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사랑. 중세 영국의 뒤엉킨 인간사를 추적하는 엘리스 피터스의 역사추리소설. 폭설로 인한 죽음의 순간, 할루인 수사의 충격적인 고백이 시작된다. 할루인 수사는 죄사함을 받기 위해 고행의 순례를 결심하게 되고, 할루인 수사의 고백에 따라 그 무언가를 찾아나선다. 운명의 밧줄이 그들을 옭아매고, 길 위에서 조우하게 되는 젊은 연인들과의 인연, 그리고 그 후 마침내 그들의 운명의 밧줄이 서서히 끊어지면서 뒤엉킨 운명의 고리들이 풀어지기 시작한다.
역사와 추리가 절묘하게 조화된 역사추리소설
영국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 엘리스 피터스가 1977년 이래 장장 18년의 세월에 걸쳐 완성한 역사추리소설 '캐드펠 시리즈 The Brohter Cadfael Mysteries''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22개국에서 번역ㆍ출간되어 전세계 수천만 독자들을 매혹시킨 밀리언 셀러이다. 중세 잉글랜드와 시루즈베리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여 뛰어난 추리력과 따뜻한 통찰력을 가진 캐드펠 수사가 펼쳐나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교묘하게 짜여진 중세의 어두운 미로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엘리스 자신이 밝은 바 있듯이 그녀는 소설 미학을 위해 역사를 손상시키지 않는 치밀함과 성실성을 겸비하였다. 다만 그녀는 미스터리 구조를 동원해, 역사 속에 존재하였으나 기록 없이 살다 간 존재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무형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고자 했을 따름이다. 바로 작가의 상상력이 당대의 잊혀진 정신과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가 그녀를 가르켜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 작가'라고 감탄한 것은 역동적인 상상력으로 중세와 그 시대 인물들을 생생하게 복원시킨 작가의 탁월함에 연유하고 있다 하겠다. 캐드펠 시리즈는 매혹적인 캐릭터, 추리소설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우아한 문체와 치밀한 주제의식,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한 추리기법으로 추리소설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