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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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만세!

도서정보 : 타카기 나오코 / 문학동네 / 2023년 03월 08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코믹 에세이의 달인 다카기 나오코와 함께하는
일본 전국의 소문난 축제 11곳 뽀개기!

『배빵빵 일본 식탐여행』『식탐 만세!』등 일본 방방곡곡을 누비며 식도락의 즐거움을 전파해온 다카기 나오코가 새로운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 전국의 소문난 축제 11곳을 찾아가 각 축제의 정보와 먹거리를 파헤친 『축제 만세!』를 펴낸 것.

일 년 내내 축제가 끊이질 않는 일본은 가히 축제의 나라라고 불릴 만하다. 각 고장의 고유한 역사와 개성을 지닌 전통 축제 ‘마쓰리(まつり)’가 일본 전역에서 매일같이 펼쳐진다고 한다. 『축제 만세!』는 그중에서도 벚꽃의 명소인 히로사키 벚꽃 축제를 비롯,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환상을 선사하는 야나이 금붕어 초롱 축제, 가을 단풍과 벚꽃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오바라 사계절벚꽃 축제, 한겨울 설국의 정취가 가득한 이눗코 축제와 요코테 눈 축제 등 계절별 대표적인 축제 11곳을 엄선해 소개한다.

일본의 축제는 단순히 놀이의 장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잇는 행사이기도 하다. 미야기현의 하쓰우마 축제에 가면 약 650년 전부터 전해내려오는 ‘화재를 예방하는 호랑이 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축제는 지역색 가득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축제 만세!』는 아이치현의 명물인 벌의 유충을 넣은 ‘헤보메시’나 기왓장 위에 구워먹는 야마구치현의 ‘가와라 소바’ 등 한국인들에겐 이채로운 지역 명물을 소개한다. 생생한 축제의 즐거움은 물론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없는 알짜 정보로 가득한 『축제 만세!』로 일본의 사계절 축제를 즐겨보자.

구매가격 : 8,400 원

월wall

도서정보 : 최정나 / 문학동네 / 2023년 03월 0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필요 없는 건 버려지지. 하지만 버려지는 게 꼭 나쁜 걸까?”

위트 넘치는 질문들로 가득찬 최정나식 메타버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최정나 첫 장편소설


201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등단 이듬해에 발표한 단편소설 「한밤의 손님들」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최정나 작가의 첫 장편소설 『월wall』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젊은작가상 수상 당시 “대화의 힘”과 “사실적 현실과 상상적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기교”(문학평론가 신형철)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최정나 작가는 첫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줄래?』를 통해 위트 넘치는 대화와 연극적인 장면들로 구축된 개성적인 세계를 선보였다.

2021년 4월부터 9월까지 <주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들에게 처음 공개된 후 섬세한 퇴고를 거친 『월wall』은 현실과 환상을 묘하게 섞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환상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제목인 ‘월wall’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은 주로 빌딩 외벽에 설치되어 대형 광고판으로 기능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동작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하나이기도 하다. 즉, 미디어 월은 현대 도시의 소비주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용자가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 월이 제공하는 광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우리의 행동에 따라 미디어 월에 나타나는 화면을 바꿀 수도 있다. 최정나 작가는 이런 이중적인 특징을 가진 미디어 월을 소설 속에 적극적으로 들여와 자유롭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거대한 미디어 월 앞에 선 인물들은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 인물들이 미디어 월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시간과 공간을 옮겨갈 수 있는 것처럼, 『월wall』은 우리에게 최정나 작가의 작품세계로 깊이 빠져들 수 있는 하나의 문이 되어줄 것이다.

“그곳에서는 누구든 될 수 있었고, 어디로든 갈 수 있었고,
모든 시간을 살 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로,
미디어 월의 빛을 건너 펼쳐지는 가장 현실적인 환상

소설은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한 용수를 비추며 시작된다. 용수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수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별하고 혼자 한국으로 귀국한 상황이다. 그런 용수를 기다리는 건 이복형제인 쌍둥이 자매다. 쌍둥이 자매는 추운 날 길거리 한복판에서 용수를 기다리느라 무척 지쳤다며 어서 오라고 다그친다. 용수는 자신을 자주 골려먹는 쌍둥이 자매와 만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에 올라탄다. 그런데 웬걸, 안 그래도 약속 시간에 늦어 초조한데 택시 기사의 장광설이 이어진다. 택시 기사는 대뜸 자신의 과거를 늘어놓더니, 갑자기 끼어든 화물차에 보복하기 위해 원래의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차를 몰기 시작한다. 말릴 틈도 없이 한동안 도로에서의 추격전이 이어지다가 택시 기사가 불쑥 차를 멈춰 세운 곳은 바로 바닷가. 용수는 그렇게 엉뚱하게 바닷가에 도착하게 된다.

한편 인석은 특별히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청년이다. 정확하게는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그는 “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230쪽)하고, 그런 이유로 늘 화가 나 있다. 인석은 그때그때 모습을 바꾸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면서도 사회의 질서 안팎을 넘나든다는 ‘움막 선생’의 존재를 동경하며 그를 만나 삶에 대한 가르침을 얻고자 한다. 인석은 ‘내가 할 일은 내가 하자’라는 자급자족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움막 선생을 찾으러 떠났다가 다다른 바닷가에서 용수와 만난다.

일영과 작은 털보는 또 어떤 사람들인가. 움막 선생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산속에서 사는 그들은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하며 지내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의 사장 부부가 그들을 내쫓을 예정임을 알고 산속에 더 오래 머물 방법을 고민한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산속에서 약초 술을 담그고,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하고, 장작을 패던 일영과 작은 털보는 움막 선생을 찾아 산으로 온 용수와 인석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단일하지 않다. 용수와 연수, 인석, 일영과 작은 털보, 쌍둥이 자매를 비롯해 각설이패, 칵테일 바의 사장 등 다양한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각자의 서사를 이야기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회로부터 버려진, 더 정확하게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마치 이렇게 묻는 듯하다. “필요 없는 건 버려지지. (…) 하지만 버려지는 게 꼭 나쁜 걸까?”(105쪽)

그 질문과 더불어 소설을 읽어내려갈수록 독자에게는 다양한 질문이 쌓일 것이다. 인석은 원하는 대로 움막 선생을 만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용수와 연수는 재회하게 될까? 움막 선생은 대체 누구일까? 이 인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여러 질문들로 가득찬 이 소설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최정나식 미디어 월을 통해서는 한 사건이 여러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같은 인물이 두 장소에 동시에 등장하는 게 가능해진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며 현실의 한계가 흐릿해지는 것이다. 최정나 작가가 보여주는 이런 환상은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이 일상이 되어버린 동시대 독자들에게 마냥 멀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월wall』은 가장 현실적인 환상을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속 인물과 공간은 묘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이처소재하는 인물과 비슷한 듯 다른 공간, 선문답처럼 돌고 도는 대화들은 물줄기처럼 계속 이어진다. 끊어질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연결되는 장면들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소설의 마지막 장에 다다라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홀린 기분은 홀린 기분인데 그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작가의 말’에서)”고 중얼거리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0,200 원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문학동네시인선187)

도서정보 : 안미옥 / 문학동네 / 2023년 03월 0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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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말해야 정확하게 말한 것 같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다고까지 말해야 더 정확한 것 같다”

가만히 역동적으로 ‘많이 보는’ 사람의
살아 있음에 대한 민감한 포착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지정석」 수록

2012년 동아일보로 등단해 2017년 첫 시집 『온』을 출간한 뒤 가장 뛰어난 첫 시집에 수여하는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하고 2019년에는 현대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한몸에 받아온 안미옥 시인, 그의 세번째 시집을 문학동네시인선 187번으로 출간한다. 소시집 『힌트 없음』 이후 3년 만이다. “언어가 닿을 수 없었던 막연한 느낌들이 가시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몸속에서 운동하고 있는 알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다”(김기택 시인), “자신의 삶을 오래 매만진,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오래 바라보고 삭힌 마음이 간단하고 명징한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는 점은 ‘안미옥스럽다’고 할 만했다”(장석남 시인)는 평을 받으며 현대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지정석」 외 6편의 시와 “이 시는 새로운 사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받으며 선정된 시소 프로젝트(자음과모음) ‘2022 봄의 시’ 「사운드북」 등 총 46편의 시가 3부에 나뉘어 실려 있다.

시집 제목인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는 마지막 시 「사운드북」의 마지막 문장이기도 하다. 제목을 거쳐 시집 안으로 들어가며 자연스레 품게 되는 질문─누가 무엇을 왜 보고 있나, ‘많이’는 양인가 종류인가 등─과 시집을 다 통과한 뒤 같은 문장을 다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심적 변화를 섬세히 들여다보길 기대한다. 더불어 ‘보다’라는 동사가 감각과 인지와 사유를 총동원하게 되는 가만히 역동적인 것이며, 안미옥 시세계와 특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안미옥 시의 화자가 이번 시집에서 특히 많이 보는 것은 ‘집’이다. 출간을 앞두고 편집자와 주고받은 짧은 인터뷰에서 시인은 ‘집’이 장소이자 정서이자 시간인 것 같다고, 나아가 생활이자 관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목과 부제에 ‘집’이 들어간 두 편의 시 「하우스」와 「축─하우스 2」를 살펴보자. 「하우스」의 화자는 이사를 위해 집을 보러 다니고 있는 듯하다. 낯선 이의 집에 들어가 조도를 살피고 변기 물을 내려보는 이상한 일이 가능하다. 1978년에 지어진 집에는 이후의 시간과 햇빛과 먼지가 쌓여 있다.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집을 보는 사람은 집을 보여주는 사람”, 그는 “제가 집에 있어요”라며 미리 연락을 달라고 한다. 집을 지키는 사람과 살피러 온 사람 모두 ‘보는 사람’이며 그 집은 누군가 살아온 곳이자 누군가 찾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집’-‘보는 사람’의 관계는 반복되고 순환할 것이다. 「축─하우스 2」도 마찬가지다. ‘보러 간 집’ 테이블 위 “정갈하게 쌓아놓은 키위”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다. 벽지가 바래고 짐이 쌓여 있다. “생활이 있어서// 자연스러워진” 일들. 그러므로 창 너머 커다란 나무를 보는 사람이 “여기 사는 사람”인지 “나”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다.
‘생활’에는 ‘마음’이 쓰인다. 그 마음에 대해 쓴 시의 제목이 ‘주택 수리’인 것이 인상적이다. 물이 새고 창틀이 찌그러져 있으며 잠깐 기댔는데 내려앉는 싱크대를 가진 집은 자꾸만 마음을 쓰게 하고, 화자는 “이제 사로잡혀 있지 말자”고 다짐한다. 갓 태어난 아기에겐 마음이 없으며 생후 한 달이 지나서야 생기는 게 마음이라고, 그러므로 마음이 없이도 사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해본다. “구체를 경험한다는 것/ 그럴듯한 것과 멀어지는 일”이라고.

구매가격 : 8,400 원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

도서정보 : 타카기 나오코 / 문학동네 / 2023년 03월 02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느 날 교실에 들어온 작고 초라한 떠돌이 개.
그 개와 눈이 마주친 순간 열 살의 나오코는 운명 같은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바로 가족이 될 거란 예감을…!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 불리는 동물,개. 어린 시절 기억나는 동물 친구를 꼽으라 한다면 많은 이들이 개를 제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는 작가 타카기 나오코가 어린 시절 우연히 만나 16년간 함께 지냈던 개, 무쿠와의 인연을 그린 자전 만화에세이다. 어느 날 불쑥 나타난 천덕꾸러기 개가 조금씩 가족의 울타리로 들어와 그들의 곁을 지키다 마침내 먼 곳으로 떠나기까지, 그 모든 순간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을 울고 웃기다 마침내 황금빛 추억으로 물들인다.

어린 나오코가 학교에서 마주친 떠돌이 개 무쿠를 집에 데려오면서부터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느 날 초등학교 5학년생 나오코의 교실에 떠돌이 어린 개 한 마리가 불쑥 들어온다. 우연히 이 개와 눈이 마주친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이끌린 나오코는 그만 개를 집으로 데려오고 만다. 부모님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티는 나오코와 개. 귀엽기는커녕 애교라곤 조금도 없는 이 개와 가족들이 조금씩 미운 정을 쌓아갈 무렵… 갑자기 개가 사라지고 만다. 개는 어디로 간 걸까? 이 개는 무사히 나오코의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떠돌이 개에서 가족이 된 개,
무쿠와 함께 울고 웃었던 16년의 기록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무쿠다. 개가 주인공인 만화 중에 이처럼 매력 있는 주인공이 또 있었을까 싶다. 사나운 눈매에 부스스한 털, 사람만 보면 짖어대는 애교 빵점 잡종 개 무쿠. 흔한 재주 하나 없으면서 게걸스러운 식탐을 부리고, 목줄을 벗고 달아나 온 동네를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태연히 집으로 돌아오는 등, 사랑스러운 ‘애완견’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뻔뻔하고 능청맞은 무쿠의 모습이 볼 때마다 웃음을 터트린다. 때론 심한 말썽을 부려 얄미울 때도 있지만 무쿠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가족’이었다.

‘가족´이 된 개는 동물 그 이상의 존재이다.『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를 읽다보면 개와 가족이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실감난다. 무쿠는 비록 혈통 좋고 영리한 개는 아니지만 나오코에겐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나오코에게 나만의 방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초대한 것도 무쿠였고,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속 편히 털어놓은 것도 무쿠였다. 나이 들어 쇠약해진 무쿠를 끌어안고 ‘노견은 노견의 사랑스러움이 있다’고 하는 나오코의 말에선 오랜 세월을 함께 쌓아온 단단한 애정과 믿음이 묻어난다.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개와 사람 사이에서도 애정과 믿음이 생길 수 있음을 나오코와 무쿠는 잘 보여준다.

배경이 80년대이다보니 같은 세대의 독자들에겐 어린 시절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학교 마치고 군것질하러 다니거나 만화잡지를 잔뜩 사서 낄낄거리며 읽던 일, 마음 맞는 친구와 교환일기를 쓰던 일 등 ‘맞아, 그랬었지’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개를 기르는 방식 또한 요즘과는 사뭇 달랐다. 당시 ‘개’라 하면 집 마당에서 가족들이 먹고 남긴 밥을 먹으며 개냄새 폴폴 풍기는 개집에 사는, 이른바 잡종 똥개가 대다수였다. 그런 녀석들이 많이 자취를 감춘 요즘,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 속 무쿠의 모습은 아스라이 기억 저편에 살고 있는 녀석들을 다시 한번 불러온다.

『배빵빵 일본 식탐여행』『얼렁뚝딱 홈메이드』
타카기 나오코의 자전 만화에세이!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어린 나오코의 모습 또한 이 만화의 중요한 기둥 중 하나다. 무엇을 해도 서툴러 자신감이 없던 나오코가 그림에 대한 열정을 깨닫고 만화가를 꿈꾸는 학창시절을 거쳐, 마침내 일러스트레이터로 데뷔하기까지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가볍지 않게 그려진다. 그리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나오코의 곁에는 항상 무쿠가 있었다. 그 옛날 갈 곳 잃은 어린 개를 나오코가 지켜주었듯 이번에는 힘들어하는 나오코의 곁을 무쿠가 묵묵히 지키며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준 것. 서로 다른 시간의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과 개가 오랜 세월 서로를 지탱해주는 모습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묵직한 뭉클함을 선사한다.

타카기 나오코는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만화를 많이 그려왔는데,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는 그 전작들의 프롤로그와도 같다. 이 책에는 그녀가 도쿄로 홀로 떠나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하기까지의 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확고한 인기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녀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떤 불안과 고민을 견디며 살아왔는지를 이 책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를 보고 나면 그녀의 이전 책들이 보다 각별하게 느껴진다.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는 우리집 개 무쿠에 관한 추억담인 동시에 타카기 나오코라는 한 사람의 성장담이라 할 수 있다. 또 가족 간의 따스한 정을 향한 가족 예찬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 대한 짙은 향수와 저마다의 기억 속에서 힘차게 뛰놀고 있을 ‘그 개’를 떠올리게 할 『우리집 무쿠, 못 보셨어요?』. 책을 펼치고 나오코, 무쿠와 함께 그때의 추억 속으로 물들어보자.

구매가격 : 9,500 원

헌책 낙서 수집광

도서정보 : 윤성근 / 이야기장수 / 2023년 02월 2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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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책탐정이
15년간 수집한 기묘한 책 속의 낙서와 흔적들,
그리고 미스터리

“세상을 여행하는 모든 헌책과
거기 남은 다정한 흔적에 감사하며
이제 그들이 들려준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당신을 초대한다."

온갖 인간군상이 모여드는 시공간이 뒤틀린 초현실의 멀티버스 세계―헌책방
헌책방의 셜록 홈스가 풀어가는 책과 사람의 미스터리


저자는 회사원으로 일하며 단골 헌책방을 드나들다가 2007년부터 서울 은평구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었다. 그는 ‘손님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가게’이기 때문에 헌책방을 열었다. 헌책방에서는 모든 책이 ‘세계명작’이며 희대의 걸작이고 더없이 아름다운 책이라고 과대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 속지가 뜯겨나가도, 앞서 이 책을 읽은 책주인의 손때가 묻어 있어도, 옛날에 나온 책이라 번역이 엉망이고 표기는 희한하다 솔직히 말해주어도 무심히 그 책을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는 온갖 인간군상과 책들이 모여드는 ‘신비한 꿈과 모험의 동산’ 헌책방에서 지금도 놀라운 사람들을 만나고 비밀책장에 ‘흔적책’을 꿍쳐두며 살아가고 있다.

구매가격 : 12,500 원

제5도살장 그래픽노블

도서정보 : 커트 보니것(원작), 라이언 노스(각색), 앨버트 먼티스(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01월 31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소설
커트 보니것 대표 걸작 『제5도살장』 최초의 그래픽노블!

웃음과 유머로 절망에 맞선 작가, 하루키가 존경하고 박찬욱이 사랑한 작가 커트 보니것의 대표 장편 『제5도살장』의 그래픽노블이 커트 보니것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만화계의 아카데미상’ 아이너스상을 두 차례 수상한 만화가이자 기획자 라이언 노스가 각색하고 스페인의 저명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앨버트 먼티스가 그림을 그렸다. “정신분열증적” 방식으로 서술된 『제5도살장』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래픽노블로 “20세기 가장 중요한 문학작품의 압도적으로 눈부신 시각적 번역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구매가격 : 15,500 원

타임퀘이크

도서정보 : 커트 보니것 / 문학동네 / 2023년 01월 3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소설가,
커트 보니것만의 기발한 상상력
그의 세계관이 집약된 마지막 소설이자 메타-회고록

웃음과 유머로 절망에 맞선 작가 커트 보니것의 유작 장편 『타임퀘이크』가 커트 보니것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이 소설을 발표하고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한 만큼 그의 세계관을 총망라한 작품이다. 탄생 이래로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팽창해오던 우주가 회의를 느끼고 잠시 수축한 동안 지구의 시간은 십 년 전 과거로 되돌아간다. 지구의 사람들은 기묘한 데자뷰를 느끼며 지난 십 년간의 일을 똑같이 되풀이하기 시작하는데…… 작가의 삶과 환상, 위트와 체념, 시작과 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비범하고 유쾌한 줄타기가 빛을 발한다. 문학을 가볍게, 그럼에도 누구보다 진중하게 읽을 줄 알며 인간의 영혼과 상상력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선물과도 같은 책.

탄생 이래로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팽창해오던 우주가 회의를 느끼고
잠시 수축한 동안 지구의 시간은 십 년 전 과거로 되돌아간다.
지구의 사람들은 기묘한 데자뷰를 느끼며
지난 십 년간의 일을 똑같이 되풀이하기 시작하는데……

웃음과 유머로 절망에 맞선 작가 커트 보니것의 유작 장편 『타임퀘이크』가 커트 보니것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이 소설을 발표하고 보니것이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한 만큼 그의 세계관을 총망라한 작품이자 “보니것만의 모든 비법이 담긴 카탈로그 같은 책”이다.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수축한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실패한 SF 작가 킬고어 트라우트를 주인공으로 우주의 수축 이후의 소동과 극복을 보니것만의 유쾌한 상상력으로 펼쳐 보인다. 더불어 작가 커트 보니것이 직접 소설 속 등장인물이 되어 추억을 회상하고, 삶에 대한 그만의 철학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소설과 회고록의 기발한 앙상블이 탄생했다. 작가의 삶과 환상, 위트와 체념, 시작과 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비범하고 유쾌한 줄타기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인간문명의 자살 위기에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보니것의 간곡한 탄원서이자 휴머니즘 선언, 그리고 문학을 가볍게, 그럼에도 누구보다 진중하게 읽을 줄 알며 인간의 영혼과 상상력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선물 같은 책이다.


우주가 팽창을 멈추자,
시간에 지진이 일어났다!

『타임퀘이크 1』의 전제는 하나의 타임퀘이크, 즉 시공간 연속체 속의 갑작스러운 미세 오류 하나가 모든 사람, 모든 일로 하여금 지난 십 년간 했던 일을 좋건 나쁘건 정확히 한번 더 반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십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시감이 멈추지 않았다. 인생이 낡은 것들뿐이라고 불평할 수도 없었고, 그저 내가 돌아버린 건지 아니면 모두가 돌아버린 건지 물어볼 수조차 없었다. _본문 13쪽

어느 날, 운명의 여신의 근육에 우주적 경련이 일어난다. 탄생 이래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팽창을 이어온 우주가 별안간 회의에 빠진 것이다. ‘무한 팽창을 계속해야만 할까? 도대체 왜 그래야 하지?’ 자신감의 위기에 봉착해 결정 불능 상태에 빠진 우주는 잠시 수축한다. 그 사이 지구의 시간은 십 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이내 자신감을 회복한 우주는 다시 팽창을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그 결과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지난 십 년간의 일들을 좋건 나쁘건 정확히 한번 더 반복하게 된다. 똑같은 사람과 한번 더 결혼하고, 엉뚱한 패에 또다시 돈을 걸고, 이미 퇴고한 작품을 다시 한번 쓰고. 무슨 일이건 다시 한번 더! 사람들은 기이한 기시감을 느끼면서 매분, 매시간, 매년 힘들게 나아갔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십 년의 재연 기간이 끝난 뒤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과거의 일을 맹목적으로 행하던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자유의지에 당황하고 말았다. 곳곳에서 사고가 터졌다. 길을 가던 사람들은 죄다 고꾸라졌고, 통제력을 잃은 운전자 덕에 온갖 교통수단이 이리저리 부딪혔다. 지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바로 그때 절판된 SF 작가 킬고어 트라우트가 나타난다. 그리고 자유의지 사용법을 잊어버린 사람들을 마법 같은 주문으로 깨워낸다. “당신은 아팠지만, 이제는 다시 괜찮아졌습니다. 그리고 할일이 있습니다.”


“처음 쓰거나 다시 쓰거나,
내게는 모든 게 똑같습니다.”

『타임퀘이크』에서 보니것은 자전적 경향에 크게 의존한다. 20세기 말 영미소설의 서사는 존 바스가 말한 ‘소진의 문학’을 경험하게 되고, 그에 따라 자전적·주관적 요소의 (재)활용이 두드러진다. 이것 또한 장르의 혼동, 경계의 와해, 주관과 객관의 어우러짐이라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화 현상의 결과이기도 하다. ‘객관적’ 역사·철학마저 일종의 허구·문학적 글쓰기에 불과했다는 인식이 두드러지면서 주관과 객관, 허구와 사실, 문학과 역사·철학, 기억과 기록 등이 뒤섞이게 되고, 소중한 개인의 ‘기억의 장소’들이 더욱 중시되게 되었으며, 이런 흐름 속에서 보니것은 오스카 와일더의 『우리 읍내』처럼 소중한 자전적 일화들을 파편적 포스트모던 서사 덩어리 속으로 감싸넣는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1997년, 커트 보니것은 『타임퀘이크』를 발표하고 소설가로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단편소설이 돈벌이가 됨은 물론 화제의 중심이던 시절도 지나고, 근대 교양의 최고봉인 거대서사, 장편소설마저 종언을 맞이하는 듯하다. 그의 어린 시절과 청춘을 함께한 형제자매, 오랜 친구들은 세상을 떠나고 다섯 자녀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일흔이 넘어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한 그는 시간을 과거로 되돌린다. 오랜 세월을 반추하며 추억에 잠겼다가, 자신이 쓴 글 하나하나를 다시 퇴고하기 시작한다. 그 모든 작품을 퇴고한 결과가 바로 『타임퀘이크』다. 이 소설에는 그의 삶과 우주가 담겼다.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삶을 성공적으로 항해하는 보니것식 지혜의 총체 중 핵심이자 정수다. 소설과 논픽션을 막론하고 보니것의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그때의 감동과 희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귓가에 선명하다. “나도 당신과 매우 비슷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당신이 관심을 갖는 많은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을지라도.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땡그랑! 이 맛에 사는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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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세이렌

도서정보 : 커트 보니것 / 문학동네 / 2023년 01월 1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보니것은 우리 삶의 우주적 무의미함에
대해 노래하고 조롱한다. 그의 글은
오늘날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임과
동시에 과거에서 온 미래의 예언 같다.”
_심채경(『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저자, 행성과학자)

“나는 일련의 우연에 희생당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블랙유머와 풍자의 대가 커트 보니것의 두번째 장편이자 수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작품 『타이탄의 세이렌』이 커트 보니것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스페이스오페라 장르의 클래식이자 코믹-SF계의 원조인 이 소설은 영국의 SF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현존하는 최고의 만화 스토리 작가로 알려진 앨런 무어의 『와치맨』의 영감이 되었다. 모든 공간과 모든 시간을 아우르며 우주전쟁과 시간여행,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사랑과 우정을 기발한 상상력과 남다른 통찰력으로 이야기한다. 인간존재와 세상만사의 아이러니, 무의미의 의미와 가치의 무가치, 운명과 우연에 대한 보니것만의 시니컬하면서도 우주적인 대답.

“저 위의 누군가가 날 좋아하나봐!”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제3차대공황이 닥치기 전 어느 시점의 미래, 신우주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은 우주로, 색도 냄새도 무게도 없는 무한한 바깥의 바다로 나아갔다. 영원히 로켓을 쏘아올려도 우주는 결코 가득차지 않으리라 믿었다. 인간의 내면은 더이상 인류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며 궁극적으로 얻고자 했던 것은 모든 창조의 책임자가 누구며 모든 창조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우주에서 발견한 것은 이미 지구에도 풍족했던 것, 끝없는 무의미의 악몽이었다.

어느 젊은 남자는 평생 동안 이어진 행운으로 지구상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이유도 목적도 알 수 없는 눈먼 행운에 대해 그는 그저 “저 위의 누군가가 날 좋아하나봐!”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는 노력 없이 얻어낸 환상적인 행운이 신의 손길인 양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곤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 어느 나이든 남자는 우주여행을 떠났다가 불의의 사고로 ‘크로노-신클래스틱 인펀디뷸럼’이라는 4차원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간다. 그리하여 모든 시간과 모든 공간에 걸쳐 존재하며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우주의 파동현상’으로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아내에게 그녀가 ‘지구에서 가장 운좋은 망나니’와 짝이 되어 화성에서 아이를 낳고, 태양계를 떠돌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까지 가게 되리라 예언한다. 타이탄에서는 어떤 존재가 그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신은 이들의 운명을 가지고 무슨 장난을 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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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래 평전

도서정보 : 고형진 / 문학동네 / 2023년 02월 1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눈물의 시인’ 박용래 문학세계의 모든 것

1960~70년대 한국적 서정의 독보적 경지를 선보이며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박용래 시인의 시전집과 산문전집, 평전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울타리 밖」을 비롯해 「겨울밤」 「저녁눈」 「점묘」 등의 명시들로 확고한 문학사적 평가를 얻고 후배 시인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지만, 그의 문학성이 온전히 갈무리된 전집이 미비한 점은 오랜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정본 백석 시집』 등의 작업으로 시 정본 연구의 면밀함을 인정받은 고려대 고형진 교수가 수년간의 자료 조사와 연구 끝에 내놓은 『박용래 시전집』 『박용래 산문전집』, 그리고 그의 문학적 일대기를 담은 『박용래 평전』은 시인이 생전에 발표한 시와 산문 작품, 미발표 원고, 편지 등을 망라하고 시인에 대한 전기적 사실과 증언 등을 두루 참조하여 박용래 시인의 문학세계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박용래 시인은 1925년 충청남도 강경에서 태어났다. 그는 명문인 강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은행(현 한국은행)에 입사했으나 은행 업무에 대한 환멸과 시에 대한 열망으로 3년 만에 그만두었고, 그뒤 몇 차례의 짧은 교직 생활을 제외하고는 줄곧 시쓰기에 전념했다. 1955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 6월호에 「가을의 노래」, 1956년 1월호와 4월호에 「황토길」과 「땅」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온 그는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 『싸락눈』을 간행하고 이듬해 제1회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했으며, 1975년 두번째 시집 『강아지풀』, 1979년 세번째 시집 『백발의 꽃대궁』을 펴냈다.
박용래의 시는 짧은 시행 안에 풍경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면서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과 같이 다가온다. 여기에는 함축적인 이미지와 엄격한 언어 조탁에서 비롯된 그의 독특한 회화적 형식미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박용래 시인은 스스로 ‘점묘의 기법’이라고 부른 바 있다.

삶 속에서 문학을 살아간 시인의 초상

『박용래 평전』은 박용래 시인의 시전집과 산문전집을 엮으며 누구보다 그의 문학세계를 깊이 들여다본 고형진 교수가 수년에 걸쳐 시인에 관한 기록과 자료를 검토하고, 그와 가까웠던 이들을 찾아 직접 확인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시인의 문학과 일생을 조명한 뜻깊은 저작이다. 특유의 면밀한 조사와 연구로 시인에 대해 알려진 사실을 하나하나 검토해 오류를 바로잡고, 시인의 고향을 비롯해 그가 거쳐간 장소를 일일이 방문해 그의 내면 풍경을 상상하고, 그와 관련된 인물과 텍스트를 두루 참조해 그 영향 관계를 밝히는 열정과 수고는 박용래 시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때로는 엄밀한 논증으로, 때로는 극적인 이야기로 전해지는 박용래 시인의 일생은 “오직 시인으로만 살았던”(6쪽) 이의 일대기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자신을 어머니처럼 돌봐주었던 열 살 위 누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고, 시쓰기에 매진하기 위해 남들이 부러워하던 은행원이라는 직업을 미련없이 그만두고, 존경하는 시인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먼길을 떠나 밤길을 헤매고, 마음이 통하는 시인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기꺼이 눈물을 글썽이는 시인의 모습은 운명적으로 시인의 길을 걸어간, 삶 속에서 문학을 살아간 시인의 초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시인이 온몸으로 통과한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의 극적인 현대사와 당대의 문단 풍경은 학술적인 연구서로는 접하기 어려운 당대 역사와 문학의 미시적인 면면을 흥미롭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구매가격 : 16,100 원

박용래 산문전집

도서정보 : 박용래 / 문학동네 / 2023년 02월 1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눈물의 시인’ 박용래 문학세계의 모든 것

1960~70년대 한국적 서정의 독보적 경지를 선보이며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박용래 시인의 시전집과 산문전집, 평전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울타리 밖」을 비롯해 「겨울밤」 「저녁눈」 「점묘」 등의 명시들로 확고한 문학사적 평가를 얻고 후배 시인들의 사랑을 받는 시인이지만, 그의 문학성이 온전히 갈무리된 전집이 미비한 점은 오랜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정본 백석 시집』 등의 작업으로 시 정본 연구의 면밀함을 인정받은 고려대 고형진 교수가 수년간의 자료 조사와 연구 끝에 내놓은 『박용래 시전집』 『박용래 산문전집』, 그리고 그의 문학적 일대기를 담은 『박용래 평전』은 시인이 생전에 발표한 시와 산문 작품, 미발표 원고, 편지 등을 망라하고 시인에 대한 전기적 사실과 증언 등을 두루 참조하여 박용래 시인의 문학세계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박용래 시인은 1925년 충청남도 강경에서 태어났다. 그는 명문인 강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은행(현 한국은행)에 입사했으나 은행 업무에 대한 환멸과 시에 대한 열망으로 3년 만에 그만두었고, 그뒤 몇 차례의 짧은 교직 생활을 제외하고는 줄곧 시쓰기에 전념했다. 1955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 6월호에 「가을의 노래」, 1956년 1월호와 4월호에 「황토길」과 「땅」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온 그는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 『싸락눈』을 간행하고 이듬해 제1회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했으며, 1975년 두번째 시집 『강아지풀』, 1979년 세번째 시집 『백발의 꽃대궁』을 펴냈다.
박용래의 시는 짧은 시행 안에 풍경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면서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과 같이 다가온다. 여기에는 함축적인 이미지와 엄격한 언어 조탁에서 비롯된 그의 독특한 회화적 형식미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박용래 시인은 스스로 ‘점묘의 기법’이라고 부른 바 있다.

시를 방불케 하는 박용래의 산문 미학

『박용래 산문전집』은 시뿐 아니라 산문에서도 시를 방불케 하는 구성과 함축의 미학을 구사한 박용래의 산문을 두루 모았다. 박용래 시인은 1969년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을 출간하고 이듬해 제1회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시인으로서 유명세를 얻었고, 그 무렵부터 여러 지면에 산문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호박잎에 모이는 빗소리’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자전적 일대기뿐 아니라 시 창작이나 일상에 대한 짧은 산문 청탁에도 그는 시적인 묘사와 운율이 가득한 글을 통해 산문시에 가까운 독특한 형식의 산문 미학을 선보였다. 또한 산문에 드러난 시적 이미지가 훗날 시 작품으로 이어지는 장면이나 다른 시인들과의 영향 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언급 등은 박용래의 시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시인이 주변 문인이나 예술가, 가족 들에게 보낸 편지 역시 그들에 대한 진정 어린 마음과 함께 그의 문학관이 고아한 문체로 드러나 있어 그의 생애와 인간됨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산문전집은 박용래의 산문을 그 성격에 따라 4부로 나누어 엮었다. 시인이 자신의 문학적 여정을 회고한 자전적 성격의 산문 연재 ‘호박잎에 모이는 빗소리’를 1부로 삼고, 시인으로서의 삶과 창작에 대한 산문을 ‘시론’이라는 제목으로 2부에 묶었으며, 시인의 취미와 관심사 등에 관한 ‘단상’을 3부에, 가족과 문인, 예술가 들에게 보낸 편지를 4부에 모았다. 『박용래 산문전집』 또한 『박용래 시전집』처럼 시인의 창작 의도를 존중해 작품의 수정 과정을 일일이 밝힌 점이 남다르다. 박용래 시인은 시뿐 아니라 산문에서도 이미 지면으로 발표된 글을 친필로 수정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를 본문에 반영하되 각주를 통해 수정 전의 구절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인이 중시한 문학적 완성도의 방향을 짐작해보는 일은 그의 산문을 읽는 독자에게 또다른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구매가격 : 15,4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