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표현된 불행

황현산 평론집

황현산 | 난다 | 2019년 09월 0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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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대산문학상 수상작.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두번째 평론집!

사물을, 말을, 사람을 시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옳은 것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높이로
정신을 들어올린다는 뜻이다
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시의 윤리다

故 황현산의 두번째 문학평론집이자 제2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잘 표현된 불행』. 절판되었던 이 책을 황현산 선생의 1주기에 맞춰 출판사 난다에서 복간한다. 첫 비평집 『말과 시간의 깊이』 이후 10년에 걸쳐 썼던 글 가운데 시와 관련된 평문을 따로 모아 편집한 것이다.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프랑스 현대시의 가장 믿을 만한 연구자이자 번역가이고, 근현대 철학에 대한 높은 학식과 문학사와 담론사, 사회사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시에 대한 가장 충실한 해설자로 유명한 저자는 오랫동안 ‘시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의 본질과 역사를 규명하는 데 노력해왔다.

저자소개

1945년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프랑스 현대시에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연구하며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우물에서 하늘 보기』 『밤이 선생이다』 『말과 시간의 깊이』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아폴리네르의 『알코올』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동물시집』, 말라르메의 『시집』,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 보들레르의 『악의 꽃』 『파리의 우울』, 디드로의 『라모의 조카』 등이 있다.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18년 8월 8일 별세했다.

목차소개

책머리에

제1부 시와 말과 세상
시 쓰는 몸과 시의 말
문학의 정치성과 자율성
잘 표현된 불행
불모의 현실과 너그러운 말
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상징과 알레고리
번역과 시
누가 말을 하는가
끝나지 않는 이야기
실패담으로서의 시
비평의 언저리
얼굴 없는 것들
형해로 남은 것들
절망의 시간 또는 집중의 시간
젊은 세대의 시와 두 개의 감옥
위반으로서의 모국어 그리고 세계화
정치 대중화 시대에 문학은 가능한가?
어머니의 환유

제2부 현대시의 길목
한용운?이별의 괄호
소월의 자연
김기림에게 바치는 짧은 인사
『오감도』 평범하게 읽기
지성주의의 시적 서정?윤동주 시의 모순구조
김수영의 현대성 혹은 현재성
시의 몫, 몸의 몫
관념시에서의 구체성의 자리
말라르메 송욱 김춘수?말라르메 수용론을 위한 발의
역사의식과 비평의식?송욱의 『시학평전』에 관해
세속과의 완전한 불화

제3부 시쓰기의 현장
인내하는 자의 농업?이문재, 『마음의 오지』
꿈의 시나리오
고은의 가성에 대해?고은, 『늦은 노래』
시의 마지막 자리
꿈의 시나리오 쓰기, 그 이후?이수명, 『고양이 비디오를 보는 고양이』
이영광의 유비적 사고?이영광, 『직선 위에서 떨다』
김록의 실패담?김록, 『광기의 다이아몬드』
나그네의 은유
영생하는 여자?이경림, 『상자들』
잊어버려야 할 시간을 찾아서?권혁웅, 『마징가 계보학』
김근의 고독한 판타지?김근, 『뱀소년의 외출』
김이듬의 감성 지도?김이듬, 『별 모양의 얼룩』
‘완전소중’ 시코쿠?번역의 관점에서 본 황병승의 시
위선환의 고전주의?위선환, 『새떼를 베끼다』
유비의 감옥과 그 너머?송승환, 『드라이아이스』
이은봉의 흥취?이은봉, 『책바위』
상처 그리고 투명한 소통?정재학, 『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
허전한 것의 치열함?박철, 『불을 지펴야겠다』
이문숙이 시를 쓰는 시간?이문숙, 『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
불행의 편에 서서?김성규, 『너는 잘못 날아왔다』
부적절한 길 또는 길 밖의 길?김혜수, 『이상한 야유회』
말과 감각의 경제학?최승자, 『물위에 씌어진』
이녁의 시학?이경림, 『내 몸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
소외된 육체의 고통?이성복, 『아, 입이 없는 것들』
가난한 자의 위대한 거부?신현정, 『바보 사막』

제4부 이 시를 어떻게 읽을까
「往十?」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烏瞰圖』의 「詩第一號」에 과거가 없다
꽃이 열매의 上部에 피었을 때
「曠野」에서 닭은 울었는가
하얀 무지개의 꼭대기
『님의 沈默』의 두 시편
김종삼과 죽은 아이들
이와 책?젊은 김수영의 초상
정지용의 「鄕愁」에 붙이는 사족
김광균의 학교와 정거장
이상화의 침실
이장희?푸른 하늘의 유방
정지용의‘ 누뤼’와‘ 연미복의 신사’
이상李箱의 막 달아나기
박양균과 오르페우스의 시선
조향趙鄕의 초현실주의

수록 평론 출전

출판사 서평

사물을, 말을, 사람을 시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옳은 것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높이로
정신을 들어올린다는 뜻이다
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시의 윤리다

故 황현산의 두번째 문학평론집이자 제2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잘 표현된 불행』. 절판되었던 이 책을 황현산 선생의 1주기에 맞춰 출판사 난다에서 복간한다. 첫 비평집 『말과 시간의 깊이』 이후 10년에 걸쳐 썼던 글 가운데 시와 관련된 평문을 따로 모아 편집한 것이다.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프랑스 현대시의 가장 믿을 만한 연구자이자 번역가이고, 근현대 철학에 대한 높은 학식과 문학사와 담론사, 사회사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시에 대한 가장 충실한 해설자로 유명한 저자는 오랫동안 ‘시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의 본질과 역사를 규명하는 데 노력해왔다.

이번 평론집은 ‘시와 끊임없이 교섭하였던’ 황현산 교수의 애정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결정체다. 제1부 ‘시와 말과 세상’은 시적 상태의 특별함이 일상의 범속함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문학이 어떻게,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탐색한 탁월한 에세이다. 시의 존재론에 관한 제1부의 질문과 짝을 이루는 것은 제3부, 시가 태어나는 동시대의 현장에 대한 성실한 보고문들이다. 주로 시집의 해설로 담긴 제3부 ‘시쓰기의 현장’이 그것이다. 또한 제2부와 제4부에서는 이미 문학사에 편입된 시인들의 작품들 중에서 아직까지 논쟁과 담론의 대상이 되는 시와 시인들의 비평을 담아냈다. 제2부 '현대시의 길목'의 글들이 문학사 기술의 일환이라면, 제4부 ‘이 시를 어떻게 읽을까’의 글들은 문학사에서 문제작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의 의미를 새롭게 밝히는 개별 작품 연구이다.


?작가의 말

내 생각이 시에서 벗어난 적은 없으며, 내 삶과 크고 작게 연결된 제반 문제를 시와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나는 늘 시에 대해서 말하고, 시와 말을 하면서, 일상에 쫓기고 있는 한 마음의 평범한 상태가 어떻게 시적 상태로 바뀌는가를 알려고 애썼다. 어떤 사람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기억을 기억 속으로 다시 불러오는 기술이 시라고 말했지만, 나에게 시는 말 저편에 있는 말을 지금 이 시간의 말속으로 끌어당기는 계기이다.
시는 모든 것에 대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끝까지 말하려 한다. 말의 이치가 부족하면 말의 박자만 가지고도 뜻을 전하고, 때로는 이치도 박자도 부족한 말이 그 부족함을 드러내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능변의 재능을 지닌 사람이 시를 잘 쓰는 것은 그럴 만도 한 일이겠지만, 어눌하게 말을 잇다가 자주 입을 다무는 사람들도 좋은 시를 쓴다. 물을 떠낸 자리에 다시 샘물이 고이듯 시가 수시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유장한 말이 되기에는 너무 기막힌 생각이나 너무 복잡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마음의 특별한 상태에서 그 생각이 돌처럼 단단한 것이 되거나 공기처럼 숨쉴 수 있는 것이 되기를 기다린다. 시는 사람들이 보았다고 믿는 것을 명백하게 볼 수 있을 때까지 저를 지우고 다시 돋아나기를 반복하며, 진실한 것이건 아름다운 것이건 인간의 척도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에까지 닿으려고 정진하는 시의 용기와 훈련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이 이 세상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극히 절망적인 순간에 그 절망을 말하면서까지도, 포기하지 않는다. 시는 포기하지 않음의 윤리이며 그 기술이다. 이 비평집에 어떤 통일성이 있다면, 그것은 저 시적 상태의 계기와 그 상태의 은총으로만 얻게 되는 정진의 용기를 어느 시에서나 발견하려고 애써온 도정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책머리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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