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도서정보 : 김팔봉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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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고서 흙 속에서 기거하고 산허리의 능선에서 목마른 때에 물 한 모금 먹기 어려운 전선에 있는 우리의 용사들이 이제 앞으로 눈이 쏟아지고 살을 에이는 매운 바람이 산봉우리 에서부터 휩쓸어 불어 내려오면 가뜩이나 미끄러운 산비탈에서 농구화를 신고서 꽁꽁 언 발가락으로 어떻게 오르내리고 싸움을 할 것인가? 물어 보아도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은 대답이 없다. 그러나 올 것은 모든 것이 오고야 말고 갈 것은 모든 것이 가고야 만다. 생명이 살다가 환원하는 것도 〈때〉의 시키는 것이다. 시간이 오면 해가 숨고 시간이 오면 날이 밝는다. 이것이 〈때〉이다. 우리는 지금 때의 명령에 의해서 싸움하고 있다. 천하가 만국이 다 같이 때를 기다린다. 천시가 지 리(地利)만 같지 못하고 지리가 인화(人和)만 같지 못하다고 옛사람은 말하였다. 이것은 이 세상에 살아가는 법 싸움터에서 전쟁할 때의 장수의 처사하는 법을 가르치는 말뿐이요 근본적으로 때를 무시해서 한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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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도서정보 : 심연섭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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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어 온 누리에 구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무소불능(無所不能)하심에 어떤 난경에서도 쉽사리 죄진 대중을 구원하신다는 관세음. 그 부처님의 형상이 여상(女像)으로 현세에 임하시므로 우리는 그 대자대비하신 용모에서 구원의 어머니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는 분 아무리 무리한 떼를 써도 너그럽게 용납해 주시는 분 몇 해 동안 바람을 피우느라고 집을 비워도 밤잠을 주무시지 않고 언제나 대문을 열어 놓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분이 우리들의 어머니시라면 바로 그 어머니가 관세음의 현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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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대덕

도서정보 : 설의식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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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만 하고 놀기만 하는 돼지의 살림을 〈악(惡)〉으로 지목하여 모두들 나무라기만 한다. ’제 똥 구린 줄 모른다‘는 속담도 있지마는 책기(責己)엔 불충(不忠)이요 책인(責人)엔 충(忠) 인식으로 책돈(責豚)에는 어찌도 그리 충실한가 먹기만 하고 놀기만 하여서 그야말로 돼지같이 살찐 사람이 인세(人世)에는 과연 없는가? 돼지는 놀고 벅을지언정 그래도 최후는 〈살신성인〉의 대희생을 천성으로 각오한 짐승이다. 사람에게 이 각오가 있는가? 중생의 번영을 위하여 자신의 1명(命)을 버리는 희생 그를 감수하는 대덕을 가진 자 과연 몇이나 되는가? 글 아는 돼지가 있어서 만일 이 글을 읽는다면 독파(讀破) 지 차(至此)에 빙그레 웃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반성하여 대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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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산정의 여인

도서정보 : 김중배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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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종사하는 터전이면서도 더러는 저널리즘의 극성에 혹하는 편이다. 극성도 가지가지지만 언어의 극성이 빈번한 당혹을 몰아오는 편이다. 내야수가 그렇다면 구장의 관객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어눌(語訥)한 자에겐 직설(直說)보다 나은 화법도 없을 것 같다. 얘기를 질러 가자. ‘세계의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드디어 여인의 치맛자락에 깔리기 시작했다.’ 물론 일본 여성 등반대의 에베레스트 산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비유법인 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치맛자락에 깔렸다면 영봉(靈峯)에겐 너무나 미안하다. 비단 치맛자락을 비하(卑下)해서가 아니다. 바짓자락에 깔렸대도 마찬가지 아닌가. 영봉은 바지건 치마건 그저 아늑히 안아들여 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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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애시

도서정보 : 이수영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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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만 해도 나의 시에 연애시가 없다고 지적하는 친구의 말에 무슨 죄라도 진 것 같은 시인으로서의 치욕감을 느끼고는 했지만 이제는 그런 콤플렉스나 초조감은 없다. 박용철의 《빛나는 자취》같은 작품들이 보여 주는 힘의 세계가 이성의 사랑보다도 더 크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이미 종교의 세계에 한쪽 발을 들여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여자를 그냥 여자로서 대할 수가 없다.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죽음이라는 전제를 놓지 않고서는 온전한 형상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눈으로 볼 때는 여자에 대한 사랑이나 남자에 대한 사랑이나 다를 게 없다. 너무 성인 같은 말을 써서 미안하지만 사실 나는 요즘 이러한 운산(運算)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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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도서정보 : 김광섭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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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나무가 무성하면 그 가까이 사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점도 많거니와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흐믓하게 해주기도 한다. 나무가 울창한 곳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신화적인 생존자들 같기도 하다. 이런 데서 산림의 사상(思想)이라는 것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신화의 발생이 곧 그것인 것이다. 그러므로 잘 사는 나라에는 산에 나무가 울창하고 또 신화나 전설이 많다. 따라서 나무는 인류의 문화에 까지도 관련된다. 나무는 주로 산에 산다. 사람의 대부분은 나무처럼 산에 사는 것이 아니고 들에 살지만 그 나라의 인구가 부조리하게 늘어나면 원인이야 따로 있겠지만 간접적으로 산까지 해를 입어 점점 황폐해져서 나무가 자연 그대로 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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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왔습니다

도서정보 : 허경심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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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도 아닌 나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왔습니다.
공황장애로 고통 받던 엄마가 내면의 아이를 통해
진정한 치유를 경험하기까지!

《어느 날, 나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왔습니다》는 나를 사랑함으로써 아이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자신을 너무나도 싫어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겼던 저자에게 아이가 생겼다. 아이만큼은 누구보다 행복 속에서 자라길 바랐다. 그러나 처음으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준 소중한 아이에게서 자꾸만 저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나는 쓸모없는 사람인가 봐.” 나를 사랑하지 않은 채 아이를 사랑하려 한 부작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 연예인만 걸리는 병인 줄로만 알았던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죽음의 위기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을 마주해야 했다. 극복하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공황장애라는 위기 속에서 만난 ‘내면 아이’를 통해 나를 알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 내면 아이란 우리의 정신 속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처럼 존재하는 또 하나의 나를 말한다. 저자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치유한 후 비로소 자신과 아이를 온전히 사랑하게 되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내면 아이를 만나 감정의 뿌리를 알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전한다. 이 책으로 하여금 공황장애를 비롯해 고통 받는 모든 엄마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행복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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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여인상

도서정보 : 윤형두 | 2021-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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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아름다운 여성을 본다. 긴 여행을 하는 동안 차창에 기대어 식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듯한 그 애수(哀愁)띤 아름다운 여성을 본다. 호숫가에 다정한 연인과 나란히 앉아 밀어를 속삭이는 귀여운 여성을 우리는 본다. 사이클을 타고 통일로 아스괄트 위를 파란 머플러를 날리며 질주하는 젊고 발랄한 여성을 우리는 본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날 남이섬을 돌아가는 모터 보우트 위에서 젊음의 찬가를 합창하는 그 명쾌하고 생동하는 여성을 우리는 본다. 우리는 거리에서 다방에서 비어홀이나 레스토랑에서 그 많은 아름다운 여성들을 본다. 그러나 그 많은 아름다운 여성 속에서 나는 멋있는 여인을 접하기보다 항시 멋있는 여인을 동경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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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

도서정보 : 콜센터 상담원 | 2021-08-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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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게 억지스러운』은 콜센터 상담사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콜센터에서 10년이 넘도록 일선 상담사로,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뉴스에는 담기지 않은, 우리가 매일 접하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전화기 너머의 세계를 책에 담았다. 정말인가 싶을 만큼 웃긴데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울분과 함께 헛웃음이 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책에 담긴 황당하고 무례한 고객들, 냉혈한인가 싶은 본사 사람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지금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직한 모습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원해서 전화를 걸었든, 내가 원하지 않는 전화가 왔든 생각보다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 바로 콜센터 상담사다.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의 경험과 지인들의 경험들을 풀어내면서 그들의 이름을 호명한다. 바로 당신과 같은 사람이 전화기 너머에 있음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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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탓하고 상실과 만났다

도서정보 : 유빛날화 | 2021-08-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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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열며 누구에게나 상실은 존재하였다. 존재한 상실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아픔과 절망이었을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아픔과 절망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 그 아픔과 절망들을 꺼내보려다가 내가 몹시 두려워 그만두었다. 대신 아픔과 절망으로 가득했던 내가 사랑했던 모든 이유들과 존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순순하게 부를 수 있는 ‘아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러주고 싶었다. 아픔과 절망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나 그런 아픔과 절망이 지나간 뒤 다시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을 이들에게나 흔하디흔한 ‘잘 될 거야’ 또는 ‘힘내’란 말보단 앞으로의 나날들에 따듯한 미소와 진심 가득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도 내게 그들이 만난 상실에 대해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용히 우리가 만난 상실에 대해 서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들을 앞으로 만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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