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우드 (세계문학전집 167)

도서정보 : 주나 반스 | 2019-01-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모더니스트 주나 반스가 낳은 퀴어문학의 고전
오직 사랑으로, 심장 하나로 삶에 매달려 쓴 시적 서사

"나는 기이한 것으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이제 그게 나를 잊었어요."


전설적인 모더니스트 주나 반스. 1892년 뉴욕에서 태어나 1920~30년대 파리에 거주하며 제임스 조이스, 거트루드 스타인과 교류했고, 저널리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로 활동한 그의 대표작 『나이트우드』가 우리말로 처음 번역되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7번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영혼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연인 셀마 우드와의 결별 후 집필된 『나이트우드』는 1936년 T. S. 엘리엇이 편집을 맡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엘리엇을 비롯해 에즈라 파운드, 그레이엄 그린, 딜런 토머스 등 동시대 작가들로부터 찬사와 지지를 받았으며, 오늘날에는 퀴어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선구적 위상을 갖"게 된 『나이트우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 "Djuna"를 필명으로 써온 작가 듀나의 발문과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윤조원 교수의 해설을 더했다.

구매가격 : 9,100 원

닥터 지바고 1 (세계문학전집 171)

도서정보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2019-01-2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역사적 사건과 인간 존재의 참담한 간극
삶을 잃어버린 자들에 대한 소환과 애도

『닥터 지바고』는 1905년 혁명 전야부터 1914년 1차세계대전과 이어지는 내전, 1922년 러시아에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정권이 수립되기까지 대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유리 지바고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품이다. 시인이자 소설가 파스테르나크의 삶이 투영되어 있으며, 자유롭지 않은 세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전대미문의 격동기에 의사로서 시인으로서 앞날을 촉망받던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교양 있고 윤택했던 삶은 현저히 굴절된다. 개인의 생활과 존엄, 인간다운 감정조차 허용되지 않는 수난의 시대였다. 이야기는 자유로운 개인을 상징하는 지바고, 가정을 상징하는 토냐, 강인한 생명력의 표상 라라, 혁명을 대표하는 파샤(스트렐니코프)와 악을 대변하는 코마롭스키를 주축으로 전개되고, 그 밖의 다양한 인물의 상징적인 삶들이 빠른 속도로 교차한다. 그들의 인생은 혁명이라는 열차가 달려간 러시아 격변의 역사와 같은 시간, 같은 레일을 달린다.
『닥터 지바고』가 출간된 뒤 파스테르나크는 소비에트작가연맹에서 제명되는 시련을 겪었고, 작가 생전 모국에서는 출간되지 못하다가 약 삼십 년 후인 1988년에 비로소 출간되었다. 이 소설을 쓰기 전에도 그는 반혁명적 작가라는 꼬리표 때문에 창작활동은 거의 접은 채 번역으로 남은 나날을 잇고 있었다. 『먹구름 속의 쌍둥이』 『방책을 넘어서』 등의 시집을 발표하며 시인으로서 먼저 주목받았던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냉전시대에 사회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선전을 위한 상징적 작품으로 자주 이용되고 거론되었지만, 정작 작가는 결코 그러한 목적으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다. 파스테르나크는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체제에 대한 저항으로서가 아니라, 혁명 정부의 냉혹한 검열과 처단으로 사라지거나 죽거나 조국을 떠나간 사람들을 애도하고 그들을 추억하기 위해, 그 혼란 속에서 온전히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마음에 진 무거운 빚을 갚기 위해 이 소설을 구상하고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것은 20세기 러시아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 소비에트의 들끓었던 역사를 더듬어가는 일이 되었다.
시인의 소설 마지막 17장은 25편의 시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이 소설을 구상하며 시를 먼저 썼고 나중에 그것을 줄기로 서사를 이어나갔다. 시와 산문의 혼합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파스테르나크는 심오한 세계관과 자연주의적 인생관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그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노래했다. 그는 “어리석게 고양된 암담한 인간의 웅변보다 자연의 외관상의 침묵 속으로, 길고 고된 노동의 정적 속으로, 깊은 잠과 진정한 음악 속으로, 영혼의 충만함에서 오는 조용하고 마음이 오가는 무언 속으로 들어”가길 바랐다. 후에 이 소설에 대해 “예술과 복음, 역사 속 개인의 삶, 그 밖의 많은 것에 대한 나의 견해를 표현한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결국은 돌아온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의 삶이라는 제자리

첫 장면은 이 소설을 통틀어 가장 의미심장하다. 어머니의 무덤가에서 소년 유리 지바고는 흐느껴 운다. 장례 행렬에 길을 비켜주는 행인들은 누구의 장례냐고 묻는다. “지바고의 장례”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주인공의 성 지바고(Живаго)는 러시아어와 교회슬라브어의 지보이(живой)에서 파생한 것으로, ‘생명이 있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뜻하며, 이것은 살아 있는 자의 장례와도 같았던 암울한 현실, 민중에게 닥친 죽음과도 같은 미래를 의미한다. 이때부터 유리 지바고의 삶에서 ‘안전’은 모조리 파괴되었고, 그는 그것을 아내와 가족에게서,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시에서, 예술에서, 대자연에서, 노동에서, 복음서에서 찾으려 한다.
고리키와 숄로호프의 소설처럼 『닥터 지바고』 역시 러시아 혁명이 낳은 소설이었다. 또한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라 일컬어지던 스탈린 체제 때 쓰였다. 그러나 파스테르나크는 대부분의 소비에트 작가들처럼 혁명의 한복판에서 외부의 진폭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톨스토이 소설 세계로, 인본적인 세계로 돌아갔다. 그의 목표는 자유정신을 되찾고 현대의 정신에 러시아 정신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파스테르나크가 살았던 시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톨스토이 소설 세계로의 귀환은 그야말로 해방적 행동이었다. 유리 지바고는 톨스토이의 인물들처럼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묵상하는 삶을 추구하고, 인간 삶의 연속성을 주장한다. 또한 자유롭지 않은 세상의 사회적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의식적인 희열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문에 이 소설에서 볼셰비키 혁명은 결코 정면으로 묘사되는 법이 없고,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묘사도 지극히 짧다. 하지만 소설은 끝까지 시대의 우울함과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추운 겨울 장작을 구하기 위해 썰매를 끌고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 식량징발에 굶주릴 대로 굶주려 땅속에 감자를 숨기는 사람들, 거리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조금이라도 먼 곳으로 피난하기 위해 아우성치며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 변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혁명에 흡수되지 않았던 러시아 인텔리겐치아를 대표하는 인물 지바고 역시 그를 심판하려는 자들을 피해 자유가 있을 만한 더 먼 곳 더 조용한 곳으로 떠나지만, 그의 바람은 번번이 어긋나고, 계획은 실패하고, 재앙이 잇따른다.

기나긴 중단 후에 일어난 최초의 진정한 사건은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열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다는 것, 온전히 살아남아 돌멩이 하나까지 그리운 집을 향해 간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고, 그것이 바로 경험이며, 그것이 바로 모험하는 자들이 좇고 있었던 것이고, 그것이 바로 예술이 추구하는 것이었다?혈육에게 돌아가는 것, 자기 자신으로의 복귀, 존재의 회복. (1권, 257쪽)

노벨문학상은 파스테르나크의 운명에서 비극적인 역할을 했지만, 소설의 세계적인 명성에 공헌했다(한림원은 그의 수상 거부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1989년 그의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또한 1965년 데이비드 린 감독,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 주연의 동명 영화가 크게 성공하면서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 끝없이 달려가는 열차는 오랫동안 러시아의 상징이 되었다. 『닥터 지바고』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러시아 문학작품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소비에트시대 이후의 독자들에게는 예술가의 전체주의 권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도 읽히고 있다. 가장 절박하고 절망적인 시대에 쓰인 만인을 향한 인간적이고 예술적인 증언이자 삶의 힘과 인간의 존엄을 되새기는 이 소설은 러시아문학의 황금시대를 잇는 가교이자,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들과 궤를 달리하는 독보적인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1958년 노벨문학상
타임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100권´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


*사랑에 대한 이 위대한 이야기는 어떤 당파에도 속하지 않는 보편적이고 전 세계적인 소설이다. _알베르 카뮈

*혁명 이후 러시아에서 나온, 천재의 첫번째 작품. _빅터 소든 프리쳇(소설가, 평론가)

*우리 시대의 가장 의미 있는 소설. 나는 노벨상위원회가 특정한 정치적 고려로 파스테르나크에게 상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소설은 그 자체로 자격이 있다. _프랑수아 모리아크

*러시아 고전의 밀도 있는 관조와 사색은 어떤 열매를 맺을 수 있는가?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은 이 질문에 대한 첫번째 답이다. _이탈로 칼비노(평론가)

*『닥터 지바고』는 인간의 문학적, 도덕적 역사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사건 중 하나다._에드먼드 윌슨(평론가)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이 ‘시로 쓴 소설’이라면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소설로 쓴 시’다. 지바고는 구시대의 압제와 폭력 혁명이 맞부딪쳤던 격동의 시대를 살았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저당잡힐 수밖에 없었던 시대에 그는 삶을 살고자 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시가 그의 삶이 되었다. 『닥터 지바고』는 파스테르나크가 살아가야 했던 시대의 증언이자 서정적 기록이다. 무엇이 삶이고 혁명이며 시인가를 우리는 다시 생각한다. 『닥터 지바고』를 읽는 것은 들판을 건너는 일이 아니다. _이현우(『로쟈의 인문학 서재』 저자)

구매가격 : 9,500 원

닥터 지바고 2 (세계문학전집 172)

도서정보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2019-01-2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역사적 사건과 인간 존재의 참단한 간극
삶을 잃어버린 자들에 대한 소환과 애도

『닥터 지바고』는 1905년 혁명 전야부터 1914년 1차세계대전과 이어지는 내전, 1922년 러시아에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정권이 수립되기까지 대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유리 지바고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품이다. 시인이자 소설가 파스테르나크의 삶이 투영되어 있으며, 자유롭지 않은 세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전대미문의 격동기에 의사로서 시인으로서 앞날을 촉망받던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교양 있고 윤택했던 삶은 현저히 굴절된다. 개인의 생활과 존엄, 인간다운 감정조차 허용되지 않는 수난의 시대였다. 이야기는 자유로운 개인을 상징하는 지바고, 가정을 상징하는 토냐, 강인한 생명력의 표상 라라, 혁명을 대표하는 파샤(스트렐니코프)와 악을 대변하는 코마롭스키를 주축으로 전개되고, 그 밖의 다양한 인물의 상징적인 삶들이 빠른 속도로 교차한다. 그들의 인생은 혁명이라는 열차가 달려간 러시아 격변의 역사와 같은 시간, 같은 레일을 달린다.
『닥터 지바고』가 출간된 뒤 파스테르나크는 소비에트작가연맹에서 제명되는 시련을 겪었고, 작가 생전 모국에서는 출간되지 못하다가 약 삼십 년 후인 1988년에 비로소 출간되었다. 이 소설을 쓰기 전에도 그는 반혁명적 작가라는 꼬리표 때문에 창작활동은 거의 접은 채 번역으로 남은 나날을 잇고 있었다. 『먹구름 속의 쌍둥이』 『방책을 넘어서』 등의 시집을 발표하며 시인으로서 먼저 주목받았던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냉전시대에 사회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선전을 위한 상징적 작품으로 자주 이용되고 거론되었지만, 정작 작가는 결코 그러한 목적으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다. 파스테르나크는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체제에 대한 저항으로서가 아니라, 혁명 정부의 냉혹한 검열과 처단으로 사라지거나 죽거나 조국을 떠나간 사람들을 애도하고 그들을 추억하기 위해, 그 혼란 속에서 온전히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마음에 진 무거운 빚을 갚기 위해 이 소설을 구상하고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것은 20세기 러시아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 소비에트의 들끓었던 역사를 더듬어가는 일이 되었다.
시인의 소설 마지막 17장은 25편의 시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이 소설을 구상하며 시를 먼저 썼고 나중에 그것을 줄기로 서사를 이어나갔다. 시와 산문의 혼합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파스테르나크는 심오한 세계관과 자연주의적 인생관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그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노래했다. 그는 “어리석게 고양된 암담한 인간의 웅변보다 자연의 외관상의 침묵 속으로, 길고 고된 노동의 정적 속으로, 깊은 잠과 진정한 음악 속으로, 영혼의 충만함에서 오는 조용하고 마음이 오가는 무언 속으로 들어”가길 바랐다. 후에 이 소설에 대해 “예술과 복음, 역사 속 개인의 삶, 그 밖의 많은 것에 대한 나의 견해를 표현한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결국은 돌아온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의 삶이라는 제자리

첫 장면은 이 소설을 통틀어 가장 의미심장하다. 어머니의 무덤가에서 소년 유리 지바고는 흐느껴 운다. 장례 행렬에 길을 비켜주는 행인들은 누구의 장례냐고 묻는다. “지바고의 장례”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주인공의 성 지바고(Живаго)는 러시아어와 교회슬라브어의 지보이(живой)에서 파생한 것으로, ‘생명이 있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뜻하며, 이것은 살아 있는 자의 장례와도 같았던 암울한 현실, 민중에게 닥친 죽음과도 같은 미래를 의미한다. 이때부터 유리 지바고의 삶에서 ‘안전’은 모조리 파괴되었고, 그는 그것을 아내와 가족에게서,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시에서, 예술에서, 대자연에서, 노동에서, 복음서에서 찾으려 한다.
고리키와 숄로호프의 소설처럼 『닥터 지바고』 역시 러시아 혁명이 낳은 소설이었다. 또한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라 일컬어지던 스탈린 체제 때 쓰였다. 그러나 파스테르나크는 대부분의 소비에트 작가들처럼 혁명의 한복판에서 외부의 진폭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톨스토이 소설 세계로, 인본적인 세계로 돌아갔다. 그의 목표는 자유정신을 되찾고 현대의 정신에 러시아 정신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파스테르나크가 살았던 시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톨스토이 소설 세계로의 귀환은 그야말로 해방적 행동이었다. 유리 지바고는 톨스토이의 인물들처럼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묵상하는 삶을 추구하고, 인간 삶의 연속성을 주장한다. 또한 자유롭지 않은 세상의 사회적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의식적인 희열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문에 이 소설에서 볼셰비키 혁명은 결코 정면으로 묘사되는 법이 없고,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묘사도 지극히 짧다. 하지만 소설은 끝까지 시대의 우울함과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추운 겨울 장작을 구하기 위해 썰매를 끌고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 식량징발에 굶주릴 대로 굶주려 땅속에 감자를 숨기는 사람들, 거리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조금이라도 먼 곳으로 피난하기 위해 아우성치며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 변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혁명에 흡수되지 않았던 러시아 인텔리겐치아를 대표하는 인물 지바고 역시 그를 심판하려는 자들을 피해 자유가 있을 만한 더 먼 곳 더 조용한 곳으로 떠나지만, 그의 바람은 번번이 어긋나고, 계획은 실패하고, 재앙이 잇따른다.

기나긴 중단 후에 일어난 최초의 진정한 사건은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열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다는 것, 온전히 살아남아 돌멩이 하나까지 그리운 집을 향해 간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고, 그것이 바로 경험이며, 그것이 바로 모험하는 자들이 좇고 있었던 것이고, 그것이 바로 예술이 추구하는 것이었다?혈육에게 돌아가는 것, 자기 자신으로의 복귀, 존재의 회복. (1권, 257쪽)

노벨문학상은 파스테르나크의 운명에서 비극적인 역할을 했지만, 소설의 세계적인 명성에 공헌했다(한림원은 그의 수상 거부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1989년 그의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또한 1965년 데이비드 린 감독,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 주연의 동명 영화가 크게 성공하면서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 끝없이 달려가는 열차는 오랫동안 러시아의 상징이 되었다. 『닥터 지바고』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러시아 문학작품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소비에트시대 이후의 독자들에게는 예술가의 전체주의 권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도 읽히고 있다. 가장 절박하고 절망적인 시대에 쓰인 만인을 향한 인간적이고 예술적인 증언이자 삶의 힘과 인간의 존엄을 되새기는 이 소설은 러시아문학의 황금시대를 잇는 가교이자,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들과 궤를 달리하는 독보적인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1958년 노벨문학상
타임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100권´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사랑에 대한 이 위대한 이야기는 어떤 당파에도 속하지 않는 보편적이고 전 세계적인 소설이다. _알베르 카뮈

*혁명 이후 러시아에서 나온, 천재의 첫번째 작품. _빅터 소든 프리쳇(소설가, 평론가)

*우리 시대의 가장 의미 있는 소설. 나는 노벨상위원회가 특정한 정치적 고려로 파스테르나크에게 상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소설은 그 자체로 자격이 있다. _프랑수아 모리아크

*러시아 고전의 밀도 있는 관조와 사색은 어떤 열매를 맺을 수 있는가?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은 이 질문에 대한 첫번째 답이다. _이탈로 칼비노(평론가)

*『닥터 지바고』는 인간의 문학적, 도덕적 역사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사건 중 하나다._에드먼드 윌슨(평론가)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이 ‘시로 쓴 소설’이라면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소설로 쓴 시’다. 지바고는 구시대의 압제와 폭력 혁명이 맞부딪쳤던 격동의 시대를 살았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저당잡힐 수밖에 없었던 시대에 그는 삶을 살고자 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시가 그의 삶이 되었다. 『닥터 지바고』는 파스테르나크가 살아가야 했던 시대의 증언이자 서정적 기록이다. 무엇이 삶이고 혁명이며 시인가를 우리는 다시 생각한다. 『닥터 지바고』를 읽는 것은 들판을 건너는 일이 아니다. _이현우(『로쟈의 인문학 서재』 저자)

구매가격 : 10,200 원

잘 지내니

도서정보 : 톤 텔레헨 | 2019-01-1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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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생각을 안 해서 나는 못 지내.”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의 선물 같은 소설




“네가 보고 싶은 건 아니야, 하지만 안부는 궁금해.”
사랑한다는 말 대신, 보고 싶다는 말 대신?잘 지내니?
혼자와 함께, 그사이 어딘가쯤 있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인사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안녕!
―다람쥐가
편지를 읽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사랑하는 고슴도치”를 읽고 또 읽었다.
사랑하는 고슴도치, 사랑하는 고슴도치. 그래 나는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 도서 소개

“잘 지내니? 네가 내 생각을 안 해서 나는 못 지내.
한 번쯤 내 생각을 하긴 하니?”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의 선물 같은 소설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들의 복잡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톤 텔레헨의 소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현대인의 고독을 고슴도치에 빗대어 표현한 소설 『고슴도치의 소원』, 하늘을 날겠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만 매번 나무에서 떨어지고 마는 코끼리 이야기 『코끼리의 마음』에 이은 어른을 위한 소설 시리즈다.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원서에는 없는 RASO(김소라)의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사랑스러운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잘 지내니』속 동물들은 자신의 존재와 타인과의 소통에 대해 고민한다. 조금 엉뚱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담고 있을 법한 고민들이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가장 근본적인 고민들이기도 하다.
아무도 자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외로워하는 다람쥐,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진 하마, 군중 속에서 나만의 고독한 시간을 원하는 등점박이 말파리, 아무도 찾아오지 말고 편지만 보내줬으면 하는 고슴도치, 동물들에게 자신을 잊어달라는 진심 아닌 편지를 쓰는 개미핥기, 모든 게 쓸모없다고 생각해서 자기 자신조차 내다버리고 싶은 흰개미,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생일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는 펭귄, 파라다이스를 찾아 떠났지만 일상 속에서 파라다이스를 발견하는 카멜레온…….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 적절한 거리란?’, ‘이상적인 삶이란 뭘까?’ 같은 철학적이며 보편적인 질문에 대해 톤 텔레헨의 소설 속 동물들은 각자의 생각을 내어놓는다. 유머러스하면서 동시에 쓸쓸한 그 생각들은 무엇보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하는 고민과 닮아 있어서, 마치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보고 싶은건 아니야, 하지만 너의 소식은 듣고 싶어."
사랑한다는 말 대신,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지내니?
혼자와 함께, 그사이 어딘가쯤 있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인사

누군가가 보고 싶은 건 아니고, 단지 무슨 소식이든 듣기를 바랄 뿐인 다람쥐. 이런 다람쥐의 모습은 실제 만남보다 SNS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안부를 챙기며 사는 우리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보고 싶은 건 아니야.”라고말하는 다람쥐는 사실 조금 외롭다. 다른 동물들이 자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몹시 궁금해하고, 누군가에게서 편지나소식이 찾아들길 기다린다.
다람쥐의 모습은 타인과 나 자신의 적절한 거리를 고민하며 혼자와 함께 그사이 어딘가쯤을 서성이는 우리들과 비슷하다.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어색해 망설이는 모습 그대로다. 그럴 때 우리는 “사랑한다.”,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애정 어린 마음을 담아 담담하게 인사를 건넬 것이다. “잘 지내니?” 이 책은 작가 톤 텔레헨이 독자들에게 건네는 인사 같은 책이다.

구매가격 : 9,600 원

잘 다녀와

도서정보 : 톤 텔레헨 | 2019-01-16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떠나보면 달라질까?”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의 여행 같은 소설




“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지?”
떠나기로 결심하고, 계속 망설이고, 다시 먼 곳을 꿈꾸는 그 모든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여행

어느 날 코끼리가 말했다.
“나 사막으로 떠나려고 해. 언제 돌아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갑자기 왜?” 다람쥐가 놀라 물었다.
“거기에 가보면 이유를 찾게 될지도 모르지.”
다람쥐는 달콤한 너도밤나무 껍질을 배낭에 싸서 코끼리 등에 메어 주었다.

“잘 다녀와, 코끼리야.”







◎ 도서 소개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떠나보면 달라질까?”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의 여행 같은 소설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들의 복잡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톤 텔레헨의 소설 『잘 지내니』와 『잘 다녀와』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현대인의 고독을 고슴도치에 빗대어 표현한 소설 『고슴도치의 소원』, 하늘을 날겠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만 매번 나무에서 떨어지고 마는 코끼리 이야기 『코끼리의 마음』에 이은 어른을 위한 소설 시리즈다.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원서에는 없는 RASO(김소라)의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사랑스러운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잘 다녀와』속 동물들은 언젠가 숲속 일상을 떠나볼 생각을 품고 있다. 왠지 먼 곳엔 특별한 게 있을 것만 같다. 가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숲 밖 여정은 만만치 않다. 사막과 바다, 그리고 파라다이스조차. “솔직히 말하면, 그냥 집에 있는 게 편할 수 있지. 그 힘든 여정들을 생각하면…….”
코끼리는 떠나는 이유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고, 다람쥐는 배낭을 다 싸고서도 여행을 갈지 말지 계속해서 망설인다. 개미와 다람쥐가 끝내 떠난 여행에서 크나큰 벽을 맞이하고서 절망하고, 개미는 세상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투덜거린다. 개구리는 먼 곳에 가도 별 게 없다는 걸 깨닫지만, 먼 곳에 가봤다는 사실만으로 기쁨을 느낀다.


"사람들은 어떻게 떠날 생각을 잊은 채 살아가지?”
떠나기로 결심하고, 계속 망설이고,
다시 먼 곳을 꿈꾸는 그 모든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여행

우리는 늘 이곳이 아닌 저곳을 꿈꾼다. 일상에 지칠 때면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일도쉬운 일만은 아니다. 어쩌면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도 하고 지금 여기에 머무르고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용기 내어 떠난다고 해도, 어느 순간엔 편안하고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떠나면 돌아오고 싶고, 돌아오면 또 떠나고 싶어지곤 한다. 톤 텔레헨은 동물들의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이런 마음까지도 모두 여행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것을 꿈꾸며 설레하는 마음, 낯선 환경에서 편안하고 익숙한 집을 떠올리는 모든 마음까지도. 이런 모든 여행의 과정이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다. 매일 똑같은 일상은 지루해지기 마련이니까. 반면에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 주는 안정감 또한 버릴 수 없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늘 망설이기도 한다. 하지만 텔레헨의 이야기는 도전하거나 안주하거나, 떠나거나 돌아오는 모든 일들이 모두 의미 있다고 위로한다. 이상을 꿈꾸며 먼 곳에 갔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먼 곳에 가봤으니까. 그곳에 가봤다는 사실 자체로 이전의 나와는 달라졌을 테니까.

밤이 되자 개구리가 집으로 돌아왔다. 먼 곳은 실망스러웠다. 아주 가까이, 정말 코앞에 가서 보았다. 그러나 뭔가 특별한 걸본 건 아니었다. 사실 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먼 곳에 가 봤다는 것만으로도 개구리는 기뻤다.(본문 43쪽)

『잘 다녀와』는 여행을 꿈꾸고, 망설이고, 떠나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9,600 원

리지

도서정보 : 에드윈 H. 포터 | 2019-01-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아버지가 죽었어!”
전 세계가 경악한 살인사건, 리지 보든 연대기

리지 보든이 도끼를 들어,
엄마를 마흔 번 후려쳤어.
자기가 한 짓을 본 리지,
이번에는 아빠를 마흔한 번 후려치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살인사건 용의자 리지 보든
소설,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에 숱하게 등장하는 스토리텔링의 주인공

영화 〈리지〉의 실제 사건
이 책은 1892년 32세 여성이 도끼로 잔인하게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핵심용의자로 지목된 리지 보든 사건을 다룬다. 당시 언론 매체의 발달에 힘입어 뉴스를 전국 단위로 신속하게 전달한 최초의 사례에 속했던 이 사건이 대중에게 던진 충격은 매우 컸다. 부부가 피살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그들의 딸이라는 패륜과 도끼로 살해한 잔혹함 외에도, 모든 정황증거상 리지 보든을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물적 증거가 없는 탓에 무죄로 석방되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종교계와 여권 운동가들이 총집결하여 리지 보든의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독교도이고 여성이면 살인자도 결백해지느냐는 비아냥과, 물적 증거 하나 없이 무고하고 가련한 여인을 잔인한 살인자로 몰아간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몰고 왔다. 리지 보든이라는 매우 독특한 인물은 지금까지도 논란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건 직후 아이들이 줄넘기 놀이를 할 때 즐겨 부르는 동요의 소재로도 사용되었고, 지난 100년간 소설, 영화, 드라마, 음악, 발레, 뮤지컬,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장르는 넘나들며 스토리의 원천이 되었다.

팩트와 해설, 4편의 논픽션
이 책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소재와 내용인 만큼 리지 보든 사건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주기 위해 책과 신문 기사를 포함한 4편의 논픽션을 엮어 1부와 2부, 부록 2편으로 구성했다. 1부는 사건 당시 폴리버 경찰서의 출입기자이자 사건 현장 근처에서 살았던 에드윈 H. 포터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재판 과정까지 성실하고 꼼꼼하게 취재하고 정리하여 이듬해에 출간한 『폴리버의 비극: 리지 보든 연대기』를 번역한 것이다. 포터의 책은 중요한 팩트와 디테일을 제공함으로써 이 사건에 접근하는 데 훌륭한 자료가 된다. 2부는 하버드대 출신의 사서이자 범죄 관련 논픽션 작가로 유명한 에드먼드 레스터 피어슨이 쓴 『살인 연구』에서 리지 보든 1심 재판에 해당하는 부분을 번역한 내용이다. 1부가 사건의 팩트를 재구성한 것이라면 2부에서는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흥미로운 해설을 만날 수 있다. 부록으로 사건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정리한 존 앨프러스 왓킨스의 『보든 부부 살인 사건 미스터리』, 〈일러스트레이티드 아메리칸〉의 기사 「리지 보든 재판: 전 세계를 경악시킨 가공할 폴리버 암살에 대한 소묘」 두 편을 실었다.

구매가격 : 12,000 원

The Son of a Servant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396)

도서정보 :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 2019-01-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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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의 아들> 영문판.
1886년에 출간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자전적 장편소설.
정서불안, 가난, 무관심 등으로 얼룩진 유년기와 초기 작가시절을 회고(回顧)한 자전소설로, 장 자크 루소의 <참회록>처럼 작자의 결점이나 치부(恥部)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구매가격 : 3,000 원

The Confession of a Fool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397)

도서정보 :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 2019-01-0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바보의 고백> 영문판.
1893년에 출간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자전적 장편소설.
저자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에 대한 고백서(告白書)로, 한 남녀의 만남과 파경(破鏡)을 끔찍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구매가격 : 4,000 원

바르도의 링컨

도서정보 : 조지 손더스 | 2019-01-0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것은 읽는 책이 아니라 경험하는 책이다.
소설의 경계를 확장하는 압도적 걸작!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NPR 선정 올해의 책

“완전히 독창적인 이 소설의 구성과 스타일은 위트 있고 지적이며 지극히 감동적인 내러티브를 보여준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어린 아들이 다다른 사후세계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고통받는, 그리고 독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영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역설적으로 생생하고 생명력 넘치는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바르도의 링컨』은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동시에 역사를 재치 있게 활용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의 의미와 경험을 탐구하게 한다.” _롤라 영(2017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Original. ‘본래의’ ‘독창적인’ ‘최초의’ ‘기발한’ 등의 뜻을 가진 이 단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작가가 있다. “현존하는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 “영미문학계의 천재” “작가들의 작가”라는 평을 듣는 조지 손더스가 바로 그다. 첫 단편집 『악화일로를 걷는 내전의 땅』을 발표한 이래, 손더스는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스타일, 풍자적이고 위트 있는 목소리로 현대 영미문학을 대표해왔다. “작가들 사이에서 손더스는 그냥 작가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조슈아 페리스), “그와 같은 작가는 아무도 없다. 그는 유일무이하다”(로리 무어), “손더스는 마치 소설이라는 것을 처음 읽는 듯 느끼게 만든다”(할레드 호세이니)는 작가들의 말은 손더스가 문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오랜 시간 단편소설만을 써오던 그가 첫 장편소설을 선보인다고 했을 때, 문학계와 미디어 그리고 독자들이 호들갑스럽다 할 정도의 반응을 보인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엄청난 관심 속에 2017년 출간된 그의 첫 장편 『바르도의 링컨』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NPR 등 무려 20개가 넘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이디 스미스는 “걸작”이라는, 군더더기 없는 한마디로 이 작품의 가치를 인정했고, “아주 보기 드문, 천재적인 소설”(<인디펜던트>) “거의 은총을 받은 느낌”(<파이낸셜 타임스>) “문학적 환각제”(<이브닝 스탠더드>) 같은 찬사가 잇따랐다. 그리고 2017년, 영어로 쓰인 최고의 소설에 수여되는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폴 오스터, 아룬다티 로이, 알리 스미스 등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후보에 올라 있던 터라, 더욱 의미 있는 수상이었다.


대담하고 파격적인 형식으로 불러낸 링컨의 시대
소설의 경계를 확장하다!

『바르도의 링컨』은 링컨 대통령이 어린 아들을 잃은 후 무덤에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안고 오열했다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오래전 손더스는 워싱턴을 방문했다가 지인에게서 링컨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링컨의 셋째 아들 윌리가 장티푸스에 걸려 열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비탄에 잠긴 링컨이 몇 차례나 납골묘에 들어가 아이의 시신을 꺼내 안고 오열했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손더스의 머릿속에 즉각 하나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링컨기념관과 피에타가 합쳐진 이미지. 이것이 『바르도의 링컨』의 출발점이었다. 손더스는 오랫동안 이 이미지를 마음에 품어오다, 2012년 본격적으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바르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세계의 사이’를 뜻하는 티베트 불교 용어로, 죽은 이들이 이승을 떠나 저세상으로 가기 전 머물러 있는 시공간을 가리킨다. 이 작품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윌리 링컨을 중심으로, 아직 바르도에 머물러 있는 영혼들이 대화를 나누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바르도에 있는 40여 명의 영혼들이 등장해 각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골자이지만, 사이사이 링컨과 그의 시대에 관한 책, 서간문, 신문 등에서 인용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챕터가 끼어들면서, 가상의 세계와 실제 세계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보완하는 형태로 소설이 진행된다. 이런 생경한 형식이 독자들을 다소 어리둥절하게 할 수도 있는데, 작가 자신조차 소설을 집필하면서 “나 말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170여 개의 목소리가 펼쳐내는 언어의 향연은 때로 독창으로, 때로 중창으로, 때로는 거대한 합창으로 울려퍼지며 정밀한 언어의 콜라주를 선사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오디오북 역시 화제가 되었는데, 줄리앤 무어, 벤 스틸러, 수전 서랜던, 리나 던햄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작가인 조지 손더스 역시 오디오북에 참여해 한 목소리를 담당했다.


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거나, 잠겨 있었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이었다.
영원한 삶은 없기에……

아직 삶에 대한 미련으로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머무는 곳 바르도. 이곳에 있는 존재들은 자신들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한다. 이 존재들은 ‘죽음’에 관계된 어떤 말도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관’은 ‘병자-상자’로, ‘시신’은 ‘병자-형체’으로, ‘이승’은 ‘이전 그곳’으로 부르는 식이다. 이곳의 존재들은 자신들의 몸이 다 나으면 언젠가 다시 가족에게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1862년 2월, 이곳에 나이 어린 신참이 나타난다. 눈을 깜빡이며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는 열한 살의 귀여운 소년 윌리. 이곳에는 저세상으로 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한 존재들이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순수하고 죄 없는 어린 영혼들은 오래 지체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곳에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고통만 커지므로, 어린아이들이라면 마땅히 바로 저세상으로 떠나야 한다. 하지만 윌리는 그럴 생각이 없다.
윌리는 링컨 대통령이 끔찍하게 아끼던 셋째 아들. 사랑하던 아들을 잃고 큰 슬픔에 잠긴 링컨은 한밤중에 몰래 다시 묘지를 찾는다. 그리고 관에서 아들의 시신을 꺼내 끌어안는다.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이렇게 하면 죽은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이런 링컨이 모습을 보고 이곳의 존재들은 감동받는다. 아무리 사랑이 지극해도 다시 찾아와 시신을 만지고 끌어안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링컨은 또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묘지를 떠난다. 윌리는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올 거라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곳을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윌리는 점점 궁지에 몰리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를 안타까워한 한스 볼먼, 로저 베빈스 3세, 에벌리 토머스 목사는 어떻게 해서든 윌리를 빨리 저세상으로 보내려 한다. 아이를 설득해 ‘제대로 죽을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윌리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이들 세 존재는 윌리를 저세상으로 보낼 방법은, 링컨 대통령을 묘지에 다시 오게 해 윌리의 마음을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닌 이들이 링컨을 다시 불러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링컨에겐 그들의 모습이 보일 리도, 그들의 목소리가 들릴 리도 만무하므로. 그들은 이곳에 머물고 있는 다른 존재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제 더 많은 존재들이 합세해 링컨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애쓴다.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인 작가 조지 손더스가 그려낸
기이하게 웃기고 애처로운 슬픔의 강령회

표면상으로 ‘바르도의 링컨’은 죽은 윌리 링컨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윌리 링컨이 사망한 1862년 2월 20일은 미국 내전이 발발한 지 열 달 정도가 지나 전쟁이 본격화되어 엄청난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어찌 보면 국가 전체가 거대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 있던 때라 할 수 있다. 계속해서 중대한 결정을 해나가며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링컨 역시 일종의 ‘바르도’에 있었던 셈이다.

이 소설의 큰 줄기는 링컨과 그의 아들 윌리의 죽음에 관한 것이지만,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르도’를 떠도는 영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매듭을 푸는 것, 저마다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미련이나 슬픔, 분노나 집착을 털어내고 진정한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르도에 등장한 어린 신참, 그리고 그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에 영혼들의 세계가 술렁대기 시작하고,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 이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청산하고 하나둘 진정한 죽음의 세계로 향한다. 이러는 와중에 서로에 대한, 더 넓게는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공감을 경험하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바르도의 링컨』은 죽은 영혼들의 목소리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존재 조건에 대해 탐구하게 한다. 지극히 슬픈 서사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반에 흐르는 위트는 결국 삶이란 이렇듯 ‘희극과 비극이 함께 존재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과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 소설의 경계를 확장하며 독자에게 전혀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는 『바르도의 링컨』. 이 소설의 후반부가 주는 깊은 울림과 감동은 <이코노미스트>의 표현처럼, 당신의 마음을 유령처럼 붙들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당신이 올해 읽게 될 가장 이상하고 가장 훌륭한 작품. 극강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너무도 친밀하고 인간적이며, 너무도 심오하여 거의 은총을 받는 느낌이다. _파이낸셜 타임스

아주 보기 드문, 천재적인 소설. 획기적이고 강렬하며 감동적이고 흥미진진하다. 작가는 오직 가장 위대한 소설가들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인간의 존재 조건을 포착해낸다. 그렇다, 정말 그토록 훌륭하다. _인디펜던트

거의 초월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잠들기 직전 당신의 의식 가장자리에 나타날 것이다. 아름답게 구현된 목소리들이 정밀하게, 때로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 흘러나온다. _NPR

마지막 50쪽 가량은 정말이지 소설 속 용어처럼 ‘물질빛피어나는 현상’이다. 소란하고 거대하다. 슬픔으로, 그보다 더 큰 희망으로 폭발한다. 독자가 직접 그 끝에 도달할 때까지 더이상의 설명은 접어두는 편이 낫겠다. _타임

한 가지 약속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이 전혀 읽어본 적 없는 유형의 책이라는 것이다. 완벽하게 독보적인 작품.
_리베카 존스(BBC 문화담당 기자)

설명이 필요 없는 걸작. 에이브러햄 링컨이라는 주제와 작가의 천재성이 완벽히 결합된 작품.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 이런 소설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 _뉴욕 타임스

넋을 잃게 만드는, 단테적인 미국판 유령 발라드. _퍼블리셔스 위클리

기이하게 웃기고 애처로운 슬픔의 강령회. 손더스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그의 첫번째 장편소설 역시 충격적일 정도로 독창적이다. _워싱턴 포스트

이 책은 손더스가 처음으로 시도한 장편소설이지만, 그가 완성한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다. _애틀랜틱

의심의 여지 없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소설 중 하나. 이토록 따뜻하고 온화하면서도 혁명적인 소설이라니. 이토록 섬세하고 무게 있는 유머 감각이라니. 나는 이 작품을 사랑한다. _맥스 포터(소설가)

손더스는 매력적인 탁월함과 독창성, 작품의 소재에 대한 확고한 감각과 절대 고갈되지 않을 것 같은 다양한 목소리를 지닌 작가다. 무섭고, 웃기며, 잊을 수 없는 작품. _토바이어스 울프(소설가)

수십 년 동안 마법 같은 단편들을 써온 손더스의 첫번째 장편소설. 유령처럼 마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이 기묘한 소설은 죽은 자들이 산 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산 자들이 죽은 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작품이다. _이코노미스트

조지 손더스가 『바르도의 링컨』으로 맨부커상을 수상해서 너무나 기쁘다. 그의 작품은 문학적 환각제 같아서, 당신을 혼비백산하게 만든 다음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인다. _이브닝 스탠더드

손더스의 비범한 언어적 에너지는 일상의 페이소스를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이 작품을 추동하는 힘은 아름답게 구현된―시대의 변곡점에, 즉 자신만의 바르도에 갇혀 있던―링컨의 초상이다. _뉴욕 타임스(미치코 가쿠타니)

희극과 비극 사이를 눈부신 솜씨로 오간다. 독보적인 소설. 화려한 광고 문구를 믿어도 좋다. _시카고 리뷰 오브 북스

그의 작품 속 세상이 얼마나 기이하든 간에 그 중심에는 늘 정서적으로 익숙한 무언가가 있다. 그는 이 소설에서 마음속의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한 작은 변화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바르도의 링컨』은 결국 공감에 대한 탐구다. _가디언

짜릿하다. 이 소설은 링컨과 그가 처한 고난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처한 존재론적 상황을 무자비하고 가차없이 소환해낸다.
_커커스

구매가격 : 11,100 원

이중톈 중국사 11-위진풍도

도서정보 : 이중톈 | 2019-01-0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춘추전국시대에 예악이 붕괴되지 않았다면
백가쟁명은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후한 말기 이후의 부패가 없었다면
위진풍도는 없었을 것이다.”


미학 전공자 이중톈이 들려주는 청담과 유미주의의 시대

이중톈 중국사 시리즈 11권. 흔히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중국의 역사 시대 가운데 이번 11권 『위진풍도魏晉風度』는 위진시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중톈은 이번 권에서 역시 대단히 복잡한 시대였던 위진과 오호십육국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내고, 독자들에게 위진풍도의 핵심만을 짚어내 보여준다. 팔왕의 난과 오호십육국의 혼란기, 도덕적 평판이 쇠퇴하고 개인의 가치가 발현된 미美의 시대였던 위진은 특히 미학 전공자로서 이중톈의 공력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시기다. 석사 시절 이중톈은 ‘위진남북조와 수당의 문학’으로 연구 방향을 삼았고, 졸업 논문 주제는 「『문심조룡』의 미학사상 논고」였다. 이 논문으로 인해 그는 훗날 대학에서 미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또한 미학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과 문화, 특히 중국 고대 문화와 정치제도까지 공부했다. 이중톈은 역사 전공자가 아닌 미학 전공자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풍부하고 세밀한 시각으로 중국의 역사, 문화를 폭넓게 연구했으며, 융통성 있는 필체로 중국 역사를 총체적으로 써내려갈 수 있었다.


유미주의의 시대에 아름답게 사는 것

위진시대에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시대의 정신과 기풍, 가치관이다. 위진시대는 한
마디로 유미주의의 세상이었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
는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다. 당시의 사회적 기풍이 용모로 사람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용모가 출중하면 성원을 받고 다른 사람보다 성공하기 수월했다. 이중톈은 남편이 몰래 숨겨둔 어린 여자아이의 풍모에 반해 죄를 용서한 남강장공주의 일화, 원수의 칼에 얼굴이 망가져 대업을 이룰 수 없었던 손책의 일화, 용모가 뛰어났던 반악의 일화 등을 들며 당시 시대가 아름다움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풍이 과연 따를 만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들의 풍모가 한몫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름다운 것 자체만이 아니라 ‘아름답게 사는 것’의 중요성을 논한다. 또한 위진은 흔히 풍류를 논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죽림칠현과 시인 도연명 등이 출현한 시기이기도 하다. 위진풍도의 또 한 가지 특징적인 점은 휘파람의 유행이다. 밭을 갈기는 했지만 생계를 위한 농사는 아니었고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대강을 이해하는 독서일 뿐, 가장 좋아한 것은 밤새 책을 읽는 것도 거창한 토론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새벽과 밤중에 숲에서 무릎을 껴안고 길게 휘파람을 부는 일인 미소년. 이것이 바로 위진풍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남성의 여성화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문명의 정교화 외에 사족 계급과도 관련이 있었다. 위진의 사족이 유럽의 기사, 일본의 무사와 달랐던 점은 후자가 무를 숭상한 것과 달리 전자는 문을 숭상했다는 것이다. 문은 우아하고 우아하면 부드럽다. 우아해지면 동시에 음유해지기도 한다. 남성의 여성화와 더불어 위진은 특히 여자들 가운데 훌륭하고 유능한 인물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위진풍도는 참된 성정, 아름다운 풍모, 자연 숭배, 지혜에 대한 사랑, 가문의 중시, 이 모든 것을 다 합친 모습일 것이다.


이중톈이 들려주는 위진풍도

이번에 출간된 『위진풍도』는 총 36권 완간이 예정되어 있는 이중톈 중국사 시리즈 가운데 제2부 ‘제1제국’에 속하는 열한 번째 책이다. 제국시대는 2132년이나 계속되어 중국사 전체 3700년 중 약 60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긴 역사다. 그중 제2부 ‘제1제국’에서는 800년의 역사를 펼쳐내는데, 7~10권에서 진秦나라와 진晉나라, 전한과 후한을 거쳐 삼국시대에 이르고, 이번 11권에서는 위진시대를 다루며, 앞으로 나올 12권은 남북조시대로 이어진다. 이중톈은 위진과 오호십육국이 대단히 복잡한 시대였다고 이야기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주요 사건인 팔왕의 난만 해도 관련 인물이 단지 여덟 명에 그치지 않고, 한족과 이민족이 섞여 있는 그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독자의 접근이 쉽지 않다. 또한 이전의 문화적 황금기였던 백가쟁명시대와 비교해, 학계의 평가가 엇갈린다는 난점도 있다. 하지만 이중톈은 이 복잡한 시대를 엉킨 실타래를 풀듯이 우리 눈앞에 일목요연하게 펼쳐놓는다. 그리고 그 가운데 흥미로운 지점까지 정확하게 짚어내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위진풍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낭만과 자유, 그 유미주의의 시대정신까지 읽어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 본문에서

그러면 위진풍도의 핵심적인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사람은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확실히 위진은 유미주의의 시대였다. 위진 사람들이 보기에 인물의 아름다움은 ‘아름답게 생긴 것’뿐만 아니라 ‘아름답게 사는 것’이었다. 그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고 또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었다.(151~152쪽)

사실 위진의 청담가 중에는 실천가가 적지 않았다. 그들이 현학을 좋아한다고 해서 결코 비현실적이지는 않았다. 심지어 세계의 본체가 있는지 없는지 꼭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 고담준론 속에 깃들고 구현되는 지혜를 즐기고 좋아했을 뿐이다. 어쨌든 똑똑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주미를 휘두르며 논쟁을 벌였는데 그것이 우아하고 수준 높은 두뇌게임이 아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 그것은 일종의 삶의 방식이자 태도였다. 그런 태도는 철학적인 동시에 예술적이었다.(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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