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
도서정보 : 문경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을 수록한 일반 장르 단편집입니다.
구매가격 : 4,000 원
길상문연화루 중
도서정보 : 텅핑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모든 게 수상쩍고 이상하잖아.”
“그 일에는 아주 재미있는 진실이 감춰져 있을 거야……”
2023년 최고의 기대작 <연화루>의 원작
시리도록 명징한 추리와 묵직하고 장쾌한 무협의 화려한 대서사!
검을 휘두르면
온 산하가 긴 꿈에 빠지고 강물도 붉게 변했다.
그 빛은 검광이었을까, 환상이었을까?
무협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중국 문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젊은 작가 텅핑. 2000년 『쇄단경(鎖檀經)』으로 제1회 ‘화여몽’ 전국 로맨스 소설 공모전에서 1위에 오른 후 본업인 경찰 일과 함께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그녀는 로맨스 시리즈 『구공무(九功舞)』와 『호미천하(狐魅天下)』, 현대 추리물 『야행(夜行)』, 판타지 소설 『미망일(未亡日)』 등을 발표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다층적인 작가적 재능을 발휘했다. 그녀가 이번에는 무협과 추리를 씨줄과 날줄 삼아 또다시 장르적 변화를 꾀했다. 무협과 추리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시도로 작가의 창작 궤적에서도 큰 변곡점이 된『길상문연화루(吉祥紋蓮花樓)』(전3권)를 통해서다.
이층짜리 목조 누각 길상문연화루의 주인이자 강호의 신의(神醫)로 이름난 이연화와 그의 곁을 지키는 방다병 등 『길상문연화루 상』에서 이야기의 큰 줄기와 배경이 소개되었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길상문연화루 중』에선 은밀한 도살장, 토막 난 시신, 인육을 먹는 마을, 피부에 수놓인 그림 등 한층 더 본격적이고 복잡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이렇듯 이연화는 더 끔찍하고 잔혹해진 흉계와 기괴하고 비밀스러운 배후를 맞닥뜨리지만 그럼에도 밀도 높은 추리로 곳곳에 놓인 작은 단서들을 촘촘히 짜맞추어 사건의 내막을 드러낸다. 이에 질세라 방다병은 그를 따라 점점 똑똑해지며 환상 호흡을 자랑한다. 한편, 사건 현장에는 절묘하고 놀라운 내공을 펼치고서 홀연히 사라지는 백의검객이 등장하는데……
구매가격 : 11,500 원
양심이 잠든 순간들 1
도서정보 : 문장수 | 2023-04-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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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 두목에서 사업가 그리고 작가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문장수!
“칼날 위로 걷는 삶”의 여정을
30년간 치열하게 기록한 자전소설의 진수.
영화나 소설 또는 드라마에서 조직폭력이나 건달 세계를 낭만적이거나 멋있게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세계와 그런 세계를 사는 삶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도 멋있지도 않다. 그 끝은 늘 교도소 아니면 죽음으로 귀착되는 “칼날 위로 걷는 삶”이다. 이런 조직폭력, 즉 건달 세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사실적으로 건달 두목 출신이 직접 쓴 자전소설이다. 그래서 “칼날 위로 걷는 뒷골목 세계와 그 삶”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이라곤 써본 적도 없고 누구한테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는 작가가 처음으로 감방에서부터 한 자 한 자씩 손으로 눌러쓰기 시작하여 30여 년 만에 완성한 원고지 이천 매 분량의 장편 소설이다.
구매가격 : 25,000 원
벌들의 음악
도서정보 : 아일린 가빈 | 2023-04-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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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온도로 지속되는 우정의 힘,
꿀벌에게서 얻는 지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는 연대의 이야기
★ 굿모닝 아메리카 북클럽 선정 도서
★ 라이브러리 리즈 선정 도서
★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
★ <피플> <워싱턴 포스트>
『벌들의 음악』은 작가이자 양봉가이기도 한 아일린 가빈의 소설 데뷔작으로, 각자의 아픔을 지닌 세 사람이 함께 벌을 키우며 우정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기분좋은 온기와 반짝이는 희망, 서로를 지켜주는 우정, 그리고 인간뿐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연대의 마음으로 가득한 이 소설은 2021년 출간되어 전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굿모닝 아메리카 북클럽, 라이브러리 리즈, 인디넥스트 선정 도서에 이름을 올리며 독자들의 커다란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피플> <워싱턴 포스트>
불운한 사고로 걷지 못하게 된 열여덟 살 제이크, 갑작스레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서 회복하지 못한 마흔넷의 앨리스,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른 뒤 불안과 자책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린 스물넷의 해리.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이들 세 사람은 우연한 사고와 예기치 못한 기회로 함께 지내며 특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이 우정은 세 사람 모두의 마음을 위로하며 이들의 삶에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을 가져온다. 직업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휠체어를 타는 “특이하게 망한” 제이크도,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깨달음으로 온몸이 묵직하게 아파오는 앨리스도, 스스로를 “A급 멍청이”라고 자조하는 해리도, 정교한 밀랍으로 빚어진 벌집처럼 이들을 보호하며 자라나는 우정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며 슬픔의 긴 터널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벌들과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는 상처 입은 마음속 텅 빈 공간에 벌꿀 색깔의 따스함을 더하고, 그 따뜻함은 독자의 마음으로도 이어져 특별한 울림을 선사한다.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는 팍팍한 일상에 잔잔한 휴식과 위로가 되고, 각자의 결핍과 슬픔 속에서 손잡고 연대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벅차오르게 한다. 더불어 꿀벌의 생태와 아름다움에 대한 문장들은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포근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벌통들 앞에 앉아 가슴에서 울리는 윙윙 소리를 느끼고 있는 것만 같다. 벌들의 음악소리가 선사하는 평온함을 만끽하면서.
타인과 연결될 뜻밖의 길과 새 출발이라는 반짝이는 약속,
그리고 자신만의 벌집을 찾는 황홀한 여정
봄을 맞아 새로운 꿀벌을 분양받아서 집으로 돌아가던 앨리스는 어두운 도로에서 휠체어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히 반대편으로 핸들을 꺾는다. 그 바람에 트럭 짐칸에 실려 있던 벌통 일부가 도로로 떨어지고 꿀벌 수백 마리가 혼란스러워하며 벌통을 빠져나온다. 휠체어에 타고 있던 이는 산책을 나왔던 제이크. 파티가 열린 친구 집 2층 지붕에서 장난을 치다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하반신마비가 된 제이크는 사고 이후 친구들을 피하기 위해 과수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날은 음악을 들으며 휠체어를 움직이다 뒤에서 트럭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렇게 조우한 십대 소년과 사십대 여성은 서로의 무탈함을 확인하다가 벌통과 꿀벌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고, 뜻밖에도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앨리스는 카운티 개발 부서에서 일하며 취미로 벌을 키우는 양봉가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이 첫 데이트에서 선물한 벌통 하나로 시작해 현재는 스물네 개의 벌통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여름까지 벌통의 수를 백 개로 늘리기 위해 파트타임을 구하는 공고를 낸 상황이었는데, 제이크가 아버지로부터 불쾌한 대우를 받는 걸 목격하고 충동적으로 소년을 고용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여기 공고를 보고 찾아온 해리가 합류한다.
해리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어릴 때부터 남에게 잘 속고 자신의 것을 쉽게 빼앗겨온 아이였고, 급기야는 친구들 꾐에 넘어가 도둑질을 하다 혼자만 도망가지 못하고 모든 죄를 뒤집어썼다. 얼마 전 가석방된 뒤 삼촌의 트레일러에서 지내던 중 앨리스가 낸 채용공고를 발견한다.
제이크는 무거운 것을 들거나 자유로이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양봉복이나 장비 없이도 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양봉에 큰 재능을 보이고 심지어 다른 이들은 듣지 못하는 여왕벌의 소리를 구분하기도 한다. 해리는 묵묵하게 일하며 제이크가 휠체어를 탄 채로도 작업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작업대를 만들어주는 등 힘을 보태고, 언제까지나 혼자일 줄만 알았던 앨리스는 의외로 이 청년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앨리스가 출근한 뒤 혼자 벌통을 탐구하던 제이크는 이웃 과수원 근처의 벌통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다. 앨리스는 퇴근 후 제이크와 함께 벌통들을 살펴보고 남편이 처음 사준 벌통을 포함해 가장 오래 보유해온 벌통의 벌들이 죽어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웃 과수원에서 ‘수프라그로’라는 대기업에서 홍보를 위해 무료로 배포한 살충제를 며칠 전에 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앨리스는 수프라그로의 살충제가 다른 지역에서 벌들의 집단 폐사를 일으켰다는 정보를 접한 후 그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죽은 벌들의 검사를 의뢰하고, 양봉협회 모임에 나가 과수원들이 수프라그로 살충제를 사용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구매가격 : 11,900 원
별이 된 진주
도서정보 : 조유진 | 2023-04-14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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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의 존재만으로 소중하고 고귀하단다.”
자신감이 없던 보석 진주가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아 가는 성장 소설이자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구매가격 : 2,000 원
양심이 잠든 순간들 2
도서정보 : 문장수 | 2023-04-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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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 두목에서 사업가 그리고 작가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문장수!
“칼날 위로 걷는 삶”의 여정을
30년간 치열하게 기록한 자전소설의 진수.
영화나 소설 또는 드라마에서 조직폭력이나 건달 세계를 낭만적이거나 멋있게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세계와 그런 세계를 사는 삶은 그다지 낭만적이지도 멋있지도 않다. 그 끝은 늘 교도소 아니면 죽음으로 귀착되는 “칼날 위로 걷는 삶”이다. 이런 조직폭력, 즉 건달 세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사실적으로 건달 두목 출신이 직접 쓴 자전소설이다. 그래서 “칼날 위로 걷는 뒷골목 세계와 그 삶”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글이라곤 써본 적도 없고 누구한테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는 작가가 처음으로 감방에서부터 한 자 한 자씩 손으로 눌러쓰기 시작하여 30여 년 만에 완성한 원고지 이천 매 분량의 장편 소설이다.
구매가격 : 25,000 원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도서정보 :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 | 2023-04-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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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
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곱 편의 여정
2010년부터 우리 사회의 경향과 징후를 기록하는 매체로서 문학이 지니는 영향력을 믿으며 꾸준히 운영되어온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7명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독자와 신인 작가를 잇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미상이 올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읽는 이에게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해온 김멜라가 작년에 이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두 기수상자에 더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얼굴들을 널리 소개하는 것이 젊은작가상의 취지이니만큼 이들의 전복적인 시선과 한 발짝 앞서 걷는 이야기들이 더욱 뜻깊다. 일곱 편의 수상작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계보를 그린다. 두려워하기도, 흔들리기도, 무너지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단하게 감아쥐어보는 인물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이제 막 고립의 시기를 벗어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 실은 너무 두려운 일.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_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 싶었다. 이제 죽은 나를 발견해주길 원하지 않았다. 내 죽음의 경위와 삶의 이력들을 오해 없이 완결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나와 이어진 사람의 꿈으로 가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_김멜라, 「제 꿈 꾸세요」
우리가 아니라 네가 한 거지. 기진이 말했다. 진화는 잠시 말없이 기진을 쳐다봤다. 내가 억울한 빚이 생겼다고 말했을 때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안 했어. 너 어딘가 잘못된 거 아냐?_성혜령, 「버섯 농장」
책도 아름답지만 내 몸도 아름다워. 문장도 아름답지만 내 가슴도 아름다워. 적절하게 찍힌 마침표도 아름답지만 함몰 유두인 내 젖꼭지도 아름다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오히려 감추라는 언니가 이상한 거야. 언니는 왜 우리의 몸을 핍박하는 거야? 언니의 몸은 언니의 식민지야? 언니는 왜 우리 몸을 강탈의 대상으로만 봐?_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요카타, 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였다. 요카타는 다행이다라는 말보다 더 다행 같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어도 요카타라고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요카타, 라는 말로 체념하고 요카타, 라는 말로 달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오늘을,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_정선임, 「요카타」
내게는 하나의 갈림길만 남았다. 한때 엄마가 앞둔 것과 같은 길이었다. 돌아가거나, 혹은 아주 멀리 가거나._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먹어야 한다.’ 직관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상처의 피를 참는 것이 불가능하듯 불가능할 따름. 그러므로 바뀐 처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악몽을 꿀 때 가장 필요한 자세다. 투쟁은 겪어야 할 고문의 종류와 시간을 늘릴 뿐이다. 잠이란 애초에 휴식을 의미한다. 싸워서 무언가 얻어내거나 이겨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죽음이 그렇듯이. _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구매가격 : 5,400 원
산장소화
도서정보 : 이무영 | 2023-04-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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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시골집으로는 그만하면 쓰겠지만 그 집의 원주인이 참 훌륭한 부인이더구나.”
일년 가야 귀떨어진 동전 한푼 생산이 없이 곶감 꼬치 빼어먹듯 쏙쏙 빼어먹던 그들이 Y씨의 알선으로 시골로 옮아앉기로 결정하자 마침 얌전한 집이 서울서도 멀지 않은 G역에 났단 말을 듣고는 그날로 집을 보러 갔던 어머니는 입에 침이 마르게 집과 집주인을 함께 추켜세웠다. 물론 탐탁하게 생각지 않으시려니 하고 은근히 걱정하던 그들은 되레 어머니 태도에 적이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서울서도 웬만한 집은 거들떠보시지도 않는 어머니에게 아무리 시골집이 묘하기로서니 어머니 눈에 찰 리가 만무했던 까닭이다.
“기와집입디까, 어머니.”
“아니 초가라두 기와집보다 훨씬 낫더라.”
구매가격 : 500 원
버지스 형제
도서정보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2023-04-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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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워싱턴 포스트> <굿 하우스키핑> NPR 선정 올해의 책(2013)
퓰리처상 수상 작가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사람을 통해 삶을 말하는 작가라는 따뜻한 수식어가 더욱 잘 어울리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첫 장편소설인 『에이미와 이저벨』부터 최근작『내 이름은 루시 바턴』까지 독자와 평단이 스트라우트의 작품에 꾸준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온 이유 역시 그가 삶의 박동이 느껴지는 문장을 통해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이야기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버지스 형제』는 스트라우트가 『올리브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후 2013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지만 이후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중년의 삼 남매가 고향 마을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을 계기로 다시 모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에서 스트라우트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포함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인간 내면의 탐구에 더해 그 인간들이 발을 딛고 몸을 부딪으며 살아가는 사회로, 세상으로 시야를 넓힌다. 『버지스 형제』는 미국 사회에 뿌리박힌 계급 문제와 더불어, 2006년 메인 주 루이스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소말리족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차별 의식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온전히 마음을 줄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에서 내칠 수도 없는 결함 있는 인물들을 통해, 타자에게 저지르는 폭력이 악의적인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 자신을 포함해 평범한 ‘우리’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스트라우트 소설이 언제나 그랬듯, 『버지스 형제』가 던지는 비판의 밑바닥에는 각자의 한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 대한 온기 어린 시선이, 삶을 긍정하는 희망의 목소리가 깔려 있다.
익숙한 풍경 위에 도드라진 낯선 얼굴들과
익숙한 얼굴 위에 드리워진 낯선 그림자.
그해 겨울, 우리는 서로에게 타인이었다.
버지스 집안의 삼 남매 짐, 밥, 수전은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것. 아버지는 어린 삼 남매를 태운 차를 언덕 위에 놓고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밥이 장난을 치다 페달을 밟는 바람에 굴러내려간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이것이 공식적인 사건의 전말이었고, 짐이 여덟 살, 쌍둥이인 밥과 수전이 네 살 때의 일이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의 일이지만 그날 이후 가슴속에 씻지 못할 죄책감을 품게 된 밥은 자존감 낮고 소심한 사람으로 자라고, 짐의 상습적인 구박과 모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잘생기고 똑똑한데다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짐은 맏이로서 집안의 가장이자 해결사 역할을 도맡는다. 그러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메인 주의 작은 마을 셜리폴스를 벗어나고 싶어하던 버지스 형제는 도망치듯 뉴욕으로 떠나고 수전만 고향에 남는다.
그리고 현재 중년이 된 삼 남매는 각자 너무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짐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아내 헬렌과 함께 뉴욕에 살면서 거대 로펌의 유명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반면 밥은 변호사를 그만두고 법률구조협회 항소부에서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아내 팸과도 이혼한 상태다. 수전은 남편과 이혼한 뒤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홀로 열아홉 살 아들 재커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짐과 밥은 어느 날 수전의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재커리가 마을의 소말리족 난민 공동체가 신성시하는 이슬람교 사원에 잘린 돼지 머리를 던져넣었다는 것이다. 재커리의 행동이 증오범죄로 규정되면서 이 사건은 전국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재커리는 연방 검찰에게 기소당할 위기에 처한다. 짐과 밥은 조카를 돕기 위해 수년 만에 고향 셜리폴스로 향하지만 사태는 예상과 다르게 계속 악화되기만 하고, 오랜만에 만난 남매와 주변 가족들 간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난다. 급기야 심리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짐은 밥의 인생을 뒤흔들어놓을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삶과 삶이 충돌하는 복잡하고 미묘한 순간들,
그 저변에 깔린 계급과 차별을 이야기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고. 저는 언제나 계급에 대해 이야기해왔습니다. 제 모든 작품을 통해서요.” 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의 중심에는 크게 두 가지 갈등이 있다. 소말리족 난민들과 메인 주 셜리폴스 주민들 간의 갈등. 그리고 버지스 가족 내의 갈등. 전자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충돌이고, 후자는 개인과 개인의 사적인 충돌이라는 점에서 일견 둘은 아주 다른 종류의 갈등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설은 사적인 갈등처럼 보였던 버지스 가족의 충돌 뒤에 숨겨진 지극히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계급적인 분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버지스 가족 간의 충돌은 단순히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의 방식 간의, 삶과 삶의 충돌이다.
다른 삶을 상상하는 일,
이해와 공감의 도구로서 문학의 힘
“작가로서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선’이나 ‘악’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모호함과 우리 삶의 한결같은 불완전함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인간다움(humanness)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_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스트라우트는 소설이라는 매체가 타인을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소설 읽기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고, 낯선 이의 삶을 상상하고 그곳에 발을 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독서란 ‘이해’를 전제로 하는 활동이다. 스트라우트는 인물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놀랍도록 생생하고 탁월하게 느려내는 작가다. 우리는 그의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인물들이 품고 있는 비밀과 욕망의 문앞에, 그들 내면의 문간에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한동안 그 인물의 내면에 들어가 있다보면 책을 덮어도 우리의 일부가 어딘가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버지스 형제』에도 역시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스트라우트는 그들의 입장과 심리를 끈질기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를 생각하면 이는 마치 소설에 등장하는 어느 누구도 독자에게 타자로서 남겨두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작가는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소말리족 남성을 제대로 그려내기 위해 몇 년에 걸쳐 난민들을 조사하고 취재했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이유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그저 타자로 남게 될 것 같아서였다”고 밝혔다.
외부적인 사건보다 인물의 심리묘사에 소설의 대부분을 할애하던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버지스 형제』는 분명 스트라우트의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결을 보여준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서 밀려드는 감정은 한결같다. 그 감정은 역시나, 여전히, 스트라우트의 작품은 따뜻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스트라우트가 하는 일은 현실의 차갑고 단단한 땅에 소설이라는 따뜻한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 씨앗이 독자의 마음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멀리 뻗어나가 우리 모두를 조금 더 가까이 묶어줄 수 있기를, 더 따뜻하게 감싸안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구매가격 : 13,000 원
실제기
도서정보 : 이무영 | 2023-04-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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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며칠? 십구일? 십구일이 무슨 요일이던가? 토요일? 아니, 그럼 그럴 것 없이 아주 월요일루 합시다. 월요일 아침으로. 뭐 마찬가지지, 일요일이라 공장두 대개 놀께구. 그래, 그렇게 해요. 응, 응, 그렇지 그래. 그때까진 어떻게 될 꺼요.”
우선 이렇게 전화를 끊고서야 군주는 모들뜨기 숨을 내쉬었다. 이십일일까지란다면 앞으로 닷새는 있다. 그때까지 씌어질 것 같지도 않기는 했지만, 우선 닷새 동안만이라도 숨을 돌리니 살 것 같아서다. 원래 다작을 하는 편은 못 되었지만 이즈음처럼 소설이 안 씌어진 일은 별로 없었던 성싶다. 갈수록 소설이 어려워진다고 후배 되는 사람들한테도 가끔 이야기하는 일이 있었지만 그런 때는 대개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하나는 이제 소설 공부를 시작했거나 쓰기 시작한 젊은 사람들이 너무 지나치게 쉽게 소설을 다루려 하는 성실치 않은 작가 태도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고, 또 한가지 의미로서는 삼십 년 가까이나 소설을 써오면서도 이렇게 소설에 대하는 태도가 경건하고 진실하다는, 말하자면 자기 선전일 경우가 많지만, 이 허세 속에 그의 진실한 고백도 섞여 있던 것이다. 정말 요새처럼 소설이 어려워져 본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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