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도서정보 : 노자 | 2019-02-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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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사상이 중국의 문화와 철학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경』에 대한 표준적인 번역서를 구해보기란 좀처럼 어렵다. 물론 중국어로 된 것과 한글로 된 것이 많이 나와 있긴 하다. 그러나 역자의 눈에는 기존의 번역서가 지나치게 분석적이어서 초심자들이 읽기가 쉽지 않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의역으로 되어서 본문과 유리된 점이 많았다. 그리하여 역자는 평소에 이 책을 반복하여 읽고 사색한 결과를 토대로 하여 새로운 번역서를 만들어 보기로 작정하게 되었다. 노자의 사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읽기 쉬운 번역서를 구하지 못하여 고심했던 여러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구매가격 : 10,000 원

싱킹 스피치

도서정보 : 박경식 | 2019-02-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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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 신학을 전공하고 연간 500회 이상 강연을 하는 지은이가 인간관계에서 핵심능력인 소통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스피치 발표훈련 지침서를 펴냈다. 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유창은 언변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하는 것이라 한다. 또 스피치는 경청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상대방의 말을 선입견 없이 듣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은 후 자신에게 질문하고 들려오는 대답소리를 듣고 상대의 말을 듣는다면 온전한 경청이 된다고 한다.
이 책은 5장에 걸쳐 스피치 개념, 음성언어 훈련, 낭독훈련, 멘탈훈련, 발표훈련, 기억훈련, 문자언어 훈련, 몸짓언어 훈련을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대중스피치 발표의 성공조건으로 심리적인 안전감, 효과적인 전달력, 논리적인 내용 구성이라 한다. 천천히 여유 있게 말하고 또박또박하게 말하고 큰소리로 자신 있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말하고 끝말을 정확하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매일신문 김동석 기자)

구매가격 : 17,000 원

참된 삶

도서정보 : 알랭 바디우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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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말은 상당히 간명하다. 나의 목적은 젊은이들의 타락이다.”

젊은이들이 진리의 주체로서 참된 삶을 살아가기를
소년들, 그리고 소녀들에게 보내는
‘늙은’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제언


“나는 젊은이들의 타락을 요구한다”
바디우가 이 글을 시작한 2015년, (프랑스어판은 2016년 출간) 바디우의 나이는 일흔아홉이었다. 그는 글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일흔아홉인 자신이 왜 젊은이들에게 젊음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밝힌다.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훈계한다는 오해, 소위 자신은 꼰대가 아니라는 변명을 하고자 한 듯하다. 그가 젊은이들에게 말을 걸려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무엇보다 그는 젊은이들이 겪는 중대한 방황을 관찰해왔다. 아들딸과 그들의 친구들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헤쳐나가며 그 가운데 자기의 자리를 찾는 것을, 그리고 젊은이들의 자기비하 경향을 목도했다. 그는 계속해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이주민 숙소나 공장에서 정치 활동가로 일하며 이주 노동자 젊은이들을 만났다.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 있을 법한 것을 전수하기 위한 것이 철학이라면, 철학의 청중은 당연히 젊은이여야 하고, 그렇기에 “젊음의 문제는 바로 철학자의 문제”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은 아주 유명하고도 오래된 이야기에서부터 논의를 풀어나간다. 여기서의 ‘타락’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타락의 삼요소로 불리는 돈, 쾌락, 권력에서의 타락이 아니다.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이 모든 것보다 우월한 ‘무언가’가 있음을, 바로 ‘참된 삶’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시작되는 타락이다. 그것은 노력할 가치가 있는, 살아갈 보람이 있는, 돈이나 쾌락이나 권력을 훨씬 능가하는 무엇이다.
오늘날 젊음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다. 젊은이들은 이중으로 대상화된다. 젊음은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서 ‘숭배’의 대상이 되는 반편, 기성세대에게 미래를 위한 재료로 간주되는 ‘착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과거 소크라테스 시대에 젊음이 이용 가능한 대상이 되는(가문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재산을 물려받고 공적인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보다 나은 참된 삶이 있다는 생각을 유포하는 일은 불온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비단 고대 아테네에서의 일만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일은 반복된다. 오늘날 이러한 충돌은 ‘세대 갈등’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난다. 그렇다면 바디우는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바디우는 1장 첫 부분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왜 (나는) 젊은이들 자신에게 젊음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보충적인supplementaire 관심을 가지는가?” 여기서 ‘보충적인’이라는 말은 어떤 것에 무언가를 더한다는 의미를 넘어, 다른 것을 더함으로써 원래의 것의 성격을 아예 바꿔버린다는 의미로 이해해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바디우는 젊은이들을 문제와 분석의 대상으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측은한 대상으로 보는 것을 거부하고, 젊은이의 타락을 요청하는, 즉 젊은이들이 스스로 어떤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진리의 ‘주체’로 살아갈 것을 요청하는 철학의 오래된 주제를 재차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입문의례 없는 입문의례를 거치는 소년들
알랭 바디우는 소년들(2장)과 소녀들(3장)에게 각각 한 장씩 할애한다. 그는 양성의 차이가 ‘오늘날의 젊은이들을 사유하는 일’에 분명하게 다른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전통의 동요로 인해 젊은이들은 이전 시대에 비해 한층 자유로운 입장에 서게 되었다. 사회가 정해놓은 입문의례가 사라지고 과거 전통 사회에서 이어져온 노년 숭배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바디우가 전통에서의 입문의례로 들고 있는 예시는 소년의 경우 군복무이고, 소녀의 경우 결혼이다. 이는 프랑스 사회의 경우이기 때문에 한국 상황에 완전히 대입할 수는 없겠지만 방향성은 일정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년들, 즉 남자 젊은이들 혹은 아들들의 장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며 바디우는 프로이트의 『토템과 타부』, 『모세와 일신교』에서 원시 부족 무리의 모티프를 차용하여 이를 전제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원시 부족 무리 안에서 모든 향유(주이상스)의 수단을 독점하는 아버지가 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아들들은 모여서 함께 아버지를 죽이고 공동체 내의 향유 수단을 공유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친 살해의 죄책감은 오히려 아버지를 유일신의 형상으로 만들고, 결국 ‘아버지에 대한 봉기’는 일종의 아들들의 입문의례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지독한 반反자본주의자이자 마오주의자인 바디우의 표현에 따르면, “자본주의라는 얼음물”에 빠져 전통적 상징화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현대 사회는 이러한 아들들의 입문의례가 사라져버렸으며, 젊음은 숭배의 대상이 되었고 오히려 아버지가 아들의 젊음을 질투하는 형상이 된다. 아들들은 ‘입문의례가 없는 입문의례’를 거쳐 어른의 몸이 되어서도 온전한 어른이 되지 못한다. 즉, 성인의 유아화를 겪는다. 바디우는 이러한 형상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독제로 (사랑, 정치, 예술, 과학을 통한) 진리의 네 가지 절차를 제시한다. 도착倒着된 몸은 진정한 사랑의 마주침에 이름으로써, 희생된 몸은 참된 정치에 동참함으로써, 능력 있는 몸은 예술과 과학에 힘씀으로써, 자본주의에 의해 붕괴된 상징의 부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늘날의 젊은 아들들에게는 새로운 폭력과 상징이 필요한 것이다.


‘여성-일자’를 벗어나 새로운 여성상으로
그러나 소년들보다도 전통의 붕괴로 인해 더 많은 변화를 맞는 건 소녀들, 즉 여자 젊은이들 혹은 딸들이다. 소녀들의 장래를 다룬 마지막 3장에서 바디우가 주목하는 수는 ‘둘’이다. ‘둘’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이야기하는 남성이라는 ‘하나’(1-일자)에 비추어 남성의 타자로서 제시되는 두 번째 성으로서의 둘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바디우가 강조하는 바는 순서를 나타내는 둘로서의 둘이 아니라 수의 크기를 나타내는 기수 체계에 따른 둘이다. 즉 여성을 나타내는 숫자 둘이 남성을 나타내는 하나에 비해 더 크다는 의미가 된다.
바디우는 헤겔의 주인-노예 변증법을 통해 전통에서 자본주의로 가는 남자-여자의 관계를 설명한다. 주인은 모든 일을 노예에게 시키고 결국 본인은 할 줄 아는 일이 하나도 없게 된다. 그러므로 노예는 어느 순간 주인의 역량을 능가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주인과 노예의 관계는 역전될 가능성이 다분해진다. 점점 물리적인 힘의 필요가 사라지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의 입지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남자는 입문의례가 사라져버린 탓에 어른이 되지 못하지만, 여자는 소녀들이라도 해도 이미 성인 여성과 같이 조숙하다.
전통 사회에서 소녀들의 문제는 단순하다.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딸은 더 이상 결혼의 논리로만 환원되지 않는다. 전통의 세계에서 딸(소녀)과 여자를 가르는 것이 남자였다면, 소녀들은 점점 남성적 억압이나 오래된 세계에 퍼져 있던 결혼에 대한 의존성에서 벗어나게 된다. 소녀들은 동시대를 사는 소년들보다 훨씬 편하게 지내고, 실제로 학업 면에서 특히 더 나은 성취를 보인다.
이때 한 가지 바디우가 지적하고 넘어가는 것은 “부르주아적이면서도 위압적인 페미니즘” 조류인데, 이러한 페미니즘 담론은 기존의 남성 중심의 질서를 그대로 여성으로 옮겨오고 싶어한다. 말하자면 남성적 의미의 하나-일자를 남성-일자에서 여성-일자로 가져오고 싶어하는 것인데, 바디우는 이러한 여성-일자를 지양하고, 위계 구도 자체를 타파하는 장래의 새로운 여성상을 찾기를 주장하고 있다. 바디우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약간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데, 스스로도 3장의 첫머리에서 이야기한다. “소녀들에 대해, 어린 딸들 또는 젊은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늙은 남자라면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일이다”라고.
결국 바디우가 젊은이들에게, 소년과 소녀들에게 호소하는 젊은이들의 타락이란, 소년들은 스스로에게 규율을 부여할 새로운 상징을 찾으라는 것이며(즉 어른이 되라는 것이며), 소녀들은 자본주의적 ‘여성-일자’의 유혹에서 벗어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여성상을 정립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지는 결국 결코 실존하지 않지만 언제나 젊은이들 안에 간직되어 있을 ‘참된 삶’에 대한 호소다.

구매가격 : 9,000 원

심야의 철학도서관

도서정보 : 토린 얼터, 로버트 J. 하월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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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지하실 환풍기 냄새에서 시작된
의식에 관한 일주일간의 심야 철학 토론

세계의 선율과 심상은 어떻게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가?

“의식에 관한 수수께끼를 명료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면서 대화를 시작한다.
대화가 끝날 무렵이면 독자는 의식에 관한 주요 논제를 대부분 살펴보고
최신 이론까지 접하기에 이른다. 두 저자가 의식 분과에 중대한 기여를 한 철학자들인 만큼
대화는 철학적으로 깊이가 있다. 더불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_데이비드 차머스, 호주국립대 의식연구소 전 소장

“의식 문제를 명쾌하게 다룬다. … 첫 장을 펼치자마자 이 책에 빠져들었다.”
_존 하일,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모내시대 교수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주요 논제에 관한 여러 입장과 논증을 개괄적으로 제시한다.”
_앨프리드 밀리, 플로리다주립대 교수


‘의식이 없다’ ‘의식이 깨어 있다’고 말할 때 의식이란 무엇일까? 의식이 없는 사람을 바라볼 때의 막막함과 인간 의식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의 경이로움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우리가 꿈을 꿀 때, 깨어서 이런저런 감각과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어느 때에나 우리 머릿속에는 ‘말 없는 회색 물질’인 뇌가 들어 있을 뿐이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너무도 생생한 우리 자신의 의식 경험과 우리가 결코 알 수 없고 가늠할 수조차 없는 타인의 의식 경험, 심지어는 동물과 식물의 ‘의식’까지도 과학은 물리적으로 완벽히 설명 가능한 대상이라고 여긴다. 또 그에 관한 과학적(물리적) 증거들도 날로 쌓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물리적으로 구현될 수만 있다면 과학이 인간 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 알파고가 우리와 같은 의식을 지닌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에 대해 의심의 여지없는 명징함보다는 신비감을, 때로는 회의감을 더 느낀다. 의식의 정체正體는 사실, 의식을 두뇌활동의 산물로 설명하고 그것을 인공지능이라는 기계적 의식으로 구현한 과학의 시대인 지금보다 더 오래전부터 인간의, 특히 철학의 주된 관심사였다. 이 책은 의식에 대한 우리의 그 오랜 관심이 철학이라는 학문 속에서 어떻게 탐구되고 논의되어왔는가를 다룬다.

이야기의 시작은 깊은 밤 도서관. 대학원생 톨렌스와 포넨스는 지하실에서 ‘어떤’ 냄새를 맡는다. 두 사람이 숨 막혀 죽을 뻔한 냄새가 ‘알싸한 단내’라는 법대생 톨렌스와 ‘쉰내’라는 철학과 학생 포넨스. 둘은 동일한 화학물질로 구성된 공기를 두고 서로 다른 경험을 한다. ‘냄새’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톨렌스에게 답하며, 포넨스는 (이 책의 원제인) ‘의식에 관한 대화A Dialogue on Consciousness’의 포문을 연다. “공기 중에 어떤 화학물질이 있느냐는 객관적 사실의 문제이지만, 그 화학물질의 냄새는 우리 마음이 그 물질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거야. 네 마음은 이렇게 지각하고, 내 마음은 저렇게 지각할 수 있다는 말이지. 네가 냄새 분자를 말하는 거라면, 냄새 자체는 같아. 하지만 우리가 냄새 맡을 때의 느낌을 말하는 거라면, 다르지.” 톨렌스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가 냄새를 어떻게 지각하느냐는 객관적인 문제여야 한다고 봐. 그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문제일 뿐이니까. … 해답은 전부 뇌 안에 있어.”

마음과 몸, 영혼의 존재
책에는 두 주인공 톨렌스와 포넨스 외에, 의식에 관해 각기 다른 이슈를 들고 대화에 참여하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첫 인물은 “누가 뭐래도 영원한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고 말하는 ‘누스’. 그는 몸과 마음을 영혼과 구분 지으면서, 몸이 썩으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개성을 나타내고, 감정을 품는 뇌(마음)도 함께 썩었을 때, 그래서 영혼이 텅 비게 되었을 때조차 그 영혼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누스와의 대화는 의식 문제를 본격적인 철학 논의로 끌어오며 그 유명한 17세기 데카르트의 상상가능성 논증을 소환한다.

데카르트의 상상가능성conceivability 논증
1. 나는 내 마음이 내 몸 없이 존재하는 것과 내 몸이 내 마음 없이 존재하는 것을 맑고 또렷하게 상상할 수 있다.
2. X가 Y 없이 존재하는 것과 Y가 X 없이 존재하는 것을 맑고 또렷하게 상상할 수 있으면, X는 Y 없이 존재할 수 있고 Y는 X 없이 존재할 수 있다.
3. 그러므로, 내 마음과 몸은 제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4. 그러므로, 내 마음과 몸은 다르다.

세 사람은 데카르트의 논증, 우리가 상상할 수 있다는 사실(자연적/법칙적 가능성과 대비되는 형이상학적 가능성)을 죽어서 마음 없이 관에 놓인 몸, 스키 타기, 슈퍼맨이 된 클라크 켄트 등의 상상 가능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러나 상상가능성이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영혼이 존재한다는 누스의 주장, 데카르트의 상상가능성 논증은 신학자 앙투안 아르노의 반론과 데이비드 흄의 명저로 꼽히는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 보헤미아의 엘리자베스 공주가 지적한 공간관계에 의해 재차 반박되면서 그 모순을 드러낸다.

과학이 마음을 다루는 방식
누스에 이어 등장한 인물은 과학도서관에서 온 벨라. 그녀는 신경과학, 인지과학에서 기술공학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의식에 관한 과학의 설명을 대변한다. 벨라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미 ‘생각하는 기계’, 즉 컴퓨터를 만들었다. 알파고가 등장하기 한참 전인 1997년에 이미 컴퓨터 디프블루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체스 선수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바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마음은 줄곧 과학적으로 탐구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여겨져왔다. 심지어 마음은 물리적으로 기술하는 세계의 일부에 불과하며, 우리의 모든 감각과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현상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도 어떤 이들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과학이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 혹은 의식과정, 나아가 의식 자체를 남김없이 설명하는 것은 과연 시간문제일 뿐일까? 의식을 인식과 동일시하는 벨라에게 포넨스는 또 다른 의식 개념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과열될 때, 컴퓨터가 일자리를 못 구하는 실직자처럼 느낄까? 컴퓨터가 뭐라도 느끼긴 할까? 자기 점검을 포함한 컴퓨터의 활동에 느낌이 따라다닐까? 난 의심스러운걸.” 이것이 단지 복잡함의 문제일 뿐, 현상이 추가된 것은 아니라는 벨라에게 포넨스는 다시 신경과학의 ‘맹시blind-sight’와 토머스 네이글이 자신의 유명한 논문 「박쥐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에서 제시한 반향정위 개념 등을 들어 ‘물리적인 것’이 전부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한다.

네이글의 논증
1. 어떻게 주관적으로 보이는 현상적 속성이 사실은 객관적이며 물리적인 속성일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적 틀이 있을 경우에만, 물리주의가 어떻게 참일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2. 우리에겐 그런 틀이 없다.
3. 그러므로, 우리는 물리주의가 어떻게 참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네이글의 논증에 따르면 과학은 물리주의가 참인지 여부를 결정할 틀을 제공하지 못한다. 포넨스는 과학의 객관적 정보로부터 현상적 성질의 주관성을 뒷받침하는 틀을 어떻게 만들지, 만들 수 있기나 한지조차 알기 힘들다고 말한다. 프랭크 잭슨은 물리주의의 문제점을 드러낼 사례로서 가상의 인물 ‘메리’를 끌어온다. 평생 흑백 방에 갇혀 흑백 강의로 색시각에 관한 ‘모든 물리적 사실’을 배운 메리가 자신이 살던 방에서 나와 난생처음 빨간 장미를 본다면, 물리적 진리 외에 새로운 무언가를 알게 될까? 메리가 방을 나가 빨간색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식 논증은 이를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지식 논증
1. 물리적 진리로부터 연역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 즉, 메리가 흑백 방을 나갈 때 새로 알게 되는 진리가 있다.
2. 물리적 진리로부터 연역할 수 없는 진리가 있다면, 물리적 진리가 함축하지 않는 진리가 있고, 따라서 물리주의는
거짓이다.

지식 논증에서 본격화된 물리적 사실 및 물리적 속성과 의식에 관한 세 사람의 대화는 메리 사례에서 현존하는 심리철학자들의 주요 개념을 아우르며 잭슨의 지식 논증, 차머스의 좀비 논증 등 구체적인 반물리주의 논증으로 나아간다. 마음이 세계를 표상하는 방식, 경험의 투명성, 설명 간극, 인식론적 간극, (과학의 객관적 용어로 기술할 수 없는) 경험의 주관성 등은 물리주의를 주장하는 벨라의 예리한 반박들에 의해서도 쉽게 격파되지 않고, 심지어 우리가 아직 무지無知하다는 사실로도 속 시원히 반박되지 않는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이 치열한 논증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한 철학자의 긍정식은 다른 철학자의 부정식이다

‘한 철학자의 긍정식은 다른 철학자의 부정식이다.’ 책의 시작에 붙은 이 철학 격언은 포넨스와 톨렌스, 누스, 벨라, 아니무스, 에피스타인 등 여러 등장인물이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며 그 논증의 엄격함을 들여다보다 보면 좀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들은 각자 뚜렷한 입장과 그것을 드러내는 말하기 방식을 갖고 있다. 누군가 무엇을 주장하면, 다른 사람이 이를 반박하고, 그 반박은 또다시 반박된다. 포넨스와 톨렌스를 중심으로 한 이들의 대화는 매일 밤 의식의 세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책은 현상적 의식의 주관성을 완벽하게 설명해내지 못하는 물리주의의 문제에 대해 다루면서도, 조건부로 물리주의 입장을 취하는 톨렌스와 끝까지 다른 가능성을 열어둔 채 반물리주의 논증을 펼치는 포넨스를 화해시키지 않는다. 독자가 과학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벨라의 편에 있든, 그보다는 회의적인 물리주의에 다가서 있는 톨렌스의 편에 있든, 반물리주의 쪽에서 다른 주장들을 두루 이해하는 포넨스의 입장에 가까이 있든, 이 책의 엄격한 논증 방식은 ‘의식’이라는 까다롭고 신비로운 주제에 관해 저마다의 자리에서 생각해봄직한 논의를 제공한다. 『심야의 철학도서관』은 의식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젊은 대학원생들의 농담, 심지어 인간이 아닌 트롤의 입까지 빌려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풀어내지만, 의식을 다루는 심리철학에서 중대한 기여를 한 저자들이 쓴 책인 만큼 그 논의가 결코 가볍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의식 문제에 오랫동안 깊이 천착해온 두 심리철학자 토린 얼터와 로버트 J. 하월이 대화체로 써내려간 심야 철학 토론은 ‘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단순해 보이는 질문이 우리 자신에 관해 얼마나 많은 물음을 던질 수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구매가격 : 10,500 원

잔소리 인문학

도서정보 : 강신욱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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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단소리? 유익한 잔소리 활용법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의 잔소리를 하고, 또 듣게 될까? 강신욱 저자의 『잔소리 인문학』은 우리의 수많은 언어활동 중에서도 ‘잔소리’의 메커니즘에 대해 쓰고 있는 책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디까지 ‘잔소리’라고 생각할까? 저자는 다양한 ‘잔소리’의 사례를 들어 유익한 잔소리 혹은 무익한 잔소리에 대해 설명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언어, 특히 ‘말’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잔소리’를 인문학적 통찰로 이끌어 냄으로써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잔소리’ 활동의 올바른 지침을 제안한다. 이 책을 통해 잔소리의 경계에서 언어를 바로 쓰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길 바란다.

구매가격 : 7,800 원

기형도와 죽음의 미학, 삶을 위해 죽음을 是認한 여행자들

도서정보 : 탁양현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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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죽음의 詩人/是認 奇亨度





2000년 이후, 현대시에 있어 ‘몸’은 중요한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미래파’, ‘뉴웨이브’로 일컬어지는, 2000년대 이후 시에는, 몸의 파열과 죽음이 기괴하고 강렬한 언어로 그려지고 있다.
전후의 시가 생성되고 재건되는 몸을 다루었다면, 현대는 파괴되고 분열되는 죽음의 몸에 주목한다. 이와 같은 죽음과 몸의 상관성을 기형도 시를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하나의 오브제로 재현하려는 충동, 이것이 바로 회화의 충동이다. 마찬가지로 기형도는 생생히 돋아오는 죽음의 얼굴과 형체를 재현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죽음은 그의 시에서 하나의 실체요, 현실이다.
그의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죽음을 형상화하는 데 바쳐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음을 삶으로 순환하지 못하는 비극적 세계관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형도의 시에서, ‘죽음의 몸’은 소통불능의 주제를 드러낸다. 기형도 시에 나타난 죽음과 몸, 오윤정.


지금까지 기형도의 시를 살핀 많은 논의들은, 그의 시에 나타나는 죽음의 심상과 그것을 암시하는 분위기로, 시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기형도 시에 대한 여러 평과 논문을 통해서 볼 때, 다양한 형태의 해석이 가해지고 있기는 하나, 크게 보면 기형도 시에 나타난 비극적 삶의 인식 규명이라는 범주로 규정지어 볼 수 있다.
이는, 기형도 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떠오르는 죽음이라는 부분에 대한 천착이므로, 나름대로 의미있는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선행연구들이, 기형도 시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절망이나 죽음에 대해서 언급하였다면, 기형도가 살았던 현실 속에서의 이러한 절망의 방식을 분석함과 동시에, 이런 모습이 시 속에서 어떻게 드러났으며, 현실의 또 다른 양상인 환상은, 기형도가 겪은 현실의 어떤 측면을 지지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또한 기형도 시의 시공간 의식에 대한 측면에서는, 누적된 주관적인 시공간 의식의 다양한 측면과 더불어, 각각의 시공간 속에 드러나는 당위성과 환상, 또는 그 몰입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였고, 특히 부재한 공간이라는 시적 설정이 지닌 의미도 알아보려 하였다.
또한 시공간과 마찬가지로, 시의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이미지의 활용 측면에서도, 기형도 시의 독특한 이미지 기법들과 그 비유를 통한 현실과의 다양한 소통방식을 살펴보려 하였다. 기형도 시의 죽음의식 연구, 정보규.


‘제망매가’의 모티프가 들어 있는 기형도의 시들에서, 나무와 근친 간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현대시와 전통의 상관관계에 대해 접근하고자 한다.
특히 ‘제망매가’의 핵심을 이루는 ‘나뭇가지’라는 비유적 이미지가, 기형도의 시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지에 주목하기로 한다.
원전 ‘제망매가’는, 누이의 죽음을 애달파하는 한 개인의 정서가 녹아 있는 작품이지만, 그 안에는 생사 길에서 도 닦음의 길로 나아가, 죽은 누이가 서방정토에서 왕생하기를 바라는, 시적화자의 마음이 나무의 생리에 녹아 있는, ‘산나뭇가지’와 ‘죽은 나뭇가지’의 은유를 통해 형상화되고 있다.
기형도의 ‘가을무덤’은, 가을을 배경으로, 죽은 누이의 무덤에서 누이를 추억하는 시이다. 시인은 이 시의 부제를 ‘제망매가’라고 붙였지만, 원텍스트와 유사한 점은, 누이의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 시인이 부제를 그렇게 붙임으로써, 원텍스트의 ‘둘이지만 하나에게서 갈라져 나온 나뭇가지’ 이미지는, 희미한 ‘얼룩’으로서 원텍스트와 연결될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
또한 나목의 죽은 가지를 소재로 하고 있는 기형도의 ‘노인들’, ‘겨울ㆍ[雪]ㆍ나무ㆍ숲’ 등의 시에서도, 한 나무라는 가족 곁에서, 한 몸에서 나온 두 가지로 헤어졌지만, ‘不在’라는 “청결한 죽음”에 이르는 오누이 이미지가 나타난다.
인간의 상상력의 역할은, 자신에게 주어진 문화나 전통의 굳어진 틀을 극복함으로써, 문화 자체에 새로운 역동성을 불어넣는 데 있다.
이것이 향가 ‘제망매가’의 나뭇가지 이미지가, 현대시의 기형도 작품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분석하면서, 비록 기형도의 작품에 등장하는 나무가 파편화된 이미지일지라도, 전통과 자연을 통한 상상력의 힘으로써 총체성을 꿈꾸어나가는 것을 살펴보고자 한 이유이다. 「제망매가」에 형상화된 "나뭇가지" 이미지의 현대적 변용 -기형도 시를 중심으로, 박형준.


기형도는 1989년 그의 유고시집인 ‘입속의 검은 잎’이 출간된 이후, 오히려 당시 젊은이들로부터 선풍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던 요절 시인으로, 그의 작품은 지금도 변함없이 사람들의 미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李賀 역시, 27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중국문학에서 鬼才로 불리는 唐 中期 唯美主義 시인이다.
두 시인은 모두 초현실주의 시풍을 지니고 있었으며, 기상천외한 상상과 시어로 자신만의 독특한 시세계를 전개하였는데, 특히 죽음이미지의 형상화에 특별한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이하와 기형도의 작품에 보이는 죽음의 이미지는, 그 관점과 묘사에 있어서 사뭇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
기형도의 시가 철저하게 어둠과 공포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의 죽음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면, 이하가 묘사하는 죽음의 이미지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아름답고 찬란한 사후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기형도가 지극히 건조하고 딱딱한 無情의 시어를 사용하는 반면, 이하의 시어는 습윤하고 화려하며 有情하다.
하지만 두 시인 모두 검은 색을 주조로 사용하고, 기괴하면서도 절묘한 奇句를 애용하며, 묘지 등 스산한 분위기를 자주 시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 등은, 서로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李賀와 기형도, 그 죽음의 미학, 장준영.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죽음의식의 양상을, 윤동주, 박인환, 기형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들은 모두 요절로, 짧고 비극적인 생애를 살다간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활동한 시대의 시단에서 중요한 시적 영역을 구축하였다.
우리 삶은 언제나 죽음과 결부되어 있지만, 그것을 회피하고 싶은 게 인간 본연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들 시인들은 죽음의 문제에 천착하며, 시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죽음 의식을 표출하였다.
문학작품이 인간의 삶에 총체적으로 기반을 둔 작가의 무·의식적 활동의 산물이라고 보고, 그것이 작가의 체험과 의식으로 창작되었다는 전제 하에, 세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분석하였다.
작품에 내재된 의식 중 죽음의식의 고찰을 통해, 시인의 삶에 대한 인식과 의미를 파악하였다. 그 결과 윤동주, 박인환, 기형도의 시세계는, 전체적으로 죽음의식이 밑바탕이 되어 이루어져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 내었다.
먼저 일제의 억압이 가장 심했던 1930~40년대에 작품 활동을 했던 윤동주는, 시대적 문제와 개인적 문제를 통합적으로 고뇌하고 성찰한 시세계를 지닌 시인이었다.
그의 시에 나타나는 입체적인 죽음의식은, 절망과 희망을 넘나들면서, 모태 신앙인 기독교에 대한 신념의 양상을 보여준다. 윤동주의 시세계는, 관념적 죽음의식을 보인 초기시와 재생을 통한 자기 초월로 나아간 후기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독교 신앙에 관련된 초기시의 죽음의식은, 죽음에 대한 관념적 사유를 드러내며, 이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고립감을 나타내었으며, 후기시에 나타난 죽음의식은, 기독교적 희생정신과 내세와 관련된 희망을 통한 자기 초월이었다.
윤동주 초기 시세계의 구조는, 용기와 희망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좌절과 절망의 과정이었다.
그의 시는 신앙의 힘이 세상을 구원해 주리라는 맹목적인 믿음에서 출발했지만, 시대와 역사의 실체를 경험하면서 믿음의 방법도 변화하였다. 그는 세상을 알아가면서, 자신의 소망과는 전혀 다른 불행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기독교적 신앙을 놓지 않았다. 그리하여 자신을 나약하고 감상적인 인간이라고 인식하기도 했던 시인은, 절대자가 걸어갔던 숭고한 삶을 비장하게 약속하고 다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인환은, 한국전쟁이라는 죽음의 현장을 거치면서, 죽음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시인이었다. 그의 죽음의식은 유한한 인간 존재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죽음을 직접 경험할 수 없다. ‘나’는 죽음을 직접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일한 죽음의 경험인 타자의 ‘낯선 죽음’ 앞에서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타자의 낯선 죽음 앞에서 박인환이 느낀 것은, 현실과 미래의 단절이었다. 직접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일한 죽음의 경험인 타자의 낯선 죽음 앞에서,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특히 전쟁은 사람들을 준비되지 않은 죽음에 내몰고, 사람들은 전쟁에 던져짐으로써,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는 죽음 앞에 무방비 상태로 서게 되는 것이다.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것, 이것이 박인환에게 엄습한 공포였던 것이다. 그로 인해, 박인환은 통합된 시간의식을 갖지 못하고, 분열된 시간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전쟁에서의 죽음의 체험이 주는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고, 타자의식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여지는 나를 보고 있는 또 다른 주체를 알지 못했을 때, 죽음으로써 세상과 단절된다는 종말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는 연속된 미래가 존재하지 않았고, 과거 또한 현재와 단절된 단순한 과거로 머물게 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의 부재,는 다시 필연적으로 신의 부정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그의 신은, 창부나 검은 신, 불행한 신 등의 부정적 이미지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기형도는, 삶 속에서 죽음을 직시하고, 죽음의 심연 속으로 뛰어 들었던 시인이었다. 기형도의 내적 상처를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심리의 자리 잡게 된 권태와 고독, 그리고 뿌리 깊은 죽음의식을 파악하고, 그가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근간을 밝혔다.
기형도의 죽음의식은, 유년시절의 가난과 가족들의 죽음이라는 결핍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았다.
가난과 가족들의 죽음은, 시인으로 하여금 유년에 대하여 그리움과 함께 절망과 허무를 낳게 하였으며, 지울 수 없는 심리적 상흔이 되어, 시 곳곳에 죽음의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아버지가 쓰러지고, 가난으로 인해 어머니와 누이들이 생계를 위해 밖으로 나가게 되자, 홀로 보낸 유년시절은 상실감과 결핍의 기억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누이와 삼촌의 죽음은, 기형도에게 죽음에 대한 체험을 하게 했고, 허무감과 절망감을 심어 주어, 그의 시세계에 죽음의식이 굳건히 자리 잡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절망과 외로움은, 성장 후에 또 다른 모습의 우울과 좌절로 다가오는데, 도시 공간을 폐쇄적 공간이고 죽음을 향할 수밖에 없는 절망의 공간으로 인식케 한다.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죽음의식 연구 : 윤동주, 박인환, 기형도 시를 중심으로, 이지숙.

-하략-

구매가격 : 3,000 원

내 마음의 블랙홀

도서정보 : 김석곤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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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계선에서 만난『내 마음의 블랙홀』. 이 책은 김석곤 목사가 지금까지 연구한 신학적 지식과 정신병리에 대한 지식이 잘 어우러진 심리상담 매뉴얼이다. 자존심, 스트레스 등과 같은 각 증상별로 문답식으로 독자가 쉽게 자신의 문제를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불안증, 우울증, 울화증, 중독, 외상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동원하여 시원하게 답해준다.

구매가격 : 9,000 원

우리, 독립출판

도서정보 : 북노마드 편집부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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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책을 만드는 걸까?
사람들은 책을 통해 자기가 살아 있음을 내보이게 돼.
꿈틀거리는 거지!

‘독립출판’의 시대다. 개인이나 그룹이 기획부터 원고 작성, 디자인 편집, 인쇄,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출판하는 독립출판은 자유롭고 개성적인 내용과 형식이 특징이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고백하고, 기성 출판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콘텐츠로 채워나가는 독립출판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뜻하기만 하다. 『우리, 독립출판』은 국내 독립출판 문화를 풍성히 채워나가고 있는 26명(팀)의 독립출판인들과의 대화를 담았다. 책이 좋아서, 책을 만드는 일을 갈망해서 ‘처음학교-편집자 되기’ 수업에 참여한 예비 편집자들이 직접 만들었기에 그 의미 또한 남다르다.

구매가격 : 12,600 원

우리, 독립책방

도서정보 : 북노마드 편집부 | 2019-02-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상한 일이다.
기존 유통사가 문을 닫고 대형 서점에서도 책이 안 팔려 힘들다는데, 독립출판 시장에서는 새로운 책방들이 ‘생기고’ 책이 ‘다 팔려’ 다음 쇄를 찍는다고 한다. 우리는 ‘왜’ 독립책방을 찾아가는 걸까?
지금-여기, 우리의 독립책방을 만들어가는 전국 29곳 책방지기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독립책방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들!

‘독립출판’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책방 주인들의 삶의 이력, 다양한 책방의 형태, 독립출판 제작자와 제작물들이 만들어내는 독립출판의 양감과 질감이 책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어떤 이는 독립책방이 갖는 ‘독립’의 성격이 기성세대에 반하는 ‘대안’이 되어줄 것이라 믿고, ‘동네’ 책방에 가까운 공간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정작 독립책방을 운영하며 독립출판의 어제와 오늘을 몸으로 겪는 책방지기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일단 ‘독립책방’의 경계부터 뚜렷하지 않았다. 책방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하는 가치도 달랐다. 그래서『우리, 독립책방』은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독립책방 문화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야기하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았다. 책방지기들이 책방을 열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왜 책방을 하는 것인지, 책방을 운영하며 어려운 일은 없었는지, 현재 우리나라 독립출판물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들에게 책방은 무엇인지, 그들에게 대안이나 자본은 어떤 의미인지, 이 역설의 시간을 통해 그들은 결국 어디에 닿고자 하는 것인지……. 책방을 찾아가는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책방을 열려고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하나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이 땅의 독립책방을 기록하는 작은 아카이빙이 되고픈 마음. 『우리, 독립책방』을 당신에게 기꺼이 권한다.

구매가격 : 17,500 원

왜 문화인가

도서정보 : 문무학 | 2019-0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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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말이 어느새 ‘예술’이란 말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것이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해도 말의 살아있음으로 하여 피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원래, 문화는 문화였고 예술은 예술이었으며 문화 속에 예술이 들어 있었다. 지금도 그 소속을 분명히 밝혀 써야 할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문화라고 하면 그만 그 본뜻을 버리고 예술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21세기를 문화가 중요한 시대라고 해서 문화의 시대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어느 국가에서나 문화를 중요하다고 떠드는 만큼 대접해주지는 않는다. 국가는 ‘정치’라는, 혹은 ‘정치적’으로 경영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이라면 눈에 훤히 보여야 하는데 문화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눈에 훤히 드러나지 않음으로 하여 정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문화 예술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모든 주체는 문화 예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것이다. 왜 지원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한마디 말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한두 가지 말로 문화가 가진 힘을 제대로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는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것이다. 문화는 오늘을 즐겁게 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더 즐거워지게 만든다. 우리 모두가 함께 즐겁게 살아가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문화를 통해 나를 알고 문화를 통해 또 너를 알고, 그리하여 소통하는 것이다. 서로를 알고 소통하면 이 세상에 오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사람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지구의 주인인 사람이 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한 문화칼럼을 모아 4부로 나누어 실었다. ‘문화 예술, 왜 지원해야 하는가?’에서는 미국예술연합이 정리한 문화 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열 가지 이유를, ‘문화가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와 ‘문화가 제시하는 소통의 길은?’에서는 문화로 즐기는 삶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책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여는가?’에서는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길 권한다.

아무쪼록 이 생각들이 이 땅의 문화 예술계에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족한 글이 빌미가 되어 생각이 더 발전되어 문화 현장에서 꽃으로 필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랴마는 그러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꿈마저 버릴 수는 없다.

구매가격 : 8,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