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의 방

도서정보 : 진승태 | 2023-05-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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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0년 차 버스커의 인문학적으로 버스킹 하기

한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뒤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된 ‘버스킹’.
《버스커의 방》은 길거리 공연을 하는 저자의 실제의 방과 내면의 방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자신의 방에 있는 여러 사물들의 공간을 두 구역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그곳 각각에 놓인 사물들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써 내려간다. 「책꽂이」 파트에서는 버스커인 저자가 버스킹을 하며 체험한 여러 가지 경험과 감정 혹은 느낌들을 그가 그간 읽었던 여러 책에서 건져 올린 감상들과 결합해 글로 옮겼다. 반면 「비디오 룸」은 영화나 여러 영상물에서 느낀 다채로운 감상들을 대체해서 엮어본 것이다.
10년 차 버스커이지만, 직업적으로 버스킹을 하지 않는 저자가 거리로 나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변방 뮤지션의 눈에 비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나보자.

[북 트레일러]
https://youtu.be/IqIjXMazspw

구매가격 : 12,600 원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마크하임

도서정보 : 로버트 루이스 스트븐슨 | 2023-05-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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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개성들이 그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주제를 소설화하려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꿈을 이루게 해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지킬 박사는 대중들 앞에서 고고한 태도를 보이고 근엄해 보이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즐거운 일에 탐닉하는 기질이 있다. 그는 그 기질을 스스로 세워 놓은 높은 가치관에 따라 판단하고, 거의 병적으로 부끄러워하며 그것을 감추려 애쓴다. 이중적인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그는 연구를 거듭한 결과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중적인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지킬 박사는 그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 안의 두 본성을 분리하는 방법을 찾는다. 각각의 본성을 분리시켜 다른 개체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당한 취급을 받던 한쪽은 다른 한쪽의 감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가게 될 것이며, 또 다른 존재는 자신 내부의 또 다른 자아가 하는 짓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는 그렇게 모순되는 존재가 갈등하면서 계속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은 인간이 받은 저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그는 자신 내부에 존재하는 기질, 혹은 본능에 육신의 옷을 입히는 연구에 성공한다. 그 결과 하이드가 탄생한다. 그의 의도대로 하이드는 모든 도덕, 체면 다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행동한다. 그의 모든 행동은 오로지 즐기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이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둘이 사이좋게 지내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많은 학자들이 말했듯 어려운 일이다. 인간 내부의 이중 기질, 혹은 본능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처럼 상호 너무 이질적이고 대립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길의 출발점은 역시 인간의 영혼은 그렇게 알록달록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보여주듯, 인간은 이중적이다. 그러나 내 안의 ‘또 다른 나’가 꿈틀거리더라도 기이하게 생각하지 말라. 기이하기는커녕 그게 정상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게 정상이다. 이 소설의 원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이지만 우리는 이 소설을 읽고 ‘기이한 사례’라는 표현을 없앨 준비를 하면 된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내가 왜 이럴까, 갈등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두려워 마라. 그걸 기이하다고 여기는 게 오히려 기이한 병이다. 그걸 받아들여야만, 그 ‘또 다른 나’가 기형이나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있다. 그래야만, 나와 생판 다른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구매가격 : 7,000 원

이별 후의 삶 :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고 홀로 서기 위한 치유가이드

도서정보 : 사브리나 폭스 | 2023-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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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고의 심리상담가가 30년간의 상담 현장에서 만난
보통 사람들의 아프고 치열한 이별 이야기
독일 아마존 심리학 부문 베스트셀러!

우리는 모두 이별을 겪고 아파한다. 때로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오랜 세월 괴로워하며 주변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별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심리상담가, 소통전문가로서 활동해온 저자는 이별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아니며, 실수도 실패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관계를 맺을 권리가 있듯이 이별할 권리도 있는 것이라고, 그저 삶의 일부일 뿐이니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위로한다.

실제로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며 온갖 부침을 경험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30년간 상담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관계의 시작부터 끝,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파트너 선택, 이별 전, 이별 과정, 이별 이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까지 각각 어떤 감정을 겪는지, 그 와중에 맞닥뜨리는 어려움은 단계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비로소 객관화되는 진짜 내 모습은 어떤지…… 또한 부모의 이별로 아이들이 겪게 되는 슬픔, 아이들과의 이별,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이별 후 새로운 가족 구성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까지 비중 있게 살펴본다. 이 책은 이별을 겪은 이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이별 지침서이자 치유가이드다.

구매가격 : 15,400 원

넷 포지티브

도서정보 : 폴 폴먼/앤드루 윈스턴 | 2023-05-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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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파타고니아를 제치고 10년 연속 ‘지속가능성 기업’ 세계 1위!임직원 15만 명의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를 이끈CEO 폴 폴먼이 직접 밝히는 경영의 원칙 바세린, 도브, 립톤, 매그넘을 만든 글로벌기업 유니레버가 역사상 최초로 외부 영입한 CEO이자, 이케아, 파타고니아를 제치고 유니레버를 10년 연속 ‘지속가능성 기업’ 세계 1위로 만든 CEO 폴 폴먼이 직접 밝히는 경영 스토리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착한 경영은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편견을 깨고 탄소배출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례적으로 매출은 두 배로 성장시켰다. 폴먼은 글로벌 소비재기업 2위 자리도 위태로웠던 유니레버를 위기에서 구하고 그 명맥을 공고히 한 핵심 전략으로, ESG경영보다 크고 도전적인 개념인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를 제시한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이름하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리로 세상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순 긍정적’ 영향을 창출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함으로써 성과를 내는 경영 패러다임을 말한다. 다시 말해 기업이 눈앞의 돈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후위기, 불평등을 해결하는 주체가 될 때 소비자 기업 인식이 제고되고 성과도 따라온다는 전략이다. 옳은 일을 하면서 압도적인 성과까지 내는 전략, 그가 몸소 실천하고 증명한 넷 포지티브 전략을 이 책에서는 유니레버의 경영 사례와 파타고니아, 위프로, 펩시코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ESG경영 사례를 근거로 들어 공개한다. 넷 포지티브 경영의 원칙을 5가지로 체계적으로 제시했으며 넷 포지티브 리더의 특징도 구체적으로 특정한다. 앞으로 기업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폴 폴먼이 그랬던 것처럼 누가 먼저 기업을 ‘넷 포지티브’하게 바꾸느냐, 그것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것이다.

구매가격 : 15,000 원

왜 쓰는가

도서정보 : 필립 로스 | 2023-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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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이 내 삶의 거의 전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듯이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깁니다.”

우리 시대의 거장, 문학의 화신化身
필립 로스를 평생토록 사로잡아온 질문

나는 필립 로스의 솔직함을 사랑한다. 문학에 있어서 그는 나의 영웅이다.
_살만 루슈디(소설가)

모두가 필립 로스가 되길 원했지만, 그 누구도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_인디펜던트

여기 내가 있다. 소설이라는 변장과 꾸밈과 책략에서 나와 여기에 있다. 여기 내가 있다. 날랜 손재주를 빼앗기고 그간 내가 소설 작가로서 누린 상상의 자유를 부여하던 그 모든 가면을 벗어버리고 여기에 있다.
_본문 중에서

2018년 5월 22일 타계한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 문학동네에서 2023년 5월 22일 그의 5주기를 맞이해 그가 평생에 걸쳐 치열하게 써온 산문을 집대성한 『왜 쓰는가』를 펴낸다. 『에브리맨』 『미국의 목가』 등의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필립 로스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퓰리처상, 펜/포크너상, 펜/나보코프 상, 펜/솔벨로 상, 전미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 골드 메달, 코망되르 레지옹 도뇌르 훈장 등 미국인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미국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출판사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에서 생존 작가로서 세번째로 완전 결정판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현대 미국문학에는 필립 로스가 있다. 그리고 그다음에 나머지 작가들이 있다”(시카고 트리뷴)라는 논평처럼 현대 작가로서 가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문학적 성취에 도달했다고도 할 수 있는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첫 소설집 『굿바이, 콜럼버스』 이후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까지 서른 권이 넘는 소설을 집필하고 “방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이 거의 내 삶의 전부”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그야말로 문학의 화신이라 할 수 있다.
『왜 쓰는가』는 그런 그가 1960년부터 2014년까지 쓴 창작론, 문학론, 서평, 인터뷰, 대담, 연설문 등을 총망라한 책이다. 다채로운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이 책에 실린 글은 결국 필립 로스가 평생 동안 몰두해온 주제, 도대체 ‘왜 쓰는가’에 대한 집요한 대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세계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함유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필립 로스는 85세의 나이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그것을 고민해왔고, 그 고민의 과정과 결과가 한데 담긴 책이 바로 『왜 쓰는가』이다. 가히 전투적이라 할 정도로 처절하게 문학적 삶을 살아낸 그에게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왜 쓰는가』는 21세기에 여전히 읽거나 쓰며, 문학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지평과 함께 커다란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예술은 인생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고독도 인생이고, 명상도 인생이고, 허세도 인생이고, 불평도 인생이고, 사색도 인생이고, 언어도 인생이지요. 문장을 더 낫게 고치는 일을 하는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 못한 인생인가요? 『등대로』를 읽는 것은 소젖을 짜거나 수류탄을 던지는 것보다 못한 인생인가요? 문학적 소명에 따른 고립—단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 방에 혼자 앉아 있는다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포함하는 고립—은 밖에 나가 야단법석 속에서 감각을 축적하거나 다국적 기업을 다니는 것만큼이나 인생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_본문 중에서


온 생이 문학 그 자체였던 필립 로스
그가 남긴 문학에 대한, 삶에 대한, 인간에 대한 불멸의 산문들

1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읽으며’는 글쓰기라는 행위와 문학이라는 서사예술에 대한 산문들이 주를 이룬다. 일종의 창작론, 또는 문학론이라고 할 수 있는 글들이다. 거기에 유대계 미국인인 필립 로스는 자신을 구성하는 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저항하며 문학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모색한다. 유대인으로서의 글쓰기, 미국인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 뒤 그는 자신의 소설 세계를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창작 방법론인 ‘무언가가 되기’에 대해 언급한다. 그가 자신의 수많은 작품들에서 그의 얼터 에고가 되어준 소설 속 인물 네이선 주커먼으로 변신하는 순간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소설 쓰기의 근본 원리에 대한 힌트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네이선 주커먼은 연기입니다. 그것은 모두 흉내의 기술이에요, 안 그래요? 그게 근본적인 소설가의 재능이죠. 주커먼은 포르노그래피 작가를 흉내내는 의사가 되고 싶어합니다. 나는 포르노그래피 작가를 흉내내는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작가를 흉내내는 책을 쓰고 싶어하는 작가입니다—그런 다음에는, 그는 잘 알려진 문학 비평가인 척해서 연기를 복잡하게 만들고 가장자리에 철조망을 치지요. 가짜 전기, 허위 역사를 만들고 내 삶의 실제 드라마로부터 반半 상상의 존재를 지어내는 것이 바로 나의 삶입니다.
_본문 중에서

그는 등장 이후 끊임없이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작가이기도 하다. 『굿바이, 콜럼버스』를 발표한 직후 자기혐오적 반유대주의자라는 혐의로 유대인 연맹에 맹렬한 비난을 받았으며, 한 유대인 소년의 성적 일탈을 적나라하게 다룬 『포트노이의 불평』은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필립 로스에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유명세와 악명을 동시에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젊은 시절 그는 그런 공격들에 전투적으로 대응했는데, 그 수단은 역시나 글이었다. 그가 자신이 반유대주의자라는 혐의에 대해 강력한 논거로 항변하고, 『포트노이의 불평』에 쏟아진 집중포화를 격렬히 방어해내는 글은 뜻하지 않게 선명한 구체성을 띤 문학론이 된다. 우리는 그의 생생히 살아 있는 목소리를 통해 흥미롭게도 문학의 본질을 조금씩 이해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에 관한 아이디어는 내 경우는 완전히 우연의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다 끝내고 나면 일반적으로 지금 꼴이 갖추어진 것이 이전 소설, 최근의 소화되지 않은 개인사, 내 직접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환경, 내가 읽고 가르쳐온 책들의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물이라는 게 보이지만요. 이런 경험의 요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변화무쌍한 관계에서 어떤 제재가 분명히 나타나고, 그때 곰곰이 생각하면서 그것을 붙들 방법을 찾아내지요.
_본문 중에서

2부 ‘업계 이야기─한 작가와 그의 동료들과 그들의 일’은 필립 로스가 인터뷰 진행자로서 만난 인물들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홀로코스트를 겪고 『이것이 인간인가』 등의 명저를 써낸 이탈리아 유대인 작가 프리모 레비, 전체주의 체제의 체코에서 프랑스로 망명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의 작품을 쓴 소설가 밀란 쿤데라를 비롯해 에드나 오브라이언, 이반 클리마, 아하론 아펠펠트 등 다양한 사회 조건 속에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과 나눈 대담들이다. 필립 로스는 탁월한 작가이자 열광적인 독서가인 그만이 할 수 있는 질문들로 대담을 이끌어나가고, 이야기는 각각의 작가들이 개별적 예술가로서 겪는 창작의 고뇌에서 시작해, 집단적 폭력, 억압적인 사회주의 체제, 자유주의 국가 등 그들이 속한 세계의 구성원으로서의 예술 행위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속에서 어떤 문학이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그 문학을 통해 무엇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가 이어진다.

신성불가침의 확실성에 기초한 세계에서 소설은 죽습니다. 전체주의 세계는 마르크스를 기초로 하든 이슬람을 기초로 하든 다른 어떤 것을 기초로 하든 질문이라기보다는 답의 세계입니다. 그곳에 소설의 자리는 없습니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 요즘 전 세계에서 사람들은 이해보다는 심판을, 묻기보다는 답하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소설의 목소리는 인간 확실성의 시끄러운 어리석음 때문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_본문 중에서

3부 ‘설명’에서는 문학과 함께 살아온 자신의 삶을 시작부터 끝까지 돌아보며 문학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산문과 연설문이 수록되어 있다.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처럼 진행되는 3부의 첫번째 글 「주스냐 그레이비냐?」는 갓 성인이 되어 문학적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뒤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눈부’시기 위해 거울을 보며 큰 소리로 다짐하는 장면은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가난한 시절 매일 찾아가던 식당, 요리사가 매번 ‘주스? 그레이비?’라고 묻던 그 식당에서 우연히 주운 종이에 정리되지 않은 채 쓰인 열아홉 개의 문장이 그가 이후 평생 써나간 모든 소설의 첫 문장이 되었다는 실제인지 상상인지 알 수 없는 일화는 꽤나 흥미진진하다.

왜 못하겠는가? 내 아파트에는 나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다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만큼 좁았다. 또 매일 아침 욕실에 걸린 거울을 건너다보며 거기에 비친 나의 모습을 향해 큰 소리로 “네가 할 것은 오로지 일뿐이야!” 하고 말할 때 나를 방해할 것은 내 눈에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나에게 있는 모든 자유로운 자투리 시간까지 이용했고, 눈부신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내 야망이 분명하고 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만 하다면, 나의 불굴의 용기가 무한하고 나의 헌신이 무결하고 내가 내 상상력을 온전히 책임지기만 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밖에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
_본문 중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초기부터 작가 필립 로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평생을 그의 문학에 재료가 되어준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심도 깊은 애정과 이해가 담긴 글, 문학의 미래에 대한 거시적인 전망에 대한 글들도 3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필립 로스’ 항목의 오류를 정정하기 위해 위키피디아에 보내는 편지글 형태의 「정오표」는 필립 로스의 논리적 글쓰기와 유머 감각이 빛나는 글이다.

필립 로스는 2012년 더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든의 나이가 된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문학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학사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작가, 또는 삶의 한 시기에 쏟아내듯 작품을 써내려간 작가들은 많지만 필립 로스처럼 생애 내내 꾸준히 탁월한 작품을 써나간 이는 많지 않다. 그런 그가 절필 선언 이후 문학으로 이루어진 삶을 복기하며 쓴 산문 「사십오 년 뒤에」와 연설문 「소설의 무자비한 내밀성」은 문학적 삶이라는 긴 역주를 끝마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혜안이 담겨 있다. 자신이 쓴 작품 중 가장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새버스의 극장』을 인용하며 끝나는 「소설의 무자비한 내밀성」은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낸 이에게는 마치 선물과 같은 깊은 감동을 준다.
『왜 쓰는가』에서 우리는 평생을 문학에 바친 한 작가의 언어에 대한 사랑, 세계에 대한 통찰, 독창적인 유쾌함, 한계 없는 상상력을 만나게 된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세계와 격돌시키며 사유를 확장해온 문학인이자 “내게 더 큰 고난을 다오”라 외치며 삶을 온전히 경험하고자 했던 한 인간인 그가 써내려간 이 문학론이자 창작론, 그리고 인생론이 담긴 풍요롭고 탁월한 산문을 읽는 것은 필립 로스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일 것이다.

거의 모든 진지한 소설가가 증언할 수 있겠지만, 자기 기량의 최고 수준에서도 이 직업이 요구하는 자기 고문의 양은 대개 적지 않지요. 모든 재능에는 조건이 따라붙지요—그 성격, 영역, 힘. 또 기간, 재임 기간, 수명. 수많은 확고한 이유로 거친 모험은 끝이 났습니다. 신음과 환희는 끝이 났습니다. 모든 사람이 영원히 열매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나는 평생이 걸려 발견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_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9,600 원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도서정보 : 마이클 투히그 | 2023-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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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취와 자기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가, 실수와 실패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가? 완벽주의는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높은 생산성, 그에 따르는 보상과 충족감을 얻는 ‘적응적’ 완벽주의가 있는 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늘 긴장하고, 스스로를 과도하게 통제하고, 인간관계를 망치고, 상습적으로 일을 미루는 ‘부적응적’ 완벽주의가 있다. 부적응적 완벽주의자들은 스스로를 질책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고,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불안, 걱정, 우울,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불안장애와 강박장애를 연구하는 임상심리학자인 두 저자는 내담자들뿐 아니라 가까운 동료, 심지어 자기 자신 역시 완벽주의의 덫에 빠져 심한 불완전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고는, 이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완벽주의를 이해하고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들은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삶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재설정할 수 있는 10가지 심리학 기술들을 소개한다. 자신을 규정짓는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을 더욱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관점과 태도를 이 책을 통해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1,500 원

이성근 교수의 인생 사색1

도서정보 : 이성근 | 2023-05-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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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는 기대수명 12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그만큼 생애 주기가 확대되고 있다. 한 인간의 생애 주기를 통틀어 일생이라 하고 그 사람의 인생이 된다.
우리는 긴 여정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가진다.
“나는 누구인가?” 이는 자신의 존재가치와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하였고, 르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하였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이는 자신의 지향가치와 방향성에 대한 질문이다. 요한 하이징아는 “사유하는 인간”을 들었고,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였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는 자신의 삶의 방식과 방법론에 대한 질문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고 하였다.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나? 나는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는 자신의 실천의지와 능력에 대한 질문이다. 칸트는 “나는 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최근 필자는 대학교수 정년을 하면서 인생 전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간의 여러 가지 즐거움과 아쉬움을 회상하면서 특히, 지난 인생에서 아쉬웠던 점을 반추하고 앞으로 남은 인생이라도 그렇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생각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고 이를 공유하기 위해 「이성근 교수의 인생 사색」 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생각은 순 우리말로 사색과 사유와 사고를 포함한다. 필자가 이 책의 제목을 사색으로 하였으나 그 내용은 이들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개념과 계획, 태도와 습관, 지향가치, 관리, 멘토, 등 크게 여섯 가지 키워드로 되어 있다. 필자는 이 여섯 가지 키워드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충분조건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성근 교수의 인생 사색 1」 에서는 개념과 계획의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1, 2부로 나누어 논의하고 있다.

1부의 주제는 개념을 알고 살자이다.

개념은 현상에 대한 일반적 지식이나 관념이다. 개념은 현상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생각을 가능하게 해준다.
최근 필자는 삶의 일상에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는 개념과 관련한 열 다섯 개의 글을 실었다. 이를 소개하면 개념을 알고 살자, 개념과 상식이 있는 삶, 개념 사용의 일상성에 대한 논의, 원칙과 기준에 대한 논의, 존재감의 의미와 특성에 대한 논의, 존재감 있는 사람들의 특징과 존재감의 유지와 관리에 대한 논의, 인간관계와 진정성의 중요성, 진정성의 배경과 개념요소, 진정성 있는 사람들의 특징과 진정성을 키우는 조건들, 자기중심의 생각과 세상중심의 생각,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면 좋은 사람, 회복이 중요한 이유, 협상의 기본 원칙, 공직자의 소통역량과 LIKE 모델, 휴식 개념의 바른 이해와 실천에 관한 글이다.

2부의 주제는 계획을 세우고 살자이다.

우리는 긴 여정의 인생에서 스스로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살아가야 한다. 계획은 행동이전에 하는 지적 작업과정이고 발전적 가설이며 일/ 과업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인생계획과 관련한 열 두 개의 글을 실었다. 이를 소개하면 인생계획을 세우고 살자, 육하원칙에 기반한 계획 프레임의 적용과 활용, 인생의 행복과 의미 있는 삶에 대한 논의, 인생도 계획적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생계에 대한 논의, 어떻게 자신의 몸/ 신체를 관리할 것인가? 신계에 대한 논의, 가정계획/ 가계의 중요성, 현대판 촌수와 가정계획/ 가계 십계명, 나의 주례사와 노년의 부부관, 초고령 사회에 인생 노계는 필수이다, 인생 120세 시대에 사계/ 죽음 계획이 필요하다, 인생 육림의 여섯 가지 요소에 관한 글이다.

「이성근 교수의 인생 사색」 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하나는 이 책은 칠십 평생을 살아온 보통 사람의 기준에서 쓴 경험의 글이다. 사람은 나이에 따라 생각과 마음이 다르고 나이 칠십을 ‘종심 從心’이라 부른다. 종심은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 생각과 마음을 가지는 나이를 가리킨다.
둘은 이 책은 평생 대학에서 ‘지역개발학’ 전공교수로 살아온 교수의 글이다. 지역개발학은 종합과학으로 글의 내용 또한 종합성을 띠고 있다. 이 책은 필자가 교수로서 가르침이 배움의 반이라는 ‘효학반’과 자신이 지닌 지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후생치용’의 마음으로 쓴 책이다.
셋은 이 책의 내용은 역사는 유전하고 진화한다는 ‘온고지신’에 기반한 글이다. 온고지신은 옛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글의 내용에서 고사/ 사자/ 한자성어와 동서양의 속담과 위인들의 명언과 성경을 반복하여 인용하고 있다. 이들 내용은 필자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귀감을 삼은 것으로 일부 내용의 반복은 중요성에 대한 강조의 의미가 있다. 또한 한자성어를 국문으로 표기하여 독자의 개인 선호에 따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넷은 글의 구성체계가 일정한 프레임을 가진 논리의 글이다. 이는 필자가 평생 교수 직분과 종합과학의 성격을 지닌 지역개발학이라는 전공의 성격에서 체화된 스타일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글이 시작에는 개념과 의미를 정의하고 마무리에는 요약과 제언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부족한 부분은 향후 부별 키워드에 맞게 컬럼을 추가하여 개정판으로 보완하고자 한다.

구매가격 : 7,000 원

오십에 읽는 사기

도서정보 : 김영수 | 2023-05-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생이 흐른다는 것을 알면 멈추지 않을 힘이 생긴다
오십에게 사마천의 용기, 유방의 노련함,
장량의 여유가 생기는 50가지 이야기

‘나는 잘 살아왔는가?’
‘후회스러운 일은 없었는가?’
생의 한가운데에 도달하는 나이 오십이 되면 지나온 삶의 흔적을 자주 되돌아보게 된다. 가정, 돈, 명예… 손에 쥔 것이 많아지는 만큼 삶의 무게가 강하게 느껴져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남은 인생을 이끌어 줄 해답이 과거에 숨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삶을 회고한다.
인생이 흐른다는 것을 알면 멈추지 않을 힘이 생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멈춰 서지 않고 나의 삶을 굳세게 밀고 나아가고 싶은 오십이라면 《사기》를 읽어라. 3,000년 통사가 담긴 중국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이자 ‘인간학의 교과서’에 그 방법이 있다. 중국 역사상 최초로 본격적인 역사가 시대를 연 사마천은 삶과 죽음을 오가는 고통 속에서 권력자부터 일반 서민들까지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겼다. 소신을 굽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많은 이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금 나의 모습을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회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십에 읽는 사기》는 사마천과 《사기》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영수가 오십이 직면하는 여러 문제에 대하여 사마천과 《사기》 속 인물들에서 해답을 끌어올린 책이다.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삶의 무게를 이겨 내기 위해서 어떤 힘을 길러야 하는지, 인연을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 무엇에 가치를 둬야 하는지의 방법들을 거쳐 비로소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의 방법을 알 수 있다. 여기에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마천의 삶과 《사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한 해설을 더했다. 계속 나아가는 삶을 살기 위해 기억하고 새길 만한 《사기》 원문의 명언과 명구도 소개했다.
사마천이 사형보다 치욕스러운 궁형을 자청했던 이유를 아는가? 한평생 모신 황제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은 사마천은 옥에 갇힌 후에야 자신이 복무했던 한 왕조의 진면목을 알게 됐다. 이로써 수천 년의 역사를 돌아보게 된 사마천은 《사기》의 내용을 바꾸고 완성하기 위해 궁형을 자청하는 용기를 발휘했다. 그리하여 뛰어난 사리분별로 백성의 몸과 마음을 두루 살핀 제왕 제곡의 총명함, 끝없는 신뢰로 부하를 격려한 연나라 소왕의 동기 부여, 천한 사업과 귀한 사업을 가리지 않고 성실했던 한나라 부자들의 치부법 등 오십의 삶을 밀고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사기》에 담았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뒤를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오십, 뼈와 살이 되는 교훈을 얻고 싶은 오십, 내 삶에 의미를 남기고 싶은 오십이라면 이 책을 읽어라. 2,000여 년 전의 역사와 함께 나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6,000 원

형사 박미옥

도서정보 : 박미옥 | 2023-05-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탈옥수 신창원, 연쇄살인범 정남규 사건 수사를 끌고 간 대한민국 여경女警의 전설 박미옥
인간의 죄와 벌, 선과 악을 끝까지 마주한 여형사, 그 최초의 기록

한국 경찰 역사상 최초의 강력계 여형사,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
최초의 여성 마약수사팀장,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 …
본인이 세운 ‘최초’의 기록들을 스스로 갈아치우며
여형사의 새로운 역사를 쓴 형사 박미옥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는 전설의 여형사가 있다.
1991년 대한민국 경찰 역사상 최초로 ‘여자형사기동대’가 창설되던 해, 최초의 강력계 여형사가 된 박미옥. 교통순경으로서 거리에서 힘차게 수신호를 하던 그가 초보 형사로 첫발을 내딛었을 때,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후 30년간 강력계 여형사로 살아가며 그가 어떤 지옥 같은 사건과 사람들을 마주하게 될지를. 그 와중에도 인간의 선의를 믿을 수밖에 없게 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가 그 선함을 지키고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어디까지 가게 될 것인지를.
탈옥수 신창원 사건, 연쇄살인범 정남규 사건,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사건, 한강변 여중생 살인사건, 숭례문 방화사건 화재감식 등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맡았던 형사 박미옥이 직접 쓴 책이 출간되었다. 그는 여성으로서 순경에서 경위까지 9년 만에 초고속 승진(일반적으로 순경 출신 경위의 경우 근무경력 20년)하고, 경찰조직 내에서 여성으로서 본인이 세운 최초의 기록들을 끊임없이 갈아치운 ‘여경의 전설’로 불린다.
지금 그는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하여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집 마당 한쪽에는 인간의 선악과 마음에 대한 책들이 가득 들어찬 서재 겸 책방이 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유난히 자주 눈물을 터뜨린다. 형사 박미옥이 겪은 사람과 사건 이야기를 듣다보면, 저마다 살아가면서 마주한 억울함과 분노, 절망과 희망이 번갈아 밀려든다. 사람들은 형사 박미옥의 집에 와서 읽고, 울고, 쉬어간다.
최근 몇몇 사건들로 인해 세간에 ‘여경 무용론’이 유행처럼 입길에 오르곤 했다. 형사 박미옥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존 남자 형사들은 물론 국민들도 여형사라는 존재를 낯설어하고 이상하게 여기던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강력범죄 현장을 누비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무수한 사건들을 해결해온 여경이 여기에 있다.
책제목에 다른 그 어떤 말도 보태지 않았다. 보탤 필요가 없었다. 여형사 박미옥이 아니라 ‘형사 박미옥’이다. 형사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감성’으로 하는 일이라 말하는 형사 박미옥. 여성으로 인간으로서 마주한 죄와 벌, 선과 악에 대한 놀라운 일화와 깨달음이 『형사 박미옥』에서 펼쳐진다.


형사의 기술과 연륜이란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디테일한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노력과 맷집, 성찰을 요구한다.
형사 박미옥의 철학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애정 없이 범인을 잡는 일에만 성취감을 느낀다면 형사가 아니라 사냥꾼이다.
나는 늘 이야기한다. 형사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현장은 사람의 이야기였고, 그 자체가 철학이자 인류학, 거대한 인문학의 산실이었다. 사람들의 욕망과 슬픔이 버글거리는 그 현장에서 나는 결코 이기적일 수 없었다. 때론 기꺼이 이익 앞에 물러나고 불편함을 감수한 것은 그것이 곧 형사의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이미 현장이 된 사람보다 현장이 되기 이전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제 나는 일상의 당신들을 만나고 싶다.
_본문에서

드라마 〈시그널〉〈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괴물〉〈너희들은 포위됐다〉, 영화〈감시자들〉…
수많은 작품을 자문하고, 극의 모티브가 된 형사 박미옥.
여경 무용론과 성별에 대한 모든 편견을 무너뜨리는 그의 실화가 공개된다.

그가 처음 강력계 형사가 되었을 때,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남자 형사들에게도 여자 형사란 낯설고 이상한 존재였다. 여형사들은 쉽게 복사 심부름이나 보조업무로 밀려나기 일쑤였고, 여형사가 배치되면 ‘형사기동대 차로 운전연습을 하더라’ 같은 구설이 퍼지기도 했다. 여형사들끼리 거의 다 해결해놓은 사건을 막판에 ‘여형사가 범인을 직접 검거하기엔 위험하다’는 이유로 남자 형사에게 고스란히 공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형사들은 이렇게 사건뿐만 아니라 세간의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하물며 최고의 검거 실적을 쌓아가던 박미옥 형사가 강남경찰서 최초의 여성 강력계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도, 그는 공식석상에서 이런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강력계장실로 기자들이 몰려왔다. 온갖 질문이 쏟아졌다. 순간 어느 기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한다.
“립스틱 정책입니까?”
아니, 립스틱도 잘 안 바르는 사람에게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기자에게 되물었다
“립스틱 정책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죠?”
“유착 비리가 여자 강력계장을 얼굴 마담으로 앉혀놓는다고 해결되느냐는 뜻입니다.”
기자의 빈정거림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바로 말해주었다. 오랜 형사 생활 동안 만들어진 공격성이 즉각 가동되면서 나는 머뭇거림 없이 맞받아쳤다.
“기자님, 제가 강력사건 경험이 일천하다거나 강력계장직을 해본 적도 없다거나 지금껏 사건 수사경력이 허접하여 강남을 책임질 정도의 실력이 안 된다면, 오늘 기자님 말씀을 깊이 반성하고 듣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력계 경력이 오래되고 강력계장으로서의 경험도 괜찮고 실력도 꽤 인정받아 상위그룹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사람이라면, 오늘 기자님 말씀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알아듣겠습니다. 기자님이 아직 저를 판단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으니 정보 확인 후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알아듣겠습니다」, 본문 중에서)

탈옥수 신창원 검거 특별팀에 투입되었을 때는 웬 ‘냄비’(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은어)가 왔느냐는 거친 언사도 들었지만, 그는 “주전자는 가만히 계시죠”라고 응수하며 곧장 현장에 집중한다. 결국 현장에서 사건은 여경과 남경의 성대결이 아니라, 언제나 긴밀한 팀워크로 해결되기 때문이다. 범인을 검거하다가 도리어 경찰이 부상당하거나 때론 사망하기도 하는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현장. 그는 이 현장에서 함께했던 동료들의 삶과 죽음들을 곡진한 문장으로 위로하고 쓰다듬는다.

애통하게 떠난 두 형사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날, 나는 그곳에서 두 형사를 보내는 진혼시를 낭독했다. 그때 내 안에서 나 자신과 내가 아는 모든 형사들의 영혼이 목놓아 울었다. 그것은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형사의 울음이었다. 경찰관으로서 제복 입고 가슴에는 흉장을 달고서 밤낮없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경찰 정신을 안고 살지만, 실은 언제 칼 맞고 총 맞을지 모르는 운명. 경찰관 이전에 우리도 흉기를 보면 두렵고 괴한에게 죽임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일 뿐이라고 대놓고 주장하기도 어려운, 우리 동료들끼리만 아는 뜨거운 눈물이었다.
현장을 함께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남녀 불문 우리 모두에게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때론 나의 불안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다. 경찰의 세계는 여경과 남경으로 갈리지 않는다.
한마음으로, 서로 함께하는 호흡과 노력으로, 오던 칼도 멈추게 하고 가던 범인도 우리 손 안에 들어오게 하는 기운은 오직 팀워크에 있다. (「여경 무용론과 경찰에 대한 욕설 앞에서 떠오르는 얼굴들」, 본문 중에서)

한편 책에는 대한민국의 국보 1호가 잿더미가 되어가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온 국민에게 생중계된 숭례문 방화사건, 국민들 사이에 의적이라도 된 듯 신드롬을 일으켰던 탈주범 신창원을 검거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그의 일기장을 분석했던 때의 일을 비롯해 그가 파헤쳐나간 수많은 사건들의 전말이 기록되어 있다. 그에게 특진과 포상을 안기며 그의 이름을 인구에 회자되게 한 것은 대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아는 큰 사건과 지독한 범죄자들일 테지만, 이 책에서 그가 특히 공들여 기록한 것은 뉴스에 한 줄 나가지 못한 소매치기 일당이나 스토커, 차량 절도범들과의 전투다.
소매치기는 반드시 현장검거를 해야만 하는데, 훔치는 손은 너무도 빨라서 그의 눈에 잡히지 않는다. 형사 박미옥은 만원 전철 속으로 스며들어가 소매치기로 추정되는 이의 등에 슬그머니 제 어깨를 기대본다. 그리고 가만히 포착한다, 범인의 어깨뼈가 움직이는 그 찰나의 순간을. 눈보다 예리한 감각으로 마침내 그는 소매치기 일당을 현장검거한다.

흔히 형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강력사건이나 흉악범들이 회자될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곤 하지만, 형사들이 자신의 업에 뿌듯함을 느끼는 건 바로 이런 순간이다. 범죄자가 움직이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붙들어 범죄 피해를 막아냈을 때, 뉴스에도 한 줄 나가지 못할 작은 사건일지라도 서민들이 가슴 칠 일을 막아냈을 때 말이다.
내가 나 자신을 기특하게 여길 일이 필요했을 때, 소매치기 두목과 기술자를 잡았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자주 내 일에 대한 성과와 보답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비로소 다음을 향해 넘어갈 수 있고 힘들어도 견딜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한다.
일의 고통을 이겨낼 힘도, 일하다 얻은 상처를 싸매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동력도 모두 일이 주는 기쁨과 슬픔 속에 있었다. (「어깨가 찰나에 움직였다」, 본문 중에서)

“형사 박미옥의 철학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애정 없이 범인을 잡는 일에만 성취감을 느낀다면 형사가 아니라 사냥꾼이다.”

그는 취조의 달인이자 범인들의 마음을 돌려세우는 기술자다. 범인의 화려한 범죄경력보다 살이 다 터지고 때가 낀 범인의 손등에 담긴 표정을 읽어내 기댈 곳 없는 범인의 마음을 달래고, 자백을 닦달하며 취조하기보다 질문하고 대화하며 속이야기를 끌어낸다. 위험천만한 인질극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도 그는 “지금 당신의 얘기를 듣고 도울 사람은 바로 나”라고 외치며 범인과 인질 모두를 살려낸다.
범인에게 ‘당신 왜 그랬느냐,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느냐’고 더 정확하게 묻기 위해 프로파일링을 공부하고 서울과학수사계 프로파일링 팀장으로 일하기도 했던 그는, 이제 또다른 삶의 도구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려 한다.
그가 돌연 경찰 조직을 떠난다고 했을 때, 불치병에 걸렸다더라는 소문이 퍼질 만큼 그는 경찰로서의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사람이었으나, 그는 이제 ‘현장이 되기 이전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인생에서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며, 상황에 따라 선과 악을 오가며 살아가는 우리들―그 복잡하고 상처받은 마음들을 그는 듣고 싶다.
30년 형사 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경청과 응시로 사건을 해결했고, 여자라고, 남자라고, 범죄자라고, 전과자라고 그 누구도 함부로 판단하고 막 대하지 않는 법을 몸과 마음에 새겼다. 인간의 극단적인 모습들이 수시로 터져나오는 강력범죄 현장에서 선과 악의 끝을 목격한 형사 박미옥―이 책은 해결되지 못한 상처들, 남모르는 아픔들로 앓고 있는 한국 사회와 사람들에게 건네는 그의 안부인사이다. 그는 말한다. 오래된 상처와 원한들이 터져 피와 눈물이 되어 흐르는 현장에서 끝없이 후회하고 애도하지만 말고, 이제는 일상 속에서 서로 이해하고 풀며 살자고. 우리는 끝내 그럴 수 있다고.

지금 나는 제주에 책과 사람과 마음이 머물다 가는 공간을 열어놓고, 육지에서 온갖 일로 들볶이고 또 스스로를 몰아붙인 지인들이 쉬었다 가는 공간으로 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이곳에서 울다 웃다 마음을 토로하다가, 책을 뒤적이다가, 그렇게 쉬었다 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서재에서 내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이 공간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들도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책들로 채웠다.
이 공간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단 나를 쓰는 것이었다. 내 삶의 태도와 시선의 증거들, 범죄 현장에서 본 사람과 희망, 그 희망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응원하고 격려하며 살아낸 시간을 기록하면서, 30년간 쌓여온 나의 내상도 말끔히 밀어내고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이제 나는 이 공간에서 이미 현장이 된 사람보다 현장이 되기 이전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어쩌면 공간이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으로, 이제 나는 일상의 당신들을 만나고 싶다. (「전생에 형사였던 여자들의 책방」, 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1,800 원

라이브러리 티티섬이 문을 열기까지

도서정보 : 도서문화재단씨앗 저 | 2023-05-1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도서관, 모두에게 열려 있어 누구나 경제적/심리적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하지만 이 열린 공간에서마저도 ‘청소년’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공부하기도 바쁜데 도서관에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 “가더라도 시험 기간 동안 독서실처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그간 청소년과 도서관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인식이었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품고, 도서문화재단씨앗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풍경을 제시할 도서관 실험에 나섰다. ‘청소년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공공의 공간’이자,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청소년기에 활용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꿈꾸며, 청소년을 중심에 두고 운영하는 공공도서관 ‘라이브러리 티티섬’을 설립한 것이다. 이 책은 라이브러리 티티섬을 기획하는 것부터 공간을 만들고 운영을 준비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 청소년을 주 이용자로 둔, 청소년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도서관을 실제로 구현해 내기까지 어떤 노력이 필요했고, 어떤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그에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지를 솔직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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