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복원하는 남자

도서정보 : 김겸 | 2018-12-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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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아직도 낯선 분야인 복원가의 작업과 일상을 담담하게 서술한 책이 나왔다. 보존복원전문가 김겸의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했던 광화문 이순신 동상,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이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쳤다. 김겸은 로댕, 마르셀 뒤샹, 살바도르 달리, 안젤름 키퍼,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백남준, 권진규, 이성자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복원했을 뿐 아니라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와 문익환 목사의 피아노 등 다양한 근현대 기록물도 복원했다. 모두가 숨 가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재빨리 폐기 처분하기 바쁜 시대에 가까이는 수십 년, 멀리는 수백 년 전 태어난 작품을 붙잡고 사라져가는 기억을 되살리는 그의 손길이 특별한 울림을 준다.


작품을 치료하는 의사: 복원 이야기

그는 스스로를 ‘작품을 치료하는 의사’로 칭한다. 예술가가 작품을 태어나게 한 존재라면, 복원가는 작품이 살아가는 동안 다치거나 노화로 특별한 처치가 필요할 때 이를 치료하는 역할을 맡는다.

책 서두에 나오는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한 이야기는 시대의 질곡과 맞물려 있다. 2015년 김겸은 신촌 이한열기념관 전시실에 밑창이 바스러져가는 형태로 누워 있는 이한열의 운동화를 만났다. 1987년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을 때 현장에 있던 바로 그 운동화였다. 운동화는 한 짝뿐이었고 세월 속에 노화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는 운동화 밑창 모양까지 집요하게 추적해 마침내 운동화를 복원해냈다. 기억해야 할 역사를 복원한 것이다. 최근 김겸은 문익환 목사의 피아노를 복원하기도 했다.

한편, 동상들의 목욕 이야기는 보존복원 분야에서 아직도 전문적인 접근이 아쉬운 한국의 실상을 보여준다. 사실 동상은 섣불리 ‘목욕’을 시켜서는 안 된다. 거친 솔로 표면을 싹싹 문지르면 정작 제거되어야 할 오염물은 떨어지지 않고 보존돼야 할 파티나층(파티네이션으로 만든 동상의 표면층)만 떨어져나가기 때문이다.


예술의 숨결

작가를 제외하면 복원가는 가장 가까이서 작품의 세밀한 결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는 복원가가 경험한 예술 이야기도 있다.

이를테면 김겸은 오랫동안 권진규의 작품을 복원하면서 그가 무척 섬세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보통 점토 작업을 할 때 일반적으로는 수제비를 뜨는 정도의 밀가루 덩어리만큼을 붙이고 매만지며 세부를 표현하지만 권진규는 유난히 작은 콩알만한 크기의 점토를 붙여가며 작업했다. 복원을 위해 확대경을 끼고 내부를 들여다보고 손끝으로 더듬는 동안 이 작은 분자들의 결합이 보이기 시작한다. 김겸은 <지원의 얼굴>이나 <마두馬頭>로 대표되는 권진규의 형상들 안에서 살아 움직일 듯한 생명의 긴장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힘은 아마도 작가가 고집스럽게 심어넣은 작은 세포들의 떨림에서 온다고 말한다. 그는 “감상자들이 눈을 통해서만 작품과 작가를 만난다면 복원가는 좀더 많은 감각의 힘을 빌릴 수 있다. 과장처럼 들리겠지만 깊은 밤, 작품을 고요히 홀로 마주하고 안과 밖을 조심스레 살피다보면 작가의 세심한 숨결과 손길이 느껴짐은 물론 어떤 날은 작품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고 썼다.

한편, 나날이 기술이 발전해가는 시대에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는 보존전문가에게 화두를 던져준다. 백남준의 작품에 사용된 모니터는 수명이 한계에 이르렀고 브라운관 모니터는 세계적으로 제조가 중단된 지 오래인데, 백남준은 언젠가 이런 상황이 도래할 것을 예측이라도 한 듯 미디어 변화나 교체에 관해 인지하고 있었고 그 방법을 후세에 자유롭게 맡겨두었다. 그러나 설령 작가가 교체를 용인했다 하더라도 과연 수명이 다한 의 머리를 최신형 모니터로 바꾸는 게 옳은 일일까? 이미 백남준의 작품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안에 들어와 있다. 백남준 작품의 복원 문제는 리쾨르가 ‘소격화’ 현상을 통해 설명한, 예술작품은 잠재적 담론의 장이며 감상자와의 만남에 종속된다는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에 대한 성찰이 선사하는 특별한 삶의 태도

가만히 두면 사라지고 풍화해버릴 것을 끝없이 돌보고 되살리는 일이란 시간에 숨결을 불어넣는 일과도 같다.

그는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링컨 대성당 복원 팀에서 일했다. 그때 그를 압도한 것은 시간을 멀리 내다보는 사람들의 시각이었다. 문화재로 지정된 이 성당의 복원 작업은 1년 365일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성당 외벽을 한 바퀴 돌며 복원하는 데만 70년이 걸린다. 작업에 참여하며 그는 소위 문화 선진국에서 보존복원은 일회성 작업이나 연례행사가 아니라 꾸준한 돌봄과 치료를 뜻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복원가의 시선에서,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과거를 찬찬히 돌아보는 일이다. 인생은 찰나지만 인간에게는 순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현재의 나는 수백 년, 수천 년을 지내온 유물을 통해 과거 선조부터 태어날 후세까지의 삶에 관여하는 영원성과 시간을 구체적으로 체험한다”고 언급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오직 열심히 사는 현재가 미래를 만들고 그 자취가 훗날 자랑스러운 과거로 남으리라고 믿는 태도는, 긴 안목으로 미래를 상상하고 설계하고 예측하는 인간의 특성, 꿈꾸는 인간 본성을 발목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부조리한 인간을 이해하고 현실에는 없는 것을 상상하고 꿈꾸기 위해 우리는 유물을 만나고 예술을 감상한다.


어떤 사물은 시간을 기억한다. 이한열의 운동화는 1987년 신촌 대학가를 거닐던 한 청년의 삶이 멈추는 순간 역사가 되었다. 역사의 목격자인 운동화를 다시 숨쉬게 하는 것이 내가 맡은 일이었다. 참으로 조심스럽고도 지난한 작업이었다.

유물이나 예술작품의 가치는 물질로서의 존재보다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로부터 나온다. 명작들은 과거의 이야기뿐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덧입으며 새 생명을 획득해나간다. 보존복원이란 행위는 새로운 이야기가 유물에 덧입혀지는 과정이다. 그 끊임없는 과정 속에서 유물은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유물을 복원한다는 것은 기억과 가치를 복원하는 것이며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시간을 복원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복원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기억을 맞이하려는 의지의 진행형이다. 먼 훗날의 기억이 될 우리의 운동화는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_프롤로그에서

구매가격 : 12,400 원

여자의 숨 쉴 틈

도서정보 : 글 박소연 / 글,그림 양수리 할아버지 | 2018-12-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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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엌에서, 차 안에서
숨죽여 울고 있을 당신에게

인생의 길을 잃은 여자가 있습니다.
모든 게 뒤죽박죽 풀리지 않고, 자식과 남편을 빼면 설명할 것이 없는 인생, 다른 사람에게만 쉬워 보이는 성공들…
“거기 누구든 나 좀 도와줄래요? 사는 법 좀 가르쳐주세요.”
“지쳐 보이는구나. 저 많은 의자 중에 마음에 드는 의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가렴.”
무작정 찾아간 그녀에게 노인은 자신이 만든 의자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노인과 여자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노인의 말은 아름다웠고 때로는 아프기도 했습니다. 세월에 묵혀둔 지혜의 말을 꺼내놓을 때마다 여자의 멈췄던 숨이 트였습니다. 아이들이 먹다 남겨 놓은 밥과 반찬들을 큰 양푼에 쏟아 넣고 쓱쓱 비벼먹으며 끼니를 때우던, 마구잡이로 섞인 비빔밥 같던 인생이 이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책은 나이도 성별도 종교도 다른 두 사람이 나눈 공감과 위로의 대화들입니다. 그 속에서 길어 올린 보물과도 같은 글들이 오늘도 부엌에서, 차 안에서 숨죽여 울고 있을 당신에게 숨 쉴 틈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구매가격 : 9,100 원

춤추는 처마 : 이은희 에세이

도서정보 : 이은희 | 2018-1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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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가격 : 5,000 원

보통의 연애

도서정보 : 코코 | 2018-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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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조금 다른 언어와
방식대로 사랑하는 우리는 보통의 커플

“만약에 아주 만약에
내게 장애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알 수 있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생각과 함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저자는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보통의 연애』는 흔히 연애 이야기를 떠올릴 법한 제목이지만, 단순한 연애 이야기를 넘어서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청각 장애와 유년 시절의 아픔, 가족의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들려준다. 오히려 지난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고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그 이야기에 깊은 감동과 위로를 얻게 된다. 또한 청각 장애를 지닌 작가에게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하며 배려하고 사랑해 주는 제제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되며, 웃음 짓게 된다. 이들의 모습과 같이 연애하고 사랑하고 싶어지는 솔직 담백하면서도 달달하고 귀여운 코코와 제제의 연애 이야기를 함께 하며,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를.

구매가격 : 9,800 원

인도와 결혼한 여자, 아샤

도서정보 : 아샤 | 2018-11-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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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먼저 떠나는 인도 배낭여행 에세이! 고난이도 배낭여행의 진수, 인도를 ‘아샤’와 함께 만나본다. 인도 여행 만렙인 아샤는 10년 넘게 인도 배낭 여행자들과 함께 했다. 단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인크레더블 인디아’에서는 과연 어떤 흥미로운 일들이 펼쳐질까? 이 책 한 권 읽으면 한 달 동안 인도를 여행하고 온 느낌이다. 보라색 인도식 몸뻬 바지를 입고, 핑크색 크록스 슬리퍼를 신은 단발머리 한국 아가씨, 인도 배낭여행 선생님 아샤가 인도 공항 입국장에서 손을 흔들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웰컴 투 인디아!

구매가격 : 8,500 원

놀이의 여백 찾기

도서정보 : 박수성 | 2018-11-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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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여백 찾기』는 일상에 만연한 놀이가 효율, 교육의 목적을 갖게 된 것을 벗어나 원래의 흥, 재미로 돌아가자고 얘기하는 인문서이다. 문명의 이기(利器)와 문화의 정서(情緖)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놀이의 정신을 되찾는 가운데, 삶의 품격을 여백에 채워 유유자적의 멋·맛·흥을 되살리는 이의 달인과 고수의 면모를 공유하도록 유도하여 오늘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꽃을 보면 꽃놀이, 배를 보면 뱃놀이, 책을 보면 책놀이!
놀이문화의 재조명을 통한 규칙성, 창조성, 개방성의 놀이정신 강조
지성놀이, 감성놀이, 순화놀이의 개발을 꿈꾸며

저자는 글을 통해 ‘놀이의 부재 현상으로 초래한 역기능 사회에 대한 진단- 종교, 학교, 경제활동 -, 특히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에 대한 놀이의 역기능 적용에 대한 어리석음을 피력하여 문화와 인성의 죄악성을 고발하고 이에 따른 처방을 내려 놀이 정신의 순기능을 적용, 문명과 문화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놀이에 대한 편견으로 놀이를 백안시, 폄하하는 분들에게 놀이 세계의 무궁무진한 변형을 소개하고, 지난한 삶의 변환을 시도하는 건강한 놀이꾼에게로의 초대를 바라며 기술했다.

구매가격 : 8,000 원

아무튼, 비건

도서정보 : 김한민 | 2018-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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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비건』, 이야기는 간단하다

작가 김한민은 어느 날 무언가를 보았고, 알게 되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변화를 시도했다. 시도의 결과는 좋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았으며, 그러다 보니 이제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졌다. 그 변화란 바로 동물을 먹지 않으며, 동물의 털과 가죽으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나는 어떻게 비건이 되었으며, 어떻게 이를 지속해오고 있는가

『혜성을 닮은 방』, 『비수기의 전문가들』, 『카페 림보』 등 개성 있는 그래픽 노블을 펴낸 작가이자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Sea Shepherd’ 활동가이기도 한 김한민 작가는 한때는 남들처럼 고기를 즐겼던 자신이 어떻게 비건이 되었으며, 어떻게 이를 지속해오고 있는지, 그리고 결국은 동물이 어떻게 자신에게로 다가왔는지 이 책에서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아울러 ‘비건적인’ 작은 노력들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면서, 완벽함에 매몰되지 않고 천천히 비건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비건에 대해 자주 나오는 질문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비건의 논리와 철학을 보여준다.

공장식 축산, 동물은 오로지 죽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김한민 작가는 책에서 육류와 유제품의 생산과 소비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진실을 나누고자 한다.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에서 가축은 식용을 위해 생산되고 처리되는 공산품일 뿐이다. 그곳에서 동물들에게 삶이란 없다. 죽기 위해 태어난 존재. 그래서 오직 고통뿐이다.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밀집 사육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관리자들이 동물을 학대하고 구타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들이 병에 걸릴 확률과 치사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살려두는 것은 항생제 과다 투여뿐이다. 병든 동물들은 방치되거나 산 채로 쓰레기처럼 버려진다. 더구나 단시간 내에 최소 비용으로 도살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은 도살업체들이 말하는 ‘인도적 도살’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진실이 커다란 거짓말에 가려져 있다. 바로 고기를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 채식만 하는 건 건강에 해롭다, 라는 거짓말이다. 이에 김한민 작가는 육류와 유제품은 백해무익하며 비건으로도 충분히 건강하게, 아니 오히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자신의 경험과 과학적 정보들을 통해 입증한다.

사람들은 비건을 실천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참 피곤하게 사네.”
“너 혼자 그런다고 변해?”
“세상이 그렇게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아.”

참으로 익숙한 말들이다. 페미니즘, 성소수자, 난민 이슈 앞에서도 흔히 들어온 말이니까.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에 갇히면 우리는 오로지 자신의 안위를 위한 노력에만 골몰하다가 세상에 조금의 긍정적 영향도 주지 못한 채 삶을 끝내게 될 것이다. 반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근본적인 변화를 깊이 받아들여 일상에서 작게나마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문제를 자각했을 때 “최소한 나라도 이 상황에 기여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변화가 멀어 보여도 그 변화를 믿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비건이 ‘명사’보다 ‘형용사’이기를 희망하며

비건의 목적은 완벽함을 이루는 데 있지 않다. 지구와 동물들에게 끼치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더 건강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실천하는 데 있다. 완벽한 비건 몇 명이 존재하는 것보다는 다수의 사람들이 좀 더 ‘비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사회 전체로 봤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동물을 살리는 데도,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공중 건강을 위해서도 말이다.

김한민 작가 스스로도 완벽하지 못함을 인정한다. 그러나 매일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노력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일단 비건-친화적인 사회가 되기만 한다면, 실천도 점점 쉬워지면서 비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못할 바엔 시작도 안 하겠어”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그래서 비건은 정체성이나 명사이기 이전에 형용사라고 말한다. ‘비건적인’ 작은 노력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의미를 부여한다면, 비건은 소수자 운동을 넘어서서 영향력 있는 대규모 소비자운동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김한민 작가는 힘주어 말한다. 실제로 어떤 나라들에선 그런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

비건의 핵심은 ‘거부’가 아니라 ‘연결’에 있다

비건이 되는 건 어린아이였을 때 누구나 갖고 있던 동물과의 직관적 연결 고리를, 거대 산업과 영혼 없는 전문가들이 단절시킨 풍부한 관계성을 스스로의 깨우침과 힘으로 회복하는 일이다. 결국『아무튼, 비건』은 바로 그 연결을 실천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구매가격 : 7,700 원

아무튼, 발레

도서정보 : 최민영 | 2018-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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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는 발레의 세계로, 『아무튼, 발레』

어느 주말 무료하게 낮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내가 잠이 많고 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정말 낮잠은 이제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이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있었고 하루하루가 단조로웠다. 나이가 들어서도 심리적 에너지 수준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어린 시절 꼭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해보는 게 좋다는 조언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발레! 그러나 발레가 무엇인가, 팔다리 길고 하늘하늘한 사람들이 우아한 피아노곡에 맞춰 아름답고 근사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예술 아닌가. 발레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맥주 뱃살이 양손 가득 잡히는 자신의 아랫배와 무대 위 그녀들의 공기처럼 가벼운 몸에 생각이 이르면 발레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해졌다.”그러던 어느 토요일, 어차피 죽으면 썩어서 사라질 몸인데 난 참 쓸데없이 주저하는 일이 많구나 생각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한 성인 발레 전문학원으로 쳐들어가 3개월 일시불 선결제로 발레수업을 등록하고 만다.

_규칙도 모르겠고, 용어도 모르겠고, 음악에 박자는 맞춰야 되겠고

그러나 역시 발레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첫날부터 속옷도 안 입고 타이즈와 레오타드만 입는다는 것이 정말일까 반신반신하며 탈의실에서 한참을 꾸물거리고, 기초적인 팔과 다리의 포지션을 배웠지만 머릿속에 남은 건 ‘1번 발, 2번 발’뿐이었으며, 고등학교 때 프랑스어를 전공했음에도 ‘앙아방’, ‘앙오’ 같은 발레 용어가 프랑스어임을 한 달 후에야 눈치 챘다. 규칙도 모르겠고, 용어도 모르겠고, 음악에 박자는 맞춰야 되겠고, 몸이 마치 광고용 바람인형처럼 움직였다. 다리 동작을 하면 팔이 공중에서 헛짓을 하고 있고, 팔 동작에 신경을 쓰면 다리가 엉뚱한 데로 가 있다. 앞사람을 곁눈질로 따라 했는데 알고 보니 앞사람도 틀렸다. “총체적으로 완벽하게 자신의 존재가 바보스럽다고 느끼는” 초유의 경험.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수업 첫날 발레에 빠져버렸다. 도전의식이 활활 불타오르는 채로. 이후 야근으로 피곤한 날에도 홍삼 한 포를 입에 털어 넣고 발레 학원에 가는 날이 이어졌다.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는” 발레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다.

_‘세상의 쓴맛’을 아는 어른들의 ‘달콤한 끝맛’

이 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옆찢기 180도’에 성공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은 채 어른이 된다는 것은 180도 다리찢기가 가능한 고관절의 유연성을 영영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선생님들은 자애로운 미소를 띤 얼굴로 수강생들의 안쪽 허벅지를 발로 밀어 다리 각도를 늘리고 심지어 안쪽 허벅지를 밟고 위에 서기까지 한다. 부끄러움도 다 잊은 채 “앗! 저! 선생님! 잠깐! 아!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고 나면 어느새 다리 각도는 10도쯤 늘어 있다. 세상에 애쓰고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돌아오는 일이 그리 흔하지 않다는 ‘세상의 쓴맛’을 아는 어른에게, 스트레칭의 고통이 보장하는 ‘달콤한 끝맛’을 알아갈 무렵, 어느새 잠들기 전 다리 하나 번쩍 들어 코앞까지 붙여보고 “어허 시원하다” 같은 감탄사를 내뱉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_“목에 제발 힘 좀 빼세요. 이렇게 힘주면 목 두꺼워져요.”

거의 매번 수업 때마다 힘 좀 빼라는 지적을 듣는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하는 소리인 줄 모르다가 어느 날 답답함에 못 이겨 선생님이 ‘바로 당신 이야기예요’ 하고 일러주었을 때에야 뒤늦게 문제를 인지했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이런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깊이 고민하면서 총체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자신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곤 했음을 깨달았다. 한국형 ‘맏이 표준 교육’을 받으며 부모님에게 인정받는 큰딸이 되기 위해 자신이 우울한 줄도 모르면서 죽 우울하게 커왔음을 인정하게 됐다. 목표를 이루면 기뻐하기보다 안도했고, 이루지 못하면 쉽게 자기혐오에 빠졌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빠졌을 때는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 달이라는 긴 휴식을 거치면서 자신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불안감을 지우기 위한 것이 컸음을 깨닫는다. 난생 처음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러자 비로소 발레를 할 때의 몸의 움직임에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다.

_학원비 벌려고 일하고, 퇴근해서 발레하려고 출근한다

발레에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다. 한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는 개미지옥. 하지만 온몸으로 궁극의 아름다움에 도전하는 일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꿀잼’이다. 그래서 발레인들은 학원비를 벌기 위해 일하고, 저녁에 발레할 생각으로 즐겁게 출근한다. 비록 타고나길 뻣뻣하고 방향치인 몸이지만 이런 자신에게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발레를 아름답게 출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희망한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얼추 비슷하게만 해내도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는데, 이젠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열망에 불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씨익 웃음도 짓는다. 이런 성취욕, 살면서 한 번쯤은 괜찮지 않나, 생각하면서.

구매가격 : 7,700 원

유치원을 떠나라 학교를 벗어나라

도서정보 : 하은 | 2018-11-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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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교육전문가 하 은 원장이 제안하는 어린이 인문학
- 전국을 돌며 찾아 낸 어린이를 위한 인문학 배움터!

스마트폰에 엄지만 까딱하면 울던 아이도 그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산만했던 아이를 가만히 앉게 만드는 세상이다. 형형색색의 스마트폰 화면에 아이들은 금세 빠져든다. 아이를 교육할 때 스마트폰이 주는 긍정적 영향도 물론 있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스마트폰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해 마음교육전문가인 저자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배움터를 모아 정리하였다. 각종 박물관, 미술관, 수목원, 그리고 청와대 사랑채까지 다양한 공간을 소개하며 어린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는 포인트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도 실려 있어 추가적인 검색 없이도 직관적으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아이들은 세상을 오감으로 접하고 직접 세계와 관계하며 성장해야 한다. 아이와 부모가 손을 잡고 함께 거닐 때 아이의 가슴속에는 새로운 추억이 생기고, 아이와 부모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다양한 감상이 피어날 것이다.

구매가격 : 9,000 원

밑그림을 그리는 아이들과 함께한 40년

도서정보 : 김대희 | 2018-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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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담긴 시집

“어린이를 알면 알수록, 또한 어린이 교육을 알면 알수록 겸손해지고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교사가 모든 것에 선경험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어린이들의 생각과 의견뿐 아니라 지식과 지혜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서문에 쓰인 말이다. 저자는 40년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며 수많은 어린이들을 가르쳐 왔다.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위치에서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가르침을 전하는 것보다, 아이들로부터 또 다른 무언가를 배워왔다고 말한다. 늘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을 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에서는 따스함이 묻어난다. 아이들을 향한 사랑뿐만 아니라 계절과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도 정감 어린 시선이 담겨 있다. 시 중간 중간 함께 삽입한, 직접 그린 삽화도 인상 깊다.

“어린이에겐 인생의 밑그림을 그려줄 스승이 필요하다.”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시기에 곁에서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 이 시집을 통해 저자와 함께 그 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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