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문학동네시인선 111)

도서정보 : 이현호 | 2018-11-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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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얼굴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사랑일까 사랑이 일까”
마음에 묻어나는 투명한 얼룩들

문학동네시인선 111번째 시집으로 이현호 시인의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를 펴낸다. 2007년 『현대시』로 등단, 2014년 첫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이후 사 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시집이다. 극도로 예민하고도 섬세한 언어 감각을 바탕으로 때로는 미어질 만큼 슬프고 때로는 아릴 만큼 달콤한 시를 선보여온 이현호. “너는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다”라는 그의 첫 시집 속 한 문장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고유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주요한 한 문장이자, 바로 이현호 시를 설명할 결정적인 한 문장이기도 하겠다.

이번 시집은 총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 지난 시절의 아날로그를 떠올리게도 하는 ‘Side A’ 그리고 ‘Side B’라는 구성. 그래서일까? 이번에 선보이는 그의 신작 시집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LP의 음색처럼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또한 원하는 곡으로 바로바로 넘어갈 수 없는 카세트테이프처럼 하나하나 차근차근 음미해주길 바라는 아름다운 시들로 가득하다. 총 60편의 시, 60개의 곡으로 구성된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는 지난날과 지날 날에 대한 궤적이 빼곡히 기록된(record) 하나의 음반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오늘은 슬픔과 놀아주어야겠다”(「말은 말에게 가려고」)는 구절에서, “슬프다는 한마디, 그 속에 벌써 우리가 산다”(「문장 강화」)는 말에서, “울음은 울음답고 사랑은 사랑답고 싶었는데/ 삶은 어느 날에도 삶적이었을 뿐”(「아무도 아무를 부르지 않았다」)이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시인 특유의 멜랑콜리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시편이 물기와 회한을 머금고 이어진다. 사랑과 사람과 삶에 대한 그리움, “분명 살아 있는데 자꾸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염리동 98-13번지」)곤 하는 갈망, 스쳐가거나 떨어져내리거나 멀어져가는 것을 바라보는 자의 노스탤지어. 시인은 시로 쓰여진 노스탤지어 속에서 다시 한번 살고, 노스탤지어가 될 것만 같은 순간을 예감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지어 건넨다.

좁은 골목까지 들지 못하는 택시에서 내린 우리는 습관처럼 손을 잡고 걸었다. 삼천오백원어치만큼 하늘이 밝아 있었다. 슬픔을 화폐로 쓰는 나라가 있다면 우리는 거기서 억만장자일 거야. 반지하방에서 옥탑방을 거쳐 볕이 고만고만 드는 이층집으로 옮겨 앉는 동안 당신도 슬픔에 대해 몇 마디 농담쯤은 할 수 있게 되었다.
_「만하(晩夏)」 부분

두 남녀가 손가락을 걸고 걷는다
당신이 없으면 나는 사랑에 대해 아무 말 못해요
당신이 없었으면 나는 사랑을 이야기할 수조차 없어요
그런데 당신을 말하려고 하면
손끝만 닿아도 스륵 풀려버릴 것 같은 매듭들
_「투명」 부분


비문(非文)에서 비문(碑文)으로
비문(悲文)에서 비문(秘文)까지

몇 번을 고쳐 써서 겨우 나의 마음을 표현한 문장이 문법에 어긋나는 비문의 형태로만 적힐 때, 그리하여 사랑하는 상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그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할 때, 그때의 절망과 비참을 어떤 이는 “나는 나를 생활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_김나영(문학평론가), 해설 「투명하게 얼룩진 말」에서

이현호의 시를 이야기할 때 비문을 빼고 말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나는 나를 생활했다”라거나 “나는 너를 좋아진다”(「말은 말에게 가려고」)와 같은 문장, “나는 미래를 기억하고 있었다”(「명화 극장」) 같은 비문들. “오래 들여다보아도 손댈 수 없는 비문만이 남을 때”(「나라는 시간」), “침묵이라는 비문(非文)과 침묵이라는 귀신들의 회화(會話)”(「눈[目]의 말」)와 같은 구절을 곰곰 되짚어보면, 시인에게 비문은 그저 수사의 한 방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삶의 태도이자 불가능한 글쓰기의 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매 순간 새로 쓰는 유언”(「마음에 내리는 마음」), “서로의 눈동자 가만가만 들여다보며 거기 쓰인 비밀한 밤의 문장들”(「눈[目]의 말」)에 귀기울이며 시편을 읽어나가는 어느 순간, 비문(非文)으로밖에 쓰일 수 없는 문장은 시인이 남기고자 하는 단 하나의 문장일 비문(碑文)임을, 비문(悲文)으로밖에 쓰일 수밖에 없는 사랑의 기억은 시인의 극도로 내밀한 문장으로 출발했지만, 그가 우리에게 건네는 비문(秘文)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현호는, 이현호의 시는 우리가 읽을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 (문학동네시인선 110)

도서정보 : 한영옥 | 2018-11-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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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특유의 섬세하고 차분하며 어조로 묵묵히 시작 활동을 해온 한영옥 시인의 신작 시집을 펴낸다. 문학동네시인선 110번째 시집으로 펴내게 된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은 제목에서 유추가 되듯 행과 연 사이 이미 들어찼거나 곧 들어찰 슬픔의 전조로 눈물이 그렁그렁한 시들 천지다. 우리들의 숙명이라 함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플 수 있다는 두 가지 아픔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는 거. 일상에서의 ‘전갈’은 사람을 시켜 말을 전하거나 안부를 물을 때의 단어로 풀이될 수 있겠으나 시에서의 ‘전갈’은 상징이자 비유의 얼굴일 터, 이 시집에 실린 시들에 얼굴을 묻고 있자니 우리가 삶을 걸고 맞닥뜨려야 할 다양한 슬픔들이 뚜렷한 형태나 실루엣 없이 어떤 비애의 비릿함으로 훅 끼친다. 기쁘고 신나게 읽을 수만은 없겠으나 때때로 예상치 못한 슬픔의 예고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심신의 미약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시의 처방이 되겠다는 생각… 긍정적으로 해보자면 말이다.

구매가격 : 5,600 원

글 쓰는 시간

도서정보 : 윤창영 | 2018-11-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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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소감문


카페의 큰 유리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이 글을 쓴다. 봄비치고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비를 무척 좋아했는데, 책 한 권을 끝내는 지금 비가 내려 나름 의미가 깊고 행복하다.
이제껏 책을 내어야겠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는 이유가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 탓이다. 어떻게 책을 내어야 하는지, 무얼 써야 하는지도 몰랐다. 돈 버는 것 때문에, 책을 내는 것은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아오는 동안 그런 여유가 없었다. 왜냐면 여유를 가질 만큼 돈을 충분히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책을 쓰기 시작했다. 돈 없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책을 쓸 여유는 돈이 아니라, 책을 쓸 시간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책 쓰기에 몰입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지금처럼 어떤 일에 몰입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내가 하고 싶었던 일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쓰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이다. 그런데 이제야 책을 내었다. 글을 쓰며 살아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그동안 참 힘들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힘든 과정에서도 글을 놓지 않았던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그런 과정들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낸다는 것은 정말 눈물겨운 일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내가 겪은 숱한 시행착오들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바른길을 가는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과정은 어쩌면 선택하는 과정이다. 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장점과 단점을 알아야 한다. 내가 살아온 길에도 단점과 장점이 있었다. 단점은 알코올에 젖은 상황이며, 장점은 그것을 극복한 상황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또한,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알코올의 감옥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인생의 시간은 짧고, 매시간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그 시간을 알코올 중독에 빠져 놓쳐버린다는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힘들 때마다 나를 버티게 해준 내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노모와 아내, 두 아들. 그들이 있었기에 난 숱한 좌절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 글을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울산대 국문학과 “창작”과 먼저 하늘로 간 친구 우수진에게도 이 소식을 전하고 싶다.




▶ 본문 속으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단지 성공하지 못한 것이며, 아직도 늦지 않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 또한, 삶은 물질적인 성공 없이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_18


나는 그런 소소한 작은 것들에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 보물이란 것이 뭐야?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어. 일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에 가치를 부여하면 그것이 곧 보물이 되는 거야._21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대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남들은 지나쳐버리는 달팽이에게도, 잠자리에게도 가치를 부여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것. 불행한 현실에서도 긍정의 가치를 발견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 불행을 불행으로 끝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글의 힘이다._22



나의 경우 복잡한 상황에 부닥치면 일단 무작정 글을 썼다. 문맥에 상관없이, 비문에 상관없이. 무작정 글을 빠르게 써 내려 가다 보면 더 생각이 나지 않는 시점에 도달한다. 글을 다 쓰고 난 후,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뒤엉킨 여러 개의 생각 덩어리를 눈으로 보게 된다. 그 생각 덩어리를 종류별로 나누고 문단으로 재구성하면 정리된 한 편의 글을 만날 수 있다. 그 글을 읽어보면 문제가 보이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_22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 그것은 나의 경우 글을 씀으로 가능했다. 결국, 글 쓰는 것의 힘이 나를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다._23



몸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듯이, 정신도 병들지 않으려면 튼튼하게 생각의 근육을 길러야 한다. 생각의 근육을 기르는 일은 책을 읽는 것이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다._23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소통하기 위한 글이라 말하고 싶다. 소통은 하나의 세계와 하나의 세계가 연결돼 오고 가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_28



이처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것처럼, 글을 써도 말로 하는 것 이상으로 치유 효과가 있다. 글을 쓰는 것도 백지에 자신의 심정을 하소연하는 것이 되어 쓰는 그 자체만으로 치유가 된다. 오히려 말보다는 글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말은 내뱉는 순간 없어지지만. 글로 써 기록으로 남겨두면 읽을 때마다 치유가 되는 것이다._35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그것이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_53


지나간 일은 그냥 침적된 채로 두면 그만이다. 그러면 개울물이 풀들과 하늘을 담아 푸르듯이 일상도 푸르게 흘러갈 수 있다. 지나간 아픔을, 고통을, 되새기는 일은 침적된 펄을 다시 불러일으켜 일상의 푸름을 흐리게 하는 것과 같다._156


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우리와 전혀 상관없다고 여긴 일이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거나, 우리 일이 되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다. 죽음의 문턱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_179


사람은 혼자 살 수가 없다. 그렇기에 나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이라도 돕고 사는 1+1의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_186


우연이 발전하면 필연이 된다. 우연한 만남이 발전되려면 두 개체가 서로 맞는 무엇인가가 존재해야 한다.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다른 말로 하면 공감대이다. 집을 나서기만 하면 많은 우연을 대한다. 그 사람은 나를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온 사람이 아니다. 환경이 다르고 살아온 경험이 나와는 다르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나, 공통적인 관심사가 생긴다면 우연은 점차 필연이 되어간다._189


누구에게나 얼마간의 좋은 점은 있기 마련이고, 누구에게나 얼마간의 좋지 않은 점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좋은 점 발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누구에게나 당연히 가진 좋지 않은 점 발견자가 된다면 그 관계라는 나무는 금세 시들고 만다._190


지금 즐거움의 씨앗을 심는다면 언젠가 더 크게 웃음 열매가 맺어질 것이다._201


내게 있어 글은 삶이다. 내 두 발은 펜이며 살아가는 땅은 백지다. 내가 걸어가는 발걸음이, 떼어놓는 발자국 하나가 하나의 글자이며, 하루를 걸으면 하루 분량의 삶이 적어진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은 결국 ‘글 쓰는 시간’이다._220

구매가격 : 9,000 원

서울은 말이죠…

도서정보 : 심상덕 | 2018-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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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전혀 몰랐던 서울 이야기,
‘우리들의 동네’가 ‘글로벌 대도시’가 되기까지

서울은 엄청난 대도시이다. 매일매일 그 얼굴을 바꾸는 도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도시, 외국 사람조차 한 번쯤은 와보고 싶어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하지만 이 글로벌 도시도 40년 전에는 골목마다 아이들이 뛰놀고, 집집마다 서로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이웃들이 사는 ‘동네’ 같은 곳이었다.
어린아이들은 엿장수에게 고무신 팔아 엿을 바꿔 먹고, 젊은이들은 멋쟁이 신사가 되어 뽐내며 명동 거리를 거닐던 시절. 『서울은 말이죠…』는 그 시절을 청년으로 살아가던 작가가 서울이 지나온 아련한 시간들을 기억하는 책이다. 우리가 모르는 어제의 서울, 우리의 부모님이 살았던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들은 서울에서 무슨 꿈을 꾸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었을까.

엿장수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야간 통행금지가 있었던 그때 그 시절

지은이 고(故) 심상덕은 지나간 시간에의 향수를 그린 <서울 야곡>, <부산 야곡> 등 자신만의 색채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라디오 구성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평을 받았던 방송작가이다. 그는 이 책에서 주로 1960~80년대, 자신이 2, 30대 청년으로서 경험한 서울의 장소, 먹거리, 풍경들을 이야기한다.
그 시절에도 서울은 지금과 다름없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시골에서 배고픔을 이겨내던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서울에 올라가고 싶어했고, 서울만 가면 인생이 바뀔 거라 꿈꾸었다. 서울역 앞은 그런 생각으로 무작정 상경한 젊은이들로 가득했고, 외롭고 험한 도시는 그들의 미래에 슬픈 사연들을 마련해두었다. 또한 살림살이가 고만고만했던 시절이라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꽤 값나가는 물건을 맡겨 돈을 빌리고 언젠가 다시 그 물건을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 물건들은 끝내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서울역 앞과 마찬가지로 전당포도 사연 있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서울에 우울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었다. 서울은 예술과 문화가 꽃피는 도시이기도 했다. 그 시절 명동의 다방에서는 당대의 유명한 소설가, 시인, 화가들이 예술을 논하고 차를 마시고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방 마담들은 자주 오는 손님들이 좋아하는 차를 외우고 있을 정도로 손님과 각별한 사이였고, 마담이 다방을 옮기면 손님들도 마담을 따라 옮겼다. 서울은 그렇게 예술과 낭만이 흐르는 도시였다. 또한 그때만 해도 서울에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동냥하는 거지들이 있었는데, 그 수가 아무리 많았어도 굶어죽는 거지는 없었다고 한다. 모두들 풍족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집에 구걸 온 거지들을 그냥 내쫓는 법이 없었고 조금이라도 밥과 반찬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인정을 베풀며 함께 그렇게 그 시절을 버티고 살아냈다.

‘대도시로서의 서울’을 살아본 첫번째 세대의 이야기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사라져버린 서울의 이야기, 누군가의 기억 속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옛날의 낭만을 그린다. 한편 그 시절을 애틋하게 추억하는 것 외에도 발견할 수 있는 이 책의 의의는, 대도시로서의 서울을 살아간 첫 번째 세대, 즉 ‘첫 도시인’의 기억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1970년대 후반, 압구정 한쪽에는 소를 끌며 밭을 가는 사람이 있었고, 한쪽에서는 고층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었다. 허허벌판의 서울 땅이 개발되고 거기서 살던 이들은 재개발의 칼바람을 맞고 쫓겨나기 시작하던 때, 갑작스럽고 빠른 변화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늘 드나들던 익숙한 장소들은 사라졌고 서울은 자꾸만 그 모습을 바꾸어갔으니 말이다.
『서울은 말이죠…』는 평범한 한 사람이 기록한 ‘한 시대, 한 공간’의 이야기로서, 서울이 ‘우리들의 동네’에서 ‘신기한 대도시’로 모습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동시에 이 새로운 도시에서 도시인들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도시 문화를 만들어갔는지를 추억한다. 그럼으로써 현재의 글로벌 도시, 서울의 풍경 이면에 존재하는 시간의 흐름까지 살필 수 있게 해준다.

어느 날 우연히,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원고를 발견하다

이 책에는 중요한 엮은이가 존재한다. 아마도 심상덕 작가는 자신의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지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방송을 만든다’는 자신의 신념처럼 언제나 즐거운 방송을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원고를 써내려갔을 뿐이다.
한참이 지나 며느리이자 이 책의 엮은이인 윤근영은 우연히 남편의 작업실에서 녹음 테이프가 가득 담긴 상자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심작가가 방송 활동을 하며 직접 녹음해둔 방송 테이프가 있었고, 처음으로 시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이윽고 실물 원고를 찾아 읽게 된다. 저자가 일찍이 세상을 떠난 터라 생전에 얼굴도 한 번 본 적이 없었지만, 엮은이는 심작가의 따뜻하고 정겨운 목소리를 듣고 글을 읽으며 시아버지가 ‘그립다’는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원고를 통해 자신의 부모님들이 살았던,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서울을 만나, 그 옛날을 살아보지 못한 자신도 옛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정감과 행복을 느껴 이를 바탕으로 책을 엮기로 한다. 1996년부터 2009년까지 집필한 원고가 2018년에야 책으로 출간된 데에는 그런 배경이 있다.
더욱이 이 책에는 옛 서울 풍경을 재현한 50여 장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는데, 그림을 그린 이예리 작가 역시 『서울은 말이죠…』에 등장하는 그 시절의 서울을 살아보지 못한 세대이다. 이작가는 그림이 막힐 때면 자기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서울의 이곳저곳을 상상하며 작업을 이어나갔다고 고백한다. 최대한 당시 서울을 되살리기 위해 사진 자료를 토대로 하였고, 나머지는 작가가 고백하는 상상의 작업으로 채웠다.

구매가격 : 9,500 원

나의 술

도서정보 : 김억 | 2018-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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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 어쨌든 좋은 물건이외다.
어디까지든지 악덕(惡德)이외다. 좋고 악덕인지라 이 인류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결코 없어질 것이 아니외다. 취(醉)해서 한참 뽐을 대며 싸우다가도 이튿날 깨고 나면 모도다 자취 없이 사라지고~<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000 원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 그저 함께이고 싶어 떠난 여행의 기록

도서정보 : 이지나 | 2018-11-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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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같은 속도로 걷는 날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될까?”
휴가와 빨간 날에만 여행을 떠나는
평범한 보통 가족의 조금 다른 여행 이야기

필리핀, 베트남, 러시아, 카자흐스탄, 핀란드, 에스토니아, 케냐, 탄자니아, 스리랑카, 헝가리, 폴란드, 미국… 5년간 15개국, 30개 도시를 다녀온 호기심 충만한 가족의 여행 기록.

스무 살 무렵 캐나다에서 3개월,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3개월을 시작으로 26개국을 여행하며 열정 가득한 이십 대를 보낸 이지나 작가. 이십 대의 마지막 해에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하고, 몇 년 후 아이를 낳았다. 출산과 육아라는,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일들로 인해 자주 당황하고 때론 자신을 잃기도 했지만, 아이로 인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셋이 되어 만나는 세상은 다채로운 깊이의 즐거움과 행복이 있었다. 두 사람은 동동거리며 아이를 돌보았고, 그렇게 뜨겁고 치열한 여름을 보낸 후 아이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이제는 세 사람이 함께 떠나는 여행을.

지난 5년간 세 사람이 서로의 손을 잡고 걸은 곳만 해도 15개국, 30개 도시가 넘는다. 이 책은 그 5년간의 기록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풀어놓으며,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속도와 온도에 관하여 말한다. 케냐 마사이마라의 넓은 초원, 핀란드 헬싱키의 감각적인 공간들, 스리랑카 콜롬보의 빛바랜 기차와 고풍스러운 건물 등 이국의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이들의 여행 기록은 제4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구매가격 : 10,360 원

행복나무

도서정보 : 소망샘 | 2018-11-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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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간 교육현장에서 순수한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희노애락의 진솔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입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혼자가 편한데 혼자라서 불편해

도서정보 : 이한 | 2018-11-1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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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면서 모솔이 쓴 이야기일 거라고 짐작했다면 당신은 매우 큰 착각을 했다는 사실을 몇 장 넘기지 않고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관계가 사람을 목조를 때가 있다. 주변에서 어쭙잖은 조언들과 동행해주겠다고 옆을 같이 걸어주는 사람이 내게 던진 한마디가 모르는 사람이 던진 한마디보다 강하게 나를 때려눕힐 때가 있다. 그렇게 한번 누워보고 나니 누운 자리가 편하더라.

그렇게 누워 있기를 4년이 조금 넘었고 그동안 내게 있었던 일들을 일기처럼 풀어보고자 했다. 처음에는 혼자라서 편했던 이유만 써보려고 했다. 하지만 솔직히 혼자라서 불편한 이야기도 담담하게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혼자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기에 불편함도 인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혼자라서 편하고 혼자라서 불편한 이유를 잘 설명해줄 말한 에피소드들을 엮어보았다.

물론 내 솔로 내공에 대한 이야기들도 담겨 있다. 솔로의 5단계가 있다고 한다. 설마기에는 싱글이 자유롭게 느껴지고 아차기에는 20대 중반에 아차싶고 분노기에는 커플들의 행동이 미워진다. 명랑기에는 커플을 보면 그냥 웃기기만 하고 싱글 생활을 즐기고, 득도기에는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아직도 방황하는 싱글들에게 길을 안내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앞선 다섯 단계에 모두 속해있으면서 어느 단계에도 속하지 않는다. 종잡을 수 없이 시시각각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인지라 때로는 혼자라는 것에 만족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라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을 쓰면서 감정 그대로를 가장 솔직하게 말했다.

최근에 만난 분 중 한 사진작가분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는데 아마 다른 분들도 나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여러 명이 불편해서 격렬하게 혼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때로는 혼자가 너무 외로워서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로 들어주길 바란다.

구매가격 : 4,300 원

나는 내 방 안에 있다

도서정보 : 황소윤 | 2018-11-1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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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며_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때, 오롯이 혼자가 되었을 때에

서른도 넘었다.

꽤 오랜 시간 두루뭉술하게 살았다. 두려움에, 좌절감에, 절망감에, 우울감에.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나 자신을 놓아두었다.

칠흑 같은 밤이었다. 그렇게 밤은 계속 되었고, 눈을 떠도 늘 같은 밤이었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아 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나를 방 안에 가두기 시작했다. 나를 이해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왜 그러냐고 했다. 나도 알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모르겠다고 했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때, 오롯이 혼자가 되었을 때, 서른도 넘어 버렸을 때, 모르겠단 말로는 더 이상 넘어갈 수 없더라. 스스로 묵과했던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많이 불안했다. 이렇게 꿈만 쫓아가는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었다. 뒤를 돌아보고, 앞을 보고, 옆을 둘러보고, 저 밑을 바라보았다. 나의 내면들이 점점 흩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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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계절이든, 난 좋아

도서정보 : 별이(남별이) | 2018-11-1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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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오고 나니, 나에게 주어진 기쁘지만 왠지 모를 불편한 자유가 반갑기도 때론 낯설기도 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당시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흥행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삶에 지친 청춘들을 위한 영화라는 말에 냉큼 달려가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내용은 일상에 지친 주인공이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계절들을 보내는 이야기였다. 스크린에 보인 아름다운 계절들의 분위기와 느낌들은 내가 예전에 느꼈던 추억들을 상기시켜주었다. 또한 적절한 시기에 맞게 농사일을 하는 모습을 보자니 어렴풋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도와드렸던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의 잠재되어 있었던 옛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떠오르게 할지도 모르고, 또 다른 이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상상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숲인 우리 시골에서의 행복하고도 수많은 추억이 책안에서 존재해 잊히지 않은 채 영원히 그 당시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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