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맨

도서정보 : 찰스 브랜트 | 2020-05-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책이 집필되는 동안, 프랭크 시런은 각각의 장을 일일이 읽고 승인했다. 그런 후 책 전체의 원고를 다시 읽고는 그 역시 승인했다.
프랭크 시런은 2003년 12월 14일에 숨을 거뒀다. 그가 마지막으로 병석에 누워 있던 사망 6주 전, 병상에 누운 그는 나와 마지막 녹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병실을 방문한 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영성체를 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보호해줄 법적인 용어들을 구사하는 것을 일부러 피한 프랭크 시런은 ‘진실을 밝힐 순간’을 위해 비디오카메라를 직면했다. 그는 이 책의 사본을 들었다. 그는 1975년 7월 30일에 지미 호파에게 일어난 사건에서 그가 수행한 역할을 비롯한, 독자들이 읽을 이 책에 담긴 모든 내용이 사실임을 보증했다.
_13쪽, <프롤로그> 중에서

러셀 버팔리노를 만난 날, 내 인생이 바뀌었어. 훗날, 내가 그와 같이 있는 모습을 어떤 사람들이 목격한 게 명줄이 간당간당했던 특정 사안에서 내 목숨을 구해준 것으로 판명됐지. 내가 러셀 버팔리노를 만나고 내가 그와 어울리는 걸 세상 사람들이 목격하게 만든 건, 좋건 나쁘건, 다운타운 문화에 혼자 빠져들었을 때보다 그 문화에 나를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어. 전쟁이 끝난 후, 러셀을 만난 건 결혼하고 딸들을 얻은 이후로 내게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이었어.
_102쪽, <프로슈토 빵과 집에서 빚은 와인> 중에서

나는 그 시절에는 ‘메이드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어. 그건 마피아들 사이에서 어떤 의식을 통과한 다음에야 도달하는 특별한 지위로, 일단 그 지위에 이른 사람은 언터처블이 되지. 승인을 받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을 건드릴 수가 없고, 어디를 가건 각별한 존경을 받게 되며, 집단 ‘내부’ 사람, 그러니까 ‘핵심층’이 되는 거야. 그 지위는 이탈리아계에게만 적용돼. 나중에 내가 러셀과 무척 가까워졌을 때, 내 지위는 메이드맨보다 더 높았어. 러셀은 나한테 이런 말까지 했어. “자네는 나와 같이 있으니까 어느 누구도 자네를 건드리지 못할 거야.” 그가 아귀힘이 강한 손으로 내 뺨을 쥐고는 “자네가 이탈리아계였어야 하는 건데”라고 말했을 때의 느낌을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_117쪽, <다운타운 죽돌이> 중에서

“페인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들었소.” 지미가 말했어.
“에-에-예. 그, 그, 그리고 목수 일도 직접 합니다.” 말을 더듬은 게 부끄러웠어.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그거요. 당신이 우리 형제라고 알고 있소만.”
“맞습니다.” 나는 문장을 계속 짧게 끊었고, 말을 거의 하지 않았어. “107지부입니다. 1947년부터요.”
“우리 친구가 당신을 무척 높이 평가하더군.”
“감사합니다.”
“그 친구, 기분 좋게 해주기가 쉽지 않은 사람인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했어.
“노동운동에 가장 유익한 건, 노동운동을 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반드시 갖춰야 하고 그걸 지켜내려 투쟁해야 하는 대상은 단결이오. 대기업들은 계속 우리를 공격하면서 공세를 펼쳐왔지. 놈들은 노조를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걸 목표로 삼은 분파들에 자금을 대고 있단 말이오. 대기업들은 우리가 통화하는 이 순간에도 내 거점인 디트로이트와 다른 곳에서 우리 휘하에 있는 지부들을 훔쳐내려 애쓰면서, AFL-CIO 소속 노조들이 자행하는 일부 공세적인 작전의 배후에 똬리를 틀고 있소. 대기업들은 지금도 상황이 변할 때마다 우리를 가로막고 대중과 우리 조합원들 앞에서 우리를 망신시키려고 정부와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고 말이요. 우리의 단결이 필요한 시기에 그런 식으로 불화의 씨앗들을 뿌리고 있는 거요. 지금 우리는 우리 역사상, 아니, 우리 역사뿐 아니라 미국에서 노동자들이 펼친 투쟁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단결이 필요하오. 당신도 이 투쟁에 함께하고 싶소?”
“예. 그렇습니다.”
“이 역사의 일부가 되고 싶소?”
“예. 그렇습니다.”
“내일 디트로이트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겠소?”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럼 299지부로 와서 빌 이사벨과 샘 포트와인에게 신고하도록 하시오. 그들은 팀스터즈의 대외홍보를 책임지는 사람들이오.”
우리는 전화를 끊었고, 나는 생각했어. 세상에, 대단한 언변이야.
_149쪽, <“페인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들었소”> 중에서

같은 해 연말, 존 F. 케네디가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제일 처음 한 일은 동생을 미국의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거였다. 그러면서 바비는 법무부와 미국 정부에 속한 모든 법률 대리인들, FBI와 FBI의 J. 에드거 후버 국장을 지휘하게 됐다. 바비 케네디가 맨 처음 내린 명령은 그의 형이 당선되도록 도와준 바로 그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는 거였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법무부 장관이 조직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휘하 인력을 동원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바비 케네디는 법무부 내부에 변호사와 조사관으로 이뤄진 팀을 결성했다. 그러고는 맥클레런위원회 청문회 동안 오른팔 노릇을 했던 월터 셰리던에게 그 팀을 맡겼다. 바비 케네디는 팀의 구성원을 직접 선발했다. 그는 그 팀에 대단히 구체적인 임무를 부여하고는 무척이나 절묘한 이름을 붙였다. ‘호파전담반.’
_178쪽, <복면을 하지 않은 총잡이> 중에서

1년쯤 후, 저지에 있는 체리 힐 인에서 술을 몇 잔 걸치고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서 있을 때, 내 운전사 찰리 앨런이 나한테 몸을 기울이면서 묻더군. “당신이 지미 호파를 죽였죠?” 나는 소리를 질렀어. “이 밀고자 새끼가, 야, 이 개새끼야!” 그러자 FBI가 사방에서 튀어나와서 앨런을 보호하려고 그를 에워싸더군. 앨런이 단 도청장치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요원들이 레스토랑에 우르르 몰려나온 거야. 내가 그를 현장에서 해치울 거라고 생각한 거지.
누가 “당신이 예전에 이러저러한 걸 했죠?”라고 물으면 바로 그때가 계산서를 들고 술집을 나서야 할 때야. 찰리 앨런이 그 특정한 시점에 그 특정한 질문을 한 유일한 이유는 연방요원들이 놈에게 그걸 물어보라고 설득하기로 결정한 시점이 그때였기 때문이야.
_380쪽,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서약 아래> 중에서

에밋이 피고 측의 마지막 증인을 불렀을 때 내가 말했어. “우리 측 증인이 한 명 더 있어요.”
“누군데요?” 에밋이 물었어.
“프랜시스.” 내가 말했어.
“프랜시스 누구요?” 에밋이 물었어. “프랜시스. 나 말이요.” 내가 말했어.
증인석에 앉으면 배심원과 눈을 맞추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나는 늘 믿어. 내가 어떤 사람이 나한테 와인을 쏟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죽였을 거라는 식의 그림을 정부 측이 그려대고 있을 때는 특히 더 그렇지. 내가 배심원들의 눈을 노려볼 때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상상이 되나?
‘배심원단이 시런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다.’ 『필라델피아 불레틴』의 헤드라인이었어.
_382쪽,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서약 아래> 중에서

구매가격 : 14,000 원

놀이와 인간

도서정보 : 로제 카이와 | 2020-05-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놀이와 문화의 상관관계에 주목, 인간을 열광케 하는 놀이의 영역을 매우 독창적이고 새로운 범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문화의 발달을 고찰한, 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상가 로제 카이와의 책. 놀이의 정의와 분류, 그 사회적 역할 등 놀이라는 인간의 비합리적 활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동서고금의 방대한 자료를 기초로 한 ‘놀이를 통해본 문화론’으로서 원시사회에서 현대사회까지 서로 다른 문화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구매가격 : 13,600 원

간디가 말하는 자치의 정신

도서정보 : 마하트마. K. 간디 | 2020-05-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도를 노예화시킨 것은 우리들, 영어 쓰는 인도인입니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 간디의 목소리로 듣는
진정한 의미의 자치와 독립 정신을 담은 책!

간디의 삶과 생각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책
간디가 1908년에 쓴 《Hind Swaraj or Indian Home Rule》을 우리말로 옮긴 《간디가 말하는 자치의 정신》이 출간됐다.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창간한 신문 〈인디언 오피니언Indian Opinion〉에 실은 칼럼을 엮은 것으로, 그가 집필한 최초의 저서이다. 이 책에 써내려간 이념을 79세에 죽을 때까지 변함없이 지켰다는 점, 그리고 이후 집필한 두 권의 자서전의 핵심 이론이 담겼다는 점에서 그의 삶과 생각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디가 말하는 자치의 정신》은 20세기 초, 그리고 영국 통치하의 인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 우리는 또한 주목해야 한다. 간디가 말하는 ‘자치’란 법적·행정적 의미라기보다는 정신적인 완전한 독립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독립된 국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현대적 문명의 편의에 기대어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그리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를 간디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여러 사상가들의 삶과 저서를 국내에 소개한 것은 물론, 《간디 자서전: 나의 진실 추구 이야기》, 《간디, 비폭력 저항운동》, 《간디의 삶과 메시지》를 한국어로 옮긴 박홍규 영남대 교수가 번역을 맡았으며, 간디를 신화화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역주와 해설을 담아 지금 이 땅에서 간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진지한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자치’의 정신으로 살펴본 인도 사회
이 책은 ‘나라의 독립’을 갈망하는 인도 동포들이 읽기 쉽도록 독자와 편집인의 대화 형식으로 씌어졌다. 간디는 ‘국민회의’가 인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모으며 ‘자치’를 맛보게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또한 벵골 분할(1905년부터 1911년 사이에 민족운동의 중심이었던 벵골을 이슬람 중심의 동벵골과 힌두교 중심의 서벵골 등으로 분할시키며 민족운동을 약화시키고, 동시에 종교 대립을 유발시키고자 한 사건)이 도리어 인도 국민들을 각성하게 하였으며, 이렇게 생겨난 불만과 불안이야 말로 모든 개혁의 시작이라고 보았다. 이어 간디는 ‘스와라지(자치)’라는 개념을 통해 인도인들은 ‘영국인 없는 영국식 지배’를 원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이것은 스와라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간디는 영국은 현대 문명 때문에 타락하고 있고, 이를 모방한다면 인도는 망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대인들이 말하는 ‘문명’의 기준은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육체적 안락을 삶의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명 덕분에 증기기관을 이용해 땅을 경작하고, 누구나 책을 써서 출판하고, 기차를 타고 세상 어디든 날아다닌다. 하지만 이 문명은 도덕이나 종교에 전혀 주목하지 않는다. 또한, 문명은 육신의 안락을 증가시키려 하지만, 그렇게 하려는 것조차 실패했다고 말한다. 문명에 사로잡힌 이들에게는 육체적인 힘이나 용기가 없기 때문에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는 당장 부자가 되기 위해 영국 회사를 환영했고, 영국인들은 교묘한 술책으로 인도인을 녹인다고 한다. 철도, 법률가, 의사, 교육, 기계 등이 그 예로 등장한다.

자치의 정신과 수동적 저항을 통한 진정한 독립
간디는 문명에 현혹되면 결국 그것의 노예가 되고 도덕성을 잃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때문에 그는 우리가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스와라지이며, 각자가 경험한 스와라지를 통해 그렇게 하도록 타인을 평생 설득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간디는 인도의 상황 역시, 인도인이 영국의 문명을 채택하지 않는 스와라지 정신으로 영국에서 독립을 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영국인이 폭력을 사용했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같은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가졌던 것과 같은 것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개인의 고통을 통해 권리를 지키는 수동적 저항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하는데, 용기 없는 수동적 저항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으며 그러한 준수가 어렵다는 믿음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왜 지금 다시 간디인가?
간디가 주장하는 인도 자치의 길은 서양 문명에 대한 부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특히 서양의학, 서양법, 서양교육, 서양정치, 서양종교로부터의 해방에서 그렇다. 간디는 의사든, 변호사나 판사든, 교사든,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간에 과도하게 전문화된 자들이 사람들을 예속시키는 제국주의적인 점을 특히 비판했다. 정치권력으로서의 제국주의는 물론이고 생활 구석구석에 깊이 파고든 체제나 제도에 대한 의존을 간디는 가장 강력하고도 근본적으로 비판했다. 간디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새로운 인간이었다.

그러나 간디는 실패했다. 인생의 마지막 몇 달 동안 민족상잔을 보았고 그가 죽은 뒤로 그의 바람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간디의 죽음을 지킨 후계자 네루조차 그의 노선을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간디가 죽은 지 반세기 이상이 지났다. 그가 저항한 물질문명은 그의 정신문명에 의해 극복되기는커녕 도리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간디는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간의 삶의 방식이 단지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정치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성자라는 존재가 있을 수 있음을 인류에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우리의 문제가 있다. 일제 36년간 간디 같은 사람이 우리에게 없었는지, 단지 일제의 간악한 지배 때문이었는지, 지금 우리에게 우리의 간디가 있는지, 그리고 자본주의에 빠져 인간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어느 때보다 간디의 자치 정신에 대해 돌아보아야 할 시기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대구경북의 사회학

도서정보 : 최종희 | 2020-04-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저자 최종희는 박근혜 탄핵 사태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거치면서 더욱더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지역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 선고가 내려졌을 때에는 자신의 마음에도 오랫동안 박정희 토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사회학을 공부하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그 박사학위 논문(「대구경북의 마음의 습속」, 계명대, 2019)을 단행본 형태로 다시 구성해 출간한 것이다. 저자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지역을 의심하고, 따지고, 질문하며 써 내려간 이 책은 ‘자신에 대한 진한 성찰’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나를 성찰의 대상에 놓는 순간, 나는 이미 가족적 자아를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럼, 어떻게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는가? 마음의 습속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나이, 계급, 젠더, 직업, 생활수준에 대한 표집틀을 세워 10명의 연구 참여자를 선정했다. 10명의 연구 참여자(남성 5명, 여성 5명)는 모두 50~60대다. “50~60대는 가정과 교육, 시장, 정치 등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회적 규칙이 가장 잘 체화되어 거기에 따른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은 상류 엘리트 집단이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다. 마음의 습속은 서사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사람들의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그 조선시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예 꿈도 못 꾸는 이야기잖아요. 대통령을 갖다가, 감히 왕을 구속시킨다는 것은 지금 같은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죠.”
“나는 노조, 촛불집회 이런 사람들 100퍼센트 반대고 골수분자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그라고 거기 있는 세력들은 오야지는 밥 묵고 사는데, 이것저것도 없이 일당 받고 따라가는 사람은 아무것도 없다. 노조위원장 이런 사람들은 지 속 다 챙긴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던 것에 비해 대구경북에서는 촛불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감히 국민으로서 한 나라의 왕을 탄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왕조시대 언어를 사용하여 흥분한다. 또 대구경북 사람들은 촛불집회가 민주노총이나 골수분자들의 조직적인 각본에 의해 탄생한 것이라고 바라본다. 우두머리들이 짜놓은 계획에 맞춰 군중들은 개념 없이 따라가고, 노조위원장 등 리더들은 본인 실속을 챙기기 급급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불쌍하다. 진정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나타낸다. 촛불집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연구 참여자도 있었다. 그렇지만 집회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시위하는 대상자는 정해져 있다.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누구나,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만 지지한다. 모임에서 이런 문제로 논쟁을 벌일 때마다 거북하다.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공동체주의 언어, 왕조시대 언어, 국가주의 언어를 사용하여 시민사회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보편적인 선을 추구하는 시민 영역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구경북이 아직 민주주의 사회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민주사회는 시민운동하는 사람 따로 있고, 정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사회가 아니다. 시민사회는 나 이외의 사람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주인인 세상이다. 현재 대구경북의 마음은 시민사회와 고립된 상태다. 이 세계에서 벗어나려면 시민으로 태어나기 위해 훈련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구경북 사람들은 아직 그 과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배신을 안 하지”
“대구경북 사람들(웃음) 내처럼 한 번 좋아하면 영원히 좋아한다. 배신을 안 하지. 배신을 잘 안 하지.”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오랫동안 대통령(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을 배출한 탓인지 지역 우월주의에 스스로 빠져드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한다. 분명 정치적으로 합리적인 해석이 필요한데도 정서적으로만 판단한다고 비판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 지역에만 의미 있고, 유리한 것은 언제든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좀체 지역 밖을 벗어난 공적 상징체계를 구축하려 들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10명의 연구 참여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서사한다. 한 번 좋아하면 영원히 좋아한다. 배신하지 않고 의리가 있다. 자기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으며 순응적이고 긍정적인 스타일이다. 50~60대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데, 그 틀을 못 깨는 이유가 바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또 자신들이 ‘보수’인 까닭은 보수가 긍정적이고 좋은 것이기 때문이고, 어렸을 때부터 받아온 교육으로 보수에 대한 가치관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해하듯 우리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지금 북한에 있는 북한 주민들은 저거가 하고 있는 게 아주 정상적이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듯이 우리 보수적인 사람들도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 있어가지고 거기 그런 쪽으로 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인식하는 거 그런 기 아니겠나?” 쉽게 바뀌지도 않겠지만 굳이 바꿀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남이 하면 막 따라가는 것도 있고. 자기 의견 강하게 내세우지도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다 따라가는 것도 많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보수가 유지되는 이유도 이런 성격이기도 하지.”
대구경북에 대해 부정적인 면은 사소하다. 그런데 그 부정이 곧 부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번 틀에 박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꼴통’은 의리와 연결된다. 자신들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영원히 좋아하는 지조 있는 성격으로 표현한다. 몰표가 나와야 하는데 스스로 판단할 줄도 모르면서 서울 사람들을 따라가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진보는 매사에 꼬집고 할퀴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 우리 사회를 공산화하려고 하는 문재인 정부에 불만이다. 그래서 보수가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 TK 정서로 결집한 우리만의 세계를 밖에서 쳐들어와 침범하는 것이 싫다. 그것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산이 많아 폐쇄적이라는 부정적인 표현은 독특한 개성과 직결된다. 고지식해서 특별한 분야에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는 논리를 적용한다.
“서울 사람은 깍쟁이” “전라도 사람은 빨갱이”
“등시 같다 카지. 모든 걸 뒤처져 가니까. 등시다 카지. 한 고집도 하고. 곧 죽어도 아이마 아이고.” 타 지역에서 바라보는 대구경북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일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 지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계속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먹고살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하지 못한 어리석고 실속 없는 지역이라고 할지도 모르고, ‘저거밖에 모르는 사람들’로 인식될 수 있다.
“우리 생각에 서울 쪽에는 아무래도 이기적이라고 제일 먼저 생각드는 게 자기 자신밖에 모른다. 그기 제일 먼저 떠오른다. 대구경북 쪽에는 그래도 남을 배려하고 내가 아니고 남을 먼저 생각하고 같이 어울려서 생각하고 같이 우애든지 더불어 잘살려고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그런 부분이 많죠.”
대구경북은 의리로 똘똘 뭉쳐 대통령을 줄지어 탄생시킨 지역이라는 우월감이 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 사람들은 타 지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대구경북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이 실속에 따라 움직이는 간사한 성격을 가진 인간이라고 바라본다. 깍쟁이인 서울 사람과는 결혼도 하기 싫을 정도다. 이기적이고 의리가 없으며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원래 깡패들도 전라도 깡패가 시(세)다. 대구 사람들은 보수적이면서도 한길로 가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오너 기질이 있다고 보고, 의리 있고 하는 거는 전라도 깡패다.”
한편 전라도 지역은 대구경북 지역과는 다른 빨갱이들이 많은 오염된 집단이다. 대구경북 사람의 반대말은 서울 사람, 전라도 사람이다. 의리가 있는 대구경북 사람과 간사한 서울 사람, 무뚝뚝한 대구경북 사람과 싹싹한 서울 사람, 보수 텃밭이 강한 대구경북과 진보 텃밭이 우세한 전라도 지역은 늘 비교 대상이 된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보수당을 지지하는 이유
“나도 어쩔 수 없이 경상도 사람이야(웃음).”
“옛날부터 나는 보수당이니까. 자유한국당 좋아하고. 나는 예전부터 박정희도 좋았고 박근혜도 좋았고. 의리지. 나는 그래 생각한다. 내보고 당장 문재인 찍어라 카면 몬 찍는다(웃음). 안 찍는다.”
“몰라 살아온 게 그렇게 살았는지. 부정적인 거 자꾸 이런 거보다 뭐랄까? (자유한국당이) 마~ 그냥 추구하는 게 좋더라.”
연구 참여자들은 대다수가 보수당을 지지한다. 지지하게 된 동기는 특별난 것이 없다. 정서적으로 좋아서, 경상도 사람이라서, 이유 모름, 어렸을 때부터 같이 성장한 향수 때문에, 우리 나이에는 그랬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공동체에 그런 사람이 많아서라고 지지 이유를 밝힌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성·속으로 구분한다. 보수는 성스럽고 긍정적이다. 집단에 순응하고 대세에 따라가는 성향을 가졌다. 의리가 있다. 진보는 속되고 부정적이다. 나쁜 점만 보면서 문제점을 들춰낸다. 순종적이지 못하고 튄다. 얌전하지 못하다. 양반, 상놈의 관점에서 보면 보수는 양반, 진보는 상놈이다. 불만이 있어도 참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보수다.
또 연구 참여자들은 박정희가 경제 성장의 주역이며 단연 최고의 인물로 꼽는다. 자식 세대에도 대통령이 될 사람은 박정희뿐이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국민국가 성장 언어를 사용하여 지역 출신이 외치는 성장 구호를 무조건적으로 환호하며 복종한다. 박정희가 독재 정치와 장기 집권을 했다고 하지만 그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경제 발전을 이룩하려면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유신체제에서 희생된 사람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박정희는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아래 사람들이 행패를 부린 것이다. 설령 도덕적으로 조금 흠집이 있어도 더 큰 업적을 이루었으므로 괜찮다. 그들은(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대체로 잘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성향을 중도와 진보라고 하는 남현무와 남계식도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이 부분을 인정한다.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정치를 성장 서사와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한다. 정치인이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되면, 설사 그가 잘못을 범했더라도 괜찮다고 여긴다. 결국 대구경북 사람들은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경제는 경제인에게 맡기고 우리는 순응만 하면 된다는 사고를 지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러한 경제 우월주의는 궁극적으로 구성원들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사고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박정희를 숭배하는 이유
“내 아이들은 그런 대통령 밑에서 살아도 된다. 그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됐고. 나라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우리나라는 또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돼.”
“박정희 같은 경우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경부고속도로 닦고 5개년 경제 개발 하는 거는 그건 정말 자기희생을 해서 후대에 그~ 길이 해준 거라.”
“우리나라 이렇게 만들었는 사람이 박통이라고 생각한다. 밥 묵고 살도록. 그때 당시에 김대주이나 이런 사람 했으면 이래 몬했다. 그때 멀리 안 보고 앞만 보고 데모나 하고 고속도로 만드는 것도 데모나 하고, 오너가 누구냐에 따라서 바뀌잖아.”
대구경북의 집합의식 속에는 기억의 얼굴이 존재한다. 바로 박정희다. 이 인물은 대구경북의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10명의 연구 참여자는 ‘성장 담론’과 관련해서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거의 일치한다. 보릿고개를 없앤 경제적 영웅이며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은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불굴의 가부장으로 회상한다. 박정희 이념을 계승한 당이 줄곧 권력의 끈을 잡고 있었던 이유는 내면화된 문화적 요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에 비판하는 세력은 종북, 빨갱이, 불순 세력일 뿐이다. 그들을 강력한 반공 이데올로기 기제를 활용해 비판한다.
여미순은 누가 뭐라 해도 확고하게 박정희 대통령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는 박정희와 박근혜를 언급하면서 자녀들의 눈치를 보지만, 아버지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박정희 우상화를 그대로 세습하고 전승한다. 박정희는 멸사봉공 정신으로 부국강병을 이룩한 영웅이며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가부장으로 집합의식 속에 뿌리박힌다. 남민수는 박정희는 경제적으로 훌륭한 일을 했기에 도덕적으로 조금 흠집이 있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유신체제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극히 일부이다. 전체를 위해 일부는 희생되어도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박근혜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에도 어떤 믿음이 있었다. 여경숙은 예전부터 박정희도 좋아했고 박근혜도 좋아했다. 옛날부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자신도 남편과 함께 보수당을 지지한다. 여재선은 어려운 시절은 생각 안 하고 민주주의만 부르짖는 사람들이 못마땅하다. 밥을 먹어야 민주주의다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박정희 토템 숭배 문화가 조금씩 균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장 큰 것은 세대 분열이다. 젊은 세대들이 자라면서 조금씩 이런 문화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또 그동안 주야장천 보수당을 지원했는데, 대구경북의 발전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구경북의 견고한 가부장제, 그리고 남녀차별
“최~~고 한이 되는 게 그거다. 내가 학창 시절이 없다는 것. 그게 한이지.”
대구경북은 그 어느 지역보다 가부장제가 강력히 작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녀차별이 극심하기도 하다. 여성은 공식 교육제도에서 일반적으로 배제 대상이었다. 여미순, 여은정, 여정란, 여재선, 여경숙의 남동생들은 대학에 진학한다. 그들은 남자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교육받을 자격을 갖춘 대상이었다. 여은정, 여정란, 여경숙은 여상(또는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집안의 주춧돌이 될 남자의 앞길을 닦아주기 위해 그들을 열심히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남연철을 제외하고 남성 연구자들의 교육 언어는 여성들보다 치열하지 않다. 대학을 중간에 때려치운 남두일은 아직도 여동생이 자신한테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내 밑에 여동생이 공부를 잘해가 대구에서 제일 좋은 학교로 갈 수 있었는데 대구로 안 보내고 집에서 촌에 여상 보냈다 아이가. 대구에서 하면 돈 마이 든다고. 여동생이 그거 가지고 지금도 칸다.”
집안에서 장녀와 장남의 신분은 다르다. 장녀는 집안 살림 밑천으로 천한 흙수저 신분 대접을 받고, 장남은 집안의 기둥이 될 재목으로 귀한 금수저 직위를 부여받는다. 딸과 아들이라는 출신 성분은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넘볼 수 없는 위계질서를 구축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사하는 방법도 달랐다. 여성 연구 참여자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낸 반면, 남성 연구 참여자들은 감정의 기복 없이 무덤덤하기만 했다.
대구경북 남성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코드는 ‘과묵함’이었다. 남연철은 대구경북 남자들은 표현력이 부족하고 무뚝뚝하고, 여성에게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감정 표현을 하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한다. 남두일은 종부로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묵시적으로 인정하지만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는 일찍부터 대가족제도에서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것을 익힌다. 종손으로서 집안의 여자 어른보다 지위가 높다.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아 밥상머리 교육을 받으며 과묵함을 배웠다. 남현무는 지난 시절에 아버지에게서 공부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는 그런 아버지를 좋아했다. 그래서 자신도 아버지처럼 자녀들에게 과묵함을 행한다.
반면 여성 연구 참여자들의 서사는 남성 연구 참여자와 달리 일상의 삶과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된다. 교육, 결혼, 종족 보존, 어머니의 삶, 고부 갈등, 시부모 부양, 가부장, 이혼이라는 문화구조에 끊임없이 종속된다. 지난날의 삶에서 교육은 가장 위기의 순간으로 내세울 만큼 남녀차별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문화적 요소로 작동한다. 맏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이유로, 오빠나 남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이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했다. 여성 연구 참여자들은 가부장적인 집을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선택한 남편은 또 다른 가부장일 뿐이었다. 여경숙은 아버지를 벗어나기 위해 결혼이라는 자원을 활용한다. 아버지는 무능하면서도 잔인한 독재자였다. 그는 가부장의 폭력에 저항한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베개로 목을 누르려는 충동까지 느낀다. 그러나 결혼 이후 또 다른 가부장의 그물에 갇히고 만다. 남편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폭력을 휘두른다. 여경숙의 딸은 그런 가부장의 망에서 탈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결혼을 수단으로 집을 떠난다.
이런 여성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 이혼을 생각한다. 그들은 남편을 자신의 삶에서 악마의 화신으로 등장시킨다. 그렇지만 그들은 결국 가부장의 언어 뒤로 숨으면서 이혼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구매가격 : 15,400 원

코로나 19, 동향과 전망

도서정보 : 김석현 · 김양희 · 김유빈 · 박성원 · 안병진 · 유철규 · 이상영 · 이일영 · 전병유 | 2020-04-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코로나19 가고 경제 쓰나미 오나

팬데믹, 한 번으로 안 끝나 … 여러 번 파동 일으킬 가능성
다가올 2차 충격이 더 위협적 … 실물경제 침체 장기화
코로나19 이전부터 제조업은 위기, 기업 부도위험 지표 높아져
금융·부동산시장 변화와 삼성·현대에서 시작된 산업구조조정 살펴

우한과 대구, 중국과 한국을 강타한 코로나19는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충격과 공포를 더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사망한 사람은 4월 18일 현재 전세계 15만 명을 넘었고 확진자는 223만 명을 넘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2차, 3차 파동이 올 경우 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과 최악의 경제난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에 걸쳐 3차례 파동이 일어나면서 전세계 2000만 명 이상 최고 1억 명을 희생시켰다.

‘팬데믹 이후 한국사회 변화’ 심도 있게 분석한 국내 최초의 책

코로나19 사태가 4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식공작소(대표 박영률) 출판사가 국내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과 경제학자, 미래학자 9명과 코로나19 동향과 충격의 파장,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방향에 대해 긴급 좌담회를 열고 각자의 전문 분야에 대한 기고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이들은 세 차례의 토론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부동산시장의 변화, 기업자금사정과 산업구조조정 상황 등 한국경제 위기 국면을 진단하고 곧 다가올 2차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의 대응, 한국형 방역모델의 성공 이유와 그 의미를 짚어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해 논의한다. 코로나19의 발생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진단하면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심도 있게 다룬 국내 최초의 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차 보건위기는 마무리 돼 가고 있지만 이어질 2차 경제위기가 어느 시점부터 어느 강도로 다가올지 걱정이 크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단기 급락한 이후 V자 반등을 보이기도 했으나 1차 충격에서 발생한 설비투자 감소, 무역 감소, 소비 위축의 여파로 2차 충격이 더 위협적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음식 숙박업과 학원 등 자영업의 몰락, 중소기업의 위기, 항공 운송 여행 등 서비스산업의 침체는 한국경제를 장기적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게 할 가능성도 있다. 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장은 “코로나19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스페인독감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합친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복합 경제위기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훨씬 심각한 -3%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3월 산업 생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2020년 1/4분기 경제성장률도 사상 최저인 -6.8%를 기록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철규 성공회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번 사태에서 느끼는 충격은 2008년 리먼사태의 10배쯤 된다”면서 “2차 위기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100조 원 써야 방어 가능” … 복합 경제위기, 과감한 정책 제시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각국은 전례 없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GDP의 10%가 넘는 2조 달러 이상의 긴급구호 자금을 투여하고 있으며 독일은 기업보증을 포함해 GDP의 30%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나라는 11조7000억 원을 1차 추경에 편성했지만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는 “우리나라도 GDP 대비 5% 수준인 100조 원 정도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면서 “단기 지원으로 50조 원 정도, 2차 파동이나 글로벌 경제침체에 따른 장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으로 약 50조 원 정도를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전세계의 집중 이목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BTS급 월드스타가 됐고 한국형 방역모델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서구의 자유주의와 동아시아의 관료제 전통을 결합한 개방과 통제의 새로운 방역모델이 팬데믹 상황을 돌파하는 바람직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석현 인텔리전스코 대표는 “한국은 리버럴하지만 미시적인 방역행정과 기술의 결합으로 팬데믹을 방어할 수 있다는 선례를 제시했다”면서 “향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회미래연구원 박성원 미래학 박사 등은 팬데믹이 몰고 온 일상의 변화와 미래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예상해보고 재택근무의 확산,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등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따른 대책과 기술적, 사회적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국형 방역모델, 한국경제 위기, 미래사회 면모 … 긴급 좌담 내용 실어

책은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형 모델을 논의한다.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한국이 의도하지 않은 국가모델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한국의 방역방식은 서구의 자유주의나 사민주의 방식과도 다르고 중국의 권위주의 방식과도 다르다. 한국이 새로운 코로나19 방역모델과 함께 민주적·공화적 뉴딜을 모색하는 실험국가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2부에서는 한국의 경제위기 상황을 점검했다. 위기의 속살을 들여다보기 위해 산업, 노동, 금융, 부동산 분야의 동향을 짚어봤다. 한국의 위기 대응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정책이 코로나19에만 붙들려있지 말고 사회경제적 차원의 2차 충격에 대비하는 쪽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는다. 각국 정부가 급히 내놓은 정책의 결과에 대해서도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후속 논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3부에서는 코로나19가 갑자기 가져다준 미래사회의 다양한 면모들에 대해 토론한다. 팬데믹과 관련한 미래학계의 다양한 쟁점과 데이터 분석에 기초한 중심 이슈를 제시해주는 한편, 글로벌화와 정보화의 다양한 이면, 교육과 노동, 동아시아 모델의 부각, 글로벌 의사결정 문제, 미래사회의 방향성 등을 두루 검토한다.

구매가격 : 10,240 원

팩트를 알면 두렵지 않다

도서정보 : 그레그 이스터브룩 | 2020-04-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세상은 나빠지고만 있는가? 팩트를 알면 그렇지 않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의 창궐, 끝나지 않는 전쟁, 극우세력의 집권, 지구 온난화, 흉폭해지는 범죄, 양극화. 이것이 우리가 현재 접하고 있는 세계의 모습이다. 마치 세상은 점점 최악을 향해 가고 있으며, 모든 것은 나빠지기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 세계는 하루하루가 위기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것일까? 저자인 그레그 이스터브룩은 이에 대해서 과감히 NO라고 말한다. 팩트를 보면 세상이 점점 나빠지기만 하고 있다는 것은 거짓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역사는 진보하고 있고, 삶은 더 나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비관주의가 대세가 되었을까? 비관주의가 대세가 되어가는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헤진 책 ≪팩트를 알면 두렵지 않다≫가 움직이는 서재에서 출간되었다.

구매가격 : 12,600 원

미국에서 흑인으로 삶을 산다는 것.On Being Negro in America, by J. Saunders Redding

도서정보 : J. Saunders Redding | 2020-04-14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회/정치/법 > 사회문제/사회복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삶을 산다는 것.On Being Negro in America, by J. Saunders Redding
미국작가가 미국에서 흑인의 삶에 대해서 쓴책으로 1-17개의 에세이 형식으로 씀.
EDITOR’S NOTE
When it was decided to reissue J. Saunders Redding’s famous
little book in a paperback edition, we wrote to Mr. Redding at
Hampton Institute, where he teaches English, to ask if he wished
to update the book or perhaps write a new introduction. In due
course an answer arrived from Nigeria, where Mr. Redding is
presently lecturing and traveling, telling us to go ahead with
whatever updating we would think important to the text. We
went over the book carefully. It is true, some things have changed:
Mr. Redding is a little older, his sons have grown into young men,
his father died last year, at the age of ninety-two―but except for
those things we found that, unfortunately, no updating was
needed.
New York City
May 12, 1962

구매가격 : 12,000 원

KOREA 국향부론

도서정보 : 오남현 | 2020-04-13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KOREA 국향부론』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국가 미래학, 미래 세상과 대응」에서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미래를 바라보고, 변화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해 나가는 것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 혁신론, 대한민국 운영의 길」에서는 더 큰 대한민국, 더 웅장한 대한민국 디자인에 초점을 두고, 기존에 전혀 다루지 않는 국가지도자의 리더십, 역동적인 청년 대한민국의 육성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국부론, 대한민국 신산업 정책의 길」에서는 저성장에 머물고 있는 맥락에 의한 실제론 관점에서 접근하여 국민소득 6만 불 달성을 위해 미래 우리 산업이 나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향부론, 대한민국 신지방 경영의 길」에서는 성년기에 접어든 지방자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 길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지방의 현실을 직시하여 지방이 살쪄야 국가가 부강 한다는 논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공학, 자신 경영의 길」은 자신의 경영에서 비롯된다는 전제하에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은 주저하는 것이라고 하며 ‘적극성’, ‘진취성’, ‘행복성’,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구매가격 : 9,000 원

섹스 성과 성징 性徵 .The Book of Sex & Character, by Otto Weininger

도서정보 : Otto Weininger | 2020-04-06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건강/의학 > 의학

섹스 성과 성징 性徵 .The Book of Sex & Character, by Otto Weininger
독일어판을 영어판으로 번역한책. 성의 생물학적인 면과 의학적 면을 다룬책.
책내용은 여성과남성, 성의 심리적인면을 표현,성적매력의 법칙,호모성징,성징의학문,성징의 타입, 여성및남성의 성징과 의식,재능과 본질및 기억,기억 논리 윤리 자아, 자신과 본질,여성과 남성의 심리학,모성애및 매춘,애정과 미학,여성의 천성과 우주에서 여성의 중요성.유다이즘,여성과 남성 인류애.
Title: Sex & Character
Authorised Translation from the Sixth German Edition
Author: Otto Weininger
Language: English

구매가격 : 28,000 원

기울어진 교육

도서정보 : 마티아스 도프케, 파브리지오 질리보티 | 2020-04-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왜 오바마는 한국식 교육을 극찬했을까?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한국 교육 예찬은 익히 알려진 바다. 그는 교육 예산을 삭감하려는 공화당을 공격하거나 정부의 교육 혁신 정책을 알릴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과 그들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을 빠지지 않고 언급하곤 했다. 정작 한국은 과열된 사교육 시장과 그로 인한 교육 불평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지만 말이다. 비슷한 시기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는 《타이거 마더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라는 책에서 중국계 미국인 부모의 성취 지향적이고 때로는 강압적인 교육 방식의 장점을 나열하며 이 책을 일약 베스트셀러로 만든다. 어쩌면 오바마의 한국 교육 예찬은 미국 부모의 양육 방식에 생기기 시작한 변화를 보여주는 징후였는지도 모른다.
독일과 이탈리아 출신의 두 젊은 경제학자가 쓴 《기울어진 교육》은 미국을 휩쓸고 있는 ‘타이거 맘’과 ‘헬리콥터 부모’의 출현을 양육을 둘러싼 경제적 인센티브의 변화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아이들을 기르며 자신들이 1970년대 자신들의 부모 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양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아이들이 낙제만 하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던 부모 세대와 달리, 오늘날 저자 또래의 부모들은 음악 교습부터 스포츠 활동까지 온갖 교육에 아이를 등록시키고, 숙제는 제대로 했는지 검사하며, 꼬박꼬박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의 놀이 약속까지 대신 잡아 준다. 느긋하고 때로는 방임적이기까지 했던 부모 아래서 자란 자신들이 대체 어쩌다 헬리콥터 부모가 되어버린 것일까? 두 사람은 소득 불평등 지수의 나라별 차이와 시대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면서 이와 부모들이 택하는 전반적인 양육 방식 사이에 놀라운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밖에도 소득 재분배율과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 같은 경제적 여건, 그리고 그 변화가 ‘좋은 양육’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각종 실증 자료들로 입증하고 있다. 멀쩡한 사람도 자녀의 교육 문제에서만큼은 맹목적이 되는 현실, 그리고 대치동과 스카이캐슬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지나친 과열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앞으로는 이 책을 경유해야 할 것이다.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부모는 아이에게 권위적이 된다
모든 부모는 자녀들이 행복하고 잘 지내길 바란다. 즉, 부모의 의사 결정을 추동하는 주요 동기는 자녀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다. 하지만 같은 목적 아래에서라도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부모들은 점점 더 권위적이 되는 반면 스칸디나비아의 부모들은 좀 더 관대한 경향이 있다. 왜일까? 《기울어진 교육》에서 두 저자는 사회의 증대하는 불평등과 돈, 능력, 시간 같은 부모의 제약 조건이 상호작용하여 양육 태도를 결정한다고 본다. 중세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두 저자는 자녀 양육을 둘러싼 경제적 인센티브와 제약의 변화가 부모노릇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양한 나라에서 좋은 부모노릇을 각각 어떻게 다르게 규정하게 만드는지를 살핀다.
대학원 진학을 앞둔 자녀와 함께 ‘학교 방문의 날’에 참석하고 대학원 입학 사정관에게 전화를 해서 미팅을 잡는 미국 부모들, 스물다섯 살 아들에게 더운밥을 먹이기 위해 군 복무를 하는 곳 근처 마을에 아파트를 얻는 이탈리아 부모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저자들은 발달 심리학 분야의 구분을 따라 부모의 양육에 대한 태도를 방임형, 허용형, 권위형, 독재형으로 나누고, 지난 30년간 일부 국가에서 ‘집약적 양육’이 확산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집약적 양육은 아이에게 복종과 엄격한 통제력을 요구하는 독재형과 논리적인 설득을 통해 아이의 가치관을 구성하는 권위형이 결합된 양육 방식을 일컫는다. 이는 단순히 아이를 감독하고 보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학교에서 잘 생활해 나가는지, 어떤 활동을 선택하고,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까지 포함해 온갖 측면에 깊이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집약적 양육’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나라는 공통적으로 불평등 정도가 높고,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이 높은 나라였다. 미국에서는 불평등이 급격히 증가한 1995년에서 2011년 사이 권위형 부모 비중이 39%에서 53%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시기 불평등이 증가하긴 했으나 그 격차는 여전히 미국의 197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스웨덴과 같은 나라에서 허용형 양육이 지배적인 것과 대조된다. 두 사람은 집약적 양육이 자녀의 학업 성취에 미치는 효과, 부모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증가, 그리고 양육에서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 등을 통해 오늘날 양육이 어떻게 점차 강도 높고 시간 집약적이며 통제적인 노동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교육 이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다
- 교육 불평등의 경제적 토대를 찾아서
이 책의 1부에서는 1960~1970년대를 지배한 느긋한 양육이 오늘날 광란에 가까운 계획적 실천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살핀다. 보수주의적인 반反혁명의 영향권에 들어선 1970년대 말 이래 소득 불평등은 계속 증가해 미국은 1974년에서 2014년 사이 가장 부유한 10%와 가장 가난한 10%의 소득 비율이 9.1에서 18.9로 두 배가 되었고, 같은 기간 영국에서는 6.6에서 11.2로 증가했다. 이 사이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의 평균 임금과 고졸자 평균 임금 비율은 1.5에서 2로 증가했다. 학력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는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이 그만큼 증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평등과 교육에 대한 투자 수익의 증대는 어떤 방식으로 양육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장래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부모들로 하여금 개입의 강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문제는 이러한 양육 태도가 시간, 돈, 역량 등 제약 조건이 다른 부모들 사이에 ‘양육 격차’를 벌려놓았고, 이는 계층별 주거지 분리와 더불어 사회의 이동성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소외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의 기회까지 줄이는 악순환을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1부에서 나라별 불평등 지수의 비교를 통해 왜 어떤 나라에서는 허용형 양육이 지배적인 데 비해 다른 나라에서는 권위적이고 때로는 독재적인 양육이 나타나는지를 설명했다면 2부에서는 시대별로 표준적인 양육 방식이 변화해온 과정을 따라간다. 과거 수세기 동안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양육이 일반적이었는데 왜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가 잘못해도 가혹한 훈육을 피하려 하는가? 아동노동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변화시킨 것은 무엇인가? 아들과 딸에 대한 양육 방식의 차이는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가? 경제 발전과 가족 규모의 변화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오늘날 선진국이 직면한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저자들은 이와 같은 질문들에도 경제적 인센티브와 제약 조건이라는 동일한 렌즈를 적용해 분석하고 답을 제시함으로써 현대 세계에서 가족의 경제를 들여다볼 창을 제공한다. 이어 3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하며 교육 제도와 정책의 변화가 앞으로 양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알아본다. 특히 ‘한방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입시 제도의 존재가 나라별 부모의 양육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아이들 사이에 기회의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양육 격차를 좁히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책적 개입의 가능성을 논한다.

불평등한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필독서!
- 교육 사다리를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주목하다
이 책의 저자인 파브리지오는 스웨덴에서 아이를 기르며 겪은 당혹스러운 경험을 털어놓는다. 딸 노라를 일 년 일찍 학교에 입학시키려다가 교사에게 “내 딸이라면 그렇게 기르지 않을 것”이라는 핀잔을 들었고, 피아노 교습을 받은 딸이 재능을 보여 지인들에게 자랑했더니 대체 아이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냐는 식의 눈총을 받았던 일도 있었다. 아이들을 미국에 있는 독일국제학교에 보낸 마티아스 역시 아이들을 방치하듯 하는 독일 교사와 학교에서 입은 작은 상처 하나에도 경위서를 요구하는 미국 부모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흔히들 ‘문화적 차이’로 보아 넘기는 이러한 사소한 사례들을 모아서 자녀의 미래에 대한 부모의 전망이 소득 불평등과 같은 경제적 조건과 상호작용한 결과 특정한 방식의 양육 태도를 낳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 과도한 사교육 문제를 성토할 때마다 우리는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스칸디나비아의 모델을 모범적인 사례로 언급하곤 한다. 《기울어진 교육》은 우리가 스칸디나비아에서 본받아야 할 것이 과연 교육인지, 아니면 그 교육이 서 있는 토대인지를 질문하게 한다. 교육은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만 현실에서는 더 완벽한 ‘스펙’을 만들기 위한 끝없는 경쟁으로 나타날 뿐이다. 이기적인 부모의 과도한 교육열을 탓하거나 학종을 폐지한다고 해서 우리가 바라는 교육 개혁을 성취할 수 있을까? 그러면 다섯 살 난 아이의 커리어를 걱정하며 입시 매니저를 자처하는 부모의 개별적 불안과 욕망을 다스릴 수 있을까? 《기울어진 교육》은 경제적 불평등에 직면해 부모들이 사랑과 돈, 그리고 자녀 교육의 관계를 어떻게 구성해나가는지, 그리고 경제적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부모들의 합리적 선택이 어떻게 기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줌으로써 교육 사다리를 흔들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에 주목하게 한다. 각종 실증 자료와 개인적인 일화, 그리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각국의 흥미로운 양육 사례를 풍부하게 담은 이 독창적인 ‘양육의 경제학’은 불평등한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필독서라 할 만하다.

구매가격 : 16,1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