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텨줘서 고마워

박시몬 | 좋은땅 | 2021년 05월 1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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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커다란 건전지가 기저귀 채울 때 사용하던 노란 고무줄로 칭칭 감겨 있는 라디오에
서 프랑스 지휘자인 Frank Pourcel의 Merci Cherie가 흘러나옵니다. 소녀가 두 팔
로 턱을 바치고 물장구치듯 두 발을 들어서 시그널 음악에 맞춰 발가락을 살랑살랑
흔들고 있습니다. 호롱 불빛이 그녀 발가락 장단 움직임을 따라서 찰랑거립니다.
- 별이 빛나는 밤에.
음악 방송 남자 DJ가 걸쭉한 목소리로 싸리문 밖에 서성이던 달빛을 부릅니다.


- 당신 곁에 마음의 상처 때문에 죽을 것 같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습니까?


어느새 봉당에 넘실대는 달빛 물결에 첨벙 뛰어든 음표들이 저만치 밀려갔다가, DJ
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려와 다시 소녀 발장단에 철썩 부딪힙니다.
- 그런 사람이 있다면 따듯한 눈빛으로 이렇게 말씀해 주십시오.
- 진짜 힘들겠구나. 그렇게 힘들 때 너는 어떻게 하니?
달빛 파도가 안방으로 향하는 봉당 턱까지 밀려왔다가 우물가로 쏴아 몰려갑니다.
- 그가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마음의 다락방에 감춰 두었던 상처 보따리를 펼쳐
보이거든 조용히 이렇게 말씀하십시오.
- 나한테 말해 줘서 고마워. 많이 힘들었겠다. 그럴 때 네 마음은 어땠어?
달빛이 툇마루 아래에 잠들어 있는 바둑이를 누렁이로 물들여 놓고 문간방으로 달
려갑니다.
- 그가 먹먹함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눈물 단지 뚜껑을 돌리기 시작하면, 그 손 위에
당신의 손을 포개며 이렇게 말씀해 주십시오.
- 그렇구나, 그렇구나, 네 마음이 그렇구나. 힘들 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항상 너의 편이야.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박시몬
1963년 경기도 의정부시 출생
중앙대 사회 개발 대학원 문학 석사
저서
에세이집 《그대 그리고 나》

목차소개

1장
하얀 벽에 갇힌 할단새 ?7
2장
정지비행 ?75
3장
회귀 ?125
4장
꿈꾸는 둥지 ?159
5장
부화 ?197
6장
비상 ?239
모티브 하나
소년과 새끼 참새 ?297
모티브 둘
자운봉과 주지 스님 ?309
모티브 셋
입시 108 계단 ?339
에필로그 하나
우리 큰딸 ?351
에필로그 둘
우리 막내딸 ?359
에필로그 셋
우리 형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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