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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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걸음 내딛다 (보름달문고 33)

도서정보 : 은이정 글 안희건 그림 / 문학동네 / 2019년 02월 0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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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얼굴이 예쁘거나 말을 잘하거나 성격이 밝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거나 노래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하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까?"
_주인공 희영의 독백 중에서


독고빈 또는 희영.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아이, 희영은 등굣길에서도 하굣길에서도 늘 혼자 걷는다. 심지어 집에서조차 희영은 혼자다. 제 둘레에 문도 없는 담을 만들고 고치처럼 몸을 만 채 희영은 밖으로 나서길 거부한다. 그것은 희영이 세상을 견뎌내는 방식이다. 내세울 것 없는 자신에게 용기가 없을 수도 있고, 가정 안에서의 소통 부재에 길들여져 기댈 곳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의 일기장과 한 소년과의 만남을 통해 희영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 또한.


#1. 먼 출발선
희영의 가족은 평범하다. 경제적으로 모자라지도 않고, 폭력도, 격렬한 갈등도, 특별한 소란도 없다. 하지만 아파트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가족은 서로 부대끼기보다 각자의 자리를 하나씩 꿰차고 그 안에 웅크리고 있다. TV 앞 소파, 컴퓨터 의자, 식탁 누구누구의 자리, 그리고 ‘내 방’. 마치 그곳이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은신처라도 되는 양 말이다. 엄마 아빠 사이에서 오고가는 대화는 고작 ‘밥’이 다이고, 그나마 네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때라곤 식탁 앞에서 식사할 때뿐이다. 희영은 시시콜콜한 이야기조차 편하게 나눌 수 없는 식구들 때문에 숨이 막히고, 집 안에 발을 들여놓기가 점점 괴로워진다.
학교에서도 희영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다. 또래 친구들보다 도서실 사서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만큼 홀로 책 읽는 시간을 즐기고, 그렇게 늘 ‘혼자 있는 자신’을 ‘낭만’을 좋아하는 것뿐이라는 핑계로 포장한다. 하지만 그것이 꼭 진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희영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실은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거절당하는 것이 어색하고 두렵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래서 비밀을 공유하고 어깨를 겯고 걸어가는 친구가 그립다가도 누군가 다가오면 움찔 한발 물러서고, 애써 다가가 둘이 되는 것보다 혼자만의 세계에 집을 짓고 그곳에 머물러 있기를 택한다.
그 런… 희 영 앞 에… 두 가 지… 사 건 이… 일 어 난 다.
하나는 엄마가 중학교 시절 썼던 일기장을 발견한 것이고 또 하나는 소년의 등장이다.


#2 출발선 앞
이사하는 날 버려진 책더미 속에 끼어 있던 낡은 일기장을 발견한 희영은, 엄마가 써내려간 기록을 훑으며 엄마에게서 중학생 소녀 시절의 흔적을 좇는다. 미래의 계획과 꿈으로 반짝이던 엄마. 하지만 삼십 년이 흐른 지금, 엄마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제껏 자신이 보아온 엄마가 다가 아니라는 것에 놀라움과 안쓰러움을 느끼는 희영. 왜 엄마는 이러고 사는 것일까? 엄마와 아빠는 왜 자신들 안의 깊숙한 문제에 대해 서로 터놓지 못하고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기만을 바라는 것일까? 왜 혼자서 자기 안에 갇혀 사는 것일까? 그 물음은 결코 희영 자신에게서도 비껴가지 않는다.
농구대 앞에서 갈깃머리를 휘날리며 허공을 향해 힘차게 튀어오르는 재준을 보는 순간 희영은 심장이 세차게 뛰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겁이 나, 희영은 자신이 재준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렇지만 아무리 아닌 척해도 희영은 재준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그래서 희영은 상상 속의 재준과 중학생 소녀인 엄마와 대화를 시작하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현실에서는 어렵지만 상상 속에서라면 무엇이든 가능하고 편안하니까.


#3 반걸음
하지만 마냥 상상 속에서 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었다. 희영은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엄마에게 자기 자신을 되찾으라며 일기장을 내민다. 엄마가 변해간다. 그 변화는 아빠에게 이르고, 희영의 동생인 준영에게 이르고 얼어붙었던 가족은 녹기 시작한다. 상대가 알아서 이해해주기를 바라기 전에 제 속을 뒤집어보여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희영이네 가족. 아빠가 앓고 있는 상처를 들여다보면서, 다시 거듭나는 엄마를 보면서, 희영은 용기를 얻는다. 희영은 재준에게 가까이 가고 싶으면 가까이 가는 것, 설사 그것이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음을 깨닫고 환상 속에서 걸어나와 출발선 앞으로 나아간다. 상상 속에서만 숱하게 내밀었던 반걸음, 혼자서 연습했던 대화를, 이제 둘이 하기 위해 희영은 재준 앞에 선다. 진짜 멋진 관계가 숨 쉬는 곳은 혼자만의 낭만 공간인 환상 속에서가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야. 네가 기회를 준다면 말이야. 너는 네 주변에 담을 세워 놓았잖아.”
걸음을 뗄 준비를 마친 희영에게 건네는 누군가의 이 속삭임은 자신을 내보이기 힘들어하던 희영의 내적 성장과 변화였으며, 희영이 담을 허물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떠밀어주는 에너지인 셈이다.


네가 선 바로 그 자리에서 반걸음을 떼어봐, 세상이 달라질 테니까.
그 어떤 커다란 변화도 그 반걸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거야.
『반걸음 내딛다』는 소통 부재 앞에 길을 잃어버린 어느 가족, 그리고 그 가족 구성원 중 하나인 희영의 눈을 통해 인물들의 면면을 비추고, 그들이 어떻게 은신처에서 빠져나와 그들의 문제를 마주하고 그 안에 발을 내딛는지 보여준다. 각자가 내민 ‘반걸음’은 가족의 관계를 다시 복원시킬 희망을 제시했고,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주었으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었다. 고작 반걸음일 뿐이지만 그것이 그 어느 걸음보다 의미 있는 것은, 그 어떤 변화도 처음 내민 그 ‘반걸음’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에너지는, 일상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변화임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가족의 이야기와 재준의 이야기가 희영의 시선 안에서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그 안에 녹아든 안정된 문장,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언뜻 정적으로 보이지만 섬세하면서 부드럽고 역동적인 희영의 캐릭터는 현실과 조응하여, 꼭 ‘내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구매가격 : 8,100 원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문학동네시인선 115)

도서정보 : 이용한 / 문학동네 / 2019년 02월 0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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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것과 살고 싶지 않은 것은 달라요

둘 사이의 공백을 견디는 게 삶이죠”

―살아가는 것과 살아지는 것에 대하여. 나의 속도와 세상의 속도에 대하여.

데뷔 23년, 시인 이용한의 세 번째 시집



문학동네시인선 115 이용한 시집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을 펴낸다.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해, 첫 시집 『정신은 아프다』을 1996년에, 두 번째 시집 『안녕, 후두둑 씨』를 10년 뒤인 2006년에 펴냈으니 무려 12년 만이다. ‘등단 후 10년은 여행가로 떠돌았고, 이후 11년은 고양이 작가로 활동’했다 말하는 그. “돌아갈 곳 없는 이상한 방랑”은 그칠 줄 모르고, “삶은 복잡하지만 생존은 단순한 거”라는 ‘묘생’을 곱씹는 시에서 지난 삶의 흔적이 엿보인다.


총 4부로 나누어 담긴 55편의 시는 ‘인생’에서 시작해(1부 ‘불안들’), 2부의 ‘묘생’을 거쳐, 떠돌며 보고 느낀 허허로움과 충만함(3부 ‘코펜하겐’)을 지나, 또다른 시선으로 마주하는 삶-아닌 삶(4부 ‘조캉사원의 기타리스트’)으로 돌아온다. 떠도는 사람, 고양이를 지켜보는 사람, 시를 쓰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 시인의 이러한 정체성은 독자로 하여금 세계를 이전과는 다른 속도감으로,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 가령 이런 구절들로 말이다.





티베트의 시간은

말과 야크가 걷는 속도로 흘러간다

_「티베트의 시간」 부분



평생 밖에서 떠도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골목은 갸륵하고 지붕은 달콤하죠

_「고양이 아가씨」 부분



오늘도 가장 멀리서 온 발자국을 하나씩 내다버리지 이왕 망하는 거 우리 최선을 다해 멸망에 도착하는 거야 내일은 또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_「고백」 부분



“마두역을 열두 바퀴 돌면 알타이 아이막이다”(「마두역에서 알타이 가는 법」). 요컨대 마두역을 알타이 아이막의 속도로 거닐면 마두역이 알타이 아이막이 된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일 터이다. 방랑자와 고양이, 그리고 시인으로서 살아가기. 탈현실하여 자연 혹은 이상, 초현실로 나아가는 작업이 아니다. 이용한은 세상이 정한 속도에 휩쓸려 이 정체성들을 잃지 않도록 분투하는 듯하다. “무중력상태인// 나에게 잡다한 균열을 파종”(「날조된 측면」)하는 속도의 부산물들. “웃는 표정을 걸어놓고 나는 울었다”고 말하는 사람, “보세요, 여기가 이미 바닥이에요/ 뛰어내릴 수도 없는 반지하 창문에 박힌 노란 달”을 바라보며 “불면을 건너면 불안”(「불안들」)이라 느끼는 사람은 살아가는 것인가, 살아지는 것인가.


“모든 연민은 구석에서 식어가요/ 마음속에서 마음을 찾는 것만큼 외로운 일도 없을 거예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요/ 누구나 혼자 걸어가는 망령인걸요”. “어차피 처음으로 돌아갈 순 없어요/ 묘생은 짧고 달밤은 깊어요/ 야옹 이야옹 거기 누구 없어요?/ 야옹 이야옹 그냥 한번 울어봤어요”. ‘불가능한 다방’에서 ‘고양이 아가씨’에게 듣는 삶의 비밀. “알라신의 도움 없이는 아무도 이 골목을 빠져나갈 수 없”(「미친 골목」)에서 “떠나고 보니 나는 떠나고 싶어졌다”(「아홉시의 랭보 씨」)는 생각을 하게 되는 타지에서의 나라는 존재.


삶은 때로 회한과 심란함으로 가득하다. 웃는 표정을 걸어놓고 우는 시간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이 시집을 읽는 우리의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미로 같은 골목 9000개가 나 있는 모로코의 도시 ‘페스’에서 시인에게 손 내밀던 소년을 떠올린다. 150디르함이면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던.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그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이 정말 ‘왔던 곳’ 바로 거기일까. 이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우리는 이전과 똑같은 높이와 방향에서 삶을 바라볼까. 자기만의 무드로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단순명료하게 뒤집힌 삶을 택한 존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시인의 말



비루의 혀를 나무에 매달았으니

너는 훨훨 낙엽 져서

멸망에 닿으리라.



2018년 겨울

이용한

구매가격 : 7,000 원

악몽 조각가

도서정보 : 박화영 / 문학동네 / 2019년 01월 3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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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미묘한 시차를 감각하는 작가,
박화영이 조각하는 기괴하고도 따스한 악몽

박화영이 상상한 이 모든 이야기들, 평행세계로 가는 화장실, 불길한 공터, 유령들이 걸어다니는 골목, 사람이 알을 낳는 닭 가공 공장 등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도시 괴담, 정체불명으로 출현한 기둥과 벽에 대한 목격담들, 신체의 한 기관이 신체 전부를 삼키는 꿈은 좀처럼 깨어나기 힘든 악몽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렇다면 이 작가를 ‘악몽 조각가’라고 명명해볼 수 있을까. 비유컨대 작가는 “악몽의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명정 같은 곳에서 작업을 하는” 존재이고, 악몽은 제아무리 “살아서 날뛰는 거대한 공룡” 같더라도 일단 “마음의 돌”에 조각하고 구체화할수록 “분석 가능한 것” “돌에 새겨진 화석”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된다. 게다가 고통과 울분에 짓눌리지 않으려는 소설 곳곳의 유머러스한 문장은 박화영의 첫 소설집을 더욱 빛낸다. 이제 작가가 어떠한 상상의 날개를 달고 이야기의 하늘로 승천할지 여유롭게 지켜볼 일만 남았다. _복도훈(문학평론가)



일상이 다른 용법으로 구부러질 때
조용히 우글거리기 시작하는 기담의 세계

200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공터」가 당선되어 등단한 박화영의 첫 소설집 『악몽 조각가』가 출간되었다. 「공터」는 동네 사람들이 버려진 공터에 쓰레기와 함께 감추고 싶은 비밀을 투기하면서 벌어지는 불길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신춘문예 심사를 맡았던 문학평론가 김윤식, 소설가 오정희는 흔한 유형에서 벗어난 글쓰기를 통해 “소설을 내면성에 가두지 않고 과감히 공터로 끌어내어 속도감 있는 단문, 드라이한 문체로” 펼쳐냈다고 평했다. 이후 박화영은 “풍부한 ‘스토리’들과 장면 전환의 자연스러운 흐름”(신춘문예 심사평)을 무기로 남들과는 다른 기묘한 소설세계를 풍부하게 일구어왔다.

그렇게 묶인 이 소설집의 도처에는 생명력을 지니고 꿈틀거리는 섬?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화장실이 안에 든 사람을 그 사람의 의지와 관계없이 평행세계로 보내버리고(「화장실 가이드」), 어느 날 도심의 광장 한가운데 나타난 벽이 점점 높고 길게 자라 도시를 반으로 가르며(「벽」), 더이상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무정란 도시’에서 한 여자가 예감이 좋지 않은 무언가를 잉태한다(「무정란 도시」). 달아날 수 없는 악몽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꿈속의 작업실에서 악몽을 조각하거나(「악몽 조각가」), 갑자기 혀가 몸속으로 빠져들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각 부위에 얽힌 과거의 상처들이 되살아나기도 하고(「혀」), 모두가 잠든 밤에 어두운 골목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깨어나면 머리 없는 유령이 자기 머리를 발로 차며 그 길 위를 걸어다니기도 한다(「골목의 이면」).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현상을 일상 속에 침투시키는 박화영 소설의 환상성에 주목할 때, 눈에 띄는 점은 작가가 환상세계를 그리는 방식이다. 박화영 소설에서 “환상은 현실과 다른 차원에 속한 어떤 것”이 아니라, 익숙한 일상 공간이 특별한 사연을 만나 “조금 다른 용법으로 구부러질 때 열리는” 세계다(복도훈, 해설). 즉, 박화영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세계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현실 밑에 겹쳐진 채 이미 존재하고 있을 법한 환상을 현실 위로 올려놓는다. 그래서 『악몽 조각가』를 읽을 때 우리는 3D 입체 안경을 쓴 것처럼 하나의 화면 위에서 현실과 환상을 동시에 보고, 그 사이의 미묘한 시차를 감각하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박화영 소설이 단순한 괴담으로 종결되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는 박화영이 내세우는 서술자들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담담하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소설집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건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현상들이다. 그런데 박화영의 서술자들은 소름 끼치고 절망스러운 상황을 자신이 처한 현실로 애써 받아들이고 나서야 이야기를 시작하는 듯하다. 인물들의 차분한 행적은 그들이 갑작스레 내던져진 괴기스러운 현재와 충돌하며 묘한 충격을 불러온다. 그리고 이들의 입을 빌려 박화영이 태연하게 구사하는 정련된 문장과 그 속에 담긴 냉소 섞인 유머가 작가의 소설을 독특하고 세련된 기담으로 완성시킨다. 그렇게 우리는 『악몽 조각가』를 읽으며 슬프면서도 웃음이 나고, 기괴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어떤 것과도 닮고 싶지 않다는 열망
박화영 소설세계의 기원을 새기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소설 속에 새겨내려는 박화영의 시도는 단편 「주」에 이르러 과감한 형식 실험으로 이어진다. 가상의 책에 달린 후주라는 형식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 작품은 『악몽 조각가』의 마지막 소설로 자리하여 얼핏 소설집의 후주처럼도 보이도록 위장되어 있다. 땅속 깊이 거꾸로 박혀 있는 정체불명의 거대한 기둥柱에 관해 부연하는 이 60여 개의 주註는우리로서는 읽을 수 없는 책의 내용을 짜맞출 퍼즐 조각이다. 쓰이지 않은 이야기와 주석의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를 조합해 독자 스스로 또다른 상상을 펼쳐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책의 맨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도 남다르다. 박화영은 ‘작가의 말’ 원고 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작가의 말’을 쓰기 위해 누구의 조언을 구했고, 어떤 도서를 참고했으며, 그 책에는 어떤 중요한 주의사항들이 적혀 있었는지 구구절절 늘어놓는다.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 ‘작가의 말’은 단순한 집필 후기로 남는 것이 아니라, 박화영이라는 작가와 그의 소설이 지닌 분위기를 집약해 전달하는 또다른 장치로 기능한다.

『악몽 조각가』는 박화영이 무엇과도 같지 않으려는 기발한 시도를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가 완성한 첫 결과물이다. 덕분에 이 책을 읽을 독자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게 되었다. 박화영만이 꿈꾸고 조각할 수 있는 이 악몽 같은 이야기들은 한동안 우리의 의식에 달라붙어 끈질기게 감각될 것이다.

*

여기까지 썼으니 이제 물을 한 모금 마셔도 괜찮을 듯하다. 사실 작가의 말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가 물은 글을 다 쓰고 나서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훌륭한 지침은 물론 『작가의 말 작법』에 실려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물과 관련된 조언과 함께 불우했던 19세기 어느 영국 작가의 사연을 전하고 있다. 이 무명 작가는 생애 첫 책의 출판을 앞두고 마지막 작업으로 작가의 말만 남겨두었다고 한다. 작가의 말만 마무리지으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대작이 잉크 냄새를 풀풀 풍기며 미천한 서점 진열대 위에 강림하실 예정이었으나 결국 그 책은 계속 하늘 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말을 쓰다 말고 저자가 콜레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불우한 저자가 잘못한 일이라곤 글을 쓰기 직전 물을 한 잔 마신 것뿐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물은 콜레라균에 감염되어 있었고 가뜩이나 대작을 쓰느라 심신이 지쳐 있던 작가는 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
내 책이 물론 그 불우한 작가의 책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나름 고생한 만큼 서점 진열대의 미미한 구석에라도 자리잡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_‘작가의 말’에서

구매가격 : 9,100 원

백작부인

도서정보 : 하스미 시게히코 / 문학동네 / 2019년 01월 3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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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압도하는 천재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
22년 만의 장편소설!

제29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
구병모(소설가) & 정성일(영화평론가) 추천!

“승리하는 것은 언제나 성숙한 여성입니다.
이해할 수 있겠어요? 지로 도련님.”

일본을 대표하는 석학이자 열정적이고 천재적인 영화 비평으로 더욱 잘 알려진 하스미 시게히코가 22년 만의 장편소설 『백작부인』을 발표했다. 2016년 이 소설이 처음 게재된 일본의 문예지 『신초新潮』는 발간 당시 품절 사태를 일으켰고, “전도유망한 신예의 작품에 수여한다”는 상의 취지를 뒤엎고 일본 문학계의 대가大家 하스미 시게히코에게 제29회 미시마 유키오상이 돌아가면서 화제성은 더욱 커져갔다.
소설은 2차세계대전중 일본의 도쿄를 배경으로 단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남고생 ‘지로’와 어떤 연유로 지로네 별채에 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성 ‘백작부인’이 우연히 시내에서 마주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추문과 진실, 현재와 과거가 혼란하게 뒤섞이며 화려한 한바탕 꿈처럼 전개된다.
감각적으로 난무하는 언어, 독특하고 치밀한 묘사, 농밀한 에로티시즘, 풍부한 영화적·문학적 레퍼런스, 기묘하고 신비스럽기까지 한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실소와 유머 등이 하스미 특유의 만연체 안에서 그야말로 현란하게 범람하며 연쇄하는 이 소설은, 주로 그의 영화 비평을 접해온 이들을 비롯해 국내의 독자와 문학계에도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전할 것이다. 더불어 작중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영화배우 ‘루이스 브룩스’의 실제 촬영 사진(1928년)을 일본 원작과 동일하게 한국어판 표지에 사용했다.

성숙한 여성 ‘백작부인’과 풋내기 남고생 ‘지로’의 하루
작품의 줄거리 및 특징

영화광 남고생 지로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백작부인과 마주친다. 백작부인은 지로네 별채에 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성으로, ‘상하이에서 온 고급 창부다’ ‘전쟁 스파이다’ ‘지로 할아버지의 첩의 소생이다’ 등 온갖 추문에 둘러싸인 존재다. 근처 호텔의 다실로 차를 마시러 가자는 부인의 제안에 따라나선 지로는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마주쳐 엉겁결에 부인과 포옹 장면을 연출하다 사정射精을 해버리고 만다. 호텔 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라는 부인의 지시에 따라 혼자서 어느 남장 여성의 안내를 받는데, 그곳에서도 여성의 요설에 정신이 혼란해지고 성기를 잘릴 뻔한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백작부인과 재회한 지로는 또다시 장황하게 몰아치는 부인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건 바로 부인의 과거와 추문에 관한 진실들이었지만, 지로는 자신의 생각을 전부 간파하고 있는 듯한 부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게만 느껴지는 지로는 대체 이곳이 어디냐고 부인에게 묻지만 그녀는 “그 어디도 아닌 장소”라는 말을 남기고 잠시 자리를 비우는데…… 과연 이 혼란한 밀회의 끝은 어디일 것인가?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안에서 농밀한 삶을 살아온 백작부인의 과거를 응축한 하루, 혹은 풋내기 남고생 지로와 성숙한 세계와의 조우로 읽을 수 있는 이 소설은 “(위와 같은 내용이) 정말로 이 작품의 줄거리인가 하면 물론 그렇지 않다. (…) 이 소설을 실제로 읽는다면 스포일러가 문제될 작품이 아님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일본의 언론평(『유리이카ユリイカ』 하스미 시게히코 특집, 2017. 10.)처럼 한 가지 줄거리만으로 요약해낼 수 없는 압도적인 스펙트럼을 지녔다.
현대 일본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의성어가 등장하는 첫 문장부터 감각적이고 현란하게 난무하는 언어, 유쾌한 유머와 에로티시즘, 우연적이고 단절적으로 작동하는 서사 안에서도 절묘하게 연결되는 에피소드, 백작부인의 정체를 추적해가는 서스펜스, 풍부한 영화적·문학적 연상 효과 등 어느 하나로 압축해낼 수 없는 이 소설을 읽는 행위는 독서를 넘어 모험을 떠나는 일이며, 독자들에게는 그 즉자적인 세계에 몸을 맡기고 오로지 즐길 것을 권한다.

과연 그 남자의 그곳을 성공적으로 짓바술 수 있었을까?
전쟁, 남근 조롱, 그리고 변신하는 정체들

이 소설은 성숙하고 요염한 중년 여성인 백작부인이 여자를 안기만 해도 사정해버리는 풋내기 남고생 지로를 데리고 다니며 그녀 자신이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사회상, 승산 없는 전황과 군부의 무능함, 전쟁의 현실과 허상이 묘사되는 가운데 부인은 자신의 성적 체험을 노골적으로 늘어놓으며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주도하는 고위급 장교들을 응징하는 일에 가담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 응징이라 함은, 성판매를 가장해 장교에게 접근해 성행위 도중 고환을 짓바수어 불능으로 만드는 것. 과연 응징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긴장감, 이따금 실소를 터지게 하는 백작부인의 노련한 농담, 남성들 사이에 떠도는 추문을 겁내지 않고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여성 주인공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한편, 하녀들에게 교묘히 성기를 품평당하는 순진한 지로의 일화와 맥없이 응징의 순간을 맞는 남성들의 모습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소설은 전쟁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남근 조롱과 권력 전복의 메시지를 시사한다.

이 소설에서 또다른 인상적인 요소는 등장인물들의 불투명한 정체와 동일한 문장의 반복 효과다. 두 주인공 외에도 지로의 사촌누이 호코, 하녀 고하루, 호텔 탈의실의 남장 여성, 생선가게 심부름꾼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변장해 모습을 바꾸거나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정체에 관한 의문을 남기는 동시에, 미성년인 지로에게도 혼란을 가중시키며 전쟁이라는 현실 안에서 세계의 균형과 개인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양상을 보여준다. 하스미는 ‘인간의 변신’이 이 소설의 테마 중 하나라고 말하면서, 아이덴티티가 이중화하고 흔들리는 것과 함께, 반복되는 동일한 문장이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효과도 의도했다고 밝혔다.

쓰고 싶은 걸 썼을 뿐인데, 무슨 대답을 원하신 거죠?
‘전쟁’이라는 ‘현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이 소설은 하스미 시게히코가 2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자 그 강렬한 내용으로 주목받았지만, “신예의 작품에 수여”한다는 취지를 뒤엎고 결정된 제29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과 그후 회견 자리에서 보인 하스미의 냉담한 태도도 화제가 되었다. “민폐라고 생각한다. 여든 먹은 사람에게 이런 상을 주는 계기가 일어난 것은 일본 문화에 상당히 한탄스러운 일” “바보 같은 질문은 그만둬달라” “오직 지적 조작에 의해 쓰인 작품” “(자신의 역작) 『보바리 부인론』에 들인 노력의 100분의 1도 들이지 않았다” 등 직설적인 태도로 일관한 하스미는, 자신이 쓰고 싶은 걸 썼을 뿐이며 여성들의 평가가 가장 좋았던 작품이라고만 간략한 소감을 밝혔다.
다만 추후의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는 “기억에서 말소되어가는 전쟁 전이라는 시기에 사람들이 좀더 시선을 보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 묘하게 밝았던 전쟁 전의 분위기를 언어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덧붙여 기승전결 구성과 등장인물의 심리를 명확히 그리는 방식이 싫다고 밝힌 하스미는 “인물의 심리 따위 개나 줘버리고” 독자들 마음대로 해석하고 재미있게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구매가격 : 10,200 원

사라진 소방차

도서정보 : 마이 셰발, 페르 발뢰 / 엘릭시르 / 2019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세상 어떤 경찰소설보다 진실하고
흥미진진하며 심오한" 마르틴 베크 시리즈
다섯 번째 권 출간!

요 네스뵈, 헨닝 망켈 등 유수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경찰소설의 모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사라진 소방차』가 엘릭시르에서 출간되었다. 시리즈의 최고 걸작이라 평가받는 『웃는 경관』의 다음 권으로, 베크는 새롭게 합류한 동료와 함께 범죄 조직의 뒤를 쫓는다. 『사라진 소방차』 에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사건 현장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어 작품 속 범죄와 수사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열 권으로 이루어진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틴 베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경찰소설이다. 공동 저자인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이 시리즈에 "범죄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여 부르주아 복지국가인 스웨덴이 숨기고 있는 빈곤과 범죄를 고발하고자 했다. 또한 긴박한 전개와 현실적인 인물이 자아내는 위트도 갖추고 있어 대중소설로서 뛰어난 오락성도 동시에 제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하게 잡은 작품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이 시리즈를 기점으로 북유럽 범죄소설은 "셜록 홈스" 식 수수께끼 풀이에서 탈피하여,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 등장해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스웨덴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는 이 시리즈가 북유럽 범죄소설에 기여한 바를 기리기 위해 마르틴 베크상을 제정하여 매년 훌륭한 범죄소설에 시상하고 있다.

구매가격 : 9,700 원

죽은 자들의 메아리

도서정보 : 요한 테오린 / 엘릭시르 / 2019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평화로워 보이는 스웨덴의 욀란드 섬에 어떤 미스터리가 숨겨져 있을까? 작가는 섬의 풍경을 정교하게 그려내어 독자들을 스웨덴의 욀란드라는 낯선 섬으로 데려다놓는 것은 물론, 이십 년 전에 벌어진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을 독자에게 던져준다. 단순히 어린아이의 실종 사건인 줄 알았던 사건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복잡한 양상을 드러낸다.

다섯 살배기 남자아이 옌스가 사라지고 그렇게 이십 년이 지났다. 옌스의 가족은 철저하게 망가졌다. 가족들은 서로를 원망했고 각각 나름의 죄책감을 떠안았다.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떨쳐낸 구성원도 있었지만 아이 엄마 율리아에게 그것은 불가능했다. 율리아는 고통 속에서 매일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옌스의 할아버지 옐로프에게 옌스가 실종 당일 신었던 신발 한 짝이 배달된다. 율리아와 옐로프는 누가 신발을 보냈는지 탐문을 시작한다.

실종된 옌스의 할아버지인 옐로프는 이 작품에서 탐정 역할을 톡톡히 한다. 혼자서는 몸도 가누기 힘든 노인이지만,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을 부리지 않는다. 그는 지팡이를 짚고 동네 노인을 탐문하고 느리지만 꼼꼼하게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수색한다.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는 옐로프는 마지막 기력을 옌스 수색에 사용하려는 듯 몰두하는데...

구매가격 : 11,600 원

가장 어두운 방

도서정보 : 요한 테오린 / 엘릭시르 / 2019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북유럽 최고의 범죄소설상 유리 열쇠상
영국 추리작가협회 인터내셔널 대거상
스웨덴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상

『가장 어두운 방』은 스웨덴의 욀란드 섬을 무대로 한 ‘욀란드의 사계’ 4부작 시리즈의 겨울 편으로, 유리 열쇠상, 영국 추리작가협회상 등 세계 유수의 추리소설상을 휩쓸며 요한 테오린을 단숨에 인기 작가로 끌어올린 수작이다. 시리즈 전반에 흐르는 서정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상실을 겪은 사람의 고통과 극복이 미스터리와 결합되어 읽는 이의 마음을 깊게 울린다. 엘릭시르는 2017년 가을 편 『죽은 자들의 메아리』, 2018년 겨울 편 『가장 어두운 방』에 이어 남은 두 권을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아내가 자살한 후 깊은 슬픔에 빠진 주인공 요아킴은 아이가 죽은 엄마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며 더욱 괴로워한다. 요아킴은 크리스마스에 죽은 자들이 돌아온다는 욀란드의 전설에 기대어 아내의 죽음에 관한 수수께끼를 파헤치려 하는데, 과연 그들은 불가사의한 슬픔의 시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세심하게 직조된 플롯으로 죽음에 대한 고찰과 상실을 겪은 사람의 고통이 담은 북유럽 미스터리의 걸작 시리즈 두 번째. 담담하고 건조한 표현은 한층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구매가격 : 11,600 원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 1

도서정보 : 레이프 페르손 / 엘릭시르 / 2019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스웨덴의 범죄학자인 레이프 페르손의 장편소설. 에베르트 벡스트룀이라는 독특한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의 첫 권이다. 스웨덴 국가경찰위원회에서 범죄학을 강의했고, 텔레비전이나 신문에도 자주 등장하는 범죄 전문가인 저자는, 실제로 경찰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강력범죄를 다루는 형사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쓰고 있다. 2010년, 페르손은 북유럽 최고의 범죄소설상인 유리 열쇠상을 수상하면서 스웨덴을 대표하는 범죄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오노레 발자크와 찰스 디킨스와도 비견되는 페르손 작품의 사실주의는 제임스 엘로이의 비정한 하드보일드와 결합되어 독특한 사회 비판과 다크 유머를 발휘한다.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는 린다라는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파헤치는 경찰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왜 여성이 피해자면 사건 앞에 피해자의 이름이 붙는가?'라는 의문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다.

경찰대 재학생이자 수습 경찰관인 스무 살 여성 린다가 사망한다. 목이 졸리고 양손이 묶인 채로 발견된 린다. 현장에는 범인의 속옷, 운동화, DNA까지 남아 있었으나 어느 것도 수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범죄수사국 소속 형사인 벡스트룀은 DNA 대조로 금세 범인을 잡을 거라 생각하면서 천 명 가까운 남성의 DNA를 마구잡이로 모으지만 범인 추적에 실패한다.

그녀의 죽음 앞에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스무 살 미모의 수습 경찰 강간 후 교살." "아버지의 넥타이로 양손 결박 후 살해." 언론 역시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까발리고, 그녀의 죽음을 실제보다도 더 비극적이고 자극적으로 포장한다. 사건은 점차 흥밋거리가 되고, 경찰은 범인을 잡지 못하는 무능력한 집단으로 비난받는다.

구매가격 : 9,500 원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 2

도서정보 : 레이프 페르손 / 엘릭시르 / 2019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스웨덴의 범죄학자인 레이프 페르손의 장편소설. 에베르트 벡스트룀이라는 독특한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의 첫 권이다. 스웨덴 국가경찰위원회에서 범죄학을 강의했고, 텔레비전이나 신문에도 자주 등장하는 범죄 전문가인 저자는, 실제로 경찰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강력범죄를 다루는 형사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쓰고 있다. 2010년, 페르손은 북유럽 최고의 범죄소설상인 유리 열쇠상을 수상하면서 스웨덴을 대표하는 범죄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오노레 발자크와 찰스 디킨스와도 비견되는 페르손 작품의 사실주의는 제임스 엘로이의 비정한 하드보일드와 결합되어 독특한 사회 비판과 다크 유머를 발휘한다.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는 린다라는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파헤치는 경찰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왜 여성이 피해자면 사건 앞에 피해자의 이름이 붙는가?'라는 의문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다.

경찰대 재학생이자 수습 경찰관인 스무 살 여성 린다가 사망한다. 목이 졸리고 양손이 묶인 채로 발견된 린다. 현장에는 범인의 속옷, 운동화, DNA까지 남아 있었으나 어느 것도 수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범죄수사국 소속 형사인 벡스트룀은 DNA 대조로 금세 범인을 잡을 거라 생각하면서 천 명 가까운 남성의 DNA를 마구잡이로 모으지만 범인 추적에 실패한다.

그녀의 죽음 앞에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스무 살 미모의 수습 경찰 강간 후 교살." "아버지의 넥타이로 양손 결박 후 살해." 언론 역시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까발리고, 그녀의 죽음을 실제보다도 더 비극적이고 자극적으로 포장한다. 사건은 점차 흥밋거리가 되고, 경찰은 범인을 잡지 못하는 무능력한 집단으로 비난받는다.

구매가격 : 9,500 원

용을 죽인 형사

도서정보 : 레이프 페르손 / 엘릭시르 / 2019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스톡홀름 최악의 형사 벡스트룀,
국가적 영웅이 되다!

스톡홀름에서 두 건의 연속 살인이 발생한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건 바로 무능하기로 이름난 벡스트룀 경감! 그는 수사를 미뤄둔 채 술집에서 흥청망청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직무 유기와 부정부패를 일삼던 이 최악의 형사가 과연 사건을 해결하고 스웨덴의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으로 경찰 조직의 부패를 고발하는 "벡스트룀" 시리즈는 스웨덴 범죄학자 레이프 페르손의 대표적인 경찰소설 시리즈다. 영국추리작가협회상, 유리 열쇠상, 최고의 스웨덴 범죄소설상 등 수상력이 화려한 시리즈로, 스웨덴에서는 본편 세 권과 외전 한 권이 출간되었다. 국내에는 미스터리 전문 출판사 엘릭시르에서 첫 권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권 『용을 죽인 형사』를 소개한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는 범죄에 대처하는 경찰과 언론의 부도덕한 모습을 담고 있는 데 비해, 『용을 죽인 형사』는 안티히어로적 주인공의 맹활약으로 블랙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다. 벡스트룀의 좌충우돌을 따라가면 공권력의 기만적인 면모와 무능을 비판하는 예리한 시선과 맞닥뜨리는 한편, 복지국가로 이름높은 스웨덴의 여성 혐오, 외국인 차별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회문제까지 발견할 수 있다.

구매가격 : 10,4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