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기(문학동네시인선 181)

허은실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2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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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사람을 먹여 살리는 미음 같은 마음
그 순정한 서정이 전하는 다음을 위한 당부

문학동네시인선 181번으로 허은실 시인의 두번째 시집 『회복기』를 펴낸다. 첫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로 사람의 설움을 언어화하며 너른 사랑을 받은 시인이, 이제는 우리가 설움에서 회복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간곡한 소망을 담아낸 시집이다. 2020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 안팎에는 숱하게 난 생채기가 있다. 너무 많은 죽음과 절망으로 인간의 삶이 버거워진 지금, 시인조차 서정을 용납할 수 없는 시대에 『회복기』는 다시 서정을 회복하기 위한 기록이자, 우리의 다음을 기원하는 기도가 된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눈빛에 책임이 있어요

거친 여울 저무는 기슭에서
서로의 눈에 스민 계절을 헤아리며
표정이 닮아갈 날들

그리하여 어느 날
세상에 지고 돌아온 당신이
웅크려 누울 때

적막한 등뒤에
내 몸을 가만히 포개고
우리는 인간의 말을 버리기로 해요
_「반려」 부분

시집의 첫 시 「반려」는 서로의 존재가 벅차 서로를 책임지지 못하는 시대에 용기 있게 독자에게 건네보는, 경계를 건너보는 시다. 세계가 인간을 더욱 엄혹하게 다루어 “세상에 지고 돌아온 당신”들이 가득해질 때, 당신을 보듬는 손이 더욱 긴요해진다. 서시의 첫 구절이기도 한 “이제 우리는 서로의 눈빛에 책임이 있어요”가 시집이 앞으로 꺼낼 염원들을 예고하며 마치 부제처럼 자리하는 동안, 돌아누운 등뒤에 얹어지는 손길이 있다. 시인은 우는 “밤새”로부터 “나 모르게/ 곡을 하고 있는” “내 얼굴”을 발견하며, “나를 얼러주는” “어린 참나무 잎” 덕분에 “비로소 연한 것들의/ 이름을 쓰기 시작한”(「회복기 1」)다고 말한다. 숨을 내쉬는 모든 존재에게서 위안을 길어내며 “후회를 모르는 얼굴로/ 이해 없이 사랑하고 싶”(「회복기 2」)다고 분명히 말하는 순정한 마음이다.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처받았다는 뜻이다. 시인은 이를 꽉 무는 습관으로부터 “내 것일 리 없”는 “새로 태어난 이 누대의 피로”(「물려 입은 잠」)를 찾아낸다. 영문도 모르는 채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늘 품고 있는, 도대체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으로부터 밝혀지는 것은 인간이 과연 홀로 존재하지 않는 만큼 홀로 고독하지도 않다는 사실이다. 시인에게 슬픔은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는 이의 어쩔 수 없는 기질에서 기인한다. 그 기질은 “내 몸에 동거하는/ 다른 혼의 숨소리”(「보칼리제」)를 듣는 자의 운명이기도 하므로 누대에 걸쳐 이어진 인연을 돌아보는 것이 곧 ‘나’의 슬픔을 돌보는 길이 될 터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허은실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는 잠깐 설웁다』가 있다. 제8회 김구용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소개

시인의 말

1부 나는 너무 급하게 늙었다
반려/ 새/ 회복기 1/ 물려 입은 잠/ 보칼리제/ 귀래/ 부추꽃처럼 웃어서/ 不歸/ 폐사지/ 회복기 2/ 흔/ 병어 1/ 병어 2/ 노래는 나를 문밖에 세워두고

2부 헛되도록 진심이었어
소수?지리/ 소수?화학 시간/ 하지/ 칼과 신/ 십일월/ 이즈음 내 서글픔은/ 흰 뱀/ 초/ 羅/ 꾸다 만 꿈/ 우리는 풀 베인 저녁을 헤매었다?헛꽃/ 그것

3부 차가운 연필심을 혀에 대보면
개를 끌고 다니는 여자/ 내파/ 가믄장아기에게 헤카테가/ 저수지/ 간증/ 타인의 고통은 먼바다의 풍랑주의보가 아니다?mute/ 마이 스위트 밸런타인/ 영두의 난간/ Ω, 패턴과 방향/ 충주휴게소/ 폴리/ Kommos: 바람 타는 섬

4부 귤꽃 하영 와서 나는 잘도 쓸쓸해져요
사월/ 순례자/ 개/ 동백동산/ 목격한 나무들은 죽지 않는다?늙은 불칸낭/ 송애기/ 폭넓은 치마/ 배후/ 합동 분향소/ 타임라인?bombing:blooming:blooding/ 지나가는 사람?광장 혹은 시장/ 초?겨울 파종/ 설움이 나를 먹인다/ 회복기?연고

5부 세상에는 이런 것이 아직 있다
춤추는 별/ 귤/ 무릎/ 스윙바이/ 여름밤/ 후라보노/ 우리의 가장 나종 지니인/ 힐스테이트/ 유물/ 눈물은 늙지 않는다?얼음새꽃/ 모음/ 첫눈

해설 | 설움 기록
선우은실(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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