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있거라

도서정보 : 어니스트 헤밍웨이 | 2023-12-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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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 대전 중, 주인공 프레더릭 헨리는 최전선에서 앰뷸런스 부대를 지휘하는 장교로 부상을 입어 입원한다. 입원 후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가 임신하자 스위스로 탈주하여 출산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캐서린은 아이를 사산(死産)하고 후유증으로 본인도 죽게 된다. 프레더릭은 비로소 사랑에 대해 눈 뜨고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구매가격 : 9,100 원

노인과 바다

도서정보 : 어니스트 헤밍웨이 | 2023-12-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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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84일 동안 바다에 나가있으면서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 그러다 85일째, 산티아고는 멕시코만에 도착하여 큰 청새치를 잡게 된다. 그러나 청새치는 아주 힘이 세고 커서 3일간의 온갖 고난 끝에서야 비로소 작살에 찔려 죽는다. 지친 산티아고는 청새치를 매달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상어떼의 습격을 받고는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다.

구매가격 : 8,400 원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1

도서정보 : 토머스 울프 | 2023-12-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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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조지 웨버는 뉴욕의 소설가 지망생이다. 그는 친척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15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그러나 대공황과 세월의 영향으로 고향의 모습은 엄청나게 변화되어 있었고, 조지는 이에 충격을 받는다. 후에 그는 명성 높은 제임스 로드니 출판사에서 데뷔하게 되지만 여전히 고향의 변화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고 고뇌한다.

구매가격 : 9,100 원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2

도서정보 : 토머스 울프 | 2023-12-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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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조지 웨버는 뉴욕의 소설가 지망생이다. 그는 친척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15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그러나 대공황과 세월의 영향으로 고향의 모습은 엄청나게 변화되어 있었고, 조지는 이에 충격을 받는다. 후에 그는 명성 높은 제임스 로드니 출판사에서 데뷔하게 되지만 여전히 고향의 변화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고 고뇌한다.

구매가격 : 9,100 원

동물 농장

도서정보 : 조지 오웰 | 2023-12-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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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 농장의 농부 존스에게 홀대를 받던 가축들은 어느 날 반란을 일으킨다. 동물들은 존스와 관리인을 내쫓고 가축들끼리 ‘동물 농장’을 꾸리며, 세 돼지 나폴레옹, 스노우볼, 스퀼러를 주축으로 이상적 동물 사회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풍차 건설 논쟁을 두고 권력 투쟁이 점점 심해지고, 지배 계급의 횡포로 인해 애초의 혁명 정신과 의지는 온데간데없어지고 만다.

구매가격 : 8,400 원

1984

도서정보 : 조지 오웰 | 2023-12-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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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스미스는 전체주의 사회 속에 살며 텔레스크린을 통해 ‘당’에게 감시당한다. 당은 빅 브라더를 내세워 사회 구성원들을 통제하며 과거를 조작하고 가상의 반역자를 증오하는 시간을 갖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독재 권력을 행사한다. 윈스턴은 당에 반항하고 싶어 하며, 줄리아와 금지된 연애를 시작하지만 갖은 고문과 심문 끝에 당에게 세뇌당하고 만다.

구매가격 : 9,100 원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도서정보 : 디샤 필리야 | 2023-12-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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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구원할 수 없다.
나는 위험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원받기를 거부하고 가장 날것의 욕망까지 탐험하는
그리고 끝끝내 자유롭게 전락하는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데뷔작으로 펜/포크너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미국 문학의 새로운 반향, 디샤 필리야의 소설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디샤 필리야는 문학을 전공하거나 창작 프로그램을 이수한 작가가 출판사의 지원을 받으며 데뷔하는 미국 문단의 대세적인 흐름과는 사뭇 떨어져 있는 길을 걸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전업 작가로 전향했다. 그리고 데뷔작인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으로 단숨에 독자와 문단이 주목하는 중요한 작가가 되며 유수의 상을 수상했고 백만 달러 이상의 선인세를 받으며 차기작을 계약하는 이례적인 사건을 일으켰다.

안정적인 문장과 개성 있는 인물, 탄탄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구성이 돋보이는 디샤 필리야의 첫 소설집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은 우리로 하여금 이 놀라운 현상을 완전히 납득하게 만든다. 느슨하게 연결되어 기시감을 주며 이어지면서 9편의 단편소설은 길지 않은 분량 안에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기독교 신앙의 교차성 문제를 밀도 있게 담아낸다. 필리야는 세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흑인 여성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겪는 여러 층위의 억압과 폭력 그리고 한계를 넘어서는 그들의 진짜 욕망과 자유로운 도약을 생생하게 그린다. 오직 작품의 힘만으로, 우리에게 매섭도록 매혹적인 충격을 선사하는 이 책은 분명 미국 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알리고 있다.


온몸으로, 떨면서, 넘쳐나게, 두려움 없이
깊고 비밀스러운 곳에서 길어낸 강력한 욕망

필리야는 ‘순정한 교회 여자들’이라는 허울좋은 프레이밍 뒤에 숨겨진 현실과 그들의 진짜 욕망을 거침없는 문장과 절묘한 형식으로 까발린다.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에는 새로운 욕망을 발견하는 여성들이 있다. 교리에서 어긋난 욕망, 위험하고 낯선 욕망,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욕망을 자기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순간, 이들은 당황하고 때론 절망에 빠진다.

「율라」에서 소꿉친구인 율라와 캐럴레타는 세계가 혼란에 빠진 새로운 밀레니엄의 밤, 여느 때처럼 둘만의 밀회를 즐긴다. 두 사람은 매년 제야가 되면 호텔에서 육체적 친밀감을 나누지만 독실한 신자인 율라는 그들의 관계가 신 앞에 죄악이 될까봐 두려워하고, 밤이 지나면 언제나 모든 것이 실수였으며 자신은 여전히 동정이라고 말한다. 한편 「물리학자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가」의 라이라는 엄격하게 자유를 통제하는 기독교도 어머니 아래서 자라 마흔두 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자신의 몸이 낯설다. 학술대회에서 만난 물리학자 에릭과 서로 마음이 통하지만, 그가 원하는 걸 자신이 줄 수 없으리란 생각에 관계를 진전시키기 꺼린다. 「안-대니얼」에서 암 투병중인 어머니를 보살피는 ‘나’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유부남과 호스피스 센터 주차장에서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된다. 중학교 동창인 대니얼을 닮았지만 대니얼은 아닌 ‘안-대니얼’과 비좁은 차의 뒷좌석에서 몸을 움직이면서도 ‘나’는 비참한 현실을 완전히 잊기가 힘들다.

믿음과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망설이는 자들의 이야기는 비단 ‘교회 여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회가, 종교가,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바를 충족하기 위해 살아온 이들이 그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서서히 알아갈 때, 익숙한 세계는 분열되고 새로운 충격이 찾아온다. 그러나 날것의 자유를 맛본 자들은 이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 책을 펼친 우리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처럼.


“내 인생은 절대 엄마 인생하고 같지 않을 거야.
아름다울 거니까, 부스러기가 아닐 거니까.”

은밀한 비밀들은 할머니에게서 엄마로, 엄마에게서 다시 그 딸로 전해지며 계속되고 변화한다. 필리야는 짧은 분량 속에 촘촘하게 서사를 구성해 사회적, 종교적 억압과 폭력이 여성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답습되는지, 또 모녀를 비롯한 여성 집단이 어떻게 그 틀에 갇히거나 그 틀을 깨고 나오는지에 대해 그린다. 이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애증과 죄책감, 상실감과 같은 복잡하고 인간적인 감정들은 때로는 일기로, 편지로, 지침으로 생동감 넘치게 전해진다.

「자엘」에서는 증손녀인 자엘의 일기와 외증조모 시점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대대로 성경 속 인물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독실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엘은 목사 부인인 세이디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다. 외증조모는 그런 자엘을 걱정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자 모든 일에 대해 함구하며 자엘을 보호한다. 외증조모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자기 자신, 그리고 자신의 딸과 손녀를 생각하며 자엘은 적어도 남자아이들에게 곁을 내주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자매에게」의 네 이복자매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할머니 집에 모인다. 이들은 세 명의 여자와 네 딸을 낳고도 평생 가정에 소홀했던 아버지에게 또다른 숨겨진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리려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복숭아 코블러」의 올리비아는 외딴 빈민가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간다. 어머니는 월요일이면 찾아오는 ‘하느님’을 위해 정성스레 복숭아 코블러를 준비한다. 그가 코블러 접시를 비우고 두 사람이 침실로 들어가면 여지없이 어머니의 “오, 하느님!” 하는 외침이 들려온다. ‘하느님’이 교회의 유부남 목사라는 걸 알 만큼 올리비아가 자란 뒤로도 어머니와 목사의 부정한 관계는 계속되고, 고등학생이 된 올리비아는 목사의 아들에게 과외를 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복숭아 코블러를 만드는 엄마는 결코 딸에게 레시피를 전해주려 하지 않는다. “달콤함을 맛보면 그걸 너무 원하게 되고, 자라서 그 부스러기나 맛보면서 살 테니까”라고 말하며 코블러의 맛조차 보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은 거기에 굴하지 않고 밤중에 부엌에 몰래 내려가 쓰레기통 바닥에 붙은 코블러를 핥아먹는 여자애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는 원망과 절망과 공포가 있지만 오로지 자신만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구원도 남아 있다. ‘구원받기’를 거부한 여성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것들과 투쟁하며 끝끝내 저마다의 짜릿한 전락을 맞이한다. 여기 살아 숨쉬는 비밀들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합창은 사랑과 삶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송두리째 뒤흔들 것이다. 그 기분좋은 덜컹거림을 기대해봐도 좋다.

구매가격 : 10,500 원

스포츠라이터

도서정보 : 리처드 포드 | 2023-12-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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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한 가지!
인생은 항상 자연스럽고 납득할 만한 결론으로 끝나지 않는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포드가 그려내는 삶 그 자체의 미스터리. 아들이 죽고 결혼이 끝장난 뒤 맞닥뜨린 상실감과 냉소, 그 치유할 수 없는 공허함 속에서 부활절 주간에 일어나는 놀랍고도 감동적인 이야기!

당대 미국인의 일상을 사실적이고 빈틈없이 그려내는 특별한 작가 리처드 포드.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치밀하고 섬세하게 삶의 결을 따라가며 특출한 대화 능력과 감동적인 문체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가 바로 리처드 포드이다. 1976년 내 마음의 한 조각을 발표하며 데뷔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는 1986년 바로 이 소설 스포츠라이터를 내놓으며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그리고 1995년 출간한 스포츠라이터의 후속작 독립기념일로 퓰리처상과 펜/포크너 상을 수상하며 명실 공히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
소설가 토비아스 울프가 “삶에선 희귀하고 소설에선 거의 멸종되다시피 한 새와 같다”고 극찬한 리처드 포드의 스포츠라이터는 주인공 프랭크 배스컴이 부활절 주간 나흘 동안 겪는 일상을 통해 현대 미국 사회의 모습, 가족과 종교의 문제, 개인의 소외 현상,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치열하게 파고 들어간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대화, 독백 등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과 익숙한 풍경이 순간 낯설게 느껴지는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강한 여운을 남기는 감동을 전해준다.

스포츠라이터의 독백-‘영원한 삶이란 거짓말이다’
스포츠 기자 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이 하나 더 있다면, 인생에 초월적인 주제는 없다는 것이다. 그 무엇이든 우리에게 다가왔다 싶으면 어느새 스쳐 지나가버린다. 또 그것으로 충분하다.(본문 중에서)

서른여덟인 프랭크 배스컴은 사람들, 특히 남성들을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생계를 꾸려가는 스포츠 기자이다. 전적으로 자기 안에 파묻혀 살아가는 이 남성들의 삶은 프랭크가 역시 열망하는 삶이기도 하다. 그러나 프랭크는 자신의 경력, 아들, 그리고 결혼생활을 잃은 뒤 치유할 수 없는 어떤 공허함, 이따금씩 엄습해오는 가슴 시림에 시달리며 아슬아슬한 일상을 보낸다. 원래 직업이던 소설쓰기도 그만두고 기존의 이상과 희망을 믿지 않으며 오직 현재의 순간과 감정 속에서만 살아가는 것이다. 그는 인생에 스포츠 이상의 진리라곤 없으며 스포츠가 보여주는 모습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여긴다. 또한 죽은 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처와 묘지에서 만나지만 한편으로는 아들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한다. ‘당시에, 아니 지금까지도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사실은 오직 나 자신의 인생뿐이다’라고 독백하는 그는 아무것도 믿지 않고 오직 형식적인 관계만을 맺으며 스스로를 소외시킨다. 작가로서의 영감도 잃어버렸고, 더이상 타인의 삶을 궁금해하지도 이해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그가 스포츠 기사를 쓰는 이유는 소외된 삶을 견디고 고통을 완화하는 최선의 방법일 뿐이지만, 그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상실과 죽음이라는 냉혹한 현실에 대처하는 법
순간의 감정만이 유일한 현실이므로, 배스컴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다. 열여덟 명의 여자와 관계를 갖고 대학 강사 같은 전혀 다른 일을 해보는가 하면, 새로운 도시에서 의미 없는 연애에 파묻히기도 한다. 의미 있거나 유일한 관계는 없으므로, 만나는 사람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도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한다.

선택해야 할 것은 아주 많다. 비록 전혀 아는 바는 없지만 호감을 느낄 만한 일들이 나를 기다린다.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흥분해서 가슴이 마구 설렌다. (……) 이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을 수 있는가? 더 신비로운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더 기대할 만큼 가치 있는 다른 일이 있는가? 없다. 전혀 없다.(본문 중에서)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냉혹한 삶의 진실과 결정적으로 맞닥뜨린 그는 고정된 과거나 영원한 가치가 지배하는 미래가 아닌 현재에서 구원받으려 한다. 새로 사귀게 된 연인 비키도 소외감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일종의 도구일 뿐이다. 이혼남 클럽 회원들과 모임을 갖거나 점을 보러 밀러 부인을 찾거나 교회를 찾아가는 심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만 온 힘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와 관계를 맺는 이들은 그의 태도에 상처입고 그 또한 그 관계들에서 만족 대신 좌절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냉소주의를 깨닫고 인생에 대한 신뢰와 냉소 사이에서 미묘한 갈등을 느낀다.

그렇다, 냉소다. 난 늙은 이아고보다 더 냉소적이 되어버렸다. 평생 저 터널 끝에서 오직 자기 자신만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즉 자기애만 추구하는 것보다 냉소적인 삶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당혹스러웠다.(본문 중에서)

거짓말이 불가능한 유일한 진실은 바로 인생 그 자체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상실의 기억을 갖고 있다. 기존 질서는 해체되었고, 많은 이들이 이혼을 하거나 뜻 없는 죽음 혹은 사고를 겪는다. 비키의 아버지나 어머니도, 전처의 부모도, 이혼남 클럽의 회원들도 그러하며,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허브도 마찬가지다. 공동체는 사라졌고, 종교도 이상도 구원자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 가운데 냉소주의를 비판하는 친구 월터 러켓과의 만남은 배스컴을 혼란스럽게 한다. 안전한 보호막으로서 세상과 인간관계에 거리를 두고자 하는 배스컴과는 달리 월터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관계에 대한 애착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래서 배스컴은 월터에게서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나 인물들이 그가 벗어나고자 하는 죽음과 상실이라는 인생의 냉혹함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그는 그저 안락하고 자족하는 일반적인 미국인의 삶, 그 활기와 생기를 추구했을 뿐이다. 비키와의 만남을 통해 꿈꾸었던 것도, 스포츠 기사를 쓰면서 지키려고 한 것도 이러한 안온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부활절 주일, 비키의 집을 방문해 프러포즈를 하려는 순간 그는 월터 러켓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이 자살 소식과 함께 배스컴이 지탱해온 삶의 방식은 완전히 무너지고 그는 적나라한 곤경의 순간에 끈질기게 피해왔던 죽음과 구원의 문제에 다시 봉착한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긴 조문
나는 전혀 조용히 죽지 않았던 내 아들 랠프를 생각했다. 랠프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고 있는 힘껏 큰 소리를 냈으며 광포함에 싸여 저주의 말을 내뱉거나 농담까지 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내 조문은(우주인은 이제 막 시작이겠지만) 마침내 끝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통함과 진정한 슬픔은 상대적으로 짧다. 다만 조문은 길어질 수 있다.(본문 중에서)

그는 심리적 방황 속에서 자기 안에 묻어두었던 고통의 근원과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새롭게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결국 인생은 한번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라는 독백을 던지며 ‘답이 없는 질문이 존재하듯이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는 인생도 있다’는 인식을 갖고 조금씩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이 소설은 배스컴을 그 모든 삶의 혼란으로 빠뜨렸던 아들의 죽음에 대한 긴 조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예수가 다시 살아난 부활절 주간 동안 죽음과 구원이라는 문제에 끊임없이 천착하며 방황하다 마침내 인생의 껍질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맞는다. 그것은 ‘뭔가 느슨해지는 느낌, 풀려난 느낌, 가볍게 떠 있는 느낌’이며 ‘빛나는 순간을, 이 차가운 공기를, 이 새로운 생활을, 이 행복한 느낌을 가능한 오래, 아니 영원히 간직하고픈’ 느낌이다. 이는 죽은 아들 랠프가 그에게 준 마지막 선물인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죽음의 문제를 받아들인 배스컴은 이제 희망을 단언하지는 않지만 삶의 또다른 면을 발견하고 새로운 자유를 느끼게 된다.

구매가격 : 10,500 원

스텔라 마리스

도서정보 : 코맥 매카시 | 2023-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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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코맥 매카시
『로드』 이후 16년, 그가 남긴 마지막 걸작

『패신저』와 함께 작가 인생 60년을 집대성한 결정체

2023년 6월 13일,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서부의 셰익스피어’ ‘포크너와 헤밍웨이의 계승자’라 불리며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던 작가 코맥 매카시가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는 2022년 매카시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이자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로드』 이후 16년 만에 남긴 장편소설로, 삶과 죽음, 세계의 절대적 진리와 유한한 인간 존재 등 그가 작가 인생 60년에 걸쳐 쌓아온 작품세계가 집대성된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이다.
1980년대부터 구상해왔다고 알려지며 무성한 소문 속에서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들의 정체가 최초로 공개된 것은 2015년, 그의 데뷔작 『과수원지기』 출간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였다. 작업중인 작품에 대해 거의 밝힌 적이 없던 매카시의 신작 제목 ‘패신저’와 몇몇 구절이 공개된 것도 놀라웠지만 평생 노출을 극도로 꺼리며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던 그가 작품의 등장인물을 직접 소개했다는 사실은 독자들을 흥분으로 몰아넣었고, 그로부터 7년 뒤 공개된 연작 형식의 두 장편소설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는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대작이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류 최초의 핵폭탄을 만드는 데 일조한 과학자 아버지를 둔 남매가 각각의 주인공인 두 작품은 작가가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온 수학과 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신과 인간,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가장 철저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가 평생 천착해온 주제의식을 총망라하면서도 새로운 획을 긋는 이 작품들은 “이미 걸출한 작품 목록에 더해지는 훌륭한 신작이자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작가로 손꼽히는 매카시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 예리하다는 증거”(NPR) 등의 극찬과 함께 출간 즉시 열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60년에 걸친 작가로서의 여정에 묵직한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 저편에 어른거리는 절대 진리와
닿을 수 없는 빛을 향한 위태로운 열망의 기록

『스텔라 마리스』는 웨스턴 남매의 여동생 얼리샤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로, 마치 정신과 상담치료의 녹취록처럼 1972년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정신의학 시설 ‘스텔라 마리스’의 문턱을 제 발로 넘은 얼리샤가 의사와 나눈 일곱 차례의 대화로 구성된다. 편집성 조현병을 진단받고 장기간 시각·청각적인 환각 증상을 겪으며 이미 두 차례 이곳에 입원한 적이 있는 얼리샤는 스무 살의 시카고대학 수학과 박사과정생이다. 어릴 때부터 가족에게조차 두려움을 안길 만큼 천재적인 지능을 타고난 그녀는 세계의 절대적 진리를 담고 있는 듯한 수학의 경이에서 구원을 얻고자 했지만, 인간인 이상 그 진리에 결코 닿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씩 무너져내리며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지워지기를 바란다.
얼리샤의 병리학적 증상이 학문적 좌절과 관계가 있으리라 짐작한 의사는 그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도 끈질기게 대화를 시도하며 상담을 계속해나간다. 한때 그녀의 모든 것이었다가 결국 절망을 안긴 수학과 그녀에게만 보이고 들리는 기이한 환각, 그리고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얼리샤의 내면으로 조금씩 들어가는 사이 그녀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묻혀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죽음의 문턱에서 그녀를 떠나려는 오빠 보비라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난다.

모든 인간 존재와 세상을 향해 건네는 거장의 마지막 악수

보통의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지능의 소유자 얼리샤는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때문에 지극히 인간적인 질문에 맞닥뜨린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고 그 한계는 어디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수(數)와 음(音)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듯 인간이 인지하기 전부터 이미 완성된 형태로 존재해온 영역에 매혹된 얼리샤는 숨겨진 진리를 찾고자 하지만 그녀가 맞닥뜨린 것은 허망한 결론뿐이다. 인간이 아무리 정교한 이론과 섬세한 악기를 만들어내도 수와 음의 비밀을 완벽히 파헤칠 수는 없다는 것. 그 경이를 인간의 언어로 포착해 명명하는 순간 절대성이 상실된다면, 어떠한 천재도 세계 저편에서 어른대는 진리를 손에 넣기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동시에 혈육을 향한 자신의 사랑 또한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감정이라는 사실 역시 그녀로 하여금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문장부호를 비롯해 많은 것을 덜어낸 특유의 건조한 문체로 결코 닿지 못할 저 너머의 빛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한 편의 서늘한 비가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마지막을 예감하는 한 인간이, 그 모든 존재를 향한 작가의 연민이 있다. 그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무자비한 세계의 폭력성과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에 대해 그려오던 코맥 매카시가 절망이 가득한 채 무너져내리는 세계에서 마침내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았던 『로드』를 거쳐 이 작품에 이르러 세상을 향해 마지막으로 건네는 악수이기도 할 것이다.

마지막 눈에서 마지막 빛이 희미해져 새카매지고 그와 더불어 모든 사변을 영원히 가져갈 때 나는 심지어 이런 진리들이 그 마지막 빛 속에서 딱 한 순간 빛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둠과 추위가 모든 걸 차지하기 전에.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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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도서정보 : 코맥 매카시 | 2023-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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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코맥 매카시
『로드』 이후 16년, 그가 남긴 마지막 걸작

『스텔라 마리스』와 함께 작가 인생 60년을 집대성한 결정체

2023년 6월 13일,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서부의 셰익스피어’ ‘포크너와 헤밍웨이의 계승자’라 불리며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던 작가 코맥 매카시가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는 2022년 매카시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이자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로드』 이후 16년 만에 남긴 장편소설로, 삶과 죽음, 세계의 절대적 진리와 유한한 인간 존재 등 그가 작가 인생 60년에 걸쳐 쌓아온 작품세계가 집대성된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이다.
1980년대부터 구상해왔다고 알려지며 무성한 소문 속에서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들의 정체가 최초로 공개된 것은 2015년, 그의 데뷔작 『과수원지기』 출간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였다. 작업중인 작품에 대해 거의 밝힌 적이 없던 매카시의 신작 제목 ‘패신저’와 몇몇 구절이 공개된 것도 놀라웠지만 평생 노출을 극도로 꺼리며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던 그가 작품의 등장인물을 직접 소개했다는 사실은 독자들을 흥분으로 몰아넣었고, 그로부터 7년 뒤 공개된 연작 형식의 두 장편소설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는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대작이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류 최초의 핵폭탄을 만드는 데 일조한 과학자 아버지를 둔 남매가 각각의 주인공인 두 작품은 작가가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온 수학과 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신과 인간,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가장 철저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가 평생 천착해온 주제의식을 총망라하면서도 새로운 획을 긋는 이 작품들은 “이미 걸출한 작품 목록에 더해지는 훌륭한 신작이자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작가로 손꼽히는 매카시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 예리하다는 증거”(NPR) 등의 극찬과 함께 출간 즉시 열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60년에 걸친 작가로서의 여정에 묵직한 마침표를 찍었다.


추락한 비행기. 아홉 구의 시체. 사라진 승객 한 명.
잃어버린 존재를 안고 불가해한 세상을 떠도는 여행자.

『패신저』는 웨스턴 남매의 오빠 보비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로, 여동생 얼리샤가 죽고 약 10년이 지난 1980년을 배경으로 한다. 과거 촉망받는 물리학도였던 보비는 얼리샤를 마음에 묻은 채 바닷속에 잠긴 화물이나 각종 유실물을 탐사하고 건져내는 인양 잠수부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새벽 그는 동료 잠수부와 함께 바닷속으로 추락한 비행기를 조사하게 되는데, 일곱 명의 승객과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시체가 함께 발견된 비행기 내부에는 수상하게도 조종사의 운항 가방과 블랙박스가 사라지고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비의 집에 정장을 입은 요원 두 명이 찾아오고, 보비가 없는 사이 이미 집을 수색한 두 남자는 비행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승객 한 명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전한다. 보비는 비행기 추락 사건에 모종의 음모가 얽혀 있다는 느낌을 받고, 함께 잠수를 했던 동료이자 친구 오일러가 베네수엘라에 일하러 갔다가 사망하면서 사건에 대한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추락한 비행기와 거기에 얽힌 미스터리가 소설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면 작품에 살을 붙이고 풍성함을 더하는 것은 주인공 보비 웨스턴이 등장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다. 코맥 매카시가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녹스빌과 작가가 된 뒤 거주한 적 있는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의 레스토랑과 술집들을 배경으로 동료 잠수부, 동네 친구들, 사설탐정 등과 나누는 대화는 다채롭고 광범위한 화제를 넘나든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자동차경주 선수로 활동하다 현재는 잠수부로 일하는 보비의 인생과 관심사를 반영한 이야기부터 20세기 중후반 세계를 완전히 바꾸어놓았고 남매의 아버지가 개발에 일조한 원자폭탄에 관한 이야기까지, 작가가 평생 관심을 기울이고 파고든 주제가 반영된 이 대화들은 독자로 하여금 죽음과 삶, 신과 우주에 대해 깊이 숙고하게 만든다.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를 연결하는
그리움과 상실감, 그리고 고통스러운 슬픔

간밤에 눈이 가볍게 내려 얼어붙은 머리카락은 황금색 수정 같았고 두 눈은 차갑게 얼어붙어 돌처럼 단단했다. 노란 장화 한 짝은 벗겨져 몸 아래 눈밭에 서 있었다. 던져놓은 코트는 눈에 살짝 덮여 형태를 그대로 드러냈고 그녀는 하얀 원피스만 입은 채 겨울나무의 헐벗은 잿빛 기둥들 사이에서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약간 틀어 손바닥을 드러낸 모습으로 매달려 있었다. 어떤 성당 조각상들처럼 자신의 역사를 생각해달라고 청하는 자세였다. 세상의 깊은 토대를, 세상이 그녀의 피조물들의 슬픔 속에서 존재를 얻게 되는 그곳을 생각해달라는 자세. 본문에서

『패신저』는 보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설이지만, 이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은 다름 아닌 『스텔라 마리스』를 이끌어가는 여동생 얼리샤의 죽음이다. 춥고 황량한 어느 크리스마스 날, 스무 살의 나이에 눈 덮인 숲으로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얼리샤는 보비의 남은 삶에 지울 수 없는 상실감과 고통스러운 슬픔을 남긴다. 무자비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그애를 죽게 했다는 보비의 자책과 후회는 깊어져만 가고, 보비는 “내 인생에서 너를 제외하면 모든 게 사라졌다”고 읊조리면서 스스로 이해조차 할 수 없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다.
얼리샤의 존재는 『패신저』에서 또다른 방식으로 계속해서 드러난다. 총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마지막 장을 제외한 아홉 개의 장에 특별한 도입부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조현병 진단을 받은 얼리샤가 열두 살 때부터 장기간 겪어온 환각에 대한 것이다. ‘키드’라 불리는 존재와 그가 이끄는 무리는 얼리샤의 삶에 아무때고 등장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이 장면들은 『스텔라 마리스』에서 얼리샤가 의사와 나눈 대화와 연결되며 두 소설을 눈부시게 아름다운 방식으로 순환시키면서 하나로 엮어낸다.


인생이란 수수께끼야. 그거 알고 있었어?
그게 내가 정말로 알고 있는 유일한 사실인지도 모르지.

보비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어둠을 뚫고 움직이며 그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탐사하고 인양하는 일로 먹고살지만 실은 심해에 대한 공포를 품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과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는 캄캄한 물밑은 보비에게 알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견뎌내야 한다는 면에서 마치 인생과도 같이 느껴진다. 좋은 작가란 “삶과 죽음의 주제를 다루는 작가”라고 말한 바 있는 매카시는 『패신저』에서 죽음은 물론이고 삶과 이 세상에 대한 문장을 여러 번 쓰고 있는데, 그 핵심은 결국 “세상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절대 알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 아무리 상상해봐도 그걸 정확하게 알 가능성은 크지 않”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뿐 아니라 심지어 어떻게 하지 말아야 할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
이 책을 옮긴 정영목 교수가 옮긴이의 말에서 쓴 것처럼, 『패신저』와 『스텔라 마리스』가 공유하는 기반이자 작품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현대 물리학은 “우리가 이전에 알던 세계의 확실성을 무너뜨리는 이론들을 생산하는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확실하든 확실하지 않든 그 세계 전체를 물리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폭탄도 생산했”다. 그 불확실성과 불가해함 속에서 보비는 어두컴컴한 물속을 가르고 나아가듯 홀로, 오로지 홀로 살아간다. 때때로 두려워하고 종종 자책하며 늘 슬퍼하면서.

여기 이야기가 있다. 주위가 어두워지는 동안 우주에 홀로 서 있는 모든 인간 가운데 마지막 인간. 하나의 슬픔으로 모든 것을 슬퍼하는 인간. 한때 그의 영혼이었던 것이 소진되고 남은 애처로운 찌꺼기에서는 이 마지막날들을 안내해줄 신 비슷한 존재라도 만들 재료는 전혀 찾지 못할 것이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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