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느 둑길에서 다시 만나리

도서정보 : 강현국 엮음 | 2020-07-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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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삶과 문학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선생 가신 지 15년이 지났다. 大餘김춘수 선생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현대시사의 거봉이셨다. 선생께서 개척하신 무의미 시론은 이른바 순수시 계보 형성·발전의 이론적 토대였다.
많은 학자들이 선생의 문학을 연구해 왔고, 많은 시인들이 선생의 삶과 시를 기리는 글을 써왔지만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해명을 한곳에 모아 볼 수 있는 책이 없어 아쉬웠다.『우리 어느 둑길에서다시 만나리』의 출간은 이러한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선생의 삶과 문학을 안과 밖에서,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꿈 꾸는 마음으로, 선생의 시세계에 대한 이론적 접근인 1부 김춘수 문학의 주춧돌, 시인으로서의 선생의 삶, 그 내면을 엿본 2부 내가 만난 김춘수, 선생의 대표작 몇 편에 대한 젊은 시인들의 감상 에세이인 3부 내가 읽은 김춘수의 시 한 편, 선생의 문학과 삶의 안팎, 그 궁금함을 들여다본 4부 우리 시대의 큰 시인, 예술의 길을 함께 걸어온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선생의 육성으로 들어보는 5부 나의 예술인 교우록 등 다양한 성격의 글들을 다섯 갈래로 나누어 한데 모아 엮었다.
『우리 어느 둑길에서 다시 만나리』의 출간이, 이 책 속에서, 선생과 독자들이 다시, 그리고 오래 만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귀중한 원고의 게재를 기꺼이 허락해 준 여러 필자들, 그리고 출판 사정의 어려움에도 출판을 맡아 준 학이사 신중현 대표와 직원들께 감사드린다.

구매가격 : 10,800 원

3인의 생애설계사가 전하는 생애설계 이야기

도서정보 : 정동기, 윤철호, 노진경 | 2020-07-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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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의 시작은 삶의 비전과 목표수립이고 생애설계의 도착지는 비전과 목표달성과 행복추구이며 생애설계의 과정은 시간관리이다. 생애설계의 세부내용은 균형된 삶을 위하여 매일의 실천목표를 실행하는 것이다. 이 책은 생애설계사 3인의 현장 상담과 강의 경험 코칭을 기반으로 생애설계에 대한 지침을 제안하고 있다. 생애설계는 누구나 반드시 고민을 하는 부분(어떤 삶을 살 것인가 등)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3인의 생애설계사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잘 듣고 실천한다면 매력적이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5,000 원

사파리를 지켜라

도서정보 : 권영희 | 2020-07-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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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 작고 예쁜 아이가 오른발을 들고 한참을 뒤뚱거리고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니 그 작고 예쁜 아이의 발아래에는 무당벌레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혹시나 무당벌레를 밟을까봐 아이는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행복했다. 그 작고 예쁜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동물들은 이제까지 사람들의 외로움과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했다.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서…, 동물들의 생각과 마음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들을 사람과 같이 동등한 생명을 가진, 감정을 가진, 소중한 생명체란 걸 인식해야 할 때가 왔다.

‘사파리를 지켜라’에 나오는 아기 사자 앰버도, 아기 판다 펜스도 우리에 갇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걸 원하지는 않았다.
동화 속 동물들은 비록 사파리라는 공간에 있지만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기심과 무책임 때문에 아프고, 병들게 된다. 사파리에 사는 동물들은 그들이 원하는 삶과 자유를 찾고자 노력한다. 그게 바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위드 사파리가 추구하는 생명을 가진 모두가 함께 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작고 예쁜 아이가 오른발을 들고 조금씩 휘청거릴 때쯤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무당벌레는 날개를 펴더니 날아올라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제야 작고 예쁜 아이는 발을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아이는 무당벌레 한 마리도 생명체로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엄마, 무당벌레가 나한테 인사하고 갔어.”
아이는 무당벌레가 눈 깜작할 사이에 보여준 날갯짓을 인사로 받아들였다. 그제야 작고 예쁜 아이를 바라보고 있던 엄마가 다가왔다.
“그래, 네가 고마웠나 보다.”
엄마는 작고 예쁜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 골목길을 걸어갔다. 골목길 어디선가 날갯짓하며 아이에게 인사하는 무당벌레의 몸짓이 보이는 것 같았다.
언제나 우리는 함께.
위드 사파리가 원하는 세상을 작은 골목길에서 보았다.

구매가격 : 6,600 원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도서정보 : 임창아 | 2020-07-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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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게 맡겨졌던 소임,
그녀를 삶에서 데리고 나오는 것,
하지만
그녀를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
詩에서는
라이너 쿤체, 「젊은 젤마 메어바움-아이징어 시인을 위한 묘비명」에서

글의 약점을 가리기 위해 외국시 구절을 슬쩍슬쩍 들여놓습니다. 한국시를 인용하면 작가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외국시는 들통이 나도 작가가 멀리 있으니 쉽게 따지려 들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요. 멋 부린 문장을 보고, 참 잘 쓴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끄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지난한 과정들은 가질 수 없는 ‘글의 힘’을 부여받기 위함도 있지만, 독자를 유혹하고 싶은 욕망도 있습니다. 가지고 싶을 만큼 충격적이고, 소름 돋고, 토막토막 난, 배반을, 탕! 한 발의 총성을, 백일몽 속에서 듣기 위함도 있습니다.

도무지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지점에, 새로운 의미가 탄생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슬쩍슬쩍 들여놓은 구절로 인해 제 글쓰기는 더불어 아팠고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각각의 ‘부’가 서로 다른 ‘결’을 가졌지만 시에서 그녀를 데리고 나오지 못한 죽음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구매가격 : 7,800 원

매화 찾아 세계로 중국 1

도서정보 : 양도영 | 2020-07-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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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인매화숲 조성을 위한 자료 수집차 많은 곳을 다녀왔다. 그 중 제일 많이 가본 곳이 중국이다. 특히 대구와 직항이 있는 상하이는 수십 번을 다녀왔다. 상하이와 이웃 저장성에서 얻은 자료만 소개한다 해도 두꺼운 책 2권 이상 분량은 될 듯하다. 학이사 신중현 사장님께서 빨리 원고를 달라고 하나 각 탐매처마다 매화 사진 등 약간 미진한 부분이 있어 미루어 왔다. 매화숲 조성에 따른 노동으로 몸이 많이 피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원고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중국의 매화정원 70여 곳 중 11곳을 선정하였다. 중국의 탐매처 중 꼭 보아야 할 곳을 추린 것이다. 우리나라와 비행기로 연결이 잘 되는 곳을 선정하였다. 아름다운 매화들을 실컷 볼 수 있는 곳들이다.
쑤저우[蘇州]의 고전원림(古典園林) 중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은 모두 아홉 곳이다. 이 중 한 곳인 망사원(網師園)도 소개한다. 물론 탐매처라고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이곳에서 활동한 고 장대천(張大千? :? 1899? ~? 1983) 화백을 소개하기 위해서이다. 장대천은 “세계근대회화사의 위대한 화가, 20세기 중국회화사의 영혼불멸의 인재로 중국에서 국보(國寶)로 불리는” 화가이다. 말년을 보낸 대만의 고궁박물관 옆 자택 정원을 매구(梅丘)라 부를 정도로 매화를 사랑한 사람이다.
쑤저우의 고전원림 중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100그루의 매화가 심겨있고, 매화청(梅花廳)이라 부르기도 하는 서월헌(鋤月軒)이란 건물도 만든 곳이 있다. 바로 이원(怡園)이다. 이것도 포함시켰다.
혼자의 힘으로 간행할 수는 없었다. 설렘 가득 탐매 여행을 떠나곤 하지만 고행이라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중국의 경우는 더 그리하였다. 억지로 찾아갔지만 머물 곳도 돌아올 차편도 막막하였던 적이 한두 번 아니었다. 원활하지 않은 대중교통, 서툰 중국어 실력, 정확하지 않은 사전조사 자료집 등은 오지 깊숙이 숨어있는 명매들을 찾아가기 힘들게 하였다.
많은 분들의 격려가 있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격려와 채찍질해 주셨던 강신표 은사님께 먼저 큰절 올립니다. 숲과 문화학교 강영란 교장 선생님의 격려도 잊을 수 없다. ‘매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식물정원’, ‘필드워커’, ‘한을회’를 비롯한 여러 밴드 친구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되었다. 원고를 꼼꼼히 읽어주시고 귀한 시간을 내어 교정(특히 한자)을 해 주신 전일주 박사님, 한국문화재연구원의 김경호 원장님을 위시한 한국문화재 연구원과 한라문화재 연구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올린다.
동행해 주시고 자료정리에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하였던 일이다. 문화재지키기 시민모임 활동을 같이한 김계숙 공동대표님과 일행 분들, 매화 사진을 특히 잘 찍는 임현숙 관장님, 자료정리를 도맡아 주신 이정애 실장님. 싫은 내색 않고 지켜봐 준 가족들도 마찬가지이다. 사랑하는 애제자 최장근 대구대 교수, 우리나라 독도문제 전문가이지만 혹매가가 되어 항상 응원해 주고 있다. 모두 고마운 분들이다.

구매가격 : 11,400 원

가나다라마바사

도서정보 : 문무학 | 2020-07-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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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시가 되지 않을 것이 없지만, 시로 쓰지 않으면 안 될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다. 한글 자모가 그 후자에 속한다. 우리 한글 자모는 패션과 디자인, 그림과 무용,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정작 문학에서는 우리말 자모를 시로 쓴 사람을 보지 못했다. 미국 흑인 여성 최초로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은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는 우리 속담과 비슷하게, “당신이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까지 씌어 지지 않았다면, 당신이 그 책을 써야 할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한 바 있다. 그랬다. 나는 한글 자모 시를 읽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썼다.
한글 자모를 바라보고, 읽어보고, 써보고, 이리저리 굴려보기도 하니까 그 메마르고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기호 속에 우리네 들뜨고 기쁜 삶과 시리고 아픈 삶이 골고루 녹아 있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작사한 ‘한글날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그야말로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고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어 “바른길 환한 길로 달려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글은 그래서 희망이었고 길이었다. 한글 겨우 아는 것, 오로지 한글 아는 그것만으로 평생을 먹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한글이 너무 고마워서 한글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은 21세기가 오기 전이었다.
한글에 대한 고마움과 한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한글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를 시로 쓰는 일을 요량하게 되었다. 2009년 상재한 『낱말』(동학사)은 낱말을 새로 읽고, 문장부호와 품사를 시로 쓰는 작업이었다. 이 작품들이 중ㆍ고등학교 검인정 교과서에 여러 편 실려서 보람을 주기도 했다. 2013년 「시와반시」 기획시선, ‘시로 쓰는 자서전’ 『ㄱ』은 내 시살이의 이력을 담은 것이지만, 한글에 경의를 표하고자 한글 닿소리의 첫소리 『ㄱ』을 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2016년엔 우리말의 ‘홑’ 글자 108개를 시조 종장에 담아 ‘홑 시’라 부르며 『홑』(학이사)이란 시집을 묶기도 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한글 닿소리 14자, 홀소리 10자, 사라진 자모 4자, 겹닿소리, 겹홀소리 16자, 겹받침 글자 11자, 모두 55자를 시로 써서 『가나다라마바사』란 시의 집, 한 채를 짓게 되었다. 너무나 소중한 소재였기에 두려움이 없지도 않았지만, 한글 자모에 우리 삶을 담아본 것은 내 생애에 의미 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의미를 불러올지 모를 일이지만 설사 그 의미가 작다고 하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을 한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 테니까.

구매가격 : 6,600 원

따뜻한 책 한 끼

도서정보 : 신여다야 | 2020-07-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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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늘은 어제보다 더 예쁘네!”
“어머, 나풀거리는 저 바람 좀 봐 마음은 벌써 꽃밭에 가 있네.”

개미보다 조금 느린 걸음으로 길을 나설 때면 늘 만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햇살이 보드라운 날은 먼저 어깨를 툭툭 치며 웃어주기도 하는 아주 특별한 친구들이지요. 이 친구들은 자연 속에 집을 짓고 살아요.

제 친구들은 여러분 곁에도 있어요.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는 만날 수 없답니다. 무릎을 낮춰 키를 맞추고 눈은 동그랗게, 귀는 쫑긋 세워야 자연 속 꼬마 친구들의 말과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이건 비밀인데요 ‘빨리빨리’ 병에 걸려 키만 큰 철부지 어른들은 절대로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답니다.

욕심임을 알지만 언제나 여러분 곁에서 뛰놀며 어린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그동안 게으른 핑계들로 늘비하게 묵혀 두었던 글감들을 첫눈이 내리기 전에 동시 밥상으로 차려 낼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한 편 한 편의 글들이 마침표를 찾아가는 동안 설익어 제맛을 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으로 잠든 밤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먼저 햇살지기가 되어 웃어주고 말 걸어준 수많은 꽃과 햇살과 새벽별에게도 감사합니다.

제 밥상을 받은 친구들이 생각 뼈가 튼튼해지고 굳었던 마음들이 말랑말랑해도록 신선한 천연 재료만 사용해 지은 동시 밥상입니다. 모든 친구들이 맛있게 먹고 잘 소화 시켜서 우리 동네 꺽다리 소나무 보다 더 크게 자라고 더 푸른 웃음을 갖게 되길 희망합니다.

구매가격 : 6,000 원

아기별과 할미꽃

도서정보 : 허정분 | 2020-07-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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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는 반짝이는 눈동자로 세상의 모든 풍경과 동물들과 곤충, 꽃 그리고 상상으로 꿈꾸는 모든 미래를 그림으로 그려냈다. 그 경이로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할미는 저절로 천재 화가라는 말로 자랑질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핸드폰 화면에 저장된 그림을 본 지인이 천재라는 덕담을 얹어주면 기쁨과 비례해 아이의 미래도 걱정했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보드 칠판에 그리던 그림과 추억은 영원히 할미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화인으로 찍혔다.
장애가 있어서 어린이집에서도 친구가 없던 아이, 잘 듣지 못해서 말을 모르던 아이, 잘 걷지 못해서 소외되던 아이가 그린 그림과 글, 아이가 이런 비극적 이별을 알고 남겨 놓은 유작 같기만 해서 더 가슴이 아프지만 할미의 기억과 아이의 그림이 새 영혼으로 부활하길 꿈꾼 약속을 이 한권의 시집으로 바친다.
선천적 장애아로만 여기고 연민과 안쓰러움을 담아 바라보고 사랑해준 모든 가족 동기간 어린이집 이웃들 또 제 부모의 지인들께 어린 천사가 남긴 유작들에 할미의 맘으로 날개를 달아 본다. 아이의 그림을 보여주고 자랑하면 ‘천재’라는 찬사도 들었지만 그보다 앞서서 누구나 장애아로 보던 시각 그게 늘 가슴 아팠던 할미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또 할아버지와 아빠가 다닌 초등학교에서 입학식만 치르고 교실 의자에 한 번 앉아보지 못하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별한 기막힌 슬픔을 나눠간 많은 분들께 유진이를 지켜주지 못한 속죄의 의미로 어린 천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 주시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
그 소중한 기억들이 할미와 가족 곁을 떠나기 전에 마무리하고 싶었던 할미의 조급증에 神이 훼방을 놓았다. 심신의 무력함이 불러온 왼 손목의 골절, 깁스를 하고 굳은 손가락의 재활치료까지 가을 겨울이다 갔다.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진행형인 양쪽 귀의 이상 증세까지 한꺼번에 닥친 내 몸의 불운은 ‘인생은 칩십부터’ 라는 노년 찬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덧붙여 내 아기가 겪었을 장애들이 대못처럼 평생을 가슴에서 찔러 댈 것을 또 할미는 그 찔림에 추억을 소환하고 잊지 않겠다고 아기와 놀겠다고 다짐을 해보지만 그 역시 우울한 조명일 뿐 장담하기는 힘들다.
솔직히 손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비해 할미의 눈과 마음으로 보고 느낀 넋두리에 불과한 글이기에 손녀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 너무 많이 아팠으나 한없이 맑고 아름다운 세상을 담아낸 유진이에 비해 할미의 글은 진부한 가족사의 이력일 뿐이다.
어린 영혼의 명복을 빌어주시고 비통해 하신 모든 동기간, 선생님, 이웃들과 애비 어미의 벗들과 이웃 지인님들께 손녀를 대신해 진심으로 인사드린다. 아주 먼 훗날 천상에서 뵙겠다고, 그때까지 건강하시라고, 안녕!

「책을 펴내며」 일부분

구매가격 : 6,600 원

호박꽃오리

도서정보 : 송숙 | 2020-07-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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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오리》를 펴내며



3학년 5반 옆에는 시똥누기 화단이 있어요. 원래는 옥상인데 아이들과 함께 화단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왜 이름이 시똥누기 화단이냐구요? 그건 시똥을 누는 친구들이 가꾸는 화단이기 때문이에요. ^^
우리는 아침마다 시를 읽고 수업을 시작했어요. 동시도 읽고 어린이시도 읽고 반 친구들이 쓴 시도 함께 읽었어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시똥누기 시간엔 시를 썼어요.
주제는 없어요. 자기가 쓰고 싶은 게 그날 주제가 돼요. 하지만 시똥누기 시간 외에도 갑자기 뭔가가 떠오를 때, 아침이든 점심이든 쉬는 시간이든 시상이 떠오르면 시를 썼어요^^

시똥누기 시간엔 화단에 나가서 시를 써도 돼요. 우리 친구들은 교실에서 쓰는 것보다 화단에 나가서 쓰는 걸 더 좋아했는데, 볕이 잘 드는 벽에 기대어 앉아 쓰기도 하고 아예 바닥에 철푸덕 앉거나 엎드린 채로 쓰기도 했어요. 그런 친구들 모습을 보면 전 늘 미소가 지어졌어요. 그 모습들이 제 눈에 참 아름답고 예뻐 보였거든요. 간혹 화단 나가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노느라 시 쓰는 걸 깜박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교실에서 벗어나 꽃도 보고 곤충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하늘도 보면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거잖아요. ^^

《호박꽃오리》는 3학년 5반 스물 여섯 명의 친구들이 일 년 동안 화단을 가꾸며 뿌직뿌직 예쁘게 눈 시똥들을 모아 엮은 어린이시집이에요. 이 시집 안에는 꽃이 있고 곤충이 있고 생명의 신비가 있어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이 있어요. 아이들의 싱그러운 웃음이 들어있어요.
이 시집을 읽는 여러분의 마음이 우리 아이들처럼 따스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참, 호박꽃오리 보셨나요? 호박꽃 속에 숨어 사는 작고 귀여운 노랑 오리요. 앞으로 여러분은 호박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실 거예요^^*

봄을 기다리며
쑥국 선생님

구매가격 : 7,200 원

숨은 눈

도서정보 : 장정옥 | 2020-07-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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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무심코 창을 내다보다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사월 첫날에 눈이라니,
다시 보니 흰 꽃잎이었다.
창 아래 벚꽃이 피어 있었던 걸 잊고 있었다.
그 나무도 처음 아파트에 입주할 때는
작고 가느다란 묘목이었을 것이다.
이십 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는 사이
볼품 있는 나무가 되었다.
가지를 활짝 편 모양새가
제 영역을 지키는 원주민처럼 당당하다.
나무가 해를 향해 넓게 가지를 뻗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몸짓이다.
사람이고 나무고
스스로 영역을 넓히며
제 자리를 굳건히 지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을 맞고 서 있는 나무가 내 소설 속의 여자들 같다.
내 소설 속의 여자들은
이제 막 옮겨 심은 나무처럼
끊임없이 흔들리고 갈등한다.
그녀들이 불행한 것은
딛고 선 땅이 척박한 탓이었다고 변명해주고 싶다.
그녀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땅 냄새를 맡고
거친 바람을 이기고
땅 속 깊숙이 뿌리를 내릴 시간이.
그러고도 살아지지 않으면 좀 더 기다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당신의 아이들도
엄마가 봐주지 않는 순간을 그렇게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뿌리가 뽑힐 듯 모질게 불던 바람을 견디면서도
그녀들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녀들을 지키는 것은 ‘엄마’라는 이름이다.
엄마여서 못 간 여자들의 얘기를 해보았다.
여자로 제법 많은 시간을 살았는데
아직도 나를 모르겠다.
내가 누구인지.
여자였나 하면 엄마였고
엄마였나, 하고 돌아보면
다만 인간이고 싶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여자들의 얘기를 쓰고 있으려니
내가 인간으로 살려고 몸부림치던 순간에
나를 지켜보던 가족들이
조금은 외로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수시로 후들거렸던 것처럼.

구매가격 : 8,2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