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87

도서정보 : 엘르 파운틴 | 2020-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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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이토록 당당하게 지킨 소설은 없었다.


출간 즉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켜
3일 만에 5천 부 매진, 재쇄 돌입!
아마존 YA 베스트셀러 1위!

★ 2019 UKLA 북 어워드 롱리스트 선정


난민은 불쌍하니까 도와야 한다고?? - 그런 거지 같은 동정은 당신의 호주머니에 넣어두어라. 적선 따윈 필요 없다.

난민은 사회적 약자다. 사회적 약자이니까 사회적 강자가 될 때까지 도와야 할까? 아니면 법무부에서 난민 인정을 받도록 도우면 할 일을 다 한 건가? 우리 사회의 많고 많은 사회적 약자를 제쳐두고 굳이 생면부지의 난민을 도와야 할 정당성은 어디 있을까?
이런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시민 정우성을 만나게 되었다.

‘시민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관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자. 우리는 두 세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난민을 나 몰라라 하는 세계’와 ‘난민 책임을 각국이 나눠서 지는 세계’다. 여기에 결정적 조건이 붙는다. 우리는 내가 어디서 태어날지 모르는 상태로 이 선택을 한다. 즉, 우리는 내가 태어난 지역이 안전할지 분쟁 중일지 알 수 없다. 어떤 세계를 골라야 할까?”

솔직히 이러한 인식은 이 소설을 대여섯 번 읽으면서 절로 든 생각이기는 하다. 그러나 “Refugee Welcome Day of Welcome with Refugee”라는 난민 환영 행사에 참석했음에도 그 인식은 더 나아가지 않았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정우성은 왜 배우 정우성이 아니라 시민 정우성이라고 했을까? 이 의문 속에 답이 있었다.
소위 난민이라는 사람은 한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항력적인 국가의 폭행에 의해서 난민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보전할 가능성이 제로보다 조금 높은 확률밖에 없는 보트에 타는 상황에 누가 자신을 노출하고 싶어 할까? 보트피플도 마찬가지일 게다.

“이 조건을 진지하게 따져본 사람들은 ‘난민 책임을 각국이 나눠서 지는 세계’를 고를 가능성이 높다. 내가 분쟁지역에 태어났을 때의 고통이 너무나 클 것이기 때문에, 그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책임을 나눠서 지는 비용은 이 위험에 비하면 훨씬 사소해 보인다. 출생이라는 제비뽑기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면, 책임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는 매우 자연스럽다.”

난민 포르노를 넘어가다!

그렇다. 우리는 난민에 대해서 최소한 시민의 기본권은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국민이기도 하지만 시민이기도 하다. 시민인 우리의 목숨을, 우리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오늘날의 난민들에게도 시민의 기본권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배우 정우성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시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배우 정우성’이라고 하지 않고 ‘시민 정우성’이라고 스스로 칭한 것이다.

이 소설이 여느 난민 소설과 다른 지점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독재 국가는 끊임없이 시민을 폭압하고 탄압한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저항하는 시민들의 팔목을 자르고, 시리아에서는 하루아침에 정든 집이 눈앞에서 날아간다. 그래서 여느 난민 소설은 국가폭력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인류애에 호소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삶에 대한 난민 개인의 주체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이 좋다.
“한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위협이기에 ‘나’는 아프고 불쌍하다. 그래서 전 세계가 ‘나’를 도와야 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작가 엘르 파운틴은 난관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당당하게 지켜내는 모습으로 소설 속 주인공 시프를 그리고 있다. 어쩌면 이는 작가가 실제로 5년 동안 에티오피아의 도시와 오지를 돌아다니며 취재한 다음 소설을 집필했기에 형상화가 가능했던 난민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소설은 소위 말하는 ‘난민 포르노’를 넘어간다.
시프는 유럽에 당도한 뒤, 자신의 삶이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고 했다. 이 말에 힘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난민 소년 시프가 유럽에 무사히 도착했으니 앞으로는 아무런 고통과 슬픔 없이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까? 시프의 삶은 이제 소위 탄탄대로에 놓이게 될까? ‘어쩌면’이 아니고 ‘분명’ 아닐 것이다. 구조를 받더라도 난민의 삶이 위태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의 삶처럼.

그리고 묻고 싶다. 당신은 난민이나 불쌍한 사람을 도울 만큼 당신 인생이 윤택하고 좋다고 생각하는가? 이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제주에 온 예멘 난민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난민에게 당장 국경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당신 시민의 목숨과 안위를 위해! 지금의 난민인 시민 예멘인을 위해!


■ 이란 소년 안토니오의 난민 불인정 결정을 뒤집는 데 일조한 오현록 교사의 추천사

여름내 기다려 온 난민의
슬픈 이름을 되찾아 줄 이야기

난민은 수치스러운 이름이다.
이슬람교도, 테러리스트, 범죄자, 거짓말쟁이, 세금 도둑. 온갖 혐오스러운 딱지가 붙어 공격 대상이 되는 이름.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웃을 향한 우리의 불온한 상상이 만들어낸 끔찍한 괴물.
유럽에서는 사진 한 장이 그런 불온한 상상을 흔들어 놓았다. 지중해 바닷가에 떠오른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시체. 괴물로 여겼던, 그래서 두렵기만 했던 이웃의 정체는 빨간 윗도리와 푸른색 반바지, 감색 운동화를 신은 채 잠든 듯 해변에 엎드린 세 살짜리 소년이었다.
난민은 슬픈 이름이다.
아프리카 북동부의 작은 나라. 20년이 넘도록 비상사태가 유지되는 독재정권의 나라. 한번 군에 징집되면 5년이고 10년이고 제대를 기약할 수 없는 나라. 수용소를 탈출해 유럽으로 가기 위한 열네 살 소년의 여정은 멀고 험하다. 가족과 헤어지고, 친구를 사지에 남겨놓고, 다친 이를 인간 사냥꾼들 사이에 버려둔 채 앞으로 나가야 하는 걸음. 때론 고물 트럭에 몸을 싣고 때론 걷고 때론 보트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며 바다를 건너야 하는 필사의 탈출.
나는 지난여름 내내 아일란 쿠르디를 기다려 왔다. 얼음장 같은 우리 사회의 심성을 깨뜨릴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난민87》 한 소년의 이야기가 부디 기적의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하여 내가 몸담은 이 땅이 ‘슬픈 이름을 가진 이’들에게 진정으로 희망의 땅이 되길 바란다.
- 이란 난민 소년 안토니오에 대한 대법원의 난민 불인정 결정을 뒤집는 데 일조한 아주중학교 교사 오현록의 추천사다. 현재 오현록 교사는 키르기스스탄 소녀의 난민 지위 인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 압도하는 공포,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비통함과 함께 희망이 소설 전반에 걸쳐 흐른다.” - The Guardian
“압도적인……실화에 기반하기에 생생하고 설득력 있고 공감되는……얼마나 심장이 쫄깃한지 이 소설은 우리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 The Sunday Times

■ 책 속으로

“신발 신어. 내일부터 입대다.”
“저는 아직 열네 살밖에 안 됐는데요.” 나도 모르게 뱉었다.
“신 신어.” 내 옆에 있던 군인이 반복했다.
그러더니 침대 발치에 놓인 가방으로 눈길을 돌렸다. 안을 들
여다보았다. 옷가지와 먹을거리, 물이 담긴 가방을.
“내일 학교에서 필요한 것들이에요.” 엄마가 둘러댔다.
“학교에 여벌 옷을 가져간다고? 체스판도? 어디 다른 데로 가
려던 건 아니지?” 군인이 내게 물었다.
- 74쪽

“여기가 교도소입니까?” 비니가 물었다.
“친구 하는 것 좀 보고 배워라. 말을 줄여.” 네바이가 지청구를 놓았다.
일이 분이 지난 뒤, 요나스가 답했다. “너희는 중범죄자 강제수용소에 온 거야.”
“하지만 저희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요. 우리는 위험한 사람도 아니고, 범죄자도 아니라고요.”
“그럼 네가 보기엔 우리는 중범죄자 같으냐?” 그 늙은 남자가 상자 안의 다른 남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 89쪽

“너희들은 온 지 이틀밖에 안 됐으니까 이해가 안 되지.” 밭은기침을 하더니 요나스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우리가 여기 수용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조차 아무도 몰라. 정신은 또렷하지만 몸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어. 설령 우리 중의 하나가 수용소를 탈출을 시도한다 해도 몇백 미터도 못 걸어가 픽 쓰러질 거야. 우리가 여기서 죽으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진실을 모를 테지. 아무도. 우리를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교도관 새끼들을 빼고는.”
- 122쪽

“그런데 수용소를 빠져나갈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비니가 정말 궁금하다는 투로 물었다.
테스파이가 잠시 말을 멈췄다. “이렇게 정리하면 돼. 너희를 석방시켜줄 확률은 제로야. 그런데 너희가 수용소를 살아서 빠져 나갈 확률은 그것보다는 살짝 더 높아.”
- 145쪽

눈을 질끈 감은 채 비니가 외쳤다. “먼저 가!”
트럭이 거의 우리를 따라잡았다. 총탄이 발 위로 윙 하고 지나갔다.
“가. 도망가.” 비니가 발악하듯 소리쳤다.
트럭이 다가오자 헤드라이트가 노란빛을 우리 주위에 비췄다.
나는 비니의 얼굴을 바라봤다. 눈에 한가득 절망이 보였다. 내가 달리기 시작하자 멀쩡한 팔로 물병을 내게 집어 던졌다.
- 160쪽

누워 있는 동안 이런 간구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비니라면 어땠을까? 비니라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내게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나는 사하라사막을 건너 나를 북쪽 해안에 있는 보트로 데려다줄 브로커를 만나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이곳 언어도 못하고 지인이나 신뢰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이 문제가 오늘 밤 다시 내게 슬금슬금 기어들어 오는 어둠을 멈추게 할 것이다.
- 191쪽

저녁을 다 먹고 나자, 여자가 말을 꺼냈다. “난민 캠프로 가면 안 돼. 수용소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납치하는 하이에나 같은 무리들이 있어. 큰 도시 외곽에 천막을 짓고 살지. 시장이나 버스 정류장을 돌아다니며 우리 같은 사람들을 찾아다녀. 그들은 우리한테 도와줄 친구도, 친척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
“잡아서 집으로 돌려보내나요?” 내가 물었다.
“아니, 팔지.”
“사람을 판다고요?”
- 202쪽

“국경 보안대에서 일하는 사람이 국경을 넘도록 도와줬다고?”
믿어야 할지 확신이 안 섰다.
“이상하게 들리는 거 알아. 돈이 많으면 국경을 지나 해안으로 바로 갈 수도 있어.”
고향에서는 돈이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았었다. 떠나고 나니 돈이 모든 일을 결정했다.
- 229쪽

문을 두드리는데 서늘함이 느껴졌다. 만약 삼촌이 돈을 안 보냈으면, 이 마을에 혼자 남아야 한다. 혼자 일자리를 구하고, 혼자 요리를 하고, 장을 보면서, 동시에 돈을 구해야 한다. 다시 떠날 기회를 얻기까지 일 년이 걸릴지, 오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납치를 당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건 알마즈 가족과 떨어지는 거였다. 그들이 함께했기에 내가 여태 살 수 있었다. 엄마와 렘렘과 떨어진 상황에서 그 가족이 내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오롯이 나 혼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 240쪽

메스핀이 나를 쳐다보며 당부했다. “우리 딸을 돌봐다오. 그게 이 순간부터 네가 할 일이야. 너라면 우리 딸의 생명을 지켜줄 거라 믿어. 이미 한 번 구했잖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메스핀이 믿어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섰다.
-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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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세계단편소설걸작선11

도서정보 : 서머셋 모옴 | 2020-0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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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른 군중들과 같이 양철 지붕의 큰 창고로 들어갔다. 비는 억수같이 퍼붓기 시작했다. 그들은 얼마간 그곳에 서 있었다. 그러자 ‘데디?슨’씨가 왔다. 그는 여행을 하는 동안 ‘맥페일’ 부처에게 아주 공손하게 대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의 대부분을 독서로 보냈다. 그는 말이 없고 좀 우울한 편이었다. 그리고 그의 상냥함은 그가 기독교도의 의무로서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그는 본래 말이 적고 무뚝뚝하기 조차했다. 그의 외모는 특이했다. 그는 키가 대단히 컸고 바싹 말랐으며 긴 사지는 헐렁하게 붙어 있었다. 그는 볼이 폭 패였고 이상하게 광대뼈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창백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입술만이 도톰하고 관능적(官能的)인 것을 볼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머리를 대단히 길게 기르고 있었다. 그의 크고 검은 눈은 비극적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은 손가락이 크고 길어서 보기에 좋았다. 그 손은 그가 비상한 힘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그에게서 가장 유별난 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억눌린 정열을 갖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인상적이었고 어딘지 모르게 불안감을 주었다. 그는 누구나 사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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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공일-세계단편소설걸작선12

도서정보 : 올더스 헉슬리 | 2020-0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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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가 그들의 토론의 대상 인물을 슬쩍 한 번 훔쳐보고는 그의 값싼 모자와 값싼 구두와 창백한 여드름투성이 얼굴과 더러운 손과 철테 안경과 가죽끈의 손목시계 등을 한꺼번에 재빨리 관찰했다. ‘피터’는 그녀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과 황홀감에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피터’는 이 둘이 도대체 뭘 그렇게 수근 거렸을까가 궁금했다. 아마 ‘피터’에게 차라도 마시러 가자고 말해보고 의논했을 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자마자 그는 그렇다고 확신해 버렸다. 일은 정말 기적으로 그가 그리던 그대로 척척 진행되는 셈이었다. ‘피터’는 바로 이 첫 번 데이트에서 “택시는 제 품속에서 잡으십시오.” 라고 말해도 괜찮을까 어떨까를 궁리하고 있었다.

구매가격 : 500 원

책과 열쇠의 계절

도서정보 : 요네자와 호노부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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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을 무대로 두 명의 탐정이 펼치는 추리와 우정의 콜라보

고전부와 소시민 시리즈에 이은
또 하나의 쌉싸래한 청춘 미스터리 등장!

고등학교 2학년인 호리카와 지로와 마쓰쿠라 시몬은 함께 학교 도서실의 도서위원을 맡고 있다. 호리카와는 다소 소극적이면서 순진한 데 반해 키도 크고 잘생긴 마쓰쿠라는 여러모로 눈에 띄는 존재이지만 냉소적인 구석이 있다. 어느 날 도서실을 지키고 있는 두 사람에게 도서위원 선배가 찾아와 할아버지가 남긴 금고 비밀번호를 알아내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우연한 계기로 맞닥뜨린 사건들에 도전하는 탐정 콤비의 활약을 담은 여섯 편의 연작 단편집. 추리와 우정이 교차하는 새로운 요네자와 호노부표 청춘 미스터리 개막!

책과, 미스터리와, 우정과.

『책과 열쇠의 계절』은 고등학교 도서실을 배경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일상 미스터리다. 호리카와와 마쓰쿠라가 2학년이 되어 학교 도서실 도서위원이 되면서 함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할아버지가 남긴 금고의 번호를 찾아달라는 도서위원 선배의 의뢰를 담은 「913」, 함께 머리를 자르러 간 미용실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사건을 푼 「록 온 로커」, 형의 알리바이를 증명해달라는 후배의 부탁을 들어주는 이야기인 「금요일에 그는 무엇을 했나?」, 대출 도서에 끼워진 유서에 얽힌 「없는 책」, 서로의 옛날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마쓰쿠라에게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을 담은 「옛날이야기를 해줘」, 호리카와와 마쓰쿠라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친구여, 알려 하지 마오」까지 모두 여섯 편의 연작 단편이 실려 있다.
각각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호리카와와 마쓰쿠라의 우정 또한 발전해나간다. 2학년이 되면서 도서위원으로 처음 만나 알아가기 시작한 두 사람은 특별히 ‘우정’이라고 부를 것 없는 관계였지만, 하나둘 에피소드를 거치며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닌 상대가 생각하고 느끼는 점들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마쓰쿠라 시몬은 평소에는 삐딱한 녀석이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 인간의 행동이 가질 수 있는 긍지를 믿지 않는 구석이 있다. (212쪽)
“너는…… 잘 표현하지 못하겠는데…… 남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의심할 수 있어. 무슨 뜻인지 알아?” (269쪽)

보통 두 사람이 콤비로 활약하는 미스터리는 한 사람이 탐정, 다른 사람은 조수 역할을 마련이다. 하지만 『책과 열쇠의 계절』에서 호리카와와 마쓰쿠라는 시각이 다른 두 명의 탐정 역할을 맡고 있다. 좀더 센스 있는 마쓰쿠라가 종종 사건의 실마리를 잡지만 마쓰쿠라가 보지 못하는 사각을 호리카와가 잡아채는 식이다. 서로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풀어가는 탐정-탐정의 결합은 탐정-조수 콤비에 익숙한 우리에게 매우 신선하다. 시각의 차이를 경험하며 두 사람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시작한다. 작품 후반부, 마쓰쿠라의 수수께끼에 이르러 두 사람이 보이는 관계의 발전은 그저 ‘우정’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할 만큼 가슴 뭉클하도록 시리기까지 하다.

청춘 미스터리의 최종 진화형

이 정도라면 거슬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역시 쓰다. 그렇지만 싫다고 할 만큼 쓰지도 않다. (본문 108쪽)

요네자와 호노부가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고전부’ 시리즈로 데뷔한 그는 『인사이트 밀』과 같은 정통 본격 미스터리 또는 『부러진 용골』처럼 변격 미스터리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보틀넥』에서는 SF 설정을 빌린 어둡고 어두운 성장물을, 『개는 어디에』에서는 블랙 유머를 보여주기도 했다. 『야경』과 최근의 ‘베루프’ 시리즈에서는 사회파적인 면모로 묵직한 감동을 전하며 2년 연속 미스터리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그의 원점은 청춘 일상 미스터리다. 『책과 열쇠의 계절』은 ‘고전부’ 시리즈와 ‘소시민’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청춘 학원 미스터리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부를 만하다. ‘고전부’는 고등학교 동아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소시민’은 시끄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고 싶어 하는 두 고등학생 콤비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도서실을 무대로 책과 함께 펼쳐지는 수수께끼들을 담고 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많은 작품이 그렇듯 밝고 경쾌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어딘가에서는 반드시 ‘어른스러운 쓴맛’을 품고 있다. 앞의 두 시리즈와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느껴진다면 바로 그 쓴맛이 점점 진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인 두 소년의 심리를 드러내는 대사나 행동 들을 보면 전보다 훨씬 섬세해지고 정교해졌다. 그것이 읽는 도중 때때로 가슴을 날카롭게 찌른다. 아픔과 동시에 뭉클함이 느껴진다. 『야경』부터 『진실의 10미터 앞』으로 이어지는 묵직한 사회파적인 면모와 달리 『책과 열쇠의 계절』은 청춘 학원 미스터리의 대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또 다른 경지다.

구매가격 : 10,400 원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18번째 소설 공모전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윤지원, 김효정, 슈지첼, 김진이, 목승원, 이필원, 이자연, 김정연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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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미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를 엮은 단편집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에는 소설 없이 실린 그림 한 점이 있다. 이 책을 기획한 작가 로런스 블록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보너스 작품"으로 래피얼 소이어의 그림<오피스 걸스>를 남겨두었다고 전했다. 소설의 창의적 영역을 읽는 이에게로 확장하려는 이러한 의도에 착안해, 문학동네에서는 <오피스 걸스>에 영감을 받은 18번째 소설을 공모했고,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된 수상작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수상작품집에는 대상 한 편, 우수상 세 편, 입상 네 편을 포함해 총 여덟 편의 기발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심사를 맡은 소설가 구병모의 말처럼 "이 이벤트가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 또다른 어딘가에서는 확장에의 가능성을 품은 상상력의 씨앗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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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세계단편소설걸작선6

도서정보 : O 헨리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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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윗층으로 올라갔을 때는 ‘잔씨’는 자고 있었다. ‘쑤우’는 차일을 창턱까지 내렸다. 그리고 손짓으로 ‘베어먼’을 다른 방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그 방에서 그들은 불안스럽게 창으로 담쟁이 넝쿨을 응시했다. 이윽고 그들은 잠시 말없이 서로 쳐다보았다. 찬 비가 눈과 섞여 줄기차게 퍼붓고 있었다. ‘베어먼’은 낡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바위대신 주전자를 엎어 깔고 앉아서 속세를 떠난 광부의 자세를 취했다. 다음날 아침 ‘쑤우’가 한시간의 잠에서 눈을 떴을 때 ‘잔씨’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닫힌 녹색 차일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것 좀 올려. 보고 싶으니까.” 그미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명령했다. ‘쑤우’는 맥없이 복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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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세계단편소설걸작선7

도서정보 : 장 폴 사르트르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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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죽느냐 그놈이 죽느냐 하는 판이다. 그놈이 있는 곳만 말하면 살려 주지.” 채찍을 들고 장화를 신은 번지르르한 이 두 명의 사나이도 역시 얼마 뒤에는 죽을 인간이다. 나보다 좀 늦을지는 몰라도 별로 멀지는 않다. 그런데 그놈들은 서류 이름을 찾기에 골몰하고 다른 사람들을 못살게 굴어 투옥하거나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깐에도 서반아의 장래에 대해서 또 다른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가지고 있다. 놈들의 자질구레한 행동을 보니 내게는 불쾌하고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다. 아무리 해도 놈들과 같은 심정이 돼 볼 수가 없고 놈들이 미친 놈으로만 생각되었다. 그 똥똥한 사나이는 제 장화를 채찍으로 치면서 여전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민첩하고 사나운 야수와 같은 티를 내려고 모든 행동을 일부러 꾸며 대는 것이었다.

구매가격 : 500 원

외투-세계단편소설걸작선8

도서정보 : 니꼴라이 고골리 | 2020-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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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쳐 봐라!” 하고 을러대었다.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외투를 벗기고 무릎을 채인 것 까지는 알았으나 그대로 눈 속에 나둥그러진 채 그 다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몇 분이 지나서야 정신이 들어 일어섰다. 그러나 사람의 그림자라곤 이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광장이 몹시 춥다는 것과 외투가 없어졌다는 것을 느끼고 그는 뒤늦게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광장 끝까지 들릴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죽을힘을 다하여 미칠 듯이 부르짖으며 광장을 가로질러 곧장 초소로 달려갔다. 초소앞에는 순경 하나가 장총에 몸을 기대고 서서 대체 어떤 놈이 저렇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고 있나 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순경 앞으로 달려가서 숨을 헐떡이며 경찰관이 감시는 하지 않고 졸고만 있기 때문에 강도가 횡행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 순경은 대답하기를 자기는 광장 한가운데서 두 명의 사내가 그를 불러 세우는 건 보았지만 그의 친구들이거니 생각하고 그 이상 눈여겨보지 않았노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자기한테 공연히 욕설을 퍼부을 게 아니라 내일 지서장을 찾아가서 말하면 지서장이 외투를 찾아 줄 거라고 했다.

구매가격 : 500 원

원유회-세계단편소설걸작선9

도서정보 : 캐더린 맨스필드 | 2020-01-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제 넓은 길이 가로질러 있었다. 그 좁은 길로 접어드니 연기가 자욱하고 어두컴컴했다. 소울을 두른 여인들 스코치 나사로 만든 모자를 쓴 남자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명의 남자들이 울타리에 기대어 있었고 아이들은 문간에서 놀고 있었다. 낮은 말소리가 초라하고 조그만 오막살이집에서 들려오고 있었고 그 중 몇 집은 불이 깜박거려 게 모양의 그림자가 창 너머로 움직이고 있었다. ‘로오라’는 머리를 숙이고 걸음을 재촉했다. 외투를 입고 올 것을 그랬다고 생각했다. 이 웃옷은 너무도 찬란하다! 그리고 긴 벨벳 리본이 달린 큰 모자 ― 다른 모자를 쓰고 왔어도 그렇긴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바라보겠지 볼 거야 온 것이 잘못이지 잘못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되돌아갈 것인가?

구매가격 : 500 원

토니오 크뢰거-세계단편소설걸작선10

도서정보 : 토마스 만 | 2020-01-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람이 모인 데서 물러갈 때는 허리를 굽히고 발걸음질 해서 문밖으로 나갔다. 또 의자는 다리를 쥐거나 마루바닥으로 끌어당겨 오지 않고 뒤에 기대는 데를 가볍게 들고 와서는 소리없이 내려놓는 것이다. 두 손을 배위에 포개놓고 혀로 입언저리를 핥으며 뻗치고 서 있지는 않았다. 만일에 누가 그렇게 한다면 ‘크나아크’씨는 꼭 같이 흉내를 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그후 일생 동안 이러한 몸가짐에 대해 진절머리가 나게 되는 것이었다……. 이것이 예절이었다. 헌데 ‘크나아크’씨의 무용에 이르러서는 아마 최고도로 무르익은 모양이었다. 깨끗이 치워놓은 살롱에서는 샨델리이의 가스불과 벽에 달린 난로 위의 촛불이 타고 있었다. 마루에는 활석(滑石)가루가 뿌려져 있고 제자들은 말없이 반원으로 둘러 서있었다. 한편 휘장 저쪽 옆방에서는 어머니들과 아주머니들이 굵은 빌로오도를 씌운 의자에 앉아서 ‘크나아크’씨가 허리를 굽히고 프록코트 자락을 손가락 둘씩으로 꼬집어 쥐고선 통통 튀는 다리로 마주르카 일부 일부를 실제로 해보이는 것을 자루 달린 안경을 눈에 대고 바라보고 있었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