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도서정보 : 기영석 | 2022-12-2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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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사 시선 377, 기영석 시집

<<시인의 말 중에서>>
고생한 것을 글로 쓴다면 백 권도 더 쓴다는
옛말이 있어도 글을 쓰신 분은 참 존경스럽습니다

늘 마음에는 글을 쓰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노을 속에 길을 물어 어쩌다 시인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별거 없을 거로 생각했었는데
막상 시작해 보니까 아, 이건 아니었구나!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 많은 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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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산악의 시적 감상

도서정보 : 난바 센타로(難波專太郞) | 2022-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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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조선 산악의 시적 감상_조선풍토기(朝鮮風土記)(상권)(1942) 建設社 刊
조선에 와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옅은 갈색의 민둥산 봉우리였다.
그것은 수천 년 동안 비바람의 세례를 받아 검은 목뼈가 드러난 봉우리였다.
위로는 끊임없이 오르는 푸른 하늘이 가로놓여 있고 광활한 들판에 해파리나 버섯 같은 집들이 묵묵히 서 있다. 들판을 가로질러 온 산천의 하얀 길을 거닐다 보면 흰옷을 입은 선객(仙客) 같은 조선인들이 느리게 걷는다. 그것은 혼돈 속에서 고요하고 고요한 몽상으로 가득 찬 꿈, 전혀 꿈이 아니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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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도서정보 : 김혜숙 | 2022-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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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지리부도만큼 설레게 한 책이 없었다. 지금도 가까이 놓고 읽는다. 아름다운 지명의 도시들, 전쟁 중인 곳들…. 미루어 짐작하는 그 나라의 형편들, 색으로 표시된 산맥과 들판, 섬들, 평면을 나누는 가로금과 세로금이 만나는 곳. 여행은 이런 장소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돌아보면 유독 이사를 많이 다녔다. 비자발적인 여행 같은. 그래서인지 각기 다른 낯선 장소들을 반추하는 버릇에 한참을 멈추어 서 있곤 했다.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그 위에 시간이 느린 강물처럼 흘렀다. 몇몇 시들은 잃어버리고 나머지 몇을 묶어 본다.
- ‘시인의 말’ 중에서

구매가격 : 6,600 원

그 저녁 무렵부터

도서정보 : 겨울부채 | 2022-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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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싶었습니다.
물만 먹고 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고 숫자에 미쳐 날뛰었고,
결국엔 세상과 어른이라는 배신의 칼바람 위에 버림받고
내동댕이쳐졌습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요.
이제나마 남루한 차림이지만 내 앞에 나를
사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늦지 않아 다행입니다.
너무 병들지 않아 다행입니다.
조금 더 외롭고 싶습니다.
조금 더 아프고 싶습니다.
좋은 시를 위해서가 아니고 좋은 인생을 위해
외로움과 아픔 속에서 나를 들여다보며
아파하고 또 아파하며 살고 싶습니다

구매가격 : 7,800 원

바람 한 줌에 참나 따라나선 날

도서정보 : 변종만 | 2022-12-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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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어린 시절, 늘 가슴이 시렸다
속이 많이 아린 날은 아버지의 부재를 원망했다
세상과 타협하지 못했지만 탐낸 적도 없다
덕분에 당당하게 사는 인생살이를 일찍 배웠다

해 본다고 다 해바라기 아니고
달 본다고 다 달맞이꽃 아니다
해를 바라보는 달맞이꽃 있고
달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있다

시 많이 쓰고 손가락질 받는 시인 있다
시 쓰지 않고 시인같이 사는 사람 있다
다 어떻게 사느냐다

세상의 이치
여백에 담는
시 같은 삶 꿈꾼 대로
생활이 시가 되고
시가 생활이 되는
그날이 내게로 왔다

글 쓰는 일, 어쩌면 운명이었다
운명을 사랑할 수 있어 행복하다


2022년 11월
변종만

구매가격 : 7,200 원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문학동네시인선 184)

도서정보 : 고명재 | 2022-12-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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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와 정통으로 눈 맞은 사람. 시에 꿰뚫린 사람. 당신의 언어는 팽이처럼 저를 곤두선 채 돌고 싶게 만듭니다.” _박연준(시인)
가장 투명한 부위를 맞대는 일의 눈부심,
말갛고 밝은 죽음과 사랑의 세계

“우리 삶의 절망과 희망이 교직되는 순간순간을 절실하게 잘 드러내었다”는 평을 받으며(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데뷔한 고명재 시인의 첫 시집을 문학동네시인선 184번으로 펴낸다. 당선소감에서 시인은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이야기가 남습니다. 몸이 사랑이 됩니다. 또한 그 이야기와 사랑조차 시간에 녹아 다 사라진대도 우리가 함께했다는 것, 눈부신 그 사실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요”라 말한 바 있다. ‘사라짐/죽음’과 ‘몸/사람’ 그리고 ‘이야기/시’에 대한 이 지극한 마음이 43편의 시편들에 켜켜이 배어 있다. 그리고 사랑, 사랑이 있다. ‘사랑은 육상처럼 앞지르는 운동이 아닌데’ ‘귤을 밟고 사랑이 칸칸이 불 밝히도록’ ‘자다가 일어나 우는 내 안의 송아지를 사랑해’로 부제목을 달아 시편을 나누어 엮은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고명재 시인의 시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사랑’이다.

“불쑥 떠오르는 얼굴에 전부를 걸어요”
사랑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매일 사랑하는 사람의 유골을 반죽에 섞고
언덕이 부풀 때까지 기다렸어요
물려받은 빵집이거든요
무르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사람이 강물이죠 눈빛이 일렁이죠
사랑은 사람 속에서 흐르고 굴러야 사랑인 거죠

(…)

나는 안쪽에서 부푸는 사랑만 봐요
불쑥 떠오르는 얼굴에 전부를 걸어요
오븐을 열면 누렁개가 튀어나오고
빵은 언제나 틀 밖으로 넘치는 거니까
빵집 문을 활짝 열고 강가로 가요
당신의 개가 기쁨으로 앞서 달릴 때
해질녘은 허기조차 아름다워서
우리는 금빛으로 물든 눈에 손을 씻다가
흐르는 강물에서 기다란 바게트를 꺼내요
_「페이스트리」 부분

안쪽에서 부푸는 것, 틀을 넘치며 태어나는 것, 기쁨으로 앞서 달리는 것, 금빛으로 물든 눈에 손을 씻는 것. 고명재 시세계 속 사랑의 속성들이다. 그리하여 빵처럼 말랑하고 부드럽고 향긋해지는 것. 반죽에 “사랑하는 사람의 유골”을 섞는다는 것이 인상적인데, 떠나간 존재들에 대한 애틋한 숙고는 이 시를 비롯해 시집 전반에 별처럼 박혀 있고, 그들에 대해 생각하기를 피하거나 멈추지 않는 것, 오히려 전부를 거는 것으로 시 속 화자들은 “매일” 사랑을 배워간다. 상실과 허무의 그림자를 거두어낸 자리에서 만나는 말갛고 환한 볕 안에서 사랑은 되살아나고(「환」), 시인은 그 사랑을 쥐고 조금 더 용감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이 시를 써나간다. “엄마가 잘 때 할머니가 비쳐서 좋다 떠난 사람이 캄캄하게 보고 싶어서/ 가슴속의 복숭아를 반으로 가르는/ 과육의 슬픔도 과도도 향기도 모두가 좋다”(「엄마가 잘 때 할머니가 비쳐서 좋다」)고, 오롯한 사랑의 주체가 되어 써나간다.

“우리는 함께 사랑으로 시간을 뚫었다”
사랑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

“연의 아름다움은 바람도 얼레도 꽁수도 아니고 높은 것에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서시 「청진」의 첫 구절이다. 발문을 쓴 박연준 시인은 이 구절의 ‘연’을 ‘시’로 바꿔 읽어보자 제안한다. “얼레를 풀어 시가 바람을 타고 솟아오르도록 놓아주면서 우리 스스로 놓여나는 일”(박연준)이 시 쓰기와 시 읽기의 아름다움이 아닐지. 사랑을 쥐고 종종 높은 것에 연결돼 있는 느낌을 소중히 여기는 이 시인은 귀로 시를 쓰는 사람이기도 하다. “누가 울 때 그는 캄캄한 이국(異國)입니다/ 누가 울 때 살은 벗겨집니다/ 누가 울 때 그 사람은 꽃이 됩니다/ 꽃다발을 가슴에 안아야겠지요”(「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타자화하거나, 입으로 속단해 말하는 일을 삼가고 귀에 들어온 것을 은은히 섬겨 시로 구축하는 것 역시 사랑의 한 방식일 것이다. “어둠의 입장에서는 빛이 밤의 구멍이고 그 요란한 빛의 구덩이를 메우기 위해 (…)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위해 존재의 품위와 부드러운 꿈결을 위해 침묵을 위해”(「어제도 쌀떡이 걸려 있었다」) 온몸을 던지는 나방처럼 말이다.
이 시집을 잘 표현하는 시구 가운데 “우리는 함께 사랑으로 시간을 뚫었다”(「연육」)를 빼놓을 수는 없으리라. 과거-현재-미래라는 선형적인 시간감각을 벗어난 자리에 뚫(리)거나 (치)솟는 사랑의 이미지들이 힘있게 자리하며 시인이 그리는 진실한 생의 시간을 예감하게 한다.

그때 나는 빵을 물면 밀밭을 보았고
그때 나는 소금을 핥고 동해로 퍼졌고
그때 나는 시를 읽고 미간이 뚫렸다
그때부터 존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끔 그때의 네가 창을 흔든다
그때 살던 사람은 이제 흉부에 살고
그래서 가끔 양치를 하다 가슴을 쥔다
그럴 때 나는 사람을 넘어 존재가 된다
_「소보로」 부분

반지하가 차오르며 쥐들이 달리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양말을 던지고
나는 복사뼈를 깨트려서 나누어주리
새들이 물고 멀리까지 날 수 있도록
음악과 귀로 종달새로 껍질을 뚫고
너희 집 앞에 치솟는 복숭아나무가 되리
_「왜 잠수교가 잠길 때 당신이 솟나요」 부분

사랑을 줘야지 헛물을 켜야지 등불을 켜야지 예민하게 코끝을 국화에 처박고 싶어 다음 생엔 꽃집 같은 거 하고 싶다고 겁 없이 살 때 소나기 그칠 때 구름이 뚫릴 때 엄마랑 샛노란 빛의 입자를 후루룩 삼키며
_「사랑을 줘야지 헛물을 켜야지」 부분

“눈귀코로 사랑이 바글대고 있는데/ 솟고 싶다 헤엄치고 싶다”(「시와 입술」) 쓰는 시인. 무엇 하나 누구 하나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너른 품으로 삶과 죽음을 단정히 안는 그의 사랑은 잔잔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앞서 인용한 시에서처럼 그의 사랑은 사람 속에서 흐르고 구르는 것, 역동적이고 생기 있으며 얼마든지 크고 강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힘이 센 다정함, 이토록 용감한 사랑의 세계가 새로운 독자를 기다린다. 사랑 속에서 우리 몸의 가장 연하고 투명한 부위를 맞댈 때, 가만히 눈을 감고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되새길 때 터져나오는 빛이 이 시집에 담긴 시들과 독자들이 마주했을 때 설핏 드리워지기를 기대한다.

구매가격 : 7,000 원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

도서정보 : 오은, 권민경 외 39인 | 2022-12-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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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르는 마흔 편의 시, 마흔 편의 산문

엄마는 내가 아는 가장 순한 모국어
마흔 명의 시인이 부르는 우리들의 ‘엄마’

난다에서 『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라는 ‘엄마’에 관한 특별한 시집 한 권을 펴냅니다. 22년 10월 7~8일 열리는 제1회 경기 시 축제 <시경(詩京): 시가 있는 경기>의 일환으로 펴내는 이 시집은 축제 예술감독을 맡은 시인 오은이 기획하여 엮고 경기도에 사는 마흔 명의 시인에게 저마다의 ‘엄마’를 부르는 신작시 1편과 산문 1편씩을 청탁해 실었습니다. 1979년 조선일보로 등단한 장석주 시인부터 2018년 한국일보로 등단한 이원하 시인까지 세대와 성별을 폭넓게 아우르며 섭외한 마흔 명의 시인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엄마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내려갑니다. 이 시집에 실릴 시를 쓰는 과정은 시인들에게도 녹록지 않은 일이었는데요. ‘엄마’라는 말 앞에서 멈칫해야 하는 골똘한 사정이 저마다에게 있어서일 것입니다. 그렇게 삶에서 마주하는 ‘엄마’라는 빛은 마흔 개의 시편 속에서 굴절되어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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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

도서정보 : 정해치 | 2022-12-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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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일기를 쓴 것도 경력이고 재능이 될 수 있을까. 하며 작가로의 삶을 위해 2017년 독립출판물로 세상에 처음 던진 시집이다. 당시 1천 권 이상 판매되었고 절판 후에도 많은 문의가 들어왔으나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드디어 정식출간물로 등록, 재발간 되었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라고 열심히 외치는 중이다.
어쩌다 시를 쓰게 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일곱 살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기를 썼습니다. 그걸 계속하다 보니까 어느새 시가 됐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마음에 드는 한 구절이 있다면 그것으로 시집 한 권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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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차 옆을 지나야 커피집이 있다

도서정보 : 정해치 | 2022-12-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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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길고 긴 프로젝트를 짊어지고 가다가 이제서야 승인이 난듯한 후련함이 든다. 그 시간 동안 나 다시는 시 안 쓴다, 나 다시는 살지 않는다, 나 이번엔 정말 죽는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지만 그때는 진심이었던 지나간 말들을 쏟아낸 기억을 짚어 본다.
누구보다 내 마음에 드는 시를 쓰고 싶은데 어떤 것이 가장 좋은 시가 될 수 있나 고민하는 시간이 내가 살면서 할 수 있는 고민 중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건방진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시집의 제목은 지금은 사라진 동인천 어느 포장마차에서 찢어지게 더운 날 살얼음 낀 소주를 마시다가 결정했다. 더 잃을 게 없다고 단언했는데 살다 보니 자꾸만 무언가를 잃고 돌이켜보면 그때가 좋았다는 말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면서도 자꾸 되뇌게 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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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율시집

도서정보 : 송은율 | 2022-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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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시집에 주인인 송은율입니다. 시를 처음 썼을 때 나이가 9살이었습니다. 시를 쓰게 된 계기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시를 쓸수록 마음이 조금 더 친절해지고 어휘력이 늘고 느낌을 말할 때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책은 저의 첫번째 시집입니다. 이 시집은 저에게 매우 많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이 시집을 읽고 많은 분들이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라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부담스러우리만큼 힘든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시가 부담감 입니다. 그 시 한 구절을 소개하자면 ‘남들은 나에게 기대하고 있지만 난 사실 그걸 할 능력이 없다’입니다. 이 한 구절이 우리의 삶 속에 너무 와닿는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잘해도 돌덩이 같은 부담감을 주고 결국에는 그 부담감을 못 이겨 쓰러지는… 비참하지만 그것이 우리 삶 속에 있습니다. 또한 위로 라는 시처럼 우리 삶 속에 위로를 기다리거나 누군가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그러니 ‘행복’해집시다! 송은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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