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도서정보 : 곽경훈 | 2020-04-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 책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솔직하다.
골 때리는 의사가 쓴 뼈 때리는 병원 이야기.
- 박재영(청년의사 편집주간, 팟캐스트 ‘YG와 JYP의 책걸상’ 진행자)

곽경훈은 의대에 가고 싶지 않았다. 종군기자가 되고 싶었고, 그게 너무 위험하다면 인류학자가 되고 싶었다. 어쩌다 보니 고등학교 내내 성적이 좋았다. 종군기자나 인류학자를 반길 만큼 여유로운 집안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꿈을 이루고 싶을 만큼의 재능이나 의지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의대에 갔다. 그저 ‘성적에 맞춰’ 의대에 갔으니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찼다. 한 번의 유급을 거쳐 7년 만에 ‘끄트머리에서 3등’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지원하고 싶던 전공은 정신과였으나, 이번에도 ‘성적에 맞춰’ 응급의학과 레지던트가 되었다.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는 이런 고백을 시작으로 저자가 ‘최악의 응급실’에서 보낸 4년의 레지던트 기간을 회고하는 내용의 책이다. 특히 ‘미니무스 교수’로 대변되는 무능하고 욕심 많은 리더와 그의 눈치만을 보며 무사안일을 추구하는 의국 분위기가 얼마나 무책임한 결과를 낳았는지 고발하는 내용이다.
응급실을 책임지는 응급의학과장 미니무스 교수는 일견 ‘유능한 의사’처럼 보였지만 그의 진짜 실력은 확인하긴 어려웠다. 다른 무엇보다 ‘월~금 9시 출근 6시 퇴근’을 칼같이 지켰고, 그래서 그가 실제로 응급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 누군가 환자를 적극적으로 진료하려 들면 “응급의학과는 이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야.”라고 호통을 치며 막았다. 그러다 보니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들도 도착 당시 사망으로 판명된 환자에게 시체검안서를 발부하고 가망 없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정도의 일만 하며 ‘평온한 일상’에 집중했다.
병원에서 응급의학과는 ‘미니무스 교수가 이끄는 잉여집단’으로 통했다. 하지만 다른 과라고 딱히 더 나을 것도 없었다. 위중한 환자가 도착해 각 임상과 레지던트들을 불러도 서로 “우리 임상과에 해당하는 환자가 아닙니다.”라며 돌아서기 일쑤였다. 그러한 책임 전가 속에서 ‘좀처럼 믿기 힘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반복되었다. 법적으로 ‘의료 사고’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막을 수 있는 사망’이었던 경우들이다. 어쩌면 대형병원 응급실의 생리에 대한 ‘내부고발’이라고 할 수도 있을 이 책은, 환자들은 접하기 어려운 그리고 의사들은 숨기고 싶은 병원 내부의 이야기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전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싸운다.
완벽하게 수직 계열화된 조직 내에서 철저하게 계급에 맞춘 생존 논리와 맞선다.
- 김남훈(프로레슬러 겸 격투기 해설가, 작가)

곽경훈은 싸운다. 아마추어 복서 경험이 있는 곽경훈은 실제로 주먹을 쓰기도 한다. “야, 응급의학과 따위가 진료하려면 어설프게 하지 말고…” 이 말은 내뱉은 내과 2년차 레지던트는 패혈증 가능성이 있으니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응급의학과 1년차 곽경훈의 말을 계속 무시하고 딴청을 피우다가 결국은 곽경훈의 주먹맛을 본다. 물론 곽경훈 역시 덕분에 징계위원회의 맛을 본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주먹을 날리지는 않는다. 1년차 때의 그 사건으로 ‘또라이’로 인정받은 덕에 이후로는 주먹을 쓸 일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역시 모두 그의 계획에 있었다. 이왕 눈 밖에 나겠다면, 확실하게 도장을 찍어라! ‘최악의 응급실’에서 4년을 버틴 그만의 삐딱한 생존법이다.
‘잉여집단’은 병원이 응급의학과에 부여한 역할이었다. 응급의학과는 응급의료센터 선정에서 탈락하지만 않을 딱 그만큼의 존재감이면 충분했다. 미니무스 교수와 레지던트들을 병원이 부여한 역할에 충실했고, 덕분에 ‘평온한 일상’을 얻었다. 다른 임상과로부터의 무시와 비아냥은 그 평온한 일상의 대가였다.
하지만 곽경훈은 병원과 응급의학과의 이 암묵적 합의를 따를 수 없었다. 일단 다른 임상과 레지던트들의 무시와 비아냥을 견딜 수 없었다. 쪽팔린 게 죽기보다 싫은 곽경훈이었다. 쪽팔린 게 싫은 건 다른 임상과 전공의들 앞에서만이 아니었다. 환자와 환자 보호자 앞에서 쪽팔린 것 역시 그에겐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다. ‘부조리를 바로잡고 열정을 다해 일하겠다’는 정의로운 목표 같은 건 없었다. 의사라는 전문직에 몸담고 있는 자로서의 자존심. 그 자존심을 버릴 수가 없었을 뿐.
선임교수, 정교수, 부교수, 조교수, 임상교수, 전임의, 4년차 레지던트, 3년차 레지던트, 2년차 레지던트, 1년차 레지던트. 이렇게 수직적으로 구성된 의사 집단 속에서 각 임상과 전임의와 레지던트는 ‘환자의 이익’에 신경 쓰기보다 ‘교수님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교수들은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보다는 이렇게 누리는 작은 권력을 즐겼고, 이를 두고 벌어지는 ‘정치 싸움’에 골몰했다. 그러다가 사고가 터지면 지위가 높은 순서대로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모른 척하려 했다. 그 사이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애초의 목적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는 비단 대형병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경직된 의사 결정 구조, 가식과 위선에 찬 상급자, 왜곡된 목표를 지닌 집단이라면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사회 전체의 합의보다 자기네 불문율과 내부 관행을 우선하는 집단이라면 어디서든 같은 부조리와 병폐를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자기가 속해 있는 조직을 떠올리게 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전하는 연대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부조리한 조직의) 일부가 되기를 거부했던 개인의 보잘것없으나 처절한 투쟁의 기록”인 이 책을 저자는 “오늘도 괴물의 일부가 되기를 거부하고 투쟁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바친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국종, 남궁인과는 또 다른
‘글 잘 쓰는 의사’의 탄생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바로 저자의 ‘글빨’이다. 의사들이 펴낸 책은 많다. 하지만 글 잘 쓰는 의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훌륭한 말솜씨나 글재주와는 대척점에 있다.”면서도 “김훈 선생의 『칼의 노래』를 등뼈 삼아 글을 정리”했다는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를 보면 외상외과 의사가 자신의 인생을 담아 쓸 수 있는 글의 한 경지를 확인하게 된다. 또 독자들을 눈물과 감동으로 몰아넣는 『지독한 하루』 『만약은 없다』의 작가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도 글 쓰는 의사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는 이들과 다른 결의 매력을 선보인다. 장르소설을 읽는 것 같은 흡인력과 재미가 저자 곽경훈의 장기다. 응급실 현장의 긴박한 상황에 대한 묘사. 인물을 대하는 시니컬함.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의학뿐 아니라 격투기와 역사, 인류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지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엮어 한 편의 이야기로 그려내는 구성력까지. 책장을 넘기다보면 중간에 끊을 수 없는 어느 메디컬 드라마의 세계에 빠져 버린 느낌이 든다. 다른 것을 다 떠나 그저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찾는 이에게도 이 책은 충분한 만족을 선사할 것이다.

구매가격 : 10,360 원

해피 데이스

도서정보 : 사뮈엘 베케트 | 2020-03-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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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늘도 행복한 날이 될 거예요!”

당신이 거기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가능한 한 적당히 내 말에
귀기울인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어… 천국이나 다름없죠.
거기서 내 말 들려요? 제발 대답해줘요……

『고도를 기다리며』보다 더욱 처절하고 치밀한 필독 걸작
언덕에 허리까지 파묻힌 여자, 사지로 기어다니는 남자, 그 충격과 압축의 이미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며 후대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감을 준 사뮈엘 베케트는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1952)를 성공시키며 부조리극의 기수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후 희곡·소설·비평·방송극을 막론하고 작품을 쏟아내듯 집필하며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를 구축했다. 그중 놓쳐서는 안 될 희곡 작품이 베케트가 집필·수정·연출에 지대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 『해피 데이스』(1961)다. 네 명의 등장인물로 구성된 『고도를 기다리며』와 달리 단 두 명의 인물과 황폐한 광야만을 내세운 압축성, 주인공이 언덕에 파묻힌 충격적인 무대 광경,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이 완벽하게 결합한 이 작품은, 인간에게 주어진 육체와 시간이라는 조건의 끔찍함, 인간이 갈구하는 실존과 소통의 허구성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베케트가 쌓아온 부조리극의 세계에서 그 정점을 보여주는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고도”라는 굳건한 공식을 깨트리는 동시에, 문자로 읽는 텍스트이자 배우를 통해 발화되는 육신의 텍스트인 희곡 읽기의 매력을 경험하게 하는 걸작이다.

언덕 한복판에 허리 위까지 파묻혀 있는, 위니. 오십 세가량, 젊어 보이는 외모, 가급적 금발, 통통한 체형, 맨팔과 맨어깨, 깊게 파인 보디스, 풍만한 가슴, 진주 목걸이. 위니가 팔은 언덕 앞에, 머리는 팔 위에 내려놓은 채, 잠들어 있다. 위니의 언덕 왼쪽에 장바구니 같은, 큼직한 검정색 가방이, 오른쪽에는 접이식 양산이 접힌 채 놓여 있고, 양산 손잡이 끝은 양산집 밖으로 나와 있다. 위니의 오른쪽 뒤에서, 언덕에 가려진 채, 땅에 누워 자고 있는, 윌리.

희곡 『해피 데이스』는 총 2막 구성이고, 등장인물은 50대 여자 ‘위니’와 60대 남자 ‘윌리’다. 태양이 작열하는 황폐한 광야의 언덕 꼭대기에 부인 위니가 허리까지 파묻혀 있고, 남편 윌리는 언덕 뒤에서 사지로 기어다닌다. 아무런 설명 없이 내던져진 이 포스트아포칼립스적 이미지는 “또 천국 같은 날이야”라는 위니의 첫 대사와 함께 시작부터 충격과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해피 데이스』는 베케트의 작품 속에서 남성의 욕망과 공포가 깃든 시선으로 묘사되곤 했던 여성이 처음으로 중심인물로 등장하고, 인간 실존의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베케트의 주제가 치밀하게 설계된 대사·지문·호흡을 통해 빈틈없이 발현됨으로써, 그의 부조리극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압축된 정수를 보여준다.


베케트는 인간의 삶이 덫이 될 수 있다는 그의 가장 강력한 상징을 그려냈다. 현대의 리스트에서 가장 불안하고 잊지 못할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

침묵과 고립의 공포를 물리치고자 몸부림치는 인류에 대한 베케트의 예지력의 정수를 완벽히 뽑아냈다. 가디언

삶의 잔혹한 측면에 깃든 순수한 낙관주의라는 베케트의 주제를 우리는 좀더 파헤치고 갖고 놀아야 한다. 데일리 뉴스

몸의 절반이 파묻힌 주인공 역할은 〈햄릿〉에 비견할 버거운 도전이다. 아무런 설명 없는 그들의 포스트아포칼립스는 〈워킹 데드〉나 오늘날의 디스토피아 드라마보다 더욱 황폐한 인간의 삶과 이성을 보여준다. 위니를 연기하는 게 배우들의 에베레스트로 여겨지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구매가격 : 9,100 원

서툰 언니의 인생 요리법

도서정보 : 윤귀연 | 2020-03-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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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엎어지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저자의 개인적인 일상을 상담사의 눈으로 재정리하며 쓴 에세이집이다. 직접 경험한 삶 속에서 해결해 나가며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통의 일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특별한 삶을 담은 것이 아니라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좌절, 용서, 행복 등 일상 속의 이야기를 전래동화와 저자만의 인생 요리법으로 삶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특징이다.
살다 보면 부딪치는 각가지 인생 재료를 맛깔나게 요리하면서 소소한 일상과 고민 그리고 위로받고 싶을 때 서툰 언니만의 요리법에 담겨있다. 전과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인생 요리를 담아 재미를 더했다.
40대 중후반을 살면서 다양한 일상을 요리재료로 삼아 자신만의 인생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세련된 음식은 아닐지라도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인생 요리를 연구하는 탐험가이다.



▶ ‘인생은 끝까지 가 봐야 합니다’

살면서 막막할 때가 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무슨 죄를 지어 이런 시련을 주나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뭐가 원인이 되었든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기에 남 탓합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책임지지 않듯이 하염없이 푸념과 실망 속에 사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 그릇을 들여다보며 ‘이래서 그랬구나’라며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지가 중요합니다. 멋진 옷이라도 나와 맞지 않는다면 그 옷의 매력은 연출되지 않습니다. 인생도 자신만의 인생 요리법을 만들어야 진짜 맛있습니다. 취향저격입니다.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그것이 시작입니다.

구매가격 : 10,000 원

집다운 집

도서정보 : 송멜로디, 요나, 무과수, 진명현 | 2020-03-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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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이란 무엇일까?”
소유가 아닌 거주하는 기쁨에서 발견한, ‘집’이 가장 ‘집’다워지는 순간





도서 소개

나다운 삶과 공간을 찾는 여정의 기록!

턱없이 낮은 행복지수의 나라, 끝 모르는 부동산 투기 천국. 집이 삶을 ‘사는’ 곳이 아닌, 돈으로 ‘사는’ 곳이 되어버린 지금 이곳에서, 더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자기만의 집 이야기를 하고, 기록하며, 집을 집답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집다운 집』(〈아르테S 003〉)에 모아졌다.
『집다운 집』에서는 공유주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과 마주하고 건강한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젊은 건축가의 인터뷰, 정착할 곳을 찾아 거처를 옮기며 건강한 식재료를 나누고 삶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식당 주인의 고백, SNS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집의 취향과 멋, 온기를 ‘이웃’과 나누려 하는 인테리어앱 ‘오늘의집’ 관리자의 기록, 식물의 습기와 반려묘의 온기로 더 완벽한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어느 영화인의 싱글라이프까지, 살고 싶은 집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는 생활자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집을 바라보는 다양한 태도 등을 만나게 되는 한편, 살고 싶은 집들이 나눠주는 기쁨과 위로를 마주하게 된다.

“여기 네 사람이 그리는 각자의 ‘집다운 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네 사람이 애써 묻고 답했듯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게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가.”_조재원(건축가)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집이란 무엇인가?
네 사람이 오랜 여정 끝에 찾아낸 나의 집 이야기

생의 절반을 보내는 곳,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고 회복시키는 장소인 집. 우리는 지금 그런 집에 살고 있을까? 집이란 무엇일까? 네 사람이 스스로에게 이에 대해 묻고 답했다.
젊은 건축가 송멜로디는 코리빙(co-living, 공유주택)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그에게 코리빙은 단순한 주택 부족이나 임대료를 해결하는 문제가 아닌, 핵가족 중심의 주거 형태, 관리자 중심의 부동산 시스템, 부채에 의한 소유 등 집을 둘러싼 ‘보통의’ 방식에 의문을 갖는 것 그 자체이다. 코오롱 커먼타운의 공유주택 ‘트리하우스’를 설계한 그는 다양한 삶의 형태만큼 더 많은 선택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믿는다. 주요 주거 분자가 핵가족이 아닌 ‘개인’일 경우 도시의 새로운 구성과 모습, 그리고 자발적인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주거 문화에 대해 인터뷰 형식으로 답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요나는 그만의 부엌에서 경험한 집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이야기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어버린 때, 허투루 흘려보내던 하루의 끼니를 수고스러우리만큼 정중하게 대하면서 다시 살아낼 힘을 얻는다. 소소한 집밥 레시피, 독일과 서울의 한 달 집 바꿔 살기의 경험도 나눈다.
인테리어앱 오늘의집 관리자 무과수는 ‘감나무 집’을 만난 이후 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잠시 머무는 집이라 할지라도 행복을 유보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으로 집을 채워가면서, 삶 또한 채워지는 경험을 했다. 집에서 얻은 위로를 나누고자 SNS에 기록을 시작하고, 새로운 ‘이웃’들을 집으로 초대하며 아주 특별한 집들이가 열린다.
한편 독립영화 스튜디오를 꾸려가고 있는 진명현의 적막한 공간을 채워준 것은 식물의 습기, 반려묘의 온기였다. 대가족 생활자에서 1인 생활자가 된 후 생기를 잃은 공간은, 꽃과 식물을 돌보는 일들이 일상의 루틴이 되고 생명을 모른 체하지 않고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이 오가는 집으로 변모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지점에서 ‘집이 집다워지는 순간’을 발견한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자 삶 자체이기에 집다운 집이란 곧 나다운 집이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덮으며 집의 의미를 생각하고 자기만의 집다운 집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1인 주거 시대,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

집을 재화의 가치로만 여기는 시대. 저금리와 저성장,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 치솟는 집값을 끌어안고, 우리나라 가계소득의 평균 30퍼센트가 주거비용으로 지출된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젊은 세대들과 1인 가구에게 주거 안정을 찾기란 요원해 보인다. 이런 세태 속에서 공급자 중심, 관리자 중심이 아닌 거주자 중심의 집다운 집을 말한다는 것은 얼마나 미약한 목소리일까. 그럼에도 우리는 집에서 각자가 어떤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는 어떻게 더 집다운 곳에서,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를 묻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작은 냉장고 하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서글픈 현실에 대해서, ‘계절이 담긴 재료를 손에 넣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밥을 차리고, 식사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일’이 너무도 어려워져버린 비정상에 대해서 말한다. 또한 ‘지척에 사람의 숨소리를 두고 30년을 넘게 살아왔는데 홀로 사는 석 달 동안 텔레비전 소리로 연명하고 있’는 집 안으로 하루빨리 온기를 불러들이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공간을 사용하지만 그게 누군지 모르’고 살며 ‘잠시만 아이를 내놓으면 불안한’ 세상에서 앞으로의 집은 어떤 곳이 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해, 말해야 하고, 이야기되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처한 웃지 못할 현실 속에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어떤 분투의 기록이기도 하다.




추천의 말

재화로서의 가치가 아닌 거주하는 경험만으로 마음에 자리 잡은 ‘집’을 삶의 일부로 갖게 되면서, 나는 집에 대해 훨씬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되었다. 아파트냐 주택이냐, 자가냐 전세냐 월세냐의 구분으로 범주화하는 집이 아닌, 거주 경험으로서의 ‘집’, 개인의 필요에 따라 조합되는 ‘집’, 복수의 ‘집’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가설 아래 새롭게 열리는 ‘집’의 가능성들을 생각했다.
여기 네 사람이 그리는 각자의 ‘집다운 집’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네 사람이 애써 묻고 답했듯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게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다른 이가 대신 묻고 답을 찾도록 맡겨둘 수는 없다. 이 질문은 나다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_조재원(건축가, 공일스튜디오 대표)





책 속으로

지금 코리빙은 단순히 주택 부족이나 높은 임대료를 해결하는 것 그 이상의 물음인 것 같아요. 그건 단지 시작에 불과한 것이고, 사회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하는 것이 저한테는 조금 더 중요한 질문이에요.
_송멜로디 p. 27

제가 추구하는 코리빙은 개개인이 하나의 유닛unit으로 형성되는 구조예요. 1인 개념으로 접근을 하면 많은 것이 달라지죠. 가족 단위의 고정된 역할에서 1인 기준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되고요. 가족 구성원으로서, 남성으로서, 여성으로서, 부모로서가 아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의 문제가 되는 거예요. 다시 한번 ‘1인’에 초점을 맞추면, 사회적으로 고정된 성 역할에서도 한 발짝 벗어날 수 있어요. 코리빙 공간 안에서는 남자의 공간, 여자의 공간이란 구분도 사라지는 거죠.
_송멜로디 pp. 29-30

최근에 깨달은 사실인데 나는 아마도 살 곳을 찾아 헤매는 여정 속에서 살아낼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어디에 살 것인가’를 함부로 다루지 않는 마음에서 느끼는 주체성 덕분이다. 주체성은 자존감의 씨앗이 되니까. 어찌 됐든 내 집 마련의 자금이 될 수도 있었던 큰돈은 모두 여비로 탕진했고, 거처에 대한 문제 또한 풀지 못한 채 여행자 놀이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머물러봤자 자꾸 어긋나기만 할 것 같았다.
_요나 p. 77

부엌을 천천히 다듬어가며 망가진 몸을 회복하기 위한 식사 실험에도 돌입했다. 실험의 내용은 간단했다. 매일의 식사에 무심해지지 않을 것, 그리고 솔직하게 있을 것, 두 가지였다. 어떤 재료를 어디서 사고, 어떤 기분으로 요리하고, 어떻게 차려서 먹을지 정중하게 생각했다. 부끄럽게도 수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져본 적이 없는 마음이었다. 집에서 혼자 먹을 식사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낯설고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로지 나만을 위한 부엌이라니.
_요나 p. 90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집을 구하고 끼니를 차려 먹으며 흐트러진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계절이 담긴 재료를 손에 넣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밥을 차리고, 식사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일이 어쩐지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런 시간이 삶에 있어 중요하다 감히 단정 지어도 되는 걸까 싶다가도 ‘집밥 같은 바깥 밥’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보면 불균형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_요나 pp. 102-103

그러고 보니 이 집에 이사 온 후 물 말고는 냉장고를 채워본 적이 없었다. 순간 고마운 마음에 울컥했다. 그 작은 냉장고 하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살아가는 내 삶이 서글퍼서. 그 뒤로 나는 이사를 가기로 결심했다. 다른 집, 아니 나를 다시 찾고 싶었다.
_무과수 p. 132

천장에 달린 올리브색 펜던트 조명, 빈티지풍 패턴의 카펫, 짙은 나무색의 책장 그리고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과 잡지. 집 구석구석의 모든 것이 내가 좋아하는 컬러와 모양, 그리고 관심사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 공간이 나를 말해주고 있다.
_무과수 p. 143

문득, 집을 떠나기 전 이 공간으로부터 받은 위안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무과수의 집’이 또 다른 사람의 안식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글을 올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깜짝 놀랐다. 요즘은 옛날처럼 동네 이웃과의 교류가 많지 않고, 바쁘게 살다 보면 친한 친구들과도 메시지로 안부 묻기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SNS를 통한 집 초대는 신선한 이벤트로 받아들여진 것 같았다.
_무과수 pp. 156-157

잠깐 머무는 집이라 할지라도 ‘내 집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마음을 담아 공간을 가꾸며,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더 이상 유보하지 않고, 한껏 위로받으며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온기로 가득한 방 안에서 이렇게 글을 쓴다. 가장 편안한 마음을 하고서.
_무과수 p. 167

구옥에 사는 이들에게 집수리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일상이다. 그리고 아파트와는 다르게 관리사무소도 없고 주민간의 연대도 없다. 집주인과 티격태격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배워가면서 집 안의 사소하지만 불편한 것들을 정리했다. 기계치인 내가 배수관, 보일러, 계량기 같은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애들하고 놀다니 놀랄 노 자였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 부족했다. 꾸준하게 눈길과 마음을 줄 무언가가.
_진명현 p. 186

나는 극과 극의 이 습기와 사랑에 빠졌고 여전히 그 사랑은 진행 중이다. 수많은 송이들을 떠나보냈으며, 분갈이를 세 번이나 해서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된 화분 어른 두어 분과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화분 친구들을 모두 욕조에 넣고 듬뿍 물을 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꽃시장에 들러 과하지 않은 정도의 생화 구매를 한다.
독립 후 식물과 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냐고 하면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잠을 청하는 것처럼 식물에 물을 주고 잎을 보고 꽂힌 꽃의 무른 줄기를 자르는 일들이 일상의 루틴이 되면서 나는 조금 더 건강해졌다. 마치 몸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처럼.
_진명현 pp. 194-195

서울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트럭 하나에 모든 집을 싣고 바닷가가 보이는 작은 아파트로 가는 상상을 한다. 어디든 고양이 두 마리와 식물들이 있다면 그곳이 내 집이 될 것이기에.
하지만 우린 아직 이 집에서 함께 산다. 온기와 습기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오고 가는 애정들을 느끼면서.
_진명현 pp. 204-205

구매가격 : 8,800 원

팟캐스터

도서정보 : 영혼의 노숙자,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 어느 남녀의 책읽기, 잘 팔리는 문학회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팟캐스트 한번 해볼래요?”
방송 제작기부터 매뉴얼까지? 팟캐스트의 모든 것!





도서 소개

개인 미디어 시대 ‘라디오 스타’들의 이야기

스스로가 미디어인 시대다.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을 가진 개인들 사이의 횡적 연결망이 구축되면서 콘텐츠는 자유자재로 형성되고 순환하며 흘러간다. 논란이 되는 이슈부터 아주 사적인 취향까지, 개인 미디어에 의해 생산ㆍ공유ㆍ확산되며 그들만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팟캐스트’는 무서운 기세로 거인으로 자라난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걸음이 느린 듯 보였지만, 지난 몇 년간 꾸준하고도 확실하게 자신의 영역을 키워왔다. 오로지 ‘목소리’를 지닌 이들에 의해 시사, 코미디, 문학과 예술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저변을 넓히며 그들만의 재미, 그들만의 문법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어느새 팟캐스트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이자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가 되었다.
이 책은 팟캐스트를 만드는 사람들, 팟캐스트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세상에 꺼내놓은 ‘팟캐스터’들의 이야기다. 좌충우돌 방송 제작기부터 비하인드 스토리, 크고 작은 삶의 변화, 개인 미디어에 대한 생각, 그리고 제작 노하우까지. 지금껏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팟캐스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각자의 이야기를 편안한 목소리로 꺼내놓을 수 있고
또 그것에 공명할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계의 아름다운 지점이다.
여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_김하나(카피라이터, 작가)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나는 팟캐스터다!
‘초짜’들의 방송 제작 분투기

이 책은 네 개의 팟캐스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팟캐스터들의 이야기다. 여성을 위한 코미디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좋은 책과 독립출판을 소개하는 북캐스트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 책을 들려주는 낭독 방송 ‘어느 남녀의 책읽기’, 대학생 문학 라디오 ‘잘 팔리는 문학회’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개인 라디오 방송의 아마추어 제작자이자, 작가이자, 진행자인 팟캐스터들이 한곳에 모였다.
이들은 전문 방송인도 성우도 출판 관계자도 아니다. 직업적 수단으로 팟캐스트를 선택하지 않은, 한마디로 ‘비전문가’들이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이들이 팟캐스터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 역시 제각각이다. ‘심심해서’, ‘좋은 책을 공유하고 싶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서’, 그렇게 시작한 방송은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고’, ‘누가 들어줄까 싶었으며’, 때로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부담되기도 했다. 수익의 달콤함과도 거리가 멀었지만, 시간을 쪼개어 회의하고 녹음하고 편집하는 제작 생활은 지속됐다. 소리라는 한정적인 수단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의 비밀스러운 기쁨을 누리는 것. 그 일련의 과정들은 일상의 특별한 선물이 되고, 제각기 어떤 의미가 되었다.
이 책은 팟캐스터들의 우여곡절이 담긴 솔직한 수기이자 시끌벅적한 수다다. 시인과 코미디언, 직장인과 대학생의 목소리가 한 지면에서 만나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너지와 유쾌한 웃음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세 달만 해보자던 계약방송이 어쩌다가 2년을 바라보게 되었는지, 어떻게 자칭 ‘외노자’에서 ‘셀럽’이 되어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는지, 대학생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들을 세상에 꺼내놓고 있으며, 때로는 삶의 아주 작은 습관들까지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 흥미진진한 히스토리 속에서 우리는 개인 미디어가 만든 새로운 일상의 풍경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샌가 이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팟캐스터의 슬기로운 제작 가이드
누구나 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누구나 라디오 스타가 될 수 있을까? 팟캐스터들은 입을 모아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이들 역시 처음에는 방송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방송 로고에서부터, 녹음 장비, 오디오 편집과 업로드까지 낯설고 어려운 일투성이였지만, 주변의 도움과 각종 ‘꼼수’를 동원해 서툴지만 조금씩 나아갔다. 이 책은 그것이 팟캐스트의 진짜 매력이라고 말한다. 개인 미디어에 정답은 없고, 모든 것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영혼의 노숙자’는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피씨(정치적으로 올바른)한 코미디’라는 화두를 놓고 계속 고민 중이다. 다른 팟캐스트 역시 생활의 밸런스, 더 의미 있는 일, 불확실한 앞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오늘도 집에서, 녹음실에서, 혹은 서점과 카페에서 레코딩 버튼을 누르고 있다. 정해진 답은 없다. 단지 누군가와 공유하고, 나눈다. 할 수 있는 한 솔직하게. 그것이 이 책을 쓴 팟캐스터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책 속 제작 매뉴얼과 인터뷰는 더 많은 사람들이 팟캐스트에 도전하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실었다.
이 책은 수면 아래 있던 새롭고도 매력적인 세계를 조망하는 생생한 리포트이자, 예비 팟캐스터 및 개인 미디어 창작자에게는 하나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어쩌면 내일의 팟캐스터일지 모를 독자들은 이 책에서 어떤 시대적, 정서적 공통감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추천의 말

나는 팟캐스터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직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처음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20년쯤 전이었다. 나는 이제 2년차가 된 나의 새 직업이 무척 마음에 든다. 마흔둘에 말하는 일을 시작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팟캐스트의 정말 멋진 점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꼭 청취율을 높이고 이름이 나지 않더라도, 각자의 이야기를 편안한 목소리로 꺼내놓을 수 있고 또 그것에 공명할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계의 아름다운 지점이다. 여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_김하나(카피라이터, 작가)


책 속으로

〈영혼의 노숙자〉
어느 날 집에서 샤워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입에서 이 말이 다시 흘러나왔다. “집에 가고 싶다…….” 이럴 수가! 여기가 집인 줄 알고 왔는데 아니었단 말인가. 그렇다. 나는 영혼의 집을 잃은 영혼의 노숙자가 된 것이다. 이 각박한 한국사회에서 갈 곳 잃은 영혼이 나 혼자는 아닐 터. 서로를 웃음으로 위로할 팟캐스트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영혼의 노숙자’다. _p. 21

타지 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내가 그곳에 속해 있지 않고, 있을 곳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주 작아도 상관없고 누군가에겐 별 볼 일 없어 보여도 상관없었다. 난 끊임없이 나를 알아줄, 나만을 위한 자리를 찾고 싶었다. 그리고 우연히도 그곳을 찾아냈다. 가슴이 뛰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_p. 33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상에 그런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청취자들이 원하고 방송의 방향성에도 잘 맞는 테마나 형식일 경우에는 기꺼이 수용해도 좋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방송의 개성을 살리고 오래 해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 방향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거다. 그러다 보면 분명 언젠가는 내 콘텐츠를 이해하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할 거다. _p. 52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
그리고 녹음을 딱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엄마의 어린 시절 얘기를 하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의 짝사랑 얘기, 학교 다니던 추억 얘기를요. 얘기를 듣는데 막 눈물이 났어요. 녹음은 계속됐지만, 저에게는 녹음 이상의 시간이었죠. ‘내 존재가 없던 시절의 엄마’를 생각해보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엄마도 자식들 걱정이 아닌 자기 걱정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풋풋한 사랑을 했던 시절이 있었구나’ 싶었어요. 이 글을 쓰다 보니 또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가슴이 뭉클해져요. 언제고 다시 한번 엄마의 어린 시절 추억을 녹음하고 싶어지네요. _p. 66

“팟캐스트? 그게 진짜 필요한 건가?”
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올해 나에게 일어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한 일이야.” _p. 69


〈어느 남녀의 책읽기〉
거창한 포부가 있었다면 멋지겠지만, 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보다 심심했기 때문이에요. 무료한 일상 속에서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책을 읽는 것이었죠. 책을 펼치는 순간 이 무료한 일상이 덮이고 다른 세상이 열리니까. 그런 세계를 소리 내어 읽고 기록한다면, 소리로 이 세상에 꺼내놓는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눈으로 활자를 읽는 것에 대한 피로도도 있었고, 좋아하는 구절을 계속해서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럼 무료한 시간을 좀 더 즐겁게 보낼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낭독 팟캐스트를 만들어보는 거였어요. _p. 110

순위를 확인하고 팟빵에 올라와 있는 통계를 보면 많은 분들이 듣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그래서 계약 종료 시점이었던 3개월이 되었을 때, 좀 더 제대로 해보자고 결정했어요. […] 청취자들의 일상 속에 우리 방송이 함께한다는 것은 감동이었어요. 출근하는 자동차 안에서, 아이를 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엄마의 일상에서, 쌀쌀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일요일 어느 늦은 오후에, 그리고 잠들기 전에. _pp. 122-123

팟캐스트는 녹음 방송이에요. 인스타그램만 해도 실시간으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댓글로 소통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즉각적으로 채팅을 주고받잖아요. 팟캐스트도 방송 후 후기를 받고 SNS로 소통을 하지만 청취자들의 생각을 알고 반영하기까지 시간차가 있죠. 그런 시차가 가끔 낭만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편지를 보내듯 천천히 소통하는 거니까요. _pp. 141-142


〈잘 팔리는 문학회〉
학교에서 하는 문학 이야기는 지루한 전공 공부로 여겨지지만, 녹음 중에 하는 문학 이야기는 제 취미생활이 되죠. 지난 한 해를 돌이켜봤을 때 팟캐스트 활동이 가장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팟캐스트 자체가 공부가 되고 스펙이 된다는 생각이에요. 교수님이 시켜도 읽지 않는 책을 팟캐스트를 위해서는 읽는다니까요. _p. 179

앞서 얘기한 게스트 ‘몹쓸’과의 에피소드에서 “힙합은 장르의 특성상 관객과의 소통이 즉각적인데 이것이 문학이 추구해야 할 점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통해 작가와 독자 간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 같아요. _p. 189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기억해야 할 비명 #Me_Too 운동’ 에피소드예요. 대학가에서도, 문단 내에서도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비명들을 들으며 화가 나고 슬펐어요. […] 우리가 내는 목소리가 어디로 흐르고, 어떻게 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재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_p. 194

구매가격 : 8,800 원

여성이라는 예술

도서정보 : 강성은, 박연준, 백은선, 이영주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떤 고유명사는 스스로 보통명사가 된다”
버지니아 울프부터 레이디 가가까지 - 우리에게 빛을 나눠준 여성의 이름들





도서 소개

깊이 닿아 있다는 믿음
깊이 닿아 있다는 믿음

예술은 그 자체로 예외적이며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예술은 쉽게 ‘도발’하고 ‘욕망’하는 존재, ‘모성’의 존재 등으로 한정되었으며, 예술계, 문단이라는 권력화된 장에서 한껏 뒤섞이지 못했고 주도하지 못했다. 여기 네 명의 젊은 여성 시인들(강성은, 박연준, 이영주, 백은선)은 실제로 이러한 경계에서 치열하게 살며 싸우며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해왔다. 이런 시인들에게는 누군가는 이들을 좌절시켰으며 누군가는 이들을 일으켜 세워준 자신들을 있게 한 ‘동류’의 여성 예술가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여성이라는 예술』은 여기 모인 여성들의 잠재적 능력, 그 ‘예술성’이 어떻게 조우하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내밀하고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만남들이다. 불안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만남에서 서로는 동경의 대상도, 롤모델도 아닌 깊이 닿아 있다는 믿음, 서로에게 용기가 되는 연대의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준다. 각자의 언어로, 형상으로, 행동으로 또 ‘투신’으로 “여성이라는 전쟁”을 살아내며, “여성이라는 예술”을 실현해낸다.
지금 이곳에서 “페미니즘을 리부팅하는 주체들은 자기 안에 결빙된 채 갇혀 있던 다양한 시간대의 동시적 깨어남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장에 참여한 모두는 성장을 하게 된다. 그것이 이 책의 나아갈 길이다.

“‘여성’이라는 전쟁-예술”은 결코 쉽지 않은 의미화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서로 이름을 부르며, ‘서로가 서로의 용기’임을 확인하며, 때론 마주보고 때론 같은 곳을 향하여 나아가는 ‘나’들이 “‘여성’이라는 전쟁-예술”을 ‘여성’도 ‘예술’도 자유롭고 평화로운 어떤 충만한 표현의 나라와 삶의 시간으로 이끌 것이다. _김영옥(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공동대표)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여성시 라는 말이 사라지는 미래

강성은, 박연준, 백은선, 이영주가 자신들과 동행하며 지켜주었던 ‘내 책상 위의 천사들’을 소개한다. 여기 소개되는 예술가들은 이 시인들의 선배ㆍ친구ㆍ동세대 여성으로 혹은 어느 시대에 속하든 어느 연령대든 어떤 관계이든, 다형적 형상으로 여성 시인이라는 자아를 만드는 뮤즈들이다. 네 시인이 보여주는 여성 예술가들과의 내밀한 조우는 사적이지만 여성이 ‘시하는’ 고유한 방식으로 여성 시의 ‘터’를 보여준다. 이 자리는 “여성주의 인식이 싹트고 자라나는 ‘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인들은 이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누구보다 고통스럽게 읽어내고 있다. 왜냐하면 “‘김혜순을 읽는다’는 건 최후의 식민지라는 여성의 서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앞선 예술가들의 빈 허공을 향한 분투들을 읽어내며 묻는다. “아직 그때가 오지 않았죠? 여성시가 사려져도 되는 때?”(강성은) 좀 더 다른 시, 지금까지 없던 시를 쓰고 싶지만, 그것이 진짜 예술이고 진짜 시라고 믿지만 자신이 쓰는 것이 여성에 대한, 여성인 자신에 대한 시가 아니면 또 무엇인가 돌아본다.
배제되고, 도구화되었던 이들의 다른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고통을 그 목소리만으로 자신의 고통으로 공감하고 체험한 시인들은 이제 다시 자기만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꿈을 꾼다. 여성시가 사라지고 오직 시만이 오롯이 빛을 발하게 될 날을 꿈꾼다. 여성이라는 전쟁, 여성이라는 예술을 의미화하기 위한 투쟁을 넘어서서 여성도 예술도 자유로워지는 새로운 시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성 창작자들의 ‘위험한’, ‘위협받는’ 삶
나를 생각하면 그녀가 떠오른다

19세기를 살아낸 버지니아 울프나 이사도라 덩컨도, 20세기를 살아낸 프랑수아즈 사강, 실비아 플라스, 수전 손택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탈리 포트만이나 레이디 가가도 일과 삶의 치명적 분열과 강도 높은 긴장 속에서, ‘여성’ 삶이 처한 곤경의 복잡함 속에서 우리에게 예술이라는 큰 선물을 남겨준 여성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전쟁을 겪었고, 혁명을 겪었으며, 세기말을 경험했다. 그래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인가. 이들은 출산을 겪었고 이혼을 겪었으며, 일방적인 가사노동과 육아, 여성혐오를 경험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인가. ‘여성’의 삶을 생각하다 보면 위험하고, 위협적인 일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데, 여성 창작자들의 삶이라고 하면 그 곤경이 배가된 것이리라는 건 자연스럽게 짐작 가능하다.
여기의 여성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자신의 예술을 유산으로 남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여성 예술가(시인)를 있게 했다. 여성 시인 네 명이 한자리에서 함께 절망하고 분노하며 자신의 유년과 습작기, 혹은 창작 과정을 견디게 해준 이들을 떠올려보고 그들의 이름을 호명한다.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깊이 닿아, “실비아 플라스를 생각하면 가끔 나는 내가 실비아 플라스 같다. 그녀와 영혼을 함께 쓰고 있는 것처럼 친밀한 느낌이 든다”(백은선)고 고백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절망을 앓고 있다. 권위로 행해진 폭력, 강제된 동의, 강요된 화해라는 비인격의 온상이 돼버린 문화예술계는 절망 그 자체이다. 그러나 ‘여성’들이 일어나 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내부고발자이자 혁명가가 되어 ‘정의로운 분노’로 ‘우리’라는 칼리그람을 짜고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주고 있다. 여성이라는 분투가 또 하나의 예술을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 시인 네 명이 자신들의 시어에서 함께 울리고 있는 다른 여성들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있는 이 책도 이런 시도 중의 하나다.”(김영옥)


책 속으로

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내가 20세기를 통과해온 탓일까. 일상이라는 전쟁의 무게가 여성이라는 전쟁의 무게가, 여전히 나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일까. 시를 쓰는 섬세한 마음으로는 이 세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일까.
_강성은, 「심장이 하는 말」 p. 26

다이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헨리 제임스와 카프카, 보르헤스를 좋아하고 작고 사소한 물건들을 주워 오고 집 안을 장식하는 한 여자. 꿈과 사랑을 혼동하고 빛과 어둠을 뒤섞고 길 위에서 길을 잃어버려 어둠이 올 때까지 서 있는 여자. 내가 아는 여러 여자를 떠올렸다. 내가 사랑하는, 잘 아는 여자 같았다.
_강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결코 가본 적이 없는 곳을 가는 거예요」 p. 48

‘김혜순을 읽는다’는 건 최후의 식민지라는 여성의 서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아직 내가 써야 할 시가 있다는 것. 김혜순을 읽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여성시라는 말이 사라지는 미래.
_강성은, 「여성시라는 말이 사라지는 미래」 p. 57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프랑수아즈 사강처럼 살아보고 싶다. 그게 뭐든지 맘껏, 흥청망청, 아끼지 않고 끝까지 누려보다 망가져도 보고, 죄를 묻는 법정에 서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는 삶. 멋지지 않은가?
_박연준, 「알면서 탕진하는 자유」 p. 83

이제 겨우 거의 분명하지 않은 말로 솟아오르기 시작한 목소리, 이것이 최초의 여성 목소리가 아닌가. 소리가 있으나 너무 오래 소리를 내지 못했던, 망설이며 겨우 솟아오른 목소리. 이 시대의 여성이 연합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고 글을 쓰거나, 강연을 하고, 매스컴에 나와 공정과 평등과 여권 신장을 당당하게 주장하기까지, 우리는 이 최초의 소리들, 어쩌면 최초 이전의 최초, 더 이전의 최초, 아득한 시절의 최초의 소리들까지 기억해야 한다.
_박연준, 「생각하는 것이 나의 싸움이다」 p. 97

무대에서 맨발로, 거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몸으로(덩컨은 “예술에 있어 가장 고귀한 것은 나체”라고 했다), 어떤 동작의 구애도 받지 않으며 춤추는 여성을 상상해보라. 그리스의 신처럼 당당하고 건강하며 우아한 여자. 날씬하고 예뻐 보이는 동작 대신, 위대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신의 움직임! 그녀는 진정한 여성 해방을 몸으로, 춤으로 보여주었다.
_박연준, 「여성의 자유를 춤추다」 pp. 107-108

나는 언제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여성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주 거칠고 날것 그대로인 음악도 좋아하지만 레이디 가가가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세련되며 매끈한 음악도 좋다. 완벽한 안무를 추는 수십 명의 댄서들과 그 가운데서 빛나고 있는 작은 체구의 그녀가 좋다.
_백은선, 「나, 이렇게 태어났어」 p. 135

누군가를 깊이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얼마나 값지고 허무한 것인가? 나는 나탈리 포트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나는 유대인인 그녀를,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치른 그녀를, 배우로서의 그녀를, 어머니인 그녀를, 나는 완벽했어,라고 말하던〈 블랙 스완〉의 니나를. 얼마나 알고 가깝게 느꼈을까? 그 모든 이미지들 속에서 나는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인간을 과연 얼마나 발견하였을까.
_백은선, 「단 하나의 것」 p. 173

저는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제 눈빛이 아직 괜찮은지를 점검하곤 해요. 선생님께서 ‘눈빛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을 때부터.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 내면의 빛이 살아 있는지 깨끗한지 내가 가진 빛이 혼탁해지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점검할 수 있는 그런 시간.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아요. 간신히, 아직은요. 제 눈이 빛나요. 어린아이처럼. 그게 좋고 기쁘고 그래도 조금은 괜찮다고, 제 눈이 저에게 말해요. 고마워요.
_백은선, 「제 눈은 빛나요, 아직」 p. 180

우리는 모두 이 무화과나무처럼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썩어서 떨어지는 무화과 하나를 먹는다. 그렇게 그녀와 나는 깊은 비밀 속으로 들어간다. 이십 대에 만난 그녀도, 문학밖에 모르던 친구도, 숨겨둔 시를 꺼내어 세상 밖으로 내보내던 그 시절의 나도 한 알 한 알 땅에 떨어져 묻히고 있다. 잘 썩고 있다.
_이영주, 「무화과나무처럼」 p. 196

수전 손택의 글은 쉽다. 명확하다. 시원하고 명징한 사유의 힘이 문장에 들어 있다. 그녀는 사유의 힘으로 우리를 단박에 사로잡는다. 복잡하고 여러 줄기로 얽혀들어 있어야만 지식의 전형이라는 중심에서 그녀는 문장 자체로 이탈했다. 나는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시원한 소나기를 맞는 기분이다. 빗속에서 노는 기분이다. 캠프적이다.
_이영주, 「나는 캠프인가」 p.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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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하루

도서정보 : 임하나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365일 매일매일 나를 위한 행복하고 괜찮은 하루!

이제 막 인생의 레이스를 시작하려는 당신을 향해 하늘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삶의 끝에서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준비하세요. 그리고 꺼지지 않는 이 밤의 불빛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약해지지도 마세요. 당신은 당신만의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아직 갈 길은 멉니다. 포기하기엔 일러요. 때로는 인생의 쓴맛을 볼 필요도 있습니다. 너무 숨이 차다면 가끔씩 여유로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유유히 흘러가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시 인생의 방향키를 고쳐 쥐세요. 당신의 열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 뜨겁게 타오를 것입니다.
당신의 사전에 포기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무한히 도전하세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바로 당신의 마음속 작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입니다.

구매가격 : 9,000 원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도서정보 : 마쓰우라 야타로 | 2020-03-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생활의 수첩》 전 편집장이자 카우북스 대표로 일하는 마쓰우라 야타로는 현재 일본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로 꼽힌다. 최근 독립서점이 많아지면서 그가 운영하는 ‘카우북스’도 어느덧 친근한 이름이 되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의 서점 문화에 매력을 느낀 마쓰우라는 1992년 일본으로 돌아와 올드 매거진 전문점을 열었다. 2002년에는 트럭을 타고 다니는 이동 서점이자 ‘일본 셀렉트 서점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카우북스를 열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늘 어딘가로 움직일 것 같은 사람, 창의력으로 똘똘 뭉쳐 있을 것 같은 그이지만, 마쓰우라 야타로를 설명하는 단어는 바로 ‘기본’이다. 그의 책 『일의 기본 생활의 기본 100』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도 삶의 기본을 중시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그의 삶의 태도에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이지만, 국내 출간 도서 중 9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일본의 출판문화는 우리에게 친숙하다. 동시에 어딘지 밍밍한 그들의 음식문화처럼 평범함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일본 출판물에 대한 호불호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 삶과 일의 ‘기본’을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들의 당연한 이야기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온다.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여서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기본을 일깨우는 저자의 다짐이 가득하다. 한 손에 도넛을 들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는 배낭 여행자처럼 마쓰우라는 다소곳한 애교가 있으면서도 어딘가 당당한 품위가 감도는 사람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그런 사람을 기억하며 이 글을 써내려갔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여행을 하며, 일상을 살아가며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체험은 새로울 게 없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것이 실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일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늙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기,
관계하는 모든 것을 배려하기

우리는 모두 늙는다. 늙는다는 것은 어떻게 해도 멈추거나 감출 수 없다. 그렇다면 일단 늙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늙어감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은 젊게 꾸미거나 화장으로 감추거나 건강 보조 식품에 의지하는 등 무리수를 둔다. 그것이 오히려 늙음을 두드러지게 한다. 마쓰우라는 늙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되 정신, 곧 마음은 영원히 젊음을 간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쓰우라에게 아름다운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젊어지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많은 것을 배워 ‘자기다움’이라는 자유를 손에 넣는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계속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배우는 데 필요한 것은 순수한 마음이다. 저자가 굳게 믿는 젊음의 비결은 아이와 같은 순수함이다.

손은 정직하다. 손을 보면 그 사람이 이제까지 어떻게 일하고 생활해왔는지, 그 사람을 신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것 같다. 그만큼 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드러난다. 마쓰우라에게 아름다운 손이란 일꾼의 손이다. 일꾼의 손은 피부가 거칠어졌을지도 모른다. 관절이 울퉁불퉁할지도 모른다. 손톱이 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손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손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삶을 꾸린다. 그래서일까. 마쓰우라는 엄청난 속도로 두드리듯이 키보드 자판을 치는 사람들, 지하철역 개표구에서 교통카드를 판독 부분에 내던지는 사람들을 못내 안타깝다. 상대가 기계니까 난폭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아무렇지 않음을 걱정한다. 일에서도 생활에서도 자기가 관계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는 삶의 기본은 ‘배려’에 있다고 말해준다.

배려는 일을 하는 데에도 없어서는 안 되는 덕목이다. 우리는 늘 일을 한다. 그런데 일은 힘들다. 그렇기에 어떻게 즐기면서 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마쓰우라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은 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궁리하는 사람이다. 일에 앞서 언제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는 사람이다. 일에는 반드시 인간성이 드러난다. 그것은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그 사람다움이 나오는 법이다. 좋은 일을 하려면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하지만 우선 자신의 마음을 닦는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 예의범절과 몸가짐을 갖추는 것, 말씨나 자세에 딱 알맞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 ‘나는 나로 살고 싶다’고 바라는 우리에게, ‘말투 하나 바꿔서라도’ 삶을 바꾸고 싶은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사람은 자신의 장점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단점은 감춘다. 하지만 무엇이든 끝내 감춰지지는 않아서 단점의 꼬리가 졸졸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단점을 스스로 알고 있는가, 모르는가는 중요하다. 자신의 단점을 모른다는 것은 인생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는다면 우리는 한층 성장할 것이다. 단점이 소용돌이치는 방향과 그 소용돌이에 스스로 휘말리는 방식이 인간의 흥미로운 점이다. 저자는 무엇이 어떻든 간에 그 소용돌이 속에서 능숙하게 헤엄치고 있다면 ‘괜찮다’고 말한다. 단점, 곧 콤플렉스와 자기가 능숙하게 교류하기 위해 자신은 ‘실패 노트’를 적는다고 고백한다. 성공하거나 완수한 것은 흥미가 없고 실패하거나 반성한 것을 글로 옮기는 모습, 실패를 어물쩍 넘어가지 않고 기록하는 그의 모습에서 삶의 기본을 되새겨본다.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에서 마쓰우라가 건네는 삶의 기본은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며 ‘언젠가 꼭…’이라고 다짐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곳저곳 도장 찍듯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여행, 그 여행지에서 아침마다 정해진 카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과 안부를 건네고, 입구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든 옆에 앉은 사람이든 눈이 마주치면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일은 우리가 늘 꿈꾸는 특별한 일상이 아니던가.

이렇듯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잊고 살았던 삶의 기본을 되찾아준다. 저자가 만난 아름답고 멋진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의미 없이 반복되는 삶을 돌아보게 된다. 마쓰우라는 어제와 ‘다른’ 일상의 시작은 인사를 건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타인이 자기를 받아들이게 하고 싶다면 먼저 인사를 하자고 청한다. 인사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다. 배려를 전하기 위해서는 마음으로부터 말을 건넨다. 배려는 감사에서 생겨나고, 감사는 존경에서 생겨난다. 중요한 점은 언제 어느 때라도 타인을 존경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안녕’이라는 인사를 작은 목소리로 건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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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썰 잡썰_통합본

도서정보 : 이승욱 | 2020-03-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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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도 지식도 넘쳐나는 세상!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너무나 많은 것을 손쉽고 값싸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잃은 것이 있느니 바로 개인의 생각이다.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더 무섭게 나를 잠식하는 타인의 생각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비판도 고민도 없이 수용 만 남은 세상을 향한 외침. 아무 생각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생각을 가지라! 이 책을 읽고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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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썰 잡썰_3권_마음 썰

도서정보 : 이승욱 | 2020-03-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정보도 지식도 넘쳐나는 세상!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너무나 많은 것을 손쉽고 값싸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잃은 것이 있느니 바로 개인의 생각이다.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더 무섭게 나를 잠식하는 타인의 생각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비판도 고민도 없이 수용 만 남은 세상을 향한 외침. 아무 생각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생각을 가지라! 이 책을 읽고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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