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국가

도서정보 : 박준영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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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 경제가 1960~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을 하다가 1990년대 들어 갑자기 IMF 사태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역사적 순서에 따라 서술하였다. 저자는 IMF 경제위기는 한국 경제개발 시스템의 결함이 아닌, 미국의 금융/자본 시장 개방 요구에 김영삼 정부가 잘 못 대응한 데 따른 것임을 강조한다.

한국 경제는 박정희 정부 18년간 연평균 약 9% 고도 성장을 달성한다. 이러한 결과는 당시 국내외 학계는 물론 정부에서 조차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1960년대 시작된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은 당시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전인 미답의 길이었다. 특히 중화학 공업화 정책이 핵심을 이루며 국가원수의 역할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은 위기를 맞는다. 미국과 IMF는 여러 경로를 통해 박 대통령 시대의 정부 주도 경제개발 정책의 중단을 요구했다. 전두환 대통령 집권 이후 경제정책에서 정부의 역할과 위상이 점차 약화되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대에 이르러 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를 두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 이념이 거세게 몰아쳤다. 이어 등장한 김영삼 정부는 한 술 더 떠 군사 정부와의 차별화 명분으로 금융 시장을 대폭 개방해 나갔다. 그리하여 1994년 IMF 사태 촉발의 중요한 원인인 종합금융사가 기존 5~6개에서 30개까지 난립하는 등 금융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 게다가 정부의 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김영삼 정부가 1996년 OECD 가입을 위해 금융 시장을 충분한 준비 없이 대폭 개방한 것이다. 국제 투기 자본이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 경제를 유린할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한국은 1997년 11월 21일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IMF와 월스트리트 등 서양 언론은 한국형 경제개발 방식을 위기의 근원으로 지적했다. 특히‘정실자본주의’니 ‘도덕적 해이’니 하며 폄훼하기 바빴다. 그러나 더 한심한 것은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내 정치권과 학계나 언론도 여기에 부화뇌동하며 자기 비하를 한 것이다. IMF는 한국 경제개발 모델을 주주 중심의 영미식 자본주의로 전환할 것을 강요했다. 결과는 참담한 것이었다. 재벌 파괴를 겨냥한 기업 구조 개혁 프로그램 및 금융 자유화 등 IMF의 각종 개혁 요구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소득 분배를 악화시키며 성장을 가로막았다. 사실상 미 금융 자본의 사주를 받은 IMF는 경제 저격수 역할을 한 것이다. IMF 사태의 악영향은 단지 경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과거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각종 부작용을 양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IMF 사태는 김영삼 정부의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과 정치 목적의 조급한 OECD 가입,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 통치 능력 결여가 만들어낸 인재였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에 문제가 있어 생겨난 사건이 아니었다. 1988년 이후 미국의 금융 시장 개방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그럼, 지금도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은 유효한가? 과거와 같은 정부 개입은 어렵겠지만 산업 정책 추진 등 정부가 경제정책에서 리더십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 지금 미국조차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산업을 육성할 만큼 산업 정책은 어느 나라에나 중요한 것이다. 이제 정부는 서구가 강요한 신자유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우리 고유 발전 방식을 창의적으로 계승함으로써 IMF 사태로 뒤틀어진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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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읽어야 할 경제학 베스트 30

도서정보 : 마츠바라 류이치로 | 2023-06-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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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주요 흐름과 핵심 개념을 한눈에 읽는
위대한 경제학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

요즘 세계 각국의 경제는 말 그대로 세계화되어 상품과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까지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져 WTO의 교섭과 G8 회담마저 경계 태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역의 자유화와 이에 대한 반발이 요즘 시작된 것은 아니다. 대항해 시대로 막이 올랐던 근대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고전을 통해 세상을 통찰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케인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를 거쳐 피터 드러커, 장 보드리야르, 아마르티아 센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경제학자의 저서 30선을 엄선하여 그들의 삶과 사상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위대한 경제학자들이 각 시대마다 경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던 과정을 담은 고전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경제 현상을 더 정확히 바라보는 시선을 얻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3,000 원

인생명강 14 - GPT 사피엔스

도서정보 : 홍기훈 | 2023-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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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없이 꺼내보는 ‘진짜 GPT-우리’의 이야기!”
GPT를 삶의 도구로 만드는 단 한 권의 책!
국내 최고 IT-경제학 전문가 홍기훈이 들려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GPT 수업



◎ 도서 소개

★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
“GPT라는 초거대 AI에 인류가 답할 시간!”
국내 최고 IT-경제학 전문가 홍기훈 교수가 들려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GPT 수업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열네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지난 2022년 11월, 오픈 AI가 출시한 생성형 AI 챗GPT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100만 명의 회원을 모집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초거대 대화형 인공지능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결정적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GPT 사피엔스』는 이러한 GPT 혁명 속에서 GPT의 개념에서부터 기술 혁신이 나타난 사회적 맥락을 사회과학자의 시선으로 짚어보면서,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발전 방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준다. 정보의 효율적 사용을 향한 10만 년간의 사투 끝에 인류가 만들어낸 결과물, GPT에 대한 홍기훈 교수만의 차별화된 분석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미래 세상에서 누구보다 똑똑하고 빠르게 기술 혁신이 선사하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볼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더 크래시 The Crash | 급락 시장에서 내 자산을 지키는 최강의 부동산 수업 | 한문도 지음 | 2023년 4월 | 20,000원
▶ 뉴스에서 절대 말하지 않는 K-부동산 팩트체크 | 부동산의 신 표영호가 작정하고 공개하는 부의 대역전술 | 표영호 지음 | 2023년 4월 | 22,000원
▶ 살 때, 팔 때, 벌 때 | 여의도 닥터둠 강영현이 공개하는 진격의 주식 투자 타이밍 | 강영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 22,000원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통해 기술을 사회적 맥락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앞으로의 기술에 대응하는 지혜를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싶었다. 세상에 갑자기 떨어지는 기술 혁신이란 없기에, 기술과 사회의 역사적 흐름과 맥락을 알면 미래를 살아가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장밋빛 꿈에 들뜨는 일을 막고, 그것을 현명하게 이용하며 삶의 도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기술과 함께할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__ 8~9쪽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말이 있다. “희망은 전략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기업이나 특정 기술 혹은 사회 현상에 가지는 기대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결제를 관리하는 IT 회사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정확히 이 회사가 어떤 사람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으며, 이 사람들이 어떤 돈을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 대한 체계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고, 실적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단순하게 “우리가 대한민국의 결제 시스템을 독점하게 되면 우린 돈을 벌 거야. 시장 장악력으로 인해서 우리는 모든 사업을 해도 돼”라고 주장을 하는 건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다. 희망은 전략이 안 된다. 그건 그저 희망일 뿐이다. IT라는 포괄적인 개념만으로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다. 왜냐하면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__41~42쪽

챗GPT의 미래에 대해 우리는 너무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챗GPT가 스스로 생각을 할 리도 없고, 한동안은 우리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맞춤화, 고도화, 소통의 자연스러움이라는 큰 방향성에 있어서 챗GPT는 혁신적인 진보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기술의 진보가 더욱더 이루어진다면 챗GPT와 다른 기술들이 융합돼서 정말 새로운 세계를 천천히 열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이 챗GPT로 인해서, 마치 2020년경 블록체인이 그럴 거라고 이야기했듯, 그리고 2022년에 NFT와 메타버스가 그럴 거라고 이야기했듯,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임박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챗GPT는 거대 검색엔진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__114~115쪽

미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과장 없이 냉철하게 전망하기 위해 반드시 전공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기술이든 일반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미래상을 내다볼 수 있다. 우리도 기술에 대해 알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삶이고 결국에는 우리가 챗GPT를 이용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기술도 우리 세상의 일부이고 삶이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고도화된 기술이라도 우리 삶에 적용될 수 있어야 가치 있는 것 아니겠는가 __121~122쪽

챗GPT를 채팅에 적용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적용하고, 이런 식으로 챗GPT를 여러 곳에 적용하면 이들이 내 일을 다 대신해줄까?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면 그러기는 힘들다. 챗GPT가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말하는 주장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술은 세상에 없다. 상식적으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기술이 있다면 그게 이미 우리 인생을 바꿨을 것이다. 세상을 바꿀 거라던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이 지금 다 어디로 갔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__127쪽

기계는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산 능력과 정보 처리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것만은 인간이 기계를 절대 못 쫓아가는 기계의 강점이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해내고 분류해내고 연산해내는 능력은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데, 이제 그 기계가 말까지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언어를 배웠으니, 다음엔 무엇을 더 배울 수 있을까? 괜히 드라마틱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의 연산 능력과 정보 접근성을 가진 ‘기계 어린아이’가 드디어 말을 떼기 시작했다. 이제 무엇을 더 배우려 하고, 궁금해할까?” __159~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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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체어맨

도서정보 : 폴 볼커, 크리스틴 하퍼 | 2023-05-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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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권한이 아닌 책임이다!”
최악의 경제 위기를 이겨낸 ‘인플레이션 파이터’의 기록
유능한 정부와 효율적인 정책을 위한 헌신적인 도전


“끝났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을 계속할 것입니다we will keep at it.”_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2022년 6월 잭슨홀 연설

현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여러 차례 제목을 인용한, 역대 최고의 연준 의장 폴 볼커의 회고록 Keeping At It이 드디어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금융 및 경제정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소식 밝은 이들은 이미 원서를 구해 읽기도 했다는 필독서 중의 필독서다. ‘권총을 품고 다니면서까지 고물가 정책을 펼친 의장’ ‘인플레이션 파이터’ ‘볼커 룰의 입안자’ 등 그 쟁쟁한 이력과 인상적인 별명을 아는 이도 많을 것이다. 파월의 언급이 보여주듯, 볼커는 지금도 경제정책 분야에서 아주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타계할 때까지도 종종 ‘의장님Mr. Chairman’으로 불리곤 했다.
연준 의장으로서 198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제어해낸 것이 볼커의 가장 유명한 업적이다. 그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경력을 시작하여 연준 의장 외에도 재무부 차관,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직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미국 정부에서 직접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 굴지의 경제 관료다. 고정환율제가 종료된 국제금융의 역사적 순간에도 그가 있었으며, 퍼스트펜실베이니아, 콘티넨털일리노이 등 여러 대형 은행이 파산할 때마다 성공적으로 대처하여 거대 금융 위기를 막아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볼커는 지난 세기 중후반 세계 경제가 요동치던 현장 속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상세하게 서술한다. 그는 공직자들의 권한보다 책임을 중시하며, 물가안정이라는 경제기관의 중차대한 임무를 강조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할 ‘유능한 정부’가 가능할지 묻는다. 근시안적인 욕망 때문에 파멸로 치닫지 않도록 ‘건전한 금융’을 바로 세우는 것 또한 그의 오랜 관심사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볼커가 국제금융에 남긴 영향력을 새로이 알게 되는 것 외에도, 경제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기획되고 실행되며 정치와 상호작용하는지, 효율적인 정책 결정을 위해서는 어떤 조건과 태도가 필요한지를 1인칭 시점으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1970년대 후반, 잇따른 석유파동과 달러화 약세로 인한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미국을 휩쓸었다. 폴 볼커가 연준 의장에 취임한 것이 바로 이 시점, 1979년이었다. 그는 임명 직전 카터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연준의 독립성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전면전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밀러 의장이 유지해온 통화정책 기조보다 더 긴축적인 기조를 지지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을 날려버렸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지만, 이튿날 아침 대통령으로부터 의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바야흐로 볼커와 인플레이션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취임 열흘 뒤 곧바로 재할인율을 10.5퍼센트로 인상했다.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연간 15퍼센트 이상이었고, 긴축을 미룰 여유가 없었다. 금리 조정으로는 부족했던 나머지 그는 통화공급 또한 억제하기 시작했고, 시중 금리가 21.5퍼센트라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에 이른다. 미국 금융 역사에서 금리가 그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 불만을 가진 농부들이 워싱턴으로 몰려와 연준 빌딩을 트랙터로 에워싸기도 했고, 무장한 남성이 연준 건물에 난입해 이사들을 인질로 삼으려 한 일까지 생겼다. 연준은 볼커에게 경호를 붙이려 했다. 그는 권총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하지만 그는 회고록 제목처럼 온갖 위협과 경기침체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해나갔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1982년 여름, 인플레이션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미국의 경기는 회복되어 1990년대 이르러서는 찬란한 호황기가 찾아온다. 볼커의 승리였다.
그의 투쟁은 연준에 규칙 하나를 만들어냈다.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한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힘들다. 강경한 전략을 철회하면 신뢰성을 잃어버리고, 이는 더 큰 부정적 결과를 부른다. 볼커는 당시의 상황을 ‘돛대에 묶여’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비유한다. 금리를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그것만이 방법이었고 그는 그 방법을 끝까지 고수해낸 것이다.

국가는 파산하지 않는다?
그는 1970년대 말에 이미 금융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규제의 허점을 노린 금융상품이 늘어났고 근시안적인 이익 추구가 모두를 위험에 빠트렸다. 대표적인 사례는 크라이슬러 구제금융 사건과 ‘헌트 형제’가 초래한 ‘은의 목요일’ 사태, 그리고 콘티넨털일리노이 은행의 위기였다. 특히 헌트 형제 사건은 무분별한 투기 관행이 불러온 참사였으며, 콘티넨털일리노이 위기는 무리한 대출 채권 사업이 여러 금융기관을 거꾸러트릴 뻔한 사건이었다.
1980년대 초 멕시코에서 시작된 라틴아메리카의 대규모 금융위기도 볼커를 시험대에 올렸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상환능력 이상으로 자금을 차입하다가 결국 한계를 넘어버린 것이다. 국제적 협력을 통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낸 볼커는 당시의 사건이 오랫동안 방만하게 지속되어온 경제정책과 은행의 무모한 대출 관행이 합쳐진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국가는 파산하지 않는다”며 호언장담했던 월터 리스턴의 시티뱅크가 이 사태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은 그저 아이러니이기 이전에, 볼커가 우려한 금융시스템 불건전성의 명백한 예시일 것이다.
의장직을 내려놓은 후 UN과 세계은행 등을 거치며 공적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음으로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침체가 도래한 금융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전력했다. 자문위원회는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하여 대형 금융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볼커의 이름을 딴 ‘볼커 룰’이 그 규제에 포함되었다. 상업은행의 투기적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였다. 하지만 그는 “트레이더들이 어떤 식으로든 그 경계선을 시험하게 되리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예언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여러 은행이 파산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쩔 도리 없이 볼커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정책은 권한이 아닌 책임이다
볼커는 정책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실행이 방해받는 사례를 수도 없이 겪었다. 의장으로 지낼 때는 레이건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어 ‘선거를 위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말라’고 압박했고, 그 전에 카터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도우려는 의욕이 앞섰던 나머지 신용통제조치를 발동하여 연준의 정책 계획을 어그러뜨렸다. 그러니 볼커가 연준이 정치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책은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가 지속되도록 용인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을 효율화하고 유능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인상적이게도, 볼커는 ‘권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도 될 것 같은 자리에 ‘책임’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쓴다. 공직자로서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금융위기를 막아낸 볼커의 공적을 읽는 것 외에도, 이런 공공정책에 대한 그의 우려와 고민을 따라가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의미다. 어느새 ‘좋은 정부’라는 말이 농담이 되어버린 오늘날, 수십 년간 공직에 헌신한 그가 전해주는 공공정책에 대한 통찰은 한 권의 회고록을 좀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제언으로 격상시킨다. 사회의 분열과 불안, 정책의 비효율성이 우리 삶을 괴롭히는 지금이야말로 어느 때보다 볼커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일 것이다.

구매가격 : 21,000 원

2023년 창업지원사업

도서정보 : 이정일, 박다솜 | 2023-05-19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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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도,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단단히 무장하고 창업이라는 머나먼 여정에 나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구매가격 : 3,000 원

한입 경제 상식사전

도서정보 : 김태헌 | 2023-05-1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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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대표하는 비즈니스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가 전달하는 경제 상식 큐레이션


[한입 경제 상식사전]은 엄밀한 경제 이론서라기보다는, ‘경제 기사 사용 설명서’에 가깝다. 이론이나 개념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어렵고 생소한 개념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할까’에 초점을 맞췄다. 이 책은 경제 기사를 읽을 때 필요한 핵심적인 개념과 배경지식 50개를 뽑아, 쉬운 문장으로 정리해 누구나 술술 읽을 수 있도록 ‘핵심만 콕콕’ 담았다.

Part 1은 ‘거시경제’에서 다루는 기초적인 경제 용어와 사례를 다루며, Part 2는 ‘주식&금융’에서 이야기되는 관련 용어들을, Part 3에서는 ‘가상자산’이라 불리는 암호화폐들의 최신 트렌드를 이야기한다. 또한 각각의 용어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상세히 풀어 준 챕터가 어디에 있는지 연결해 주어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이해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었다.

배고픈 개미에게 진딧물이 힘이 되듯이 [한입 경제 상식사전]의 단물을 단박에! 한입에!

경제 용어들을 설명해 주는 책들은 지금도 많다. 하지만 [한입 경제 상식사전]은 말 그대로 ‘한입’에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친숙하게’ 전달한다. 그림을 통해, 간단한 가상 상황 묘사를 통해 스쳐 지나가듯 들었던 용어들을 ‘아하! 그 말이었구나!’’ 하고 단박에 알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구매가격 : 11,500 원

IT 트렌드 읽는 습관: 기술의 흐름을 읽고 이용하는 법

도서정보 : 김지현 | 2023-05-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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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메타버스, 웹3, 챗GPT, AGI… IT 트렌드는 계속 변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트렌드를 읽는 법”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부터 SK까지, 지난 27년 동안 IT 신사업과 혁신의 주인공으로 활약한 작가의 노하우를 총 23개의 습관으로 정리했다. IT 뉴스를 이해하고 기술의 흐름을 읽고 이용하는 통찰을 배워보자.

구매가격 : 14,000 원

우리가 몰랐던 진짜 금융 이야기

도서정보 : 문진수 | 2023-04-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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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비즈니스에 ‘돈 길’을 연다

시장금융의 사각지대를 메우며 금융 결핍을 해소하는 사회적금융의 의미와 역할을 살펴보고,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을 소개하는 책. 사회적금융을 포용금융, 호혜금융, 임팩트 금융, 지역금융의 네 유형으로 분류한 뒤 42곳 중개기관을 방문·조사하고 실무자를 인터뷰하여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시장의 원리에 따라 수익만을 추구하는 일반 금융과 달리 사회적금융은 시장에서 배제되는 곳에 주목한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무너진 지역을 살리며, 사회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 사회적금융이 하는 일이다. 책은 사회적금융이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며 현재 한국의 사회적금융 생태계에서는 어떤 기관이 활동하는지 한눈에 알아보도록 설명한다.
이 책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도 기여하는 금융 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금융과 사회가 가야 할 길을 다시 생각한다. 더불어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하고도 실제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착한 비즈니스’를 펼치려는 스타트업이나 기업은 투자 유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구매가격 : 13,500 원

예정된 미래 : 네 가지 뉴노멀과 제4의 길

도서정보 : 이현훈 | 2023-04-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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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회, 인구 고령화, 사회 양극화, 기후 위기’
네 가지 뉴노멀을 마주한 인류가 가야 할 제4의 길

울트라 메가 혁명인 농업혁명, 산업혁명 그리고 디지털혁명을 세 차례 겪으면서 우리의 삶은 윤택해졌다. 하지만 이제 윤택한 삶보다는 앞으로 벌어질(이미 벌어지고 있는) 네 가지 대변혁과 이 대변혁을 맞설 담대한 전환을 마주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네 가지 대변혁은 ‘디지털 사회, 인구 고령화, 사회 양극화, 기후 위기’로, 거대한 가속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그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 대변혁들은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행되는 중이다. 『예정된 미래』에서는 약 1만 년 전 시작된 농업혁명부터 디지털혁명까지 그 일련의 과정을 보여 준다. 그리고 울트라 메가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지구상 인류상 큰 변화를 가져온 이 혁명들이 초래한 네 가지 대변혁의 배경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경제학자의 시선에서 그 의미를 설명하였다. 또한 인류가 마주한 이 대변혁을 극복하기 위한 담대한 전환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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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101

도서정보 : 최동녘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당신의 아이디어를 지금 당장 현실로 만들어라!
아이템 생성부터 자동화까지 비즈니스 활용 비법 101가지

★명령어 131가지 최다 공개★ ★문답 예시 최다 수록★
★확장 프로그램 추가 안내★ ★자동화 연습 시트 제공★

챗GPT로 가능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
챗GPT를 내 상황에 맞춰 활용하고 싶은 사람,
챗GPT를 업무와 수익으로 연결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쉽게 따라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전 분야의 활용법을 가장 풍부하고 자세하게 담은 챗GPT 결정판!

알파고의 센세이션을 경험한 지 10년, 챗GPT가 나타났다. 알파고가 인공 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꿨다면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AI는 한층 실용적인 모습으로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초거대 AI 시대,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AI에게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아니다. AI로 어떻게 새로운 경험을 할지, 어떻게 내 전문성을 키울지, 어떻게 기회를 잡을지에 대한 전략과 AI 활용 능력이다. ‘인터넷 이후 최고의 혁신’으로 일컫는 챗GPT가 그 실질적인 변화의 시작이다. 이 시점, 세상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챗GPT라는 기회를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고,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하는지가 중요하다.
챗GPT의 원리와 규칙만 이해하면 아이템을 만들고,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자동화까지 쉽게 할 수 있다. 여기 서비스 기획자를 거쳐 현재 IT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저자가 챗GPT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책 한 권에 모두 담았다. 기술의 혜택이 더 많은 사람에게 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직업의식으로 챗GPT를 시작한 모두가 각자의 상황, 각자의 목표, 각자의 아이디어를 지금 당장 현실화할 수 있는 전 분야의 활용법을 101가지로 정리했다. 챗GPT와 소통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하는 생성 AI 서비스의 특성, 챗GPT의 사용 방식과 기준, 챗GPT로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사고법과 명령어, 그 예시를 낱낱이 안내한다. 또한 챗GPT 능력을 끌어올리는 확장 프로그램과 자동화 프로세스, 저자가 직접 제작한 연습 시트도 제공한다.
이 책 한 권으로 챗GPT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으며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그 아이템을 직접 생성할 수 있다. 창의적이고 특별한 논문, 에세이, 자기소개서, 소설, 시, 유튜브 스크립트, 마케팅 카피를 쓸 수 있다. 외국어 실력을 키우고, 대화 연습을 하고, 코딩을 하고, 블로그를 최적화하고, 마케팅을 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기업 분석과 경제 전망을 할 수 있다. 챗GPT 비즈니스의 출발선에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책은 교과서이자 참고서, 미래의 기회로 데려다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4,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