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묻은 편지 몇 쪽

도서정보 : 나도향 | 2023-04-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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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馬山)에 온 지도 벌써 두 주일이 넘었읍니다. 서울서 마산을 동경할 적에는 얼마나 아름다운 마산이었는지요!

그러난 이 마산에 딱 와서 보니까 동경할 적에 그 아름다운 마산은 아니요, 환멸과 섬섬함을 주는 쓸쓸한 마산이었나이다. 나는 남들이 두고두고 몇 번씩 되짚어 말하여 온 조선 사람의 쇠퇴라든지 우리의 몰락을 일일이 들어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조선 안에서 다소간이라도 여행해 본 사람이 보고 느낀 바를 나도 보고 느끼었다 하면 더할 말이 없을 듯합니다.

병의 차도는 아직 같아서는 알 수가 없읍니다. 열도가 오르내리는 것이나 피를 뱉는 것은 전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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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과 맹꽁이

도서정보 : 김유정 | 2023-04-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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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만은 궁벽한 시골에 사는 노총각으로, 죽도록 일을 해도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로 가난하다. 그런 덕만에게 오늘 밤 들병이(술을 파는 여자)가 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덕만은 내심 이번에 들병이와 잘 엮여 장가를 들어 술을 팔아 먹고 살 욕심을 부려본다. 그래서 그날 술값은 모두 제가 내겠다며 친구들에게 협조를 구한다. 그러나 들병이가 오자 친구들은 약속을 저버리고 들병이를 꼬여 제 욕심 채우기에 바쁘다. 배신감과 서러움으로 집으로 오는데 개골창에서 개구리가 비웃듯 ‘맹꽁’ 하고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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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

도서정보 : 박영희 | 2023-04-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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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주인공 정호는 무서운 공상과 불안에 휩싸인다.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 때문이다. 강도가 손에 칼을 들고 침입해 오기도 하고, 개를 풀어 쫓아버렸던 기부금 모금자들이 송장이 되어 자신에게 몰려오기도 한다. 그는 집에서 키우는 사냥개에 의지해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하지만, 결국 큰마누라 방으로 가려고 금고를 옆에 낀 채 나선다. 그러다가 도적을 지키려고 많은 돈을 주고 샀던 사냥개에게 물려 허망하게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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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생기

도서정보 : 이상 | 2023-04-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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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5년 11개월의 생애를 마감하는 걸 상정하고, 근사한 한마디 '종생기'를 궁리해 본다. 지금, 가을 바람이 자못 소슬한 '내' 구중중한 방에 홀로 누워 종생을 맞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날마다 운명했던 게 아니냐.」 이상은 동경으로 건너간 얼마 뒤에 죽음을 맞는데, 이 소설은 이상 자신의 삶을 대부분 투영하고 있다. 주인공 ‘나’는 전에 사귀었던 여자 ‘정희’가 보내온 편지를 받고는 지난날을 회상하거나 자신의 심리세계를 들여다본다. 독백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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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벌록-상권(개정판)

도서정보 : 영보준길 | 2023-04-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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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새로운 내일의 희망을 안고 잠든 깊은 밤, 한 사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고뇌로 가득 찬 방 안에서 번민하고 있었다.
산천이 불타고 백성들이 고통받을 때 조선의 신하 된 몸으로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였던가. (……) 어떻게 하면 그런 일이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인가?

왜를 평정해 만행의 뿌리를 뽑아야만 그런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옵니다! (……) 재앙의 근원을 찾아 발본하지 않으면 또 전쟁의 화마가 가시넝쿨처럼 조선을 휘감을 것이옵니다. 임시적이고 불안한 평화보다 영구적인 평화를 추구하는 길이옵니다.

군사를 일으켜 다른 나라를 침범하는 것은 군자국의 도리가 아니옵니다. 예를 숭상하고, 인을 최고로 삼으며 학문에 힘쓰는 것이 선비의 도이요, 군자국의 도이옵니다. 무력을 이용하여 다른 나라를 공격하고 약탈하는 것은 오랑캐들이나 하는 짓이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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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구별은 처음이라 가이드북이 필요해

도서정보 : 김예진 | 2023-04-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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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난 왜 그리 눈물이 났을까?
이곳에서의 삶이 왜 그리 낯설고, 먼 곳에의 그리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있을까?
내가 만약 이런 생각을 자주한다면, 그건 아마도 당신이 지구별 유학생이기 때문일지도.

당신을 염라국으로 ‘잠깐’ 초대합니다.
<나, 이번 생生에는 진짜·진짜 지구별★을 졸업하고파> 염라국공식 지구 졸업가이드북을 펴냈다.
지구 상공 위에는 수억을 넘어 수조는 되어 보일만큼 무수히 많은 영들이 떠 있고
그들을 보면 늘 마음이 아려오는 나, 염라국 판관. 사람들이 죽은 후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은 이곳, 염라국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심사를 하는 이 곳이지만 염라국 공무원들은 (사실은 신) 누구보다 지구인들에 대해 애정 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주 최고의 수련별>이라는 지구에 입학하고자 우주 곳곳에서 수많은 유학생들이 지구별의 문을 두드리지만, 성공적으로 졸업하는 경우는 단 0.1%라고! 지구별 재수생, 삼수생, 급기야 n수생들이 너무 많아
염라국에서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에 이르는데, 안되겠다! 염라국이 비상이다!

염라국에서는 12,000년 만에 <나, 이번 생生에는 진짜·진짜 지구별★을 졸업하고파> 펴내면서, 그 동안 모시기 어려웠던 지구별 우등 졸업생들 (기대해도 좋습니다. 노자, 부처님, 지구별 슈퍼스타 등등 이번 기회에 다 모셨습니다)이 말하는 졸업 꿀팁, 지구별 재수생들이 말하는‘이렇게 하면 졸업 어렵다’ 그리고 염라국 직강! <이것만은 머릿속에 꼬옥! 인생수업>도 마련되어 있으니 지구별 유학생들의 많·관·부(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다음에디션은 12,000년 후에 발간예정이니, 지구인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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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寃罪

도서정보 : 문경 | 2023-04-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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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가연은 할머니인 지해와 함께 산다. '구장'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이 지역의 악인들이 하나둘 하숙집으로 모여든다.

작의
여러 유형의 범죄자들도, 실상 똑같은 범법자로 보이곤 합니다. 소설 중 모든 악인은 각자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나쁜 짓’에 대한 도덕 기준을 가지고, 서로 비난하고 자신의 궤변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나아가 헐뜯고, 공격하며, 살의까지 가지며 범죄자로서 가진 ‘도덕’을 관철하려는, 이런 모순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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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

도서정보 : 박현주 | 2023-04-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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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누구나 두 가지 얼굴이 있고,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죠.”
일상 속에서 이어지는 오컬트한 미스터리! 나는 누구를 좋아하는가?

프리랜서 기고가인 ‘나’는 친구인 경은의 추천으로 빌라 문워터로 이사한 뒤, 새벽에 갑작스레 나타난 여자가 타로점을 봐주는 경험을 한다. 이후로 타인이 겪은 불가사의한 일들을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이전에 인연이 있던 두 사람, 성현과 헌을 번갈아가며 만나게 되는데…….
결정적인 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은지도 미스터리다.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주며 외면하려고 해도 자꾸만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 두 사람 사이를 오가는, 오컬트보다도 더 불가사의한 ‘나’의 감정은 과연 해결될 수 있을까?

박현주의 『나의 오컬트한 일상』이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는 ‘나의 오컬트한 일상’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오컬트이고, 미스터리고, 로맨스인 이야기다. 주인공인 ‘나’는 여전히 오컬트 칼럼을 잡지에 실으며 눈앞에 닥쳐온 초과학적인 사건들을 해결한다. 문 닫힌 코인 세탁소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여자, 미래의 남편을 보여주는 거울, 생의 마지막에 가까워질 무렵 나타난 전생의 연인, 영화감독이 잃어버린 것을 찾아 떨리는 방망이, 복수를 위한 저주 인형과 연달아 발생하는 불길한 사고들…… 각각 다른 주제를 다루는 연작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미스터리가 서로 다른 사건을 한 줄기로 연결한다.

● 일상 속 인연은 미스터리를 부른다.

“재인 씨가 오컬트 탐정이라며. 점이나 온갖 신비한 일 조사 전문가라고 그러던데.”

‘나’는 전작인 『나의 오컬트한 일상』 속에서 많은 인연을 만났다. 취재를 위해 돌아다니며, 비현실적인 사건을 해결해주며 만난 사람들은 주인공의 세계를 넓힌다.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끼리 아는 사이기도 하고, 친구 모임에 초대되어 다른 사람을 소개받기도 하고, 새로이 알게 된 사람에게서 새로운 취재 기회를 얻어내기도 한다.
오컬트 탐정이자 오컬트 전문가로 주변인 사이에서 알음알음 유명해진 ‘나’. 주인공은 뛰어난 추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정석적인 의미의 탐정도, 추리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주된 목표는 아닌 하드보일드 탐정도 아니지만, 여전히 탐정 역할을 도맡아 움직이는 사람이다. “여전히 호기심이 많고, 오지랖이 넓고, 다정하게 용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새로운 관계, 새로이 알게 된 마음들의 불가사의를 무례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면서도 파헤쳐나가고, 기어이 진상을 확인해내고야 만다. 자신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인지하면서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을 그만두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나’는 탐정으로 불리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
그렇지만 ‘나’는 결국 오컬트 탐정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 홀로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나갈 수 없다. 그렇기에 주인공의 곁에는 탐정이거나 조수, 혹은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할 여지가 남아 있는 사람들, 안성현과 이헌이 존재한다. 이들 역시 이전의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이다.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 역시, 사람의 마음
‘나의 오컬트한 일상’ 시리즈의 대주제는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가’이다. 등장인물들은 여전히 각자의 마음을 동기로 삼아 행동하고, 상대방의 마음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도 불가사의함을 느낀다. 모두가 자신의 앞에 놓인 선택지를 헤아리며 갈등하고, 점성술, 저주 등의 오컬트 습속에 의존하기도 한다. 『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만의 주제는 ‘떠나려는 여자들과 그들을 돕는 여자들’이지만, 그조차도 결국 동기는 마음이다. 떠나고서야 깨닫게 되는 마음, 떠나보낸 뒤에도 미련이 남아 떠돌아다니도록 하는 마음. 각자의 마음이 교차하는 곳에서 ‘나’의 손에 들어오는 사건, 일상 속의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여전히 탐정이 아니지만 탐정의 역할을 담당하는 ‘나’에게도 마음의 문제는 피해갈 수 없는 선택지다. 이전의 이야기에서 도재인과 깊은 관계가 되었던 남자들, 성현과 헌. 존재감이 뚜렷한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 역시 ‘나’의 손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수수께끼다. 그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던 ‘나’에게, 타로의 점괘는 선택을 종용한다.
‘나’의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야기가 담아내지 못하는 시간동안 계속될 것이다. 타인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관측하던 주인공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많이 나오는 물, 반사체의 이미지처럼, 갈팡질팡하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은 결국 향방을 알 수 없는 ‘나’의 마음에 비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매가격 : 10,500 원

누이의 집

도서정보 : 이무여 | 2023-04-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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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형, 형의 글을 받고 역시 사람이란 물과 같은가보다 했소이다. 그릇에 담아서 형태가 변하는 점에서! 신문이나 잡지 편집자에게는 양심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느니라고 언젠가 형의 논문에 오자가 여남은 개나 났던 것을 예로 들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분개를 하고, 현대 조선의 인쇄술이나 현재 우리네 언론기관의 기구로는 그것이 거의 절대일 정도로 불가능하다고 변명을 하니까, 그럴진대 맹세코 그런 기관에 직을 갖지 않으니만 같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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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도서정보 : 이무영 | 2023-04-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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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훈에게는 향이를 빼놓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없다. 정말 무엇을 위해서 인생의 삼분의 이 이상을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아니, 인생 칠십이 고래희라니 따지고 보면 오분의 사는 벌써 살아버린 셈이 된다.

그래도 마음은 아직 젊다. 의욕도 있다. 욕심도 있었다. 패기도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나이란 도리가 없었다. 작년 올로 이마에 그어진 주름살은 한결 굵어졌다. 눈가가 분명히 쪼그라졌다. 기름을 발라본 일이 없건만 윤이 잘잘 흐르던 그 까아만 머리도 땀에 전 것처럼 거세어졌다. 흰 털도 정녕 늘었다. 새치가 아니라 분명한 흰 털이다. 특히 콧수염에 그것이 더 눈에 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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