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마을

도서정보 : 류량청 | 2023-10-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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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소개되는 신장위구르의 자연문학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달나라의 감각’
루쉰문학상과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한 신장 작가
류량청의 데뷔작이자 대중과 평단을 놀라게 한 걸작

그의 등장은 예사롭지 않았다. 서른 중반인 1998년 『한 사람의 마을一個人的村莊』이라는 첫 산문집을 내고 수십만 부가 팔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서유기』에서 현장법사와 손오공이 건너갔던 화염산이 있는 신장위구르 톈산 아래 마을의 시골 청년은 이 성공으로 시인이 되었고, 이어 소설가가 되었으며 걸작 장편들을 쏟아내며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 2023년엔 『본파』라는 소설로 마오둔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이름은 류량청劉亮程이다. 이 벽촌의 한 작가가 쏟아낸 문학적 에너지와 메시지가 무엇이었기에 이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가. 그 답은 그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인 『한 사람의 마을』에 전부 드러나 있다. 빽빽한 글자로 550쪽에 달하는 이 책은 산문으로 쓰였지만 사실 시에 가까우며 인간이 속수무책으로 그 안에 녹아 있는 근원적인 자연이 그 모습을 드러낸 세계다.

밤 11시에 해가 지는 마을, 황사량 이야기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은 몇 명 없고 내가 아는 사람도 몇 명 없다. 누가 죽고 누가 아직 살아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해마다 들려오는 벌레 울음소리에서 작은 벌레의 영원함이 느껴진다. 나는 어떤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 수십 년을 견뎌내고 있다. 누런 흙을 마주한 채, 아무 소리도 없이.” _ 「벌레와 함께 자다」, 본문 중에서

류량청은 한 인터뷰에서 “20~30대의 가장 외로웠던 시기에 혼란 속에서 읽을 만한 책을 하나 썼습니다. 그때는 바람 소리도 들리고 꽃을 보고 웃을 수도 있었어요. 한 마을의 땅과 하늘 가운데 홀로 놓여 만물의 기운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고, 내가 말을 하면 만물이 듣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한 사람의 마을』은 류량청이라는 한 사람이 보고 듣고 쓴 그가 오래 살아온 마을 이야기인 셈이다. ‘황사량’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톈산산맥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밤 11시에 해가 지고, 해가 지고 나서도 한참은 더 빛이 남아 있어 어둠이 빛을 따라가다가 함께 서서히 저무는 그런 마을이다. 아주 넓은 밀밭이 펼쳐져 있고, 밀을 수확하러 간 사람들이 집이 너무 멀어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 움막을 짓고 수확한 밀을 다 먹고 돌아오는 가없는 평원의 땅이다. 바람이 한 번 불면 하늘 끝까지 솟구치고 사람을 구부리고 구부러진 나무를 곧추세운다. 풍파를 겪은 나무의 몸통을 보면 남풍이 어디를 구부렸는지 북풍이 어디를 밀어냈는지 대략 알 수 있다. 바람은 한 마을에서 오래오래 숙성된 공기, 한 마을의 사람들이 들이쉬고 내쉬며 특별한 냄새를 갖게 된 공기를 다른 머나먼 곳으로 통째로 실어 나른다.
농업기계학교를 다닌 그는 젊은 시절 동네의 고장난 농기계를 손봐주며 시를 읽고 끄적이다가 하릴 없이 삽을 들고 들판으로 나가 얕은 둔덕을 평평하게 만들고 바람에 기울어진 나무를 묶어주며 소일거리를 삼았다. 교외만 나가도 신기하고 며칠 시골에 있을라치면 좀이 쑤셔서 견디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한 사람의 마을의 삶은 짐작도 감각도 불가능한 세계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에나 있었을 법한 그런 생소한 감각들을 자기 주변의 자연현상과 마을 속의 각종 일들을 통해 글로 펼쳐 보인다.
먼저 가볼 곳은 저자의 유년 시절이다. 원래는 간쑤성 진타金塔현에 살던 그의 가족은 굶주림을 피해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야반도주했다. 그곳에서 땅집을 짓고 살았는데 모래에 굴을 파고 그 위에 지붕을 얹은 집이다. 비가 오면 물바다가 되고, 눈이 오면 문이 막히는 집이다. 문이 막히면 천창을 뚫고 나가야 했다. 땅집을 파면서 사람 허벅지만한 느릅나무 뿌리를 베어냈는데나무가 쉬지 않고 떨었다고 아버지가 말해주었다. 하도 떨어서 잎이 잔뜩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자 나무뿌리가 자꾸만 벽을 뚫고 땅집으로 들어왔다. 봄에는 벽에 하얀 털뿌리가 한 겹 생겨나 며칠 만에 한 뼘씩 자랐다. 그 나무뿌리가 또 움직였다고 할머니가 말하면 새로운 봄이 찾아왔다. 구들 밑을 지나는 굵은 뿌리가 앞으로 뻗어나가자 바닥의 흙이 부슬부슬 올라왔다. 저자의 집 바닥에서 유일하게 단단한 곳은 그 굵은 뿌리 위였다. 언제나 그곳에서 장작을 팼다. 밤이 되면 수많은 동물이 굴을 파는 소리가 들려왔다. 팔구 년을 그곳에서 살면서 저자는 나무가 내는 모든 소리를 들었고, 나무뿌리 또한 집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들었다. 저자는 나무가 비밀을 지켜주리라 믿으며 자신이 들은 나무의 소리를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 나무들은 한 그루도 남아 있지 않다.

한 사람의 일생에 내리는 눈을 전부 볼 수는 없다

「차디찬 바람이 지독하게 불다」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자. 어릴 때 저자는 냉해를 입었다. 소달구지를 몰고 땔나무를 하러 가다가 날이 저물었다. 사막에서 자라는 싹사울나무를 주워올 참이었다. 소달구지가 마을을 벗어나자 사방팔방에서 추위가 몰려들어 한 줌의 온기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날 밤이 여느 밤보다 더 추운 건 아니었다. 다만 소달구지가 여러 대가 아니라 한 대뿐이었다. 바람이 한 사람에게만 쏟아졌다. 양가죽 외투를 여미고 달구지에 붙어 엎드렸지만 너무 추웠다. 추위에 들킬까봐 소리쳐 소를 몰지도 못했다. 동이 트자 소달구지가 드디어 땔나무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간신히 걸을 수 있었지만 다리의 뼈 하나가 쑤셨는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통이었다. 바늘이 뼈를 꿰뚫고 골수까지 파고드는 듯했다. 해가 기울 무렵 땔나무 반 수레를 싣고 돌아오자 아버지가 대뜸 물었다. 어째 요것뿐이냐, 이틀도 못 때겠다. 이후 겨울은 해를 거듭할수록 사람을 춥게 만들었다. 이제 성인이 된 저자는 어느 추운 날 온몸에 서리를 맞은 행인을 집으로 들여 뜨거운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 그가 난롯가에 앉자 난롯불이 삽시간에 창백해졌다. 그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고, 나는 그의 말이 얼어붙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반시간쯤 앉아 있다가 일어나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고 나갔다. 저자는 그가 따뜻해졌으리라 여겼다. 이튿날 오후, 마을 서쪽에 얼어 죽은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달려가 보니 그 노인이 길가에 누워 있었다. 얼굴 절반이 눈에 파묻힌 채. 그의 생명에는 분명 약간의 온기가 숨어 있었을 것이다. 그가 무슨 수로 자기 몸에 조금의 온기나마 붙잡아두었겠나. 게다가 뼈에 사무치는 추위가 얼마나 많은 겨울 동안 쌓이고 쌓였을까. 한 사람의 일생에 내리는 눈을 우리가 전부 보지는 못한다.


개미떼 추방 대작전

다음은 「두 집 개미」라는 글에 나오는 이야기다. 저자의 집엔 개미굴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작고 까만 개미로 부엌 부뚜막 옆 땅 속에 산다. 다른 굴에 사는 개미는 큼지막한 누런 개미로 구들 가장자리에 있는 동쪽 벽 밑에 산다. 구들과 아궁이 근처라 밥을 지으면 개미굴도 뭉근히 데워진다. 개미가 굴에서 나오면 어머니는 개미구멍 옆에 밀기울을 한 줌 뿌렸다. 그런데 어느 해엔 어머니도 개미 먹으라고 주기가 아까울 정도로 흉년이 들었다. 그런 해에 개미는 밀기울을 발견하면 우르르 몰려와 끌어당기고 짊어지고 몇 개씩 쳐들어가며 구멍으로 나른다. 멀리 가 있는 개미도 소리쳐 부른다. 벽을 타던 개미가 껑충 뛰어내린다. 저자는 바늘 끝마냥 조그맣고 반나절을 움직여도 몇 자 못 가는 검은 개미를 좋아했다. 작은 개미가 굴을 떠나 침실을 지나 동쪽 벽까지 갔다가 집의 유일한 궤짝을 거쳐 남동생 취안와의 머리와 여동생 옌쯔의 머리를 지나 집을 한 바퀴 도는 데에 대략 열흘이 걸렸다. 검은 개미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 누런 개미도 사람을 물진 않지만 어느 날 저자는 얘네들이 못마땅해졌다. 사방팔방 정신없이 기어다녀 괜스레 불안해졌다. 어느 해 봄, 이 누런 개미 떼를 몰아내고 싶어졌다. 기막힌 방법이 생각났는데 밀기울로 유인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밀기울 반 대야를 가져와 노란 실처럼 개미굴부터 땅바닥으로, 방풍림과 땔나무 더미를 에돌고, 키 작은 풀이 자라는 평지를 지나고, 구덩이를 하나 건너, 리 씨 집 담벼락 아래 몽땅 쏟고 흙을 한 줌 뿌려 덮었다. 그러고는 도로 집으로 달려와 개미들의 동정을 살폈다. 한가로이 노닐던 한 마리가 밀기울을 발견했다. 하나를 물어 나르다 팽개쳐놓더니 또 다른 것을 물었다. 밀기울이 엄청 많다는 걸 알아챈 녀석은 구멍으로 달려가더니 앞에서 잠깐 멈췄다. 마치 고개를 들이밀고 고함을 지르는 것 같았다. 안에서 아무도 듣지 못했는지 개미는 곧장 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초도 안 되어 어마어마한 개미 떼가 누런 물줄기처럼 쏟아져나왔다. 바쁘게 굴로 옮기던 개미들이 점점 범위를 넓혀 방풍림, 땔나무, 풀밭을 지나고 구덩이를 넘어 리씨네 서쪽 벽에 이르렀다. 그곳에 밀기울이 가득 있는 것을 보자 개미는 광분했다. 앞다리 두 개를 높이 쳐들고 껑충껑충 뛰는데 그토록 먼 길을 오고도 조금도 지친 기색 없이 밀기울 더미를 휙휙 돌더니 꼭대기로 기어 올라갔다. 개미는 몸을 뒤집어 이쪽저쪽으로 몇발씩 뛰어다녔다. 밀기울 더미가 얼마느 큰지 팔을 뻗어 재보는 모양새였다. 한참의 북새통을 이룬 뒤 거의 모든 노란 개미떼가 저쪽 담벼락에 다다랐을 때 저자는 삽을 들고 나왔다. 과감하게 움직였다. 개미가 돌아오는 길에 길이 1미터, 폭 20센티미터쯤 되는 깊은 고랑을 팠다. 다 팠을 때, 밀기울을 입에 문 개미 떼가 커다란 구덩이를 건너오고 있었다. 우르르 밀려오던 개미들은 고랑으로 길이 끊긴 것을 보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몇 마리는 뛰어넘으려다 떨어졌고 한참 만에 일어났지만 밀기울을 물고 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밑은 넓고 위는 좁았기 때문이다. 개미들이 깡충거렸다. 무슨 일이야. 어떻게 된 거지. 개미들은 똑똑하니까 저 담벼락에 새 집을 지을 것이다. 리 씨네 벽 밑의 땅은 그리 단단하지 않으니 굴을 파기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튿날 아침 댓바람부터 나가보았다. 밀기울 더미는 깡그리 사라져 있었다. 단 한 알도 보이지 않았다. 리 씨네 벽에서부터 텅 빈 개미 길이 뻗어 있었다. 길은 커다란 구덩이를 지나고 내가 판 고랑 가장자리를 따라 북쪽으로 1미터 남짓 나아가 고랑이 끝나는 지점까지 뻗어갔다가, 맞은편에서 돌아와 다시 풀밭을 지나고 땔나무와 방풍림을 지나 우리 벽 아래 뚫린 개미구멍으로 곧장 이어져 있었다. 개미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인상적인 두 편의 글을 소개했지만, 이 책엔 혼자 읽기 아까운 너무나도 신기하고 흥미롭고 광막하고 처절하며 쥐죽은 듯한 고요와 천애의 자연이 메아리치는 소리로 가득하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문학은 곧 과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문학은 인류의 과거입니다. 훌륭한 고전 문학을 읽다보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시간이 일정 기간 보존되어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들어가는 것은 과거의 시간입니다.”

구매가격 : 15,400 원

한판 고륜 삶의 향기

도서정보 : 금일권 | 2023-10-0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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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리를 그리는
한판 고륜 삶의 향기

소리 글씨체 ‘고륜체’를 창안한 저자의 소리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추상의 글과 그림을 통하여 한글의 신비한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20여 년의 한글 사랑의 삶의 이야기 그리고 향기를 글과 그림에 담아보았다.

구매가격 : 12,000 원

아이를 키우니 팬클럽이 생겼습니다 : 오늘도 반짝이는 엄마들에게

도서정보 : 정소령 | 2023-10-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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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여주는 새로운 세상을 보며 함께 웃었다.
아이들이 전하는 온기를 그대로 끌어안았다.
아이들은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나의 열렬한 팬이 되어 주었다.

『아이를 키우니 팬클럽이 생겼습니다』는 엄마 성장 에세이다. 전직 마케터였던 작가가 퇴사 후 두 아들과 지내면서 함께 배우고 커온 성장의 기록이다. 이 책은 크게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 '나를 키우는'에서는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한 지난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받았던 사랑과 배움에 대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2부 '나를 세우는'에서는 저자의 프로필을 만들어가는 여러 시도들을 담고 있다.

저자가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들이 결코 그냥 흘러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반짝이는 날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워킹맘으로 살다가 문득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떠오른다면, 전업맘으로서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온다면 이 책을 권한다.

엷은 미소와 함께 몽글몽글한 사랑이 다시 내 안에서 자리할 수 있도록!

구매가격 : 9,800 원

파리에서 만난 말들

도서정보 : 목수정 | 2023-10-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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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파리의 생활 좌파들》의 목수정 작가. 20년 차 파리지앵이자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글을 쓰던 그가 자신의 마음을 일렁이게 했던 프랑스어 34개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doucement(두스망: 부드럽게), envie(앙비: 욕망), scrupule(스크뤼퓔: 세심함), solidarite(솔리다리테: 연대), le doute(르 두트: 의심), apero(아페로: 식전주)……. 프랑스 말에 깃든 삶과 정신, 문화와 미묘한 뉘앙스를 섬세히 살피며 일상을 등불처럼 환히 밝혀줄 가치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각각의 말이 드러내는 프랑스적 삶의 태도와 정신의 뿌리에는 ‘홀로 그리고 함께’가 있다. 개인적 삶과 욕망을 무엇보다 중시하면서도, 모두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시위에 나서며 개인과 공동체의 균형을 잡아가는 프랑스적 지혜를 만나볼 수 있는 것. 또한 ‘견디는 생존’에서 ‘누리는 삶’으로 공동체를 견인한 연대 의식을 담은 말부터 오늘날 프랑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까지, 프랑스를 이뤄온 말들을 통해 우리의 일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롭고 풍요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다.

구매가격 : 11,200 원

시간은 다른 얼굴로 되돌아온다

도서정보 : 김호영 | 2023-10-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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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도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스물네 편의 영화
그 필름 위에 새겨진 아름답고 쨍한 시간들을 리와인드하다
OTT 서비스가 넘친다. 많은 영화를 거실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시대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영화가 새로 나온다. 하지만 시간의 세례를 받은 영화들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생생하게 되살아나 삶의 의미를 전하기도 하고, 여전히 가혹한 현실을 신랄하게 고발하기도 한다.
1990년 이후 제작된 영화는 어느덧 가깝고도 먼 영화들이 되었다. 이 시기에 제작된 보석 같은 영화는 이제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매김한다. 『시간은 다른 얼굴로 되돌아온다』는 1990년에서 2007년 사이에 발표된 영화 중 의미 있는 걸작들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김호영은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EHESS)에서 영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영화이미지학』 『프레임의 수사학』와 같이 국내에서 보기 드문 굵직한 영화 이론서를 비롯해 『아무튼, 로드무비』 등 친숙한 영화에세이를 펴낸 대표적인 영화평론가다.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작가인 동시에 열정적인 영화인이었던 조르주 페렉의 한국어 번역자로도 유명하다.
김호영은 근과거의 영화를 선별해 ‘네오 클래식 무비’라고 이름 짓고, 이러한 영화들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단단히 엮어냈다. <씨네21>에 연재해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던 14편에 10편을 새로 더해 총 24편의 영화를 다뤘다. 왕가위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허우 샤오시엔, 페드로 알모도바르, 난니 모레티, 빔 벤더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짐 자무시, 데이비드 린치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감독의 작품 중 단순히 가장 주목받았던 작품이 아니라 각각의 독특한 매력을 품은 작품들을 세심하게 고르고 골랐다. 멀게는 30여 년, 짧게는 20여 년이 지난 이 영화들은 오래도록 사랑받았던 만큼 현재도 사랑받는 귀한 영화들이다. 가급적 전 세계 다양한 나라의 영화들을 골고루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너무 대중적이지도 너무 실험적이지도 않은 작품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했다. 대부분의 영화가 디지털로 제작되는 시대, 필름 위에 새겨진 아름답고 쨍한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영화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기억이자 그림자다
영화 <리스본 스토리>에서,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 감독은 “영화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기억이자 그 시간의 그림자”라고 말한다. 영화는 지나간 현재에 대해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기억뿐 아니라 떠올릴 수 없는 기억까지 담아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는 곧 영화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왜 영화를 보는가라는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김호영은 책에 담긴 영화들을 통해 이 질문들에 답하면서, 각각의 영화들에 대해 깊이 있게 비평하는 동시에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편안한 문체로 써냈다. 또한 작품의 정서나 스타일도 각각의 글에 새겼다.
<퐁네프의 연인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스틸 라이프>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 이 책에 담긴 작품들은 영화에 별 관심이 없더라도 그 제목은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영화들이다. <아비정전>의 ‘발 없는 새’ 이야기나 홍상수의 <생활의 발견>에 나오는 ‘사람은 못 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와 같은 대사들 또한 영화와 상관없이 여러 맥락에서 회자된다. 최근 <화양연화> <타이타닉> 등 오래된 영화의 재개봉 열풍 또한 이렇듯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영화 속의 새로운 의미, 새로운 감동에 대한 화답에 다름아닐 것이다.
어두운 극장의 스크린 위에서, 작은 모니터 화면 깜빡임 속에서 우리는 영화의 관객인 동시에 삶의 주인공이 된다. 이 작은 책은 우리에게 영화 같은 삶을 선물해준다.

“여기에 모아놓은 영화는 모두 저마다의 시간과 그 그림자를 간직하고 있다. 선명하게 떠올랐다가 이내 희미해지고 과거의 것으로 박제되어 있다가
불현듯 되살아나는 시간들. 누군가에게는 이미 지나간 영화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새로운 영화들이다.”
_프롤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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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의 시간

도서정보 : 조선우 | 2023-10-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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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도

‘휴식의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한 대한민국 국민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열심히 일하는 국민이 또 있을까. 우리는 그 특유의 성실성 덕분에 이제 세계의 선진국들과 나란히 어깨를 함께하며, OECD 회원국도 되고,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잘 새겨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개인은 과연 이제까지 고생한 보람만큼 제대로 된 삶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까.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 보고 놀라는 것은 우리의 도시가 유난히 ‘조용하다’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외국 도시와는 달리, 도시 전체가 조용하다는 것. 아마도 다 일터로 가서 낮에는 온 나라가 조용할 듯하다.
우리는 주말이나 연휴 때에만 겨우 ‘노예살이’ 같은 일터를 벗어나, 폭탄처럼 사람들이 여행지로 쏟아져 나온다. 쉬는 것마저 떼로 몰려다니면서 하는 게 우리네 삶의 현실이다.
이 책 <휴식의 시간>은 저자가 코로나19로 멈춰선 일상에서 제주살이와 부산살이를 통해 ‘여행자로서의 삶’에 대해 즐기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저자 역시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말이나 휴가, 연휴 이외에는 쉬어가지 못했고, 프랑스 사람들처럼 한 달이나 긴 시간을 통해 여행지에 머물면서 ‘휴식의 시간’을 즐길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통해 저자가 깨달아간 새로운 삶의 방식, ‘여행하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방법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단순한 삶을 살아가는 ‘디오게네스식 삶의 철학’이다. 그 깨달음에서 ‘단순한 삶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삶의 철학도 얻을 수 있었다. 더 많은 사람이 그 삶의 철학을 함께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휴식의 시간>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구매가격 : 15,000 원

지금의 균형

도서정보 : 허윤 | 2023-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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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싶다는 마음’에 집중할 것
선택의 순간마다 고민하고 망설인 끝에
사소한 것 하나라도 선택했던 이야기

‘저는 이런 취향의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자신만의 취향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시대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좋아했던 건 진짜 무엇이었는지, 모두가 브랜드인 시대에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지치기도 쉽다. ‘많이 보고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도움이 되긴 하는 걸까’ ‘비효율적이지 않나’ ‘이것저것 해서 나중엔 무엇이 될까’ ‘너무 일만 열심히 하는 것 아닐까’ ‘내것이 쌓이기는 할까’ 등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이들을 위해 이 책은 작은 부분도 명확히 의사결정하고 일이 되게끔 만드는 기획하는 사람의 마음에 집중해 선택하는 순간마다 필요한 삶의 방법을 전한다. 타인이나 사회에 의해 기획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를 기획하는 사람’의 비법을 통해 다채로운 삶의 능동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2,000 원

마음이 머무는 곳에 주인이 되면

도서정보 : 월도 | 2023-09-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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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스님은 왜 사시나요?”
정말 우린 왜 살까요? 그래서 제가 그분께 물었어요.
“그런 건 왜 궁금하신데요?”
그랬더니, 너무 힘들다는 겁니다.
“괴로워 죽겠습니다. 너무너무 힘든데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그분은 제가 멋진 답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질문을 하셨겠지만, 과연 왜 사는지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 저에게 상담을 청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무언가 답답한 게 있는 분들이지,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분은 별로 없어요. 백 년도 못 되는 짧은 인생이라 하지만, 한평생 살다 보면 별별 일을 다 겪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보니 사람 때문에 힘들 때도 있고, 돈 때문에 힘들 때도 있어요. 세상이 발전하면 할수록 더 행복해져야 할 텐데 우리는 왜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이렇게 스트레스받으며 살아야 할까요? 어쩌면 이것은 영원한 숙제일 수도 있어요.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의 모음이에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 사연들도 나옵니다. 아내를 끔찍이도 아끼시던 분 이야기, 오로지 감사만을 말씀하시던 분 이야기도 있고, 참으로 훌륭한 고승들 이야기도 있어요. 물론 저의 어린 시절 추억도 있고, 머리 깎고 출가해서 행자 생활 할 때의 경험담도 있고, 수행자로 살면서 이런저런 망상을 피우던 부끄러운 이야기도 있지만, 저를 찾아와 하소연하던 분들의 인생 고민도 있어요.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원합니다. 이런저런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편안하고 당당한 인생을 살고 싶어 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제 그런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힘겨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이 책은 백 년도 못 사는 짧은 인생이지만, 사람 때문에, 돈 때문에, 때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아픔과 고통을 겪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입니다. 진리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말들이 가득한 이 책을 읽어 가다 보면 좋은 일은 더 좋은 일로 만들어주고, 행복은 더 큰 행복으로 인도하여 여러분의 마음을 보듬어 줄 것입니다.

구매가격 : 11,900 원

티뭉! : 손정빈 산문집

도서정보 : 손정빈 | 2023-09-2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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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뭉! 독특한 제목의 이 책은 손정빈 작가의 첫 산문집이다.
“인간의 모순을 다 간직한 나를 감시하고, 비웃고, 흉보면서 뜨겁게 애정공세를 퍼붓던 티뭉이… 파양이 강아지에게 가장 상처받는 일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인간 또한 상처받으며 살아온 존재로, 상처가 없이 성장은 할 수 없는 것, 잃어야 얻는 게 있는 법이다. 난 티뭉이가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을 바라고 있고, 그 경험으로 영성의 차원이 다른 강아지로 존재하길 원한다.” -머리말에서
작가는 딸네 집에서 데려온 예쁜 털 뭉치 강아지 ‘티뭉’의 눈으로 바라본 ‘주인’(작가 자신)의 일상, 삶의 이모저모, 세상의 여러 풍경을 참신하고 재치 넘치는 산문으로 탄생시켰다.
책에는 순수한 눈빛을 가진 “귀엽고 똑똑한 강아지” 티뭉이와 똑 닮은 산문 74편과 작가가 찍은 여러 장의 사진도 함께 실려 있다.

구매가격 : 7,000 원

아름다운 것에는 눈물이 있다

도서정보 : 박종숙 | 2023-09-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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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로 그리는 자화상> 여섯 번째 책은 박종숙(한국수필가협회 부회장) 수필가의 수필선집 『아름다운 것에는 눈물이 있다』이다. “글을 쓰는 일은 언제나 삶을 품는 일이었다.”라며 문학을 등대로 삶에의 희망을 가꾸어온 작가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자화상. 오랜 창작활동 가운데 발표했던 작품 중 엄선한 38편의 대표작을 엮었다.
「삽짝 너머로 핀 여름」, 「산책 선행」, 「가슴에 심은 꽃」, 「쿠무타크 사막의 달」「명인의 길」 등 5부에 나누어서 실은 작품들은 수필다운 수필을 써야 한다는 작가의 사명감이 고스란히 투영된 감동적인 문학이다. 내면의 언어를 풀어내는 치유의 방편,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빛으로서의 문학을 추구해 온 작가가 독자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사유의 글이 참 아름답다.

구매가격 : 8,4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