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서정보 : 도스토옙스키 | 2019-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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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1년 11월 11일 러시아에서 출생하였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병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1846년 장편소설 ‘가난한 사람들’로 데뷔하였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로 소설가, 비평가, 사상가였다. 20세기의 사상과 문학에 깊은 영향을 끼친 그의 대표작으로는 ‘지하생활자의 수기’,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이 있다. 1881년 2월 9일 사망하였다.

구매가격 : 4,000 원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도서정보 : 마이 셰발, 페르 발뢰 | 2019-1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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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발과 발뢰의 등장과 함께
고전적 살인 미스터리의 순진함은 사라졌다!”_아르네 달

요 네스뵈, 헨닝 망켈 등 유수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경찰소설의 모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와 『어느 끔찍한 남자』가 동시 출간되었다. 엘릭시르의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는 사건 현장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어 작품 속 범죄와 수사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열 권으로 이루어진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틴 베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경찰소설이다. 공동 저자인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이 시리즈에 ‘범죄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여 부르주아 복지국가인 스웨덴이 숨기고 있는 빈곤과 범죄를 고발하고자 했다. 또한 긴박한 전개와 현실적인 인물이 자아내는 위트도 갖추고 있어 대중소설로서 뛰어난 오락성도 동시에 제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하게 잡은 작품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이 시리즈를 기점으로 북유럽 범죄소설은 ‘셜록 홈스’ 식 수수께끼 풀이에서 탈피하여,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 등장해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스웨덴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는 이 시리즈가 북유럽 범죄소설에 기여한 바를 기리기 위해 마르틴 베크상을 제정하여 매년 훌륭한 범죄소설에 시상하고 있다.

● 노동자가 자본가를 쏘아 죽이다

호텔 식당에서 한낮에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머리에 총을 맞고 테이블 위로 쓰러졌지만 놀랍게도 죽지 않았다. 그런데 식당 안에 있던 누구도 범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황당한 사실이 이내 드러난다. 융통성 없는 말뫼 경찰은 아무 의미 없는 증거에 집착할 뿐. 이 사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르틴 베크가 말뫼로 출동한다.

제목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는 1970년대 스웨덴 시민들이 베트남 전쟁 반대 등 시위를 할 때 사용했던 구호 ‘Polis, polis, patatisgris(경찰, 경찰, 돼지 같은 경찰)’을 사용한 말장난이다. 제목에 명백하게 담겨 있듯, 이번 작품은 경찰 조직의 무능함을 거침없이 풍자하는 블랙 유머로 가득차 있다. 시리즈 이전 작품에서도 감초처럼 등장했던 코믹한 순찰조 듀오인 크반트와 크리스티안손이 다시금 활약한다. 말뫼 경찰의 선임경사 바클룬드는 흉기가 리볼버인지 자동권총인지도 파악하기 전에 탄피부터 찾겠다고 설쳐댄다. 또한 신분을 숨겨야 할 국가보안청 비밀경찰은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옷차림으로 당당하게 등장한다. 이들은 저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터무니없는 발상에서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리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세상 누구보다 진지하다. 이 무능한 이들의 진지함은 『돈키호테』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저자들은 무르익은 유머 감각을 아낌없이 과시하면서도 특유의 사회비판적인 시선도 보여준다. 사건의 피해자는 거대 기업을 이끄는 자본가로, 공격적인 무자비한 운영 방식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이다. 그가 자기 지갑을 불리는 과정에서 부와 권력이 없고 못 배운 사람들은 흡사 부품처럼 소모되었다. 이 비인간적인 인물에 대해 저자들은 일말의 동정도 보이지 않는다. 작품 초반에 죽은 그의 이미지를 전혀 회복시켜주지 않을뿐더러 인간적인 면모도 부여하지 않는다.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적 사회 풍조에 대한 통렬한 비판에는,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대하는 방식 자체를 범죄로 보는 저자들의 통찰력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의 서문을 쓴 스웨덴의 문학박사이자 소설가인 아르네 달은 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서스펜스물의 전통을 마음껏 활용”하여 “시대의 풍토를 비길 데 없는 솜씨”로 그려냈다고 평하며, “저자들의 기술은 절정에 달했고” “소설로서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범죄소설을 현실의 거울상으로 만들다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에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 특유의 사회 비판도 빠지지 않아 독자들은 즐거운 독서 안에서 1970년대 스웨덴 사회의 문제적 면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의 현실을 범죄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낸다. 등장인물들은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인종차별주의 정책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현장을 지나치는데, 이렇게 사회상을 문학작품에 녹여 넣는 작풍은 ‘마르틴 베크’ 이전의 범죄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었다. 주인공이 경찰이든, 탐정이든, 범죄소설은 사건과 범죄 해결에만 중심을 두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범행 수법은 무엇인지 퍼즐을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현실적인 경찰이 현실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수사하기 때문에 범행도 현실적이어야 했다. 현실적인 범죄에는 거대한 음모 같은 트릭 대신 범죄의 배경이 되는 사회상이 등장한다. 독자들은 범죄소설을 읽으며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인식할 수 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이후로 범죄소설은 흐름이 완전히 달라져, 범죄를 통해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후배 작가들에게 범죄소설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다. “경찰소설의 모범”(요 네스뵈), “현대의 고전, 오늘날에도 유효한 소설”(헨닝 망켈) 등 유수의 작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전권이 엘릭시르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구매가격 : 9,700 원

어느 끔찍한 남자

도서정보 : 마이 셰발, 페르 발뢰 | 2019-1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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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는 사실상
거의 모든 스칸디나비아 형사들의 원조다!”_리 차일드

요 네스뵈, 헨닝 망켈 등 유수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경찰소설의 모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와 『어느 끔찍한 남자』가 동시 출간되었다. 엘릭시르의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는 사건 현장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어 작품 속 범죄와 수사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열 권으로 이루어진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틴 베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경찰소설이다. 공동 저자인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이 시리즈에 ‘범죄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여 부르주아 복지국가인 스웨덴이 숨기고 있는 빈곤과 범죄를 고발하고자 했다. 또한 긴박한 전개와 현실적인 인물이 자아내는 위트도 갖추고 있어 대중소설로서 뛰어난 오락성도 동시에 제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하게 잡은 작품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이 시리즈를 기점으로 북유럽 범죄소설은 ‘셜록 홈스’ 식 수수께끼 풀이에서 탈피하여,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 등장해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스웨덴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는 이 시리즈가 북유럽 범죄소설에 기여한 바를 기리기 위해 마르틴 베크상을 제정하여 매년 훌륭한 범죄소설에 시상하고 있다.

● 경찰이 살해된 사건 중에는 미해결 사건이 없다

전직 경찰서장이 입원한 병실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 이것은 정부에 대한 저항이 담긴 정치적인 살인일까, 아니면 원한 관계에 의한 살인일까? 수사관으로서, 동료를 죽인 살인자를 검거해야 하는 마르틴 베크는 실마리를 찾으려 분투하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경찰 조직의 추악한 민낯만을 보게 되는데…….

『어느 끔찍한 남자』는 함께 출간된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의 유쾌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묵직한 스릴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작품이 시작하자마자 전(前) 경찰서장이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마르틴 베크는 평화로운 저녁 시간에서 유혈이 낭자한 살인 사건 현장으로 호출된다. 살인범을 찾기 위해 피해자를 조사하던 베크는 죽은 남자가 고위 경찰이라는 지위에서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법을 집행했으며, 그의 긴 경력만큼이나 부당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사실상 악인이었다. 심지어 법은 국민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르틴 베크는 살인범을 잡아야 하는 수사관으로서의 임무를 저버릴 수 없다. 죄책감과 책임감을 어느 때보다 크게 느끼며 마르틴 베크는 범인의 뒤를 쫓는다.

『어느 끔찍한 남자』에서 펼쳐지는 검거 작전은 이제껏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서 보여준 어느 작전보다 규모가 크고 첨단 장비로 무장되어 있다. 군사·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숨막히는 액션이 단숨에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마르틴 베크는 이 작품에서 정신적 위기뿐만 아니라 육체적 위기도 함께 겪는다. 검거 작전의 끝자락, 경찰을 향해 총을 겨눈 범인과 마르틴 베크가 정면으로 부딪히며 갈등이 폭발하는 장면은 시리즈 내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잭 리처’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 리 차일드는 이 작품에 대해 “희한할 만큼 설득력 있”고 “작은 반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여 “수사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우리가 이전까지 믿었던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뒤흔들린다”고 평하며,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 깊은 애정을 표했다.

●범죄소설을 현실의 거울상으로 만들다

『어느 끔찍한 남자』에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 특유의 사회 비판도 빠지지 않아 독자들은 즐거운 독서 안에서 1970년대 스웨덴 사회의 문제적 면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의 현실을 범죄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낸다. 등장인물들은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인종차별주의 정책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현장을 지나치는데, 이렇게 사회상을 문학작품에 녹여 넣는 작풍은 ‘마르틴 베크’ 이전의 범죄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었다. 주인공이 경찰이든, 탐정이든, 범죄소설은 사건과 범죄 해결에만 중심을 두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범행 수법은 무엇인지 퍼즐을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현실적인 경찰이 현실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수사하기 때문에 범행도 현실적이어야 했다. 현실적인 범죄에는 거대한 음모 같은 트릭 대신 범죄의 배경이 되는 사회상이 등장한다. 독자들은 범죄소설을 읽으며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인식할 수 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이후로 범죄소설은 흐름이 완전히 달라져, 범죄를 통해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후배 작가들에게 범죄소설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다. “경찰 소설의 모범”(요 네스뵈), “현대의 고전, 오늘날에도 유효한 소설”(헨닝 망켈) 등 유수의 작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전 권이 엘릭시르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구매가격 : 9,000 원

혁명가 의사 - 스칼렛 핌퍼넬

도서정보 : 에무스카 오르치 | 2019-11-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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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고, 전국에 걸쳐서 부유한 귀족과 그 가족에 대한 체포와 처형이 일어나던 시기. 프랑스 귀족들을 구해서 영국으로 빼돌리던 스파이 스칼렛 핌퍼넬을 다룬 단편 소설 중 하나.
리옹 시의 부유한 가문 중 하나인 마르탱 후작은 반혁명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왕당파 군대에 합류한다. 그러나 압도적인 화력 차이로 패배한 후, 스위스로 망명한다 그러는 사이, 리옹에 남아 있던 후작의 가족, 즉 후작 부인과 어린 마르탱 자작은 혁명군에 함락된 도시에 남아 있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들을 모시던 시종 장 피에르가 어떻게 스칼렛 핌퍼넬을 만나고, 병에 걸린 어린 마르탱 자작을 고치고, 리옹 시를 탈출하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구매가격 : 1,200 원

죽음의 문턱에서 - 스칼렛 핌퍼넬

도서정보 : 에무스카 오르치 | 2019-11-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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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고, 전국에 걸쳐서 부유한 귀족과 그 가족에 대한 체포와 처형이 일어나던 시기. 프랑스 귀족들을 구해서 영국으로 빼돌리던 스파이 스칼렛 핌퍼넬을 다룬 단편 소설 중 하나.
여자 아이인 주인공은 귀족의 일가로, 아버지와 어머니, 어린 동생들과 같이 혁명군에 체포되어 처형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 처형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겁에 질려 살던 그녀가 감옥 밖에서 이상한 소음을 듣는다.

구매가격 : 500 원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도서정보 : 로런스 블록 | 2019-10-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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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형태와 색으로 빚어진 예술이
삶과 영혼을 가진 찬란한 이야기가 된다!

★ 브램 스토커 상 수상작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수록 ★


고대 동굴벽화부터 미켈란젤로, 고갱, 고흐, 르누아르, 마그리트와 달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17편의 어둡고 기묘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들

미국의 유명 하드보일드 작가 로런스 블록은 몇 년 전 기발한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리고, 스티븐 킹과 조이스 캐럴 오츠를 비롯해 일군의 걸출한 작가들을 아주 매력적인 문학 프로젝트에 초청했다.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하나씩 선택해, 그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단편소설을 써내는 것이었다. 기획자와 참여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 탁월한 기획은 2016년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고, 모든 단편이 최상급인 훌륭한 소설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7년, 한국에서도 ‘빛 혹은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 눈부신 성공을 채 다 만끽하기도 전에, 이 기획의 책임자 로런스 블록의 마음에는 고민의 그늘이 드리웠다. ‘그렇다면 앙코르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전작의 성공으로 인해 높아진 기대치와 부담감을 짊어지고 씨름하던 그는 고심 끝에 단편집의 규칙을 약간 변경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화가 한 명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를 엮는 대신, 참여 작가들이 각자 원하는 예술가의 작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빛 혹은 그림자』에 참여했던 쟁쟁한 작가들 모두에게 조심스럽게 청탁 메일을 보냈다. 그중 몇 명이라도 수락해준다면 다행이라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초대를 받은 대부분이 두번째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불참하게 된 이들을 대신해 네 명의 새롭고 개성 있는 작가들이 합류했다. 그렇게 조이스 캐럴 오츠, 리 차일드, 마이클 코널리, 제프리 디버, 데이비드 모렐을 포함해 재능 넘치는 이야기꾼 열일곱 명의 작품으로 구성된 소설집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의 막이 올랐다.


미술작품을 재료로 최고의 소설가들이 차려낸 예술적 만찬

예술작품의 선정에 제한을 두지 않은 덕에, 다양한 형식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책에 실린 매혹적이고 흥미진진하며 때로는 오싹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들에 영감을 주었다. 각각의 작가들은 이러한 자유로운 규칙을 날개삼아 기발하고 거침없는 상상력을 펼치며 저마다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완성했다. 그리하여 선사시대 동굴벽화부터 고흐, 고갱, 르누아르, 마그리트, 달리와 같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비롯해 미켈란젤로와 로댕의 조각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재료와 색채와 스타일로 빚어진 미술작품들이 소설이라는 또다른 예술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와 생명을 얻게 되었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작가들에게 이야기의 요람이 되어준 작품들이 컬러 도판으로 수록되어, 소설을 더욱 생생하고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는 다시 한번 다양한 취향과 기호를 만족시킬, 우아하고 영리하며 맛깔스러운 단편집이다.


예술, 지금 여기의 시간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다

대다수가 미스터리와 범죄 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소설집의 한 가지 특징은, 다수의 작가들이 미술작품의 풍경을 간접적으로 차용하는 대신 실제 작품과 예술가를 소설 속으로 적극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허구적인 상상과 역사적인 사실의 결합은 단단한 현실에 균열을 일으켜, 그 위에 발을 딛고 있는 독자들을 가상의 세계로 즐겁게 추락시킨다.

리 차일드는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사망한 해에 부정한 방법으로 그의 정물화 〈국화꽃다발〉을 손에 넣은 한 사기꾼의 회고를 그린다(「피에르, 뤼시앵 그리고 나」). 니컬러스 크리스토퍼는 폴 고갱이 세상을 떠나기 일 년 전에 완성한 〈부채를 든 소녀〉에 담긴 아름답고 슬픈 사연을 상상력을 발휘해 재구성한다. 극중에 등장하는 프랑스 아를의 ‘노란 집’은 실제로 고갱과 그의 친구 빈센트 반 고흐가 함께 머물렀던 곳이다(「부채를 든 소녀」). 범죄소설의 대가 마이클 코널리의 「세번째 패널」은 15세기의 화가 히로니뮈스 보스의 대표작인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을 모티프로 한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짧지만 강렬한 이 작품에서 독자들은 기괴한 사건으로 인해 미궁에 빠진 두 형사와 함께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세라 와인먼의 「대도시」에서 주인공은 애인의 집에 걸려 있는 누드화의 모델이 오래전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아보고, 그 그림을 차지하려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화가의 관계를 알게 된다.

한국어 번역본의 표제작이자 브램 스토커 상 수상작인 데이비드 모렐의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인 반 고흐를 아주 기발한 방식으로 소설 속에 되살려낸다. 고흐를 모델로 한 것이 분명한 가상의 인상파 화가 ‘반 도른’의 그림 속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창의적이고 영리한 수작이다.


예술, 인간을 들여다보다

어떤 단편에서는 미술작품이 등장인물의 심리적 풍경을 대변하는 경우도 있다. 워런 무어는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전혀 아무것도 찾지 않는 암푸르단의 약사〉의 황량한 풍경을 단편 속 주인공의 공허한 심리를 반영하는 장치로 사용한다(「암푸르단」). 한 장소에 밤과 낮이 공존하는 마그리트의 유명한 그림 〈빛의 제국〉은 조너선 샌틀로퍼의 상상력을 입고, 남편에 대한 의심으로 파괴되어가는 여성의 심리를 묘사한 지극히 주관적인 풍경화가 된다(「가스등」).

조이스 캐럴 오츠는 화가의 화려한 명성이 아닌 추문을 바탕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가장 어둡고 기이하면서도 작가의 인장이 뚜렷한 문제작을 완성했다.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화가 발튀스의 〈아름다운 날들〉을 모티프로 삼은 이 단편은 그림 속에 갇혀버린 소녀의 목소리로 현실의 그늘과 예술의 그늘을 동시에 드러낸다. 오츠의 작품 속에서 현실과 예술은 서로를 반영하고 투영하며 경계를 확장하다가 마침내 하나가 된다. 그 세계에서 예술은 삶을 고양시키는 찬란한 빛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삶을 망가뜨리고 상처를 헤집는 어둠이 될 수도 있다(「아름다운 날들」).


예술, 시대와 형식을 뛰어넘다

회화가 아닌 다른 형태의 미술작품을 선택한 작가들도 눈에 띈다. 제프리 디버는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선택했다. 추락하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어느 고고학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의미 있는 발견」은 라스코동굴벽화를 활용해 작품 속 인물들과 독자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동굴 속으로 밀어넣는다.

크리스틴 캐스린 러시와 로런스 블록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조각 두 점에서 영감을 얻었다. 『빛 혹은 그림자』에 크리스 넬스콧이라는 필명으로 단편을 기고했던 크리스틴 캐스린 러시의 「생각하는 사람들」은 1970년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어난 실제 테러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 끝내 공식적인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의 뒷이야기가 사십여 년의 시간을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로런스 블록의 「다비드를 찾아서」에는 작가가 창조한 유명한 캐릭터 중 하나인 매슈 스커더가 등장한다. 전직 형사인 그는 은퇴한 후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던 중 이십오 년 전 자신이 체포했던 범죄자와 마주친다. 이제 노인이 된 그 범죄자는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과 관련이 있음을 털어놓는다.


예술,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미완의 미학

예술은 어느 시점에서 ‘완성’되는 것일까? 마지막 붓질이 끝나는 순간, 혹은 작가의 펜이 종이를 떠나는 순간이라고 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작품이 미술관에 전시되는 순간, 책의 형태로 출간되는 순간이라고 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 년, 수백 년 전에 예술가의 손을 떠난 작품이 지금 여기, 완전히 다른 시대에 새로운 공기를 호흡하며 새로운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예술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영원한 것일지도 모른다. 바로 그 미완성성이 예술을 위대한 것으로 만드는지도 모른다. 소설가가 미술작품과 치열하게 대화하며 써낸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의 이야기들은 예술에 생기를 부여하는 가장 적극적인 관람 행위이자, 그 자체로 또다른 예술이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의 삶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된다. 그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오롯이 우리 독자들의 몫이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놀라움 가득하고 상상력 넘치는 소설집. 로런스 블록의 노련한 지휘 아래 또다시 예술과 서스펜스가 맛깔스럽고 도발적으로 결합했다. 북리스트

소설에 강렬한 매력을 부여하는 빛깔과 색채와 분위기를 빠짐없이 포착해낸 단편들이 실려 있다. 미스터리 신 매거진

범죄와 미스터리 소설의 팬들을 위한 책. 단편의 모티프가 된 예술작품과 그 작품이 작가들을 각기 어떤 방향으로 이끄는지를 직접 목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북가슴

매혹적인 기획이 낳은 어두운 빛깔의 보석들. 퍼블리셔스 위클리


▶ 책 속에서

앰퍼샌드가 뜻하는 ‘그리고’라는 접속사는 무엇이든 얘기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사람이 결합하기로 마음먹은 두 대상 사이에 위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앨런의 일상에 존재하는 접속사는 하루 위에 또다른 하루가 얹어지는 것일 뿐이었으니 이곳에서, 이 일상에서 마침표는 별 의미가 없게 느껴졌다. 이곳 주민의 일상은 하루하루 이어지는 날들이 말줄임표가 되다가 어느 날 저마다 문장의 끝에 다다를 따름이었다. _「암푸르단」, 183∼184쪽

“생각이 덫이 될 수 있어요. 그게 고문이 될 수 있어요.” _「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228쪽

어머니는 여동생과 내 팔을 잡아당기며 웅장한 계단을 올라가 어머니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것?예술이 주는 위안, 예술의 비인간성, 예술로의 도피?을 찾으려고 했어요. 상처를 치료하는 능력으로, 또는 상처를 찢어서 더 큰 고통을 야기하는 능력으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예술이라는 수수께끼. _「아름다운 날들」, 262쪽

우리는 육신이 있는 존재로 지내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아요. 육신은 인형처럼 예쁜 얼굴을 배신하고 미모를 조롱거리로 만들죠. _「아름다운 날들」, 274쪽

“하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예술은 죽음이 아니라 삶을 향한 원동력이라는 거야. 화가는 오래 살아야 해.” _「태양의 혈흔」, 420쪽

“나이들어서 가장 좋은 게 그거요, 어쩌면 딱 한 가지 좋은 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신경쓰는 게 점점 줄어들어요, 특히 남의 의견 같은 거.” _「다비드를 찾아서」, 481쪽

구매가격 : 13,900 원

일러스트 모비 딕

도서정보 : 허먼 멜빌, 록웰 켄트 | 2019-10-3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국을 대표하는 그래픽 아티스트 록웰 켄트가
어둠의 빛과 빛의 어둠으로 구현한 『모비 딕』

“사려 깊고 까다로우며 그 어디에도 속한 적 없이 별나고도 다정한 이 남자가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책의 예술성에 기여한 성취만은 불멸하리라.” _뉴욕 타임스(1971)

허먼 멜빌 탄생 200주년을 맞아, 1930년 ‘멜빌 부흥’이 대중에게까지 확산되는 데 크게 기여한 미국을 대표하는 그래픽 아티스트 록웰 켄트의 작품을 담아 『일러스트 모비 딕』을 출간한다.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황유원 시인의 새 완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노벨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문학’ ★가디언 선정 ‘세계 100대 도서’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도서


작품 소개

‘진정한 독창성’의 탄생 그리고 ‘멜빌 부흥’
―포경선이야말로 나의 예일대학이자 나의 하버드대학이었으므로

허먼 멜빌은 1819년 8월 1일 부유한 무역상인 앨런 멜빌과 마리아 갠즈보트 멜빌의 여덟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스코틀랜드계인 앨런과 네덜란드계인 마리아는 미국독립전쟁에서 공을 세운 명문가 출신으로, 허먼 멜빌은 자신이 모계와 부계로부터 ‘혁명’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에 흡족해했다. 1832년 앨런이 사업 실패 후 세상을 떠나게 되자 학업을 중단하고 형과 더불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벌이에 나선다. 삼촌이 중역으로 있던 뉴욕주립은행에서 은행원으로 시작해 형이 운영하던 상점의 점원으로, 농장 일꾼으로, 교사로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게 된다. 1839년 6월에는 뉴욕과 리버풀을 오가는 상선의 사환으로 취직해 처음으로 배에 오른다. 그는 이 일자리를 얻기 몇 주 전 <니커보커> 5월호에 실린 제레미아 N. 레이놀즈의 「모카 딕, 혹은 태평양의 흰 고래」라는 글을 읽었다. 멜빌 연구자인 허셜 파커 교수에 따르면, 이 무렵 이미 멜빌은 고래에 대한 글을 쓸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1840년에는 형과 함께 19세기 세계 최대 포경기지였던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뉴베드퍼드를 찾아 포경선 어커시넷호의 선원으로 계약을 맺고 1841년 1월 3일 출항한다.
당시 포경선의 항해 기간은 3년 내지 4년 정도로 길었고, 항해중 다른 포경선을 만나는 ‘사교적 방문(gam)’을 통해 소식을 교환하곤 했다. 멜빌은 사교적 방문으로 윌리엄 헨리 체이스를 만나 그의 아버지 오언 체이스가 쓴 에식스호 난파기를 빌려 읽게 된다. 오언 체이스는 1820년 남태평양에서 거대한 향유고래의 공격을 받고 난파된 포경선 에식스호의 일등항해사로 몇 달을 표류하다 가까스로 생환했다. 멜빌은 오언 체이스의 이야기에서 『모비 딕』의 영감을 얻는다.
멜빌의 포경선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선장의 폭압과 격무에 시달리다 1842년 7월, 동료와 함께 탈주해 타히티섬을 비롯한 폴리네시아의 여러 섬들을 떠돈다. 1843년 미 해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자신의 경험을 담은 첫 소설 『타이피』 집필을 시작한다. 1846년과 1847년 각각 『타이피』와 속편 『오무』를 출간해 영국과 미국에서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식인종들과 함께 산” 모험 작가로서의 명성과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러한 성공 이후 멜빌은 작가로서의 야심을 발휘해 소설들을 쓰지만, 대중의 반응은 점차 싸늘해진다. 1850년 너새니얼 호손과 친교를 맺고 문학적 여정의 동반자가 된다. 멜빌은 장편소설 여덟 편, 「필경사 바틀비」와 「베니토 세레노」 등을 담은 단편집을 내지만 더는 자신의 작품을 출간해줄 출판사를 찾지 못한 채 1860년 시로 전향한다. 시도 꾸준히 쓰나 소량의 부수를 자비출판으로 출간할 정도로 말년에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잃었다. 1891년 9월 미완성 유작으로 남게 된 「선원, 빌리 버드」를 집필하다 심장발작으로 영면한다. 어느 신문에서는 그를 ‘한때 작가’였고 대표작은 ‘Mobie Dick’이라며, 과거형과 엉뚱한 철자로 그의 부고를 전했다.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이후 성취하기 어려웠던 ‘진정한 독창성’이 19세기와 20세기 미국문학에서 일부 성취되었다고 한다면 그 시작은 멜빌이리라 평했다. 시대를 앞선 불운한 작가 멜빌은 그러한 독창성 탓에 생전에는 냉대를 받았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멜빌 부흥(Melville Revival)’이 인다. 1919년 평론가 레이먼드 위버가 <네이션>에 허먼 멜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특히 『모비 딕』을 극찬한 것을 계기로 재조명되면서 1924년 유작인 「선원, 빌리 버드」까지 포함한 허먼 멜빌의 전집이 발행되고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멜빌은 에드거 앨런 포, 너새니얼 호손과 함께 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게 된다.

?어둠의 빛과 빛의 어둠으로 구현한 『모비 딕』
―나는 근원적이고 무한한 것을 원한다, 영원의 리듬을 그려내길 원한다?

“『모비 딕』 일러스트는 록웰 켄트가 이룩한 예술적 성취 가운데서도 단연코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항해를 즐긴 모험가였던 켄트에게, 그리고 엄청난 애서가였던 켄트에게 『모비 딕』만큼 영감과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 작품도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그 일을 누구보다도 훌륭히 해냈다. 1930년 출간 당시 반응도 좋아서, 그의 일러스트가 담긴 세 권짜리 한정판 『모비 딕』 천 부는 출간 즉시 매진되기도 했다. 대공황에 접어든 시기였음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모비 딕』이 당시 대중의 기억에서 거의 사라진 작품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비 딕』이 오늘날의 영광을 누리게 된 데 켄트의 일러스트가 주요한 역할을 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모비 딕』을 열렬히 질투했던 윌리엄 포크너는 거실에 켄트가 그린 에이해브 선장 일러스트를 액자에 넣어 걸어두기도 했다고 하는데, 평생 그림에 열광했던 멜빌이 저세상에서 이 사실을 알면 『모비 딕』을 헌정한 사람을 호손에서 켄트로 슬쩍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_일러스트 모비 딕에 대하여

『모비 딕』은 허먼 멜빌이 1851년 여섯번째로 발표한 장편소설로, 친밀히 교유한 문호 너새니얼 호손에게 헌정한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는 멜빌이 모험 작가로서의 인기와 명성을 모두 상실한 때로, 『모비 딕』은 형식도 생소하고 신성모독적 서술까지 논란이 되어 평단과 대중의 혹평을 받는다. 멜빌은 사후에 이른바 ‘멜빌 부흥’을 거쳐 재평가된다. 특히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레이먼드 위버가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재조명된 『모비 딕』은, 향유고래의 공격으로 난파된 에식스호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포경선 피쿼드호의 에이해브 선장과 흰 고래 ‘모비 딕’ 사이의 대결을 거대하고도 웅장한 비극으로 형상화한 멜빌의 대표작이자 미국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멜빌 부흥’이 대중에게까지 전파된 데는 1930년에 출간된 『일러스트 모비 딕』의 공이 크다. 미국의 최대 인쇄업체인 R. R. 도널리는 자사의 인쇄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와 협업해 ‘4대 미서 캠페인The Four American Books Campaign’을 벌인다. 네 작품을 선정해 특별판으로 출간하는데, 이 중 하나가 록웰 켄트의 작품 약 270점을 담은 『일러스트 모비 딕』이었다. 애초 켄트에게 제안된 작품은 멜빌 역시 독파하고 영향을 받았던 리처드 헨리 데이나의 자서전 『2년간의 선원 생활』이었다. 하지만 켄트는 오히려 당대의 독자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모비 딕』을 선택했고, 1926년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1920년대는 켄트가 목판화 작품을 선보이던 시기라 『모비 딕』의 일러스트는 종종 목판화로 오인되지만, 해당 기법을 차용해 펜과 잉크로 그린 작품이다. 본 캠페인을 지휘한 디자인 감독은 그의 일러스트에 대해 “인간 존재를 감싸는 자정의 어둠, 영혼의 암흑 그리고 심연, 즉 멜빌의 『모비 딕』이 구현하는 분위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경제 대공황 시기였음에도 고가의 특별판은 출간 즉시 매진된다. 이 현상을 눈여겨본 랜덤하우스는 재빠르게 보급형 『일러스트 모비 딕』을 출간하며, 표지와 광고 모두에 허먼 멜빌의 이름은 빼고 록웰 켄트의 이름만을 담았다. 후대 소설가로서 멜빌의 『모비 딕』을 몹시 흠모했던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포크너는 록웰 켄트가 그린 ‘에이해브 선장’을 액자에 담아 거실 벽에 내내 걸어두었다.
켄트의 일러스트는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최적한다. 대학 진학 전 제도(製圖)에 탁월한 실력을 보였으며, 알래스카와 그린란드를 여행한 모험가이자 항해가였고, 직접 글을 쓴 작가였기에 그의 일러스트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확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예술성이 공존한다. 특히나 멜빌이 공들여 묘사한 장엄한 자연과 자살충동을 달래려 바다로 향하는 떠도는 자인 이슈미얼 그리고 복수의 화신이 된 에이해브 선장과 그를 막아보려 애쓰나 결국에는 굴복하고 비극적 상황에 이르는 일등항해사 스타벅 등 피쿼드호에 승선한 인물들의 온갖 사연과 성격적 특성, 이들이 겪는 극적인 사건이 멜빌의 문체를 반향하듯 다채로운 화풍으로 구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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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어릴 적에는 에드거 앨런 포를 좋아했는데, 이젠 그때는 읽지 않았던 허먼 멜빌을 사랑한다. _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모비 딕』은 손에서 내려놓자마자 ‘내가 썼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한 책이다._윌리엄 포크너

그저 우연히 『모비 딕』을 집어들게 되었을 뿐이고 지난 삼십 년간 멜빌에 대해 열 번쯤 떠올려봤을까 싶었는데, 첫 장을 읽자마자 나는 나의 문체가 멜빌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_노먼 메일러

세상에서 가장 기이하고 놀라운 작품 가운데 하나. _D. H. 로런스

의식의 은유적 행위에 대한 극적인 탐구. 이 책을 읽을 때면 늘 내 마음이 확장되는 느낌이 든다. _메릴린 로빈슨

구매가격 : 23,100 원

쉽고 가볍게 소설체로 읽는 신곡

도서정보 : 단테 알리기에리 | 2019-10-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단테의 《신곡》은 서곡을 포함해서 <지옥편> 34곡, <연옥편> 33곡, <천국편> 33곡으로 구성된 총 100곡의 대서서시이다. 그 줄거리는 단테가 35세 되던 해에 지옥, 연옥, 천국을 일주일 동안 여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지옥과 연옥에서는 베르길리우스가 길을 안내하며, 천국에서는 첫사랑 베아트리체를 만나 길 안내를 받는다.
당대에는 대부분 문학 작품들이 라틴어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단테는 그 관습을 과감히 깨고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작품을 썼다.
특히 《신곡》은 당대에 번영한 도시국가인 피렌체를 배경으로 신성 로마제국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러나 단테의 《신곡》은 거의 모든 내용들 하나하나가 주석을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어렵고 힘든데다가, 이탈리아 원문으로 읽어야 문체의 맛과 멋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신곡》의 주인공 단테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주석의 내용을 본문으로 최대한 끌어들여 독자들이 《신곡》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소설체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단테의 《신곡》을 전문적으로 읽기 이전의 준비 과정이나, 혹은 원문 번역본을 읽기 이전에, 그 대강의 전모를 젊은 세대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구매가격 : 7,000 원

슈틸러 (세계문학전집 178)

도서정보 : 막스 프리슈 | 2019-10-2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스위스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막스 프리슈

막스 프리슈는 1911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연극에 심취했고,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며 예술사와 라틴어 문학을 공부했다. 작품을 몇 편 썼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하자 1937년 작가로서 능력에 회의를 품고 그동안 쓴 원고를 모두 불태웠다. 그러나 이듬해 콘라트 페르디난트 마이어 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제2차세계대전에 포병으로 참전한 경험을 기록한 『빵주머니의 종이들』을 1940년에 출간했다. 이후 건축가로 일하면서 소설과 희곡을 꾸준히 발표해 작가로서 자리를 잡았으며, 『슈틸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자 건축사무소를 그만두고 창작에만 전념하면서 『호모 파버』 『안도라』 등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을 연이어 남겼다.

뒤렌마트와 함께 전후 스위스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프리슈는 정체성, 개인의 고유성과 윤리, 그리고 그와 관련된 집단의식을 주로 다뤄왔다.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칭했지만, 그의 정치적인 활동은 특정 사상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문화적인 가치를 정치에서 분리하려는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고, 조국 스위스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한 위치나 군대의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제기했다. 프리슈에게 집단의 감시와 규제는 개인의 고유성을 말살하는 죄악에 가까웠으며, 이러한 의식은 그의 작품세계 안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외부의 편견과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다룬 『슈틸러』는 프리슈의 문학세계를 대표하는 소설로, 출간과 동시에 전 세계의 호평을 받으며 문단에 일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으로 막스 프리슈의 이름은 마르셀 프루스트, 로베르트 무질, 제임스 조이스 같은 20세기 위대한 작가들과 동등한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진정한 나 자신을 되찾기 위한 투쟁, 『슈틸러』

“나는 슈틸러가 아니다!” 『슈틸러』는 주인공이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부정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는 기차를 타고 스위스 국경을 넘다가 검문소에 붙들린다. 누군가 그를 몇 년 전 행방불명된 스위스인 조각가 아나톨 슈틸러라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슈틸러가 아니라 미국인 화이트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경관, 변호사, 검사, 친구들, 심지어 슈틸러의 부인과 동생까지도 그를 슈틸러라고 단정한다.

『슈틸러』는 프리슈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다고 평가받는 소설로, 특유의 서사적 기법이 돋보인다. 소설은 제1부 ‘슈틸러의 구치소 기록’과 제2부 ‘검사의 후기’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7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 3, 5장은 지금 구치소에 갇혀 있는 ‘나’의 경험과 감상을, 2, 4, 6장은 ‘슈틸러’와 그 주변인들의 과거를 묘사한다. 이 대칭되는 두 갈래의 이야기가 7장에서 하나로 모이면서, 현재, 과거, 대과거 등 여러 시간층이 얽히며 시간의 그물망을 형성한다. 이어지는 제2부는 ‘나’의 정체성이 외부에 의해 결정되고 난 후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는 ‘나’에 대한 기록이다.

이런 기법을 통해 프리슈는 정체성과 우상, 그리고 개인의 자아실현의 문제를 엮어낸다. 프리슈는 『슈틸러』에서 ‘하느님의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성서의 계명을 인간에게도 적용한다. ‘나’는 계속해서 자신이 슈틸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주장을 묵살하고, 오히려 슈틸러라고 자백하라며 강요한다. ‘나’는 세상이 자신에게 진정한 자유와 생동하는 삶이 아니라 주변이 만들어놓은 우상과 역할로 도피하라고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진정한 삶이 아니며, 자신은 더는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는 이미 한 번, 주변이 만들어낸 우상과 역할에 얽매여 살아가다 고독과 자기소외밖에 남지 않은 채 좌절에 빠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에게 자신들이 만들어둔 우상의 가면을 씌우려 하고, 그는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기 시작한다.

우상의 구속에서 벗어나 진실한 자아를 실현하려는 투쟁은, 구치소에 수감된 인물과 행방불명됐던 인물이 동일인이라는 법원의 판결 앞에서 그가 침묵하는 것으로 일단 끝을 맺는다. 이 침묵은 자신의 변화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단념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노력 역시 하나의 우상이며, 진실은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상’의 감옥을 깨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삶

우상과 정체성 상실은 『슈틸러』를 비롯해 프리슈 작품세계의 저변을 꿰뚫는 핵심 주제다. 『안도라』에서 안드리는 유태인이라는 편견 때문에 희생당한다. 그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나, 마을사람이 모두 그렇게 판단하면서 집단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정당화된다. 『호모 파버』의 주인공 호모 파버는 합리적인 기술자라는 우상에 스스로를 가두고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비더만과 방화범들』에서 불안의식과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비더만은 정치적 방화범들과 타협하다 결국 파멸하며, 『나를 간텐바인이라고 하자』의 주인공은 슈틸러와 마찬가지로 사회가 부여한 역할과 주변인들이 요구하는 우상이 진정한 자신을 망가뜨린다고 느끼고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기술문명과 지식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주체적으로 경험을 탐구하기보다는 비판 없이 외부를 받아들이고 이미 만들어진 정보를 복제하는 길을 택하기 쉽다. 그렇게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을 상실한 인간은 결국 선입견의 틀, 즉 사회적인 우상에 갇힌다. 만들어진 우상과 주어진 역할에 얽매여서 개인으로서의 고유성과 본연의 자아를 상실하고 서로를 틀 안에 가두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현대인의 정체성 상실과 자기소외의 위험이 발생한다.

나는 결코 삶이 아니었던 삶을 떨쳐버렸다. (…) 내게는 엄청난 자유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었다. 모든 것이 내게 달려 있었다. 나는 한 번 더 살고 싶은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진정한 죽음이 실현되도록 결정할 수도 있었다. 모든 건 오로지 내게 달려 있어, 나는 이렇게 말했다. _본문 중에서

프리슈는 일평생 문학을 통해 현대사회의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실존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주체적이고 살아 있는 삶을 되찾는 길을 제시했다. 자기 자신과 타인을 편협한 우상의 틀에 가두지 말고 살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변화의 가능성을 향해 삶을 열어둔 채 본연의 자아와 진정한 정체성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만이 진부한 영혼 속에 존재하는 유일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1958년 독일 언어문학연구원은 당시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막스 프리슈에게 게오르크 뷔히너 상을 수여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긴장을 감지하고 적절한 새 가치를 추구하며 그 의미를 예술적으로 진실하게 묘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구매가격 : 12,300 원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는가

도서정보 :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 2019-10-1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독일 최고의 형법 전문 변호사가 25년 동안 담당했던 2500여 사건 중
가장 충격적인 12개의 사건 기록

어느 호숫가에서 남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다. 현장에서 발견되어 살해도구로 추정되는 총에서는 그의 아내의 지문이 발견되었고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쳐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이웃의 증언과 사망 보험금 수혜라는 살해 동기. 이 모든 증거들이 그의 아내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녀에게는 좁혀오는 법망을 벗어날 알리바이마저 없다. 이렇게 남편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된 아내를 비롯해 여성들을 끌고 와 강제로 매춘을 시킨 조직의 우두머리, 아이를 죽인 엄마가 남편까지 살해하는 등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에는 예측할 수 없는 진실에 대한 법의 심판이 12편의 반전 드라마로 담겨 있다. 언뜻 보면 잔인한 살인 사건처럼 보이는 12개의 사건. 이들에게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으며 법은 어떤 판결을 내릴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범죄자라고 모두 나쁜 사람일까?
인간의 선악은 함부로 정의할 수 없다

범죄자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처벌을 내려야 할까. 어떤 경우에는 범인의 인생이 더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벼랑 끝에 이르렀음을 이해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게 살인자를 변호하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의 변론이다. 예를 들어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자존감을 상실하고, 전쟁에 유린당한 가엾은 가해자들에게 잘 살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에서 살인자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라는 이유로 섣불리 비난하거나 동정해선 안 되며 범죄 행위 이전의 그들의 인생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간의 선과 악을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음을 이 책에서 잘 보여준다.

아이를 죽인 남편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방에서 인생을 보낸 아내가 복역 후 남편을 죽였다면 아내는 어떤 사람인가? 범죄자이지만 ‘인간이기에 공감’하는 한편, 인간이라서 알 수 없지만 ‘법만이 내릴 수 있는 판단’ 사이의 갈등을 단순한 어조로 그려낸다.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는 이 두 가지 체계의 충돌을 잘 보여준다. 단순히 범죄 행위만으로 사람의 선악을 판단할 수 없으며 법의 심판과 처벌 또한 정의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법은 공정한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
법을 마주하는 우리의 역할이자 최선이다

법정에서의 진실은 증명된 사실만이 인정된다. 검사와 변호사는 어떤 경우에도 증거를 근거로 해서 죄의 유무를 입증하며 판사는 법으로서 인정된 증거만을 토대로 최종 판결을 선고한다. 아무리 살인자가 확실해 보이더라도 법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섣불리 살인자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에서는 범죄자의 숨겨진 인생과 함께 그러한 엄격한 법의 심판을 냉철한 시각으로 그려낸다. 사건으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 감정을 배제한 채 법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지도 옹호하지도 않는다. 법의 옳고 그름이나 범죄자의 선과 악을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고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그러한 판단의 모호함을 일깨워주고자 한다. 그래서 죄를 심판함에 있어서 법만이 기준이 될 수 있고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것이 전제될 때, 과연 그 법이 공정한가에 대한 답은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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