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

도서정보 : 브룩 노엘, 패멀라 D. 블레어 | 2019-0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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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오직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

사랑하는 이를 갑작스레 잃고 애도 중인 모든 이,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모든 이에게


상실을 겪고도 우리 사회 특유의 여러 금기, 개인적인 고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문화, 죽음을 입에 올리기 어려워하는 분위기, 개인사가 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민폐로 간주되는 성공주의적이고 결과론적인 사회, 부정적인 감정의 공유가 거리낌을 넘어 터부시되는 안타까운 곳에서 혼자만 이런 고통을 겪는다고 느끼며 더욱 위축되고 있는 많은 분에게, 꼭 이 책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_옮긴이의 말

예기치 못한 죽음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비극에 눈먼 영혼들에게 진정 가치 있는 책을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_찰스 두빌, 포틀랜드 병원 흉부외과 의사

실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도 사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보인다. … 특별한 상황과 어려움을 다룬 부분은 각별하다. 강력히 추천한다. _에드워드 백, 교육학 박사

애도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면, 유족들이 겪을 일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_헬렌 피츠제럴드, 『애도하는 아이』 저자

극히 고통스러운 삶의 길들을 현실의 언어와 경험으로 포착해냈다. 이로써 우리는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애도에 관해 좀더 실질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_샬럿 토메이노, 신경심리학자

애도의 고통을 통과하면서 손잡고 영혼을 위로해줄 많은 이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이 탁월한 책을 통해서.
_조지 캔들, 목회 심리치료사

15년 이상 응급의학과 간호사로 일하면서 갑자기 닥치는 죽음을 숱하게 목격해왔다. … 응급의학과 전문의나 간호사들과 이 책을 공유하려 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완벽한 안내서다. _캐슬린 라일리, 간호사

애도하는 이들이 생각하거나 맞닥뜨리게 될 모든 문제를 다룬다. 섬세하면서도 현실적이다.
_『유어 라이프 매거진』

죽음에 철학적으로 난해하게 접근하지도 않고, 그것을 너무 쉬운 일상의 이야기로 풀어놓지도 않는 균형 감각이 탁월하다. _ ‘지식의 씨앗’

당신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위로해준다. 빛을 비추고 손을 잡아준다. 견디기 힘든 비통함과 절실함의 순간에 애도에 있어 다른 어떤 책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을 위해 존재할 것이다.
_아트 클레인, 『아버지와 아들』 저자




오로지 애도에만 집중할 것

죽음에는 망인亡人 외에 또 다른 당사자가 있다. 바로 그를 알고 살아온, 그를 기억하며 살아갈 우리다. 누구든 어느 순간 부모를 잃으며, 형제자매도 우리 곁을 떠나간다. 자식을 앞세우는 부모는 자기 목숨이 붙어 있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커다란 사회재해로 친구를 잃은 또래들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다. 애도하는 자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죄책감이다.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또 다른 이들은 위로를 제대로 할 줄 몰라 자책한다. 한 사람의 죽음은 자책의 연쇄고리를 낳는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는 우리가 애도의 슬픔을 제대로 겪고 나오도록 일러주는 안내서다. 이 책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은 사람과 애도 중에 있는 그를 지켜보는 이들 모두 저마다의 속도로 슬퍼하는 게 필요하며, 일상을 되찾는 것은 한발 한발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애도엔 지름길이 없고, 우리는 ‘회복탄력성’ 같은 그럴듯한 말을 되새기며 눈물을 닦지 않아도 된다. “애도의 형태와 깊이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 사회는 애도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준 적이 없다. 그래서 이것마저 배워야 하는 일이 되었고, 이 책은 애도의 한가운데를 통과해서 나온 수많은 사람이 슬픔은 어떻게 위로하면 되는지 일러준다. “일상으로 돌아가요” “1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많이 나아졌을 거야”라는 말은 금물이다. 상실을 겪은 이와 겪어보지 않은 이는 커다란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전혀 다른 존재다. 그 간극은 어쩌면 좁혀지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들 곁에 있어주고, 그들의 일상사 처리를 도우면서 애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이 책은 알려준다. 때론 유가족의 아이를 보살펴주고, 그들의 공과금 납부를 대신 해주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게 그들의 삶을 지탱시켜줄 것이다. ‘당신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너무 비탄에 빠져 있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라는 태도를 취한다면 그와 당신의 관계는 영원히 깨져버릴 수도 있다.
가까운 친구가 죽었다면, “친구 삶의 일부를 가져와 당신의 것으로 만들어라”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당신 속에 남아 있게 된다. 남편이나 아내를 급작스레 잃었다면 우리는 자기 정체성을 끊임없이 정의하고 또 정의하는 일에 직면하게 된다. 배우자끼리 너무 친밀한 삶을 살아왔다면 애도를 깊숙이 통과한 후 “그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이 책은 현실적으로 조언한다.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인들이 애도를 표한 방식이나, 베트남 전쟁 이후 베트남 국민이 전쟁의 혼을 위로한 방식에 비하면 한국은 애도 행위에 있어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것은 개인의 짐으로 떠넘겨져 어느덧 사회적 대사고가 발생하면 모두들 낮은 우울증의 늪을 알아서 건너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회에 대한 의무를 지닌 존재다. 그러니 마음이 무거워져야 할 의무에서 너무 빨리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건 그 존재의 의미를 의도적(비의도적)으로 삭제하는 일이다.
이 책은 상실을 대하는 우리가 언젠가 황폐화된 죽음의 경험에서 삶으로 건너올 수 있다고 위로하는 일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은 ‘재건’ 작업에 집중되어 있고, 그것은 우리 모두가 이제 다시 ‘죽음’이 아닌 ‘삶’에 초점을 맞추도록 부드럽게 촉구한다.

저는 울고 소리를 질러요. 저는 상처를 입었어요

“저는 그것을 통과해나가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저는 넘어져요. 울어요. 저는 소리를 질러요.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요. 그리고 저는 서성이고 서성이고 서성거려요. 그러나 저는 그것을 통과해나가려는 중이에요.”

“슬픔은 끈적거리는 것이고 마음에 끔찍한 짓을 해요. 그 일 이후 결코 예전 같을 수 없어요. 모든 것이 바뀌고 인생의 현실은 잔혹해요. 제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은 상처를 핥는 동물뿐이에요. 저는 상처를 입었고, 제 자신의 시간과 제 자신의 방법으로 치유할 시간이 필요해요.”(열일곱 살의 딸을 자살로 잃은 엄마 다이애나)

애도가 검은 날개를 펼쳐 감싸면 우린 종종 심각한 병에 걸린 사람처럼 된다. 한번 끔찍한 상실을 겪고 나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삶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 취약함의 느낌은 내 앞날조차 단축시키는 것 같고, 다른 가족이나 연인, 친구도 어쩌면 죽을지 모른다는 강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때 세상의 철학은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설명할 수 없다. 많은 애도자가 상실을 처음 겪을 때 “미칠 것 같았다”고 말한다. 죽음으로 인한 상실은 이처럼 자아와 세계를 완전히 뒤흔들어놓는다. 애도 중인 사람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가장 극한의 재난 상황”에 처해 “심장을 틀어쥔 고통”을 느낀다. 그런데 애도하는 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물론 애도를 직접 겪는 사람들조차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더 힘든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먼저 애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애도라는 여행을 다시 이해해야만 한다.
브룩 노엘과 패멀라 블레어는 자신들의 경험과 그들이 만난 수많은 내담자의 사례를 통해 애도자에게 일어나는 일을 현실적인 차원에서 제시하고 설명한다. 동시에 어떤 애도도 객관화하거나, 일반화하지 않으며 그것의 고유함을 잊지 않는다. 애도를 단계별로 설명하면서도 어느 순간 애도가 그런 단계와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상정하고, 애도를 부모·자식·배우자·친구 등 관계에 따라 세분화하면서도 그것들이 서로 뒤엉키고 교차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들의 조언은 그래서 더 현실적인 것이 된다. 다 아문 줄 알았던 상처가 갑자기 치명적인 고통으로 되살아나는 순간, 혹은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했던 배우자를 잃었을 때 겪게 되는 이중의 고통…… 이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가 입을 모아 “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처럼 복잡한 모습을 하고 있는 우리의 애도를 가능한 한 여러 각도에서 세밀하게 직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도의 신체적·감정적·정신적 증상들

애도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커다란 변화를 겪는다. 특히 충격과 혼란이 극심한 시점에는 신체적인 증상 또한 명백하게 나타난다. 가슴 부위의 불편감, 수면 장애, 무기력, 식욕 저하/과식, 입 마름, 떨림, 마비감, 두근거림, 어지러움, 방향감각의 상실, 두통/편두통, 탈진, 숨 참 등은 일반적인 증상이다. 또한 많은 애도자가 정신 산만, 현실 부정, 분노, 약물 의존 경향, 우울감과 불안감, 두려움, 충동적인 생각, 강박적인 생각, 목적 상실 등과 같은 정신적·감정적 증상을 호소한다.
매복해 있던 감정이 평온하던 시기에 갑자기 덮쳐오기도 한다. 저자들은 애도자가 불편하거나 비정상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분노와 두려움 같은 감정에도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분노는 자연스럽고 타당한 감정이며, 표출됨으로써 치유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책은 표출되지 않은 분노는 내면의 우울 혹은 외부로의 공격성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서, 안전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할 실질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애도 초기의 두려움은 애도자로 하여금 죽음에 관한 생각에 매몰되지 않도록 정신을 분산시켜주고, 잠재적인 통제감을 준다. 모든 것이 통제 밖에 있다고 여기는 애도자들에게 이러한 감각은 안도감을 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신체적 증상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극단적인 회피 행동, 자기 관리의 포기, 장기간 지속되는 우울·불안·부정, 전치된 분노, 자기파괴적인 생각들, 약물 중독 등으로 나타날 때는, 몸과 마음의 엄중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즉시 전문가를 찾아가야 한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애도에 관한 오해,
상실을 직접 겪은 이들이 말하는 애도

갑작스러운 상실은 애도자들을 이방인으로 만든다. 거기에는 애도에 관한 잘못된 믿음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저자들은 10년간 수많은 유족과 긴밀히 접촉하며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스물여덟 가지 애도에 관한 오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바쁘게 살면 벗어날 수 있다, 너무 오래 끌지 말아야 한다, 분노는 부적절하다, 검은 옷을 입어야 한다, 약이나 술로 잊을 수 있다, 상실을 입에 올리면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강해야 한다, 고인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 다행이다, 죄책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울어야만 한다…… 이 모든 오해와 편견은 자기만의 애도를 통과 중인 많은 애도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상태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자기의심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두 저자는 일찍이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로서, 또 전문가로서 애도 과정에서 흔히 갖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부터 애도자들을 변호하고 보호한다. 애도에는 매뉴얼도 시간표도 없고, 삶이 제각각이듯 애도 또한 고유한 과정임을 상기시켜준다. 술과 약물로 애도를 회피할 수 없음을 알려주고, 마음 깊이 아끼던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현실을 직면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준다. 미쳐도 괜찮다고 말해주며,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태를 일러준다. 분노와 고통을 표현하라고 이야기하며,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라고 주문한다. 상실감의 깊이가 근거 없는 기준에 의해 함부로 평가받지 않도록 애도자의 편에서 그들을 지지해준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임을 인지키시면서도, 홀로 있고 싶을 때는 그렇게 해도 좋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책에는 애도를 경험한 수많은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이 등장한다. 생명줄과도 같았던 오빠를 잃은 브룩 노엘, 파트너이자 친구였던 전남편을 잃은 패멀라 블레어뿐 아니라 형제자매를 잃은 사람, 남편을 잃은 아내, 둘도 없던 친구를 잃은 이, 연인을 잃은 사람 등 수많은 애도자가 등장한다. 또 이들은 벌알레르기, 교통사고, 군軍 사고, 범죄 피해, 자살, 9·11 테러 같은 대형 참사 등 각기 다른 사망의 원인과 그로부터 오는 저마다의 곤란을 털어놓는다. 책에 등장하는 애도자들은 자신이 애도 과정에서 몸소 깨달은 바를 독자와 공유함으로써, 애도가 단지 상실의 고통을 통과하는 과정을 차원이 아닌 성장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모이고 쌓여 사회적 차원에서 더 성숙한 애도의 문화를 만들어낸다.

애도 여정의 안내서

이 책은 무엇보다 애도자들이 실제 애도 과정에서 유용한 조언을 얻고, 그것을 자기만의 애도에 적용시키며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 그렇기에 갑작스럽게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애도의 시기와 단계에 따라, 고인과의 관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특징적인 점은 부모를 잃었을 때와 자녀를 잃었을 때, 배우자를 잃었을 때와 친구를 잃었을 때, 자살로 누군가를 잃었을 때와 사회적 재난으로 잃었을 때 애도의 속도와 방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저마다의 사례로 세밀한 경험들을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2부는 매우 실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애도 중에 있을 때 직장 사람들이나 이웃과 어느 정도로 거리를 두어도 되는지, 아이들에겐 아빠나 엄마가 세상을 떴다는 사실을 어떤 식으로 설명해주면 되는지, 남성과 여성은 슬픔에 대하는 자세가 어떻게 다른지 등을 일러준다. 이것은 다른 이들과의 연결 속에서 애도하는 당신 자신에게 오로지 집중하도록 하는 조언들이다.
애도는 거대한 행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우자의 사망 후 새로운 삶의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보통 3~5년이 걸리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의 애도는 10~20년 또는 평생 계속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에도 애도자들은 결국 삶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다. 애도하면서 토대를 하나씩 쌓아올려가는 것이다. 애도를 통과해 나온 이들은 말한다. “우울증은 여전히 따라다니지만, 산산조각 났던 그 끔찍한 날로부터 나는 먼 길을 왔다”고.
그렇기에 이 책은 수많은 고통을 남김없이 나누면서도 결국엔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재건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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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십도 : 성리학에 대한 10개의 그림과 글

도서정보 : 퇴계 이황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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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에는 커다란 단서가 있고 , 백성의 지도자가 된 분의 한 마음은 온갖 징조가 연유하는 곳이고, 모든 책임이 모이는 곳이며, 온갖 욕심이 잡다하게 나타나는 자리이고, 가지가지 간사함이 속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태만하고 소홀해 방종이 따르게 된다면, 산이 무너지고 바다에 해일이 일어나는 것 같은 위기가 오고 말 것이니, 어느 누가 이러한 위기를 막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삼가는 애틋한 마음가짐으로 날마다 생활을 해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진성학십도차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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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이

도서정보 : 송인재 | 2018-1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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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좌파’의 이론적 리더 왕후이의 사상을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 왕후이가 보기에 현대 중국은 탈정치화 시대에 처해 있다. 인민이 정치보다 경제적 이익 추구에 관심을 더 두고 국가와 언론도 자본에 포섭되는 상황은 탈정치화를 심화한다. 넓게 보면 문화대혁명도 과도한 파벌 투쟁과 폭력 충돌로 민주적 정치 참여와 공론이 상실하는 탈정치화의 길을 걸으며 실패했다. 탈정치화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정치 주체인 대중의 능동적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 곧 재정치화에서 답을 찾아본다.

왕후이(汪暉, 1959∼ )
칭화대학교 인문학부 교수다. 중국 ‘신좌파’의 이론적 리더로 알려져 있다. 1959년 장쑤성 양저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6개월 정도 임시직 노동자로 일하다 1978년 양저우사범대학에 입학했고, 난징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베이징의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루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문학 연구를 넘어 사상사, 근대성 문제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했다. 칭화대학교 인문사회고등연구소를 기반으로 중국의 정치 개혁 담론을 주도하는 한편, 중국에 대한 근본적 재인식을 목표로 해 ‘지역 연구’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96년부터 ≪독서≫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중국 최대 영향력을 지닌 잡지로 성장시켰다. 주요 저술로 『절망에 반항하라』, 『아시아는 세계다』, 『죽은 불 다시 살아나』, 『근대 중국 사상의 흥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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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 참된 인생의 지혜서

도서정보 : 홍자성 | 2018-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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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明)나라 말 홍자성이 지은 책이다.
책의 이름은 송(宋)나라 왕신민(汪信民)의 소학(小學) 가운데 "사람이 항상 채근(菜根)을 씹을 수 있다면 백사(百事)를 이룰 수 있다"에서 따온 것이다. 명나라 말 유교적인 교양을 기초로 도교·불교를 조화시킨 재치 있는 문장으로 구성된 책들이 유행하였는데 이 책도 그 가운데 하나로 전집 222조, 후집 135조, 총 357조의 청담(淸談)으로 이루어졌다. (본 서적에서는 편집을 통해 전집225조, 후집 134조로 구성)
전집은 주로 사람끼리 교감하는 도(道)를 논하면서 처세훈(處世訓)과 같은 도덕적 훈계의 말을, 후집은 자연의 정취와 산 속에 은거하는 즐거움을 논하면서 인생의 철리(哲理)와 우주의 이치에 대한 것을 기록하였다. 대부분이 단문이지만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참으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집과 후집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섭세편, 도심편, 자연편 그리고 수성편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 인생의 철리와 우주의 이치는 유교·불교·도교를 통한 진리로 이것을 어록 형식에 따라 대구(對句)를 사용, 문학적으로 표현하여 구약성서의 지혜서나 선시(禪詩)를 읽는 듯한 깔끔한 깨달음을 후세사람들에게까지 준다.

구매가격 : 4,900 원

행복 예습

도서정보 : 김형석 | 2018-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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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를 앞둔 철학자가 전하는 인생의 행복!
99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스스로 살아본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행복의 비밀들을 직접 원고지에 옮겨 적은 『행복 예습』. 김형석이라는 한 개인이 한평생을 통해 느낀 행복의 실체에 관한 이야기이자,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로 평가 받는 한 철학자가 바라본 행복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0세를 앞둔 지금 독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로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말을 꼽을 만큼 행복한 인생을 산 저자는 이 책에서 모두 4가지의 주제로 나누어 행복을 이야기한다.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는 ‘행복의 조건’, 저자가 꼽은 행복의 가장 큰 원천 중 하나인 ‘일하는 기쁨’,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 그리고 저자의 인생 찬가인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노라’이다.

행복은 주어지거나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들의 생활과 삶 속에 있었고, 사랑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행복이 함께했기에 사랑의 척도가 그대로 행복의 기준이 되곤 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사색이 깃든 글이 때로는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어주고, 때로는 인생의 의미를 묻게끔 이끌어준다.

▶ 『행복 예습』 북트레일러
https://youtu.be/czYOjVK5TMQ

구매가격 : 11,550 원

현, 노장의 커뮤니케이션

도서정보 : 김정탁 | 2018-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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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먼저 노장사상의 핵심 개념인 도(道)에 대해 설명한다. 도의 성격을 두 가지 차원에서 파악하는데 우주·자연·인간세 원리로서의 도와 인간의 완성을 향한 도의 작용이 그것이다. 우주·자연·인간세 원리로서의 도는 무질서하지만 생명 있는 존재, 존재하지만 알 수 없는 존재, 무위자연(無爲自然)한 존재로 각각 구분해서 설명했다. 이런 구분은 서양철학을 구성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존재론적 차원, 인식론적 차원, 도덕철학적 차원을 제각각 반영한다. 그리고 인간의 완성을 향한 도의 작용은 외물만 다를 뿐 만물은 같다는 제물(齊物), 마음을 가지런히 놓아야 한다는 심재(心齋)의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했다.
두 번째 부분은 의사소통 수단인 감관과, 감관의 연장인 언어 및 그것들의 의미 작용에 관한 내용으로 이 책의 본론부에 해당한다. 본론의 전반부는 소통 수단으로서의 감관과 의미 작용으로서의 심관에 대해 설명하고, 후반부는 감관의 연장으로서의 언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전반부는 감관 및 심관에 대한 노장의 부정적 관점, 감관 및 심관 작용의 미망과 허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노장의 방법론, 감관 및 심관 작용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얻어지는 통찰력에 대해 각각 설명한다. 그리고 후반부는 노장의 회의적인 언어관, 언어 작용의 문제점, 잘못된 언어 작용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세 번째 부분은 이 책의 결론부로서 현(玄)의 원리에 입각하여 노장의 의사소통관을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현의 원리에 입각한 구체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소통 수단인 언어 차원과 소통 형식인 관계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먼저 언어 차원에서는 우언·중언·치언의 은유법을 통한 방법을, 또 관계 차원에서는 대대(對待) 논리의 해체를 통한 방법을 각각 제시했다.

구매가격 : 22,400 원

노자 도덕경

도서정보 : 무공 | 2018-09-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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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의 진실을 밝힌 책, ‘노자 도덕경’

『도덕경』은 이미 수만 권의 주해서가 발간되었고 한글 번역서만 해도 100종류가 넘지만 해마다 새 번역서가 출판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도덕경』의 보다 완전한 해역을 위해 애써왔고 여전히 같은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들이다.

하지만『도덕경』은 글만 가지고는 결코 완역(完譯)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해석문의 말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거나 도와 하나 된 성인의 말씀이라고 볼 수 없는 해석이 그대로 옮겨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주석가, 번역자들이 무상심(無常心)을 체득하지 못해 성인의 참뜻을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아무리 한문과 동양고전에 통달한 분이라도 글로 표현되지 않은 말씀까지 도출해 내지 않으면 언제나 선현들의 해석을 답습할 수밖에 없고, 책은 본문의 분량보다 몇 배나 많은 해설이나 필자의 사견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매너리즘을 탈피한 본서는 여태까지 대물림하듯 이어져 온 해석상의 오류를 바로 잡음과 동시에 오직 본문을 살리는 데 초점을 모았으며 책의 핵심 주제인 도(道)를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특히 도는 『도덕경』이 나온 이래로 국내외의 어느 주석가와 번역자들도 다루지 못한 내용으로서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도를 해설한 저자의 깊이는 실로 헤아리기 어렵다.
이 책은 『도덕경』의 본향인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성인의 참뜻을 재조명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책이라 본다.

구매가격 : 10,800 원

묵자를 읽다

도서정보 : 양자오 | 2018-09-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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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운동가이자 서민을 위해 애쓴 철학자를 되살리다
지금으로서는 조금 믿기 어렵지만, 한때 묵가는 최고 학문의 자리에 올라 있었습니다. 중국 고전 철학이라고 할 때 대표적으로 꼽는 학파라면 우선 공자와 맹자의 유가가 있겠고, 뒤이어 노자와 장자를 묶는 도가와 한비자의 법가, 조금 더 나아가 『손자병법』의 병가가 있겠습니다.
묵가는 묵자를 다룬 영화도 나와 있지만 교과서에서도 다루는 분량이 적어, 과거의 영광이 어색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묵자 자신이 낮은 신분 출신이고 검소와 겸애처럼 소박한 이론을 내세웠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시간이 지날수록 세를 확장했던 유가의 모순을 가장 격렬하게 비난한 학파였기 때문일까요?
네, 묵가는 유가를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이 일어나면서 불안정해진 사회에서 유가는 이렇게 혼란스러워지기 이전의 세상으로 모든 걸 되돌리자고 말하는데, 묵가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니까요. 묵가의 창시자 묵자의 눈에 이 모든 해악과 어지러움은 유가에서 되돌아가자고 외치는 바로 그 가치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사람을 계급으로 나누고 혈연과 지연으로 멀고 가까운 관계를 정하는 이기적인 방식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묵자는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겸애와 서로 공격하지 않는 비공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사치스러운 예식의 절차와 장식을 모두 치우자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삭막해 보이지만, 어쩌면 당시에는 생존의 문제가 너무도 절실했기 때문에 높은 자리에 앉아 음풍농월하는 귀족 가문의 모습을 견딜 수 없었던 게 아닐까요? 묵자에게는 자기와 함께 같은 공기를 숨 쉬며 살아가는 서민의 삶이 무엇보다 소중했을 겁니다. 위정자부터 보통 사람에 이르기까지 남을 자기 자신처럼 아낀다면 이런 불행은 없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겠지요.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이야기
중국의 혼란기 춘추전국 시대에는 여러 학파가 있었고 그들은 모두 세상의 안녕과 평화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묵가처럼 직설적으로 서민의 생활에 입각해 현실적인 실천을 논한 학파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학파처럼 묵가의 주장도 나라의 최고 자리에 있는 임금의 변화부터 말하지만 묵가의 바탕에는 언제나 서민이 있었습니다.
양자오 선생도 지적했듯, 묵자는 귀족 출신이 아닙니다. 서민으로서 가진 것 없는 묵자가 사회의 붕괴를 안타까워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눈앞에서 사람 목숨이 파리처럼 사라져 가는데, 예식이니 음악이니 하는 장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묵자는 유가의 과거로 돌아가 봉건 질서를 회복하자는 주장에 적대적인 태도를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봉건 질서를 유지하고자 쓰였던 모든 것을 부정했지요. 대신 그와 그의 학파는 몸으로 움직였습니다. 스스로 주장한 바를 실천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했고,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묵가의 주장을 실천에 옮기길 바랐습니다.
묵자의 이런 모습은 현대의 실천하는 운동가처럼 보입니다. 현재형인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찾아 몸으로 뛰는 운동가 말이지요. 설령 이론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주장이 다소 이상적이더라도 어려운 사람들이 삶의 기본 조건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한 이들 묵가는 춘추전국 시대에 활동한 운동가가 아니었을까요.
양자오 선생의 이 책은 역사에 묻힌 사회 운동가이자 실천가로서 묵자와 묵가가 지닌 가치와 주장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현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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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는 명심보감 : 나를 깨우는 인문학 5

도서정보 : 범립본 | 2018-09-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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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의 간결한 문장 안에 담긴 선인들의 보배로운 말과 글은 인격 수양을 돕고, 우리 선인들이 인생의 잠언서로 삼아 왔다. 여기에 수록된 현인들의 지혜는 유교·불교·도교 등의 내용을 아우르며 인간의 보편적인 윤리도덕을 강조하고, 인간 본연의 착한 심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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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우리 철학

도서정보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 2018-09-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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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세 가지 삶으로 떠나는 한국 현대철학 기행
서울 대학로부터 전남 보성까지
길 위에 새겨진 근현대 지식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이 책은 무심코 지나쳤던 표석, 안내판, 지명 등 우리 주변 공간에 남아 있는 한국 근현대 지성 13인의 삶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현장 답사기이다. 13인은 최시형, 나철, 방정환, 박은식, 신채호, 안창호, 한용운, 박치우, 신남철, 여운형, 현상윤, 안호상, 장일순으로 19세기 중반부터 전개된 동학, 대종교, 기독교 등의 종교부터 마르크시즘, 아나키즘, 생명사상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의 지적 흐름에 큰 영향을 준 철학, 사상가 들이다. 이들은 오늘날의 의미에서 직업 철학자나 연구자와 거리가 있지만, 자신만의 사유와 실천으로 격동과 수난의 시기를 온몸에 각인했기에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
철학의 대중화에 꾸준히 힘써온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소속 12인의 연구원은 근대 지식인들이 활동한 서울을 중심으로, 나철의 생가가 있는 전남 보성, 여운형의 고향 경기도 양평, 신채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충북 청주, 장일순과 최시형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 원주 등 짧은 여행으로 찾아볼 수 있는 현장을 중심으로 13인의 근대 지성을 소개한다.
길 위에 남겨진 근현대 지식인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 저자들은 사진과 대중교통 이용 방법 등을 상세히 공유하며 독자들에게 그 길을 함께 걸어 보자고 제안한다.

2. 최시형이 도피생활을 하다가 체포된 원주 송골,
한용운이 총독부가 싫어 북향으로 짓고 만년을 보낸 심우장,
여운형이 극우 청년 한지근에게 피살당한 혜화동 로터리…
표석만 쓸쓸히 남은 자리, 무심히 지나쳤던 거리에서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읽어내다

종각에서 안국 네거리를 거쳐 삼청동에 이르는 서울 종로 지역은 근대 지식인과 독립운동가 들이 생활하고 활동하던 파란만장한 근현대사의 현장이다. 다행히 도시 개발의 광풍에서 살아남은 몇 곳이 있다. 여운형이 사장을 맡았던 『조선중앙일보』 사옥은 지금 농협 종로지점으로 쓰이고 있으며,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이 선포된 천도교 광장(천도교중앙대교당), 3.1운동의 현장인 탑골공원, 현상윤과 신남철이 교사로 재직했던 중앙학교(현 중앙고등학교)도 대중교통으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
누가 알려주기 전에는 역사 현장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곳도 수두룩하다. 최시형이 서울로 압송되어 처형당한 좌포도청이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단성사가 있던 자리였고, 박은식이 정통 유학자에서 개혁사상가로 변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만민공동회 집회가 열렸던 장소가 종각 네거리였으며, 신채호가 논설 기자, 박은식이 주필을 맡았던 『대한매일신보』 창간 사옥이 지금의 조계사 뒤편에, 나철이 대종교(단군교)의 중광을 선포한 취운정이 지금의 감사원 언저리에 있었지만 표석만 남아 안타깝게도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다. 또 1910년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신채호가 살았던 삼청동 옛집은 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형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저자들은 13인이 길 위에 새겨둔 희미한 흔적에서 대한제국 말기, 일제강점기, 3.1운동, 해방 정국의 좌우분열,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시절,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대를 읽어내고 하나하나의 점을 이어 한국 근현대 역사를 재구성한다.

3. 텍스트로만 전해지는 근대 지성 13인의 온기를 되살려,
그들의 삶과 사유를 생생한 필치로 전달하는 철학 대중서

이 책은 19세 후반 이후 이 땅에서 스스로 일어난 ‘우리 철학 사상’을 오늘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철학 대중서다. 저자들은 교과서에 한두 마디로 등장하는 근대 지식인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하면서 그들의 신념, 고통, 분투를 되살린다. 일례로 이름난 관료 출신 학자인 신기선에게 학문을 배우기도 했던 신채호가 『대한매일신보』에 「일본의 충직한 노예 3인」이라는 글을 실어 친일로 돌아선 신기선을 강하게 비판한 일화는 사사로운 정에 매이지 않았던 신채호의 의기, 결기를 보여준다.

13인의 지적 궤적은 다섯 갈래로 나누어 살펴본다.
첫 번째로 저자들은 토착적인 근대 지성의 중요한 뿌리를 보여 주는 인물로 최시형, 방정환, 장일순을 꼽는다. 최시형은 모든 사람이 한울님이며 우주 만물이 한울님을 모신 존재라고 하는 동학의 2대 교주이며, 방정환은 천도교 사상의 영향으로 어린이를 존엄한 인격으로 자리 매김 한 인물이고, 장일순은 강원도 원주에서 생명운동의 씨앗을 뿌린 선구자이다.
두 번째로 근시안적인 구분 짓기를 떨쳐 내고 하나 된 실천을 촉구하던 지조 높은 근대 지식인의 길을 간 인물로, 해방 후 갈라진 민족의 화해를 위해 동분서주한 여운형, 불교에서 평등과 호혜를 발견하고 구세와 구도를 적극적으로 결합한 한용운을 꼽는다.
세 번째로는 몸과 마음을 다해 민족의 앞날을 밝히려고 한 선각자들로 박은식, 안창호, 신채호를 든다. 박은식은 위정척사파 유학자에서 개혁사상가로 거듭난 인물로, 국권을 잃자 만주로 망명해 역사서 집필에 힘쓰면서 입헌 공화국 수립에 매진했다. 안창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국의 문명과 부강함을 배우려 했고, 구국 광복을 위한 투사를 양성하는 혁명 훈련 단체, 흥사단을 창립했다. 성균관 박사 출신으로 유학의 최고 경지에 오르기도 했던 신채호는 낡은 전통과 결별하고 무력 저항을 통한 직접 혁명을 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아나키스트로 살다 죽음을 맞았다.
네 번째는 시대의 고난과 모순에 맞서 실천적 지식인의 길을 걸었던 인물로 나철과 박치우를 든다. 나철은 대종교(단군교)를 통해 민족정신인 도(道)를 되살려 국권을 회복하려 한 독립운동가이며, 박치우는 서양철학 수용 1세대로 스스로 노동하며 살아가는 ‘근로인민’이 정치적 주체로 나설 수 있는 민주주의를 꿈꾸었던 철학자이다. 해방 후 월북한 그는 태백산에 내려와 빨치산으로 활동하다 토벌 작전 때 사살된다.
다섯 번째는 자신의 학문적 신념과 시대의 요구를 절충하려고 한 지식인들로 신남철, 현상윤, 안호상을 든다.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의 세례를 받은 서양철학 수용 1세대 철학자지만 중일전쟁 후 일시적으로 변절의 기미를 보인 신남철, 식민사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끝내 친일 인사의 꼬리표를 떼지 못한 교육자 현상윤, 히틀러와 이승만에게 매혹당하고 민족과 국가와 반공을 결합하려 한 분열된 지식인의 표상 안호상처럼 친일과 독재, 반공에 대한 옹호도 숨길 수 없는 우리 지성사의 일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4. 추천 답사 코스 수록

이 책은 한 번에 여러 지역을 답사할 수 있는 5가지 코스를 추천한다. 걷기 좋은 날, 가까이에 있었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역사 현장을 방문해보자.

● 서대문·광화문 코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관 터, 단군성전, 인왕산 국사당, 방정환 생가 터
● 종로구 코스: 천도교중앙대교당, 대한매일신보 터, 옛 조선중앙일보 사옥, 태화관 터, 만민공동회 집회 터, 황성신문 터, 탑골공원, 단성사 터, 중앙고등학교, 취운정 터, 신채호 옛집
● 성북구·강남구·광진구 코스: 고려대학교, 광희문, 남산자유센터, 도산공원, 서북학회 회관, 어린이대공원, 망우역사문화공원
● 대학로·성북동 코스: 예술가의집, 흥사단 본부, 혜화동 로터리, 성균관, 심우장
● 강원도 원주 코스: 원주역, 원주시 봉산동, 무위당기념관, 송골 최시형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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