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자의 비극

도서정보 : 토머스 미들턴 | 2021-0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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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디체는 공작 때문에 정혼자와 아버지를 잃고 스스로 악인이 되어 공작 가문을 파멸로 이끈다. 스페인어로 ‘빈디체(vindice)’는 ‘복수하는 사람’, ‘앙갚음하는 사람’을 뜻한다. 미들턴은 이름 뜻 그대로 복수의 화신이 되어 가는 빈디체를 통해 당대 영국 귀족 사회의 타락상을 신랄하게 고발했다.

빈디체는 정혼자가 공작의 음흉한 계략에 말려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버지가 공작의 세도에 못 이겨 병환으로 죽은 뒤, 스페인어로 ‘복수하는 사람’을 뜻하는 이름 그대로 복수의 화신이 된다. 죽은 정혼자의 해골을 손에 들고 등장한 빈디체의 독백은 이후 전개될 무시무시한 복수 과정을 예고한다. 한편 공작과 공작의 아들, 새로운 공작부인과 그녀의 세 아들, 공작의 사생아까지, 권세를 등에 업은 이들의 악행은 거침이 없다. 정숙한 부인을 겁탈하고 순결한 처녀를 욕보이고 권력을 위해 간계와 살인도 서슴지 않지만, 법은 이들을 심판하지 못한다. 빈디체는 스스로 악이 되어 공작 부자를 충동질하고 이들이 서로를 죽고 죽이도록 교묘히 계략을 세운다. 그리고 마침내 복수를 완수한다.

<복수자의 비극>은 여러 면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닮았다. 복수를 위해 연극을 이용하는 것이며 복수를 완수한 뒤 복수자도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는다는 결말, 복수자가 손에 해골을 들고 독백하는 세부 장면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두 작품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복수 이후 다가올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햄릿의 죽음 이후 덴마크 왕국은 혼란을 수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복수자의 비극>에선 악의 축이었던 공작 가문이 멸문되다시피 한 뒤 권력을 장악한 안토니오 역시 폭력과 억압으로 공국을 다스릴 조짐을 보인다. 빈디체는 피의 시대를 끝내고자 죄를 자백하며 법에 심판을 맡겼지만, 새로운 통치자 안토니오는 빈디체가 쏘아 올린 반란의 화살이 다시 자신에게로 향할까 두려워 성급히 빈디체를 처형해 버린다. 미래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라는 관점의 차이는 두 작품이 많은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름을 보이는 결정적인 요소다.

토머스 미들턴은 <복수자의 비극>으로 복수극의 전형을 완성했다. 불륜, 살인, 욕정으로 혼탁해진 영국 귀족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곳곳에 풍자 섞인 대사와 장면들을 배치해 웃음을 유발한다. 한편 복수 끝에 도래할 세계가 전보다 새롭지도, 낫지도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결말은 ‘복수자의 비극’이 단순히 죽음만은 아님을 의미한다. 희망을 꿈꾼 복수자에게는 희망이 없는 미래야말로 진정한 비극이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18,240 원

인간과 초인

도서정보 : 조지 버나드 쇼 | 2021-0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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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극작가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은 누구인가?” 한 기자의 물음에 쇼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그야 물론 나지.” 그 자신만만함에는 근거가 있었다. 1925년 스위스 한림원은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체, 재기발랄한 풍자로 이상주의와 인도주의 사이에 놓인 그의 작품을 기리며” 쇼에게 노벨상을 수여했다. <인간과 초인>에는 쇼의 이런 작가적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어 있다. 남녀의 삼각 로맨스에 초인 사상을 절묘하게 결합한 걸작이다.

비평가, 정치적 활동가, 논객으로서 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극작가로서 그에 대한 평가는 확고하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그것을 깨부수고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의미에서 영문학사상 그의 서열은 셰익스피어 다음이다. 60여 편의 드라마를 썼는데 사회 풍자, 위트와 유머가 풍부한 희극에서 그의 재주는 두드러졌다. 특히 “철학적 희극”이란 부제가 붙은 ≪인간과 초인≫에서 쇼는 남녀의 삼각 로맨스로부터 “초인”으로 대표되는 니체의 철학 사상을 전개해 나가며 적재적소에 유머와 농담을 배치해 희극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등장인물들의 기지 넘치는 대화, 심도 있는 토론 속에서 자연, 본성이 추동해 나가는 생명력 있는 삶이 이상 사회를 만들어 낸다는 쇼의 오랜 철학적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화이트필드 경이 죽으면서 딸 앤의 후견인으로 로벅 렘스덴과 잭 태너를 지목한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노인 로벅 렘스덴은 자유주의자 태너를 못마땅해하지만 앤 화이트필드는 태너를 자신의 배우자로 낙점한다. 앤과의 사랑은 물론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를 경멸하는 태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앤은 갖은 방법으로 그를 유혹한다. 태너는 앤에게서 도망치듯 스페인으로 향했다가 숲에서 산적 떼를 만나 붙잡히는 신세가 된다. 이어지는 꿈속 장면에서는 돈 주안과 석상, 석상의 딸 아나가 등장해 선과 악, 천국과 지옥, 천사와 악마를 주제로 격렬히 토론한다. 꿈에서 깬 태너는 극적으로 앤과 재회하고, 앤은 결혼은 물론 아버지가 태너를 후견인으로 지목하도록 한 것까지, 모두가 앤 자신의 의지였음을 밝히며 태너에게 결혼을 종용한다. 앤의 강력한 의지 앞에 태너도 결국 굴복하고 만다.

버나드 쇼의 사상이 집약된 이 작품은 극의 구조부터 상황 설정, 극 중 대사까지 고도의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게다가 삶과 죽음의 문제, 천국과 지옥의 관계 등 심오한 주제 때문에 다소 난해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몰입을 높이는 극적 반전과 재기 넘치는 대사는 독자를 사유의 길로 인도한다. 그리고 앤과 태너의 결합으로 초인(Superman)이 탄생하리라는 결말부의 암시에 이르러 독자는 쇼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한 진짜 메시지에 닿게 된다.

1905년 영국에서 초연되었던 <인간과 초인>은 런던의 코트극장에서 176회 상연되었다. 참고로 당시 최고의 흥행 기록은 <아무도 몰라>(149회)와 <존 불의 다른 섬>(121회)이었다. 쇼는 <인간과 초인>으로 신세대 지식인들의 우상으로 떠올랐고 이후 10여 년간 그 자리를 지켰다. 그가 20세기 초부터 1차 세계 대전 이후에 이르기까지 젊은이들에게 미친 영향은 웰스나 체스타튼, 벨록, 골즈워디, 베넷 등 당시의 다른 인기 작가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대단했다.

구매가격 : 16,640 원

타르튀프

도서정보 : 몰리에르 | 2021-0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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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4세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하던 몰리에르는 문제작 <타르튀프>로 인해 연극 인생 최대 고비를 맞는다. 종교인의 위선을 대담하게 비판하고 나선 이 작품에 교회와 성직자들이 거센 비난을 퍼부었고 이후 <타르튀프>의 공연은 한동안 금지되었다. 수년 만에 겨우 다시 무대에 오른 <타르튀프>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후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타르튀프’는 프랑스어에서 ‘위선자’를 뜻하는 일반명사가 되었다.

1664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초연된 <타르튀프>는 곧 교회와 성직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희극’의 본분을 잊고 감히 ‘종교’ 문제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이후 <타르튀프> 공연이 전면 금지되었다. 몰리에르는 <타르튀프>의 공연을 위해 백방으로 애썼다. 루이 14세에게 청원을 넣기도 하고, 내용 일부를 손봐 제목까지 바꾸어 무대에 올리려고도 했다. 공연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며 고등법원에 소송도 제기했다. 이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자 몰리에르는 그 충격으로 한동안 극장 문을 닫아야만 했다. 초연 이후 5년이 흘러서야 이 작품에 대한 해금이 이루어졌다. <타르튀프> 공연이 이토록 순탄치 않았던 배경에는 정치 종교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종교인의 위선을 거침없이 폭로한 내용으로 인해 교회와 고위 성직자들 눈밖에 난 이유가 가장 컸다.

오르공은 성직자 타르튀프를 집에 들인 뒤 그를 성인처럼 떠받들며 다른 가족들도 그에게 봉사하도록 강제한다. 이에 불만을 품고 있던 가족들은 오르공이 약혼한 딸을 파혼시켜 타르튀프와 결혼시키려 하자 참았던 분노를 폭발시킨다.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타르튀프의 위선을 조목조목 꼬집지만 오르공은 타르튀프에 대한 믿음과 섬김을 거둘 줄 모른다. 한편 타르튀프는 오르공의 맹목적인 호의를 방패삼아 오르공의 아내 엘미르를 유혹하려다 오르공의 아들 다미스에게 덜미를 잡힌다. 타르튀프의 배은망덕함이 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오르공이 이를 좀처럼 믿지 않자 엘미르는 타르튀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대담하게 덫을 놓는다. 위선자 ‘타르튀프’는 당시 프랑스에서 ‘영혼의 지도자’를 자처하며 각 가정에 상주하던 성체회 소속 수도사를 빗댄 인물이다. 이들은 가족들의 사생활까지 단속하면서 프랑스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는데, 몰리에르가 직접 그 폐단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몰리에르의 직업적 삶이 희극과 축제로 어우러져 있다고 해도 그의 인간적·지식인적 삶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중세로의 회귀를 꿈꾸는 귀족, 타락한 정치적 종교인, 스콜라 철학에 그 뿌리를 둔 사변적 의술을 고집하는 의사, 아리스토텔레스적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학자 등 시대착오적인 세계관 속에서 경직된 도덕률을 고사하려는 수구 세력에 대한 투쟁이었다. 급진 가톨릭 세력으로 규합되는 이들은 사실 젊은 왕 루이 14세에게도 공통의 적이었다. 왕은 새로운 권력의 확립을 위해 종교와 정치는 물론 학문과 예술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려 했다. 루이 14세가 몰리에르를 보호해 준 것은 이 공통의 적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으며, <타르튀프>는 이 둘의 이해관계가 탄생시킨 작품이었다. 그러나 루이 14세는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곧 예술적 자유를 억압하기 시작했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누구보다도 강했던 예술가 몰리에르에게 이러한 폭압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이제 루이 14세에게도 몰리에르 같은 자유로운 예술가들은 전제주의(專制主義)적 왕권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존재로 비쳐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왕 루이 14세와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작가 몰리에르의 극적인 만남, 밀월 그리고 결별로 이어지는 역사적 에피소드는 절대 권력을 손에 쥐려던 왕과 자유의 가치를 사수하려던 예술가의 공감과 반목의 드라마였던 것이다. 그리고 <타르튀프>는 이 드라마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다.

구매가격 : 10,240 원

알프스의 황혼

도서정보 : 페터 투리니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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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정의 한 외딴 집에서 40년간 홀로 살아온 한 맹인이 맹인협회에 편지를 쓴다. 자신을 도울 여성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다. 그로부터 얼마 뒤 정말 이 집에 한 여인이 방문한다. 둘은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여인은 자신이 자스민이며 창녀라고 말한다. 맹인 협회가 그녀를 산속 맹인에게 고전문학을 읽어 주고 필요하다면 좀 더 서비스를 하도록 보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고전작품을 점자로 끊임없이 읽은 덕에 장엄한 연극적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노인이 말한다. “자스민, 나는 당신을 원합니다.” 그는 비길 데 없이 품위 있고 우아하게 말한다. 노인의 진지함에 동요해 창녀는 갑자기 창녀 역할을 중지한다. 자스민은 호피 무늬 코트를 벗고 화장을 지우고 가발을 벗는다. 그녀는 맹인 협회의 여비서라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엄격한 서류 심사로 평생 반려자를 찾아 높은 산의 로미오에게로 왔다고 말한다. 자신은 사랑이 없는 외롭고 슬픈 삶을 살아왔으며 어느 한 남자도 자기를 열망하며 바라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러자 노인은 이제 생생하게 살아난 남성적 갈망으로 열렬히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게 다 드러난 것은 아니다. 맹인과 여인은 고백을 거듭하며 자신들의 정체를 바꾼다. 그래서 이들이 진정 누구인지는 수수께끼로 남는다. 무엇이 진실일까?

구매가격 : 11,600 원

로미오와 줄리엣

도서정보 : 윌리엄 셰익스피어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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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터규 가문의 로미오, 캐퓰릿 가문의 줄리엣, 어리고 물정 모르는 두 젊은이는 서로가 원수 집안인 줄도 모르고 첫 만남에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연인의 바람과 달리 집안의 반목은 더욱 심해져 가고, 우발적인 칼부림 가운데 로미오의 친구이자 영주의 친척 머큐쇼가 줄리엣의 친척 티볼트 손에, 티볼트가 로미오의 손에 죽고 만다. 영주의 명으로 로미오는 결국 추방당하고 줄리엣과 재회하기 위해 둘의 결혼을 주재했던 신부를 찾아가 묘책을 얻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랫동안 반목했던 원수 집안의 자제들이라는 점은 이들의 사랑에 커다란 장애로 작용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연인들 앞에 가로놓인 장애는 도리어 그들의 사랑을 더욱 강하게 결속한다. 흔히들 로미오와 줄리엣을 운명의 장난에 희생된 연인으로 간주하고 불운한 연인의 전형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의 순수한 사랑의 좌절과 죽음은 독자들의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다. 그들은 사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사랑만을 믿고 숭배한다. 여기에 그 어떤 것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들 앞에 주어진 운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둘의 열렬한 사랑은 죽음 이후에야 결실을 맺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육체는 죽었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영원히 결합한다.

구매가격 : 11,840 원

나는 사라진다/나의 그 무엇도

도서정보 : 아르느 리그르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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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연극상, 브라겐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쌓아 가고 있는 노르웨이 극작가 아르느 리그르의 작품 <나는 사라진다>와 <나의 그 무엇도>를 엮었다. 작가 인터뷰를 수록해 그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재난이 연상되는 배경 속에서 인물들은 과거와 현재, 실제와 환상을 오가며 독백적인 대사를 툭툭 내뱉는다. 끊어지는 대사 가운데 많은 말들이 생략되거나 중단된다. 인물들의 흔들리는 내면은 무대 지시나 축약된 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강조되거나 기울어진 서체를 통해 시각적으로도 표현된다.

나는 사라진다
천재지변인지 전쟁인지 내란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소시민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난 상황에서 <나는 사라진다>의 등장인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제삼자의 시선에서 자신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이들을 상상한다.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에 맞서는 상황, 가족을 버려야 살 수 있거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사랑하는 이를 죽여야 하는 상황 등 주인공 ‘나’와 주변 인물은 세상의 끝자락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상상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자신들의 삶을 반추한다. 이탤릭체로 표기된 상상 속 인물들의 대화처럼 굵게 쓰인 지문도 주인공 ‘나’를 객관화한다. ‘나’를 객관화하는 것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노력이자 상황에 전복되지 않으려는 차가운 몸부림이기도 하다.

나의 그 무엇도
<나는 사라진다>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익숙하지 않은 남녀가 애써 대화하며 관계를 이어 가는 장면으로 <나는 사라진다>가 끝난다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창작한 작품이 <나의 그 무엇도>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만남과 헤어짐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뜻밖의 재앙이 닥친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두 작품은 이런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다른 사람에 의해 포장된 나의 이미지와 진정한 나, 타인과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구매가격 : 11,840 원

건축가 솔네스

도서정보 : 헨리크 입센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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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의 후기작으로 말년에 이른 예술가의 고뇌를 담고 있어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체계를 세운 시점보다 앞서 정신분석 관점에 입각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제시하고 있다.

어느 날 낯선 여인이 대건축가 솔네스를 방문한다. 자신을 방엘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과거 솔네스가 교회 첨탑에 종을 매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로 솔네스는 더 이상 교회를 짓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이 살 집을 지어 주며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 나갔다. 그러고 마침내 대건축가 위치에 올랐지만 현재는 젊고 역량 있는 후배들의 도전에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다. 솔네스 부인은 갑자기 나타나 과거를 환기하며 솔네스가 이상에 오르도록 충동질하는 방엘을 경계한다.
대건축가 솔네스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 올랐던 예술가다. 이상을 좇던 때도 있었으나 한계에 부딪쳐 현실과 타협했고, 그럼에도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예술가로서 성취를 이루었다. 이제 새로운 예술가의 등장과 부상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를 맞았지만 솔네스는 최고의 위치에서 내려오길 두려워한다. 대건축가 솔네스의 고뇌에는 말년에 이른 입센 자신의 고뇌가 반영되어 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은 입센의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라 평가된다.

구매가격 : 13,440 원

하얀 악마

도서정보 : 존 웹스터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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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악마>는 자코비언 시대를 대표하는 존 웹스터의 대표작이다. 이탈리아 궁정 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다룬다. 실제 사건 개요는 이렇다. 내연 관계이던 비토리아와 브라치아노 공작은 각자의 배우자를 살해한 뒤 파두아로 도피해 결혼식을 올린다. 이에 추기경과 유력 귀족 가문이 살해된 친족의 복수를 위해 두 사람을 쫓는다. 결국 브라치아노 공작과 비토리아 모두 죽게 되었고, 브라치아노의 비서이자 비토리아의 친동생이었던 플라미니오 역시 둘의 불륜에 일조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 웹스터는 이 사건의 정황이 담긴 여러 기록을 참고해 비극 <하얀 악마>를 완성했다.

<하얀 악마>가 지칭하는 것은 비토리아다. 화려한 언변, 아름다운 외모, 정치적인 수완을 모두 갖췄지만 죄악을 저지르는 데 주저함이 없고 비정한 악마의 면모도 보여 주는 비토리아는 셰익스피어의 이야고처럼 극의 갈등을 주도하는 주인공이다. 가문의 한계와 여성이라는 태생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비토리아는 이탈리아 궁정의 최고 권력자 공작을 쥐락펴락하며 사랑은 물론 부와 권력까지 쟁취한다. 일련의 살인 사건과 브라치아노 공작과의 불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재판이 열리지만, 재판에 참석한 귀족들과 재판장의 권위 앞에서도 그녀는 주눅 드는 법이 없다. 떳떳함을 주장하는 그녀의 기백에 오히려 배심원단과 재판장이 제압당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웹스터는 비토리아를 고결하면서도 악마적인 모순된 인간상의 전형으로 그려냈다. 전통적인 여성상에는 완전히 배치되는 그녀의 등장으로 영국 르네상스 드라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여성 캐릭터가 탄생했다.

여기에 더불어 웹스터는 플라미니오란 인물을 통해 영국 귀족 사회의 한계를 꼬집는다. 한미한 귀족 가문 출신이던 플라미니오는 누이 비토리아를 통해 권력의 중심을 향해 나아간다. 작품 전체를 통틀어 단연 최고의 사상가인 플라미니오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신분 때문에 출세가 막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영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출세를 위해 온갖 범죄와 심지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플라미니오에게 웹스터는 계속해서 가장 철학적인 대사들을 부여한다. 끝을 모르는 악행의 대가로 고통스럽게 죽어 가면서 “죽음을 통해 모든 고통을 끝낼 망각의 상태를 찾아야 한다”고 외치는 플라미니오는 유난히도 추악했던 실화 사건 이면의 보편적인 진리를 전한다. 이 작품이 웹스터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자 셰익스피어 이후 대중 극장에서 공연되었던 가장 훌륭한 복수 비극의 하나로 인정받는 이유다.

구매가격 : 18,240 원

알케스티스

도서정보 : 에우리피데스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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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은 제우스에게 아들을 잃은 뒤 그 복수로 제우스에게 벼락을 만들어 준 키클롭스를 모두 죽인다. 제우스는 아폴론에게서 신의 지위를 박탈하고 인간에게 노예로 봉사하라는 벌을 내린다. 이런 연유로 아폴론은 잠깐 인간 아드메토스를 주인으로 섬기게 된다. 이때 아드메토스는 노예 신분이 된 아폴론을 여전히 신으로 예우했고, 아폴론은 그의 겸손한 태도에 감동해 보답으로 그를 죽음 문턱에서 구해 주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드메토스를 대신해 명계로 향할 누군가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했다.
아드메토스와 한때 죽기를 각오하고 함께 싸운 전우들도, 그를 세상에 있게 한 부모도 모두 아드메토스를 대신해 죽기를 거부한다. 그때 단 한 사람, 아드메토스의 아내 알케스티스가 그를 대신해 죽겠다고 나선다. 모두가 죽음을 거부하는 가운데 오직 그녀만이 두려움 없이 죽음을 받아들이며 고고한 영웅성을 내비친다. 여성 캐릭터 구축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에우리피데스는 이 작품에서 알케스티스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삶과 죽음에 임하는 그녀의 남다른 태도를 영웅적으로 묘사했다.
알케스티스의 장례가 한창인 아드메토스의 성에 헤라클레스가 손님으로 찾아온다. 아드메토스는 상중에도 헤라클레스를 손님으로 극진히 대접하고, 아드메토스에게 닥친 불행을 알 리 없었던 헤라클레스가 뒤늦게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면서 극은 반전을 맞는다. 헤라클레스는 아드메토스를 위해 죽은 알케스티스를 저승에서 구해 오기로 작정한다.
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는 지나치게 삶에 집착하는 인물들을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재현한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삶의 소중함을 환기시키며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만든다.

인간은 누구나 다 죽어!
죽기 마련이야! 그 누구도 자신이
내일도 여전히 살아 있을지 알지 못해.
운명의 발걸음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몰라.
(…)
자네들은 인생을 즐겨!
술을 마시고, 매일매일을
자네들 것으로 여기고 즐기란 말일세. (제4삽화)

헤라클레스가 알케스티스의 죽음을 슬퍼하는 하인들에게 한 말이다. 삶과 죽음은 서로 멀지 않고, 만인이 죽음 앞에 평등하듯 삶 또한 만인에게 똑같이 소중하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그리스 비극이 공통적으로 피력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구매가격 : 11,840 원

간계와 사랑

도서정보 : 프리드리히 실러 | 2020-12-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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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국민작가’, 실러의 희곡 <간계와 사랑>은 구성과 사건의 극적 전개가 치밀하게 짜여 있어서 희곡 작법의 교범이라 불린다. 연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속에서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점을 보여주는 <간계와 사랑>은 오늘날까지도 시대를 뛰어넘은 생명력을 자랑한다.

<간계와 사랑>은 절대군주와 귀족계급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도전장이며, 시민비극의 최고봉을 이룬다. 시민비극은 독일 역사상 일정한 기간에 나타난 희곡의 장르로서 일종의 시대극이다. 시대극은 물론 시대적 배경이 바뀌면 시의성을 잃게 된다. 그러나 <간계와 사랑>은 오늘날까지도 독일의 무대에서 생명력을 자랑하는 ‘스테디셀러’다. 이 극작품이 시대극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는 문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에는 비극의 주인공은 왕이나 귀족과 같이 고귀한 신분이어야 한다는 신분 조항이 있는데, 시민계급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이제 시민들도 당당히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실러의 극작품 중에서 동시대의 사회 및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 희곡은 <간계와 사랑>이 유일하다. 또한 <간계와 사랑>은 희곡 구성과 극적인 사건의 전개가 치밀하게 잘 짜여 있어서 가히 희곡 작법의 교범이 될 만하다. 독일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간계와 사랑>은 오늘날 연극으로서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으로서도 많은 사람들의 애호를 받고 있어서 우리가 꼭 읽어야 되는 고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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