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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라이브러리 003 - 자기만의 방

도서정보 : 저자명 : 버지니아 울프 역자명 : 안시열 / arte / 2023년 05월 0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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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밝히고,
여성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
르 몽드 선정, 세기의 책 100선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100대 논픽션

여성 예술가의 계보를 밝혀 주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 주는 작품.
― 가디언


정확성과 대중성을 높인 번역

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 ‘클래식 라이브러리’의 세 번째 작품인 『자기만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를 페미니스트의 상징으로 만들며 문학에서 여성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울프는 비단 뛰어난 페미니즘 비평가로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와 함께 ‘의식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서술 기법을 발전시킨 선구자이며 모더니즘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히는 위대한 소설가다. 그럼에도 여성의 지위에 관한 짧은 에세이 『자기만의 방』이 울프의 작품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까닭은 소설가로서 울프가 발전하는 데 기초가 되는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방』에서 울프는 자신과 비슷한 상상 속 인물의 입을 빌려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신의 방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주체성과 독립성이라는 메시지는 울프의 또 다른 작품인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등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자기만의 방』은 작가 정신의 기초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독자에게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1929년에 출간된 이후 약 한 세기가 흘렀음에도 이 작품은 여전히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끊임없이 여성의 삶과 인권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이 작품이 유효한 이유는 울프가 토로한 여성의 불평등이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글 속에 울프 본인의 경험과 생각이 진솔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 명성만큼이나 여러 곳에서 출간되었다. 명확한 메시지,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 곳곳에 등장하는 위트에도 불구하고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이 짧은 에세이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내면의 의식에 따라 흘러가는 울프 특유의 문체와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문학적ㆍ사회적 배경 지식, 시적 은유, 한 문단이 길게는 4쪽에 달하는 긴 호흡, 청중에게 건네는 말속에 툭툭 튀어나오는 회상 장면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어조 변화, 도입부에서 결말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 바뀌는 화자 등으로 문장을 온전히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이 책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판본과 다른 여러 요소를 적용했다. 부연 설명을 하는 주석 외에도 간단한 부가 정보가 필요한 곳에는 본문에 내용을 짧게 덧붙였고, 과거의 생각은 현재 시점으로 바꾸어 전달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문장을 단순화하되 다른 서체를 적용해 시점 변화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길게 구성된 원문의 단락은 짧게 나누어 전달력을 높였다. 또한 문헌과 역사적 사실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관련 자료를 연구하여 최대한 오역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이름 없는 모든 여성들을 소환한 울프의 기록

『자기만의 방』은 1928년 10월 울프가 케임브리지 대학의 여자 대학인 뉴넘 칼리지와 거턴 칼리지에서 행한 두 강연의 일부를 수정하여 책으로 펴낸 것이다. 두 칼리지로부터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에 대해 강연해 달라고 요청받은 울프는 여성 작가, 여성 작가가 쓴 픽션, 여성에 관한 픽션 등에 대해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결국 강연 주제에 관한 진리는 알아내지 못하고, ‘여자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만 깨닫는다. 그는 책에서 자신이 어떻게 이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면서 우리가 스스로 나름의 결론을 내리도록 안내한다.
울프는 1인칭 시점을 사용하여 우리가 대학의 교정과 만찬장, 대영박물관을 그녀와 함께 거닐게 함으로써 그녀가 무엇을 통해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인식의 포문을 열고, 어떤 경험을 겪으며 감정과 생각을 전개하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를 품고 대학 교정을 이리저리 거닐던 그녀는 잔디밭에 여성은 들어갈 수 없다는 대학 관리인의 제지에 생각을 방해받고, 남성을 동반하지 않고는 여성 혼자 도서관에 출입할 수 없다고 거부당하며, 남자 대학의 화려한 오찬과 여자 대학의 초라한 저녁 식사를 대접받는다. 독자는 그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일련의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생각을 은밀하게 엿보게 된다.
여성의 글쓰기는 남성의 글쓰기와 다른가? 그것이 사실이라면 태생적으로 다른 것일까, 아니면 남자 대학과 여자 대학의 설립 모금액이 다르고 정찬 차림새가 다르듯이 사회적ㆍ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 것일까? 이러한 물음은 여성이 처한 차별과 빈곤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수만 가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합리적인 답을 얻기 위해 울프는 다음 날 대영박물관에 방문한다. 그러나 서가에서 또 다른 가혹한 진실을 목도한다. 교수부터 소설가, 언론인 할 것 없이 수많은 남성이 어떤 명확한 논리도 없이 여성의 열등성에 관해 쏟아 낸 글들을 발견한다. 울프는 남성들의 이런 주장에 깔린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여성들은 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작가로서 이름을 남기지 못했는지, 작품 속에 여성의 사회적 열등감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등을 설명한다.
울프는 얼마나 많은 여성이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장벽 앞에서 스러져 가는지 한탄하지만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위대한 재능을 꽃피우려면 한쪽 성에 치우치지 않는 양성적인 마음이 필요하며, 지적 자유를 위한 경제적 독립을 달성하여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온갖 종류의 책을 쓰도록 호소하며 끝을 맺는다.
울프는 ‘픽션과 여성’이라는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역사, 교육, 젠더로 논의를 확대시키며 뛰어난 통찰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그녀의 날카로운 분석과 생생한 내면 묘사, 시적 문체에 빠져들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 문학과 상상력, 여성의 삶 등을 넘나들다 보면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등 여성 작가뿐만 아니라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 자신의 삶과 이를 둘러싼 문제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세계로 가는 문학의 다리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에 대하여

클래식 라이브러리는 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로, 이에 앞서 문학과 철학과 예술의 거장의 자취를 찾아가는 기행 평전 시리즈로 호평을 받고 있는 ‘클래식 클라우드’의 명성을 잇는 또 하나의 야심 찬 시도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공간’을 통한 거장과의 만남을 위한 것이라면, 그 형제 격인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는 ‘작품’을 통해 거장의 숨결을 느껴 보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거장을 만나는 세 개의 다리, 즉 ‘공간’과 ‘작품’과 ‘생애’가 비로소 놓이게 된 셈이다.
시중에는 이미 많은 종류의 세계문학 시리즈가 있지만, 아르테에서는 우리 시대 젊은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해당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전문가급 역자에 의한 공들인 번역은 물론이고, 고전 하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무겁고 진중한 느낌에서 탈피하여 젊고 산뜻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번역의 질적 측면으로 보나,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의 외관으로 보나 클래식 라이브러리는 오늘날 젊은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약 5년간의 준비 끝에 2023년 봄과 함께 첫선을 보이게 되는 작품은 『슬픔이여 안녕』(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평온한 삶』(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 지음, 안시열 옮김), 『워더링 하이츠』(에밀리 브론테 지음, 윤교찬 옮김) 이렇게 4종으로, 모두 여성 서사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느 시절보다도 여성 서사가 문화의 흐름을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는 때다. 그런 만큼 새롭게 번역된 여성 서사의 고전을 만나는 일은 반가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르테에서는 그 밖에도 『변신』, 『1984』, 『인간 실격』, 『월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 올 한 해 총 19종의 세계문학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구매가격 : 12,000 원

클래식 라이브러리 004 - 워더링 하이츠

도서정보 : 저자명 : 에밀리 브론테 역자명 : 윤교찬 / arte / 2023년 05월 0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단 하나의 소설로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오른
에밀리 브론테의 기념비적인 작품

서머싯 몸 선정, 세계 10대 소설
BBC 선정, 100대 영국 소설
가디언 선정, 100대 영미 소설

에밀리 브론테는 거대한 무질서로 분열된 세계를 내다보며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 통합할 수 있는 힘을 느꼈다. 그 거대한 야망은 소설 전체에서 느낄 수 있다.
― 버지니아 울프


‘폭풍의 언덕’에서 ‘워더링 하이츠’로

사람들이 꿈꾸는 세기의 사랑은 어떤 것일까?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 가족과도 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졌으나 안정된 지위를 위해 다른 사람을 선택하고, 자신을 배신한 상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연인의 가족을 유혹하고, 세상을 떠난 연인이 남긴 아이를 학대하고, 유령이 되어 나타난 연인을 보며 삶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는 비틀린 사랑 이야기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매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낭만적이고 가슴 따뜻한 사랑이 아닌 파괴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랑 이야기로 만든 에밀리 브론테는 죽기 바로 전해 『워더링 하이츠』를 출간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영국 요크셔주의 황량한 고향을 사랑한 그녀는 일평생 그곳을 거의 벗어나지 않은 채 살아가다가 1847년 엘리스 벨이라는 가명으로 『워더링 하이츠』를 펴냈다. 출간 직후 소설은 야만적이며 반도덕적이라는 이유로 비평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브론테는 1년 뒤 결핵에 걸려 실패한 작품을 유작으로 남긴 채 서른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170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녀가 남긴 유일한 소설은 서머싯 몸이 세계 10대 소설로 꼽을 정도로 영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20세기에 들어서 재평가된 『워더링 하이츠』는 높아진 평가에 따라 대중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으며 수차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으로 각색되었고 시나 그림, 노래,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주며 재창조되었다.
아르테에서는 폭풍 같은 사랑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을 아름다운 감성과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여성의 서사가 담긴 대하 드라마로 소개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폭풍의 언덕’으로 번역된 작품명을 ‘워더링 하이츠’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워더링 하이츠’는 작품 인물들이 머무는 저택의 이름으로 고유명사이자, 폭풍이 몰아치는 하워스 지역 전반의 분위기를 보여 주는 표현이다.

두 집안에 얽힌 사랑과 복수, 행복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

이야기는 록우드라는 한 남자가 황량한 시골 마을에 잠시 머물기 위해 임대한 저택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집주인을 만나러 워더링 하이츠에 찾아갔다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궂은 날씨로 인해 발이 묶이면서 하룻밤을 머문다. 한밤중에 캐서린이라는 유령을 만난 그는 유령과 집주인의 관계에 호기심을 느끼고 다음 날 집에 돌아와 가정부에게 그들의 역사를 청해 듣는다. 세입자 록우드와 시골 저택의 가정부인 넬리 딘의 대화를 통해 워더링 하이츠에 사는 언쇼가와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사는 린턴가 사이에 얽힌 원한과 사랑, 복수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서사와 목소리를 가진 채 살아난다.
고아인 히스클리프는 어릴 때 캐서린의 아버지가 리버풀에 여행을 갔다가 굶어 죽어 가는 그를 발견하고 워더링 하이츠에 데려오면서 언쇼가의 구성원이 된다. 아버지 언쇼가 죽고 아들인 힌들리가 가장으로 강압적으로 군림하자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서로 의지하며 유대와 사랑을 쌓아 가는 반면, 힌들리와 히스클리프는 서로 간에 증오를 키워 나간다. 그러나 캐서린이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의 에드거 린턴을 만나면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애착은 다툼으로 바뀌고, 캐서린이 에드거의 청혼을 수락한 날 히스클리프는 자취를 감춘다.
3년 후, 히스클리프는 떠날 때처럼 갑작스럽게 돌아온다. 부유하고 매력적인 신사의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복수심을 숨긴 채 워더링 하이츠에 머문다. 그는 힌들리의 알코올 의존증과 도박을 조장하고, 캐서린을 만나 그녀와 에드거의 결속을 악화시키면서 에드거의 여동생 이사벨라와 도망쳐 결혼한다. 캐서린이 캐시를 낳다가 사망한 뒤 이사벨라와 히스클리프는 워더링 하이츠로 돌아오지만 이내 이사벨라는 도망쳐 린턴을 낳는다. 히스클리프는 워더링 하이츠를 차츰 장악하면서 목적을 이루어 나가는데…….
소설은 불같은 캐서린과 악마적인 히스클리프 사이의 강렬한 유대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들 외에도 세대를 거쳐 두 집안이 교류하고 갈등하고 화해하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요크셔주 시골 마을에 공존하는 두 세계, 폭풍을 상징하는 언쇼가와 평온을 상징하는 린턴가가 히스클리프의 죽음 이후 다시 결합함으로써 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이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하나가 되는 헤어턴과 캐시 간의 은근한 사랑 이야기 역시 놓칠 수 없는 장면이다.
독자들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 정체 모를 히스클리프의 신분과 재산, 신비로운 유령의 출현, 폭풍우가 몰아치는 음울한 풍경으로 암시되는 격동적인 서사와 인물의 감정 등에 몰입하면서 『워더링 하이츠』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세계로 가는 문학의 다리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에 대하여

클래식 라이브러리는 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로, 이에 앞서 문학과 철학과 예술의 거장의 자취를 찾아가는 기행 평전 시리즈로 호평을 받고 있는 ‘클래식 클라우드’의 명성을 잇는 또 하나의 야심 찬 시도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공간’을 통한 거장과의 만남을 위한 것이라면, 그 형제 격인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는 ‘작품’을 통해 거장의 숨결을 느껴 보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거장을 만나는 세 개의 다리, 즉 ‘공간’과 ‘작품’과 ‘생애’가 비로소 놓이게 된 셈이다.
시중에는 이미 많은 종류의 세계문학 시리즈가 있지만, 아르테에서는 우리 시대 젊은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해당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전문가급 역자에 의한 공들인 번역은 물론이고, 고전 하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무겁고 진중한 느낌에서 탈피하여 젊고 산뜻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번역의 질적 측면으로 보나,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의 외관으로 보나 클래식 라이브러리는 오늘날 젊은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약 5년간의 준비 끝에 2023년 봄과 함께 첫선을 보이게 되는 작품은 『슬픔이여 안녕』(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평온한 삶』(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 지음, 안시열 옮김), 『워더링 하이츠』(에밀리 브론테 지음, 윤교찬 옮김) 이렇게 4종으로, 모두 여성 서사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느 시절보다도 여성 서사가 문화의 흐름을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는 때다. 그런 만큼 새롭게 번역된 여성 서사의 고전을 만나는 일은 반가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르테에서는 그 밖에도 『변신』, 『1984』, 『인간 실격』, 『월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 올 한 해 총 19종의 세계문학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구매가격 : 17,600 원

크리처스 4 : 흑갑신병 편 下

도서정보 : 저자명 : 곽재식, 정은경 그린이 : 안병현 / arte / 2023년 05월 24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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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수집가 곽재식의 K-크리처 판타지
기상천외한 토종 괴물들을 소환하다!



◎ 도서 소개

드넓은 상상의 바다,
자유롭게 유영하는 괴물 이야기

『크리처스』는 오랫동안 우리 전통 설화와 민담, 문헌 기록 속 토종 괴물들을 집요하게 채집해 온 괴물 박사(?) 곽재식의 야심작이다. 곽재식은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 주겠다고 작심이라도 한 듯, 신비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토종 괴물들을 우리 앞에 소환시킨다. 곽재식 작가의 재기발랄한 입담이 다수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써 온 정은경 작가와 안병현 그림작가를 만나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물, 『크리처스』 4권이 찾아왔다.

장인의 등장으로 초토화된 사포를 벗어나 원인 불명의 괴죽음의 원인을 밝히라는 명을 받들어 당포로 오게 된 소소생! 이곳에서 소소생은 괴죽음의 비밀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산해파리를 만나게 되고, 그의 집에서부터 자신을 따라온 한 벌레에게 콩쥐라는 이름까지 붙여 준다. 괴죽음의 원인을 끝내 밝히지 못한 소소생은 옥중 신세가 되고, 그 순간! 콩쥐의 발톱이 순식간에 소소생을 묶은 밧줄을 잘라 내는 게 아닌가! 콩쥐의 도움으로 순식간에 자물쇠까지 열어 버린 소소생과 범이, 반대편 감옥에 갇혀 있는 철불가, 당포에서 돌아온 흑삼치와 고래눈은 마침내 한자리에 모인다. 그때 고래눈과 흑삼치가 꺼낸 것은 바로 산해파리가 지난 몇 년간 작성한 일지였다! 소소생은 일지를 읽고 충격적인 내용에 그만 몸에 힘이 풀리고 만다. 과연 일지 속 기록된 산해파리의 비밀은 무엇일까? 소소생은 당포의 연쇄 괴죽음을 해결하고, 무고한 백성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크리처스』는 마치 영상을 보듯 시청각적 경험을 극대화하는 소설이다.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들과 비장한 장면에서 돌연 팽팽하던 긴장감을 유머로 반전시키는 재치, 역사적 고증과 상상의 힘을 버무려 환상적인 세계관을 재현한 그림은 텍스트의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10대 청소년은 물론, 새로운 한국형 크리처물을 고대해 온 팬이라면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선택일 것이다.




◎ 시리즈를 읽은 독자들의 강력 추천

“개성만점의 등장인물들과 함께 상상만으로도 오싹해지는 괴물이야기”

“국내 판타지의 새로운 길을 여는 도서”

“어떻게 이런 세계관을 생각해 냈을까요? 천재 아니십니까?”

“청소년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도서”

“아들 주려고 샀다가, 내가 먼저 단숨에 읽은 책”

“한 편의 영화를 보듯 빠져들게 만들어 버리는 몰입감”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구성, 거기에 한국형 스토리 속 녹아 있는 일러스트까지”

“유쾌한 입담과 팽팽한 긴장감, 허를 찌르는 반전이 끝내주는 판타지 소설”

“괴물, 신라, 해적 등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탄생한 환상적인 세계관”

◎ 책 속에서

“아야! 이 쪼끄만 게! 뭐 이런 벌레가 다 있어?”
범이가 핏방울이 맺힌 손등을 보며 말했다. 괘씸한 마음에 범이가 다시 손을 뻗자 콩쥐가 앞발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던 중 콩쥐의 발톱이 소소생의 손목을 묶은 밧줄을 스치자 투둑 소리를 내며 밧줄이 가볍게 끊어졌다.
소소생과 범이의 눈이 마주쳤다.
“어?”

-p.18

이제 이놈이 숙주의 목숨을 끊지 않고 나오게 하면 된다.
죽도의 동물들을 잡아다가 ■■■■을 먹였다.
죽도의 씨가 마를 동안
알아낸 것은
없다.

이 실험은 한계가 있다.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필요하다.

-p.31

“괴물이라고 해서 다 흉측하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을 괴물이라고 부를 뿐이지. 나는 이 근화초가 부럽단다.”
“괴물 꽃이 부럽다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런 꽃보다 몇 곱절은 아리따우시면서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비루한 인생일 뿐이지. 매일 피를 토하며 서서히 죽어 가는……. 그런데 근화초는 죽어도 다음 날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우니 이 얼마나 용감하고 대단한지. 차라리 근화초처럼 살면 좋겠구나.”
하인은 뭐라 위로할 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p.55-56

“산해파리, 자네 그거 아나? 모든 것엔 명암이 있다네!”
“무슨 헛소리로 시간을 끌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소용없다, 철불가.”
“바다가 있고 육지가 있듯이, 내가 빛이고 자네는 어둠이듯, 흑돌이 있으면 백돌이 있고, 흑갑신병이 있으면 백갑신병도 있는 법이야!”
“…… 백갑신병?”
산해파리는 처음 듣는 단어에 한쪽 눈썹을 꿈틀 치켜올렸다.
철불가가 씩 웃으며 횃불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횃불이 바닥에 떨어지며 불티가 사방으로 튀었다. 횃불에 있던 불길이 대나무로 옮겨붙고 산해파리의 집으로 번졌다. 불길은 점점 거세져 대숲을 삼키기 시작했다.
사방에 불길이 화르르 치솟자 콩쥐를 죽이려고 몰려들었던 흑갑신병들이 펑 펑 소리를 내며 까만 껍질을 벗고 하얗게 변했다. 대숲과 죽도를 뒤덮은 흑갑신병 떼가 차르륵 하얀 백갑신병으로 변해 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마치 흑돌이 백돌에게 집어삼켜지는 것 같았다.

-p.129-131

구매가격 : 10,400 원

요즘 미술은 진짜 모르겠더라

도서정보 : 정서연 / 21세기북스 / 2023년 04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바나나를 벽에 붙였는데 예술이라고?”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요즘 미술’의 세계
키워드만 알아도 작품이 말을 건다!



◎ 도서 소개

”바나나를 벽에 붙였는데 예술이라고?“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요즘 미술’의 세계
난해한 현대미술을 술술 풀어내는 12가지 키워드!

보다 보면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고, 이게 과연 예술이기는 한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요즘 미술’.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맥락’이 필요하다. 작품 하나, 작가 한 명을 넘어 현대미술의 맥락과 흐름을 이해할 때 비로소 현대미술은 진짜 가치를 드러낸다. 이 책은 맞물리는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찬찬히 풀어낸다. 미술사를 통째로 서술하거나, 유행이 지나간 주제를 다루지 않고, 엄선한 알짜 키워드로 요새 가장 뜨거운 ‘요즘 미술’의 세계로 독자를 친절히 안내한다.

현대미술의 포문을 연 ‘미니멀리즘’, 생각만으로 미술이 된 ‘개념미술’, 기계로 찍어냈지만 예술이 되는 ‘팝 아트’, 미술을 막론한 시대의 화두 ‘인공지능’까지, 12가지 키워드는 ‘요즘 미술’의 생생한 세계에 곧바로 닿아 있다. 원리를 알면 문제가 풀리는 것처럼, 맥락을 알면 모르는 작품이 풀린다. 맞물리며 연결되는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현대미술이 형성되었고, 점차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책장을 덮으면, 처음 보는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도 스스로 감상할 힘이 자연스레 생긴다.

현대미술의 지형을 이해하고 보면, 작품 하나하나가 더더욱 빛난다. 컬러 도판과 큐알 코드를 통해 직접 작품을 감상하며 취향에 맞는 작가와 작품을 발견할 수도 있다. 마주한 작품의 가치를 친절한 해설로 천천히 꺼내어 보면, 단순히 ‘미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와 현실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현대미술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끝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난해하지 않을 ‘요즘 미술’의 세계는, 우리와 사회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빛나는 통로라는 것을.




◎ 본문 중에서

미니멀리즘 작가들은 평면성이라는 모더니즘의 원리가 사각형의 캔버스 틀 안에서는 끝내 해결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환영마저도 없애려고 했던 시도가 바로 미니멀리즘입니다.
【그림 밖으로 나와 ‘사물’이 된 미술_26쪽】

물질적인 작품보다 비물질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한 미술을 개념미술이라고 부릅니다. 개념미술 중에는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만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고, 아이디어와 여러 오브제가 결합하는 경우도 있으며, 언어를 제시하는 방식 등 아주 다양한 작품이 존재합니다.
【‘아이디어’로 던지는 미술의 질문들_44쪽】

앤디 워홀은 항상 이미지만을 소재로 가져왔고, 따라서 그의 작품은 모두 깊이가 없는 ‘표면’뿐입니다. 워홀이 남긴 초상화들은 정신세계를 지닌 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한 겹 표피만 남은 텅 빈 얼굴들을 하고 있어요.
【텅 빈 얼굴로 드러난 소비사회의 초상_102쪽】

화이트 큐브를 표방하는 미술관에 창문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여러분이 자주 들르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전시장 안에서 창문을 본 경우가 거의 없을 거예요. 미술 작품은 그 자체로 평가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인 것이죠.
【‘화이트 큐브’가 미술관에 등장한 배경_119쪽】

최우람의 작품은 인간과 기계를 둘러싼 세계를 표현하면서 동시대를 사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간 존재에 관한 물음을 수반합니다.
【기계가 살아 있다면 인간은 이제 무엇일까_167쪽】

음식을 매개로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작업은 우리가 예술 작품을 그저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작가는 관객 개개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된 ‘공유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관객에게 참여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모여서 먹기만 해도 미술이 될 수 있을까_175쪽】

이 세계에 이미 존재하지만 우리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드러내 보이는 사람들을 우리는 ‘예술가’라고 부릅니다. 현대미술 작가들 또한 우리가 현실과 가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탐구하면서 이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미술이 포착한 가상과 현실의 틈새_206쪽】

인공지능은 예술가의 창작을 돕는 하나의 기술적 도구로서 시각예술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창의력은 인간의 창의력을 복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프로그래머들이 알고리즘을 만들고, 예술가는 만들어진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하니까요.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이 바꿀 미술의 미래_241쪽】

구매가격 : 19,200 원

이럴 줄 알았으면 말이나 타고 다닐걸

도서정보 : 손화신 / arte / 2023년 05월 1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걸핏하면 ‘웬수’들을 만나기 십상인 도로 위에서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고자 하는 너와 나의 이야기



◎ 도서 소개

오늘도 정글 같은 도로 위, 운전은 왜 해가지고
연령불문 공감 백배 주제로 펼쳐지는 운전의 희로애락

운전이란 무엇인가. 편리하고 유용하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며 웃음이나 즐거움보다는 짜증과 분노가 앞서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그런 행위에 가깝다. 무엇보다 도로는 이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 손화신은 8년 차 운전자이자 작가이다. 세 편의 단독 에세이를 출간했으며, 제6회(2019) 브런치북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홀로 운전을 터득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도로 위에서 겪은 험한 일들에도 성격이 나빠지지는 않았다. 운전이란 원래 ‘웬수’들을 만나는 일임을 숙지한 지 오래이기에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고자 한다. 덕분에 여전히 운전을 사랑하며 차 안에서의 시간으로 위로받는다. 지금은 오마이뉴스 문화부 기자로도 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럴 줄 알았으면 말이나 타고 다닐걸》에는 지난 8년간 초보 시절부터 겪은 호의, 즐거움, 상처, 후회의 기록과 도로 위 인간관계에서 얻은 통찰이 담겨 있다. 운전 고수는 물론 아직 타인의 차에 동승한 경험뿐인 모든 예비 운전자에게 공감은 물론 교훈과 선견지명을 길러줄 만한 내용으로, 나아가 삶이라는 정글에서도 부드럽게 주행하고자 하는 심산으로 쓰인 누군가의 운전 이야기이다.




◎ 책 속에서

“타인의 호의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내 가슴속에 오래도록 박혀 머물러 있다. 타인의 호의, 나는 이것이야말로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정교하고 완전한 시스템이자 톱니바퀴라고 생각한다.

[프롤로그_우리는 도로처럼 연결돼 있다, 7쪽]

“도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요, 정글이에요, 정글.” 정글은 약육강식이잖아요. 조금만 어설프면 잡아먹혀요. 안 봐줍니다. 강사님의 조언은 현실적이어서 살벌했다. 나는 물었다. 그러면 이기적으로 운전해야겠네요. 그런데, 그런 건 또 아니란다. 바르게 운전해야죠. 정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날렵하게 운전하는 것도, 이기적으로 운전하는 것도 아니에요. 기본에 충실하게, 교통법규 잘 지키고, 양보해가면서, 출발할 때도 멈출 때도 차선을 바꿀 때도 커브를 돌 때도 부드럽게 운전하는 게 결국은 정글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 생존자가 되는 길입니다.

[01 핸들을 잡다, 17쪽]

그렇게 차 정비에 관하여 하나를 배웠다. 웬만해선 공식 서비스센터에 갈 것, 한 군데 이상에서 견적을 받아볼 것. 그러나 사실, 그보다 더 귀한 것을 배웠단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슴눈을 하고도 거짓을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런 존재가 사람이고, 그런 것이 어쩔 수 없는 직업인의 딜레마라는 것. 나는 사슴눈 아저씨가 악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그곳의 직원이었다면 나도 그랬을 것 같아서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을 했을 뿐. 그래도, 45만 원은 너무 심했다. 내 인생의 한순간에 사기의 신이 날 비껴간 것에 감사드릴 뿐이다.

[11 정비소에 가다, 71쪽]

드디어 운전 연습을 하기로 한 날, 친구는 생색을 내고 또 냈다. 내가 지금 하려는 일은 “목숨을 내건 일”이라며, 목숨 걸고 도와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얼마나 너에게 복된 일인지 혹시 알고 있느냐고 물어댔다. 나는 최대한 그의 비위를 맞춰가며, 그러게 참으로 복된 일이다, 이런 친절을 베풀어주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공손히 답했다. 의외로 친구는 역정 한번 내지 않고 나를 지도해줬다. 물론 한숨은 좀 쉰 것 같다만.
(…) 재밌는 건, 그때는 미처 몰랐는데 친구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는 점이다. 1~2년 초보운전자로서 운전을 하며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알았다. 초보운전자 옆에 동석한다는 건 참된 우정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임을. 목숨을 걸고 도와주는 거라던 친구의 말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란 것을. 친구에게 그때 돼지고기가 아닌 한우를 사줬어야 했음을.

[23 실전 연습을 하다, 146~147쪽]

지금까지 친구를 조수석에 태우고서 연습을 했다면, 이제는 그다음 단계로 혼자서 차를 몰고 도로에 나가야 하는 큰 산을 마주하고 있을 때였다. 아는 동생에게 전화로 “혼자 차를 몰고 나갈 생각을 하니 너무 무섭다”라고 말했고, 동생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언니” 하고 진지하게 나를 불렀다. 그러고는 자기가 딱 한 마디를 할 테니 잘 들어보라고 했다.
“잘 생각해봐, 언니. 운전은 ‘원래’ 혼자서 하는 거야. 운전석은 1인석이잖아.”
이토록 강력한 말은 또 오랜만이었다. 동생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성적으로 백 퍼센트 납득이 됐다. 그래, 어차피 핸들은 두 명이서 잡는 게 아니잖아? 옆에 누군가가 있든 없든 운전석을 운영하는 건 언제나 나 혼자다. 그러니 혼자 도로에 나선다고 겁먹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

[23 실전 연습을 하다, 148쪽]

내가 한 짓은, 그러니까, 무려 역주행이었다. (…)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는 후진을 감행했다. 트럭 뒤에 따라오던 차들은 영문을 모른 채 줄지어 대기 중이었고,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민폐를 주면서 나는 홀로 도로 가운데서 고군분투했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퍼부었다.
운전의 신이 도와준 덕에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마침내, 제 길로 내 차는 돌아올 수 있었던 거다. 그날 나는 결국 살아서 집에 돌아왔다. 이런 게 기적이지 무엇이 달리 기적일까. 옷은 안 젖었지만 정신은 축축하게 젖다 못해 흐물흐물해진 채로 나는 내 방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3 비 오는 날의 역주행, 210~211쪽]

구매가격 : 12,800 원

서울대 교수와 함께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3

도서정보 : 저자명 : 조성준, 이선영 그린이 : 신병근 / 아울북 / 2023년 05월 17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쏟아지는 데이터 속에서 가치를 발굴하다!
조성준 교수님이 안내하는 빅데이터의 세계



◎ 도서 소개

지식이 꿈으로 이어지는
단 한 번의 특별한 교양 수업
『서울대 교수와 함께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시리즈는 서울대 교수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학문의 살아 있는 지식을 전하고, 나만의 길을 찾는 10대를 넓은 꿈의 세계로 안내하는 지식 교양 시리즈입니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한 10대에게 각 분야 전문가의 정확한 설명과 진솔한 고민을 전합니다. 이로써 아이들이 더 큰 배움의 세계로 나아가고, 보다 구체적인 꿈을 그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빅데이터에서 가치를 찾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조성준 교수님과 함께하는 세 번째 시간
〈조성준 교수님이 들려주는 빅데이터 이야기〉는 『서울대 교수와 함께하는 10대를 위한 교양 수업』 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현대 정보 사회의 중요한 자원인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치를 창출해 온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조성준 교수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들어는 봤지만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빅데이터의 개념부터 사람들이 일상에서 만들어 내는 데이터의 종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빅데이터를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낯설게만 느껴졌던 빅데이터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냈습니다. 더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빅데이터에서 발굴해 낸 가치가 세상을 어떻게 이롭게 했는지 살펴보며 데이터 전문가의 세계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책 속으로

이처럼 오늘날에는 우리의 일상이 모두 데이터화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 그러다 보니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어. 이런 걸 바로 ‘빅데이터’라고 해. 크다는 빅(big)과 데이터가 합쳐진 말이야. 그러니까 데이터가 엄청 많고 엄청 크다는 뜻이겠지?
- 18쪽 중에서-

같은 재료라고 해도 요리사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요리의 맛이 크게 달라지잖아? 마찬가지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빅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가치가 만들어진단다.
-20쪽 중에서-

이러한 인공 지능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 즉 빅데이터를 통한 학습을 바탕으로 마치 인간처럼 지능적으로 행동해. 따라서 빅데이터 없이 인공 지능은 구현되지 못해. 휘발유 없이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지. 빅데이터는 미래의 정보 통신 사회에서 새로운 자원이자 화폐 역할을 할 거야.
-97쪽 중에서-

나 같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활동하는 분야는 한계가 없어. 제품 기획과 설계, 제조?생산, 신규 서비스 개발, 영업 마케팅, 리스크 관리, 금융, 인사 관리까지 아주 다양해.
-121쪽 중에서-

이런 재해로 인한 손실을 줄이는 데는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단다. 데이터 중심의 재난 대비 노력은 현재 그 성과가 아주 눈에 띄어. 네팔의 오픈 데이터 활동가들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오픈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정확히 파악해 가장 효과적으로 구호 노력을 기울였어. 그 덕분에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재빠르게 도움의 손길을 제공할 수 있었지. 이런 일들을 통해 우리는 데이터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단다.
- 145쪽 중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한테 데이터는 신대륙과 같아. 그 존재를 모를 때에는 좁은 땅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웠지만, 이제 바다 건너 신대륙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니 그곳에 가서 새로 땅을 확보해야 해. 데이터 분석은 우리나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전 세계 데이터를 대상으로도 가능한 일이니까. 그러니까 우리도 데이터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키워야겠지?
- 151쪽 중에서-

구매가격 : 12,000 원

수상한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 1

도서정보 : 저자명 : 김준연 감수 : 최재천 / arte / 2023년 04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렇게 신선하고, 이렇게 생생한 과학책이라니!”
전직 생물 교사의 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을 책으로 만나다!



◎ 도서 소개

전직 생물 교사, 한국과학창의재단 소속 과학 커뮤니케이터
화제의 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을 책으로 만나다!
구독자 45만 명, 누적 조회수 1.3억 회, 편당 평균 조회수 85만 회

『수상한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 1권(바다 생물), 2권(육상 생물) 동시 출간
국내 최고의 생물학자 최재천 감수 및 추천!
전국과학교사협회, 사물궁이, 궤도 강력 추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생물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며 45만 유튜브 구독자를 사로잡은 과학 채널 〈수상한생선〉의 콘텐츠가 아르테에서 『수상한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1권(바다 생물), 2권(육상 생물)으로 출간되었다.
‘수상한생선’은 ‘수상한 생물 선생’의 줄임말로, 저자는 과학 유튜버가 되기 전에 고등학교에서 생물(생명과학) 교사로 근무했다. 교사 생활을 하며 과학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을 많이 만났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전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호기심을 즐겁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생물을 자세히 탐구하며 체득할 수 있는 지식을 소개하고 관찰의 과정을 밝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자는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면서 과학을 폭넓게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많은 사람에게 ‘생물학의 재미’를 알리고자 유튜버로 전향했다. 이 책은 ‘수상한생선’이 다룬 콘텐츠 중 많은 구독자가 응원하고 사랑한 ‘해부 실험’을 모아, 생물 관찰 기록을 상세히 전하고 영상에 담지 못한 배경지식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영상과 차별화해 책에서 중점을 두며 소개한 지점은 다음과 같다.

1) 생물의 해부 과정을 순차로 소개하며 해당 기관의 존재 이유, 존재 방식을 글, 그림 두 경로로 상호 연계해 생물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각 생물의 외부 모습, 내부 기관을 상세히 담은 시각 자료(사진 및 도판 등)가 1권 260컷, 2권 225컷 수록되었다.
3) 시각 자료와 캡션만 참고해도, 생물 탐구의 전 과정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4) 소제목만 짚으며 읽어도 해당 생물의 주요한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전한다.
5) 최신 교과과정과 연계해 생물 지식 및 용어를 전하며, 한자어로 이루어진 생소한 생물학 용어는 각주를 통해 그 뜻을 낱낱이 풀이해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6) 책의 각 요소는 난이도에 차별화를 두어 글을 읽지 못하는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전한다(각주, 본문, 소제목, 나가는 글, 시각 자료 및 캡션, 들어가는 글 순으로 난도가 높다).

1권 ‘바다 생물’ 편에서는 척추동물 어류, 극피동물, 절지동물, 연체동물 순으로 같은 분류군에 속하는 생물을 묶어 소개하고, 2권 ‘육상 생물’ 편에서는 육상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몸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240쪽 | 아르테 | 2020년 9월 | 19,800원
▶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268쪽 | 아르테 | 2022년 3월 | 22,000원
▶ 다르면 다를수록: 최재천 생태 에세이 | 최재천 지음 | 252쪽 | 아르테 | 2017년 11월 | 22,000원




◎ 책 속에서

자, 이제 상어를 해부해 볼까요? 상어의 항문에서부터 배를 갈라서 열면 내부에 내장이 가득합니다. 상어의 내부 장기들 중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간입니다. 상어가 속하는 연골어류는 경골어류와 달리 부력을 얻는 기관인 부레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골어류는 부레 대신 커다란 간을 이용해 부력을 얻죠. 상어의 간을 잘라서 물에 띄워 보면 둥둥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어의 간은 기름이 풍부해서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밀도가 낮기 때문에), 체내에서 부력을 제공하는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상어는 아주 커다란 간을 지닙니다. ― 23쪽, 상어

멸치 내부에서는 식도부터 위를 거쳐 장까지 이어지는 멸치의 소화관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멸치의 위를 자세히 볼까요? 위는 손가락처럼 생긴 기관으로 감싸여 있습니다. 위를 감싼 이 부위는 유문수라는 어류의 소화기관이에요. 유문수는 어류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소화기관으로, 위와 소장의 경계에서 소화효소를 분비하거나 양분을 흡수합니다. 여기에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어요. 멸치의 소화관을 자세히 살피면, 멸치가 죽기 전 섭취한 먹이도 알아낼 수 있답니다. ― 38쪽, 멸치

그럼 이제 해삼 내부를 살펴볼까요? 해삼 내부를 가르면, 주황색을 띠는 실 같은 부위가 보입니다. 이것은 해삼의 알로 알려져 식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정확하게는 해삼의 생식세포가 형성되는 생식소 부위예요. 주황색을 띠는 것은 암컷 생식소(난소)이고, 우윳빛을 띠는 것은 수컷 생식소(정소)랍니다. 생식소를 제거하고 나면 해삼의 기다란 소화관을 볼 수 있습니다. 해삼의 소화관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식도와 위, 장이 길게 감기며 이어져 있습니다. 이런 해삼의 소화관은 젓갈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고노와타’라는 음식입니다. 고노와타는 숭어알, 성게알과 함께 일본의 3대 진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요. ― 98~99쪽, 해삼

이 중에서도 곤충과 새우는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곤충은 지네와 거미보다는 갑각류와 분류학적으로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새우를 자세히 보면, 곤충과 비슷한 부분이 꽤 많이 보인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곤충은 징그러워하고 갑각류는 좋아하죠. 갑각류는 맛있어서일까요? 이번 장은 새우와 곤충의 비슷한 점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꽤 재미있을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새우 해부를 시작해 봅시다. 지금부터 우리가 외면하던 새우의 모습들을 아주 자세히 만나 볼 거예요. ― 109쪽, 새우

그런데 새우와 가재는 생김새가 꽤 비슷하지만, 게의 몸은 새우, 가재와는 전혀 다른 구조처럼 보이지 않나요? 여기에는 반전인 사실이 하나 숨어 있답니다. 사실 게의 몸도 새우나 가재와 상당히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놀랍게도 게의 몸은 반으로 접혀 있는 형태인 것이죠. 게가 반으로 접혀 있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지금부터 홍게를 관찰하며 알아볼게요. ― 135쪽, 홍게

개조개의 발 윗부분에는 생식소가 있습니다. 이매패류는 생식소 안쪽으로 장이 지나죠. 그래서 발을 잘라 내고 생식소 부위를 조심조심 가르면 그 안에 장이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매패류는 몸 내부로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제거하기 위해 내부에서 탄산칼슘을 분비해 이물질을 감싸 버리는 방어 작용을 합니다. 이 방어 작용의 결과가 바로 아름다운 진주랍니다. 이매패류가 자신의 몸을 이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진주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모두들 알고 있었나요? 생물에는 참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이 숨어 있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들도 어려운 시련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련을 조개가 이물질을 품듯 잘 받아 낸다면,단순히 상처로 남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진주로 거듭날 거예요! ― 181쪽, 조개

움직임이 거의 없거나 아주 느린 다른 조개(개조개, 굴)와는 달리 가리비는 역동적으로 헤엄치는 조개입니다. 패각 두 개를 캐스터네츠처럼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며 헤엄치는데, 패각이 닫힐 때 패각 뒤쪽에 있는 틈으로 물이 발사되며 추진력을 얻어 이동하죠. 하지만 가리비의 헤엄은 에너지 소모가 매우 커서 한번 제대로 움직였다면 이후 몇 시간은 가만히 있어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가리비의 패각이 열리고 닫히는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가리비 내부를 봐야 해요. 가리비의 관자 부분을 잘라 주면 반으로 열리는데, 이 관자가 앞서 조개에서도 살펴본 폐각근이라는 이매패류의 근육입니다. ― 188쪽, 가리비

굴의 속살을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패각과 붙어 있는 막이 패각을 분비하는 외투막입니다. 전복, 소라, 조개 등 패각을 지니는 연체동물은 모두 이 외투막이라는 부위로 패각을 분비해 만들어 내는데, 굴도 그렇습니다. 굴의 외투막을 제거해 내부를 보면, 아가미 네 겹을 볼 수 있습니다. 아가미가 이렇게 큰 공간을 차지하는 이유는 굴이 속하는 이매패류 생물은 호흡뿐만 아니라 먹이 섭취에 아가미를 이용하기 때문이죠. ― 202쪽, 굴

전복은 신기한 점이 아주 많은 생물입니다. 전복은 배에 위치한 근육질 발을 통해 물결을 일으켜 움직이며 이동하는데요, 이는 달팽이가 움직이는 방식과 똑같습니다. 이때 전복의 발은 흡입력(부착력)이 굉장히 강해서, 손으로는 떼어 내기 힘들 정도죠. 그리고 전복은 머리 부분에 더듬이 한 쌍이 있습니다. 더듬이 옆에 눈도 한 쌍 위치하죠. 머리 부분을 확대해 보면 전복의 눈을 꽤 자세히 볼 수 있어요. ― 212쪽, 전복

구매가격 : 15,840 원

수상한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 2

도서정보 : 저자명 : 김준연 감수 : 최재천 / arte / 2023년 04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렇게 신선하고, 이렇게 생생한 과학책이라니!”
전직 생물 교사의 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을 책으로 만나다!



◎ 도서 소개

전직 생물 교사, 한국과학창의재단 소속 과학 커뮤니케이터
화제의 유튜브 채널 〈수상한생선〉을 책으로 만나다!
구독자 45만 명, 누적 조회수 1.3억 회, 편당 평균 조회수 85만 회

『수상한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 1권(바다 생물), 2권(육상 생물) 동시 출간
국내 최고의 생물학자 최재천 감수 및 추천!
전국과학교사협회, 사물궁이, 궤도 강력 추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생물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며 45만 유튜브 구독자를 사로잡은 과학 채널 〈수상한생선〉의 콘텐츠가 아르테에서 『수상한생선의 진짜로 해부하는 과학책』1권(바다 생물), 2권(육상 생물)으로 출간되었다.
‘수상한생선’은 ‘수상한 생물 선생’의 줄임말로, 저자는 과학 유튜버가 되기 전에 고등학교에서 생물(생명과학) 교사로 근무했다. 교사 생활을 하며 과학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을 많이 만났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전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호기심을 즐겁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생물을 자세히 탐구하며 체득할 수 있는 지식을 소개하고 관찰의 과정을 밝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자는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하면서 과학을 폭넓게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많은 사람에게 ‘생물학의 재미’를 알리고자 유튜버로 전향했다. 이 책은 ‘수상한생선’이 다룬 콘텐츠 중 많은 구독자가 응원하고 사랑한 ‘해부 실험’을 모아, 생물 관찰 기록을 상세히 전하고 영상에 담지 못한 배경지식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영상과 차별화해 책에서 중점을 두며 소개한 지점은 다음과 같다.

1) 생물의 해부 과정을 순차로 소개하며 해당 기관의 존재 이유, 존재 방식을 글, 그림 두 경로로 상호 연계해 생물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각 생물의 외부 모습, 내부 기관을 상세히 담은 시각 자료(사진 및 도판 등)가 1권 260컷, 2권 225컷 수록되었다.
3) 시각 자료와 캡션만 참고해도, 생물 탐구의 전 과정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4) 소제목만 짚으며 읽어도 해당 생물의 주요한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전한다.
5) 최신 교과과정과 연계해 생물 지식 및 용어를 전하며, 한자어로 이루어진 생소한 생물학 용어는 각주를 통해 그 뜻을 낱낱이 풀이해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6) 책의 각 요소는 난이도에 차별화를 두어 글을 읽지 못하는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전한다(각주, 본문, 소제목, 나가는 글, 시각 자료 및 캡션, 들어가는 글 순으로 난도가 높다).

1권 ‘바다 생물’ 편에서는 척추동물 어류, 극피동물, 절지동물, 연체동물 순으로 같은 분류군에 속하는 생물을 묶어 소개하고, 2권 ‘육상 생물’ 편에서는 육상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몸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240쪽 | 아르테 | 2020년 9월 | 19,800원
▶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268쪽 | 아르테 | 2022년 3월 | 22,000원
▶ 다르면 다를수록: 최재천 생태 에세이 | 최재천 지음 | 252쪽 | 아르테 | 2017년 11월 | 22,000원




◎ 책 속에서

모기의 머리를 관찰해 보면 머리에는 겹눈이 한 쌍 있고, 더듬이 한 쌍, 빨대 모양의 입(주둥이), 그리고 입 윗부분에 아랫입술수염이 한 쌍 있습니다. 모기는 더듬이와 아랫입술수염으로 냄새와 열, 이산화탄소 등을 감지해 먹이를 찾아내죠. 그리고 모기의 입은 찌르는 형태의 입인데, 하나의 관처럼 보이지만 사실 기관 여러 개가 합쳐진 구조입니다. 피부를 뚫고, 타액을 주입하고, 피를 빠는 역할을 하는 부위들이 합쳐져 있는 것이죠. ― 22쪽, 모기

유충은 번데기로 변한 후 나비로 우화하기까지 7일 정도의 기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탈바꿈에만 힘을 쏟습니다. 이 시기를 위해 유충 때 끊임없이 식물의 잎을 먹으며 에너지를 저장했던 거죠. 충격적인 사실은, 초기 단계의 번데기 내부는 내부 기관 대부분이 녹아 거의 액체 형태로 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번데기 시기에는곤 충의 내부가 ‘단백질 수프’로 변해 버린다고 표현되기도 하죠. 이는 놀랍게도 번데기 내부에서 유충의 몸 대부분이 녹아 버린 후 성체의 몸이 완전히 재구성되는 신비로운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 35쪽, 배추흰나비

최근 환경오염이 심해지며, 소금쟁이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금쟁이가 물 위에 뜨는 데는 다리의 기름 성분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금쟁이는 물과 기름 성분을 섞이게 만드는 계면활성제(비눗물)가 있는 환경에서는 물에 뜨는 능력을 잃고 물에 빠져 죽어 버리게 됩니다. 요즘에는 기름이 유출되거나 수질이 오염되며 소금쟁이가 죽게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 65쪽, 소금쟁이

담수에 사는 히드라의 주된 먹이는 물벼룩입니다. 히드라에게 물벼룩을 넣어 주니, 물벼룩을 자포로 마비시켜서 잡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히드라가 물벼룩을 위수강에 넣고 소화효소를 분비해 서서히 소화시키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죠. 사진을 보면 물벼룩이 히드라의 위수강 내부에서 액체가 되어 버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하죠? ― 78쪽, 히드라

많은 사람들이 플라나리아나 히드라, 불가사리 등 재생능력이 뛰어난 생물들을 보면 신기해하는데, 사실 잘린 팔다리를 회복하는 정도의 재생능력을 가진 생물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갑각류가 탈피할 때 잘린 몸이 복원되는 사례도 있고, 도마뱀은 꼬리가 절단된 후 재생이 되고, 지렁이도 몸 일부가 잘렸을 때 나머지 부분이 재생되죠. ― 95쪽, 플라나리아

투구새우의 휴면알은 건조와 추위, 열에 대한 내성이 아주 강하며 무려 20년 이상 휴면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투구새우의 훌륭한 생존 전략 덕분에 중생대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휴면알의 특성을 이용해 건조시킨 투구새우의 알을 사육 세트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 있는 ‘트리옵스 키우기’라 불리는 사육 세트는 바로 투구새우의 이 휴면알을 이용한 것이죠. ― 110쪽, 투구새우

충격적인 사실은 딸기 외부에 작은 깨처럼 박힌 부분이 딸기 씨앗이 아니라는 거죠. 놀랍게도 우리가 씨앗이라 부르는 부위들 하나하나가 딸기의 진정한 열매에 해당합니다. 딸기와 같은 형태의 열매를 수과라고 합니다. 수과는 씨앗이 얇은 막질의 열매껍질로 둘러싸여 있는 형태의 열매를 부르는 말입니다. ― 136쪽, 딸기

파인애플 꽃은 줄기(꽃대) 하나를 중심으로 100~200여 개 꽃이 피어나는 형태인데, 파인애플은 이러한 수많은 꽃들이 줄기와 합쳐지며 커다란 열매 하나로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파인애플 열매를 관찰하면 수백 송이 꽃들이 합쳐진 형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인애플은 외부에 보이는 다각형 모양들이 모두 각각 별개의 꽃이었던 부분인데, 이러한 다각형 모양 부위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한 송이 꽃이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죠. 다각형 모양 부위를 자세히 살펴봅시다. ― 149쪽, 파인애플

우리가 맛있게 먹는 사과의 과육 부분은 복숭아나 감 등의 과육 부분과 달리 씨방이 발달한 부위가 아닙니다. 사과의 씨방 부분이 발달해 형성된 부분은 전혀 의외의 부위이죠. 사과를 세로로 잘라 보면 중심 부분에 경계가 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과 중심의 작은 부분이 씨방이 발달한 부분으로, 다른 열매(참열매)들의 과육에 해당하는 부위입니다. ― 165쪽, 사과

식충식물은 왜 곤충을 잡아먹는 걸까요? 그 이유는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단백질 속에 들어 있는 질소 성분이 필요한 것입니다. 식충식물 대부분은 토양에 질소나 인이 부족한 척박한 환경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식물은 질소나 인이 부족하면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식충식물은 척박한 토양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족한 성분을 곤충을 소화시켜서 얻어 내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식충식물은 곤충의 단백질과 핵산을 분해해 토양에 부족한 성분인 질소와 인 등을 얻습니다. ― 193~194쪽, 식충식물

귤 조각 개수는 평균 열 개에서 열두 개로 각 개체마다 다르지만, 꽃받침을 떼어 내고 난 무늬의 구멍 수와 귤 조각의 개수를 비교해 보면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확인해 보세요!
귤 꼭지 내부 무늬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꼭지 내부 무늬의 동그라미와 귤 조각 개수가 일치하는 이유는, 귤 내부의 하얀 실 같은 섬유질 부위와 관련 있습니다. ― 212~213쪽, 귤

구매가격 : 15,840 원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3

도서정보 : 최인철 외 13인 / 21세기북스 / 2023년 05월 0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불안정한 사회는 행복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세계 최대 규모의 빅데이터로 분석한 대한민국 행복의 위기 상황
서울대학교×카카오의 대국민 행복 연구 프로젝트



◎ 도서 소개

? 경제 위기 속 행복의 위기, 빅데이터로 본 한국인의 심리
? 회복·소비·경쟁·공감 등의 키워드로 본 경제와 행복의 함수관계
? 빅데이터 100만 건 이상의 세계 최초, 최대 규모 연구를 담은 인포그래픽 매거진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3』은 5년째 발간되고 있는 인포그래픽 행복 매거진이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의 산학협력을 통해 2017년부터 한국인의 마음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사해오고 있다. 총 참여자 89만 명, 총 응답 건수 118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365일의 행복 궤적, 성별, 연령별, 지역별, 요일별 분석을 인포그래픽으로 보기 쉽게 정리했다. 또한 지난 5년간 발견되지 않았던 2022년 만의 특이 현상을 조명했으며, 서울대학교와 카카오같이가치가 함께 진행한 ‘100일간의 행복 기록’ 프로젝트의 분석 결과도 살펴볼 수 있다.

2022년은 경제 위기와 사회 불안정으로 요약된다. 이중고(二重苦), 삼중고(三重苦)를 넘어 다중고(多重苦)를 겪으며 한국인의 행복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이 책에서는 금융 시장 급락, 금리 인상, 물가 상승, 코로나 재유행, 끝나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참사 등 사회 전반의 위기 속에서 한국인의 행복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추적했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어떤 사람들이 더 행복감을 느꼈는지 등 8가지 키워드를 통해 2022년 대한민국의 행복 변화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위기와 불안정의 여파로 2022년 한국인의 행복은 2021년보다 하락하여 2020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코로나 첫해의 암울한 수준으로 행복도가 낮아진 것이다. 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담았다.




◎ 본문 중에서

힘겨운 팬데믹을 버티면서 팬데믹으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일상에 어느 정도 적응하기 시작했을 무렵 우리는 또 다른 위기와 마주하게 됐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의 행복 역시 위기로부터 안전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어떻게 해야 우리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을까?
【고단했던 2022년 대한민국의 행복 - 44쪽】

코스피지수에 따라 40대 이상의 남성과 여성의 행복 수준에 변화가 있었다. [그래프 2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2022년 1월에 2,800대였던 코스피지수 평균값은 내리닫더니 7월에 2,400 아래로 떨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40대 이상의 안녕지수도 연초부터 계속 하락하다 7월에 바닥을 찍었다. 흥미롭게도 코스피지수가 6월에 매우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당시 40대 이상의 안녕지수 역시 큰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10~30대 남녀의 안녕지수는 변동 폭이 작으며 경기 침체에 따른 변화를 덜 겪는 것으로 보였다.
【2022년 누가 가장 행복했을까? - 57~58쪽】

다른 누군가가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행동이 달라지듯, 행복을 기록하는 동안 자신의 상태를 꾸준히 관찰하고 점검함으로써 행복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스스로 변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축을 위해 자신의 소비습관을 기록하고 건강을 위해 걸음걸이나 운동량을 기록하듯, 행복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행복을 기록하는 일일 것이다.
【100일간 행복을 기록하는 두 번째 시간 - 100쪽】

경험적 소비, 관계적 소비, 친사회적 소비는 안녕지수, 삶의 만족, 삶의 의미, 긍정정서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사회적 소비의 경우 삶의 의미와 강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 소비를 통해 부정정서를 완화시킬 수는 없었다. 대신 새로운 경험, 관계, 사회와 환경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개인의 삶의 의미와 목적, 긍정정서를 높임으로써 개인의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소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 126쪽】

‘행운’이 수동적으로 기원하고 기다려야 하는 종류의 기쁨이라면, 세렌디피티는 다양한 시도와 도전으로 끊임없이 발견해나갈 수 있는 종류의 기쁨이다. 다시 말해 ‘행운’은 개인의 노력으로 강화하기 어렵지만, 세렌디피티는 노력을 통해 충분히 계발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기도 하다.
【세렌디피티-“오히려 좋아” 변화와 불확실성을 포용하는 삶의 태도 - 134쪽】

10대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의 영향력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시기임을 고려하면 부모와의 애착이 행복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과 남성 모두 20대에서는 10대 때보다 부모와의 애착이 안녕지수에 주는 정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30대 이상이 되면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이 부모와의 밀접한 관련이 안녕지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행복의 요새 - 195쪽】

구매가격 : 19,200 원

주먹 망원경

도서정보 : 박종휘 / arte / 2023년 05월 0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은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이 시대에 가능하지 않은 사랑의 모습



◎ 도서 소개

사랑이 범람하면서도 메마른 이 시대
그대에게 사랑을 묻는다

일상에서 ‘사랑’이라는 말처럼 흔히 쓰이는 단어가 또 있을까. 온갖 매체를 틀기만 하면 24시간 끊임없이 들려오는 단어가 바로 사랑이다. 공기나 물만큼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기에 그럴 것이다. 그러나 공기나 물을 의식하지 않듯 사랑이라는 것도 ‘너무 흔해서’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끝내 삶을 마치기도 한다. TV 프로그램이나 유행가를 통해 그려지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일까?

작가 박종휘는 이처럼 너무 흔해져 그 존재나 의의가 무색해진 사랑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주먹 망원경》은 세 화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랑의 정의다. 작가는 그러나 작품을 마무리하면서도 사랑을 정의하기가 여전히 난해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사랑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들의 가장 아름다운 생(生)의 증거’라는 조심스러운 결론과 함께 나머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고 말한다.




◎ 책 속에서

“정호야, 선생님이 미안해. 내가 너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어.”
“저 내일 미국으로 떠나요. 그동안 속만 썩여 드려서 죄송해요.”
“메모를 보고 알았어. 내일?”
“예, 그래도 저는 선생님을 절대로 잊지는 못할 거예요.”
나는 흠뻑 젖은 정호와 볼을 맞댔다. 맞닿은 얼굴 사이로 흐르는 따뜻한 눈물의 촉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볼을 떼고 한 손으로 다시 정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들여다보듯 바라봤다. 촉촉한 물기 속 검은 눈동자가 깊고 드넓은 호수가 되어 나를 띄웠다. 있는 힘껏 다시 끌어안고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오목눈이의 눈물, 53~54쪽]

신혼집으로는 준규 씨 아버지가 식당 뒤 살림집까지 팔아 양옥을 사고도 남을 만큼의 거금을 내 손에 쥐여 주는 바람에 길상사로 이어지는 경관 좋은 길목의 단층빌라를 한 채 장만했다. 일자로 여섯 채씩 18세대가 위아래로 이웃해 있지만 세대마다 분리된 정원과 울타리가 있는 고급 주택이었다. 탈무드에 등장하는 어느 현명한 아버지가 전 재산을 노비에게 넘겨주고 그를 자식에게 주듯이 나도 준규 씨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은 채 그의 여자가 되었다.

[오목눈이의 눈물, 115쪽]

목소리가 커지고 거칠어지자 아내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미안해요. 하지만 정호는 절대로 아니라고요. 정호가 그랬다면 벌써 나한테 고백하고도 남았을 거예요.”
증거가 이렇게 나왔는데도 내 말을 믿지 못하겠느냐고 했으나 그보다 더한 증거가 나왔다고 해도 정호는 아니라며 막무가내였다. 그 아이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도 했다. 나는 아내가 말하기 전부터 내심 당시에 아이들의 인적사항을 정확하게 알아두지 못한 사실을 후회하고 있었던 터였다. 학교와 이름을 묻자 대답하지 않고 도망쳤다는 말을 했더니 아내는 대번에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먹 망원경, 214쪽]

붓만 들지 않았을 뿐 아내의 자세 그대로였다. 닮은 구석이 또 있었다. 아내는 말을 하다가 화가 나면 남의 눈에 뜨일 만큼 일단 입을 다물고 침을 삼키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긴 시간을 버는 습관이 있었는데 덜머리집과 입씨름을 하는 미얄할미 또한 같은 행동을 연상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춤사위나 대사에서도 어딘가 낯익은 구석이 있었다. 볼수록 아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번에 발이 접질린 이유도 어쩌면 앞자리에 앉은 나와 누나를 보고 한눈을 팔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먹 망원경, 228쪽]

“생각보다 빨리 왔네?”
“선생님, 힘들죠?”
“뭐가?”
“내가 너무 철이 없어서요.”
“그렇긴 하지만 갑자기 철들어 버린 서방님도 싫어.”
“나는 어차피 선생님 없이 오 일을 못 넘기는 철부지니까요.”

[금낭화, 302쪽]

구매가격 : 12,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