 속 물고기), 작가의 희망을 담고(통일이 되어도 나는 울지 않을 것이다 / 임진강에 다리가 놓이고 휴전선이 박살나도/나는 기뻐 뛰지 않을 것이다 / 나는 그저 죄 없이 돌아가신 우리들의 어머니와 / 아버지에게 무릎 꿇고 희망뿐인 아이들을 껴안을 것이다), 작가의 지혜를 담은(내가 아는 것… 어릴 적 들은 칭찬은 오래 기억된다 / 내 것 중 내 것은 하나도 없다) 글을 통해 우리 세상과 삶을 그렸다. 강익중이 미술작품을 통해 표현하는 세계관을 시(詩)로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 개인의 역사를 담기도 했다. 미술 유학생이던 시절 지금의 부인인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버스로 미국을 대륙 횡단했던 기억을 쓴 수필 [버스 여행], 당뇨를 앓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국수를 좋아하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 [국수] 등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울고 웃기를 반복하게 된다.
어떨 때는 도인 같고, 어떨 때는 천진난만하며, 어떨 때는 익살맞은 그의 시들을 읽다보면 ‘바른 마음, 많은 노력’을 통해 그가 이런 경지에 이르렀구나, 느끼게 된다.
시집 마지막에 실린 [내가 아는 것들] 연작은 2017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열었던 전시회의 제목과 동일한데, 일상의 작은 깨달음을 엮었다. 피식 웃음이 나는 것도 있고, 무릎을 치게 하는 것도 있으며, 진짜야? 라고 되묻게 되는 문장도 있다. 거대한 담론도 추상적 개념도 “내 안에 흐르고 있는 고요한 강물”에서 길어올리는 것. 그러므로 보잘것없고 사소할지라도 내가 단단하게 알고 느끼는 것을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새로운 것을 건져 올리는 예술가의 눈이 새삼 고마워진다.
바른 마음, 많은 노력
형 바른 마음이 도대체 어떤 마음이야
많은 노력은 또 뭐고
가끔씩 작업실에 들르는 후배가 물어본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요즘 배운 자전거 실력으로 후배와 함께
작업실 동네 한 바퀴를 돌기로 했다
형 넘어지지 않으려면 먼저 자세를 바르게 하고
계속 페달을 밟아줘야 돼
알았어! 고맙다
바른 자세, 많은 페달
-[바른 마음, 많은 노력] 전문
“시는 어려운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짧은 글들은 손을 꼭 잡고 내 안으로 날아들어 잊을 뻔한 장면을 스쳤던 감정을 안겨준다. 뜨겁고 짠하다”(이윤정PD tvN)
“덧칠되지 않은 맑은 눈빛과 풍화되지 않은 정밀한 관찰로 쓴 시. 시에서 느껴지는 온도와 스며드는 탄력에 전율한다. 강익중은 타고난 시인이다.” (김정기, 재미 시인)
“강익중의 [달항아리]는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결코 단숨에 읽을 수 없다. 어느 순간 무릎을 탁! 치고, 어느 순간 한숨을 휴~ 쉬고, 어느 순간 미어지는 가슴을 싹 쓸어내리고, 어느 순간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정보경, 아티스트)
구매가격 : 9,100 원
엄마, 나는 걸을게요
도서정보 : 곽현 | 2018-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는데도 삶은 어째서, 어떻게 지속되는가.
엄마를 떠나보낸 후, 산티아고 길에서 스스로에게 건넨 위로의 말들
사랑하는 이의 빈자리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준비한다 한들 절대 준비되지 않고, 어쩌면 내가 겪으리라 생각조차 해보지 않는 채 맞닥뜨리게 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시 용기를 내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또한 엄마라는 인생의 가장 큰 힘을 잃은 딸이 내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는지, 나는 어떤 딸이었는지, 엄마와 딸의 관계를 떠올려보고 엄마를 그리며 써내려간 글이기도 하다. 서른의 중반이라는 너무 이른 나이에 엄마와의 이별을 겪은 저자는 주변에서 건넨 “힘내.”라는 위로의 말이 결코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그는 이 일방적인 이별을 받아들이고 상실을 안은 채 다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다시 시작할 힘보다 이유를 찾는 시간이다.
죽으면 그냥 그걸로 끝일까? 아픈 육신을 벗어난 엄마의 영혼은 행복할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는데 다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생각은 타인의 위로로 채워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알아내고 답해야 하는 것이었다. 슬픔을 견디기 위해 읽은 수많은 책 속의 경구,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전한 말, 스스로 되뇐 말 등 저자는 자신을 다독이고 위로한 치유의 말들을 차곡차곡 글로 담아냈다.
언젠가 우리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을 것이다. 그 크나큰 슬픔이 찾아왔을 때 목 놓아 울고만 있지 않도록, 떠나간 사람의 빈자리가 허망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빈자리를 가슴에 품고서 다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빌어 작은 위로를 건넨다. 나는 걷겠다고. 그러므로 인생의 크고 작은 고난과 슬픔을 앞둔 그대들도 굳건히 걸으라고.
산티아고 길 800킬로미터, 나를 알아가는 인생의 여정
순례길로 유명한 산티아고 길이지만 오늘날에는 순례의 목적으로만 찾지는 않는다. 저자가 40여 일간 걷고 온 800킬로미터도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여정인 동시에 자신을 알아가고 사랑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저자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 결혼은 꼭 해야만 하는지, 인생에서 속도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등 아직 여물지 않은 인생을 되돌아보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오로지 걷는 데 모든 시간을 쏟고, 먹고 걷고 자는 일차적인 삶의 욕구만 충족돼도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지 새삼 느낀다. 핸드폰을 잠시도 눈에서 떼지 못하고 작은 정보라도 놓칠세라 맘 졸이는 급박한 생활을 접어두고서 오로지 걷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순수한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분주함과 책무를 잠시 내려놓는다 해서 큰일이 나지 않는다는 단순한 깨달음을 얻는다.
허허벌판 아래 죽 뻗은 길의 광활한 모습, 눈부시도록 푸른 하늘, 길가의 꽃과 나무 등 책 속의 사진을 통해 산티아고 길에서의 평범하되 풍요로운 행복의 순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너무 치열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저자의 물음은 지금 우리가 마음에 품고 있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삶의 어느 순간,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뒤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냐고, 당신에게도 잠시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고 있다.
구매가격 : 10,800 원
인생은 간결하게
도서정보 : 쥐디트 크릴랑 | 2018-10-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당신의 인생도 다시 우아해질 수 있다!
너무 많은 역할, 너무 많은 할 일에 지쳐 있는 당신의 삶을 구원할 책
한차례 유행처럼 번졌던 ‘미니멀리즘’이란 말은 익숙할지언정 그 개념이 분명히 와 닿지는 않는다. 심플한 인테리어, 물건을 버리고 깨끗하게 정리하는 행동 양식, 소비하지 않는 금욕적 생활 태도 정도로 쉽게 이해하고 만다. 저자 쥐디트 크릴랑이 정의하는 미니멀리즘은 그 이상을 아우른다. 미니멀리즘이란 단순함과 평온함,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이며, 물질적 차원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더 잘 살기 위해 더 적은 것으로 살려는 노력이 그 중심 원리이다.(p.13) 잡다한 생각을 물리치고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있는 것에 만족하되 꼭 필요한 물건은 살 줄 아는 현명한 소비,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에 집중하는 것… 이러한 태도 모두 저자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즘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오늘날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행복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인다.
저자는 이처럼 미니멀리즘의 개념을 바로잡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제1장에서는 미니멀리즘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언급하고 진정한 미니멀리즘이란 무엇인지 탐구한다. 2장에서는 일상의 과잉에 관한 문제제기, 두려움 극복, 행동으로 이어지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한 여정을 요약해 보여준다. 3장 ‘일상의 미니멀리즘’과 4장 ‘물질적 미니멀리즘’은 이 책의 실용적 측면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식생활, 재정 상황, 디지털 환경, 생태 문제, 인간관계 등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미니멀리즘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또한 인테리어, 옷, 오락거리 등 내 집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물질적 미니멀리즘을 다룬 부분은 가장 쉽게 시도해볼 만한 대목이다. 제5장 ‘미니멀리스트 여행자’에서는 배낭 하나에 최소한의 짐만 넣어 떠나는 배낭여행자의 삶을 상상해봄으로써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쌓아두는 데 익숙했던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으며, 6장 ‘미니멀리즘을 막는 장애물과 해결책’에서는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는 결심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신경 써야 할 점들을 배운다.
책 전체를 읽고 나면 저자의 꼼꼼한 기록과 세심한 조언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노하우를 빼곡하게 채록해 장마다 구성한 미니멀리즘 실천법이 유용하다. 핸드캐리어 여행이 좋은 이유, 디지털 기기를 끄고 얻을 수 있는 것들, 미니멀리스트의 SNS 관리법, 미니멀리즘 인테리어 원칙, 주방 정리법 등은 오랫동안 미니멀리즘을 실천해온 사람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알짜배기 정보들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은 끊임없이 변해가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미니멀리즘 양식이나 실천법이 달라지므로 늘 미니멀리즘을 향한 여정 속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 측면에서 미니멀리즘이란 일종의 작은 수행처럼 보인다. 완성이란 있을 수 없으며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실천해가야 할 노력인 것이다. 다만 그 수행이 어렵고 고되지 않도록 이 책이 도울 것이다. 세상에 치여 복잡다단했던 당신의 삶이 더 간결해지기를 바란다면, 다시금 우아하게 내 인생의 운전대를 쥐고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이 기꺼이 그 시작과 함께할 것이다.
구매가격 : 9,500 원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
도서정보 : 황경택 | 2018-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숲 속의 작은 집]마다 놓아드리고 싶은 책!
자연을 닮고 싶은 사람들이 숲에서 해보면 좋을 102가지
도시에 살면서 자연을 감각하는 데는 서툰 현대인들이 반가워할 책이 나왔다. 제목은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 주말에 휴식을 위해 산이나 동네 숲을 자주 찾지만 나무 그늘에서 쉬고 트레킹 하는 것 외에는 별로 사용할 줄 몰랐던 숲을 우리 일상의 휴식처이자 놀이터, 에너지원으로 좀 더 쉽게,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숲 해설가이자 만화가인 황경택 작가로, 책 속에는 산이나 캠핑장, 도시공원 등 숲이 펼쳐진 곳에서라면 누구라도, 혼자서도 쉽게 해볼 수 있는 소소한 자연체험 활동들이 페이지마다 위트 있는 삽화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모두 102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책을 따라 내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숲을 느끼고 관찰하다 보면, 어느덧 잃어버렸던 자연감성을 되찾고 도시생활에 꾸깃꾸깃 찌들었던 몸과 마음이 꽃잎처럼 하나둘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신비하고 놀라운 일인가!
우리는 존재 그 자체로 완벽한 자연이고 우주다.”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 장 ‘내 안의 자연인 발견하기’는 숨 참기, 한 끼 굶기, 걷기, 100미터 달리기 등 아주 간단한 동작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이 늘 작동하던 방식을 새롭게 인식하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두 번째 장은 숲에 들어서며 제일 먼저 해보면 좋을 동작들이다. 바로 ‘숲을 잘 감각하기 위한 준비운동’. 숨을 크게 쉬어 숲속의 공기를 느끼고, 눈을 감고 숲에서 나는 소리들을 세어보고, 손으로 흙을 만지고 맨발로 걸어보는 등 오감을 활짝 열어서 숲을 잘 감각하도록 하는 훈련이다.
“바람 부는 날에는 나무를 껴안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어 보자.
조건이 잘 맞으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블루스를 추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장은 숲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물, ‘나무와 친해지기’다. 숲을 상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나무인데, 숲과 나무라고 하면 상쾌함, 힐링, 녹색의 편안함을 떠올리는 대신 ‘무섭다’고 답하는 성인이 의외로 많다. 저자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숲에서 놀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낯설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책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이 장에서는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나무와 적극적으로 스킨십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나무 껴안기, 나무와 대화하기, 나무에 매달리기, 나무 오르기, 나무 그늘에서 쉬기, 나무 냄새 맡기, 나무와 춤추기, 새순과 열매 따먹어 보기 등…. 이 나무 저 나무에 몸을 부비며 그 옆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덧 내 몸이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안식을 주는 대상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동물들의 삶도 우리 인간들만큼이나 힘든 순간이 많다.
우리는 자연을 관찰하며 삶의 영감을 얻을 뿐 아니라 겸손함과 지혜도 배워야 한다.”
4장부터 6장은 이 책의 몸통 부위라 할 수 있다. 숲을 감각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몸에 익힌 독자들이 첫째, 숲속에 있는 자연물을 찾아내 관찰하고(4장 ‘숲속 친구들 찾기’) 둘째, 찾아낸 자연물을 이용해 재밌게 놀아보고(5장 ‘숲에서 놀기’) 셋째, 오래 지켜보며 숲을 더 깊숙히 이해하게 되는(6장 ‘숲 탐구생활’) 과정을 단계적으로 거친다. 그 하나하나의 일들이 심각한 공부가 아니라 그저 심심풀이 놀이처럼, 혹은 어떤 재미난 미션을 갖고 숲을 탐험하는 것처럼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연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큰 흥미와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싹이 난 도토리 찾기, 새가 심은 나무 찾기, 딱따구리 둥지 찾기, 자연물로 내 얼굴 그리기, 솔방울 구슬치기, 까치집 만들기, 나무의 시간 헤아리기, 올해 자란 나무 길이 재기… 등. 제목만 들어도 벌써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여행은 나 자신을 만나는 행위다. 혼자 걷기도 비슷하다.
조용히 말없이 숲길을 걸으며 자연을 만나는데, 가만 보면 그 자연이 결국 나다.”
이 책을 집에서 읽으면,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삽화들 덕분에 마치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그림동화 한 편을 읽은 듯한 기분도 든다. 102가지 이야기가 저마다 명확한 주제, 간단하지만 통찰력 있는 해설, 그리고 얼굴만 봐도 바로 감정 이입이 되는 친근감 있는 삽화들로 보기 좋게 구성되어 있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고 따라 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책의 첫 페이지에 ‘숲에서 놀지도 못하고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라는 헌사를 붙인 저자는, 모쪼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좀 더 가까워지는 법을 배우고 그런 교감의 시간들을 통해 일상의 평화와 활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자연을 만나는 행위는 결국 나를 만나는 행위’라는 책 속 저자의 해석에 귀 기울여 본다면, 현대인에게 숲은 더욱 절실한 희망의 공간일 수 있다.
구매가격 : 10,800 원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
도서정보 : 황경택 | 2018-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느린 기록으로 음미하는 도시 속 자연 이야기
요즘 취미로 그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드로잉 실기를 다루는 책들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대부분 ‘이 책 한 권만 따라 하면 누구나 제법 잘 그리게 된다’고 코칭하는 속성 그리기 훈련 책들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리고 그렇게 빨리, 잘 그리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황경택은 드로잉의 중요한 목적은 잘 그리기보다 ‘잘 관찰하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자연을 사랑하고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찰나를 저장하는 사진이 아닌 느린 기록, ‘자연관찰 드로잉’을 권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지나친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만 직접 관찰해서 그린 것은 오래 기억한다. 그림은 곧 관찰이다. 어떤 대상을 그리기 위해서는 전체를 보고, 부분을 보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상상하며 관찰하는 작업을 수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이 발달하고, 본다는 행위만으로도 저절로 지식이 쌓인다. 자연관찰 드로잉의 경우 남다른 자연감수성을 키워줌과 동시에 모든 생명체에 대한 이해와 우리 삶에 대한 통찰까지 얻을 수 있다. 저자는 그런 사유의 결과를 그림 옆에 꼭 기록으로 담겨놓으라고 충고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독자에게 권하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두는 삶이다. 식물이나 곤충의 이름을 하나 더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매일 생활하고 걸어 다니는 길에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연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마음속에 ‘저장’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한다. 도시를 숲처럼 거닐며 자연관찰을 일상화하는 멋진 삶! 드로잉은 그런 습관을 들이는 데 최적의 방법이며, 도시에서의 삭막한 삶에 물주기 기능을 하는 멋진 취미가 되어줄 것이다.
책에는 저자가 10년 가까이 그리고 기록해온 자연관찰 드로잉 작품이 500점 이상 수록되어 있다. 낙엽, 열매, 씨앗, 기타 등 4개 파트로 나누어 관찰의 힘이 오롯이 느껴지는 그림들과 함께, 그림 속 주인공인 나무와 풀, 혹은 작은 곤충들이 이 땅에서 다른 생명체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과 치열한 생존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초보자도 집에서 쉽게 연습해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저자만의 자연관찰 드로잉 훈련법을 정리해놓았다.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나무와 작은 생명체들에 관심을 가져보려 했지만 용어도 모르는 자연도감이나 복잡한 분류체계 앞에서 좌절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내가 사는 동네의 나무 종류를 파악하거나, 아이들과 산책하며 길에 떨어진 낙엽과 열매 이름 정도는 알려주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가장 쉽고 아름다운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꽃을 기다리다
도서정보 : 황경택 | 2018-10-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계절 내내 곁에 두고 함께 지켜보며 좋을 자연관찰 일기
황경택의 관찰-그리기 두 번째 책
이 책은 만화가이자 ‘숲해설가들의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황경택 씨가 두 번째로 묶어내는 자연관찰 드로잉 에세이이다. 저자는 그리기를 통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태 드로잉 강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15년 가을에 펴낸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가 독자들을 자연관찰 드로잉의 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 역할을 했다면, ‘꽃’을 주제로 겨울눈부터 가을꽃까지 사실상 우리 풀과 나무들의 한해살이를 촘촘히 기록한 이 책은 일반인들이 ‘식물 관찰의 눈’을 기르는 데 더욱 큰 도움을 준다.
꽃이 되어가는 온 과정을 그려내다
《꽃을 기다리다》라는 제목에서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꽃보다 기다림이다. 꽃은 분명히 식물의 한살이에서 하이라이트 단계이며, 종의 영원한 생존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나무라면 겨울눈에서 새싹이 돋아 무성하게 광합성을 해 꽃을 피울 때까지, 풀이라면 씨앗이나 잎 상태로 겨울을 이겨내고 땅 속 에너지를 끌어 모아 새 개체를 키워 올릴 때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그 시간들을 잘 견뎌내지 못하면 식물은 결국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풀과 나무들이 멋진 꽃을 피우기까지 자기 생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동안, 저자는 그것을 지켜보며 그림으로 다 기록했다.
사계절 식물 관찰의 길라잡이
꽃은 어느 계절에나 핀다. 봄, 여름, 가을, 심지어 남부 지방에서는 겨울에도 꽃이 핀다. 또한 꽃이 아닌 모든 시기에도 식물은 생명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에 이 책은 1년 365일 우리 풀과 나무들의 성장사를 기록한 책이 되었다. 나무마다 개성이 다른 겨울눈을 관찰하는 법, 잎을 매단 채 겨울을 나서 1년에 두 번이나 꽃을 피우기도 하는 로제트 식물 이야기,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식물들, 4월 신록의 눈부신 성장 일기, 봄부터 가을까지 순차적으로 피어나는 꽃들의 행진, 그리고 이름 모를 들풀들의 꽃과 매일 먹는 채소들의 꽃까지…. 다양한 주제로의 접근은 물론이고 시기별로 식물을 관찰하는 포인트까지 꼼꼼히 챙겨주어 사계절 곁에 두고 자연관찰을 배우기에 좋은 책이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는 것은 예쁘고 향기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면 그저 반가움을 넘어 신비로움과 관찰의 즐거움에 빠져들 수 있다. 암술과 수술을 갖추고 꽃가루받이를 통해 씨앗을 만드는 꽃은 말하자면 식물의 생식기이다. 저 혼자서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동물이나 자연현상을 이용해 꽃가루를 퍼뜨려야 하는 식물들은 저마다 크고 화려하고 향기로운 꽃으로 자신을 돋보이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꽃 피는 시기를 달리하거나 독특한 모양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꽃들도 있다. 따라서 꽃을 관찰할 때는 그 아름다움에만 현혹될 게 아니라 암술과 수술을 비롯한 꽃의 내밀한 기관들을 잘 살피고 거기에 담긴 생존전략까지 읽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꽃 한 송이를 해부해 구조도를 그려보고 그 꽃에 누가 찾아오는지도 기다려서 지켜보면 꽃마다의 비밀스러운 생존전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4,000 원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도서정보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2018-10-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결혼이주여성, 이주민이자 여성이라는 이중적 소수자
2017년 8월, 한 베트남 여성이 고향으로 돌아갔다. 2012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들어온 그는 결혼생활 6개월 만에 시아버지에게 강간당했다. (성폭력) 여성은 깊은 고민 끝에 시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지난한 재판 과정이 이어졌고 시아버지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 여성은 항소심 과정에서 또 다른 재판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모국에서 13살에 아동 약탈혼(빳버)을 당한 경험이 있는데 남편이 이를 알고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순식간에 성폭력 피해자에서 사기결혼의 가해자가 된 그는 끔찍한 과거를 다시 떠올려야 하는 것은 물론, 대중에게 사생활을 공개당해야 했다. 결국 그는 패소 판정을 받아 강제로 한국을 떠났다. 이 여성의 재판 과정은 한국 사회의 일천한 인권 지표를 보여주었다.
이 베트남 여성의 사례를 비롯해 총 일곱 명 여성들의 이야기에는 각각 통제, 경제적 착취, 물리적 폭력, 양육권, 자립, 체류권, 성폭력을 키워드로 이주여성이 한국에 와서 겪는 피해의 경험이 담겨 있다. 캄보디아에서 온 이주여성은 남편과 시어머니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하고 바깥 세계로부터 고립되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울 수 없었고,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차단당했으며, “외국인은 통장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남편의 말을 그대로 믿어 돈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통제) 또 다른 이주여성은 돈을 벌지 않는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부양하고도 일하고 받은 돈을 시누이에게 뺏기는 등 경제적으로 착취당했다. (경제적 착취) 물리적 폭력을 당해도 친정 가족이 옆에 없는 이주여성들은 갈 곳이 없다. 시어머니는 남편 편만 들고 신고를 받고 온 경찰도 화해를 권한다. (물리적 폭력) 자녀가 있는 이주여성이 이혼을 하게 될 경우에는 양육권 문제도 풀어나가기 쉽지 않다. 경제적으로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적절한 법적 조력도 받기 어려운 이주여성은 많은 경우 양육권을 빼앗긴다. (양육권)
‘생존자’가 되기 위한 노력,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서 스스로를 챙기고 새 삶을 시작하려는 이주여성의 노력은 감동적이다. 한 이주여성은 결혼하고 입국하자마자 가족으로부터 여권을 빼앗겼다. 그리고 늘 남편에게 체류 연장을 빌미로 협박당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체류 연장이나 귀화 신청은 남편이 신원을 보증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여성은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아 ‘귀화 불허 처분 취소 소송’을 청구한 것은 물론 이혼 후 ‘면접교섭권 소송’도 진행했다. 그는 “더 이상 무기력하게 내쫓기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면서 아이와 같이 살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체류권) 중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온 조선족 이주여성은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딸이 존경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 위해 한국어 교육은 물론 여러 가지 교육과정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그는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면서 “중국에서 왔다고 기대치가 정해진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며 자립 의지를 다진다. (자립)
물론 이들의 자립이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부설 쉼터는 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는 시민단체임과 동시에 친정 같은 곳이다. 쉼터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활동가와 전문가로부터 정서적·법적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한 직업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곳이다.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자녀도 같이 돌보며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새로운 친정 가족이 되어준다. 이주여성쉼터는 명절이 되면 더욱더 붐빈다. 명절에 찾아갈 친정이 없는 쉼터 입소 이주여성들은 물론, 자립을 한 이주여성들까지 자녀와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 한국 사회는 변한다
그리고 이들 뒤에는 활동가들이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선주민 활동가는 물론 당사자 활동가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데 당사자 활동가의 역할을 중요시하며 양성·활용하고 있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나라에서 온 활동가와 쉼터 입소 이주여성 사이에는 공감대가 빨리 형성된다. 피해 여성들이 겪는 이주 생활의 어려움을 당사자 활동가들 역시 겪었기 때문에 선주민 입장에서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도 도와줄 수 있다. 사실 당사자 활동가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일한다. 다른 단체들과 연대해 활동하려면 한국어에 능숙해야 한다. ‘이혼을 부추기는 곳’에서 일한다는 비난과 이주여성임을 알아차리고 함부로 대하는 이들의 반말과 욕지거리도 감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주여성이 활동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선주민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가들은 이주여성 인권활동에 더 많은 이주여성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이주여성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동질감이 활동의 이점이 될 뿐만 아니라 이주여성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그 효과가 강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사자 활동가들은 이제 이주여성만 돕는 것을 넘어서 활동하고 있다. 인종차별 철폐의 날,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촛불문화제 등에서 이주여성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들의 활동은 우리 사회의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데 힘을 보태고 소수자의 인권 향상을 위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민자’와 함께 살아갈 우리들의 자세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시행되고 ‘다문화’라는 말이 수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위한 갈 길은 멀다. 노력해야 할 이들은 이주여성의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이다. 이주여성들을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으로, 이들을 사회로 통합하려하기보다 ‘국경 관리’와 ‘통제’의 차원에서 관리하려는 시각은 이주여성이 소수자이자 약자로 살 수밖에 없는 근본적 원인이다. 이런 ‘배제’와 ‘차별’을 바탕으로 한 각종 법·제도들이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한국 사람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해서 한국에 정주할 권리를 바로 주지 않는다. 이주여성은 ‘결혼이민’ 비자를 받아 2~3년 주기로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 비자를 연장할 때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심사하는 것은 한국인 배우자와의 결혼 관계가 어떠한지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 배우자가 이주여성을 상대로 체류 자격 심판관처럼 굴며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 귀화 또한 쉽지 않다. 한국인 배우자와 법률상 혼인신고를 하고 2년 이상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3,000만 원 이상의 재산이 있어야 한다. 이 요건이 충족되면 또다시 면접 심사를 실시하고 품행 단정 여부도 판단한다.
무엇보다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편견과 선입관이 이주여성을 힘들게 한다. ‘피부색이 까만’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가난한 나라에서 온 열등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도처에 존재한다. 동정 어린 시선과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하라는 암묵적 느낌도 이주여성에게 상처가 된다. 동네 이웃들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한 이주여성의 경우 이웃들이 소개해주는 밭일을 겨우 일당 3만 원을 받고 했다. 딱하다고 일거리를 주면서 싼값에 이주여성을 부리려 했던 그들도 사실은 방관자이자 착취자였던 셈이다. 이제 우리는 ‘이민자’, 이주여성들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 온정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주여성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정책적·사회적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이주민이자 여성이라는 이중적 소수자로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이 나왔다. 이 책을 통해 가시화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며 함께 사회를 바꿔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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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나라 북한
도서정보 : 강진웅 | 2018-10-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주체의 나라, 그리고 민족주의 국가
북한 사회는 주체과학, 주체예술, 주체농법, 주체의학, 주체체육 등 모든 것이 주체로 통하는 ‘주체의 나라’이다. 김정은 정권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권력을 이어받아 주체의 전통을 그대로 지속하고 있다. 3대가 만들고 가꾸고 있는 주체사상은 민생단 사건에서 비롯되어 해방과 전쟁을 거쳐 중·소의 외압과 내부 파벌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김일성이 세운 이념이자 정치로서, 또한 김정일이 계승한 이론이자 과학으로서 김정은에게까지 계승되어 주민들의 일상에 침투한 신념 체계이자 규율된 정체성이다. 항일무장투쟁에서 주체 사회주의로 달려온 북한의 근대성에서 만주의 유격대 체제가 근대국가의 구조로 정착되었고, 세포가족이 가족국가에 통합되는 한편 적대계층에 대한 탄압과 전체주의적 폭압이 노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한국전쟁의 집합적 기억을 주조하며 반미주의의 철옹성을 쌓은 북한은 경제난 이후에는 선군정치와 고난의 행군을 벌여 핵 위기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고, 21세기 〈아리랑 축제〉의 향연을 통해 ‘불멸의 태양민족’의 후예로서 ‘강성대국의 건설’을 희원했다.
북한은 해방과 전쟁을 거쳐 국내외의 복잡한 정세에 맞서 주체와 반미의 나라로 발돋움했다. 1990년대 초부터는 ‘사회주의 없는 사회주의 국가’, 즉 온전한 민족주의 국가로 탈바꿈했다. ‘주체’의 얼굴을 발전시키며 폐쇄적인 민족주의 국가로 치달은 북한의 여정은 유격대국가, 가족국가, 반미국가, 생명정치, 전체주의, 극장국가 등의 모습이 다양하게 뒤엉켜 나타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저자 강진웅은 북한의 국가 권력을 관통하는 핵심이 ‘민족주의’라고 말한다. 곧 민족 독립과 내적 독재라는 ‘민족주의의 야누스’를 답습했다고 말한다. 민족주의는 한국전쟁 이후 주체 노선과 반미주의와 함께 발전했고, 소비에트 사회주의가 붕괴한 직후에는 더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민족의 얼굴을 한 주체 사회주의에 정착한 순간 북한은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다. 주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독자 노선을 추구하며 고립되어갔고, 장기적인 분단체제와 군사 경쟁으로 인해 경제가 기울었으며 외부의 적들과 싸우기 위해 내부 독재를 강화해야 했다. 두 얼굴의 민족주의에서 북한은 미래와 개방의 길이 아닌 과거와 폐쇄의 길을 택했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과거의 상처를 현재화하고 미래로까지 확장하려 했던 것이다. 다수의 제3세계 신생 독립국가들에서처럼 북한의 근대성은 독립을 위한 민족 자주의 길을 제시했으나, 국가 건설 이후에는 민족의 가치를 절대화하며 내부의 이단자를 탄압하는 독재의 길로 권력화되었다.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주의
1장은 북한에서 다양한 얼굴의 원초적 배경이 되는 주체사상이 역사적으로 발전해온 과정을 탐색한다. 구체적으로 주체사상이 항일무장투쟁에서 시작되어 사회주의적 애국주의와 주체 노선을 거쳐 우리식 사회주의와 조선민족제일주의라는 민족주의의 얼굴로 변화된 과정을 분석한다. 그동안 북한은 전체주의, 봉건왕정, 세습국가, 깡패국가, 범죄국가, 불가능한 국가 등 다양한 부정적 수식어로 회자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난으로 공장의 국가 재산을 빼돌려 인민재판을 받거나 목숨을 걸고 탈북한 후 중국에서 체포, 송환되어 강제노역에 처해지고 성경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공개처형을 당한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실상은 이제 그리 낯선 모습만은 아니다. 여기에 더해 연이은 핵실험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3대 세습은 서구와 한국 언론의 비난과 조롱의 표적이 되어왔다. 그러나 수많은 아사자를 낳고 부시가 붙여준 ‘악의 축’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도 북한 정권은 전근대적인 공포정치를 감행하며 미국과의 대결 속에서 선군정치를 강행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고모부를 하루아침에 숙청하고 이복형마저도 외국 공항에서 암살하는 등 벼랑 끝 외교로 위태로운 정권을 이어가는 북한의 모습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은 북한의 폭력성과 이에 대한 서구와 남한의 오랜 반감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닫힌 사회의 내면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접근 불가능한 사회를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노력과 함께 좀 더 큰 틀에서 그 사회를 다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제와 이념의 정당성 문제와는 별개로 우리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북한의 통치와 정권의 안팎을 동시에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 비상식적으로 보이는 북한의 행위와 체제가 그들 나름의 상식과 논리에서 관철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보천보전투, 토지개혁, 한국전쟁, 주체사상, 우리식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로 이어지는 북한의 역사적 경로와 정치적 논리를 따라가다보면, 내외의 비판을 무릅쓴 북한의 처절한 몸부림이 그들 나름의 내적 논리와 정당성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항일무장투쟁의 전통과 유격대국가
2장은 주체의 나라 북한이 유격대국가를 발전시키면서 항일무장투쟁의 전통을 사회적으로 재구성한 측면을 분석한다. 항일 빨치산의 혁명 전통은 권력의 신성화 작업을 통해 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었고, 북한 정권은 정치, 경제, 군사, 출판, 문예, 교육, 일상생활 등 사회의 전 분야에서 항일유격대의 전통을 계승하며 현재화하고자 노력했다. 1974년 김정일에 의해 제기된 ‘생산도 학습도 생활도 항일유격대식으로’라는 국가적 구호는 국가와 사회, 전 인민의 삶을 좌우하는 사상적 슬로건이었던 것이다. 항일무장투쟁의 전통은 국가의 지도 이념이자 규율의 수단이었고, 주민들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회문화적 현상이었다.
유격대국가의 또 다른 얼굴, 가족국가
3장에서는 유격대국가의 또 다른 얼굴로서 발전한 가족국가의 모습을 탐색한다. 국가와 사회의 내재적 순응과 통합을 이룬 가족국가의 모습은 유교문화적 접근의 논자들이 주로 분석한 탐색 대상이었다. 전통적인 유교문화가 사회주의의 근대성에 발현된 것으로 평가한 유교문화적 접근은 전통적인 효가 근대적인 충으로 확대되어 국가가 하나의 ‘사회주의 대가정’을 형성한 것으로 보았고, 이러한 국가-사회의 통합은 정치 권력과 유교문화가 공명한 결과로 해석되었다. 브루스 커밍스와 이문웅 역시 가족국가의 문화적 권력이 사회로 침투하여 국가와 사회, 국가와 개인의 내재적 순응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아래로부터 국가 권력이 정당화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국가와 사회의 내재적 통합을 이룬 가족국가 체제는 경제난의 시련을 겪으며 세포가족이 이탈하는 현상을 낳게 되었다.
반미주의와 미시파시즘
4장에서는 북한의 국가 권력이 반미주의를 통해 사회로 확장된 과정을 탐색하며, 반미 권력이 주민들의 일상에서 재구성된 미시파시즘을 분석한다. 전체주의적 접근에서 주로 묘사하듯이, 사회주의 국가 권력은 어떠한 잡음과 마찰 없이 관철되는 전지전능한 실체가 아니라 항시 내적인 긴장을 표출하는 역동적인 변화의 산물이다. 기든스의 지적처럼, 현대 국가의 전체주의적 통치totalitarian rule는 국가가 사회로 침투하여 개인을 지배하는 고도로 합리화된 통치 방식이었다. 자본주의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체제 역시 문명과 폭력을 내포한 모순적인 근대성의 역사를 보여주었다. 사회구조와 체계에서 개인의 정치적 의식과 행위로 이어지는 파시즘의 미시적 작동 방식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북한의 국가 권력 역시 폭압의 거시 정치를 행사했지만, 반미의 미시파시즘, 항일무장투쟁 전통의 합리화, 주체사상의 규율화에서 결국 드러나듯이 규율 권력의 기제를 동원한 미시 정치 또한 행사했다. 따라서 미시파시즘의 프리즘을 통해 북한의 반미 권력이 주민들의 삶에 어떻게 침투해 재생산되었는가를 경제난 전후를 비교하며 탐색해보고 있다.
사회주의 생명정치
5장에서는 북한의 사회주의 생명정치를 탐색한다. 소비에트 시스템에서 출발한 근대 북한의 체제는 주체 사회주의를 지향하면서 인구, 보건위생, 산업 경영, 주체 형성 등 근대 생명정치의 기제를 국가 건설과 사회 동원에 활용하고자 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주체사상의 지배하에서도 북한 정권은 과학적 국가 경영과 개인 주체의 규율적 통제라는 생명정치의 기제를 강화했고 이를 통해 서구의 근대국가가 지향했던 문명화를 실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6장에서 드러나듯이 북한의 사회주의 생명정치는 문명화의 이면에서 국가 인종주의를 야기하며 전체주의적 폭력과 굴라크 체제를 형성했다.
전체주의의 질곡
6장에서는 숙청, 처벌, 감시, 통제로 이어지는 북한의 얼굴 중 가장 어두운 단면인 전체주의의 모습을 분석한다. 북한은 야누스적 근대성, 문명화, 생명정치 속에서 폭압의 권력을 배태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극단화되어 공개처형 등 전근대적인 처벌의 방식으로 이어졌다. 소비에트 시스템에서 사회주의 생명정치를 추구하며 주체의 인간형을 창출하려 했던 북한 역시 전체 인구를 과학적으로 통제하며 주민들을 전방위로 동원하는 가운데 외세와 외세에 기댄 내부 파벌들과 정치적 이방인들을 ‘열등한 인종’으로 규정해 말살하는 폭압의 권력을 행사했다. 탈북의 물결과 공포정치의 전횡에서 드러난 북한의 사회주의 근대성은 생명 권력의 야누스와 전체주의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극장국가의 명암
7장에서는 북한의 국가 권력이 문화를 활용해 상징적으로 사회를 동원하는 극장국가의 얼굴을 탐색한다. 1970년대 초 영도예술에서 비롯된 북한의 극장국가적 특성은 현재 대내외적 위기를 돌파하며 유격대국가의 자부심을 형상화하는 〈아리랑 축제〉에서 잘 드러난다. 태양민족의 위대함을 설파한 극장국가의 의례와 공연은 21세기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장관의 권력을 구가하며 주민들을 재결집하고 있다. 식량난과 핵 위기 상황에서 전체주의적 폭압의 기제를 강화하는 한편 의례문화에서 생성된 상징 권력을 통해 유격대국가의 위상을 회복하며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난의 시련
8장에서는 경제난의 시련을 거치며 변화한 북한 사회의 모습을 분석한다. 유격대국가, 가족국가, 극장국가 등의 얼굴을 드러낸 북한의 체제는 1990년대 중반 주민들의 대량 아사와 탈북 사태를 빚은 식량난이라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로써 북한 체제에 중요한 분기점이 형성된다. 유격대국가의 폭력성이 노골화되고 가족국가의 세포가족이 이탈하면서 철옹성 같은 반미 권력이 이완되기 시작한 것도 모두 이 때문이었다. 이 책의 인터뷰 응답자들 대부분은 식량난 이후에 북한을 탈출했고, 순수하게 경제적인 이유로 탈북한 응답자들이 전체의 반을 차지한다. 8장에서는 경제난의 여파와 함께 변화된 북한의 사회상을 살펴보고,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삶과 정체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한국 사회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정체성
1990년대 이후 북한의 식량 위기는 동북아시아에 수많은 탈북 난민을 양산해왔고 이들 대부분은 한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2017년 현재 약 3만 명의 북한 이탈 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명시되어 있듯이 한국 정부는 북한을 대한민국의 일부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한국의 법적 시민권을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법적, 정치적 시민권의 문제와는 별개로 탈북자들은 국가와 개인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더 복잡한 사회적 과정을 거치며 실질적인 한국 시민이 된다. 혈통을 중심으로 한 법적 시민권과 별개로 실제 현실에서 탈북자들의 사회적 시민권은 다양한 방식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냉전에 기반을 둔 남북 관계가 지배적이었던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정부는 ‘자유귀순용사’로서 탈북자들을 정치적으로 환영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그 이면에서는 ‘괴뢰 적성국가’의 국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병행했다. 그러나 식량난 이후 급증한 탈북자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거버넌스에 중요한 변화가 일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탈북자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계속 축소되었지만 대신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탈북자들의 자립적 정착을 지원하는 거버넌스가 새롭게 모색되었다. 소수의 정치적 망명자들에 대한 기존의 보안기관 중심의 하향식 지배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시민사회의 확장된 네트워크 안에서 탈북자 개인의 삶을 관리하는 미시적 규율의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9장에서는 이러한 거버넌스하에서 한국 사회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정체성을 동화, 통합, 혼돈, 저항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한반도의 냉전적 분단체제, 한국과 북한
10장은 분단체제와 남북 관계라는 틀에서 한국과 북한의 문제를 다룬다. 냉전과 탈냉전의 역사적 굴곡을 거치며 북한은 남한과 화해, 협력을 추구하면서도 경쟁하고 반목해왔다. 1972년 남북공동성명과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핵실험에서 촉발된 갈등에서 드러나듯 남북한은 여전히 분단정치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뿔 달린 공산 괴뢰’와 ‘미제 승냥이 놈들’에 대한 상호 간 악마화는 한반도의 냉전적 분단체제를 상징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는 2000년대 초반 남북 화해와 통일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를 낳은 신냉전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10장에서는 냉전과 탈냉전을 거친 남북 관계 및 민족 갈등과 화해의 문제를 다루며 동아시아의 국제 관계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성찰하고 21세기 다문화 한국의 변화에서 탈북자들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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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맥주 여행
도서정보 : 백경학 | 2018-10-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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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에서 맥주 마니아가 되다
언젠가부터 맥주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자리 잡고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맥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맥주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예쁜 디자인의 것을 골라 마시다 문득 궁금해진다. 이 맥주는 어느 나라 맥주지?
우리가 편의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맥주들을 이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유럽 맥주 여행』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시원한 맥주를 한 잔 손에 들고 맥주로 유명한 유럽 국가들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맥주를 맛보고 문화, 역사, 인물을 탐방한다. 이 책의 저자 백경학은 소문난 맥주 덕후이자 마니아다. 그는 CBS, 한겨레신문,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한 언론 재단의 지원으로 뮌헨대에서 독일 통일 문제를 연구할 기회를 얻어 온 가족이 함께 독일에 머무르게 되었고, 그때부터 맥주 덕후의 길이 열렸다. 아내와 나란히 앉아 공부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슈바빙 거리의 비어가르텐에서 마시는 맥주가 그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 딸은 어려서부터 부부의 맥주 파티에 동참하더니, 각국을 대표하는 맥주를 다 외우고는 ‘백세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뮌헨에 머물 때 자주 찾던 슈바빙의 오래된 맥줏집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문학가 하인리히 뵐과 토마스 만의 자취를 발견한 것을 계기로, 중세 맥주 양조술의 전통이 남아 있는 수도원과 맥주 공장을 순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독일에서 3년을 보낸 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독일에서 만난 동료와 함께 국내 최초로 하우스맥주를 생산하는 맥줏집 ‘옥토버훼스트’ 종로점을 열었다. 그게 벌써 15년 전인 2003년의 일이다. 현재는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비영리단체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유럽 역사 속 맥주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그의 맥주 여행은 여름휴가 때마다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맥주 안내서가 아니다. 글에는 다분히 기자로서의 분석적인 시각과 함께 인문학적인 배경지식이 녹아 있다. 맥주의 맛이나 특징을 소개하기보다는 유럽 역사 속에 녹아 있는 눈과 코와 입이 즐거운 맥주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이 그의 주된 관심사다.
유럽사 속 맥주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고대 맥주에서 수도원 맥주까지
그렇다면 사람들은 언제부터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그 시초는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리와 밀이 발효된 술을 발견한 이집트인에게 맥주는 신이 주는 선물과도 같았다. 보릿가루와 야자열매, 캐머마일 잎사귀를 버무려 며칠을 두면 고소한 냄새가 나는 액체 위로 누런 거품이 넘쳐흘렀다. 그들은 사후 세계에서도 맥주를 마신다고 생각해 피라미드에 맥주를 넣어두기로 했다. 맥주는 계급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다. 또한 단순히 기호품을 넘어 화폐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노동의 대가로 맥주를 지급받기도 했다. 지위에 따라 맥주의 양과 도수가 달라졌다.
수메르인들 또한 우연히 맥주를 발견해 마시게 되었을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맥주 제조법은 수메르의 것으로, 기원전 1800년에 만들어진 점토판에 새겨진 ‘난카시 찬가’에 그 제조법이 남아 있다. 인류 최초의 맥주 레시피인 셈이다. 인류 최초의 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야만인 엔키두가 빵과 맥주를 먹고는 비로소 사람이 되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로마의 군인이자 정치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기원전 44)의 이야기에도 맥주가 빠지지 않는다. 도시국가였던 로마를 세계적인 제국으로 이끈 카이사르는 갈리아 지방을 순시할 때 원주민인 켈트족이 밤마다 모여 이상한 음료를 마시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카이사르는 『갈리아 전기』에 이렇게 기록했다. “켈트인들은 오크나무로 만든 둥근 통에 든 보리로 만든 이상한 술을 즐기고 있다.” 와인이 아닌 오줌 빛의 밍밍한 술을 마시는 켈트인들의 모습이 당시 카이사르에게는 야만인의 문화로 보였을 것이다. 로마인들은 맥주를 우습게 봤다. 그러다가 맥주는 중세 게르만 시대를 거치면서 대중적인 술로 변모하게 된다. 맥주를 널리 보급한 사람은 서유럽 대부분 지역을 정복해 정치적·종교적 통일을 이뤄낸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카롤루스 대제(742?~814)였다. 그는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전쟁 때만큼은 달랐다. 전쟁터에 맥주 오크통을 가지고 다닌 그에게 맥주는 전술적 무기였다. 병사들과 만취할 때까지 마시고는 무서운 괴력을 발휘해 대승을 거두었다.
카롤루스 대제는 유럽 곳곳에 세워진 수도원 30여 곳에 맥주 양조 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수도원에 일반 양조장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리까지 주었다. 수도원 양조장의 명성은 성지 순례자들의 입을 통해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 독일 트라피스트 수도원 등이 대표적이다. 중세 때부터 이어져온 수도원 맥주의 전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1204년에 세워진 벨기에 수도원 맥주인 레페, 프라이징 수도원에서 현재 뮌헨공대 양조학과로 이어져 생산되는 바이엔슈테판, 수도원에서 민간으로 상표권이 넘어간 파울라너와 프란치스카너 등이 중세 수도원 맥주의 전통을 잇고 있다.
영국은 펍, 독일은 비어가르텐으로
유럽에서는 다양한 맥주 관련 축제가 열린다.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장소와 시기를 알아보고 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이 매년 9월 셋째 토요일에서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다. 독일에서는 매년 3월, 새로 메르첸비어를 빚는다. 메르첸비어는 옥토버페스트가 시작되는 9월에 대비해 봄에 새로 수확한 보리와 밀로 빚는 옥토버페스트용 맥주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뮌헨에서 열린 막시밀리안 1세의 왕태자 루트비히 왕자와 작센의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에서 유래했다. 공주의 이름을 딴 테레지엔 광장이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텐트촌이 되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국적불문 옥토버페스트는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영국과 아일랜드로 갈 경우, 맥주를 마시는 장소는 ‘펍pub´이다. 우리말로 하면 선술집이다. 펍의 기원은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간다. 영국을 정복한 고대 로마 군인들이 도로 정비에 나섰을 때 그들에게 술을 파는 선술집에서 펍이 생겨났다. 중세 시대 십자군 전쟁에 참가해 동방 원정에 나선 기사들이 묵었던 여인숙도 훗날 펍으로 발전했다. 펍이 주로 서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곳이라면 독일의 맥줏집은 맥주와 요리를 함께 즐기는 음식점의 형태다. 특히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맥주를 즐기는 야외 카페 ’비어가르텐‘이 등장한다. 그림 속에 맥주를 담은 수많은 작품 가운데 막스 리베르만의 「뮌헨의 비어가르텐」이 비어가르텐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아일랜드인에게 맥주는 영혼과도 같은 존재다. 맥주 없이는 아일랜드 문학이 탄생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일랜드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행복한 왕자』와 『걸리버 여행기』는 읽어봤을 것이고, 부드러운 흑맥주 기네스도 알 것이다. 기네스 맥주에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버나드 쇼, 사뮈엘 베케트,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등 당대 문인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최초로 동성애자라는 죄목으로 징역을 살았다. 그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통해 “맥주와 성경, 그리고 7대 죄악이 영국을 이 꼴로 만들었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 그에게 허락된 유일한 특권은 몇 개비의 담배와 약간의 맥주뿐이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맥줏집, 뮌헨 호프브로이하우스
뮌헨에 가면 뮌헨을 대표하는 6대 맥줏집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중에서도 특히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빼놓고는 독일 맥줏집을 이야기할 수 없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1516년 ‘맥주 순수령’을 발표한 빌헬름 4세의 손자 빌헬름 5세가 1591년 뮌헨 한복판에 세운 왕궁 직영 맥주 공장이다. 처음에는 왕과 귀족만이 출입할 수 있었지만 1830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맥주 순수령은 가짜 맥주를 근절하고 질 좋은 맥주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맥주의 순수성과 품질을 지키고자 하는 당시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19세기 북부 독일은 신선한 맥주를 빚기 위해 시냇가에서의 시민들의 배변 활동까지 제한할 정도로 순수한 맥주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소위 ‘핫플’이었다. 특히 히틀러는 호프브로이하우스를 사랑했다. 히틀러는 딱히 애주가가 아니었음에도 꼭 모든 집회를 이곳에서 열었다. 그의 첫 연설 무대 역시 호프브로이하우스였다. 그에게 맥줏집은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을 선동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소였다. 나치 창당식, 중요한 정치 행사, 심지어 뮌헨 폭동 때도 예외 없이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렇듯 당시 독일인들에게 맥줏집은 단순히 술집을 넘어 정보를 교류하는 역할을 했다. 모차르트 역시 호프브로이하우스와 인연이 깊은데, 그는 성인이 되면서 아예 뮌헨으로 이주해 호프브로이 근처에 살면서 가게의 단골이 되었다. 모차르트의 작품 「이도메네오」 「가짜 여정원사」 등도 이때 작곡했다고 알려진다.
그 외에도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며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아우구스티너 켈러, 옥토버페스트 때 가장 화려한 텐트를 여는 것으로 유명한 하커 프쇼르, 이탈리아 성인 프란체스코 디파올라를 기리는 수도원이 운영하는 파울라너, ‘사자 양조장’ 뢰벤브로이, 매년 전통적으로 옥토버페스트 개막을 알리는 슈파텐 등이 있다. 고대 맥주의 발견에서 뮌헨의 6대 맥줏집까지, 본격적으로 유럽 맥주 산책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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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춤과 훈장
도서정보 : 정지용 | 2018-10-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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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민주주의 애국 여성들이라고 간지름을 아니 탈 리가 있으랴마는, 모이는 곳이 도색유희장 댄싱파티나 퇴폐한 연기와 음탕한 공기층이 아닌 것만은 절대로 보증할 수 있다.
구매가격 : 1,000 원
로미오와 줄리엣
도서정보 : 김내성 | 2018-11-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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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눈물겨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원수의 가문 자식으로 태어난 운명적이며 지상명령인 사랑을 완성하기 위하여 그들 두 사람의 젊은 영혼이 걸어갈 길은 죽음이었다.
구매가격 : 2,000 원
몸을 씁니다
도서정보 : 플로랑스 비나이 | 2017-04-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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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조물조물 마시지하고, 좋은 기운으로 다시 채우는
소프롤로지 일상운동법 121가지
소프롤로지(sophrologie)는 우리말로 ‘정신집중효과-학(學)’으로 번역된다. 스페인의 정신분석학자인 알폰소 카세이도 박사가 1960년대에 체계화한 학문으로, 서양의 신체 이완법에 동양의 명상 기법을 접목해 만든 종합적인 의식의 과학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많이 연구되고 회합을 통해 전수되고 있으며, ‘정신을 치유하는 작은 요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저자 플로랑스 비나이는 20년의 연구실습 경험을 통해 우리 몸의 움직임을 연구했고, 이 책은 그 산물이다.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만으로도 활력과 평정을 되찾아 삶을 개선하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하루 중 몇 번이고 실행할 수 있는 121가지 소프롤로지 일상운동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이 기법들은 바쁜 현대인들이 균형 잡힌 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더 나은 호흡을 하거나 자기 몸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동하는 버스 안이나 지하철에서든 직장, 길, 집, 침대 위에서든 상관없다. 3분, 5분, 10분 동안이라도 몇 가지 기법을 실행하고 나면 다시 행복하게 살아갈 힘이 솟구칠 것이다.
이 간단하고도 유희적인 기술을 통해 독자는 몸과 마음, 감정과 행위의 균형과 평안을 도모하는 새로운 생활습관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자기 안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신체적 잠재력과 삶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자원들을 인지하고, 그 덕분에 기계처럼 일하면서 사는 방식을 멈출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과 상상력이다. 독자들은 느리고 깊게 호흡하면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대부분 기법에 상상력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마음속의 분노, 고통, 긴장, 스트레스 등 부정적인 것들을 떠올려 몰아내고 아름다운 장면이나 좋아하는 배경, 향기, 색깔 등을 상상하면서 훈련한다. 이렇게 하면 몸만 움직일 때보다 심리안정 효과가 훨씬 크다.
책 속에 나오는 기법들은 모두 혼자서 할 수 있으며, 상당수는 직장과 대중교통수단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짬짬이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작은 책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마음이 불안정하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혹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무거워진 머리를 훌훌 털어버리고 싶을 때에도 일종의 자가 심리치료를 하듯 따라해 보면 좋다.
현대인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집단, 국가적 상황에 따라, 혹은 그 구성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주 분노하고 상처받고 불안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일상에서 무너진 정신을 추슬러 평상심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현대인들의 생활 속 다양한 위기들에서 이 책이 슬기로운 대응책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역자 추천사 중에서)
구매가격 : 9,500 원
여행자를 위한 도시인문학, 부산
도서정보 : 유승훈 | 2018-10-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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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더 사랑하게 되는 로컬의 재발견!
여행지를 넘어 그곳에 사는 사람의 역사와 문화를 생각하게 하는 책.
부산에 가면 보통 해운대 바다를 빼놓지 않는다. 식도락을 위해 부산역에서 가까운 깡통시장의 맛 투어를 다니기도 하고, 영화의전당과 대형 쇼핑몰들이 있는 센텀시티에서 세련된 시티 라이프를 즐기기도 한다.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한 장소로 산꼭대기 감천문화마을을 찾아가거나 싱싱한 멸치를 사기 위해 산지인 기장군까지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부산에 대해 하나둘 알아갈수록 가봐야 할 장소는 하나둘 더 늘어난다. 그러나 그것으로 되었을까? 갈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상점들은 알아보는데 현지에서 만나는 ‘부산 사람’은 영 낯설기만 하다면 그것은 과연 좋을 여행일까?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는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들이 품고 있는 공간의 서사성과 그것이 사람들의 삶에 섞이면서 빚어낸 문화에 대해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 책이다.
저자는 부산을 ‘문화 용광로와 같은 바다도시’라고 규정한다. 대표적인 해상 관문으로서 역사의 고비마다 외부 문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기존 문화와 융합해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온 부산은 어느 지역보다도 문화적 변천을 많이 겪은 도시이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부산을 가장 부산답게 만드는 자연 지리적 경관을 찾아 그 속에 녹아있는 인문적 이야기를 들려주고, 2부에서는 오늘날 부산을 대표하는 맛과 멋의 역사를 밝힌다. 3부에서는 ‘조선시대의 부산’이라 할 수 있는 동래 지역을 돌아보고, 4부에서는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항구에서 출발한 근대도시의 족적을 훑는다. 3~4부에 소개된 공간 중에는 지금은 존재하는 않는 것도 많다. 개항기 이전의 역사는 일제에 의해 지워지고, 일제 때 역사는 전후세대에 의해 급격히 지워진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나 “인문 여행에서는 남겨진 공간 자체보다는 역사성을 살피는 일이 더 중요하다. 빈 땅을 문화재인 사적이나 기념물로 지정하는 것도 그런 뜻이 아니겠는가.”(107쪽)라며 인문 여행의 의미를 되새긴다.
5부에서는 한국전쟁 때 ‘피란도시’로서 역할을 했던 부산의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비교적 생생하게 그려진다. 요즘 인기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부산의 오랜 산동네들(감천문화마을, 아미동 비석마을, 흰여울문화마을)과 산복도로, 국제시장,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보수동 책방 거리, 영도다리 등… 지금 세대들에게도 익숙한 공간들에 얽힌 지난했던 삶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는 듯하다. 또 6부에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산의 인물들과 함께 ‘부산의 정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1부에서부터 6부까지의 글을 쭉 훑고 나면, 이전에 가보았던 부산의 공간들이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되고 마음에 되새겨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은 후 마음에 드는 장소들을 포인트로 찍어 ‘걸어서 부산 인문 여행’을 스스로 계획하고 다시 떠나보라고 권한다. 더불어, 저자가 추천하는 5가지 코스도 함께 소개했다. #1 조선의 부산을 느껴보는 동래 투어, #2 부산의 원류를 찾아 떠나는 부산포 기행, #3 개항에서 식민까지 부산의 근대 만나기, #4 피란수도 부산 걷기, #5 초량동 산복도로 나들이, 이상 5가지이다. 모쪼록 이 책이, 부산을 방문하는 많은 이들에게 그 도시를 더욱 속 깊게 이해하고 낯선 부산 사람들까지 따뜻하게 끌어안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다음 편은 전주로 떠날 예정이다.
구매가격 : 10,800 원
나를 지키는 연습
도서정보 : 코이케 류노스케 | 2018-04-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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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치여 일상이 힘겨울 때
관계 맺기가 두렵고 버거울 때
나를 위해 실천하는‘나를 지키는 법’
◎ 도서 소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 대표작 ‘연습’ 시리즈,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 기념 특별판 출간
관계 맺기가 두려울 때 〈나를 지키는 연습〉
일본과 한국에서 ‘생각 버리는 법’에 대한 강연과 책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코이케 류노스케의 ≪화내지 않는 연습≫. 불행한 감정과 고통스러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인간의 고통을 찾아 떠난 여행 끝에서 발견한 스스로를 속이는 괴로움. 이 괴로움은 우리를 둘러싼 부정적인 생각이나 말, 행동의 패턴에서 비롯된다. 나쁜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즐겁고 행복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괴로움을 버리고 나를 지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일본의 혜민 스님으로 알려진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과 함께 배우는 나를 지키는 삶의 기술. 2010년 한국어판 초판 발매 이후 100만 명의 독자들이 선택한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8년 만에 특별판으로 만난다.
나와 당신 사이에 필요한 적당한 거리
관계의 사슬에서 벗어나면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인간을 괴롭히는 생각의 중심에는 관계에 대한 피로가 있다. 가족과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심지어 내 안에서 일어나는 나와의 관계까지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피로를 덜 수 있는 방법으로 타인 혹은 부정적인 자아상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고 제안한다.
가족과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흔히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며 사소한 부분까지 간섭하기 쉽다. 자녀가 스스로 독립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서도 부모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취업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간섭은 끝이 없다. 가족은 누구나 가장 먼저 맺는 관계의 시작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가족 간에 소유욕을 버리고 진정한 관계를 형성해야 사회에서도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무소유, 즉 ‘버리기’의 시작이다.
3,000년 부처가 남긴 삶의 지혜도
다름 아닌 ‘나를 지키는 방법’
스님이 제안하는 ‘나를 지키는’ 방법은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대부분이다. 1부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교제를 바로 잡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2부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극기’할 때 참 행복과 만족이 따라옴을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비로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객관적으로 인식함으로써 괴로운 생각을 버리는 연습에서 한 걸음 나아가도록 한다.
≪나를 지키는 연습≫의 내용은 개인의 의지를 스스로 조절하고, 생각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자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사람의 생각이란 늘 끝도 없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 미련한 수레바퀴를 스스로 끊어내지 못하면 오늘은 어제의 후회로, 내일은 또 오늘의 후회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고민은 인간의 탄생 이래로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제 이 책 속에서 만난 잠언들로 장황한 생각을 늘어놓는 머릿속을 하나하나 정리해나가면 어떨까.
◎ 본문 중에서
특히 부처처럼 유명한 사람은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일부 사람들에게는 칭송을 받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센 비판과 중상모략을 받아야 했다. 이는 불전에도 잘 기록되어 있다. 자신의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나게 된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는 천차만별이다. 수다쟁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싫어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호불호의 감정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좋은 것’이 다른 누군가에는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
―p.22【비난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인간이 아무런 조건 없이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조건 없는 사랑은 갈구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는 한탄하지 말고 이를 충분히 이해하며 경계하라고 했다. 이해타산적이지 않은 진정한 우정이나 애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람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지 않는다. 이를 이해한 다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마음의 평온을 찾는 길이다.
―p.33~34【어른이 된다는 것】
지금부터라도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을 연습 상대로 ‘소유욕’을 버리고,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지 않으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비로소 앞으로 만날 사람과 친해지고 파트너가 되어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무소유’의 다른 말은 ‘버리기’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움직이려 들지 말고, 돈이든 물건이든 사람에게든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p.36【마음을 채우는 감각의 능동태】
이렇게 분노가 분노를 낳는 동안에, 성격은 점점 더 비뚤어지고 감정은 꼬여만 간다.
불교에서 권하는 대처 방법은, 억압과 발산이라는 길이 아닌 제3의 길, 즉 ‘응시’이다. 이때 우리가 응시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이다.
만일 화가 치민다고 생각되면, 이 ‘화가 치민다’를 따옴표로 묶어버린다. 그다음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한다,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한다…’라고 되뇌며 마음속으로 외운다. 그러다 보면 지금 화가 치민다는 것은 단순한 생각일 뿐이고,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된다.
―p.43【가족이니까, 가족이어서】
‘진정한 친구’란 어떤 사람을 말할까? 부처는 네 종류의 ‘친구인 척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 ‘그런 사람은 진정한 친구가 아니므로 주의하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가와서 일방적으로 원하기만 하는 사람, 말만 앞세우는 사람, 상대방이 들으면 기분 좋은 말만 하는 사람, 재산을 축내는 사람, 이렇게 네 종류의 사람이다.
앞의 네 종류의 사람은 경전 세 번째의 ‘눈앞에서는 항상 당신을 칭찬한다’에 포함되는 네 가지의 유형을 의역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사람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는, 거꾸로 생각하면 ‘당신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사람이야말로 곁에 두어야 할 사람’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p.62【우리는 진정한 친구일까?】
원래 논리 자체는 간단명료한 것이며 자의식이나 감정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개운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마음의 의지가 명확하고 논리적인 사람은 말을 간결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논리로 설득하려는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으며,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한다. 이런 간결함은 사물의 인과관계, 즉 원인과 결과를 넓은 관점에서 조망한 다음 깔끔하게 정리하는 힘에 의해 뒷받침된다.
―p.73【좋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려면】
우리는 옆집에 사는 사람이 내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거 참 시끄럽네’라며 불평한다. 부처는 이런 상태를 악마의 ‘군 대’가 공격해왔다고 비유한다.
군대가 갑자기 쳐들어와서 우리의 마음을 공격하는 것이 다. 사실 공격해온 군대는 ‘소음’이 아니다. 소음을 싫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마음은 괴롭지 않다. 마음이 공격당하지도 않는다. 소음 자체는 ‘좋고 싫음’이 없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소음=나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괴로워지고, 그 순간 악 마의 공격이 시작된다. 즉 악마란 ‘소음’이 아니라 소음을 계 기로 마음에 생겨난 ‘불만’이다.
―p.87【악마의 군대는 어디서 오는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른과 아이에게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연인이나 친구 사이, 상사와 부하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가령 화가 난 사람에게 짜증나는 말투로 ‘넌 왜 항상 화를 내는 거니? 좀 조용히 할 수 없어’라고 말하면 설득력이 있겠는가.
화를 내면 안 된다고 말하는 본인이 이미 짜증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듣는 사람은 ‘내가 화를 내서 너한테 손해가 되니까 그러는 거야’라며 오해하게 된다.
―p.102【가슴에 손을 얹고, 나를 돌아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언제 거짓을 말하고 싶은가? 아마도 자신에게 이 익이 되거나 남에게 그럴싸해 보이거나, 결점을 감추고 싶을 때 거짓을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부처는 “강한 마음의 소유자는 일부러 거짓을 입 밖에 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거짓은 왜 나쁠까? 거짓을 말하면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고, 거짓이 들통나지 않도록 논리의 아귀를 맞춰야 한다. 모순된 말을 하게 되면 거짓이 들통나 망신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15【선의로도 부담이 되는 거짓말】
이번 장에서는 ‘업’에 대해 다루려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업이란 ‘마음에 축적되어 다음에 생길 감정을 낳는 에너지’를 말한다. 업은 과거부터 끊임없이 원인과 결과가 연쇄적으로 엮여서 새로운 감정을 낳는다.
쉬운 예로 도둑질을 하면 경찰에 잡히는 것도 원인과 결과지만, 업이란 이런 대략적인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뭔가를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행동하면 어떤 인상이 마음에 새겨진다. 이 에너지의 여파는 다음의 감정을 낳고, 그 결과로서 좋은 감정 혹은 나쁜 감정이 당신에게 초래된다는 것이다.
―p.124【작은 불씨가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 때문에, 상대방을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또한 서로가 나누는 말의 질이 너무 가벼운 나머지 외로움은 더 커진다.
처음부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처음의 충동적인 외로움을 마음에 두고 고독을 참아내는 동안 그 외로움도 끝나게 될 것이다. 외로움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다른 사람과의 ‘연결’만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은 고독이나 외로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은 고독에 대한 내성을 잃게 만든다. 그래서 외로워질 때마다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며 ‘연결됐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 대한 요구나 기대는 점점 커져가는데 충족되지 않을 때 초초하고 불안해한다.
―p.133【다만 한순간 연결되는 우리 각자의 우주들】
세상일은 흘러가는 방향대로 흘러간다. 정해진 대로 돌아간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만해서 일어난다. 이런 사실을 수용하고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 것이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과정이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과정이란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는 자유가 없고 노예와 같다는 현실을 깨닫고 이런 끔찍한 현실을 자각해나가는 여정이다. 깨어 있지 못한 채 ‘나는 자유다’라고 꿈꾸는 로봇의 상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자유가 없다’는 사실을 하나씩 깨달아가면 결과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무아’의 에센스다.
―p.155【아, 꿈꾸는 컴퓨터였구나】
그러나 ‘나는 할 수 있다’, ‘괜찮아’, ‘하자’ 등은 결코 현실이 아니다. 현실에 없는 허구를 만드는 것이 ‘생각’의 기능이다. 이는 현실에서 마음을 유리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하자’라고 외친다고 해서 집중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마음에 ‘하자’라는 강박관념만 생겨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치고 힘들어질 뿐 잘되지 않는다. ‘하자’는 말을 계속 반복함으로써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점에서는 집중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행동 그 자체를 인식하기보다 ‘하자’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사로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실에 없는 허상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어 자신의 뇌 안에 갇히게 된다.
―p. 180【내일의 답을 품고 있는 오늘】
잘 생각해보면 사실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이런 것을 할 수 있으니까 나는 멋지다’, ‘누군가가 내 의견에 찬성해줬으니까 나는 훌륭하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만일 저것도 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나 멋질까’ 등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자신에게 ‘조건을 붙이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생기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해질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한 평온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잘하면 나를 인정해준다’는 조건을 붙여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고 자신을 언제나 협박하기 때문이다.
―p. 220【자신감은 약해도 평정심은 강한 법】
구매가격 : 12,800 원
알렉산더 해밀턴
도서정보 : 론 처노 | 2018-05-08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추천사
“알렉산더 해밀턴은 이상하리만치 저평가되는가 하면 때로는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론 처노가 신중한 조사를 통해 놀라울 만큼 완전하고 멋들어지게 내놓은 이 전기를 통해서라면 해밀턴에 대해 저질러진 결례들도 곧 과거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뛰어난 연구서다! 처노의 책은 해밀턴의 사상과 행동을 놀라울 정도로 색안경 없이 바라본다. 이 책에는 언제나 실제로 행동했고, 언제나 쉽지 않은 목표를 추구했으며,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악마들에게 시달리던 한 남자의 소용돌이가 담겨 있다. ‘해밀턴은 훌륭한 사람이었으나 훌륭한 미국인은 아니었다’는 말이 있지만, 처노가 그린 해밀턴은 훌륭한 사람이자 훌륭한 미국인이다.”
에드먼드 모건, 「뉴욕 도서 리뷰」
“알렉산더 해밀턴은 조지 워싱턴이나 토머스 제퍼슨 등 그가 모셨던 여타 건국의 아버지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론 처노의 훌륭한 이 전기는 확실히 그 판도를 바꾸어놓을 것이다.”
존 프리먼, 「타임아웃 뉴욕」
“론 처노가 이 위대한 전기에서 지적하듯, 해밀턴은 초기 미국 정치의 신동이었다.”
「이코노미스트」
“계몽주의자이자 반동자였던 건국의 아버지 해밀턴의 놀라운 생애! 『알렉산더 해밀턴』은 훌륭한 글솜씨와 수많은 매력들이 넘쳐나는 책이다. 오늘날 출판된 최고의 해밀턴 전기이자 모든 전기 작가들의 모범이 될 책.”
「키르커스 리뷰」
“『금융 제국 J. P. 모건』 『바르부르크 가문』 『부의 제국 록펠러』와 존 D. 록펠러 전기의 저자인 론 처노는 근대 미국을 건설한 다른 그 누구보다도 많은 일을 해낸 건국의 아버지 해밀턴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어주었다. 이 책은 해밀턴을 무게 있게 담아낸 전기다.”
마이클 린드, 「워싱턴포스트」
◎ 출판사 서평
뮤지컬 〈해밀턴〉의 역대급 대흥행!
미국은 왜 지금 알렉산더 해밀턴에 열광하는가?
미국의 초대 재무부 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것도 아니었고 자신의 업적을 빛내줄 번듯한 전기 한 권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그의 생애가 사후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해밀턴〉이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뮤지컬·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11개 부문 수상을 비롯해 그래미상, 퓰리처상, 에미상 등을 휩쓸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는 중이다. 뉴욕, LA, 워싱턴, 런던 등 공연하는 도시마다 예매 시작 24시간도 채 되기 전에 매진 사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온라인 대기자만 해도 10만 명이 넘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도 재임 시절 두 번이나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무엇이 미국을 넘어 세계인들을 알렉산더 해밀턴에 열광하게 만들었는가? 알렉산더 해밀턴은 누구인가?
다른 그 어떤 건국의 아버지들도
한 국가의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국력에 대해
이토록 명확하고 선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 역사상 대통령에 오르지 않은 정치적 인물들 중 가장 중요한 존재일 뿐 아니라, 심지어 수많은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크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인이었다. 영국과의 전쟁으로 빚더미에 올라 있었던 신생국가의 살림을 떠맡아 예산제도와 조세제도 정비, 중앙은행 설립, 장기채 발행, 연안 경비대 창설 등 헌법 제정과 재무 구조의 기초를 놓았으며, 헌법해설문 ‘연방주의자The Federalist’를 직접 집필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카리브 해의 작은 섬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독립전쟁에 참전해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최측근 참모로 활약한 후 변호사가 됐고, 정계에 진출하여 오로지 자수성가로 ‘건국의 아버지’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49세의 나이로 정적이었던 에런 버와의 결투에서 총에 맞아 숨지기까지, 토마스 제퍼슨과 더불어 워싱턴 내각을 이끄는 양대 축이자 강력한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연방주의자’로서 야심과 비전이 가득했던 삶을 살았다.
현대 자본주의 미국을 만든
역사상 가장 건설적인 정치가,
알렉산더 해밀턴의 삶을 재조명한다
론 처노의 『알렉산더 해밀턴』은 브로드웨이 최고의 화제작 뮤지컬 〈해밀턴〉에 영감을 준 작품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평론가 중 한 명이자 미국 최고의 비즈니스 전기작가로서 명성이 높은 론 처노는, 『알렉산더 해밀턴』을 통해 알렉산더 해밀턴의 격동적인 삶을 재구성했다.
2만 2,000페이지에 달하는 편지, 일기, 법적․사업적 문서 등 고증자료와 50여 편의 사설을 포함하여 다수의 미공개 편지들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써내려간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조지워싱턴 도서상 수상, 미국도서관협회 ‘올해 주목할 만한 책’ 선정,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작 노미네이트 등 미국 전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알렉산더 해밀턴이 사망한 뒤 그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애쓴 토머스 제퍼슨과 존 애덤스 때문에, 미국의 다른 ‘건국의 아버지’들과는 달리 제대로 된 전기가 없었던 그의 생애를 재조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깊다.
론 처노는 “오늘날은 이미 오래전 미국의 자본주의 혁명을 예언했던 해밀턴의 삶을 재평가하기에 딱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해밀턴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에서 당대로 전령이나 다름없으며, 현재의 우리는 그가 예견했던 무역과 산업, 증권거래, 은행들이 복잡한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현대 자본주의 미국의 설계자일 뿐 아니라, 세계 근현대사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평가받는 알렉산더 해밀턴. 그는 이제 2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전략가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책 속에서
분명한 것은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 역사상 대통령에 오르지 않은 정치적 인물들 중 가장 중요한 존재일 뿐 아니라, 심지어 수많은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욱 크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해밀턴은 건국의 아버지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여러 역할을 해냈다. 그는 사상가임과 동시에 행동가였고, 재기 넘치는 이론가임과 동시에 수완 좋은 집행자였다. (중략) 제퍼슨이 미국 정치 담론의 정수가 될 만한 시를 썼다면, 해밀턴은 미국이라는 국가의 경영에 대한 산문을 쓴 인물이다. 다른 그 어떤 건국의 아버지들도 장래 미국의 정치적・군사적・경제적 국력에 대해 그토록 명확하고 선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했으며, 국가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그토록 기발한 메커니즘 역시 제시하지 못했다.
- p.18-19, 프롤로그
해밀턴의 친가와 외가 모두는 불안정한 서인도제도 중산층의 삶을 살았다. 위로는 플랜테이션 귀족들에게 치이고, 아래로는 거리의 폭도들이나 제멋대로 구는 노예들에게 시달리는 삶이었다. 평생 사생아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던 해밀턴이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렸던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는 ‘나의 출생은 가장 굴욕적인 범죄의 산물’이라며 고통스러운 고백을 뱉기도 했다. 해밀턴은 어린 시절의 가족사를 금기처럼 취급했고, 오로지 수수께끼 같은 편지들 두어 장에서만 이에 관한 암시를 넌지시 남겼을 뿐이다
- p.26, 제1장 표류자들
세인트크로이 섬의 노예무역이 그로 하여금 평생 노예제를 혐오하고 훗날에도 폐지론자로 활동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 그러나 그의 의식 속에는 한층 더 깊은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토록 계층화된 사회에서 겁 많은 농장주들은 언제나 노예들의 반란을 두려워하며 살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군사 체제를 강화했다. 아메리카로 건너간 후에도 해밀턴은 무정부 및 무질서 상태에 대한 큰 두려움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그의 마음속에서 자유에 대한 열렬한 사랑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밀턴의 소년기가 그에게 남겨준 유산은 다소 모호하게 정의될 수도 있겠다. 그는 농장주들과 그들의 압제적 지배가 낳은 폭압을 혐오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불만을 품은 노예들이 일으킬 수 있을 반란도 두려워했다. 이후 폭정과 무정부라는 두 개의 망령은 평생 그를 괴롭혔다.
- p.73, 제2장 표류자들
전투 이후, 조지 워싱턴은 지휘권 행사를 위해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로 향하던 도중 뉴욕에 잠시 들렀다. 6월 25일, 호보컨 (허드슨 강 연변에 위치한 항구도시_역주) 연락선을 타고 허드슨 강을 건너온 그는 백마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브로드웨이를 따라 행차했다. 이 웅장한 승리의 행렬은 킹스칼리지 또한 스쳐 지나갔다. 그 영광스러웠던 여름날의 오후, 알렉산더 해밀턴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지금 처음으로 목도한 저 인물의 부관으로 일하게 될 것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구경꾼들 사이에 서 있었다. 조지 워싱턴은 푸른색 제복에 보라색 띠를 매고 예의 깃털 장식이 달린 모자를 쓴 채 필립 스카일러 소장과 함께 웅장하고 빠르게 그를 지나쳤다.
- p137, 제4장 펜과 검
해밀턴은 평생 동안 역사적인 사건들에 끊임없이 연루되는 재주가 있었는데, 1780년 9월에는 베네딕트 아널드 장군의 반역을 목도하게 되었다. 코네티컷 주 노위치에서 태어난 아널드는 젊은 시절엔 약제사와 도서 상인을 거쳐 모험심 강한 사업가로 거듭나기도 했었다. 용감한 군인이자 전쟁사를 공부하는 학생이었던 그는 영국군과의 전투에서 수차례 두각을 드러냈으며, 겨울의 퀘벡 전투에서는 총상을 입기도 했다. 그가 새러토가 전투에서 또 다시 부상을 입어가며 너무나도 용맹하게 싸웠기 때문에 해밀턴을 포함한 많은 이들은 그를 승리 뒤에 숨겨진 일등공신이자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 p268~269, 제7장 상사병에 걸린 중력
연안경비대를 창설하면서 해밀턴은 엄격한 전문성과 흠잡을 데 없는 행동을 고집했다. 그는 만일 밀수감시정의 선장들이 다른 선박을 수색할 때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런 고압적인 행동으로 대중의 지지를 잃을 수도 있음을 잘 알았다. 이에 해밀턴은 선장들에게 자제된 단호함을 요구하면서 ‘동포들은 자유 시민이며, 압제적 정신의 기미가 아주 약간이라도 보이는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임을 언제나 잊지 말라. 그러므로 자네들은 (중략) 외견상의 오만이나 무례, 혹은 모욕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외국 선박의 승선에 대해 해밀턴이 남긴 지시는 너무나도 훌륭해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까지도 적용될 정도였다.
- p.627, 제17장 미국 최초의 타운
레이널즈 사건이 미칠 악영향을 해밀턴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이유들 중 하나는 어쩌면 미국이 고압적인 프랑스와 곧 전쟁에 돌입할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었다. 해밀턴은 만일 그러한 갈등이 벌어진다면 그 안에서 요직을 맡고자 했고, 이 때문에 추문이 암시되는 상황을 간과할 수 없었다. 수많은 공화파 인사들이 예상했듯이, 프랑스는 밀수품들을 싣고 영국 항만으로 향하는 미국 선박들을 자국의 사나포선으로 약탈하는 방식을 통해 제이 조약에 대한 보복을 가하고 있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신흥 군 세력으로 떠오르자, 해밀턴은 그의 부대가 유럽 전역에 전제 정치를 퍼뜨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메리쿠스(Americus)’라는 이름으로 글을 썼던 해밀턴은 1797년 초 ‘인류를 계몽하고 국가 제도를 개혁한다는 허울 좋은 가식은 사람들을 예속하려는 진정한 의도를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가 ‘만국의 공포이자 골칫거리’가 되리라고 예상했다.
- p.1002, 제31장 지옥의 도구
이튿날 해밀턴의 총알을 찾기 위해 결투 현장으로 돌아온 펜들턴은 그곳 주변의 한 삼나무 가지에 박혀 있던 총알을 발견했다. 삼나무는 결투장에서부터는 12피트(약 3.6미터_역주) 떨어져 있고, 버가 서 있던 곳과도 역시 4피트(약 1.2미터_역주)쯤 거리가 있었다. 즉, 절대 버의 근처는 아니었던 것이다(펜들턴은 그 삼나무 가지 전체를 잘라내 존 바커 처치에게 전달했는데 이는 법적 증거물로 제출하거나 해밀턴의 죽음을 기리고자 간직하기 위해서였다). 해밀턴이 먼저 발포한 것이 사실이라면 해밀턴은 미리 예고했던 그대로 엉뚱한 곳에 총을 쐈던 것이다. 만약 펜들턴이 주장한 대로 버가 먼저 발포했다면 해밀턴이 고통으로 인한 경련 반응으로 저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겼고 이때 발포된 총알이 나무에 박힌 것이다. 어느 쪽이든 해밀턴은 에런 버를 겨냥해 총을 쏘지 않았다
- p.1285, 제31장 치명적인 나들이
구매가격 : 64,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