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자책

해외마케팅 사례분석

도서정보 : 이정일, 지승현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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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들을 접하게 됩니다.
융합정보라는 전공을 선택하여, 그 중에서도 경영정보와 기술정보, 빅데이터와경영 등에 대해 공부를 하는 동안 그와 유사한 많은 마케팅 사례들을 접하고 이를 연구 분석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물을 모아 일부를 묶어보았습니다.
마케팅을 공부하시고 연구하시는 분들께서 참고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구매가격 : 5,000 원

교회학교 부흥을 기대하라

도서정보 : 고상범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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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교회학교 사역을 하며 실제 현장에서 경험했던 사역과 교사로서 꼭! 습득해야 할 이론적인 내용, 그리고 교육자료, 강의자료 등이 있다.
책의 내용은 철저하게 어린이, 중고등부교사 입장에서 썼으며 지치고 힘든 교사들에게는 영양제가 될것이고, 특히 신입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구매가격 : 8,000 원

오! 니체! 당신, 왜 미쳤소?

도서정보 : 김영훈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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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고 말한 독일의 철학가, 니체는 악마를 친구로 부르며 자신을 망치와 다이나마이트로 부르다가 44세에 미쳐 11년 8개월이나 정신병자로 살다가 1900년에 죽었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 할아버지, 외할아버지가 모두 목사인 가문에서 태어나 본 대학 신학과에 입학까지 하고 24세에 스위스 바젤 대학의 교수가 된 니체가 미치게 된 삶의 과정을 재미있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조상이 섬겼던 신에게 거세게 대들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비극에 몰입한 니체가 술과 광기의 신, 디오니소스에 매료되어 끝내 미친 것이 너무 안타깝지요. 그래서 니체는 그의 저서들에서 일반인이 받아 들이기 힘든 말을 많이 했는데 이 책은 이런 말들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면 광기를 달라는 그의 기도, 쾌감을 얻기 위해 자기 학대가 필요하다는 주장, 성적 방종이 과도한 디오니소스 축제와 음란한 디오니소스교의 비밀의식을 신성한 것으로 말한 것, 여자와 섹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란 그의 사고, 전쟁을 신성시한 그의 사고 등등이 소개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당대 최고의 음악가인 바그너, 코지마 부부와의 애증을 깊이 다루었지요. 또 당시 유럽의 지식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러시아에서 온 뮤즈, 루 살로메와의 사랑과 여동생 엘리자베스와의 독특한 관계와 어머니 프란치스카의 신앙을 다루었지요. 니체가 백신이 없을 정도로 감염력이 너무 센 병균으로 불리기까지의 이런 대인 관계와 그의 내면의 갈등과 모순을 깊고 넓게 살핌으로 이 시대의 지도자, 부모와 고뇌하는 젊은이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추천사>
철학자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철학의 장을 열어주었습니다. 여기서 니체가 지칭한 신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절대자입니다. 니체의 심오한 사상과 인생관을 분석하거나 설명하는 책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니체와 같은 철학자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새로운 관점에서 니체를 조명함으로써 보다 신선하고 쉽게 그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즉, 이 책은 철학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일반인의 시각에서 이해가 힘든 천재 철학자의 인생행로와 그 결과를 아주 재미있고 쉽게 분석한 책입니다. 그래서 철학에 문외한인 공대 교수인 저도 술술 읽으며 많은 사실을 깨닫고 제 삶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우선, 니체와 바그너의 관계를 통해 기성세대인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다음으로, 니체와 어머니의 관계를 통해 두 자녀의 아버지로서 제 자신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제자와 자녀의 고민을 더 함께, 더 깊이 하는 스승과 부모상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또한 니체처럼 기성세대의 오랜 성벽에 도전하는 수많은 젊은이에게 많은 유익한 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음악, 고전 문헌학, 과학 등의 여러 분야에 깊이를 더한 니체와 당대의 학문 분위기는 지나치게 세분화, 전문화된 요즘과 사뭇 달라 융합 사고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저의 젊은 시절에 이 책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청, 장, 노년층과 유, 무신론자 모두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삶의 보약으로,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노용래(경북대학교 교수)

구매가격 : 2,000 원

Sentimental Attachment

도서정보 : She다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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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리 속에 있는 내면의 모든 상처를 직시하고,
심지어 삼켜버리고 자신 속에 녹아들기 까지의 과정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두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통해 드러냅니다.
감성적인 잡지사 리포터와 명철한 영자신문사 후배기자 사이의
우정과 연애감정을 교차하면서
각자가 가진 상처를 용서와 수용으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구매가격 : 4,000 원

코로나 3

도서정보 : 김종민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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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라지고 사람이 버려지는 세상입니다.

유럽에서 열려가던 국경을 닫는 세상이 되어갑니다.
미국 영국 사이에도 미국 일본 사이에도 벽을 둘러칩니다.

경제 사회와 교육과 일상생활 모두에서 고난과 고통이 밀려듭니다.
처음부터 정부들은 무력하였고 국민운동으로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코로나 세상을 보면서 들여오는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어서 코로나 없는 세상에서 예전같이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먼저 크게 국경이 열린 유럽에서 국경통제가 심해집니다.
필요한 일이지만 아쉽고 안탄깝습니다.

후반부에 유럽을 돌던 이야기를 더한 이유입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교회학교 교사입니까?

도서정보 : 고상범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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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교사입니까?”는 교사경건회자료로 매주 주사모(주일학교사역자의모임http//cafe.daum.net/ksb1959 ) 카페에 올린 교사칼럼자료를 정리했습니다.

1년 52주 교사경건회자료는 매 주 교사회나 혹은 교사들이 가정에서 말씀을 읽고 말씀의 내용을 가슴에 담아 교사로서의 다짐을 새롭게 하고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몇 명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아니하는 교사들이 계셔서 한국교회 교회학교는 소망이 있습니다.

구매가격 : 6,000 원

경영의 이해 1

도서정보 : 이정일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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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하려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창업에 있어서도 이후의 경영에 있어서도 부족한 준비사항만을 믿고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업하다가 망하는 경우를 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과 정보를 모아서 예비창업자들과 일반 사업자들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창업자, 자영업자 분들을 만나뵈었던 소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본 글을 통해 다양한 소상공인 및 예비 창업자분들께서 내 사업을 만들고 유지하고 키워나가는데 필요한 내용들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구매가격 : 5,000 원

경쟁에서 살아남기

도서정보 : 최경선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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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성공에 이르게
되었는지 알고 있는가?

그들의 노하우를 파헤치고
성공의 열쇠를 찾아내야만
당신 만의 황금 열쇠를 가질 수 있다.

나는 당신에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하우를 하나하나 이야기해 줄 것이다.

노하우 하나하나를 당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천하지 않는 것은 탁상공론이요,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부디 상대방에게 뒤처지지 말고
자신 만의 왕국을 스스로 잘 구축해 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구매가격 : 8,800 원

인도철학과 요가

도서정보 : 원광대학교 요가학연구소 | 2020-05-11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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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요가가 소개된 지 반세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학계와 일선 수행자의 대화와 소통이 미비하였다. 하지만 최근 학계와 대학에서 요가 특유의 사상과 이론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유럽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 학계의 담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러한 학문적 담론과 성과를 일반 대중에서 전파하며 그 저변을 넓히고 또 대중의 안목을 넓히는 일환으로 이 책이 기획되었다.

이 책은 우빠니샤드, 베단따, 상캬-요가, 하타요가, 샤이바, 딴뜨리즘 등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인도철학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며 동시에 요가의 원류, 역할과 위상, 고유성, 요가적 가치를 논의하여 일반 독자들에게 인도철학과 요가의 이해를 넓히고자 하였다.

구매가격 : 12,000 원

나를 비추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도서정보 : 박훈(엮음) | 2020-04-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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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습관 하나가 일으키는 극적인 변화
아주 작은 습관으로 성공에 다가서다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한 실천법
습관이 어떻게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 더 나아가 어떤 습관이 우리를 성공 혹은 실패로 이끄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거기에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이 습관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그 이야기를 예로 들어 책의 이해를 더욱 돕는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성공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좋은 습관이 있다. 좋은 습관은 당신을 변하게 하고, 당신의 미래를 변하게 한다.

구매가격 : 8,700 원

인스타그램 마케팅 잘하는 사람은 이렇게 합니다

도서정보 : 정진수 | 2020-04-0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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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연결 시대, 당신의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위한 최강 지침서
SNS 강사들의 롤모델, 대한민국 대표 정진수 강사의 실전 인스타그램 저서 통합판

누가 뭐라고 해도 마케팅의 장은 온라인이 대세이다. 그런데 온라인 상 상품이 잘 보이게 내세우기는 너무 어려워졌고 광고비는 계속 오른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최저가로 경쟁하기 보다는 제품이나 사람을 브랜딩하는 게 훨씬 홍보에 효율적이다. 그 홍보의 중심에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브랜딩을 잘한 사람이 있으며, 이들은 최저가와 상관없이 제품을 잘 판다. 그들처럼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가려면 인스타그램이든 어떠한 채널이든 나만의 채널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돌파구가 되어준다.

상황이 이럴진데 아직도 온라인이 세계가 낯설고 첫발을 들이지 못해 망설이고 있는가? 시작이 반이라고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나서면 된다.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네이버에 스마트 스토어는 26만 개를 돌파했으며 지속해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유는 현재 온라인 판매 진입장벽이 낮고 경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인터넷상에서 부수입을 올리려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온라인 마케팅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 필요해졌다.

SNS에서 특히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시대에 걸맞게 성장했고 한동안은 그 인기를 유지할 것이다. 왜 인스타그램이 인기인지, 그다음 채널은 무엇인지 너무 고민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러한 예측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에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이라도 올리면 더 많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은 온라인이고, 현재, 그 시대의 중심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채널이 있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인스타그램 마케팅의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은 무엇일까?

구매가격 : 10,500 원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도서정보 : 권남희 | 2020-04-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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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행복해 보이세요.”
일본 문학 팬들이 믿고 읽는 번역가,
수많은 일본 문학 작품을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해준
번역가 권남희의 소소하지만 중독성 있는 일상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마스다 미리 등의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 권남희 글은 정말 재미있다. 일본 소설 좀 읽었다는 사람 중에 그를 모르는 사람 있을까? 유명 일본 소설 10권 중 반은 ‘권남희’ 이름이 적혀 있을 것 같다. '권남희' 그는 일본 소설 번역가이다. 주로 무라카미 하루키, 마스다 미리, 무라카미 류, 오가와 이토, 무레 요코, 미우라 시온, 요시다 슈이치 등 유명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너무나 많이 번역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많은 단편, 소설 속 배경인 핀란드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카모메 식당』, ‘어른 여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마스다 미리 시리즈],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러브레터』 등 일본 문학 하면 떠오르는 작품들을 번역해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해준 번역가가 권남희이다. 일본 문학의 팬이라면 ‘믿고 보는 번역가’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 진솔하고 유쾌한 에세이를 출간했다. 『번역에 살고 죽고』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소설가 정세랑은 이렇게 말했다. “권남희 번역가의 글은 정말 재미있다!” 이 책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본 듯한?느낌이다. 권남희 작가 특유의 유머가 가득해서 읽는 내내 쿡쿡 웃음이 터진다. 꾸밈없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진솔하고 재치있는 글을 읽다 보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구매가격 : 8,280 원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도서정보 : 신미경 | 2020-04-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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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없어 하루하루 의욕 없이 살아갈 때
내 마음과 삶에 균형이 필요할 때
나를 위한 취향수집 에세이

베스트셀러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신미경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나왔다. 전작에서 건강하고 심플한 일상으로 ‘단단한 나’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던 그녀가 이번에는 최소한의 규모로 ‘적지만 바르게’ 꾸리는 최소 취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산다. 필요 이상으로 물건에 집착하고, 일에만 골몰해서 휴식이 모자라고, 너무 많이 먹어서 건강을 해치고, 남들의 기준과 시선에 맞추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새로운 모임과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상을 꾸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생활 속에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 나다운 것, 나를 위한 것이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하루하루 의욕이 사라져가는 생활을 바꾸기 위해서는 나의 많은 면을 지우고, 새로운 태도를 갖고, 천천히 나를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건을 선택하는 방식부터 살림과 생활, 건강과 운동, 일과 돈, 휴식과 인간관계까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집중하는 태도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나만의 태도와 취향이 생길 때 비로소 이리저리 흔들리던 마음과 삶에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반짝반짝 빛나는 판사 이승윤

도서정보 : 이승윤 판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 2020-04-0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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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심리 방식이나 제도 개선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다 과로로 유명을 달리한 고 이승윤 판사의 추모 문집이다.
양성평등의 법원문화 개선 등 짧지만 치열했던 고 이승윤 판사의 삶과 소중한 연구 자료들, 그리고 동료들이 기억하는 그에 대한 추억 등이 담겨져 있다.

구매가격 : 5,000 원

그렇게 공무원이 되었다

도서정보 : 이재헌 | 2020-04-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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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을 위한 지침서


▶ 공무원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에게


이 책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누구나가 한 번쯤은 겪어보거나 경험해볼 수 있는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수필 책입니다. ‘왜 이렇게 공부하는 게 힘이 들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이 책의 필자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한 명의 학생으로 보이지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걱정과 불안 속에서 하루를 겨우겨우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별로 인해, 혹은 가족 아니면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힘듦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고 자그마한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짊어야 할 무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음에도 그럴 수 없는 상황. 이 책으로 인해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혹은 친구들은 주변의 수험생이 아무 걱정 없이 공부하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의 수험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아, 수험생이 편한 마음으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신다면 젊은 세대들과 한층 더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 공시생이다!


다른 사람 눈에는 꿈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남들이 하기에 그저 따라 하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백수를 즐기기 위한 핑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내면을 살펴보면 누구나 꿈이 있고, 또 자신만의 길이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누구보다 빠르게 공부를 시작하고
밥을 먹을 때나 이동하는 순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꿈이 없고 그저 남들을 따라만 하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을까?
공시생은 (빌 공)시생이아니다. (바칠 공)시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며 꿈을 이루는 우리는 공시생이다.

구매가격 : 9,000 원

괴물신입 인공지능

도서정보 : 이재박 | 2020-03-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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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괴물신입 인공지능〉은 20가지 산업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의 활약상을 분석한다. 책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괴물’과도 같다. 인공지능은 물류 혁명을 이끌고, 우주를 더 깊이 탐험하며, 새로운 예술을 선보인다. 산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라는 점이 놀라울 정도다.

〈괴물신입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이 대단한 괴물을 길들이고 협업할 수 있는 실용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유연하게 어울리고 때론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각종 업무를 인공지능에게 맡겨 보도록 권한다. 〈괴물신입 인공지능〉은 인공지능과 겨루고 경쟁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시대에 갖춰야 할 필수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구매가격 : 9,600 원

엄청나게 복잡하고 끔찍하게 재밌는 문제들

도서정보 : 토마스 포비 | 2020-03-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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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기발하고, 흥미로운 세계 명문대학 입시문제!
『엄청나게 복잡하고 끔찍하게 재밌는 문제들』은 옥스퍼드대학의 교수이자 수많은 입학시험 문제 출제자,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저자가 물리학과 수학 분야 중 예비 대학생 수준에 맞는 것들로 모아 놓은 것이다. 대학 입학에서 사용되는 표준적인 문제들 뿐 아니라 재미와 흥미를 이끌만한 문제까지 고루 섞여있다. 각 문제에는 별 하나(★)부터 예외적으로 어려운 문제의 별 네 개(★★★★)에 이르는 등급 표시되어 있어 문제 고르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지만 기초를 다질 수 있는 해적이 남긴 지도로 보물찾기, 에메랄드 도둑을 찾는 명탐정 홈스의 추리 같은 문제들이 수록되었다. 각 문제의 배경에는 조합과 확률, 운동량 중심 좌표계 같은 개념이 담겨 있다. 또한 비행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새, 물로 움직이는 케이블카 같은 믿기 힘든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문제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총 14장 으로 구성된 이 책에 각 장 첫머리에는 그 장에 실린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기초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어 수학과 물리학에 대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 『엄청나게 복잡하고 끔찍하게 재밌는 문제들』 토마스 포비 인터뷰 영상
https://youtu.be/x4DJ97spVXI

▶ 『엄청나게 복잡하고 끔찍하게 재밌는 문제들』 북트레일러
https://youtu.be/pDlsd2yA3sE

구매가격 : 16,000 원

은퇴하면 세상이 끝날 줄 알았다

도서정보 : 이아손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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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가 두려운 당신에게 드리는
아주 특별하고도 설레는 이야기

정년퇴직과 은퇴를 반가워하는 사람은 드물다. 현역에서 물러나는 순간 소득이 꺾이고 대인관계의 폭도 확 줄어든다. 평생 출퇴근을 하며 일을 해 온 사람으로서는 갑자기 찾아온 휴식이 낯설다. 나이가 들면 찾아오기 마련인 노인성 질환도 걱정이다. 가난하고 외로운 노년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이 밀려온다. 은퇴 이후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자영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생존율은 지극히 낮다. 망하지 않는다 해도 고생하는 것에 비해 가져가는 몫이 너무 적다.
이 책은 나이 오십을 눈앞에 둔 시점부터 은퇴 이후를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던 한 가장이 쓴 ‘은퇴 공포 탈출기’다. 그는 현재 상황을 꼼꼼히 진단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모델삼아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 보는 가운데 은퇴 이후의 시간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그리고 노년의 삶에 새겨진 의미를 깨닫는다.
은퇴와 관련한 대부분의 책이 노후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이 책은 은퇴 이후에 삶의 콘텐츠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은퇴 이후를 대비하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재테크가 아니라, 시간의 대부분을 돈벌이에 바치느라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둘 되찾는 것이다. 은퇴 이후와 노년은 부모와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벗고, ‘부부’와 오롯한 ‘나’로 되돌아가는 시간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실제 사례들과 저자의 깊은 사유는 은퇴 이후가 막막하기만 한 이들에게 길을 밝혀 주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구매가격 : 10,000 원

나는 공무원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도서정보 : 김정언 | 2020-03-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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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고려·조선의 과거 시험부터 오늘날 7·9급 공무원 시험까지, 젊은이들의 장래희망 1,2순위를 차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공무원을 그만뒀습니다.

저 모두의역사는, 오늘도 공무원이란 파랑새를 잡으려 골방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려는 여러분께, '공무원이 과연 안정적인 직업인가'에 대한 여러 의문점을 던져보려 이 책을 썼습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경험과 감정을 가감없이 털어놓고, 공무원이 되어도 행복하지 않았던 저의 소회를 털어놓아 볼까 합니다.

구매가격 : 10,000 원

내 인생 구하기

도서정보 : 개리 비숍 | 2020-03-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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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이 당신의 결심을 방해하고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을 때
비로소 가능한 변화들

진지하게 결심하고, 다짐해보고, 우선순위도 매겨보지만 결국 우리는 별다른 미동 없이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산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재테크에 성공한 동료, 행복해 보이는 친구, 다이어트에 성공한 연예인을 보고는 자극을 받아 다시 계획을 짜본다. 이런저런 상상에 잠겨 이미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둔 것처럼 들뜬 채 다이어리를 덮지만 각오는 그때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살던 대로 살아간다. 의식적으로 성공을 망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허물어뜨리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면 왜 굳은 결심은 매번 없던 일이 될까. 왜 지긋지긋한 후회를 반복하는 걸까. 저자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당신을 뒤흔들고 방해하는 건 ‘잠재의식’이라고 꼬집는다.
『내 인생 구하기』에서는 이러한 잠재의식을 기반으로 일어나는 자기 방해의 흔적을 여러 측면에서 짚어본다. 나아가 설득력 있는 사례들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문제들’을 하나의 선으로 잇는다. 이를 통해 악순환을 해석하는 방법, 인생을 제 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요한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런 발견들을 통해 당신은 마침내 스스로를 제대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자꾸만 결심을 어기는 사람들, 스스로 하는 헛짓거리에 이골이 난 사람들에게 강력히 권한다. 이 책은 믿기지 않을 만큼 신선한 자기계발서다”, “개리 비숍의 책을 모두 읽었는데 둘 다 완벽한 홈런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 수많은 물러터진 영혼들과 고집스러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등의 리뷰들은 지금도 조그맣고 사소한 방식으로 수없이 자기 방해를 일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필요한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후회에, 불안에, 무기력에, 후진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면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
모든 것을 망쳐버린 날에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부모가 이혼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누군가 당신의 믿음을 배신했기 때문에 신세를 망쳤다고 생각하는가? 정말인가? 과거에 대한 미련에 사로잡힌 당신이 마음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그토록 어려운 이유가 있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이 덫이 그냥 괜찮아 보이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후회에, 불안에, 무기력에, 후진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면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
당신이 벗어나지 못하는 그 파괴적인 악순환이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도록 붙잡고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는가. 이 책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고 틈날 때마다 덤벼들지만 스르르 손에서 벗어나는 상황, 희미하게 빛이 보이는 듯하다가도 금세 모든 게 무너져 내린 결과를 맞아본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리 비숍은 인생이 마음처럼 돌아가지 않는 것 같긴 한데 뭐가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좀 부정적인 인간이긴 하지’ 싶다가도 정작 어떤 지점에서 자기 파괴적인 생각을 하는지, 어느 과정이 문제인지 끝끝내 발견하지 못한 채 몇 번 되짚어보다 뭉개버리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변화의 계기를 선사한다. 이를 통해 마침내 당신은 모든 것을 망쳐버린 날에도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뗄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돌파구란 인생이 내던지는 것들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당신이 끼어들 때만 마련된다
결코 가질 수 없을 것 같았던
바로 그 삶을 사는 법

애초에 ‘할 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 따위는 없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저자 개리 비숍은 단언한다. 존재하는 것은 ‘가끔씩 특정한 일과 관련해서 할 일을 미루는 누군가’이다. 따라서 ‘나는 할 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할 게 아니라, ‘나는 할 일을 뒤로 미뤄요’라고 말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할 뿐이다. 그렇기에 그게 당신이 하는 행동에 불과하다면, 다른 행동을 하면 된다.
그래, 과거에 당신이 스스로를 좀 망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 개리 비숍의 안내를 받으며 본질적인 자기 방해 과정을 한 바퀴 훑으면, 마음을 건드리는 근원적인 불안을 포착하게 된다. 그 미세한 흔들림이 당신이 극복해야 할 진짜 목표다. 그것을 마주하고 극복해야만 변화와 성공을 위한 노하우들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당신이 인생에서 이뤄놓은 일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불편이나 고통, 스트레스가 수반됐었다. 지금 삶에서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이든, 조금은 힘들고 심지어 버거운 경험조차 기꺼이 견디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러모로 편안하게 변화하고 싶다는 억지가 바로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쩌면 죽기 직전에 가서는 잠을 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진정한 돌파구란 인생이 내던지는 것들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당신이 끼어들 때만 마련된다. 당신의 정답은 당신이 갖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구매가격 : 11,200 원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박상영,김희선,백수린,이주란,정영수,김봉곤,이미상 | 2019-04-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금-여기’의 한국소설과 만나는
가장 확실한 패스트 트랙!”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수여하는 젊은작가상. 2010년에 제정된 이래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글쓰기를 조명하며 ‘지금-여기’의 한국소설과 만나는 가장 확실한 패스트 트랙의 역할을 해온 젊은작가상의 2019년 제10회 수상 작가는 박상영 김희선 백수린 이주란 정영수 김봉곤 이미상이다. 작년에 이어 연속해서 수상자가 된 박상영과 정영수, 올해로 세번째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백수린, 그리고 한국소설의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하는 작품들을 활발히 써내고 있는 김희선, 이주란, 김봉곤, 여기에 힘있는 데뷔작으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 이미상까지, 10주년을 맞아 더 뜻깊은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고 풍요로운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아들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엄마와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애인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그들을 떠나지는 못하는 ‘나’를 통해, 사랑의 ‘어쩔 수 없음’과 관습화된 세계에 내재한 속물성 등을 ‘웃음’과 ‘눈물’과 ‘단맛’과 ‘짠맛’을 모두 동원해 속도감 있게 그려 보인다. “개인사적 범주를 보편의 세계로 확장한 수작”(소설가 은희경), “대범하고 진실하기 때문에 힘이 있는”(소설가 김성중)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김희선의 「공의 기원」은 개화기 조선의 소년이 우연히 얻은 축구공의 기원을 뛰어난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면서, 거대한 역사적 흐름 이면에 방기된 개인의 삶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다.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은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나’와 프랑스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언니, 그리고 ‘나’의 프랑스인 연인 사이에 긴 시간을 두고 그어지는 관계의 궤적을 설득력 있는 문장과 인상적인 장면으로 펼쳐 보인다. 이주란의 「넌 쉽게 말했지만」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일상을 담담한 목소리로 그려냄으로써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선한 작품이다. 정영수의 「우리들」은 불륜 커플 사이에 놓인 주인공이 그들의 관계 속으로 스며들고 자신의 옛 연인에 대한 기억을 재정립해나가는 과정을 더없이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묘사하며 사랑의 진실과 글쓰기의 지난함에 대해 사유한다. 김봉곤의 「데이 포 나이트」는 소설가가 되어 모교로 돌아간 화자가 위험한 폭력 앞에서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고, 그것마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한 걸음 더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이미상의 「하긴」은 딸의 대입에 투신한 민주화운동 세대 아버지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면서 입시제도의 모순, 중산층 가정의 도덕적 허위 등을 개성 있는 문체로 드러낸다.



2019년 제10회 젊은작가상 심사를 위해 젊은 문학평론가 김녕, 안지영, 이지은, 한설 씨가 장시간의 노고 끝에 삼십 편 남짓의 중단편소설을 골라 1차 선고를 마쳤다. 이 선고 작업은 거의 일 년에 걸쳐 이루어진 셈인데, 네 분이 신작 중단편소설을 모두 검토하고 그 가운데 우수한 작품을 선별하는 일을 매 계절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학평론가 김건형, 선우은실, 이은지 씨가 합류해 총 스물한 편을 추려 2차 선고를 마치고,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일곱 편의 수상작과 그 가운데 한 편의 대상작을 선정하는 본심을 진행했다.

본심은 권희철, 김성중, 윤대녕, 은희경, 황종연 제씨가 맡아주었다. 본심에서 길고 격렬한 토론은 없었다. 그만큼 대상을 비롯한 수상작들의 성취가 손쉽게 합의될 수 있을 만큼 분명한 것이었다는 뜻이겠다. 첫 책을 낸 지 얼마 되지 않은 김봉곤, 박상영, 이주란, 정영수의 약진이 흥미롭고 이제는 신인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완숙한 경지를 보여주는 백수린의 변화와 『무한의 책』이라는 압도적인 장편을 써낸 김희선이 단편에서 발휘하는 역량도 눈에 띄는 가운데 김봉곤, 김희선, 이주란의 첫 젊은작가상 수상이 반갑다. 무엇보다 웹진 ‘비유’에 「하긴」을 발표한 것 외에 다른 경력이 없는 낯선 작가 이미상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스럽고 기쁘다. _‘심사 경위’ 중에서



박상영,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박상영의 소설은 소수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규정하는 관습화된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해체해버린다. 당연히 급진적이고 에너지가 실리지만 그 무거움은 솜씨 좋은 내러티브를 통해 가볍고 때로 귀엽게까지 조형된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그런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개인사적 범주를 보편의 세계로 확장한 수작이다. _은희경(소설가)

어쩌면. 한때 내가 그를 향해 가졌던 마음. 그 사로잡힘. 단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에너지도 종교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까만 영역에 온몸을 던져버리는 종류의 사랑. 그것을 수십 년간 반복할 수도 있는 것인가. 그것은 어떤 형태의 삶인가.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 것인가.(『창작과비평』 2018년 겨울호)

■ 1988년생.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가 있다. 2018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희선, 「공의 기원」 공 하나로 이만큼 사실적인 뻥을 늘어놓는 솜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축구공이 작품 안에서 문자 그대로 굴러다니는데 장소만 해도 제물포-런던-펀자브를 넘나들고 그에 따라 제국주의, 아동 노동착취, 마르크시즘, ‘멋진 신세계’로 대표되는 미래 담론까지 건드린다. 문장으로 드리블을 한다고 할까. _김성중(소설가)

그가 쓰고자 하는 것,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그러면서 동시에 진짜를 가짜처럼 보이게도 하는-스토리를 만들려면 사진이 필요했으니까. 만약 사진만 있다면 아무리 기이한 이야기일지라도 진실이 된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문학의오늘』 2018년 봄호)

■ 1972년생.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교육의 탄생」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장편소설 『무한의 책』이 있다.

백수린, 「시간의 궤적」 한국 단편소설 애독자라면 본문에 저자 이름이 없더라도 「시간의 궤적」이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젊은 나이에 프랑스로 건너간 한국인 여자들의 열정과 회한, 동경과 비애를 다루면서 이만큼 인상적인 장면과 잔향 많은 일화를 남길 수 있는 작가는 백수린 외에 달리 없다. _황종연(문학평론가)

“저들은 불행한 거야. 불행한 인간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밤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 나는 그후로 더이상 그들이 두렵지 않았다.(『자음과모음』 2018년 겨울호)

■ 1982년생.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이 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주란, 「넌 쉽게 말했지만」 공감한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성립될 수 있다는 묘한 깨달음의 지점이 있다. 평행을 이루지만 조금씩 비틀려 있는 관계들, 무사하고 여일해 보이지만 무형의 폭력과 결핍에 눌려 있는 일상들. 신선한 내러티브라고 느꼈다. _은희경(소설가)

제 몫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몸의 소리, 자유로운 새들의 지저귐, 멀리서 들리는 염소 울음소리, 동물의 젖을 짜는 소리,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남자아이의 휘파람 소리, 그리고 공기 소리, 그러니까…… 침묵이 아닌 공기의 소리를 오래 듣는다.(『21세기문학』 2018년 가을호)

■ 1984년생. 2012년 『세계의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선물」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모두 다른 아버지』가 있다.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영수, 「우리들」 이 소설의 서술은 오늘날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어떤 것의 애매함에 족히 걸맞은 공백, 단락, 착종을 포함하고 있다. “여름은 지나갔다. 그해의 모든 태풍이 소멸했고, 모든 매미는 울음을 그쳤고, 아이들은 모두 물에서 나왔다. 그게 다였다.” 사랑의 역사를 두고 이렇게 쿨하게 말할 수 있는 한국 작가는 드물다. _황종연(문학평론가)

모든 것이 끝난 뒤에 그것을 복기하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거나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일이니까. 그것은 과거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아닌 과거를 새로 살아내는 것과 같은 일이니까.(『21세기문학』 2018년 가을호)

■ 1983년생. 2014년 창비신인소설상에 단편소설 「레바논의 밤」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애호가들』이 있다. 2018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봉곤, 「데이 포 나이트」 나는 한 인물의 성장담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 작품이 갖는 특유의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는 작가가 바야흐로 자신만의 화법으로 성(城)을 구축하는 방식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파악이 가능하다. _윤대녕(소설가)

첫이 아닌 것들의 의미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었다. 사랑에서 애걸로 되는 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조금은 덜 실패하는 사람이 되었다 (『자음과모음』 2018년 여름호)

■ 1985년생.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Auto」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여름, 스피드』가 있다.

이미상, 「하긴」 이 소설의 주인공-화자가 말과 사고의 장악력을 통해 자신의 삶을 파악하고 수정하려고 애쓰다가 여지없이 패배하고 그 패배를 다시 파악하고 수정하려 애쓰는 과정만큼은 특별하다. 데뷔작 이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는 작가가 이런 정도로 힘있는 소설을 써낸 것이 놀랍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아내는 말을 하다 말고 짧고 긴 숨을 쉬었다. 때론 쉼표, 때론 줄임표. 하긴, 하지. 하긴, 하는 남자지. 형은 적어도 남의 말을 듣다가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하며 나갔다 올 줄은 알지. 천천히 홀로 걸으며 하긴…… 할 줄 아는 인간. 딱 그만큼 달라질 수 있는 거야. 하긴, 하는 만큼.(웹진 비유 2018년 4월호)

■ 1982년생. 2018년 웹진 비유에 「하긴」을 발표하며 등단.



젊은작가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각 7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수상작품집의 인세(10%)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인세를 수상자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특별보급가로 판매한다."

구매가격 : 9,100 원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 130)

도서정보 : 박시하 | 2020-03-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들어버린 식물의 재 안에서 부서지는 흰 빛”
슬픔의 문을 열고 가닿을 빛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입니다』

1.

2008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한 박시하 시인이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 이후 4년 만에 찾아왔다. 60편의 시가 담긴, 그의 세번째 시집이다. “세계는 우리에 대한 사실이 아니야/ 어떤 확신일 뿐”(「아포리아」, 『눈사람의 사회』, 문예중앙, 2012)이라 외치던 첫 시집, “언젠가 삶은 사라지게 될 거야/ 아무것도 슬프지 않을 거야”((「구체적으로 살고 싶어」, 『우리의 대화는 이런 것입니다』, 문학동네, 2016)라고 읊조리던 두번째 시집을 지나, “세계의 각도를 비틀 수는 있지만/ 마음은 비틀어지지 않는다/ 말해지지 않은 사랑은/ 짐작하지 않는// 나의 도덕”(「나의 도덕」)이라 담담히 적어내려가는 이번 시집까지, 박시하 시인은 투명하고 단단한 슬픔의 언어로 시간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사라져가는 소중한 존재들을 애도해왔다.

2.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입니다
먼 시간 너머
시간이 공간인 우주의 공허 너머
어딘가에 장밋빛 집이 있고
거기에서 헤세와 당신, 불쌍한 로캉탱, 보부아르와 내가
지워지는 대화를 나누고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먹먹한 사랑을 각자 가슴에 품고
알리지 못한 비밀을 읊조리며
들리지 않는 노래를 토해내겠지요
-「디어 장폴 사르트르」 부분

우리가 아는 한정된 시공간 너머를 시인은 자신만의 언어로 들여다본다. 밝힐 수 없는 것으로 남을 ‘알리지 못한 비밀’과 ‘들리지 않는 노래’가 내밀한 대화로 오간다. “생존한다는 건 얼마만큼 토 나오는 것입니까/ 친애하는 사르트르”. ‘사르트르―『구토』―박시하―시적 화자―독자’로 이어지는, 유한성을 넘어선 소통. 그 사이사이 우리는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을 갖으리라.

이렇듯 실체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주고받는 일은 이 시집에 수록된 열네 편의 시에서 만나게 되는 두 인물 ‘롤로’와 ‘메이’ 사이에도 일어난다. 한쪽이 부재하거나 응답할 수 없는 가운데 일어나는 일. “메이는 롤로를 떠났다.// 롤로가 아프기 때문이었다”로 시작하는 시 「이사 1」과 “롤로는 영혼의 집을 옮겼다.// 메이가 아팠기 때문이었다”로 시작하는 시 「이사 2」. 이들의 이사는 주거 공간을 옮기는 것이 아닌, 서로가 함께 있던 삶에서 그렇지 않은 삶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불행할 정도로 행복했던” 둘의 병증은 “무수한 잎을 돋우”는 것. 메이는 보랏빛 잎사귀를 피운 롤로의 나무 하나에 ‘슬픔’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바다로 왔다. “이제는 아프지 마”라고 기도하며 잎사귀를 하나씩 해변에 떨구는 애도의 형식. 이것은 메이의 잎사귀를 뜯어 금간 벽에 붙이며 손바닥이 타버리도록 기도하는 롤로의 창밖 바다 풍경과 아름답고 슬프게 포개진다. 행복했던 기억이 있고, ‘증류된 아픔’이 이어졌고, 마침내 ‘슬픔의 문’이 열리기까지, 그들이 주고받은 무언가들로 인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변해버린 것만 같”다.

3.

박시하의 이번 시집에는 위에서 아래로 하강하는 이미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비가 내리고 폭설이 쏟아지는 것부터, 부서지고 쇠락하고 가라앉고 산산조각나는 것은 필연적으로 무언가, 누군가 혹은 어딘가가 스러지고 사라지고 지워지며 어둠에 덮이는 것으로 이어지는 바, 시인이 이러한 시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 단어 쓸 때마다/ 손가락 한 마디씩 부서지는// 오랜 형벌”(「그을린 방」)을 불사하며 존재의 그림자를 향해 다가간 이유는 무엇일까. 문학평론가 김태선이 해설에서 포착한 것과 같이 “시인이 스스로 어두워지며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까닭은, 그 그림자 안에 있을 빛과 만나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그림자와 타인의 그림자가 뒤섞여 “무엇이 무엇의 그림자인지”(「롤로와 메이의 책」) 알 수 없는, 소통과 불꽃의 움직임처럼 사라지면서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밝힐 수 없는 것을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노래하기 위해서.”

폐허를 바라보는 허무의 시선에서 그치지 않고, 침묵과 부재의 허허로움에 지지 않고, 그 모든 하강의 이미지를 끌어안은 채 가닿을 빛을 어디일까. 시인의 다음 행보를 기다리며 시인과 독자가 음미할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을 기대해본다.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일까
말할 수 없는 혀가 입안에서 우주만큼 커진다
사랑이에요
이 말할 수 없는 증폭이
나보다 큰 나를 안고 있는 당신이

하늘의 틈이 벌어지고
끝없는 눈이 내린다
-「일요일의 눈 1」 부분


■ 시인의 말

어제를 팔아서 오늘을 산다.
그러면 내일이 남는다.
이상한 장사지만 밑천이 떨어진 적은 아직 없었다.

결국 장사치로서 시를 쓴다는 사실이 가끔 당혹스럽다.

롤로와 메이, 죽은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20년 2월
박시하

구매가격 : 7,000 원

해피 데이스

도서정보 : 사뮈엘 베케트 | 2020-03-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오 오늘도 행복한 날이 될 거예요!”

당신이 거기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가능한 한 적당히 내 말에
귀기울인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어… 천국이나 다름없죠.
거기서 내 말 들려요? 제발 대답해줘요……

『고도를 기다리며』보다 더욱 처절하고 치밀한 필독 걸작
언덕에 허리까지 파묻힌 여자, 사지로 기어다니는 남자, 그 충격과 압축의 이미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며 후대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감을 준 사뮈엘 베케트는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1952)를 성공시키며 부조리극의 기수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후 희곡·소설·비평·방송극을 막론하고 작품을 쏟아내듯 집필하며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를 구축했다. 그중 놓쳐서는 안 될 희곡 작품이 베케트가 집필·수정·연출에 지대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 『해피 데이스』(1961)다. 네 명의 등장인물로 구성된 『고도를 기다리며』와 달리 단 두 명의 인물과 황폐한 광야만을 내세운 압축성, 주인공이 언덕에 파묻힌 충격적인 무대 광경,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이 완벽하게 결합한 이 작품은, 인간에게 주어진 육체와 시간이라는 조건의 끔찍함, 인간이 갈구하는 실존과 소통의 허구성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베케트가 쌓아온 부조리극의 세계에서 그 정점을 보여주는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고도”라는 굳건한 공식을 깨트리는 동시에, 문자로 읽는 텍스트이자 배우를 통해 발화되는 육신의 텍스트인 희곡 읽기의 매력을 경험하게 하는 걸작이다.

언덕 한복판에 허리 위까지 파묻혀 있는, 위니. 오십 세가량, 젊어 보이는 외모, 가급적 금발, 통통한 체형, 맨팔과 맨어깨, 깊게 파인 보디스, 풍만한 가슴, 진주 목걸이. 위니가 팔은 언덕 앞에, 머리는 팔 위에 내려놓은 채, 잠들어 있다. 위니의 언덕 왼쪽에 장바구니 같은, 큼직한 검정색 가방이, 오른쪽에는 접이식 양산이 접힌 채 놓여 있고, 양산 손잡이 끝은 양산집 밖으로 나와 있다. 위니의 오른쪽 뒤에서, 언덕에 가려진 채, 땅에 누워 자고 있는, 윌리.

희곡 『해피 데이스』는 총 2막 구성이고, 등장인물은 50대 여자 ‘위니’와 60대 남자 ‘윌리’다. 태양이 작열하는 황폐한 광야의 언덕 꼭대기에 부인 위니가 허리까지 파묻혀 있고, 남편 윌리는 언덕 뒤에서 사지로 기어다닌다. 아무런 설명 없이 내던져진 이 포스트아포칼립스적 이미지는 “또 천국 같은 날이야”라는 위니의 첫 대사와 함께 시작부터 충격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의 작품 속에서 남성의 욕망과 공포가 깃든 시선으로 묘사되곤 했던 여성이 처음으로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인간 실존의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베케트의 주제가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을 통해 빈틈없이 발현됨으로써, 그의 부조리극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압축된 정수를 보여준다.


베케트는 인간의 삶이 덫이 될 수 있다는 그의 가장 강력한 상징을 그려냈다. 현대의 리스트에서 가장 불안하고 잊지 못할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

침묵과 고립의 공포를 물리치고자 몸부림치는 인류에 대한 베케트의 예지력의 정수를 완벽히 뽑아냈다. 가디언

삶의 잔혹한 측면에 깃든 순수한 낙관주의라는 베케트의 주제를 우리는 좀더 파헤치고 갖고 놀아야 한다. 데일리 뉴스

몸의 절반이 파묻힌 주인공 역할은 〈햄릿〉에 비견할 버거운 도전이다. 아무런 설명 없는 그들의 포스트아포칼립스는 〈워킹 데드〉나 오늘날의 디스토피아 드라마보다 더욱 황폐한 인간의 삶과 이성을 보여준다. 위니를 연기하는 게 배우들의 에베레스트로 여겨지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구매가격 : 9,100 원

리틀 스트레인저

도서정보 : 세라 워터스 | 2020-03-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단언컨대 이 소설과 더불어
불면의 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_ 스티븐 킹

★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 강력 추천 소설 ★
★ 2009 맨 부커 상 최종 후보작 ★

역사 스릴러의 거장 세라 워터스가
새롭게 변주하는 고딕 호러의 섬세한 향연!

펴내는 작품마다 다수의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영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한 세라 워터스의 다섯번째 작품이자 국내에 소개되는 네번째 작품이다. 세라 워터스는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소설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 19세기 런던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어 빅토리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을 구상해, ‘빅토리아시대 3부작’이라 불리는 『벨벳 애무하기』(1998) 『끌림』(1999) 『핑거스미스』(2002)를 차례로 펴냈으며, 이후 소설 속 무대를 20세기로 옮겨 『나이트 워치』(2006) 『리틀 스트레인저』(2009) 『페잉 게스트』(2014)를 발표했다. 매 작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플롯은 물론 역사적인 배경에 대한 탁월한 묘사까지 더해져, 읽는 즐거움과 함께 문학적 가치도 충분한 소설을 쓰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맨 부커 상 후보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2003년에는 문예지 <그랜타>에서 선정한 ‘최고의 젊은 영국 작가들’에 뽑혔고, 같은 해 브리티시 북어워드 ‘올해의 작가상’과 워터스톤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2차대전 직후 서서히 몰락하는 영국 귀족 가문의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소재로 한 『리틀 스트레인저』 역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기이한 스토리에 예민한 사회 관찰과 날카로운 비판을 적절히 더해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히 재현해냄으로써 세라 워터스의 역사 스릴러 거장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힘입어 공포소설로는 드물게 맨 부커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스티븐 킹이 ‘2009 최고의 소설’로 선택하기도 했다. 작품마다 레즈비언과 성性에 관한 농밀한 스토리와 묘사를 선보이며 ‘레즈비언 소설의 총아’로 불리는 세라 워터스가 『리틀 스트레인저』에서는 유일하게 레즈비언 이야기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특기할 만하다.

세라 워터스의 작품 대부분이 영국에서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벨벳 애무하기』와 『핑거스미스』는 에딘버러 극장과 오리건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서 연극 무대에 올려졌다. 국내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2016년 개봉 예정. 하정우, 김민희 주연)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삼았다고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릭셔의 대저택 헌드레즈홀,
이곳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린 이곳에 너무 고립되어 살았어요. 오늘밤에 뭔가 일이 벌어질 겁니다.”

영국 워릭셔의 대저택 헌드레즈홀. 수백 년간 이곳을 지켜온 에어즈 가문은 두 차례의 전쟁 이후 서서히 몰락하며 안팎으로 붕괴가 진행중이다. 옛 영화를 간직한 구식 상류계급의 마지막 세대 에어즈 부인, 신체적.정신적으로 전쟁의 상흔이 깊이 남은 아들 로더릭, 영리하고 쾌활한 성격에 강인한 생활력으로 헌드레즈홀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딸 캐럴라인은 저택 안에 ‘고립’된 채 서서히 사회에서 잊혀가고, 저택 곳곳을 돌보고 살피던 하인들도 어느새 모두 떠나 새로 들어온 나이 어린 소녀 베티가 저택의 유일한 하녀이다.

2차대전 종전 이듬해 여름, 닥터 패러데이가 헌드레즈홀을 방문한다. 하녀 베티가 병이 나 주치의 닥터 그레이엄을 호출했으나 그에게 응급환자가 생겨 패러데이가 대신 오게 된 것. 패러데이는 과거 헌드레즈홀에서 일했던 유모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 이후 삼십여 년 만에 다시 헌드레즈홀을 찾은 패러데이는 자신이 동경해 마지않았던 저택의 쇠락한 모습에 당황을 금치 못한다. 병이 났다던 하녀 또한 지나치게 크고 고요한 이 저택에서 왠지 모를 공포를 느껴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꾀병을 부린 것이었다. 이 왕진 이후 패러데이는 그레이엄 대신 에어즈 가문의 주치의를 맡게 되고, 로더릭의 다리 부상을 치료해주겠다고 자청해 매주 헌드레즈홀에 드나들기 시작한다.

한편 헌드레즈홀에 이웃한 랜들 가문의 대저택 스탠디시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랜들가가 영국을 떠난 후 몇 년 동안 비어 있다가 마침내 런던에서 온 건축가 부부에게 팔렸다. 주변의 귀족 가문이 하나둘 떠나 홀로 섬에 버려진 느낌이었던 에어즈 부인은 스탠디시에 새로운 주인이 생긴 데 기뻐하며, 그들을 헌드레즈홀로 초대해 조그만 모임을 열기로 한다. 헌드레즈홀에는 오랜만에 생기가 돌고 파티는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파티장 한구석에서 새된 비명이 울리고 연회는 흥건한 핏물과 함께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헌드레즈홀의 순하디 순한 애견 지프가 일으킨 이 끔찍한 사고는 실상, 앞으로 헌드레즈홀에서 벌어지게 될 수많은 일들의 전조에 불과했는데……

지프의 사건으로 시작된 그것, 아마도 ‘꼬집음’이나 ‘속삭임’-문득 떠올랐는데, 베티가 바로 그렇게 표현했다-으로 시작된 그것이 서서히 힘을 축적해나갔다. 그리고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고, 불을 붙이고, 징두리널에 낙서를 했다. 이제는 발이 달려 종종걸음으로 달릴 수도 있다. 쥐어짜낸 듯한 목소리도 낼 수 있다. 그것은 자라고 있다, 성장하고 있다……
다음에는 뭐가 될까? (본문 546쪽)

정체불명의 존재가 끊임없이 일으키는 기이한 사고 앞에서 쉴새없이 페이지를 넘기며 독자들은 물을 수밖에 없다. 과연 이 기이한 일은 누구의 짓인가, 사람인가 유령인가. 이 ‘낯선 존재’는 누구인가.


섬세하게 조직된 서스펜스,
영국 사회의 계층 분화에 관한 정확한 묘사

『리틀 스트레인저』의 배경이 된 20세기 중반은 두 차례의 전쟁 이후 영국 사회의 가치관이 전체적으로 변한 시기이다. 노동자계급이었던 사람들은 더이상 귀족들의 집사나 하녀 노릇을 하길 원치 않았고, 귀족들 역시 자신들이 선조의 유산을 유지할 재정적 능력이 없음을 깨닫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저택을 처분하거나 이사를 떠났다. 소설은 바로 이러한 사회 변화와 ‘쇠락한 대저택’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기괴한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 이 소설의 집필 배경에 대해 세라 워터스는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전쟁 후 노동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힘이 커진 노동자계급은 사회 변혁을 꿈꾸게 되었고, 상류계급은 자신들이 위협받고 공격당하고 있다고 여겼다. 나는 ‘공격당하고 있다’는 그들의 생각에 흥미를 느꼈다. (……) 초자연적인 현상을 떠올린 건 소설 구상을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나서였는데, 상류계급이 느낀다던 ‘위협과 공격’을 귀신이 출몰하는 집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애프터 엘렌>과의 인터뷰)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리틀 스트레인저』는 섬세하게 조직된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공포소설인 동시에, 당시 영국 시대상을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는 훌륭한 역사소설이기도 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히스테리보다 더 괴상망측하네. 마치, 뭐랄까, 뭔가 달라붙어서 집안사람 전부의 생기를 천천히 빨아먹는 것 같아.”
“뭔가 있긴 하지.” 그는 또다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 이름은 바로 노동당 정부고. 에어즈가 사람들의 문제는-그런 생각 안 드나?-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적응할 생각이 아예 없다는 거야. 오해는 말게. 나도 그 사람들 심정에 상당히 공감하니까.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그들처럼 오래된 잉글랜드 가문에 남은 게 뭐겠는가? 계급적인 면에서는 운이 다했지. 정신적인 면에서는 아마 전혀 바뀌지 않고 그저 살던 대로 살걸.” (본문 539쪽)


영국 몰락 귀족의 일상,
드러난 평온과 감춰진 혼돈의 모든 것

어머니는 이 집이 우리의 약점을 다 꿰고서 하나씩 시험해보는 거라고 하셨죠. 로디의 약점은 알다시피 이 집 그 자체였어요. 내 약점은…… 그래요, 아마 내 약점은 지프였겠죠. 그런데 어머니의 약점은 수전이에요. (본문 504쪽)

저택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마치 에어즈 가문의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안고 있는 ‘약점’을 노려 공격하는 듯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헌드레즈홀 사람들은 점점 공포에 빠져든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사건이 겨냥한 당사자들과 이를 지켜보는 관찰자(1인칭 화자 닥터 패러데이)를 통해 다양한 사회 모습, 특히 영국 몰락 귀족의 일상, 그 면면에 드러난 평온과 감춰진 혼돈, 전쟁이 남긴 상흔 등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뜨거운 물 한 컵을 가지러 부엌까지 터벅터벅 직접 내려가지 않고 옛날 방식대로 종을 울려 하인을 부를 수 있다는 게 어머니의 기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몰라요. 그런 종류의 일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전쟁 때까지만 해도 알다시피 헌드레즈에는 하인이 많았잖아요.” (본문 75쪽)

영지가 산산조각 팔려나가고, 이렇다 할 만한 수입원이 없어 극도의 긴축 재정에 돌입하는 와중에도 에어즈 부인은 하녀를 부리며 자신의 삶이 더 안락했던 시대를 놓아버리지 못하고, 젊고 건강한 청년이었던 로더릭은 참전 당시 입은 사고로 얻은 흉터와 망가진 다리, 그리고 사고 당시 목숨을 잃은 동료를 향한 죄책감 때문에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해버렸다. 거기에 더해 젊은 나이에 대저택 경영이라는 커다란 짐까지 홀로 떠안은 부담감이 로더릭을 더욱더 옥죈다. 당시 영국 사회에는 이들 가문 같은 처지에 있는 귀족의 후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워터스는 이들을 통해서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추지 못하고 ‘은둔’을 선택한 채 조용히 사라지는 ‘구시대’ 상류계급의 모습, 전쟁이 남긴 상흔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인물, 변해버린 시대에 모든 것을 잃고 좌절하는 이들의 고통 등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는 예전의 합리적인 관점을 고수하면서 헌드레즈가 사실상 역사의 흐름에 패배한 것이라고,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추는 데 실패해 쇠망한 것이라고 단호히 주장했다. (……) 영국을 한번 둘러보라고 그는 말한다. 유서 깊은 상류층 집안이 십중팔구 똑같은 식으로 사라지고 있다. (본문 704쪽)

“사실 로더릭이 부상 때문에 험악해진 것은 놀랄 일이 아니잖습니까? 그토록 젊고 건강한 청년이 저렇게 됐으니까요. 제가 로드 나이 무렵에 그와 같은 상황에 처했더라도 분노했을 겁니다. 참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순식간에 다 잃었으니까요. 건강, 외모. 어떻게 보면 자유를 잃었다고도 할 수 있죠.”
부인은 확신이 서지 않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단순히 험악해진 정도가 아니에요. 전쟁 때문에 사람이 백팔십도 변한 것처럼 애가 아주 이상해졌어. 로더릭은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모조리 증오하는 것 같아요. 아, 그애 같은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평화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그애들에게 요구했던 온갖 끔찍한 일들을 생각하면!” (본문 176쪽)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말게. 자네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지주가 영국에 백 명은 될 테니까. 다들 자네가 오늘 한 것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걸.”
“천 명은 될걸요.” 그는 무기력하게 대꾸했다. “학교 동창이든 공군 동기든 다 그래요. 이놈이나 저놈이나 어쩌다 만나 얘기를 들으면 레퍼토리가 만날 똑같아. 대부분 진즉에 재산을 다 말아먹었지. 몇몇은 일자리를 얻어야 할 판이고, 부모는 전전긍긍하며 살고…… 오늘 아침에 신문을 펼쳤더니 주교가 ‘독일인의 수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더군요. 어째서 다들 ‘영국 남자의 수치’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거지?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영국 남자들, 전쟁이 끝난 뒤 재산과 수입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걸 두 눈 멀거니 뜨고 지켜봐야만 하는 영국 남자들에 관해 말입니다. 그래도 밥같이 지저분하고 약삭빠른 장사꾼은 잘만 살죠. 땅도 없고 가문도 없고 지역민 눈치볼 필요도 없는 사람들, 그 망할 베이커하이드 같은 놈들은……” (본문 225~226쪽)

한편 돌이킬 수 없이 기울어가는 가세에도 귀족적 삶을 놓지 못하는 어머니나 끝내 저택을 지키려 아등바등하는 남동생 로더릭과 달리 캐럴라인은 헌드레즈홀이라는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캐럴라인은 일찍이 헌드레즈홀을 떠나 여성해군단에 복무하면서 새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부상당한 로더릭을 돌보기 위해 저택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후 닥터 패러데이와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캐럴라인은 영국을 떠날 계획까지 세웠으나 저택은 그녀를 호락호락 놓아줄 마음이 없는 듯 보였다. 캐럴라인처럼 영리하고 건강하고, 좋은 집안에서 교육받은 인물조차도 당시 영국의 수많은 몰락 귀족들이 그러했듯이 “논리조차 압도해버리는 불가항력의 운명”(본문 679쪽)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니까, 영국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고요. 이곳에는 지금 자신을 위한 장소가 아무 데도 없다고.”
젠트리 출신의 방청객 한두 명이 이 말에 정색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본문 692~693쪽)


“『리틀 스트레인저』는 충돌과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이 작품이 ‘매끈하게’ 읽히기를 원하지 않는다.”(세라 워터스)

저택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과 그 공포의 이면에 깔린 어두운 심리가 독자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동안, 소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인물은 에어즈 가문을 곁에서 지켜보는 1인칭 화자 닥터 패러데이다. 패러데이는 과거 헌드레즈홀에서 일했던 유모의 아들로, 이제는 의사가 되어 중상류계급으로 올라선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에어즈 가문의 주치의뿐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로까지 관계를 맺으며 긴밀하게 왕래하지만,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두 계급 사이의 생래적인 거리, 대화중에 시시로 드러나는 이들의 귀족 의식에 불편함을 느낀다. 두 계급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갈등은 소설의 마지막까지 사라지지 않고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긴장감을 더하고, 이 긴장감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이 1인칭 화자의 말을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과 불안이다.

그들을 연민과 질시가 뒤섞인 감정으로 지켜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1인칭 화자인 나, 닥터 패러데이는 노동자계급에서 중상류계급으로 성공적으로 올라선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의 어머니는 헌드레즈홀에서 유모로 일했으니 어찌 보면 주인과 하인의 관계가 경제적으로 슬며시 역전된 셈이다. 작가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계급적 앙금과 미묘한 심리적 낙차를 섬세하게 잡아내어 시대 분위기를 꼼꼼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구성 면에서는 화자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데 솜씨 좋게 써먹는다. (‘옮긴이의 말’에서)

세라 워터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리틀 스트레인저』는 충돌과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작품이 ‘매끈하게’ 읽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소설은 ‘매끈하게’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일단, 앞에서도 밝혔듯이 1인칭 화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 것인지, 그 신뢰성이 어느 순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화자를 향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이야기가 흔들린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까지 이 ‘낯선 존재’를 명확히 밝혀주지 않는다.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이 객관적으로 바라본 시선을 빌려 ‘그것’의 정체를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소설 속에서 ‘그것’을 가리켜 보이는 화살표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더릭에게 그것은 모종의 ‘감염’이고, 에어즈 부인에게 그것은 어려서 세상을 떠난 딸 수전의 환영이며, 캐럴라인에게 그것은 캐럴라인이 마지막에 외치는 “당신”이다. 반면 제3자의 입장인 닥터 실리에게 그것은 영국 귀족계급을 뿌리째 흔든 ‘노동당 정부’이자 세월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에어즈 가문 자체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많은 평자가 『리틀 스트레인저』를 논하며 1인칭 화자가 범인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나 마지막까지 어느 것도 속 시원히 밝혀주지 않는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함께 거론했으며, 어느 리뷰어는 “다 읽고 나서 안전하게 결론을 낸 후 깔끔하게 보따리를 싸서 책장에 집어넣을 수가 없는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헌드레즈홀을 닮았다.“안과 밖의 분위기가 이렇게 확연히 다른 것은 이 저택이 부리는 기묘한 마술 가운데 하나”(본문 123쪽)이고, 읽을 때마다 그 ‘낯선 존재’의 정체가 확연히 다르게 읽히는, 도저히 독자를 안심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이 책이 부리는 기묘한 마술 가운데 하나인지도 모른다."

구매가격 : 11,800 원

나이트 워치

도서정보 : 세라 워터스 | 2020-03-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흠 하나 찾을 수 없는, 아름답고 정교한 작품. _워싱턴 포스트

진실하고 사랑스럽다. 이 작품을 거듭 읽고 싶어지는 데에는 어떤 마법도 필요하지 않다. _옵서버

시대적 디테일을 압도하는 보편적이고 격정적인 휴먼 스토리. _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최고의 작가가 완벽한 기술로 빚어낸 풍성하고 다층적인 작품. _이브닝 스탠더드


『핑거스미스』 이후 4년, ‘세라 워터스 코드’의 변화와 확장
“다른 시대로 옮겨갔을 때, 내 글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다.”

영미 문학계를 대표하는 역사 스릴러의 거장 세라 워터스는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소설’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중, 19세기 런던의 생활상에 관심을 가져 빅토리아시대(1837~1901)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역사 스릴러’ & ‘레즈비언 스토리’를 양대 코드로 삼아 『벨벳 애무하기』 『끌림』 『핑거스미스』로 이어지는 ‘빅토리아시대 3부작’을 완성시켰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확립한 동시에 『벨벳 애무하기』로 베티 트래스크 상, 『끌림』으로 서머싯 몸 상, 『핑거스미스』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호명되고, 3부작 전체가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핑거스미스』는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영화 <아가씨>(2016)의 원작으로 삼으며 국내외 문화계와 대중들에게 새롭게 주목받기도 했다.

『나이트 워치』는 『핑거스미스』 이후 작품 배경이 한정적이라는 고민 끝에 1940년대로 무대를 옮겨 ‘세라 워터스 코드’의 변모를 알리는 첫 신호탄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제2차세계대전의 상흔으로 어지러운 194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젊은이 6인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이 작품은 세라 워터스 최초의 ‘3인칭 시점’ 소설이자 ‘역사 스릴러’ & ‘레즈비언 스토리’라는 양대 코드를 전쟁 배경으로 가져와 한층 보편적 영토로 확장시킨 시도이기도 하다. 워터스는 이 작품으로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2006)에 오르고 람다 문학상(2007)을 받았으며, TV 드라마화까지 성사시켜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 작품의 등장인물명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제공하는 ‘이름 경매’를 통해 고문피해자 지원 기금을 마련하는 ‘이모탤러티 옥션’에서 당시 『나이트 워치』가 최고액을 받아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워터스는 ‘빅토리아시대 3부작’ 이후 『나이트 워치』를 시작으로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리틀 스트레인저』 『게스트』를 발표하고, 『핑거스미스』를 포함해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세 차례 연달아 호명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공고히 일궈냈다. 이번 『나이트 워치』의 출간과 함께 현재 국내에서는 세라 워터스의 전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상실의 폐허 속 생의 몸짓을 피워내는 런더너 6인의 드라마
1947~1941 전쟁의 시대, 도시 런던에서 부유하는 정체성들, 그리고 사랑에 관한 질문들

『나이트 워치』는 총 3부 구성이며, 연도 역순으로 배치된 각 부의 제목인 ‘1947’ ‘1944’ ‘1941’이 핵심 키워드 역할을 한다. 이 연도들은 워터스가 19세기와 선을 긋고 작품의 무대를 이동했다는 선언이자,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상실과 좌절의 시대를 이야기하겠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전시에 야간구급대원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부상자를 구해냈지만 종전 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케이, 전쟁 피해 복구를 돕는 시청 부서에서 일하다 점점 피해자들에 대한 무심함을 느끼며 결혼정보업체로 이직한 헬렌, 전시에 피해 주택을 조사하며 작품을 써온 추리소설가 줄리아, 전쟁중 연인에게 받은 상처와 어리고 미숙했던 자기 자신으로부터 이제는 안녕을 고할 기로에 선 비브, 병역거부자로서 함께 수감생활을 하다 석방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덩컨과 프레이저. 전쟁이 한창인 1941년부터 종전 후인 1947년까지를 배경으로 이들 6인의 젊은 런더너들은 참혹한 전쟁 트라우마와 성역할·병역거부 같은 시대적 고민을 안고서 사회적 계급과 처지, 성정체성과 가치관 등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대로 표류하고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도시가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실의 폐허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욕망을 직시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며 살아남고자 몸부림친다. 작품은 그 치열한 생의 몸짓들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과 욕망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한편 작품은 1947년부터 1941년까지 역순 구성으로 전개되며, 케이-헬렌-줄리아 레즈비언 연인들의 관계와 비브-덩컨-프레이저 사이의 애정과 긴장어린 관계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교차하는 인연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즉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며 인물들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과 사건이 한 겹씩 들추어지며, 독자들은 그 과정에서 ‘이 인물의 밑바닥에 무엇이 있었나’를 고민하고 추리하게 되면서 미래로의 진행이 아닌 과거로의 회귀가 만들어내는 서스펜스 또한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에서 출발한 퍼즐 맞추기가 완성되는 그 끝에는 가슴 먹먹한 감동의 한 조각이 마련되어 있다.


전쟁 속 비통함보다 그 끔찍함과 무력함에 압도당하는 인간의 내면
“그 꼬마애의 몸통을 들어올리던 게 기억나…… 대체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워터스는 작품 배경을 19세기에서 20세기로 옮기며 1940년대 전시 런던의 생활상에 대해 치밀한 조사를 했다. 거기에 그의 특기인 궁극의 묘사능력이 전쟁중인 무대를 만나 더욱 진한 생생함과 선득함을 발휘하게 되었다. 전시의 피폐한 도시, 공습중의 소음과 냄새,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내면이 자세하게 그려지고 촘촘하게 연결되며, 그러기에 인물들이 발산하는 사랑과 욕망과 증오와 후회의 몸짓들이 더욱 아름답고 선명하게 각인된다.

기사도 정신을 지닌 레즈비언 케이는 전쟁중에 큰 활력을 발산하며 많은 부상자들을 구해내고 자신의 연인에게도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느끼지만, 오히려 전후에는 당시 부상자들의 참상에 사로잡혀 방황하게 된다. 헬렌과 줄리아는 폭탄이 퍼붓는 공습중에도 대피소로 가 웅크려 떠는 대신 집에 머물거나 런던 시내를 다니며 자유롭기를 더 원한다. 비브는 전쟁통에 변화한 관계들로 실망하고 인내해야 했으며, 덩컨과 프레이저는 전쟁의 시대가 망가뜨린 청춘들의 삶과 그 앞에서 무력한 자신들의 모습에 괴로워한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피해를 낳은 제2차세계대전 시기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장르와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인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워터스는 예의 양대 코드를 전면에 유지하면서도 그 위에 전쟁이 초래하는 잔혹함과 무력함, 인간 보편의 욕망과 사랑의 모습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빚어내 확장성과 완성도를 획득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구매가격 : 11,800 원

배심원단(THE GODS OF GUILT)

도서정보 : 마이클 코넬리 | 2020-03-1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죄책감을 느끼게 된 ‘인간쓰레기들의 수호자’ 미키는 과연 자신을 스스로 구원할 수 있을까?
개성 넘치는 캐릭터, 치밀한 복선과 반전, 깨알 같은 디테일과 촘촘한 논리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법
정 스릴러의 거장 마이클 코넬리의 신작 『배심원단』이 나왔다. 마이클 코넬리는 영미권에서 각종
추리문학상을 휩쓸고, 전 세계 40여 개국에 작품이 소개되어 말테스 팔콘(일본), 38 칼리베르(프랑
스), 그랑프리(프랑스), 프리미오 반카렐라(이탈리아) 문학상 등을 수상했을 만큼 폭넓게 작품성을 인
정받았으며, 책을 내놓을 때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성까지 겸비
한 작가다. 알에이치코리아에서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필두로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를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LA에서 돈 밝히는 속물이자 악당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는 미키 할러의 그
다섯 번째 이야기가 이번 책에서 펼쳐진다. 이 소설은 법정 스릴러에서 기대하는 재미와 속도감뿐만 아니라, 진지함과 현실성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해 검찰청 청장 선거에서 떨어지며 인생 최악의 불명예와 오욕을 뒤집어쓴 변호사 미키 할러는
자신이 변호해 석방시킨 의뢰인마저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시민 두 사람을 죽이자 극심한 죄책감에
빠진다. 수임료가 높은 살인사건을 맡으면 몸속에 아드레날린이 핑 돌 만큼 돈을 좋아하는 미키이지
만, 더러운 사람을 변호하는 일은 그만큼 뼈아픈 대가를 요구한다. 하지만 과연 더러운 자들에겐 옹
호할 여지가 없는가? 우리는 때때로 더러운 자들만 범죄를 저지른다는 오류에 빠지지 않는가? 빠르
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다 보면, 어느새 코넬리가 매복해 둔 허를 찌르는 질문들과 만나
게 될 것이다. #배심원단 #법정스릴러 #속물변호사 #하드보일드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범인은누구?

구매가격 : 13,860 원

미세먼지 클리어

도서정보 : 강양구, 김상철, 배보람, 이낙준, 이유진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한 내일을 만들 수 있을까?
기후 비상사태 앞에 선 우리를 위한 안내서





도서 소개

기후 위기의 예정된 결말을 바꿀 전환의 시작!

2019년 한반도는 서울에만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14회, 관측 이래 한 번도 없던 ‘초미세먼지 경보’가 2회나 발령된, 그야말로 유례없던 고농도 미세먼지로 뒤덮인 해였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 ‘기후 비상사태’로 보듯 2019년은 세계적으로 환경 위기를 실감한 한 해였다.
이렇게 거대하고도 현실적인 위기로 다가온 기후 변화 앞에서,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행동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목소리부터, 전문의가 직접 종합해 알려주는 미세먼지 질환과 예방법까지 한 권에 담은 책 『미세먼지 클리어』(〈아르테S 004〉)가 나왔다.
『미세먼지 클리어』에는 과거의 경제성장이 어떻게 지금의 기후 위기를 초래했는지 짚어주는 환경운동가의 목소리,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를 과학적 근거로 바로잡고 우리가 현실적으로 집중해야 할 영역을 분명히 밝히는 과학 기자의 시선, 기존의 ‘환경세’ 집행 방식을 돌아보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공교통 정책 전문가의 제안, 미세먼지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 가능한 생태적 전환을 고민하는 연구자의 생각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이 쉬운 설명과 한눈에 알 수 있는 도표 등으로 쉽게 풀어져 있다. ‘사회적 재난’으로서의 미세먼지에 대한 진단, 개인과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직접적인 고민들이 담긴 글들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 대신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면서도 낙관적인 태도와 실천 의지를 갖게 될 것이다.

“세계 270여 지역의 청소년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기후 행동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 세대가 기후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뿌연 먼지 너머에 있는 진짜 문제를 직시하자.” _신지예(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전 세계 청년 세대가 기후 위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전 세계의 청년 정치는 기후 정의 운동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기후 위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노벨평화상 최연소 후보로도 오른 열여섯 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세계 청소년들과 함께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기후 운동의 큰 흐름을 만들었다. 뉴질랜드 의회에서 탄소 제로 법안 지지 발언을 하던 스물다섯 살 여성 의원은 기성세대의 야유가 쏟아지자 “오케이, 부머(Ok, Boomer)”라고 응수했고, 이 한마디는 수많은 밈(meme)과 지지를 타고 빠르게 번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잠재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환경 피해를 피하기 위해 더 긴급한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미로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기후 비상사태’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고, 영국의 《가디언》은 이 소식과 함께 이 단어의 사용 빈도가 최근 12개월 내 10,796퍼센트 폭등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2018년 당시 제주도지사 후보였던 고은영 녹색당 미세먼지 기후변화 대책위원장은 기후 위기를 초래한 기존 토건 사업이나 난개발이 아닌, 환경 자원과 공동체를 지킬 기후 정의가 필요하다고 외쳤고, 당시 고은영 후보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를 앞지르며 지지율 3위에 올랐다. 이렇게 전 세계의 청년 세대가 기후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신지예는 『미세먼지 클리어』에서 ‘그건 바로 기후 위기가 미래를 잠식할 현실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청년 당사자들이 실제로 직시하고 체감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환경운동가 배보람은 지금의 한국 청년 세대는 ‘청소년기에 경제성장이 아닌 IMF를 경험한 세대’라 말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인 ‘경제성장의 완성’이라는 목표조차 그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성장이 멈춘 사회’,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조건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조건과 기후 위기를 가장 오래 감당해야 할 당사자인 청년 세대에게 ‘다른 구조로의 사회적 전환’은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조건 속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만 한다.


‘세계적 재난’인 미세먼지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장기간 공개가 미뤄지던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국제 공동 연구(LTP)’ 요약보고서가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지난 11월 20일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한국의 서울, 부산, 대전에서의 미세먼지 발생 요인 기여율 중 중국 요인이 연평균 32퍼센트, 국내 요인이 51퍼센트라 밝혔고 이 소식은 언론을 통해 속보로 전해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처음은 아니다. 2017년 NASA와의 ‘한미 대기질 합동 연구(KORUS-AQ)’ 예비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요인 34퍼센트, 국내 요인 52퍼센트로 발표된 바 있다. 2017년과 2019년 발표된 국제 공조 연구 모두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초점은 두 연구에서 모두 국내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더 명확히 중국의 책임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하며 정부가 무능하다 비판했고, 외교적 문제가 얽혀 있어 진실은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책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중국 탓을 하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시기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미세먼지 클리어』에서 강양구 기자는 198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때인 2013년이 ‘국내 경유차가 늘어난 때와 겹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정체가 지속될 경우 국내의 미세먼지 발생 지역과 피해 지역이 동일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며, 자구책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남 탓하기에서 벗어나 우리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만 한다.


‘지체 없이,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김상철과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은 『미세먼지 클리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현재 펼치고 있는 미세먼지 대응 정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제안한다.

김상철 정책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소개하며, 조세개편 전환으로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한국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거의 없는 나라’이며 ‘자동차 중심의 인프라 정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에 처해 있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의 도시들은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대중교통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중교통을 더욱 자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에게 더욱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교통·에너지·환경세’ 중 15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하는 ‘환경세’의 몫을 늘려,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환경 규제를 제안한다.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넘어야 할 ‘네 개의 장벽’을 명확히 제시한다. 첫째 ‘문제 해결을 개인화하지 않고 사회가 구조적으로 대응하는 것’, 둘째 ‘배출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효율화와 연료전환의 병행’, 셋째 ‘정부가 규제 정책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인센티브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 넷째 ‘언론이 정확한 정보 전달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진은 ‘기후 변화’와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다 큰 규모에서의 전환을 제안한다. 이미 미국에서 시도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이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적에 두고 산업, 경제, 복지 정책을 연계하여 탄소 배출량 감소, 일자리 확대, 사회 불평등 해소를 동시에 해결해나가는 방법이다.

이 책은 환경 위기가 닥쳐온 지금,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그 원인을 탐색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직시하는 여러 사람의 시선으로 시작해 곧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를 위해 우리의 노력을 멈추지 말자는 목소리로 나아간다. 지금의 환경 위기가 과거의 우리로 인해 시작되었다면, 이 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우리가 직접 찾아야만 하고 또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은 더 큰 환경 위기가 닥쳤을 때 보여줄 미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두려움과 공포 대신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지금 당장 이 위기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그 과정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적 변화를 전제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의 생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나의 목소리를 찾아 보태야 한다. 이제 그 출발점에 선 사람에게 『미세먼지 클리어』는 가장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의 말

그레다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서 ‘기후 위기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세계 270여 지역의 청소년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기후 행동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 세대가 기후 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뿌연 미세먼지 너머에 있는 진짜 문제를 직시하자. 미세먼지와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배출과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사회 전체의 변화가 절실하다.
_이영주, 「나는 캠프인가」 p. 229


책 속으로

공기청정기나 마스크를 사는 정도의 임시방편, 각자도생은 일정 정도의 소비력을 갖춘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나눈다. 공기청정기를 구매하여 실내 공기를 관리한다는 것은 결국 지불 능력에 따라 공기를 차등 구매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전제한 해결 방식이다.
_배보람 p. 34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는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던 경제성장의 속도가 느려지자, 더 명확하게 드러난 성장의 본질이다. 저성장 때문이 아니라, 위기의식 때문에 우리 삶의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미세먼지, 한여름의 폭염은 계절마다 잠깐씩 겪는 수고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과는 다른 구조의 사회를 살 수밖에 없는 조건, 이것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라는 현실이다.
_배보람 p. 41

우리는 이미 경제성장이든, 그 몰락의 상황에서든 더 많이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왔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경제적 생존뿐 아니라 기후변화, 미세먼지 같은 생태적 위기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가 더 크고 무겁게 지워진다. 환경 위기가 심각해질수록 불평등은 사람들의 생사를 가른다. 따라서 이 시대의 미세먼지와 기후 위기는 경제성장이 낳은 불평등의 문제이기도 하다.
_배보람 p. 44

이렇게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기간(1995년~2012년)은 중국의 산업화 기간과 겹친다. 즉, 중국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동안 오히려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과거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데에서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줄일 수 있다.
_강양구 p. 75

동북아시아 대기 정체와 기후변화의 관계를 짚는 연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의 효과로 대기 정체가 늘어난다면 미세먼지 같은 오염 물질이 쌓이는 날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때는 “대기 흐름이 느려지니” 외부 오염 물질보다는 애초 그 장소에서 나온 국내 오염 물질이 더 중요하다. 인류의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가 미세먼지를 악화한다.
_강양구 p. 77

한국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거의 없는 나라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자가용 중심의 인프라 정책에 집중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자가용 중심의 교통정책으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실제로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의 도시들은 도시의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중교통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휘발유나 경유에 부과되는 세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중교통을 확충하는 한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을 통해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_김상철 pp. 108-109

이제는 이런 교통 인프라를 유지?관리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기준으로 보면 건설 비가 5조 원 정도이고 유지?관리 비용이 5조 원 정도가 된다. 즉 이제는 짓는 것만큼의 유지?관리비가 사용되는 셈이다. 시간이 흘러 기존의 교통 인프라가 노후화되면 그것을 새롭게 정비하는 데 또 막대한 재원이 사용될 것이다.
_김상철 p. 167

한번 구축된 시스템은 이해관계인이 생겨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관성이 생긴다. 안정화된 시스템을 바꾸려면 이해득실을 조정해야 하고 누군가가 추가로 부담을 해야 하지만, 누구도 자기 주머니의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정부도 기득권을 형성한 이해관계를 흔들거나 규제하는 정책을 부담스러워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신속하고 과감한 전환은 정치적 결단과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시도하기 어렵다.
_이유진 pp. 129-130

우리는 압축 성장을 지향하면서 양적 성장에 집중해왔다. 그 속에서 지속 가능성과 삶의 질, 환경과 건강은 후순위로 밀렸고, 개인이든 정부든 환경과 건강을 보장하는 비용을 감당하는 데 인색했다. 우리 사회에 진짜 그린뉴딜이 필요한 이유다. 그린뉴딜은 자연과 인간, 사회와 경제가 공존하는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이다. 인정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비용이 든다.
_이유진 p. 146

구매가격 : 8,000 원

집다운 집

도서정보 : 송멜로디, 요나, 무과수, 진명현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집다운 집이란 무엇일까?”
소유가 아닌 거주하는 기쁨에서 발견한, ‘집’이 가장 ‘집’다워지는 순간





도서 소개

나다운 삶과 공간을 찾는 여정의 기록!

턱없이 낮은 행복지수의 나라, 끝 모르는 부동산 투기 천국. 집이 삶을 ‘사는’ 곳이 아닌, 돈으로 ‘사는’ 곳이 되어버린 지금 이곳에서, 더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자기만의 집 이야기를 하고, 기록하며, 집을 집답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집다운 집』(〈아르테S 003〉)에 모아졌다.
『집다운 집』에서는 공유주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과 마주하고 건강한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젊은 건축가의 인터뷰, 정착할 곳을 찾아 거처를 옮기며 건강한 식재료를 나누고 삶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식당 주인의 고백, SNS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집의 취향과 멋, 온기를 ‘이웃’과 나누려 하는 인테리어앱 ‘오늘의집’ 관리자의 기록, 식물의 습기와 반려묘의 온기로 더 완벽한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어느 영화인의 싱글라이프까지, 살고 싶은 집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는 생활자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집을 바라보는 다양한 태도 등을 만나게 되는 한편, 살고 싶은 집들이 나눠주는 기쁨과 위로를 마주하게 된다.

“여기 네 사람이 그리는 각자의 ‘집다운 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네 사람이 애써 묻고 답했듯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게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가.”_조재원(건축가)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집이란 무엇인가?
네 사람이 오랜 여정 끝에 찾아낸 나의 집 이야기

생의 절반을 보내는 곳,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고 회복시키는 장소인 집. 우리는 지금 그런 집에 살고 있을까? 집이란 무엇일까? 네 사람이 스스로에게 이에 대해 묻고 답했다.
젊은 건축가 송멜로디는 코리빙(co-living, 공유주택)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그에게 코리빙은 단순한 주택 부족이나 임대료를 해결하는 문제가 아닌, 핵가족 중심의 주거 형태, 관리자 중심의 부동산 시스템, 부채에 의한 소유 등 집을 둘러싼 ‘보통의’ 방식에 의문을 갖는 것 그 자체이다. 코오롱 커먼타운의 공유주택 ‘트리하우스’를 설계한 그는 다양한 삶의 형태만큼 더 많은 선택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믿는다. 주요 주거 분자가 핵가족이 아닌 ‘개인’일 경우 도시의 새로운 구성과 모습, 그리고 자발적인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주거 문화에 대해 인터뷰 형식으로 답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요나는 그만의 부엌에서 경험한 집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이야기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어버린 때, 허투루 흘려보내던 하루의 끼니를 수고스러우리만큼 정중하게 대하면서 다시 살아낼 힘을 얻는다. 소소한 집밥 레시피, 독일과 서울의 한 달 집 바꿔 살기의 경험도 나눈다.
인테리어앱 오늘의집 관리자 무과수는 ‘감나무 집’을 만난 이후 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잠시 머무는 집이라 할지라도 행복을 유보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으로 집을 채워가면서, 삶 또한 채워지는 경험을 했다. 집에서 얻은 위로를 나누고자 SNS에 기록을 시작하고, 새로운 ‘이웃’들을 집으로 초대하며 아주 특별한 집들이가 열린다.
한편 독립영화 스튜디오를 꾸려가고 있는 진명현의 적막한 공간을 채워준 것은 식물의 습기, 반려묘의 온기였다. 대가족 생활자에서 1인 생활자가 된 후 생기를 잃은 공간은, 꽃과 식물을 돌보는 일들이 일상의 루틴이 되고 생명을 모른 체하지 않고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이 오가는 집으로 변모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지점에서 ‘집이 집다워지는 순간’을 발견한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자 삶 자체이기에 집다운 집이란 곧 나다운 집이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덮으며 집의 의미를 생각하고 자기만의 집다운 집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1인 주거 시대,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

집을 재화의 가치로만 여기는 시대. 저금리와 저성장,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 치솟는 집값을 끌어안고, 우리나라 가계소득의 평균 30퍼센트가 주거비용으로 지출된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젊은 세대들과 1인 가구에게 주거 안정을 찾기란 요원해 보인다. 이런 세태 속에서 공급자 중심, 관리자 중심이 아닌 거주자 중심의 집다운 집을 말한다는 것은 얼마나 미약한 목소리일까. 그럼에도 우리는 집에서 각자가 어떤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는 어떻게 더 집다운 곳에서,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를 묻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작은 냉장고 하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서글픈 현실에 대해서, ‘계절이 담긴 재료를 손에 넣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밥을 차리고, 식사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일’이 너무도 어려워져버린 비정상에 대해서 말한다. 또한 ‘지척에 사람의 숨소리를 두고 30년을 넘게 살아왔는데 홀로 사는 석 달 동안 텔레비전 소리로 연명하고 있’는 집 안으로 하루빨리 온기를 불러들이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공간을 사용하지만 그게 누군지 모르’고 살며 ‘잠시만 아이를 내놓으면 불안한’ 세상에서 앞으로의 집은 어떤 곳이 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해, 말해야 하고, 이야기되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처한 웃지 못할 현실 속에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어떤 분투의 기록이기도 하다.




추천의 말

재화로서의 가치가 아닌 거주하는 경험만으로 마음에 자리 잡은 ‘집’을 삶의 일부로 갖게 되면서, 나는 집에 대해 훨씬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냐 주택이냐, 자가냐 전세냐 월세냐의 구분으로 범주화하는 집이 아닌, 거주 경험으로서의 ‘집’, 개인의 필요에 따라 조합되는 ‘집’, 복수의 ‘집’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가설 아래 새롭게 열리는 ‘집’의 가능성들을 생각했다.
여기 네 사람이 그리는 각자의 ‘집다운 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네 사람이 애써 묻고 답했듯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게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다른 이가 대신 묻고 답을 찾도록 맡겨둘 수는 없다. 이 질문은 나다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_조재원(건축가, 공일스튜디오 대표)





책 속으로

지금 코리빙은 단순히 주택 부족이나 높은 임대료를 해결하는 것 그 이상의 물음인 것 같아요. 그건 단지 시작에 불과한 것이고, 사회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하는 것이 저한테는 조금 더 중요한 질문이에요.
_송멜로디 p. 27

제가 추구하는 코리빙은 개개인이 하나의 유닛unit으로 형성되는 구조예요. 1인 개념으로 접근을 하면 많은 것이 달라지죠. 가족 단위의 고정된 역할에서 1인 기준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되고요. 가족 구성원으로서, 남성으로서, 여성으로서, 부모로서가 아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의 문제가 되는 거예요. 다시 한번 ‘1인’에 초점을 맞추면, 사회적으로 고정된 성 역할에서도 한 발짝 벗어날 수 있어요. 코리빙 공간 안에서는 남자의 공간, 여자의 공간이란 구분도 사라지는 거죠.
_송멜로디 pp. 29-30

최근에 깨달은 사실인데 나는 아마도 살 곳을 찾아 헤매는 여정 속에서 살아낼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어디에 살 것인가’를 함부로 다루지 않는 마음에서 느끼는 주체성 덕분이다. 주체성은 자존감의 씨앗이 되니까. 어찌 됐든 내 집 마련의 자금이 될 수도 있었던 큰돈은 모두 여비로 탕진했고, 거처에 대한 문제 또한 풀지 못한 채 여행자 놀이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머물러봤자 자꾸 어긋나기만 할 것 같았다.
_요나 p. 77

부엌을 천천히 다듬어가며 망가진 몸을 회복하기 위한 식사 실험에도 돌입했다. 실험의 내용은 간단했다. 매일의 식사에 무심해지지 않을 것, 그리고 솔직하게 있을 것, 두 가지였다. 어떤 재료를 어디서 사고, 어떤 기분으로 요리하고, 어떻게 차려서 먹을지 정중하게 생각했다. 부끄럽게도 수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져본 적이 없는 마음이었다. 집에서 혼자 먹을 식사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낯설고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로지 나만을 위한 부엌이라니.
_요나 p. 90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집을 구하고 끼니를 차려 먹으며 흐트러진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계절이 담긴 재료를 손에 넣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밥을 차리고, 식사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일이 어쩐지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런 시간이 삶에 있어 중요하다 감히 단정 지어도 되는 걸까 싶다가도 ‘집밥 같은 바깥 밥’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보면 불균형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_요나 pp. 102-103

그러고 보니 이 집에 이사 온 후 물 말고는 냉장고를 채워본 적이 없었다. 순간 고마운 마음에 울컥했다. 그 작은 냉장고 하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살아가는 내 삶이 서글퍼서. 그 뒤로 나는 이사를 가기로 결심했다. 다른 집, 아니 나를 다시 찾고 싶었다.
_무과수 p. 132

천장에 달린 올리브색 펜던트 조명, 빈티지풍 패턴의 카펫, 짙은 나무색의 책장 그리고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과 잡지. 집 구석구석의 모든 것이 내가 좋아하는 컬러와 모양, 그리고 관심사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 공간이 나를 말해주고 있다.
_무과수 p. 143

문득, 집을 떠나기 전 이 공간으로부터 받은 위안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무과수의 집’이 또 다른 사람의 안식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글을 올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깜짝 놀랐다. 요즘은 옛날처럼 동네 이웃과의 교류가 많지 않고, 바쁘게 살다 보면 친한 친구들과도 메시지로 안부 묻기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SNS를 통한 집 초대는 신선한 이벤트로 받아들여진 것 같았다.
_무과수 pp. 156-157

잠깐 머무는 집이라 할지라도 ‘내 집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마음을 담아 공간을 가꾸며,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더 이상 유보하지 않고, 한껏 위로받으며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온기로 가득한 방 안에서 이렇게 글을 쓴다. 가장 편안한 마음을 하고서.
_무과수 p. 167

구옥에 사는 이들에게 집수리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일상이다. 그리고 아파트와는 다르게 관리사무소도 없고 주민간의 연대도 없다. 집주인과 티격태격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배워가면서 집 안의 사소하지만 불편한 것들을 정리했다. 기계치인 내가 배수관, 보일러, 계량기 같은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애들하고 놀다니 놀랄 노 자였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 부족했다. 꾸준하게 눈길과 마음을 줄 무언가가.
_진명현 p. 186

나는 극과 극의 이 습기와 사랑에 빠졌고 여전히 그 사랑은 진행 중이다. 수많은 송이들을 떠나보냈으며, 분갈이를 세 번이나 해서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된 화분 어른 두어 분과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화분 친구들을 모두 욕조에 넣고 듬뿍 물을 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꽃시장에 들러 과하지 않은 정도의 생화 구매를 한다.
독립 후 식물과 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냐고 하면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잠을 청하는 것처럼 식물에 물을 주고 잎을 보고 꽂힌 꽃의 무른 줄기를 자르는 일들이 일상의 루틴이 되면서 나는 조금 더 건강해졌다. 마치 몸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처럼.
_진명현 pp. 194-195

서울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트럭 하나에 모든 집을 싣고 바닷가가 보이는 작은 아파트로 가는 상상을 한다. 어디든 고양이 두 마리와 식물들이 있다면 그곳이 내 집이 될 것이기에.
하지만 우린 아직 이 집에서 함께 산다. 온기와 습기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오고 가는 애정들을 느끼면서.
_진명현 pp. 204-205

구매가격 : 8,800 원

팟캐스터

도서정보 : 영혼의 노숙자,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 어느 남녀의 책읽기, 잘 팔리는 문학회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팟캐스트 한번 해볼래요?”
방송 제작기부터 매뉴얼까지? 팟캐스트의 모든 것!





도서 소개

개인 미디어 시대 ‘라디오 스타’들의 이야기

스스로가 미디어인 시대다.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을 가진 개인들 사이의 횡적 연결망이 구축되면서 콘텐츠는 자유자재로 형성되고 순환하며 흘러간다. 논란이 되는 이슈부터 아주 사적인 취향까지, 개인 미디어에 의해 생산ㆍ공유ㆍ확산되며 그들만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팟캐스트’는 무서운 기세로 거인으로 자라난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걸음이 느린 듯 보였지만, 지난 몇 년간 꾸준하고도 확실하게 자신의 영역을 키워왔다. 오로지 ‘목소리’를 지닌 이들에 의해 시사, 코미디, 문학과 예술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저변을 넓히며 그들만의 재미, 그들만의 문법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어느새 팟캐스트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이자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가 되었다.
이 책은 팟캐스트를 만드는 사람들, 팟캐스트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세상에 꺼내놓은 ‘팟캐스터’들의 이야기다. 좌충우돌 방송 제작기부터 비하인드 스토리, 크고 작은 삶의 변화, 개인 미디어에 대한 생각, 그리고 제작 노하우까지. 지금껏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팟캐스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각자의 이야기를 편안한 목소리로 꺼내놓을 수 있고
또 그것에 공명할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계의 아름다운 지점이다.
여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_김하나(카피라이터, 작가)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나는 팟캐스터다!
‘초짜’들의 방송 제작 분투기

이 책은 네 개의 팟캐스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팟캐스터들의 이야기다. 여성을 위한 코미디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좋은 책과 독립출판을 소개하는 북캐스트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 책을 들려주는 낭독 방송 ‘어느 남녀의 책읽기’, 대학생 문학 라디오 ‘잘 팔리는 문학회’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개인 라디오 방송의 아마추어 제작자이자, 작가이자, 진행자인 팟캐스터들이 한곳에 모였다.
이들은 전문 방송인도 성우도 출판 관계자도 아니다. 직업적 수단으로 팟캐스트를 선택하지 않은, 한마디로 ‘비전문가’들이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이들이 팟캐스터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 역시 제각각이다. ‘심심해서’, ‘좋은 책을 공유하고 싶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서’, 그렇게 시작한 방송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고’, ‘누가 들어줄까 싶었으며’, 때로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부담되기도 했다. 수익의 달콤함과도 거리가 멀었지만, 시간을 쪼개어 회의하고 녹음하고 편집하는 제작 생활은 지속됐다. 소리라는 한정적인 수단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의 비밀스러운 기쁨을 누리는 것. 그 일련의 과정들은 일상의 특별한 선물이 되고, 제각기 어떤 의미가 되었다.
이 책은 팟캐스터들의 우여곡절이 담긴 솔직한 수기이자 시끌벅적한 수다다. 시인과 코미디언, 직장인과 대학생의 목소리가 한 지면에서 만나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너지와 유쾌한 웃음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세 달만 해보자던 계약방송이 어쩌다가 2년을 바라보게 되었는지, 어떻게 자칭 ‘외노자’에서 ‘셀럽’이 되어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는지, 대학생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들을 세상에 꺼내놓고 있으며, 때로는 삶의 아주 작은 습관들까지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 흥미진진한 히스토리 속에서 우리는 개인 미디어가 만든 새로운 일상의 풍경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샌가 이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팟캐스터의 슬기로운 제작 가이드
누구나 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누구나 라디오 스타가 될 수 있을까? 팟캐스터들은 입을 모아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이들 역시 처음에는 방송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방송 로고에서부터, 녹음 장비, 오디오 편집과 업로드까지 낯설고 어려운 일투성이였지만, 주변의 도움과 각종 ‘꼼수’를 동원해 서툴지만 조금씩 나아갔다. 이 책은 그것이 팟캐스트의 진짜 매력이라고 말한다. 개인 미디어에 정답은 없고, 모든 것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영혼의 노숙자’는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피씨(정치적으로 올바른)한 코미디’라는 화두를 놓고 계속 고민 중이다. 다른 팟캐스트 역시 생활의 밸런스, 더 의미 있는 일, 불확실한 앞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오늘도 집에서, 녹음실에서, 혹은 서점과 카페에서 레코딩 버튼을 누르고 있다. 정해진 답은 없다. 단지 누군가와 공유하고, 나눈다. 할 수 있는 한 솔직하게. 그것이 이 책을 쓴 팟캐스터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책 속 제작 매뉴얼과 인터뷰는 더 많은 사람들이 팟캐스트에 도전하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실었다.
이 책은 수면 아래 있던 새롭고도 매력적인 세계를 조망하는 생생한 리포트이자, 예비 팟캐스터 및 개인 미디어 창작자에게는 하나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어쩌면 내일의 팟캐스터일지 모를 독자들은 이 책에서 어떤 시대적, 정서적 공통감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추천의 말

나는 팟캐스터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직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20년쯤 전이었다. 나는 이제 2년차가 된 나의 새 직업이 무척 마음에 든다. 마흔둘에 말하는 일을 시작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팟캐스트의 정말 멋진 점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꼭 청취율을 높이고 이름이 나지 않더라도, 각자의 이야기를 편안한 목소리로 꺼내놓을 수 있고 또 그것에 공명할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계의 아름다운 지점이다. 여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_김하나(카피라이터, 작가)


책 속으로

〈영혼의 노숙자〉
어느 날 집에서 샤워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입에서 이 말이 다시 흘러나왔다. “집에 가고 싶다…….” 이럴 수가! 여기가 집인 줄 알고 왔는데 아니었단 말인가. 그렇다. 나는 영혼의 집을 잃은 영혼의 노숙자가 된 것이다. 이 각박한 한국사회에서 갈 곳 잃은 영혼이 나 혼자는 아닐 터. 서로를 웃음으로 위로할 팟캐스트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영혼의 노숙자’다. _p. 21

타지 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내가 그곳에 속해 있지 않고, 있을 곳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주 작아도 상관없고 누군가에겐 별 볼 일 없어 보여도 상관없었다. 난 끊임없이 나를 알아줄, 나만을 위한 자리를 찾고 싶었다. 그리고 우연히도 그곳을 찾아냈다. 가슴이 뛰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_p. 33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상에 그런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청취자들이 원하고 방송의 방향성에도 잘 맞는 테마나 형식일 경우에는 기꺼이 수용해도 좋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방송의 개성을 살리고 오래 해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 방향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거다. 그러다 보면 분명 언젠가는 내 콘텐츠를 이해하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할 거다. _p. 52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
그리고 녹음을 딱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엄마의 어린 시절 얘기를 하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의 짝사랑 얘기, 학교 다니던 추억 얘기를요. 얘기를 듣는데 막 눈물이 났어요. 녹음은 계속됐지만, 저에게는 녹음 이상의 시간이었죠. ‘내 존재가 없던 시절의 엄마’를 생각해보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엄마도 자식들 걱정이 아닌 자기 걱정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풋풋한 사랑을 했던 시절이 있었구나’ 싶었어요. 이 글을 쓰다 보니 또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가슴이 뭉클해져요. 언제고 다시 한번 엄마의 어린 시절 추억을 녹음하고 싶어지네요. _p. 66

“팟캐스트? 그게 진짜 필요한 건가?”
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올해 나에게 일어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한 일이야.” _p. 69


〈어느 남녀의 책읽기〉
거창한 포부가 있었다면 멋지겠지만, 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보다 심심했기 때문이에요. 무료한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책을 읽는 것이었죠. 책을 펼치는 순간 이 무료한 일상이 덮이고 다른 세상이 열리니까. 그런 세계를 소리 내어 읽고 기록한다면, 소리로 이 세상에 꺼내놓는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눈으로 활자를 읽는 것에 대한 피로도도 있었고, 좋아하는 구절을 계속해서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럼 무료한 시간을 좀 더 즐겁게 보낼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낭독 팟캐스트를 만들어보는 거였어요. _p. 110

순위를 확인하고 팟빵에 올라와 있는 통계를 보면 많은 분들이 듣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그래서 계약 종료 시점이었던 3개월이 되었을 때, 좀 더 제대로 해보자고 결정했어요. […] 청취자들의 일상 속에 우리 방송이 함께한다는 것은 감동이었어요. 출근하는 자동차 안에서, 아이를 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엄마의 일상에서, 쌀쌀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일요일 어느 늦은 오후에, 그리고 잠들기 전에. _pp. 122-123

팟캐스트는 녹음 방송이에요. 인스타그램만 해도 실시간으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댓글로 소통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즉각적으로 채팅을 주고받잖아요. 팟캐스트도 방송 후 후기를 받고 SNS로 소통을 하지만 청취자들의 생각을 알고 반영하기까지 시간차가 있죠. 그런 시차가 가끔 낭만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편지를 보내듯 천천히 소통하는 거니까요. _pp. 141-142


〈잘 팔리는 문학회〉
학교에서 하는 문학 이야기는 지루한 전공 공부로 여겨지지만, 녹음 중에 하는 문학 이야기는 제 취미생활이 되죠. 지난 한 해를 돌이켜봤을 때 팟캐스트 활동이 가장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팟캐스트 자체가 공부가 되고 스펙이 된다는 생각이에요. 교수님이 시켜도 읽지 않는 책을 팟캐스트를 위해서는 읽는다니까요. _p. 179

앞서 얘기한 게스트 ‘몹쓸’과의 에피소드에서 “힙합은 장르의 특성상 관객과의 소통이 즉각적인데 이것이 문학이 추구해야 할 점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통해 작가와 독자 간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 같아요. _p. 189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기억해야 할 비명 #Me_Too 운동’ 에피소드예요. 대학가에서도, 문단 내에서도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비명들을 들으며 화가 나고 슬펐어요. […] 우리가 내는 목소리가 어디로 흐르고, 어떻게 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재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_p. 194

구매가격 : 8,800 원

여성이라는 예술

도서정보 : 강성은, 박연준, 백은선, 이영주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떤 고유명사는 스스로 보통명사가 된다”
버지니아 울프부터 레이디 가가까지 - 우리에게 빛을 나눠준 여성의 이름들





도서 소개

깊이 닿아 있다는 믿음
깊이 닿아 있다는 믿음

예술은 그 자체로 예외적이며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예술은 쉽게 ‘도발’하고 ‘욕망’하는 존재, ‘모성’의 존재 등으로 한정되었으며, 예술계, 문단이라는 권력화된 장에서 한껏 뒤섞이지 못했고 주도하지 못했다. 여기 네 명의 젊은 여성 시인들(강성은, 박연준, 이영주, 백은선)은 실제로 이러한 경계에서 치열하게 살며 싸우며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해왔다. 이런 시인들에게는 누군가는 이들을 좌절시켰으며 누군가는 이들을 일으켜 세워준 자신들을 있게 한 ‘동류’의 여성 예술가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여성이라는 예술』은 여기 모인 여성들의 잠재적 능력, 그 ‘예술성’이 어떻게 조우하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내밀하고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만남들이다. 불안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만남에서 서로는 동경의 대상도, 롤모델도 아닌 깊이 닿아 있다는 믿음, 서로에게 용기가 되는 연대의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준다. 각자의 언어로, 형상으로, 행동으로 또 ‘투신’으로 “여성이라는 전쟁”을 살아내며, “여성이라는 예술”을 실현해낸다.
지금 이곳에서 “페미니즘을 리부팅하는 주체들은 자기 안에 결빙된 채 갇혀 있던 다양한 시간대의 동시적 깨어남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장에 참여한 모두는 성장을 하게 된다. 그것이 이 책의 나아갈 길이다.

“‘여성’이라는 전쟁-예술”은 결코 쉽지 않은 의미화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서로 이름을 부르며, ‘서로가 서로의 용기’임을 확인하며, 때론 마주보고 때론 같은 곳을 향하여 나아가는 ‘나’들이 “‘여성’이라는 전쟁-예술”을 ‘여성’도 ‘예술’도 자유롭고 평화로운 어떤 충만한 표현의 나라와 삶의 시간으로 이끌 것이다. _김영옥(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공동대표)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여성시 라는 말이 사라지는 미래

강성은, 박연준, 백은선, 이영주가 자신들과 동행하며 지켜주었던 ‘내 책상 위의 천사들’을 소개한다. 여기 소개되는 예술가들은 이 시인들의 선배ㆍ친구ㆍ동세대 여성으로 혹은 어느 시대에 속하든 어느 연령대든 어떤 관계이든, 다형적 형상으로 여성 시인이라는 자아를 만드는 뮤즈들이다. 네 시인이 보여주는 여성 예술가들과의 내밀한 조우는 사적이지만 여성이 ‘시하는’ 고유한 방식으로 여성 시의 ‘터’를 보여준다. 이 자리는 “여성주의 인식이 싹트고 자라나는 ‘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인들은 이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누구보다 고통스럽게 읽어내고 있다. 왜냐하면 “‘김혜순을 읽는다’는 건 최후의 식민지라는 여성의 서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앞선 예술가들의 빈 허공을 향한 분투들을 읽어내며 묻는다. “아직 그때가 오지 않았죠? 여성시가 사려져도 되는 때?”(강성은) 좀 더 다른 시, 지금까지 없던 시를 쓰고 싶지만, 그것이 진짜 예술이고 진짜 시라고 믿지만 자신이 쓰는 것이 여성에 대한, 여성인 자신에 대한 시가 아니면 또 무엇인가 돌아본다.
배제되고, 도구화되었던 이들의 다른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고통을 그 목소리만으로 자신의 고통으로 공감하고 체험한 시인들은 이제 다시 자기만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꿈을 꾼다. 여성시가 사라지고 오직 시만이 오롯이 빛을 발하게 될 날을 꿈꾼다. 여성이라는 전쟁, 여성이라는 예술을 의미화하기 위한 투쟁을 넘어서서 여성도 예술도 자유로워지는 새로운 시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성 창작자들의 ‘위험한’, ‘위협받는’ 삶
나를 생각하면 그녀가 떠오른다

19세기를 살아낸 버지니아 울프나 이사도라 덩컨도, 20세기를 살아낸 프랑수아즈 사강, 실비아 플라스, 수전 손택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탈리 포트만이나 레이디 가가도 일과 삶의 치명적 분열과 강도 높은 긴장 속에서, ‘여성’ 삶이 처한 곤경의 복잡함 속에서 우리에게 예술이라는 큰 선물을 남겨준 여성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전쟁을 겪었고, 혁명을 겪었으며, 세기말을 경험했다. 그래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인가. 이들은 출산을 겪었고 이혼을 겪었으며, 일방적인 가사노동과 육아, 여성혐오를 경험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인가. ‘여성’의 삶을 생각하다 보면 위험하고, 위협적인 일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데, 여성 창작자들의 삶이라고 하면 그 곤경이 배가된 것이리라는 건 자연스럽게 짐작 가능하다.
여기의 여성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자신의 예술을 유산으로 남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여성 예술가(시인)를 있게 했다. 여성 시인 네 명이 한자리에서 함께 절망하고 분노하며 자신의 유년과 습작기, 혹은 창작 과정을 견디게 해준 이들을 떠올려보고 그들의 이름을 호명한다.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깊이 닿아, “실비아 플라스를 생각하면 가끔 나는 내가 실비아 플라스 같다. 그녀와 영혼을 함께 쓰고 있는 것처럼 친밀한 느낌이 든다”(백은선)고 고백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절망을 앓고 있다. 권위로 행해진 폭력, 강제된 동의, 강요된 화해라는 비인격의 온상이 돼버린 문화예술계는 절망 그 자체이다. 그러나 ‘여성’들이 일어나 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내부고발자이자 혁명가가 되어 ‘정의로운 분노’로 ‘우리’라는 칼리그람을 짜고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주고 있다. 여성이라는 분투가 또 하나의 예술을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 시인 네 명이 자신들의 시어에서 함께 울리고 있는 다른 여성들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있는 이 책도 이런 시도 중의 하나다.”(김영옥)


책 속으로

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내가 20세기를 통과해온 탓일까. 일상이라는 전쟁의 무게가 여성이라는 전쟁의 무게가, 여전히 나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일까. 시를 쓰는 섬세한 마음으로는 이 세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일까.
_강성은, 「심장이 하는 말」 p. 26

다이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헨리 제임스와 카프카, 보르헤스를 좋아하고 작고 사소한 물건들을 주워 오고 집 안을 장식하는 한 여자. 꿈과 사랑을 혼동하고 빛과 어둠을 뒤섞고 길 위에서 길을 잃어버려 어둠이 올 때까지 서 있는 여자. 내가 아는 여러 여자를 떠올렸다. 내가 사랑하는, 잘 아는 여자 같았다.
_강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결코 가본 적이 없는 곳을 가는 거예요」 p. 48

‘김혜순을 읽는다’는 건 최후의 식민지라는 여성의 서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아직 내가 써야 할 시가 있다는 것. 김혜순을 읽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여성시라는 말이 사라지는 미래.
_강성은, 「여성시라는 말이 사라지는 미래」 p. 57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프랑수아즈 사강처럼 살아보고 싶다. 그게 뭐든지 맘껏, 흥청망청, 아끼지 않고 끝까지 누려보다 망가져도 보고, 죄를 묻는 법정에 서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는 삶. 멋지지 않은가?
_박연준, 「알면서 탕진하는 자유」 p. 83

이제 겨우 거의 분명하지 않은 말로 솟아오르기 시작한 목소리, 이것이 최초의 여성 목소리가 아닌가. 소리가 있으나 너무 오래 소리를 내지 못했던, 망설이며 겨우 솟아오른 목소리. 이 시대의 여성이 연합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고 글을 쓰거나, 강연을 하고, 매스컴에 나와 공정과 평등과 여권 신장을 당당하게 주장하기까지, 우리는 이 최초의 소리들, 어쩌면 최초 이전의 최초, 더 이전의 최초, 아득한 시절의 최초의 소리들까지 기억해야 한다.
_박연준, 「생각하는 것이 나의 싸움이다」 p. 97

무대에서 맨발로, 거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몸으로(덩컨은 “예술에 있어 가장 고귀한 것은 나체”라고 했다), 어떤 동작의 구애도 받지 않으며 춤추는 여성을 상상해보라. 그리스의 신처럼 당당하고 건강하며 우아한 여자. 날씬하고 예뻐 보이는 동작 대신, 위대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신의 움직임! 그녀는 진정한 여성 해방을 몸으로, 춤으로 보여주었다.
_박연준, 「여성의 자유를 춤추다」 pp. 107-108

나는 언제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여성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주 거칠고 날것 그대로인 음악도 좋아하지만 레이디 가가가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세련되며 매끈한 음악도 좋다. 완벽한 안무를 추는 수십 명의 댄서들과 그 가운데서 빛나고 있는 작은 체구의 그녀가 좋다.
_백은선, 「나, 이렇게 태어났어」 p. 135

누군가를 깊이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얼마나 값지고 허무한 것인가? 나는 나탈리 포트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나는 유대인인 그녀를,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치른 그녀를, 배우로서의 그녀를, 어머니인 그녀를, 나는 완벽했어,라고 말하던〈 블랙 스완〉의 니나를. 얼마나 알고 가깝게 느꼈을까? 그 모든 이미지들 속에서 나는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인간을 과연 얼마나 발견하였을까.
_백은선, 「단 하나의 것」 p. 173

저는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제 눈빛이 아직 괜찮은지를 점검하곤 해요. 선생님께서 ‘눈빛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을 때부터.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 내면의 빛이 살아 있는지 깨끗한지 내가 가진 빛이 혼탁해지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점검할 수 있는 그런 시간.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아요. 간신히, 아직은요. 제 눈이 빛나요. 어린아이처럼. 그게 좋고 기쁘고 그래도 조금은 괜찮다고, 제 눈이 저에게 말해요. 고마워요.
_백은선, 「제 눈은 빛나요, 아직」 p. 180

우리는 모두 이 무화과나무처럼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썩어서 떨어지는 무화과 하나를 먹는다. 그렇게 그녀와 나는 깊은 비밀 속으로 들어간다. 이십 대에 만난 그녀도, 문학밖에 모르던 친구도, 숨겨둔 시를 꺼내어 세상 밖으로 내보내던 그 시절의 나도 한 알 한 알 땅에 떨어져 묻히고 있다. 잘 썩고 있다.
_이영주, 「무화과나무처럼」 p. 196

수전 손택의 글은 쉽다. 명확하다. 시원하고 명징한 사유의 힘이 문장에 들어 있다. 그녀는 사유의 힘으로 우리를 단박에 사로잡는다. 복잡하고 여러 줄기로 얽혀들어 있어야만 지식의 전형이라는 중심에서 그녀는 문장 자체로 이탈했다. 나는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시원한 소나기를 맞는 기분이다. 빗속에서 노는 기분이다. 캠프적이다.
_이영주, 「나는 캠프인가」 p.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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