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멈

이광수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2년 11월 02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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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어야, 어야.』
하는 앞길로 지나가는 상두군 소리를 추석 준비로 놋그릇을 닦고 앉았던 할멈이 멀거니 듣다가 마루에 앉아 바느질하는 주인 아씨더러,
『아씨, 저게 무슨 소리유?』
하고 묻는다.
『상여 나가는 소리야.』
하고 고개도 안 들고 여전히 바늘을 옮기면서 대답한다.
『싸람 죽어 나가는 거유?』
할멈은 경상도 사투리로 사람을 싸람이라고 한다.
『그래.』
할멈은 이빨 하나도 없이 두 볼이 옴쏙 쪼그라진 입을 옴질옴질하며 한참 머뭇머뭇하더니,
『아씨, 나 구경 나가 보아요?』
한다. 아씨는 여전히 바느질을 하면서,
『가보게그려.』
한다. 할멈은 어저께 팔십 오전 주고 새로 사 준 고무경제화를 조심조심해 신더니, 어린애 모양으로 중문으로 뛰어 나간다. 「어야, 어야」하는 상두 군의 구슬픈 소리가 들린다.
할멈의 뛰어나가는 발자취 소리가 안 들리게 된 때에, 아씨는 고개를 돌려 건넌방에서 책을 보고 있는 서방님더러,
『여보오.』
하고 부른다.
서방님은 책에서 눈도 안 떼고,
『응?』한다.
『할멈이 어린애야.』
하고 아씨는 깔깔 웃더니,
『글쎄, 상여 나가는 구경을 뛰어나가는구려.』
하고는, 또 하하 웃는다. 서방님은 웃지는 않으나, 책을 엎어 놓고 궐련과 성냥과 재떨이를 들고 마루로 나오면서,
『시골 사람이라, 맘이 살아서…….』
하고 성냥을 그어 궐련을 붙인다. 아씨는 그 말은 들은 체도 아니하고,
『글쎄 이것 바. 그저껜가도 상여를 따라가다가, 바로 저 순포막 앞에서 집에 오는 길을 잃었다는구려. 어쩌면 거기서 길을 잃소?』
서방님은 마루 끝에 걸터앉아서 다리를 흔들더니, 아씨의 말에는 대답을 아니하고,
『여보, 저 할멈이 퍽 착하지?』
하고 물었다.

저자소개

국적 대한민국
출생-사망 1892년 3월 4일 - 1950년 10월 25일
학력 1919년 와세다대학교 철학
1910년 메이지가쿠인대학교 중학
경력 1939년 조선문인협회 회장
1933년 조선일보 부사장
동아일보 편집국 국장
데뷔 1917년 매일신보 소설 '무정'

목차소개

저자에 대해
할멈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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