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여정

도서정보 : 조규빈 | 2017-05-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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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빛바랜 추억에 빛을 더하는,
지나간 시간을 돌리며 떠나는 기록의 여정!
“기록은, 그래서 필요하다.”

누구나 소중한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흥이든 다른 사람과 있었던 중요한 일이든 살면서 하나 정도 소중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우리는 그런 기억을 추억이라 부르며 기억 한편에 묻어 두었다가, 이따금씩 들춰 보며 그때 느꼈던 감정에 다시 젖어들곤 한다. 그러나 이런 추억은 아무리 소중하고 감동적이더라도 세월을 막지는 못한다. 추억은 언제나 세월과 함께 휘적휘적 걸어가며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느꼈던 황홀한 풍경, 무언가를 보며 깨달았던 것들과 같은 추억은 그렇게 세월과 함께 기억 저편으로 서서히 희미해져 가지만 우리는 그 추억을 쉽게 다시 잡을 수 없어 아쉬움을 더한다.

책 『정동진 여정』은 그러한 추억과 빛바래 가는 기억을 시간을 되돌려가며 그려내고 있다. 정동진을 여행하며 느꼈던 서정으로 시작하는 ‘세월이 지나는 자리’에서는 경험하면서 느꼈거나 무심히 지나온 일을 돌이켜 보며 이야기로 꾸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추억 속에서 찾는 삶의 의미는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치는 많은 일에서 우리 역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은근히 말한다. ‘서정의 갈무리’에서는 추억을 되돌리며 그 속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그려낸다. 그 속에는 누구나 한 번쯤 느껴 보았을 여러 정서가 스며들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정서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그려 내며, 느낌이나 체험을 통해 받는 무한한 서정적인 장면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전한다. 동시에 독자들에게도 빛이 바래기 전에 기록을 남기며 시간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2002년까지 37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저자는 한빛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하여 『정동진 여정』을 첫 수필집으로 엮었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신인으로 등단하여 수필가로서 활동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황혼기에 접어들어 쓴 글이기에 저자의 경험이 묻어나며 추억의 소중함과 기록의 중요성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따뜻한 기억과 가슴 벅찬 감동,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갈무리하며 저자가 전하는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기록은, 그래서 필요하다.”

우리는 추억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추억이 있기에 그 기억을 되돌리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행복하고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기억은 세월을 따라 빛바래고 희미해질 뿐이다. 누구의 기억도 망각의 너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니 감동과 추억을 더 소중하고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기록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기록이 언젠가는 저자와 같이 하나의 책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길 바라 본다.

구매가격 : 8,450 원

생각 속의 통찰력

도서정보 : 카리쓰마 | 2017-05-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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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 두기 전까지 깊이 있는 생각을 하며 살아 온 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도 얕은 생각만을 일삼고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생각이라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누구나 다 하는 통상적인 사고방식과 정형화된 생각만 하는 인생이었다. 호기심은 없었고 특별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더욱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런 두뇌가 데코레이션인 인생을 벗어나고 싶었다.

매일 우리는 어제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생각의 98%는 어제와 같고 그저께와 같다. 1년전과도 특별히 다른 점이 없다. 항상 과거의 삶을 살아가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꿈꾼다. 과거의 생각으로는 똑 같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다른 미래를 바라면서 살아간다. 오죽했으면 아인슈타인도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이다.”라고 얘기를 했을까?

매일 한 번만이라도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최소한 1년 후에는 사고하는 힘이 생길 수 있을 것이고 생각의 변화는 다른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하며 정리를 한 에세이이다. 생각을 통해 일상의 에피소드로 생각하는 힘과 통찰력을 키우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지를 못할 것이다.
글을 통해 잠깐 생각하는 시간과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구매가격 : 9,900 원

글러브 vol.1

도서정보 : 창작집단 자발적 글쓰기 | 2017-05-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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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글쓰기 모임의 첫번째 작품집.

작가가 되고자하는, 글을 쓰고싶은, 글쓰기를 배우고싶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첫 번째 책.
주목받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창작집단으로 향하는 첫걸음을 함께하세요.

구매가격 : 500 원

꽃의 지혜

도서정보 : 모리스 마테를링크 | 2017-05-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꽃이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시인의 가슴으로 공감하다

때로는 묵직한 두드림으로 때로는 은은한 암시로 삶의 발견들을 건네는 지혜와 명상의 말

“침묵이요, 복종이요, 묵상으로 보이는 이 식물의 세계는, 그러나 사실은 숙명에 대한 저항이 가장 격렬하고 집요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 도서 소개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천천히 읽고 오래 음미하는 명상의 말

“꽃이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우리에게 『파랑새』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시인이자 희곡 작가인 그는 많은 산문을 남겼고, 이번에 출간된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엄선한, 오랜 세월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희곡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추는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면서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사랑, 행복, 운명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어 시적인 문체로 산문에 담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어떤 철학 사상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고 삶을 성찰한 결과물로, 우주적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선과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과학자와 같은 세밀한 관찰이 녹아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사유 속에서 솟아나는 물음과 대답들을 한 조각씩 이어가며 큰 그림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파편들을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며 새로운 차원의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속에서 발견한 미시의 세계(『꽃의 지혜』)부터 온 삶과 우주를 아우르는 거시의 세계(『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를 넘나들면서 시인의 영혼으로 써 내려간 아름답고도 장대한 사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우리 곁의 ‘파랑새’를 알려주었던 그는,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 곁에 ‘파랑새’가 있을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1 ― 꽃의 지혜
때로는 묵직한 두드림으로 때로는 은은한 암시로
삶의 발견들을 건네는 지혜와 명상의 말

과학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시인의 가슴으로 공감하다!

“누구든 작은 꽃 한 송이가 발휘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자신이 맞닥뜨린 역경을 극복하는 데 쏟는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운명을 맞이할 거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태어난 자리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꽃의 운명
그 숙명적인 한계에 맞서 용감하게 살아가는 삶을 배우다

『꽃의 지혜(L'Intelligence des fleurs)』(1907)는 마테를링크의 산문 가운데서도 자연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삶에 대한 통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아름다운 산문이다. 놀라운 점은, 그가 과학자에 버금가는 세밀하고 분석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시적 상상력을 발휘해 삶의 근원까지 파고드는 비유와 직관을 담은 문장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꽃의 지혜』는 가장 수동적인 생명체로 여겨지던 식물을 인간 못지않은 욕망과 지혜를 갖춘 존재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발표 당시부터 그 대담성이 화제가 되었다. 생물학자라면 적자생존 또는 용불용설과 같은 개념어로 간명히 설명해버렸을 이런 자연현상을, 마테를링크는 시인의 가슴과 비전으로 훨씬 더 깊이 껴안았다. 가장 보잘것없는 들풀에게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일련의 생명현상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의 치열한 생존까지 떠올린다는 것은 분명 실험실의 고성능 현미경만으로는 넘보기 어려운 경지일 것이다.
마테를링크는 태어난 자리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꽃의 숙명적 한계에 주목했다. 그 한계를 극복하여 살아남고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온갖 지혜와 의지를 발휘하는 꽃의 모습은 경이로운 감동을 선물한다. 그리고 마테를링크는 인간을 향해 나지막이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거대한 법칙들 가운데 무엇이 어깨를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요?”
“꽃이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길가에 서 있는 한 송이 꽃은 오늘도 지친 인간에게 그렇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 이면의 보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 그것이 바로 우리가 찾는 ‘꽃’이라고 마테를링크는 이야기한다.


◎ 책 속에서

◆ 그토록 평화롭고 다소곳해서 모든 것이 인고요, 침묵이요, 복종이요, 묵상으로 보이는 이 식물의 세계는, 그러나 사실은 숙명에 대한 저항이 가장 격렬하고 집요하게 펼쳐지는 곳입니다. -19쪽

◆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거대한 법칙들 가운데 무엇이 어깨를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요? 식물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쉬운 질문일 것입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한자리에만 붙박여 있게 만든, 바로 그 대자연의 법칙일 테니까요. 아울러 노력을 이리저리 낭비하는 우리 인간보다 식물은 무엇에 먼저 저항해야 하는지 훨씬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뒤엉킨 뿌리의 어둠으로부터 거슬러 올라 스스로를 형성하고 꽃의 광채로 활짝 피어나는 일편단심의 에너지는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오로지 하나의 의지로, 아래로 끌어내리는 숙명에서 벗어나 위로 솟아오르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요. -20쪽

◆ 무겁고 어두운 법칙을 어기고 우회하여 자신을 해방하고 비좁은 공간을 깨뜨려, 스스로 만들든 어디서 구하든 날개를 달고 가능한 한 멀리 도망쳐, 숙명으로 갇힌 공간을 극복하고 또 다른 영역으로 다가가 살아 움직이는 세계로 파고드는 것……. 식물로서 그런 경지에 도달한다는 건, 우리 인간이 운명적으로 부여된 시간을 벗어나 살고 물질의 가장 버거운 법칙에서 해방된 우주로 진입하는 것만큼이나 놀라운 일이 아닐까요? -20쪽

◆ 이제 우리는 꽃이 인간에게 불굴의 용기와 굳은 심지, 기발한 재치의 경이로운 모범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것입니다. 누구든 정원에 핀 작은 꽃 한 송이가 발휘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자신을 괴롭히는 온갖 역경을 극복하는 데 투여한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운명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21쪽

◆ 하지만 자연 만물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무엇이든 인간 스스로 창조해냈다는 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인지가 빤히 드러나지요. 이 지상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우리 인간은 이미 존재해온 것을 다시 찾아낼 뿐이며, 우리 이전에 생명이 걸어간 길을 그저 ‘놀란 어린아이’처럼 뒤밟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43쪽

◆ 생명의 뿌리이기도 한 자신의 꽃자루는 암꽃의 꽃자루만큼 길지 못한 것이지요. 이대로라면 암술과 수술의 결합을 가능케 할 유일한 공간인 빛의 수면 위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연이 벌인 일 중에서 이보다 더 잔인한 상황이라든지 부주의한 과실이 또 있을까요? 눈앞에 빤히 보이는데도 가닿지 못하는 이 숙명,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 갈망의 드라마가 어떠할지 상상해보십시오! 그건 어쩌면 지상에서 우리 인간이 겪는 비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47쪽

◆ 인간 세상과 마찬가지로 꽃들의 세계에서 역시 새로운 발견이란 똑같은 법칙, 똑같은 좌절, 똑같은 성공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마치 우리의 인내와 끈기, 자존심을 꽃 또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지성을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의 동일한 수준의 희망과 이상을 좇아 매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결국은 자신들을 돕고야 말 어떤 거대하면서도 무심한 섭리에 맞서 투쟁하는 것 같습니다. -88~89쪽

◆ 꽃을 통해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라든가 상태, 유혹의 방법과 미학적 취향 등은 우리 인간의 그것들과 무척 유사하다는 깨달음 말입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우리 인간 쪽에서 자연의 그런 요소들에 부응해왔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군요.
사실 인간이 스스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는 것만큼 부실한 주장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건축학적, 음악적 모티프들, 색과 빛에 관한 그 모든 조화 의식이란 바다, 산, 하늘, 밤, 황혼 등과 같은 대자연의 품에서 직접 빌려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 우리 내면에 나무의 아름다움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103~104쪽

◆ 나는 지금 땅의 권능이 됐든, 우리 본능의 중요한 근원이 됐든, 우주에 대한 감각이 됐든, 숲속 명상거리로서의 나무 이야기를 넘어 나무 그 자체, 숱한 세월을 푸름으로 지탱해온 한 그루의 고독한 나무까지 더불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존재 안에 평정과 행복의 심연을, 그 투명한 동공을 구성해온 무의식적인 이미지들 중에서 아름다운 나무의 기억에 빚지지 않은 것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104쪽

◆ 그보다는 자연을 움직이는 힘이, 적어도 지적인 차원에서만큼은, 우리 인간의 힘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간다고 믿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자연과 더불어 같은 우물을 시용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은 같은 세계에 속해 있으며, 서로 거의 닮은꼴입니다. 우리는 범접할 수 없는 신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처지가 결코 아닙니다. 우호적이되 아직은 적잖은 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자연의 뜻과 더불어 공존해나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것을 밝혀내고 이롭도록 유도하는 일에 인간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입니다. -117쪽

◆ 꽃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만물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기운이 우리 인간을 살아가게 해주는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걸 좀더 확신할 수 있게 해줍니다.
꽃과 우리가 서로 닮았고, 꽃이 가지고 있는 것을 우리 역시 가지고 있으며, 꽃의 방법과 습성과 관심과 성향과 욕망이 우리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때, 우리가 억누를 수 없는 본능으로 희구하는 모든 것은 저절로 그 당위성을 확보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삶의 곳곳에 꽃의 지혜가 만개할진대, 어떻게 그 삶이 악과 죽음, 어둠과 허무에 대한 승리의 몸짓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120쪽

구매가격 : 9,600 원

지혜와 운명

도서정보 : 모리스 마테를링크 | 2017-05-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우리 삶에서 가장 빛나는 것들을 찾아서

삶이 우리를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다시, 파랑새를 찾아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하라.”




◎ 도서 소개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천천히 읽고 오래 음미하는 명상의 말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우리에게 『파랑새』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시인이자 희곡 작가인 그는 많은 산문을 남겼고, 이번에 출간된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엄선한, 오랜 세월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희곡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추는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면서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사랑, 행복, 운명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어 시적인 문체로 산문에 담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어떤 철학 사상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고 삶을 성찰한 결과물로, 우주적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선과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과학자와 같은 세밀한 관찰이 녹아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사유 속에서 솟아나는 물음과 대답들을 한 조각씩 이어가며 큰 그림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파편들을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며 새로운 차원의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속에서 발견한 미시의 세계(『꽃의 지혜』)부터 온 삶과 우주를 아우르는 거시의 세계(『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를 넘나들면서 시인의 영혼으로 써 내려간 아름답고도 장대한 사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우리 곁의 ‘파랑새’를 알려주었던 그는,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 곁에 ‘파랑새’가 있을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 지혜와 운명
삶이 우리를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다시, 파랑새를 찾아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하라!

“지금처럼 불행이 만연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행복을 이야기하고, 불의가 판치는 가운데 정의의 이상을 거론하는 것, 무관심과 증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감도 잘 오지 않는 사랑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누군가는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합니다.”

삶이 우리를 끊임없이 밀어내는 사이에 잊어버리고 마는 것들, 지혜, 사랑, 행복을 다시 기억하다

『지혜와 운명(La Sagesse et la destin?e)』(1898)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다. 깊이 있는 사유로부터 길어 올린 근원적 가치에 대한 통찰은, 고단한 일상에 지쳐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게 되는 ‘삶의 희망’을 다시 환기시켜준다. 평범한 불행이 삶의 기본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는, 지혜도 사랑도 행복도 희망도 어느새 멀고 먼 이야기가 되고 만다. 마테를링크는, 그런 가치들을 이야기하기에는 우리 삶이 너무도 척박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런 것들을 결코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조금 더 많은 생각과 조금 더 많은 용기, 조금 더 많은 사랑과 호기심, 조금 더 많은 삶의 열정으로 언젠가는 진실과 기쁨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 믿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상상은 절대로 허상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고 현명해지기를 얼마든지 희망할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희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보다 지혜로워지는 것이고,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이고, 행복을 행동하는 것이고, 또한 그렇게 되기를 늘 희망하는 것임을, 이 같은 말들이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를 이야기힌다.

“사랑하십시오. 당신은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지혜로워지십시오. 당신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진심을 다해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를 멈출 수 없기에 끊임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운명에 체념하지 않고 저항하게 하는 지혜는, 평범한 사람의 행복을 통해서도 충분히 터득할 수 있다. 마테를링크는, 행복 자체가 배우고 훈련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삶에서 아름답고 고귀하며 심오한 모든 것은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삶’ 속에서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는 것임을.

“당장 우리가 행복하든 불행하든 오늘은 어제보다 더 강하고 광활하며 아름답습니다.”


◎ 책 속에서

◆ 지금처럼 불행이 만연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행복을 이야기하고, 불의가 판치는 가운데 정의의 이상을 거론하는 것, 무관심과 증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감도 잘 오지 않는 사랑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내면의 행복과 치유에 관심을 기울이기는커녕 삶의 고뇌와 비참함을 감내할 여유조차 박탈당한 대다수 사람들을 대변하여 목소리를 높여도 시원찮을 판에 인간의 깊은 마음속을 헤집고 다닌다며 평화와 신뢰, 사랑의 동기와 감사의 이유를 찾는 것은 지극히 한가한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8쪽

◆ 질병이 인간의 고뇌이듯 고뇌는 인간의 질병입니다. 질병에 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고뇌에도 의사가 필요합니다. 해부학이 기형과 결함만을 식별하기 위한 학문이 아니듯 철학은 불안과 번민만을 파고드는 사유가 아닙니다. 건강한 인체를 들여다보는 해부학자처럼 철학자는 행복한 영혼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10쪽

◆ 세상 누군가는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합니다. -10쪽

◆ 지금까지 인간은 휴식을 찾아 침대 속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 환자와도 같았습니다. 그런 그에게 당신은 환자가 아니라고 말해줄 때 그 말이 주는 위안은, 인간이 본래 행복하기 위해, 건강하기 위해 세상에 나온 존재이기에 빛이 나는 것입니다. 불행한 사람에게 행복의 전망을 선사하는 것은 결코 부적절한 행위가 아닙니다. 설사 그것이 오늘내일의 현실이 아니어도 인간의 본능은 항상 행복 속에서 숨을 쉽니다. -18쪽

◆ 조금 더 많은 생각과 조금 더 많은 용기, 조금 더 많은 사랑과 호기심, 조금 더 많은 삶의 열정으로 언젠가는 진실과 기쁨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 믿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상상은 절대로 허상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고 현명해지기를 얼마든지 희망할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희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18쪽

◆ 당신은 행복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행복을 만만하게 봐선 안 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행복을 가장 잘 인지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용기와 지칠 줄 모르는 자긍심으로 비탄에서조차 행복을 추출해낼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9쪽

◆ 언제나 위대한 발견을 앞둔 사람처럼 세상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희망으로 살아온 자의 발견이란, 설사 희망과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진실을 가져다준다는 이유 하나로 이미 더없이 거창하고 아름답고 위대한 무엇입니다. -20쪽

◆ 거짓말을 해보세요. 세상의 온갖 거짓이 그리로 달려들 겁니다. 사랑을 해보세요. 세상사 다발이 사랑으로 후들거릴 겁니다. 모든 것이 내면의 신호 하나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녁과 함께 우리의 영혼이 좀더 현명해지면, 잠복 중이던 불행 또한 밝아오는 아침 속에 더욱 신중해지나 봅니다. -33쪽

◆ 사랑의 힘을 갖지 못한 지혜는 진정한 지혜가 아닙니다. 정말로 현명한 사람은 멀리 내다볼 뿐 아니라 멀리 내다보면서 깊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 없이 본다는 것은 어둠을 더듬는 것과 같습니다. -37쪽

◆ 우리가 감히 시도하지 못할 일을 이뤄내는 것은 항상 예상치 못한 미지의 힘입니다. 우리가 경건한 삶의 자세를 갖출 때 비로소 그 힘은 도움의 손길을 내줍니다. -48쪽

◆ 지혜롭다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존재에 대한 명료한 의식을 갖추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지혜가 의식보다 더 심오한 어떤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릅니다. -51쪽

◆ 사랑하십시오. 당신은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지혜로워지십시오. 당신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진심을 다해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밖에 없습니다. -62쪽

◆ 일상의 우연이 가르치는 모든 것을 끌어안아 내면의 삶을 경영하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역경과 좌절을 겪을수록 정화된 의지가 더 큰 빛을 발하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악에 직면해도 사랑의 횃불만 더욱 활활 타오르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고통과 즐거움을 통해 의식이 성장할 뿐 아니라 의식 자체보다 중요한 무엇이 있음을 깨닫는 이야말로 더없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렇게 내적 삶의 정상에 도달해, 각자의 내면을 비추는 불꽃마저 굽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71쪽

◆ 사실 우리 삶에 모자란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에 관한 지식입니다. 스스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아무리 행복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가장 작은 행복을 절실하게 실감하는 것이 엄청난 행복을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는 것보다 훨씬 행복한 일입니다. -100쪽

◆ 사랑을 할 때,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수준을 지향하며 사랑합시다. 사랑의 감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동정심으로 사랑하지 맙시다. 정의를 근거로 용서할 수 있을 때, 선의를 남용해 용서하지 맙시다.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때, 위로하는 법을 배우지 맙시다. 아, 사람을 향한 사랑의 질을 끊임없이 향상시킵시다! 동네 우물에서 길어 올린 적선 한 동이보다 산꼭대기 샘에서 담아낸 사랑 한 사발이 훨씬 더 소중합니다. -130쪽

◆ 인간은 지혜로워질수록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행복의 가장 단순한 순간들이야말로 당신을 위해 마련된 행복의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164쪽

◆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사유에 보다 넓은 체험의 장을 더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생각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더 완벽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머리만이 아니라 전 존재로 하여금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꿈속에서 눈을 감아 현실 속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노력하고, 기다리며, 인내하는 것입니다. 행동한다는 것, 그것은 또한 경청하고, 묵상하며, 침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74쪽

◆ 아무리 완벽한 사랑이라도 두 연인이 누리는 행복은 정확하게 같지 않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더 나은 사랑을 할 것이고, 더 나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 것입니다. 당신은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서라기보다 당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사랑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201쪽

구매가격 : 11,200 원

운명의 문 앞에서

도서정보 : 모리스 마테를링크 | 2017-05-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촛불의 운명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깨달음에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우리는 살아 있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침묵과 불안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죽음에 대한 탐구 소멸의 운명 앞에서 삶에 묻다!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
장엄한 침묵의 물음에 대답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누구에게나 온다.”




◎ 도서 소개

『파랑새』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기에 셰익스피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경이를 비로소 만나다!

국내 초역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천천히 읽고 오래 음미하는 명상의 말

“촛불의 운명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깨달음에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벨기에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우리에게 『파랑새』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시인이자 희곡 작가인 그는 많은 산문을 남겼고, 이번에 출간된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그의 산문 가운데서도 엄선한, 오랜 세월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이다. 『파랑새』를 통해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희곡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추는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면서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사랑, 행복, 운명 등에 대해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어 시적인 문체로 산문에 담았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은 어떤 철학 사상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고 삶을 성찰한 결과물로, 우주적 진리를 자유롭게 탐구하는 시선과 신비주의적 관점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과학자와 같은 세밀한 관찰이 녹아 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사유 속에서 솟아나는 물음과 대답들을 한 조각씩 이어가며 큰 그림을 완성해간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파편들을 독자들의 손에 쥐어주며 새로운 차원의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속에서 발견한 미시의 세계(『꽃의 지혜』)부터 온 삶과 우주를 아우르는 거시의 세계(『지혜와 운명』,『운명의 문 앞에서』)를 넘나들면서 시인의 영혼으로 써 내려간 아름답고도 장대한 사색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우리 곁의 ‘파랑새’를 알려주었던 그는,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아직도 우리 곁에 ‘파랑새’가 있을지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3 ― 운명의 문 앞에서
침묵과 불안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죽음에 대한 탐구
소멸의 운명 앞에서 삶에 묻다!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

“세포 하나하나에는 그 삶을 보장하는 기억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워지지 않을 시간의 흔적, 자국 같은 것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의 깊이, 그 자체에 대하여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서 삶에 묻다

마테를링크는 신비주의적이고 영적인 영역까지 넘나들며 사색을 전개했다. 또한 그는 침묵과 죽음, 불안의 극작가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이런 면모들은 희곡 작품들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탐구를 쏟아낸 선집 『운명의 문 앞에서(Avant le grand silence)』(1934)에도 잘 드러나 있다. 마테를링크는 1885년경 파리에 체류할 때 빌리에 드 릴라당을 만나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를 통해 신비와 운명, 저세상에 눈뜨게 됐다. 1911년 스웨덴 한림원이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할 당시 사무총장은 마테를링크의 문학 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기도 했다.

“올해의 노벨문학상을 모리스 마테를링크 씨에게 수여하면서, 스웨덴 학술원은 먼저 통상적인 문학 형태와는 너무도 다른, 그만의 독창적이고 참신한 작가적 재능에 특히 주목했음을 밝힌다. 그가 지닌 재능의 이상주의적인 특성은 실로 보기 드문 영적인 경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거기서 우러나는 신비스런 힘은 우리 내면의 비밀스런 심금에 더없이 섬세한 울림을 준다. 아직 쉰 살이 채 되지 않은 이 비범한 인물은 자기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고집하며 신비스럽고 심오할 뿐 아니라, 대중적인 호소력까지 갖춘 경이로운 작가임에 틀림없다.”

마테를링크는 삶과 죽음을 시간과 운명을 통해 바라본다.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그에게는 곧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영원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삶과 죽음에 대한 미묘한 함수를 시간과 운명이라는 두 축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낸다.

“지나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시간 자체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공간과 영원이 그러하듯 시간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시간은 공간이고 영원입니다.”

“오래 살다 죽는 것과 이른 나이에 죽는 것은 같은 죽음입니다. 둘 다 죽음으로써 잃을 것이 ‘현재’ 말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이미 우리의 소유가 아니요, 미래 또한 아직 우리 것이 아닙니다. 소유하지 않은 것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눈에 보이는 현실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진실에 대한 신념을 품고 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현상들 너머에 또 다른 본질이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신비를 구성하는 주요 요건이다. 그런 믿음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의 상태보다 훨씬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심오함이란 이곳과 동떨어져 존재하는 어느 별천지가 아니라, 지금 이렇게 너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깊이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임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운명의 문 앞에서』는 비교적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단단히 응축된 사색의 정수가 들어 있다. 신비로운 한 줄 시와 같은 문장들이 담긴 이 선집은 삶과 죽음, 운명에 대해 시공을 초월한 사색의 경지로 우리를 이끈다.

“삶의 고독만큼 죽음의 고독이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완전히 소멸하든, 우주로 흩어지든, 영생을 얻어 부활하든, 지금 이 순간 육체를 떠날 준비가 된 영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책 속에서

◆ 우리가 마음 깊이 사랑한 존재는 누구나 죽어서 신이 되는 법이니까요. -15쪽

◆ 우리는 누구나 여러 번 죽음을 경험한 뒤에야 진정한 죽음의 길로 들어섭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많은 경험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더 진지하고 훌륭한 경험을 하느냐입니다. -17쪽

◆ 행동하고 사고하기를 멈춰선 안 됩니다. 설사 우리의 능력 밖에 있다는 걸 충분히 알 때라도, 불가해한 그것을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처럼 노력해야 합니다. -29쪽

◆ 삶은 왜 삶일까요? 그 밖에 다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기에 삶입니다. 삶은 존재하고 죽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49쪽

◆ 『파랑새』에서 틸틸은 단언합니다, “죽은 사람은 없다”고. 그렇습니다, 죽은 자는 없습니다. 죽은 자는 모두 살아 있고, 산 자는 모두 죽어 있으니까요.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산 자는 죽은 자 속에서 살아 있고 죽은 자는 산 자 속에서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들 사이에 불과 며칠의 간격이 있을 뿐이며, 어느 쪽이든 영구적 파괴는 불가능합니다. ‘죽는다는 건 살기를 중단하는 것’, ‘산다는 건 죽기를 중단하는 것’. 그 둘은 서로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금언입니다. -56쪽

◆ 우리가 불어 끈 촛불의 운명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정신과 영혼, 삶의 깨달음에 첫발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57쪽

◆ 지나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시간 자체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공간과 영원이 그러하듯 시간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시간은 공간이고 영원입니다. -76쪽

◆ 누군가 죽었다고, 죽은 사람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살아 있으나 우리 눈에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더 정당하고, 진실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 죽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산 사람이 그 형체를 바꾸었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존재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81쪽

◆ 세포 하나하나에 그 삶을 보장하는 기억이 새겨 있습니다. 지워지지 않을 시간의 흔적, 자국 같은 것들이. -90쪽

◆ 누구나 어느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먼저 떠나간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데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들은 어쩌면 우리 삶의 가장 성실한 친구들일지도 모릅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의지할 수 있고, 그런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 -96쪽

◆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결코 그러지 못합니다. 그런 의식을 가지려면 스스로에게 자문이라도 해보거나 최소한 자기 몸을 더듬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살아 있음을 의식하지 못하면 그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98쪽

◆ 살아 숨 쉬는 자가 간직한 모든 추억은 그와 더불어 살아 있습니다. 그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파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추억들이 구성해온 나라는 존재 자체가 해체되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면, 그때 그것들은 어디로 갈까요? 주거를 잃은 내 추억의 미립자들은 무엇이 될까요? 무한한 밤의 잔해로 떠돌까요? -101쪽

◆ 아무 희망 없이 끝없는 질문을 늘어놓다가 지쳐, 그만 서둘러 답을 내놓고 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에 의문을 갖는 일에 지쳐선 안 됩니다. -119쪽

◆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은 두 번 죽는 것입니다. 죽음 자체보다 가혹한 죽음입니다. 그것은 죽어서 이름 없는 뼈가 되는 사람의 운명과도 같습니다. -148쪽

◆ 죽음에 대해 말해보십시오. 죽음이 그대에게 뭐라고 말 걸고 어떤 일, 무슨 생각을 하게 만드는지, 그리하여 그대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이야기해주십시오. 그럼 나는 당신과 10년을 함께 산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당신의 삶이 어떤지 알아맞힐 수 있으니. -150쪽

◆ 오래 살다 죽는 것과 때 이르게 죽는 것은 같은 죽음입니다. 둘 다 죽음으로써 잃을 것이 ‘현재’ 말고는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이미 우리의 소유가 아니요, 미래 또한 아직 우리 것이 아닙니다. 소유하지 않은 것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152쪽

◆ 삶의 고독만큼 죽음의 고독이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158쪽

◆ 우리가 죽으면 영혼이 우리를 떠난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떠나는 것은 삶입니다. 같은 말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후자가 훨씬 명료하고 진실에 더 가깝습니다. 삶이 몸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몸속에서 또 다른 형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아니, 몸이 삶의 형식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159쪽

◆ 죽음을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예전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그것은 마치 나의 사유가 내 안에 빚어놓은 어떤 낯선 존재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167쪽

◆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라고 묻는 장엄한 침묵 앞에서 대답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때에 대비해 준비해야 합니다. -175쪽

구매가격 : 10,400 원

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

도서정보 : 이화경 | 2017-05-1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생 전체를 걸고 파득거린 여성 작가 10인의 삶과 문학. 인생의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힌트라도 주는 존재가 있다면 구원받는 기분일 것이다. 《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는 이화경 소설가가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추동력이 되어 준 여성 작가 열 명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에세이다. “불쑥불쑥 치밀고 올라오는 불안과 채울 길 없는 결핍과 알 수 없는 갈망에 미칠 것 같았던” 서른 살에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 세》를 읽고 위로받은 이야기, 글을 쓸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기를 갈망했고, 다른 노동이 아니라 글을 쓰는 노동으로 돈을 벌고 싶었던 시절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통해 힘을 얻었던 이야기 등 삶의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앞서 산 ‘통 큰 언니이자 선배’들을 자신의 삶에 불러들여 뜨겁게 교감한 기록이다. 이 기록은 삶의 심장부에 다다른 것처럼 치열하고 깊어 차라리 육성을 듣는 것에 더 가깝다.

구매가격 : 9,800 원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도서정보 : 팀 알퍼 | 2017-05-1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한국 사람들, 참 재미지다”
재치와 유머, 풍자로 똘똘 뭉친 문화통역관 팀 알퍼의 한국일기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낸 또 하나의 대한민국




◎ 도서 소개

“한국 사람들은 개그맨보다 재미있어요!” 2006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고 다이내믹한 한국인들과 버라이어티한 한국 음식의 매력에 빠져 2007년부터는 아예 한국에서 살게 된 영국인 칼럼리스트이자 문화통역관 팀 알퍼. 그가 지난 11년간 한국에서 살아오며 느끼고 생각하고 맛보고 사랑하고 슬퍼했던 경험을 담아 한국 문화 산책기를 펴냈다.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는 위트로 가득 찬 한 영국인 글쟁이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이야기이다. 이 영국 남자의 파란 눈에 비친 우리 이야기는 그동안 잊고 지낸 우리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게 해주며 다시금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게끔 만들어준다. 한글을 너무나 사랑하여 세종대왕에게 감사 편지를 쓰는 셰익스피어의 후예, 팀 알퍼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우울하고 희망 없는 나라는 사라지고 없으며 어느새 한국 사람들은 새롭고 재밌는 이야기로 가득한 나라의 주인공들이 되어 있다.




◎ 출판사 서평

“저? 영국 남자 팀 알퍼예요!
2018년이 되면 서울시장도 뽑을 수 있다구요.”



선거철마다 후보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저 서양인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무시해야 하나?’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는 푸른 눈의 서양인, 팀 알퍼 씨다. 혹자는 그를 서울에 주재하는 서양인 기자로, 혹은 한국 음식을 사랑하는 푸드칼럼리스트로, 아니면 추리닝 바지 차림으로 유모차를 밀며 마트에서 장을 보는 외국인 아재로 기억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설명으로는 세계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통역관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 기자, PD, 에디터로 일해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글을 각종 매체에 연재해온 저자의 한국살이도 벌써 11년째.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한 아이의 아버지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는 2018년을 무척이나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영주권을 획득해 드디어 지방선거의 투표권자가 되기 때문이다.



선거철마다 나의 존재는 후보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들은 하루 종일 한국 사람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다가 갑자기 내가 등장하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 ‘저 서양인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무시해야 하나? 저 사람에게 투표권은 있을까?’ 그들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동안 식은땀 한 줄기가 관자놀이 부근을 타고 흐른다. ―<한국 선거는 재미있다> 중에서(87쪽)



‘나도 이제 진짜 한국인’이라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서양인이라니 아이러니하다. 한국인들은 부패한 대통령 밑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저녁이 있는 삶은 꿈도 꾸지 못하며 높은 실업률과 비정상의 사회구조 속에서 신음하고 있지 않은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의 대탈출마냥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나라에서 탈출을 꿈꾸는 마당에 한국을 찬양하다니 말이다. 그러나 이 영국인이 들려주는 우리 이야기를 듣는다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다. 24시간 문 여는 동네 김밥집 아주머니, 기업 조직 뺨치듯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조기축구회 아재들, 회식 때마다 곤드레만드레 취하는 직장 동료들, 폭풍우 속에서 생쥐 꼴로 리포팅하는 기상 캐스터, 아저씨에게도 립스틱을 사게 만드는 홈쇼핑 쇼호스트까지 저자가 만난 한국인, 바로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큭’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고, 가끔은 눈물을 찔끔거리게 되며, ‘정말로 우리가? 맞아, 그렇지!’ 손뼉을 치게 되고,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우리 스스로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게 된다.



한국 목욕탕 문화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때밀이 문화다. 피부 아래 황금이 숨겨져 있고 그걸 캐내려고 저렇게 열심히 살갗을 밀어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더 신기했던 것은 성질 급한 목수가 거친 나무 표면을 사포로 밀어내듯 아이들의 때를 밀어주는 아버지들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중년이 된 그 아들이 늙어버린 아버지를 목욕탕에 데려와 때를 밀어줄 것이다. 이 풍경이야말로 한국 목욕탕에 숨겨진 황금이 아닐까. ―<목욕탕에 바치는 찬가> 중에서(42쪽)



“놀고 생각하고 먹고 일하고 다양한 한국인의 얼굴들
우리는 스스로를 얼마나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이 책이 우리가 잊고 지낸 스스로를 확인하면서 즐거움과 슬픔, 연민과 애정, 사랑과 뿌듯함을 느끼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저자의 색다른 시선에 있다. 저자는 ‘유머 강국’ 영국 출신이며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등지에도 거주했던 그야말로 코스모폴리탄이다. 그는 한국을 여전히 ‘분쟁국가’이자 ‘개고기’를 먹는 나라로만 인식하고 세월호 사건이 ‘유교사상’ 때문이라고 뭣 모르면서 떠드는 서양인들의 편협한 시선을 거부한다. 그렇다고 ‘아이 러브 코리아’를 외치는 홍보 대사가 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하나가 아니며,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다. 그는 어제의 한국과 오늘의 한국이 다른 것처럼 내일의 한국도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11년 전에 내가 처음 도착했을 때의 한국은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없다. 내가 처음 한국에 온 것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고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뜨거웠으며 사람들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서양인을 보면 무조건 놀라던 시절이었다. 한국에 사는 동안 세월호가 침몰했고 미국 소고기 수입에 반대 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고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했으며 한국인 1호 우주인이 탄생했다. 한국에 살면 살수록 한국이라는 나라는 변화 그 자체임을 실감한다. 나 같은 서양인이 이런 나라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신나고 재미있는 일인 동시에 낯설고 생소한 도전, 꼭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경험이라고나 할까? 바로 그렇게 꾸려간 코리안 라이프를 이 책에 기록했다. ―<프롤로그 | 모든 농담에는 약간의 유머가 들어 있다> 중에서(10쪽)



강남보다 강북을 사랑하고, 대중목욕탕에서 아들의 등을 밀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며, 숨 막히는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도 일의 성취감을 느끼고, 이제는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우리 옆집에 사는 팀 알퍼. 균형 잡힌 그의 관점과 애정 어린 따뜻한 시선, 또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글 솜씨가 어우러져 새롭고 색다른 대한민국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영국남자의 가벼운 재치와 명랑한 유머 속에 담긴 한국 사회와 문화 전반에 대한 눈부신 통찰과 촌철살인의 시각을 느끼며, 우울하고 답답한 동굴 속에서 나와 진짜 우리 모습을 사랑할 시간이다.



한국에 살면서 항상 ‘빨리빨리’라는 말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 결과 내가 해낸 일의 성과에 놀랄 때가 많다. 이젠 사람들이 ‘혹시 언제쯤 끝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묻기도 전에 폭풍 같은 속 도로 일을 마치는 법도 배웠다. 부작용도 있다. 스페인에서 살 때와 달리 너무 조급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빨리빨리’ 문화와는 거리가 먼 나의 모국 영국에 가도 변함이 없다. 가게에 가면 계산대 점원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고통스러울 지경이 다. ‘좀 빨리하면 안 돼요?’라고 소리 지르고 싶어진다. 한국이 날 망친 걸까. 그래도 난 남은 생을 이 나라에서 살 것이니 괜찮을 것 같다. ―<빨리빨리 중독증> 중에서(200쪽)


◎ 본문 중에서

세계적으로 근무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나라다 보니 서양인들은 한국 하면 즐길 줄 모르는 따분하고 칙칙한 워커홀릭들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한국인이 되려면 놀고 또 놀고 또 놀 줄 알아야 한다.
― 중에서(19쪽)

한국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 세 가지는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이마저도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농담일 것이다. 한국 남자들이 축구 이야기를 즐기는 이유는, 몇 시간이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축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젊고 체력이 좋았던 때를 가장 좋은 시절로 떠올리기 때문이 아닐까? 가정과 사회에서 짊어진 책임 없이 그저 해질 무렵까지 공만 찰 수 있었던 시절 말이다.
―<같으면서도 다른 한국과 영국의 축구> 중에서(21쪽)

한국 목욕탕 문화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때밀이 문화다. 피부 아래 황금이 숨겨져 있고 그걸 캐내려고 저렇게 열심히 살갗을 밀어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더 신기했던 것은 성질 급한 목수가 거친 나무 표면을 사포로 밀어내듯 아이들의 때를 밀어주는 아버지들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중년이 된 그 아들이 늙어버린 아버지를 목욕탕에 데려와 때를 밀어줄 것이다. 이 풍경이야말로 한국 목욕탕에 숨겨진 황금이 아닐까.
―<목욕탕에 바치는 찬가> 중에서(42쪽)

세종대왕님께. 저는 한국인이 아닌 한국어 사용자로서 그 어느 나라 언어보다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자를 발명해주신 세종대왕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동아시아의 다른 언어들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중략) 이 모두가 세종대왕님이 발명한 간명한 한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국어를 만들어주신 것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한글을 평일에 만들어주신 점에 더더욱 감사드립니다. 세종대왕님 덕분에 지난 금요일에 출근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감자칩을 씹어대며 TV를 보다 단잠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종대왕님> 중에서(78~80쪽)

선거철마다 나의 존재는 후보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들은 하루 종일 한국 사람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다가 갑자기 내가 등장하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 ‘저 서양인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무시해야 하나? 저 사람에게 투표권은 있을까?’ 그들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동안 식은땀 한 줄기가 관자놀이 부근을 타고 흐른다.
―<한국 선거는 재미있다> 중에서(87쪽)

세월호에 탄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은 유교 사상이 아니다. 배 가 가라앉고 있을 때 승무원들이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지시한다면, 마땅히 그 말에 따라야 한다. 특히나 아직 어린 학생이라면 말이다. 나는 커다란 선박을 가라앉힐 수 있는 요소에 대한 물리학적 지식이 전혀 없다. 그래서 내가 세월호에 타고 있었더라도 승무원이 하라 는 대로 했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 본성이다. 인간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면 자동으로 권위자의 말에 따르게 되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문화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유교 사상에 대한 서양인들의 생각> 중에서(116쪽)

예전 직장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던 풍경과 출퇴근길의 냄새와 소리만은 생생히 기억한다. 직장을 그만두면 거기에서 했던 일은 머지않아 완전히 기억나지 않는 꿈처럼 되어버린다. 오랜 시간 동안 했던 업무도, 의미 없는 야근도 모두 기억에서 희미해진다. 내가 싫어했고 나를 싫어했던 상사도 더 이상 예전만큼 치 떨리는 존재가 아니게 된다. 곤드레만드레 취할 때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동료의 얼굴도 희미해진다. 하지만 예전 직장을 상기시키는 소소한 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만나면 여전히 “과장님”이라고 부르는 후배, 회사 비품실에서 슬쩍 해왔지만 한 번도 쓰지 않은 스테이플러 등. 우리 삶에서 그 무엇도 일만큼 인간적일 수는 없다. 내게 그 무엇보다 한국에 대해 많이 가르쳐준 것 또한 일이다.
― 중에서(198쪽)

한국에 살면서 항상 ‘빨리빨리’라는 말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 결과 내가 해낸 일의 성과에 놀랄 때가 많다. 이젠 사람들이 ‘혹시 언제쯤 끝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묻기도 전에 폭풍 같은 속 도로 일을 마치는 법도 배웠다. 부작용도 있다. 스페인에서 살 때와 달리 너무 조급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빨리빨리’ 문화와는 거리가 먼 나의 모국 영국에 가도 변함이 없다. 가게에 가면 계산대 점원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고통스러울 지경이 다. ‘좀 빨리하면 안 돼요?’라고 소리 지르고 싶어진다. 한국이 날 망친 걸까. 그래도 난 남은 생을 이 나라에서 살 것이니 괜찮을 것 같다.
―<빨리빨리 중독증> 중에서(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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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당신을 만났습니다 : 오늘도 지친 당신에게 마음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도서정보 : 김정한 | 2017-05-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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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른 감성들을 엮은 김정한 신작 에세이 『고마운 당신을 만났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그 안에서 온갖 감정들을 경험하며 산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김정한은 늘 그런 일상 속에서 잔잔하게 마음을 위로해줄 감성의 어휘들을 찾아내는 관찰력이 있다.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의 인생’이라고 말하는 김정한 작가는 스물다섯 번째 신작 《고마운 당신을 만났습니다》을 통해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배운 위로와 용기를 독자들과 공유하려 한다. 이래저래 가슴 아픈 일도 많고 뭐 하나 즐거울 것 없는 우리네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힘을 얻을 수 있는 글귀들을 발견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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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꿈 : 유영철 창작시집 | 맑은 영혼이 시를 품은 글

도서정보 : 유영철 | 2017-05-0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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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시집 『나비의 꿈』. 유영철 시인의 시 작품을 담은 책이다.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작가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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