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역사 I

도서정보 : 폴 존슨 | 2024-03-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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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모험”, 미국인의 역사
역사학의 거장 폴 존슨이 선보이는 새롭고 거대한 미국의 역사. “미국의 창조는 인류 최대의 모험이다”로 시작하는 이 책 『미국인의 역사』에서 폴 존슨은, 16세기 말 영국령 식민지부터 20세기 말 현재까지 400년 미국인의 역사를 신선하고 매력적인 통찰로 재해석해낸다. 미약하기 그지없던 시작과, 독립과 국민 정체성 확립을 위한 힘겨운 싸움, 남북전쟁과 노예제도와 서부 개척을 둘러싸고 빚어진 “불가피한 죄악”과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영웅적인 노력과 희생을 거쳐,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우뚝 서는 전 과정이 기왕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시각과 사실들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오늘날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미국은 경제적・정치적・군사적으로 세계 초강대국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해온 모든 발전의 정점에서 여전히 실험과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최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이는 『모던 타임스』 『근대의 탄생』 『유대인의 역사』 『기독교의 역사』 등 여러 역사학의 명저들을 써온 저자가 유독 한 나라의 역사서로 “미국인의 역사”를 집필한, 또는 집필해야만 했던 이유와 맞닿아 있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이 이미 1950년대에 미국에 대한 관심이 싹터 기존 저서들의 자료를 갱신하고 수정하고 바로잡고 확장하고 새롭게 다듬는 과정을 거쳐 이 책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한마디로 『미국인의 역사』는 폴 존슨의 지적 여정의 총 집약이자 인간이 일구어낸 진보의 최첨단, 현대성의 총화로서 미국을 이해하고 재구성해낸 결과물인 셈이다.

인류의 미래를 가늠할 척도이자 이정표
그런 점에서 미국과 미국인은 어쩌면 인류의 미래를 가늠할 척도이자 이정표일지 모른다. 폴 존슨이 “미국인의 역사”를 “인류 최대의 모험”이라고 일컬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인 자신들과 인류 모두에게 이처럼 커다란 교훈을 간직한 나라의 역사는 없다. …… 이 교훈에서 배우고 그것을 기초 삼아 미래를 건설할 수만 있다면, 이제 막을 열기 시작한 새로운 시대에 인류 전체가 혜택을 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미국인의 역사로부터 수많은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발전에서 그 점은 명확해 보인다. 갖은 질곡과 시행착오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돌아볼 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맺어온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우리에게 이 심도 깊은 미국인의 초상은 더욱 큰 시사점을 던진다. 그들이 꿈과 열망을 실현해온 방식과 과정은 우리를 새로운 성찰과 각성으로 이끌 것이고, 그들이 거둔 실패와 성공은 반면교사의 지혜를 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미래에 위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미국인의 역사』는 “인류 최대의 모험”을 다룬다는 취지에 걸맞게 단순한 사실의 나열로 이루어진 연대기적・평면적 개설을 뛰어넘는다. 대신에 각 시대를 대표하는 주제와 인물을 중심에 놓고 관련 사실과 사건을 과감히 취사선택하여 유기적으로 서술해나간다. 더불어 각 사안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미국이 겪은 과거의 모든 면, 모든 시대에 관해 새롭고 때로는 매서운 의견을 담았다. 아울러 나는 일부 역사학자처럼 내 견해를 감출 의도가 없다. 독자 여러분은 있는 그대로 보고 수긍하거나 거부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의 논조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몹시 비판적이다. 심지어 신랄하고 도발적이어서 상식의 허를 찌르는 평가를 내릴 때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미국사에 관한 통념을 끊임없이 깨뜨려준다. 이 독특함이야말로 미국의 과거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눈을 크게 확장시켜준다.

미국의 역사에 던지는 3가지 근본 질문
책 첫머리에서 폴 존슨은 미국의 역사에 대해 3가지 근본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 미국은 건국 당시 저지른 “불가피한 죄”를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 건설로 속죄했는가? 둘째, 사사로운 이익 추구의 욕구와 야망을 공동체적 이상과 이타주의로 통합해냈는가? 셋째, 인류의 본보기가 될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달성했는가? 이상의 3가지 질문은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기초한 민주 공화국의 완성”이라는 목표로 수렴된다. 이것은 크게 보면 인류 전체가 지금껏 한결같이 추구해온 목표와 일치한다. 미국인은 이 원대하고 오래된 인간의 바람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가장 극단까지 실험하고 가장 가까이 다가간 장본인이다. “오늘날의 미국은 비할 데 없는 인간의 위대한 업적이다”라는 저자의 찬탄은 괜한 과장이 아니다.
미국인의 역사에서 오래도록 이어진 문제, 또는 면면히 이어진 전통은 사실 식민지 건설 초기부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15세기 말 몇 차례의 실패 이후 16세기 초 최초로 수립된 버지니아 식민지는 두 방향으로 확연히 나뉘었다. 한쪽은 자유 사회로 나아가는 대의제를 택했고, 한쪽은 남부 특유의 제도로 나아가는 노예제를 선호했다. 이 둘을 하나로 묶어 실용성에 기초한 세속주의 전통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16세기 초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온 청교도 “필그림 파더스”에 의한 강력한 종교적 이상주의 전통이 더해졌다. 이러한 세속주의와 신권주의,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는 서로 충돌하며 수많은 모순을 빚어냈지만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하나로 수렴되면서 발전의 강력한 원동력으로 또한 작용했다.
18세기에 이르면 청교도주의는 쇠퇴하고 세속적 현세주의가 미국을 지배하게 된다. 애초에 “언덕 위의 도시” 즉 “신의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청교도의 이상이 “민주 공화국” 건설이라는 원대한 목표로 전환하는 이 시점을 미국 역사의 커다란 분기점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18세기 중반 미국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반세기 만에 무려 500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높은 임금, 값싼 토지, 낮은 세금, 이 3가지 요소는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번영을 미국에 가져다주었다. 매입과 전쟁으로 국토는 서쪽으로 끝없이 넓어지고 그 땅을 도로와 운하와 철도가 뒤덮었다. 그리하여 19세기 말에 이미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인류사에 유례가 없는 생활수준을 누리며 살게 되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공화국
경제발전과 더불어 법과 제도 역시 날로 성숙해갔다. 비록 전쟁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공화국 건설을 향한 미국인의 의지는 확고했다. 식민지 시절부터 본국인 영국의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채 자치를 시행했던 미국은, 개인주의와 실용주의에 기초한 완전한 독립과 국가 통합을 마침내 이루어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의회와 함께 헌법이 미국 식민지를 독특한 존재로 만들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미국이 영국보다 ‘근대적’이었으며, 분명히 혁신적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정치와 법 제도에서 영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헌법 제정, 대의제 실현, 연방 수립 과정은 가장 선진적인 도전이 낳은 성과였다.
시민권과 참정권을 통한 자유와 평등, 정의의 실현이 이에 동반되었다. 일반인도 최상품을 추구하고 누릴 권리가 있다는 인식이 정치에 대한 전면 참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10년 전에 “시민”이란 말이 널리 쓰였다. 또 집단으로서 시민을 가리키는 호칭으로 “퍼블릭”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조짐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일반 남녀가 자신들 손으로 자신들을 위해 창조한 나라”였다. 백인 남성에게만 주어진 참정권, 노예제도의 존속과 흑인, 여성, 그리고 훗날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한계는 있었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났다. 예컨대 초기 식민지에는 흑인 노예가 거의 없었기에 평등한 시민권 보장과 노예제도는 전혀 모순을 빚지 않았다. 그러나 대농장 경제가 도입되자 노예(제도) 문제는 현실적 이해관계와 직결되어 결국 내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인 토머스 제퍼슨은 노예제를 부도덕한 제도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은 평생 노예를 거느리고 사고팔며 늘렸다. 특이하게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의 비영국계화, 비백인화를 우려하여 노예제도를 반대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슨 데이비스는 노예제도의 확장은 노예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노예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처럼 노예제와 흑인 문제는 남북의 현실적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 그리고 강력한 중앙집권 연방주의와 각 주의 권리를 주장하는 주권(州權)옹호주의의 첨예한 대립 구도 등과 얽히고설켜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창기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천 년토록 그 땅에 살아왔지만 참정권을 전혀 누리지 못하던 유럽인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19세기 한 이민자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여태껏 어떠한 국가도 누린 적 없는 최대 다수의 인간다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증언했다.

“명백한 운명”과 “미국화”
폴 존슨은 미국인의 가장 보편적인 특성으로 “변화”(신분 상승) 또는 “이동”(개척)을 든다. “같은 자리에 오랜 동안 머무는 사람은 적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위 계층으로 상승했고,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지리적으로 이동했다.” 변화를 추구하는 정신은 미국 경제와 사회를 급격하게 발전시킨 한 원인이었다. 개척의 물결은 머나먼 변경 지대를 거의 순식간에 경제성장의 거점으로 탄생시켰다. 멈추지 않고 이동함으로써 정주지 사회가 무너졌고, 사회계층과 “존경심”이 사라지면서 평등 관념이 퍼져나갔다.
미국이 북아메리카 전체를 지배할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이른바 “명백한 운명”의 정신이 이를 뒷받침했다. 초기 개척민은 영국인이 유대인을 대신해 신의 사명을 실현할 운명을 부여받은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신화 즉 “선민사상”을 고스란히 미국으로 가져갔다. 이는 미국에서 “명백한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 구현되었다. “이 배경에는 국가주의 내지는 이데올로기 문제와 함께 종교적인 동기도 작용했다. 미국이 서부를 개척하여 문명화하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공화국이 바라는 것인 동시에 신의 뜻이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이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국가임을 뜻하는 “미국 예외주의”(프랑스 사상가 토크빌의 용어)와도 일맥상통하는 이것은 장차 팍스아메리카나로 이어지는 미국의 중요한 특징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대량 이민의 홍수가 미국 땅으로 쉼 없이 밀어닥쳤다. 미국이 “약속의 땅” “파라다이스”로 여겨진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높은 임금, 낮은 세금, 무엇보다 값싼 토지가 넘쳐났다. 거기에다 전례 없는 자유와 평등의 땅이었다. 미국은 거대한 “인종의 도가니”가 되었다. “미합중국은 하나의 가혹한 기계로서 민족, 종교, 정치, 사회, 문화에서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수많은 인간들이 그 안에서 한데 뒤섞였으며, 그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탈바꿈하여 마침내는 미국인이라는-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존재가 출현한다는 생각은 공화국 탄생 때부터 생겨났다”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리하여 미국은 최초의 “국제 국가”가 되었다. 저자는 20세기 초 “대중의 라디오(그 뒤를 이어 유성영화) 청취는 이민 사회의 미국화를 가져왔고 의복, 언어, 태도에서 계급의 차이를 없애버렸다”라고 흥미로운 논평을 내린다.

신랄한 평가와 다채로운 시선
이 책은 제목에서 잘 드러나듯이 미국“인”의 역사를 표방한다. 그런 만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무수한 유명, 무명의 인물들이 등장해 미국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완성해간다. 여성운동의 선구자 격인 앤 허친슨, 조면기를 발명해 노예제도에 존속과 번영을 가져다준 동시에 “아메리칸 시스템”을 도입해 초기 산업혁명에 원동력을 제공한 일라이 휘트니,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질이 부자가 될 자유 그리고 그 부를 나눠줄 의무에 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실천한 철강왕 카네기, 갱스터 랩으로 미국 사회의 하강 이동 현상(“대중화”)의 전형을 보여준 래퍼 겸 배우 투팍 샤커 등이 바로 그런 이들이었다.
이런 인물들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저자는 대개 인물의 양면성을 살피면서 총체적으로 역사적 의미와 결부시켜낸다. 예컨대 조지 워싱턴은 애초 영국군 장교로 입신출세하고자 했으나 그것이 좌절당하자 독립이라는 막중한 과업의 선봉에 서게 된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우리의 통념과 상반되는 경우가 특히 많다. 일례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유명한 “뉴딜” 신화는 본질적으로 전임 대통령 후버의 것을 물려받은 것으로 경제 정책이랄 것이 없으며, 나아가 두 정권 모두 불필요한 개입 정책으로 자연스럽게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재평가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신랄하기 그지없다. 그는 아버지 조지프 P. 케네디가 마피아와 결탁하여 돈으로 만들어낸 대통령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당시 미국을 지배한 미디어 정치의 성과물이기도 한데, 워터게이트 사건의 당사자인 닉슨 대통령은 오히려 비대한 미디어 권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라고 저자는 말한다. 탄핵 정국에서 닉슨은 “명예로운 사임”을 택했고 “마침내는 제퍼슨 이후 가장 존경받는 정계 원로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이 책에서 폴 존슨은 미국의 모든 측면을 다루면서 미국인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해내고자 했다. 이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표현대로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을 위한 강력한 해독제”일 수 있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한다. “미합중국이라는 배가 다가올 21세기와 새로운 3,000년이라는 미지의 바다를 향해 나아갈 때, 인류는 그 항해를 호기심과 놀라움, 때로는 불안한 눈길로 지켜볼 것이다. 미국이라는 공화국의 위대한 시험은 여전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상이다. 그것은 여전히 인류에게 으뜸가는 가장 큰 희망이다.”

구매가격 : 26,600 원

미국인의 역사 II

도서정보 : 폴 존슨 | 2024-03-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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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모험”, 미국인의 역사
역사학의 거장 폴 존슨이 선보이는 새롭고 거대한 미국의 역사. “미국의 창조는 인류 최대의 모험이다”로 시작하는 이 책 『미국인의 역사』에서 폴 존슨은, 16세기 말 영국령 식민지부터 20세기 말 현재까지 400년 미국인의 역사를 신선하고 매력적인 통찰로 재해석해낸다. 미약하기 그지없던 시작과, 독립과 국민 정체성 확립을 위한 힘겨운 싸움, 남북전쟁과 노예제도와 서부 개척을 둘러싸고 빚어진 “불가피한 죄악”과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영웅적인 노력과 희생을 거쳐,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우뚝 서는 전 과정이 기왕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시각과 사실들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오늘날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미국은 경제적・정치적・군사적으로 세계 초강대국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해온 모든 발전의 정점에서 여전히 실험과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최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이는 『모던 타임스』 『근대의 탄생』 『유대인의 역사』 『기독교의 역사』 등 여러 역사학의 명저들을 써온 저자가 유독 한 나라의 역사서로 “미국인의 역사”를 집필한, 또는 집필해야만 했던 이유와 맞닿아 있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이 이미 1950년대에 미국에 대한 관심이 싹터 기존 저서들의 자료를 갱신하고 수정하고 바로잡고 확장하고 새롭게 다듬는 과정을 거쳐 이 책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한마디로 『미국인의 역사』는 폴 존슨의 지적 여정의 총 집약이자 인간이 일구어낸 진보의 최첨단, 현대성의 총화로서 미국을 이해하고 재구성해낸 결과물인 셈이다.

인류의 미래를 가늠할 척도이자 이정표
그런 점에서 미국과 미국인은 어쩌면 인류의 미래를 가늠할 척도이자 이정표일지 모른다. 폴 존슨이 “미국인의 역사”를 “인류 최대의 모험”이라고 일컬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인 자신들과 인류 모두에게 이처럼 커다란 교훈을 간직한 나라의 역사는 없다. …… 이 교훈에서 배우고 그것을 기초 삼아 미래를 건설할 수만 있다면, 이제 막을 열기 시작한 새로운 시대에 인류 전체가 혜택을 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미국인의 역사로부터 수많은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발전에서 그 점은 명확해 보인다. 갖은 질곡과 시행착오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돌아볼 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맺어온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우리에게 이 심도 깊은 미국인의 초상은 더욱 큰 시사점을 던진다. 그들이 꿈과 열망을 실현해온 방식과 과정은 우리를 새로운 성찰과 각성으로 이끌 것이고, 그들이 거둔 실패와 성공은 반면교사의 지혜를 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미래에 위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미국인의 역사』는 “인류 최대의 모험”을 다룬다는 취지에 걸맞게 단순한 사실의 나열로 이루어진 연대기적・평면적 개설을 뛰어넘는다. 대신에 각 시대를 대표하는 주제와 인물을 중심에 놓고 관련 사실과 사건을 과감히 취사선택하여 유기적으로 서술해나간다. 더불어 각 사안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미국이 겪은 과거의 모든 면, 모든 시대에 관해 새롭고 때로는 매서운 의견을 담았다. 아울러 나는 일부 역사학자처럼 내 견해를 감출 의도가 없다. 독자 여러분은 있는 그대로 보고 수긍하거나 거부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의 논조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몹시 비판적이다. 심지어 신랄하고 도발적이어서 상식의 허를 찌르는 평가를 내릴 때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미국사에 관한 통념을 끊임없이 깨뜨려준다. 이 독특함이야말로 미국의 과거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눈을 크게 확장시켜준다.

미국의 역사에 던지는 3가지 근본 질문
책 첫머리에서 폴 존슨은 미국의 역사에 대해 3가지 근본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 미국은 건국 당시 저지른 “불가피한 죄”를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 건설로 속죄했는가? 둘째, 사사로운 이익 추구의 욕구와 야망을 공동체적 이상과 이타주의로 통합해냈는가? 셋째, 인류의 본보기가 될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달성했는가? 이상의 3가지 질문은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기초한 민주 공화국의 완성”이라는 목표로 수렴된다. 이것은 크게 보면 인류 전체가 지금껏 한결같이 추구해온 목표와 일치한다. 미국인은 이 원대하고 오래된 인간의 바람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가장 극단까지 실험하고 가장 가까이 다가간 장본인이다. “오늘날의 미국은 비할 데 없는 인간의 위대한 업적이다”라는 저자의 찬탄은 괜한 과장이 아니다.
미국인의 역사에서 오래도록 이어진 문제, 또는 면면히 이어진 전통은 사실 식민지 건설 초기부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15세기 말 몇 차례의 실패 이후 16세기 초 최초로 수립된 버지니아 식민지는 두 방향으로 확연히 나뉘었다. 한쪽은 자유 사회로 나아가는 대의제를 택했고, 한쪽은 남부 특유의 제도로 나아가는 노예제를 선호했다. 이 둘을 하나로 묶어 실용성에 기초한 세속주의 전통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16세기 초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온 청교도 “필그림 파더스”에 의한 강력한 종교적 이상주의 전통이 더해졌다. 이러한 세속주의와 신권주의,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는 서로 충돌하며 수많은 모순을 빚어냈지만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하나로 수렴되면서 발전의 강력한 원동력으로 또한 작용했다.
18세기에 이르면 청교도주의는 쇠퇴하고 세속적 현세주의가 미국을 지배하게 된다. 애초에 “언덕 위의 도시” 즉 “신의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청교도의 이상이 “민주 공화국” 건설이라는 원대한 목표로 전환하는 이 시점을 미국 역사의 커다란 분기점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18세기 중반 미국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반세기 만에 무려 500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높은 임금, 값싼 토지, 낮은 세금, 이 3가지 요소는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번영을 미국에 가져다주었다. 매입과 전쟁으로 국토는 서쪽으로 끝없이 넓어지고 그 땅을 도로와 운하와 철도가 뒤덮었다. 그리하여 19세기 말에 이미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인류사에 유례가 없는 생활수준을 누리며 살게 되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공화국
경제발전과 더불어 법과 제도 역시 날로 성숙해갔다. 비록 전쟁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공화국 건설을 향한 미국인의 의지는 확고했다. 식민지 시절부터 본국인 영국의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채 자치를 시행했던 미국은, 개인주의와 실용주의에 기초한 완전한 독립과 국가 통합을 마침내 이루어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의회와 함께 헌법이 미국 식민지를 독특한 존재로 만들었다. 바로 이런 점에서 미국이 영국보다 ‘근대적’이었으며, 분명히 혁신적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정치와 법 제도에서 영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헌법 제정, 대의제 실현, 연방 수립 과정은 가장 선진적인 도전이 낳은 성과였다.
시민권과 참정권을 통한 자유와 평등, 정의의 실현이 이에 동반되었다. 일반인도 최상품을 추구하고 누릴 권리가 있다는 인식이 정치에 대한 전면 참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10년 전에 “시민”이란 말이 널리 쓰였다. 또 집단으로서 시민을 가리키는 호칭으로 “퍼블릭”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조짐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일반 남녀가 자신들 손으로 자신들을 위해 창조한 나라”였다. 백인 남성에게만 주어진 참정권, 노예제도의 존속과 흑인, 여성, 그리고 훗날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한계는 있었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났다. 예컨대 초기 식민지에는 흑인 노예가 거의 없었기에 평등한 시민권 보장과 노예제도는 전혀 모순을 빚지 않았다. 그러나 대농장 경제가 도입되자 노예(제도) 문제는 현실적 이해관계와 직결되어 결국 내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인 토머스 제퍼슨은 노예제를 부도덕한 제도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은 평생 노예를 거느리고 사고팔며 늘렸다. 특이하게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의 비영국계화, 비백인화를 우려하여 노예제도를 반대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슨 데이비스는 노예제도의 확장은 노예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노예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처럼 노예제와 흑인 문제는 남북의 현실적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 그리고 강력한 중앙집권 연방주의와 각 주의 권리를 주장하는 주권(州權)옹호주의의 첨예한 대립 구도 등과 얽히고설켜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초창기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천 년토록 그 땅에 살아왔지만 참정권을 전혀 누리지 못하던 유럽인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19세기 한 이민자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여태껏 어떠한 국가도 누린 적 없는 최대 다수의 인간다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증언했다.

“명백한 운명”과 “미국화”
폴 존슨은 미국인의 가장 보편적인 특성으로 “변화”(신분 상승) 또는 “이동”(개척)을 든다. “같은 자리에 오랜 동안 머무는 사람은 적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위 계층으로 상승했고,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지리적으로 이동했다.” 변화를 추구하는 정신은 미국 경제와 사회를 급격하게 발전시킨 한 원인이었다. 개척의 물결은 머나먼 변경 지대를 거의 순식간에 경제성장의 거점으로 탄생시켰다. 멈추지 않고 이동함으로써 정주지 사회가 무너졌고, 사회계층과 “존경심”이 사라지면서 평등 관념이 퍼져나갔다.
미국이 북아메리카 전체를 지배할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이른바 “명백한 운명”의 정신이 이를 뒷받침했다. 초기 개척민은 영국인이 유대인을 대신해 신의 사명을 실현할 운명을 부여받은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신화 즉 “선민사상”을 고스란히 미국으로 가져갔다. 이는 미국에서 “명백한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 구현되었다. “이 배경에는 국가주의 내지는 이데올로기 문제와 함께 종교적인 동기도 작용했다. 미국이 서부를 개척하여 문명화하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공화국이 바라는 것인 동시에 신의 뜻이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이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국가임을 뜻하는 “미국 예외주의”(프랑스 사상가 토크빌의 용어)와도 일맥상통하는 이것은 장차 팍스아메리카나로 이어지는 미국의 중요한 특징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대량 이민의 홍수가 미국 땅으로 쉼 없이 밀어닥쳤다. 미국이 “약속의 땅” “파라다이스”로 여겨진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높은 임금, 낮은 세금, 무엇보다 값싼 토지가 넘쳐났다. 거기에다 전례 없는 자유와 평등의 땅이었다. 미국은 거대한 “인종의 도가니”가 되었다. “미합중국은 하나의 가혹한 기계로서 민족, 종교, 정치, 사회, 문화에서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수많은 인간들이 그 안에서 한데 뒤섞였으며, 그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탈바꿈하여 마침내는 미국인이라는-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존재가 출현한다는 생각은 공화국 탄생 때부터 생겨났다”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리하여 미국은 최초의 “국제 국가”가 되었다. 저자는 20세기 초 “대중의 라디오(그 뒤를 이어 유성영화) 청취는 이민 사회의 미국화를 가져왔고 의복, 언어, 태도에서 계급의 차이를 없애버렸다”라고 흥미로운 논평을 내린다.

신랄한 평가와 다채로운 시선
이 책은 제목에서 잘 드러나듯이 미국“인”의 역사를 표방한다. 그런 만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무수한 유명, 무명의 인물들이 등장해 미국이라는 거대한 무대를 완성해간다. 여성운동의 선구자 격인 앤 허친슨, 조면기를 발명해 노예제도에 존속과 번영을 가져다준 동시에 “아메리칸 시스템”을 도입해 초기 산업혁명에 원동력을 제공한 일라이 휘트니,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질이 부자가 될 자유 그리고 그 부를 나눠줄 의무에 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실천한 철강왕 카네기, 갱스터 랩으로 미국 사회의 하강 이동 현상(“대중화”)의 전형을 보여준 래퍼 겸 배우 투팍 샤커 등이 바로 그런 이들이었다.
이런 인물들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저자는 대개 인물의 양면성을 살피면서 총체적으로 역사적 의미와 결부시켜낸다. 예컨대 조지 워싱턴은 애초 영국군 장교로 입신출세하고자 했으나 그것이 좌절당하자 독립이라는 막중한 과업의 선봉에 서게 된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우리의 통념과 상반되는 경우가 특히 많다. 일례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유명한 “뉴딜” 신화는 본질적으로 전임 대통령 후버의 것을 물려받은 것으로 경제 정책이랄 것이 없으며, 나아가 두 정권 모두 불필요한 개입 정책으로 자연스럽게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재평가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신랄하기 그지없다. 그는 아버지 조지프 P. 케네디가 마피아와 결탁하여 돈으로 만들어낸 대통령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당시 미국을 지배한 미디어 정치의 성과물이기도 한데, 워터게이트 사건의 당사자인 닉슨 대통령은 오히려 비대한 미디어 권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라고 저자는 말한다. 탄핵 정국에서 닉슨은 “명예로운 사임”을 택했고 “마침내는 제퍼슨 이후 가장 존경받는 정계 원로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이 책에서 폴 존슨은 미국의 모든 측면을 다루면서 미국인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해내고자 했다. 이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표현대로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을 위한 강력한 해독제”일 수 있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한다. “미합중국이라는 배가 다가올 21세기와 새로운 3,000년이라는 미지의 바다를 향해 나아갈 때, 인류는 그 항해를 호기심과 놀라움, 때로는 불안한 눈길로 지켜볼 것이다. 미국이라는 공화국의 위대한 시험은 여전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상이다. 그것은 여전히 인류에게 으뜸가는 가장 큰 희망이다.”

구매가격 : 26,600 원

미국사를 뒤흔든 5대 전염병

도서정보 : 김서형 | 2024-0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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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열병, 소아마비부터 조지 워싱턴, 프랭클린 D. 루즈벨트까지
5대 전염병과 5명의 대통령으로 들여다보는 미국사

빌 게이츠는 일찍이 2015년부터 전염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오늘날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재난은 핵무기도 기후변화도 아닌, 전염성이 강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 강조했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대해 ‘팬데믹’을 선포했을 때 그의 예언이 재조명되었다. 오늘날처럼 과학과 의학이 발전한 시대조차 전염병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근대 의학이 아직 발전하지 못한 시대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오늘날처럼 백신이나 치료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염병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염병을 통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이 책 『미국사를 뒤흔든 5대 전염병』은 미국 사회를 휩쓸었던 다섯 가지 전염병의 역사적,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살펴보고 다섯 명의 대통령이 어떻게 전염병을 통제하고 대처했는지 들여다봤다. 특별한 역사와 소소한 일상의 시간이 만나는 지점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역사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다.
미국 독립전쟁 이후 미국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황열병과 미국 제1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식민지 시기부터 수많은 사망자를 초래했던 천연두와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19세기 중반부터 빈번하게 발생했던 콜레라와 미국 제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 갑자기 발생했다가 제1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사라진 1918년 인플루엔자와 미국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 그리고 1950년대까지 미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유행성 전염병이었던 소아마비와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즈벨트까지 치명적인 전염병이 미국 사회에 미친 영향과 전염병을 통제하기 위한 전 층위적인 노력을 당시 재임했던 대통령의 리더십과 연계해 살펴보고자 했다.

국내 최고 질병사(史) 권위자 김서형 교수의다시 쓰는 미국전염병실록!
인류의 전염병사(史)를 심도 있게 논한 저작들은 오래전부터 출간되었다. 80여 년 전 1940년대에는 20세기 전반 세계 최고의 의사학자 헨리 E. 지거리스트가 『문명과 질병』을 출간했고 1970년대에는 미국역사학회장을 지낸 이 시대 가장 탁월한 역사학자 윌리엄 H. 맥닐이 『전염병의 세계사』를 펴냈다. 그런가 하면 1990년대에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로 세계 언론과 학계를 뒤흔들었다.
2020년대 한국 최고의 질병사 권위자 김서형 교수가 『미국사를 뒤흔든 5대 전염병』으로 미국전염병사를 다시 썼다. 미국 의학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서형 교수는 그동안 빅히스토리와 전염병사에 관한 연구를 병행하며 꾸준히 저작 활동을 해 왔다. 이 책이 빅히스토리 관점으로 전염병을 통해 미국사를 들여다본 기념비적인 저작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미국사의 주요 흐름을
전염병과 대통령 이야기로 펼쳐내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근대 의학 발전 이전 시기의 대표적인 전염병인 황열병과 그에 맞선 미국 제1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에 앞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항해와 노예무역, 그리고 프랑스 혁명과 아이티 혁명의 역사도 아우른다. 2장에선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인 천연두를 이겨내려 한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제퍼슨은 백신이 미국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가중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을 발휘해 백신으로 전염병에 대처했다. 3장은 산업혁명으로 발생한 치명적인 유행성 전염병인 콜레라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로 전염병 통제보다 원주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훨씬 더 중요했던 미국 제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이야기를 내보인다. 4장은 1918년 미군 병영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미국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까지 퍼진 이야기다. 미국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전염병 사망자가 전사자보다 많았음에도 전쟁 승리가 중요했다. 5장은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전염병인 소아마비와 대공황부터 제2차 세계대전 해결뿐만 아니라 소아마비 퇴치에 최선을 다한 당시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미국사의 주요 변곡점에서 출몰한 전염병들과 당시 대통령의 리더십이 어떻게 맞물렸는지 그 뒷이야기들이 자못 흥미진진하다.

구매가격 : 10,800 원

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

도서정보 : 모토무라 료지 | 2023-11-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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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은 로마사 일본 최고 권위자이자 도쿄대 명예교수이며 『세계사를 결정짓는 7가지 힘』의 저자인 모토무라 료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로마사’ 관련 최고의 역작이다. 그는 이 책에서 ‘공화정’, ‘회복탄력성’, ‘공공성’, ‘대립과 경쟁’, ‘영웅과 황제’, ‘후계 구도’, ‘선정과 악정’, ‘5현제’, ‘혼돈’, ‘군인황제’, ‘유일신교’, ‘멸망’의 12가지 코드를 통해 2,206년 장대한 로마사를 명쾌하게 설명하며, 그 로마사가 오늘의 세계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날카롭게 통찰한다.

구매가격 : 14,000 원

90년대

도서정보 : 척 클로스터만 | 2023-08-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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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코베인의 자살, 마이클 조던의 은퇴,
빌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이 모든 일들이 모두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20세기의 황혼기를 유쾌하고 영리하게 풀어낸
X세대 문화 연대기의 결정판
90년대에 대한 향수는 강력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빈티지 록 티셔츠와 통 넓은 바지를 입는다. ‘올드 스쿨 힙합’과 ‘얼터너티브 록’, ‘시티팝’ 스타일의 음악을 찾아 듣는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현상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그렇다 해도 오늘날 90년대에 대한 향수는 조금 특별하다.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90년대를 주목하는 건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척 클로스터만은 90년대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가로지르고 재구성하며 그 시대를 규정하는 핵심 정서를 드러낸다.

독자들은 익숙한 이야기들을 보며 향수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향수에 젖어 들기에는 너무 야심차게 쓰였지만 말이다. 이 책은 문화적 맥락을 치밀하게 밝히며 우리를 90년대로 안내한다. 우리에게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어떻게 한 시대가 그토록 사람들의 기억에서 빠르게 사라졌고 이토록 낯설게 느껴지는지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정형화된 블록버스터가 양산되던 80년대의 흐름이 어떻게 끊겼는지, 스포츠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야구의 지위가 왜 바뀔 수밖에 없었는지,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기술이 당시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기 시작했는지가 이 책에 모두 담겨 있다. 20세기 황혼기로의 여행을 하다 보면 90년대가 다른 시대와 확연히 구분된다고 느낄 것이다. 물론 빈티지 티셔츠와 통 넓은 바지를 찾아 입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훌륭한 가이드가 되겠다.

구매가격 : 15,750 원

미합중국 건국의 아버지들

도서정보 : 이종권 | 2023-08-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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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는 세계 최초의 현대적 민주공화국인 미합중국을 탄생시켰던 건국의 영웅 35인의 삶과 업적을 소개하는 옴니버스형 북릿으로서 독립선언의 현장이었던 필라델피아의 인디펜던스 홀, 성조가의 발상지인 볼티모어의 포트 매킨리, 그리고 워싱턴 DC의 워싱턴 메모리얼,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인 몬티첼로 등 건국을 기념하는 주요 사적지에서 보급되고 있는 귀한 책입니다. 1974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반세기를 바라보는 오늘날까지 이 분야의 확고한 스테디셀러로서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 책은 미국의 정통 사관을 대표하는 고전입니다.

이 책의 저자 빈센트 윌슨 Jr.은 하버드 영문학 박사로서, 본 서 이외에도 『The Book of States, The Book of Presidents, The Book of Distinguished American Women』 등의 저서를 통하여 미국에 관심이 있는 초심자들에게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지식과 관점을 공유해 왔습니다. 콤팩트한 구성과 편집, 그리고 하나의 토픽에 대한 방대한 리서치를 900단어 이내로 응축해 낸 윌슨 박사의 집필은 짧지만 깊고 함축적인 문장으로 대가의 면목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발행처인 American History Research Associate에서 출간된 윌슨 박사의 모든 서적에 대한 한국어 판권을 부여받은 편역자는 미국 바로알기 또는 대중적 미국학의 보급을 목표로 본서를 필두로 미국의 역사, 지리, 문화, 인물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구매가격 : 7,200 원

베난단티

도서정보 : 카를로 긴즈부르그 | 2023-07-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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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의 문을 연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명저

“우리가 이기면 그해에는 풍년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면 흉년이 됩니다.”
회향단을 든 베난단티는 수숫대를 든 마녀들과 싸웠다.

우리는 역사에서 벗어나 즉각 접할 수 있는 개인을 만나리라 예상하는 곳에서 오히려 공동체에 전해내려오는 전승의 힘은 물론 사회생활과 연결되어 있는 희망과 필요성을 만난다. (174쪽)

이제는 이름조차 사라져버린 유럽 변두리의 민간신앙이 굴절되고 변형되고 왜곡되어 마침내 소멸해버린 과정을 통해서도 훌륭한 역사가 쓰일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게 다가왔다.
_조한욱, 「옮긴이의 말」에서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이탈리아 한 지역의 재판 기록을 추적하다
미시사의 문을 연 저명한 역사학자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첫 책 『베난단티』가 교유서가 어제의책 시리즈 중 하나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긴즈부르그가 27세에 썼던 박사학위 논문을 묶은 책으로,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이탈리아 북동부의 프리울리 지역에서 벌어진 농민들의 이단 심문 기록(베난단티-마녀에 대한 재판)을 바탕으로 하여 당시 농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고, 그 이면에 비친 사회상을 연구하였다.
원서는 1966년에 출간돼 역사학계와 독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국내에서는 2004년¨『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도서출판 길)라는 제목으로 처음 번역 출간하여 국내 역사연구자들과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으나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절판되었다. 그러나 원서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영어권에서도 판을 달리하여 출간되었는데, 2020년에는 50주년 기념판으로 이탈리아 ADELPHI EDIZIONI사에서 펴냈다. 이 책에는 50주년 기념으로 쓴 글이 추가돼 있다. 이 글은 긴즈부르그가 2017년 피사고등사범학교 학술발표회에서 기고했던 글을 보완한 것으로, 이후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번 한국어판에도 이 글을 번역하여 게재했다. 이 글에는 긴즈부르그가 ‘베난단티’를 연구하게 된 배경이 잘 드러나 있다. 긴즈부르그는 유대인으로 무솔리니 치하의 이탈리아에서 박해받았던 의식적, 무의식적 경험이 있었는데 자신이 박해받았던 경험이 베난단티의 박해 경험과 유사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이 이 책을 집필한 무의식적 동기였을 수도 있다고 밝힌다. 그뿐 아니라 역사학, 사회학, 신학, 심리학, 정치이론, 인류학, 종교학 등 방대한 학문 분야에서 제기된 문제점들과 그에 대한 자신의 대응을 잘 정리하여 알려주고 있다.

1959년 가을에 피사고등사범학교 학생이었던 나는 학교의 도서관에서 갑자기 하나의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 정확한 순간을 기억하는 데, 나는 유리로 된 선반에 몸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것은 하나라기보다는 세 가지의 결심이었다. 첫째로 나는 역사가라는 직업을 추구하게 될 것이며, 둘째로 나는 마녀사냥의 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할 것이며, 셋째로 나는 마녀사냥이라는 것 자체보다는 그 희생자에, 정확하게는 마술의 혐의로 고발당한 남자와 여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리라는 것이었다.
_「『베난단티』, 50년 이후」에서

오랜 감금과 유도심문으로 마녀가 돼버린 베난단티
긴즈부르그는 17세기로 지나던 무렵 이탈리아 프리울리라는 지역에서 농민들에 대한 이단 재판 기록을 추적해 연구했다. 긴즈부르그의 이 연구는 역사학의 한 분야가 되는 미시사의 개척이자 새 연구방법의 지평을 열었다. 재판을 받던 농민들은 계절이 바뀌는 축일마다 몸에서 벗어난 영혼으로 회향가지를 들고 수숫단을 든 마녀들과 전투를 벌였다. 그 전투에서 농민들이 이기면 그해는 풍년이 되고, 마녀들이 이기면 흉년이 된다. 이 농민들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로 스스로 ‘베난단티’라고 부른다. 그들은 악마를 숭배하는 마녀와 싸우며 가톨릭을 수호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판은 신과 악마의 대결 구도 속에서 베난단티는 교구 성직자의 고발로 심문을 받게 된다. 자신의 일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이들이 오랜 감금과 유도심문을 겪으면서 마녀라고 자백하게 되고 범죄자가 된다. 긴즈부르그는 지금은 사라진 베난단티가 풍년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 유라시아 대륙에 퍼져 있던 샤머니즘과 같다고 여겼다. 이 책은 이교도에 대한 억압과 지배층의 방어적인 면으로 민중문화의 독자성과 생명력이 어떻게 소멸하는지 잘 보여준다.

나는 희생자들의 신앙과 태도에 대해 무엇인가 알기 위해 그들의 감정과 동화되려는 힘에 이끌려 마녀재판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금방 인식할 수는 없다 해도 이런 종류의 계획에는 역설적인 측면이 있었다. 여기에는 유도신문과 고문을 수단으로 하여 재판관들이 희생자들에게 씌운 문화적 고정관념을 희생자들의 탓으로 돌리게 될 위험이 있었다. 나는 내 최초의 질문과 재판기록의 성격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에 대한 인식이 또다른 간격의 해결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재판관의 질문과 베난단티의 대답 사이의 간격을 말한다.
_「한국어판 서문」에서」

구매가격 : 19,500 원

세계 문화 여행_체코

도서정보 : 케반 보글러 | 2023-04-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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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의료가 뛰어난 선진국이자 안전한 국가 체코!

이 책은 『세계 문화 여행』 시리즈 체코편으로 체코의 풍습, 역사, 문화, 생활, 삶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업차 체코을 방문하든 단순한 여행이든, 체코에서 더욱 풍성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체코 현지 풍습과 전통, 역사와 종교와 정치, 체코 가정과 직장과 여가, 의식주, 의사소통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구매가격 : 9,100 원

독일사 산책

도서정보 : 닐 맥그리거 | 2023-03-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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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박물관과 BBC가 공동 기획한 역사 프로젝트
유럽사의 서문을 장식한 독일을 가다!

흔히 독일 하면 히틀러와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던 나라를 떠올린다. 혹은 무뚝뚝하고 딱딱한 독일 병정과 무서운 냉전시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이자 영국박물관장인 닐 맥그리거는 "독일은 최근의 시리아 난민처럼 혹독한 난민 시절을 겪었고 합의를 통해 작은 나라들을 이끌어온 느슨한 연합체"라고 말하며 독일의 건물과 물건, 사람과 장소를 통해 유럽사의 중심에 서 있는 독일사를 풀어낸다.

독일 역사 인식의 출발점, 기념비

독일을 이해하기 위해 독일사 산책을 나선 저자는 우선 독일의 기념비에 주목한다. 독일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때문이다. 나폴레옹 전쟁으로 유럽 대륙이 혼란에 빠진 시기의 기록이 유럽 곳곳에 개선문으로 남아 있다. 프랑스는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출정하는 나폴레옹의 군대를 새긴 개선문을 파리에 세웠고, 영국은 나폴레옹에 맞서 싸운 웰링턴의 승리를 기리는 개선문을 런던에 세웠다.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국의 입장에서 세운 기념비이다. 물론 독일도 기념비를 세워 나폴레옹 전쟁을 기록으로 남겼다. 하지만 독일이 세운 기념비 중에서 바이에른 주의 도시 뮌헨에 세운 기념비는 파리나 런던의 기념비와는 다르다. 뮌헨 개선문은 ‘바이에른의 군대에게’라는 문구를 새겨 나폴레옹 전쟁 당시 바이에른 군대가 보여준 희생과 그들이 이룬 성취를 기념하고 있지만, 사실 바이에른의 군대는 전쟁 기간 대부분을 오히려 프랑스 편에 서서 같은 독일 민족을 공격하였고,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실패한 후에야 비로소 반(反)프랑스 진영에 가담하였다. 뮌헨 개선문에 담긴 승리에는 독일 민족에 대한 배신의 역사도 담겨 있는 셈이다.

지금은 같은 민족이라는 소속감이 강하지만, 1871년 통일되기 전까지 독일 민족에게는 공동의 목표 의식이 거의 없었다. 신성로마제국이라는 큰 울타리 아래 수백 개의 크고 작은 자율적인 국가들로 나뉘어 근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내면서 독일 내 국가들은 각자의 이익에 맞춰 때론 연합하고 때론 갈등하며 고유의 지역 역사를 써왔다. 때문에 프로이센의 굳건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여 이후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받는 프리드리히 대제도 프로이센에서는 영웅이었지만, 프로이센이 성장하는 데 좋은 먹잇감이 된 작센에서는 둘도 없는 악당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수세기에 걸쳐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형성한 다른 나라와 달리, 신성로마제국이라는 느슨한 연합체로 천 년을 보낸 독일 역사에서 단일한 민족서사는 결코 써내려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신 오늘날의 독일인 대부분이 공유하는 독일의 업적과 상처를 씨줄과 날줄 삼아 현대 독일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구매가격 : 19,000 원

독일사 산책

도서정보 : 닐 맥그리거 | 2023-03-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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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박물관과 BBC가 공동 기획한 역사 프로젝트
유럽사의 서문을 장식한 독일을 가다!

흔히 독일 하면 히틀러와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던 나라를 떠올린다. 혹은 무뚝뚝하고 딱딱한 독일 병정과 무서운 냉전시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이자 영국박물관장인 닐 맥그리거는 "독일은 최근의 시리아 난민처럼 혹독한 난민 시절을 겪었고 합의를 통해 작은 나라들을 이끌어온 느슨한 연합체"라고 말하며 독일의 건물과 물건, 사람과 장소를 통해 유럽사의 중심에 서 있는 독일사를 풀어낸다.

독일 역사 인식의 출발점, 기념비

독일을 이해하기 위해 독일사 산책을 나선 저자는 우선 독일의 기념비에 주목한다. 독일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때문이다. 나폴레옹 전쟁으로 유럽 대륙이 혼란에 빠진 시기의 기록이 유럽 곳곳에 개선문으로 남아 있다. 프랑스는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출정하는 나폴레옹의 군대를 새긴 개선문을 파리에 세웠고, 영국은 나폴레옹에 맞서 싸운 웰링턴의 승리를 기리는 개선문을 런던에 세웠다.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국의 입장에서 세운 기념비이다. 물론 독일도 기념비를 세워 나폴레옹 전쟁을 기록으로 남겼다. 하지만 독일이 세운 기념비 중에서 바이에른 주의 도시 뮌헨에 세운 기념비는 파리나 런던의 기념비와는 다르다. 뮌헨 개선문은 ‘바이에른의 군대에게’라는 문구를 새겨 나폴레옹 전쟁 당시 바이에른 군대가 보여준 희생과 그들이 이룬 성취를 기념하고 있지만, 사실 바이에른의 군대는 전쟁 기간 대부분을 오히려 프랑스 편에 서서 같은 독일 민족을 공격하였고,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실패한 후에야 비로소 반(反)프랑스 진영에 가담하였다. 뮌헨 개선문에 담긴 승리에는 독일 민족에 대한 배신의 역사도 담겨 있는 셈이다.

지금은 같은 민족이라는 소속감이 강하지만, 1871년 통일되기 전까지 독일 민족에게는 공동의 목표 의식이 거의 없었다. 신성로마제국이라는 큰 울타리 아래 수백 개의 크고 작은 자율적인 국가들로 나뉘어 근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내면서 독일 내 국가들은 각자의 이익에 맞춰 때론 연합하고 때론 갈등하며 고유의 지역 역사를 써왔다. 때문에 프로이센의 굳건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여 이후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받는 프리드리히 대제도 프로이센에서는 영웅이었지만, 프로이센이 성장하는 데 좋은 먹잇감이 된 작센에서는 둘도 없는 악당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수세기에 걸쳐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형성한 다른 나라와 달리, 신성로마제국이라는 느슨한 연합체로 천 년을 보낸 독일 역사에서 단일한 민족서사는 결코 써내려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신 오늘날의 독일인 대부분이 공유하는 독일의 업적과 상처를 씨줄과 날줄 삼아 현대 독일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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