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도서정보 : 박이강 | 2023-09-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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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견디는 데 몰두하느라 충동이
멋진 추동이 되는 순간을 잊은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
소설가 박이강의 첫 소설집

“프로페셔널한 게 뭔데요?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마음가짐이지. 이 일이 나의 전부라는 마음가짐.”

“아직은 여유가 없으니까 다음에.
아직은 괜찮으니까 다음에.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다음에.”

소설가 박이강의 첫 작품집이 나왔다. 앤솔러지 『폴더명_울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안녕, 끌로이』로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문장과 작품의 높은 완성도로 주목받고 있다. 9편의 단편을 모은 이번 작품집에서 저자는 관습처럼 이야기하는 ‘믿음’의 실체를 거침없이 파헤친다. 누군가에게 ‘믿음’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견디는 방패일 수 있다. 그런데 그 ‘믿음’이란 얻고자 하는 것, 보고자 하는 것, 결국 욕망으로 단단히 응고된 환상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헛된 믿음’이다. 저자가 건네는 무표정한 문장들은, 한때는 ‘믿음’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욕망을 비난하고 한때는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위로를 건넨다. 특히 오피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작가적 통찰이 끌어낸 인물의 형상화가 큰 공감을 준다. 이는 오랜 시간 직장인의 삶을 살았던 저자의 사유와 경험들이 작품 속에 알알이 박힌 때문일 것이다. 소설가 심윤경은 “‘진짜가 나타났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회사생활에 영혼이 묶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토록 정치하게 조망할 수 있는 작가가 탄생했다는 것은 한국 문학의 축복”(추천사)이라고 평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 보는 눈과 그것을 세련된 문장으로 풀어낸 이번 작품집은 신인의 새로움만에 머무르지 않는다. “분명 두 눈으로 문장을 좇아 읽었는데, 매우 중요한 뭔가를 목도한 마음으로 놀라 눈을 뜨는 발견의 경험”(소설가 이만교, 추천사)을 접할 수 있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데 몰두하느라 충동이 멋진 추동이 되는 순간을 오랫동안 잊은” 모두에게 이번 작품집을 권한다.


‘내일’을 위해 바치는 오늘은 기쁨일까 고통일까,
공감 가는 인물들의 공감할 수 있는 ‘헛된 믿음’

10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미소, 소규모의 광고대행사에서 8년간 일을 하다 글로벌 기업에 입사한 세영,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된 후 옛 동료의 부탁으로 시작한 계약직을 3년째 돌고 있는 지수, 지난 2년 동안 휴가를 간 적 없는 마흔둘의 희수. 이들은 모두 기업이라는 생태계 속에서 ‘오피스’를 배경으로 그들만의 각기 다른 ‘내일’을 위해 “하이힐 속에 발을 집어넣고” “종일 다른 사람인 척하면서 싸우”며 오늘을 사는 직장인이다. “변변한 전리품도 못 챙기고 부상병으로 돌아오는 때가 더 많”은데도 말이다.(「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흔들리는 것들」의 미소는 10년 차 직장인이다. 카드명세서를 받고 한숨을 쉬면 월급날이 오고 고비만 넘기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이 희미해지는 반복의 시간을 보낸다. 그녀는 들볶는 부장 앞에서 한동안은 잠잠할 걸 알기에 안도한다. 휴가로 계획한 발리행은 “무의미한 무위”다. 미소는 휴가 첫날 아침, 침대에서 5분 간격으로 울리는 알람을 끄며 “환태평양조산대에 위치한 발리의 공항이 지진으로 폐쇄되거나 북한의 도발로 인천공항이 난장판이 될 가능성”을 생각한다. 내일이 오늘과 다를 거라 믿지 않는 미소는 다음으로 유보하는 대신, 다음을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을 택한다. “변화를 갈구하는 만큼 변화에 저항”하는 미소에게는 “어쩌면 변화에 대한 저항이야말로 지금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오피스」의 세영은 “미래의 가능성을 조그만 회사의 초라한 사무실에 한정한다는 건 스스로에게 비겁한 일”이기에 가족처럼 8년을 지냈던 직장을 그만두고 글로벌 기업에 입사한다. 그곳에서 세영의 자리는 “영예의 공간”인 피 이사의 개인 오피스 문 앞이다. 세영은 반투명 유리벽 너머에서 들리는 그녀의 말소리, 웃음소리로 그 공간을 상상하며 닫힌 문 안으로의 편입을 욕망한다. 피 이사에게 “비굴에 가까운 선의”를 보이면서 스스로에게 비겁하지 않은 ‘내일’을 꿈꾼다.
「도시는 밤」의 지수는 이상적인 출근시간을 정확히 8시 55분으로 정하고, 점심 먹자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면 이제는 회사를 떠날 때가 되었음을 직감하는 계약직이다. “계약직은 마지막이 제일 힘들어. 마음은 떠났는데 몸은 안 그런 척 시치미를 떼고 있어야 하는 시간을 견뎌야 하거든”이라는 지수의 무심한 표정은 전 직장에서의 상처 때문이다. 전 직장에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후 평소 다감하고 성실했던 상사는 괴물이 되어갔다. 따르던 그 상사에게 “넌 가장은 아니잖아”를 세번째 들었을 때, 지수는 회사를 나올 결심을 한다. 그후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은 방임이라는 철칙을 지키며 3년째 계약직을 돌고 있다.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는 2년째 휴가도 반납하고 회사일에 전념하는 희수의 휴가를 그린다. “어떻게 생겼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는” 몰디브가 그녀의 휴가지가 된 이유는 “열대 리조트 풀장에서 마티니를 마시며 밀린 책을 읽는 것”이 최고의 휴가라는 신임 사장의 말에 맞장구를 친 탓이다. “기업도 하나의 생태계와 같아서 같은 종끼리 짝짓기를 하는 법”을 아는 희수는 직속 상사와 닮아 보이기 위해 사장이 휴가지에 꼭 가져간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까지 챙겨들고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도착과 동시에 인사고과를 앞둔 시기인데 혼자 휴가를 온 자신을 자책하며 하루 반 동안 체크하지 못한 이메일부터 찾는다. 희수는 마흔이 되었을 때부터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다. 희수의 삶은 일을 제외하고는 “‘설마, 이렇게 끝나진 않겠지’ 하는 기대 때문에 참고 보는 지루한 영화”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SCP 비밀 연구 보고서

도서정보 : 하다 글/ 에디션 그림 | 2023-09-11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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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억 유튜버 <하다>의 SCP 연구 보고서!
가장 강력한 58개 개체의 특징·발견 스토리·대결 실험 결과 수록

《SCP 비밀 연구 보고서》는 누적 조회 수 2억 회를 기록한 유튜버 하다가 집필하고 일러스트 작가 에디션의 그림을 더해 완성된 SCP 도감이다. 가장 인기 있고 강력한 58개 개체를 엄선하여 담았으며 각 SCP의 특징과 발견 스토리, 대결 실험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다.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정보를 통해 ‘SCP의 능력에 인간이 맞설 수 있는지’ ‘특정 SCP의 격리에 문제는 없는지’ 등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SCP를 분류한 방식도 살펴볼 만하다. ‘케테르’나 ‘유클리드’와 같은 분류법을 사용하는 대신 ‘인간형’이나 ‘괴물형’이라고 표현해 입문자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기 때문이다. 페이지마다 붙어 있는 메모는 공식 자료 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SCP에 대한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며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구매가격 : 18,750 원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도서정보 : 김의경 서유미 염기원 이서수 임성순 장강명 정진영 주원규 지영 최영 황여정 | 2023-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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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지구를 지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일하는 게 힘들까?

바로 지금, 한국사회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하여
열한 명의 소설가가 직접 겪고 느끼고 써내려간
이 시대의 노동 하이퍼리얼리티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월급사실주의2023』이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은 동시대 한국사회의 노동 현장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문학이 더 많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작가들의 모임이다. 동인의 창작 규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범한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지닐 것. 둘째, 최근 오 년 이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할 것, 셋째, 직접 발품을 팔아 취재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쓸 것. 이들은 비정규직, 자영업,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은 물론 가사, 구직, 학습 등도 모두 우리 시대의 노동으로 보고 소재로 삼았다.
이번 앤솔러지에는 농원에서 일하는 고등학생 현장실습생부터 삼각김밥 공장에서 일하는 노인 여성까지 각기 다른 직업을 지닌 다양한 연령대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세상을 구하는 것만큼 거창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벅차도록 힘든 순간은 자꾸만 찾아온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보도는 끊이지 않는다. 부당한 취급을 받아도 속으로 삭일 때가 많고, 문득 내면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소설들은 이렇게 노동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슬픔과 갈등, 관행과 악습, 시장과 정책 변화의 영향 등을 사실적인 필체로 묘사하며 2020년대 노동의 시간을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옮겨 담는다.

구매가격 : 11,900 원

활인마켓 와이와이

도서정보 : 이부근 | 2023-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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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도 안 팔면서 연봉 1억을 주겠다는 이상한 마켓
할인이 아니고 사람을 구하는 ‘활’인을 한다고?

여성 청소년 두 사람이 운영하는 활인마켓 와이와이엔 타임머신이 있다.
알바생 도준은 타임머신을 이용해 시공을 넘나들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수상한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여성 청소년 가장과 성 착취를 당한 이주 여성과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와 물류 센터 노동자 등 교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공통점을 발견한다.

사회적 약자를 구하러 활인마켓단이 나가신다.

구매가격 : 7,840 원

블루 드래곤 744

도서정보 : 남킹 | 2023-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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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발 괌 도착 민간 항공기 블루드래곤 744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근처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여러 가지 가설이 떠오른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부기장의 자살 비행.
사이비 종말론 신자에 의한 집단 자살.
정비사의 양심고백을 통해 밝혀진 항공기의 고질적인 정비 불량.
망명한 북한군 고위 사령관을 제거하기 위한 북한군 소행.

실제로 마리아나 해구에서 북한 전함이 실종함으로써 한국, 미국, 북한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가 고조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구매가격 : 4,400 원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도서정보 : 전건우 | 2023-09-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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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예요, 좀비! 분명해요!”
호러 장르를 대표하는 작가, 전건우의 짜릿한 좀비 아포칼립스
기묘한 독극물로부터 시작되는 대탈출을 그리다

특유의 기괴함으로 호러, 미스터리 등 장르소설을 대표하는 전건우 작가의 신작이 네오픽션 ON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된다. 그는 이번 소설에서 섬에 갇혀 좀비 사태를 맞이한 사람들의 숨막히는 탈출극을 그렸다. 주인공의 시점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를 풀어나가며 대탈출을 이끄는 전개가 흥미롭다.

박 경사 일행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도착한 중국 어선에는 시체가 즐비했다. 코를 찌르는 악취, 피가 낭자한 선체 바닥. 그리고 너무나도 수상하게 열려 있는 출처 미상의 독극물 드럼통. 박 경사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참혹한 광경을 너무나도 많이 봐온 탓이었다. 그러나, 죽어가는 어느 선원의 입술을 비집고 나온 말은 대담한 박 경사에게 전에 없던 불길함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꿔에이빠오(도망가). 그것을 신호탄으로 순식간에 배 위는 아수라장이 되고, 박 경사는 바닷속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뜬다. 한편 사건의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 죽어가는 영생도를 살리려는 주민들과 스러져가는 동아리를 살려보기 위해 엠티를 떠나온 학생들은 앞으로 펼쳐질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
『슬로우 슬로우 퀵 퀵』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떠올리기도 전에 과감하고 잔인한 장면이 머릿속을 파고든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상상해보라는 듯, 프롤로그는 망망대해에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사람을 던져놓고 끝나며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소설은 ‘죽은 듯 산’ 이들의 정체를 굳이 숨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놓고 좀비 사태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얼굴을 책장에 더 파묻게 만드는 짜릿함이 있다. 좀비를 애정하는 사람, 호러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스토리텔러 전건우 작가는 이렇듯 어느 날 갑자기 독자들을 새로운 군상극으로 던져놓는다. 마치 바다 위를 표류하는 박 경사처럼.

엠티에 갔을 뿐인데 좀비가 될 수는 없어!
진퇴양난, 영원을 사는 괴물들 틈에서 살아남기

우리는 늘 새로운 공간으로 향하여 새로운 경험을 할 생각에 부풀어 있다. 일상에서 탈출해 느끼는 잠깐의 여유와 미래의 가능성을 꿈꾸는 시간. 그런데 앞에 갑자기 침을 흘리며 괴상한 소리를 내는 좀비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곁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영생도를 방문한 미래대학교 학생들도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비록 앞으로 동아리를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끌려오다시피 한 엠티지만 새로운 경험을 발판 삼아 나아가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영생도의 주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활력이 사라져가는 섬을 살릴 방도로 농촌 체험 마을로 선정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런 그들 앞에 갑자기 나타난 괴물. 속에서 끓는 소리를 내며 얼굴이 이상하게 일그러진 그 괴물이 아는 얼굴이라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학생들과 영생도 주민들은 감염된 이와 앞으로 감염될 이만 남은 현실에 던져진다.

“절대로 사람을 향해서 휘두르면 안 된다.”
문득, 스승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일본의 사시미 명인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았던 사람으로 성격은 괴팍했으나 솜씨는 좋았다. 자고로 칼은 두 발 달린 것들에게는 쓰면 안 된다고, 스승은 누누이 말했다. 그러면 닭은요? 그런 질문을 했다가 숫돌로 두들겨 맞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스승님. 근데 저건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_P.58~59

“나래야. 괜찮아?”
대현이 다시 한번 불렀다. 나래가 번쩍 눈을 떴다. 랜턴 불빛 아래서도 빨갛게 충혈된 눈동자가 똑똑히 보였다. 입이 열리고 침과 피로 범벅이 된 혀가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다. 윗입술이 말려 올라갔다. 크으으.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위협적인 소리가 울려 나왔고 그때마다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나, 나래야?”
공격은 갑자기 시작됐다. 마치 개구리처럼 나래가 튀어 올랐다. 미처 놀라기도 전에 나래의 이가 랜턴을 든 대현의 손으로 향했다.
딱.
랜턴과 나래의 이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_p.111~112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된 영생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방금 전까지는 친구이자 동료였던 이들을 밟고 지나가야만 한다. 차라리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라면 모를까 생전 처음 겪는 사태에 학생들과 주민들은 공포에 떨지만 곧 전열을 가다듬고 앞으로 전진한다. 노인들이라고 이해하지 못하고 젊은것들이라며 손가락질하던 그들은 한 팀이 되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기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석궁을 들고 있는 노인과 치통을 달고 사는 이장 곽수의 검붉은 역사, 학생들의 묘한 삼각관계와 더불어 극한에 몰렸을 때 드러나는 인간 군상의 면모가 소설의 재미를 더욱 북돋는다. 그리고 가슴 찡해지는 ‘슬로우 슬로우 퀵 퀵’의 사연까지. 단순한 좀비극을 넘어 일말의 유쾌함과 인간 밑바닥의 섬뜩함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그려진다.

독보적인 영웅이 존재할 수 없는 세상
모두가 주인공이자 엑스트라가 되다

『슬로우 슬로우 퀵 퀵』에는 모두를 위기에서 구하는 독보적인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다. 열심히 도망치지 않으면 좀비가 될 뿐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스스로를 구하는 영웅이자 타인을 비추는 엑스트라가 된다. 이야기는 주로 대현을 따라 전개되지만 리더십은 대현의 선배 철민이 자주 발휘하고 영웅적인 면모는 석궁과 엽총으로 엄호해주며 진두지휘하는 평수와 종신에게서 돋보인다. 구구절절하고 극적인 사연은 치통을 달고 사는 영생도 이장 곽수에게 있다. 모두에게 적당한 사연이 있으며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현실적인 면모가 이 소설의 매력이다.
왈츠를 연상하게 하는 제목처럼, 이 소설은 ‘호흡을 맞춰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다른 세대를 살아온 영생도 주민들과 미래대학교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위기를 헤쳐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재미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1,500 원

초록은 어디에나

도서정보 : 임선우 | 2023-09-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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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20

차고 단단한 슬픔의 파랑, 다정한 한 줄기 빛 노랑
그렇게 완성된 따뜻한 슬픔의 색 초록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스무 번째 안내서. 201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단정하게 그려가고 있는 임선우의 두 번째 소설집이 출간됐다. 엉뚱한 환상을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녹여내는 임선우만의 마법이 또다시 펼쳐지는 순간이다. 『초록은 어디에나』에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놓인 갖은 초록의 장면이 담겼다. 색도 온도도 모두 다른 저마다의 슬픔과 손길과 눈빛과 관계가 무심한 듯 조화를 이루며 ‘이상한 현실’에 안정을 부여한다. 별스러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워지는 임선우의 세계에서 우리는 그 어떤 모습과 감정도 이해받을 수 있으리란 믿음을 획득한다.

구매가격 : 9,800 원

미션 좀비 임파서블

도서정보 : 김오빠 | 2023-09-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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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좀비 임파서블》

중국 운남성에 떨어진 운석 사고..
이어지는 바이러스의 대재앙...
좀비 바이러스 팬데믹 초기, 인류가 인류를 잡아먹는 끔찍한 지옥이 세상에 펼쳐진다.
생존자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최첨단 방어벽 도시를 구축해서 좀비(감염자)들을 몰아내고,
눈부신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루어 생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로부터 7년 후, 감염자 처리반의 베테랑 듀오 ‘이지상’과 ‘제이’는 방어벽 밖에서
여느 때처럼 좀비(감염자) 제거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이지상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제이는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납치되고 만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방어벽 도시는 연쇄 실종 사건에
휩싸이며, 도시 내부에서는 음모와 공포가 독버섯처럼 번져나가게 되는데...

동료를 구하고 방어벽 도시의 음모를 밝히기 위해, 거대 조직 아이코덱사와 암살조의 공세에 맞서는 이지상.
충격적인 과거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는 가운데 아찔한 추격전이 숨 가쁘게 전개된다.

‘사람들의 말처럼 과연 좀비는 마음이 없을까?’
‘아무도 믿지 마! 멀리 달아나!’
“진심 어린 충고를 한마디 하지. 자네가 어디까지 아는지 모르지만,
이쯤에서 그만 멈춰야 해!”
“모두 잘 들어! 판단력을 냉철하게 유지하고 포기할 건 단호하게 포기해라!
인정에 끌려서 망설이는 순간 다 뒈진다.”

-미션 좀비 임파서블 中 -

구매가격 : 7,000 원

피아노

도서정보 : 현진건 | 2023-09-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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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에 발표됨(1922년).

아내를 잃은 남자와 여자의 결혼 이야기.
동경에서 대학을 졸업한 궐은 형식적인 결혼생활을 하던 아내가 죽자 혼자가 된다. 그러다가
신식교육을 받은 처녀와 결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어떤 제안을 한다.

구매가격 : 1,000 원

분녀

도서정보 : 이효석 | 2023-09-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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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1월호에 발표됨(1936년)

농장 인부 명준은 분녀의 집 안방에서 분녀를 탐하고 이튿날 만주로 떠나 버린다.
분녀는 가게주인 만갑에게도 재물을 미끼로 하여 순순히 몸을 맡긴다. 천수는 만갑의 가게에서 분녀가 또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한편, 분녀에게는 반 년 동안 사귀어온 상구가 있었는데, 상구는 몇 권의 책을 분녀에게 맡기고 난 얼마 뒤 감옥에 끌려 들어간다. 명절날 상금을 타기 위해 그네를 뛰고 있던 분녀는 왕가(王哥)의 눈에 들어 결국 왕가에게도 몸을 맡긴다.
감옥에서 풀려난 뒤 모든 일을 알아버린 상구는 몸을 함부로 하는 분녀를 꾸짖고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버린다. 이런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어머니에게 얻어맞은 분녀는 한동안 피신해 다니다가 가족에게 이끌리어 돌아온 뒤, 집안일과 들일만을 돕는다.
그 무렵 금을 캐러 만주로 갔던 명준이가 사람을 죽인 뒤 분녀를 찾아온다. 분녀는 명준이만 허락한다면 같이 살 생각을 한다.

구매가격 : 1,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