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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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손보미,김미월,황정은,김이설,정소현,김성중,이영훈 / 문학동네 / 2014년 02월 1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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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곱 명의 젊은 개성들에 대해서 한국문학은 마땅히 경의와 기대를
표해야 한다는 데 나는 동의했다."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되었다.
지난 2010년 제정되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젊은작가상"은, 한국 문단의 최전선에서 활동중인 젊은 작가들을 격려하고 독자에게는 새로운 감각과 대담한 정신으로 충만한 젊은 소설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대상작을 등단 십 년 이내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제한하여, 아직 집중적으로 조명되지 않았으나 특별한 개성을 간직한 한국문학의 미래와 함께하는 2012년 제3회 수상자는 손보미 김미월 황정은 김이설 정소현 김성중 이영훈 일곱 명의 신예다. 이중 손보미 정소현 이영훈 세 명의 작가는 아직 단행본이 한 권도 출간되지 않았으며, 특히 대상 수상자인 손보미는 2011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1년차 신인소설가이다. 또한 김성중은 올해로 3회 연속 수상자가 되어,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그 이름을 각인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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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명의 젊은 평론가들로 이루어진 선고위원들은 2011년 한 해 동안 발표된 단편소설 가운데 2002년 이후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을 검토했다. 계간지와 월간지는 물론 각종 웹진, 문예지 발표 없이 바로 단행본으로 묶인 작품들까지 포함, 총 223편의 단편들이 심사 대상이 되었다.
문학동네 계간지 리뷰 좌담을 위해 일 년 동안 꾸준히 작품들을 읽어온 선고위원들은 심사를 위해 다시 세 번의 긴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작 16편을 추천해주었으며, 이 16편의 작품을 놓고 김화영 남진우 신형철 은희경 이혜경 다섯 분의 심사위원이 역시 긴 회의 끝에 일곱 편의 수상작을 뽑았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본심을 맡은 김화영 선생은, "내게는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그야말로 "젊은" 작가들의 약진에 특히 시선이 간다"며, 젊은작가상 심사라면 매년 할 수 있겠다, 농을 하기도 했다.

구매가격 : 9,100 원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

도서정보 : 존 풋 / 문학동네 / 2020년 03월 0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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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가 더 위험할까?

한국 사회에서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는 대단히 낮은 형편이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은 급증하고 있지만, 조현병 환자의 범죄를 다루는 선정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혐오를 키우는 일도 빈번하고, 정신병원 강제 입원이나 환자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도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1960~70년대 이탈리아의 정신보건 혁명은 우리에게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당장 직면한 현실이고, 미래의 청사진이다.
문명사회에서 정신병원의 역할은 ‘미친’ 사람들을 가두어 사회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정신병원의 일차적 기능은 ‘치료’가 아니라 ‘구금’이었다. 하지만 격리와 감금은 정신질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킨다. 바잘리아식 정신보건 혁명의 핵심은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돌려보내 사회 공동체 안에서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지역사회 곳곳에 자리잡은 정신보건센터 같은 곳이 정신질환자 돌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극단적인 일부 사례를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뿌리 깊게 존재하지만, 실상 범죄 통계를 보면 정신질환자보다 비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율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난다. 또한 정신질환은 환자 본인이나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길 수 없는 사회적 질환으로서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보여주는 바잘리아의 개혁 과정은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신병원 개혁에 나서다

1924년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바잘리아는 반파시스트 활동을 벌이다가 1944년에 체포되어 반년간 감옥에서 보냈다. 당시 감옥은 공포와 폭력, 고통, 빈대와 오물, 질병의 장소였다. 이후 대학에 진학해 정신의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지만 학계에 자리잡지 못하고 1961년 말 고리치아의 정신질환자 보호소(asylum: 정신질환자 수용소, 사실상의 정신병원) 소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그런데 바잘리아가 고리치아에서 마주친 현실은 지난 시절 겪었던 감옥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그곳은 병원이 아니라 강제수용소였다. 정신질환자 보호소에 들어가는 순간 환자는 ‘비인격자’가 되어 인격을 박탈당한다. 창문에는 창살이 꽂혀 있고 병동 문은 자물쇠로 잠가놓는다. 고문과 자살은 너무나 흔한 일이어서 많은 환자에게 그곳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죽음뿐이었다.
바잘리아의 병원 개혁은 1960년대 내내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바잘리아는 처음부터 환자들을 묶어놓은 사슬을 풀어 그들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바잘리아와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하나둘 고리치아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하나의 팀(에퀴페)을 이루어 개혁을 추진했다.
고리치아는 이탈리아에 ‘치료 공동체’를 세우려는 최초의 시도였다. 이후 고리치아는 세계에서 가장 전면적이고 급진적인 치료 공동체의 모범 사례이자 정신병원 개혁의 이정표가 된다. 1960년 중반에 이르면 고리치아는 이미 민주적으로 개방된 정신질환자 보호소가 되어 있었다. 외견상 의사와 환자 간의 위계가 사라졌고, 환자들은 부분적으로 자기 결정권을 갖게 되었다. 이제 환자들은 환자복이 아니라 자기 옷을 입었고, 언제 잠자리에 들고 언제 일어날지를 스스로 결정했으며, 자기 관리를 위한 공간(주점, 클럽 등)도 스스로 만들어 운영했다.
1965년 11월 이후로는 병원 구성원 전체가 참석하는 정기 아셈블레아(전체 집회)가 매일 오전에 열렸다. 간호사, 의사, 환자는 물론이고 이따금 학생, 영화 제작자, 기자, 활동가, 정신의학도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환자들이 이 집회를 운영하고 회의록을 작성했다.
1960년대 후반에, 고리치아는 68세대의 성지가 되었다. 68혁명의 이념이 현실화된 공간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당시의 개혁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공동의 기록물 『부정되는 공공시설』(바잘리아를 대표 저자로 삼아 에이나우디 출판사에서 간행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68세대의 살아 있는 지침서가 되었다. 많은 사람이 직접 고리치아를 방문하거나 『부정되는 공공시설』을 읽거나 다큐멘터리 <아벨의 정원>을 보고 바잘리아 추종자가 되었다.

이 정신병원은 개방되어 있고, 방문 시간이 따로 없으며, 대부분의 환자가 단지 내를 자유로이 다니고 심지어 병원 밖 도시 안으로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환자가 자기들을 위해 직접 운영하는 주점이 있었다. 의사 중 흰 가운을 입은 사람은 거의 없었고, 심지어는 자신을 의사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환자에게는 노동의 대가로 진짜 돈을 지급했다. 이 시점에는 어느 병동도 잠겨 있지 않았다(잠겨 있던 마지막 병동이 1967년 말까지 개방되었다). 전체 집회와 병동 집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집회에서 바깥나들이뿐 아니라 병원 운영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결정했다. 모든 것이 긴 시간을 두고 공개적으로 논의되었다.(214쪽)

정신병원을 폐쇄하다

『부정되는 공공시설』의 성공 이후 바잘리아는 유명인이 되었고 1968년의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급진적 정신의학은 68세대가 보기에 가장 실천적인 학문 분야였다. 반권위주의, 해방 이론이 힘을 얻으면서 정신병원 반대 운동이 고리치아를 넘어 이탈리아 전역과 유럽으로 확산되었다.
이 운동의 일환으로 1969년에는 한 무리의 학생 등이 콜로르노의 정신질환자 보호소를 점거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신병원에서 보낸 저 24시간 덕분에 나는 대학교에서 수강한 모든 정신의학 과정에서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다.”(이탈라 로시)
그러나 바잘리아는 고리치아 시절을 겪으면서 정신병원 체제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정신병원 시설을 그대로 둔 채 근본적인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바잘리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고리치아는 점점 과거로 회귀하고 있었다. 트리에스테 정신질환자 보호소로 자리를 옮긴 바잘리아는 과감히 병원 폐쇄의 길로 나아갔다.
1970년대에 트리에스테는 사회·문화·의료 혁명의 상징이었다. 트리에스테는 고리치아를 훨씬 넘어서는 실용적 유토피아가 되었다. 트리에스테 정신질환자 보호소의 폐쇄는 대중 이벤트, 일련의 ‘해프닝’처럼 진행되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옛 병동에서 환자와 미술가와 활동가가 파란색의 커다란 모형 말(일명 ‘마르코 카발로’)을 제작하여, 수레에 실어 병원을 빠져나가 거리 행진을 벌인 일이다. 이 해방을 상징하는 이벤트는 바잘리아 운동의 핵심 장면으로 기억되었다.
이제 담장만 허무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이 모색되었다. 우선 지역 곳곳에 협동조합이 구성되었다. 환자들이 일터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이 협동조합은 정신보건 환자를 사회 속에 다시 통합하기 위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한편 응급 정신보건 환자는 트리에스테의 시립 병원 안에 있는 개방형 센터에서 맡는데, 이 센터는 병원 병동이라기보다는 호텔을 연상시키는 시설을 갖추었다. 내부 인테리어와 가구, 용어 사용에서도 병원에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게끔 세심히 배려했다. 이곳에서는 의사도 평상복을 입었다. 이 응급 센터는 바잘리아의 원칙을 정신보건 서비스에 적용한 모범적 사례이다. 오늘날에도 트리에스테의 정신보건 서비스는 세계 최고로 꼽힌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내내 전세계의 젊은 정신의학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정신병원 없는 나라

바잘리아의 개혁 운동은 이탈리아에서 모든 정신병원을 폐쇄하게 한 ‘180호 법’(바잘리아 법)의 제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법을 통해 몇 가지 확고한 원칙이 세워졌다. 우선 정신질환자를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하여, 이들에게 정당한 권리(투표권, 자신의 치료에 대한 통제권, 바깥세상에서 살 권리)를 돌려주었다. 또 폐쇄적인 정신질환자 보호소는 없어지게 되며 적어도 새 환자를 수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당연히 더이상 새 정신병원도 세울 수 없었다.
바잘리아 혁명은 정신병원의 폐쇄로 끝나지 않았다. 이는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바잘리아식의 개혁 조치는 모든 보건 서비스에 전면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정신병원의 대안으로 뿌리내린 여러 제도, 즉 공공주택, 보조금, 협동조합, 정신보건센터, 시 병원 안의 응급센터 등은 아주 실제적인 사례가 되어 세계 각국의 정신보건 정책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지원 시설과 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 안에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 책은 오늘날 이탈리아가 정신병원 없는 나라가 되기까지 바잘리아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급진적 정신의학자들이 벌인 노력과 헌신의 기록이다. 이 개혁은 수많은 간호사, 의사, 자원봉사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혁적인 행정가와 정치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또한 정신질환자들 자신이 이 운동의 일부이고 더 나아가 주역이었다. 이탈리아의 정신질환자 보호소들은 이제 상당수가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했다. 그곳에 수용되어 있던 10만 명의 환자는 대부분 사회로 흡수되었다.

구매가격 : 18,800 원

나는 새를 봅니까?

도서정보 : 송미경 / 문학동네 / 2020년 03월 0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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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처음 본 것은 지난겨울,
어깨의 눈을 털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발표하는 작품마다 우리 문단과 독자에게 흥미로운 충격을 안겨 주는 송미경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물기가 가득 어린 눈동자의 흔들림 같기도, 보였다 순식간에 사라진 눈송이 같기도, 시간이 멈춰 버린 어느 저녁의 하늘빛 같기도 한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소설, 『나는 새를 봅니까?』이다. 송미경은 ‘나’를 주어로 하는 생경한 의문문을 우리의 귀에 고리처럼 걸어 놓는다. 마음에 드는 신발을 찾지 못해 외출하지 않는 나, 흰 새를 보았다는 얘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 나, 나지 않는 냄새를 맡고, 외진 골목에서 눈감아 버린 기억과 맞닥뜨리는 나, 멈춰 버린 시간 속을 반복해서 걷는 나 들이 등장한다.

작가 송미경이 눈 맞춘
수많은, 은빛, 반짝이는 눈동자들

「신발이 없다」의 유주는 편안하게 맞는 신발을 구하지 못해 하루의 대부분을 온라인 쇼핑몰 검색으로 보내던 중 ‘발사랑’ 카페를 운영하는 주은발을 만나게 된다. 또래 친구인 주은발의 신발 시착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그 애의 창고에 방문하게 되는데, 유주는 거기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해방감을 경험한다. 「나는 새를 봅니까?」의 동준은 수학 학원을 오가던 길에 크고 흰 새를 본다. 동준의 성적에 집착하는 아빠는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친구 유하가 사라진 뒤 나날이 닳아 가던 동준은 그저 하루만 편안한 잠을 자고 싶다. 유리의 윗집에 새 이웃이 이사를 온 뒤부터 동네를 뒤덮은 달콤하고 역한 냄새에 대한 이야기 「나지 않는 냄새」. 하지만 정작 유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끝내 그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겨울이 오기 전에」에서는 어린 동생 인주를 데리고 꽤 떨어진 외삼촌의 집에 방문했다 돌아오는 동주의 저녁 풍경이 차분히 펼쳐진다. 택시 기사의 말에 따르면 “한국에서 엄청난 부자들만 사는 아파트”에 사는 외삼촌에게 수많은 선물을 받고 돌아오는 길이지만 막막한 마음의 동주다. 소라와 효주, 승우 세 아이의 지난 시간과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 「나를 기억해」, 순간의 실수로 멈춰 버린 세상 속 은희와 조지의 다른 색 욕망을 그린 「마법이 필요한 순간」까지, 섬세한 묘사와 또렷한 이미지로 풍성한 단편들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내면에 어느 순간 생겨나기 시작한 찰나의 균열로부터 시작된다. 미세하지만 분명한 징후를 안은 채, 기이한 사건들과 태연한 이 세계 사이를 위태롭게 걷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송미경의 예민한 문장으로 몸을 얻어 우리의 내밀한 부분에 착지한다.

그림책, 동화, 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들어 온 작가이지만 청소년 단편집으로는 이번이 첫 작품이다. 오랜 시간을 거쳐 한 겹씩 쌓아 온 이야기들을 묶었다. 출간을 준비하는 동안 이 아이들이 자신에게 찾아왔던 순간들을 꾹꾹 눌러 되짚으며 다시 한번 가다듬었다.

가장 반짝거리는 농담,
아주 작고, 곧 잊혀도 되는 이야기

“친구들은 수업이 시작되면 내게 ‘미경아, 네 쪽지 받고 싶어.’라고 적힌 쪽지를 보내곤 했어요. 그러면 나는 작은 종잇조각에 가장 반짝거리는 농담, 우리들만의 우스꽝스러운 비밀 같은 것들을 궁리해서 쓰고 그렸어요. 아마 종이가 커서 채워야 할 이야기가 많았다면, 보다 나은 문장이나 보다 나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거였다면 나는 쪽지 주고받기를 그만큼 즐기지 못했을 거예요. 쪽지를 보내 달라는 쪽지를 보내 주던 친구들, 쪽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어른들에게 걸리지 않고 잘 전달해 준 친구들, 간혹 우리의 쪽지 놀이를 눈감아 준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송미경은 『나는 새를 봅니까?』를 채운 이야기들을 아주 작고, 곧 잊혀도 되는 우리만의 쪽지에 비유한다. 쪽지가 오가는 시공간의 친밀함과 아늑함은 무겁고 힘겨운 마음을 어느 틈에 휘발시키고 옅은 자국만을 남긴다. “쪽지를 보내 달라는 쪽지”를 받을 만큼 언제나 무언가를 끄적거리던 아이, 작은 종이에 최대한 또렷하게 글자를 적기 위해 펜촉이 얇은 제도펜을 구비할 만큼 엉뚱한 아이, 그 시절의 쪽지 덕분에 학교를 견디고 늘 뭔가 쓰고 그리는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여전히 일상의 많은 순간을 다양한 매체로 기록한다. 『나는 새를 봅니까?』의 표지로 사용된 사진도 작가가 찍어 놓은, 깃털만큼 많은 사진 가운데 한 장이다. 작가는 오늘도 성실하게 어딘가로 발신하는 이야기들을 가득 적고 있다. 꼭꼭 접힌 쪽지 속 그의 반짝거리는 농담이 영롱한 불안 속을 걷는 아이들을 찾아가기를.

구매가격 : 8,100 원

지복의 성자

도서정보 : 아룬다티 로이 / 문학동네 / 2020년 03월 0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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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가
20년 만에 발표한 신작 소설!

맨부커상 후보(2017),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2017)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스〉
〈커커스〉, 아마존, NPR 선정 ‘올해의 책’

현실의 그림자로 살다가 역사의 얼룩으로 스러지는
가장 비속하고 성스러운 이들에게 바치는 찬가


“모든 것이 무너질 때, 유일한 윤리적 행위는 그것에 대해 말하고, 쓰고, 행동하고, 노래하는 것이다.” _아룬다티 로이(〈이코노믹 타임스〉 인터뷰 중에서)

1997년 데뷔작 『작은 것들의 신』으로 단번에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신작 장편소설 『지복의 성자』가 출간되었다. 첫 작품 이후 인권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사회참여적인 에세이에 힘을 쏟아온 그가 무려 20년 만에 내놓은 두번째 소설이다. 소설가로서 긴 침묵 끝에 발표한 신작이었기에, 평단과 독자의 반응도 뜨거웠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작은 것들의 신』에 이어 이 작품 역시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인도 델리와 카슈미르 지역을 주요 배경으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수십 년을 오가며 펼쳐지는 이 장대한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형태와 양상을 띤 삶과 죽음이 처절할 만큼 생생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종교와 계급과 파벌 간의 첨예한 갈등으로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인도의 참혹한 현실을, 특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억압받고 배척당하는 이들의 고난을 강렬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그러나 작가가 분열로 고통받는 고국을 바라보는 눈길은 타자를 향한 대상화의 시선이 아니라 공감과 연민이 담긴, 철저히 내부자적인 것이기에 혹독하면서도 애처롭고 애틋하다. 그 시선은 매일같이 수많은 이들의 삶이 무참하게 저무는 황폐한 땅 위에서 멎지 않고, 더 깊은 곳까지, 벌어진 상처 깊숙이 희망이 끝내 뿌리를 내리는 곳까지 가닿는다.

아룬다티 로이는 『지복의 성자』를 10년 동안 집필했다. 이야기의 씨앗을 품은 세계가 다가와 내면에 터를 잡고, 길을 닦고, 서서히 모양새를 갖출 때까지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 그렇게 기나긴 숙고의 시간을 거쳐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쌓아올린 이 작품 속에서는 모든 것이 살아 있다. 인물과 동식물뿐 아니라 사물과 공간까지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생동감이 단순한 문학적 기교가 아니라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의 본질이라는 점이다. 로이가 지향하는 문학은 그저 눈으로 감상하는 평면적인 풍경이 아니라 독자들이 직접 거닐며 체험할 수 있는 삼차원적인 공간이다.

작가는 실체적 진실이 힘을 잃어가는 시대에, 오직 소설만이 우리 사회의 본모습을 거짓 없이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복의 성자』가 정치적인 선언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소설은 현실을 다루어야 하지만, 나는 현실을 다루기 위해 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그저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을 뿐”(〈보그〉 인터뷰 중에서)이라 반박했다. 물론 이 작품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한 이후 분쟁과 내전이 끊이지 않는 카슈미르의 현실과, 2002년 구자라트에서 이슬람교도를 상대로 벌어진 학살 등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적 사건들은 작품 외적인 맥락 때문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처한 작품 내적인 현실로서 온전히 기능하기에 설득력을 가진다. 그리고 그럴 때에야, 소설이 소설로서 완전할 때에야 문학은 현실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로이는 2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직 훌륭한 문학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로 세상의 작은 존재들에게 진실한 애도와 사랑과 혁명의 시를 바친다.


규정될 수 없기에 존재하지 않는 자들을 위한 낙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이가 지키고 있는 그곳에
어느 길 잃은 여인이 찾아온다.
절망이 낳았으나 끝내 희망으로 자라날 작은 생명을 안고.

소설은 크게 두 갈래의 이야기로 나뉘는데, 그중 한 축의 중심에는 ‘안줌’이라는 인물이 있다. 안줌은 1950년대 중반, 인도 델리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한몸에 지닌 채 태어났다. 안줌의 부모는 절망하는 한편 아이를 남성으로 키우고자 노력하지만, 안줌은 우연히 시장에서 여성의 옷을 입고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히즈라’(통념적인 남성이나 여성에 속하지 않는 제3의 성)를 보고 자신도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느낀다.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한 안줌은 결국 가족을 떠나 히즈라들이 모여 사는 공동 거주지 ‘콰브가’에서 살게 된다. 이제 그녀의 새로운 소망은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러던 중 사원 계단에 버려진 채 홀로 울고 있던 여자아이를 발견하면서 그 꿈은 현실이 된다. 안줌은 아이를 콰브가로 데려와 자이나브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극진한 사랑을 쏟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안줌은 이유 없이 온갖 병치레를 하는 자이나브의 건강을 빌러 다른 지역의 사원에 갔다가 구자라트를 경유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이슬람교도를 상대로 한 힌두 폭도들의 무차별적인 린치에 휘말린다. 히즈라를 죽이면 불운이 따른다는 이유로 목숨을 건진 안줌은 큰 충격을 받고 돌아온다. 그 사건이 남긴 트라우마로 인해 그녀는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고 결국 콰브가를 떠나 마을의 허름한 공동묘지로 거처를 옮긴다. 그곳에는 안줌의 가족들과 신원을 알 수 없는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묻혀 있다. 안줌은 그곳에 작고 볼품없는 집을 짓고 살아가기 시작한다. 새로운 터전에서 서서히 기운을 회복한 안줌은 거주지를 점점 확장해, 가난하고 갈 곳 없는 이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고 ‘잔나트’, 즉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얼마 뒤 늘어난 식구들과 함께 또다른 사업도 시작하게 된다. 바로 누구도 받아주지 않는 시신을 염하고 간단한 장례를 치러 묻어주는 일이다. 그리하여 안줌이 건설한 새로운 둥지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삶과 죽음을 모두 의탁할 수 있는 기묘한 안식처가 된다.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중심인물은 틸로, 무사, 비플랍, 나가라는 네 명의 동년배 친구들이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1980년대 중반 대학에서다. 비플랍과 나가는 부유한 상류층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당시 역사학과 대학원생이었던 이들은 건축학부 학생인 틸로를 연극 연습에서 만나게 된다. 틸로의 곁에는 연인인 듯 형제인 듯 붙어 다니는 과묵한 청년 무사가 있다. 비플랍과 나가는 비밀스러운 과거와 남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틸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졸업 이후 연락이 끊어진다. 세월이 흘러 비플랍은 인도 정보국의 고위 공무원이 되고 나가는 유명 신문기자가 된다. 카슈미르에 발령을 받아 근무하고 있던 비플랍은, 어느 날 밤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흉악한 이슬람 전사를 사살한 뒤 그와 함께 있던 수상한 여자를 잡아왔는데 비플랍에게 ‘가슨 호바트’라는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가슨 호바트’는 대학 시절 연극에서 비플랍이 맡은 역할 이름이었고 그는 메시지를 듣자마자 잡혀온 여성이 틸로임을 알아챈다. 그러나 보안상 당장 움직일 수 없는 처지였던 비플랍은 카슈미르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나가를 대신 보내 그녀를 안전하게 데려온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틸로는 나가와 결혼한다.

그로부터 십 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뒤, 두 갈래의 이야기는 마침내 어느 혼잡한 거리에서 하나로 모인다. 늘 시위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델리의 광장에서 버려진 갓난아이가 발견된다. 시간이 지나도 부모가 나타나지 않자 사람들은 아기를 경찰에 넘기자고 한다. 그런데 어디선가 불같이 화를 내며 자신이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시위를 구경하러 나왔던 안줌이다. 이내 아기를 경찰에 넘겨야 한다는 사람들과 안줌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혼란한 사이 아기는 사라진다. 아기를 데려간 사람은 틸로였고 그녀는 불가사의한 삶의 조류에 의해 그녀 앞에 도착한 이 작은 생명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녀가 몰랐던 한 가지 사실은 그 불가사의한 삶의 조류를 타고 더 많은 가족이, 그리고 진정한 보금자리가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직 사랑으로 결속된 삶과 죽음의 공동체

소설의 제목이자 작품 속에서 ‘지복의 성자’로 언급되는 ‘하즈라트 사르마드’는 페르시아 출신의 성인(聖人)이다. 그는 일생의 사랑을 찾아 인도 델리로 온 뒤 유대교를 버리고 이슬람교를 받아들였으며 힌두교인 소년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황제가 알라만이 유일신이라는 내용의 이슬람교 신앙 고백문을 암송하라고 명하자, 그는 영적 추구를 완성해 진정으로 알라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는 증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그는 처형되었고, 목이 잘린 뒤에도 그의 입에서는 신앙 고백문 대신 사랑의 시가 흘러나왔다. 그리하여 사르마드는 위로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자들을 보살피는 성자가 되었다.

“산산조각이 난 이야기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서서히 모든 사람이 되어서. 아니. 서서히 모든 것이 되어서.” _본문 570∼571쪽

사르마드가 상징하는 종교적 포용력과 경계 없는 사랑은 소설의 핵심에 자리한 다양성이라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 작가는 다양한 언어와 종교와 삶의 방식이 혼재된 인도 사회의 다양성은 극복되고 정리되어야 할 혼란이 아니라 삶을 더 다채롭고 자유롭게 만드는 해방의 가치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별과 카스트와 종교 같은 세속적인 경계를 뛰어넘어, 오로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결속된 안줌의 공동체는 사르마드의 가치가 고스란히 실현된 장소다. 그리고 무수한 갈래의 삶과 그 각각에 깃든 이야기들을 차별 없이 끌어안는다는 점에서 『지복의 성자』역시 안줌의 파라다이스와 닮아 있다. 작가는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배척의 기도문이 아닌 사랑의 시를 노래하는 사르마드의 마음으로 자신이 창조한 광대한 세계 곳곳에 공평한 빛을 비춘다. 그 순간 무수한 삶의 파편들은 제각기 다른 무한한 색채의 물결로 독자를 향해 깜빡인다. 그때 소설은 그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아니 모든 것이 된다.


▶ 추천의 말

아름다운 화성을 이루는 음악적인 작품. 아룬다티 로이가 그려내는 은은한 로맨스에는 영화적인 정서와 가슴 아픈 진정성, 그리고 그윽한 감정적 깊이가 있다. 사적인 세계를 다루는 작가의 탁월한 재능은 시적인 묘사를 통해, 사랑과 소속감이 형성하는 복잡한 지도를 정교하게 펼쳐내는 능력을 통해 드러난다. 눈앞에 닥친 비극에서 끝내 희망을 이끌어내는 소설. 뉴욕 타임스

보석 같은, 거대한 폭풍 같은 소설. 로이의 문장은 마치 최면을 걸듯 소용돌이쳐서 종이 위에 적힌 글자가 아니라 물에 풀어놓은 잉크처럼 느껴진다. 이 광대한 이야기에 담긴 분노의 열기와 연민의 깊이는 당신에게 경외감을 선사할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

대담하고 충격적일 만큼 아름다운 작품. 작가는 일련의 상호 연결된 이야기를 통해 당파적인 증오와 폭력이 삶을 어떤 식으로 변형시키는지 보여준다. 수많은 국가들이 민족주의와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자행하며 망가져가는 이 시대에 소설은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 『지복의 성자』는 아룬다티 로이가 그 질문에 대해 내놓는 황홀하고도 필수적인 답이다. 보스턴 글로브

아룬다티 로이의 탁월함이 일회적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그에 대한 전면적인 반박문이다. 위대한 소설이 무엇을 성취해낼 수 있는지 상기시키는 황홀한 작품. 뉴스데이

로이는 도로의 갈라진 틈을 비집고 자라나는 꽃처럼 모든 역경을 딛고 기어이 사랑과 희망이 움트는 세상을 그린다. 강렬하고 감동적이다. 로이의 정교하면서도 격정적인 문장은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실어나를 수 있는 진귀한 매개체다. 작가는 그러한 문장을 통해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들의 공포를, 다른 한편으로는 시와 꿈을 나누는 연인들의 고요한 순간을 포착해낸다. 로이의 두번째 작품은 소설이라는 장르의 힘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작은 것들의 신』에서와 마찬가지로, 로이는 카스트제도, 종교, 젠더 정체성에 내재한 정치와 특권의 작동 방식을 낱낱이 파헤친다. 여러 시대와 인도아대륙의 다양한 지역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이 눈부신 작품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조화롭게 엮어내는 데 거뜬히 성공한다. 그 속에서 타인은 친구가 되고, 친구는 가족이 되며, 권리를 빼앗긴 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되찾기 위해 투쟁할 힘을 얻는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로이의 작품을 읽는 것은 마음속에 경이감을 쌓아나가는 과정이다. 『지복의 성자』에서 사랑이란 참혹하고 연약하고 복잡하며 희생을 통해 증명되는 것이지만, 또한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내면에서 폭동을 경험하는 이들을 향한 작가의 헌신을 보여준다. 역사 속에서 ‘누락’되기를 거부하는, 자신들이 역사에 남긴 아주 작은 흔적이 ‘미래라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오르는 하나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이들에 대한 헌신을. 글로브 앤드 메일

작가의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것은 그가 세상에 대해 품은 결이 고운 애정이며, 그로부터 어떤 윤리적인 요구가 도출된다. 세상을 보호하려는 욕구가 없는 사람이 어떻게 그것의 가치를 진정으로 체감할 수 있겠는가? 세상을 위협하는 것은 그저 전쟁이나 정치적인 재앙만이 아니다. 세상은 자연적이고 보다 은밀한 현상, 즉 ‘망각’으로부터도 보호되어야 한다. 애틀랜틱

감동적이고 강력하다. 읽고 나면 몇 번의 생을 거듭 살아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고통과 기쁨, 사랑과 전쟁, 죽음과 삶을 포함해, 인간 존재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지복의 성자』는 세상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그 속에 있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부터 끔찍하게 추한 것들까지 남김없이 보여준다. 작가는 약하고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작품의 중심에 놓고, 피부색이나 국적의 경계를 넘어 개개인의 진정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 작품에서는 감정이나 사람뿐 아니라 국가 자체까지 모든 것이 살아 있다. 인간과 동물과 사물을 포함해 모든 존재에 생기를 부여했다는 사실이 이 소설의 비범함을 보여준다. 『지복의 성자』는 인도라는 국가, 나아가 세계의 풍부함과 복잡성을 향해 보내는 궁극의 러브레터다. 로이는 인도의 보물이자 세계의 보물이다. LA 리뷰 오브 북스


▶ 책 속에서

늙은 새들은 어디에 가서 죽나요? 하늘에서 우리 머리 위로 돌처럼 떨어지나요? 길거리에서 새들의 시체가 우리 발부리에 걸리나요? 우리를 이 지구에 보낸 전지전능한 존재가 우리를 데려갈 적당한 방도를 마련해놓았을까요? 본문 16∼17쪽

중요한 건 그것이 존재했다는 사실이었다. 한낱 낄낄거림으로라도 역사에 존재하는 건 부재하는 것, 완전히 누락되는 것과 천지 차이였다. 그 낄낄거림은 결국 미래라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오르는 하나의 발판이 되었으니까. 본문 76쪽

그는, 자신이 늘 옳다고 믿었다. 그녀는, 자신이 완전히, 늘 잘못되었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확실성으로 인해 축소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모호성으로 인해 확대되었다. 본문 166쪽

우리의 세계에서 정상성은 삶은 달걀과 약간 비슷하다. 그 단조로운 껍질 속 중심부에 지독한 폭력성을 지닌 노른자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우리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계속 공존하기 위한?계속 함께 살면서 서로를 참아내고, 그러다 이따금 서로를 살해하기 위한?규칙들을 정하는 건, 우리가 그 폭력성에 대해 늘 느끼는 불안감, 그것이 과거에 행한 일들에 대한 기억, 그것이 미래에 발현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중심부가 흔들리지 않는 한, 노른자가 흘러나오지 않는 한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본문 201쪽

결국 영원히 실현되지 못할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는 것, 어쩌면 그게 인생이 아닐까? 혹은 인생 대부분의 결말이 그런 식이 아닐까? 본문 202쪽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의 일부가 내 몸에서 걸어나가 그녀를 감쌌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상태로 남아 있다. 본문 203쪽

우리는 서로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서로를 배신하고 죽인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한다. 본문 258쪽

안녕이라는 말로 우리 앞에 어떤 작별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 누가 알 수 있으랴. 본문 341쪽

희망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희망에 차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품위…… 본문 356쪽

모든 곳에 죽음이 있었다. 죽음은 모든 것이었다. 경력. 욕망. 꿈. 시. 사랑. 젊음 그 자체. 죽음은 또다른 방식의 삶이 되었다. 본문 415쪽

내가 확실히 아는 건 이것뿐이야. 우리 카슈미르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영원히 살게 된다는 것,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살아 있는 척하는 죽은 사람들일 뿐이라는 것. 본문 452쪽

“몸만 가지고는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어. 우리의 영혼도 함께 징집해야 해.” 본문 487쪽

산산조각이 난 이야기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서서히 모든 사람이 되어서. 아니. 서서히 모든 것이 되어서. 본문 570∼571쪽

구매가격 : 11,600 원

슈퍼보스

도서정보 : 시드니 핑켈스타인 / 문학동네 / 2020년 03월 0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위대한 리더들은 자석처럼 인재를 끌어당긴다

의 프로듀서 론 마이클스, 패션계의 대부 랠프 로런, 미국의 요리사 앨리스 워터스,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CEO인 래리 엘리슨, 헤지펀드계의 전설 줄리언 로버트슨, 미국 광고계의 거물 제이 치아트,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지 루커스… 몸담은 업계도, 하는 일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일까? 이들은 다른 리더들과 달리 ‘특별한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자신만 성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 후배들 또한 성공하게 이끌었다는 점에서 다른 리더들과는 차별화된다. 이들은 자신만 빛나는 ‘슈퍼스타’가 아닌, 자신과 더불어 다른 사람까지 빛나게 하는 리더, 바로 ‘슈퍼보스’였다.

당신이 속한 업계를 누가 움직이고 뒤흔드는지 관심을 기울여왔다면, 그들 중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어느 시점에 모두 ‘한 사람’ 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또한 동종 업계 사람들이나 업계 밖 사람들이 친근함과 경외감을 미묘하게 섞어 ‘이 사람’의 이름을 언급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게 될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지나가는 말로 ‘이 사람’을 언급하면서 당연히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거라고 여기는데, 만일 상대가 모를 경우 마치 그 사람이 어떤 시험에서 떨어지기라도 한 양 군다. 당신은 점차 ‘이 사람’과의 만남이 빠른 성공가도를 달리게 해주는 열쇠라는 걸 깨닫는다. 당신이 그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이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면 분명 당신은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와 가까운 사람들에 비해 영원히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다. _31쪽

세계 최고의 리더십 구루가 10년간 추적한
리더를 키우는 리더, 슈퍼보스의 비밀!

‘세계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싱커스 50’에 수차례 이름을 올린 세계 최고의 리더십 구루이자 다트머스대 터크 경영대학원 교수인 시드니 핑켈스타인은 지난 10년간 인재를 키운 ‘슈퍼보스’에 대해 추적해왔다. 200차례 이상 인터뷰를 실시하고, 수천 개의 기사, 책, 논문, 구술 기록을 샅샅이 살피고, 서른여섯 편의 사례연구를 작성하는 등 광범위하고도 철저하게 연구를 진행해 IT업계, 스포츠계, 광고계, 식료품계, 헤지펀드계, 패션계, 방송계 등 다수의 업계를 아우르는 한 가지 패턴을 발견한다. 각 업계에서 잘나가는 리더 50명 중 15~20명은 한때 한 명 또는 몇몇 ‘인재 육성자들’ 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슈퍼보스』를 통해 시드니 핑켈스타인은 10년간 추적한 결과물을 집대성해 ‘리더를 키우는 리더’ 슈퍼보스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슈퍼보스를 둘러싼 비밀이 밝혀지자 경영자들과 전문가들에게 진정 필요한 성배를 내가 우연히 얻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사 전문가들이 아무리 애를 쓴다 해도 여러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직장인은 직장에서 무기력하고 불행하다. 매킨지 등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영진이 조직의 생존에 있어서 인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는 인식한다. 하지만 조직은 강하고 자기주도적인 리더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슈퍼보스들은 새로운 종류의 대답, 즉 인재를 키우거나 신성들을 무궁무진하게 배출해내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누구라도 차용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이는 소위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의 동기부여, 자기계발, 관심 유도라는 과제에 특히 적절한 듯하다. 이런 해결책 중 일부라도 널리 퍼진다면 직장은 보다 활기차고, 수익성도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더 많은 성과를 거두고, 업무 만족도를 높이며, 조직을 더 민첩하고 탄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일터는 무미건조하고 따분한 장소에서 혁신의 발전소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슈퍼보스들의 성공 사례가 확산되면 궁극적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_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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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보스』는 총 9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슈퍼보스를 정의하면서 연구과정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2장부터 8장까지는 ‘슈퍼보스의 전술’을 하나씩 공개한다. 세계 정상급 리더들은 사용하지만 다른 리더들은 사용하지 않는 그들만의 기술, 사고방식, 철학, 비밀을 낱낱이 소개한다. 9장에서는 관리자들과 리더들이 슈퍼보스식 접근법을 자신의 커리어뿐 아니라 경영방식, 조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안내한다. 그동안 상식, 심리학과 빅데이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다룬 책은 많았지만, 낯설고 특이해 보이는 방식으로 인적 자원을 누구보다 잘 키워내는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우리에겐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 시드니 핑켈스타인은 다채로운 슈퍼보스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우리가 어떻게 최고의 인재를 끌어오고 고용할지를, 어떻게 리더로 키워낼 수 있을지를, 즉 인재 관리 및 개발에 대한 종합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좋은 리더를 넘어 슈퍼보스로 혁신하라

슈퍼보스들은 인재를 육성한다는 큰 틀에서 보면 같지만, 직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하느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전통 파괴형, 최고 지향형, 그리고 양육형이 그것이다.
먼저 전통 파괴형 슈퍼보스들은 전적으로 자기 비전에만 골몰하기 때문에 직관적이고 유기적인 방식으로 인재를 키운다. 즉 이들이 열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재가 양성된다. 대개 창의적인 천재라 여겨지는 예술가 부류에서 이런 슈퍼보스들을 찾을 수 있는데 조지 루커스 감독, 랠프 로런, 인텔의 창립자 로버트 노이스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일례로 마일스 데이비스는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해 젊은 뮤지션들과 협업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빌 에번스, 허비 행콕, 존 콜트레인 등의 재즈 뮤지션들을 키워낼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인재 육성보다는 무슨 일에서건 이기는 데 능한, 승리만이 중요한 최고 지향형 슈퍼보스가 있다. 이들은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와 팀을 확보해야 하기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그들을 동기부여해 더 높은 성과를 거두도록 밀어붙인다. 미국 광고계의 거물 제이 치아트,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줄리언 로버트슨 등이 이 유형이다. 일례로 『비즈니스위크』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심이 강한 사람’으로 꼽은 래리 엘리슨은 자기 후배들을 사정없이 몰아쳐 그들이 ‘자기 한계를 넘어서게’ 만들었고 그 결과, 실리콘밸리의 리더 중 절반이 그를 거쳐갔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부하직원들의 성공에 깊은 관심을 쏟는 자애로운 양육형 슈퍼보스가 있다. 미식축구 감독 빌 월시, 외식업계의 대부 노먼 브링커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슈퍼보스 중 상당수가 이 유형인데 단순히 멘토처럼 몇 가지 유용한 조언을 해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치 장인을 사사하는 것처럼 바로 지척에서 업무에 관해 정확히 피드백을 해주며 적극적으로 지도하고 가르친다.

핵심은 그들의 정체가 아니라 행동이다!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지만, 이들 슈퍼보스는 모두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일에 엄청난 자신감을 보이고, 경쟁을 추구하며,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열정적으로 꿈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또한 자신이 중시하는 믿음과 가치를 일관성 있게 추구하며 평판을 위해 자기 이미지를 연출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안다. 하지만 이런 슈퍼보스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해서 그들의 비기(?器)를 배울 수는 없다.
스펙이나 경력을 따지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특별한 지능’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는 그들만의 채용 방식, 미래의 가능성을 그려줌으로써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끄는 동기부여 방식, 현실에 안주하지 않게끔 끊임없이 혁신하게끔 이끄는 방식, 더 좋은 제안을 받아 다른 곳으로 떠나더라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맥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방식 등 실질적인 전술 또한 공개한다. 핑켈스타인 교수는 “사람은 모든 전략의 핵심이며, 어떤 리더라도 생존하고 번영하려면 무엇보다도 인재 풀을 활성화해야 한다. 슈퍼보스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업상 성공을 거둔다”고 강조한다. 즉 이 책은 제이크루의 밀러드 드렉슬러 회장의 추천사처럼 “리더들이 실제로 왕성한 호기심과 재능을 겸비한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독려하고 성장시키는지 그 놀라운 인재관리법을 보여준다”.

슈퍼보스가 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 직장생활을 좌우하는 핵심성과지표를 갖고 있지만, 슈퍼보스들의 전술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성과는 향상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슈퍼보스들은 비범한 사람들(자연의 힘)이지만 우리도 그들처럼 못 될 이유는 없다. 슈퍼보스들의 전술은 많은 부분들로 이뤄지지만 모든 부분들을 한 번에 점검할 필요는 없다. 조직 문화는 종종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거대한 힘처럼 보이지만, 당신은 여전히 진정한 변화를 도모할 정도로 당신의 팀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변명은 때려치우고, 당신의 스타일에 맞으면서 조직이 전하는 맥락에서 무엇이 최고의 효과를 내는지 알아내는 데 집중하라. _301쪽

구매가격 : 13,500 원

소년을 위로해줘

도서정보 : 은희경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2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오 년 전 처음 이 소설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장소에서 짓고 부수고 만들고 찢고를 반복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온 게 더 기쁘다.”

은희경 신작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오 년 만이다. 『비밀과 거짓말』(2005, 문학동네)이 나온 직후였다. 작가가 처음 이 작품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몇 년 전이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여덟 시간을 울었습니다. (……) 한동안 그 일이 머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나, 그때 왜 그렇게 울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복합적이고 미묘할 뿐 그다지 명쾌해지진 않았어요.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뒤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노래를 듣게 됐지요. 부탁을 받고 외국으로 부치려던 CD였는데, 대체 뭐길래 그렇게 좋아하지, 하는 마음에 한번 들어본 거였습니다. 듣고 있는 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한 삼십 분쯤은 내내 가슴이 아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체국 가는 길에, 왜 그때 그렇게 오래 울었는지 다시 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소설로 써보고 싶어졌어요.

무슨 이야기라고 말해야 할까요. 아직 다는 모르겠어요. 열일곱 살 소년을 둘러싼 가족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관계가 좀 비정상적이고, 풋사랑과 우정이 담긴 성장담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환상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어쨌든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가 등장하겠지만 모두 소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소설을 쓰기로 한 것이 2005년이었습니다. 드디어 ‘소년’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저도 설렙니다. 드디어 출근했으니 이제 곧 퇴근도 할 수 있겠지. 약간의 수사를 사용해도 된다면요, 출근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오 년 동안 한 번도 퇴근한 적이 없었답니다.
_‘연재를 시작하며’(이 소설은 2010년 1월부터 7개월 동안 문학동네 카페에서 연재되었다)

꼬박 오 년 동안, 단 하루도 작가를 퇴근시킨 적이 없는 이 소설은 일일연재가 끝나고도 꼬박 4개월을 더 기다려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십 년 가까이 글을 써온 작가가 이토록 붙들려 있던 이야기가 더 궁금할 수밖에 없다.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또하나의 방식
우리 모두는 낯선 우주의 고독한 떠돌이 소년

사실 나는 위로를 잘 믿지 않는다. 어설픈 위안은 삶을 계속 오해하게 만들고 결국은 우리를 부조리한 오답에 적응하게 만든다. 그 생각은 변함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우리는 거기 실려간다. 삶이란 오직,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이란 것이 생겨나고 변형되고 식고 다시 덥혀지며 엄청나게 큰 것이 아니듯이 위로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니 잠깐씩 짧은 위로와 조우하며 생을 스쳐 지나가자고 말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은희경은 출세작인 『새의 선물』에서부터 최근의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서정적인 감수성과 냉철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예리하게 묘파해왔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그만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냉소와 위악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나와는 같을 수 없는, 해서 절대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타인과 세상을 그의 방식으로 이해하려는 다른 몸짓. 그것이 아니었을까. 위로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고 결국은 혼자인 우리는 결국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타인을, 그래서 결국은 자신까지를 위로하고 오직,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작가로 데뷔한 지 15년 됐는데, 제 자신이 자꾸 무거워지는 거예요. 그런데 문학은 기본적으로 무거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문학은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꾸만 이미 성취한 것들을 깊게 천착하는 단계로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이제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을 썼던 그 서툴고 불안하고 미숙했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_경향신문, 2009. 08

첫 소설 『새의 선물』의 주인공이 어른의 눈을 가진 열두 살 진희였다면,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간 새로운 이야기 『소년을 위로해줘』의 주인공은 열일곱 살 고등학생 연우다. 힙합을 즐기는 이 시대의 평범한 소년, 그러나 개개인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아들이 즐겨듣는 힙합 노래를 듣고 제가 경직돼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현실에 대한 불만을 정제되지 않은 형식으로 쏟아내는 걸 듣고 진실된 힘과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소설은 굉장히 정제된 스타일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제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요.” _경향신문 2009. 8

“힙합이란 장르가 기본적으로 사회에 대한 불만을 내포한 것이잖아요. 그런 소년의 정서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로 구상하고 있어요. 소설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와는 최대한 다른 방식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_매일경제 2009. 5



연우는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사는 평범한 소년이다. 이사 후 새학기를 앞두고 새로 전학 갈 학교를 추첨하는 자리에서 마주친 동급생 태수의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음악, 어느새 비트에 맞추어 함께 움직이는 심장의 박동. 그것이 시작이었다. 새로운 우정, 이 세상이 낯설고 두렵기만 한 소녀 채영과의 만남, 떨림, 첫사랑, 외부세계와의 갈등, 원치 않는 작별, 그리고 재회까지.

여름부터 겨울까지, 그리고 봄눈이 내리는 새로운 계절에 이르기까지, 소년들의 이야기, 결국은 영원히 소년인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는, 조금쯤은 그들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될지도.

이 소설 속 인물들이 고독하지만 유쾌하고 불안하긴 해도 냉정하기를 바랐다. 그들의 눈에, 우리가 상투적으로 생각해왔던 현실보다 더욱 현실에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삶의 모습 같은 게 포착되었으면 했고,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할까, 뻔뻔스럽거나 엉뚱하게 비칠지도 모르지만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하나를 보태고 싶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구매가격 : 10,400 원

아름다운 그늘

도서정보 : 신경숙 / 문학동네 / 2012년 05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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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찍 산문집을 갖게 될 줄 몰랐습니다. 겨우 서른셋에요.”

그렇게 수줍어하며 책을 펴냈던 것이 1995년. 『아름다운 그늘』은 소설가 신경숙의 첫 산문집이다.

읽는 이의 마음자리가 달라져서일까, 오래전에 씌어진 글들인데도 오늘에 더 와 닿는 것은. 그의 글은 늘 그 자리에 있는 듯하면서도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는 신경숙 문학의 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 습작 시절의 고통과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산문집을 통해 우리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신경숙 문학세계의 근원과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깊고 그윽한 말들의 무늬, 향기로운 산문의 매혹

신경숙은 1985년 「겨울우화」로 ‘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존재의 텅 빈 심연을 응시하는 예민하면서도 따뜻한 시선, 삶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내는 울림이 큰 문체의 향연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이러한 신경숙의 소설이 그의 문학세계의 꽃이자 열매라면, 문학에 대한 열망과 근원을 추슬러 담은 이 산문집은 삶과 사물의 심연을 찾아 하강하는 신경숙 문학의 뿌리이자 그 뿌리를 타고 상승하는 수액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그늘』은 그야말로 매혹적인 문장과 서정의 진경이다. 신경숙 특유의 개성적인 문체는 인간의 말로써 “말해질 수 없는 것들”, 저자가 “살아보려 했으나 마음 붙이지 못한 헤어짐들, 슬픔들, 아름다움들, 사라져버린 것들, 과학적인 접근으로는 닿지 못할 논리 밖의 세계들”을 드러내고, 그것은 다시 “이미 찌그려져버렸거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익명의 존재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은 욕망, 도처에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나, 시간 앞에 무력하기만 한 사랑, 불가능한 것에 대한 매달림, 여기 없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들을 불러와 유연하게 삶과 사물의 본질에 닿게 하고 싶어하는 한 예민한 영혼의 이력과 그러한 것들을 “글쓰기로 재현해내고 싶은 꿈”을 드러낸다.

신경숙 문학세계의 원류를 찾아서

고향과 흙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속내 이야기, 책과 문학과 그가 만난 사람들, 햇살과 바람이 빚는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저자의 자연친화적인 정서와 시골 내음을 맡을 수 있다. 이같은 고향의 기억은 저자의 문학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 “그것을 끊임없이 표현해내려고 애썼”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은 “한때의 진실이 남기고 간 발자국들. 가두려고 할수록 뚫고 지나가버리는 것. 태어남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소멸. 설명하려 할수록 해체되어버리는 것.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것. 참을 수 없는데 참아지는” 무형의 언어를 가시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서 환기로서의 문학’ ‘삶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심미적 체험’으로서의 문학관을 독자들은 산문집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산문집은 저자의 체험이 어떻게 작품화되었는지, 체험과 소설의 간극은 어떠한지 하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산문집 안에는 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 장편소설 『외딴 방』에 나타난 죽음에 관한 사실적인 고백이 있고, 단편소설 「배드민턴 치는 여자」에 이어 장편소설 『바이올렛』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원체험이 있다.

그 외에도 산문집 안에는 습작 시절 서정인, 최인훈, 김승옥, 이제하, 오정희, 이청준, 윤흥길, 최창학, 강호무의 작품을 필사하던 습작 시절의 이야기,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 열심인 사람”, 그 주변까지 풍요롭게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사진작가 최민식,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소설가 박상륭과 이문구, 화가 강연균, 운보 김기창 화백, 조카들, 농부 아버지 등 저자가 독서를 통해 만났거나 전시회, 공연,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초상이 스크랩되어 있다.

신경숙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만난 “미스 리”나 시인 허수경에 관한 글, 성철 스님의 다비식 참관기, 소설가 박경리 선생께 보내는 편지, 소설가 오정희 선생 탐방기 등을 통해 저자는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진지한 성찰의 몸짓을 보여주기도 한다.

싱그러운 말들의 풍경, 잔잔한 감동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치밀한 문장, 싱그러운 감성의 향연으로 우리 산문의 진경을 보여준 『아름다운 그늘』의 개정판을 십 년 만에 내놓으면서 저자는 “세월이 흘러도 그 마음이 그 마음이지 여겼으나 한 해 두 해 쌓여 십여 년이 흐르고 보니 어떤 마음으로부터는 너무 멀리 와서 돌아갈 수가 없고 간혹 어떤 마음한테는 가고 싶어 사무치나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음들을 독자들에게 다시 선보이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글을 쓰고 싶은” 그때의 마음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구매가격 : 9,800 원

우물과 탄광

도서정보 : 진 필립스 / 문학동네 / 2020년 02월 1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스터리라는 긴장의 끈을 타고 고결하고 애틋하게 흐르는 가족 드라마
『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극찬의 데뷔작!

이 소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여자가 어느 가족의 우물에 갓난아기를 버리고 사라져버리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아빠 앨버트, 엄마 리타, 세 아이 버지, 테스, 잭으로 이뤄진 주인공 가족의 단란한 저녁 시간에 돌연 묘한 긴장이 감돈다. 밝아오는 아침과 함께 우물 양동이에 시퍼렇게 변한 아기의 시신이 딸려오지만 한편으론 분주한 가족의 일상도 지체 없이 시작되어야 한다.

하얀 목화밭과 검은 광산이 공존하는 1930년대 탄광 마을의 삶은 가난하고 바쁘다. ‘우물 여자’의 정체를 쫓는 미스터리는, 탄광에서 2교대로 일하는 앨버트, 세 아이를 돌보며 새벽 소젖 짜기부터 저녁 손바느질까지 해내느라 쉴 틈 없는 리타, 부산하고 명랑한 세 아이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어 이야기의 결말부까지 긴장감 있게 흘러간다.

당시 탄광 마을의 삶에는 가족의 사랑과 헌신, 이웃과의 연대, 참된 노동의 가치가 생동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생계와 훈육을 위해 부모로서 부단히 노력하는 앨버트와 리타, 탄광 사고로 시력을 잃은 동료를 위해 힘을 모으는 광부들, 불운이 닥친 앨버트의 가족을 위해 저마다 형편에 맞게 위로를 전하는 이웃들, 이러한 어른들의 선한 영향력을 받으며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 작가는 가부장적 분위기와 인종차별이 잔존하는 시대의 한계 안에서 각 인물들의 강인한 면모와 당면한 한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그로써 인간이기에 가능한 근면과 선함이 깃든 삶의 가치를 일깨우며, 미스터리라는 긴장의 끈 위에서 고결하고 애틋한 가족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 없이 불가능한 묘사의 탁월함

“놀랍도록 세심하게 대화를 구성하고, 따스하고 부드럽게 세부들을 묘사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소설가로서 진 필립스의 뛰어난 관찰력과 묘사력은 『밤의 동물원』(문학동네, 2018)에서 무장강도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엄마와 어린 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 호평받은 바 있다. 『우물과 탄광』에서 이목을 끄는 점은 작품 전반에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대비의 방식이다. 시골 생활의 아름다움과 지독한 가난, 시원한 우물과 매캐한 탄광, 하얀 목화밭과 초록 채소밭과 시커먼 광산, 탄광 지하에서 일하느라 창백한 앨버트의 얼굴과 마당과 텃밭에서 일하느라 거칠게 탄 리타의 얼굴, 마을 사람들에겐 죽음이지만 ‘우물 여자’에겐 생이기도 했던 미스터리. 작가는 이 수없는 대비의 면면을 세심하게 엮어나가며, 소설에도 우리의 삶에도 ‘정답은 하나일 수 없다’는 절묘한 진리를 새삼 일깨운다.

한편, 아이들의 귀엽고도 진지한 심리와 행동을 탁월하게 묘사하는 진 필립스의 강점이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테스는 세상을 초콜릿케이크와 병아리가 가득한 아름다운 곳으로 느끼며, 답답한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흙마당을 뛰놀며 남동생 잭을 골탕 먹일 궁리를 하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개울가에 나가 수영하는 여자아이다. 버지는 자신이 자란 탄광 마을과 가족만 알며, 매미 허물을 옷깃에 브로치처럼 달고 다니던 순수한 소녀에서 그 너머를 경험해나가며 더 큰 세상을 꿈꾸는 여성으로 성장한다. 진 필립스는 테스와 버지를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촘촘하고 사려 깊게 그려내는데, 이 탁월함은 소설가로서 갖춰야 할 관찰력과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출근해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무사히 가족 품으로 퇴근하기를 기도하는 일상
1930년대 탄광 마을에서 반추하는 오늘 우리 시대의 상

소설의 배경인 1930년대 미국의 탄광 마을은 산업의 흥망에 좌우되는 인간의 삶, 경기 침체와 정치적 새바람, 백인과 흑인 노동자의 차별 문제로 들끓는 용광로였다. 뉴딜 정책으로 경기 부양의 바람이 불지만 은행은 파산하고 사람은 자살하고 가게는 잇달아 폐업한다. 흑인 광부는 짐승처럼 부려지고 백인 광부 역시 극한의 노동량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흑백이 함께 뭉쳐야 한다는 변화의 필요를 감지하기도 한다. 흑백이 한 테이블에 앉을 수도 없고, 급여 창구에 서야 하는 줄도 다르지만, 위험한 일터로 출근해 부디 가족 품으로 무사히 퇴근하기를 기원하는 건 마찬가지였으니. 진 필립스는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당시 탄광 현장의 모습과 광부들이 감내한 막대한 피로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의 비정규직 문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환경, 갈수록 깊어가는 노동의 박탈감과 허무를 자연스레 상기시킨다.

구매가격 : 9,700 원

한밤의 아이들 1 (세계문학전집 079)

도서정보 : 살만 루슈디 / 문학동네 / 2020년 02월 1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부커상 3회 수상,
세계문학사에 남을 유일무이한 사건

“우리는 태어나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사람들을 생각들을
또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을 이 세상에 가져오는가!”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 스물여덟 젊은 작가의 손끝에서 이 하나의 이야기가 태어나면서 문학계에 아니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이 생겨났는지를 헤아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20세기 이후 문학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후의 문학에 ‘포스트루슈디’라는 지표를, 루슈디 이후 영어로 작품을 쓰는 인도 작가들에게는 ‘루슈디의 아이들’이라는 이름을 주었다. 시간을 거듭해 모던 라이브러리, 노벨연구소, 가디언, 타임, 텔레그래프, 뉴스위크, BBC 등이 선정한 100대 영문학 혹은 세계의 명저로 꼽혔고, 영어권 대학생들에겐 필독서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사건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세 번이나 수상해 세계문학사에 남을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다. 『한밤의 아이들』은 1981년 출간되어 그해 부커상을 수상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출신의 젊은 작가가 쓴 두번째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은 물론 부커상까지 차지한 놀라운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993년 부커상 25주년을 기념해 수상위원회는 기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인 ‘부커 오브 부커스’를 선정하는데 이때도 역시 『한밤의 아이들』이 선정된다. 2008년 부커상 40주년을 기념해 이번에는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사랑하는 부커 수상작을 선정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도리스 레싱, J. M. 쿠체, 네이딘 고디머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까지도 제치고 ‘베스트 오브 더 부커’의 영애를 안았다.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당시 투표인단 절반이 35세 이하로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온 그 무렵에는 유치원에 다니던 꼬마들이었다는 점이다.

시공간을 초월해 독자들을 홀린
‘한밤의 아이들’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

“나는 사람들의 인생을 먹어치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를 알려면, 나 하나를 알기 위해서는, 당신도 나처럼 그 모든 인생을 먹어치워야 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1947년 8월 15일 인도가 독립하는 순간 태어난 1001명의 아이들 중 12시 정각에 태어나 신생 독립국 인도와 운명을 함께하게 된 살림 시나이의 서른 해를 그린 작품이다. 화자인 살림은 마치 셰에라자드가 ‘천일야화’를 들려주듯 밤마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로 시작되는 매혹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즉 12시를 알리는 시곗바늘들의 어떤 신비로운 횡포 탓인지 세쌍둥이처럼 불가분의 관계가 된 ‘나’와 ‘한밤의 아이들’ 그리고 인도의 역사를 자서전으로 쓰는데, 그 글쓰기 과정을 독자를 대신해 감독하며 말참견하는 피클공장의 유능한 일꾼이자 연인인 파드마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띈다. 파드마는 ‘한밤의 아이들’이 지닌 신비로운 능력―텔레파시, 보는 이의 눈을 멀게 하는 미모, 말로 사람을 해치는 거친 입, 시간여행을 하거나 성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 등―에 얽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는 의심을 나타내고, 역사적 사실을 점검하고, 무엇보다도 계속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살림을 독려한다.

하지만 능청스럽고 자신만만한 화자 살림은 파드마와 독자를 꼼짝도 못하게 붙들어 놓다가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 책의 각 장으로 피클을 만들었다. 오늘 밤 내가 특별 조리법 30번: ‘아브라카다브라’라고 적힌 병에 뚜껑을 단단히 닫으면 마침내 이 기나긴 자서전이 끝나게 된다. 나는 언어와 피클을 이용하여 내 기억을 영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에는 필연적으로 왜곡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랬다. ‘시간으로 피클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희망’을 품은 살림 시나이는 냄새로 과거까지 알아낼 수 있는 엄청난 코를 이용해 파드마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현실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맛이 담긴 서른 개의 피클병을 선보인다.

환상적인 이야기꾼이 선사한
서른 개의 피클병을 즐기는 법

“이 놀랍고 터무니없고 귀청이 터질 만큼 수다스러운 이야기꾼에게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한밤의 아이들』은 모두 3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 담긴 이야기와 그 제목을 피클공장의 요리사인 살림을 통해 피클병으로 환치하는, 미각을 자극하는 서술 외에도 루슈디는 이 작품에서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 흡사 영화 속 장면이듯

살만 루슈디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단역으로 출연한 일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이다. ‘발리우드 봄베이’ 출신답게 어릴 적부터 무척이나 영화를 즐겼다고 한다. 루슈디의 페르소나인 살림 시나이 역시 영화를 좋아해 종잇장에 자서전을 쓰면서도 영화적 기법을 활용한 묘사를 시도하고, 환상과 현실의 속성을 스크린과의 거리를 예로써 설명하고, 그의 자서전을 읽는 독자라면 으레 “기본적인 영화용어쯤은 알아둬야 한다”고 통박을 놓기도 한다. 또한 영화관에서 예고편을 상영해주듯 앞으로의 이야기를 맛보기만 보여주기도 하고, 주인공 살림 시나이에게는 주제곡까지 있다. 이런 영화적 재미가 가장 극적으로 활용된 부분은 1권의 마지막이다. “나는 서서히 줌아웃을 하여 롱숏으로 전환하고 사운드트랙의 볼륨을 높여 내 목소리가 차츰 음악 속에 묻히게 한다. 노래는 경쾌하게 흐르고, 흐르고, 흐르고…… / (페이드아웃.)” 아, 페이드아웃이라니! 그렇게 1권이 끝나고 2권이 시작된다.

★ 말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재미, 언어유희

루슈디는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 십 년을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광고카피로 상업적 성공을 이룬 바 있다. 이는 ‘언어를 가지고 노는’ 루슈디의 능력을 입증하는 일례에 불과하다. 『한밤의 아이들』에는 수십 개의 언어가 뒤범벅된 인도 구전문학의 전통에 루슈디만의 기발한 문학적 언어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언어유희의 향연이 펼쳐지니 말이다.

예를 들면,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받게 된 살림이 마취제에 취한다. “맙소사 맙소사 안개 어지럼증 점점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열여섯, 전쟁과 후추통을 지나서, 아래로 아래로,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 스” ‘스물’로 이어지지 못하고 어떤 구두점도 따라오지 못하고 끝나버린 이 문장은 마취제로 의식을 잃은 살림의 정신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살림의 첫사랑이자 미국인 이웃이었던 에벌린 릴리스라는 이름과 봄베이, 콜라바 등의 지명을 유사한 발음과 병치해 재미를 끌어내거나 이슬람 문화권에서 마귀를 칭하는 ‘진’과 동일한 발음의 증류주 ‘진’을 중의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한밤의 아이들로 태어난 살림의 특권이었던 ‘텔레파시’는 전보(telegram), 전화(telephone) 등의 ‘텔레커뮤니케이션’과 대치된다.

“다들 죽을 준비하셨죠? ……저는 밥을 준비했습니다. 아, 농담, 농담입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이 대목에서 신나게 웃어주세요!” 이러한 루슈디의 언어유희는 이미 『분노』로 2008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한 김진준의 유려한 번역으로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도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루슈디의 문장과 번역가의 문장 간의 절묘한 조화가 빛난다. “왜, 택시 운전사나 직조공이 되라고 해보시지? 주유소인지 주유말인지 때문에 정말 미쳐버리겠어.” “그래도 당신 시어머니야. 존경심을 보이라고.” / 그러자 피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쏘아붙였다. “존경심이라면 얼마든지 보여드리겠지만 그 노인네가 원하는 건 휘발유라니까.”

★ 인도 신화로 이어지는 환상 세계

신화와 역사,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환상적인 이야기꾼 살만 루슈디답게 『한밤의 아이들』에서도 다양한 인도 신화가 등장인물의 성격과 그들이 만든 사건에 어우러진다. 운명의 그날에 태어난 ‘한밤의 아이들’ 중 12시 정각 살림과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나 아기 바꿈질로 그와 운명이 뒤바뀌어 가난한 세계로 빠져들게 된 숙적 ‘왕무릎 시바’와 ‘한밤의 아이들 협회’에서 살림의 편에 섰고, 이후 그의 아내가 된 ‘마녀 파르바티’ 그리고 현재 살림에게 따뜻함을 주는 ‘똥-연꽃 아가씨 파드마’ 등은 모두 인도 신화 속에 나오는 신의 이름과 해당 특성을 지닌다. 특히나 시바와 파르바티 사이에서 얻은 아들은 코끼리처럼 커다란 귀를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신화 속 시바와 파르바티 이야기와 똑같다.

★ 누군가에게는 환상문학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역사인 이야기

살림은 자서전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나는 봄베이 시에서 태어났는데…… 옛날옛날 한 옛날이었다.” 이 의미심장한 발언은 살림의 인생이 루슈디의 삶을 닮아 있음을 입증한다. 이 책의 ‘작가 서문’에서 밝혔듯 『한밤의 아이들』에는 봄베이를 향한 루슈디의 향수가 짙게 어려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살림 시나이와 루슈디의 삶을 비교해보면, 루슈디는 인도가 독립되기 두 달 전, 그러니까 살림 시나이보다 두 달 앞서 봄베이에서 태어났다. 시나이의 외할아버지인 아담 아지즈가 그랬듯 루슈디의 외할아버지 또한 의사였고, 어릴 적 루슈디는 ‘메리’라는 이름을 가진 유모의 손에서 자라 ‘존 코넌 대성당 남자 고등학교’에서 수학했다.

이러한 전기적 사실 외에도 『한밤의 아이들』은 살림의 외할아버지 아담 아지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919년 잘리안왈라 바그 학살사건을 비롯한 인도의 독립 운동, 1947년 파키스탄과 인도의 분리독립, 이후 격동기를 맞은 신생 독립국 인도,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으로 이어진 파키스탄 내전, 작품 속에서 ‘미망인’이라 불리며 ‘한밤의 아이들’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 인디라 간디의 독재정치 그리고 1975년 국가 비상사태 선포 등 인도 아대륙의 현대사를 살림 시나이의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다.

‘부커 오브 부커스’ 수상 이후 더해진 작가 서문의 마지막에서 루슈디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시대가 되었는데도 이 책이 아직도 읽을 가치가 있는 듯하여 대단히 기쁘다”라고 썼다. 그리고 2011년 대한민국에서 이 책을 읽은 작가 김연수는 이에 대응하듯 이렇게 묻고 답했다.

“이런 시대에 소설 따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건 질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밤의 아이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모든 질문은 완독 후에.”


줄거리

나는 브라간사 피클공장의 피클부장 살림 시나이다. 인도가 독립을 선언한 1947년 8월 15일 0시 정각에 태어나 이제 곧 서른한 살이 된다. 재수가 좋으면 말이다. 그러나 그럴 가망은 전혀 없다. 나에게 과연 천 일 밤하고도 일 일 밤 정도라도 남아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셰에라자드보다 더 부지런히 서둘러 이 자서전을 끝내야 한다. 이제부터 나는 내 삶을 조금씩 피클병에 담아낼 것이다. 서른 개의 피클병이 준비되었다.

‘요리사였어? 별 볼일 없는 솥뚜껑 운전수였단 말이야? 어처구니가 없네!’ 요리와 언어에 두루 통달한 사람이 지극히 드물다는 점은 나도 인정하지만 내 자서전을 열어보기도 전에 그런 평가를 내리면 이내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나는 하찮은 요리사 나부랭이가 아니라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낮에는 피클통 사이에서, 밤에는 이 종잇장 사이에서 보존이라는 위대한 작업에 시간을 바친다. 내 손을 거치면 과일처럼 기억도 시간의 부패 작용을 이겨내게 되리라.

한 국가가 열리는 중요한 시간에 태어난 덕분인지 나는―아니, 나뿐만이 아니다. 0시 정각에서 1시 사이에 태어난 1001명의 아이들 중 열번째 생일까지 살아남은 581명의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났다. 하지만 0시에 가까울수록 그 재능은 더 위대했으니―코로 냄새를 맡아 ‘옛날옛날 한 옛날에’ 있었던 일까지도 감지해낼 수 있다.

그래, 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옛날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 내 외할아버지는 유학하고 돌아온 외과의사였는데, 지주의 딸이던 외할머니를 (남녀가 유별한지라) 침대보 구멍을 통해 이 부위 저 부위를 진찰하다가 그만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그들의 둘째딸인 나의 어머니, 아미나 시나이는 새까만 피부색 탓에 천대받다가 이상한 시인과 결혼했다가 이혼을 당해 언니와 교재 중이던 인조가죽 상인 아흐메드 시나이를 만나 재혼해 바야흐로 역사적인 그날, 모두가 나의 탄생을 기다리던 그날, 나를 낳았다. 인도의 탄생과 함께 태어난 탓에 불가사의하게 역사에 손목이 묶여버렸고 나의 운명은 조국의 운명과 하나로 이어져 불가분의 관계가 되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나, 한밤의 아이들, 인도라는 세쌍둥이의 자서전이 될 것이다.


<서평>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그저 좋아서 내일이란 없다는 듯이 게걸스럽게 문장들을 읽어가다가는 결국 “아아, 제발 이 이야기가 끝없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된다. 그게 바로 최고의 소설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은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소설이다. 이 놀랍고 터무니없고 귀청이 터질 만큼 수다스러운 이야기꾼에게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좋은 소설이란 무엇입니까? 이런 시대에 소설 따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건 질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밤의 아이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모든 질문은 완독 후에. _김연수

이 책은 20세기 이후 문학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_맬컴 브래드버리

인도는 위대한 소설가 하나를 낳았다. 놀라운 상상력과 기지로 끊임없이 이어질 이야기를 쏟아내는 장인을 말이다. _V. S. 프리쳇

이 한 편의 장대한 소설이 루슈디를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_옵서버

인도의 문학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마치 인도 대륙이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_뉴욕 타임스

루슈디는 무시할 수 없는 재능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극소수의 작가들만이 가능한 일을 해냈다. 독자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어 흥분과 즐거움을 일깨우는 소설을 선보였다. 이 책은 마법과 신비주의, 살아 움직이는 수천 개의 이미지들, 날카롭게 파고드는 풍자, 정치상, 일상을 뛰어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한 편의 경이로운 세계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지금 우리는 한 편의 서사를 손에 쥐고 있다.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과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 비견되는 이야기로 그 명백함에 마음이 들뜬다. 넘치는 힘에 결국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이 소설은 정말 특별하다. _뉴욕 타임스

생생한 익살과 풍자, 정교하게 설계된 힘이 넘치는 위트. 이 책은 그야말로 이야기 자체다. _시카고 선 타임스

금세기 영어권에서 탄생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 _뉴요커

장엄하고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모든 의미에서 환상적인 책. _선데이 타임스

경이로운 대하소설. 인도만큼이나 광활하고도 풍성하다. _뉴스위크

살만 루슈디는 한 국가와 국민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마치 인간 희극의 위대한 화신이라 할 법한, 너무도 매력적이며 장대하고도 독보적인 소설을 창조해냈다. _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출간 30년 만에 고전의 반열에 오른 명작!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2008년 텔레그래프 선정 ‘100대 세계문학’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소설’
2003년 BBC 선정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
2002년 노벨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문학’
2002년 가디언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소설’
1999년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구매가격 : 9,800 원

한밤의 아이들 2 (세계문학전집 080)

도서정보 : 살만 루슈디 / 문학동네 / 2020년 02월 1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부커상 3회 수상,
세계문학사에 남을 유일무이한 사건

“우리는 태어나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사람들을 생각들을
또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을 이 세상에 가져오는가!”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 스물여덟 젊은 작가의 손끝에서 이 하나의 이야기가 태어나면서 문학계에 아니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이 생겨났는지를 헤아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20세기 이후 문학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후의 문학에 ‘포스트루슈디’라는 지표를, 루슈디 이후 영어로 작품을 쓰는 인도 작가들에게는 ‘루슈디의 아이들’이라는 이름을 주었다. 시간을 거듭해 모던 라이브러리, 노벨연구소, 가디언, 타임, 텔레그래프, 뉴스위크, BBC 등이 선정한 100대 영문학 혹은 세계의 명저로 꼽혔고, 영어권 대학생들에겐 필독서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사건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세 번이나 수상해 세계문학사에 남을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다. 『한밤의 아이들』은 1981년 출간되어 그해 부커상을 수상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출신의 젊은 작가가 쓴 두번째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은 물론 부커상까지 차지한 놀라운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993년 부커상 25주년을 기념해 수상위원회는 기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인 ‘부커 오브 부커스’를 선정하는데 이때도 역시 『한밤의 아이들』이 선정된다. 2008년 부커상 40주년을 기념해 이번에는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사랑하는 부커 수상작을 선정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도리스 레싱, J. M. 쿠체, 네이딘 고디머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까지도 제치고 ‘베스트 오브 더 부커’의 영애를 안았다.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당시 투표인단 절반이 35세 이하로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온 그 무렵에는 유치원에 다니던 꼬마들이었다는 점이다.

시공간을 초월해 독자들을 홀린
‘한밤의 아이들’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

“나는 사람들의 인생을 먹어치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를 알려면, 나 하나를 알기 위해서는, 당신도 나처럼 그 모든 인생을 먹어치워야 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1947년 8월 15일 인도가 독립하는 순간 태어난 1001명의 아이들 중 12시 정각에 태어나 신생 독립국 인도와 운명을 함께하게 된 살림 시나이의 서른 해를 그린 작품이다. 화자인 살림은 마치 셰에라자드가 ‘천일야화’를 들려주듯 밤마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로 시작되는 매혹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즉 12시를 알리는 시곗바늘들의 어떤 신비로운 횡포 탓인지 세쌍둥이처럼 불가분의 관계가 된 ‘나’와 ‘한밤의 아이들’ 그리고 인도의 역사를 자서전으로 쓰는데, 그 글쓰기 과정을 독자를 대신해 감독하며 말참견하는 피클공장의 유능한 일꾼이자 연인인 파드마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띈다. 파드마는 ‘한밤의 아이들’이 지닌 신비로운 능력―텔레파시, 보는 이의 눈을 멀게 하는 미모, 말로 사람을 해치는 거친 입, 시간여행을 하거나 성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 등―에 얽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는 의심을 나타내고, 역사적 사실을 점검하고, 무엇보다도 계속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살림을 독려한다.

하지만 능청스럽고 자신만만한 화자 살림은 파드마와 독자를 꼼짝도 못하게 붙들어 놓다가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 책의 각 장으로 피클을 만들었다. 오늘 밤 내가 특별 조리법 30번: ‘아브라카다브라’라고 적힌 병에 뚜껑을 단단히 닫으면 마침내 이 기나긴 자서전이 끝나게 된다. 나는 언어와 피클을 이용하여 내 기억을 영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에는 필연적으로 왜곡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랬다. ‘시간으로 피클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희망’을 품은 살림 시나이는 냄새로 과거까지 알아낼 수 있는 엄청난 코를 이용해 파드마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현실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맛이 담긴 서른 개의 피클병을 선보인다.

환상적인 이야기꾼이 선사한
서른 개의 피클병을 즐기는 법

“이 놀랍고 터무니없고 귀청이 터질 만큼 수다스러운 이야기꾼에게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한밤의 아이들』은 모두 3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 담긴 이야기와 그 제목을 피클공장의 요리사인 살림을 통해 피클병으로 환치하는, 미각을 자극하는 서술 외에도 루슈디는 이 작품에서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 흡사 영화 속 장면이듯

살만 루슈디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단역으로 출연한 일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이다. ‘발리우드 봄베이’ 출신답게 어릴 적부터 무척이나 영화를 즐겼다고 한다. 루슈디의 페르소나인 살림 시나이 역시 영화를 좋아해 종잇장에 자서전을 쓰면서도 영화적 기법을 활용한 묘사를 시도하고, 환상과 현실의 속성을 스크린과의 거리를 예로써 설명하고, 그의 자서전을 읽는 독자라면 으레 “기본적인 영화용어쯤은 알아둬야 한다”고 통박을 놓기도 한다. 또한 영화관에서 예고편을 상영해주듯 앞으로의 이야기를 맛보기만 보여주기도 하고, 주인공 살림 시나이에게는 주제곡까지 있다. 이런 영화적 재미가 가장 극적으로 활용된 부분은 1권의 마지막이다. “나는 서서히 줌아웃을 하여 롱숏으로 전환하고 사운드트랙의 볼륨을 높여 내 목소리가 차츰 음악 속에 묻히게 한다. 노래는 경쾌하게 흐르고, 흐르고, 흐르고…… / (페이드아웃.)” 아, 페이드아웃이라니! 그렇게 1권이 끝나고 2권이 시작된다.

★ 말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재미, 언어유희

루슈디는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 십 년을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광고카피로 상업적 성공을 이룬 바 있다. 이는 ‘언어를 가지고 노는’ 루슈디의 능력을 입증하는 일례에 불과하다. 『한밤의 아이들』에는 수십 개의 언어가 뒤범벅된 인도 구전문학의 전통에 루슈디만의 기발한 문학적 언어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언어유희의 향연이 펼쳐지니 말이다.

예를 들면, 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받게 된 살림이 마취제에 취한다. “맙소사 맙소사 안개 어지럼증 점점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열여섯, 전쟁과 후추통을 지나서, 아래로 아래로,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 스” ‘스물’로 이어지지 못하고 어떤 구두점도 따라오지 못하고 끝나버린 이 문장은 마취제로 의식을 잃은 살림의 정신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살림의 첫사랑이자 미국인 이웃이었던 에벌린 릴리스라는 이름과 봄베이, 콜라바 등의 지명을 유사한 발음과 병치해 재미를 끌어내거나 이슬람 문화권에서 마귀를 칭하는 ‘진’과 동일한 발음의 증류주 ‘진’을 중의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한밤의 아이들로 태어난 살림의 특권이었던 ‘텔레파시’는 전보(telegram), 전화(telephone) 등의 ‘텔레커뮤니케이션’과 대치된다.

“다들 죽을 준비하셨죠? ……저는 밥을 준비했습니다. 아, 농담, 농담입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이 대목에서 신나게 웃어주세요!” 이러한 루슈디의 언어유희는 이미 『분노』로 2008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한 김진준의 유려한 번역으로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도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루슈디의 문장과 번역가의 문장 간의 절묘한 조화가 빛난다. “왜, 택시 운전사나 직조공이 되라고 해보시지? 주유소인지 주유말인지 때문에 정말 미쳐버리겠어.” “그래도 당신 시어머니야. 존경심을 보이라고.” / 그러자 피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쏘아붙였다. “존경심이라면 얼마든지 보여드리겠지만 그 노인네가 원하는 건 휘발유라니까.”

★ 인도 신화로 이어지는 환상 세계

신화와 역사,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환상적인 이야기꾼 살만 루슈디답게 『한밤의 아이들』에서도 다양한 인도 신화가 등장인물의 성격과 그들이 만든 사건에 어우러진다. 운명의 그날에 태어난 ‘한밤의 아이들’ 중 12시 정각 살림과 같은 산부인과에서 태어나 아기 바꿈질로 그와 운명이 뒤바뀌어 가난한 세계로 빠져들게 된 숙적 ‘왕무릎 시바’와 ‘한밤의 아이들 협회’에서 살림의 편에 섰고, 이후 그의 아내가 된 ‘마녀 파르바티’ 그리고 현재 살림에게 따뜻함을 주는 ‘똥-연꽃 아가씨 파드마’ 등은 모두 인도 신화 속에 나오는 신의 이름과 해당 특성을 지닌다. 특히나 시바와 파르바티 사이에서 얻은 아들은 코끼리처럼 커다란 귀를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신화 속 시바와 파르바티 이야기와 똑같다.

★ 누군가에게는 환상문학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역사인 이야기

살림은 자서전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나는 봄베이 시에서 태어났는데…… 옛날옛날 한 옛날이었다.” 이 의미심장한 발언은 살림의 인생이 루슈디의 삶을 닮아 있음을 입증한다. 이 책의 ‘작가 서문’에서 밝혔듯 『한밤의 아이들』에는 봄베이를 향한 루슈디의 향수가 짙게 어려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살림 시나이와 루슈디의 삶을 비교해보면, 루슈디는 인도가 독립되기 두 달 전, 그러니까 살림 시나이보다 두 달 앞서 봄베이에서 태어났다. 시나이의 외할아버지인 아담 아지즈가 그랬듯 루슈디의 외할아버지 또한 의사였고, 어릴 적 루슈디는 ‘메리’라는 이름을 가진 유모의 손에서 자라 ‘존 코넌 대성당 남자 고등학교’에서 수학했다.

이러한 전기적 사실 외에도 『한밤의 아이들』은 살림의 외할아버지 아담 아지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919년 잘리안왈라 바그 학살사건을 비롯한 인도의 독립 운동, 1947년 파키스탄과 인도의 분리독립, 이후 격동기를 맞은 신생 독립국 인도,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으로 이어진 파키스탄 내전, 작품 속에서 ‘미망인’이라 불리며 ‘한밤의 아이들’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 인디라 간디의 독재정치 그리고 1975년 국가 비상사태 선포 등 인도 아대륙의 현대사를 살림 시나이의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다.

‘부커 오브 부커스’ 수상 이후 더해진 작가 서문의 마지막에서 루슈디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시대가 되었는데도 이 책이 아직도 읽을 가치가 있는 듯하여 대단히 기쁘다”라고 썼다. 그리고 2011년 대한민국에서 이 책을 읽은 작가 김연수는 이에 대응하듯 이렇게 묻고 답했다.

“이런 시대에 소설 따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건 질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밤의 아이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모든 질문은 완독 후에.”


줄거리

나는 브라간사 피클공장의 피클부장 살림 시나이다. 인도가 독립을 선언한 1947년 8월 15일 0시 정각에 태어나 이제 곧 서른한 살이 된다. 재수가 좋으면 말이다. 그러나 그럴 가망은 전혀 없다. 나에게 과연 천 일 밤하고도 일 일 밤 정도라도 남아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셰에라자드보다 더 부지런히 서둘러 이 자서전을 끝내야 한다. 이제부터 나는 내 삶을 조금씩 피클병에 담아낼 것이다. 서른 개의 피클병이 준비되었다.

‘요리사였어? 별 볼일 없는 솥뚜껑 운전수였단 말이야? 어처구니가 없네!’ 요리와 언어에 두루 통달한 사람이 지극히 드물다는 점은 나도 인정하지만 내 자서전을 열어보기도 전에 그런 평가를 내리면 이내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나는 하찮은 요리사 나부랭이가 아니라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낮에는 피클통 사이에서, 밤에는 이 종잇장 사이에서 보존이라는 위대한 작업에 시간을 바친다. 내 손을 거치면 과일처럼 기억도 시간의 부패 작용을 이겨내게 되리라.

한 국가가 열리는 중요한 시간에 태어난 덕분인지 나는―아니, 나뿐만이 아니다. 0시 정각에서 1시 사이에 태어난 1001명의 아이들 중 열번째 생일까지 살아남은 581명의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났다. 하지만 0시에 가까울수록 그 재능은 더 위대했으니―코로 냄새를 맡아 ‘옛날옛날 한 옛날에’ 있었던 일까지도 감지해낼 수 있다.

그래, 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옛날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 내 외할아버지는 유학하고 돌아온 외과의사였는데, 지주의 딸이던 외할머니를 (남녀가 유별한지라) 침대보 구멍을 통해 이 부위 저 부위를 진찰하다가 그만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그들의 둘째딸인 나의 어머니, 아미나 시나이는 새까만 피부색 탓에 천대받다가 이상한 시인과 결혼했다가 이혼을 당해 언니와 교재 중이던 인조가죽 상인 아흐메드 시나이를 만나 재혼해 바야흐로 역사적인 그날, 모두가 나의 탄생을 기다리던 그날, 나를 낳았다. 인도의 탄생과 함께 태어난 탓에 불가사의하게 역사에 손목이 묶여버렸고 나의 운명은 조국의 운명과 하나로 이어져 불가분의 관계가 되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나, 한밤의 아이들, 인도라는 세쌍둥이의 자서전이 될 것이다.


<서평>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그저 좋아서 내일이란 없다는 듯이 게걸스럽게 문장들을 읽어가다가는 결국 “아아, 제발 이 이야기가 끝없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된다. 그게 바로 최고의 소설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은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소설이다. 이 놀랍고 터무니없고 귀청이 터질 만큼 수다스러운 이야기꾼에게 어떻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좋은 소설이란 무엇입니까? 이런 시대에 소설 따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건 질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밤의 아이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모든 질문은 완독 후에. _김연수

이 책은 20세기 이후 문학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_맬컴 브래드버리

인도는 위대한 소설가 하나를 낳았다. 놀라운 상상력과 기지로 끊임없이 이어질 이야기를 쏟아내는 장인을 말이다. _V. S. 프리쳇

이 한 편의 장대한 소설이 루슈디를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_옵서버

인도의 문학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한밤의 아이들』은 마치 인도 대륙이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_뉴욕 타임스

루슈디는 무시할 수 없는 재능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극소수의 작가들만이 가능한 일을 해냈다. 독자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어 흥분과 즐거움을 일깨우는 소설을 선보였다. 이 책은 마법과 신비주의, 살아 움직이는 수천 개의 이미지들, 날카롭게 파고드는 풍자, 정치상, 일상을 뛰어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한 편의 경이로운 세계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지금 우리는 한 편의 서사를 손에 쥐고 있다.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과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 비견되는 이야기로 그 명백함에 마음이 들뜬다. 넘치는 힘에 결국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이 소설은 정말 특별하다. _뉴욕 타임스

생생한 익살과 풍자, 정교하게 설계된 힘이 넘치는 위트. 이 책은 그야말로 이야기 자체다. _시카고 선 타임스

금세기 영어권에서 탄생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 _뉴요커

장엄하고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모든 의미에서 환상적인 책. _선데이 타임스

경이로운 대하소설. 인도만큼이나 광활하고도 풍성하다. _뉴스위크

살만 루슈디는 한 국가와 국민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마치 인간 희극의 위대한 화신이라 할 법한, 너무도 매력적이며 장대하고도 독보적인 소설을 창조해냈다. _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출간 30년 만에 고전의 반열에 오른 명작!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2008년 텔레그래프 선정 ‘100대 세계문학’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소설’
2003년 BBC 선정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
2002년 노벨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문학’
2002년 가디언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소설’
1999년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구매가격 : 9,8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