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의 실패

도서정보 : 강산 | 2023-07-19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환상적이지 않은 삶에 사무쳐본 작가만이
이런 이야기를 그릴 것이다.
너무 웃기고 너무 슬픈, 이 애석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_이슬아(작가)

이슬아 작가가 강력추천하는 벼랑 끝에 선 젊음에 대한 이야기

여기 좀 이상한 젊은이들이 있다. 눈앞을 늘 빨간 머리 커튼으로 가린 채 세상과 자신 사이에 벽을 치는 청년은 말하는 법을 잊은 듯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반면 네 발에 운동화를 야무지게 신은 개는 어쩐 일인지 따박따박 말을 하며 주위의 한심한 인간들에 대해 탄식하고 일침을 놓는다. 머리가 박스형으로 된 네모 청년은 네 개의 눈에서 폭포처럼 눈물을 쏟는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시를 세상에 끊임없이 발신하는 청년이 있고, 온갖 쌍욕을 입에 달고 살지만 세상에서 제일 마음 약한 젊은이도 있다. 이 젊은이들은 좀, 애석하다. 웃기고 심플하게 살고 싶지만 인생은 한정 없이 복잡하고 아득하게 꼬여간다.
지금까지 MZ세대에 대한 편견과 비아냥으로 규정당해온 청년들의 모습이 아닌 오늘의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일상과 갈등을 예리하게 포착한 만화 『루의 실패』가 이야기장수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SNS나 웹툰을 통해 인지도를 모으고 다음 수순으로 종이책을 출간하는 것이 일반적인 요즘의 만화 시장에서 신예 만화가 강산은 어디에도 연재하지 않은 이 괴상하고도 친근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출판만화로 처음 선보이며 데뷔한다.
미디어를 통해 비쳐진 ‘MZ세대’는 이기적이고 우스꽝스럽고 재수 없는 미친놈처럼 그려질 때가 많다. 그러나 현실의 MZ세대들은 고민하고 아파하고 분노하면서 끊임없이 현실의 늪에서 빠져 죽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청년의 패기와 꿈이 공상이나 망상, 내지는 한때의 회상으로 시들어가는 일이 더 많은 요즘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성공과 ‘갓생’을 향해 달려가는 매스미디어 속 건실한 청년들의 모습 뒤로 평범하고 흔한 젊은이들의 실패와 절망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주목해야 할 신예 만화가 강산은 ‘욕하기 좋게 빚어진 미친놈들’ 같은 요즘 세대가 아닌 애석하고도 애틋한 우리 곁의 젊은이들의 서사를 그려나간다.


추락하고 있는데 붙들 손이 없을 때, 우리는 모두 루다

『루의 실패』는 ‘반복’ ‘발작’ ‘지각’ ‘구토’ 등 예외 없이 두 글자로 된 제목이 달린 에피소드 22편으로 이루어진 만화다. 각 에피소드에서는 루, 블래키, 솜차이, 슬기, 네모, 최정원 이 여섯 캐릭터들이 각각 주연이 되었다가 조연이 되기도 하며 서사를 쌓아간다. 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어떤 에피소드와 인물로부터 기시감을 느꼈다가 때론 괴리감을 느끼는 것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루의 실패』 속 캐릭터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은 언젠가 바닥에 굴러떨어졌을 때, 최악의 시절이었을 때의 우리, 그럼에도 그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애쓰던 어느 한 시절의 우리와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 만화가 웃기지 않고 걱정스럽기만 하다면,
당신은 루보다 더 심각하게 고장난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루는 매일 그렇듯 누군가로부터 또다시 실패를, 쓰라린 상처를 당하고 혼잣말을 한다.
“하~ 새끼 유머를 모르네~”
많이 웃고 싶고 남을 웃기길 좋아하는 루가 ‘유머를 모르는 새끼들’의 세계를 혼자 터벅터벅 걸어간다. 그러다 눈 쌓인 더러운 골목에 벌러덩 넘어진다. 창백한 하늘에는 별도 구름도 없다. 루의 눈앞엔 전깃줄만이 거미줄처럼 드리워져 있다. 루는 죽은듯이 누워 그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찰칵’. 루는 그 카메라로 자신을 찍었을까? 칠흑 같은 하늘을 찍었을까?
강산 만화 『루의 실패』는 마치 이 장면처럼 대수롭지 않은 실패들을 매일 거듭 당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당사자가 휴대폰카메라로 툭툭 찍어낸 듯한 순간들이 담겨 있는 만화다. 이슬아 작가는 “이 만화가 웃기지 않고 걱정스럽기만 하다면, 조심스레 추측하건대 아마 당신은 루보다 더 심각하게 고장난 사람일지도 모른다”라고 썼다. 실패한 사람을 가만 두고 바라볼 수 없는 마음, 실패한 젊은이에게 그냥 손을 내밀어주거나 나도 사실 별다르지 않다며 웃어주지 못하고, 자꾸 훈계하고 고함 치는 사회는 어딘가 망가져도 크게 망가진 것이 아닐까?
이제 당신의 눈으로, 삶으로 『루의 실패』를 마주할 차례다. 아직 딱딱해지지 않은 마음의 소유자라면, 이 애석한 젊은이들의 실패에 너그러이 미소를 띄우거나 혹은 나랑 똑같다며 폭소를 터뜨리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2,800 원

오입쟁이 사기꾼 그리고 수전노

도서정보 : 조주청 | 2015-08-07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선인들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지혜와 해학 만화는 자유로운 과장법과 생략법을 써서 보는 이에게 암시적인 효과를 주는 장르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단순한 유머와 단세포적인 에로가 주축이 된 만화가 유행하고 있는데, 만화 장르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간된 조주청 씨의 《오입쟁이, 사기꾼, 그리고 수전노》는 만화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 선인들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지혜와 해학을 멋진 스토리로 엮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계 문명에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선인들의 지혜와 해학을 웃음과 함께 선사할 수 있는 작품이다. ▶ 해학을 표현하는 데 썩 잘 어울리는 만화 해학은 풍자와 함께 서민들의 삶을 표현하는 주요한 특징이다. 그래서 만화의 주된 요소로 자리를 잡았는데, 사회적 통념의 파괴에 관심을 두는 풍자보다는 현실의 긍정에 관심을 둔다. 해학은 유머와 다르다. 유머는 촌철살인적인 맛은 있으나 어떤 한 작품 안에서 그 웃음을 시종일관 끌고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내내 웃음이 가능한 것은 해학이 들어 있어야만 가능하다. 마당극이나 서민 가사에 나타나는 것은 해학이지 유머가 아닌 것이다. 현대에 들어 이 해학을 구현하는 데 썩 잘 어울리는 매체는 무엇보다도 만화이다. 우리 민족에게 선천적으로 내재해 있는 낙천 사상을 보여주는 데도 만화만큼 훌륭한 매체는 없다. ▶ 오입쟁이, 사기꾼, 수전노, 음탕한 과부 - 우리 이웃의 모습 지은이는 어린 시절 할머니로부터 선조들의 지혜와 해학을 듣고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그 얘기를 표현해 보고자 중학생 때 엉성하게나마 10쪽짜리 만화를 만들어 급우들에게 돌렸는데, 너덜너덜해지도록 인기가 좋았다. 그후로 30년이 훨씬 지난 어느 날, 반백의 만화가가 된 저자는 불현듯 중학교 때 그렸던 그 얘기를 다시 만화로 그려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우리 조상들의 해학이 넘치는 얘기들을 모으기 시작하며 자연히 중국, 일본, 서구, 유태인, 인도 등의 기지 넘치는 짧은 얘기들도 모았다. 그러나 저자가 감탄한 것은 우리 조상들의 유머 감각이, 폐부를 찌르는 해학이, 그리고 절묘한 스토리의 반전이 다른 어느 나라 것보다 월등하다는 점이었다. 지은이는 그때의 감성을 가슴에 안고 우리 조상들의 해학을 하나하나 엮어 이번에 책으로 묶어냈다. 영악스런 사기꾼, 점잔 빼는 훈장님, 착한 효자, 음흉한 부자, 촐랑대는 이방, 음탕한 과부… 이 책 속에는 온갖 인간상이 등장한다. 오입쟁이, 사기꾼, 수전노 같은 사람들도 우리가 이를 악물고 없애야 할 악인들이 아니고 쓴웃음을 짓게 하는 귀여운(?) 악당들이다. 모두 우리 이웃의 모습인 것이다.

구매가격 : 6,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