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송골매

도서정보 : 이경란 | 2023-10-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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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의 날들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열광했던 송골매


우연히 본 토크쇼 재방송에서 배철수의 한마디에 영감을 받아
창작에 돌입한 뒤 장단편을 오가는 퇴고 끝에 12년 만에 완성한 작품

이경란 작가가 송골매가 등장하는 새로운 소설을 썼다는데 아니 아니 왜?
해답을 알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어보자^^
_배철수(송골매 리더, 〈배철수의 음악캠프〉 DJ)

관심과 연대, 세대를 잇는 이해의 장을 뻐근하게 체험한다. 돌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대에 이경란만큼 돌봄의 가치를 확장해가는 소설을 써내는 작가도 흔치 않다.
_전성태(소설가)


201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이경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디어 마이 송골매』가 출간된다. 등단 후 4년간 두 권의 소설집, 한 권의 장편소설, 두 권의 테마소설집을 출간했을 정도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등단하기 훨씬 이전인 2011년 10월부터 구상한 소설이다. 우연히 본 토크쇼 재방송에서 송골매의 리더 배철수의 한마디에 영감을 받아 초고를 작성하고, 썼다 지웠다 줄였다 늘리기를 반복한 지 12년이 됐을 때, 마침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작가는 오랜 숙제를 끝마치고 “마침내 콘서트가 열렸다! 수없이 고쳐 쓰고 던져두었다가 다시 꺼내 매만지는 이야기가 지긋지긋하면서도 황홀했다”(「작가의 말」)며 소회를 밝혔다.


디어 마이 프렌즈, 디어 마이 송골매
우리가 다시 만나기까지 D-100

실상 이경란은 인물들에 주목하는 작가다. 둘씩, 셋씩, 혹은 넷씩 인물들을 별난 무대에 올려놓고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 마치 충돌실험을 하듯 지켜본다. 『디어 마이 송골매』는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아니었던 여고 시절을 가장 행복하게 기억하는 중년 여성들의 삶을 모자이크하는 구도를 갖고 있다. _전성태(소설가)

『디어 마이 송골매』는 홍희가 송골매의 38년 만의 재결합 콘서트 소식을 접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홍희는 함께 송골매를 쫓아다녔지만 지금은 연락하고 지내지 않는 여고 시절 친구들, 미호, 은수, 기민을 떠올린다. ‘뿔뿔이 흩어졌던 송골매도 38년 만에 재결합을 한다는데 우리 넷도 가능할까?’ 콘서트까지 D-100, 홍희는 친구들에게 연락해볼지 고민한다. 사업가 남편과 결혼해 60평짜리 주상복합에 살고 있는 미호는 누가 봐도 잘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학부모 모임에 나가고, 아이들이 크니 남편의 거래처 모임에 나가며 자신이 원하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 날처럼 남편을 따라간 골프장에서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던 미호의 눈에 띄는 글자가 있다. “열. 망. 재. 결. 합.”(23쪽) 학창 시절부터 공부를 잘했던 은수는 IT 회사에서 일했는데 최근 들어 계속 체중이 줄어 병원에 갔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는다. 은수의 딸 교연은 엄마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송골매 콘서트 티켓을 구매한다. 고등학생 때 만난 수학 선생님 상욱과 결혼한 기민은 열 살 차이가 무색하게 화목하게 살아간다. 상욱과 기민은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고대하던 크루즈 여행을 예약해두었는데, 송골매 재결합 콘서트와 일정이 겹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디어 마이 송골매』는 송골매의 재결합 콘서트 소식을 듣고 여고 시절 함께 송골매를 좋아했던 친구들이 다시 뭉치게 되는 이야기이다. “넷이 함께라면 지구 밖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67쪽)던 시절도 있었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연락이 끊긴 채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홍희, 미호, 은수, 기민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 시절에도 넷은 확연히 달랐지만, 흘러간 시간만큼 더욱 달라진 모습에 실망할까 두려워하고 오랜만의 연락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하기도 한다. 송골매는 이런 걱정이 필요 없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네 인물을 끈끈하게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송골매의 재결합 콘서트에 맞춰 D-day를 세는 구성은 한정된 기간 동안 네 인물이 뭉칠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읽는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네 사람이 함께 콘서트에 갈 수 있기를 응원하게 만든다.

명문대에 간 은수가 정말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었다면 별 볼 일 없는 식당 아줌마인 자신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 텐데 이제 와서 옛 친구랍시고 아는 척을 하면 부담스러워할지도 모르지. 왜 그런 생각은 못 했을까. 아니, 아니다. 은수가 그럴 리가 없지. 은수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 하지만 그런 아이가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이젠 그런 어른일지도 모른다. 홍희는 한참 동안 말없이 커피잔만 매만졌다. _본문 중에서


한줄기 빛이 우리를 감싸고,
이것은 우리들의 재결합 콘서트 이야기

송골매 재결합 콘서트의 키워드이기도 한 ‘열망’과 ‘재결합’은 주인공들에게도 의미 있는 단어다. 가족을 돌보느라 혹은 생계를 유지하느라 오래전 송골매를 좋아했을 때의 열망을 잃어버린 중년 여성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친구들과 재결합해 다시 열망하기 시작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정에 헌신하며 살아온 여성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는 흔하지만 이경란의 소설에는 남다른 연대가 끼어든다. 은수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장 실장, 재결합 콘서트에 응모할 동영상을 찍어주는 재우, 송골매의 곡을 연주해주는 포포밴드는 모두 아들뻘의 남성으로 그려진다. 누군가가 우위를 점하고 지시하는 모습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며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는 연대를 보여준다.

『디어 마이 송골매』는 잊고 있던 자신만의 ‘송골매’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누구에게나 ‘송골매’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 생각만 해도 엔도르핀을 솟게 하는 존재가 있었음을 되새겨보게 한다. 기대하는 무언가가 나타날 것만 같은 느낌, 중요한 무언가를 잊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이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홍희, 미호, 은수, 기민 그리고 재우와 포포밴드의 이야기가 겹겹이 쌓이고 겹쳐져 마침내 폭죽처럼 터지는 한 편의 콘서트에 초대한다.

한바탕 흥분과 열광으로 들끓던 공연장의 시간이 돌연 정지했다. 스크린이 암전되고 모든 조명이 꺼졌다.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 그리고 시작된, 침묵과 어둠을 찢는 기타 소리에 맞춰 조명이 한꺼번에 되살아났다. (…) 귀에 익은 일렉 기타의 인트로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수십 년의 세월을 지워버렸다. 두 뮤지션의 세월과 관객의 세월을, 그들 모두에게 내려앉았던 시간의 더께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_본문 중에서


“서로의 삶을
비끄러매는 인물들의 행로”

이경란은 첫 소설집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2021, 강)에서 “비루하든 참혹하든 누군가 서 있는 그 지점을 냉정하고 단단하게 응시”(소설가 정지아)하여 “나와 타자가 서로 의지하고 연대하는 존재임을 알아가면서 타자의 고통스러운 감정에 나도 그렇다고 느끼는 순간”(문학평론가 유성호)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첫 장편소설 『오로라 상회의 집사들』에서는 “서로의 관계”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공통된 질료와 마음을 응시”(소설가 이기호)하며 ‘돌봄’에 대해 풀어냈다. ‘응시’의 방식으로 ‘관계’를 풀어내는 것이 이경란 소설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디어 마이 송골매』는 그 강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활자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서로의 삶을 비끄러매는 인물들”(소설가 전성태)은 관계를 집요하게 탐색해낸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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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가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181)

도서정보 : 이무영 | 2023-10-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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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에도 맹랑한 전설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구혈산(九穴山) 밑 반신불수가 된 느티나무와 호랑이가 처녀와 잔치를 했다는 초례봉 사이로 아담스러운 동리가 하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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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의 주민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182)

도서정보 : 채만식 | 2023-10-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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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송영호 군이 마악 하숙집 문 앞을 나서는데, 마침 그의 단짝 강선필 군이 딸딸거리고 골목 안으로 들어서는데…….

구매가격 : 1,000 원

집주릅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소설 183)

도서정보 : 김동인 | 2023-10-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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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실이가 친구 최명애의 집에 몸을 기탁하고 있다가 하마터면 명애의 남편과 이상한 사이가 될 뻔하고, 그 집에서 뛰쳐나오는데…….

구매가격 : 1,000 원

2023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권여선 외 | 2023-10-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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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게, 더 진실되게, 더 간절히
인간의 마음으로 한 걸음 더 내딛는 일곱 편의 이야기

등단 후 10년이 넘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들을 뽑고 그중 대상작 1편과 우수상 6편을 선정해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은 가을이 되면 수상작품집을 기다리게 하는 전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주요 문예지와 웹진, 독립문예지를 포함한 총 28개 문예지의 191편이 심사 대상이 되었다. 2023 김승옥문학상의 수상 작가는 권여선, 최진영, 서유미, 최은미, 구병모, 손보미, 백수린이다. 한국문학의 단단한 중심으로서 독자에게 너른 사랑을 받아온 이들 중 권여선 작가의 단편 「사슴벌레식 문답」이 “거의 아무런 토론이 이뤄지지 않”(권희철)을 정도로 압도적인 올해의 단편이 되었다. 최은미, 구병모, 백수린 작가는 두번째로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독자들에게 확실한 각인을 남겨놓고 있고, 김승옥문학상에 새로 이름을 올린 최진영, 서유미, 손보미 작가는 관록과 신선함을 동시에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낸다.



대상 수상작인 권여선의 「사슴벌레식 문답」은 지방에서 올라와 같은 하숙집에 살면서 의기투합하게 된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다. 큰언니 같은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모임의 리더 격이었던 부영, 상냥하고 조심성이 많은 정원, 인내심이 강하고 예의가 발랐던 경애, 그리고 술을 좋아하며 즉흥적이었던 화자 준희까지. 서로 달랐기 때문에 알맞게 짜일 수 있었고, 서로와 같은 조각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서로에게 필사적이었던 이들은 그러나 정원의 갑작스러운 자살과 경애의 배신으로 어긋나게 된다. 등을 돌린 친구들을 향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곰곰이 생각하던 준희의 시선은 오래전 떠난 강촌 여행으로 향한다. 어떻게 방안에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사슴벌레에 대한 질문에 숙소 주인이 말한 “어디로든 들어와”가 그 해답이다. 이 ‘사슴벌레식 문답’은 인생의 매 분기점에서 솟아나 어떤 결정도 긍정함으로써, 어떤 운명도 부인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나약한 인간을 압도하는 운명 앞에서 시간을 거슬러올라 끝끝내 기원을 발굴해내는 시시포스의 자유의지는 오리무중인 인생에 동반하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같은 삶의 결을 지닌 이로 하여금 응어리를 온전히 쏟아내는 울음을 울게 하면서.



『2023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시대와 사람에 대한 당부가 가득하다. 열여섯 살 이봄, 아홉살 이여름의 시선으로 기후 위기를 목전에 둔 세계를 바라보는 「썸머의 마술과학」(최진영)은 미래를 위한 노력을 위선이라고 야유하는 시선에 정면으로 맞선다. 무기력과 자조에 젖어들기보다 불가능을 이겨내는 ‘마술과학’과도 같이 지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실천을 연습하는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토요일 아침의 로건」(서유미)은 미국 지사 발령을 위해 영어 회화를 배우던 한 중년 남성에게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 소식으로 시작된다. 4년간 매주 토요일을 함께했던 선생님에게 마지막을 고하기 위한 4주간의 고요한 노력은 인연에 대한 잊기 쉬운 소중함을 특유의 단정하고 정직한 서사를 통해 차분히 역설한다.
낯선 사람에게 좀처럼 애정과 믿음을 갖기 어려운 시대에 「그곳」(최은미)이 도착했다. 여름철 폭염 대피소로 지정된 체육관 안에 사람들이 있다. 갑작스러운 곰의 출현으로 발이 묶인데다가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정전이 찾아와 사람들은 공황에 빠진다. 그때,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을 저지해오던 ‘이 구역의 최다 민원인’의 눈에 사람들의 도움이 번져가는 것이 보인다.
「그곳」이 막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인류애를 다루고 있다면 「있을 법한 모든 것」(구병모)은 막다른 난점을 우직하게 뚫어내는 소설이다. 소설가인 화자는 얼굴을 모르는 호텔 하우스키퍼에게 호감을 느낀 남성이 그녀를 만나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 로맨스를 쓰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것은 저임금 비숙련 여성 노동자를 향한 젠더화된 관성, 그리고 그 기만과 통념을 강화할 뿐인 로맨스라는 장르의 맹점이다. 그러나 소설은 그럼에도 끊기지 않는 진정성이 있다면 그에 화답하는 결말을 보여줄 용의를 속에 품고 있다.
「끝없는 밤」(손보미) 또한 사람의 내면을 찬찬히 뜯어보는 데에 “다층적인 암시와 풍부한 상징,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장면과 이미지”(편혜영)로 손을 보탠다. 하룻밤 요트 여행을 떠난 부부가 있다. 여자는 그들을 여행에 초대한 대학 선배와의 미묘한 관계를 떠올리며 샅굴부위의 통증을 견디고 있다. 통증의 원인을 거슬러올라가던 그녀는 어느 수의사와 함께했던 시간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때 요트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빛이 다가올 때」(백수린)는 한 시절의 인연이 스스로에게 남긴 흔적을 직면하며 자신과 타인의 이해에 가까스로 이르는 이야기다. 소설은 시력을 잃어가는 이모의 바람을 대신 이뤄주느라 자신의 욕망은 뒷전이었던 언니가 스스로의 삶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되짚는다. 당시엔 생경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언니의 욕망은, 화자가 언니의 나이가 되어 반추했을 때 다른 빛깔을 띠고 다가온다. 담백하고 차분하기에 더욱 치열하게 파고드는 문장은 겪어본 적 없던 풍경마저도 읽는 이의 내면에 분명히 아로새긴다.

구매가격 : 8,400 원

쌍녀분전기

도서정보 : 최치원 | 2023-09-2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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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녀분전기]는 2016년 [최치원전]에 수록된 최치원 원작 단편 설화 소설 ‘최치원’의 나종혁 국역본을 ‘쌍녀분전기’로 재수록했으며, 소설 원문의 등장인물 최치원, 구낭자, 팔낭자 등이 대화식으로 표현하는 시들을 앞에 한시 작품으로 수록했다. 2016년 판에서 같이 수록한 ‘쌍녀분전기’(최치원)와 [최고운전](최충전)을 구분해서 ‘쌍녀분전기’만을 따로 수록했다.

구매가격 : 7,700 원

세상은 그저 밤 아니면 낮이고

도서정보 : 구효서 | 2023-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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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이상문학상 수상작가들이 만들어낸 30년 절친 컬래버레이션

구효서의 소설집 『세상은 그저 밤 아니면 낮이고』는 동료 절친 소설가 박상우가 직접 선별하여 기획하고 발문까지 자청하여 쓴 컬래버레이션 소설집이다. 2021년 박상우는 인터넷 시대의 문학환경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본격문학의 새로운 생태우주’를 표방한 웹북 전문 플랫폼을 설계하고 제작하여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본격문학작품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스토리코스모스(www.storycosmos.com)를 오픈하였다. 이때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하기 위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일괄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때 구효서의 소설을 집중적으로 읽을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별하게 자신의 관심을 끄는 여섯 편의 소설을 만났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것을 종이책으로 묶고 싶다는 의사를 구효서에게 전달하였다. 박상우가 쓴 발문에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기술돼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여섯 편의 소설이 나에게 각별하게 다가온 것은, 이 여섯 편의 소설이 지난 30년 넘게 구효서를 만나온 세월보다 더 깊고 핍진하게 ‘인간 구효서’를 이해하고 ‘작가 구효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여섯 편의 소설들에 담겨 있는 깊고 진한 인간적 정서, 예컨대 사랑과 이별과 아픔과 견딤의 면모들이 나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켜 탄식과 한숨을 내쉬게 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구효서가 창작해낸 숱한 작품들 중 이 여섯 편에 대해 나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막연한 의무감에 짓눌려야 했다.

이런 기획에 대해 구효서는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묶고 보니 거의가 사랑이야기였다는 건 이번에 새로 깨닫고 놀라게 된 사실이다. 더욱 소름 돋았던 것은 ‘오래 두고 사귄 가까운 벗’ 박상우 작가가 가려 뽑은 여섯 편의 소설이 모두 ‘가만히 찾아 읽는 작품들’에 든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누가 사랑을 알며 누가 사랑을 모를까. 그리고 그걸 안다고 내가 사랑을 할 줄 아는 것이며 그걸 모른다고 사랑이 내 안에서 영영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소설보다 삶보다 먼저 저 사랑이 궁금하여 몸부림쳤던 기억의 흔적들이 문장 여기저기에 생생하다. 그 몸부림이 소설과 삶을 대할 때의 곤혹과 조금도 다른 것이 아닐진대 절친 작가 박상우가 어찌 그걸 모를 리 있겠는가.

구효서의 소설집 『세상은 그저 밤 아니면 낮이고』에 수록된 소설들은 대부분은 사랑을 바탕에 깔고 그 표면적 서사로 핍진한 인생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들이다. 그 소설적 변주에 대해 박상우는 발문의 제목을 「세상은 그저 역마살 아니면 공방살이고」라고 받아 수록 소설들의 공통분모를 해석한다. 설정된 사랑과 어긋나는 사랑, 그리고 역마를 몰고 달리는 인생과 뒤에 남아 공방을 지키는 인생의 양극성이 우리네 인생살이의 다람쥐쳇바퀴라는 해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소설 여섯 편은 구효서의 작가 인생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들이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은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무작정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나서 공포에 떨던 시절의 실제 이야기에 가까운데 그 작품이 문단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작가로서의 길이 열리게 됐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야윈 뺨」과 「나무 남자의 아내」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그 진가를 이미 인정받은 작품들이라 이 소설집이 구효서의 전업작가 인생에서는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 소설적 기본기 내지 작가적 자세에 대해 박상우는 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퀴어 소설이 대세라고 떠들고 한남(한국 남자)을 물어뜯는 갈라치기 소설만 쓰면 주목받는 작금의 문단 세태를 지켜보노라면 구효서 소설의 의연한 진면목이 역으로 두드러진다. 세상은 어떤 시대 어떤 세대가 와도 자전 아니면 공전, 낮 아니면 밤, 남자 아니면 여자, 역마살 아니면 공방살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게 기본인 것이다.

구매가격 : 9,000 원

전두엽 브레이커

도서정보 : 고요한 외 | 2023-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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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코스모스 소설선 : 21세기 소설 라이브러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장르소설과 순수소설의 경계를 해체하고 오직 문학성을 중심으로 소설을 발굴하는 스토리코스모스 플랫폼에서 발굴한 작가와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소설과 순수소설을 독자들이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21세기 소설의 경향성을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세기와 차별을 꾀하는 작가와 작품의 개성을 한자리에 모음으로써 순수소설이 순수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SF가 과학적 지식만을 바탕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게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인간과 인생의 문제, 그리고 그것을 끌어안는 작가적 세계관이 소설의 작품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국 문학성이란 작품의 진실성이다. 순수소설과 SF, 마술적 리얼리즘과 판타지까지 21세기 소설의 개성은 이전 세기와 견줄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있는 걸 있는 그대로, 강렬한 원물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새로운 소설선이다.

『스토리코스모스 소설선 : 21세기 소설 라이브러리』를 시작하며

2022년 7월과 8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순수 정통문예지 『현대문학』은 한국과학소설가협회 회원 작가 20명의 소설을 두 달에 걸쳐 특집으로 게재했다. 1955년 창간하여 한국 순문학을 대변해 온 잡지로서 놀라운 파격을 보인 셈이다. 그 놀라운 파격이 나에게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걸 지켜보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개벽을 확실하게 알리는 신선한 퍼포먼스로 보인 것이다. 본질적으로 보자면 더 이상 순수문학, 본격문학, 정통문학을 내세운 엘리트주의, 엄숙주의, 권위주의 문학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자인하는 사건이었고, 그것을 몰고 온 동력이 놀랍게도 ‘독자들의 힘’이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는 사태였다.

2022년 1월 1일, ‘한국문학의 새로운 생태우주’를 표방한 ‘스토리코스모스’ 웹북 플랫폼이 세상에 존재를 드러냈다. 오래전부터 주시해온 한국문학의 낡고 고루한 흐름에 반전을 꾀하기 위해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경계를 해체하고 또한 그 두 영역의 특성이 융합을 이루도록 돕기 위한 출범이었다. 그것을 위해 스토리코스모스는 다수당선제의 신인 발굴과 21세기적 경향을 드러내는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소중한 결실을 장기적인 시리즈로 기획하고 첫 종이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스토리코스모스 소설선에 수록된 작품들은 한 편 한 편이 모두 소중한 발굴작이다. 한 편 한 편 발굴하는 과정에 작가와 에디터 간의 협의를 거쳐 최종본에 이르게 되고, 그것을 통해 독자들에게 완성도 높은 소설을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책 제목은 전체 수록작 중 적절하다고 판단된 것을 선별한 것이니 각별한 의미를 지닌 게 아니다.

이 책에 수록된 10편의 소설은 스토리코스모스의 지향성을 반영하여 다양한 장르가 한자리에 모여 있고 그것들은 21세기적 경계 해체와 융합을 반영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장르소설과 순수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으니 색다른 독후감을 얻게 될 것이다. 독자의 독후감에 제약을 주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작가의 말’ 이외 여타의 평가적, 평론적 글은 일절 붙이지 않았다. 온전한 원물만으로 이루어진 한상차림을 고스란히 독자에게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21세기 소설 라이브러리를 만들기 위한 스토리코스모스의 항해에 많은 독자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독자들이 만들어 나가는 대한민국 문학, 독자들을 위한 대한민국 문학이 되살아나길 빌고 싶다. 너무 오랜 세월, 안목과 관점의 측면에서 한국문학은 ‘문학성 그 자체’가 외면당한 채 오도돼 온 게 사실이다. 이제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즐겁고 유쾌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멀리, 그리고 오래 함께 갈 수 있기를 빈다.

박상우 (소설가 · 스토리코스모스 대표 에디터)

구매가격 : 10,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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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이하은 & ChatGPT | 2023-09-2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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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작가와 ChatGPT와의 가장 독특한 협업. 유인고의 휴머노이드 로봇 '임공진'의 리셋을 막으려는 공진이의 친구들과 리셋을 강행하려는 제조사 '메탈메이트'의 물러설 수 없는 대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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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결심

도서정보 : 남킹 | 2023-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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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법사. 남킹의 미니픽션 모음집.

서정적인 감수성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엮은

매혹적인 이야기들의 묶음.

총 23편.

구매가격 : 4,4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