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길

도서정보 : 양세형 | 2024-0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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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업은 웃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때론 사람들과 같이 울고 싶습니다.”

단 한 번 예능에서 코미디 대신 쓰고 읽은 시
단 한 편으로 사람들을 울린 양세형의 첫 시집

코미디언 양세형의 첫 시집 『별의 길』(이야기장수)이 출간되었다. 언뜻 의외의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들을 웃겨주는 이 코미디언과 시의 만남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단어들을 조립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행복한 놀이’를 즐겼다는 그는 후배 개그맨들의 결혼식에서 직접 쓴 감동적인 축시를 낭독해 유튜브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는 이 시집의 표제시가 된 「별의 길」을 즉석에서 쓰고 낭독해 패널들의 찬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여태까지 단 한 권의 시집도 내지 않았으나,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시 「별의 길」을 필사하거나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사람까지 나타났고, 그는 시집 없는 시인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조용히 시를 선물해왔다.
사람들이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시대, 그리고 시는 더더욱 팔리지 않는 시대―어느 날 서점에 들렀다가 유독 한적한 시 코너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그는 이제 오랫동안 써왔던 자작시들을 엮어 첫 시집을 내놓는다. 자신이 탁월하게 가장 잘 쓰는 사람이라서 시집을 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코미디언 양세형도 이렇게 시를 좋아하고 직접 쓰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시를 어려워하지 않고 가까이하며 읽고 쓰고 아껴주기를 그는 바란다. 시라는 이 ‘행복한 놀이’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공유되기를 바란다. 양세형에게 시는 일상 속에서 ‘당신을 생각하고, 떠올리는 단어를 받아 적으면 말이 되는 너무 쉬운 글’이기에(「시를 쓰게 하는 당신에게」, 44~45쪽). 또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굳이 작가나 시인이라는 타이틀이 없어도 ‘계속 바라보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글이기에.
어려운 말 하나 없이 단정하고 깨끗한 일상어로 쓰인 양세형의 시집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코미디언의 기쁨과 슬픔, 일상 풍경에서 양말 한 짝, 구름 한 점을 보고 상상한 재치 있고 애틋한 시들이 가득하다. 또한 몸은 영락없이 아이인데 얼굴은 지긋이 나이든 어른인 <아저씨> 시리즈를 통해 현대의 ‘우는 어른’들을 포착해온 박진성 조각가의 조각작품들을 시와 함께 절묘하게 배치해 시집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양세형 작가는 시집 『별의 길』의 저자 인세 수익금 전액을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을 돕는 ‘등대장학회’에 기부한다.

시라는 것에 대해 잘 모릅니다.
1985년 8월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나 국민학교 시절 앞으로는 논밭, 뒤로는 산이 있는 마을에 살았습니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 떠들썩한 것이라곤 새 울음소리 풀벌레 소리 흙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전부인 곳이었습니다.
신발가방을 발로 차며 걸었던 논두렁길, 마을 입구를 지키는 아카시아나무 아래 누워 가로등 없는 길 위로 더 반짝이던 밤하늘을 보면서 신비로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무식한 머릿속에선 설명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의 단어들을 끄집어내어 조립하면 글이 되었고, 어린 시절 저는 혼자만의 행복한 놀이에 빠져들었습니다.

마흔 살이 다가오는 지금도
신비로운 감정은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_서문에서


“웃기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생각도 합니다.”

이 시집이 출간되어 세상에 나가기 시작하는 12월 4일은 공교롭게도 암투병 끝에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의 생신이다. 이 시집엔 아버지에 대한 시들이 유독 많다. 아버지를 향한 깊은 그리움이 이 시집의 어느 부분들을 태어나게 했을 것이다. “아빠가 해주는 삼겹살김치볶음 먹고 싶어요”라고 투정을 부려보다가, 하루는 아버지의 옛 전화번호로 문득 전화를 걸어본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확인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차가운 목소리만 매번 돌아오지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전화번호가 있다.(「아빠 번호」)
방송과 무대에서 재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그의 일상과 머릿속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들도 눈에 띈다. 그의 하늘엔 아무도 보지 못하고 궁금해하지 않는 공룡과 불사조가 나타나고, 고단한 하루 끝엔 벗어놓은 양말이 ‘세탁기와 벽 틈 사이를 오르다 지쳐’ 멍하니 세탁바구니를 바라본다.

보산 국민학교 운동장/나에게만 보였던/하늘의 거대한 공룡 구름은//디지털미디어시티 광장에서도/역시나 나에게만 보인다.// 부리부리한 눈과/날카로운 발톱의/거대한 공룡이 나타났는데/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제발 누구라도 봤으면 좋겠다./오늘은 공룡 뒤로/불사조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개 들어 하늘 봐요」전문)

얼마나 외로웠을까./한쪽 양말/서랍 깊숙이 어두운 곳에/울다 지쳐/엎드려 잠들어 있다.// 짝짝이 양말들 속/한쪽 양말/얼마나 서러웠을까./얼마나 부러웠을까./얼마나 그리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한쪽 양말/세탁기와 벽 틈 사이/오르다 지쳐/세탁바구니 멍하니 본다. (「양말」)

“지치고 괴롭고 웃고 울었더니
빛나는 별이 되었다.”

양세형 작가의 시엔 유독 ‘별’의 심상이 많이 등장한다. 돌아가셔서 하늘의 별이 된 아버지, 관객석에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코미디언들을 향해 박수치는 사람들, 가끔 초라하고 슬프지만 아침마다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시작하는 사람들, 그러다 다시 퇴근길 지하철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세상의 모든 반짝거리는 사람들, 남몰래 울고 싶은 어른들, 이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별’이 된다.
마냥 웃겨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눈물과 그리움이 있고, 누구의 삶에나 “넘어가는 길 긁힌 팔꿈치에서 느꼈던 아픔 그리고 웃음”이 있다.
그래서 양세형은 계속 쓴다.
“아픔을 닦으면 내일은 웃음이다.”(「19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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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피는 계절이 오면 : 문장시인선021

도서정보 : 이금선 | 2024-01-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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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선 시인의 첫 시집 『금낭화 피는 계절이 오면』이 〈문장시인선〉 스물한 번째 시집이다.
“샛노란 민들레 깔깔깔” 웃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천진난만한 동심을 지닌 시인이 “봄바람”처럼 말랑말랑한 언어로 풀어낸 편안하고 담백한 시편 48편이 실렸다.
“민들레 민들레/ 담 밑에 샛노란 민들레/ 깔깔깔 웃고 있다// 보도블록 틈새 비집고/ 샛노란 웃음/ 깔깔깔 피우고 있다// 민들레 민들레/ 천지에 민들레/ 깔깔깔 깔깔깔 웃음소리 떠나가네// 새봄에 피어난/ 샛노란 민들레/ 산지사방 웃음소리”(「민들레」 전문)

구매가격 : 7,000 원

계절을 먹다

도서정보 : 이혜숙 | 2024-01-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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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본 사람의 행복, 안 먹어본 사람의 불행
음식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글이 된다
70년간 혓바닥을 맴돈 음식들

먹어본 사람은 행복하고, 안 먹어본 사람은 불행할까? 사람의 행불행을 먹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일흔이 넘은 작가 이혜숙은 이 책에서 먹는 걸로 생애 감정을 판가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계절을 그냥 보내지 않고 늘 먹으면서 흘려보낸다. 프루스트가 홍차에 적셔 맛봤던 마들렌 같은 건 먹지 못해도, 파 뽑아다가 파숙지 해 먹고 열무로 여름을 나고 겨울철에는 보리와 곁들여 홍어애국을 맛본다. 저자는 사계절을 칠십 번 이상 먹은 경력의 소유자다. 먹은 것은 위장으로도 가지만 머리로도 간다. 먹은 음식이 쌓여서 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음식은 기억이다. 작가는 할머니도 음식으로 기억하고, 엄마의 살아생전을 묘사할 때도 음식을 반찬 삼아 한다. 기억력이 거울처럼 정확한 것은 삼시 세끼 만들어 먹던 시대였고, 시골에서는 밭에서 직접 뽑아다 반찬을 만들었기에 농사일의 결과물이 늘 눈앞 밥상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또 자자의 혀는 노래를 부르기보다 맛을 감별하는 데 더 발달되어 있기도 하다.
글쓰기는 문체가 중요하다. 구조와 쌍벽을 이룰 만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디킨스의 소설 『황폐한 집』의 줄거리가 평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체를 보세요! 중요한 건 내용보다 문체예요”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도 나보코프의 말을 적용할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먹었느냐보다 한 손으로는 음식을 만들고, 다른 한 손으로 글을 써온 작가의 문체가 책에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기억력은 글쓰기의 가장 밑바탕이 된다. 관찰력은 이야기 감이 될 만한 인물의 생김새, 말버릇, 대화, 사고의 틀까지 모두 기억해야만 생생할 수 있다. 저자는 과거의 대화를 이야기의 구조로 얽어 머릿속에 비축하는 데 소질이 있고, 대화의 꼬투리에 매달리는 새침함이나 여운 같은 뒷감정까지 수집할 줄 안다. 즉 들리는 대화와 들리지 않는 속내가 모두 마음속에 쌓인다.
그는 마치 끊임없이 이야기를 지어내는 소설가처럼 배 속엔 먹었던 음식들이, 혓바닥에는 그 재료의 향기가, 머릿속에는 음식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화가 끊임없이 맴돌고 있다. 그리고 그 세 가지 감각이 합쳐져 그만의 독특한 문체와 이야기가 펼쳐진다.

먹을 것으로 울고 웃던,
현재와 과거가 맞닿는 기억의 조각들

한 아주머니가 고무 다라이랑 전기밥솥을 들고 저자가 운영하는 가게에 왔다. 손때 묻은 살림이 버려지는 게 서운해 어디 쓸 데 없느냐고 묻는 모습이 안타까워 받아두었는데 그것으로 쉽게 고구마를 쪄 먹는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댁에 들렀을 때 선생님 내외는 반색했지만 내줄 것이 궁했다. 고구마를 깎아주시며 그게 미안했던지 “봄에 씨 고구마는 아주 귀한 손님이 아니면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이어지는 춘궁기에 고구마는 귀한 식량이었다. 집마다 부엌 바닥에 굴을 파서 묻어두고 하나씩 꺼내 먹었다. 긴 겨울밤 엄마의 일과는 저녁 설거지를 다 하고도 불이 사윈 아궁이를 헤집어 군고구마를 방에 들여놔주고야 끝났다. 지금은 고구마 굽는 게 어렵지 않지만 그때는 요령이 필요한 일로, 불이 너무 세서 겉이 타지 않도록 짚불로 속까지 깊숙이 익혀야 했다.
초봄이 지나면 삼밭 지천으로 풀이 돋았다. 지금은 꽃으로만 아는 유채와 자운영을 꺾어 무쳐 먹거나 데쳐서 양념에 버무려 먹었다. 어느 노인이 “내가 건강하게 사는 이유는 봄에 돋는 풀이란 풀은 다 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어디 건강 때문에 그랬겠는가. 도처의 먹을 것을 훑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건강식품이라고 판매하는 것을 살펴보면 그 시절 들판에 버럭버럭 자라던 것들이 많다. 시골에 하우스가 들어서기 전, 급작스레 기온이 떨어지거나 작달비가 내려 잎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애써 키운 열매가 나뒹굴면 사람들은 낙심했다. 식구들의 입을 책임지는 엄마는 몇 날 며칠 비가 이어지던 날이면 하늘을 향해 숭악한 욕을 뱉었다. “미쳤네. 밑구멍이 아조 빠졌는갑네.”
먹을 수 있는 것을 버리는 일은 죄악으로 여겨지던 시절, 독에 남은 것들을 모아 발효시켜 만든 묵덕장은 남은 음식을 활용하는 지혜이자 맛을 내는 한 가지 비법이었다. 지금은 간편하게 사 먹는 장류와 젓갈, 초를 그 시절에는 모두 직접 만들었다. 저자는 더 이상 쓰지 않는 엄마의 초병을 집으로 가져왔지만 정작 초는 사다 쓰고 초병은 옛날 생각이나 하는 것으로 방치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골에서도 그렇게 만들어 먹는 사람 없다 한다. 그때 지금같이 오래 사는 사람 없었다면서 옛것이 무조건 좋다 할 필요 없다는 게 어머니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점점 오염에 단련되어가는 일상에서 직접 초를 분양받아 키워 먹는 목표를 세워본다.

“고것들 맛이지요”

남도의 잔칫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홍어다. 홍어는 겨울 보리와 잘 어울렸고, 그즈음이면 어른들은 “장에 홍어 나왔는가 봐라!” 했다. 삼합이라는 건 나중에 나온 것이고, 홍어 좀 먹는다고 하려면 홍어로만 배를 채워야 한다. 날로 먹고, 삭혀서 먹고, 말려서 먹고, 탕으로 끓여 먹는 홍어는 버릴 게 없었다. 다른 지역보다 홍어가 어렵지 않게 잡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싼 고기는 아니어서 남도 사람이라고 해도 어린 시절 그것을 먹었던 추억을 가진 이가 많지 않다. 그래서 홍어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가슴 한구석을 콕콕 찌르는 일이 되기도 한다.
시골이라고 육고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잔칫날에나 구경하던 시절이었다. 어쩌다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채소뿐인 밥상을 내는 걸 엄마는 미안해했다. 그러나 푸르디푸른 엄마의 밥상은 고소하고 상큼하며, 기름 두른 부추적은 고기 반찬 못지않았다. 엄마가 가장 소중히 하는 것이 간장, 된장, 깨소금, 마늘, 참기름이다. 음식 솜씨가 좋다는 칭찬을 받아도 그저 이 양념들 맛이라고 몸을 낮췄다. 어느 방송에 소개된 음식점의 일화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나왔는데 며느리가 우리만의 비법은 알려줄 수 없다고 하니 “너는 꼭 그런 소리 하더라. 우리가 비법이 뭐 있냐!”라던 시어머니의 냉갈령. 간만 맞으면 맛나다. 주변에서 무엇 무엇 넣고,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별의별 말이 오히려 요리에 겁을 먹게 한다. 한 가지 재료를 매번 똑같이 먹으란 법도 없다. 그릇에 상추를 넣고 끓인 라면을 부어 먹으면 그 맛이 끝내준다는 친구의 말. 식재료의 활용은 끝 모를 일이다. 싸각싸각!

뒷덜미 잡힌 기억은 글이 되고

가마니든 대야든 햇볕 담을 만한 것이라면 곡식 말리는 데 모조리 동원되던 가을마당. 물이 졸졸 흐르는 깨랑에 어쩌다 쓸려내려가는 열매를 보고는 가슴 철렁하던 일. 지붕 높이와 맞먹는 노적가리 틈으로 숨바꼭질하던 일들. 때로 혼자 남아 집을 지키는 날이면 그 안에서 뭐가 나올지 몰라 그늘마저 무서웠다. 가끔씩 먼 산을 쳐다보노라면 어른들은 ‘저것이 커서 뭐가 될 끄나’ 하고 걱정했다. 그 여백의 순간들이 모여 기억은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글이 되어 나왔다.
엄마는 사방 가시 속에 살았다. 매섭던 시어머니뿐 아니라 김 나는 음식 대령해도 헛기침하는 집안 어른들, 남편 시중, 어린 새끼들까지…… 명절이면 절하는 발바닥이 오십 개가 넘었다. 그래도 농사짓는 틈으로 밥 하고 옷을 지었다. 육식을 좋아하는 식구들이 콩나물 비린내를 타박하자 “비린 것을 그리 잘 먹는 사람들이 어째 콩나물 비린 것은 못보는고” 하는 말대꾸는 그저 엄마의 혼잣말이다. 저자는 믹서를 보며 그 옛날 엄마의 돌확을 떠올린다. 젖가슴까지 몹시 흔들리던 엄마의 메공이질. 한창 입덧 중이던 어느 날엔 시장에서 아주머니들이 밥 먹는 것을 보고 울었다 한다. 칠게 반찬 때문이었다. 보리가 누렇고 모내기가 끝나갈 즈음 엄마는 등이 억세진 검은 게를 확에 넣고 갈아 마늘이랑 고춧가루 넣어 죽처럼 만들었는데 그게 칠게젓이었다. 지금 그 한입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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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헤어져 있어도

도서정보 : 장익봉 | 2024-01-0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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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바람 없이 풀 꽃이 어찌 피어 날까.
먼길을 온 것 같다. 길을 걸어 오면서 글 밭에 주저 않아 이런 저런 얘기를 주어 담았다 그리고 그 밭에서 여 짓것 서성이고 있다.

나의 시계는 이렇다 시감의 테마를 보면 “그리움, 바람, 꽃, 비, 바다”란 언어로 많이 노래 한다 혼자만의 창작이고 詩 작법도 없다.
나의 안목으로 생각하며 혼자 그저 끄적 인 것이다,
혼자 휘두르는 칼 끝 떨림으로 잠재된 절망, 사랑. 상처. 죄의식, 슬픔 이란 언어와 소통 하다 보니 나의 문학 세계를 잘못 들여다 보면, 혹여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시가 그렇듯이 전선에 않은 참새들이 오선지에다 지저귀는 대로 또 시상이 떠오를 때는 마음 가는 데로 글을 썼다.

심보르스카의 시에 “두 번은 없다”를 뒤적여 보자. 힘겹고 수많은 나날들 무었 때문에 쓸 때 없는 두려움으로 사는가, 그렇다 난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시를 쓰고 싶고 시를 어려워 하시는 많은 분들이 나의 시를 보면서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구나, 하고 한두 사람들만 같이 따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난 이제 지금껏 몸 담았던 삶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바라건데, 앞으로 남은 세상은 인간의 향기가 물씬 뭍어 나는 그런 삶으로 마감 했음 좋으리라고 생각해보며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말(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단계를 나타내는 불교용어로서 ‘돈오’는 순간적인 깨우침을 의미하며, ‘점수’는 쉼 없는 수행을 의미)을 되세기며 남은 인생길 글도 그렇게 써내려 가겠습니다.

저의 미흡한 글 이지만 시를 향한 열정으로 좋은 인연이 되어주신 문학세계의 지인들에게도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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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도서정보 : 남킹 | 2024-01-0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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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음악과 산문 모음집.

구매가격 : 4,400 원

회고록:지옥을 마주하다

도서정보 :| 2024-01-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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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온갖 폭력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뚫고 헤쳐나온 작가의 의지를 담았다.

구매가격 : 9,000 원

알리칸테는 언제나 맑음 2

도서정보 : 남킹 | 2024-01-0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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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삶, 문학, 도시, 음악에 관한 생각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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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칸테는 언제나 맑음 1

도서정보 : 남킹 | 2024-01-0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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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삶, 도시, 문학, 음악에 대한 생각 모음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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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도전한다

도서정보 : 김세림 | 2024-01-0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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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너 하는 게 되게 많네? 정말 열심히 산다!"
작가 김세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취미컬렉터입니다. 그녀는 운동, 음악, 미술부터 각종 일회성 활동까지, 해보고 싶은 취미가 생기면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이죠.

2023년 한 해 동안 새로 도전해본 취미만 해도 드럼, 영어과외, 국토대장정, 농민학생연대활동, 오케스트라 연주회, 폴댄스, 학교 챌린지 캘린더 제작, 그리고 그림책 출판이 있습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활동들은 뭐가 있을까요?

<한 건 별로 없지만: 20살의 취미 수집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 <그럼에도 나는 도전한다>는 그녀가 국토대장정에 지원하게 되면서 겪은 일을 그려냅니다.

20살이라는 나이에 도전한 첫 국토대장정. 4일간의 모험 속 그녀는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구매가격 : 2,500 원

일뤼미나시옹

도서정보 : 아르튀르 랭보 | 2024-01-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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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 탄생 170주년 기념
저주받은 천재 시인의 마지막 시집!
×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 페르낭 레제
예술의 경계를 넘은 경이롭고 감각적인 아트 컬래버!


저주받은 시인, 천재, 방랑벽,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내, 사회 관습에 도전한 반항아, 베를렌과의 떠들썩한 연애……. 시인 랭보를 떠올리는 말은 무수히 많다.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이 랭보의 시를 읽고 감탄했다기보다는 젊은 시인의 신화와 명성에 이끌린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젊은 천재 시인의 신화가 탄생한 배경에는 랭보의 절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랭보는 5~6년의 짧은 작품 활동을 끝으로 문학적 삶을 떠나 장사꾼이 되어 아프리카로 떠났다. 일명 ‘랭보의 침묵’이었다. 《일뤼미나시옹》은 랭보의 마지막 시집으로 예술가로서 랭보가 보여준 마지막 문학적 행위였다. 문예출판사는 랭보 탄생 170주년을 기념하여 42편의 《일뤼미나시옹》 시 전편과 함께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 페르낭 레제의 그림 20점을 수록한 페르낭 레제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

《일뤼미나시옹》은 프랑스 독자들조차 고개를 젓는 엉뚱하고 기이한 시로 유명하다. 복잡하고 미묘한 형용사, 수많은 고유명사, 난해한 문장구조, 무수히 많은 쉼표와 비약, 생략, 은유, 그리스와 라틴의 고대 신화……. 랭보가 프랑스어의 모든 한계와 역량을 쏟아부어 완성한 언어 건축물로, 그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이에 가능한 한 원본 텍스트의 기이한 생경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인이 의도한 비유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원시가 제시하는 단어 배열 순서를 최대한 맞추면서 문장부호나 줄표, 문장 구성, 생략 어법 등 원시의 형식적, 언어적 구성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일뤼미나시옹》에는 삶을 추억하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서정적 의미의 ‘삶의 찬가’는 없다. 대신 비현실적인 상상력과 환상이 뒤섞여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공을 초월하여 세상의 끝을 향해 대항해를 떠나는 랭보가 있다.

문예출판사의 《일뤼미나시옹》 페르낭 레제 에디션은 페르낭 레제가 《일뤼미나시옹》만을 위해 그린 그림이 수록된 아트 컬래버 시집이다. 페르낭 레제는 대담한 색채와 절제된 구성으로 추상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을 그린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이다. 그는 1949년 스위스 로잔의 Éditions des Gaules(Louis Grosclaude)에서 395부 한정판으로 출판한 《일뤼미나시옹》 시집에 랭보의 초상화를 포함한 15점의 그림을 그렸다. 랭보의 시에 맞춰 그림을 그린 후 석판화에 색을 입혔고 이런 연유로 그림의 색채나 색의 위치 등이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후 페르낭 레제의 그림은 1962년 스위스 로잔의 Éditions Mermod에서 출판한 《일뤼미나시옹》에 랭보 초상화(문예출판사 출간 시집의 표지 그림으로 1949년 판본의 초상화와는 색감이 다르다)를 포함하여 7점이 수록되었다(6점은 1949년 판본과 동일하고 1점은 그림과 색감이 다르다). 문예출판사는 1949년 판본과 1962년 판본을 참고하여 동일한 그림일 경우에는 좀 더 색감이 강렬하고 선명한 그림을 실었으며, 《일뤼미나시옹》만을 위해 그린 페르낭 레제의 그림 17점(표지 그림 포함) 외에도 레제의 대표작 3점을 본문에 추가로 실었다. 감각적이며 자유로운 랭보의 시와 함께 강렬하면서도 단순한 색채, 곡선과 직선의 대비가 두드러진 페르낭 레제의 그림을 즐길 수 있다.

구매가격 : 13,16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