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보다 월급이 소중한 직장 생활 1

도서정보 : INJI | 2023-10-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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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보다 월급이 소중한 직장 생활 2

도서정보 : INJI | 2023-10-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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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가격 : 12,000 원

하드햇과 함께한 세계 여행

도서정보 : 박홍섭 | 2023-10-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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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가격 : 10,200 원

나의 곳

도서정보 : 이은숙 글 · 그림 ︱ 정한빛, 최승현 편집 | 2023-10-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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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가격 : 11,400 원

쿠키런, 용기를 구워줄게!

도서정보 : 권글 | 2023-10-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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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킹덤’ 쿠폰]은 전자북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 종이책에만 수록되어 있습니다. **

국내 1호 동기부여가 ‘권글’ 작가와 용기의 결정체 ‘쿠키런’의 환상적인 만남
방향을 잃고 멈춰버린 우리들에게 전하는
오븐 탈출 쿠키들의 따뜻하고 포근한 용기의 말들



◎ 도서 소개

국내 1호 동기부여가 ‘권글’ 작가와 용기의 결정체 ‘쿠키런’의 환상적인 만남
방향을 잃고 멈춰버린 우리들에게 전하는
따뜻하고 포근한 용기의 말들

2016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글로벌 정식 출시 이후 2021 대한민국게임대상 최우수상, 2021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해외진출유공 문체부장관 표창에 이르며 모바일 게임의 강자로 우뚝 선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캐릭터가 허무의 시대를 경쾌히 건너는 용기 에세이로 독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오븐을 깨고 탈출해 자신들의 세상을 만드는 당찬 매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쿠키런〉 속 쿠키들이 베스트셀러 『당신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줄게요』의 저자이자 ‘하루 하나씩 당신에게 권하는 글’을 통해 매달 1000만 명의 고단한 하루를 위로해주는 국내 1호 동기부여가 권글 작가와 만나 에세이 『쿠키런, 용기를 구워줄게!』를 출간하였다.

“사소한 이야기는 없어. 작은 이야기가 모여 장대한 시가 되는 걸.”
“우린 강해져야 해요. 언젠가 좋아하는 쿠키에게 의지가 되기 위해서라도!”
“오랜 끈기와 노력만 있다면 어떤 평범한 쿠키라도 멋지게 성장할 수 있어!”

가만히 익어가는 ‘뻔한 쿠키의 삶’이 아닌 끊임없이 달리며 희망을 그리는 쿠키들의 모습은, 실제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작가와 어딘가 닮아 있다. 『쿠키런, 용기를 구워줄게!』에서 담아낸 차분하고 평온한 위로의 말들은 장마처럼 이어지는 일상의 우울감, 내일의 희망까지 먹어버린 끝없는 불안감을 안은 '마음과 기운이 꺾인 모든 사람들에게' 불현듯 위로를 건네고 인생을 씩씩하게 살아갈 씨앗까지 남기고 간다.

『쿠키런, 용기를 구워줄게!』는 권글 작가만의 밀도 있는 감정 묘사와 쿠키런 세계관을 옮겨 온 일러스트를 결합한 책이다. ‘용감한 쿠키’를 중심으로 한 각기 다른 개성의 캐릭터들을 찾아보는 재미와 부록에 녹여낸 아기자기한 스토리,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와 ‘쿠키런 킹덤’에서 사용가능한 보상 쿠폰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오늘도 평화로운 방가네입니다 : 웃음과 눈물 사이 그 어디쯤의 이야기 | 방가네 저 | 2022년 9월 | 18,800원
▶ 측은한 청진기엔 장난기를 담아야 한다 : 위드 코로나 의사의 현식 극복 에세이| 이낙원 저 | 2022년 3월 | 15,000원




◎ 책 속으로

우리의 인생이 매 순간 아름답게 빛나지는 않아. 일상은 실수의 연속이며 때론 뜻하지 않은 고난과 역경으로 절망감에 빠져 좌절하고 무너져 캄캄한 어둠에 갇혀버리기도 하지. 하지만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면 당신이 꼭 이겨냈으면 좋겠어. 깊은 어둠일수록 별은 더 밝게 빛나는 법이니까. 이 용기의 조각들이 당신의 삶에도 별이 되어 밝게 빛나기를 바라며.
【프롤로그_4쪽】

만약 삶에서 길을 잃게 된다면 가끔은 자유롭게 헤매도 좋아. 헤매는 동안의 만나게 된 경험이 언젠가는 도움이 되기 마련이야. 길을 잃어 정신없이 헤매다 보면 가끔은 삶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 설렘을 주곤 해. 정신없이 헤매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을 하고 길이라고 믿었던 곳이 막다른 길이 되기도 해. 인생에서 의미 없는 시간은 없고 인생에는 정답이 따로 정해져 있진 않아. 결국에는 그 모든 경험이 당신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의 멋진 지도가 되어줄 거야.
【가끔은 헤매는 것도 도움이 될 테니_31~32쪽】

유난히도 고생했을 당신이 이제 쉬어갔으면 좋겠어요. 되돌아 볼 시간도 없을 텐데 휴식을 갖고 마음을 추스르세요. 휴식은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더 멀리 가기 위한 준비니까요. 지금까지 힘들게 버텨왔을 당신에 몸과 마음에도 선물이 필요해요. 그러니 지칠 땐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요.
【지칠 땐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_47쪽】

익숙했던 골목을 거닐다 보면 문득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곤 해. 이제는 기억 너머 하나의 점이지만 지금까지 그 점들이 모여 선이 되었고, 그 선은 나에게 길이 되었으니. 그냥, 있는 그대로 괜찮다.
【그냥, 있는 그대로 괜찮아_68쪽】

우리의 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면의 어두움에 겁먹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나를 마주하자. 그 어두움 역시도 나의 일부니까. 그 사실을 인정하면 더 밝아질 테니까. 조금 헤매고, 조금 더딜 수 있겠지만 나대로 살아가보려 노력한다면 당신의 봄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다.
【당신의 봄_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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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문학동네시인선 201)

도서정보 : 한여진 | 2023-10-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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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
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

고요하고 둥글게 모든 것을 감싸안는
부드럽고 단단한 순백의 힘

문학동네시인선 201번으로 한여진 시인의 첫번째 시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를 펴낸다. 2019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앞 연에서 예고한 바 없이 다음 연에서 펼쳐내는 세상이 크고도 희고도 맑”으며 무엇보다도 “아름다”웠다(시인 김민정), “미움이나 슬픔 따위가 사라진 ‘텅 빈 구멍’을 끈기 있게 들여다”보는 “이 시인에게 무척 믿음이” 가고 “벌써 우정을 느낀다”(시인 진은영), “다양하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가진 시인의 탄생을 예감할 수 있었다”(시인 황인찬)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시 48편을 골라 엮었다. 그간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박준)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이원하)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고명재) 등 신선하고 개성 있는 목소리를 지닌 새로운 시인을 소개하는 데 집중해온 문학동네시인선의 200번대를 여는 시집이기에 더욱 뜻깊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말랑한 것들, 역사가 아닌 것들, 기록되지 못한 것들, 내가 나일 수 없던 것들, 그것들에게 이름 붙여주는 일을 하겠다고”(「제목 없는 나의 노래와 시와 그림과 소설」) 다짐한다. 그 목소리는 “조용하고 둥글”(「검은 절 하얀 꿈」)어 일견 연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편편의 시들은 그 유연함이야말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힘임을 확인케 한다.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낸 두부처럼, 부드럽게 내려와 모든 것을 감싸안는 순백의 눈처럼 희고 고요한 힘을 지닌 시가 여기 도착했다.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읽던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있었고

그것이 이 책의 유일한 결말은 아니니까

(…)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
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

이것은 소설일까 아닐까

고개를 들면 온통 하얀 창밖과
하얗게 뒤덮인 사람들이 오고가는 풍경

모든 것이 끝나도
어떤 마음은 계속 깊어진다

_「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에서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라는 제목과 새하얀 표지가 건네는 첫 느낌대로 한여진의 시에서는 유독 흰색이 도드라진다. 표제작을 포함해 여러 시의 배경이 하얀 눈으로 가득한 겨울날인데다 양(「어떤 공동체」)과 흰고래(「기다렸다는 듯 나타나는 밤은 없고」)부터 순무(「순무는 순무로서만」), 밀가루 반죽(「미선의 반죽」), 그리고 “하얀 문”(「검은 절 하얀 꿈」)까지 주요 이미지가 온통 하얀 까닭이다. 이 넉넉한 흰빛은 시집 전체를 눈 덮인 세상과도 같은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 자리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처럼 시집의 고즈넉한 정경에 힘을 실어주는 흰색은 한여진의 화자와 만나 또다른 사유를 가능케 한다. 그것은 바로 흰색이 무언가를 써내려갈 수 있는 하얀 종이의 모습으로 드러나면서다.

검은 솥을 들여다보면 아무리 채워도 넘치지 않는 검은 물이 있다 그 속엔 대체 무엇이 있길래 솥은 한없이 검은가 나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쓰지 않는다 솥이 없는 하루에 대해 쓴다 솥에서 유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쓴다 마당을 둘러싼 담장 밖에 대해 쓴다 큰할머니와 할머니와 엄마와 이모와 언니가 아닌 것들에 대해 쓴다

_「솥」에서


신촌 골목길을 걸으며 네가 해준 이야기
누군가 그 얘기를 듣고 한참을 울더니 소설로 쓰겠다고 했다

너는 희미하게 웃었고
사실은 말야, 나도 뭔가를 쓰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때 기차가 굉장한 소음을 내며 지나갔다

_「소설처럼」에서


앞서 인용한 시편들에서 알 수 있듯 한여진 시의 화자는 많은 경우 ‘쓰는’ 사람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그의 쓰기는 어째서인지 계속해서 실패하는 것처럼 보인다. 같은 이야기를 공유한 누군가가 그것을 “소설로 쓰겠다고” 선언하는 동안 ‘나’는 “나도 뭔가를 쓰는 중이라고” 말하지 못한다(「소설처럼」). 방금 전까지 선명했던 꿈은 “글로 옮기는 순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게 되고(「초기화」), 완성한 줄 알았던 글은 어느 순간 ‘초기화’되어 ‘나’는 “눈을 뜨면 다시 빈 노트 앞”에 있다(「초기화」).

서사를 지닌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하는 한여진의 시들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몇몇 힌트를 통해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이를테면 솥뚜껑에 맞아 죽은 ‘나’의 이모와 솥 아래서 불타 죽은 ‘나’의 언니(「솥」), 그리고 영동고속도로에서 트럭 전복 사고로 죽은 ‘나’의 삼촌(「영동고속도로 끝에는 미래가」)을 통해, 더 정확하게는 그들이 맞이한 ‘결말’을 통해서다.

한여진의 화자에게 있어 기록은 일어난 일을 고정시켜버리는 행위인 듯하다. 문장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유일한 결말”(「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를 고정시키지 않기 위해 화자가 택하는 것이 바로 ‘다시 쓰기’이다. 그는 하얀 종이 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검은 글씨를 다시금 하얗게 덮어버리고, 그렇게 만들어낸 흰색 위에 또다시 새롭게 쓴다.

“해피 엔딩은 믿을 수가 없”(「미선의 생활」)다던 미선 언니는 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실로 두려운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진 막막한 현실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이 다 사라진 채로 너절하게 모습을 드러낸 미래가 아닐까. 그렇기에 시인은 과거의 기억들을 붙잡고 닫힌 엔딩을 거부한 채 초기화된 첫 문장으로 자꾸만 되돌아가려는 것 같다. _조대한(문학평론가), 해설에서

그러니 ‘미선 언니’가 ‘해피 엔딩’을 믿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것일 테다. 문학평론가 조대한이 짚어 보였듯 그것은 미래의 가능성을 닫으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여진의 화자는 이미 쓴 종이 위에 계속해서 흰색을 덧입히고 또 덧입히며 끊임없이 미래를 다시 써낸다. “계속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남은 하얀 반죽만이 우주가 될 수도 있고 이불보가 될 수도 있으며 천사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얻으므로(「미선의 반죽」).

내가 숨쉴 수 없는 공간인 줄도 모르고 공허와 폐허인 줄도 모르고
다른 건 배운 적 없는 나는 그런 세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

눈을 뜬다 숲속에 앉아 있다 고요하지만 살아 있는 것들로 가득한 숲 안경원숭이 비단고사리 하늘말나리 소사나무 코럴블루 양떼구름 새털구름 이런 이름 말고도 그들에겐 다른 이름들이 있을 것이다 진짜 이름들 기록되지 못한 것들

나에게도 나만의 노래와 시와 그림과 소설이 있다고 하면 보지 않을래?

숲의 경계선에 서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바라본다 오래된 길
하지만 오랫동안 인적이 없던 길
손에 불씨를 들고

그리고 생각한다 말랑한 것들, 역사가 아닌 것들, 기록되지 못한 것들, 내가 나일 수 없던 것들, 그것들에게 이름 붙여주는 일을 하겠다고 그리고 오래 살았다는 남자를 찾아가 그에게 손을 내밀고 나만의 방식으로 그의 이름을 지어주게 될 나의 미래를

_「제목 없는 나의 노래와 시와 그림과 소설」에서

그렇게 한여진의 화자가 다시 쓰고자 하는 미래는 그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화자는 “오래 살았다는 남자”가 만들어놓은 “내가 숨쉴 수 없”는 세계 위에 “남자 아닌 여자/ 아닌 여자/ 아닌 여자”들도 숨쉴 수 있는 세계를 세우겠다고(같은 시), 오늘 현장에서 죽은 동료의 이름을 기억하고(「기호와 소음」) 끝없이 총성이 울리는 곳에서 스러져간 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써내려가겠다고 말한다.

잊혀진 기억의 실마리를 끈질기게 붙들고 미처 기록되지 못한 자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려는 한여진 시인이야말로 무명의 위 세대들이 남긴 유산의 정당한 계승자일 것이다. 그 미래와 과거가 충돌하는 틈바구니 속에서, 아직 도착하지 못한 존재들과 실패한 기억의 흔적 위에서, “내가 잊어버린 것”과 “네가 잊어버린 것// 사이의 간격”(「초기화」) 너머에서, “지나간 기록에 대한 기록”과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들”(「제목 없는 나의 노래와 시와 그림과 소설」)이 겹쳐지는 바로 그곳에서 시인의 시는 시작되는 것 같다. _조대한(문학평론가), 해설에서

그러므로 조용하고 둥근, 아름다운 흰빛을 연상케 하는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검은 절 하얀 꿈」 「밤 친구」 「나이트 사파리」 같은 시편들에서부터 시작해 여성주의적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오는 「솥」 「캐넌」 「제목 없는 나의 노래와 시와 그림과 소설」과 ‘미선 언니’ 연작, 시사적인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팔레스타인에서」 「화염」 「Beauty and Terror」 「혁명과 소음」 등의 작품들까지 경유하고 나면 우리는 비로소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가 지닌 흰색이 마냥 무구하고 투명한 빛깔이 아니라 다양한 색과 “공허와 폐허”마저 모두 감싸안은, 부드럽고도 강인한 눈과 같은 빛깔임을 알 수 있다. 창밖으로 하얀 눈이 내리고 두부는 평화롭게 구워지고 있는 가운데 다시 마주한 빈 노트 앞에서(「초기화」),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구매가격 : 8,400 원

내가 만난 사막여우

도서정보 : 강현국 | 2023-10-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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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영상은 사진과 그림의 경계에 있고, 그의 문장은 산문과 시의 경계에 있다. 두 경계가 만나서 펼쳐 보이는 그의 디카시는 형식부터 낯설고 불온하다. 디카시에도 고전과 전위가 있다면, 강현국의 디카시는 단연코 전위이다. 전위는 기교가 아니라 정신이다. 기성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새로움에 대한 지독한 갈증이 전위를 만든다. 그래서 이 디카시집은 어디까지가 디카시이고 어디서부터 디카시가 아닌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 물음은 단단하고 날카롭게 우리의 자동화된 인식을 충격하고 디카시에 대한 느슨한 믿음을 가격한다. 디카시는 편안하고 만만한 장르라고 여겼던 독자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 혼란스러움이 우리 디카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거라고 믿는다.

-김남호(시인, 문학평론가)

구매가격 : 10,800 원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도서정보 : 이용한 | 2023-10-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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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어린 고양이가 길에서 살아남아
성묘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이용한 작가가
거리의 고양이들과 협업한 17년간의 기록

‘고양이 식당’ 운영자로 잘 알려진 이용한 시인은 스스로 ‘고양이 식당’ 1, 2, 3호점이라 이름 붙인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이용한 작가의 신작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는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 40마리가 성묘로 자라나기까지의 기적 같은 성장기를 17년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이용한 작가는 어느 날 길가에 버려진 소파에서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보물처럼 품고 젖을 먹이는 장면을 보고 하릴없이 고양이의 세계에 빠져들어 ‘고양이 바보’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거리에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가운데 풀꽃처럼 태어나 각종 위협과 학대 속에 죽어가는 길고양이들. 대한민국에서 거리의 아기 고양이가 성묘가 될 확률은 30퍼센트 미만이다. 영역동물인 길고양이들은 각종 사유로 사는 곳을 옮기는 일도 잦기 때문에, 아기 고양이가 성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한 인간이 오롯이 목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다.
이용한 작가는 아깽이 시절의 모습과 성묘가 된 이후의 변화한 모습을 비포 앤 애프터(before&after) 사진으로 구성하고, 자연 속에서 사계절을 살아내는 묘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고양이들이 허락해야만 찍을 수 있는 절묘한 사진’으로 담아냈다. 여기에 고양이들에게 기막히게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주고 밥 배달을 하면서 쌓은 인연과 고양이들과 끝내 작별하기까지―고양이들의 생과 사를 시인만의 감성으로 곡진하게 기록한다.

이 책은 내가 17년간 만난 고양이 중에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만남을 이어간 고양이들의 성장 기록이다. 대한민국이란 곳에서 고양이는 무사히 성묘가 되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어쩌면 이 책이 그들의 기적에 대한 작은 부록일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나는 고양이밥을 배달하느라 거리를 떠돌았다. 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는 모두가 하나같이 갸륵했다. 어떤 고양이는 거리의 현자처럼 먼 곳을 바라보았고, 또 어떤 고양이는 자연의 수행자처럼 느긋하게 걸어갔다. 나는 그들의 아득한 철학이 거리와 자연에 있음을 믿는다. 내가 만난 고양이들은 자연 속에서 가장 빛났고, 길 위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책에는 그동안 만난 고양이 중 1년 이상 인연을 이어간 40마리의 성장 기록을 담았다. 그중에는 이미 영역을 떠났거나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도 있고, 여전히 동행을 이어가는 고양이도 있다. 나는 들려주고 싶었다. 인간의 관심 밖에 이런 고양이가 살았고, 여전히 살고 있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낱낱의 묘생을 이렇게라도 맘껏 중얼거리고 싶었다. _본문에서

이 기특하고 갸륵한 생명의 다큐멘터리
길 위에서 살아남은 기적의 40냥이들의 사진과 사연들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 사진은 너무나 절묘한 순간을 포착해서, 이게 정말 실제 고양이 사진이 맞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때론 영화 같고 때론 만화나 그림 같은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 사진은 시간을 견디고 세월을 바쳐 고양이를 바라보고 지키고 돌본 인간에게만 허락된 풍경이다. SNS에서 고양이 집사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이용한 작가의 사진은 고양이들이 자연 속에서 나무를 타고, 으름 열매나 도토리를 공처럼 굴리고 놀며, 눈밭을 맹렬하게 뛰어다니는 흔치 않은 장면들로 화제를 모았다.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살다가 길에서 죽어가는 고양이들의 등 뒤로 계절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시인은 같은 자리에 거듭 고양이 사료를 배달하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묘생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담는다. 그리하여 고양이를 깊이 사랑하게 되어버린 시인이 고양이들의 순간에 덧붙인 캡션은 한 편의 시처럼 읽히고, 말 없는 고양이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고양이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거리의 아깽이가 성묘가 될 확률 30퍼센트 미만, 고양이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갸륵했다

이용한 작가가 기록한 이 기특하고 갸륵한 생명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명장면이 속출한다. 흔히 길에서 고양이를 우연히 만나 기르게 되는 것을 ‘냥줍’이라 하는데, 사람이 아닌 고양이가 산에서 아깽이를 달고 내려오는 진짜 ‘냥줍’의 진귀한 장면이 펼쳐지는가 하면, 느닷없이 엄마를 잃고 냥냥 울며불며 거리를 헤매는 아깽이를 그 엄마 고양이의 어미인 할머니가 입양해 젖을 먹여 기르기도 한다. 사람이 버린 맵고 짠 총각무를 입이 벌게지도록 허겁지겁 베어먹는 모자(母子) 길냥이가 있고, 조카 고양이가 되도 않게 하악질을 해대는데도 멀찍이 숨어서 누이와 조카 아깽이를 어떻게든 험난한 골목의 세계에서 지켜내려는 애틋한 오빠 고양이가 있다. 그리고 추운 겨울 재와 그을음 가득한 시골 아궁이에 들어가 남은 온기에 몸을 녹이다 일제히 잿빛 고양이가 되어버리는 귀엽고도 안쓰러운 겨울의 고양이들이 있다.
이에 한 독자는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 사진과 이야기들에 이런 말을 남겼다.
“고양이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에 고양이가 옆에 있어 다행이야.”



이용한 작가가 포착한 고양이의 세계에서는 장독대를 징검다리처럼 건너며 노는 고양이들의 묘기(猫技)는 물론이거니와 직립보행쯤은 예사요, 사람이 주는 젖병을 양손으로 야무지게 쥐고 먹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서 고양이를 유심히 관찰한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순간들이 가득하다. 길에서 벽돌을 베고 잠을 청하거나 어린 시절 희대의 미묘(美猫)였다가 생존을 위해 우람하게 털과 살을 찌워 나타나는 고양이들의 변신은 웃음이 나는 동시에 생존의 지난함과 거룩함을 깨닫게 한다.
이토록 깊은 애정으로 지켜봐온 고양이들이건만 그가 아끼던 고양이들은 전염병과 쥐약, 사람들의 학대로 인해 느닷없이 고양이별로 떠나거나 행방불명된다. 이용한 작가는 아무도 신경쓰지도 기억하지도 않을 40마리 고양이들의 생몰연도, 혹은 행방불명된 고양이들의 경우 마지막으로 목격한 시점을 일일이 기록해, 고양이들이 죽어 마땅한 유해동물이 아니라 이 지구별에서 태어나 자라나고 살아가는 우리 곁의 생명임을 전한다.

내가 도착했을 때 맹자가 눈을 깜박인 건 혼신의 마지막 인사였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속으로 이젠 마중도 안 나온다고 타박까지 했었다. 어쩌면 녀석은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눈을 감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맹자를 마지막으로 끌어안고 한참이나 울었다. 그리고 평소 자주 오르내리던 구릉에 구덩이를 파고 녀석을 묻어주었다.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던 겨울 어느 날이었다. _본문에서

고양이들은 한없는 귀여움과 다정함으로 그를 웃게 하고, 너무도 짧은 시간 이 지구별에 머물러 그를 울게 한다. 그래도 고양이를 사랑한 시인은 계속해서 길고양이들에게 다가가 조용히 사료를 내려놓고, 한참 바라보다 가끔 셔터를 누르고 오래 기억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쓴다.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에 고양이가 옆에 있어 다행이야”라고.
웃을 일 없는 세상에 나를 웃게 만드는 고양이, 남에게는 까칠하지만 나한테만은 다정한 한 고양이가 여기 살았노라고.
아이들아, 많이 먹어도 상관없으니 부디 인간의 곁에, 이 지구별에 죽지 말고 머물러달라고.

곧 죽을 것만 같았던 아깽이가 악착같이 밥을 먹고 조금씩 살이 붙어 어엿한 고양이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의 사료 배달이 헛되지 않았구나, 조금은 위안이 된다. 밥을 배달하고 고양이 사진을 찍으며 받았던 주변의 눈총과 이런저런 상처도 한순간에 사라진다. 사실 무수한 고양이들이 질병과 배고픔의 고비에서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해 별이 되곤 한다. 모든 성장한 길냥이는 무사히 성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기적이라 할 수 있다. _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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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케이크 워싱턴 슈거하이

도서정보 : 임지한 | 2023-10-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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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계획에 결코 ‘외국 살기’ 따윈 없었던 어느 이과형 인간의 미국 워싱턴 D.C. 체류기. 평소 스스로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자세를 삶에 내재화하고 있는 자”라 여기던 저자는 배우자의 이직으로 인해 걱정과 두려움을 한가득 안고 타국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방인이라는 위치는 그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각도의 세상을 보여준다. 이렇듯 여행자의 시선과 생활인의 감각으로 도시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 사이를 소요하는 이야기는 한 개인의 작지만 커다란 변화의 순간들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소설가 한정현의 표현처럼 “인생이란 긴 여행이고 그 예측 불가함이 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모르는 것이라면, 이 책은 삶에 관한 아주 매력적인 여행기”이다.

개즈비터번박물관, 스미소니언캐슬, 스미소니언자연사박물관, 링컨기념관 등 ‘박물관의 도시’라 일컬어지는 워싱턴 D.C.의 명소들과 이를 둘러싼 흥미로운 뒷이야기, 그리고 그것들을 읽어내는 저자의 깊이 있는 사유는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구매가격 : 11,900 원

80권의 세계 일주

도서정보 : David Damrosch | 2023-10-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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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문학의 이념에 가장 전념하는 학자가 있다면, 바로 데이비드 댐로쉬다”
하버드대학 비교문학 교수가 한 권으로 안내하는 전 세계 열여섯 곳의 도시와 여든 권의 책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인구 모두가 겪어야 했던 격리의 나날들, 코비드-19로 방 안에서 하릴없이 시간이 녹아 없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 저자는 오로지 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을 상상한다. 쥘 베른의 『80일의 세계 일주』 속 영웅 필리어스 포그의 여행에 영감을 받은 저자는 소외된 시공간 속에서 수십 혹은 수백 권의 시와 소설 작품들과 함께 머릿속의 탐험을 시작했고, 『80권의 세계 일주(Around the World in 80 books)』는 이 문학적 여정을 다룬다.

이 책은 열여섯 곳의 도시를, 도시별로 다섯 편의 작품씩, 총 여든 권의 동서양 명저를 통해 탐구하는 지적인 여행 초대장이다. 최초의 ‘현대적’ 도시라고 호명할 수 있는 런던, 작가들이 발견한 낙원이었던 파리, 아우슈비츠의 상흔이 안개처럼 깔린 크라쿠프, 식민지 시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콩고와 나이지리아, 내전의 아픔이 여전히 유효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민자들의 메트로폴리스 뉴욕… 그리고 홀로 존재하는 외딴섬들과 그 너머까지. 이 도시와 나라들을 버지니아 울프로 시작해 찰스 디킨스와 코난 도일, 마르셀 프루스트와 마르그리트 뒤라스, 프란츠 카프카와 파울 첼란, 제임스 조이스와 마거릿 애트우드를 거쳐 J.R.R 톨킨에 이르기까지 총 여든 명의 작가가 쓴 작품 속 시선을 따라 수차례 새롭게, 그리고 자유롭게 일주한다.

구매가격 : 24,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