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바람문학

도서정보 : 강 산, 김미수, 더성범, 김정옥, 김정화, 배은주, 신미선, 염현지, 이규명, 정한식, 정소란, 한미옥 | 2023-12-1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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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바람문학회 회장 정소란을 비롯한 12명의 글을 담았다. 시가 되기도 하고 수필이 되기도 하는 이 책은 통영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하다. 따스한 바람이 되어 우리를 바다로 이끌기도 하고, 바다 냄새를 실어와 낭만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통영에서 생활하는 그들은 그걸 알기에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닐까? 통영의 바다, 바람, 사람과 함께한 그들의 삶을 읽어보자.

“얼마를 고민하고 벼른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묵묵하게 글을 쓰고, 내어 보이고,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서로서로 합평하며 함께하는 귀한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바람 선생님들과의 시간을 보내면서 오롯이 남아 있는 사랑과 봉사의 글쓰기는 자신을 치유하고, 가족을 치유하고, 나아가서는 통영바람문학회의 편안한 상담소가 되었습니다.”
- 발간사 중에서

구매가격 : 12,000 원

유령

도서정보 : 헨릭 입센 | 2023-12-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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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인구 800명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6년 동안을 지냈는데, 여기서도 세상에 대한, 붙임성 없는 아이로 모두에게 따돌림을 받았다. 독학으로 대학 입학을 준비함과 동시에 신문에 풍자적인 만화와 시를 기고하기도 했던 그는, 1848년에 로마 시대의 혁명가를 주인공으로 한 희곡 ‘카틸리나’를 출간하기도 했으나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1850년, 드디어 입센의 작품 가운데 최초로 상연된 극이 태어났다. 1막극의 운문극인 <노르만 사람> (나중에 전사의 무덤으로 개제됨)이 극장에 채택되어 상연되자 작가로 나설 것을 결심했다.

구매가격 : 4,000 원

1984

도서정보 : 조지 오웰 | 2023-12-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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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알려진 근미래 소설로, 가상의 초대국가 오세아니아의 런던을 무대로 전개된다. 독재의 화신인 빅 브라더(big brother 大兄)를 등장시켜 1984년 당원의 모든 것을 감시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모습을 그려냈다. 당시 소비에트연방의 독재자 스탈린을 풍자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는데 현대 사회의 전체주의적 경향이 도달하게 될 종말을 아주 기묘하게 묘사하였다.

구매가격 : 4,000 원

결단은 칼처럼 행동은 화살처럼

도서정보 : 권영욱 | 2023-12-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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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신화처럼 회자되는 기업가 정주영의 이야기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도 20여 년이 흘렀다. 한국 경제가 발전을 이루면서 큰 성공을 만들어 낸 경영인이 많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가장 좋아하는 기업인으로 정주영의 이름을 꼽는다. 지난 2019년 한국갤럽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기업인’ 조사에서도 여전히 정주영이 1위였다.
사람들은 자수성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정주영은 자수성가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또한 그는 국내 최대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배를 만들어서 판매한다는 계약을 성사시키고, 유례가 없던 간척 사업을 이뤄 내고, 모두가 회의적이었던 88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국내 기술로 자동차를 개발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소 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는 등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주영이 남긴 사업적 성과와 극적인 성공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해서 회자될 만큼 놀랍기만 하다. 맨땅에서 일으켜 거둔 결실은 말 그대로 ‘기적 같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게다가 그가 일궈 낸 현대그룹은 지금도 우리나라 경제에 크게 기여하며 현재진행형의 기적을 이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정주영이라는 인물과 그의 업적을 신화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 책은 정주영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추억과 감동으로, 정주영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던 이들에게는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희망으로, 정주영을 지난 역사 속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던 이들에게는 살아 숨 쉬는 흥미진진한 영웅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주영을 통해 엿볼 수 있는 한국 경제의 역사

『결단은 칼처럼 행동은 화살처럼』은 시간 여행을 하듯 정주영의 일대기를 내밀하게 들여다보며 수많은 사건과 기록, 그리고 생각을 풀어낸다. 작가는 정주영과 관련된 논문, 연설문, 회고록, 수많은 기사, 인터뷰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써 내려갔다. 한 인물의 일대기를 분석하며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최대한 독자의 마음으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책은 정주영이 소년 시절 네 번의 가출을 감행했다는 사건으로 시작해, 청년 시절 신용 하나로 쌀가게 주인이 된 이야기로 나아가고, 초창기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의 모습을 비추면서 점차 한국 경제 근대화의 중심으로 다가간다. 그 시절 대다수 국민이 그러했던 것처럼 정주영은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배고픈 삶을 벗어나기 위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가고 싶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가 농사 중심에서 생산업으로 바뀌게 되는 길을 함께 걸어왔으며, 때로는 스스로 그 길을 개척하면서 한국 경제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정주영이 걸어온 길은 한 개인의 역사인 동시에 가난 속에서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이전 세대의 놀랍고도 치열한 삶의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한편, 이번 전면 개정판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상황을 반영하기도 했다. 특히 정주영의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K 문화 현상을 분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2020년대는 한국이 경제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K 문화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의미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주영은 그러한 가능성을 일찍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는 “한국인은 세계 어디서든 환영받는다. 한국인은 근면·성실할 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예의 바르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불과 70년 전만 해도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나라를 이만큼 일으킨 것은 정주영의 생각처럼 우리 민족에게 내재된 민족적 특성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정주영과 현대 노조의 숨겨진 일화도 주목할 만하다. 정주영과 현대 노조는 애증 관계로 알려져 있다. 정주영은 현대 강성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고, 노조는 정주영을 ‘재벌’이라 부르며 비판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 사이에는 나름의 신뢰와 존중이 있었으며, 역설적이게도 정주영은 노동자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기업가였다. 이 밖에도 정주영이 지역사회와 교육 발전에 힘쓰고,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아산재단 등을 설립해 사회 공헌 활동에도 크게 기여했던 사회운동가였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새삼스럽게 발견할 수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정주영의 기업가정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다시 정주영의 이야기를 읽어야 할까? 그의 기업가정신이 어떠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업가정신이란 쉽게 말해 기업가가 갖추어야 할 자세 혹은 생각을 말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기업의 운영자에게만 필요한 마인드는 아니다. 어떤 일이든 기업을 운영하는 것처럼 이윤을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성과와 보람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정주영을 이야기하고 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극적이고 흥미로운 수많은 일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는 그의 기업가정신을 배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주영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안전한 길을 택하기보다는 모험을 선택했고,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실마리만 있어도 과감하게 도전했다. 단호하게 결정한 일은 뒤돌아보는 법이 없었으며, 결정 후에는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에게도 뼈아픈 실패가 있었지만, 그 실패 또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될 수 있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정주영의 기업가정신을 탐구하지만, 사실 그는 놀랍게도 스스로 ‘부유한 노동자’라 칭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생각이 그의 기업가정신을 더욱 남다르게 만든다. 정주영은 기업을 운영하는 내내 노동자의 마음으로 임했다. 기업을 받치는 기둥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으며, 부지런하게 땀과 노력의 힘을 믿고 나아갔다.
작가는 “정주영이라는 거인과 대화한다는 심정으로” 책을 집필했다고 말한다. 독자들 역시 마치 멘토와 대화하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막막한 삶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2,600 원

종이의 역사

도서정보 : 쿠와바라지츠조(桑原隲蔵) | 2023-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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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桑原隲藏全集』(1968) 제2권 岩波書店
종이의 발명은 인류의 문화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인쇄술이 종이의 발명에 힘입어 널리 보급되었지만, 종이가 없었다면 인쇄술의 효용은 극히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종이의 수요는 해마다 증가했다. 종이의 소비량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를 재료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대나무로 만든 것을 ‘간(簡)’(대쪽 간)이라고 불렀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 원

재생

도서정보 : 차상찬 | 2023-1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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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경주회고」, 「남한산성」, 「관동잡영」 등을 저술한 차상찬의 역사야담소설

구매가격 : 500 원

중국인의 타협성과 시의심

도서정보 : 쿠와바라지츠조(桑原隲蔵) | 2023-1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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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본: 『桑原隲藏全集』(1968) 제1권 東洋史說苑, 岩波書店
타협과 의심, 이것이 중국인의 두 가지 병이다. 이 두 가지 병폐를 제거하지 않으면 중국의 개혁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타협 자체는 결코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양보하는 정신은 어떤 경우에도 오히려 필요하다. 그러나 타협과 양보에서도 원칙과 신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인들처럼 원칙과 신념을 버린 타협은 그저 타협일 뿐이다.<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500 원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도서정보 : 수재나 캐헐런 | 2023-12-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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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은 지금도 로젠한의 덫에서 발버둥 치고 있다”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에 잠입한
데이비드 로젠한과 가짜 환자들
그들을 둘러싼 진실에 대하여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은 정신질환 병력이 없는 여덟 명의 정상인들과 함께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 잠입을 시도한다. 정신의학이 정상과 비정상을 가려낼 수 있는지 테스트한 이 실험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진료받은 병원 모두 그들을 정신병자로 오진했고, 평균 20여 일 동안 정신병동에 수감되어 잘못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실험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사이언스〉에 발표되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수많은 정신병원이 문을 닫았고, 정신의학계의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질문인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논쟁에 불을 붙였다.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는 이 역사적 실험의 이면을 추적한다.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오진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실험 후 가짜 환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로젠한은 왜 실험을 계획했으며, 이는 위대한 사건인가 추악한 사기인가? 지금껏 알려진 이야기로는 바라볼 수 없는 정신의학의 얼굴을 파헤치며, 아직 걷히지 않은 정신의학에 드리운 거대한 그늘을 보여준다.

‘정신의학에 우리의 정신을 맡길 수 있는가?’ 우울증, 공황장애, 성인 ADHD, 조현병…… 누구나 한 번쯤은 정신질환을 염려하는 시대에 이 책이 던지는 도발적 질문은 지금 우리가 논하는 정신이란 것이 무엇이며,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지에 대한 길을 찾는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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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과 별

도서정보 : 인아영 | 2023-12-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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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수행하는 툴(tool)로서의 비평
미혹으로부터 미지의 문학을 창발해내는 인아영 첫 평론집

문학평론가 인아영의 첫 책 『진창과 별』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1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비평활동을 시작한 그의 데뷔 5년 만의 첫 평론집이다. 비평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응답을 거짓 없이 수행하는 일”(당선 소감)이라는, 비평에 대한 근사한 정의이자 출사표를 건네며 등장해 독창적이고도 진솔한 글로 단연 주목받는 비평가로 자리매김한 인아영. 2020년을 전후해 새롭게 재편되고 또 쓰이는 중인 한국문학 장(場)과 사(史)를 살피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어느 페이지의 시작 또는 끝에서 그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구태여 ‘장’과 ‘사’를 모두 일컫는 까닭은 현장비평의 최전선에서 기민하게 현재와 접속하는 성실함과, 유장한 문학의 시간과 계보와 맞붙어 우리 시대의 비평으로 축성하는 대담함을 두루 갖춘 비평가가 몹시도 귀하기 때문일 터.
“급진적이면서도 논리적이고 치밀하면서도 명쾌”(조연정)한 그의 비평은 ‘빈틈없는 분방함’을 선보이며 평문이 가진 지적 쾌감을 안겨줄 뿐 아니라, 문득 진심을 부려놓는 결구의 문장들로 하여금 무장해제의 기쁨을 선물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러나 천진함과 능숙함이 한데 어우러진, 때로는 가장하기도 하는 그의 글들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실은 이 명쾌(明快)가 ‘진창’에서 비롯한 각려의 흔적임을 모르기란 어렵다. 그렇기에 이번 책의 제목 ‘진창과 별’은 반짝이는 한 젊은 평론가를 형상화한 상징이자, 그가 마음 깊이 새겨둔 문학론을 지시하는 요체로 읽히기도 한다. “진창이자 별이고 별이자 진창인 이곳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미약한 수행”을 계속하기. 어쩌면 시작의 약속을 여일하게 품어온 한 평론가가 지난 5년간 써내려간 문학적 ‘수행록’의 다른 이름이 바로 『진창과 별』일지도 모르겠다.

문학에는 정답도 정량도 규칙도 논리도 없어서 우리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반대다. 문학이 알려주는 것은 차라리 이런 것이다. 모든 개인은 각자 처한 수많은 조건들에 촘촘히 얽혀 있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명쾌하고 예상 가능한 공식이 아니라 제각기 다른 이상하고 불확실한 함수에 매여 있다. 우리는 깨끗하고 투명한 진공이 아니라 구질구질하고 누추한 진창에 속해 있다. 우리는 모두 진창에 있다. (…) 문학은 우리가 모두 진창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인식(철학)에 그치지 않는다. 저멀리 떠 있는 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당위(정치)로 반드시 이어지지도 않는다. 다만 문학은 진창과 별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나를 만든 세계의 조건과 내가 할 수 있는 행위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고민하게 한다. 구질구질하고 누추한 진창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별을 바라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묻게 한다. _「책머리에」에서


“하찮고 아름다운 우리가 있다. 없지 않고 있다. 여기 있다.”
우리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아름답게 하는 문학-삶

『진창과 별』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사랑의 형식’에는 백은선론, 김멜라론을 필두로 지난 5년간 폭발하듯 흘러나온 이채로운 사랑의 언어와 서사들을 탐문해보는 글을 담았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사랑이 아닌, 동시대 작가와 저자 저 자신이 몸소 느끼고 겪어온 바로 그 사랑이 표현된 텍스트들을 발굴하고 이해하고 독해하는 데 할애했다. 더불어 젠더화된 고통, 돌봄의 권력관계 및 조건을 심문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차별과 혐오의 정치적 공간으로 확장되며 사랑이라는 낭만적 관념/모델에 대해 재고할 것을 요구한다.
2부 ‘다가오는 것들’에는 ‘비평의 역사’에 관한 글을 모았다. 이성애자 남성 중심의 비평사를 젠더링, 퀴어링해 다시 읽어내는 일련의 메타비평은 평론가 인아영의 인장이자 특장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기존 담론이 구축해놓은 해석의 틀을 의심하고, 틀어-보고, 재배치하는 이 근거 있는 도발은 비평의 조건을 질문/점검하고 새로운 역사 쓰기로서의 비평으로 도약한다. 특히 “한국문학장에 흘러가는 시차(時差)는 좁힐 수 없는 시차(parallax)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전의 문학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 결기 어린 진단은 “현실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문학과 문학성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정립하는”(「시차(時差)와 시차(parallax)」) 일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자기 선언이자 약속으로도 다가오기에 더욱 미덥다.

그렇다면 사십여 년 전에 제출된 김현의 명제는 오늘날의 현실에 맞추어 다시 쓰여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니 다시 말하자면
문학은 억압한다.
문학이 언제나 억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써 긴장하여 성찰하지 않으면, 계속 비판하며 살펴보지 않으면, 문학은 언제라도 인간을 억압할 수 있다.
(…)
문학이 억압을 반성하게 해준다는 김현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문학이 그러한 반성에 이를 수 있는 까닭은 문학이 유용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고 인간을 억압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다. 문학은 인간을 억압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자신의 억압까지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_「문학은 억압한다」(본문 중에서)

3부 ‘없지 않고 있다’에는 ‘수행의 조건’에 관한 글들을 배치했다. 황정은, 박민정, 최은미의 텍스트에 바싹 다가가 퀴어 페미니즘의 렌즈로 읽어낸 이 작품론들은, 단지 여성 혹은 퀴어인 인물을 조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국적, 계급, 젠더, 섹슈얼리티 등의 조건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수행성에 주목한다. 작금의 한국문학장의 활기는 그저 작품과 비평의 양적 다양화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 충분히 정교한 독해와 형식의 재사유, 새로이 창안/창발되는 문학성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넉넉하게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4부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는 ‘인간의 경계’에 관한 글을 묶었다. 김초엽, 구병모, 조예은의 작품을 경유해 비인간 담론 및 SF, 스릴러, 게임이 한국문학과 조우하는 순간을 들여다보며, 이로부터 발생하고 또 갱신되는 관계성, 정치성, 가능성을 살핀다. “경계란 어떤 덩어리를 날카롭게 구획하는 가는 선이 아니라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넓게 펼쳐지는 거대한 세계”(7쪽)라는 근사한 통찰을 다양한 서사 양식과 ‘멋부리지 않지만 끝내 멋진’ 문장을 통해 증명해낸다.

역사 바깥에, 혹은 역사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행위자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의 반복되는 구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그러한 상황에 저마다의 믿음과 실천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 대응에는 예정된 절대적 원칙이 전제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행위자들은 각자의 주체성과 우발성을 가지고 경합하거나 화합한다. 그 과정은 통일적이거나 조화롭지만은 않고 때로 불완전하거나 미약하다. 그러나 우리는 견고한 구조 속에서도 불완전하고 미약한 수행을 반복한다. 의미는 거기에서 만들어진다. 매일의 반복으로부터, 지금의 수행으로부터. _「다가오는 것들」(본문 중에서)

끝으로 이 책을 마무르는 에필로그이자 1부의 첫 글로 순환하듯 이어지는 ‘코다’를 배치했다. 「부서진 조각들」은 한 작가의 순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에세이이자 짧고도 강렬한 문학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진창과 별』에 실린 글이 결국 삶이라는 형식과 이어져 있기를, 우리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아름답게 하는 삶과 문학에 대해 부디 사유하기를 멈추지 말자는 지극한 제안을 건넨다.

우리는 그저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서 이 수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통과해야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더 많이 말해야 하니까, 아무리 말해도 충분하지 않으니까, 다시 한번 더.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 _「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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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사상과 역사

도서정보 : 나종혁 편역 | 2023-11-2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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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혁의 에세이 모음집으로서, 한국의 사상과 역사, 한글 상고사 등을 다루는 소논문들과 격물치지론, 남북 관계와 한반도의 미래, 노동과 복지 등에 대한 짧은 글들을 한 권의 에세이집으로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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