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차는 그냥 보내자 (문학동네시인선 128)

도서정보 : 황규관 | 2019-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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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란 때때로 입이 큰 바구니 같아서
흙 묻은 나물도 담기고
봄볕이 쓴 편지가 걸어들어오기도 한다”

문학동네시인선 128 황규관 시집 『이번 차는 그냥 보내자』가 출간되었다. 2015년 펴낸 『정오가 온다』 이후 근 4년 만에 선보이는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다. 총 4부로 시를 나누어 담아낸 시인의 태도에서 전과는 사뭇 달라진 어떤 목소리를 살짝도 듣게 되는데 이는 나이 먹음이라는 당연함에서 오는 구부러짐이 아니라 나이 놓음이라는 공부에서 오는 여유도 일견 한몫을 했으리라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다. 물론 이때 내가 나를 붙듦에 있어서의 고집은 단단한 그 세기를 자랑함은 물론이다. 황규관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게 읽힌다. 부 제목만 줄줄 읽어봐도 그러하다. “인간은 모두 호미의 자식들이다” “시는 당신을 아프게 하려고 온다” “과거가 납빛 같은 회벽일 리 없다” “우리는 노란 참외 꽃을 가꿔야 한다”, 이 네 문장이 문패로 걸린 부 제목만 손끝으로 따라 읽어봐도 그러하다. 응당 맞는 이야기가 옳음이라는 지루함 없이 우리에게 빠른 속도로 와 들어찬다. 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알아버린 것만 같은 그 시의 명료한 번짐. 이상하지, 별스러운 소리를 한 게 아닌데 그게 별스러운 시로 절로 와 기억을 잠식하는 것이. 이상하지 특별히 가르치는 말씀을 한 게 아닌데 그게 들리는 시로 절로 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시를 그저 한 인간으로 두고 사는 이의 넘어짐과 일어남과 잠듦과 깸과 노동함과 쉼과 이 모든 과정의 반복이, 달리 말해 일상이라는 그것이 유난스러운 포장지에 싸임 없이 막 사가지고 나온 촘촘한 거름망의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움의 ‘자연’, 그대로의 시들. 시인 스스로 “나를 소박한 자연주의자로 불러도 상관없다”라고 했으렷다. 소박함의 결코 소박할 수 없음을 아는, 아무튼 뭣 좀 아는 자이기도 한 까닭에 이 시집의 제목에서 오는 주체의 의지에 곁의 우리가 절로 리듬을 타며 무한 긍정의 에너지를 살짝 쐬어보게도 되는 것이다. 이번 차가 왔다. 그냥 보내자. 일단 한번 보내기도 해보자. 놓친 게 아니다. 내가 놓은 것이다. 나는 놓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얼마나 늦으랴. 인생에서 그 늦음은 얼마나 큰 틈이 되랴. 그 벌어진 틈 사이로 들어찰 수 있는 무수히 많은 그거, 있겠지만 일단은 에둘러 자연이라 해두련다.


리듬은 사물과 존재들의 율동일 것이다. 혁명이었다가, 모래였다가, 아픔이었다가, 신생인 그것은 아득하고 가까운 감정들의 총체이다. 황규관의 두 세계, 혁명의 세계와 자연적 기원의 세계가 이렇게 있다. 절망했으나 모래처럼 작아진 몸으로 노동의 이성을 되살려 신생하기를 꿈꾸는 황규관과 바람의 노래를 기억하면서 강과 들판과 들길의 소년을 기억하여 다른 몸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황규관이 그 세계의 주인공이다.
_박수연 해설 「세계의 기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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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독립적인 여자 강수하

도서정보 : 강수하 | 2019-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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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하는 강한 사람도 아닌 주제에, 너무나 꿋꿋하다.
강수하가 너무 독립적이지 않아도 되도록, 함께 옆에 서서 가고 싶다.”
- 서늘한여름밤(《나에게 다정한 하루》 저자)

독립을 꿈꿀 수밖에 없는 86년생 강수하의 분투기
“주어진 인생 말고 스스로 만드는 인생을 살기로 했다.”

권위적인 할머니, 자기연민에 빠져 있는 아빠, 무뚝뚝한 엄마 밑에서 독립적 인간으로 자라난 강수하. 공대를 나와서 남자들로 빽빽한 어느 공장의 연구실에 다니며 아저씨들의 촌스러움과 무개념을 정면에서 적절히 지적할 줄 알게 된 30대 여성 직장인 강수하. 하지만 원래는 교사 며느리를 원했다며 “여자가 일에 너무 야망을 가지면 가정이 무너”진다는 예비 시어머니의 말에는 차마 정면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뒤늦게 자신의 비겁함을 후회하는 86년생 기혼 여성 강수하.
‘강수하’는 스스로 지은 이름이다. 분노가 많았고 사주에 물이 없었던 강수하는, 불과 같은 분노를 식히기 위해 물이 들어간 한자인 강 강(江), 물 수(水), 물 하(河) 자를 써서 제 이름을 지었다. 그렇게 주어진 인생 말고 스스로 만드는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오래전부터 블로그에 일기처럼 써 온 에세이를 통해 위로와 공감을 나누어 온 강수하는, 이 책 《아주 독립적인 여자 강수하》에서 여성은 독립적이기 불리한 한국 사회에서 독립을 꿈꾸며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 실린 글 가운데 예비 시부모와의 첫 만남을 다룬 〈신붓감 1순위, 교사 며느리〉, 결혼 후 두 번째 명절 후기인 〈빚 없는 채무자, 며느리〉는 브런치 연재 당시 각각 30만 회가 넘는 조회수와 200회가 넘는 공유 횟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동시대 여성들의 공감과 격려와 지지를 받았다.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지만 그만의 이야기일 수만은 없는 이 에세이집에는, 자신을 뭉개려 하는 불공정한 관계들로부터 벗어나 서로를 존중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찾고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 있다. “우리가 그저 자기 자신이기만 해도 되는 연대 속에서 딱히 독립적일 필요 없이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괜찮”아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독자들에게도 가닿았으면.

강한 사람도 아닌 주제에 너무나 꿋꿋한
강수하의 독립이 언젠가 쉬워지기를

강수하는 “(엄마 아빠) 둘 다 내 편 아님”이라고 작게 적어 눈에 띄지 않게 스탠드 뒤에 붙여 놓고, 엄마에게 기대고 싶은 본능을 억지로 누르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였다.
자라면서는 집에 두 개밖에 없는 방을 하나는 엄마 아빠에게, 다른 하나는 아빠에게 빼앗긴 채 거실에 이층 침대를 두고 동생과 함께 지냈으며, 남초 직장에서 아저씨들에게 둘러싸여 모욕감과 수치심에 몸을 떨었고, 남자 친구와의 동거로 이미 충분했지만 ‘결혼 적령기에 적당한 짝과 결혼을 하라’는 사회의 지령과 압박에 굴복해 결혼을 실행하며 자괴감을 느꼈다. 강수하를 둘러싼 것들은 그에게 별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수하는 제 인생을 수수방관하지 않는다. 대학생 시절 10만 원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자신의 감정 노동을 사던 귄위적인 할머니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용돈을 거부하고, 동등한 결혼 생활을 위해 혼전 계약서를 쓰고, 결혼으로 생겨난 가족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시부모와 전화번호를 교환하지 않는다. 성차별과 언어폭력을 일삼는 회사 아저씨들에게는 눈을 똑바로 뜨고서 ‘무례하게’ 맞서고, 경제적인 독립을 위해 미니멀리즘을 수행하는 한편, 수입원을 늘리는 식으로 퇴사 준비까지 차곡차곡 해 나간다.
그의 글을 읽노라면 안쓰러움, 분노, 슬픔, 허탈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위트와 여유, 영리함,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나’로 오롯이 서겠다는 꿋꿋한 의지와 용기도 함께 느껴진다.
강수하는 변화를 멈추지 않으면서도 자기 삶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나무들이 그러하듯 그가 내린 뿌리가 독립적이고자 하는 우리 각자의 뿌리와 서로 이어진다면, 우리 모두가 너무 독립적이지 않아도 되는, 우리의 독립이 조금 더 쉬워지는 생태계가 언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부디 그러하기를.

구매가격 : 9,800 원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도서정보 : 성석제 | 2019-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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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 성석제 입담의 정수!

소설가 성석제의 산문집 2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는 그간 작가가 신문과 잡지 등 여러 지면에 발표한 원고를 엄선해 다듬은 신작 산문집이며, 『말 못하는 사람』은 2004년 출간된 『즐겁게 춤을 추다가』를 개정한 것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울림과 웃음을 줄 수 있는 빛나는 글들을 추려내 개고 작업을 거쳤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이자 타고난 재담꾼이다. 그런 그의 유머와 입담은 산문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 이번에 출간된 산문집 2종은 한동안 사진 에세이(『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음식 에세이(『소풍』 『칼과 황홀』) 등을 주로 펴낸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본격 인생 에세이’로 소설가 성석제로서, 자연인 성석제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세상사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전개한 글편들이 담겨 있다. 성석제 문학의 기원이 된 순간들, 삶이 내재한 아이러니가 빚어낸 웃지 못할 사건들, 일상에서 만난 빛나고 벅찬 장면들이 기발한 문장들에 담겨 펼쳐진다. 세상만물에 대한 남다른 시선, 통렬한 유머, 불평불만으로 보이지만 깊은 사유가 담긴 성찰까지. 능청스러운 와중에 날카롭고,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 심금을 울리는 그의 산문집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안이, 그의 소설을 좋아해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그 타자기로 쓴 글이 내 밑천이다.
뒤죽박죽 방향도 없고 말도 안 되는 것이라 해도 할 수 없다.
그게 나다.”

신작 산문집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는 모두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소설 쓰고 있다’에서는 작가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문학 작품을 접했을 때의 경이로운 순간과 소설가 성석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작가로 살아오면서 정리한 문학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2부 ‘나라는 인간의 천성’은 자연인 성석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에서 만난 소중한 순간들, 기쁨과 슬픔, 애정과 그리움이 담긴 순간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기도 한다. 3부 ‘실례를 무릅쓰고’에는 사회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돋보이는 글들이 들어 있다. 파괴되어가는 자연, 훼손되어가는 언어, 관계의 본질을 잊어가는 현시대에 날카롭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풍자로 응수한다. 4부 ‘여행 뒤에 남은 것들’은 세상을 둘러보며 깨달은 것들과, 일상에서는 만나기 힘든 생경한 풍경에서 느낀 경이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대화는 지속된다.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저녁을 먹은 뒤 여름밤의 산책과 카페에서의 나직한 이야기와 두런거림은 영원히 지속되어야 마땅하다. (…) 비록 그것이 “아니…… 진짜…… 그래서…… 그러니까…… 아주 조금…… 굉장히…… 있잖아…… 사실은…… 말이지”로만 남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사람과 사람 서로 간의, 지성체 간의 대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귀중하고 단 한 번, 한순간뿐인 우리의 삶이자 비전이며 성스러움에서 비루함까지 인간세의 표리를 명경처럼 반영하는 것이니. (184쪽)

구매가격 : 9,800 원

말 못하는 사람

도서정보 : 성석제 | 2019-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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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 성석제 입담의 정수!

소설가 성석제의 산문집 2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는 그간 작가가 신문과 잡지 등 여러 지면에 발표한 원고를 엄선해 다듬은 신작 산문집이며, 『말 못하는 사람』은 2004년 출간된 『즐겁게 춤을 추다가』를 개정한 것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울림과 웃음을 줄 수 있는 빛나는 글들을 추려내 개고 작업을 거쳤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이자 타고난 재담꾼이다. 그런 그의 유머와 입담은 산문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 이번에 출간된 산문집 2종은 한동안 사진 에세이(『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음식 에세이(『소풍』 『칼과 황홀』) 등을 주로 펴낸 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본격 인생 에세이’로 소설가 성석제로서, 자연인 성석제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세상사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전개한 글편들이 담겨 있다. 성석제 문학의 기원이 된 순간들, 삶이 내재한 아이러니가 빚어낸 웃지 못할 사건들, 일상에서 만난 빛나고 벅찬 장면들이 기발한 문장들에 담겨 펼쳐진다. 세상만물에 대한 남다른 시선, 통렬한 유머, 불평불만으로 보이지만 깊은 사유가 담긴 성찰까지. 능청스러운 와중에 날카롭고,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 심금을 울리는 그의 산문집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안이, 그의 소설을 좋아해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니 인생이여, 부탁하노니,
즐겁게 춤을 추시다가 그대로 멈출 줄 알지어다!”

『말 못하는 사람』에서는 젊은 날의 성석제를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과거의 글이 아니라 젊은 소설가의 치기 어리지만 반짝이는 사유, 시대를 초월하여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기발한 질문들이 담겨 있다. 1부 ‘기억’에는 작가의 어린 시절의 추억들과 대학생활이 생생히 그려져 있어 한 소설가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으며, 2부 ‘편력’에는 작가 성석제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들을 한 문학 작품들과 에피소드들이 기록되어 있다. 3부 ‘바라봄’에는 우리나라의 인간군상들이 펼쳐내는 사회상을 남다른 눈으로 포착해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풀어낸 글들이, 4부 ‘내가 만난 사람’에는 그가 가까이 알고 지낸 세상을 떠난 문인들, 이문구 소설가, 성원근 시인, 김소진 소설가를 회상하는 글들이 담겨 있다. 떠난 사람을 추억하는 그의 그리움과 애정이 담긴 담백하면서 동시에 애절한 글은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바깥에는 소란한 90년대가 거센 연기와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었고 하늘에는 보이지 않는 별과 별 사이에서 차갑고 더러운 눈, 물이 막 걸음을 떼려는 소년들의 이마에 떨어지곤 했다. 눈앞에서 죽은 소년도 있었고 떠나가서 돌아오지 않은 소년도, 떠나지 못한 소년도 있었다.
모두 어른이 되었으리라. 소년은 청년이 되고 청년은 어른이 된다. 어른들은 탐욕과 폭력과 배신으로 자기들의 나라를 만들려 하지만, 언제나 실패한다. 그들은 지나가는 존재일 뿐이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그런 일이 있었다, 서울하고도 신촌에. 언젠가 미국에 그런 일이 있었듯이. (40쪽)

구매가격 : 9,100 원

헛어른

도서정보 : BOTA | 2019-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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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면 어른인 줄 알았는데…
일도, 연애도, 인간관계도 아직은 불안하고 서툰 서른이, 혜선과 상규의 이야기
“왜 내 이야기가 여기에 있냐”, “뼈를 맞은 것 같다”, “웃긴데 왜 눈물이 나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어 위로받았다” 등 구독자들로부터 폭풍 공감을 이끌어낸 인기 웹툰 <헛어른>은 어른으로 취급(?)받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두렵고 불안한 서른이들의 마음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어렸을 때만 해도 서른쯤이 되었을 때 난 충분히 멋지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서른이 가까워질수록 미래, 연애, 사람과의 관계…
이 모든 것들이 불안해지는 걸까.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한 것 같고, 마냥 젊다고 하기엔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
그래서 때론 당황스럽기도 하고 서툴기도 한 우리들.”

<헛어른>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인 혜선과 상규가 일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소소한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나갈 뿐이다. 그래서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치 내 모습과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때론 웃기고 때론 씁쓸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도 괜찮을까?”
힘들거나 지친 어느 날, 우리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른은 혼란스럽고 불안한 나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서른이라는 나이가 가진 무게감은 그리 가볍지 않다. 마냥 불안하던 20대 시절엔 ‘서른쯤 되면 일도, 연애도, 인간관계도 조금 더 안정되어 있을 거야’라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취업에 대한 간절함은 퇴사에 대한 간절함으로 바뀌어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데 지금 하는 일이 그 일은 아닌 것만 같아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싶어 고민이 깊어진다. 하나둘 들려오기 시작하는 친구들의 결혼 소식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고, 달라진 생활과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진다.
기대와 달리 어딘가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계속 흔들리기 쉬운 나이 서른. 저자가 ‘헛어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바로 서른에 느끼게 되는 이런 불안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서른의 고민을 담담하게 풀어낸 이 책은 네 컷 만화로 구성되어 있지만 묘한 여운과 함께 자신의 상황을 대입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혜선과 상규의 모습에 공감하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직장생활도, 인간관계도, 연애도 그 무엇 하나 안정되지 않아 불안하고 인생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지만 그래도 자신을 사랑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나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30대의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0,150 원

인생을 바꿔주는 풍요의 확언

도서정보 : 에드워드 밀즈 | 2019-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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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풍요에 관한 확언(affirmation)을 모아 왔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게 붙어 나와 하나가 된 것들이 있습니다. 다른 확언들은 왔다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또 지금도 여전히 내 안에서 진정한 공명을 불러내지 못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여기에 당신을 위해 풍요의 확언을 광범위하게 모아 보았습니다. 내 자신의 것도 많고 캐서린 폰더와 아브라함-힉스, 사니야 로먼 및 다른 분들에게서 차용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설사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매일 이 확언의 일부나 전부를 읽는 행위만으로도 인생에 풍요를 끌어당기는 당신의 능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가장 강력한 확언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알았습니다. 이 책에 담긴 확언들을 읽으면서 당신에게 반향을 일으키는 것에 주목하세요. 어떤 확언이 당신을 따끔거리게 하거나 머리를 팔에 기대게 하나요? 바로 거기에 초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매일 잘 보이는 곳에 그 확언을 붙여 놓으세요. 욕실 거울이나 주방 식탁, 냉장고 문, 차의 대시보드 등도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큰소리로 읽고, 밤에 잠들기 전에 한 번 더 큰소리로 읽으세요. 그리고 암기하세요. 확언이 세포 속까지 스며들게 하고 돈과 풍요에 관한 제한적 신념이 용해되도록 하세요.

당신은 풍요로운 존재입니다. 그 풍요를 인식하고 호흡하세요. 그 풍요를 살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세요!

구매가격 : 2,000 원

매우 초록

도서정보 : 노석미 | 2019-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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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석미가 통과해나가는 40대의 이름, ‘매우 초록’!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나 다 유니크하고 아름답다.

화가 노석미의 신작 산문집을 펴냅니다. 『매우 초록』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본연인 그림에서뿐 아니라 글에 있어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온 그가 2008년부터 2019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려온 그림과 더불어 살아온 그 ‘살이’를 허심탄회하게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시기적으로 보자면 근 10년 세월이 담겼으니 작가의 말마따나 “어쩌면 나의 40대에 대한 이야기, 그간 에피소드의 나열, 모음집이라고 할 수”있을 것입니다. 한 개인의 인생 어느 부분을 묶어내는 일에 있어서 누구든 그럴싸한 사연 하나 없겠나 하실 수도 있겠으나 그 마땅함 가운데 이러한 작가의 태도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책의 유용함을 설명할 수 있는 본보기가 아닐까 하고 조금 더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어린 시절 어느 때부터 지속적으로 나, 또는 나의 주변에 대해서 쓰거나 그려왔다. 그것이 직업이 되었다. 보고 느끼고 쓰고 그렸다.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다면 계속 그렇게 살겠지. 거창하게 작가정신 이런 말 품고 살지 않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이 작가라고 불릴 수 있다면 나는 작가일 것이다.”

네. 보고 느끼고 쓰고 그리는 삶. 이런 일상의 반복에 있어서의 꾸준함이라는 태도. 작가 노석미는 매일같이 그 뼈대를 곧추세우고 매일같이 그 뼈대에 붙은 살을 근육으로 단련시키고자 마음을 쓰듯 몸을 쓰는 작가입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의 아주 솔직하고도 담백한 어떤 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농부들이 농사달력을 구비해놓고 텃밭일지를 수시로 써나가듯 말입니다. 일찍이 사람에 기대지 아니하고 자연에 의존하는 현명함을 든든한 뒷배로 삼은 채 작가는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인생이라는 혼돈에 이런 이름의 부표 하나를 던집니다. ‘very green’, 살짝 삼삼하게 무심한 듯 삼박하게 우리말로 ‘매우 초록’이라 풀이를 한 작가의 의도에서 묘하게 의도치 아니하게 ‘매움’의 향을 맡습니다. 매우가 깊어지면 매워지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묘한 뉘앙스를 가진 말의 번짐 가운데 그 뒤에 붙은 컬러가 초록이라는 데서 무릎을 치게도 됩니다. 자연 그대로의 초록, 본성 그대로의 초록은 언제나 시작이며 언제나 끝을 상징하는 색감이기도 한 연유입니다.

40대는 우리에게 어떤 나이대인가. 40대의 끄트머리에서 제 살아온 근 십 년을 소회하는 작가의 이 책에서 우리 눈이 일단 호강을 하는 데는 화가로서 그가 그려온 많은 그림들이 심심치 않게 소개되는 즐거움이 무릇 커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을 더 크게 뜨게 하는 그의 그림들로 그의 성실성에 다시 한번 탄복을 하게도 만듭니다. 그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그의 그림이 주는 메시지는 크디큽니다. 그는 보이고자 하는 것만 그리고 말하고자 하는 것만 씁니다. 더는 빼고 더할 것 없는 그 간결함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큼직하다고 느껴집니다. 보는 순간 흡수되고 보는 순간 새겨지고 보는 순간이라는 그 찰나 속에 우리로 하여금 그가 아닌 나를 보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데 이 과정이야말로 독서의 순기능을 상징적으로 함축적으로 모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해서입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 힌트가 되어주는 부의 제목를 한번 나열해보면 1부 ‘땅과 집’을 필두로 2부 ‘정원과 밭’, 3부 ‘동물을 만나는 일’, 4부 ‘사람을 만나는 일’, 5부 ‘집과 길’로 읽히는데 이때의 키워드들이 이 책을 정확하게 통과하게 하는 이정표임을 쉽사리 알게도 됩니다. 인생의 절반을 살아왔고 다시 그만큼의 절반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과정이 예 담겼구나. 서울을 떠나 양평이라는 땅을 찾고 그 땅에 새 집이면서 내 집을 짓는 과정 속에 만나게 된 정원, 밭, 동물들, 사람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잇게 하는 길. 이 기록의 소중함은 매순간 제 몸이라는 땀으로 정직하게 생을 흡수함과 동시에 발산하는 과정을 투명하리만치 선명하게 그려내고 써내는 작가의 의지가 가장 앞에 있는 이유에서 찾아지기도 할 것입니다. 가볍게 툭툭 내뱉는 것 같아도 그 뱉음에는 사유의 관조가 녹아 있어 깊습니다. 그 깊음의 컬러를 초록이라 할 때 우리가 왜 들판을 산을 빈 칠판을 왜 오래 쳐다볼 수 있는가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 노석미는 글에 있어서든 그림에 있어서든 기교와는 다른 지점의 멋으로 무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중 으뜸은 자기만의 개성을 알아채고 그것에만 치중하고 집중한 에너지의 순정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요약할 수 있는 키워드로 ‘사귐’을 가져와봅니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가까이 지내는 일의 사귐. 자연과 사귀게 하는 책, 사람과 사귀게 하는 책, 동물과 사귀게 하는 책, 그렇게 나 자신과 사귀게 하는 책. ‘매우 초록’은 어쩌면 그 사귐이 통한다 하였을 때 유레카 하며 알아먹고 내뱉는 우리만의 암호 우리만의 구호일 수도 있겠습니다. 생은 사가 있어 내내 초록이기도 할 것입니다. 노석미 작가의 이 책이 세대를 막론하고 귀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 경계를 자유자재로 오가고 있어서이기도 할 겁니다. 부디 여러분의 내일이, 여러분의 매일이 매우 초록, 그러하시기를!

구매가격 : 12,600 원

아우내의 새

도서정보 : 문정희 | 2019-12-1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목숨하고 만세하고 바꾸러 간다.”

“용서하리라. 그러나 결코 잊지는 않으리라.”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1986년 초판을 발행했던 문정희 시인의 장시집 『아우내의 새』를 출판사 난다에서 새로 펴낸다. 유관순의 아우내 만세 운동을 다룬 이 시집은 그동안 시극으로, 낭송으로,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수없이 소개된 바 있다. 1980년대, 진실 앞에서 침묵해야 했던 부자유와 억압의 시기에 인간의 진실과 언어의 한계에 대해 깊은 고민과 자괴감에 빠져든 문정희 시인은 신념을 몸으로 태워버린 용기의 불꽃, 근세에 보기 드문 완벽한 자유주의자 유관순에게서 아무리 묶어놓아도 홀로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를 발견했다. 상처 입고 죽을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이 어떻게 고통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가질 수 있는지, 유관순의 만세 운동은 자유 의지를 가진 한 인간의 꺾을 수 없는 숭고한 희망을 보여준다. 2019년은 만 16세의 유관순이 이 땅에서 자유를 부르짖은 지 100년, 감옥에서 만세를 부르다 순국한 지 곧 100년이 되는 해라 다시 펴내는 의미가 각별하다.

시인은 관념적이고 우상화된 역사 속의 대상으로 우리 앞에 선 순백의 소녀 이미지 때문에 유관순이 갖는 진정한 역사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았다. 그의 이름 뒤에 따라다닌 열사 혹은 누나라는 말 때문에 우리는 그 순수하고도 더운 피를 만나볼 수 없었고, 살아 있는 풋풋한 목청을 들어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묻는다. 아우내 장터와 그 안을 메우고 해일처럼 일어난 ‘조선의 억새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려 각 신문사의 자료실과 도서관을 찾아 조사를 시작한 것이 1975년 초봄이었다. 그러고서 이 장시를 붙든 채 10여 년을 보내며 거의 처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치 형식이나 내용을 다르게 개작하였다. 관념어와 설익은 실험의 바다에서 차가운 시인으로 한 마리 신선한 새로 인양되기 위하여. 이렇게 『아우내의 새』는 문정희 시인의 이십대와 삼십대를 함께했다.

시인은 시적 장치를 동원해 표현의 세부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정확한 자료 조사와 현장 검증으로 사실성이 생생히 살아나도록 구성하였다. 각각 독립된 제목을 가진 단시 마흔다섯 편의 호흡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연출한 격정의 가락은 개별적인 시들의 상징성과 서정시로서의 완성도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또하나의 서사적 공간을 포용하는 독특한 성취를 이룬다(이숭원).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는 문정희에게 이 슬픈 시집은 엄혹한 그 시대를 통과하며 숨죽였던 슬픔에 대한 고백이자 그토록 동경하던 자유혼에 대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

구매가격 : 7,000 원

그래도 웃으면서 살아갑니다

도서정보 : 단노 도모후미, 오쿠노 슈지 | 2019-12-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39세 겨울, 치매가 찾아왔지만
내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실적 1위의 영업사원이자 두 딸의 아빠, 어느 날 그에게 찾아온 치매…

삶이 전부 무너져버릴 거라고 생각한 순간,
진짜 나로 사는 법을 발견한 한 사람이 전하는 희망과 위로의 기록

“내 안의 단어들이 하나둘 사라지지만,
웃는 얼굴은 잊어버리지 않아요.”





◎ 도서 소개

“기억력은 나쁘지만 평범한 사람입니다.”
치매와 함께 살아가길 선택한 30대 직장인의 두 번째 인생

노후에 걸리기 싫은 병을 조사하면 치매는 늘 1, 2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어떤 병이든 달가울 리 없겠지만, 치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유난히 심하다. ‘진단 즉시 요양원에 들어가야 한다’, ‘금세 길을 잃고 배회하게 된다’, ‘단기간에 기억을 잃게 된다’ 등 치매에 걸리면 바로 사회에서 단절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39세의 자동차 영업사원 단노 도모후미 역시 그런 편견을 갖고 있었다.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실수가 이어진 끝에 찾아간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은 순간, 그가 엄청난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장년층 치매’로 검색해보아도 나오는 것은 ‘노년기 치매보다 병세의 진행이 빠르다’,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같은 부정적인 정보뿐이었고,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뭘 어떻게 상담해야 좋을지 막막한 상태에 빠져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울 뿐이었다.


국내 전체 치매인의 10퍼센트가 ‘젊은 치매’,
그중 단 1퍼센트라도 삶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진단을 받은 뒤에도 인생은 계속되니까.

장년층 치매는 우리나라에서도 드문 일은 아니다.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8 대한민국 치매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73만 명 가운데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 명으로, 10명 가운데 1명이 젊은 치매에 걸린다고 한다. 초기 진단 이후 단노 도모후미가 그랬듯 절망감에 시달리다가 병세를 방치하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창 경제 활동에 기여해야 하는 시기에 사회생활에서 배제되면서 더욱 큰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진단 직후 도모후미의 가장 큰 걱정도 일자리였다. 실적 1위의 영업사원이었지만,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면 곧 해고당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사장으로부터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놓을 테니 돌아오라”는 말과 함께 본사 총무과에서 근무하라는 제안을 받는다.


“이제 무엇을 하고 싶어요?”라고 물어봐주세요.
기억을 잃었을 뿐, 감정까지 잃은 것은 아닙니다.

그가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지역 공동체인 ‘치매인과 그 가족을 위한 모임’을 알게 되어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만나 감정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던 것도. 하지만 도모후미에게는 ‘운’을 넘어서려는 무언가가 있었다. 스스로를 ‘치매 환자’가 아니라 ‘치매인’이라 부르고, 다른 치매인들을 만나 그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듣고 지역사회기관에 의견을 전하며, 새로운 목소리를 듣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치매인 공동체로 여행을 떠난다.
물론 항상 흔들림 없이 강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휴일에는 결국 해고당했다고 착각해 눈물을 흘리고, 출퇴근길에 가는 길을 헷갈려 당황해 낯선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토록 좋아하는 운전을 포기하며 화가 나기도 한다. 그렇게 매일 절망을 반복하면서도 그는 하루의 끝에서 그래도 웃어보기로 마음먹는다. 아침마다 내리는 커피 맛이 이상해지고,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을 놓쳐도, 가끔은 하려던 말이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아, 어쩔 수 없지’라고 스스로를 달래고 초조해하지 않으면서, 치매가 주는 생활의 곤란함에 나름의 방식대로 대응하며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에게 치매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이제는 ‘치매 덕분에’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세상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는 단노 도모후미.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 그의 따뜻한 얼굴을 보면, 치매인을 편견 없이 대하는 사회가 곧 모두를 끌어안는 사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책 속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 처음 며칠 동안은 ‘내 삶은 끝났다’고 생각해 밤마다 울었습니다. 울고 싶어서 울었던 게 아닙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만큼 불안과 공포에 시달렸고 그런 감정에 금방이라도 짓눌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치매에 걸렸음에도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 치매에 걸린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여러 사람을 만나 조금씩 불안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한국의 많은 분들이 치매에 걸리더라도 웃으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해준다면 아주 기쁘겠습니다.
(본문 8~9쪽, 한국의 독자들에게)

내가 다른 사람보다 기억력이 나쁘구나 하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무렵입니다. 일도 순조로워 보람을 느끼던 때였습니다. 통근하며 차 안에서 업무 생각을 하다 문득 잊고 있던 일을 떠올리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그래서 잊지 않으려고 수첩에 메모하거나 다음 날 회사에 가면 바로 메모지에 써서 컴퓨터 주변에 붙였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메모지를 붙이긴 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 양이 확실히 많았습니다. (…) 노트에 적는 양이 늘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일반 노트로는 부족해졌습니다. 처음에는 A5 크기였던 노트도 B5로, A4 크기로 점점 커졌습니다. 그것도 하루에 한 쪽씩 사용해 적었습니다. 당시는 그렇게 의식하지 않았는데 지금 새삼 노트를 보면 해마다 기억이 쇠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적는 내용이 아주 자세해졌던 겁니다.
(본문 23~25쪽, 메모투성이가 되어버린 책상)

낮에는 병원 사람과만 얘기했기에 병에 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밤에 자려고 하면 머릿속이 병 생각으로 가득 차, 자려고 해도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 알츠하이머는 어떤 병인지 휴대전화로 찾아봤습니다.
우선 ‘30대 알츠하이머’로 검색했습니다. 30대에 알츠하이머라니 아주 희귀하죠. 그다지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나쁜 정보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를테면 ‘장년층 치매는 진행이 빠르다’, ‘곧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게 되고 몸져눕게 된다’ 같은 부정적인 정보만 있었습니다.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희망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본문 51쪽, 스마트폰 검색만 하는 불면의 밤)

회사에 병에 관해 어떻게 전할지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점점 에라 모르겠다 싶은 심정이 되어 아내와 둘이 회사에 가서 솔직하게 말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내도 결혼 전까지는 같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받아들이겠다고 각오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지금 같은 생활도 힘들어집니다. 아내에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영업은 불가능할지 몰라. 하지만 세차라도 좋으니까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
아내와 둘이 본사에 가서, 사장님 외에 중역과 인사부장이 있는 앞에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전했습니다. 놀란 것은 그때 사장님의 입에서 나온 말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테니까 돌아오세요. 아직 몸은 움직일 수 있죠? 본사의 총무인사 그룹으로 돌아와요. 책상을 옮기는 것부터 일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본문 59~60쪽, 회사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회사가 쉬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회사에 가야지”라며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아내가 “오늘은 쉬는 날이야”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리 없어. 가야 해’라고 생각하고 계속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또 “쉬는 날이니까 안 가도 돼”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무슨 착각을 했는지 “역시 회사가 더는 오지 말라고 했구나. 해고당했어. 나는 이제 쓸모가 없구나”라고 오해하고 울어버렸습니다.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할 맘이 생기지 않아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장을 보러 나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뭘 봐도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그저 가게 안을 걸어 다닐 뿐이었습니다. 집 안에서는 초조해하는 자신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이대로는 가족들에게 화를 풀 것 같아 유성 펜으로 팔에 ‘화내지 말자’라고 적고 참았습니다.
(본문 63~64쪽, 아빠, 우리가 도와줄게)

어떤 사람이 나더러 뇌가 망가졌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망가졌다’라는 것은 원래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겠죠. 실제로 내 뇌의 일부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기억력이 떨어진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부 망가진 게 아닙니다. 걸을 수도 있고 말할 수도 있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부 망가졌다는 식으로 말하면 듣는 당사자는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시력이 나쁜 사람에게 “네 눈은 망가졌네”라고 말하나요? 안경을 쓴 사람에게 ‘눈이 망가진 환자’라고 말하나요?
치매에 걸린 사람에게도 감정이 있습니다. 감정이 있기에 오히려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있는 겁니다. 앞으로 65세가 넘으면 열 명 중 다섯 명은 치매에 걸린다고 합니다. 모두 자신의 일이 됐을 때 듣기 싫은 소리로 불쾌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바꿔가고 싶습니다.
(본문 71~72쪽, ‘환자’라고 부르지 말아요)

치매 카페나 쉼터에서 치매인을 아무것도 못하는 환자로 취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솔직히 그것은 치매인에게 편한 상황이 아닙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구태여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료와 즐거운 이벤트가 있으면 다음에도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겁니다. 그것이 일생생활을 유지하는 큰 버팀목이 되고 결과적으로 치매인을 집 안에 틀어박히지 않도록 합니다.
(본문 198쪽,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도록)

내 옆에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아직은 정말 괜찮아요.”
하지만 이 말은 치매인만이 할 수 있습니다.
“나도 4년이 돼가는데 이렇게 웃으며 사니까 괜찮아요.”
이 말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늘 웃는 겁니다. 치매 선배인 내가 웃고 있으면 치매 진단을 이제 받은 사람은 ‘뭐야! 치매라도 밝아 보이네’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거면 된 겁니다. 말보다는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치매인을 가장 건강하게 하는 방법 아닐까요.
(본문 234쪽, 이제 막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구매가격 : 12,000 원

삶을 돌아보는 낮은 생각

도서정보 : 한성욱 | 2019-12-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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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인기 캘리그라퍼 한성욱의 신앙 에세이
청년 크리스천의 ‘톡톡’ 튀는 유쾌한 감성 묵상집

SNS 인기 캘리그라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한성욱 작가의 발랄한 신앙 에세이가 찾아온다.

‘하나님이 없이는 가능할 수 없다, 하나님의 역사는 가늠할 수 없다’ (본문 중에서)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문장 속에는 제목에서처럼 저자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고민하고 성찰해 온 삶의 흔적들이 담겨 있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고민하며 얻은 깨달음은 물론 진지한 자기반성과 고백이 더해져 책의 무게를 더한다.

한성욱 작가의 따스한 글과 그림이 주는 공감과 위로는 우리를 흔들리게 하는 여러 가지 문제와 상황 속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하나님의 큰 사랑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 줄 것이다.

구매가격 : 9,6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