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자책
마치 우리가 그런것처럼
도서정보 : 김종호 | 2022-05-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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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습관처럼 받아들지 않고 소중히 여기는
지루하지도, 서두르지도 않는 혼자만의 순례길에,
동행이 필요하다면 옆자리 하나 정도는 비워두려 한다.
그곳에 사랑도, 고독도, 아픔도, 이별 또한
번갈아 함께하며 미룰 수 없는 가야만 하는 미지의 긴 시간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어느 곳을 거치든 여정 그 어딘가에 있을,
하나하나 흩어져 있는 글의 조각들을 찾아 맞추어 가는 것이,
나를 알고 제대로 찾아가는 길이기에
오늘도,
글을 찾아 시간을 등에 업고 두리번거린다.
구매가격 : 8,000 원
노동법 고득점 답안의 비결
도서정보 : 김민표 | 2022-05-2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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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비록 적은 분량이지만 노동법 고득점 답안작성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을 담고 있다. 저자는 수험생으로, 노동법 강사로,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체득한 여러분을 위한 생생한 조언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 나가다 보면 여러분의 노동법 공부방법이 바뀌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분의 노동법 답안의 퀄러티도 바뀔 것이다. 아마 이 책을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매가격 : 5,000 원
눈물, 종유석을 키우다
도서정보 : 송경희 | 2022-05-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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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희 시인의 시집 『눈물, 종유석을 키우다』에서 소용돌이치는 삶의 시련들이 눈물 같은 물방울로 응집되고 쌓인 종유석은 반복적인 시간의 결정체이다. 우리가 겪는 삶의 문양은 일곱 빛깔 무지개이다. 종유석은 결국은 자신이 간직한 내면의 상처를 보석이란 꽃으로 피워낸 것이다. 그러나 눈물이 영원히 눈물일 수 없듯이 눈물이 모여 빙하가 되어 슬픔에 저항하고 있다. 삶에서 슬픔에만 빠져 살 수만은 없다. 그래서 빙하의 힘으로 슬픔의 바다를 헤쳐나가려는 의지를 암시하고 있다.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결국 시인이 만든 ‘종유석’은 진주 같은 보석이 되어 쉽게 휘둘리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표현한다.
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는 “사랑은 시인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랑은 시인에게 의미가 없다.” “시란 한 방울의 눈물로 진주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겪는 삶의 눈물, 슬픔과 고통이 삶을 위대하게 만드는 보석이 된다는 말이다. 겨울을 지나고 봄이 오면 희망과 위안의 싹이 돋아나듯이, 역경을 거치면서 우리도 더욱 현명해진다. 그래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더 성숙해지고 사유도 깊어진다. 송 시인도 시적 자아를 통해 눈물이 종유석을 키우듯이, 슬픔과 고통의 질곡 속에서 위안을 얻고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다. 그 중심에는 ‘꽃과 어머니, 아버지, 핏줄의 힘’이 있다.
詩는 망치이거나, 꽃이거나, 눈물이거나, 노래이다. 시에는 충격을 주는 새로움이 있고, 독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이 있으며, 삶의 이치를 밝히는 깨달음이 있고, 삶의 기쁨을 노래하는 음악이 있다. 또한 시에는 치유의 기능이 있다. 그래서 시 치료(poetry therapy) 혹은 시 치유(poetry healing)라는 용어가 생겼다. 정신적인 불안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를 읽게 하거나 쓰게 함으로써, 자신을 통찰할 기회를 얻게 하는 치료 방법으로, 깊이 내재 되어 오래도록 불안과 무기력을 조장하는 근본적인 요인과 대면하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아픈 경험을 해소하지 못하고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있을 때,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대인관계의 어려움도 겪을 수 있다. 시를 통해 자신의 문제에 간접적으로 대면함으로써 이를 재인식하고, 통제하게 됨으로써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송 시인의 눈물은 단순한 눈물이 아니다. 그것은 희망과 위안 그리고 치유의 결정체이다. 눈물이 모여 쌓인 종유석이 삶의 문양을 그렸다. 그것은 깊은 사랑이었다. 그래서 송 시인은 눈물의 진주, 종유석을 통해 내면의 슬픔을 치유하여 희망의 종유석으로 만든다.
구매가격 : 3,000 원
설득의 디테일
도서정보 : 제임스 보그 | 2022-05-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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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은 논리로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진심과 공감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 35개 언어 번역 출간 글로벌 베스트셀러!
*** 美 800인의 CEO 선정, 올해의 경제경영서!
*** 베스트셀러 작가 김범준, 희렌최, 임정민 강력 추천!
지금까지 35개 언어로 번역된 글로벌 베스트셀러 『Persuasion』이 초판 발행 18주년을 기념해 『설득의 디테일』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번역 출간되었다. 제임스 보그는 설득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자타 공인 세계적 대가로 유명하다.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광고, 세일즈, 마케팅, 저널리즘, 직업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저자는 전문성과 현장성을 두루 겸비한 의사소통 전문가다. 그동안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체득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모든 노하우를 한 권에 담아냈다.
저자는 우선 설득에 대한 오랜 편견부터 깨뜨린다. 설득은 논리를 앞세워 상대방을 굴복시키고 무언가를 빼앗는 행위가 아니라 진심과 공감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를 얻으며,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3요소인 에토스(신뢰), 파토스(공감), 로고스(논리) 중 에토스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감정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사람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2천 년 넘게 변치 않는 소통의 진리를 전제로 가장 효과적인 설득의 기술을 알려준다.
이 책은 경청, 집중, 몸짓, 기억, 언어, 전화, 협상, 난관, 유형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섬세한 설득의 기술 9가지를 제시한다. 변수가 많고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 속에서 설득의 기술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소통의 디테일이 필요하다. 저자는 먼저 상대의 말에 ‘경청’하고 ‘집중’하고 ‘몸짓’을 읽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세심하게 이해하고 진심으로 공감해야 마음을 움직이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는 언어(말투) 사용법, 전화 통화 방법, 협상의 기술, ‘불편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 MBTI 성격 유형별 대화법 등 실제 상황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설득의 기술을 알려준다. 불신의 시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여러분도 이 책에 곧 설득당할 것이다!
구매가격 : 12,500 원
짧지만 긴 여운
도서정보 : 김종호 | 2022-05-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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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옮겨놓은 짧은 글이
읽는 이의 마음에 닿아,
긴 여운으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구매가격 : 9,000 원
아시아가 세계를 제패하는 시대는 다시 오는가?
도서정보 : 다마키 도시아키 | 2022-06-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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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년 전부터 유럽으로 넘어간 세계사의 패권과 중심축은 다시 아시아로 넘어올 것인가? 아시아는 5,000여 년 인류 역사의 상당 기간 경제적으로 유럽보다 우위에 있었다. ‘세계 6대 문명’(저자는 이른바 ‘4대 문명론’에 반대하며 양자강 문명, 메소아메리카 문명을 더한 ‘6대 문명론’으로 파악한다) 중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을 누린 문명은 중국의 황하 문명이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진시황은 춘추전국을 통일하는 과정에 ‘반량전(半兩錢)’이라는 화폐로 거대한 중국의 경제통합을 이루어냈다. 이는 유로화를 매개로 대륙의 경제 통일을 달성한 유럽 연합 모델보다 무려 2,000년 이상 앞선 위대한 도전이자 눈부신 성취였다. 경제적 패권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가게 된 것은 대항해 시대에 이르러서였다. 포르투갈?에스파냐 등으로 대표되는 유럽이 뱃길을 통해 전 세계에 진출하며 부를 축적하는 동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안주하고 있었다. 유럽은 구텐베르크 활자혁명?종교개혁?산업혁명 등을 거치며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그 패권은 제1?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는데……. 15~16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 500년 넘게 이어져 온 서방 세계의 패권은 21세기 내내 변함없이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로 다시 넘어올 것인가? 풍부한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교하고 치밀한 역사 해석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무장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인류 5,000년사의 도도한 흐름과 판도가 장기판처럼 선명하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로써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1,700 원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도서정보 : 변민수 | 2022-06-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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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UX 업계의 현실지도
커리어 플랫폼 <잇다> UX 전문 명예멘토가 말하는 UX 커리어 로드맵
UX 분야를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데 어떤 준비부터 해야 하나요?
면접에서 계속 탈락하는데, 제 포트폴리오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UX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학과, 전공이 더 유리한가요?
“UX 분야를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간단해 보이지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현직 UX 디자이너나 멘토에게 이 질문을 통해 본인이 필요한 답을 얻을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나는 거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마치 지문 없이 출제된 언어영역 문제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맞출 수 없는 문제,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는 질문인 것이다.
물론 준비생들의 입장에서 UX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알아내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관련 분야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다양한 양상이 곳곳에 펼쳐지다 보니 일반화가 불가능하기도 하다. 결국 개별 사례나 부분적인 모습을 통해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조금씩 분야를 이해해 나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를 하다 보면 자칫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내가 기대한 UX 분야와 막상 접하게 될 현업에서의 업무가 많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별 소득도 없고 비효율적인 준비를 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할 수도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접근해 가다 보니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많은 준비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의 원인을 분야가 아닌 본인에게서 찾는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어쩔 수 없으면서도 안타까운 점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나만 몰라서 헤매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UXer가 되는지 정해진 방법도 따로 없고, 어쩌다 보니 UXer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현업에서는 매우 다양한 전공을 가진 UXer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렇듯 ‘어떻게’도 ‘어쩌다’도 모두 UXer가 될 수 있는 유효한 길이다.
이 책은 UX 분야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고 현업의 모습을 최대한 크고 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수년간의 멘토링 활동과 다채로운 업계 경험은 책의 기틀을 잡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업계의 현황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 현재 나의 위치를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UX 분야가 정말 내가 몸담고 싶은 분야가 맞는지부터 어떤 직무와 역할을 목표로 삼아야 할지 좀 더 구체적인 구상이 가능해질 것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홉스
도서정보 : 엘로이시어스 마티니치 | 2022-06-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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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본격적인 홉스 전기!
인민 주권과 절대주의의 뿌리,《리바이어던》
모순으로 가득 찬 책을 쓴 모순으로 가득 찬 인간
근대 인민 주권과 국민 국가 이론에 혁명을 일으킨 정치철학자, 기하학이라는 도구로 세계를 설명하겠다는 야심을 품은 수학자, 인민을 국가 형성의 주체로 세운 사회 계약론의 설계자, 물리학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한 ‘독실한’ 유물론자, 모순으로 가득 찬 주장이 담긴 책을 써서 유럽 지식인 사회를 들끓게 한 인기 작가, 르네 데카르트, 로버트 보일, 존 월리스 같은 당대의 천재들과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 지식 세계의 악동, 토머스 홉스.
홉스는 90여 년에 이르는 길고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홉스의 어머니는 에스파냐 무적함대의 침략 소식에 공포에 질려 일곱 달 만에 아기를 조산했고, 홉스는 자신이 “공포와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홉스의 삶은 전쟁과 혁명으로 가득 찼고, 공포가 늘 그를 운명처럼 따라다녔다. 청교도 혁명으로 내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641년에 찰스 1세에 반대하는 의회 세력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는데, 이곳에서 대작 《리바이어던》을 집필했다.
망명 생활 10년 후, 프랑스 가톨릭 세력의 위협이 두려워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영국 국교회 주교들은 홉스를 무신론자로 여겨 화형에 처하려 했다. 그를 둘러싼 논쟁은 끝이 없었다. 《리바이어던》과 《시민론》은 옥스퍼드대학 금서 목록에 올라 불태워졌다.
찬사와 비난, 오해와 경탄의 한복판에서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씨앗을 뿌린 문제적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논쟁적인 삶을 살았다. ‘홉스’라는 이름에는 지극한 찬사와 함께 격렬한 비판이 따라붙었다. “새로운 철학의 빛나는 땅을 찾은 콜럼버스, 위대한 철학자, 초인적 지성”과 “맘스베리의 괴물, 형편없는 교리의 전도사, 방탕한 무신론자”라는 양극단의 평가를 받았다. 홉스는 ‘만인이 만인에 대해 늑대인’ 자연 상태를 만인의 자발적인 사회 계약으로 극복한다는 이념을 통해 근대 인민 주권과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다. 동시에 인민 전체의 동의에 기반해 절대주의 국가, 곧 리바이어던을 세운다는 기획을 제시함으로써 히틀러와 스탈린 체제 같은 근대 전체주의 체제의 원형을 제공했다.
미국 텍사스대학 철학과 교수이자 홉스 철학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저자 엘로이시어스 마티니치는 이 책에서 홉스의 일생을 유례없이 완벽하게 되살려냈다. 구할 수 있는 모든 출간 자료와 미출간 자료들을 동원하여 홉스 시대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그려내고, 홉스를 둘러싼 수많은 의문에 명쾌하게 답한다. 대표작인 《리바이어던》을 포함해 《법의 원리》, 《시민론》, 《물체론》, 《인간론》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책들에 담긴 사상도 깊이 있게 다룬다. 나아가 정치철학뿐 아니라 과학적 탐구, 수학·기하학 논증, 언어철학까지 드넓은 지적 관심과 학문 세계를 상세히 살핀다.
근대인의 바이블,《리바이어던》
홉스는 존 로크, 장 자크 루소와 함께 사회 계약론의 사상적 기초를 닦은 정치철학자이다. 대표작 《리바이어던》(1651년)은 사회 계약론에 관한 최초의 문헌으로서 근대 국민 국가 형성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했다. 자연, 인간, 정치, 종교에 관해 독창적인 이론을 펼친 《리바이어던》은 홉스의 정치철학을 완결하는 작품이다. 《리바이어던》은 홉스가 살았던 17세기의 산물이지만, ‘근대인의 경전’이라 불리며 오늘날에도 수없이 인용되고 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리바이어던》의 핵심은 자연 상태에서 인간이 비참하다는 데 있다. 자연 상태는 만인이 만인에 대해 투쟁하는 공포와 위험으로 가득한 곳이며,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절대 권력을 지닌 주권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시 절대적 주권자로서 왕의 권리를 주장한 사람은 홉스가 최초는 아니었다. 그러나 기존에는 왕의 절대적 권한이 하늘이 내려준 신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하향식’ 관점이 지배적이었다면, 홉스는 인민 주권의 양도와 승인을 통해 국가가 형성된다고 주장함으로써 민주적인 ‘상향식’ 관점을 취했다. 이것이 홉스가 당시 왕당파와 의회파 모두에게 배척당한 이유였다.
개인의 동의가 정치적 복종의 ‘유일한 근거’이며, 정부가 합법성을 지니려면 주권자가 인민 개인을 보호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홉스의 주장은 개인을 중심에 두고 그들의 합리적 사고와 판단을 존중하는 근대적 사고의 표본을 드러낸다. 《리바이어던》은 홉스의 그 어떤 저작보다도, 혹은 당대의 그 어떤 저작보다도 근대인의 정신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근대 국민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 개인의 승인에 기반한 국가의 탄생을 예견했던 토머스 홉스. 그가 남긴 역작 《리바이어던》을 ‘근대인의 바이블’이라 부르는 이유다.
“홉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기준점이 될 전기” _
《홉스: 리바이어던의 탄생》은 저자 마티니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Hobbes: A Biography》를 완역한 책이다. 그동안 국내에 출간된 홉스 관련 저서는 《리바이어던》의 번역서와 해설서가 대부분이었다. 《홉스: 리바이어던의 탄생》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본격적인 홉스 전기이다. 《리바이어던》(나남출판, 2008년)을 번역한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진석용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는 홉스가 남긴 두 편의 자서전과 홉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작가 존 오브리(John Aubrey)가 쓴 최초의 홉스 전기(1681년 출간)를 바탕 삼아 홉스에 관해 잘못 알려져 있던 사실을 바로잡고, 그동안 명쾌하게 설명되지 못한 채 의문으로 남아 있던 청년 홉스의 삶을 꼼꼼하게 추적해 나간다. 홉스가 젊은 시절에 쓴 수필부터 《리바이어던》을 거쳐 노년에 완성한 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저작에 해박한 저자는 홉스의 사상이 절대 왕정에서 의회 정치로 급변하던 영국의 시대 상황과 맞물려 발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보여준다.
홉스의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악하고, 잔인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그런 통념을 뒤집는다. 지지자만큼 적대자도 많았고 숱한 비판을 받으며 수년간 망명 생활을 했지만, 홉스가 늘 고독한 사상가였던 것은 아니다. 홉스는 당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지식인으로 꼽혔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프랜시스 베이컨, 찰스 2세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당대 최고의 명사들과 교류했다. 정치철학뿐만 아니라 논리학·물리학·기하학·신학·문학·번역 등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넓은 분야에서 활약하며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떨쳤다.
절대 왕정과 의회 정치의 대결, 영국 내전, 청교도 혁명과 공화국 수립, 찰스 1세 처형, 로마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신학 논쟁까지 자유주의와 의회주의라는 근대적 정신이 태동하던 17세기 유럽에서 홉스는 자신의 사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이 책은 찬사와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모순적인 정치철학자 홉스를 소심하고 병약한, 때로는 오만하고 건방진, 그러나 가슴은 따뜻하고 이성은 냉철했던 매력적인 인간으로 되살려낸다.
주요 내용
“어머니는 나와 공포를 함께 잉태하고 있었다.”
홉스는 1588년 4월 5일 영국 윌트셔의 맘스베리 외곽에 위치한 웨스트포트의 중하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홉스의 어머니는 에스파냐 함대가 영국으로 출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공포에 질려 산통을 시작했고, 홉스를 임신한 지 7개월 만에 조산했다. 홉스는 어머니가 자신과 공포를 함께 잉태하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그 말대로 홉스의 삶에는 공포가 운명처럼 뒤따랐다. 출생부터 드리워 있던 공포는 훗날 홉스의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주제가 된다.
이러한 출생에서 홉스가 입은 정신적 상처는 일생 동안 아물지 않았다. “조국의 원수에 대한 증오”는 바로 그 출생 환경 때문이라고 홉스는 말했다. 84년 후에 쓴 운문 자서전에 홉스는 이렇게 기록했다. “함대가 들이닥쳐 곧 조국이 종말의 날을 맞을 거라는 소문이 온 마을에 퍼져 있었다. 어머니도 겁에 질려 있었다. 어머니는 쌍둥이를, 즉 나와 공포를 함께 잉태하고 있었던 것이다.” - 1장 공포의 쌍둥이·20쪽
홉스의 아버지는 시골 교회 부목사였으나 교회당 앞에서 다른 목사와 난투를 벌이고 도망친 후 평생 돌아오지 않았다. 홉스는 다행히도 장갑 장사로 돈을 많이 번 삼촌 덕에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1602년(혹은 1603년) 옥스퍼드대학 모들린 홀에 입학한다.
“나는 윌리엄을 20년간 충실히 모셨다. 그는 나의 고용주였지만 동시에 친구이기도 했다. 이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쾌활한 시절이었다.”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가난한 시골 청년 홉스에게 모들린 홀의 총장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그를 명문가인 캐번디시가에 가정교사로 소개한 것이다. 이때부터 시작된 홉스와 캐번디시가의 인연은 몇 년의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홉스가 죽을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홉스는 캐번디시가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생계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변변치 못한 출신으로서는 감히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인물들과 교유할 수 있었다. 특히 뉴캐슬 공작과의 만남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영국 정치계에서 중요한 인물이었으며, 영국과 프랑스 과학자들의 모임을 후원하기도 했다. 뉴캐슬 공작 덕분에 홉스는 17세기 정치계와 과학계의 유명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사상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1614년경에 자신의 제자이자 친구였던 2대 데번셔 백작 윌리엄과 첫 번째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 홉스는 고대 역사가에 큰 관심을 두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번역한 일이었다. 홉스가 투키디데스에게 호감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민주주의를 경멸하고 군주정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1620년대 중반에 이르러 영국은 절대 왕권을 확립하려는 찰스 1세와 입헌 군주제를 관철하려 했던 의회의 불화 때문에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홉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영국 국민이 대중 수사학의 위험을 직시하길 원했다. 즉, 왕을 대적하는 자들이 요란한 말로 나라의 안정을 해치는 과거의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찰스 1세의 편을 들어 왕의 주장을 우회적인 방식으로 옹호한 것이었다.
홉스가 투키디데스에게 호감을 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민주주의를 경멸하고 군주정을 선호했다는 점 때문이다. 페리클레스의 통치 기간에 아테네는 외형은 민주정이었지만 실제로는 군주정이었다. …… 홉스는 투키디데스의 역사가 당대에 주는 가르침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왕에 대적하는 자들이 수사를 써서 나라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 3장 정치적 인문주의자·141~143쪽
“물질 세계는 우주 전체에서 유일하게 진실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왜곡되기는 하지만.”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영역본이 출판되기 1년 전인 1628년, 홉스의 고용주이자 20년 지기였던 2대 데번셔 백작 윌리엄이 세상을 떠난다. 윌리엄이 죽자 홉스는 캐번디시가를 잠시 떠나 당시 왕당파의 일원이었던 갑부 거버스 클리프턴에게 고용되어 그의 아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된다. 1630년경에 그는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아들 클리프턴과 함께 두 번째 유럽 대륙 여행길에 오르는데, 이 여행 중에 우연히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을 읽고 기하학의 ‘연역 체계’에 감탄했다고 한다. 홉스는 기하학이 공리, 정리, 증명을 통해 하나의 진리로 다른 진리를 낳는 과정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훗날 홉스는 기하학의 연역적 원리를 자신의 정치철학의 근본 원리로 삼아 사유를 전개한다.
홉스의 철학에서 기하학은 매우 중요하다. 이 중요성을 잘 모르는 학자들도 있다. 홉스에 따르면 자연과학은 기하학의 증명 형태를 따라야 한다. 정의(定義)의 형태로 공리(公理)를 제시한 다음, 이로부터 필연적인 추론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과학이 확실하고 선험적이고 필연적인 지식이 된다. …… 홉스가 감탄한 것은 기하학의 공리와 정리와 증명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사물과 다른 사물을 의심의 여지없이 연결하는 방법이었다. 즉, 기하학 그 자체가 아니라 기하학의 방법이 그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이다. - 4장 신을 믿는 유물론자·154~155쪽
1630년 홉스는 두 번째 유럽 여행을 마친 후 다시 캐번디시가로 돌아갔다. 그는 훗날 3대 데번셔 백작이 될 윌리엄의 아들을 교육하는 일을 맡았고, 1634년 제자와 함께 다시 세 번째 유럽 여행을 떠난다. 홉스는 이 여행길에 당시 종교 재판소에 의해 연금 상태에 놓여 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만나 그의 사유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갈릴레이의 물리 법칙은 이후 홉스의 20년 과학 탐구의 결산인 《물체론》(1655년) 등에서 수용된다. 또한 홉스는 여행 중에 마랭 메르센을 만나 당대 유럽의 최고 지식인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누리는데, 당시 메르센의 모임에서는 유물론자로 유명했던 피에르 가상디를 비롯해 홉스와 여러 차례 대립한 르네 데카르트 등이 활동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프랑스 학자들과 홉스의 교류는 계속되었으며 홉스의 지적 자양분이 되었다.
홉스는 세 번째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과학적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제 오십 세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돈벌이를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었다. 이 시기에 홉스는 두 모임에 참여하면서 학문적 교류를 이어 갔다. 하나는 뉴캐슬 공작이 주도한 과학자 모임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레이트 튜’라는 지식인 모임이었다. 전자의 주요 관심사는 과학, 특히 광학이었고 후자의 주요 관심사는 종교였다. 홉스는 이미 1630년대에 광학 분야에서 유명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철학자나 종교철학자로서 명성은 그보다 뒤에 얻게 된다. 1640년에 홉스가 저술한 《법의 원리, 자연법과 정치법》은 정치 이론가로서 홉스를 널리 알린 책이며, 군주정에 대한 홉스의 강한 선호와 신념을 담고 있어 의회주의자들의 비난을 사게 된 책이기도 했다. 또한 이 책에는 10여 년 뒤 출간된 《리바이어던》의 주요 내용이 거의 다 들어 있었다.
“제가 갑자기 떠나게 된 이유는 왕의 특권을 늘리려던 저의 발언이 의회의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1640년 가을 장기의회가 소집되자 찰스 1세와 의회의 대립이 점점 더 격화되었다. 군주정을 옹호하는 인사들이 의회로부터 공격받고 고발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홉스는 자신이 다음 차례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졌다. 결국 그는 그해 11월 프랑스로 망명을 떠났으며, 영국 내전이 끝난 1652년이 돼서야 돌아온다. 홉스는 고국의 정세에 신경을 쓰긴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과학적 탐구에 쏟았다. 1630년대 후반에 계획한 《철학의 원리》 3부작 《물체론》, 《인간론》, 《시민론》을 집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탐구에 몰입했고, 1642년 《시민론》을 먼저 완성했다. 또한 홉스는 동시에 당대 여러 학자들과 학문적으로 열심히 교류했는데, 그중에서 특히 르네 데카르트, 존 브럼홀과의 논쟁이 인상적이다.
홉스와 데카르트는 둘 다 수학의 명증성이 모든 학문의 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물리적 세계를 유물론적으로 이해하고 기계적으로 해석했다. 그들은 명성을 추구하고 자기 도취적인 성격도 비슷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데카르트는 정신과 물질이 각각 다른 실체라고 여기는 유심론적 이원론자였던 반면, 홉스는 오직 물질적인 실체만 인정한 유물론적 일원론자였다. 동시에 홉스는 신도 물질이라고 주장하는 기이한 유물론적 유신론자였다. 데카르트는 홉스가 정신과 물질이 같은 종류라고 주장하는 것에 경악했지만, 홉스는 데카르트가 정신이 비물질적인 실체라고 말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 데카르트는 회의주의를 벗어나기 위해 확실한 전제를 세우고 싶었지만 홉스는 ‘약정적 정의’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생각했다. 둘은 서로에게 독설을 퍼부었고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홉스는 데카르트 같은 지식인이 철학에 무지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홉스는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확신했다. 그는 데카르트가 “홉스는 논리적 증명이 뭔지 모른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렇게 응답했다. “이것은 반론이 아니라 데카르트가 공부를 좀 더 해야 할 이유이다.” 그러나 이때만 하더라도 홉스의 태도는 온건했다. 홉스는 메르센에게 데카르트가 자신의 수학책을 좀 더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카르트는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이므로, 내가 쓴 책을 좀 더 자세히 읽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그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6장 논쟁하는 망명자·276쪽
1645년 홉스와 존 브럼홀은 파리에서 만났고, ‘자유 의지’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국교회 주교였던 브럼홀은 필연성이 부재하는 자유를 긍정했으나, 홉스는 자유와 필연성이 양립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홉스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어떤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을 자유가 있지만, 실제로 그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는 결과는 잇따른 선행 사건에 의해 ‘결정된’ 것이었다. 브럼홀은 홉스가 말하는 자유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아니며, 행동을 결정하는 선행 사건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결정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자유 의지에 관한 논쟁은 ‘죄’의 문제와 밀접히 관련된다. 죄의 결과가 자유로운 행위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죄를 범한 행위자를 비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럼홀과 홉스는 이 문제를 두고도 대립한다. 브럼홀은 죄의 원인이 결코 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홉스는 죄의 근본 원인이 신이지만 죄의 당사자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신은 공의와 불의의 개념을 뛰어넘는 존재라고 단언했다.
“리바이어던, 즉 주권자는 영원불멸의 하느님의 가호 아래, 인간에게 평화와 방위를 보장하는 지상의 신이다.”
1651년 5월 무렵 홉스는 망명지에서 그의 대작 《리바이어던》을 출간한다. 홉스는 《리바이어던》 전체에 걸쳐 로마가톨릭이 진정한 종교와 안정된 정부를 위협하는 해악이라 주장했기 때문에, 이 책이 출간된 후에는 가톨릭 국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홉스는 프랑스 로마가톨릭 성직자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었다. 프랑스도 이제 그에게는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1652년 홉스는 10여 년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다.
홉스는 1949년 1월 찰스 1세가 처형되고 올리버 크롬웰이 권력을 잡은 영국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선’이 아니라 ‘악’이며,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다. “끊임없는 공포와 생사의 갈림길에서 인간의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악하고, 잔인하고, 그리고 짧다.” 홉스는 지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절대적인 힘을 지닌 ‘리바이어던’에 복종하는 것이야말로 공포가 만연한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리바이어던》에서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인민 개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국가의 권력자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맺고, 권력자는 계약에 의해 승인된 절대 권력을 통해 국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바이어던》의 출간은 왕당파와 의회파, 국교도와 가톨릭교도 모두에게 파장을 일으켰다. 의회파는 절대 왕정을 옹호하는 홉스의 주장을 곱게 볼 리 없었고, 왕당파는 주권자가 인민의 합의를 바탕으로 통치하는 방식과 인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을 경우 교체될 수 있다는 내용이 신성한 왕의 권력을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국교회는 홉스에게 이단과 무신론 혐의를 씌웠고, 로마가톨릭은 1654년 홉스의 저서를 금서 목록에 올렸다.
《리바이어던》은 ‘근대인의 경전’으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자신의 그 어떤 저작보다도, 혹은 당대의 그 어떤 저작보다도 근대인의 정신을 강력하게, 웅변적으로, 포괄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물리학, 생리학, 심리학, 도덕학, 정치학, 비판 신학이 들어 있다. - 8장 《리바이어던》의 탄생·373~374쪽
“나는 내 저작들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왔다. 정의를 가르쳤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1650년대 홉스는 정치, 종교, 형이상학, 교육, 기하학 등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 주요한 책들을 여러 권 출간했다. 특히 《철학의 원리》 3부작에 해당하는 《물체론》과 《인간론》을 각각 1655년과 1658년에 발표한다. 《인간론》의 주제는 시학, 웅변술, 윤리학, 논리학 등으로 기존의 홉스의 주장을 재론한 것에 불과했지만, 《물체론》은 홉스의 물리학과 형이상학을 종합하는 저술이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비타협적인 유물론적·기계론적·결정론적인 관점을 옹호했다. 당시 홉스의 책들은 《리바이어던》과 더불어 옥스퍼드대학을 비롯한 지식인 사회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홉스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최초의 반론은 로마가톨릭에서 나왔지만, 대부분의 비판은 동지였던 프로테스탄트에게서 나왔다. 비판자들이 보기에 홉스의 민주적 전제들은 급진적이었고, 그의 절대주의적 결론은 반동적이었다. 홉스가 정의한 여러 개념이 모호한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의 가정적 정의를 실제 사실로 오해하거나 유물론적인 종교적 견해를 무신론적으로 해석하는 적들도 많았다.
특히 무신론자라는 오해는 언제든 종교적 처형을 받을 수 있는 위협적인 혐의였다. 그러나 홉스는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노년의 나이였던 1660년대까지 활발히 자신의 사유를 책으로 저술하고 비판자들의 견해를 반박했다. 1670년대에 들어서는 비판자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호메로스의 작품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를 번역하는 일에 전념했으며, 친분이 있는 학자들과 정치와 종교에 관한 서신을 계속해서 주고받았다. 세상을 떠나기 한 해 전에는 지난 30년간 주장해 왔던 물리학 이론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책 《자연철학 10화》(1678년)을 출간했다.
홉스는 자신의 마지막 10년을 더비셔에서 한가롭게 보냈다. 1679년 10월 중순 홉스는 극심한 소변 장애를 앓았고 결국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구매가격 : 19,580 원
책의 민족
도서정보 : 맥스 I. 디몬트 | 2022-06-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의심할 나위 없이 가장 뛰어난 유대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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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아브라함 시대부터 세계사의 주역이 된 20세기까지
‘책의 민족’ 유대인의 경이로운 4천 년 역사 이야기
수천 년에 걸쳐 수많은 문명이 쇠퇴하고 소멸하는 동안 나라도 없이 떠돌던 유대인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고대 팔레스타인과 바빌로니아에서부터 유럽과 아시아를 거쳐 미국과 이스라엘까지, 네 대륙으로 흩어지고 여섯 문명을 거치면서도 유대인은 어떻게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중세 이슬람 문명과 르네상스, 그리고 근대 혁명기 유럽과 미국에서 수백 년 동안 꽃을 피운 유대인의 놀라운 창조성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예수, 바울, 스피노자,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을 배출하고 노벨상 수상자의 20퍼센트를 차지한 유대인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슬람 제국 시절 유대인은 아랍인으로부터 ‘책의 민족(People of the Book)’이라는 존경스러운 이름으로 불리며 번영했다. 수천 년간 나라 없이 살아가야 했던 유대인에게는 그들만의 특별한 생존법이 필요했다. 그 중심에 바로 ‘토라’와 《탈무드》를 비롯한, 그들의 고유한 정신과 사상을 담은 책들이 있었다. 디몬트는 유대 전통과 역사 속에서 일구어낸 유대인의 지적 성취를 총체적으로 살핀다. 유대 철학을 그리스와 로마에 전파한 《70인역 성경》부터 유대인의 지혜를 집대성한 《탈무드》와 19세기 유대 민족주의의 원형 《쿠자리》까지, 유대인은 민족의 책을 통해 정체성을 지키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창조성을 키웠다. 유대인에게 책은 지혜의 뿌리이자 생존의 도구였고 창조의 원천이었다.
수천 년 인류 역사를 관통한 영적·지적 성취의 숨은 주역
유대인은 수천 년간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이겨냈다. 이집트의 노예 생활, 가나안의 방랑기, 바빌론의 포로 생활을 거쳐 헬레니즘 세계에 융화되었고, 로마 제국의 흥망을 지켜본 후 이슬람 문명권과 르네상스기 유럽에서 번성했으며, 중세 암흑기와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다. 수많은 문명과 종교와 민족이 역사에서 사라지거나 흡수되었을 때 유대인은 어떻게 활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유대인이 문화를 창조하는 공동체로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즉 유대인 특유의 ‘사상’을 바탕으로 삼아 유대 역사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유대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고 유대 사상을 이웃 민족과 구별하게 해준 ‘모세 율법’부터, 유대교의 바탕이 된 ‘토라’, 포로 생활에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신 개념을 만들어낸 예언자들, 그리스 문학과 과학 저술을 아랍에 전한 번역가들, 유대 사상을 지식 체계로 구체화한 《탈무드》까지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신념과 사상을 가슴에 품고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이 책은 한 민족이 소멸의 위험에 맞서 전진과 후퇴, 도전과 응전을 거듭해 온 기나긴 투쟁의 서사시이자, 유대인이 수천 년 역사를 관통하며 인류의 영적·지적 성취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생동감 넘치고 매혹적인 이야기다.
세계사의 주인공인 적은 없었으나 세상을 정복한 민족, 유대인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약 0.2퍼센트(150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종교, 과학, 경제, 철학, 문학, 음악, 미술, 상업, 산업 분야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루었다. 유대인은 주변국을 정복해 제국을 이루는 방식으로 역사를 이끄는 주인공이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역사의 전환점이 된 사건 뒤에는 늘 유대인이 있었다.
유대인을 다른 민족과 구별 짓게 해준 ‘유일신 사상’은 세계 최대의 종교인 기독교와 이슬람교 탄생의 뿌리가 되었다. 그리스어, 라틴어, 아랍어에 능통했던 유대인 언어 천재들은 책을 활발히 저술하고 번역하여 유럽과 아랍 문명의 번영을 주도했다. 근대 유대인 혁명가들은 1848년 이탈리아의 통일에 참여했고, 프랑스인·독일인·영국인·러시아인으로서 싸우며 19~20세기 유럽의 변혁을 이끌었다.
“영어로 쓰인 가장 탁월한 유대 역사서”
《책의 민족》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유대 역사서이다. 미국 역사가이자 작가인 맥스 I. 디몬트는 유대 역사를 학자들만의 것으로 남기지 않고, 4천 년 유대 민족의 일대기를 유머가 깃든 대중적인 필치로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책의 민족》에는 유대 역사와 세계사에 박학다식한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유대 역사에서 가장 위대하고 신비한 인물인 모세의 정체에 관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해석부터 유대교와 기독교의 잃어버린 연결 고리를 드러내준 <사해 문서>의 발견에 얽힌 이야기, 나폴레옹이 제국 내에 살던 유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천8백 년 만에 유대 최고 회의를 소집한 일화까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대인과 유대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책은 출간 직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어로 쓰인 가장 탁월한 유대 역사서”라는 평을 받았다.
전 세계를 배경 삼아 펼쳐지는 유대 민족의 놀라운 모험
유대인은 지구상에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겼다. 《책의 민족》은 유대인이 남긴 발자취를 추적하기 위해 먼저 세계 각국의 역사를 개괄하고, 네 개의 대륙과 여섯 개의 문명에서 꽃피운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를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유대의 신 여호와와 아브라함의 만남에서부터 수천 년간 이어진 유랑 생활, 헬레니즘 문화의 도전, 아랍과 유럽에서 맞이한 부흥기, 유럽에 퍼진 반유대주의, 시온주의의 탄생과 이스라엘 건국까지 4천 년 유대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마치 모험 소설을 읽는 듯하다. 역사의 흥망성쇠를 겪어내며 살아남은 유대인의 생명력과 끈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역사의 관심 밖에 있던 유대인을 무대 위로 끌어올리다
역사철학자 오스발트 슈펭글러는 《서구의 몰락》에서 유대 역사를 전혀 다루지 않았고, 아널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는 유대인의 역사를 ‘각주’로만 다루었다. 이처럼 유대인은 세계 곳곳에 남긴 지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유대인과 같은 시기에 역사에 등장했던 다른 민족과 달리, 유대인은 민족의 영광을 증언해주는 유적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대신 유대인에게는 사상이 있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유물만 남긴 민족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사상을 남긴 유대인은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책의 민족》은 유대 사상의 핵심을 이룬 ‘모세 율법’, ‘토라’, 《탈무드》의 탄생 배경과 발전 과정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역사의 뒷면에 존재했던 유대인을 역사의 무대 앞으로 끌어낸다.
유대인과 유대 사상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기원전 2000년경 유대인은 중근동 민족들 사이에서 뒤늦게 출현했다. 유대 역사는 최초의 히브리인 아브라함이 여호와와 만나 언약을 맺은 그날로부터 시작한다. 신은 모든 남자는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계명을 내렸고,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가나안 땅에서 방랑하던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은 유일신 사상, 할례, 인신 제사 금지였다. 눈에 보이는 우상을 섬기고 풍요 제의를 올리던 근동 지역의 다른 민족들과는 달리, 유대인은 보이지 않는 신을 믿었고 어디에서나 회당을 세워 사제 없이 신과 직접 소통했다. ‘하나뿐인 신’과 ‘보이지 않는 신’ 개념은 유대인을 다른 민족과 확연히 구분되게 해주었고, 각 문명을 넘나들며 지적 성취를 이룬 원동력이 되었다.
유일신 사상과 보이지 않는 신 때문에 유대인의 지적 능력이 향상되었다. ‘움직이는 성막’이 유대인들을 특정한 장소에 묶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기회를 따라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옮겨 다닐 수 있었다. …… 그리스인의 전통 의상인 튜닉, 아랍의 무슬림 랍비 무프티, 미국의 아이비리그처럼 디아스포라 문화가 어떻게 포장되었든 그 안에는 언제나 여호와 유일신교가 있었다. - 171~179쪽
유대 정체성을 세운 ‘모세 율법’
성서에 따르면 이집트로 가 유대인을 해방시키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받은 모세는 홍해를 지나 시나이 사막으로 유대인을 이끌었고 그곳에서 신으로부터 받은 율법을 유대인에게 주었다. ‘모세 율법’은 유대인의 정치·문화·종교 등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신의 명령이었고, 개인과 개인의 관계, 개인과 국가의 관계, 개인과 신의 관계를 규정했다. 모세 율법은 가나안에서 방랑하는 유대인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했으며 유대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해주었다. 약 3천 년 전에 작성된 모세 율법에는 오늘날 미국 헌법의 철학과 유사한 자치주의와 휴머니즘 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미국 헌법의 철학과 모세 율법의 철학 사이에는 신기한 유사성이 있다. 연방 정부가 헌법이 부여한 권한만 지니는 반면에 개별 주정부들은 그들에게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을 제외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듯이, 유대인들도 모세 율법이 금지한 것을 제외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다. …… 이것은 유대인에게 엄청난 자유를 허락한다. 그들은 율법에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을 하지 않는 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 60쪽
그리스 문명은 유대 사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기원전 3세기경, 근동 지역에 그리스의 헬레니즘 문화가 들어왔다. 그 지역에 살던 유대인들은 그리스의 통치를 받으며 헬레니즘 문화와 맞닥뜨렸다.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추구했던 그리스인과 달리 유대인은 금욕적인 유일신 신앙과 정신적 가치를 추구했다. 이렇게 달랐던 두 민족의 사상은 어떻게 한 지점에서 만났을까?
유대인 대부분은 헬레니즘 자체는 거부했지만 그리스 철학은 철저히 연구했다. 유대인들은 그리스인들이 제공한 모든 지적 유산을 흡수하여 유대인의 감각을 더해 자신들만의 탁월하고 수준 높은 지적 성취를 이루어냈다. 이런 사상적 융합의 분위기 속에서 기원전 3세기에 《구약 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었다. 기원전 1세기 알렉산드리아 태생의 유대인 철학자 필론은 《구약 성경》을 플라톤 철학으로 해석했다. 플라톤에 심취했던 필론은 유대 신앙을 그리스 철학과 융합한 최초의 학자였다.
그리스어로 번역된 《구약 성경》
《구약 성경》은 근동 지역 언어인 아람어로 쓰인 <다니엘>, <에스라>의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당시 시리아, 이집트, 그리스 등지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은 히브리어를 잊어버리고 그리스어를 사용했다. 유대 지도자들은 《구약 성경》의 내용이 언어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스어로 된 성경을 읽는 것이 성경을 전혀 모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70인역 성경》은 유대인이 이방 문화 속에서 자신들의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고심 어린 전략에서 탄생했다. 이 책은 외국의 이방 문화에서 성장한 유대인을 유대교의 테두리 안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70인역 성경》은 그리스, 로마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70인역 성경》은) 문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그리스어 저작이며, 유대인보다 이방인에게 더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유대의 휴머니즘과 철학을 그리스인과 로마인에게 전파한 것도 이 책이었다. 그래서 바울이 그리스인과 로마인에게 전도하러 왔을 때 그의 교리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이미 《구약 성경》에 익숙했다. - 171, 172쪽
전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은 어떻게 유대 정체성을 지켰나?
유대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유대인의 디아스포라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흩뜨리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인데, 팔레스타인 땅 밖에서 흩어져 사는 유대인을 가리킨다. 디아스포라 역사는 유대인이 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인들에 의해 예루살렘에서 쫓겨난 때부터 19세기 유럽의 게토에서 해방될 때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이 상황에서 유대인들은 어떻게 주변 문화에 흡수되거나 동화되지 않고 유대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을까?
《탈무드》,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다
유대인들은 《탈무드》를 만들어 디아스포라라는 위기에 맞섰다. 《탈무드》는 완성되기까지 2백 년이 넘게 걸렸다. 1100년경 법전화된 《탈무드》의 편찬자들은 구전으로 전해 오던 율법을 구체적인 윤리 체계로 정리했다. 도덕과 신앙에 관한 철학적 담론뿐 아니라 위생, 천문, 경제 등 일상적 문제까지 담은 《탈무드》는 유대인의 생존 도구였다. 유대인은 언제 어디서나 《탈무드》를 읽으며 유대적 삶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탈무드》는 변화된 삶의 조건에 맞게 어디에서나 적응 가능한 유대인을 창조했고, 동시에 흩어진 유대인을 영적 공동체로 결합하는 역할을 맡았다.
《탈무드》 연구자들은 하느님을 일상적인 활동에 받아들여, 유대인의 행동이 하느님의 성품으로 물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라가 종교적 유대인을 만들었다면, 《탈무드》는 유대인의 관심을 과학과 이론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성경이 민족주의적 유대인을 만들었다면, 《탈무드》는 어디에서나 적응 가능한 유대인을 창조했다. - 238쪽
유대 학문의 구심점 ‘예시바’
《탈무드》의 산실은 유대인 고등교육기관인 ‘예시바’이다. 이 학교들에서 유대 사상이 《탈무드》 또는 ‘지혜’라고 불리는 지식 체계로 구체화되었다. 예시바의 역사적 역할은 디아스포라가 되어 이방인의 땅에서 살면서 급속도로 변화할 유대인의 운명을 보호하기 위해 율법에 융통성을 부여한 데 있다. 최초의 예시바는 3세기에 로마의 보복을 피해 팔레스타인에서 탈출한 랍비들에 의해 바빌론에 세워졌다. 9세기 이후에는 유럽에 최초로 예시바가 세워졌고, 13세기 이후에는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예시바는 유대 문화에서 지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12세기에 최초로 세워진 유럽 대학의 원형이 되었다.
유대 사회에서 학자는 점점 더 큰 지위를 얻게 되었다. 학자들은 오늘날 기업 총수나 스타 영화 배우보다 더 크게 존경받았다. 유대 전설에서 영웅은 칼로 난폭한 괴물을 죽이는 기사가 아니라, 지식으로 무지의 용을 죽이는 사람이 되었다. 무지는 부끄러운 것이었고, 부자든지 가난한 자든지 무식하면 경멸의 대상이었다. 유대 랍비들은 학식 있는 평민이 배우지 못한 귀족 자제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임신한 여자들은 배 속의 아이가 학자의 영으로 충만하기를 원하며 예시바에 모여들었다. - 245쪽
아랍인은 왜 유대인을 존경했을까?
오늘날 유대인과 아랍인은 첨예하게 갈등하는 적대적 관계에 놓여 있다. 하지만 두 민족은 유대인이 아라비아로 이주하기 시작한 1세기 말부터 15세기 무렵까지 평화롭게 공존했다. 아랍인은 유대인을 ‘책의 민족’이라 부르며 존경했고, 유대인은 아랍인의 관용에 힘입어 유대 문화의 황금기를 이루었다.
6세기 아랍인은 사막 유목민이었고, 7세기 아랍인은 아라비아반도의 정복자였으며, 8세기 아랍인은 비잔틴을 제패한 제국의 주인이었고, 9세기 아랍인은 눈부신 문명과 예술·건축·과학의 선도자였다. 이슬람 제국의 번영 뒤에는 유대인이 있었다. 유대인이 아라비아로 들어오면서 상업과 산업이 부흥하고, 메카가 국제 도시로 탈바꿈되고, 학문이 꽃피기 시작했다. 이 시대 유대인 가운데 철학, 의학, 과학, 수학, 언어학 분야에서 위대한 학자들이 배출되었다.
유대인을 존경한 이슬람교의 메시아
아랍인은 유대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구약 성경》에 관한 지식을 얻었다. 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한 인물 중 하나인 무함마드는 유대교를 향한 열정과 존경심이 가득했던 아랍인이었다. 《코란》에 따르면 동굴 속에서 백성을 어떻게 구원할지 고민하던 무함마드 앞에 아브라함, 모세, 예수가 겪었던 것처럼 신이 천사 가브리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천사가 무함마드에게 준 토판에는 하느님(알라)이 무함마드를 ‘전달자’로 임명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무함마드는 자신을 메시아로 선포하고 이슬람교를 창시했다. 이슬람교의 탄생에는 유대교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제 새로운 종교의 탄생을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추어졌다. 영웅이 나타나 아랍인의 자연 숭배, 기독교도의 구원 교리, 유대인의 유일신 사상을 새로운 신 개념으로 통합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 영웅이 바로 무함마드였고, 그 종교가 이슬람교였다. …… 무함마드는 대상들에 의해 시리아로 끌려가서 그곳에서 처음으로 유대교와 기독교를 접한다. 만남 이후 그는 평생 유대인의 ‘그 책(The Book, 《구약 성경》)’을 존경했다. 유대 족장들은 그의 영웅이 되었고, 이후에 이슬람교의 성경인 《코란》에도 그 영웅들 이야기가 들어가게 된다. - 274, 275쪽
이슬람과 유럽을 연결한 문화 전도사
이슬람 제국이 번성한 8세기 무렵이면 그리스어로 쓰인 책 대부분이 사라졌고 그리스어는 잊혔다. 아랍인은 시리아어 번역본을 통해 전해지거나 유대인과 로마인의 도서관에 보존돼 있던 그리스어 서적을 유대인에게 아랍어로 번역하도록 장려했다. 당시 여러 문화를 경험한 유대인은 히브리어, 아랍어, 그리스어, 라틴어, 시리아어, 페르시아어에 능통했다. 유럽의 군주들도 유대인의 능력에 관한 소문을 듣고 그리스·아랍의 저술과 히브리 문학을 라틴어로 번역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는 유대 학자들을 나폴리로 초청해 히브리어를 가르치게 했다. 유대 번역가들은 유럽에 아라비아 숫자와 ‘0’의 개념을 소개했고, 유클리드의 기하학과 플라톤의 철학과 소포클레스의 시를 라틴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현대의 학자 모지스 해더스(Moses Hadas)가 그리스 과학과 인문주의를 유럽에 전달하는 일을 가리켜 이른 ‘유럽으로 통하는 터널’이 8세기 유대인에 의해 재개통되었고, 그 터널은 1400년까지 유지되었다. 최초의 번역서들은 그리스어와 시리아어를 아랍어로 번역한 것이었지만 곧 그리스어와 아랍어 저술들도 히브리어로 번역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히브리 문학과 철학도 아랍어로 번역되었다. 즉 쌍방향의 문화 소통이 발생한 것이다. - 284, 285쪽
근대 유럽 문명의 감춰진 창조자
중세 유대인의 역사는 영국에서는 1300년경에, 프랑스에서는 1400년경에, 에스파냐에서는 1500년경에 끝났다. 각 나라에서 유대인이 추방되거나 게토로 쫓겨난 것이다. 근대 유대인의 역사는 유대인과 유대인의 기술이 필요해진 17세기에 유럽 국가들이 다시 유대인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다. 역사의 무대가 근대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유대인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십자군 운동이 끝난 14세기에 그리스?로마 고전 문화 부흥 운동 르네상스가 온 유럽에 퍼졌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는 유대인을 지적인 민족으로 인정했고, 일찍부터 이탈리아로 그들을 불러들였다. 이탈리아 유대인은 의사, 시인, 천문학자, 금 수공업자, 약사, 선원, 조각가 등 당시 존재했던 거의 모든 전문직에 종사했다. 이탈리아인은 철학과 과학, 의학과 수학을 유대인으로부터 배웠다.
르네상스가 유대인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분야에서 꽃피운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이다. 르네상스가 영국이나 프랑스, 혹은 독일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것은 그곳에서 유대인이 3백 년 동안 그리스, 아랍, 히브리 고전들을 라틴어로 활발하게 번역했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르네상스의 중심지인 나폴리로 프리드리히 2세가 유대인을 초청해 그리스 책들을 번역하게 했고, 기독교 학자들에게 히브리어를 가르치게 했다는 것이다. - 322쪽
프랑스 혁명과 유대인의 해방
유대인을 프랑스 시민으로서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1789년 프랑스 혁명기와 이후 나폴레옹 제국에서 가장 뜨거운 정치적 논쟁이었다. 교회는 혁명의 적이었으므로 유대인도 혁명 공화국의 적이 되었다. 18세기 유대 계몽주의자 모제스 멘델스존을 통해 유대 문화에 감화를 받은 귀족 출신 혁명 지도자 미라보 백작은 자신이 시민의 보편적 권리라 여긴 것들을 유대인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변론했다. 결국 유대인 시민권 문제는 국민 투표에 부쳐졌다. 파리의 60개 구 가운데 53개 구가 유대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데 찬성했다. 1791년에 프랑스 유대인 7만 명이 프랑스인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시민이 되었다. 그 뒤 유럽 전역에서 유대인 해방이 뒤따랐다.
1804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스스로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다. 나폴레옹은 독립 집단이자 거의 완전한 자치 국가를 이루고 살던 유대인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 나폴레옹은 대산헤드린 의회를 소집해 유대인의 율법에 관한 12가지 질문을 던졌다. 나폴레옹은 대산헤드린 의회에서 유대인은 자기들만의 국가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프랑스 유대인은 조국인 프랑스를 위해 싸울 것이라는 답을 얻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카드를 펼쳐 보였다. 그는 거의 1천8백 년 만에 최초의 대산헤드린 의회를 소집했다. 대산헤드린 의회는 로마가 성전을 파괴한 기원후 70년 이래로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다. 나폴레옹은 유대인이 특별 대산헤드린 의회에서 자신들의 대답을 재천명함으로써, 그 대답이 모든 유대인에게 법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했다. 유대 지도자들은 이제야 나폴레옹의 의도를 알아챘지만, 대산헤드린이라는 유서 깊은 의회가 다시 한번 유대인의 삶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생각에 감격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 소식은 유대인 세계에 급속도로 퍼졌다.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이 모든 유대인에게 알려졌고, 전 유럽과 미국의 회당에서 그를 위한 특별 예배가 진행되기도 했다. - 450쪽
유대인은 왜 증오와 박해의 대상이 되었나?
유대인이 해방된 뒤 19세기에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반유대주의(anti-Semitism)라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19세기 이전에도 유대인은 속물스러운 민족이라 경멸당했고, 대량 학살되고, 고문당하고, 추방되었다. 디몬트는 과거 유대인에게 자행된 폭력은 ‘반유대적(anti-Jewish)’ 행위라고 지칭하며 반유대주의와 구분한다. 반유대주의와 반유대적 행위에는 서로 다른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19세기 이전에는 많은 민족이 유대인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 중세에 기독교도가 유대인에게 폭력을 가한 이유는 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개종 유대인은 기독교도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 이처럼 반유대적 행위가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의식적인 동기에서 비롯되었다면, 반유대주의는 유대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범죄’로 만드는 것이었다. 반유대주의는 히틀러 시대의 유대인 학살로 이어졌다.
유럽에 혁명이 전염병처럼 돌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탄생한 19세기는 ‘해진 화이트칼라 계층(frayed-white-collar class)’과 유대인이 갑자기 정치인들에게 중요해진 시기였다. 우익 정치인들은 좌익 정치인들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몰락 계층(d?class?)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들은 몰락 계층의 불안정한 삶을 당시 사회적·경제적 조건이 아니라 유대인의 악행 탓으로 돌렸다. …… 우익 정치가들은 ‘유대인만 없다면 몰락 계층의 모든 사람이 사회의 중요한 기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반유대주의의 시작이었다. - 474, 475쪽
현대 시온주의 운동과 이스라엘의 탄생
나치 암흑기에 절멸의 위기를 겪은 유대인은 다시 세력을 결집해 새로운 유대 국가를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반유대주의의 탄압 속에서 유대인으로서 생존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는 시온주의를 이념으로 삼아 불타올랐다. 19세기에 싹을 틔운 ‘시온주의’는 ‘시온으로의 복귀’, 즉 예루살렘으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유대인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주장하며, 옛 고향 땅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시온주의 운동이 많은 유대인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전 세계 각지의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땅으로 모여들었고, 마침내 1948년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유대 국가가 탄생했다. 건국 직후 이스라엘과 원래 팔레스타인 땅에서 살던 아랍인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두 민족 간의 갈등과 다툼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 국가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오후 4시에 텔아비브 박물관에서 공식 출범했다. 그곳에서 유대인은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포하는 벤구리온의 목소리를 들었다. “유대 민족의 타고난 권리와 역사적 권리에 의해, 유엔 총회의 결의에 따라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유대 국가가 설립되었음을 선포한다.” 선포 직후 벤구리온은 신생 유대 국가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협조를 구하면서 이스라엘은 “중동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준비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집트는 이 신생 국가를 없애기 위해 곧 침략할 것임을 알리는 전보를 보냈다. 다른 세 아랍 국가?요르단, 레바논, 시리아?도 형식적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이집트와 같이 행동하겠다고 발표했다. - 621쪽
구매가격 : 20,250 원
그대로 괜찮은 파랑
도서정보 : 진초록 | 2022-06-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아름다운 것들은 색과 함께 온다”
인생의 팔레트에 담긴 아름다운 사람과 기억, 그리고 치유의 색들
사람은 색에서 위로를 얻고, 색 자체가 사람을 흔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 작가는 어느 날부터 자신의 인생 팔레트를 하나하나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작가의 팔레트에는 어린 날, 처음으로 용기를 배우게 해준 두발자전거에 달린 구슬들의 형광색이 담겼고, 강원도 산골 외갓집 뒷산을 쏘다니며 따먹은 산딸기의 라즈베리 핑크가 담겼다. 독립해서 새로 얻은 집으로 이사하는 날, 엄마가 기꺼이 내준 샤워 가운의 라벤더색도, 발레리나를 꿈꾼 동생이 신었던 토슈즈의 핑크도,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바라본 노을의 주황빛도 담겼다. 파리 여행 마지막 날, 숙소 창가에서 밤새 맛본 샴페인의 복숭앗빛, 매혹적인 달빛, 흐린 하늘의 담청색도 빼놓지 않았다. 작가는 아름다운 것들, 찬탄의 순간들은 색과 함께 온다고 믿는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하나씩 생겨나고 더해지는 게 인생이고, 그렇게 아름다운 순간과 아름다운 결, 잊을 수 없는 색들이 인생의 팔레트에 하나씩 더 채워져 간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독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팔레트에는 어떤 색이 채워져 있나요?
구매가격 : 9,000 원
마야와 떠나는 마법의 시간 여행
도서정보 : 조아라 | 2022-06-07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신비한 마법의 인형 마야와 떠나는 시간 여행
“그러다 나중에 어른 되면 후회한다.”
『마야와 떠나는 마법의 시간 여행』에서는 이런 잔소리 대신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시간 여행’이라는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지나고 나서야 그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우리 삶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구매가격 : 7,200 원
동물농장
도서정보 : 조지 오웰 | 2022-06-0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반드시 읽어야 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원한 스테디셀러
의역되지 않은 <동물농장> 정역판!
죽음을 앞둔 수퇘지 ‘소령’ 영감(윌링턴 뷰티라는 이름이 있었음에도 모든 동물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의 유지를 받들어 농장에서 인간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한 동물들은 ‘장원농장’을 ‘동물농장’으로 바꾸고 동물들을 위한 세상을 만든다. 돼지들을 지도자로 세우고 자유를 만끽하는 동물들, 장차 그들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가….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할 책,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반드시 읽어봐야만 할 소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원한 스테디셀러…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처럼 이 책은 ‘인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사실은 그렇기에 누구라도 읽은 듯하고, 비록 책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알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제대로 된 <동물농장>을 읽어왔던 걸까?
인간들로부터 받는 불평등한 대접을 깨닫고 마침내 세상을 세운다는 이 이야기 속에도, 결국 사람 사는 세상과 똑같이 음모와 술수가 난무하고,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화 형식으로 쓰여진 이 소설의 진가는 흥미진진한 우화와 재미있는 풍자소설이라는 점에만 있지 않다. 우화의 외피를 두른 정치적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문학작품으로서의 위트와 품격을 잃지 않는 수작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번역서가 나와 있지만 이번엔 평소 ‘작가가 쓴 문장의 서술구조 그대로를 살리는 번역이 아니면 원래 내용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번역가 이정서 씨에 의해 재번역되었다.
번역자의 자의적 해석이 추가된 의역이 아니라, 원저자의 의도와 전체 맥락은 물론 개별 문장의 호흡까지 그대로 살린 직역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역자의 노력이 더욱 돋보이는 책.
원전 그대로를 번역한다는 취지로 꾸며지고 있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전집의 한 권으로 출간되었다.
구매가격 : 5,500 원
베르됭 전투
도서정보 : 앨리스터 혼 | 2022-06-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류는 미쳤다! 이런 짓을 하는 걸 보면 미친 게 틀림없다.
이 학살극을 보라! 이 공포와 주검을 보라! ……
지옥도 이 정도로 끔찍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은 모두 미쳤다!”
_ 1916년 6월 베르됭에서 전사한 알프레드 주베르의 마지막 일기에서
10개월 동안 7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고
제1차 세계대전의 향방을 가른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 303일의 기록
베르됭 전투는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였다. 1916년 2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독일군과 프랑스군 사이에서 벌어진 이 전투에서 최소 70만 명의 사망자가 났다. 독일군이 먼저 시작한 전투의 목표는 프랑스군을 ‘말려 죽이는’ 것. 프랑스군의 병력과 물자를 엄청나게 소모시킨 후 서부전선을 돌파해 전쟁을 끝내는 것이었다. 결전의 장소로 프랑스 북동부의 요새 도시 베르됭이 선택되었다. 대포를 비롯한 물자와 병력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독일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10개월 뒤 독일군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베르됭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의 흐름도 바뀌었다. 베르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베르됭 전투는 ‘참호전’의 전형이었다. 기관총과 대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병사들은 깊숙이 참호를 파고 들어갔고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는 진지에서 얼음물을 퍼내며 적진으로 진격하는 순간만을 기다렸다. 극심한 허기와 갈증, 잠든 얼굴 위로 뛰어다니는 쥐와 벼룩, 이가 병사들을 괴롭혔다. 병사들은 말했다. “이곳은 지옥이다.”
베르됭 전투에서는 인간이 대포와 싸웠다. 돌파를 위해 달려 나간 보병들은 적군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쏟아지는 포탄에 무참히 쓰러졌다. 때로 아군 포대에서 쏜 포탄에 맞아 죽기도 했다. 급조된 참호 벽에 죽은 동료의 머리와 팔다리가 박혀 있었고, 포탄 구덩이에는 시체들이 떠다녔다.
베르됭 전투는 지휘관의 냉혹함이 만들어낸 참사였다. 양측 지휘관 모두 병사들의 고통에 무감각했다. 독일군 참모총장 팔켄하인의 전략은 ‘말려 죽이기’였고, 프랑스군 총사령관 조프르의 신조는 ‘죽을 때까지 공격하기’였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물러나지 않고 적진을 돌파하는 것이 전략의 전부였다. 한 뼘의 땅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명령이 병사들을 지배했다. 결국 독일군과 프랑스군 모두 무수한 죽음을 양산했고 베르됭은 무너진 건물의 잔해, 박살난 무기, 희게 변한 유골이 쌓인 ‘쓰레기 더미’가 되었다.
베르됭 전투의 실상을 총체적으로 밝힌 전쟁사의 고전
《베르됭 전투》는 소모전의 전형인 베르됭 전투를 통해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사건 전체를 살펴보는 통찰력 있는 역사서다. “베르됭 전투를 다룬 책 중 가장 중요한 책”,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책에서 저자 앨리스터 혼은 병사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 지휘관들의 회고록, 신문과 잡지 기사, 독일과 프랑스의 공식 사료 등 관련 문헌은 물론이고 생존한 참전 군인들에게 직접 들은 증언까지, 다방면의 수많은 자료를 바탕 삼아 1916년의 베르됭을 그대로 되살려냈다.
저자는 무감각해질 정도로 만연한 죽음과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병사들의 굳은 의지, 야전 지휘관들의 용기와 희생정신, 일기 변화, 병사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양국 군 지도부의 무능과 내부 갈등까지 전투의 성패를 가른 모든 요인들을 명료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그리하여 베르됭 전투에서 독일이 뚜렷이 우세했는데도 왜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지, 프랑스는 ‘인계에 펼쳐진 지옥’이라는 10개월의 전투 속에서 어떻게 베르됭을 지킬 수 있었는지, 그리고 왜 이 전투가 제1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전투라 불리는지,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알려준다.
1916년, 베르됭에서 벌어진 최악의 전투
1915년 말, 독일군 참모총장 에리히 폰 팔켄하인은 제1차 세계대전의 교착 상태를 풀고 승기를 잡기 위해 프랑스를 점령하기로 결심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는 베르됭을 공격 지점으로 삼자고 제안하며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군은, 자발적으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므로, 피를 남김없이 흘리고 죽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와 독일은 여러 차례 베르됭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는데, 특히 1870년의 프랑스-프로이센전쟁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다 독일에 함락된 베르됭은 프랑스의 자부심의 상징이었다.
프랑스를 ‘심판’하라
1916년 2월 21일, 독일군은 ‘심판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첫 공격을 개시했다. 독일군은 포격으로 기세등등하게 선공했다. 몇 시간 동안 폭우처럼 쏟아진 포탄 세례에 프랑스군의 철로는 모두 망가졌고 숲은 거대한 화염 덩어리가 되었다. 독일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돌격부대를 보냈다. 전장을 지키던 프랑스군 병사들은 상부의 지휘도 없고 지원도 받지 못한 채로 밀려드는 독일군을 대적해야 했다.
프랑스군 제165연대가 곧바로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포격에 참호 여럿이 완전히 사라졌고 소총의 총열은 먼지로 가득 차 쓸 수 없게 되었으며 수류탄과 탄창이 담긴 상자들은 잔해에 파묻혔다. 폭이 거의 800미터나 되는 전선의 한 구역에서 2개 소대가 전우들을 파내느라 녹초가 되었다. 이들이 독일군의 첫 번째 정찰대를 발견했을 때, 그 독일군 병사들은 겨우 약 9미터 밖에 있었다. …… 진지 두 곳은 거의 아무런 저항도 없이 점령되었고, 부아도몽 숲의 제1선 참호 전체가 곧 무너졌다. 동행한 독일군 기관총 분대들은 부리나케 움직여 노획한 무기를 차지했고, 산소 아세틸렌 토치를 든 병사들은 프랑스군의 남은 가시철조망을 잘랐다. …… 지휘관 들라플라스 대위는 정신이 나가 여단장 볼레 대령에게 이런 통신문을 보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6장 첫날(141쪽)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소모전
소모전은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군의 전투력을 소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는 자칫하면 인명으로 인명을 소모해 양측 모두 큰 손실을 입는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베르됭 전투는 소모전의 전형이었다. 연합군은 ‘총알받이’가 될 병사의 수를 따져볼 때 연합군이 우세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양쪽이 한 사람씩 병력을 잃는 방법을 쓰면 결국 독일군을 물리칠 수 있다고 기계적으로 계산했다. 동맹군도 같은 전략으로 맞대응했다. 어느 독일 작가는 “마지막에 남은 독일군과 프랑스군 병사가 주머니칼이나 이빨, 손톱으로 서로 죽이려고 목발을 짚고 절뚝거리며 참호 밖으로 나올 때까지” 전투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베르됭 전투는 역사상 단위 면적당 사망자 수가 가장 높은 전투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었다.
베르됭 전투의 전체 사상자 수는 다양하게 추산되었다. 그 전쟁에서 인간의 생명은 결코 꼼꼼하게 집계되지 않았다. 프랑스의 공식 전쟁사(1936년 출간)는 1916년 10개월 동안 베르됭에서 입은 손실을 37만 7,231명으로 잡는데 그중 16만 2,308명이 전사나 행방 불명이다. 반면 처칠의 《세계 위기(World Crisis)》(1929)를 바탕으로 한 계산은 46만 9천 명까지 높게 잡는다. 같은 기간 동안 독일군이 입은 손실은 가장 신뢰할 만한 수치에 따르면 대략 33만 7천 명이며(처칠은 37만 3천 명에 가깝다고 계산했다), 당대 독일군 명부에 따르면 사망과 행방 불명만 10만 명이 넘는다. 어떤 수치를 받아들이든 프랑스와 독일 양측 사상자를 합치면 70만 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가 된다. …… 유해는 오늘날까지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 28장 결말 없는 전쟁, 승자 없는 전투(519~520쪽)
참호, 병사들이 죽음을 기다리는 곳
1916년 2월 혹독한 겨울, 전투를 기다리며 병사들은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정신적 공포에 더해 참호의 열악한 환경이 병사들을 한 번 더 괴롭혔다. 참호는 지옥이었다. 병사들은 물이 차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끈적끈적한 진창이 된 참호에서 질병에 시달렸고 모래 같은 비스킷을 먹으며 쥐떼와 공생했다.
참호는 보통 10여 센티미터, 때로는 30센티미터 높이로 물이 차올랐고, 결코 완전히 마르는 법이 없었다. 병사들은 악취 나는 진흙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었고, 근무 교대 후 짧은 시간 동안만 이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대피호는 거대한 쥐들과 나누어 썼다. 참호의 쥐들은 …… 전쟁 덕분에 번성한 유일한 생명체로 보였다. 쥐는 잠든 병사들의 얼굴 위로 뛰어다녔고, 배낭 속 음식을 갉아먹었으며, 아직 매장되지 않은 사망자의 살로 포식했다. 그러나 이 마지막을 제외하면 두 종의 생활은 거의 구분할 수 없었다. - 5장, 참호 속의 병사들(117~118쪽)
베르됭의 좁은 전장에서 병사들 앞에 놓인 선택지는 참호를 파거나 포격에 죽는 것, 두 가지뿐이었다. 적군이 방어선 뒤에서 끊임없이 쏘아대는 포탄은 진격을 저지할 뿐 아니라 병사들의 피난처도 완전히 뭉개버렸다. 독일과 프랑스가 같은 방식으로 전투를 이어 가면서 베르됭에는 교착 상태가 계속됐다.
독일군이 진격해 점령한 것은 대부분 여기저기 널린 포탄 구덩이였다. 구덩이 안을 보면 고립된 병사들이 수류탄과 곡괭이 자루로 자신들의 ‘진지’를 지키며 살아 있거나, 잠들어 있거나, 죽어 있었다. 이번에는 독일군의 상황도 별로 나을 것이 없었다. 프랑스군 대포가 쉴 틈을 주었더라도, 독일군이 소중히 여긴 지하 진지를 만들 물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숲의 대포들이 친 치명적인 탄막 때문에 독일군의 힘이 소진되면, 그 뒤엔 반드시 프랑스군의 반격이 이어져(24시간 이내에 반격했다) 생존자들을 다시 밀어냈다. - 14장 불타오르는 지옥, 모르옴(270쪽)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요새가 점령되다
저자는 실제 작전에 참여했던 병사가 “실제 참전한 이만 알 수 있는 이야기”라고 평가할 정도로 눈으로 직접 보듯이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전투 현장을 묘사한다. 특히 베르됭 방어의 주춧돌이자 난공불락으로 평가받던 두오몽 요새에 소수의 독일군이 잠입해 총성 한 발 없이 점령하는 과정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쿤체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칠흑같이 어두운 긴 터널을 따라 발걸음을 내디뎠다. 바깥에서 귀를 찢을 듯한 포격 소리가 들린 후 숨 막힐 듯 섬뜩한 고요가 이어졌다. 쿤체는 계속 전진했다. …… 쿤체는 곧 방출된 탄피가 내는 덜커덕 소리를 들을 만큼 접근했다. 이 대담무쌍한 중사는 권총을 손에 쥔 채 문을 박차고 들어가 독일어로 고함을 질렀다. “손 들어!” 화약으로 얼굴이 검게 그은 프랑스군 포병 네 명이 크게 놀라 멈춰 섰다. 그들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포탑 밖으로 거칠게 떠밀렸다. 쿤체는 한 손으로 그 요새에서 가장 큰 대포인 155밀리미터 포의 발포를 멈추었다. - 9장 난공불락 두오몽 요새 점령(191쪽)
2월에 일어난 두오몽 요새 점령 못지않게 6월의 보 요새 점령도 상세하게 다룬다.
레날은 신호기로 다시 전갈을 보내 호소했다. “완전히 지치기 전에 개입하라. …… 프랑스 만세!” 그렇지만 수빌로부터 추가 응답은 없었다. 보 요새가 굴복했으리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그날 늦게 거대한 포탄 한 발이 요새에 떨어져 중앙 통로의 둥근 천장 일부가 함몰되었고, 질식과 갈증에 대한 우려에 생매장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더해졌다. …… 6월의 지난 사흘 동안 수비대 병사는 각자 전부 합해서 반 잔의 더러운 물을 받았다. 절망에 빠진 병사들은 요새 벽면의 습기와 점액을 핥았다. …… 일부 병사들은 통로에 기절해 있었고 다른 이들은 자신의 오줌을 마시고 심하게 토악질을 해댔다. - 21장 보 요새의 마지막 일주일(421쪽)
화염방사기에서 독가스까지, 대량살상무기의 등장
베르됭은 신무기의 시험장이었다. 독일군은 거대 대포, 화염방사기, 포스겐 가스 등으로 무장하고 프랑스군을 압박했다. 독일군 화염방사기는 숨어 있던 프랑스군 병사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렸다. 독일군이 쏘아올린 포스겐 가스탄은 프랑스군의 숨통을 틀어막았다. 독일군은 쓰러지는 적군 병사들 위로 곧바로 포탄을 쏟아부었다.
왼편에 뚫린 틈으로 조금씩 새어 들어온 회녹색 물결이 젊은 사관후보생 베르통의 소대가 지키는, 거의 온전하고 잘 방비된 진지에 도달했다. 독일군은 잠시 멈춰 의논했다. 그리고 베르통의 병사들이 사격을 가할 유효 표적을 찾기 전에 먼저 맹렬한 불기둥이 그들을 덮쳤다. …… 곧 화염방사기가 욋가지를 엮어 만든 참호의 외벽에도 불을 질렀다. 방어군은 의복과 머리카락에 불이 붙은 채 고통 속에 울부짖으며 어지럽게 도망쳤다. 독일군은 연기를 내뿜는 진지를 신속히 점령한 뒤 기관총을 설치해 공포에 사로잡힌 프랑스군의 등에 총탄을 퍼부었다. - 6장 첫날(145~146쪽)
500문이 넘는 독일군 중포가 겨우 약 1.6킬로미터가 약간 넘는 전선을 따라 포격을 시작했다. …… 지상의 병사들은 “살아 있는 것은 다 죽여 없애려는 듯 독일군은 우리 한 사람마다 대포 한 문씩 지정한 것 같다”고 느꼈다. …… 어느 장교는 자신이 어느 하루 동안 참호에서 어떻게 세 번이나 파묻혔는지, 또 그때마다 병사들이 어떻게 자신을 꺼내주었는지 묘사했다. …… 어느 대대에서는 겨우 세 명만 살아남았다. 나머지는 대부분 포격 때문에 산 채로 땅에 파묻혔다. - 14장 불타오르는 지옥, 모르옴(283~284쪽)
포스겐?독일군은 그 가스탄에 그려진 문양을 따라 ‘녹십자 가스’라고 불렀다.?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스는 전쟁에서 사용된 가장 치명적인 가스에 속한다. …… ‘녹십자 가스’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공격했다. 나뭇잎은 시들었고 달팽이까지 죽었다. 한 가지 좋은 일이라면, 시체로 넘치는 전장 위를 날아다니는 파리 떼가 일시적으로 사라진 것이었다. 수빌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 말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섬뜩하게 뒤틀린 채 쓰러졌다.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혼돈이었다. - 24장 독가스 공격과 죽음의 카니발(456~457쪽)
“이곳은 지옥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병사들의 목숨은 죽음으로 상대의 전력에 손실을 입힐 때만 의미가 있었다. 상급 지휘관들과는 자주 연락이 끊겼고, 병사들은 맞닥뜨리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대응하며 목숨을 지켜야 했다. 병사들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인내하며 전투를 이어 갔다. 전투력이 없는 부상병들은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되었다.
과로한 군의관들은 즉시 부상자를 세 부류로 나누었다. 어쨌든 죽을 것이므로 수술할 가치가 없는 사람들. 십중팔구 살아나겠지만 전쟁 수행에 더는 쓸모가 없을 사람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군무에 복귀할 수 있을 사람들. 의사들은 세 번째 범주에 속하는 부상자들에게 아낌없이 관심을 쏟았는데, 이를 ‘유효 병력의 보존’이라고 했다. 두 번째 범주는 시간이 허락하면 대충 봉합해놓았다. 그 결과는 종종 끔찍했는데, 뒤아멜은 이렇게 소름끼치는 문장으로 묘사했다. “산드라프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옆구리에 뚫린 구멍으로 변을 보았다.” - 5장 참호 속의 병사들(125쪽)
멀리서 호각 소리가 들리면, 엄청나게 강력한 폭발 진동을 견디기 위해 온몸을 움츠린다. 그 일이 되풀이될 때마다 새로운 공격, 새로운 피로, 새로운 고통이 찾아온다. …… 피가 머리끝까지 솟구치고 열기에 몸이 타버릴 것만 같고 진이 빠져 대처할 수 없게 된다. …… 마침내 우리는 단념하고 상황에 몸을 맡긴다. 파편을 막으려고 배낭으로 몸을 엄폐할 힘조차 없다. 신에게 기도할 힘도 남아 있지 않다. …… 총탄에 맞아 죽는 것은 별일 아니다. 몸의 나머지 부분은 멀쩡하지 않은가. 그러나 사지가 잘리고 찢어져 과육처럼 으깨지는 것, 그것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공포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포격이 주는 고통이다. - 15장 포탄 구덩이와 시체들의 땅(294쪽)
왜 독일군이 패배했나?
베르됭은 제1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전투였다. 전투 초기, 독일군은 병력과 무기에서의 우세,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선공해 승기를 잡았다. 독일군은 당시 난공불락으로 평가받던 프랑스의 두오몽 요새 등을 점령했지만 길어지는 전투로 인한 인적?물적 자원 부족, 지도부 간의 갈등으로 병력이 약화되었다. 1916년 말, 독일군이 10개월간 33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면서 얻은 것은 런던의 왕립 공원을 합친 것보다 약간 더 큰 땅이 전부였다. 반대로 프랑스는 10개월의 전투를 끈질기게 버티면서 끊임없이 병력을 충원하고 무기를 보강하고 훈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솜강 전투를 발판 삼아 흐름을 반전시켰다. 팔켄하인의 ‘말려 죽이기’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베르됭 전투로 인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패배는 분명해졌다.
황태자는 이렇게 인정했다. “뫼즈강의 맷돌은 군대의 육신은 물론 정신까지 완전히 갈아버렸다.” 지휘관들에 대한 군대의 신뢰가 처음으로 근본적으로 흔들렸으며 사기는 결코 회복되지 않았다. 전선에서나 후방에서나 전쟁 피로증이 나타났으며, 베르됭 전투가 끝난 직후 독일의 첫 번째 강화 제안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암시하는 바가 컸다. 1917년 독일은 한동안 팔켄하인의 프랑스군 ‘말려 죽이기’ 전략을 이용할 힘이 없었다. - 28장 결말 없는 전쟁, 승자 없는 전투(525쪽)
저자 앨리스터 혼은 베르됭 전투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베르됭 전투의 끔찍한 점 가운데 하나는 발발 후 첫 세 달이 지나면서 어찌된 일인지 전투가 인간의 지휘에서 벗어나 스스로 움직이는 듯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에 베르됭은 영광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이 상징에 사로잡혀 두 나라 모두 전술적으로 후퇴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독일이 최종적으로 베르됭에서 몸을 빼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의 손실은 거의 비슷했으며, 전투 시작과 비교해 전선의 이동도 거의 없었다. 베르됭은 프랑스에는 신성한 상징이 되었으나 내적으로 군대의 정신은 체념에 물들었으며, 1940년 독일군은 끔찍한 패배를 극복하겠다며 다시 한번 베르됭으로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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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카, 수학에 빠지다 2
도서정보 : 유키 히로시 | 2022-04-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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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카, 수학에 빠지다』는 한 남고생과 두 여고생이 벌이는 쟁쟁한 수학 배틀 이야기를 그렸다. 수학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 수식 원리를 깨치게 하고 수학하는 즐거움을 안겨 준다. 대입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꿈과 우정, 사랑을 담고 있는 흥미진진한 청춘 소설이기도 하다. 추리 문제를 풀듯 수식을 푸는 세 학생들의 수학 이야기는 난해한 수학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또한, 추리 문제를 풀 듯 펼쳐지는 수식 전개 과정을 따라가며 수학적 사고력과 발상법을 배울 수도 있다.
『미르카, 수학에 빠지다』2권에서는 ‘나’의 사촌동생인 유리가 새롭게 등장한다. 네 사람은 교실과 교과서 밖에서 펼쳐지는 수학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다가 17세기의 유명한 수학자 페르마가 남긴 마지막 정리에 이른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1994년 앤드루 존 와일즈에 의해 증명되기까지 350년이나 걸린 세계적 난제였다. 그리고 테트라와 유리는 선생님에게는 물을 수 없었던 기초적인 개념에 대해 ‘왜?’라고 계속 묻는다. 이에‘나’와 수학 천재 ‘미르카’는 다양한 관점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뿐만 아니라 이해를 돕는 다양한 예시와 함께 수학적 개념을 완전히 이해시킨다.
구매가격 : 13,600 원
미르카, 수학에 빠지다 1
도서정보 : 유키 히로시 | 2022-04-2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르카, 수학에 빠지다』는 한 남고생과 두 여고생이 벌이는 쟁쟁한 수학 배틀 이야기를 그렸다. 수학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 수식 원리를 깨치게 하고 수학하는 즐거움을 안겨 준다. 대입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꿈과 우정, 사랑을 담고 있는 흥미진진한 청춘 소설이기도 하다. 추리 문제를 풀듯 수식을 푸는 세 학생들의 수학 이야기는 난해한 수학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또한, 추리 문제를 풀 듯 펼쳐지는 수식 전개 과정을 따라가며 수학적 사고력과 발상법을 배울 수도 있다.
1권에서 내성적이고 수학을 잘하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나’는 입학식 날 매력적인 동급생으로부터 이상한 암호를 받는다. 일명 피보나치 사인이다. 그리고 한 후배로부터 수학을 가르쳐 달라는 편지를 받는다. 차갑고 열정적인 미르카와 따뜻하고 감성적인 테트라, 두 여고생 사이에서 은근한 밀당을 즐기는 나. 이 세 사람은 괴짜 수학 선생님에게 의문의 카드를 받는다. 카드에는 수식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수수께끼 같은 문제가 적혀 있고, 세 사람은 이를 풀기 위해 방과 후 도서실에서 만나 매일 씨름한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면서 다양한 해법을 놓고 고민하는 가운데 삼각관계는 뜻하지 않게 전개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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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스 경영(체험판)
도서정보 : 이형종 | 2022-06-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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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의 존재 의의는 무엇입니까?
이제 퍼포스(기업의 목적)가 없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렵다!
- 퍼포스를 경영 전략의 중심에 두라
- 기업과 상품이 가진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부상
- 사회과제 해결이 전략의 중심이 된 ESG 경영의 실천 전략
2025년에는 MZ세대가 세계 노동인구의 75%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이들은 한편으로 소비의 중심 세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대의 등장은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안전(?)하게 수익을 창출하던 기업에게는 비상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은 경영자와 주주에게는 최고의 이익을, 고객(소비자)에게는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만을 제공해도 충분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주요 고객이자 직원이 디지털 세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은 변화에 느리다. 기술과 소비자는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하는데, 그에 발맞춰 변화하기에는 기업의 변화가 굼뜨다. 더군다나 MZ세대의 등장은 기업이 이제는 변화하는 소비자에 맞춰 탈바꿈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게 되었다.
노동과 소비의 중심이 된 MZ세대는 기업과 사회에 무엇을 요구하는가? 조사에 따르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일한다는 밀레니얼세대가 76%에 달한다. 그들이 바로 주주이며, 소비자, 직원, 지역 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가치관이 어떠한지, 그들이 왜 퍼포스(기업의 목적)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모른다면 기업은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거는 대표적인 밀레니얼세대 중의 한 명이다. 그는 2017년 5월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기술이 발달하고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노동력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능력을 갖춰야 노동 사회에 생존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밀레니얼세대는 금전과 자신의 인생 목표를 위해 일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모든 사람이 인생의 목적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해 더 높은 목적의식(Sense of Purpose)을 창조하는 것이 밀레니얼세대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목적의식을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 참여, 모든 사람이 목적을 가질 수 있도록 평등 재정의, 전 세계에 걸친 공동체 건설을 제시하였다.
직원에게 목적이란 삶의 보람, 일하는 보람일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의 인생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기업의 목적, 즉 존재 의의를 중시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퍼포스란 무엇인가? 퍼포스(purpose)는 ‘기업의 목적의식’이다. 목적의식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즉 ‘존재 의의’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퍼포스란 기업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이 사회에 대해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불편의 개념이다. 퍼포스가 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전략을 그릴 수 있고, 조직에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퍼포스에 공감하는 직원이 높은 동기부여를 갖고 창의성과 능력을 발휘하고, 높은 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퍼포스에서 탄생한 상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면서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책 《퍼포스 경영》은 이런 소비자의 의식변화에 대응하여 기업은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는지, 세상을 위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기업은 창업 때와 같은 원점으로 돌아가 존재 의의를 다시 생각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일즈포스, 나이키, 스타벅스, 소니, 네슬레, 오므론,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소니, 호리바제작소, 브리지스톤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성공을 이룬 기업들은 어떻게 퍼포스 경영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뤘는지 살펴본다. 또한 기업이 퍼포스를 확고한 신념으로 받아들여 사업전략에 반영하고, 전 조직원이 공유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사례와 방법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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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스 경영
도서정보 : 이형종 | 2022-06-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 회사의 존재 의의는 무엇입니까?
이제 퍼포스(기업의 목적)가 없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렵다!
- 퍼포스를 경영 전략의 중심에 두라
- 기업과 상품이 가진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부상
- 사회과제 해결이 전략의 중심이 된 ESG 경영의 실천 전략
2025년에는 MZ세대가 세계 노동인구의 75%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이들은 한편으로 소비의 중심 세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대의 등장은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안전(?)하게 수익을 창출하던 기업에게는 비상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은 경영자와 주주에게는 최고의 이익을, 고객(소비자)에게는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만을 제공해도 충분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주요 고객이자 직원이 디지털 세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은 변화에 느리다. 기술과 소비자는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하는데, 그에 발맞춰 변화하기에는 기업의 변화가 굼뜨다. 더군다나 MZ세대의 등장은 기업이 이제는 변화하는 소비자에 맞춰 탈바꿈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게 되었다.
노동과 소비의 중심이 된 MZ세대는 기업과 사회에 무엇을 요구하는가? 조사에 따르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일한다는 밀레니얼세대가 76%에 달한다. 그들이 바로 주주이며, 소비자, 직원, 지역 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가치관이 어떠한지, 그들이 왜 퍼포스(기업의 목적)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모른다면 기업은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거는 대표적인 밀레니얼세대 중의 한 명이다. 그는 2017년 5월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기술이 발달하고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노동력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능력을 갖춰야 노동 사회에 생존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밀레니얼세대는 금전과 자신의 인생 목표를 위해 일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모든 사람이 인생의 목적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해 더 높은 목적의식(Sense of Purpose)을 창조하는 것이 밀레니얼세대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목적의식을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 참여, 모든 사람이 목적을 가질 수 있도록 평등 재정의, 전 세계에 걸친 공동체 건설을 제시하였다.
직원에게 목적이란 삶의 보람, 일하는 보람일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의 인생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기업의 목적, 즉 존재 의의를 중시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퍼포스란 무엇인가? 퍼포스(purpose)는 ‘기업의 목적의식’이다. 목적의식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즉 ‘존재 의의’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퍼포스란 기업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이 사회에 대해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불편의 개념이다. 퍼포스가 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전략을 그릴 수 있고, 조직에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퍼포스에 공감하는 직원이 높은 동기부여를 갖고 창의성과 능력을 발휘하고, 높은 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퍼포스에서 탄생한 상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면서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책 《퍼포스 경영》은 이런 소비자의 의식변화에 대응하여 기업은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는지, 세상을 위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기업은 창업 때와 같은 원점으로 돌아가 존재 의의를 다시 생각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일즈포스, 나이키, 스타벅스, 소니, 네슬레, 오므론,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소니, 호리바제작소, 브리지스톤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성공을 이룬 기업들은 어떻게 퍼포스 경영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뤘는지 살펴본다. 또한 기업이 퍼포스를 확고한 신념으로 받아들여 사업전략에 반영하고, 전 조직원이 공유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사례와 방법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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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
도서정보 : 윤일현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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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들은 문학의 위기를 말하기보다는 잠재적인 독자이자 소비자인 어린 학생과 학부모,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일반 독자를 위해 문학의 실용적 용도와 활용 방안을 친절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랫동안 책 읽기를 통한 정서교육, 문학작품이 주는 감동을 통한 자발적인 학습 의욕 고취에 관심을 가져왔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교육현장에 적용해 보았다. 예상 밖으로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문학작품 제대로 읽기는 대학 입시를 위한 성적 향상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책 읽기와 문학교육이 성장기 학생들의 정서 함양, 학업 성적 향상 등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학부모 역시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예상 밖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우리는 다시 한번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장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독립적인 글이기 때문에 어느 것을 먼저 읽어도 괜찮다. 이 책이 문학작품 생산자, 교사와 학생, 학부모, 일반인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자극과 영감을 줄 수 있길 소망해 본다.
구매가격 : 7,800 원
22일간의 떠돌이
도서정보 : 김상삼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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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는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세계를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나쁜 병입니다.
주인공도 부모님이 코로나에 걸려 떠돌이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랑과 우정도 깨졌습니다.
이런 불행 속에서도 주인공은 코로나에 주눅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거손+비’로 코로나에 당당히 맞섭니다.
주인공은 환경 파괴가 코로나의 원인인 걸 알게 되면서 하이디의 삶을 동경합니다.
자연의 품에서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알고 부모님의 은혜를 헤아립니다.
대장장이가 모루에서 무쇠를 벼리듯,
주인공은 청정한 자연에서 몸과 맘을 벼립니다.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잃었던 우정도 되찾습니다.
가정의 행복을 되찾는 과정이 너무 대견스럽고 눈물겹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린이 여러분도 은혜와 감사의 늪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어려움에도 용감한 도전자로 발돋움할 거라 믿습니다.
구매가격 : 6,900 원
11월의 저녁
도서정보 : 송진환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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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아파트 마당가,
앙상한 나무 위 까치 한 쌍 바람에 흔들리며
한 달 넘게 집 짓던 걸 본 적 있다.
쉼 없이 물어오는 삭정이들로, 더러는
용도에 맞지 않은지 물어온 삭정이들 버리기도 하며
절실하게
까치 한 쌍 몸으로 시를 쓰던 일 지금도 기억한다.
나도 오늘 일곱 번째 집을 짓지만
그들처럼 절실했나를 생각하면 왠지 부끄럼이 인다, 그러나
내일 더 실한 집 한 채 짓기 위해 부지런히
부지런히 삭정이들 하나씩 모아 갈 것이다, 숙명인 양
2020. 10.
송진환
구매가격 : 6,000 원
나라서 될 수 있는 하루
도서정보 : 김유영 | 2022-05-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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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나에게 얼마나 지치고 힘든 하루였는지 남들은 알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도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그럴 때면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어쩐지 그럴수록 나 자신이 더 못나 보이고 부족해 보인다. SNS에는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눈에 띄고, 모두들 차곡차곡 행복한 내일을 준비하는 것 같은데… 왜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들까. 하루하루가 버겁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당신에게 [나라서 될 수 있는 하루]를 보낸다. 오늘 하루는 나 때문이 아니라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서 온전히 건너올 수 있는 것이었다고. 나다운 하루를 보낸 나를 응원해주어 내일로 나아가자는 따뜻한 메시지가 당신에게 닿기를 바란다.
[나라서 될 수 있는 하루]에서는 지나온 어제를 어떻게 후회 없이 보내야 하는지, 오늘의 나는 어떻게 나다움을 지키며 걸어야 하는지, 다가올 내일 앞에서 불안함을 떨치며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상의 사소하고 평범한 지점들을 새롭고 특별하게 바라보는 저자 김유영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의 무거움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그리고 하루 끝에서 소중한 당신에게 ‘나’였기에 될 수 있는 하루를 보내느라 수고했고, 고마웠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줄 수 있다면 좋겠다.
구매가격 : 9,800 원
문득
도서정보 : 손남주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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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참 짧고도
길다
순간과 영원이 함께 태어난다
이리도 가까운 길목에서
알 수 없는 시공時空으로 아득하다
올 때는 말간
맨얼굴로 오지만
잠깐의 꽃의 황홀이
오래도록 향기로 깊어지기도 하고
빛으로 왔다가, 영영
어둠에 갇히기도 한다
짜릿하다가 저릿하고
눈물이다가 그리움이고
깨달음이다가 뉘우침이다
사람들과 같이 살면서
혼자 살고
혼자 살면서 같이 산다
어느 것이 진짜 나인지 헷갈리면서
방안에 틀어앉아
길 없는 길을 수없이 헤맨다
어두웠다가 환해지고
환했다가 어두워지는 길,
눈물이 웃음이 되고
웃음이 눈물이 된다
문득이 쌓여서
영원이 되는 것인가?
참 짜릿하고 오래도록 저릿하다
문득이 문득문득 한생의 길을 튼다
구매가격 : 6,000 원
등불은 그 자체로 빛난다
도서정보 : 손정학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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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 누군가의 관심 속에서 스스로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루소는 “식물은 재배함으로써 자라고 인간은 교육을 함으로써 사람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 말처럼 사람은 부모로부터 이름이 지어지고, 보살핌 속에 교육을 받으면서 한 사람의 인격체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삶의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런 사명감을 가지고 4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공직에 있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긴 공직생활의 마지막을 보내려고 한 보건소에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코로나19와 맞닥뜨렸습니다. 당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던 대구의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특정 교회가 위치한 남구의 보건소에서 보건행정과장으로 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다행히 하루하루를 소소한 것까지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당시의 긴박했던 6개월 동안 코로나19 소용돌이 속에서 보고 느낀 것입니다. 그 중에서 여러 사람과 공유해도 좋겠다는 날의 기록을 가려 다시 정리한 것이 이 책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다시,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이 책 한 권이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내게 되었습니다. 당시 코로나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남구의 보건소에 근무하면서 보고 느낀 것이기에,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미약하지만 기록으로 역할을 다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을 위해 그날그날의 날짜와 날씨를 글 끝에 남겼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로나19는 우리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반드시 우리 곁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분명히 옛이야기처럼 ‘2020년 대구의 봄’을 기억하며 이야기할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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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여자
도서정보 : 김종필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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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바람, 햇살, 비, 눈, 꽃, 나무… 살아온 만큼의 존재들이 있습니다. 한 번쯤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추고, 마음을 나눈 사랑입니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습니다. 하여,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사랑입니다. 그토록 가없는 사랑에 무서운 여자, 착한 여자가 있습니다. 한 몸, 한마음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부끄럽지만 가슴을 열어 보입니다. 어쩌면 그대들 안에 있는 사랑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구매가격 : 6,000 원
환승역, 고흐
도서정보 : 곽홍란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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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소복소복 피어도
발목 잡고 엉키지 않는다
멀리서 된바람 불면
소리 없이 옷깃 여미고
등 떠밀려 쏠릴 때면 하르르 나래 펴고
발목 꺾여 넘어지면 보란 듯 환히 웃고
물귀신 코비드-19 늪이라도
향주머니 엮는다
구매가격 : 6,000 원
나는 태양 때문에 그를 죽였다
도서정보 : 채형복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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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에는 인류에게 영감과 감화를 안겨준 많은 고전이 있다. 그중에는 법학교육을 위한 텍스트로 활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 적지 않다. 그 작품을 법의 시각으로 읽고 분석하면 자연스레 법률지식은 물론 법적 정의를 체득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문학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스토리)를 법률적 관점에서 읽고 재해석함으로써 작품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법으로 읽는 문학, 문학으로 읽는 법이다. 이 방법은 이성과 감성을 조화시켜 독자를 정의의 길로 이끄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번에 내는 『법으로 읽는 고전소설: 나는 태양 때문에 그를 죽였다』는 법문학에 관한 두 번째 결과물이다. 첫 번째 작업은 해방 이후 필화로 법정소송을 겪은 일곱 편의 시와 소설을 분석한 것으로 『법정에 선 문학』(한티재, 2016년)으로 결실을 맺었다. 법학자이자 시인-작가로서 나는 국가권력에 의해 목 잘린 문학작품과 저자의 권리를 복권시키고 싶었다. 출간 당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되어 여러 언론사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하였다.
법문학에 관한 두 번째 작업인 이 책은 유럽의 고전 가운데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소설작품 여덟 편을 선정하여 법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문학은 물론 법학에서도 이성뿐 아니라 감성도 인간이 가진 훌륭한 가치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법학(혹은 법률)을 약자의 편에 서서 싸울 수 있는 학문(혹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구매가격 : 10,200 원
도서관은 살아있다
도서정보 : 김상진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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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공공도서관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독서실 또는 책대여점 기능을 수행하던 전통적인 공공도서관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옛 기억에 머물고 있는 시민이 적지 않다. 이 대목에서 사서를 비롯한 도서관 구성원들은 시민들에게 자신과 도서관이 어떻게 비쳐졌을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또 지능정보사회에서 도서관이 시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반문해야 한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공공도서관의 혁신을 통해 이용자인 시민들은 더 높은 수준의 도서관 서비스를 누려야 하고, 시민들과 도서관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사회의 거점으로서 지속 가능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명실공히 도서관은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지식정보를 제공하고, 독서문화를 진흥하면서 평생학습의 장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민주시민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지적자유를 누리고, 삶의 질이 나아지는 데 일조해야 한다. 그래서 도서관이 없는 지역사회를 상상할 수 없게 돼야 한다.
이 책은 필자가 공공도서관 현장에서 배우고 느끼고 시도한 바를 정리한 것이다. 이론서처럼 논리가 정연하지 못하고, 주제도 산만하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도서관의 변화를 통해 역사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쉽지 않았을 여러 가지 시도에 기꺼이 함께해 준 젊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오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구매가격 : 7,800 원
나는 아직도 그리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도서정보 : 하청호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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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집을 엮는다
거의 반세기가 훌쩍 지나갔다
시를 생각할 때마다 아팠다
나는 아직도 그리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2020년 초가을
하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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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를 만났다
도서정보 : 임창아 | 2022-05-2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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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동시를 만나
대답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으면 좋겠어
엉덩이가 들썩들썩,
두 마리, 다섯 마리, 열 마리
머리에서 두더지가
뿅, 뿅, 뿅 튀어나오면 좋겠어
‘잘 들어 봐’
두더지 질문에 답하느라
밤새 한숨도 못 잔
부엉이 눈이 툭! 튀어나오도록,
구매가격 : 6,600 원
복사꽃 오얏꽃 비록 아름다워도
도서정보 : 정명희 | 202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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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에 감동하며 살았던 날을 새기며
천지가 초록빛이다. 숲 사이로 비치는 맑고 투명한 햇살이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보랏빛 수국은 흐드러지게 피어 파랗게 갠 하늘의 하얀 양떼구름을 올려다보고 있다. 살아있는 것들 모두, 저마다의 하루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장식하며 오롯이 즐긴다.
땅에 발을 딛고 자연 속에 서서 세상 아름다운 것들에 감동하며 살았던 날을 새긴다. 고마운 나날들이다. 고향의 청취를 듬뿍 느끼게 해준 이들, 어려운 일이라도 인간적이고 따스한 마음으로 보듬어 보람이라 여기게 해준 이들, 노력하면 결실이 꼭 있으리라는 믿음을 주었던 분들, 그들의 이야기는 늘 머릿속에서 맴돌다가 글로 이어졌다. 덕분에 대구의료원 최초의 여의사로 출발한 나의 33년 인생도 하루하루 신나게 살아갈 수 있었다. 감격스러운 경험은 이슥한 밤이면 펜을 잡게 재촉하였다. 아픈 이가 치료되어 웃으며 가는 뒷모습보다 더 벅찬 감동이 어디 있었겠는가.
어린 시절부터 활자로 된 모든 것을 좋아하였다. 책을 들고 있으면 옆에서 불러도 모르고 대답하지 않는다고 어른들로부터 등짝을 얻어맞은 적도 많았다. 어느 집이든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이 있는 곳이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여 번 돈으로 제일 먼저 샀던 것도 세계문학 전집이었다. 누런색으로 빛바랜 공책들, 학창 시절부터 써 내려갔던 습작들, 의과대학 시화전 자료들이 나의 소중한 보물들이다. 제대로 쓰고 싶어 공부하여 수필로 등단하였고 쓰고 지우는 생활에 기쁨을 느끼며 살고 있다. 문학 하는 이들과 만나며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인생을 돌아보기도 하며 공감하는 일상이 즐겁다.
구매가격 : 7,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