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론

도서정보 : 김환태 | 2018-05-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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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론』은 문학 평론가 김환태(金煥泰)의 1938년 비평으로 정지용과 친분을 통해 본 인상을 간결히 드러낸 글이다. 성격에서부터 작품 성격, 시 작품의 예찬론, 신앙 등을 감정에서 느끼는 문학적인 정지용의 예리하고 잠재적이며 타고난 시적인 감수성을 드러내었다.

구매가격 : 2,000 원

복수의 심리학 : 우리는 왜 용서보다 복수에 열광하는가

도서정보 : 스티븐 파인먼 | 2018-05-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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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억눌린 본능, 복수의 문화사
우리는 매일 복수를 꿈꾼다. 자신에게 폭언하는 직장 상사의 커피에 침 뱉는 상상을 하고, 배신한 애인이 고통스럽게 지내길 바란다. 그릇된 정치가가 몰락하는 걸 보며 열광하고, 범죄자에게 최대한 잔혹한 형벌을 내려지기를 은근히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개인적인 복수는 용인되지 않고, 신은 ‘용서’를 가르친다. 복수심은 억제해야 하며, 마음 한구석에 몰아넣고 몰래 간직해야 할 것 정도로 생각한다. 과연 이것이 복수심에 대한 온당한 대접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왜 복수에 끌리고 열광하는 걸까?

『복수의 심리학』은 영국 배스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이자 오랫동안 조직 행동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저자 스티븐 파인먼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일차적인 욕구, ‘복수’에 대해 총망라한다 . 저자는 유인원들의 복수 행태부터 오늘날의 사이버 테러, 리벤지 포르노, 정치 보복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전 역사를 통틀어 개인 및 가족, 직장 그리고 사회와 국가 사이에서 행해진 복수의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복수 충동에 담긴 인간의 본질적인 심리를 밝혀내고, 복수의 순기능, 그리고 지금껏 사회적으로 강요되기만 했을 뿐인 평화와 용서가 어떤 토대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고찰한다. 복수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고 규정한 이 대담한 주장으로 우리는 복수에 대한 기존의 편견과 죄책감을 벗어던지게 될 것이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 속 인류가 어떤 복수를 꿈꾸고 행했는지 살펴보며 복수는 부정해야 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류의 전 역사를 통해 복수심의 근원과 그 기저에 깔린 심리 작용을 낱낱이 살펴보고, 인간 실존의 견지에서 ‘복수’를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이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지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구매가격 : 10,000 원

김훈 소설 속에 나타난 죽음인식의 미학연구

도서정보 : 임재균 | 2018-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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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에서 전사까지 2년의 세월을 1인칭으로 담은 소설이다. 더불어 가야금의 예인 우륵의 생애를 다룬 『현의 노래』와 대구를 이룬다.

김훈은 독특한 소설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소설속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인식'은 강렬하다.

작가 임재균이 분석한 김훈의 소설속에 나타난 '죽음의식'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특히 죽음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란 점, 아름답지 않고 극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한 김훈의 냉철한 인식을 파고든다

구매가격 : 12,000 원

클래식 클라우드001-셰익스피어

도서정보 : 황광수 | 2018-05-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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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가 아니라,
모든 시대를 위해 존재한 작가”

450년 ‘젊은’ 셰익스피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토리텔러
셰익스피어의 ‘진귀한 언어’를 읽는 문학기행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그 배경지와 연관 지으며 읽어가는 것은
텍스트와 감상자 사이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 셰익스피어 작품의 배경지를 탐방하는 특별한 문학기행
-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거장과 명작의 인사이트
- 한눈에 살펴보는 거장의 삶과 문학의 공간과 키워드, 결정적 장면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우리 시대 대표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여는 첫 거장은 영국이 낳은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이다. 세상을 떠난 지 400년이 넘었지만 그의 명성과 영향력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영어를 사용한 가장 위대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읽히고 연구되고 상연되고 있다. 대산문학상 수상자인 문학평론가 황광수가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 세계를 살펴보기 위해 방문한 도시는 그의 고향인 스트랫퍼드와 주요 활동 무대였던 런던을 포함해 총 스물한 곳에 이른다. 영국에서 시작해 중서부 유럽을 거쳐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이르는 이 여정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모든 인용문을 직접 우리말로 옮긴 저자는 희곡 대부분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함께 소네트와 이야기시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도 담았다.

“셰익스피어가 떠난 지 400년이 지났지만, 그의 작품들은 지금도 진기하고 신기한 것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의 드라마에는 현대문학을 만든 인물의 모든 원형이 들어 있으며,
그가 빚어낸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의 상호작용은 세계문학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진폭이 크다. 인간의 세속적 욕망과 본성이 풍부하게 녹아들어 있는 그의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읽어가는 것은 우리가 일생 동안 누릴 수 있는 가장 풍요로운 문학적 체험일 것이다.”
-황광수


작품과 그 배경지를 연관 지어
셰익스피어를 읽는 새로운 독법

왜 우리는 400년도 더 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어야 하나? 저자에 따르면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인이 되는 것은 우리들 자신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오늘날 영어의 상당수 표현들은 킹 제임스 성경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문학에서 연유한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인물들(이아고, 에드먼드, 리처드 3세 등)이 없었더라면 결코 존재할 수 없었을 근대소설의 주인공들(쥘리앵 소렐, 라스콜리니코프, 스타브로긴 등)도 부지기수이다. 작품 속 인물만이 아니라 헤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데리다 등을 읽을 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셰익스피어와 마주치게 된다. 일상 언어에서, 세계 문학에서, 주변 학문에서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고 지나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독자와 학자들이 거듭해서 셰익스피어를 읽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와 현대의 독자 사이를 가르는 시공간의 차이로 인해 한국의 독자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기에는 어려움과 부담감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4대 비극’이라는 범주, 비극과 희극이라는 이분법이 만들어지고 널리 통용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그런 범주와 이분법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폭넓게 읽고 이해하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왜 4대 비극이 아닐까? 『베니스의 상인』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저자는 그런 축소 지향적인 틀이 부정적인 선입견을 제공한다고 지적하며,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그 배경지와 연관 지으며 한 편 한 편 읽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37편에 달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여러 평자가 밝힌 대로 당시에 유행하던 주제나 극단의 경제적 요구에 맞추어 쓴 것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헨리 6세』 3부작)에서 마지막 작품(『폭풍』)에 이르는 과정을 세심히 들여다보면 흐릿하게나마 하나의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세계는 가까운 역사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본성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이탈리아를 거쳐, 철학과 미학을 탐색하기에 알맞은 아테네에 이르고 있다. 이 흐름을 따라가며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그 배경지와 연관 지어 생각해보는 것, 그렇게 시공간적 거리로 인해 느슨해진 텍스트와 감상자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셰익스피어 문학기행의 목적이다.

온 세상이 하나의 무대였던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찾아: 런던-스트랫퍼드-파리-헬싱외르-바이마르-베네치아-로마-아테네

이 책은 셰익스피어 문학의 주 무대였던 유럽을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 셰익스피어 루트를 구성했다. 첫 번째 지역은 영국으로,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와 그의 활동 무대였던 런던이 들어 있다. 『리어 왕』과 『맥베스』그리고 『헨리 6세』를 포함한 사극들이 영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두 번째 지역은 파리에서 빈에 이르는 중서부 유럽으로, 『끝이 좋으면 다 좋다』 『햄릿』 등의 무대인 파리, 헬싱외르, 바이마르 등을 아우른다. 세 번째 지역은 이탈리아에서 그리스에 이르는 지중해 연안으로, 『오셀로』 한여름 밤의 꿈』 『줄리어스 시저』 등의 무대인 베네치아, 아테네, 로마 등으로 이어진다. 셰익스피어에게는 ‘온 세상이 하나의 무대’였고, 저자의 기행은 그의 무대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사실 셰익스피어가 영국을 벗어나 유럽을 여행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대한 작가는 오직 상상력만으로 전 유럽과 그 너머를 무대로 한 각 작품의 배경지를 놀랍도록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햄릿, 오셀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헬싱외르, 베네치아, 베로나라는 도시가 아니라면 형상화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배경이 된 도시들을 차례로 방문한 저자는 그곳에서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을 다시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문학평론가로서, 셰익스피어 연구자로서 전하는 그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셰익스피어 읽기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저자에게 『리어 왕』은 노년 문제에 대한 통찰을, 『베니스의 상인』은 샤일록의 휴머니즘을, 『십이야』는 성적 욕망과 ‘언어의 새끼치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저자의 이러한 해석과 평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데 하나의 참고할 만한 의견 또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셰익스피어 입문서로도 활용 가능한 내용과 구성

저자는 총 스물한 곳에 이르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배경지를 방문했으며, 이 책을 위해 셰익스피어 작품의 모든 인용문을 직접 우리말로 옮겼다. 또한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셰익스피어의 사극과 시 시계, 그리고 셰익스피어 문학의 전체적 특징과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는 글을 실었다. 이 글들은 기행의 형식에 담지 못한 셰익스피어 문학의 성격과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을 따라가며 셰익스피어의 거의 모든 희곡을 조망하는 전망대의 꼴을 갖추고 있다. 독자들은 이 여정을 따라가며 이 책을 읽을 수 있고, 우선 관심이 가는 작품과 관련된 부분부터 읽을 수도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다른 셰익스피어의 책들과 구분되는 특징은 단순히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객관적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셰익스피어와 작가 셰익스피어에게 의미 있는 주요 장소들을 직접 찾아간 취재 기행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작가의 공간이 창작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순간 작품은 더 깊은 내러티브를 갖게 된다. 저자는 현재 남아 있는 거장의 자취를 탐색하고 과거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여행을 통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셰익스피어를 진정한 모습을 새로이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이 탄생한 곳, 거장의 숨결이 남아 있는 장소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5,040 원

클래식 클라우드002-니체

도서정보 : 이진우 | 2018-05-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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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를 체험하지 않고서는
니체의 철학을 오롯이 이해하지 못한다”

망치를 들고 신과 대면한 철학자,
니체가 알프스에서 발견한 아모르파티

니체의 삶이 지나간 길, 니체의 사상이 태어난 길
그리고 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길

- 거장의 흔적이 남은 공간으로의 철학기행
-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거장과 명작의 인사이트
- 한눈에 살펴보는 거장의 삶과 사유의 공간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망치로 기존의 도덕을 깨부순 파괴자, 그러나 결국에는 광기를 주체 못해 정신병원을 전전한 정신이상자. 우리가 기억하는 단편적인 니체다. 니체는 자신이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음을 한탄하며, 사후에 다시 태어날 것이라 예언했다. 그가 사망한 지 100년이 흐른 지금에도 초인, 권력에의 의지, 영혼회귀, 운명애,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 등 니체의 이름과 함께 등장하는 개념들은 여전히 우리를 유혹한다.
우리는 니체를 말하지 않고서 20세기를 통과할 수 없다. 니체는 마르크스, 프로이트와 더불어 20세기 초 혁명적 사상가로 꼽힌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니체는 생각한 대로 살았고 살아온 그대로를 철학으로 만든, 삶과 시유가 분리되지 않은 사상가였다. 모든 가치를 전복한 위대한 사상가인 동시에 자기 생을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생활인이라는 평가는 여기서 나왔다. 또한 그의 책은 철학서인 동시에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한 처방전이며 극복하기 위한 다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철학적 배경 없이도 니체를 읽고, 니체를 통해 자신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상가 중에 가장 모순적인 철학자, 니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첫 사상가로 니체를 초대한 이유다.
이 책은 의심의 철학자이자 니체 전문가 이진우 교수가 니체 사상의 뿌리가 어디에서 태동했는지를 밝히는 니체 고고학이며 니체가 영감을 받았던 곳을 직접 찾아간 탐험 기록이다. 니체가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광기에 침식당하기 전까지 격렬하게 방황하고 방랑했던 9년 반의 시기를 따라 걷다 보면 추상적으로만 느껴지던 니체의 철학적 개념들이 눈앞에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나는 나의 삶이 영원히 반복되기를 원할 정도로 정말 간절히 원하는가?”
_ 니체

니체의 삶과 사유의 공간, 알프스와 지중해를 체험하다
병든 몸을 치유하고 영혼의 기후를 찾기 위해 떠난 길에서 니체가 발견한 자아와 세계

‘신은 죽었다’는 신처럼 떠받들던 단일한 가치의 상실, 즉 허무주의의 도래를 선언한 것이다. 니체의 경고대로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의 홍수에서 허우적거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따를 만한 절대적 가치가 없다는 수동적 허무주의로 빠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가치를 스스로 찾겠다는 능동적 허무주의로 선회할 것인가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즉 만족할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의 선택지가 우리에겐 있다. 주어진 것을 노예처럼 감수하는 ‘마지막 인간’, ‘최후의 인간’이라면 굳이 방황할 필요가 없다. 니체의 여행은 끊임없는 의심과 질문으로 점철된 시행착오의 시간이며, 또한 성장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진우 교수는 니체가 스스로를 유배한 곳을 따라 걸으며 바로 그 시행착오와 성장의 순간순간을 목격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니체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화려함에 도취하지 않고 깊은 내면으로 침잠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프랑스 니스에서는 번잡함 속에서 속물의 근성을 파악한다. 알프스를 낀 스위스의 질스 마리아에서는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영감을 받은 바위가 있다. 그리고 니체가 발작을 일으킨 토리노까지, 방랑의 시간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지도가 된다.
세상의 온갖 문제를 뛰어넘은 것 같은 해발 1,800미터 고산 지대에서 니체가 깨달은 것은 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영원히 반복된다는 것이다. 영혼회귀 사상의 뿌리는 책상에 있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이 삶을 반복해도 좋을 만큼 하루를 충만하게 살 것, 비극까지 포함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것. 이 결심이 선다면 그 순간 니체가 여름이면 올랐던 서늘한 고산과 겨울이면 거닐었던 따뜻한 바다가 펼쳐진다. 니체가 말한 영혼의 기후란 비단 자연환경의 그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이루어놓은 상태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혹은 삶을 긍정하는 태도 등 더 높은 차원으로 영혼을 끌어올릴 수 있는 토양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본래의 내가 될 수 있는가”
니체가 삶을 엮고 사상을 잉태한 곳에서 우리 자신의 길을 발견하다

니체는 평생 두통과 위통 등 온갖 질병에 시달렸다. 뇌질환으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도 극심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얻은 바젤 대학 교수 자리도 당대 음악계 거장 바그너와의 친교도 그를 안심시키거나 붙들어놓을 순 없었다. 병든 몸을 치유하려면 사유를 더 맹렬히 해야 한다고 믿었던 니체는 생각하기 알맞은 장소를 찾아 떠나기로 한다. 안정된 삶을 떠나 위험 속으로 스스로를 내던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건강한 삶을 발견했다. 니체가 추구한 위험한 삶이란 잘못된 장소, 금지된 장소에 들어와 있다는 자각에서부터 시작된다. 생각 없이 열심히 일하며 명성이나 돈을 좇는 노예라면 몰라도 자신의 삶을 예술작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주인은 그런 곳에서 살 수 없다. 자각이 있다면 이제 답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틈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진우 교수는 자기가 서 있는 일상의 장소에서 한 번쯤 탈출할 것을 권한다. 공간은 삶의 양식뿐만 아니라 사유의 방식도 결정한다. 공간의 변화라는 그 의도적 방랑의 전과 후에 얻은 결론이 동일하더라도 그 질은 사뭇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할 때 그 사람이 머무른 장소를 언급하지 않고는 그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바젤에 머무를 때의 니체와 알프스를 오르내릴 때의 니체는 같은 인물이 아니었다. 이 책은 공간을 중심에 둔 니체 읽기다.
이제까지 당연하다고 믿었던 가치관, 신성시했던 세계관에 물음표를 붙인다면 그 사람은 니체주의자라고 이진우 교수는 말한다. 자기 삶에 균열이 인다면, “나는 어떻게 본래의 내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품을 수 있다면 이 책의 효용은 충분하다. 그 사람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내가 너희에게 같은 모험을 하길 권하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또는 같은 고독을 권하리라고. 왜냐하면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은 아무도 만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길들’이 그것을 초래한다. 아무도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위험, 우연, 악의와 악천후 중에서 그에게 닥치는 모든 것을 그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는 자신을 위해 자신의 길을 갖고 있다.” (니체, 『유고(1885년 가을~1887년 가을)』)

구매가격 : 17,600 원

클래식 클라우드003-클림트

도서정보 : 전원경 | 2018-05-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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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와도 다른,
어제의 나와도 다른 새로운 예술가”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탄생시킨
예술가 클림트의 자양분과 새로운 영감의 기원을 찾아서

오스트리아 빈, 아터 호수, 이탈리아 라벤나!
클림트의 삶의 무대에서 황금빛 예술의 탄생지까지,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간직한 모순의 화가 클림트의 세계를 걷다

- 2018년 서거 100주년, 클림트를 새로 만나는 특별한 예술기행
-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거장과 명작의 인사이트
- 한눈에 살펴보는 거장의 삶과 예술의 공간과 키워드, 결정적 장면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모든 예술은 에로틱하다.” 발칙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 도발적인 말의 주인공은 바로 클림트다. 황금으로 장식한 서로 꼭 끌어안고 있는 연인을 그린 그의 대표작 〈키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 받는 작품 중 하나인 이 그림은 노트에서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곳곳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동시에 그 누구와도 닮지 않은 독특하고 혁신적인 그림을 탄생시킨 화가 클림트에 대해 묻는다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거장의 이름은 무척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설다.
『클림트: 빈에서 만난 황금빛 키스의 화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미처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클림트를 제대로 만나는 기회를 선사하는 책이다. 유럽의 예술과 문화, 역사에 대한 여러 책을 출간한 전원경 작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머물렀던 곳의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클림트의 주요 장소들을 직접 찾았다. 클림트가 평생 살았던 터전이자 오스트리아 제국의 수도였던 빈, 여름의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났던 아터 호수, 대표작들이 탄생한 황금시대의 영감을 준 중세도시 이탈리아 라벤나에서 저자는 인간 클림트와 예술가 클림트의 발자취를 발견한다.
2018년은 클림트의 서거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1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세대와 공간을 넘어 클림트의 작품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탄생시켰을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클림트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종종 명작의 아우라에 사로잡혀 작품만큼 위대한 창작자의 존재를 잊곤 한다. 저자는 빈에서 라벤나에 이르는 ‘클림트로의 길’을 따라 걸으며 각각의 장소의 의미와 그곳에서 살고 사랑하고 그림을 그렸던 클림트를 상상한다. 그리고 그의 위대한 작품의 기원을 모색한다.

내게 중요한 점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내 그림을 좋아하는가 하는 문제다.
_ 클림트

“내 그림을 보라”
작품 뒤에 선 거장 클림트의 생애와 생각

클림트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사생활은 물론, 작품에 대해서도 설명하거나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화가로서의 나를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주의 깊게 살펴보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이 온전히 예술가로서만 이해되길 원하며 작품의 뒤에 머물렀던 그의 태도를 대변한다. 그러나 삶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삶에 대해 말할 거리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는 클림트의 삶을 몇 가지 주요 키워드로 구성한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클림트가 살았던 ‘세기말’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빈’이라는 공간적 배경이다.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분위기는 평생 빈에 머문 클림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빈을 직접 거닐며 여전히 남아 있는 세기말 빈의 풍광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한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가족들로 인한 죽음에 대한 공포, 평생의 연인 에밀리를 비롯한 여러 연인들과의 관계, 동료들이 ‘장군’이라 부른 리더십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인간 클림트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가 어떻게 〈키스〉로 대표되는 황금빛 관능의 예술을 완성할 수 있었는지 그 연결고리를 짚어준다.
클림트의 창작 활동은 성공과 혁신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혁신이 늘 칭송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전통적인 역사화로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얻은 클림트는 성공이 보장된 삶 대신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외치며 빈 분리파를 결성했다. 10년 후에는 비잔티움의 황금 모자이크를 만나 ‘황금시대’로 또 한 번 혁신을 이룬다. 놀라운 것은 창작 활동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할 시기에 매번 클림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예술의 돌파구를 모색했다는 점이다.

“누가 내 그림을 좋아하는가”
사랑과 비난을 동시에 받은 혁신의 예술가

“놀라운 천재성과 개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단 한 명의 화가가 이렇게 가고 말았어요.” 1918년 2월, 클림트가 세상을 떠났을 때 후배이자 동료 화가였던 오스카 코코슈카가 울면서 어머니에게 쓴 편지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클림트의 그림은 그 누구의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창성을 자랑한다. 감탄을 자아내는 황금빛, 보는 이를 사로잡는 고혹적인 여인들, 정체를 알 수 없는 독특한 문양……. 클림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이러한 그림을 그린 화가는 없었다.
스스로도 “수많은 예술가들 가운데 그 누구의 그림과도 다른 클림트만의 작품에 매혹되었다”고 밝힌 저자는 비록 클림트의 작품이 서양미술사의 흐름에서 섬처럼 동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보다 깊이 들여다보면 클림트의 독창적인 작품들 역시 영향을 받은 요소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앞선 선배나 동시대의 다른 지역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과 달리 클림트의 영감의 원천은 훨씬 더 오래되고 더 먼 곳에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키스>를 보기 위해 연간 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빈 벨베데레 미술관에서 황금시대의 씨앗이 된 이탈리아 라벤나의 성당에 이르기까지 작품과 관련된 주요 장소를 따라가며 저자는 클림트의 작품 세계의 흐름을 살펴본다. 그리고 클림트가 드나들던 살롱의 여주인이자 유력한 예술 애호가였던 베르타 주커칸들의 말을 인용해 예술가로서의 클림트를 정의한다. “클림트는 끊임없이 멈추었다 나아가는 인물이다.”

“클림트의 영광은 끝나지 않았다”
과거의 공간에서 만나는 현재의 순간

예순이 되기 전에 죽을 것이라는 공포에 시달리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예술가. 황금으로 장식한 화려한 그림과 달리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고 고요한 생활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음에도 평생 결혼하지 않고 여러 여인들과의 사이에서 열네 명의 사생아를 낳은 남자. 클림트의 삶에는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의 예술 역시 그러한 삶에서 분리되지 않는다. 고답적인 빈의 요구에 맞는 역사화로 시작했으나 거듭 파격적인 작품을 내놓았고, 새로움을 추구한 끝에 과거의 유산에서 해답을 찾았다. 저자는 이러한 클림트의 삶과 작품의 모순을 빈에서 찾고 있다. 빈은 세기말 다른 유럽 국가들이 모두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홀로 제국의 영광에 사로잡혀 과거에 머물렀던 곳이고, 클림트는 죽을 때까지 평생 빈을 떠나지 않았다. 즉 그는 ‘빈의 예술가’였던 것이다.
저자는 여기에 더하여 빈이 ‘클림트의 도시’임을 주장한다. 처음 도착한 빈 국제공항의 벽면에는 커다랗게 〈키스〉 이미지가 사람들을 반기고, 〈키스〉를 보기 위해 연간 백만 명의 방문객이 빈 벨베데레 미술관을 찾는다. 저자는 수많은 예술사의 거장을 배출한 예술의 도시 빈 전체가 마치 클림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거대한 전시관 같았다고 기억을 되살린다. 비록 클림트 활동 당시 빈을 지배하던 오스트리아 제국은 멸망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클림트의 영광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다른 클림트의 책들과 구분되는 특징은 단순히 클림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객관적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클림트와 예술가 클림트에게 의미 있는 주요 장소들을 직접 찾아간 취재 기행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작가의 공간이 창작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순간 작품은 더 깊은 내러티브를 갖게 된다. 저자는 현재 남아 있는 거장의 자취를 탐색하고 과거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여행을 통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클림트를 진정한 모습을 새로이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클림트와 그의 작품이 탄생한 곳, 거장의 숨결이 남아 있는 장소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클림트로의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5,040 원

던바의 수

도서정보 : 로빈 던바 | 2018-05-1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맥 부자도 넘지 못하는 마법의 수 150!
로빈 던바가 들려주는 인간관계의 비밀!
당신의 진짜 친구는 몇 명입니까?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학자, 로빈 던바!
침팬지에서 SNS까지 솜씨 좋게 풀어낸 흥미로운 진화심리학



이따금 우리는 경이로운 인류 문화에 눈이 멀어 인간의 행동 양식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진화의 산물인지 간과하곤 한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고, 믿고, 감정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사람 수는 최대 150명이다. 그리고 이 수를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고 한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이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인간의 뇌가 그 이상은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아직 어떤 다른 종에 못지않게 진화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서문」에서







◎ 도서 소개

가장 창의적인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의 강력한 통찰!
급변하는 환경에서 돌아보는 인류 진화의 핵심 메커니즘

항상 지니고 다니는 통신기기, 한시라도 접속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신기술의 발달로 21세기 인간은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서 최대한의 지식과 인간관계를 향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은 우리 신인류가 선사시대의 조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이 책에는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가 영장류와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뒷받침하는 행동적, 인지적, 생리적 기제를 중심으로 깊이 고찰한 진화심리학의 핵심 주제가 21개의 글로 실려 있다. 특히 진화론을 근거로 한 ‘인간이 맺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가 150명’이라는 그의 주장(일명 ‘던바의 수’)은, IT, 조직 이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만큼 강한 설득력을 지닌 연구 성과다. 수천 명의 온라인 친구를 두고도 시시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면, 손안의 모바일을 통해 아무리 많은 소식을 접해도 자꾸 기억력은 나빠진다고 느낀다면, 세상의 반은 싱글이라는 데도 내 짝은 없는 것 같다면, 우리의 마음이 왜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로빈 던바가 솜씨 좋게 풀어낸 진화심리학적 분석에서 지식, 재미 그리고 통찰까지 얻게 될 것이다.

‘던바의 수’로 알려진 저명 진화심리학자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구루가 된 까닭은?

로빈 던바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후 브리스톨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리버풀대학교에서 각각 동물행동학과 동물학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그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인류학과, 심리학과, 그리고 진화생물학과 교수를 지냈고, 리버풀대학교에서는 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을 가르쳤다. 2007년부터 옥스퍼드대학교 인류학, 진화심리학 전공 교수로 있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영장류와 인류가 행동하는 방식을 연구해 온 로빈 던바가 1992년에 제시한 ‘사회적 뇌 가설’은 두뇌가 커질수록 사회적으로 관계 맺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인 영장류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성공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인류 역시 집단생활을 하면서 두뇌를 발달시켰고, 발달된 두뇌는 역으로 더 많은 인맥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로빈 던바는 한 사람이 맺을 수 있는 관계의 수가 150명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던바의 이름을 따 ‘던바의 수’라고 일컫는다. 이 연구는 흥미롭게도 ‘크리스마스카드’에서 시작됐다. 카드를 고르고 편지를 쓰고 우표를 사고 그 카드를 우편으로 보내는 일련의 과정은 카드를 받는 사람을 친밀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1인 평균 68곳이었고, 그 가정의 구성원을 포함해 약 150명이 도출됐다. 이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맞아떨어지는 수치였고, 인류 대부분은 150명 이상의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이론으로 발전됐다.
이렇게 탄생한 ‘던바의 수’는 경영사상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2000년에 발표한 그의 유명한 저서 『티핑 포인트』에서 ‘고어-텍스’ 사의 성공 이유를 설명하는 가운데 ‘던바의 수’, ‘150명’을 언급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후 조직이론에서 다수 연구되고 관련 칼럼에서 회자됐다. 그런데 조직 이론에서만 통용되는 줄 알았던 던바의 법칙이 무한한 인맥 확장을 가능하게 한 디지털 시대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관련 기사에 단골로 인용되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서도 그의 이론에 주목했다. 페이스북 출신의 데이브 모린은 2010년에 일상을 공유하는 어플리케이션 ‘Path’를 개발하면서 아예 던바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한 이용자가 맺을 수 있는 친구의 수를 150명으로 제한한 것이다.

뇌에서 사회까지, 짝짓기에서 종교까지
진화심리학으로 이해하는 흥미로운 인류!

이 책은 로빈 던바가 인기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에 1994년부터 2006년 사이에 기고했던 글과 일간지 『스코츠맨Scotsman』에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인류 조상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성 선택론과 같은 진화론의 핵심 주제를 알기 쉽게 서술하는 한편, ‘던바의 법칙(던바의 수)’, ‘3배수의 법칙’, ‘사회적 뇌 가설’ 등 로빈 던바의 독창적인 연구 성과도 생생한 사례와 함께 보여 준다.
그는 진화심리학에 접근하는 입구로 ‘뇌’를 선택한다. “자연선택이 인류를 위해 어렵사리 진화시킨 모든 특성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단연 인간의 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는 그것이 전능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사회를 감당하기 위해 더 복잡하게 진화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인간의 뇌가 다른 영장류에 비해 발달한 이유 중 하나가 ‘일부일처’ 제도라는 설명이 흥미롭다. 이 밖에도 뇌를 키우는 선택들이 있다. “포유류나 조류에 비하면 지나치게 얽혀 있고 상호 의존적인 사적인 관계들” 말이다.
이 책의 해제를 맡은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에 따르면 인지과학자들은 두뇌의 진화를 세 단계로 나눈다고 한다. 제일 먼저 ‘생존의 뇌survival brain’가 진화했고, 그다음으로 발달한 뇌는 ‘감정의 뇌feeling brain’이다. 하지만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지 생각해 보자면, ‘생존의 뇌’는 어느 정도의 신경 중추를 가지고 있는 모든 동물이 지닌 능력이고,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들도 나름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며 공생하고 있다. 그렇게 인간만이 지닌 능력으로서 등장한 것이 ‘생각의 뇌thinking brain’이다. 하지만 이 또한 동물행동학자들의 연구로 반박됐다. 다른 동물들도 비록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나름의 사고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재천 교수는 ‘설명의 뇌explaining brain’ 가설을 내 놓는다. 시와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심지어는 신화를 창조해내는 동물은 자연계를 통틀어 우리 호모사피엔스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던바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책에서 로빈 던바는 건전한 수다는 몸에도 좋다며 인간의 언어는 여성들 간의 수다를 통해 진화했다고 주장하고(06 언어의 진화),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셰익스피어가 진정한 천재라고 얘기한다(14 인간과 침팬지의 결정적 차이). 이렇게『던바의 수』는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면서 사회성이라는 유산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것이 인간의 진화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당연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흥미로운 사례로 살핀다.
또, 로빈 던바의 진화 이야기가 갖는 미덕은 생물학적 결정론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다른 영장류에 비해 그다지 살갑지 않은 인류가 타인에게 애정을 갖게 되는 이유로 ‘옥시토신’을 언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삶이 통째로 화학물질의 지배를 받는다는 뜻은 아니”며, “화학물질이 분비되었을 때 특정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경 체계를 창조한다”는 점을 강조한다(05 친밀한 유대). 종교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다. 도덕성과 종교에 대한 믿음도 인간의 지능이 고도로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인간이 본래 다룰 수 있는 한계선상에 있는 사회적 인지능력에 의존한다(21 신과 마주한 진화론).
이렇게 로빈 던바가 안내하는 진화심리학은 진화론이 단정적이라는 오해에 맞서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요인들을 함께 고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와 영장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 이는 그가 언어학자, 컴퓨터공학자, 심리학자, 경제학자, 고고학자, 고전학자, 인류학자, 어문학자 등과 활발하게 교유하며 사회 두뇌 가설을 발전시켜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술 진보가 인간을 앞지르는 이 시대
지금, ‘던바의 수’가 왜 중요한가?

‘던바의 수’는 2003년에 발표되어 지금까지도 경영사상, 조직이론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사회의 가파른 변화를 생각한다면 그의 이론이 너무 낡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150’은 아직 반박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게다가 로빈 던바는 그 후로도 연구를 지속하여 가설을 보완해왔다. 그렇게 제시한 이론이 ‘3배수 법칙’이다.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 시작해 그 친밀함이 느슨해질수록 한 사람이 허용하는 인맥의 최대 숫자는 3배수로 늘어난다. 가족과 같이 아주 친밀한 관계는 3~5명, 친척, 친한 친구 들은 15명, 주말에 함께 저녁을 먹는 등 사회적으로 맺은 친밀한 관계는 50명, 조직은 150명 내외가 된다. 그리고 더 느슨해진다면? 500명, 1500명, 5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로빈 던바의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것이며, 인류는 고유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사회적 관계망이 확장되는 것처럼 느끼더라도 인간은 일정한 사회적 관계의 수가 넘어가면 피로를 느낀다. 매해 혹은 매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등록된 친구들을 정리하는 패턴을 일컫는 ‘소셜 디톡스’, ‘관계 디톡스’ 등 문화가 생성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간의 성향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7년 구글에서 ‘가장 완벽한 팀’을 만드는 조건을 찾기 위해 구글의 180개 팀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된 팀보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실수에 대해 징계하지 않으며,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적당한 친밀함이 업무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유념한다면, “상호 의무감이 뒷받침되어 서로 협력하는 사적인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숫자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는 가끔 인류도 자연이 빚어낸 생물의 한 종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인류의 생물학적 뿌리를 무시한 채, 우리는 침팬지나 오랑우탄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인간이 하는 행동 중 진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행동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금의 인류는 진화의 파도 속에서 다듬어진 끝에 태어날 수 있었던 존재다. 로빈 던바는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 없이 하고 있는 행동들 하나하나가 진화에 의한 자연적인 필요성에 의해 나타났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책 속으로

27쪽_ 포유류는 약 5퍼센트만이 일부일처의 습성을 띤다. 개와 늑대, 여우 과의 수많은 종과 바위타기영양, 아프리카산 작은 영양을 비롯해 일부일처로 짝을 짓는 포유류는 대규모 군집 생활을 하면서 무작위로 짝짓기를 하는 포유류에 비해 뇌의 크기가 훨씬 크다.

_01 일부일처의 뇌



29~30쪽_ 당신의 유전자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를 정확히 50 대 50으로 섞은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유전형질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을 닮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신은 어머니의 코, 아버지의 턱, 심지어 격세유전의 영향으로 할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물려받아 전체적으로 보면 일종의 모자이크 작품 같다. (29-30)

_01 일부일처의 뇌



33쪽_ 실제로 여성 중 약 3분의 1은 세상을 네 가지 색으로 보는 반면 남성은 세 가지 표준 색인 빨강, 파랑, 초록으로 세상을 본다. 네 가지 색깔을 인지할 수 있는 테트라크로마틱 시각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초록 혹은 빨강과 미묘하게 다른 색을 구분할 수 있다. 개중에는 다섯 가지 색을 모두 구분하는 여성도 있다. 요컨대 일부 여성이 보는 세상은 나머지 사람들이 보는 세상과 전혀 딴판이라는 말이다.

_01 일부일처의 뇌



47쪽_ 우리는 집단이 어느 정도까지 커질 수 있는지 안다. 그 상한선이 동물이 감당할 수 있는 복잡성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지 집단 구성원들을 개별적으로 기억하고, 가령 X와 Y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 관계를 자신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다른 동료의 도움이 필요할 때 둘 사이의 관계를 조종하기 위해 그 상황에 개입된 개체들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의 문제다.

_02 최대의 인맥, 150



96쪽_ 남자가 선호하는 대화 주제와 여자가 선호하는 대화 주제는 완전히 다를 때가 많다. 그들이 하는 게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대화는 주로 자기가 형성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점검하고 변화무쌍한 사교 범위 안에서 복잡한 대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 반대로 남자들의 대화는 주로 자기과시에 집중한다. 남자들은 자기 자신이나 자기가 잘 아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_06 언어의 진화



107~108쪽_ 우리는 누구나 소수의 성인에게서만 발견되는 특이한 돌연변이체, 즉 유당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유당 분해 효소 락타아제를 가지고 태어난다. 유당은 우유에 포함된 주요 당들 중 하나다. 물론 모든 인간이 아기 때는 우유를 소화할 수 있다. 그러다 젖을 뗄 시기가 되면 우유를 소화하는 락타아제 효소 분비 스위치가 꺼진다. 그 후부터는 우유와 유제품을 소화할 수가 없고 그런 음식을 섭취하면 배앓이를 하거나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

_07 진화가 남긴 흔적들



114쪽_ 우리에게 문제는 뇌의 크기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포유류 전반에 나타나는 기본 패턴을 따른다면 인간의 임신 기간은 21개월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실제 임신 기간은 9개월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조상은 커다란 뇌를 진화시키기에 앞서 먼저 직립보행에 적합한 신체 구조를 진화시켰다.

_07 진화가 남긴 흔적들



117쪽_ 아기들은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과 매력을 가능한 한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킨다. 그중 하나가 엄마의 입장에서 볼 때 미성숙한 아기가 남편을 옆에 잡아두는 수단이 된다는 사실이다. 단 아기가 남편의 자식이 아니라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다. 아빠를 쏙 빼닮은 아이를 낳거나 그 누구도 닮지 않은 아이를 낳는 것이다.

_07 진화가 남긴 흔적들



252~253쪽_ 우리는 해야 할 일 중 상당 부분을 기억에 의존한다. 단순한 지각능력으로는 과학을 발전시킬 수 없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은 해박한 지식의 성패에 따라 발전한다. …… 세상에서 실제 존재하는 방식을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는 능력이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지각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참신한 생각을 떠올릴 수 없다.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기억하지 못한 채, 과거의 사실들과 전혀 무관한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는 것은 제아무리 천재라도 불가능하다.

_16 과학 속의 예술, 예술 속의 과학



302~303쪽_ 특정 지점을 넘어서면 커다란 신피질로 인한, 세계, 주로 사회에 관한 정보를 처리하고 조작하는 연산 능력은 자기 마음을 반추하는 능력까지 얻게 된다. 이전 장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유인원은 이 중요한 경계에 놓여 있다. 이 단계에서 계산 능력이 더 발달하면 진정한 의미의 반추 능력이 생겨 둘 (“네가 ……를 하고 싶어 한다고 내가 생각하도록 네가 의도했다고 나는 믿는다”) 혹은 그 이상 (“앤드류가 ……를 하고 싶어 한다고 제임스가 생각하도록 네가 의도했다고 나는 믿는다”) 개체들의 관계를 재귀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_20 도덕적인 유일한 동물, 인간



320쪽_ 공동의 종교가 성립하려면 5차 지향성이 필요하다. 5차 지향성은 사람들 대부분이 겪는 지향성의 한계다. 나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구를 만들고 복잡한 사회에서 마주치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는 등 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행동은 2차 혹은 3차 지향성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4차와 5차 지향성은 정신적으로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진화는 검소하기 때문에 그런 대가를 치르려면 반드시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적절한 이유가 바로 종교다.

_21 신과 마주한 진화론

구매가격 : 14,400 원

광장의 목소리

도서정보 : 다카기 노조무 | 2018-05-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분노를 넘어 변화로, 저항을 넘어 혁명으로
일본인의 눈으로 바라본, 촛불혁명의 또 다른 의미

2016년 10월 29일,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부정부패에 분노하며 시작된 촛불의 외침은 12월 3일 232만 명이 모인 가운데 거대한 횃불의 함성이 되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134일 동안 매주 토요일 총 1,7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들었다. 박근혜는 분노한 1,700만 촛불 앞에 끝내 파면당하고 구속되었다.
그 압도적인 힘은 단지 대통령 탄핵에만 머물지 않았다. 촛불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처럼 또 다른 곳으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이 땅에 새로운 민주주의의 흐름을 만들어냈고, 누구나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광장을 선물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태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고 평화롭게 유지된 광장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행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광장의 목소리』는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인의 눈을 통해, 광장을 뒤덮었던 함성과 전율을 되짚어보고 촛불혁명이라는 중대한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참가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새겨보려는 시도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촛불집회를 중심으로 일어난 일을 일지 형식으로 기록했고, 2부에서는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증언을 모았다. 모든 기록에는 그날 광장에 선 이웃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저자 다카기 노조무는 그들의 증언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사회적 병폐와 과제를 되짚고, 나아가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모색해낸다. 광장에 선 저마다의 사연은 다르지만 적어도 한 가지 지점에서만은 일치한다. 광장의 민주주의는 촛불과 함께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광장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이념과 지역, 계층과 세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사명이 기다리고 있다고. ‘광장’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 출판사 서평

1987년 6월 항쟁 그리고 2016년 촛불혁명
다시 ‘광장의 시간’을 기억하고 희망하는 한 일본인의 시선

치열했던 한국의 민주화 역사에는 수많은 희생이 있어왔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바로 이름 없는 무수한 시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카기 노조무는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으로서, 1987년 6월 항쟁의 뜨거운 열기를 생생히 기억하는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지난 시점에 저자는 또다시 중대한 역사적 기로에 선 대한민국의 열기와 정면으로 맞닥뜨린다. 스스로 광장에 나가 수많은 시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선 저자는, 그곳에서 오래전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세월을 뛰어넘어 되풀이된 광장의 시간. 박근혜 정권의 부정부패를 지탄하기 위해 시작된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는, 2016년 10월 29일부터 2017년 3월 11일까지 20회 걸쳐 총 1,700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결과를 낳았다. 탄핵 판결이 내려지던 날, 대한민국은 대내외에 민주주의의 승리를 엄숙히 선포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승리의 순간에, 저자는 고개를 돌려 광장에 집결한 무수한 보통 사람들의 낮은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인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수많은 목소리가
그날 그곳에 있었다

저자가 각종 자료와 인터뷰로 재구성한 그날 광장에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슬픔을 가슴에 새긴 사람이 있었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결국 세상을 떠난 농민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능력이 없다면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최순실의 딸에게 격분한 수험생도 있었다.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양극화사회에서 숨 막혀 하던 사람들이 밖으로 뱉어낸 수많은 목소리가 광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침묵하는 것으로만 알았던 사람들은 더 이상 조용히 침묵하지 않았다. 한국 사회의 적폐에 괴로워하던 이들이 저마다 안고 있는 문제를 자유발언대에서 털어놓았다. 나이와 지역, 직업을 뛰어넘어 모든 이들이 이제껏 몰랐던 현실에 눈을 뜨고, 이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차츰 변해갔다. ‘광장의 민주주의’로 표현된 공간은 세대와 사상을 초월해 시민의 마음을 이어주는 연대의 장이 되었다. 사회에 널려 있는 문제를 실감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교육의 장이기도 했다. 저자가 말하듯,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온 나라의 광장은 곧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광장’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광장의 민의는 승리했고, 바야흐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형태가 제시되었다. 국민이 주체가 된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의미에서 촛불혁명은 지금껏 본 적 없는 평화적 민주주의 모델로서 전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자가 시종일관 놀라워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촛불혁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합법적으로 질서를 지켜 ‘부상자와 구속자 0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고도 부정을 저지른 대통령을 파면하고 정권을 교체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해 겨울 매일 광장에 모여 승리를 이끌어낸 사람들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계 각지의 시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촛불의 과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박근혜가 구속되어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박근혜로 대표되는 적폐는 여전히 건재해 보인다. 사회 전체를 대수술하는 거대한 과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서 용기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 이제는 “어떤 권력도 쉽게 시민을 유린할 수 없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연대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광장의 촛불집회에서 얻은 경험을 일상에서 실천해가는 길일지 모른다.
무수한 작은 촛불이 모여 거센 겨울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살아남았다. 불의한 권력을 단죄했듯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촛불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광장은 그해 겨울처럼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광장의 목소리』는 그날의 증언이자 약속으로 남을 것이다.


◎ 책 속에서

촛불혁명은 시종일관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 권력이 과잉 탄압하지 않는 한, 질서 있고 평화로운 행동으로 시민의 의사를 표현하고 사회를 바꿔가는 게 가능하다는 증거였다. 혁명이라는 단어는 무장봉기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 p.12, 들어가며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거나 조종당하는 객체에서 벗어난 시민과, 상호 비판과 제안을 받아들이는 운동권의 원활한 소통이 있어야 시위의 질이 높아지고 발전할 수 있다. 수많은 외국 특파원이 ‘광장의 민주주의’라고 표현한 촛불집회는 많은 참가 인원이라는 외형과 함께 그 내실 면에서도 조금씩 진화하기 시작했다.

- pp.53-54, 제1부 촛불혁명 134일의 기록


헌정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오후의 거리를 메운 사람들의 발걸음은 멈출 줄 몰랐다. 주말마다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비폭력을 주장하며 질서 정연하게 행동하는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공포와 폭력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지구촌을 둘러보면 기적이라고 불러야 할 사건이었다.

- pp.89~90, 제1부 촛불혁명 134일의 기록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사회에서 계속 좌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심한 가난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젊은이들도 이번 경험을 통해 희망과 승리를 맛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이라도 승리를 경험한 사람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 이 사람들이 앞으로 개혁의 원동력이 되어줄 겁니다.

- p.158, 제2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증언


처음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촛불집회는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광장이라는 소중한 장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타인을 돌아보며 보냈던 소중한 시간을 되새기다 보니, 앞으로는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대립각을 세워온 사람들과 나라도 무조건 서로 다르다고 배척하거나 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됩니다.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을 거라 믿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광장 안에서는 하나가 되었던 경험이 많은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 p.171, 제2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증언


실제로 광장에 모인 많은 젊은이의 모습을 보고 나니, 설사 이 싸움이 패배로 끝나더라도 이렇게 강렬하게 민주주의를 경험한 세대의 DNA는 다음 세대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p.189, 제2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증언

구매가격 : 12,000 원

지도로 읽는다 지리와 지명의 세계사 도감 1

도서정보 : 미야자키 마사카츠 | 2018-05-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역사’와 ‘지리’와 ‘지명’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지도 하나로 세계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그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역사와 지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지도에 표시된 지명에도 숨겨진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세계사와는 읽고 이해하는 방식이 다른 생생한 지구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역사’와 ‘지리’와 ‘지명’을 알맞게 조리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유사 이래 인류사의 중심은 인간이 아니라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어내는 통찰력도 땅에 새겨진 생생한 역사 읽기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리와 지명을 중심으로 지도 위에다 세계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인물 중심의 세계사를 탈피해 인류의 역사가 새겨진 땅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인류 사회와 문명의 확대를 ‘지리적’, ‘공간적’으로 해설함으로써 기존의 세계사와는 다른 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리와 지명이 새겨진 지도를 통한 세계사 읽기는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세계지도 위에서 입체적으로 세계사를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
역사의 움직임과 흐름은 지리적 조건이나 지정학적 환경에 큰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곧 역사적인 사건이나 전쟁, 문명의 조우와 충돌, 영웅의 탄생과 소멸은 모두 지리적 조건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쟁이 언제나 일어난 곳에서 일어나듯이, 역사 속에 등장하는 사람은 바뀌지만 땅은 변하지 않고 언제나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리, 지형과 함께 지명에 관한 역사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지명은 인간과 땅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지역적 특징에 대한 오랜 기록이기도 하다. 지명의 유래와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에 대한 식견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지명이 어떤 민족과 언어에서 유래되었는지, 또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왜 이렇게 움직이는가, 어디서 어떻게 역사의 변곡점이 만들어지는가, 현대까지 이어지는 민족의 분쟁과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등 역사적 사건들의 질문에 대한 정답을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세계지도를 펼치고 지리와 지명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 새 역사적 진실과 실체에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계의 역사는 지리, 지형, 기후, 민족, 정치, 전쟁, 문화 등 여러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세계사를 공부할 때는 땅을 중심으로 자기 나름의 지리적 공간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세계지도 위에서 입체적으로 세계사를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 책의 내용과 특징
각 지역의 역사를 시간과 공간을 교차시키면서 입체적으로 해설하는 세계사
이 책의 지도에 표시된 지리와 지명에는 각 지역의 역사와 언어적 특성이 반영된다는 관점을 가지고 세계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지도를 중심으로 세계의 여러 지역을 살펴보고 있으며, 지명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은 인류의 탄생과 문명의 발생부터 출발해 세계사를 지역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각 지역의 역사를 시간과 공간을 교차시키면서 입체적으로 해설하며 세계사의 움직임과 흐름을 개관하는 방식이다. 예들 들면, 1단계는 4대 문명의 탄생과 확대하는 지중해 문명의 시기, 2단계는 지중해를 제패한 이슬람 세계를 다룬다. 3단계는 세계로 진출하는 유럽의 팽창 시대, 4단계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변화를 설명한다.

1단계 - 4대 문명의 탄생과 지중해로 확대되는 문명
사막 주변의 초원(스텝)에서 농업이 시작되며, 5000년 전에 유라시아 5대 하천 유역의 충적평야에서 4대 문명이 형성되었다.
1) 나일 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 지중해 동부로 확대
2)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 소아시아, 시리아, 이란 고원으로 확대
3) 인더스 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 갠지스 강 유역과 남인도, 동남아시아로 확대
4) 황하 유역의 ‘황하 문명’ → 몽골 고원, 한반도, 일본, 베트남으로 확대

2단계 - 이슬람과 몽골이 주도한 유라시아의 대변동
서아시아와 지중해 남쪽 절반이 아라비아 반도에서 일어난 이슬람교도의 ‘대정복운동’(민족이동)에 의해 무너진다. 이에 따라 서아시아와 지중해 대부분은 이슬람제국이 지배했고, 지중해 북부만이 기독교의 세계가 되었다. 즉, 서아시아와 지중해 남부의 이슬람 세계와, 지중해 북부의 유럽 세계로 ‘분열’된 것이다.
이후 11세기에 이슬람제국을 정복한 셀주크 왕조와 13세기에 등장한 몽골제국 등 기마 유목민이 동서양에 걸친 광대한 유라시아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3단계 - 세계를 압도한 유럽의 팽창과 아메리카의 유럽화
유럽 세계는 한 때 이슬람 세계에 압도당했지만 대개간 운동과 십자군 운동 등을 통해 세계사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대항해 시대 이후 아메리카 대륙을 ‘제2의 유럽’으로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지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을 지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19세기가 되면서 유럽 세계는 산업혁명으로 형성된 합리적인 사회시스템, 철도와 증기선의 발달, 그리고 강력한 무력을 앞세워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의 지배자가 되었다.

4단계 - 중국과 인도 등 변화하는 동아시아 세계
중국과 인도, 한국, 일본 등 전통적인 세계를 유지해 온 아시아 세계는 이곳으로 진출한 유럽 세력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발한 20세기 전반의 심한 변혁기를 거쳐 이제는 세계를 움직이는 중심 세력으로 성장했다. 또 동남아시아 등의 세계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세계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구매가격 : 9,000 원

지도로 읽는다 지리와 지명의 세계사 도감 2

도서정보 : 미야자키 마사카츠 | 2018-05-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역사’와 ‘지리’와 ‘지명’으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지도 하나로 세계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그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역사와 지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지도에 표시된 지명에도 숨겨진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세계사와는 읽고 이해하는 방식이 다른 생생한 지구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역사’와 ‘지리’와 ‘지명’을 알맞게 조리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유사 이래 인류사의 중심은 인간이 아니라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어내는 통찰력도 땅에 새겨진 생생한 역사 읽기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리와 지명을 중심으로 지도 위에다 세계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인물 중심의 세계사를 탈피해 인류의 역사가 새겨진 땅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인류 사회와 문명의 확대를 ‘지리적’, ‘공간적’으로 해설함으로써 기존의 세계사와는 다른 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리와 지명이 새겨진 지도를 통한 세계사 읽기는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세계지도 위에서 입체적으로 세계사를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
역사의 움직임과 흐름은 지리적 조건이나 지정학적 환경에 큰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곧 역사적인 사건이나 전쟁, 문명의 조우와 충돌, 영웅의 탄생과 소멸은 모두 지리적 조건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쟁이 언제나 일어난 곳에서 일어나듯이, 역사 속에 등장하는 사람은 바뀌지만 땅은 변하지 않고 언제나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리, 지형과 함께 지명에 관한 역사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지명은 인간과 땅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지역적 특징에 대한 오랜 기록이기도 하다. 지명의 유래와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에 대한 식견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지명이 어떤 민족과 언어에서 유래되었는지, 또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왜 이렇게 움직이는가, 어디서 어떻게 역사의 변곡점이 만들어지는가, 현대까지 이어지는 민족의 분쟁과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등 역사적 사건들의 질문에 대한 정답을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세계지도를 펼치고 지리와 지명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 새 역사적 진실과 실체에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계의 역사는 지리, 지형, 기후, 민족, 정치, 전쟁, 문화 등 여러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세계사를 공부할 때는 땅을 중심으로 자기 나름의 지리적 공간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세계지도 위에서 입체적으로 세계사를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 책의 내용과 특징
각 지역의 역사를 시간과 공간을 교차시키면서 입체적으로 해설하는 세계사
이 책의 지도에 표시된 지리와 지명에는 각 지역의 역사와 언어적 특성이 반영된다는 관점을 가지고 세계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지도를 중심으로 세계의 여러 지역을 살펴보고 있으며, 지명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은 인류의 탄생과 문명의 발생부터 출발해 세계사를 지역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각 지역의 역사를 시간과 공간을 교차시키면서 입체적으로 해설하며 세계사의 움직임과 흐름을 개관하는 방식이다. 예들 들면, 1단계는 4대 문명의 탄생과 확대하는 지중해 문명의 시기, 2단계는 지중해를 제패한 이슬람 세계를 다룬다. 3단계는 세계로 진출하는 유럽의 팽창 시대, 4단계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변화를 설명한다.

1단계 - 4대 문명의 탄생과 지중해로 확대되는 문명
사막 주변의 초원(스텝)에서 농업이 시작되며, 5000년 전에 유라시아 5대 하천 유역의 충적평야에서 4대 문명이 형성되었다.
1) 나일 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 지중해 동부로 확대
2)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 소아시아, 시리아, 이란 고원으로 확대
3) 인더스 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 갠지스 강 유역과 남인도, 동남아시아로 확대
4) 황하 유역의 ‘황하 문명’ → 몽골 고원, 한반도, 일본, 베트남으로 확대

2단계 - 이슬람과 몽골이 주도한 유라시아의 대변동
서아시아와 지중해 남쪽 절반이 아라비아 반도에서 일어난 이슬람교도의 ‘대정복운동’(민족이동)에 의해 무너진다. 이에 따라 서아시아와 지중해 대부분은 이슬람제국이 지배했고, 지중해 북부만이 기독교의 세계가 되었다. 즉, 서아시아와 지중해 남부의 이슬람 세계와, 지중해 북부의 유럽 세계로 ‘분열’된 것이다.
이후 11세기에 이슬람제국을 정복한 셀주크 왕조와 13세기에 등장한 몽골제국 등 기마 유목민이 동서양에 걸친 광대한 유라시아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3단계 - 세계를 압도한 유럽의 팽창과 아메리카의 유럽화
유럽 세계는 한 때 이슬람 세계에 압도당했지만 대개간 운동과 십자군 운동 등을 통해 세계사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대항해 시대 이후 아메리카 대륙을 ‘제2의 유럽’으로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지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을 지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19세기가 되면서 유럽 세계는 산업혁명으로 형성된 합리적인 사회시스템, 철도와 증기선의 발달, 그리고 강력한 무력을 앞세워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의 지배자가 되었다.

4단계 - 중국과 인도 등 변화하는 동아시아 세계
중국과 인도, 한국, 일본 등 전통적인 세계를 유지해 온 아시아 세계는 이곳으로 진출한 유럽 세력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발한 20세기 전반의 심한 변혁기를 거쳐 이제는 세계를 움직이는 중심 세력으로 성장했다. 또 동남아시아 등의 세계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세계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구매가격 : 8,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