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엽와카집_사화와카집

도서정보 : 편집자 : 미나모토노 도시요리, 후지와라노 아키스케 | 2019-10-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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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헤이안 시대의 다섯 번째 칙찬 와카집인 ≪금엽와카집≫과 여섯 번째인 ≪사화와카집≫을 함께 엮었다. 국내 초역이다. ≪금엽와카집≫ 665수와 ≪사화와카집≫ 400여 수 가운데 각 70수씩 140수를 정선해 옮겼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와카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려는 폭넓은 시도가 담겨 있다. 와카를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한 작품 해설과 주석이 함께한다.

구매가격 : 18,240 원

그린시 2

도서정보 : 김종민 | 2019-10-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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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문고 시리즈 16권이자 그린시 시리즈 2권입니다.

그린시 1권인 그린시에는 시마다 그림을 들였습니다.
2행시 같은 단행시는 시가 그림이기도 한 때문입니다.

그린시에서 반응이 크지 않아 그린시 2는 그림없이 출간합니다.
시만큼 정성을 들이고 시보다 쉽지 않았던 그림들에 공감이 없었다면
그림은 헛일이라 마음하고 그린시 2에는 그림을 넣지 않았습니다.

장시가 좋지만 단시도 좋습니다.

명시에서 정수를 잘라내면 보석같은 단시의 원형이 나옵니다.

처음부터 단시로 나온 시는 장시로 변형발전되기도 합니다.

제암문고에서 2행시에 이어 3행시 등 단시를 계속 올리려고 합니다.
반응이 좋으면 출간이 빨라지고 종이책 출간을 기합니다.
반응이 적으면 출간이 더디게 됩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내노래 3

도서정보 : 김종민 | 2019-10-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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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문고에서 내노래가 세 권이 되었습니다.

노래하는 마음으로 쓴 글을 모아 내노래에 올립니다.

내노래 3에는 난민 이야기며 염전 이야기와 여수 이야기가 두드러집니다.
물론 다른 사연과 이야기도 많이 담았습니다.

내노래 시리즈에서는 다른 영역의 노래도 들이려고 합니다.
향후 종이책으로 출간되면 사진도 곁들일 생각입니다.

그린시와 세린이에서 더한 그림과 사진을 더한 종이책 출판을 마음에 담아갑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세린이

도서정보 : 김종민 | 2019-10-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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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세린이 이야기입니다.
세살부터의 기억이 또록또록하고 예쁜 아이입니다.
어린이는 청소년과 다르고 어른과 다른 말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말은 짧지만 뜻은 분명합니다.
수식은 적어도 마음을 치고 듭니다.
중언부언이 없고 대들고 이야기합니다.
듣는대로이지만 생각하게 합니다.
지켜보며 세린이의 말을 글로 옮기고 그린 것을 글에 붙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있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훤히 압니다. 모습 그대로가 말입니다.
글에 더해진 사진도 그림과 같이 온몸으로 말합니다.
용량 때문에 줄인 그림과 사진은 종이책이 되면 생생하게 더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세린이의 말을 저자가 글로 바꾸고
세린이의 그림과 사진에서 저자가 골라 글에 붙였습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혼자가 혼자에게

도서정보 : 이병률 | 2019-10-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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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할 수 있고,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합니다.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

이병률 시인이
혼자 있고, 혼자 걷고, 혼자 바라본, 혼자의 시선들

전 세계 80여 개국을 다니며 이국적인 풍경을 담아낸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국내 전국 팔도를 넘나들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내 옆에 있는 사람』. 세 권의 산문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병률 작가가 신작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펴낸다. 이른바 ‘여행 삼부작’을 완성한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산문집이다. 작가는 세 권의 여행산문집을 펴내는 십여 년이 넘는 시간 혹은 그 이상을 참으로 부지런히 여행을 떠났다. 덕분에 작가의 책을 읽으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이 설레었으며, 여러 번 사랑에 빠졌고, 짐을 싸서 어딘가로 떠났다.

이후에도 작가는 타고난 여행가의 유전자를 어찌할 수 없어 새로운 여행을 모색했다. 그간의 여행과는 다른 이번 여행은 특정한 지명도 없고 지도를 들여다봐도 나오지 않는 불모지이다. 바로 세상에 점점이 흩어진 수많은 혼자를 만나는 여행. 아주 오래 걸어도 모든 곳을 다 여행할 수 없는 곳. 여행하는 작가 역시 혼자인 채로 그대로다.

이 책 『혼자가 혼자에게』에서 이병률 작가는 자신을 ‘혼자 사람’으로 지칭한다. 그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오래 길었고 그 시간을 누구보다 풍성하게 써 왔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연스럽게 혼자 있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걷고, 혼자 적막의 시간에 놓인다. 사람들 속에 있더라도 짬짬이 혼자의 시간을 부러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는 작가답게 시선은 언제나 사람을 향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혼자 있는 이에게 좀더 마음이 기운다. 그들이 길러내는 풍성한 시간에 호기심이 간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들이 전작들의 주된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은 ‘혼자’인 자신과 ‘혼자’인 타인에 더욱 집중한다. 그 지점에서 맞닿은 ‘우리’의 교차점도 있을 것이다. 이렇다보니 여행지 같은 특정 장소보다는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들에 더욱 집중한다. 산행, 작은 통나무집 한 채, 작업실, 게스트하우스, 기차나 버스 안처럼 우리가 주로 혼자인 채로 놓이는 장소들이다. 또한 혼자를 잘 가꾸어가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생애 첫 해외여행의 기록 그리고 라디오 작가로 일했던 때의 방송 원고들을 살피는 일까지……. 책에는 오로지 혼자이기에 오롯이 깊어지고 누릴 수 있었던 시간들이 촘촘히 기록되어 있다.

혼자인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많은 질문 앞에 놓인다. 어째서 혼자인지, 어떻게 혼자인지 단순한 질문들이 그들을 휘감고, 난감한 채로 적당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질문 자체를 선문답처럼 슬쩍 흘려보낸다.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라고. 지금은 혼자일지라도 언젠가 사람들 속에 놓이는 때가 있고, 지금은 혼자가 아닐지라도 우리는 필연적으로 혼자가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므로 질문하는 당신도 언젠가 그런 시간에 놓일 수 있음을 굳이 따져 묻지 않는다. 혼자인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혼자인 자신을 잘 운영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 또, 혼자를 강조하는 것은 함께를 외면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혼자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오롯이 혼자인 채로 알싸할 것이다. 혼자인 작가를 혼자 만났다가 온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난 후에 오는 것이 외로움인지 충만함인지 편안함인지 무엇도 아닌 새로운 감정일지는 각자가 다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셀 수 없이 많은 마음을 가지고 각자 살아갈 것이므로. 그저 혼자가 다른 혼자에게 악수하듯이 책을 건네줄 뿐이겠다.

구매가격 : 10,900 원

활 화살 그리고 나 Bow Arrow and Me

도서정보 : 김기대 | 2019-10-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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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접하고 활을 배우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인연을 맺은 글귀들과 생각들을 같이 엮어서 이 책을 내게 되었다. 활터에 가면 항상 우리는 말한다. "활 배웁니다"라고... 자 우리 같이 활 한번 내어보시겠습니까?

구매가격 : 10,000 원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

도서정보 : 염승숙 | 2019-10-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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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들을 기억할 수 있다면
사랑은 조금 더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짐작과 오해를 무릅쓰는 신중한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여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환상적이고도 핍진하게 그려낸 『여기에 없도록 하자』로 현실과 소설을 엮는 독보적인 감각을 장편소설로도 완벽하게 선보인 바 있는 작가 염승숙. 등단 15년차, 기복도 쉼도 없이 또박또박 자신만의 보폭으로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작가는 이제 한국문단의 가장 믿음직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했다. 환상과 실재를, 다정과 비정을, 재미와 리듬을 씨실과 날실 삼아 특유의 문체와 함께 매끄럽게 직조하는 탁월한 감각을 가진 그가, 소설집으로는 『그리고 남겨진 것들』 이후 5년 만에 네번째 소설집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를 선보인다.

이번 소설집은 염승숙의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진 소설세계를 경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작품집이자, 상실 이후를 살아가는 한 사람이 곡진하게 쓴 비망록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불가해한 이 세계의 면면을, 읽을 수 없는 수만 가지의 이유를, 그럼에도 그것이 어째서 이토록 아름다운지를 극도의 섬세함과 예민함으로 감각해 궁굴리고 공글린다. 평론가 오은교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 자들을 보고, 들리지 않는 자들의 소리를 들으며, 존재하지 않는 구멍에 자발적으로 빠진 이 작가”는 미풍에도 흔들리는 풍부한 감수성과 무(無)의 소리조차 감각하려는 집요함을 통해 천천하게 다가오는 진실의 순간을 기다리고, 기록한다.

가만히 안으면 마음의 뼈가 고스란히 감각될 것만 같은
무심한 듯 절박하게 전하는 안부와 위로, 염승숙 소설의 근사한 목소리. _조해진(소설가)


잃은 것이 잊은 것이 되지 않도록
“지구라도 꽉, 붙들고 싶은 심정이 되어” 써내려간 비망록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를, 작가 염승숙의 행보를 설명할 단어로 ‘포착’만큼 걸맞은 표현은 없을 듯싶다. 포착(捕捉). 잡고 또 잡음. 얼핏 포착이란 단어는 순발력을 함의하고 또 그것이 중요한 듯 보이지만, 염승숙의 세계에서 기회나 기미를 재바르게 알아차리는 것보다 더욱 종요로운 일은 ‘놓지 않음’에 있다. 세계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하되 예단하지 않을 것. 또한 포착하고 단면을 스케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단면의 여지가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다각도로 헤아리는 것이 바로 염승숙만의 차별화되고 도드라지는 단편 미학이다. 염승숙의 소설은 빠르게 이해에 다다르지 않고, 빠르게 해소해버리지 않으며, 빠르게 화해하지 않는다.

세이는 그저 짐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해한다. 자신이 짐작하는 것이 다만 짐작에 그칠 뿐 진실은 아니며 진실에 가깝지도 않으리란 사실조차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 짐작에 짐작을 거듭해, 최선을 다해 오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_「오래전 고독」에서

연작소설 「오래전 고독」과 「비하인드 더 신즈―오래전 고독」은 세월호 참사를 담론적 배경으로 유산의 아픔을 가진 ‘세이’와 회화 복원사로 일하는 ‘제이’ 자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아픔을 남편에게조차 공유하지 못하는 세이와 어느 날 가뭇없이 사라져버린 그의 남편 ‘기영’. 오해와 짐작을 거듭하고 그 오해와 짐작조차 다시금 회의하지만, 작가가 내려놓는 포석 위를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이는 소모되고 반복되는 양상이 아닌 오해의 기능을 발견하는 궤적이 된다. 오해의 윤리가 탄생하는 자리가 된다.

다만, 나는 다만 이해하고 싶어. 오해로 그칠지라도 짐작에 불과할지라도. 그게 나를 괴롭게 하더라도. (…) 이건 자책이 아니야.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야. 이해하고 오해한 고독의 시간들을 내 것으로 그려 오려 한다. _「비하인드 더 신즈―오래전 고독」에서

비극적 폭력의 세계에서 오해와 짐작은 체화된 무력이 아니라 이에 맞서는 가장 온당한 강력이기도 할 터. 오래전부터 이어진 고독을, 어쩌면 생래적일지도 모를 고독을 다룬 이 소설들은 「추후의 세계」와 「거의 모든 것의 류」로 변주되고 확장된다. 옛 연인과의 한나절 해후를 담은 「추후의 세계」는 범죄로 아이를 잃은 ‘우중’과 우연으로 커리어가 몰락한 ‘나’의 비극 이후의 재회담이다. ‘하진’의 “눈과 손에서 쓰이는 단 한 줄의 아름다운 문장”이 되고 싶지만, “모르는 사람이 너무 갑자기 마음에 들어버리면 말로 표현 못할 자기혐오가 동반”되고 마는 ‘류’를 그린 「거의 모든 것의 류」 역시 사건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분투를 담은 묵직한 소설이다.

이 엄혹하고 무자비하고 불가해한 폭력의 세계 속에서도 피어나는 로맨스가 어쩌면 작가가 우리에게 건네는 첫번째 ‘읽을 수 없는 아름다움’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씁쓸함을 동반한 이 로맨스는 난데없음이 아니라 차라리 필연적이다.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은 오해라는 사랑을 쥔 사람들이자, 비극 이전의 온기를 기억해두었다 지금으로 옮겨오려는 사람들이며, 그렇기에 가장 내밀한 형태의 사랑은 연대의 모습으로까지 뻗어나간다. 작가는 “항상 자신과 자신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안부를 묻고 근황을 나누”는 사람들과 “묻지 않고 외면했던 무수한 순간들”(「작가와 그의 문제들」)을 기어코 소환해 절박한 심정이 되어 쓰고서 ‘배려’의 다른 얼굴일 ‘무심함’을 가장해 독자 앞에 내어놓는다.

“그가 떠난 뒤에야 괜한 눈물이 비어져나왔다. 어쩐지 분했다. 분하고 서글펐다. 모형 같고 제스처 같아서 포즈 같고 기만 같아서 차마 건네지 못했던 진심을, 변형되고 왜곡될까 두려워 쉽게 하지 못했던 위로를 무심코 부려놓고 간 그가 놀라워서. 인간이 이렇게나 어설프고 우연하고 따스하고 가여워서.” _「추후의 세계」에서

또한 작가가 가진 언어에 대한 민감성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염승숙의 ‘단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세계의 단면을 인식하는 시발점이자 세계의 비Œ揚?인지하는 첫발이 된다. 부사 ‘너무’와 ‘기어코’를 두고 한참을 고투하는 화자들은 작가의 페르소나에 다름 아니다. 부사는 정갈한 문장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탈락되기 쉬운 품사이지만, ‘번듯하고 어엿함’만을 남기겠다는 재단의 폭력에 저항하는 제스처가 되기도 한다. 비정하고 투박한 세계에 사뿐히 내려앉아 뉘앙스를 조율하는 부사는 어쩌면 이 세계에 소설이 존재하는 이유를 몸소 보여주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어느 순간 부사가, 부사를 달아주는 일은 소설 그 자체로 보이기도 한다.

이 소설들 위에서는 자주 국어사전이 열린다. 작가는 일상적 입말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의 함의를 재차 곱씹으며 이에 대항하는 다른 말을 세워본다. 무신경하고 몰인정한 언사를 통해 희미한 존재들을 지워내는 세계에서 그들의 엄존을 알려주는 지표는 다름 아닌 어떤 부사들이다. (…) 부사는 문장의 향방을 결정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작은 성분일 뿐이지만, 주성분으로만 이루어진 문장에 정서와 태도를 부여해준다. 염승숙은 다정하고 끈기 있는 부사들을 끼워넣는 방식을 통해 막말로 점철된 폭력적 언사들에 저항한다. _오은교(문학평론가), 해설 「딛고 선 땅이 흔들릴 때」에서

염승숙의 소설 속에서 어제의 상참(傷慘)은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려는 상상이 된다. 그렇기에 부서지고, 가라앉고, 추락하고, 사라지는 세계는 무참하되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점차로 많은 걸 잊고 또 무수히 잃어버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남아 있는 건 여전히 남아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뭔가”(「충분히 근사해」)를 남긴다고 작가는 말한다. 단단하기에 흔들리는 사람들, 신중하기에 오해하는 사람들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나는 지금 근사할까”(「충분히 근사해」)라고 회의하고 자문하는 사람이야말로 언젠가 근사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읽을 수 없이 아름다운 세계에는 아마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크게 울고 싶은 마음을 감추고 앉아” “지구라도 꽉, 붙들고 싶은 심정이 되어”(「거의 모든 것의 류」) 글을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난독의 세계”(「추후의 세계」)에 대한 목격담이자 “눈부신 두려움”을 마주한 증언의 모음집 『세계는 읽을 수 없이 아름다워』. 간절한 마음을 담아 꾹꾹 써내려간 단어로부터 시작하는 사랑의 기억술은 독자의 마음속에 결코 지워지지 않는 무늬를 남길 것이다.

구매가격 : 9,500 원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문학동네시인선 126)

도서정보 : 정채원 | 2019-10-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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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시
펄럭이는 침묵 사이로 펼쳐지는 생과 사의 파노라마

문학동네 시인선의 126번째 시집으로 정채원 시인의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겠지만』을 펴낸다. 올해로 시력 24년, 1996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매 시집마다 치열하게 시세계를 쇄신해나가며, 시간이 흘러도 전혀 사그라들지 않는 시적 에너지를 왕성하게 발산하는 중이다.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 역시 생전에 시인의 “높은 필력”을 상찬한 바 있다. 정채원 시인의 네번째 시집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겠지만』은 지난해 제2회 한유성문학상 수상작 「파타 모르가나」(외 9편)를 포함해 총 63편에 달하는 정채원 시의 정수를 아낌없이 한데 모았다. “존재의 왜소함을 벗어나 한없는 상상적 확장성”과 “존재의 평면을 훌쩍 넘어 존재의 심연”에 가닿는 목소리를 통해 “고독하고 서늘한 그녀만의 권역을 형성”했다는 심사평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이번 신작 시집에는 시인 정채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참혹하게 아름다운 생의 단면과 시공을 넘나드는 장엄한 스케일의 시편이 가득하다.

정채원의 시는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에서 출발해 아득히 먼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시인이 발견한 일상의 미세하고 얕은 균열은 그의 독특한 겹눈을 통하는 순간 낭떠러지가 되고, 손끝에 닿는 장미의 가시는 어느새 심장을 관통하는 칼날이 된다. 생의 충만함으로 가득한 오늘은 폼페이 최후의 날로 둔갑하고, 타인을 향한 암중모색은 “천 년 후”의 “도굴”(「도굴꾼들」)로 훌쩍 도약한다. 이처럼 정채원의 시에는 이미지와 시간의 중첩이 꽃잎처럼 포개져 있다. 시인은 깜빡 자신의 눈에 맺혔을 이미지와 시간의 중첩을 날카로운 핀셋으로 분리해, 때로는 “시간과 공간의 벽을 뚫으며”(「벌레구멍」) 디오라마로, 때로는 “꿈속의 꿈에서 또다른 꿈”의 모양으로 “절찬 상영중”(「자막 없는 꿈」)인 파노라마로 한껏 펼쳐 보인다.

수면제를 한 움큼 입에 털어넣었다
몇 해 전 자살한 여배우가
스크린 속에서 오늘도
응급실에서 다시 깨어났다
우연히 들러 119를 불러주던 친구도
이젠 은퇴했겠지

(……)

전생의 원판을 넣은 환등기처럼
햇빛이 한동안 무덤을 비추면
남녀 주인공이 또다시 달려나오고
그녀 손에 들린 꽃다발과 그의 모자 사이에서
한 무리의 새떼가 날아오르고
_「영화처럼」부분


포개졌다, 흩어졌다, 피어오르는 이미지의 윤무
붉고 뜨겁고 농밀한 핏빛 언어들의 축제

정채원의 시를 읽다보면, “피로 써라, 그러면 당신은 피가 곧 정신인 것을 알게 되리라”라던 니체의 전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정채원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피의 이미지는 “먹물인가 핏물인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자꾸 던”(「불구」)지는 행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핏물을 잉크 삼아 시를 쓰는 행위에서 연유한다. 그렇기에 “바늘을 피로 만”(「피, 피아노」)들어 쓴 그녀의 시는 “말과 말을 포개면/ 핏물이 흥건하고”(「너와 나의 체온조절법」), “펄럭펄럭/ 심장이 끓고 있”(「변덕스러운 수프」)다. 나아가 “여름에는 내 피로 너를 만들었고/ 겨울에는 뼛가루로 너를 만들었다”(「파타 모르가나」)고 말하는 시에 이르러 피와 뼈는 등가가 되며, 몸으로 쓰는 시에까지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핏기가 가득한 생의 순간도, 핏기가 싹 가신 죽음의 순간도, 강렬함과 농밀함으로 들끓는 이 피의 기운으로 썼을 때 비로소 제 몸을 가진다는 사실을 시인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한 시인 정채원에게 “피로 써라”라는 말은 “시로 써라”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시로 써야 하는 불(가)능은, “아프고도 황홀한 계단을/ 끝없이 굴러떨어(시인의 말)”질 때에야 가까스로 시인의 눈에 피로 맺히지만, 이내 망각되거나 알아볼 수 없게 부서지거나 녹아버린다. 그러나 시인은 “피 흘려도 눈을 감지 않(「벌레 구멍」)”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불현듯 그 이미지의 씨앗을 품은 사물과 풍경을 마주할 때면 “미세먼지도 악몽도 후회까지도 막을 수 있는 특수 팩”(「압축 보관」)에 보관해두었다 죽음마저 펄떡이는 시로 내어놓는다.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그 혹등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시인은 “이따금 물 밖으로 힘껏 솟구”쳐 “다른 세상을 흘낏 엿보”(「혹등고래」)고 온 흔적을 피로, 시로 쓴다.

시인은 극명한 긴장의 상태에서 팽배해진 대립적 이미지를 서로 충돌시켜,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절체절명의 아슬아슬한 순간, 발화의 영역으로 포섭되지 못했지만, 굳게 다문 두 입술을 열고서 했을 수도 있었을 말들(“목이 타들어가는 입술 속에서/ 촉촉이 젖은 주름투성이입술이/ 열렸다가 다시 닫힌다”), 오로지 전미래의 형태로만 실현될 침묵과 그 안에 흐르고 있을 버추얼적인 언사를 현실로 흘러나오게 하는 순간까지 밀어붙이며, 마술적 환등을 투사한 듯 빼어나게 언어를 부린다.
_조재룡(문학평론가), 해설 「특이점의 몽타주, 들끓는 타자」부분

“기억 너머로 기억을 보내도/ 기억은 어김없이 돌아”오듯, “툭, 툭,/ 피어나는 봄꽃을 막을 수”(「무음 시계」) 없듯 죽음과 망각의 시간은 다가오지만, 정채원은 “더 많은 것을 잃기 위해” “나는 아직 살아 있다”(「위험한 분실물」)고 말하며 펜을 쥔다. “써지지 않는 볼펜을 꾹꾹 눌러쓰는”(「무음 시계」) 그녀는 “운명의 날은 피하지 않는 자에겐 오히려 더디게 찾아”(「파라다이스 리조트」)온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아무도 노래하며 지나가지 않는다 해도” “존재하지 않는 터널을 뚫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는 건/ 죽어서도 다시 날아오르는 것”(「벌레구멍」)이라고 말하는 이 에우리디케가 손짓하는 터널의 끝에는 어쩌면 “환생역 9번 출구”(「압축 보관」)가 있을 듯도 하다. 핏빛 장미가 맞아주는 “언캐니 밸리”(「지루한 미트볼」)가 기다리고 있을 듯도 하다. 분명한 것은 “죽었다 살아 온/ 그녀의 노래를 들었다는”(「<색증시공>에 나올 그녀」) 사실, 그리고 이 치명적으로 황홀한 정채원의 시에 우리가 한 번쯤 죽었다 깨어날 것이란 사실이다.


■ 시인의 말

안 보이는 걸 보려고,
가뭇없이 사라지는 걸 말하려고,
도망치듯
여기까지 왔다

시를 통해 눈 하나 더 찾게 될까

그럴 수 있다면
아프고도 황홀한 계단을
끝없이 굴러떨어져도 좋겠다

2019년 8월
정채원


■ 책 속에서

한 시절을 온전히 보전하는 방법은
화산재로 덮어버리는 것
가슴 터져버린 한여름 어느 날에
내 시곗바늘은 녹아버렸네
_「최후의 날」부분

물 밖에도 세상이 있다는 거
살아서 갈 수 없는 곳이라고
그곳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
새끼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그 혹등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
그것도 더 크면 알게 되겠지
_「혹등고래」부분


언젠가 누가 나를 풀어주겠지 풍선처럼 빵빵하게 살려내겠지 다시 커피를 마시며 너를 씹으며 조각난 표정을 꿰맬 수 있겠지 역장이 깜빡 조는 사이 잠금장치가 풀린 환생역 9번 출구로 나가면
_「압축 보관」부분

단두대에서 잘려나간 뒤에도
머리통의 두 눈은
육 초간 껌벅였다는데

귀는 가슴보다 오래 살아남아서
심장이 멎은 뒤에도 한동안
가족의 울음소리를 듣다 간다는데

퍼덕이는 가슴을 잠재우려
불타는 머리통을 두 팔로 감싸고 가는 이가 있다
_「머리에서 가슴 사이」부분

쓰러뜨린 얼룩말을 뜯어먹는
사자의 붉은 입처럼
장미는 점점 더 싱싱해진다
백 년이 지나도 시들지 않겠다는 듯

부드러운 혀로 도려낸 심장들이
담장에 매달려 너덜거리는 6월

갓 피어난 연인들은 뺨을 비비며
서로의 가시를 핥고
_「장미 축제」부분

달려와 헐떡이며 나를 포옹할 때
너는 실재처럼 느껴져
아니, 돌아서 입술을 씰룩이며 욕을 내뱉을 때
더 실재처럼 보여

돌을 던지면 잠잠히 흘러내리고
꽃다발을 안기면 시궁창 냄새를 풍길 때가
너는 가장 리얼하지
가장 사랑스럽지
_「홀로그램」부분

구매가격 : 7,000 원

꽃은 어디에 피는가 : 남재만 시집

도서정보 : 남재만 | 2019-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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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남재만 시집 『꽃은 어디에 피는가』. ‘시문학’으로 천료하고 ‘수필과비평’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는 남재만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쉽게 읽힐 수 있는 시를 지향하는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서정적이기도 하고, 인생론적인가 하면 존재론적이기도 하고, 문명비평적이기도 하다가 때로는 아포리즘적이기도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매가격 : 5,000 원

손톱의 진화 : 형상시인선25(김건화 시집)

도서정보 : 김건화 | 2019-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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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16년 <시와경계>로 등단한 김건화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자 형상시학회 형상시인선 스물다섯 번째 시집인 <손톱의 진화>.
시인의 말에서 “신을 벗어도/ 못물 건너지 못하는 그녀/ 소지 닮은 꽃잎에 시를 쓰겠다고/ 만월에 비춰본다(‘수요일의 여자’ 중)”고 시인이 시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고백하고 있듯이 <손톱의 진화>에 수록된 시편들은 치열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세끼 밥은 꼬박 챙겨 먹어도 시 한 편 쓰지 못하는 날은 허기진다.”고까지 말하는 시인의 이번 시집은 끊임없이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시인의 부단한 시로 꿈꾸기의 행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작품집이다.
“밤낮으로 씨줄 날줄 허공에 언어의 집”을 짓는 “유목의 영혼을 가진 호랑거미 시인”의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언어 감각을 보여주는 표제작 ‘손톱의 진화’를 비롯하여 상상력과 은유의 시적 장치를 다양하게 변용하여 일상과 현실을 성찰하고 포용하며 그 너머 또 다른 이상세계로의 시적 지향을 보여주는 한 편 한 편 귀한 “사리 같은” 영롱한 알알의 시편으로 풍성한 시의 진미眞味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태수 시인은 해설에서 “시인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바의 언어는 여명 속에서 홰치는 수탉처럼 만물을 깨워 ‘해 뜨는 바다로 나아가’게 하고 시인은 바로 그런 영민한 견자로서 ‘존재의 집’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일깨움과 결의를 안팎으로 떠올리고 각인하는 경우에 다름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며 김건화 시인의 시 쓰기 작업을 말하고 있다.

구매가격 : 7,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