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3

도서정보 : 엄광용 | 2022-10-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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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판사 서평

천년을 기다려온 소설, 백년 후면 역사가 된다

“천년 세월을 견딘 고구려의 벽화 같은
거대한 서사 하나가 우리 곁에 왔다.”중국의 『삼국지』와 일본의 『대망(도쿠가와 이에야스)』은 어떻게 쓰여졌을까?나관중의 『삼국지』는 사실 작가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세대를 거쳐 여러 작가들이 첨삭을 가해 완성된 작품이다.?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은 일본의 주요 신문사 3개가 연재 지면을 내주며 작가의 생활을 돕는 방식으로 18년 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그렇듯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하 역사소설의 탄생은 다만 한 개인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이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처음 집필에 들어간 것이 2010년,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이기에 쓰고 고치고, 부족하면 다시 공부를 위해 중단하면서 지금까지 완성한 것만 해도 원고지 1만 매에 이른다. 그동안의 집필 기간만 무려 11년이 걸린 셈이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지만 우리는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주며 ‘광야의 꿈’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며 반발이다.


2.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의 탄생 배경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이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이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 놓은 것처럼 허술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르는 역사소설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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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편혜영 외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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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디테일, 적절한 상징, 공감어린 시선, 깊은 여운”

일 년을 영글어 더욱 깊어진 일곱 개의 결정(結晶)
한국문학이 자부하는 오늘의 이름들


등단 후 10년이 넘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7편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은 한국문학의 정수를 탐사하는 여정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주요 문예지와 웹진, 독립문예지를 포함한 총 26개 문예지의 171편이 심사 대상이 되었다. 2022 김승옥문학상의 수상 작가는 편혜영, 김연수, 김애란, 정한아, 구병모, 문지혁, 백수린이다. 한국문학의 클래식으로 이름해가는 이 작가들 중 편혜영 작가의 단편 「포도밭 묘지」가 “첫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한” 뒤 “끝까지 안정적인 지지를 얻어 결국 대상 수상작”이 되었다. 정한아 작가는 두번째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으로 단단한 관록을 드러내었고, 김승옥문학상에 새로 모습을 보인 김연수, 김애란, 구병모, 문지혁, 백수린 작가는 한국문학이 자부하는 오늘의 이름들로서, 우리가 기대할 만한 미래를 소설 속에서 펼쳐 보인다.

대상 수상작인 편혜영의 「포도밭 묘지」는 마치 혈관 속 피의 흐름을 생생히 느끼듯이 “우리 모두의 내면에서 솟구쳐오르는 반항과 항의의 충동”(김화영)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여상’을 졸업한 네 친구는 저마다 푸른 꿈을 품고 세상에 나선다. 하지만 ‘수영’은 ‘미(未)용모자’라는 굴레가 강요하는 굴욕감을 감내한 채 아르바이트와 공무원 시험 준비생 처지를 전전하고, 회사에서 힘없는 막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를 벗어던졌던 ‘윤주’는 자신이 이룬 가족 안에서 또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심지어 “장군다운 면모”를 지녀 장래를 진취적으로 도모했던 ‘한오’는 한없는 자기계발의 끝에 결실을 누리지도 못하고 스러지고 만다. “만나지 못하는 동안 모두 비슷한 시간을 보냈다”는 ‘나’의 깨달음은 이 넷의 현재를 2022년의 우리의 모습으로 확장한다. 이때 “아무도 죽지 마”라는 대사는 작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애달프고, 간곡하기에 무엇보다 절실한 안부가 될 것이다.



대상 수상작인 편혜영의 「포도밭 묘지」는 1990년대에 함께 ‘여상’(여자상업고등학교)을 졸업한 네 사람이 이후 삶의 현장에서 ‘고졸 출신 여성 청년’으로서 살아야만 했던 삶을 따라간다. 원한다고 믿은 삶 쪽으로 가기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한 친구는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 곧 노력이라 믿으며 살다가 제가 꿈꿔왔던 미래가 아니라 외로운 죽음에 제일 먼저 도착하고, 나머지 셋은 지금 마음껏 분노하지도 애도하지도 못한 채 친구를 무릎 꿇린 그 현실에 여전히 던져져 있는데, 그 순간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아무도 죽지 마”라는 대사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다급한 개입일지도 모른다. 정확한 디테일, 적절한 상징, 공감어린 시선, 깊은 여운이 어우러진 이 소설은 우리가 편혜영이라는 작가에게 경탄하게 될 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놀랍게 알려준다. ‘시험능력주의’와 ‘학벌신분사회’라는 말로 요약되는 우리 시대를 향한 작가의 회고적 응답이라고 할 만한 이 소설에, 동시대 청년들의 삶에 드리워진 그늘에 누구보다 예민했던 김승옥의 이름을 딴 소설상이 주어지는 것은 몹시 합당한 일로 보인다.
_‘심사 경위 및 심사평’에서



김연수의 「진주의 결말」은 “이야기의 위력과 무력을 삼십 년 동안 고민한 어느 작가의 답변”(신형철)으로, 아버지를 죽인 혐의를 떠안은 ‘악녀’ 유진주의 마음을 분석하던 범죄심리학자가 분석이 결코 가닿지 못하는 인간의 영역에 이르는 소설이다. 인간다움을 결여한 관습화된 접근이 아닌, 인간의 진심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만이 끝내 성취할 이해의 지평이 비로소 드러난다.
김애란의 「홈 파티」는 걱정과 동정이라는 가면을 쓴 채 자본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을 탐욕스럽게 관음하는 상층계급의 기만을 폭로한다. 독일문학사상 최초로 하층계급이 주인공이 되었던 『보이체크』처럼 「홈 파티」는 청년의 좌절과 심화된 양극화로 얼룩진 2020년대 한국에서 밀려난 이들이 다시 주인공으로 올라서는 통쾌한 반격을 그려낸다.
정한아의 「일시적인 일탈」은 방황하는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여성서사의 구조에 환상성을 가미해 놀라운 비약을 이끌어낸다. 소설의 결말에서 자신의 길로 향하는 이의 뒷모습은 영도(零度)로부터 시작되는 일상의 해방을 아침 햇살처럼 찬란히 비춘다.
문지혁의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에선 어릴 적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가까스로 벗어났던 화자가 자신과 한국 사회에 그 사고가 남긴 흔적을 소설과 논문으로 쓰려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난관에 봉착한다. 다만 이 “삶의 곳곳에 있는 균열에 관한 이야기”(정영문)를 통해, 엄습하는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와 공감에 대한 노력을 끝내 포기하지 않을 때 소설은 사람에게 진정한 승화의 길을 가리켜 보인다는 것이 밝혀진다.
백수린의 「아주 환한 날들」은 딸 가족의 앵무새를 맡게 된 한 노년 여성의 이야기로, “우리 시대의 표정”(강영숙)이 될 만한 소설이다. 낯선 존재와 살아가며 겪는 불편의 감수가 어느새 감당할 수 있는 책임이자, 기꺼운 교류, 서로가 서로를 ‘전부’라 여기는 분명한 사랑으로까지 발전할 때 어떤 독자라도 자신에게 고유하게 소중했던 존재를 떠올리며 코가 시큰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알립니다
우수상 수상작 가운데 구병모 작가의 「니니코라치우푼타」는 작가의 뜻을 존중하여 작품집에 수록하지 않습니다.

구매가격 : 7,000 원

시간이 없다

도서정보 : 정찬주 | 2022-09-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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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의심하라! 7일 안에 체험하리라!”

수행자의 삶과 정신세계를 탐구해 온 정찬주 작가가
10여 년의 세월을 응축해 써 내린 또 한 편의 역작

간화선(看話禪) 현대화의 선구자, 이 시대 최고의 선지식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의 삶과 수행을 소설로 만나다

“만일 한정된 날짜에 공을 이루려면 마치 천 길 우물에 빠졌을 때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녁부터 아침까지, 밤이나 낮이나 천 생각 만 생각이 오로지 다만 한낱 우물에서 나오려는 마음뿐이고 끝끝내 결코 다른 생각이 없는 것과 같이하여라. 진실로 이렇게 공부하기를 3일 혹은 5일 혹은 7일 하고도 깨치지 못한다면 서봉은 오늘 큰 망어를 범했으므로 영원히 혀를 뽑아 밭을 가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_ 고봉원묘 선사

고봉원묘 선사의 말은 간화선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간화선이 얼마나 신속하고 핵심을 파고드는 수행법인지를 설명한다. 간화선은 달마 대사로부터 시작된 선(禪) 불교에 뿌리를 둔 한국불교의 정통 수행법이자 최상승의 수행법이라 불린다. 하지만 지도 방식과 수행 과정의 난해함으로 인해 보통 사람은 접근하기 힘든 것, 평생 참선에 몰두한 스님조차 쉽사리 하지 못하는 수행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이러한 선입관을 180도 뒤바꾸어 놓은 선지식이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 스님이다. 현대 간화선의 선구자라 불리는 수불 스님은 출가자든 재가자든 마음을 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 7일이면 체험할 수 있는 수행으로서 간화선을 지도하고 알려 왔다. 지난 30여 년간 수만 명의 사람이 스님의 가르침 아래 돈오(頓悟)를 체험했다.

이 책 『시간이 없다』는 수불 스님의 출가 전 이야기부터 출가 후 의심을 타파하는 과정, 그리고 간화선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진력해 온 과정을 주요 일화를 중심으로 묘사한다.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는 줄기는 간화선이 어떤 수행법이며, 왜 이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는지에 맞춰져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수불’이라는 한 출가 수행자의 삶을 읽어 나가면서, 또 간화선이라는 한국불교 전통 수행법에 대해 알아가면서, 점점 더 강하게 내면 깊은 곳에서 샘솟는 의문과 마주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묻게 될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이 책은 그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구매가격 : 12,600 원

바게트 소년병

도서정보 : 오한기 | 2022-09-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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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상의 질서를 향해
과감하고 태연하게 바게트 빵 겨누기


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상상력과 과감하고 신선한 전개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나가는 소설가 오한기의 두번째 소설집 『바게트 소년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의인법』(현대문학, 2015)이 소설쓰기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지난 7년 동안 발표해온 단편소설 가운데 7편을 선별해 엮은 이번 소설집은 그때로부터 근작인 『인간만세』와 『산책하기 좋은 날』을 거치며 가다듬어온 보다 경쾌하고 독창적인 목소리로 이어지는 선분을 그려 보인다. “언어로 건축을 하지 않고, 직물을 짜지 않고, 그냥 연주를 하는 것처럼 보이”(소설가 이장욱)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표제작 「바게트 소년병」을 포함해 근작 특유의 독특하고 기상천외한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 「펜팔」 「세일즈맨」부터 초기작의 터프한 느낌이 살아 있는 「곰 사냥」, 그리고 상상력에서 비롯된 소재를 무게감 있는 서사로 이끌어나가는 「25」 「사랑하는 토끼 머리에게」까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들은 그의 소설세계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강속구로, 그의 소설을 기다려왔던 독자들에게는 기대를 뛰어넘는 변화구로 날아들 것이다.


“이명박은 다시 편지를 보내왔다.
(…) 당신의 마지막 친구 B로부터.”

더 넓어진 오한기의 소설세계를 경험하기에 좋은 작품인 「25」는 “소설만 놓고 본다면 아무도 오한기가 쓴지 모를 것 같”(대담 중에서, 288쪽)다는 문학평론가 황예인의 말처럼 지금까지의 오한기의 작품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뚜렷한 설정과 굴곡 있는 캐릭터”가 등장해 “영상화에 적합”(같은 쪽)하다 할 만한 몰입도 높은 중편소설이다. ‘이오(25)’는 야구 선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드래프트’를 통해 ‘오영’이라는 캐릭터를 수차례 키워내지만, 캐릭터는 언제나 약물의 유혹에 빠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런 이오의 과거 이름은 오영. 게임 속 수많은 오영들과 다른 듯 비슷한 삶을 살아온 그는 야구 선수였던 과거를 깨끗하게 삭제하고 신분 세탁 전문 기업 ‘파인클리닝’의 직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야구 선수의 꿈을 품고 자신에게 의지해오는 의뢰인 ‘au’에게 야구를 가르쳐줄 때마다, 그리고 자신을 배반했던 과거의 연인 ‘구진’을 찾아 헤매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마다 혼란을 겪는다. 이오가 au와 캐치볼을 하며 건넨 말은 그렇게 공과 함께 이오에게로 되돌아온다. “공에만 집중해. 지금 뿌릴 공에만. 그 공만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으면, 넌 네가 누구인지 의심하지 않아도 돼.”(86쪽)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과 「펜팔」 「세일즈맨」은 재기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산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들이다.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에서 전세 만기를 앞둔 세입자 ‘나’는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하릴없이 서성이던 중 같은 처지에 놓인 302호 세입자 ‘진진’을 만난다. 그는 돈을 못 받을 바에야 복수라도 하자고 말하는데, 상상력이 좋은 ‘나’는 주로 아이디어를 내고 행동파인 진진이 실행하면서 두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임대인에게 복수를 해나간다. 그러다 하루는 진진이 ‘전두엽’이라는 모임에 가자고 말한다. “임대인을 납치해 머리를 드릴로 뚫고 전두엽을 파헤치는 집단인가”(110쪽) 생각하는 ‘나’에게 진진은 진짜 전두엽이 아니라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임대인에게 두려움을 선사하는 임차인 연합’의 약칭”(같은 쪽)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게 진진을 따라 전두엽 모임에 가게 된 ‘나’는 그곳에서 ‘삶을 팽(烹)’ 자가 적혀 있는 부적을 쓰는 기이한 존재 ‘팽 사부’와 마주하게 되고, 진진과 ‘나’의 복수 활동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게 된다.
소설가 ‘오한기’가 화자로 등장하는 「펜팔」과 「세일즈맨」도 과감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며 유머러스한 매력을 발산한다. 「펜팔」은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을 능청스럽게 소설 속에 끌고 들어와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 펜팔을 주고받는다는 설정부터가 그렇다. ‘나’는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을 견디다못해 아무렇게나 내뱉었던 계획대로 수감중인 전 대통령 ‘이명박’에게 편지를 보내기에 이르고, 의외로 젠틀한 그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어느새 펜팔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이에 용기를 얻은 ‘나’는 모종의 사연으로 함께하게 된 ‘크리스토퍼 놀런’의 신작에 그를 캐스팅하려 한다.
마찬가지로 소설가인 「세일즈맨」의 ‘나’는 실리콘밸리로 이직한 연인 ‘진진’을 만나러 갈 돈을 마련하고자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앤드루 카네기 메달’ 등의 미국 문학상을 노린다. 그러나 글쓰기에만 매진하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고, 당근마켓에 세간을 내다팔거나 대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던 ‘나’는 우연히 아파트 단지 게시판에서 “궁둥이를 빌립니다”(261쪽)라는 공고를 발견한다. 월 백만원, 일 년 계약직이라는 정보 외에 어떠한 설명도 없는 이 미심쩍은 구인글에 ‘나’는 홀린 듯 지원하고 만다. 무엇이든 ‘세일즈’의 대상이 된 지금의 현실을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내는 이 시의적인 작품은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코로나 시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통과해야 하는 회사원의 처지를 통해 코로나 이후 재정립된 일의 의미와 성실성의 지표를 가늠해보게끔 한다.


“변화는 예상 가능하다.
그러나 무질서는 우리를 다른 세계로 이끈다.”

「바게트 소년병」은 오한기의 초기작과 근작이 가진 스타일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이번 소설집의 변곡점이자 구심점과도 같은 작품이다. 우연히 자신의 조상이 시인 ‘오상순’임을 알게 된 뒤 불현듯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수진’은 공사중인 동네 수영장에 갔다가 버려진 캐비닛 안에서 바게트를 총처럼 겨누고 있는 한 소년과 마주친다. 소년은 누군가에게 복수하러 떠난 누나를 기다리며 수영장을 지키는 중이라고 말한다. 이 기묘한 만남 이후 ‘무질서’라는 단어에 사로잡힌 수진은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 샴쌍둥이의 핏빛 암투에 관해 쓰기 시작하고, 그에 대해 친구인 소설가 ‘나’에게 설명하지만 ‘나’는 그런 수진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영장에서 총에 맞아 죽은 남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작품은 이제 막 소설을 쓰기 시작한 수진과 소설쓰기를 멈춘 ‘나’, 그리고 둘을 차례로 찾아오는 바게트 소년병의 환상적인 이미지를 겹쳐 보이며 소설쓰기의 의의와 의미를 찾는 물음에 무질서와 무의미로 호응한다.
「사랑하는 토끼 머리에게」와 「곰 사냥」은 다소간 기존 오한기 소설의 진수를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랑하는 토끼 머리에게」는 기묘한 애칭에 불과했던 ‘토끼 머리’가 어느새 자신을 옭아매는 정체성이 되어버린 화자를 앞세워 통념에서 벗어나거나 다수에 속할 수 없는 소수자의 이야기를 전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그려내 보인다.
오한기의 작품을 따라 읽어온 독자라면 익숙한 이름일 ‘한상경’이 마지막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뜻깊은 「곰 사냥」의 ‘나’는 말기 암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너’를 찾아와 옛 친구들과 함께 곰 사냥을 가자고 제안한다. 젊은 시절 서로를 위대한 예술가들로 호명했던 ‘나’와 ‘너’, ‘카프카’와 ‘이상’, 그리고 언젠가부터 사라져버린 ‘한상경’까지, “정확히 뭘 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 쓸 때만큼은 진지했”(189쪽)던 이들은 이제 더이상 글을 쓰지 않고, “예술에 대해서도, 꿈과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196쪽) 않는다. 그저 자신들을 “둘러싼 현실에 대해서만 이야기”(같은 쪽)할 뿐이다. 그런 이들이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리는 곰 사냥을 하러 나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비현실적인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건 더이상 그게 비현실이 아니라는 증거”(198쪽)로서, “비현실은 더이상 비현실이 아니”(같은 쪽)고, “비현실은 현실이”(같은 쪽)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 “문학의 마지막 낭만이랄까, (…) 제가 생각하는 소설의 모든 것을 담아 쓴”(대담 중에서, 296쪽) 작품이라 일컬은 이 작품은 이제 오한기 소설세계의 한 막이 내려갔으며, 곧 새로운 막이 올라갈 것임을 알리는 듯하다.
비현실보다 비현실적인 현실을, 농담보다 농담 같은 진실을 펼쳐 보이는 오한기의 소설세계는 어떠한 질서화도 의미화도 거부하는 듯 보인다. 특히나 이토록 다채로운 작품들이 한데 모여 있는 소설집에 관해서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바게트 소년병」에서 수진이 수영장에 살고 있다는 소년의 말을 듣고 “이게 무슨 상징적인 이야기인가”(21쪽) 생각하며 “무분별한 재건축 계획에 집을 빼앗긴 남매. 도시의 몰락과 재건이 반복되는 자본주의적 과정들”(같은 쪽)을 떠올리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마치 수진의 생각을 읽은 듯 소년은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다. “어려운 말 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수영장에 살고 있을 뿐이라고요.”(같은 쪽) 그러니 『바게트 소년병』에 대해서라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어떤 말로도 정의내릴 수 없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오한기의 소설세계가 새롭게 시작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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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가요집?나종혁 고려 가요 완역 시집 <제5판>

도서정보 : 나종혁 편역 | 2022-09-2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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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발행 [고려 가요집] 제1판에서 향가계, 속요계, 경기체가계, 실전 고려 가요 총 65편을 수록했고, 2021년 제2판에서는 잡가계 고려 가요 8편을 더하고, 속요계 고려 가요 29편을 수록해 고려 가요 총 93편으로 확대했다. 2021년 제3판에서는 경기체가계 고려 가요 ‘유림가’ 1편, 당악계 고려 가요 3편, 여말 나옹화상 고려 가요 4편, 그 밖의 조선 시대 속요계 고려 가요와 고려 가요계 조선 가사를 더해 총 13편이 추가되어 고려 가요 총 106편으로 확대되었다. 2022년 제4판에서는 ‘어부가’가 속요계 고려 가요로 추가되고, 고려 예종의 ‘임강선’이 실전 가요에 추가되었으며, 당악계 고려 가요 3편을 제외해서 고려 가요 총 105편으로 개정되었다. 2022년 9월 제5판에서는 「능엄찬」(楞嚴讚)과 「관음찬」(觀音讚)이 속요계 고려 가요로 추가되었고, 「신도가」(新都歌)가 실전 고려 가요에 추가되어, 고려 가요 총 108편으로 확대되었다. 본 고려 가요집은 속요계와 경기체가계 고려 가요를 근본으로 하는 게 통례이지만, 향가계, 잡가계, 실전 고려 가요를 덧붙였고, 추가적으로 어부가계 고려 가요를 더해서 우리나라 고려 가요의 유산을 더욱 풍부하게 함으로써 고려 가요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 가요 애호가들과 연구자들에게 참조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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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도서정보 : 김영하 | 2022-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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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등단 25주년을 맞이해 시작된 ‘복복서가×김영하 소설’ 시리즈 2차분 6권 가운데 앞서 출간된 『오직 두 사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에 이어 나머지 3종이 모두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김영하식 슬픔의 미학을 볼 수 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한국의 이십대 또는 이십대적인 삶을 그려낸 『퀴즈쇼』 그리고 충격적인 첫 소설집 『호출』이다. 노력과 운의 아이러니한 관계를 통찰하는 『퀴즈쇼』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21세기 청춘의 풍속도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문장을 세세하게 다듬고, 소설의 사회적 맥락에 대한 소회를 담은 ‘작가의 말’을 새로 실었다.

구매가격 : 9,200 원

너의 목소리가 들려

도서정보 : 김영하 | 2022-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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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등단 25주년을 맞이해 시작된 '복복서가×김영하 소설' 시리즈 2차분 6권 가운데 앞서 출간된 <오직 두 사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에 이어 나머지 3종이 모두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김영하식 슬픔의 미학을 볼 수 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한국의 이십대 또는 이십대적인 삶을 그려낸 <퀴즈쇼> 그리고 충격적인 첫 소설집 <호출>이다.

작가 스스로 우울에 침잠하여 쓴 고아들의 이야기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버려진 존재들의 삶을 파격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그들의 분노와 슬픔 그리고 취약성을 보여주며, 이와 동시에 구성원에 대한 돌봄을 수행하지 못하고 붕괴해가는 사회구조를 드러낸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대폭주가 사라진 시대에서의 감회를 담은 '작가의 말'을 새로 실었다.

구매가격 : 8,500 원

호출

도서정보 : 김영하 | 2022-09-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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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등단 25주년을 맞이해 시작된 ‘복복서가×김영하 소설’ 시리즈 2차분 6권 가운데 앞서 출간된 『오직 두 사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에 이어 나머지 3종이 모두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김영하식 슬픔의 미학을 볼 수 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한국의 이십대 또는 이십대적인 삶을 그려낸 『퀴즈쇼』 그리고 충격적인 첫 소설집 『호출』이다.

나르시시즘, 모방 욕망, 죽음 충동 등과 같은 현대의 증상을 명쾌하게 포착하면서 특유의 대담하고 건조한 문체를 보여주는 『호출』은 총 열한 편의 단편으로 매력적인 날것의 세계, 간헐천처럼 분출하는 위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수록작들의 순서를 재구성하고 표현을 세밀하게 다듬으면서도 첫 소설집이 주는 날것의 느낌은 살려 담았다. 또한 원숙기에 접어든 작가가 자신의 기원을 되돌아보며 쓴 ‘작가의 말’을 새로 실었다.

구매가격 : 8,000 원

계간 문학동네 2022년 가을호 통권 112호

도서정보 : 문학동네 편집부 | 2022-09-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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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는 문학동네에서 펴내는 계간지다.

구매가격 : 7,500 원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도서정보 : 김묘원 | 2022-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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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에는 왜 이리 금기가 많습니까?”

한 가지 약조를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궁녀끼리는 비밀 이야기나 괴이한 이야기를 하고 나면 반드시 귀를 씻는답니다. 귀 씻은 물을 대나무밭에 부으면 비밀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받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돌아다니지 않고, 오로지 대나무숲만 헤맬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약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본문 중에서)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은 제4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수상작 「도깨비집터」(수상 당시 제목은「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를 비롯하여 총 여섯 편의 작품이 실린 연작 단편집이다. 아직 고려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조선 초, 경복궁 내명부에서 일하게 되는 궁녀에게만 전해지는 ‘규칙’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신참을 위한 궁녀 생활 규칙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지 말아야 할 ‘금기’ 조항들이다. 이런 조례가 있을 만큼 궁궐의 밤은 음산하고, 궁녀들은 밤마다 모여 자신이 겪거나 들은 괴담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괴담은 다시 괴이한 일을 부른다. 궁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고, 벌어지려는 것일까?
어릴 적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오빠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뒤로 집이 몰락하고 가족도 모두 잃으며 궁녀로 들어오게 된 세답방 나인 백희, 고려 때부터 궁녀로 살아 왕실 생활과 예절에 밝은 지밀나인 노아.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에는 두 나인을 주인공으로 경복궁 내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담고 있다. 백희의 과거사로 시작한 괴담은 궁녀 한 명이 갑자기 사라지며 점점 현실감을 띠기 시작하는데, 전부 괴력난신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부 ‘궁녀 규칙 조례’에 담긴 ‘금기’와 연관이 있다. 대체, 이곳에는 왜 이렇게 금기가 많을까. 괴력난신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들, 그리고 잠 못 드는 궁녀들의 아찔한 이야기에 담긴 수수께끼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구매가격 : 11,2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