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도서정보 : 은희경 | 2023-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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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먼저 배신하고,
사람보다 먼저 떠나가라

은희경식 낭만 없는 연애소설의 시작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개정판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삶의 이면을 통찰력 있게 포착해내며 오랜 시간 한국문학을 이끌어온 작가 은희경의 두번째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낭만과 감상을 걷어내고 사랑의 본질에 대한 빛나는 통찰로 완성해낸 이 소설은 은희경식 ‘낭만 없는’ 연애소설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1998년에 출간된 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작가는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물과 관습 중에는 이미 사라진 것들도 많다. 이 소설이 처음 실렸던 신문의 연재소설 지면도 이제 없다”(345쪽)고 말한다. 많은 것이 변했음에도 이 소설이 오래도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이어서 말한다. “그에 반해 어떤 변화는 너무나 느리다”(같은 쪽)고. 그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과 이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하기 때문에 이 소설이 계속 읽혀온 게 아닐까. 소설의 주인공 ‘진희’는 지고지순하고 고상한 순정으로서의 사랑을 뒤엎는 ‘순정의 역학’을 노래하며 오랜 시간 끝나지 않는 사랑의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가볍게 살고 싶다.
아무렇게라는 건 아니다.”

삶이라는 긴 노래가 끊어질 때까지
가벼운 걸음을 옮겨가며 추는 사랑의 춤

은희경의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진희’가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진희는 바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새의 선물』 속 진희가 성장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십대 시절과 마찬가지로 냉소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삼십대의 진희는 여전히 삶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고 있다. 어린 시절 진희는 어른스럽고 냉철한 태도로 또래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거나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른스럽게 관망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진희도, 진희의 주변 인물들도 모두 어른이 되어버렸기에 진희는 더이상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비극이 올 것을 미리 짐작하고 그에 대비하는 모습은 애처로운 마음마저 들게 한다. 냉철하고 다소 비관적이었던 어린 진희의 곁에서 그를 보듬어주었던 할머니와 이모도 이제는 없다. 곁에 있는 것은 언제든 떠나버릴 것만 같은 애인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대학교 동료들, 그리고 어딘가 조금씩 이기적인 친구들뿐이다. 진희는 이중 어느 곳에도 마음을 깊이 두지 않는다. 그게 스스로가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진희는 “삶이라는 상처를 덮어갈 소독된 거즈”(147쪽)인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 애인을 동시에 사귄다.
진희는 애인이 셋은 되어야 “사랑에 대한 진지한 환상에서 벗”(7쪽)어날 수 있으며 “사랑에 대한 냉소를 유지할 수 있다”(8쪽)고 말한다. “만날 남자가 둘 더 있기 때문에”(같은 쪽) 다른 한 남자를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희는 자신의 주장대로 세 명의 남성과 만난다. 첫번째 남자는 현석이다. 현석은 진희와 같은 대학을 졸업한 동창생으로, 진희의 동생인 애리가 짝사랑하는 상대이기도 하다. 현석은 미소년의 용모를 가졌지만 자신의 아름답고 나약한 모습을 싫어해 언제나 시니컬한 표정을 지으며, 조금은 소심하고 자기모순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진희가 자신 말고 다른 남자와 만나는 걸 아는 그는 관계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진희를 독점할 수 없기에 끝없이 불안함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진희의 두번째 남자는 종태이다. 종태는 진희와 연애를 하던 중 다른 여자와 결혼했지만 그후에도 진희와의 만남을 지속해나간다. 조용하고 소심한 현석과는 반대로 종태는 제멋대로 갑자기 찾아왔다가 홀연히 떠나버리는 저돌적이고 변덕스러운 남자다. 하지만 진희는 종태의 이런 가벼움 때문에 오히려 종태와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희의 마지막 남자는 전남편인 상현이다. 상현과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 끝났지만 소설의 마지막에서 진희는 약속 장소에서 상현을 기다린다. 진희가 이미 끝을 낸 상현과의 만남까지도 받아들이려는 듯한 이런 모습은 진희가 사랑에 대해 얼마나 냉소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사랑은 금방 오고, 또 금방 떠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구를 사랑하는지가 아닌, 사랑을 계속 하는 것 그 자체이다. 춤의 상대가 중요한 것이 아닌 춤이 계속 이어지게끔 하는 것이 진희의 관심사인 것이다. 그렇기에 진희는 전남편인 상현과도 춤을 출 준비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삶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사랑의 춤 역시 계속되어야만 하므로.

“모든 게 다 마지막이다. 마지막 춤이 아닌 것은 없다.
그리고 또한 마지막 춤도 없다. 단지 춤뿐이다.”

애인은 셋 정도 되어야 하고, 누구와도 사랑을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그 어떤 사랑에도 얽매이지 않고 또다른 사랑으로 나아간다. 진희의 이런 사랑 방식은 사랑의 낭만성과 독점성, 그 안에 깃든 사회적 규범을 모두 거침없이 부수고 있기에 오해와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진희는 오히려 자신에게 가해지는 오해들에 “타당한 오해”(237쪽)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쁜 소문에 시달리고 익명의 비난 전화들을 받으면서도 진희가 이에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날카롭게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 “가볍게 살고 싶”(267쪽)기 때문일 것이다. 그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정착을 꿈꾸지 않기 때문에 진희의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워질 수 있다.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루는 것이나 교수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큰 목표이자 도착점이라고 생각될 법한 일들 역시 진희는 가벼운 걸음으로 유유히 지나쳐버린다. “마음을 완전히 부려놓을 수 있는 장소, 거기에서 영원히 멈출 만한 시간이란 없”으며 “삶은 흘러가는 것”(295쪽)이기 때문이다. 진희에게 이 모든 사건들은 춤을 이어나가는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춤을 멈출 만큼 크게 상처받지도 않는다. 누군가 진희에게 묻는다. “괜찮아요?”(296쪽) 진희는 대답한다. “아직은요.”(같은 쪽) 그렇기에 진희는 계속 춤을 출 수 있다. 삶이라는 긴 노래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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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말 걸기

도서정보 : 은희경 | 2023-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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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새롭게 펼쳐보는 은희경 소설세계의 시작점

“이 책 안에 들어 있는 나의 질문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_‘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등단 이후 단 한순간도 과거의 이름으로 물러난 적 없이 전 세대를 아우르며 우리의 오늘을 그려온 소설가 은희경의 첫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를 27년 만에 새롭게 펴낸다. 지난해 100쇄를 돌파한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을 비롯해 은희경의 초기작이 오랜 시간 끊임없이 읽힐 수 있는 것은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더불어 작품이 품고 있는 문제의식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스스로도 “이 소설들을 거쳐서 나의 다음 소설이 쓰”였으며 “이 책 안에 들어 있는, 우리가 타인이라는 존재에게 말을 거는 데 서툴거나 폭력적이지 않느냐는 나의 질문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개정판 작가의 말’에서)고 말했듯 등단작 「이중주」를 포함해 총 9편의 중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가히 은희경 소설세계의 시작점이라 할 만하다.
이번 개정판을 준비하며 작가는 그간 바뀐 시대상과 사회의식을 예민하게 반영해 작품을 전체적으로 손보고, 그 아래 있는 여전히 생생하고 날카로운 이야기를 다시금 꺼내 보이는 데 집중했다. 소통이 요원해 보이는 현대사회 속 사랑과 낭만이라는 꿈에서 깨어난 여성들의 자리를 돌아보는 작품들로 이루어진 『타인에게 말 걸기』는 쓰인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선득하도록 유의미하게 느껴지는 질문을 던진다. 그간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달라지지 않았는지, 지금 우리는 타인에게 무어라 말을 건네고 있는지. 가장 뜨거운 냉소와 가장 서늘한 농담으로 무장한 그 질문은 책을 읽는 우리 역시 스스로의 자리를 돌아보게끔 만들 것이다.


“남에게 말을 걸 때 우리는 이름을 사용한다.
그녀는 좀 이상하다.
남을 부를 때 모든 사람들이 하듯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이번 개정판에서 또하나 주요하게 달라진 점은 작품 순서로, 소설집을 관통하는 주제 의식을 지닌 「타인에게 말 걸기」와 「빈처」 등을 비롯해 지금의 독자들에게 좀더 긴요하게 느껴질 만한 작품을 앞에 배치하는 등 모든 작품을 새로운 순서로 배치했다.
표제작 「타인에게 말 걸기」는 “등을 보인 자에게 아예 말 걸기를 포기하는” 화자 ‘나’와 타인을 부를 때 다른 사람들이 하듯 이름을 부르는 대신 “제멋대로 제가 지어낸 별명이라든지 저만 아는 호칭”(9쪽)을 사용하는 ‘그녀’의 이야기이다. 두 인물의 소통 방식은 극적으로 다르지만, 그것이 그들을 고독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타인의 반응에는 개의치 않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그녀’와 그에 대한 대답으로 냉소와 침묵만을 내놓는 ‘나’, 그들의 단절과 소통의 불능은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소통의 불능은 이어지는 작품들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진다. 「빈처」의 화자 ‘나’는 전업주부인 아내의 일기장을 우연히 펼쳐보았다가 스스로를 직장에 다니고 있고 애인이 있는 미혼 여성으로 표현한 일기들을 발견한다. ‘나’는 자신이 아는 아내와 딴판인 일기 속 아내의 모습에 당황하지만, 이내 이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토대로 아내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그 밖에도 소설집에는 “결혼은 아무나하고 하는 거”(86쪽)라 말하던 언니의 옛 편지를 전달받고 처음으로 언니를 이해해보고자 하는 ‘나’의 이야기인 「연미와 유미」, 옛 사랑의 추억이 어린 절에서 머무는 동안 사랑이란 미혹에 불과하며 영원한 합일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치게 되는 ‘그녀’의 이야기인 「그녀의 세번째 남자」, 그리고 한 커플의 뻔할 만큼 보편적인 연애담을 통해 사랑이 어떻게 ‘특별하고도 위대하게’ 포장되어 사람을 현혹게 하는지를 희극적으로 묘파하는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집의 마지막에는 등단작 「이중주」가 놓여 있다.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의 병문안을 간 ‘인혜’는 아버지의 병상을 지키는 엄마 ‘정순’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지나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인혜는 어떤 부당함이든 인내하며 기나긴 결혼생활을 지탱해온 정순을 쉬이 이해하지 못하고, 정순 역시 결혼도 이혼도 쉽게 결정하는 듯한 딸 인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둘은 서로의 곁에 머무는 동안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나가기 시작한다. 남편/아버지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모녀의 연대를 그려내는 이 작품은 희망적인 온기를 남기며 소설집의 문을 닫는다.
은희경은 과거 한 인터뷰를 통해 “어릴 적에는 세상은 이러저러하다고 반듯한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러나 점점 그 반듯함이 세상의 본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는 그것을 견딜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소설을 쓴 것인지도 모릅니다. 내 소설의 위악은 삶의 그 허상을 걷기 위한 방법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뿌리깊은 가부장제가 자리하고 있던 1990년대, 그는 『타인에게 말 걸기』를 통해 현실을 과감하게 비틀고 이를 향해 경쾌한 냉소를 던짐으로써 사회의 위선과 허상을 폭로하고 나아가 여성들에게 한 발 더 전진할 수 있는 용기를 건넸다. 2023년에 이르러 새롭게 펼쳐보는 『타인에게 말 걸기』는 우리 사회가 그간 어떻게 달라져왔는지, 또는 얼마큼 바뀌지 않았는지 가늠해보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걸어나가야 할 길을 그려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어느덧 “은희경의 이름은 은희경”(소설가 백수린)이라는 말로 모든 설명이 가능해진 은희경의 소설세계, 그 눈부신 시작점이 우리 앞에 다시 한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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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 로봇의 자살 분투기

도서정보 : 클레이븐 | 2023-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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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 로봇의 자살 분투기』는 자칫 무겁고 조심스러울 수 있는 ‘자살’이라는 소재를 가볍고 재치 있게 그려낸다. 티코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가 자살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살을 해야 한다는 그의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를 찾아가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묘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민수는 돈 까밀레오의 특명을 완수하고, 티코는 자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혀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로봇의 케미를 자랑하며 이야기는 두 로봇의 운명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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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아바타

도서정보 : 김민태 | 2023-1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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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과 양자역학의 조합으로 탄생한
핏속의 요정, 마이크로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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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빈 레이스공주와 공단마귀

도서정보 : 양지윤 | 2023-1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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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양심이 어디 갔지? ‘근심하는 악인’ 작은 악마 레이스의 늦기 전에 인간 되기

잔인하고 이기적인 풋내기 마법사 레이스공주의 성에 엄청난 힘을 가진 사악한 마귀로 소문 난 공단이가 찾아온다. 작고 여린 공단이가 단지 특이한 개성 탓에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 받고 마귀로 몰려 쫓기다 갈 곳이 없어 자신의 성에 왔다는 것을 알게 된 레이스공주는 자기와 완전히 다른 또래 소녀 공단이에게 점점 끌리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외면해 왔던 것을 돌아보게 된다.

<보빈 레이스공주와 공단마귀>는 필요하면 어떤 못된 짓도 서슴지 않던 소녀가 새로운 만남을 통해 자신의 모습에 대해 회의하게 되고 마침내 인생을 올바른 길로 돌려놓기 위한 결단을 내리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구매가격 : 6,000 원

황사 바람

도서정보 : 김석필 | 2023-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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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있었던, 남한 청년과 북한 처녀의 사랑 이야기.
실제 주인공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소설로 작성했습니다.
단, 아직도 북한에 있는 여주인공의 안전을 위해 이름과 지명, 그리고 등장인물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약간 바꾸었습니다.

분량은 2백자 원고지로 약 1,050여 매 정도. 단행본으로는 300여 페이지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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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백작부인의 비밀스러운 과거로의 여행

도서정보 : 셰리던 르 파누 | 2023-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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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중편소설 (2백 자 원고지 200여 장 분량)

이 중편 소설은 파누의 장편 소설인 <사일러스 아저씨 (Uncle Silas)>(1864)의 초기 버전이다.


여주인공 마가렛은 십대 청소년으로, 아버지와 함께 대저택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멀리 떨어진 삼촌 아서 경의 집으로 이사를 한다. 삼촌은 도박꾼으로 살인혐의를 받았지만 증거가 없어 기소되지 않은 인물. 마가렛은 삼촌의 집에서 사촌 여동생 에밀리와 친하게 지내지만 사촌 오빠 에드워드로부터 청혼을 받고 거절하면서부터 걱정과 불안 속에 빠진다. 삼촌과 에드워드로부터 협박이 시작되면서 마가렛은 날로 심해지는 공포에 그곳을 도망칠 궁리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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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적인 앨리스씨(개정판)

도서정보 : 황정은 | 2023-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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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이다.
내가 오로지 너를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으니까.”
_‘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영원히 헤어지지 못할 이름이 된 소년, 앨리시어
『야만적인 앨리스씨』 출간 10주년 개정판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매혹을 불러일으키며 그 자체 좋은 소설의 새로운 기준이 된 황정은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 『야만적인 앨리스씨』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상투성으로부터 멀어지는 힘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신중히 쌓여 완성되는 그의 작품은 여러 번 읽을수록 풍성해지는 의미의 겹을 즐거이 헤매는 기쁨을 주면서 한편으로는 직관적으로 귀에 달라붙는 노래처럼 특유의 감각과 리듬으로 우리를 휘감아왔다.
지금으로부터 꼬박 십 년 전, 이 작품 『야만적인 앨리스씨』를 선보일 당시 황정은은 이제 막 두 권의 소설집과 첫 장편소설을 출간한 젊은 작가였다. 「오뚝이와 지빠귀」(『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2007)처럼 시치미를 뚝 떼고 천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대니 드비토」(『파씨의 입문』, 2012)처럼 작품에 흐르는 아름답고 쓸쓸한 서정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百의 그림자』(2010) 속 인물들이 자아내는 아슬아슬하면서 단단한 온기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서 있을 수밖에 없는 듯 촘촘한 폭력에 속절없이 노출된 ‘앨리시어 형제’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2014)와 소설집『아무도 아닌』(2016) 『디디의 우산』(2019) 등을 읽고 난 지금의 우리에게 『야만적인 앨리스씨』는 그후 펼쳐질 황정은 소설세계의 또다른 방향을 선명히 예고하는 작품으로도 다가온다. 그러니까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부서져가고 있다는 또렷한 실감 속에서 그 세계와 어떤 식으로든 긴밀히 연루될 수밖에 없는 당사자이자 목격자로서의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묻는 작품으로.


“앨리시어가 이야기를 해줄까.
여기 이 모퉁이에서.”

작품이 출간되었을 당시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한 채널을 통해 “훌륭한 소설들이 대개 그렇듯, 『야만적인 앨리스씨』 역시 그렇게 길게 메아리쳐 울리는 필사적인 질문 하나를 던지고 끝난다”라고 언급하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고, 2018년 일본 출판사 가와데쇼보신샤에서 출간된 번역본은 “독자의 일상을 흔드는 무서운 소설이다”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일상의 흔들림, 그것은 아마 세계가 무너져내리고 있다는 감각과 연관돼 있을 것이다.
‘內’와 ‘外’, 그리고 ‘再, 外’ 총 3부로 구성된 소설은 “내 이름은 앨리시어, 여장 부랑자로 사거리에 서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고모리’에 살던 10대 소년의 앨리시어는 소중하고 결정적인 무언가를 잃은 뒤 여장 부랑자가 되어 사거리에 서 있다. 그는 무엇을 잃었고 왜 잃게 된 걸까. 앨리시어가 나고 자란 고모리는 지명의 유래가 무덤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환한 낮의 공간보다는 축축하고 어두운 밤의 공간처럼 여겨진다. 빠져나가기 위해 두 발로 오르고 네 발로 올라보아도 사방이 꽉 막혀 있는 탓에 다시 안으로 떨어지고 마는 그 공간 안에서 앨리시어 형제는 어머니가 가하는 폭력을 고스란히 당하며 살고 있다.

그럴 때 그녀는 어떤 사람이라기보다는 어떤 상태가 된다. 달군 강철처럼 뜨겁고 강해져 주변의 온도마저 바꾼다. 씨발됨이다. 지속되고 가속되는 동안 맥락도 증발되는, 그건 그냥 씨발됨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씨발적인 상태다. 앨리시어와 그의 동생이 그 씨발됨에 노출된다. 앨리시어의 아버지도 고모리의 이웃들도 그것을 안다. 알기 때문에 모르고 싶어하고 모르고 싶어하기 때문에 결국은 모른다.(49쪽)

아버지와 이웃의 방관 속에서 어머니의 ‘씨발됨’, 그러니깐 “때리니까 때리고 싶고 때리고 싶으니까 가속적으로 때”(50쪽)리는 일상적이고 무심한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앨리시어 형제는 아버지의 전처가 낳은 형과 누나에게 도움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나기도 하고 상담센터를 찾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무응답에 가까운 반응만이 되돌아오는 그 과정 속에서 앨리시어 형제가 품고 있던 자그마한 희망은 서서히 깎여나간다.
그럴 때 그들에게 한줌 위안이 되는 것이 ‘이야기’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씨발, 이라고 자꾸 들으면 씨발, 이 된다는 거. (…) 말하면서 자기 말 듣게 되잖아, 씨발 씨발, 하고”(43쪽)라는 앨리시어의 말에 귀기울여본다면, “형. 나 얘기 하나만 해주라”라는 동생의 말에 앨리시어가 ‘네꼬’ ‘여우’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는 건 동생에게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씨발’ 이외의 다른 말을 들려주려는 노력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사거리에 서 있는 여장 부랑자 앨리시어를 본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말았을 때 느끼는 깊은 죄책감과 책임감, 그리고 슬픔 속에서 앨리시어가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이것이 도저히 끝낼 수 없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500매 남짓한 이 길지 않은 소설을 읽는 일에 전심을 다하게 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나는 어떤 꿈을 반복해 꾼다. 캄캄한 방에 불을 켜려고 애쓰는 꿈이다. 어두운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누르지만 불은 들어오지 않는다. 불을 켜려고 애쓰면서 나는 이게 꿈이고 죽음이고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한다기보다는 그걸 그냥 안다. 이 방은 이대로 어두울 것이고 나는 여기 남을 것이다. 그렇게 겁에 질려 부질없이 불을 켜려고 애쓰는 꿈을 나는 오래전부터 반복해 꾸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꿈을 말하고 다녔다. 꿈이라고 말하면 덜 두려울 것이고 그래야 거기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았다. 앨리스씨 이야기도 그래서 썼다.
너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이다.
내가 오로지 너를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으니까.
_‘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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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도서정보 : 김종국 | 2023-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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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지기 위해 꽃을 피운다.”라고 하였다.
꽃은 져야만 숭고한 열매를 맺는다.
만남은 이별을 동반한다.
이별을 염려하기에 애틋한 만남이 있다.
이별이 없다면, 밤이 없고 낮만 있다면,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환희 가득한 만남도 아픈 이별도
신이 주신 선물이다.


추한 모습을 수면 아래로 감추는 수련의 고요보다, 화려함도 추함도 드러내는 장미의 용기로 과거 얼룩진 시간과 상흔을 드러내어 덧칠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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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피닉스

도서정보 : 장사주 | 2023-11-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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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연안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강인아,
14살 때 난리를 만나 피난길에 오르면서 그녀의 가족은 풍비박산했다.
그녀는 갖은 수난을 겪으며 낯선 땅을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기다리는 것은 황량한 나대지뿐이었다

구매가격 : 10,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