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
도서정보 : 이효석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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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나 가으내나 그스른 얼굴이 좀체 수월하게 벗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해를 지나야 멀쑥한 제 살을 보게 될 것 같다. 바닷바람에 밑지지 않게 산 기운도 어지간히는 독한 모양이다.
"호연지기가 지나친 모양이지."
동무들은 만나면 칭찬보다도 조롱인 듯 피부의 빛깔을 걱정한다. 나는 그것을 굳이 조롱으로는 듣지 않으며 유쾌한 칭찬의 소리로 들으려고 한다.
"두구 보게. 역발산 기개세 않으리."
큰 소리도 피부의 덕인 듯, 나는 그을은 얼굴을 자랑스럽게 쳐들어 보이곤 한다.
학교에 등산 구락부가 생기면서부터 신 교수 박 교수와 세 사람이 하는 수없이 단짝이 되어 버렸다. 학생들을 인솔할 때 외에도 대개는 세 사람이 주동이 되어서 등산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 차례차례로 산을 정복해 왔다. 학교와 가정과 거리와 그 외에는 생각지도 못하던 세상 - 산을 새로 발견한 셈이었다.
한 두 번 오르는 동안에 산의 매력이 전신에 맥쳐 오면서 산의 맛을 더욱 터득하게 되었다. 동룡굴을 뚫고 묘향산을 답파한데서부터 시작되어서 여름부터 가을 동안 차례로 장수산을 정복하고 대성산을 밟고 가까운 곳으로는 사동까지 나가고 주암산을 돌기는 여사로 되었다. 일요일만 돌아오면 으레 걸방들을 짊어지고 나서게 되었다. 거리에 나가 별일 없이 하루를 허비하거나 집에서 책자를 들척거리는 것보다도 한결 그 편이 더 뜻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하룻길을 탈없이 다녀만 오면 가슴 속이 맑아지고 몸이 뿌듯이 차져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그 어느 구석에 포개져 가는 것 같다. 사람의 일생은 물론 노동의 일생
이어야 되나, 산에 오름을 결코 소비적인 행락이 아니요, 반대로 참으로 생산적임을 알게 되었다. 기쁨과 함께 오는 등산의 공을 몸과 혼을 가지고 느끼게 되었다. 동무가 말하는 호연지기가 그스른 피부 그 어느 구석에 간직해 있다면 산의 덕이 이에 더 큼이 있으랴.
스타킹 위로 벌거숭이 무릎을 통째로 드러내 놓고 등산모를 쓰고 륙색을 메고 피켈을 짚고 나선 모양은 완전히 세 사람의 야인이다. 선생이니 선비니 하는 귀찮은 직책과 윤리를 떠나서 평범한 백성으로 변한다. 그 자유로운 모양으로 거리를 지나고 벌판을 걸을 때 벌써 신 교수가 아니고 신 서방이며 박 서방 이 서방인 것이다. 하기는 이 범용한 지아비 될 양으로 거추장스런 옷 벗어 버리고 등산복으로 갈아입는 셈인 것이다.
그 범속한 차림으로 거리에 나서 륙색 속을 더 충실히 채워 가지고는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나 목적지는 처음부터 결정된 때도 있고 차리고 선 후에 작정되는 때도 있었다. 그 날 같은 날은 나선 후에 작정된 것이었다. 백화점에서 머뭇거리면서 어디로 갈까를 망설이던 끝에 작정된 것이 서장대 방면의 코오스였다. 서장대로 나가 야산들을 정복하고 남포 가도로 나서서 돌아오자는 것이었다.
그 날의 세 사람의 륙색 속을 별안간 대로상에서 수색당했다면 요절할 광경을 이루었을는지도 모른다. 김말이 점심밥과 술병과 과실이 든 것은 별반 신기한 것이 못 되나, 항아리 속에 양념해 넣은 쇠고기와 석쇠와 숯이 그 속에 있을 줄야 누구나 쉽게 상상하지 못할 법하다. 산허리에 숯불을 피우고 석쇠를 걸고 맑은 공기 속에서 고기를 구워 먹자는 생각이었다. 별 것 아니라 고깃집 협착한 방 안의 살림살이를 하늘 아래 넓은 자리 위로 그대로 이동시키자는 것이었다. 워낙 고기를 즐기는 박 서방의 제안이었으나 그 기발한 생각은 즉석에서 두 사람의 찬동을 얻어 그날의 명물 진안이 된 것이었다.
따끈 쪼이지도 않고 흐리지도 않은 알맞은 가을 날씨였다. 나뭇잎이 혹은 물들고 혹은 떨어지기 시작하고 과실점 앞에는 햇과실이 산더미같이 쌓이기 시작하는 시절이었다. 보통문을 지나 벌판을 나섰을 때 세 사람은 쇠고기 항아리와 석쇠와 숯과 밥을 짊어지고 다리가 개운들 했다. 시들은 잡초가 발 아래에 부드럽고 익은 곡식 냄새가 먼 데서 흘러온다. 알지 못할 새빨간 나무 열매가 군데군데에서 눈에 뜨이는 것도 마음을 아이같이 즐겁게 한다.
밭둑을 지나 산기슭에 이를 ?까지도 신 서방의 이야기는 전하는 법이 없다. 거리에 있을 때에는 엄두도 안 내던 이야기가 일단 길을 떠나게 되면 세 사람 사이에 꽃피기 시작하는 것이었으나 총중에서도 신 서방의 오산 있었을 때의 가지가지의 쾌걸담은 늘 나의 귀를 끈다.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거기서 많은 인생의 폭을 살아온 듯, 뒤를 잇는 이야기가 차례차례로 그림같이 내 눈속에 새겨진다. 동료와 낚시질을 떠났다가 비를 만나 주막에 들어 소주 타령을 했다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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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해조
도서정보 : 이효석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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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 안의 기맥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그가 인쇄소의 문을 연 것은 오정을 조금 넘어서였다.
마음과 몸이 울르르 떨렸다.
그의 계획하여 가는 일의 위험성에서 흘러나오는 불안과 또 한 가지 쌀쌀한 일기에서 받는 추위 때문에였다.
십일월을 반도 넘지 않은 날씨이니 그다지 매울 때가 아니련만 늦은 비가 한 줄기 뿌리더니 며칠 전부터 일기는 별안간 쌀쌀하여졌다.
어제밤 M·H점 좁은 온돌방에서 그 집 가족들 속에 섞여 동무들과 늦도록 일하다가 그 자리에 쓰러져서 설핀 새우잠을 잔 것이 더한층 그를 으시시하게 하였을 것이나 그것보다도 더 많이 마음을 압도하는 일의 중량이 그를 물리적으로 떨게 하였던 것이다.
사건이 폭발한 지 불과 며칠 안되는 이제 물샐틈없는 경계망은 실로 어마어마하였다. 길 가는 사나이는 모두 그를 노리는 것 같고 거리의 구석구석에는 수많은 눈이 숨어 그의 행동을 감시하는 것도 같았다.
인쇄소를 찾아 뒷골목으로 들어올 때 그는 몇 번이나 두리번거렸으며 인쇄소 마당에서는 또한 얼마나 기웃거렸던가.
문선부 최군에게 끌려서 전에도 한번 이곳을 찾은 일이 있었지만 주인을 매일 회사에 출근하므로 사무소는 안주인 혼자 지키고 있었다.
인쇄기계가 세 대나 놓였고 직공이 이십명이 가까운 결코 소규모가 아닌 이 인쇄소를 찾은 것은 첫째로는 문선의 최군과 굳은 약속이 있기 때문이었고 둘째로는 이러한 인쇄소의 허수한 기회를 타서였다.
「신간 광고 삐라를 오천 장 박을 터인데 오늘중으로 할 수 있을까요?」
「잡지사에서 오셨읍니까?」
우둥퉁하고 이가 약간 밖으로 뻗은 호인일 듯한 일녀가 반가이 맞이하면서,
「지금 마침 손이 비어 있으니 될 수 있지요.」
하고 이 「잡지사에서 온 손님」에게 의자를 권하였다.
물론 손이 비어 있는 줄도 최군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는 터이었다.
창하나를 격하여 바로 공장이었다.
점심시간이므로 기계소리는 멈추었고 물주전자를 가지고 왔다 갔다 하는 직공들이 창으로 들여다 보였다. 그들 속에 섞여 최군의 그림자도 어른거렸다.
「아마 미농지판으로 해야 할걸요.」
하고 그는 여러 장 되는 원고를 서슴지 않고 그에게 내 보였다.
전부가 국문이요 한자는 약간 섞였을 뿐이므로 물론 그에게는 내용을 알 리 만무하였다.
「그럼 곧 시작하겠읍니다.」
일녀는 원고를 들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기계소리가 울리며 일이 시작된 것은 불과 몇분 후였다.
원고는 물론 우리들의 계획대로 최군에게로 돌려 채자와 식자를 그가 아울러 맡았다.
「여러 번 정판 할 것도 없도록 단번에 주의하여 고르게.」
하꼬를 들고 케이스 앞에 서서 채자에 정신없는 최군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그는 공장을 나왔다.
여주인은 부엌에서 칼소리를 내고 사무소는 텅비었다.
그는 혼자 화로를 끼로 앉아서 지금 침침한 방에서는 동무들이 로울러를 밀며 역시 등사실에 분주하게 있을 것을 생각하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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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기
도서정보 : 이효석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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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기슭에 붉게 물든 담쟁이 잎새와 푸른 하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이 한 폭도 비늘 구름같이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자랑하던 창 밖의 한 포기의 벚나무는 또한 가장 먼저 가을을 내버리고 앙클한 회초리만을 남겼다. 아름다운 것이 다 지나가 버린 늦가을은 추잡하고 한산하기 짝없다.
담쟁이로 폭 씌어졌던 집도 초목으로 가득 덮였던 뜰도 모르는 결에 참혹하게도 옷을 벗기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만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꿈의 채색을 여지없이 잃어 버렸다.
벽에는 시들어 버린 넝쿨이 거미줄같이 얼기설기 얽혔고 마른 머룽송이 같은 열매가 함빡 맺혔을 뿐이다. 흙 한 줌 찾아볼 수 없이 푸르던 뜰에서는 지금에는 푸른 빛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거의 날마다 뜰의 낙엽을 긁어야 된다. 아무리 공들여 긁어모아도 다음 날에는 새 낙엽이 다시 질볏이 늘어져 거듭 각지를 들지 않으면 안된다. 낙엽이란 세상의 인총1같이도 흔한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을 긷듯 며칠이든지 헛노릇으로 여기면서도 공들여 긁어모은다. 벚나무 아래 수북이 쌓아 놓고 불을 붙이면 속으로부터 푸슥푸슥 타면서 푸른 연기가 모로 길게 솟아오른다. 연기는 바람 없는 뜰에 아늑히 차서 울같이 괸다. 낙엽 연기에는 진한 커피의 향기가 있다. 잘익은 깨금의 맛이 있다 나는 그 귀한 연기를 마음껏 마신다. 욱신한 향기가 몸의 구석구석에 배어서 깊은 산 속에 들어갔을 때와도 같은 풍준한 만족을 느낀다. 낙엽의 연기는 시절의 진미요, 가을의 마지막 선물이다.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타 버린 낙엽을 재를 묻어 버림으러써 가을은 완전히 끝난 듯싶다. 뜰에는 벌써 회초리만의 나무들이 섰고 엉성긋한 포도시렁이 남았고 담쟁이 넝쿨이 서리었고 국화 포기의 글거리가 솟았고 잡초의 시들어 버린 양이 있을 뿐이니 말이다. 잎새에 가리었던 둥근 유리창이 달덩이같이 드러나고 현관 앞에 조약돌이 지저분하게 흩어졌으니 말이다.
낙엽을 장사 지내고 가을을 보내니 별안간 생활이 없어진 것도 같고 새 생활이 와야 할것도 같은 느낌이 생겼다. 적어도 꿈이 가고 생활의 때가 온 듯하다. 나는 꿈을 대신할 생활의 풍만을 위하여 생각하고 설계하여야한다. 가령 나는 아내를 대신하여 거의 사흘 돌이로 목욕물을 데우게 되었다. 손수 수도에 호스를 대서 물을 가득 길어 붓고는 아궁에 불을 넣는다.
음산한 바람으로 아궁이 연기를 몹시 낸다. 나는 그 연기를 괴로이 여기지 않는다. 눈물을 흘릴 지경이요, 숨이 막히면서도 연기의 웅덩이 속에서 정성껏 나무를 지피고 불을 쑤시고 목욕간의 창을 열어 연기를 뽑고 여러 차례나 물을 저어 온도를 맞추고 하면서 그 쓸데없는 행동, 적어도 책상에 맞붙어 책을 읽고 글줄의 쓰는 것보다는 비생산적이요, 소비적이라고 늘 생각하여 오던 그 행동을 도리어 귀히 여기게 되고 나날의 생활을 꾸며 가는 그런 행동이야말로 가장 생산적이요, 창조적인 것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정리되지 못한 가닥가닥의 생각을 머릿속에 잡아 넣고 살을 깍을 정도로 애쓰고 궁싯거리면서 생활 일에 단 한 시간 허비하기조차 아깝게 여기고 싫어하던 것이 생활에 관한 그런 사소한 잡일을 도리어 귀중히 알게된 것은 도시 시절의 탓일까.
어두운 아궁 속에서 새빨갛게 타는 불을 보고 목욕통에서 무럭무럭 오르는 김을 바라보며 나는 이것이 생활이다, 이것이 책보다도 원고보다도 더 귀한 일이다, 이것을 귀히 여김이 반드시 필부의 옹졸한 짓은 아닐것이며 생활을 업시여기는 곳에 필부 이상 뛰어날 아무 이유도 없는 것이다 하고 두서 없는 긴 생각에 잠겨도 본다.
이윽고 더운 물 속에 몸을 잠그고 창으로 날아들어와 물 위에 뜬 마지막 낙엽을 두 손으로 건져 내고 안개같이 깊은 무더운 김 속에 몸과 마음을 푸근히 녹일 때 이 생각은 더욱 절실히 육체 속에 사무쳐 든다.
거리의 백화점에 들어가 그 자리에서 거피를 갈아서 손가방 속에 넣고 그 욱신한 향기를 즐기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물론 이러한 생각으로부터이다. 진한 차를 탁자 위에 놓고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며 나는 그 넓은 냉방에다 난로를 피우고 침대 속에는 더운 물통을 넣고 한겨울 동안을 지내게 할까 어쩔까 그리고 겨울에는 뒷산을 이용하여 스키를 시작하여 볼까 어쩔까 하고 겨울 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기를 아내와 의논한다.
시절이 여위어갈수록 꿈이 멀어갈수록 생활의 의욕이 두터워짐일까. 생활, 생활, 초목 없는, 푸른 빛 없어진 멀숭하게 된 집 속에서 나는 하루의 전부를 생활의 생각으로 지내게 되었다. 시절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것일가. 심술은 결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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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도서정보 : 요네자와 호노부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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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어느 무엇보다
마카롱이 흥미진진해!”
‘소시민’ 시리즈, 스핀오프 4년 만에 출간!
오사나이에게 이끌려 새로 연 디저트 가게로 향한 고바토. 오사나이가 노리는 가을철 한정 신작 마카롱은 세트 메뉴로 세 개가 한 세트. 그런데 오사나이의 접시에는 마카롱이 네 개. 영문을 알 수 없는 네 번째 마카롱의 정체는? 일상의 평온을 위해 소시민을 지향하는 오사나이와 고바토는 과연 소시민의 삶을 사수할 수 있을까?
학교를 배경으로 일상의 사건들을 다룬 ‘고전부’ 시리즈와 함께 요네자와 호노부의 대표 시리즈로 꼽히는 학원 청춘 미스터리 ‘소시민’ 시리즈.. 그 스핀오프 작품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가 한국에서 4년 만에 출간되었다.
구매가격 : 10,400 원
일기
도서정보 : 이효석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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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거리에 유숙하고 있는 순회극단의 단장의 딸인 여배우가 지난날 아침 여관 방에서 돌연 해산을 하였으나 달이 차지 못한 산아는 산후 즉시 목숨이 꺼져 버렸다는―근래의 소식을 우연히 아내에게서 듣고 나는 아침 내내 그 생각에 잠겼다.
여배우는 그 전날 밤까지도 무대에 섰다 하니 오랫동안의 불여의한 지방순회에 끌려 다니느라고 기차에 흔들리고 무대에 피곤한 끝에 그 참경을 당하였음이 확실하다. 어린 시체를 동무들과 함께 근처 산에 묻고 온 산아의 아비인 남배우는 울적한 심사를 못이기면서도 저녁 연극이 시작되려 할 때(낯설은 곳에 핏덩어리를 묻은 오늘 오히려 무대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누나) 탄식하고 그의 역편인 <아리랑>의 주연의 화장으로 힘없는 얼굴의 표정을 감추었다고 전한다.
열 일곱밖에는 안된 영락의 여배우와 그의 애인인 낙백의 남배우―나는 웬일인지 루놀망의 <낙오자의 무리>를 문득 생각하며 두 사람을 그 작품속에 「그 여자」와 「그」에게 비겨도 보았다. 학교에서는 훈화가 있어 학생들에게 관극을 금하였다. 나는 두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수록에 그 조그만 극단의 생활을 위협하는 결과가 되는 나의 「교육」의 직무를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필 이날에 시작된 것은 아니나 이런 생각에서 오는 우울도 덮쳐서 나는 이날 유심히고 출근의 길이 울가망하고 싫은 것이었다.
기어코 좋은 일은 없었다. 나는 이날을 「흉일」로 기억하게 되었다.
아침 수업이 막 시작되려할 무렵에 급사가 놀라운 소식을 가지고 직원실로 뛰어 들어왔다.
「열차가 전복했어요.」
영문을 몰라 모두 눈이 멀뚱했다.
「―남행 첫차가 지금 망간 성견 다리목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았어요. 연기가 시꺼멓게 피어 오르겠지요. 」
그 차에는 북쪽 근촌에서 오는 통학생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의 산변을 염려함보다도 먼저 거의 본능적으로 황급한 충동에 끌려 모두들 직원실을 뛰어나갔다.
운동장에서는 다리께가 멀리 바라보였다. 분명치는 못하나 엇비슷이 삐뚤어진 열차의 모습도 보이거니와 무엇보다도 시꺼먼 연기―어느 구석에서 그 많은 연기가 나왔는지 하늘을 구름장같이 한바탕 푹 덮었다. 까마귀의 떼 같은 그 불길한 연기의 덕지가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벌써 흉측한 변의 그림자를 엿보이고 있는 듯도 하였다. 고요하고 섬?한 한 폭의 그림이었다.
겨우 통학생들의 안부가 머리속에 떠오르자 머리들을 모으고 불안스럽게 웅절웅절 지꺼이기 시작하였다. 꾀바르게 자전거로 현장에 달려가는 동관도 벌써 몇사람 나섰다. 이들이 가져올 정보를 기다리면서 한참 동안이나 여전히 웅절웅절하고 있는 동안에 난을 당한 통학생이 한두 사람씩 학교에 다다랐다.
물에 빠져 양복이 푹 젖은 이, 이마에 피 묻은 이, 턱에 혹을 붙인 이―전장의 부상병같이 이들은 각각 그 무슨 상처와 흔적을 가지고 힘없이 허둥허둥 교문을 들어왔다. 운동장에 이르기가 바쁘게 궁금히 기다리고 있는 동무들에게 포위를 당하여 버렸다.
「철교 위에 걸리자 날카로운 기적을 연해 울리며 차가 두어번 주춤주춤 서더니 한쪽으로 넌지시 휘어 떨어진단 말야. 섬?하여 눈을 꾹 감고 몸을 옴크리고 있노라니 어느덧 차창이 발밑에 놓였고 물이 몸에 철렁철렁 찬단 말일세. 정신없이 창을 깨뜨리고 나와 보니 개천가 돌밭에는 벌써 쓰러진 사람, 정신없이 어릿어릿하는 사람, 난장판이야.」
흥분에 몰려 정신없이 지껄이던 학생은 문득 어디가 거북하여 졌는지 몸을 요동하기 시작하였다.
「―자세히 볼 여유도 없이 뛰어 왔으나 아마 죽은 사람도 여럿 될거야.」
하고 어릿어릿하더니 그 자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이 먼저 달려온 패들은 흥분된 판에 생기도 있고 겉에는 그닷한 상처도 보이지는 않았으나 기실 각각 그 어디인지를 크게 다쳐 나중에는 결국 모두 병원에 수용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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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도서정보 : 이효석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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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에 못갈 바에야 공동변소에라도 버릴까?」
겹겹으로 싼 그것을 나중에 보에다 수습하고 나서 건은 보배를 보았다.
「아무렇기로 변소에야 버릴 수 있소.」
자리에 누운 보배는 무더운 듯이 덮었던 홑이불을 밀치고 가슴을 헤쳤다. 멀숙한 얼굴에 땀이 이슬같이 맺혔다.
「그럼 쓰레기통에라도.」
「왜 하필 쓰레기통예요?」
「쓰레기통은 쓰레기만은 버리는 덴 줄 아우― 그럼 거지가 쓰레기통을 들쳐 낼 필요가 없게.」
건은 농담을 한 셈이었으나 보배는 그것을 받을 기력조차 없는 듯하였다.
「개천에다 던질 수밖에.」
「이왕이면 맑은 물 위에 띄워 주세요.」
보배는 얼마간 항의하는 듯한 어조로 말뒤를 채쳤다.
「―땅속에 못 파묻을 바에야 맑은 강물 위에나 띄워 주세요.」
「고기의 밥 안되면 썩어서 흙되기야 아무데 버린들 일반 아니요?」
하고 대꾸를 하려다가 건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보배에게서 문득 「어머니」를 느낀 까닭이다. 그것이 두 사람의 사랑의 귀찮은 선물일망정―아직 생명을 이루지 못한 핏덩이에 지나지는 못할망정-몇달 동안 배를 아프게 한 그것에 대하여 역시 어머니로서의 애정이 흘러 있음을 본 것이다.
유물론자인 건이지마는 구태여 모처럼의 그의 청을 거역하고 싶지는 않았다.
「소원대로 하리다.」
하고 새삼스럽게 운명의 보를-다음에 보배를 보았다. 눈의 착각으로 보배의 여윈 팔이 실오리같이 가늘어 보였다. 생활과 병에 쪼들려 불과 일년에 풀잎같이 바스러져 버렸다. 눈과 눈썹이 원래 좁은 사이에 주름살이 여러 오리 잡혀졌다.
단간의 셋방이 몹시 덥다. 소독용 알콜 냄새에 섞여 휘덥덥한 땀냄새가 욱신욱신하다. 협착한 뜰안의 광경이 문에 친 발 속에 아지랑이같이 어른거린다.
몇포기의 화초에 개기름같이 찌르르 흘러 있는 여름 햇볕이 눈부시다. 커어브를 도는 전차 바퀴소리가 신경을 찢을 듯이 날카롭다.
「맑은 물에 띄우면 이 더위에 오직 시원해 할까?」
보를 들고 일어서려할 때 보배는 별안간 몸을 뒤틀며 괴로와한다. 또 복통이 온 모양이었다.
「아이구……」
입술을 꼭 물었고 이마에는 진땀이 빠지지 돋았다. 눈도 뜨지 못하고 전신은 새우같이 꾸부러졌다.
「약이나 먹어 보려우?」
건은 매약을 두어 알 보배의 입에 넣어 주고 물을 품겼다. 이불 위로 배를 문질러도 주었다.
한참 동안이나 신음하다가 보배는 일어나서 뒷문으로 나갔다. 몸이 무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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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도서정보 : 니콜라이 고골 | 2021-10-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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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니골라이 고골의 대표 단편선.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얼굴에서 코가 사라졌다. 체면과 관등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코발료프는 코를 찾기 위해 광고를 내러 가기도 하고, 우연히 자신보다 높은 관등인 체하는 코를 만나 옥신각신하기도 한다. 영문도 모른 채 사라진 코를 쫓고, 관료가 된 코가 망토를 두른 채 위엄 있게 호통치는 모습은 읽는 이들이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과연 그는 코를 되찾을 수 있을까?
고골은 스스로 자신을 ‘누구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라고 표현했다. 러시아 작가를 생각하면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러시아 대문호들의 문학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고골의 영향력은 작지 않다. 스스로 불가해한 삶을 살았던 그였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과 업적은 도스토옙스키가 ‘우리는 모두 고골의「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대단했다. 주인공의 환상적인 해프닝은 비극으로 느껴졌고, 악마를 물리치면서 일상을 지키는 모습에서는 흐뭇함과 유머를 느낄 수 있으니 고골의 시도는 성공한 것 같다.
부조리한 사회 속 소시민의 모습은 개인에 대한 그의 동정심을 느끼게 한다. 부패와 속물주의, 무자비한 자연 아래 위험에 처한 개인은 독자들에게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그 웃음 뒤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느낀다.’라는 푸시킨의 표현처럼 눈에 보이는 환상과 해학뿐 아니라 내면에 담긴 고골의 고민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본다.
구매가격 : 7,000 원
영어고전233 찰스 디킨스의 홀리데이 로맨스
도서정보 : 찰스 디킨스 | 2021-10-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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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소설 : 1868년 연재한 홀리데이 로맨스(Holiday Romance by Charles Dickens)(1868)는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4편의 단편 모음집이자, 찰스 디킨스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찰스 디킨스는 이후 집필한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The Mystery of Edwin Drood by Charles Dickens)(1870)은 완성하기도 전에 사망하였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어린이가 화자인 유일무이한 찰스 디킨스 소설!! : 성인이 되기 전의 어린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찰스 디킨스의 대표적인 걸작 -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1837~1839)와 데이비드 코퍼필드(David Copperfield)(1849~1850)를 연상케 합니다. 특히 어린이가 내레이터, 즉 화자로 등장한 찰스 디킨스의 소설은 홀리데이 로맨스(Holiday Romance by Charles Dickens)(1868)가 유일무이!!
Nettie Ashford is my bride. We were married in the right-hand closet in the corner of the dancing-school, where first we met, with a ring (a green one) from Wilkingwater’s toy-shop. I owed for it out of my pocket-money. When the rapturous ceremony was over, we all four went up the lane and let off a cannon (brought loaded in Bob Redforth’s waistcoat-pocket) to announce our nuptials. It flew right up when it went off, and turned over. Next day, Lieut.-Col. Robin Redforth was united, with similar ceremonies, to Alice Rainbird. This time the cannon burst with a most terrific explosion, and made a puppy bark.
그래서일까요, 소설에는 어린이들이 지배하고 통치하는 어린이들의 나라(a country, where the children have everything their own way)가 등장합니다.
There is a country, which I will show you when I get into maps, where the children have everything their own way. It is a most delightful country to live in. The grown-up people are obliged to obey the children, and are never allowed to sit up to supper, except on their birthdays. The children order them to make jam and jelly and marmalade, and tarts and pies and puddings, and all manner of pastry. If they say they won’t, they are put in the corner till they do. They are sometimes allowed to have some; but when they have some, they generally have powders given them afterwards. 제가 지도에 들어가면 보여드릴 나라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모든 것을 자기 방식대로 하는 나라죠. 이 나라는 살기 가장 좋은 나라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복종할 의무가 있고, 그들의 생일을 제외하고는 절대 저녁 식사를 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들에게 잼과 젤리와 마멀레이드, 타르트, 파이와 푸딩, 그리고 모든 종류의 패스트리를 만들라고 주문합니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그들이 할 때까지 구석에 처박혀 있어요. 그들은 가끔 그것들을 먹는 것이 허용되지만, 그들이 그것들을 가지고 있을 때, 그들은 보통 나중에 그것들을 주는 파우더를 먹습니다.
This was what brought that country to such perfection, and made it such a delightful place to live in. The grown-up people (that would be in other countries) soon left off being allowed any holidays after Mr. and Mrs. Orange tried the experiment; and the children (that would be in other countries) kept them at school as long as ever they lived, and made them do whatever they were told. 이것이 그 나라를 그렇게 완벽하게 만들었고, 그 나라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렌지 부부가 실험을 시도한 후 어른들은 곧 어떤 휴일도 허락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아이들은 그들이 사는 동안 학교에 머물게 하고 시키는 대로 하게 했습니다.
어린이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른들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풍자하는 동시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환상과 공상의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어린이간의 결혼식, 마법, 학교와 선생님, 해적과 모험…….
‘It must be the grown-up people who have changed all this,’ said Alice. ‘We couldn’t have changed it, if we had been so inclined, and we never should have been. Or perhaps Miss Grimmer is a wicked fairy after all, and won’t act up to it because the grown-up people have persuaded her not to. Either way, they would make us ridiculous if we told them what we expected.’ '이 모든 것을 바꾼 것은 어른들임에 틀림없어' 앨리스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마음만 먹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바꿀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면 아마도 그림머 양은 결국 사악한 요정이고, 어른들이 그녀에게 그러지 말라고 설득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기대했던 것을 그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우리를 우스꽝스럽게 만들 것입니다.'
미국 출판시장을 겨냥한 찰스 디킨스의 어린이소설 : 디킨스가 주로 작품을 발표하는 영국 매체가 아니라, 미국 매체(American magazine) Our Young Folks에 싣기 위해 집필하였다는 점에서 특이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출간된 만큼 삽화 또한 영국인이 아닌, 미국인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미국 남북 전쟁(1861~1865)이 발발하기 전까지 잡지, 신문 등 출판 산업이 크게 성장하였고 미국을 두어 차례 방문한 찰스 디킨스 또한 미국 출판시장에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홀리데이 로맨스(Holiday Romance by Charles Dickens)(1868)는 찰스 디킨스의 마니아가 아니라면, 잘 모를 작품입니다만 도입부가 특히 유명합니다. 흰 토끼가 초대하는 ‘이상한 나라로의 입구’와 같다랄까요. 찰스 디킨스가 초대하는 환상의 세계로 입장하시겠습니까? 2018년 국내번역본이 출간되었습니다.
This beginning-part is not made out of anybody’s head, you know. It’s real. You must believe this beginning-part more than what comes after, else you won’t understand how what comes after came to be written. You must believe it all; but you must believe this most, please. I am the editor of it. Bob Redforth (he’s my cousin, and shaking the table on purpose) wanted to be the editor of it; but I said he shouldn’t because he couldn’t. He has no idea of being an editor.
구매가격 : 8,910 원
영어고전234 찰스 디킨스의 조지 실버맨의 해명
도서정보 : 찰스 디킨스 | 2021-10-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영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디킨스의 작품’ 중 하나 : 조지 실버맨의 해명(George Silverman's Explanation by Charles Dickens)(1868)은 매우 드물게 ‘영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디킨스의 작품’ 중 하나로, Atlantic Monthly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발표되었기는 하지만, 특정한 미국인이 아니라 인간 자체의 위선을 고발하고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찰스 디킨스가 생애 말미에 쓴 작품 중 하나로, 고아 주인공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캐릭터입니다만,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가 어둡고 우울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성격 또한 소심해 그의 목소리로 접하는 소설 또한 독자를 깊은 심연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집조차 갖지 못하고 직장조차 변변치 않은 부모와 함께 프레스턴의 지하실(Preston cellar)에서 어렵사리 성장한 조지 실버맨(George Silverman)은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됩니다.
My parents were in a miserable condition of life, and my infant home was a cellar in Preston. I recollect the sound of father’s Lancashire clogs on the street pavement above, as being different in my young hearing from the sound of all other clogs; and I recollect, that, when mother came down the cellar-steps, I used tremblingly to speculate on her feet having a good or an ill-tempered look,?on her knees,?on her waist,?until finally her face came into view, and settled the question. From this it will be seen that I was timid, and that the cellar-steps were steep, and that the doorway was very low. 부모님은 비참한 삶을 살고 계셨고, 유아원은 프레스톤에 있는 지하실이었어요. 저는 아버지의 랭커셔 나막신 소리가 제 어린 귀가 다른 모든 나막신 소리와는 다르다고 상기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지하실 계단을 내려올 때, 저는 떨면서 어머니께서 좋으시거나 성질이 고약해 보이실 거라고 추측하곤 했습니다. 마침내 어머니 무릎 위, 허리. 에이스가 시야에 들어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것에서 내가 소심하고 지하실 계단이 가파르고, 출입구가 매우 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조지는 부모를 잃고 나서야 지하실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호크야드(Hawkyard)의 눈에 든 그는 어둡고 컴컴한 지하실을 벗어나 농가에 머무르며 학교와 교회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그리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는데…….
‘Well,’ said he, ‘you are going, George, to a healthy farm-house to be purified. Keep in the air there as much as you can. Live an out-of-door life there, until you are fetched away. You had better not say much?in fact, you had better be very careful not to say anything?about what your parents died of, or they might not like to take you in. Behave well, and I’ll put you to school; O, yes! I’ll put you to school, though I’m not obligated to do it. I am a servant of the Lord, George; and I have been a good servant to him, I have, these five-and-thirty years. The Lord has had a good servant in me, and he knows it.’
그는 소심하고 무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세상이 그를 소심하고 무지하게 만들어졌다고 할까요?
MY timidity and my obscurity occasioned me to live a secluded life at college, and to be little known. No relative ever came to visit me, for I had no relative. No intimate friends broke in upon my studies, for I made no intimate friends. I supported myself on my scholarship, and read much. My college time was otherwise not so very different from my time at Hoghton Towers.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아델리나(Adelina)마저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의 남자 그랜빌(Granville)에게 양보할 정도로 한없이 어리숙한 조지 실버맨.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조지는 페어웨이(Lady Fareway)에게 ‘자신의 희생’을 조롱 당하고 비난당하기 일쑤입니다.
With apologies for my remissness or indistinctness, I assured my lady that I accepted it most readily and gratefully. I added that I hoped she would not estimate my appreciation of the generosity of her choice by my flow of words; for I was not a ready man in that respect when taken by surprise or touched at heart. 내가 태만하거나 불명료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나는 그것을 가장 기꺼이 그리고 감사하게 받아들였다고 부인에게 확신시켰다. 나는 그녀가 내 말의 흐름으로 내가 선택한 관대함에 대한 감사를 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놀랐거나 마음에 감동을 받았을 때 그런 면에서 준비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어느덧 말년에 접어든 조지 실버맨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독자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과연 그의 해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판단은 오직 독자의 몫일 것입니다.
They stood by me, Adelina and her husband, through it all. Those who had known me at college, and even most of those who had only known me there by reputation, stood by me too. Little by little, the belief widened that I was not capable of what was laid to my charge. At length I was presented to a college-living in a sequestered place, and there I now pen my explanation. I pen it at my open window in the summer-time, before me, lying in the churchyard, equal resting-place for sound hearts, wounded hearts, and broken hearts. I pen it for the relief of my own mind, not foreseeing whether or no it will ever have a reader. ‘영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디킨스의 작품’ 중 하나 : 조지 실버맨의 해명(George Silverman's Explanation by Charles Dickens)(1868)은 매우 드물게 ‘영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디킨스의 작품’ 중 하나로, Atlantic Monthly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발표되었기는 하지만, 특정한 미국인이 아니라 인간 자체의 위선을 고발하고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찰스 디킨스가 생애 말미에 쓴 작품 중 하나로, 고아 주인공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캐릭터입니다만,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가 어둡고 우울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성격 또한 소심해 그의 목소리로 접하는 소설 또한 독자를 깊은 심연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집조차 갖지 못하고 직장조차 변변치 않은 부모와 함께 프레스턴의 지하실(Preston cellar)에서 어렵사리 성장한 조지 실버맨(George Silverman)은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됩니다.
My parents were in a miserable condition of life, and my infant home was a cellar in Preston. I recollect the sound of father’s Lancashire clogs on the street pavement above, as being different in my young hearing from the sound of all other clogs; and I recollect, that, when mother came down the cellar-steps, I used tremblingly to speculate on her feet having a good or an ill-tempered look,?on her knees,?on her waist,?until finally her face came into view, and settled the question. From this it will be seen that I was timid, and that the cellar-steps were steep, and that the doorway was very low. 부모님은 비참한 삶을 살고 계셨고, 유아원은 프레스톤에 있는 지하실이었어요. 저는 아버지의 랭커셔 나막신 소리가 제 어린 귀가 다른 모든 나막신 소리와는 다르다고 상기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지하실 계단을 내려올 때, 저는 떨면서 어머니께서 좋으시거나 성질이 고약해 보이실 거라고 추측하곤 했습니다. 마침내 어머니 무릎 위, 허리. 에이스가 시야에 들어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것에서 내가 소심하고 지하실 계단이 가파르고, 출입구가 매우 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조지는 부모를 잃고 나서야 지하실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호크야드(Hawkyard)의 눈에 든 그는 어둡고 컴컴한 지하실을 벗어나 농가에 머무르며 학교와 교회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그리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는데…….
‘Well,’ said he, ‘you are going, George, to a healthy farm-house to be purified. Keep in the air there as much as you can. Live an out-of-door life there, until you are fetched away. You had better not say much?in fact, you had better be very careful not to say anything?about what your parents died of, or they might not like to take you in. Behave well, and I’ll put you to school; O, yes! I’ll put you to school, though I’m not obligated to do it. I am a servant of the Lord, George; and I have been a good servant to him, I have, these five-and-thirty years. The Lord has had a good servant in me, and he knows it.’
그는 소심하고 무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세상이 그를 소심하고 무지하게 만들어졌다고 할까요?
MY timidity and my obscurity occasioned me to live a secluded life at college, and to be little known. No relative ever came to visit me, for I had no relative. No intimate friends broke in upon my studies, for I made no intimate friends. I supported myself on my scholarship, and read much. My college time was otherwise not so very different from my time at Hoghton Towers.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아델리나(Adelina)마저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의 남자 그랜빌(Granville)에게 양보할 정도로 한없이 어리숙한 조지 실버맨.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조지는 페어웨이(Lady Fareway)에게 ‘자신의 희생’을 조롱 당하고 비난당하기 일쑤입니다.
With apologies for my remissness or indistinctness, I assured my lady that I accepted it most readily and gratefully. I added that I hoped she would not estimate my appreciation of the generosity of her choice by my flow of words; for I was not a ready man in that respect when taken by surprise or touched at heart. 내가 태만하거나 불명료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나는 그것을 가장 기꺼이 그리고 감사하게 받아들였다고 부인에게 확신시켰다. 나는 그녀가 내 말의 흐름으로 내가 선택한 관대함에 대한 감사를 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놀랐거나 마음에 감동을 받았을 때 그런 면에서 준비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어느덧 말년에 접어든 조지 실버맨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독자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과연 그의 해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판단은 오직 독자의 몫일 것입니다.
They stood by me, Adelina and her husband, through it all. Those who had known me at college, and even most of those who had only known me there by reputation, stood by me too. Little by little, the belief widened that I was not capable of what was laid to my charge. At length I was presented to a college-living in a sequestered place, and there I now pen my explanation. I pen it at my open window in the summer-time, before me, lying in the churchyard, equal resting-place for sound hearts, wounded hearts, and broken hearts. I pen it for the relief of my own mind, not foreseeing whether or no it will ever have a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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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고전235 찰스 디킨스의 톰 티들러의 땅
도서정보 : 찰스 디킨스 | 2021-10-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영국판 땅따먹기? 어린이용 게임(children's game)의 이름! :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은 소설이기 이전에 유명한 어린이용 게임(children's game)의 이름입니다. 게임 규칙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플레이어 톰 티들러(Tom Tiddler)가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상대방과 서로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때 상대편에서는 "여기 저는 톰 티들러의 땅 위에 있습니다. 금과 은을 주워 올립니다."("Here I am on Tom Tiddler's ground, picking up gold and silver.")라고 외쳐야 합니다. 소설은 1장(Chapter I)부터 7장(Chapter VII)까지, 총 7장의 분량이지만 본지에서는 찰스 디킨스가 집필한 1장, 6장, 7장만 포함하고 있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And why Tom Tiddler’s ground?” said the Traveller.
"그리고 왜 톰 티들러의 땅이지?" 여행자가 물었습니다.
“Because he scatters halfpence to Tramps and such-like,” returned the Landlord, “and of course they pick ’em up. And this being done on his own land (which it is his own land, you observe, and were his family’s before him), why it is but regarding the halfpence as gold and silver, and turning the ownership of the property a bit round your finger, and there you have the name of the children’s game complete. And it’s appropriate too,” said the Landlord, with his favourite action of stooping a little, to look across the table out of window at vacancy, under the window-blind which was half drawn down. “Leastwise it has been so considered by many gentlemen which have partook of chops and tea in the present humble parlour.” “그가 트램프 같은 사람에게 반 펜스를 흩뿌리기 때문이죠”, 집주인이 말합니다. “물론 그들은 그들을 집어 들어요. 이렇게 하는 것은 자기 땅, 곧 자기 가족들의 땅, 곧 자기 가족들의 땅인데, 어찌하여 금과 은으로 반 푼을 벌어서, 그 땅의 소유권을 여러분의 손가락에 조금 돌리려고 하는 것입니까? 그러면 여러분은 자녀들의 게임 이름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적절합니다,"집주인은 약간 구부정하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동작과 함께 말했다 빈자리의 창밖 테이블을 건너다보고, 반쯤 아래로 그려진 창문 블라인드 아래에. "최소한 현명하게도 그것은 많은 신사들에 의해 고려되어 왔습니다. 그들은 현재의 초라한 응접실에서 차와 함께했습니다.”
누구의 것도 아닌 불확실한 상태(an uncertain status) : 바로 이 문장에서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이란 관용어가 탄생하였으며, 이는 게으른 사람, 또는 쉽게 눈치 채지 못한 사람의 땅이나 거주지(the ground or tenement of a sluggard, or of one easily outwitted), 배타적인 영토(exclusive territory), 무주지(no man’s land), 더 나아가 불확실한 상태(an uncertain status)등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A slothful, unsavoury, nasty reversal of the laws of human mature,” said the Traveller; “and for the sake of GOD’S working world and its wholesomeness, both moral and physical, I would put the thing on the treadmill (if I had my way) wherever I found it; whether on a pillar, or in a hole; whether on Tom Tiddler’s ground, or the Pope of Rome’s ground, or a Hindoo fakeer’s ground, or any other ground.” "인간의 성숙한 법칙을 게으르고, 불리하고, 역겨운 역전"이라고 여행자는 말했다; "그리고 신의 직업 세계와 도덕적 그리고 육체적 건전성을 위해서, 저는 그것을 발견하는 곳 어디든지, 기둥에 있든지, 아니면 구멍에 있든지, 톰 티들러의 땅에 있든지 간에, 그것을 놓을 것입니다. 또는 힌두 가짜의 땅, 또는 다른 어떤 땅도요.
“I don’t know about putting Mr. Mopes on the treadmill,” said the Landlord, shaking his head very seriously. “There ain’t a doubt but what he has got landed property.” "저는 모페스 씨를 러닝머신 위에 올려놓는 것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라고 집주인이 심각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가 땅에 떨어진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How far may it be to this said Tom Tiddler’s ground?” asked the Traveller. “톰 티들러의 땅은 얼마나 멀까요?” 여행자가 물었습니다.
창작자들의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 :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니만큼 다양한 소설과 시, 노래 등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찰스 디킨스는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 by Charles Dickens)(1861)란 단편을 출간하기 이전에 이미 다른 작품에서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이란 표현을 수차례 사용한 바 있습니다. 찰스 디킨스 외에도 19세기 활동한 영국 시인과 소설가의 작품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지요. Barbara Sleigh 또한 No One Must Know(1962)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가상의 황무지 지명으로 톰 티들러의 땅(Tom Tiddler's Ground)이란 표현을 사용한 바 있으며, Roy Harper의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He was lying on a bank of soot and cinders, on the floor, in front of a rusty fireplace. There was nothing else in the dark little kitchen, or scullery, or whatever his den had been originally used as, but a table with a litter of old bottles on it. A rat made a clatter among these bottles, jumped down, and ran over the real live Hermit on his way to his hole, or the man in his hole would not have been so easily discernible. Tickled in the face by the rat’s tail, the owner of Tom Tiddler’s ground opened his eyes, saw Mr. Traveller, started up, and sprang to the window. 그는 그을음과 재로 뒤덮인 둑에 누워있었습니다. 바닥, 녹슨 벽난로 앞에 말이죠. 어둡고 작은 부엌, 부엌, 또는 그의 소굴이 원래 사용되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오래된 병의 쓰레기가 있는 테이블이었습니다. 쥐 한 마리가 이 병들 사이에서 덜커덕거리더니 뛰어내리고는 진짜 은둔자를 넘어 그의 구멍으로 달려갔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구멍에 있는 사람은 쉽게 알아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쥐의 꼬리에 얼굴을 간지럽히자, 톰 티들러의 땅 주인은 눈을 뜨고 여행자를 보고 나서 창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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