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사 100

도서정보 : 이희수 | 2018-06-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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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터키
인류 문명의 요람이자 지구촌 역사를 영토 가득 품고 있는 터키는 문명 박물관이다. 인류 최초의 도시 문명인 괴베클리 테페과 차탈 후유크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바빌로니아, 히타이트, 아시리아 등 한때 세계를 호령한 제국들이 모두 오늘날의 터키 땅에서 꽃피었다. 성서에 등장하는 지명과 인물들이 존재한 곳도 터키이며, 호메로스, 헤로도토스, 히포크라테스도 터키 출신이다. 이렇게 인류 역사의 시작과 개화가 일어난 터키 땅에 오늘날 뿌리 내리고 살고 있는 것은 튀르크인이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많은 제국과 왕국을 건설한 튀르크인
중앙아시아 터키족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튀르크인이다. 튀르크인은 기원전 2천 년 전부터 아시아 초원 지대에서 번성했으며, 기원전 1700년경에는 알타이에서 톈산산맥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기원전 1100년경에는 일부 부족이 초원 지대로 이동하면서 흉노족의 직접적인 조상이 되었고, 일부는 서쪽으로 이동해 인도-유럽어계의 다양한 민족과 혼합됐다. 이후 각각 발전을 거듭해 기원전 5~3세기에 이르러서는 동서 튀르크족 사이에 언어적, 문화적 차이가 나타난다. 동튀르크족은 흉노로 통칭되는 훈 제국에 포함돼 아시아 북서쪽에 자리 잡았고, 서튀르크족은 카스피해, 볼가강 유역을 거쳐 서시베리아로 이동하면서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사건을 유발했다. 이렇게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게 된 튀르크족은 서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16개 제국과 100개가 넘는 소국가를 건설한다. 더구나 튀르크족이 건설한 가장 세계적인 국가인 셀주크 제국과 오스만 제국은 중세 유럽이 암흑시대일 때 이슬람 문화를 받아들여 중세, 근세 인류 문명의 발달을 주도했다. 특히 오스만 제국은 1453년 비잔틴 제국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후 ‘오스만 평화 시대’를 구가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을 거쳐 오늘날 터키 공화국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튀르크인이 살고 있는 곳은 터키를 비롯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공화국 등이다.

터키사의 올바른 이해
따라서 터키의 역사를 아나톨리아반도에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튀르크족이 처음 중앙아시아에서 발원해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과정의 역사야말로 터키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즉 세계 문명사에서 큰 축을 담당한 튀르크인이 이동하고 명멸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터키의 역사이다. 따라서 이 책은 터키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있어 영토적인 면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튀르크 민족사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이제까지 접한 서구 중심의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 터키사와 인류 문명의 역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구매가격 : 7,500 원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도서정보 : 필립 마티작 | 2018-06-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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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전성기의 실제 모습을 흥미롭게 고증하는 날것의 역사
한 시간마다 24명의 인물을 통해 보는 평범한 로마인의 하루

거대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여전히 사람들은 먹고, 사랑하고, 싸우며 살았다. 지금과 달라 생경함을 넘어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금과 같아 2000년이라는 시간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크고 작은 인간사를 생생하게 엿본다. 이 책에 나오는 24명의 인물들은 한번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갔던 로마의 이웃이다. 이들의 일상적 경험을 조합해 ‘한 사람’의 ‘한 시간’ 형식으로 구성했다. 이 24시간은 부분적 시간의 합 이상이 될 것이다. 시간별 인물들은 로마를 구성하는 개인이자 로마 자체다. 그들의 삶은 허구가 아니다. 유물과 문학작품을 비롯하여 일화와 농담, 연설, 서신 등 가치 있는 자료를 싹싹 긁어모아 학자들에 의해 철저히 고증된 고대 로마인의 실제 모습이다.

구매가격 : 11,900 원

러시아를 알자! 러시아&루스끼(러시아인)

도서정보 : 홍윤근 | 2018-06-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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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과 러시아인의 의식을 분
본 책에서는 우리가 먼 시선에서, 잠깐을 바라보면서 평가했던 것들을 깊이 있게 살펴본 것들을 정리하였다. 러시아의 지리, 역사, 민족적 특성과 이념, 문학과 예술, 생활관습, 현장체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짧은 지면에 밀도 있게 전하려 했다.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 생각, 염려, 인내를 아끼지 않았다. 참고할 자료를 구하느라 애를 먹은 적도 있었고, 모르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지식에 대한 욕심은 부끄러움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서 오히려 상대방이 낯이 붉어질 정도로 물어보고 또 물어 보았다. 성격, 특징에 대한 올바른 접근방법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한 후에 정리하였다. 러시아, 러시아인들에 대해 궁금한 이들, 공부하려는 있는 이들, 먼 시선으로 자신의 미래를 보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구매가격 : 7,200 원

법으로 읽는 유럽사

도서정보 : 한동일 | 2018-0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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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법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거대한 로마는 그 토대가 "로마법"에 있었고
중세를 풍미했던 가톨릭은 "교회법"에 근원을 두었다
그리고 근대 시민사회는 "보통법"으로 인해 발전해나갔다

서양사는 종교권력과 세속권력(정치권력)이 밀고 당기는 긴장관계 속에서 그 역사를 써왔다. 그리고 그들의 세력 다툼은 법의 언어로 말해져 권력의 토대를 닦고 사회를 유지하거나 혹은 변화시켜나갔다. 이 책은 역사를 "법"의 시선으로 읽는다. 또한 역사 속에서 법 사유의 거대한 흐름과 굴절을 읽는다. 고대, 중세, 근대의 역사는 로마법, 교회법, 보통법의 원리로 되새길 수 있다. 우리가 살펴보게 될 것은 비록 서양의 법이지만 이것이 중요한 까닭은 우리 법이 조선시대와는 단절을 겪으면서 그 기원을 유럽법에 두고 있고, 유럽법은 바로 로마법과 교회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법이 어떤 역사와 정신 속에서 유래하게 되었는지 그 연결고리를 밝혀나갈 작업이 될 것이다. 특히 국내 법학 연구에선 로마법과 초기 교회법에 대한 연구가 공백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 책은 그 기본이 되는 사상과 원리를 밝혀줄 것이다. 법이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은 "가장 현명한 사람은 법에서 출발하는 것을 선호한다"라는 키케로의 언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법적 사고력을 기르게 해줄 뿐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통찰력을 갖게 해줄 것이다.

구매가격 : 16,500 원

시월의 말 (세트)

도서정보 : 콜린 매컬로 | 2017-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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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가진 최고의 것이 제물로 바쳐지다
공화정 로마의 최후, 그리고 제정 로마를 이끌 후계자의 등장

로마 최고의 권력을 잡은 카이사르
그를 따를 것인가, 공화정을 복원할 것인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다!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여생을 걸고 선보인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제6부 『시월의 말』. 작가는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여 집필하기까지 30여 년 동안 시력을 잃어가면서 이 시리즈를 완성했다.
첫머리에 묘사되는 것은 시리즈 전반부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던 로마의 관습 ‘시월의 말’이다. 가장 뛰어난 군마를 뽑아 희생제물로 바치고 말머리는 시민들의 패싸움에 쓰이는 이 유서 깊고도 기이한 관습은, 역사에서 카이사르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아는 독자에겐 조만간 닥칠 비극의 상징처럼 보인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러나…
어떤 목소리가 속삭였다. 어디로 가고 있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왜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 네가 원하는 걸 다 이루었기 때문일까, 네가 원했던 방식으로 합법적 승인을 얻어서는 아니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과 되돌릴 수 없는 일로 슬퍼하는 것은 소용없다. 그래, 되돌릴 수 없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7부는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집필한 외전)인 이번 제6부에서도 매컬로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필력으로 독자를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 나날로 끌어들인다. 로마 세계의 패권을 쥔 카이사르는 숙적 혹은 동료 폼페이우스의 행방을 찾다가 차가운 머리통만 남은 그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집트의 내전에 얽힌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말려든 이 반년간의 유예는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의 만남과 밀월의 기간이 된다.
결정적 패배 후에 할복자살한 카토를 비롯해 카이사르의 숙적인 보니파 대부분이 죽음을 맞고, 이제 ‘종신 독재관’이 되어 공화정을 무색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이 꿈꾸는 로마 세계를 만들어나가기로 결심한 카이사르는 민중에게 사랑받는 한편 권력 계층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그가 로마의 왕이 되려 한다며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카이사르에겐 로마인의 피를 가진 아들이 없고 확정된 후계자도 없기에, 그의 조카뻘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그의 자리를 탐낸다. 카이사르의 군대에서 싸우고 카이사르 덕분에 부와 지위를 얻은 부하들이 그의 곁을 지키는 동시에 열등감과 질투로 뭉쳐 독재관 암살을 계획한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느낀 카이사르는 누구를 후계자로 삼을지 고민에 빠진다. 누가 그의 어마어마한 부와 존엄과 영향력을 이어받을 것인가?

‘브루투스, 너마저?’는 잊어라
세르빌리아는 뒤로 기대어 앉았다. 창백한 뺨 위로 속눈썹이 드리워졌다. 처음에는 포르키아를 어떻게 죽일지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 얼마나 즐거운 하루가 될까! 세르빌리아가 눈을 뜨자 검고 사나운 눈빛이 드러났다. 그녀는 이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어이없는 재앙으로부터 브루투스를 구해낼 방법, 부와 명예를 지키면서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 가문과 유니우스 브루투스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 카이사르가 죽은 건 죽은 것이다. 가문이 망한다고 죽은 카이사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니까.
다른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 또한 생생하고 다채로우며 설득력 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이기적이고 근시안적 통치자로 묘사되지만 한편 영리하고 솔직하며 애정에 찬 여성이기도 하다. 끝까지 카이사르를 증오했던 완고한 공화파이자 스토아 철학자 카토가 죽음을 택하고 실행하는 과정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동물적 야수성과 단순함을 지닌, 자신과 너무 다른 적수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독자에게 웃음과 짜증을 동시에 안겨준다. 세르빌리아의 천성적 잔인함과 카이사르에 대한 열정조차도 압도하는 귀족으로서의 자의식 묘사는 또 어떠한가. 특별히 작가의 해석이 돋보이는 캐릭터는 카이사르 암살단의 대표로 역사에 남은 브루투스이다. 평생 우유부단하게 살아온 그는 카토의 출중한 딸이었던 그의 아내 포르키아의 광적인 복수심에 떠밀려 암살에 가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들인 자신보다 더 사랑한, 첫사랑이자 약혼녀였던 율리아를 늙은 정적의 아내로 주어버린 카이사르에 대한 해묵은 원망은 ‘공화정 수호’라는 숭고한 목적 아래에서도 숨겨진 악취처럼 배어나온다. 그는 카이사르의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저 유명한 탄식에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암살자들 중 마지막으로 단도를 꺼내 이미 쓰러진 카이사르의 성기를 찌르는 비겁자로 묘사된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죽지 않는다
“카이사르는 날 믿어주었어, 아그리파! 카이사르는 자신의 이름을 물려줌으로써 로마를 바로 세우려던 그의 노력을 계승할 힘과 정신이 나에게 있다고 말해준 거야. 카이사르는 내게 군사적 역량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 것은 로마에도 그에게도 그리 중요치 않다고 판단했어.”
“이건 사형선고야.” 플라우티우스가 신음했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절대 죽지 않아요. 제가 그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카이사르가 잔혹하고 비통하게 살해당한 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가 후계자로 택한 손자뻘 친척이자 훗날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청년이다. 매컬로가 묘사하는 옥타비아누스는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영특하지만 진중하고 얌전한 소년이던 그는 자신의 우상 카이사르의 암살을 계기로 복수심에 찬 야심가로 변모한다. 카이사르를 연상시키는 외모라는 장점, 천식이라는 고질병과 군사적 능력 부족이라는 단점을 인지하고 그 대책까지 세워두는 교묘함은 술라를 떠올리게 하지만, 술라와 달리 좋은 환경에서 사랑받고 자란 그는 카이사르의 로마를 이어받아 완성할 자신의 능력을 확신한다. 이상주의적 관용을 표방했던 카이사르와 달리 옥타비아누스는 ‘아버지’의 원수들에게 철저하게 보복하길 바라고, 안토니우스를 비롯한 기존 세력을 서서히 제거한 뒤 자기만의 신진 세력을 만들어가려 한다.
이러한 옥타비아누스의 행보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었던 카이사르와는 또다른 흥미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 역시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는지, 다행히도 제6부를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하려던 원래의 계획을 바꿔, 안토니우스의 몰락과 옥타비아누스의 즉위까지를 담아낸 외전 격의 제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추가 집필했다.(제7부의 한국어판은 2018년 상반기 출간 예정)
매컬로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지적이고 통찰력 있으며 역동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카이사르의 군사적 재능을 찬미하는 동시에 그가 광범위한 지역을 착취하고 결과적으로 로마 공화정을 변질시켰다는 사실을 비난하기도 한다. 매컬로 역시 카이사르의 그러한 모순과 분열성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카이사르가 그토록 힘겹게 완성하려 했던 위대한 로마 세계가, 그를 반대하고 비판한 이들이 아니라 그를 숭배하고 존경한 후계자의 손을 거쳐 본래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체제로 변모했다는 사실 또한 이 같은 역사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구매가격 : 34,300 원

시월의 말 1

도서정보 : 콜린 매컬로 | 2017-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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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가진 최고의 것이 제물로 바쳐지다
공화정 로마의 최후, 그리고 제정 로마를 이끌 후계자의 등장

로마 최고의 권력을 잡은 카이사르
그를 따를 것인가, 공화정을 복원할 것인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다!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여생을 걸고 선보인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제6부 『시월의 말』. 작가는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여 집필하기까지 30여 년 동안 시력을 잃어가면서 이 시리즈를 완성했다.
첫머리에 묘사되는 것은 시리즈 전반부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던 로마의 관습 ‘시월의 말’이다. 가장 뛰어난 군마를 뽑아 희생제물로 바치고 말머리는 시민들의 패싸움에 쓰이는 이 유서 깊고도 기이한 관습은, 역사에서 카이사르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아는 독자에겐 조만간 닥칠 비극의 상징처럼 보인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러나…
어떤 목소리가 속삭였다. 어디로 가고 있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왜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 네가 원하는 걸 다 이루었기 때문일까, 네가 원했던 방식으로 합법적 승인을 얻어서는 아니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과 되돌릴 수 없는 일로 슬퍼하는 것은 소용없다. 그래, 되돌릴 수 없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7부는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집필한 외전)인 이번 제6부에서도 매컬로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필력으로 독자를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 나날로 끌어들인다. 로마 세계의 패권을 쥔 카이사르는 숙적 혹은 동료 폼페이우스의 행방을 찾다가 차가운 머리통만 남은 그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집트의 내전에 얽힌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말려든 이 반년간의 유예는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의 만남과 밀월의 기간이 된다.
결정적 패배 후에 할복자살한 카토를 비롯해 카이사르의 숙적인 보니파 대부분이 죽음을 맞고, 이제 ‘종신 독재관’이 되어 공화정을 무색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이 꿈꾸는 로마 세계를 만들어나가기로 결심한 카이사르는 민중에게 사랑받는 한편 권력 계층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그가 로마의 왕이 되려 한다며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카이사르에겐 로마인의 피를 가진 아들이 없고 확정된 후계자도 없기에, 그의 조카뻘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그의 자리를 탐낸다. 카이사르의 군대에서 싸우고 카이사르 덕분에 부와 지위를 얻은 부하들이 그의 곁을 지키는 동시에 열등감과 질투로 뭉쳐 독재관 암살을 계획한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느낀 카이사르는 누구를 후계자로 삼을지 고민에 빠진다. 누가 그의 어마어마한 부와 존엄과 영향력을 이어받을 것인가?

‘브루투스, 너마저?’는 잊어라
세르빌리아는 뒤로 기대어 앉았다. 창백한 뺨 위로 속눈썹이 드리워졌다. 처음에는 포르키아를 어떻게 죽일지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 얼마나 즐거운 하루가 될까! 세르빌리아가 눈을 뜨자 검고 사나운 눈빛이 드러났다. 그녀는 이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어이없는 재앙으로부터 브루투스를 구해낼 방법, 부와 명예를 지키면서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 가문과 유니우스 브루투스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 카이사르가 죽은 건 죽은 것이다. 가문이 망한다고 죽은 카이사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니까.
다른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 또한 생생하고 다채로우며 설득력 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이기적이고 근시안적 통치자로 묘사되지만 한편 영리하고 솔직하며 애정에 찬 여성이기도 하다. 끝까지 카이사르를 증오했던 완고한 공화파이자 스토아 철학자 카토가 죽음을 택하고 실행하는 과정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동물적 야수성과 단순함을 지닌, 자신과 너무 다른 적수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독자에게 웃음과 짜증을 동시에 안겨준다. 세르빌리아의 천성적 잔인함과 카이사르에 대한 열정조차도 압도하는 귀족으로서의 자의식 묘사는 또 어떠한가. 특별히 작가의 해석이 돋보이는 캐릭터는 카이사르 암살단의 대표로 역사에 남은 브루투스이다. 평생 우유부단하게 살아온 그는 카토의 출중한 딸이었던 그의 아내 포르키아의 광적인 복수심에 떠밀려 암살에 가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들인 자신보다 더 사랑한, 첫사랑이자 약혼녀였던 율리아를 늙은 정적의 아내로 주어버린 카이사르에 대한 해묵은 원망은 ‘공화정 수호’라는 숭고한 목적 아래에서도 숨겨진 악취처럼 배어나온다. 그는 카이사르의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저 유명한 탄식에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암살자들 중 마지막으로 단도를 꺼내 이미 쓰러진 카이사르의 성기를 찌르는 비겁자로 묘사된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죽지 않는다
“카이사르는 날 믿어주었어, 아그리파! 카이사르는 자신의 이름을 물려줌으로써 로마를 바로 세우려던 그의 노력을 계승할 힘과 정신이 나에게 있다고 말해준 거야. 카이사르는 내게 군사적 역량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 것은 로마에도 그에게도 그리 중요치 않다고 판단했어.”
“이건 사형선고야.” 플라우티우스가 신음했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절대 죽지 않아요. 제가 그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카이사르가 잔혹하고 비통하게 살해당한 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가 후계자로 택한 손자뻘 친척이자 훗날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청년이다. 매컬로가 묘사하는 옥타비아누스는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영특하지만 진중하고 얌전한 소년이던 그는 자신의 우상 카이사르의 암살을 계기로 복수심에 찬 야심가로 변모한다. 카이사르를 연상시키는 외모라는 장점, 천식이라는 고질병과 군사적 능력 부족이라는 단점을 인지하고 그 대책까지 세워두는 교묘함은 술라를 떠올리게 하지만, 술라와 달리 좋은 환경에서 사랑받고 자란 그는 카이사르의 로마를 이어받아 완성할 자신의 능력을 확신한다. 이상주의적 관용을 표방했던 카이사르와 달리 옥타비아누스는 ‘아버지’의 원수들에게 철저하게 보복하길 바라고, 안토니우스를 비롯한 기존 세력을 서서히 제거한 뒤 자기만의 신진 세력을 만들어가려 한다.
이러한 옥타비아누스의 행보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었던 카이사르와는 또다른 흥미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 역시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는지, 다행히도 제6부를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하려던 원래의 계획을 바꿔, 안토니우스의 몰락과 옥타비아누스의 즉위까지를 담아낸 외전 격의 제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추가 집필했다.(제7부의 한국어판은 2018년 상반기 출간 예정)
매컬로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지적이고 통찰력 있으며 역동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카이사르의 군사적 재능을 찬미하는 동시에 그가 광범위한 지역을 착취하고 결과적으로 로마 공화정을 변질시켰다는 사실을 비난하기도 한다. 매컬로 역시 카이사르의 그러한 모순과 분열성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카이사르가 그토록 힘겹게 완성하려 했던 위대한 로마 세계가, 그를 반대하고 비판한 이들이 아니라 그를 숭배하고 존경한 후계자의 손을 거쳐 본래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체제로 변모했다는 사실 또한 이 같은 역사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구매가격 : 13,500 원

시월의 말 2

도서정보 : 콜린 매컬로 | 2017-12-1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로마가 가진 최고의 것이 제물로 바쳐지다
공화정 로마의 최후, 그리고 제정 로마를 이끌 후계자의 등장

로마 최고의 권력을 잡은 카이사르
그를 따를 것인가, 공화정을 복원할 것인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다!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여생을 걸고 선보인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제6부 『시월의 말』. 작가는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여 집필하기까지 30여 년 동안 시력을 잃어가면서 이 시리즈를 완성했다.
첫머리에 묘사되는 것은 시리즈 전반부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던 로마의 관습 ‘시월의 말’이다. 가장 뛰어난 군마를 뽑아 희생제물로 바치고 말머리는 시민들의 패싸움에 쓰이는 이 유서 깊고도 기이한 관습은, 역사에서 카이사르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아는 독자에겐 조만간 닥칠 비극의 상징처럼 보인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러나…
어떤 목소리가 속삭였다. 어디로 가고 있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왜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 네가 원하는 걸 다 이루었기 때문일까, 네가 원했던 방식으로 합법적 승인을 얻어서는 아니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과 되돌릴 수 없는 일로 슬퍼하는 것은 소용없다. 그래, 되돌릴 수 없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7부는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집필한 외전)인 이번 제6부에서도 매컬로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필력으로 독자를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 나날로 끌어들인다. 로마 세계의 패권을 쥔 카이사르는 숙적 혹은 동료 폼페이우스의 행방을 찾다가 차가운 머리통만 남은 그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집트의 내전에 얽힌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말려든 이 반년간의 유예는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의 만남과 밀월의 기간이 된다.
결정적 패배 후에 할복자살한 카토를 비롯해 카이사르의 숙적인 보니파 대부분이 죽음을 맞고, 이제 ‘종신 독재관’이 되어 공화정을 무색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이 꿈꾸는 로마 세계를 만들어나가기로 결심한 카이사르는 민중에게 사랑받는 한편 권력 계층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그가 로마의 왕이 되려 한다며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카이사르에겐 로마인의 피를 가진 아들이 없고 확정된 후계자도 없기에, 그의 조카뻘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그의 자리를 탐낸다. 카이사르의 군대에서 싸우고 카이사르 덕분에 부와 지위를 얻은 부하들이 그의 곁을 지키는 동시에 열등감과 질투로 뭉쳐 독재관 암살을 계획한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느낀 카이사르는 누구를 후계자로 삼을지 고민에 빠진다. 누가 그의 어마어마한 부와 존엄과 영향력을 이어받을 것인가?

‘브루투스, 너마저?’는 잊어라
세르빌리아는 뒤로 기대어 앉았다. 창백한 뺨 위로 속눈썹이 드리워졌다. 처음에는 포르키아를 어떻게 죽일지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 얼마나 즐거운 하루가 될까! 세르빌리아가 눈을 뜨자 검고 사나운 눈빛이 드러났다. 그녀는 이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어이없는 재앙으로부터 브루투스를 구해낼 방법, 부와 명예를 지키면서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 가문과 유니우스 브루투스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 카이사르가 죽은 건 죽은 것이다. 가문이 망한다고 죽은 카이사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니까.
다른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 또한 생생하고 다채로우며 설득력 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이기적이고 근시안적 통치자로 묘사되지만 한편 영리하고 솔직하며 애정에 찬 여성이기도 하다. 끝까지 카이사르를 증오했던 완고한 공화파이자 스토아 철학자 카토가 죽음을 택하고 실행하는 과정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동물적 야수성과 단순함을 지닌, 자신과 너무 다른 적수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독자에게 웃음과 짜증을 동시에 안겨준다. 세르빌리아의 천성적 잔인함과 카이사르에 대한 열정조차도 압도하는 귀족으로서의 자의식 묘사는 또 어떠한가. 특별히 작가의 해석이 돋보이는 캐릭터는 카이사르 암살단의 대표로 역사에 남은 브루투스이다. 평생 우유부단하게 살아온 그는 카토의 출중한 딸이었던 그의 아내 포르키아의 광적인 복수심에 떠밀려 암살에 가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들인 자신보다 더 사랑한, 첫사랑이자 약혼녀였던 율리아를 늙은 정적의 아내로 주어버린 카이사르에 대한 해묵은 원망은 ‘공화정 수호’라는 숭고한 목적 아래에서도 숨겨진 악취처럼 배어나온다. 그는 카이사르의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저 유명한 탄식에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암살자들 중 마지막으로 단도를 꺼내 이미 쓰러진 카이사르의 성기를 찌르는 비겁자로 묘사된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죽지 않는다
“카이사르는 날 믿어주었어, 아그리파! 카이사르는 자신의 이름을 물려줌으로써 로마를 바로 세우려던 그의 노력을 계승할 힘과 정신이 나에게 있다고 말해준 거야. 카이사르는 내게 군사적 역량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 것은 로마에도 그에게도 그리 중요치 않다고 판단했어.”
“이건 사형선고야.” 플라우티우스가 신음했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절대 죽지 않아요. 제가 그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카이사르가 잔혹하고 비통하게 살해당한 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가 후계자로 택한 손자뻘 친척이자 훗날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청년이다. 매컬로가 묘사하는 옥타비아누스는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영특하지만 진중하고 얌전한 소년이던 그는 자신의 우상 카이사르의 암살을 계기로 복수심에 찬 야심가로 변모한다. 카이사르를 연상시키는 외모라는 장점, 천식이라는 고질병과 군사적 능력 부족이라는 단점을 인지하고 그 대책까지 세워두는 교묘함은 술라를 떠올리게 하지만, 술라와 달리 좋은 환경에서 사랑받고 자란 그는 카이사르의 로마를 이어받아 완성할 자신의 능력을 확신한다. 이상주의적 관용을 표방했던 카이사르와 달리 옥타비아누스는 ‘아버지’의 원수들에게 철저하게 보복하길 바라고, 안토니우스를 비롯한 기존 세력을 서서히 제거한 뒤 자기만의 신진 세력을 만들어가려 한다.
이러한 옥타비아누스의 행보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었던 카이사르와는 또다른 흥미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 역시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는지, 다행히도 제6부를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하려던 원래의 계획을 바꿔, 안토니우스의 몰락과 옥타비아누스의 즉위까지를 담아낸 외전 격의 제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추가 집필했다.(제7부의 한국어판은 2018년 상반기 출간 예정)
매컬로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지적이고 통찰력 있으며 역동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카이사르의 군사적 재능을 찬미하는 동시에 그가 광범위한 지역을 착취하고 결과적으로 로마 공화정을 변질시켰다는 사실을 비난하기도 한다. 매컬로 역시 카이사르의 그러한 모순과 분열성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카이사르가 그토록 힘겹게 완성하려 했던 위대한 로마 세계가, 그를 반대하고 비판한 이들이 아니라 그를 숭배하고 존경한 후계자의 손을 거쳐 본래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체제로 변모했다는 사실 또한 이 같은 역사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구매가격 : 13,100 원

시월의 말 3

도서정보 : 콜린 매컬로 | 2017-12-1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로마가 가진 최고의 것이 제물로 바쳐지다
공화정 로마의 최후, 그리고 제정 로마를 이끌 후계자의 등장

로마 최고의 권력을 잡은 카이사르
그를 따를 것인가, 공화정을 복원할 것인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다!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여생을 걸고 선보인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제6부 『시월의 말』. 작가는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여 집필하기까지 30여 년 동안 시력을 잃어가면서 이 시리즈를 완성했다.
첫머리에 묘사되는 것은 시리즈 전반부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던 로마의 관습 ‘시월의 말’이다. 가장 뛰어난 군마를 뽑아 희생제물로 바치고 말머리는 시민들의 패싸움에 쓰이는 이 유서 깊고도 기이한 관습은, 역사에서 카이사르의 종말이 어떠했는지 아는 독자에겐 조만간 닥칠 비극의 상징처럼 보인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러나…
어떤 목소리가 속삭였다. 어디로 가고 있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왜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 네가 원하는 걸 다 이루었기 때문일까, 네가 원했던 방식으로 합법적 승인을 얻어서는 아니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과 되돌릴 수 없는 일로 슬퍼하는 것은 소용없다. 그래, 되돌릴 수 없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마지막(7부는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집필한 외전)인 이번 제6부에서도 매컬로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필력으로 독자를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 나날로 끌어들인다. 로마 세계의 패권을 쥔 카이사르는 숙적 혹은 동료 폼페이우스의 행방을 찾다가 차가운 머리통만 남은 그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집트의 내전에 얽힌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말려든 이 반년간의 유예는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의 만남과 밀월의 기간이 된다.
결정적 패배 후에 할복자살한 카토를 비롯해 카이사르의 숙적인 보니파 대부분이 죽음을 맞고, 이제 ‘종신 독재관’이 되어 공화정을 무색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이 꿈꾸는 로마 세계를 만들어나가기로 결심한 카이사르는 민중에게 사랑받는 한편 권력 계층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그가 로마의 왕이 되려 한다며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카이사르에겐 로마인의 피를 가진 아들이 없고 확정된 후계자도 없기에, 그의 조카뻘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그의 자리를 탐낸다. 카이사르의 군대에서 싸우고 카이사르 덕분에 부와 지위를 얻은 부하들이 그의 곁을 지키는 동시에 열등감과 질투로 뭉쳐 독재관 암살을 계획한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느낀 카이사르는 누구를 후계자로 삼을지 고민에 빠진다. 누가 그의 어마어마한 부와 존엄과 영향력을 이어받을 것인가?

‘브루투스, 너마저?’는 잊어라
세르빌리아는 뒤로 기대어 앉았다. 창백한 뺨 위로 속눈썹이 드리워졌다. 처음에는 포르키아를 어떻게 죽일지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 얼마나 즐거운 하루가 될까! 세르빌리아가 눈을 뜨자 검고 사나운 눈빛이 드러났다. 그녀는 이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어이없는 재앙으로부터 브루투스를 구해낼 방법, 부와 명예를 지키면서 세르빌리우스 카이피오 가문과 유니우스 브루투스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 카이사르가 죽은 건 죽은 것이다. 가문이 망한다고 죽은 카이사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니까.
다른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 또한 생생하고 다채로우며 설득력 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이기적이고 근시안적 통치자로 묘사되지만 한편 영리하고 솔직하며 애정에 찬 여성이기도 하다. 끝까지 카이사르를 증오했던 완고한 공화파이자 스토아 철학자 카토가 죽음을 택하고 실행하는 과정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동물적 야수성과 단순함을 지닌, 자신과 너무 다른 적수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독자에게 웃음과 짜증을 동시에 안겨준다. 세르빌리아의 천성적 잔인함과 카이사르에 대한 열정조차도 압도하는 귀족으로서의 자의식 묘사는 또 어떠한가. 특별히 작가의 해석이 돋보이는 캐릭터는 카이사르 암살단의 대표로 역사에 남은 브루투스이다. 평생 우유부단하게 살아온 그는 카토의 출중한 딸이었던 그의 아내 포르키아의 광적인 복수심에 떠밀려 암살에 가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들인 자신보다 더 사랑한, 첫사랑이자 약혼녀였던 율리아를 늙은 정적의 아내로 주어버린 카이사르에 대한 해묵은 원망은 ‘공화정 수호’라는 숭고한 목적 아래에서도 숨겨진 악취처럼 배어나온다. 그는 카이사르의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저 유명한 탄식에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암살자들 중 마지막으로 단도를 꺼내 이미 쓰러진 카이사르의 성기를 찌르는 비겁자로 묘사된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죽지 않는다
“카이사르는 날 믿어주었어, 아그리파! 카이사르는 자신의 이름을 물려줌으로써 로마를 바로 세우려던 그의 노력을 계승할 힘과 정신이 나에게 있다고 말해준 거야. 카이사르는 내게 군사적 역량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 것은 로마에도 그에게도 그리 중요치 않다고 판단했어.”
“이건 사형선고야.” 플라우티우스가 신음했다.
“카이사르라는 이름은 절대 죽지 않아요. 제가 그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카이사르가 잔혹하고 비통하게 살해당한 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가 후계자로 택한 손자뻘 친척이자 훗날 로마 최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청년이다. 매컬로가 묘사하는 옥타비아누스는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영특하지만 진중하고 얌전한 소년이던 그는 자신의 우상 카이사르의 암살을 계기로 복수심에 찬 야심가로 변모한다. 카이사르를 연상시키는 외모라는 장점, 천식이라는 고질병과 군사적 능력 부족이라는 단점을 인지하고 그 대책까지 세워두는 교묘함은 술라를 떠올리게 하지만, 술라와 달리 좋은 환경에서 사랑받고 자란 그는 카이사르의 로마를 이어받아 완성할 자신의 능력을 확신한다. 이상주의적 관용을 표방했던 카이사르와 달리 옥타비아누스는 ‘아버지’의 원수들에게 철저하게 보복하길 바라고, 안토니우스를 비롯한 기존 세력을 서서히 제거한 뒤 자기만의 신진 세력을 만들어가려 한다.
이러한 옥타비아누스의 행보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이었던 카이사르와는 또다른 흥미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가 역시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는지, 다행히도 제6부를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하려던 원래의 계획을 바꿔, 안토니우스의 몰락과 옥타비아누스의 즉위까지를 담아낸 외전 격의 제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추가 집필했다.(제7부의 한국어판은 2018년 상반기 출간 예정)
매컬로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지적이고 통찰력 있으며 역동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카이사르의 군사적 재능을 찬미하는 동시에 그가 광범위한 지역을 착취하고 결과적으로 로마 공화정을 변질시켰다는 사실을 비난하기도 한다. 매컬로 역시 카이사르의 그러한 모순과 분열성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카이사르가 그토록 힘겹게 완성하려 했던 위대한 로마 세계가, 그를 반대하고 비판한 이들이 아니라 그를 숭배하고 존경한 후계자의 손을 거쳐 본래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체제로 변모했다는 사실 또한 이 같은 역사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구매가격 : 10,100 원

러시아 혁명사 강의

도서정보 : 박노자 | 2017-11-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
소련에서 태어나 페레스트로이카를 살아낸 한국사학자가 읽어낸
러시아 혁명의 실제와 현재적 의미!

소련의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자랐고 페레스트로이카를 거쳐 러시아연방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귀화한 역사학자 박노자, 그는 과연 러시아 혁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론가로서의 시각에 경험적 관찰까지 더해진 독특한 러시아 혁명사를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에 맞춰 펴낸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의 한가운데 있었으며 혁명 이후 소비에트를 이끌었던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을 중심으로 혁명의 전후 맥락을 복원해낸다.

인물을 중심으로 엮어냈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혁명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러시아 혁명사 책들에 비해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이 혁명의 여파와 영향이다. 사회주의 실험의 중심에 있던 러시아는 유라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 혁명의 기운을 전파시켰다.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를 경유한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사학자 박노자는 우리에게 머나먼 타국에서 벌어진 과거의 사건으로 여겨지는 러시아 혁명이 실제로 우리와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로 보여준다. 물론 100년 전과 비교해본다면, 세상은 변했다. 혁명을 상상하는 틀 또한 바뀌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오래된 과거 가운데서 현재까지 빛을 발하는 것들에 눈길을 돌린다. 혁명의 긍정성과 문제성을 동시에 조망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제시하는 희망의 씨앗이다.

구매가격 : 11,000 원

태평양 이야기

도서정보 : 사이먼 윈체스터 | 2017-10-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국과 중국은 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치하는가?”
지구 전체 면적의 1/3을 차지하는 태평양을 둘러싼 현대사 이야기

미국은 왜 원자폭탄 실험 장소로 태평양을 선택했는가? 중국은 왜 태평양 바다에 콘크리트 인공섬을 만들었는가? 아시아에서 제국주의는 어떻게 무너지기 시작했는가? 산호초의 탈색 현상과 앨버트로스의 멸종 현상은 왜 일어났는가? 이 책은 현대 태평양에서 일어난 역사, 문화, 정치, 환경의 주요 사건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한 사이에 그어진 38선의 시작과 북한의 독재 체제의 문제점, 바닷속 심해열수공의 발견과 태평양 자원의 개발, 원자폭탄 실험의 잔혹성, 트랜지스터라디오의 발명, 서핑의 역사와 유행 등 태평양이 품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10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 추천사

"사이먼 윈체스터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 박식한 인물은 저녁식사에 초대하기에 완벽한 손님이다" _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윈체스터 특유의 활력 넘치는 문체와 흥미롭고 폭넓은 주제는 책을 읽는 내내 독자를 즐겁게 한다." _퍼블리셔위클리

"태평양을 놀랍도록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윈체스터의 모든 작품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작가의 열정적인 연구와 훌륭한 분석이 이야기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_커커스리뷰




◎ 출판사 리뷰

트랜지스터라디오에서 G2의 대립까지
현대 태평양에 관한 10가지 이야기

미국의 시인 로빈슨 제퍼스는 1955년 발표한 시 〈눈eye〉에서 태평양을 가리켜 “지구의 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라고 표현했다. 태평양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의 목격자라는 의미쯤 될까? 태평양은 1억 6,525만 제곱킬로미터의 드넓은 바다로, 지구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 광활한 바다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건과 역사가 펼쳐지며, 무수한 인간의 욕심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태평양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벌어지는 끔찍하고 탐욕스러운 사건의 목격자인 셈이다.
이 책은 1950년 이후 태평양과 그 주변 국가에서 발생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비키니섬에서 자행된 미국의 핵 실험(원자폭탄 실험)과 그로 인한 피해들, 유럽의 태평양 식민 시대의 종식 과정과 그 영향, 서양과 동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펼치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한반도의 분단 과정과 북한의 정치 체제 등 태평양을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뿐 아니라 트랜지스터라디오의 발명과 소니의 탄생, 서핑의 시작과 유행, 바닷속 새로운 세상의 발견, 폴리네시아 전통 항해술로 세계를 일주하는 배 등 다양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윈체스터는 이 주제들이 동양과 서양을 잇는 매개 역할을 하는 장면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와이에서 시작된 서핑과 일본에서 만들어낸 트랜지스터라디오가 서구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그들의 삶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그리고 서구의 식민 지배가 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과 소련에 의해 쉽게 그어진 38선으로 인해 한반도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등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동서양의 연결점을 발견하게 된다.

"중국은 왜 한국의 사드(THAAD) 배치에 민감한가?"
태평양 해상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파헤치다

오늘날 태평양의 해상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열강, 특히 G2로 통하는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의 해상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항공모함 건조, 해군 확충을 비롯해 막대한 군비를 축적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해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공해전투’라는 새로운 군사 정책을 만들어냈다. 이제 미국은 세계의 화약고로 불렸던 중동 국가보다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해전투’는 육군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군과 공군의 기여도를 늘려 태평양 공해상에서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공해전투에서 활용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기지 중 하나가 현재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다. 그러니 한국에서 아무리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외쳐봤자 한국의 사드 배치가 미국의 공해전투의 일환이라면 중국으로서는 절대로 달가울 리 없다.
중국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2040년까지 해군 전력을 키워 태평양을 호령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고, 미국 역시 공해전투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무기를 늘려나갔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윈체스터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이 아시아의 특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알맞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의 해상 확장을 견제하고 막는 것이 아니라, 동양의 국가들이 태평양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윈체스터는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서양은 동양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지배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상대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동양과 서양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지구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동서양을 가운데 둔 태평양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큰 메시지다.


◎ 책 속에서

무기는 오전 8시 35분 정각에 폭발했고, 목격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쉭 하는 엄청난 소리가 나고, 물과 수증기와 방사능 응축 물질이 뒤섞인 지름 1.5킬로미터의 거대한 구체가 솟아올랐으며, 거울같이 잔잔했던 푸른 석호 주변에는 산산조각 난 산호와 진흙이 뒤범벅되어 흩뿌려졌다. 구체가 터지면서 1.6킬로미터 높이의 빈 기둥이 되어 상공으로 순식간에 치솟았는데, 포말과 산호 잔해가 구름을 생성해서 기둥 꼭대기를 덮고 있었다. 이때 기둥이 천천히 수면으로 내려오는 장면이 사진으로 남았는데, 이는 아직까지도 당대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사용된다. 핵폭탄에 마음을 사로잡힌 사람들(특히 미국의 젊은이들이 핵폭탄에 열광했다)의 침실에, 입술을 삐죽 내민 브리지트 바르도와 바람에 부풀어 오른 치마를 부여잡고 웃는 메릴린 먼로 포스터 옆에 붙여놓기 딱 좋은 사진이었다. 버섯구름은 만화영화에서 상투적으로 쓰이는 표현 방법이 됐다. 베이커가 터지고 나서 버섯구름이 그 모양 그대로 그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이를 소재로 삼아 만화영화 표현 기법을 더한 독창적인 작품이 여럿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왕관 모양이나 콜리플라워 모양이 많았다. _ 77~78p.

군인 가문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째 군인으로 복무 중이던 본스틸은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장학제도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장학제도 중 하나다–옮긴이)으로 선정된 엘리트였다. 그는 커다란 미국지리학협회 지도 앞에 서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의 수도 서울까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선을 손가락으로 죽 그어 보였다. 본스틸은 두 도시가 모두 적도에서부터 37.5도가량 북쪽으로 떨어져 있다는 묘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는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동료 두 명(둘 중에 한 사람, 딘 러스크는 후에 존 F. 케네디대통령 재임 당시 국무장관으로 임명됐다)과 의견을 공유했다. 본스틸은 소련에 한국의 수도인 서울 바로 위쪽에서 확장을 멈추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이 북위 37.5도에 위치해 있으니까, “북위 38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되겠다.”고 본스틸은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고는 지체 없이 연필을 들고 북위 38도에 아시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관통하는 직선을 그렸다. 이들은 마셜 장군에게 이 내용을 보고했다. _ 196~197p.

동서양 한가운데 자리 잡은 평화로운 폴리네시아의 존재는 어쩌면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암시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지혜와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광대한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동양과 서양의 공존이 가능하고, 인종을 근거로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다. 어쩌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아니면 아예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할 시기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오랜 정복과 지배의 시기에 막을 내린 태평양은 이제 더 이상 갈등과 충돌의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리 앞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_ 5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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