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와 거짓말쟁이 후작

도서정보 : MIA | 2020-03-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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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엘레나. 궁지에 처한 그녀에게 수상쩍은 의사가 제안한 치료의 정체는-.

“집중해요, 엘레나.”
“흐읏!”
나직한 목소리의 주인이 다른 곳에 한눈파는 그녀에게 벌을 주듯 깊숙이 파묻은 손가락을 빙글 휘저었다. 굵은 손가락에 틀어막혀 있던 틈새가 벌어지며 주룩, 맑은 액이 흘러 떨어졌다.
“자꾸 다른 데 신경 쓰면 이러고 있는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 그렇지만…….”
“당신과 결혼할 남자를 떠올려야죠. 기분 좋다고 욕심껏 집어삼키기만 하면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저도 알아요. 그래도, 하, 하으… 으응!”
붉어진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치맛자락을 말아 올린 양손이 파들파들 떨리고 허벅지 안쪽이 경련을 일으켰다.
이것이 치료 행위에 불과하다는 건 엘레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방이 탁 트인 장소에서 훤히 드러낸 아랫도리를 꿰뚫린 채 다른 남자를 떠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구매가격 : 2,300 원

 

단맛

도서정보 : 포포친 | 2020-03-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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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위해 준비한 시간이 턱없이 갑작스런 도발로 이어졌다.
눈앞의 남자를 멋대로 유혹한 대가는 지독했다.

“신이조 씨.”
마침내 정액을 모두 털어 낸 남자, 백강이 이조의 턱을 움켜쥐었다.
“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작정 싫다고 하면 안 되죠.”
“아, 아……!”
“그러니 나에게 정식으로 배워 보시죠.”
“대체, 뭘, 아!”
“단맛.”

잘나가던 광고인 신이조.
표절과 꽃뱀 누명을 쓰고 업계에서 억울하게 퇴출당했다.
복수마저도 실패.
만취한 상태로 자포자기식의 원 나잇을 저지르고 만다.
상대가 그렇게나 집요하고 끈질기게 자신을 탐할 남자인 줄도 모르고.

“실수하셨으면 똑바로 책임지셔야죠, 신이조 씨.”
“저기요. 저랑 잔 게 그렇게 좋으셨어요?”
“네. 잊지 못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기억 안 나십니까? 제 딴에는, 관계 중에 최선을 다해 마음을 전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 남자, 백강과 다시 만날 줄이야.
이조를 붙잡은 백강이 은밀하게 미끼를 흔들었다.

“인생이 좆같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제가 그 인생, 펴 드릴 수 있습니다.”

구매가격 : 2,500 원

 

[합본]죽취(개정판)(전4권)

도서정보 : 정유석 | 2020-03-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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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치켜뜨기만 한 눈동자가 의문을 담고 동글동글하다.
순간 입 속에 또다시 군침이 돌았다.
밥 먹던 애한테 무슨 음심이냐 싶어 남자는 별거 아닌 듯 물었다.

“그게 네 이름인 줄은 알겠고. 내 이름은 알아?”

갑작스런 질문이었는지,
재빨리 빨아들이는 통에 튕겨 오른 라면 국물이 동그란 콧방울에 가 묻었다.
얼굴에 튄 국물을 닦으려는 듯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하자,
남자가 잽싸게 팔을 뻗어 잡았다.

“어허.”

남자가 다른 손으로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레 닦아 내자,
눈동자가 아예 동그래진다.
입 안에 든 면발 때문인지, 이번엔 턱이 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주르륵 면발을 흘리면 두고두고 놀려 주려고 했는데.

“모르지?”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따라잡기엔 너무 변화무쌍한지,
이전 질문을 떠올리는 얼굴이 멍해 보였다.

“진짜?”

너무한다는 듯 덧붙이니,
동그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 안에 든 것을 천천히 씹는다.
흥.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군.

“강 아무개는 아냐.”

제 눈썹이 팔(八)자가 된 줄도 모르고 여전히 씹는 척을 하고 있다.
저러다 가루가 되도록 씹겠군.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좀 거들어 주자, 그제야 살길이 열린 양 표정이 밝아진다.

“강전조.”

전에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몰랐던 것이 미안했는지,
눈을 반짝이는 것이 기억해 두려고 속으로 한번 되새김하는 표정이다.
그 정도로는 안 되지.
남자는 벌리고 있던 두 다리를 단숨에 모아, 흠칫 놀라 빠지려는 가는 다리를 가두었다.
그리고 동그란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강하게 속삭였다.

“잊지 마.”


<본문 중에서>
굳게 갇힌 팔 안에서 몸을 빼려 애쓰며 뱅뱅 돌았지만 끝내 실패. 결국에는 몸을 움츠리고 마는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내는 다 늑대라는 말을 이 아이한테 해 준 사람이 있었을까?
아이의 좌절과 상반되게 전조는 흡족한 목 울림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비명을 질러야지, 이럴 땐.”
놀란 숨을 들이마시느라 흰 블라우스 아래의 작은 가슴이 들썩인다. 대책 없을 만큼 순진하고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비열한 주인 남자가 무슨 짓을 더 하고 싶은지 이 아이는 천만분의 일이나 짐작할까?
솔직히 ‘주인’이라는 단어도 적당하진 않지. ‘주인집 남자’ 정도면 모를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아이의 절대적인 주인이 되고 싶었다. 애완동물 따위의 개념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 아이의 모든 것이 되었으면 했다.
자기 스스로도 왜 이 아이만 보면 이렇게 이성이나 여타의 지성은 모두 저버린 채 그저 맹목적인 감정만이 솟구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라든가, 혹은 이 아이가 겪게 될 혼란들은 이미 그의 염두에 없었다. 그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고 멈출 수도 없었다.
아이가 고개를 깊게 수그리며 손목을 잡아 빼려 했지만 놔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잠시 마주쳤던 시선에 고였던 충격과 두려움을 목도하고도 뻔뻔스런 주인은, 여전히 오금 뒤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다치게 할 리가. 하지만 그런 그의 의도를 모르는 아이는 계속 떨었고 그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자잘한 주름의 안쪽에서 접히는 피부 특유의 촉촉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손가락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펴 밀어붙였다.
그러자 팔딱거리는 맥박이 전해졌다. 심장에서 내려왔을 그 생명의 기운이 견딜 수 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결코 놓지 못할 것이다. 순간적인 음심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이, 태초부터 결정된 운명까지 가닿은 인연인지 그조차도 판단할 수 없는 대상인 박동희를 붙든 그의 안에서 욕심은 그렇게 커져만 갔다.

구매가격 : 12,000 원

 

죽취(개정판) 1부 1권

도서정보 : 정유석 | 2020-03-0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박동희.”

치켜뜨기만 한 눈동자가 의문을 담고 동글동글하다.
순간 입 속에 또다시 군침이 돌았다.
밥 먹던 애한테 무슨 음심이냐 싶어 남자는 별거 아닌 듯 물었다.

“그게 네 이름인 줄은 알겠고. 내 이름은 알아?”

갑작스런 질문이었는지,
재빨리 빨아들이는 통에 튕겨 오른 라면 국물이 동그란 콧방울에 가 묻었다.
얼굴에 튄 국물을 닦으려는 듯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하자,
남자가 잽싸게 팔을 뻗어 잡았다.

“어허.”

남자가 다른 손으로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레 닦아 내자,
눈동자가 아예 동그래진다.
입 안에 든 면발 때문인지, 이번엔 턱이 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주르륵 면발을 흘리면 두고두고 놀려 주려고 했는데.

“모르지?”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따라잡기엔 너무 변화무쌍한지,
이전 질문을 떠올리는 얼굴이 멍해 보였다.

“진짜?”

너무한다는 듯 덧붙이니,
동그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 안에 든 것을 천천히 씹는다.
흥.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군.

“강 아무개는 아냐.”

제 눈썹이 팔(八)자가 된 줄도 모르고 여전히 씹는 척을 하고 있다.
저러다 가루가 되도록 씹겠군.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좀 거들어 주자, 그제야 살길이 열린 양 표정이 밝아진다.

“강전조.”

전에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몰랐던 것이 미안했는지,
눈을 반짝이는 것이 기억해 두려고 속으로 한번 되새김하는 표정이다.
그 정도로는 안 되지.
남자는 벌리고 있던 두 다리를 단숨에 모아, 흠칫 놀라 빠지려는 가는 다리를 가두었다.
그리고 동그란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강하게 속삭였다.

“잊지 마.”


<본문 중에서>
굳게 갇힌 팔 안에서 몸을 빼려 애쓰며 뱅뱅 돌았지만 끝내 실패. 결국에는 몸을 움츠리고 마는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내는 다 늑대라는 말을 이 아이한테 해 준 사람이 있었을까?
아이의 좌절과 상반되게 전조는 흡족한 목 울림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비명을 질러야지, 이럴 땐.”
놀란 숨을 들이마시느라 흰 블라우스 아래의 작은 가슴이 들썩인다. 대책 없을 만큼 순진하고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비열한 주인 남자가 무슨 짓을 더 하고 싶은지 이 아이는 천만분의 일이나 짐작할까?
솔직히 ‘주인’이라는 단어도 적당하진 않지. ‘주인집 남자’ 정도면 모를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아이의 절대적인 주인이 되고 싶었다. 애완동물 따위의 개념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 아이의 모든 것이 되었으면 했다.
자기 스스로도 왜 이 아이만 보면 이렇게 이성이나 여타의 지성은 모두 저버린 채 그저 맹목적인 감정만이 솟구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라든가, 혹은 이 아이가 겪게 될 혼란들은 이미 그의 염두에 없었다. 그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고 멈출 수도 없었다.
아이가 고개를 깊게 수그리며 손목을 잡아 빼려 했지만 놔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잠시 마주쳤던 시선에 고였던 충격과 두려움을 목도하고도 뻔뻔스런 주인은, 여전히 오금 뒤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다치게 할 리가. 하지만 그런 그의 의도를 모르는 아이는 계속 떨었고 그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자잘한 주름의 안쪽에서 접히는 피부 특유의 촉촉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손가락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펴 밀어붙였다.
그러자 팔딱거리는 맥박이 전해졌다. 심장에서 내려왔을 그 생명의 기운이 견딜 수 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결코 놓지 못할 것이다. 순간적인 음심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이, 태초부터 결정된 운명까지 가닿은 인연인지 그조차도 판단할 수 없는 대상인 박동희를 붙든 그의 안에서 욕심은 그렇게 커져만 갔다.

구매가격 : 3,000 원

 

죽취(개정판) 1부 2권

도서정보 : 정유석 | 2020-03-0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박동희.”

치켜뜨기만 한 눈동자가 의문을 담고 동글동글하다.
순간 입 속에 또다시 군침이 돌았다.
밥 먹던 애한테 무슨 음심이냐 싶어 남자는 별거 아닌 듯 물었다.

“그게 네 이름인 줄은 알겠고. 내 이름은 알아?”

갑작스런 질문이었는지,
재빨리 빨아들이는 통에 튕겨 오른 라면 국물이 동그란 콧방울에 가 묻었다.
얼굴에 튄 국물을 닦으려는 듯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하자,
남자가 잽싸게 팔을 뻗어 잡았다.

“어허.”

남자가 다른 손으로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레 닦아 내자,
눈동자가 아예 동그래진다.
입 안에 든 면발 때문인지, 이번엔 턱이 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주르륵 면발을 흘리면 두고두고 놀려 주려고 했는데.

“모르지?”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따라잡기엔 너무 변화무쌍한지,
이전 질문을 떠올리는 얼굴이 멍해 보였다.

“진짜?”

너무한다는 듯 덧붙이니,
동그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 안에 든 것을 천천히 씹는다.
흥.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군.

“강 아무개는 아냐.”

제 눈썹이 팔(八)자가 된 줄도 모르고 여전히 씹는 척을 하고 있다.
저러다 가루가 되도록 씹겠군.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좀 거들어 주자, 그제야 살길이 열린 양 표정이 밝아진다.

“강전조.”

전에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몰랐던 것이 미안했는지,
눈을 반짝이는 것이 기억해 두려고 속으로 한번 되새김하는 표정이다.
그 정도로는 안 되지.
남자는 벌리고 있던 두 다리를 단숨에 모아, 흠칫 놀라 빠지려는 가는 다리를 가두었다.
그리고 동그란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강하게 속삭였다.

“잊지 마.”


<본문 중에서>
굳게 갇힌 팔 안에서 몸을 빼려 애쓰며 뱅뱅 돌았지만 끝내 실패. 결국에는 몸을 움츠리고 마는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내는 다 늑대라는 말을 이 아이한테 해 준 사람이 있었을까?
아이의 좌절과 상반되게 전조는 흡족한 목 울림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비명을 질러야지, 이럴 땐.”
놀란 숨을 들이마시느라 흰 블라우스 아래의 작은 가슴이 들썩인다. 대책 없을 만큼 순진하고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비열한 주인 남자가 무슨 짓을 더 하고 싶은지 이 아이는 천만분의 일이나 짐작할까?
솔직히 ‘주인’이라는 단어도 적당하진 않지. ‘주인집 남자’ 정도면 모를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아이의 절대적인 주인이 되고 싶었다. 애완동물 따위의 개념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 아이의 모든 것이 되었으면 했다.
자기 스스로도 왜 이 아이만 보면 이렇게 이성이나 여타의 지성은 모두 저버린 채 그저 맹목적인 감정만이 솟구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라든가, 혹은 이 아이가 겪게 될 혼란들은 이미 그의 염두에 없었다. 그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고 멈출 수도 없었다.
아이가 고개를 깊게 수그리며 손목을 잡아 빼려 했지만 놔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잠시 마주쳤던 시선에 고였던 충격과 두려움을 목도하고도 뻔뻔스런 주인은, 여전히 오금 뒤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다치게 할 리가. 하지만 그런 그의 의도를 모르는 아이는 계속 떨었고 그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자잘한 주름의 안쪽에서 접히는 피부 특유의 촉촉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손가락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펴 밀어붙였다.
그러자 팔딱거리는 맥박이 전해졌다. 심장에서 내려왔을 그 생명의 기운이 견딜 수 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결코 놓지 못할 것이다. 순간적인 음심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이, 태초부터 결정된 운명까지 가닿은 인연인지 그조차도 판단할 수 없는 대상인 박동희를 붙든 그의 안에서 욕심은 그렇게 커져만 갔다.

구매가격 : 3,000 원

 

죽취(개정판) 2부 1권

도서정보 : 정유석 | 2020-03-0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박동희.”

치켜뜨기만 한 눈동자가 의문을 담고 동글동글하다.
순간 입 속에 또다시 군침이 돌았다.
밥 먹던 애한테 무슨 음심이냐 싶어 남자는 별거 아닌 듯 물었다.

“그게 네 이름인 줄은 알겠고. 내 이름은 알아?”

갑작스런 질문이었는지,
재빨리 빨아들이는 통에 튕겨 오른 라면 국물이 동그란 콧방울에 가 묻었다.
얼굴에 튄 국물을 닦으려는 듯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하자,
남자가 잽싸게 팔을 뻗어 잡았다.

“어허.”

남자가 다른 손으로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레 닦아 내자,
눈동자가 아예 동그래진다.
입 안에 든 면발 때문인지, 이번엔 턱이 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주르륵 면발을 흘리면 두고두고 놀려 주려고 했는데.

“모르지?”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따라잡기엔 너무 변화무쌍한지,
이전 질문을 떠올리는 얼굴이 멍해 보였다.

“진짜?”

너무한다는 듯 덧붙이니,
동그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 안에 든 것을 천천히 씹는다.
흥.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군.

“강 아무개는 아냐.”

제 눈썹이 팔(八)자가 된 줄도 모르고 여전히 씹는 척을 하고 있다.
저러다 가루가 되도록 씹겠군.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좀 거들어 주자, 그제야 살길이 열린 양 표정이 밝아진다.

“강전조.”

전에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몰랐던 것이 미안했는지,
눈을 반짝이는 것이 기억해 두려고 속으로 한번 되새김하는 표정이다.
그 정도로는 안 되지.
남자는 벌리고 있던 두 다리를 단숨에 모아, 흠칫 놀라 빠지려는 가는 다리를 가두었다.
그리고 동그란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강하게 속삭였다.

“잊지 마.”


<본문 중에서>
굳게 갇힌 팔 안에서 몸을 빼려 애쓰며 뱅뱅 돌았지만 끝내 실패. 결국에는 몸을 움츠리고 마는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내는 다 늑대라는 말을 이 아이한테 해 준 사람이 있었을까?
아이의 좌절과 상반되게 전조는 흡족한 목 울림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비명을 질러야지, 이럴 땐.”
놀란 숨을 들이마시느라 흰 블라우스 아래의 작은 가슴이 들썩인다. 대책 없을 만큼 순진하고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비열한 주인 남자가 무슨 짓을 더 하고 싶은지 이 아이는 천만분의 일이나 짐작할까?
솔직히 ‘주인’이라는 단어도 적당하진 않지. ‘주인집 남자’ 정도면 모를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아이의 절대적인 주인이 되고 싶었다. 애완동물 따위의 개념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 아이의 모든 것이 되었으면 했다.
자기 스스로도 왜 이 아이만 보면 이렇게 이성이나 여타의 지성은 모두 저버린 채 그저 맹목적인 감정만이 솟구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라든가, 혹은 이 아이가 겪게 될 혼란들은 이미 그의 염두에 없었다. 그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고 멈출 수도 없었다.
아이가 고개를 깊게 수그리며 손목을 잡아 빼려 했지만 놔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잠시 마주쳤던 시선에 고였던 충격과 두려움을 목도하고도 뻔뻔스런 주인은, 여전히 오금 뒤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다치게 할 리가. 하지만 그런 그의 의도를 모르는 아이는 계속 떨었고 그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자잘한 주름의 안쪽에서 접히는 피부 특유의 촉촉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손가락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펴 밀어붙였다.
그러자 팔딱거리는 맥박이 전해졌다. 심장에서 내려왔을 그 생명의 기운이 견딜 수 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결코 놓지 못할 것이다. 순간적인 음심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이, 태초부터 결정된 운명까지 가닿은 인연인지 그조차도 판단할 수 없는 대상인 박동희를 붙든 그의 안에서 욕심은 그렇게 커져만 갔다.

구매가격 : 3,000 원

 

죽취(개정판) 2부 2권(완결)

도서정보 : 정유석 | 2020-03-0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박동희.”

치켜뜨기만 한 눈동자가 의문을 담고 동글동글하다.
순간 입 속에 또다시 군침이 돌았다.
밥 먹던 애한테 무슨 음심이냐 싶어 남자는 별거 아닌 듯 물었다.

“그게 네 이름인 줄은 알겠고. 내 이름은 알아?”

갑작스런 질문이었는지,
재빨리 빨아들이는 통에 튕겨 오른 라면 국물이 동그란 콧방울에 가 묻었다.
얼굴에 튄 국물을 닦으려는 듯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하자,
남자가 잽싸게 팔을 뻗어 잡았다.

“어허.”

남자가 다른 손으로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레 닦아 내자,
눈동자가 아예 동그래진다.
입 안에 든 면발 때문인지, 이번엔 턱이 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주르륵 면발을 흘리면 두고두고 놀려 주려고 했는데.

“모르지?”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따라잡기엔 너무 변화무쌍한지,
이전 질문을 떠올리는 얼굴이 멍해 보였다.

“진짜?”

너무한다는 듯 덧붙이니,
동그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입 안에 든 것을 천천히 씹는다.
흥.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군.

“강 아무개는 아냐.”

제 눈썹이 팔(八)자가 된 줄도 모르고 여전히 씹는 척을 하고 있다.
저러다 가루가 되도록 씹겠군.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좀 거들어 주자, 그제야 살길이 열린 양 표정이 밝아진다.

“강전조.”

전에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몰랐던 것이 미안했는지,
눈을 반짝이는 것이 기억해 두려고 속으로 한번 되새김하는 표정이다.
그 정도로는 안 되지.
남자는 벌리고 있던 두 다리를 단숨에 모아, 흠칫 놀라 빠지려는 가는 다리를 가두었다.
그리고 동그란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강하게 속삭였다.

“잊지 마.”


<본문 중에서>
굳게 갇힌 팔 안에서 몸을 빼려 애쓰며 뱅뱅 돌았지만 끝내 실패. 결국에는 몸을 움츠리고 마는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내는 다 늑대라는 말을 이 아이한테 해 준 사람이 있었을까?
아이의 좌절과 상반되게 전조는 흡족한 목 울림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낮게 속삭였다.
“비명을 질러야지, 이럴 땐.”
놀란 숨을 들이마시느라 흰 블라우스 아래의 작은 가슴이 들썩인다. 대책 없을 만큼 순진하고 물정을 모르는 것이다. 그 틈새를 비집고 비열한 주인 남자가 무슨 짓을 더 하고 싶은지 이 아이는 천만분의 일이나 짐작할까?
솔직히 ‘주인’이라는 단어도 적당하진 않지. ‘주인집 남자’ 정도면 모를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아이의 절대적인 주인이 되고 싶었다. 애완동물 따위의 개념이 아니었다. 자신이 이 아이의 모든 것이 되었으면 했다.
자기 스스로도 왜 이 아이만 보면 이렇게 이성이나 여타의 지성은 모두 저버린 채 그저 맹목적인 감정만이 솟구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후에 벌어질 상황이라든가, 혹은 이 아이가 겪게 될 혼란들은 이미 그의 염두에 없었다. 그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고 멈출 수도 없었다.
아이가 고개를 깊게 수그리며 손목을 잡아 빼려 했지만 놔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잠시 마주쳤던 시선에 고였던 충격과 두려움을 목도하고도 뻔뻔스런 주인은, 여전히 오금 뒤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다치게 할 리가. 하지만 그런 그의 의도를 모르는 아이는 계속 떨었고 그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자잘한 주름의 안쪽에서 접히는 피부 특유의 촉촉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손가락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펴 밀어붙였다.
그러자 팔딱거리는 맥박이 전해졌다. 심장에서 내려왔을 그 생명의 기운이 견딜 수 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결코 놓지 못할 것이다. 순간적인 음심인지,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이, 태초부터 결정된 운명까지 가닿은 인연인지 그조차도 판단할 수 없는 대상인 박동희를 붙든 그의 안에서 욕심은 그렇게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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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a vita! (벨라 비타!) 외전

도서정보 : 진숙 | 2020-03-0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키워드: 외국인공/축구선수공/노말이었공/게이수/공이었수/로맨스코미디


「춤에 체해 지쳐 있다가도 무화의 춤사위를 보면 다시 자극을 받게 된다.」

춤꾼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독보적인 무도 실력과 그에 비견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홍무화.
비담류 선기무 전수관의 계승자로 주목 받고 있던 그는
배신당한 상처로 인해 춤을 그만두고 두문불출 하는데.
고육지책 끝에 무화의 가족들은 그를 조카의 보호자라는 명목으로 이탈리아에 보낼 결정을 한다.
상냥한 형들에게 자근자근 밟힌 끝에 이탈리아로 짐짝처럼 날려가게 된 무화.

그리고 만났다.
오만한 플레이보이, 타블로이드 1면의 단골 로렌초 티아노를.

“무와, 커피 한잔하죠?”
“게이?”
“아니라니까!”

세리에A AS로마 소속 공격수 로렌초 티아노
축구에서도 연애에서도 ‘골 머신’이던 그가 제대로 호적수를 만났다.

“축구 안 좋아하나요?”
“네.”
“왜요?”
“지루해서요.”
“지루… 단어를 잘못 말한 건 아닌가요? 로렌초 티아노의 경기를 보지 않으면 이탈리아를 경험하지 않은 것이다. 이 유명한 말도 모릅니까?”
“모릅니다.”

길을 가던 사람들도 돌아서서 악수를 청하고,
아이들이 떼로 몰려와 환호하고,
화끈한 여성팬들이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매달리는 슈퍼스타.
그게 바로 로렌초 티아노였다.
자존심에 사정없이 스크래치가 난다.

알려주고 싶다.
축구의 재미를, 나라는 사람을.
알고 싶다.
홍무화, 쌀쌀맞지만 아름다운 당신이라는 사람을.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해도 통하는 감정이 있었다.
당신을 만나 더욱 아름다운 인생, Bella Vita!

Copyrightⓒ2016 진숙 & M Novel
All rights reserved

구매가격 : 700 원

 

[합본]악역의 유능한 부하 직원이 되었습니다(전5권)

도서정보 : 염장이 | 2020-03-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승진이야.”
네? 저는 엑스트라1입니다만……?
.
.
.
엘렉트라는 이번 생만큼은 편하게 살고 싶었다.
원작의 악역인 에드윈이 세계를 멸망시키기 전에
돈 바짝 벌어서 얼른 옆 대륙으로 뜨고 말 것이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에드윈에게 제대로 찍혀 버렸다.
틀린 곳을 손본 마법 스크롤이 설마 그의 것일 줄이야.
하급 마법사 중에서도 뒤치다꺼리만 도맡았던 그녀는
그날부로 초고속 승진, 상급 연구실장이 된다.
……본의 아니게도.

도망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마탑 최상층으로 출근한 그날,
엘렉트라는 우연히 에드윈의 비밀스런 상처를 발견한다.
3일 밤낮을 새 가며 정성스레 상처를 치료하고
그대로 곯아떨어져 좀 민망한 꿈을 꾸긴 했는데…….
에드윈의 침대 위에서 깨어난 그녀에게 떨어진 한마디.

“네가 해야 할 건, 이 방에서 나가지 않는 거야.”

아무래도…… 이번 생도 망한 것 같습니다.

구매가격 : 14,500 원

 

악역의 유능한 부하 직원이 되었습니다 1권

도서정보 : 염장이 | 2020-03-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승진이야.”
네? 저는 엑스트라1입니다만……?
.
.
.
엘렉트라는 이번 생만큼은 편하게 살고 싶었다.
원작의 악역인 에드윈이 세계를 멸망시키기 전에
돈 바짝 벌어서 얼른 옆 대륙으로 뜨고 말 것이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에드윈에게 제대로 찍혀 버렸다.
틀린 곳을 손본 마법 스크롤이 설마 그의 것일 줄이야.
하급 마법사 중에서도 뒤치다꺼리만 도맡았던 그녀는
그날부로 초고속 승진, 상급 연구실장이 된다.
……본의 아니게도.

도망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마탑 최상층으로 출근한 그날,
엘렉트라는 우연히 에드윈의 비밀스런 상처를 발견한다.
3일 밤낮을 새 가며 정성스레 상처를 치료하고
그대로 곯아떨어져 좀 민망한 꿈을 꾸긴 했는데…….
에드윈의 침대 위에서 깨어난 그녀에게 떨어진 한마디.

“네가 해야 할 건, 이 방에서 나가지 않는 거야.”

아무래도…… 이번 생도 망한 것 같습니다.

구매가격 : 3,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