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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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은둔의 현자 호라티우스

도서정보 : 김남우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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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며,
여러 세대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등불을 들어 길을 밝혀주고 이끌어줄 사람이 절실했다.
바로 이때, 위대한 시인은 가난과 은둔에서 행복의 지혜를 발견했다.

위대한 시인 호라티우스가 들려주는 소박한 삶의 지혜.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승리로 오랫동안 피폐했던 로마에 평화가 찾아오자, 호라티우스는 ‘백년제’의 기념 찬가를 짓고 합창대의 지휘를 맡는다. “옛것은 사라지고 새롭고 영광스러운 시대가 열렸다.” 쓰라린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평화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호라티우스의 가르침은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축제의 주관자인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도 가르침을 전하려 했다. 시인의 시선은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그는 백년제 찬가를 통해 로마의 미래를 위해 돌봐야 할 가치와 시민적 태도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했다. 탐욕과 과잉의 시대인 오늘날, 오히려 소박함과 은둔에서 행복을 찾은 호라티우스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뜻깊게 다가온다.

구매가격 : 11,300 원

알 수 없는 발신자

도서정보 : 마르셀 프루스트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1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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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사망 100주기 미발표 원고 공개
프루스트 연구의 개척자 베르나르 드 팔루아의 원고 발굴과
연구자 뤼크 프레스의 눈부신 해설로 되살아난
잃어버린 프루스트를 찾아서

사망 100주기에 펴내는 프루스트 미출간 단편선, 연구자들의 노고로 되살아난 책
2022년 11월 18일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사망 100주기다. 이를 기념해 이번에 특색 있는 한국어판 『알 수 없는 발신자』를 소개한다. 이 책에는 프루스트의 미발표 단편 9편과 연구자 뤼크 프레스가 쓴 해제 및 프루스트의 원고 교정에 따른 다양한 이본들의 흔적을 추적한 각주들이 담겨 있다.
작가 사후에 이 원고가 발굴되어 책으로 나오기까지 지금껏 두 명의 연구자가 큰 몫을 했다. 우선 유족으로부터 프루스트의 원고와 자료들을 건네받은 프루스트 연구의 ‘개척자’ 베르나르 드 팔루아Bernard de Fallois가 후대의 연구자들을 위해 국립도서관에 방대한 원고와 자료를 기증했다. 생전에 이미 팔루아는 정리되지 않고 흩어져 있던 프루스트의 원고들에서 『장 상퇴유』(1895~1899년 집필/1952년 출간), 『생트뵈브 반박』(1908년경 집필/1954년 출간)을 추려내 세상에 처음 책으로 펴낸 장본인이다. 또한 연구자 뤼크 프레스Luc Fraisse는 그 원고 더미에서 여러 자료를 살피며 베일에 쌓여 있던 20대의 젊은 프루스트가 천착한 글들의 중요성을 밝히는 해제로 이 글들을 되살려냈다. 프레스는 말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제외하면 마르셀 프루스트에게 무엇이 남을까? 젊은 시절에 쓴 소품 『쾌락과 나날』(1896) 책 한 권. 그가 번역한 존 러스킨의 작품들. 이미 알려진 초기작들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이가 비어 있는 것은 프루스트가 글을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프루스트가 쓴 글을 우리가 알지 못해서 생긴 공백이었다.” 그 공백 곳곳을 메우는 이 두 연구자의 과업이 없었다면, 실로 이번에 발굴된 이 원고들의 의미나 가치는 축소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단편들은 첫 작품집 『쾌락과 나날』과 같은 시기에 썼으나 그 책 발간 당시 목차에서 일부러 작가가 빼버렸고 생전에 한 번도 세상에 내놓지 않았던 글들이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그간 오랫동안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 단편들만이 지닌 언어의 특수성과 그 내용:
프루스트는 왜 자신의 원고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가?
처음 소개되는 이 단편소설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연구자 뤼크 프레스가 프루스트 연구 전반에서 이 책의 배경과 의의에 대해 밝히는 「서문」에 따르면, 팔루아가 이미 주목했다시피, 이 미발표 단편들에는 그간 독자가 알지 못한 프루스트의 특수한 문학 언어가 존재한다. 즉 아주 강렬한 심리적 드라마를 서스펜스, 요정과 현실의 세계가 갈마드는 판타지, 동화와 교훈적 우화, 죽은 자들의 대화 등 여러 형식으로 쓴 『알 수 없는 발신자』에서 주요 테마는 바로 ‘동성애’다.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20대의 프루스트에게 동성애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짐”이었기에, 프레스의 말마따나 “이 책은 프루스트가 그 누구에게도 고백한 적 없는 내면 일기”다. 앙드레 지드에게 말했듯 “결코 ‘나’라고 말하지 않는 조건에서” 작가는 고통받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절망을 이 단편들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는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내놓기까지 점점 확장되어갈 그의 “문학적 기획”의 맹아가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각 단편마다 덧붙인 프레스의 짧지만 긴요한 해제는, 프루스트의 전기적 사실은 물론 그 당시의 독서 이력(라신, 위고, 스탕달, 뒤마, 포, 네르발, 톨스토이 등 즐겨 읽던 작품들의 영향), 타르드나 쇼펜하우어 등 미학적 철학적 사상과 인물, 이후 대작과의 연관성에 관한 지도 등을 명쾌하게 그려주고 있어 독자에게 작품 읽기의 풍성함을 제공한다.
이 단편들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죽을병에 걸린 폴린을 방문한 후 새삼 깨닫는 일상에 대한 ‘나’의 자각과 메멘토 모리에 관한 교훈적 명상「폴린 드 S.」, 군에서 만난 어느 하사에 대해 잊을 수 없는 감정을 뒤늦게 떠올리는 ‘나’의 이야기 「어느 대위의 추억」, 사랑의 아픔으로 매일 볼로뉴숲 호수를 찾는 작가 르펠드를 궁금해하는 ‘나’의 심리 「자크 르펠드(낯선 사람)」, 지하에서 죽은 자들(삼손, 앙리 3세의 총애를 받던 켈뤼스, 르낭)끼리 벌이는 동성애에 관한 격렬한 토론 「지하 세계에서」, 연인에게서 결코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운명의 비감에 빗댄 불가해한 음악의 본질 「베토벤 8번 교향곡 이후」, 거절당한 사랑에 상처 입어 고독과 절망에 휩싸인 ‘나’를 보이지 않게 따라다니며 위로해주는 그대(청설모)라는 짐승 「그녀를 사랑한다는 자각」, 민감한 감수성 탓에 사는 내내 고통받게 될 요람의 아이에게 건네는 착한 요정들의 말 「요정들의 선물」, 익명의 편지로 사랑을 고백하며 죽어가는 여인의 절망과 이를 모른 채 두려워하는 그 친구의 치명적인 엇갈림을 다룬 레즈비언 이야기 「알 수 없는 발신자」, 창조주 신에게 기대어 사랑의 고통과 행복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우화 「“그는 그렇게 사랑했고...”」 등, 이 단편들은 하나같이 시간-기억-사랑의 고통과 저주에 사로잡힌 청년 프루스트의 역동적인 내면을 강렬히 현상하고 있다.
부록(『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뿌리)에서는, 오랫동안 프루스트를 연구하고 이 전집의 새 판본 발간에 기여해온 프레스의 업적이 드러난다. 즉 작품 창작의 발생론적 관점을 흥미로운 자료들과 더불어 조망하게 해준다. 사회학자 가브리엘 타르드와 철학자 쇼펜하우어와의 상관성에 대한 입증, 굉장히 유명한 첫 문장(“오랫동안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을 프루스트가 초고들에서 어떻게 여러 번 다르게 썼는지에 대한 비교, 전집 출간시 구성을 어떻게 하고 몇 권으로 펴낼지 출판사와 오간 기록 소개, 파리 거리에서 외치는 상인들의 소리를 하인에게 메모해오라고 한 프루스트의 일화와 그 이미지 자료들 등이 소개된다.



구매가격 : 11,200 원

제발 조용히 좀 해요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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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의 첫번째 소설집



레이먼드 카버는 20세기 후반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그는 1960년 첫 단편소설 「분노의 계절」을 발표한 이후 1988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삼십 년 가까운 기간 동안 소설집, 시집, 에세이 등 십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러나 카버의 진면목은 뭐니뭐니해도 단편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런 까닭에 미국을 비롯하여 전세계의 젊은 소설가들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주저없이 레이먼드 카버를 꼽는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카버의 팬을 자처하며 그의 소설을 일본어로 번역했고, 미국 영화감독 로버트 알트만은 그의 작품을 각색한 <숏컷>이라는 영화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문학동네는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의 대가’ ‘체호프의 정신을 계승한 작가’ 등으로 불리며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세계를 총 네 권으로 구성된 ‘레이먼드 카버 소설 전집’으로 기획, 출간한다.


『제발 조용히 좀 해요』는 이 전집의 첫째 권으로, 카버의 초기 단편 스물두 편이 실려 있다. 아이들의 개를 몰래 갖다버리는 아버지, 아내를 근사하게 치장하여 차를 팔아보려는 파산자, 이웃의 사생활을 엿보며 기쁨을 얻는 부부, 파경을 앞둔 부모를 기쁘게 하려는 철없는 아이 등의 등장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하고, 단순한 듯하면서도 다면적인 정체성을 보여주면서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한 초상을 제공한다. 부록으로 미국 하트퍼드 대학 윌리엄 스털 교수의 글에서 발췌한 ‘레이먼드 카버의 생애와 작품’, 레이먼드 카버 연보 등을 실었다.


대답 없는 전화, 눈길을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 소도시의 불면의 밤, 그리고 소리없이 숨어드는 삶의 진실



『제발 조용히 좀 해요』에는 평범한 미국 소시민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일상은 지루하지만 평화로운, 긍정적인 의미의 일상이 아니라 위기를 눈앞에 둔 위태로운 일상이다. 등장인물들은 삶의 기본조건을 간신히 충족시키거나 혹은 그러지 못한 채로 어쩔 수 없이 삶을 이어나간다. 그들은 직업이 없거나(「그들은 당신 남편이 아니야」 「야간 학교」 「학생의 아내」) 잃을 위기에 처해 있으며(「제리와 몰리와 샘」), 돈 문제로 시달리고 가난하다(「60에이커」 「무슨 일이요?」). 결혼생활도 위기에 봉착해 있고(「제발 조용히 좀 해요」 「징후들」), 가정이 와해될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상황이 좋아질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공간적 배경은 대개 조그만 소도시나 시골, 시간적 배경은 주로 저녁이나 밤이다. 작품들 속에 나타나는 문제는 겉보기보다 훨씬 심각하다. 남편은 아내를 의심하고, 이웃은 서로 염탐하며, 가장 가까워야 하는 사이의 사람들은 서로 마음을 숨긴다. 그들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일상에, 그리고 조금씩 어긋나는 관계에 지쳐 있다. 레이먼드 카버는 이러한 지리멸렬한 일상의 표면 아래 감추어진 삶의 진실을 마치 한 장의 스냅 사진처럼 포착해낸다. 그는 자칫 지루하거나 밋밋해질 수 있는 소재들을 솜씨 있게 버무려내어 전혀 예기치 않았던 삶의 지평으로 독자를 인도해간다. 또한 그 속에는 삶의 진실을 환기시키는 섬뜩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진심 어린 감동과 웃음이 공존한다. 그가 소설가들의 소설가, 20세기의 진정한 거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소설집 속에는 약국 배달원, 제재소 직원, 병원 수위, 교과서 편집자 등 온갖 직업을 전전하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작품을 써야 했던, 마치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신산하고 힘든 삶을 살았던 카버 자신의 경험과 직관이 녹아들어 있다. 그가 「에스콰이어」 「하퍼스 바자」 등 미국의 대중잡지들을 통해 주로 작품을 발표한 것은 문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원고료 때문이었다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작품들은 대부분 10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분량이고 ‘미니멀리스트’라는 칭호에 걸맞게 문체 역시 간결하기 이를 데 없다. 카버는 이 책에 실린 스물두 편의 단편들을 쓸 때 그것들을 나중에 한데 묶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고 한다. 스물두 편의 단편이 하나의 세트를 이루는 셈이다. 이 소설집은 카버의 진면목을 작가 자신이 의도한 모습 그대로 접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완역본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 역시 올해 안에 모두 출간될 예정이다. 동인문학상 수상 소설가 김연수씨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독특한 문체로 파헤쳐온 소설가 정영문씨가 번역을 맡았다.

구매가격 : 9,500 원

대성당 (세계문학전집 119)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1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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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편소설 르네상스를 주도한
리얼리즘의 대가 레이먼드 카버의 대표작

“의심의 여지 없이 레이먼드 카버는 나의 가장 소중한 문학적 스승이었으며,
가장 위대한 문학적 동반자였다.” _무라카미 하루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의 대가’ ‘미국의 체호프’ 등으로 불리며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레이먼드 카버. 1960년 첫 단편 「분노의 계절」을 발표한 이후 1988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삼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십여 권의 책을 펴낸 카버의 진면목은 무엇보다 단편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성당』은 단편 작가로서 절정기에 올라 있던 레이먼드 카버의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표제작 「대성당」을 비롯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깃털들」 등 총 열두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이 작품집은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동시에 받으며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 후보에도 올랐다.

카버는 간결한 문체와 일상적인 대화로 미국의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을 스케치하듯 보여준다. 그는 일견 평온해 보이는 일상의 풍경을 응시하며,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삶의 치부와 상처를 고집스레 파고든다. 건조하고 차가운 카버의 시선이 훑고 간 일상의 풍경은, 그때서야 참모습을 드러내며 읽는 이의 가슴을 저릿하게 압박해온다. 관계가 악화되어 헤어졌던 부부는 새로 얻은 집에서 평온한 나날을 보내며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 그 집을 비워줘야 할 처지에 놓인다(「셰프의 집」). 사랑했던 아내는 직장 동료와 바람이 나 아이들까지 버리고 집을 나가고, 주인공은 배신의 상처와 육아 문제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열」). 이들에게 행복은 찰나의 신기루일 뿐이며, 희망을 품는 그 순간 삶은 또다시 이들을 기만하고 조롱한다. 그러나 카버는 이것이야말로 삶의 진짜 모습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새로운 희망이 찾아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희망이 삶을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음도.

이러한 희망의 모습은 표제작인 「대성당」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에서 가장 극명하게 제시된다. 카버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사랑했던 이 두 작품에는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단절된 사람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소통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단절이 가장 극에 달한 순간, 놀랍게도 카버는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레이먼드 카버는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정직하고 무심한 태도로 삶을 응시한다. 그리고 이를 더없이 간결하고 적확한 언어로 표현해낸다. 그러면서 삶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단번에 관통해 보여준다. 레이먼드 카버가 ‘소설가들의 소설가’로 불리며 소설가들의 사랑을 받는 것도 바로 이러한 그의 문학적 성취 때문일 것이며, 때로 마주하기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그의 소설을 우리가 쉽사리 외면하지 못하는 것 역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구매가격 : 9,500 원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1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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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국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카버의 유일하고 특별한 소설집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부터 그동안 절판되었던 작품까지,
레이먼드 카버 작품세계를 완성하는 11편의 단편들

미국 단편소설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미국의 체호프’, 리얼리즘의 대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이 출간되었다. 카버재단의 승인을 받아 오직 한국에서만 출간하게 된 이 소설집은 그동안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거나, 과거 번역되었으나 현재는 절판되어 찾아보기 어려운 단편 11편을 엮은 책이다. 이 단편집이 출간되면서 문학동네에서 카버의 단편소설 전체를 소개하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1983년 출간된 『정열Fires』에 수록된 단편 4편(「거짓말」 「오두막」 「해리의 죽음」 「꿩」)과, 레이먼드 카버가 사망한 해인 1988년 출간된 『내가 전화를 거는 곳Where I’m Calling From』에 수록된 단편 7편(「상자들」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친밀」 「메누도」 「코끼리」 「블랙버드 파이」 「심부름」)으로, 이중 『정열』에 실렸던 4편은 국내에 최초로 번역되는 것이다. 1960~70년대 처음 소개된 비교적 초기 단편들부터 1986년에서 1988년 사이 <뉴요커> <에스콰이어> 등에 게재된 후기 단편들까지, 서로 다른 시기에 쓰인 11편의 단편들은 미국 문학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레이먼드 카버의 문학적 성취를 여실히 보여준다.

구매가격 : 11,200 원

우리 모두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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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이후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카버가 남은 생을 바친 시의 세계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1980년대 이후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미국의 체호프’로 불리며 모더니즘 문학을 이끈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우리 모두』가 출간되었다. 소설집 『제발 조용히 좀 해요』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등을 펴낸 그는 1983년 소설집 『대성당』을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아 일약 세계적인 문학계 스타로 발돋움했다. 평생 단편소설과 시만을 써온 작가로는 드물게 전 세계 많은 젊은 작가들이 주저 없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그를 꼽으며,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열성팬을 자처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카버는 독보적이고 탁월한 단편소설로 ‘미니멀리즘의 대가’라고 불리지만 시로 문학에 입문하였으며, 『대성당』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생의 남은 시간은 시인으로 살고자 했다. 1983년부터 오직 시쓰기에만 매진한 그는 198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불』 『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 『울트라마린』 등 세 권의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죽는 순간까지 정리한 원고인 네번째 시집 『폭포로 가는 새로운 길』이 사망 이듬해 출간되었다. 그리고 이후 출간된 미발표 시 모음집 『영웅담은 제발 그만』까지 다섯 권 분량의 시집을 한데 묶은 책이 『우리 모두』이다. 640쪽 분량의 방대한 시집인 『우리 모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카버의 시집이며, 그가 한평생 다다르고자 했던 시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낸 레이먼드 카버 시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구매가격 : 18,900 원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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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그들과 우리
모든 관계는 하나의 빛나는 세계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레이먼드 카버의 미발표 단편과 에세이!

카버는 여러 재능 있는 작가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성취했다. 그는 자신만의 나라를 창조해냈다. _뉴욕 타임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미국의 체호프’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는 1988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10여 년 뒤, 그가 남긴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전에 발표되지 않은 단편소설 다섯 편이 발견되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는 이 미발표 단편들을 모은, 카버가 남긴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려주는 책이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문학에 대한 견해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과 체호프, 헤밍웨이, 바셀미, 브로티건 등의 작가들에 대한 소견까지 포함되어,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거쳐서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귀중한 기회를 마련해준다.
이 책에는 레이먼드 카버의 초기 단편들과 그가 시도했던 장편소설의 일부가 실려 있다. 초기 단편은 우리가 익히 아는 카버의 작품들과는 무척 다른 인상으로, 윌리엄 포크너, 제임스 조이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초창기 카버에게 영향을 끼쳤던 작가들의 느낌이 역력해 흥미를 더한다. 카버는 생전에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에 실린 장편소설의 조각은 독자들로 하여금 장편소설 작가로서의 카버의 모습을 짐작케 할 기회가 될 것이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가 쓴 서문은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가 출간된 배경과 그 맥락, 이 책의 가치와 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어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구매가격 : 11,100 원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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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가들의 번역으로 만나는 단편소설의 진경, 레이먼드 카버 전집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인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문학동네가 펴내는 레이먼드 카버 소설 전집의 둘째 권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미망인과 공식 계약한 판본인 카버 전집은 작가의 작품집 구성 의도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완역본으로, 전집의 첫 권인 『제발 조용히 좀 해요』는 전문번역가 손성경이, 둘째 권인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독특한 문체로 파헤쳐온 소설가 정영문이, 그리고 셋째 권과 넷째 권인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와 『대성당』은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연수가 번역을 맡았다.

레이먼드 카버를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은 열일곱 편의 빛나는 중기(中期) 단편소설

레이먼드 카버는 흔히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체호프의 정신을 계승한 작가’ 등으로 불린다. 1960년 첫 단편소설 「분노의 계절」을 발표한 이후 1988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삼십 년 가까운 기간 동안 그는 소설집, 시집, 에세이 등 십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러나 카버의 진면목은 무엇보다도 단편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런 까닭에 전 세계의 많은 젊은 소설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주저 없이 레이먼드 카버를 꼽는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카버의 팬을 자처하며 그의 소설을 직접 번역했고, 미국 영화감독 로버트 알트만은 그의 작품을 각색한 <숏컷>이라는 영화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카버의 중기 단편소설 열일곱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일날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의 부모와 예약한 생일 케이크를 찾아가라고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대는 제빵사,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파산자와 그에게서 낡은 가구와 함께 그의 절망도 사들이는 어린 커플, 휴일을 망치기 싫다는 이유로 어린 소녀의 시신을 강물 위에 묶어둔 채 태평하게 낚시를 하는 사내와 예민한 그의 아내 등의 등장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하고, 단순한 듯하면서도 다면적인 모습을 통해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제공한다.

반석처럼 단단한 언어와 그림처럼 선명한 이미지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의 고전

이 소설집 속에는 약국 배달원, 제재소 직원, 병원 수위, 교과서 편집자 등 온갖 직업을 전전하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작품을 써야 했던, 마치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신산하고 힘든 삶을 살았던 카버 자신의 경험과 직관이 녹아들어 있다. 그가 「에스콰이어」 「하퍼스 바자」 등 미국의 대중잡지들을 통해 주로 작품을 발표한 것이 문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원고료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매우 유명하다. 작품들은 대부분 열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분량이고 문체 역시 간결하기 이를 데 없다. 첫 소설집 『제발 조용히 좀 해요』에서 보여준 그러한 심플한 문장들은 이 둘째 작품집에서 정점에 달한다. 카버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스승이자 소설가 존 가드너는 그에게 스물다섯 단어로 할 말을 열다섯 단어로 해내라고 충고하였으며, 절친한 편집자 고든 리시는 그에게 이른바 ‘미니멀리스트적’인 미학을 제시하였다. 그들의 충고하에 점점 더 짧고 간결해진 카버의 단편들은 단단한 반석 같은 언어, 스냅 사진 같은 선명한 이미지, 그리고 거대한 깊이를 숨긴 빙산 같은 함축성을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러한 문학적 성취를 통해 카버에게 ‘완전한 거장’ 이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평론가 도널드 뉴러브는 1981년 『새터데이 리뷰』 지에서 “얼음을 넣은 스미르노프만큼이나 투명한 산문으로 이루어진, 절망과 파탄, 중독에 관한 열일곱 편의 이야기”라는 평을 남겼다.

구매가격 : 9,800 원

풋내기들

도서정보 : 레이먼드 카버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가 미처 몰랐던 레이먼드 카버를 만나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의 오리지널 버전

『풋내기들』이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그 둘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가디언

가공하지 않은 레이먼드 카버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

『풋내기들』은 레이먼드 카버의 두번째 소설집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의 원본이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에 포함된 17편의 단편이 편집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 상태의 오리지널 버전 그대로 실렸다.
1981년, 당시 크노프 출판사의 편집자였던 고든 리시는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편집 과정에서 카버의 원고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일부 작품의 제목과 등장인물의 이름을 바꾸기도 하고, 거의 모든 단편의 엔딩을 바꾸거나 잘라냈으며, 분량의 70퍼센트 이상을 덜어낸 단편도 있었다. 편집된 원고를 받고 몹시 당황한 카버가 원래대로 되돌려줄 것을 부탁하며 괴로워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고든 리시의 편집본으로 출간되었고, 카버는 언젠가 오리지널 버전의 원고로 책을 출간할 것을 다짐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2009년, 카버의 미망인 테스 겔러거가 너무 빨리 고인이 된 남편의 오리지널 버전 원고를 모아 『풋내기들』을 펴냈다.

구매가격 : 12,300 원

주생전, 운영전, 최척전, 상사동기(한국고전문학전집 31)

도서정보 : 정환국(옮긴이)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어난 사랑
애정을 무기로 엄혹한 시대에 맞서다

환상성의 경계를 뛰어넘은
17세기 낭만주의 문학의 정수

「주생전」과 「운영전」, 「최척전」과 「상사동기」는 남녀 간 애정을 소재로 당대의 사회문제를 절묘하게 반영한 애정전기소설이다. 궁녀의 금지된 사랑(「운영전」 「상사동기」), 가족애로 확장된 부부의 사랑(「최척전」) 등 작품마다 사랑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쟁과 사랑이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소재가 애정전기소설을 통해 본격적으로 구현됨으로써 변화가 꼭 필요했으나 아직 꿈쩍도 않던 사회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이, 그 과정에서 피어난 낭만이 절묘하게 그려진다.


‘조선 르네상스’의 대표 문학 장르, 애정전기소설
‘전기(傳奇)소설’은 비현실적이고 기이한(奇) 이야기를 전한다(傳)는 뜻이다. 꿈속 이야기, 귀신과 인간의 사랑 등 환상적인 설정이 특징이다. 필부필부의 삶을 다룬 이야기가 하나둘 등장하는 조선 중기는 우리 문학사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군이 바로 ‘애정전기소설’이다. 이때부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을 법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며 환상성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애정전기소설 속 남녀 주인공은 대개 같은 소망을 안고서 인연을 맺지만 끝내 파국에 이른다. 그러나 17세기에 이르면 유교 윤리를 따르는 남녀관계라는 기존 틀을 탈피해 인물 간의 관계, 시대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구성해 다채로운 주제의식을 담은 소설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남녀의 욕망을 소설로 형상화하다
『주생전·운영전·최척전·상사동기』 속 남녀는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한다. 어떤 고난을 겪어도 한 사람만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게 아니라 애정의 대상을 바꾸기도 하고 궁궐 담을 뛰어넘어 궁녀와 금기시된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심지어는 온갖 감언이설로 여자를 꾀어 하룻밤을 보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도대체 감정 조절을 하긴 하는가 싶을 정도로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노라면 전란의 소용돌이나 신분의 얽매임 속에서도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고 사랑을 내세워 맞섰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애정전기소설 속 남녀의 사랑은 변화가 꼭 필요했으나 미동도 없던 사회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으로도 해석된다.

엇갈린 사랑의 비극, 「주생전」
「주생전」은 동아시아 전란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가로막힌 연인의 비애를 절절하게 보여준다. 이야기 초반에는 배도와 정을 나누나 선화로 변심하는 주생의 모습 때문에 이 작품을 최초의 삼각 연애물로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상행위에 종사하는 선비(산인山人)가 등장하는 등 신분제 질서가 흔들리는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점이나 우리 소설사에서 흔치 않은 ‘사랑의 세레나데’(사곡詞曲)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먹물 한 방울에서 시작된 사랑, 「운영전」
「운영전」은 궁녀와 서생의 목숨을 건 비극적 사랑 이야기다. 남녀의 자유연애를 보여줄 뿐 아니라 이전까지는 억눌렸던 인간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궁녀 운영의 김진사에 대한 용납될 수 없는 사랑, 궁녀를 대하는 안평대군의 이중성, 무녀와 하인 특의 되바라진 모습, 자유의지를 담은 궁녀의 발언 등 당대 통념이나 신분질서에 따르면 결코 허용되지 않는 면면이 「운영전」에 담겨 있다. 궁궐 담을 넘으면서까지 미친듯 내달린 사랑의 질주는 끝내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인간 해방의 슬로건을 내걸며, 위험천만한 장면을 곳곳에 드러내는데 그래서인지 많은 이본이 존재함에도 이 작품을 언급한 후대의 기록이나 작자 정보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유가 사회에서 결코 드러내놓고 용납될 수 없었을 문제작인 셈이다.

전란을 이겨낸 가족애, 「최척전」
「최척전」은 전란에 휘말려 헤어졌지만 끝내 재회하는 한 가족의 고난을 담았다. 조선은 물론 일본, 베트남, 중국 요녕 등 동아시아 전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돼 폭넓어진 당시 세계 인식을 전한다. 전쟁 때문에 생이별한 힘없는 백성이 끈끈한 부부애와 가족애, 그리고 주변의 도움으로 재회하는 과정을 짧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해 감동을 선사한다. 전쟁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민중의 목소리로 우리 소설사에서 처음으로 ‘가족 서사’를 전할 뿐 아니라 전쟁의 비극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간 백성들의 꺾이지 않은 희망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하룻밤을 둘러싼 밀당, 「상사동기」
성균관 유생 김생이 어느 봄날 길에서 마주친 영영에게 반해 그와의 하룻밤 정사를 좇는 「상사동기」는 통속소설의 싹을 보여준다. 김생의 꼬임에 영영은 이리저리 방어하나 결국 두 사람은 꿈같은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그후 김생은 ‘정이라는 것도 일에 따라 변하는 법’이라며 태도를 바꿔 유생의 삶으로 돌아간다. 요샛말로 ‘나쁜 남자’인 셈이다.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욕망하는 현실 남녀의 사랑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상사동기」 때문에 이후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대중적인 애정소설이 등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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