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의장

이효석 | 도디드 | 2014년 05월 0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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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효석이 1934년에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유라가 소파에 걸어앉아 화집의 장을 번기고 있는 동안에 나는 방 한구석에서 알콜 풍로에 물을 끓이며 차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병든 아내가 치료를 칭탁하고 시골로 내려간 후로는 손수 차 만드는 것이 나의 일과의 하나였다. 차도구의 일절을 방안에 들여놓고 두터운 책상 옆에는 발자크 모양으로 따로 작은 탁자를 붙이고 그 위에 커다란 코오피 잔을 올려 놓았다. 소설은 발자크의 꽁무니에도 못 미치면서― 파코레터에 두 사람분의 모카가루를 분량하여 넣으면서 나는 은근히 유라를 관찰하였다. 요전 음악회에 갔던 때보다도 더 여윈 듯하다. 자부죽이 숙인 고개 밑으로 콧등이 오똑 솟고 눈두덩 밑이 낭떠러지같이 푹 빠졌다. 그 속은 산골짝에 잠긴 조그마한 호수와도 같다. 기다란 속눈썹은 호숫가에 밋밋하게 늘어선 전나무 수풀이다. 창백한 두 복―좀더 실팍하였건만 지금에는 대패로 민듯이 팽팽하게 가드러 들었다. 그가 보고 있는 그림은 슬픈 그림이다. 하아얀 시이트 위에 누운 병든 소녀의 그림이다―깊게 빠진 눈 위는 검게 그림자 지고 까스러든 속눈썹에 맺힌 눈물이 그 그림자 속에서 구슬같이 빛났다. 검게 질린 입술 사이로 두어 대의 이가 힘없이 드러나 보이고 열어 헤친 가슴 위에 옷섶이 어지럽다. 그 그림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던 유라는 책장을 번기면서 문득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쳐들었다. 반짝하는 맑은 눈방울이 호수 속에 비친 별 그림자와도 같다. 미소를 띠기는 하였으나 그것은 지새는 달그림자와도 같이 여린 것이요 그의 표정은 마치 그가 들여다보고 있던 그림 속의 소녀의 그것과도 같이 애잔하고 슬픈 것이었다.

저자소개

저자 이효석 호는 가산(可山) 필명은 아세아(亞細亞). 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 출생. 1920년 경성제일고보에 입학하여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체홉 등의 러시아 소설을 탐독하면서 1년 선배인 유진오와 교우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34년부터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펼치다가 1942년 5월 25일 사망했다. 경성제대 재학중이던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다. 등단 직후 한동안 동반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우?(1929) ?깨뜨려지는 홍등?(1930) ?노령근해?(1930) ?북국사신?(1930) ?마작철학?(1930)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 작품들은 이른바 제3기 프로문학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프롤레타리아의 이익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으면서도 기교면에서의 열등성을 극복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프로문학의 전반적인 퇴조와 함께 그는 1933년 이무영?유치진?정지용?이상?김기림?이태준 등과 순수문학을 표방한 구인회를 결성한 것을 계기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추구한다. 즉 ?돈(豚)?(1933)을 분수령으로 하여 그는 경향성을 버리고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에로티시즘의 세계로 몰입하게 된다. ?돈?에서 작가는 식이의 애욕과 돼지의 그것이 동일선상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거니와 이같은 경향의 작품에는 ?분녀?(1936) ?산?(1936) ?들?(1936) ?메밀꽃 필 무렵?(1936) ?석류?(1936) ?화분?(1939) 등이 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애욕의 묘사와 더불어 이국취향 즉 엑조티시즘도 이효석 소설의 주요 성향으로 손꼽힌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동반자적 경향 에로티시즘 이국취향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그의 문학적 본령은 에로티시즘에 있는데 성과 자연의 자연스런 대비와 융합이 시적인 문체와 세련된 언어 서정적인 분위기의 형성으로 작품화되어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이효석은 한국의 1930년대 순수문학의 가장 빛나는 예술적 감동을 주는 소설가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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