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마의태자 (하)

도서정보 : 이광수 | 2013-12-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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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태자』는 1926년 5월 10일부터 1927년 1월 29일까지 《동아일보》에 총368회 걸쳐 연재되었던 이광수의 작품으로 최초의 역사소설이자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장편 역사소설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의태자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56대)의 태자로, 국운이 쇠한 신라가 고려 태조 왕건에게 항복하자, 이를 극력 반대하던 그는 금강산으로 들어가 삼베 옷(마의:麻衣)을 입고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다가 일생을 마쳤다는 사실(史實)이 전해 오는데, 이 작품은 이를 소재로 하여 소설로 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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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도서정보 : 이태준 | 2013-1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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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와 황수건 이라는 사내가 빚어내는 이야기인데 어리석고 천진한 성품을 지닌 황수건 이 각박한 세상사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모습이 중심 내용이다. 못난이 로 일컬어지는 황수건이 각박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나갈 수가 있을까 와 관련된 여러 일화들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나 의 태도와 전편을 지배하는 애상적 분위기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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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 회광편

도서정보 : 이광수 | 2013-1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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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 원작의 ‘그 여자의 일생’은 장편의 멜로소설로 1934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작품입니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각색한 수작의 작품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소설은 한 여인의 평범한 인생과정을 통해 겪는 파란만장한 삶의 과정을 나타내 주고 있는 작품으로 불행한 가정 형편 때문에 삐뚤어진 가정사 속에 한 여자가 가야 할 인생 역정이 결국 파멸로 점철되어가는 인생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각각「處女篇[처녀편] 「戀愛篇[연애편] 「婚姻篇[혼인편] 「放浪篇[방랑편] 「徽悔篇[참회편]의 상·하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따르다 보니 현재의 맞춤법과 문체에서 많은 상이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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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 방랑편

도서정보 : 이광수 | 2013-1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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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 원작의 ‘그 여자의 일생’은 장편의 멜로소설로 1934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작품입니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각색한 수작의 작품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소설은 한 여인의 평범한 인생과정을 통해 겪는 파란만장한 삶의 과정을 나타내 주고 있는 작품으로 불행한 가정 형편 때문에 삐뚤어진 가정사 속에 한 여자가 가야 할 인생 역정이 결국 파멸로 점철되어가는 인생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각각「處女篇[처녀편] 「戀愛篇[연애편] 「婚姻篇[혼인편] 「放浪篇[방랑편] 「徽悔篇[참회편]의 상·하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따르다 보니 현재의 맞춤법과 문체에서 많은 상이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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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죽화

도서정보 : 임안수 | 2013-1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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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죽화는 고려시대 강감찬 장군 수하에서 여성임을 숨기고 용감하게 싸우다 숨을 거둔 여장부로 알려져 있다. 비록 설화라고 하지만 고려사에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다소 미화는 있을 지언 정 부정할 필요는 없으리라고 본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고려시대가 성차별이 심하지 않았고, 상당히 역동적인 사회였다는 점이다. 그런 설화의 여인을 표현한 책이다. 단 직접적이 아니라 대몽 간섭기의 맹장이었던 원충갑 장군의 일대기에 접목을 시켜서 표현을 했다.
원충갑은 합단적이 침범을 했을 때 필마단기로 적군을 무찌른 전설적인 무장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고려시대의 수많은 위인들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 조선시대가 성격이 완전히 다른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건국의 과정에서 고려사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은 점도 있고, 우리의 역사인식이 조선사회를 소화하기에도 빠듯하다는 점 또한 장애가 아닌가 한다.
고려시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많은 외침을 받은 시기였다. 그럼에도 꿋꿋이 버텨 낸 동력이 무엇인가? 바로 자발적인 백성들의 참여의식이 아니었을까? 그것이 바로 설죽화의 아버지 이관이 쓴 시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이 시를 본 책에서는 자주 거론하였다. 아울러 설죽화와 원충갑, 한희유 등 각각 다른 시대에 활동하던 인물들을 연결시킨 것은, 재미에 더해 무명의 용사들에 대한 관심과 학습을 주문하기 위함이다. 부디 무명용사들의 충성심에 경의를 표하며 독자제현님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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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도서정보 : 김주영 | 2013-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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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작가의 대표적인 자전적 성장소설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가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다시 출간되었다.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는 1987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연재를 시작하였다. 이듬해 가을호까지 다섯 차례에 나누어 실린 이 작품은 연재를 마치고 그해 곧 민음사에서 출간이 되었다. 이후 문이당으로 판권을 옮겨와 많은 부분 수정을 거쳐 2001년에 『거울 속 여행』이라고 제목을 바꾸어 개정판을 내기도 하였으며, 2003년에 다시 원래의 제목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로 되돌아왔다. 바로 이 해인 2003년에는 당시 MBC의 인기 프로그램 의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코너에서 선정이 되어 전 국민적으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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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 연애편

도서정보 : 이광수 | 2013-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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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 원작의 ‘그 여자의 일생’은 장편의 멜로소설로 1934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작품입니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각색한 수작의 작품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소설은 한 여인의 평범한 인생과정을 통해 겪는 파란만장한 삶의 과정을 나타내 주고 있는 작품으로 불행한 가정 형편 때문에 삐뚤어진 가정사 속에 한 여자가 가야 할 인생 역정이 결국 파멸로 점철되어가는 인생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각각「處女篇[처녀편] 「戀愛篇[연애편] 「婚姻篇[혼인편] 「放浪篇[방랑편] 「徽悔篇[참회편]의 상·하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따르다 보니 현재의 맞춤법과 문체에서 많은 상이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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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 혼인편

도서정보 : 이광수 | 2013-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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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 원작의 ‘그 여자의 일생’은 장편의 멜로소설로 1934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작품입니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화를 각색한 수작의 작품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소설은 한 여인의 평범한 인생과정을 통해 겪는 파란만장한 삶의 과정을 나타내 주고 있는 작품으로 불행한 가정 형편 때문에 삐뚤어진 가정사 속에 한 여자가 가야 할 인생 역정이 결국 파멸로 점철되어가는 인생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각각「處女篇[처녀편] 「戀愛篇[연애편] 「婚姻篇[혼인편] 「放浪篇[방랑편] 「徽悔篇[참회편]의 상·하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따르다 보니 현재의 맞춤법과 문체에서 많은 상이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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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 사냥

도서정보 : 김도연 | 2013-11-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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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눈과 바람의 작가 김도연이 고독한 청소년의 마음을 보듬다!
너는 결코 틀리지 않아
현실에서 튕겨 나가고 싶고, 이성에 눈이 가는 건 내 생애 첫 고독이 시작됐다는 신호다. 결코 나의 반항과 감정 그리고 호기심은 틀린 것이 아니다. 청소년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독이다. 처음으로 스스로를 성찰할 기회를 줄 뿐 아니라, 보다 객관적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생애 첫 번째 기회이고, 감정의 홍수 속에 있어도 모두 성장의 양분으로 흡수 할 수 있는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들 청소년은 불안정하고 슬프고 가슴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사람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 청소년 자신이 그것이 틀린 것 일까 봐, 이러면 안 되는 것 일까 봐 불안해하는 것을 모른다. 하지만 진표는 알고 있다. 그것이 고독 때문이라는 것을.
대관령 눈과 바람의 작가 김도연은 어른도 청소년도 모르고 지나쳤던 그 시기의 시리도록 푸르른 청춘의 이유에 대해 눈처럼 하얗지만 포근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눈부심을 선사한다.

죽는 날까지 함께 하는 친구, 고독
내 생애 일어난 고독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가?
내년이면 춘천으로 유학을 가는 강원도 산골소년 진표는 열여섯의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있다. 친구들과 산에서 스키를 타고 집에서 춤을 추는 게 일과의 전부일 정도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자유로움도 잠시 갑자기 부모님과 동생들이 사라진 것이다! 더불어 폭설이 내린 탓에 산 중턱에 있는 진표의 집은 고립과 다름없어지고……. 진표는 처음으로 모든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눈이 펑펑 오던 날, 산토끼 사냥을 나선 진표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토끼에게 안달을 내며 검둥이와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쫓아간다. 그러자 갑자기 토끼가 말을 하기 시작하고, 다 컸다고 생각한 진표에게 자꾸만 의문을 던진다. 너희 가족이 정말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넌 아직 코흘리개 어린애라는 말과 함께. 말하는 토끼를 만나고 난 뒤 부터, 진표의 삶은 뒤집히기 시작한다! 집안의 가축들도 진표를 향해 반항하기 시작하는데……. 소년 진표에게 처음으로 찾아온 짙은 외로움과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감성. 그렇게, 진표는 생애 첫 번째 고독을 맞이한다.

왜 하필 산토끼 사냥일까?
소년을 토끼를 쫓고 세상은 소년을 쫓는다
토끼는 항상 쫓기는 존재다. 사냥꾼으로부터, 들짐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몸짓으로 토끼는 항상 온힘을 다해 뛰어 도망간다. 세상에 튕기고 싶은 십대. 학업에 쫓기고, 어른들에 쫓기고, 기대에 쫓기는 청소년들은 마치 토끼 같다. 뛰고 뛰어 또 뛰어서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려 애쓰는 토끼. 하지만 이들이 가장 토끼 같은 것은 항상 뒤돌아보며 적이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이다. 그들도 항상 뒤돌아보며 확인한다. 나를 잘 쫓아오고 있는지, 나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도망가고 있지만 나를 놓치지 말라는 신호처럼 말이다. 결국 산토끼 사냥은 십대의 현주소이자, 스스로를 붙잡고 묻기 위해,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기 위해 떠나는 청소년의 긴 여정인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람이 되고 싶은 토끼는 마늘을 씹고, 어른이 되기 위해 소년은 고독을 씹는다
이야기 속 토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동굴 속에서 쓰디 쓴 마늘을 씹는다. 마늘을 씹어야지만 사람 말을 할 수 있는 토끼는 맛이 없다며 욕하면서도 꾸역꾸역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마늘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어른이 되어 버린 진표. 진표가 혼자 먹은 밥이, 진표가 혼자 쓸어내린 지붕의 눈이, 진표가 혼자 씹어 먹었던 토끼의 간이 어쩌면 고독이었던 것은 아닐까. 소년은 어른이 되기 위해 맛도 없고 멋도 없는 고독을 그렇게 씹었나보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기 위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거치며 성장의 밑거름으로 무언가를 섭취한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눈물일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고통일 수도 있다. 우리의 주인공 진표에게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눈 덮인 산골에서 씹었던 짙은 외로움, 고독이 그것은 아니었을까.


세대를 뛰어넘는 사춘기에 대한 공감,
고고와 디스코의 세대가 아이돌 세대를 이해하기 시작하다
작품의 배경은 70년대 강원도 산골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읽는 이로 하여금 촌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둘다섯’의 <밤배>,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시 낭송 등 서정성과 시대의 감각이 물씬 느껴지는 소재들로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다. 이 작품은 과거의 이야기도 현재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 중턱 어드메쯤 소년들의 이야기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어머니가 읽고 소년의 현재를 이해하고, 소년이 읽고 아버지의 과거를 이해하는 훈훈한 아이러니 속에서 이야기는 세대를 휘돌아 감성을 공유한다. 마치 진표가 어린 시절, 그토록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를 소주 한잔으로 위로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나이가 들어 진표는 늙은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그 시절 왜 그랬느냐고. 아버지는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그땐 다들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고. 진표는 할 말을 잃고 아버지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자신도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 작가의 말
토끼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토끼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토끼장 앞을 떠나지 않았다. 토끼는 마치 내게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토끼는 산에도 살았다. 사람들은 그 토끼를 산토끼라 불렀다. 토끼는 아주 멋진 이야기임이 틀림없다고 나는 고개를 끄떡였다, 어느 밤 토끼 꿈을 꾸고 나서. 토끼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토끼를 빙자한 어떤 이야기를 쓴 것 같다. 왠지 토끼에게 농락당한 기분인데 입에서는 벙글벙글 웃음이 흘러내린다. 아, 믿을지 모르겠지만 전생이 토끼였던 사람도 있다. 나는 토끼를 쫓아다니면서 자라났다. 그런데 요즈음 드는 생각은 내가 토끼를 쫓아다닌 게 아니라 토끼가 나를 쫓아다녔고 나는 잡히지 않으려 부지런히 도망친 것만 같다. 뭐, 그게 그거겠지만. 오늘도 토끼는 깡충깡충 뛰어서 사냥꾼을 따돌리지만 언제나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끝이 없는 이야기처럼.

◆ 본문
진표네 식구 역시 아버지의 술주정을 피해 선화네 집으로 피란 간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렇게 남의 집 아궁이 앞에 모여 앉아 훌쩍거리다가, 까딱까딱 졸다가, 마침내 아버지가 잠이 들 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진표는 술 취해 집에 들어와 술주정을 부리는 마을의 아버지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밥상을 내던지고 엄마를 때리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아버지들을. 그럴 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음에도. 마치 학교에서 월요일마다 운동장 조회를 하듯 아버지들은 술주정을 부렸다.
-18~19쪽

그들은, 아니 산짐승들은 모두 돌 벽에 기댄 채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우물우물 먹고 있었다. 진표는 다시 눈을 비비고 산짐승들의 행동거지를 살폈다. 동굴 속에는 산토끼 외에 멧돼지, 고라니, 너구리, 오소리……. 산짐승들이 모여 있었다.
-82쪽

“설마…… 인간이 되겠다고 이걸 먹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인간이 되려고 먹는 거야. 끄윽!”
토끼의 입에서 마늘 냄새가 확 피어났다. 진표는 코를 막았다.
“왜?”
“인간이 되고 싶으니까.”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거야?”
“그러니까 먹는 거지.”
-84쪽

허리까지 눈에 푹푹 빠지는 겨울 산을 오르다 보면 진정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눈구덩이 같은 질문에 빠져들게 됩니다. 제대로 빠지면 올라오기 힘든 질문이죠. 어제 제가 마침내 내린 결론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인생은 고독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고독한 인생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옆에 개 한 마리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96쪽

이불 속으로 들어온 분이의 발가락은 익숙하게 진표를 찾아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선화의 발도 더듬더듬 진표의 왼쪽 다리를 찾고 있었다. 진표는 헛기침과 함께 다리를 거둬들어야만 했다. 분이는 휘파람을 불며 노래를 따라갔다. 노래를 정지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표는 꼼짝할 수 없었다. 등과 겨드랑이에 땀이 솟고 있었다. 잔잔한 멜로디의 노래를 비집고 벽 너머 외양간에서 소의 긴 숨소리가 넘어왔다. 테네시 왈츠는 그렇게 끝이 났다.
-147쪽

바람이 소나무 가지에 얹힌 눈을 장막처럼 늘어뜨렸다. 진표는 두 손에 쥐고 있는 나무 폴로 속도를 조정했다. 까딱 잘못해 방향을 틀지 못하면 저 아래의 계곡으로 날개 없는 새가 되어 날아가는 수가 있었다. 진표는 생각했다. 동굴 속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 집을 떠나간 가족들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스키는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잘 나갔다. 최고의 설질이었다. 마치 구름 위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184~185쪽

“독감? 가축도 독감에 걸려?”
“사람만 독감에 걸리는 게 아냐. 참, 독감 얘기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나가서 볼 좀 더 때 줘. 닭들이 춥다고 난리야.”
“…… 나더러, 지금, 불을 때라고?”
“응. 쟤네들 감기 걸려 죽으면 엄마 아버지한테 뭐라 할 건데?”
“너는 왜 안 때는데?”
“개보고 아궁이에 불을 때라고? 불 때는 개 본적 있어?”
“…… 없어.”
“일어선 김에 니가 덮고 있던 이불 소 좀 덮어 줘.”
진표는 부엌과 통하는 쪽문을 열고 나왔다. 검둥이는 문턱에 턱을 올려놓은 채 아궁이에 불을 피우는 진표를 감시하듯 내려다보았다. 진표는 말이 안 나왔다. 아궁이의 불은 잘 붙지 않고 매운 연기를 무럭무럭 게워 냈다. 말이 안 나오니 나오는 것은 눈물밖에 없었다.
-198~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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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

도서정보 : 남궁준 | 2013-11-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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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는 구한말 1912년 근대 초기 일제에 의해 우리 국권이 침탈되던 시기 유일서관에서 나온 남궁준의 신소설로 초·재판까지 출간되었던 작품이며 원본 그대로 영인하여 처음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구매가격 : 1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